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 고고학
김선 지음 / 홍림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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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41 

무덤은 돌아가신 분이 거주하는 집과 같은 곳이기 때문에 주인에게 예의를 갖추어야 한다. 우리에게는  발굴이지만 무덤 주인은 무단 침입이어서다. 나는 "죄송합니다. 저희가 잠시 조사를 하겠습니다"라고 작게 말하고 무덤 주변에 막걸리를 뿌렸다. 유적지에서 발굴 전에 개토제를 지내는 것과 유사한데, 땅을 파기 전에 지신에게 "우리가 땅을 열겠습니다"라고 인사드리는 것과 같다


우리나라에서는 인골은 유물이 아니어서 인골이 출토될 경우 장사법 절차에 따라 후속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여성의 몸으로 인골을 대하는 고고학자의 심정은 어떠할지 참 궁금합니다. 필드고고학자의 투철한 직업정신이 없이는 할수없는 일일 것입니다.


p89

고고학은 유물과 유적을 발굴함으로써 자료를 분석하고, 문화적 의미를 파악하고 복원하는 학문이다. 그러나 고고학자는 유물과 유적을 찾기 위해 노력은 하되 발굴만이 궁극적인 목표는 아니다. 화려하고 에술성이 뛰어난 자료 뿐만 아니라 깨진 토기 조각이나 자기에도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고고학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몇몇 유물들만 주목받는 현실이 못내 아쉬울 때가 많다


고고학이란 학문이 단지 유물을 발굴하는 것으로만 알았는데, 분석하고 자료를 수집하고, 보고서를 작성하고, 각종 기관들과 연계해서 작업하고 논문까지 작성하는 멀티 플레이어가 되어야만 가능하다는 사실에 더욱 존경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현장에서 화장실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아침을 커피한잔으로 대신하여 신체 싸이클이 도시와 발굴현장 두가지 형태로 시스템화 된지가 오래란 글에 직업병이 피해갈수가 없구나를 느꼈습니다


p175

야장은 야외에서 작업을 할 때 필요한 자료들을 기록하는 것으로, 필드고고학자들에게 매우 중요한 기록 중 하나이다. 현장 상황은 물론 발굴 중인 개인의 고민도 함께 살펴 볼 수 있는 기록물이다


김선 작가님이 가장 많이 사용해서 닳아버린 트롤이란 장비를 찾아 보았습니다. 필드고고학자로서 야외에서의 작업이 많아 지역민들과의  관계, 현장과 연계된 기관들과의 조우관계, 유물이나   인골이 나왔을때의 대처법을 보면서 어떻게 저렇게 많은 일들을 다 처리를 하시는지 슈퍼맨이 아니고서는 하기 힘든 일을 하시는 모습에 존경심이 들었습니다. 


p199

발굴을 한다고 하면 인디아나 존스처럼 멋진 모자를 쓰고 멋진 옷을 입고 폼 잡으며, 붓질이나 하고 있는 줄 안다. 실상은 삽질과 호미질, 곡갱이질은 물론이고 현장에 물이 차면   허벅지까지 오는 장화를 신고 양수기로 물을 빼러 들어가는 일이 허다하다. 한때는 개인의 논에 시굴 트렌치를 넣고 나서 복토를 해 주고 물을 채워준 후에 하루 종일 모내기를 한 적도  있었다


극한의 직업이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고고학자로서의 뿌듯함과 자부심이 들것 같습니다.   김선 작가님이 생각했던 학제가 필요한 사찰고고학, 건물지고고학 개설서를 꼭 써 주실것을 부탁드립니다


p211

발굴 현장에서 우리들에게 노동력을 제공하는 인부에게 "어르신"이라고 부르는 호칭은 문화재 발굴현장에서만의 독특한 문화일 것이다


직업에 대한 투철한 자긍심과 원칙주의도 있지만, 사람을 대할때 따스한 인간미가 느껴져서 사람냄새가 나는 고고학자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사람이 하는 일이라 정이라는 문화가 없이는 일이 잘 흘러가지 않는다는 것을 새삼 느껴봅니다


고고학이라는 학문은 지루하고 고루하게만 생각해 왔었는데, 아주 매력적인 학문이지만, 현실에서는 다양한 문제들과 부딫혀가면서 해결해 나가는 현장일이 더 많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어렵게 느껴지는 고고학이라는 학문에 대해서 어떠한 일들을 하시는지, 현장에서의 어려움과 직업적인 고충을 들으면서 책으로 공유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막연하게 고고학이라는 학문을 배우고 싶거나 알고 싶은 분들에게 고고학이라는 학문의 실체와 고고학자로서 해야 할 일들이 어떠한지 잘 알려 주셔서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의 몇 안되는 고고학자로서 앞으로도 체력관리를 잘 하시길 바라면서 우리 고유의 유물과 유적을 발굴하는 작업을 하는 일들을 책으로 엮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책도 기대하고 싶은 바램을 담아 봅니다.


위 도서는 홍림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지원받아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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