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이 뛴다 상상 동시집 9
남은우 지음, 양민애 그림 / 상상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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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우 시인의 구수한 사투리와 함께 동물들을 의인화 시킨 독특한 동시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친구]
비 오는 날 사이가 더 좋아
감자 삶아 먹고
수제비 끓여 먹고
저녁까지 있다 가기도 한다


혼자 사는 할머니 곁에 지네 한마리가 놀러와서 할머니랑 친구가 되는 과정을 동시로 표현을 했습니다. 독이 있는 무섭고 발이 여러개 있는 징그러운 지네를 할머니와 사이좋은 친구로 의인화를 하였습니다.

지네가 친구가 되어서 비오는 날 수제비까지 끓여 먹고 간다고 하니 정말로 할머니와 지네는 친한 친구사이 인가 봅니다. 어릴적 고향집에는 시커먼 지네 한마리가 기어 나올땐 혼비백산을 한 기억이 있습니다. 그러면 엄마는 나무 막대기로 지네를 잡아서 실로 지네를 묶어서 빨랫줄에 매달아 놓습니다. 말려서 약에 쓰려고 한다고 했습니다.


[분수]
초승달 조명 아래
삼페인 파티 즐겁다
모기: 우리들의 피 사냥이여, 영원하라
지렁이: 외로운 여행자, 굼틀이들을 위하여
개구리: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나는 그놈이 될 때까지 짠!
두꺼비: 못생겨서 죄송한, 세상 모든 꺼비들을 위하여
마스크족 슬금슬금 낀다


초승달이 뜬 밤에 모기들은 피 사냥을 위하여 출격을 하는데, 모기의 즐거운 피사냥을 표현했습니다. 지렁이는 굼틀거리는 모습에서 외로움이 묻어나고, 개구리는 뛰는 놈들보다 더 위에 날아서 뛰어 다니고 싶은 욕망에 그놈이 될 때까지 짠이란 표현이 왠지 애처러워 보입니다.

두꺼비는 못생겨서 죄송하다고 한다. 곤충들의 이름과 특징들을 독특하게 의인화시켰고, 굼틀이들이란 단어와 마스크족이란 단어들을 넣어서 현대적인 언어와 옛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단어들을 적절히 섞어서 묘한 느낌을 자아낸다. MZ세대와 기성세대를 믹스해놓은 느낌이 듭니다.


[팽나무]
팽 토라지는 재미라도 있어야지
팽 코라도 풀어야 답답하지 않지
팽 돌고 싶은 마음 팽이만 알지
팽 무슨 시간이 이리도 빨라
팽 300년이 순식간이야
팽 강물은 왜 이리 푸른거야
팽 눈물이 도네


이 시를 몇번을 읽어도 웃음과 함께 묘한 슬픈 기운이 감도는 걸 왜일까요? 팽이라는 어감에서 오는 느낌을 기막히게 사물과 연결한 표현들이 맞어 맞어하며 맞장구를 치게 됩니다.

"팽 코라도 풀어야 답답하지 않지"에서 코가 막히면 얼마나 답답하겠어요. 팽하고 시원하게 코라도 풀어야 덜 답답하다고 합니다. 아이들을 세수시킬때 흥하면 코를 팽하고 힘을 주는 장면이 연상이 되었습니다.

"팽 무슨 시간이 이리도 빨라" 찰나같은 시간의 빠름을 찰떡같이 소화시킨 표현입니다.


"팽 300년이 순식간이야" 팽나무는 300년이란 긴 세월을 살 정도로 장수하는 나무인것을 은근히 알려줍니다. 남은우 작가님의 사물을 의인화시키는 표현법을 처음으로 대했는데, 신선한 자극과 함께 독특한 웃음코드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우산이 뛴다]라는 동시집을 통해서 동시의 묘미를 새롭게 알아가서 이제는 동시를 더욱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아이같은 순수함을 잃지 않으려면 동시를 읽어야 한다는 말이 생각이 납니다.

위 도서는 상상으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아서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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