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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이 뛴다 ㅣ 상상 동시집 9
남은우 지음, 양민애 그림 / 상상 / 2021년 10월
평점 :
남은우 시인의 구수한 사투리와 함께 동물들을 의인화 시킨 독특한 동시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친구]
비 오는 날 사이가 더 좋아
감자 삶아 먹고
수제비 끓여 먹고
저녁까지 있다 가기도 한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3/0422/pimg_7280841273832042.jpg)
혼자 사는 할머니 곁에 지네 한마리가 놀러와서 할머니랑 친구가 되는 과정을 동시로 표현을 했습니다. 독이 있는 무섭고 발이 여러개 있는 징그러운 지네를 할머니와 사이좋은 친구로 의인화를 하였습니다.
지네가 친구가 되어서 비오는 날 수제비까지 끓여 먹고 간다고 하니 정말로 할머니와 지네는 친한 친구사이 인가 봅니다. 어릴적 고향집에는 시커먼 지네 한마리가 기어 나올땐 혼비백산을 한 기억이 있습니다. 그러면 엄마는 나무 막대기로 지네를 잡아서 실로 지네를 묶어서 빨랫줄에 매달아 놓습니다. 말려서 약에 쓰려고 한다고 했습니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3/0422/pimg_7280841273832043.jpg)
[분수]
초승달 조명 아래
삼페인 파티 즐겁다
모기: 우리들의 피 사냥이여, 영원하라
지렁이: 외로운 여행자, 굼틀이들을 위하여
개구리: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나는 그놈이 될 때까지 짠!
두꺼비: 못생겨서 죄송한, 세상 모든 꺼비들을 위하여
마스크족 슬금슬금 낀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3/0422/pimg_7280841273832045.jpg)
초승달이 뜬 밤에 모기들은 피 사냥을 위하여 출격을 하는데, 모기의 즐거운 피사냥을 표현했습니다. 지렁이는 굼틀거리는 모습에서 외로움이 묻어나고, 개구리는 뛰는 놈들보다 더 위에 날아서 뛰어 다니고 싶은 욕망에 그놈이 될 때까지 짠이란 표현이 왠지 애처러워 보입니다.
두꺼비는 못생겨서 죄송하다고 한다. 곤충들의 이름과 특징들을 독특하게 의인화시켰고, 굼틀이들이란 단어와 마스크족이란 단어들을 넣어서 현대적인 언어와 옛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단어들을 적절히 섞어서 묘한 느낌을 자아낸다. MZ세대와 기성세대를 믹스해놓은 느낌이 듭니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3/0422/pimg_7280841273832047.jpg)
[팽나무]
팽 토라지는 재미라도 있어야지
팽 코라도 풀어야 답답하지 않지
팽 돌고 싶은 마음 팽이만 알지
팽 무슨 시간이 이리도 빨라
팽 300년이 순식간이야
팽 강물은 왜 이리 푸른거야
팽 눈물이 도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3/0422/pimg_7280841273832049.jpg)
이 시를 몇번을 읽어도 웃음과 함께 묘한 슬픈 기운이 감도는 걸 왜일까요? 팽이라는 어감에서 오는 느낌을 기막히게 사물과 연결한 표현들이 맞어 맞어하며 맞장구를 치게 됩니다.
"팽 코라도 풀어야 답답하지 않지"에서 코가 막히면 얼마나 답답하겠어요. 팽하고 시원하게 코라도 풀어야 덜 답답하다고 합니다. 아이들을 세수시킬때 흥하면 코를 팽하고 힘을 주는 장면이 연상이 되었습니다.
"팽 무슨 시간이 이리도 빨라" 찰나같은 시간의 빠름을 찰떡같이 소화시킨 표현입니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3/0422/pimg_7280841273832051.jpg)
"팽 300년이 순식간이야" 팽나무는 300년이란 긴 세월을 살 정도로 장수하는 나무인것을 은근히 알려줍니다. 남은우 작가님의 사물을 의인화시키는 표현법을 처음으로 대했는데, 신선한 자극과 함께 독특한 웃음코드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우산이 뛴다]라는 동시집을 통해서 동시의 묘미를 새롭게 알아가서 이제는 동시를 더욱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아이같은 순수함을 잃지 않으려면 동시를 읽어야 한다는 말이 생각이 납니다.
위 도서는 상상으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아서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