내밀한 계절 - 손끝으로 더듬어 마음으로 여민 사적인 여행
강경록 지음 / 이데일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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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전문기자로서의 전국 팔도를 다니면서 멋진 자연풍광과 함께 잠시 쉬어가는 나만의 장소를 알고 있다는 건 큰 행복인것 같습니다. 10여년간의 여행을 다니면서 만난 공간이라 더욱 추억에 남을것 같습니다.


봄이오면 노랑매미꽃의 군락지 전북 무주 적상산엔 노랑나비들이 땅을 뒤덮고 앉아 있는 듯한 모습으로 반겨줍니다. 노랑매매꽃은 피나물로도 이름이 불리는데, 줄기를 자르면 붉은빛의 액이 나온다고 합니다. 저도 듣기만 했지 처음보는 꽃이라 애기똥풀이랑 혼돈이 되었습니다. 서울 홍제동 인왕산 자락에도 봄에 노랑 애기똥풀 군락지가 있어서 장관인데요. 저만이 알고 있는 장소라서 더욱 소중한곳입니다


전북 완주 금낭화 군락지는 4월말부터 5월말까지가 절정입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야생화중 하나라서인지 더욱 사랑스러워 보입니다. 고향집에도 금낭화 몇포기가 있는데, 복주머니같이 생긴 꽃모양이 독특하게 앙징맞습니다


경북 영양 죽파리 자작나무 숲은 사진으로 보기만 해도 속이 뻥 뜷리는 상쾌함이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오지중의 오지 마을에 있는 자작나무 숲에서 멍때리고 싶습니다.


광주 무등산은 유네스코에서 세계지질공원으로 등록해 가치를 인정하고 있다고 합니다. 광주에 가서 무등산을 못보고 와서 다시 가봐야겠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다는 주상절리와 국내 최대 규모의 너덜지대 등 수많은 명소로 알려져 있습니다. 멸종위기종과 천연기념물이 무려 2,200종이 넘는다고 하니 가히 보물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p97
200여 개 돌기둥이 약 50m에 걸쳐 늘어서 있는데, 이 장엄한 돌기둥이 노을에 물들면 수정처럼 반짝인다고 해서 일명 '수정 병풍'이라 불립니다. 감탄사도 잊게 만든 아름다운 장관인데요. 그 모습에 사학자이자 시인인 육당 최남선도 반해 '해금강 한쪽을 산 귀에 올려놓은 것 같다' 평하기도 했습니다


전남 강진 백련사 동백 숲과 백운동 별서정원. 깊고 넓은 푸른 숲속에 선홍빛 꽃이 노을처럼 깔렸다는 구절에서 그 모습이 그려집니다. 다산 정약용이 [목민심서]를 완성한 유배의 땅이자 진각국사의 혼이 어린 월남사지, 고려청자의 혼이 서린 청자 도요지이기도 하다.

'백운동 별서정원'은 멋과 운치를 감상할수 있으며, 강진만을 배경으로 드넓게 펼쳐진 갈대숲, 해풍을 벗 삼은 드넓은 차밭, 그리고 백련사의 동백 숲이 있습니다. 이곳의 동백은 다른 곳보다 더욱 많은 이야기가 깃들어 있고, 풀어낼 실타래가 많을 것 같습니다.


전남 구례 산수유마을은 3월부터 노랗게 물들어서 노란색 안개가 마을을 덮은 형상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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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유는 다만 어른거리는 꽃의 그림자로 피어난다. 그러나 이 그림자 속에는 빛이 가득하다. 빛은 이 그림자 속에 오글오글 모여서 들끊는다. 산수유는 존재로서의 중량감이 전혀 없다. 꽃송이는 보이지 않고, 꽃의 어렴풋한 기운만 파스텔처럼 산야에 번져 있다.(중략) 그래서 산슈유는 꽃이 아니라 나무가 꾸는 꿈처럼 보인다"

소설가 김훈의 수필집 [자전거 여행]에서 산수유꽃을 이렇게 묘사했다고 합니다. 노랑 물감이 풀어 놓은듯 황홀한 색감에 어지러울 정도인데, 아직 못가봐서 이곳도 가볼곳입니다.

이 저서는 단지 여행지를 소개하자고 시작한 것이 아니라는 작가님의 글을 읽었습니다. 여행지에서 매번 마주치는 풍경과 독자들과 이야기를 풀어내고 싶다고 하신게 기억에 남습니다.


여행을 떠나기 전의 설레임은 일상을 기쁨의 도가니로 만들기에 충분합니다. 그리고 여행지에서 누구를 만날지, 어디로 갈지, 무엇을 먹을지, 어느 곳에 머물지, 이 모든 것들이 여행이 주는 설레임과 기대감이 아닐까 싶어요. 그래서 우리는 여행을 하고 싶어하고, 여행하기 위해서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고 있습니다.


권태로운 일상에서 벗어나서 새로운 곳에서의 풍경과 내음과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어느새 잔잔한 일상이 그리울테고, 한껏 충전한 에너지를 일상 속으로 내보내기 위해서 여행은 더욱 소중합니다. 떠나기 전에 준비물 목록을 적고, 준비물들을 모아서 하나 하나 가방에 넣을 때의 그 두근거리는 기분이 그립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작가님의 자연을 닮은 감성이 느껴져서 참 편안하면서도 싱그러웠습니다. 수목원을 좋아하고 식물을 가꾸는 저로서는 자연을 벗 삼아서 여행하고픈 마음이라 소개되는 곳곳이 모든 것을 아우를 정도로 좋았습니다. 마치 함께 벗이 되어서 기나긴 여행을 마친 기분입니다. 일상에서 잠시 떠나고 싶은 분들에게 좋은 쉼이 되는 곳이 궁금하다면 읽어보세요

위 서평은 이데일리로 부터 도서를 제공받아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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