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역대급 한파가 몰아 닥쳤다.

어느 뉴스에서는 2020년이 가장 따뜻했다고 하는데, 그런 뉘우스 따위는 눈에도 들어오지 않는다. 현재를 사는 우리 닝겡들에게는 지금 눈앞의 추위가 가장 추워 보이니 말이다.

 

당장 우리 사무실(2)에서 1층이 얼어붙어서 탕비실로 물이 역류한다. 겨울마다 이게 무슨 짓인지 모르겠다. 아니 어제 오늘 일도 아니고, 관리소장님은 조치를 안해 주시는 건지 모르겠다. 1층이 물바다가 되면 이해라도 하겠는데, 1층 배수관이 얼어 2층의 우리가 아침마다 물을 퍼내야 한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하긴 예전에 꽤 오랫동안 한파 때문에 사는 동네에 빨래대란이 벌어진 적도 있었다. 빨랫감을 싸가지고 빨래방을 찾았다가 그야말로 장사진을 친 모습에 급하게 철수했던 적도 있다. 놀랍군. 내가 사는 동네가 좀 중심가에서 외진 곳인데, 이곳까지 빨래를 하겠다고 찾아오는 걸 보면 급하긴 했구나 싶기도 하다.

 

자주 쓰지 않아서인지 어쨌는지 차도 방전이 돼서 어제 점퍼를 잡으려고 보험사 긴급서비스를 요청했다. 아저씨는 30분만에 오신다고 했는데, 실제는 한 시간 정도 걸렸다. 그래도 승질은 조금도 내지 않았다. 그저 와주신 것만으로도 어찌나 감지덕지하던지. 인근 이맛트에서는 장장 세 시간이나 걸려서 긴급출동(전혀 긴급하지 않은)이 도착했다나 어쨌다나.

 

인간이 자연을 정복했네 어째네 하지만, 꼴랑 이런 추위에 하나에 닝겡들의 허둥지둥하는 모습을 보면서 대자연 어르신께서 어떤 생각을 하실지 그냥 궁금해졌다.

 

원래 빨래 때문에 벌어진 물바다에 대한 공동체적 삶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바로 삼천포로 빠져 버렸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보자. 이 추위에 배수관이 어는 건 기본이다. 그래서 아파트 관리실에서 하루에도 수차례 당분간 빨래를 자제해 달라는 방송을 앵무새처럼 틀어대고 있다. 그런데도! 당장의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몰지각한 닝겡들이 아래층에 사는 이들을 눈꼽만도 생각하지 않은 채, 세탁기를 돌리고 있다고 한다.

 

그 결과 저층에 사시는 분들은 아닌 밤중에 물벼락을 맞아야 했고, 며칠 전 나의 모습처럼 각종 도구들을 동원해서 대야인지 바께쓰인지에 물을 퍼 날라야했다. 아파트에 사는 게 어느덧 표준이 되어 버린 21세기에 이 정도로 우리의 공동체 삶에 대한 협조와 인식이 부족한 지 그리고 나 하나면 그만이라는 이기적인 작태가 넘실거리고 있다는 사실을 이번 사태를 통해 알게 됐다. 동네 커뮤너티에는 빨래 좀 고만하라는 글들이 시시각각 올라오고 있는 중이다.

 

어느 아파트 단지에서는 경영효율화(라고 적고 경비 절감이라고 읽는다)를 위해 아파트 경비원 아저씨들을 모두 해고한 모양이다. 지난주 수요일에 내린 폭설 때문에 아무도 눈을 치우지 않아 멍멍이판이 됐다. 물론 아파트 경비원님들이 눈을 치우시는 분들은 아니겠지만, 그분들 덕분에 아파트 입주민들은 직접 제설작업하는 수고를 덜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 자리를 빌어 경비원님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예의 경비원 분들을 모두 해고한 아파트 단지에 사시는 분은, 입주자회의에서 경비원 분들 해고에 앞장선 입주자들이 나와서 눈을 치우라고 아우성이다. 이런 썰들은 정말 소설로 써도 흥미진진할 것 같다. 아마 좀 더 흥미롭게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자극적이고 과장 섞인 양념도 필요할 것 같다.

 

암튼 빨래를 하기 위해 갖가지 방안들이 제시되었다. 그 중에서 가장 효과적인 것은 농업용 배수로(?)를 사서 화장실로 세탁기에서 나오는 물을 빼는 방법으로 추정된다. 물론 그 방법도 송수관이 아예 동파되어 작동하지 않는다면 만사휴의다. 예의 배수로? 배수관은 10미터에 만원도 하지 않는다고 가격 부담도 덜하다고 한다.

 

어느 신축 아파트에서는 동파와 난방이 둘 다 되지 않아 지난 목요일부터 고생 중이라고 한다. 그리고 보니 몇 년 전에 다른 단지에서 난방공사를 가을부터 시작했다가 이러저러한 사정과 비리 때문에 공사가 중단되는 통에 한 겨울에 난방이 되지 않아 집에서 야외용 텐트를 치고 살기도 했었다. 공사 시점부터 시작해서 비용, 인력의 수급, 관리 이슈 등등해서 모든 게 문제였다. 아 참, 코로나 3차 대유행과 강추위로 아무 데도 나다니지 못하게 되면서 집안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자 울분과 넘치는 에너지를 소모하지 못한 아해들이 방방 뛰기 시작하자 발생한 층간소음 문제도 거의 폭발 수준이다. 작년에 읽은 정소현 작가의 <가해자들>이 바로 생각났다.

 

어쨌든 당분간은 원활한 공동체의 삶을 위해서라도 빨래를 자제합시다. 내가 편안하자고, 다른 이에게 불편의 원인을 제공하는 건 아무래도 아닌 것 같습니다. 당분간 세탁기를 돌리지 못할 것 같아, 어젯밤에 손으로 속옷 빨래를 했다. 세상살이 만만치 않구나.

 


이 컷은 맹추위에 시달리는 즁생들의 허기를 자극하기 위한 염장샷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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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2021-01-10 09:3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난리네요 ㅜㅜ
시간이 갈 수록 미끄러져 엉덩방아 찍으면 ㅜㅜ 이제 병원 가서 물리 치료 받아야할판인데, 경비 이저씨들 모두 해고는 이런 난리에 더 이해가지 않네요 ㅜㅜ
저희는 단지 안에서도 눈을 이저씨들이 치워주셔도 차들이 언덕 앞에서 긴장하는데 에효.

레삭매냐 2021-01-10 12:34   좋아요 2 | URL
음식 배달 서비스도 그렇고,
그동안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해온
일들이 누군가의 수고와 노동을
착취해온 것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앞뒤 가리지 않고 오직 비용절감만
외쳐대는 현실이 암담하기만 합니다.

mini74 2021-01-10 10:1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갈수록 타인에게 야박해지는 것 같아 씁쓸해요. 저희도 며칠전부터 계속 안내방송을 하고 역류 피해를 이야기하는 거 보면 기어코 돌리는 몇 몇 집이 있네요 저희 집 빨래 산처럼 쌓았더니,강아지가 너무 좋아해요 ~

레삭매냐 2021-01-10 12:36   좋아요 2 | URL
신나라하는 댕댕이가 커엽~네요.

조금의 불편을 감수하면 서로가
좋은데, 너무 이타적인 감수성이
부족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얄라알라 2021-01-10 11:2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오늘 아파트 이야기로 페이퍼를 썼는데, 레샥매냐님 말씀에 많이 느끼고 갑니다!! 그런 문제가 있네요....저희 단지에서도 폭설 내리던 날, 새벽까지 치우시더라고요.

레삭매냐 2021-01-10 19:13   좋아요 2 | URL
어느덧 아파트 살이가 표준이 된 세상
에 조금 더 양보하는 공동체 의식도
따라와 주었으면 하는 그런 바람입니다.

바람돌이 2021-01-10 12:4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 너무 추우면 빨래도 안되는군요. 영하로 내려가긴 했지만 그래도 여긴 따뜻한 남쪽이라 추워서 빨래 하면 안된다는 생각은 한번도 못해봤어요. 다들 저기 맛나고 뜨끈한 족발 맞죠. 하여튼 저거 드시고 다들 힘내세요

레삭매냐 2021-01-10 19:15   좋아요 2 | URL
아 따땃한 남쪽 나라, 너무 부럽습니다.

저희 동네는 하루 종일 빨래 하지 말아
달라는 안내방송에, 몰지각한 이웃이
아랑곳하지 않고 빨래를 했다고 비난
하는 글들이 동네 커뮤니티에 폭주하고
있네요...

막 솥에서 삶아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족발 사진을 보니 사진으로 남기고
싶더라구요. 빠이팅~입니다.

붕붕툐툐 2021-01-10 13:5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제목과 사진의 믹스매치에 이끌려 들어왔습니다(물론 아니어도 들어옵니다만..ㅋㅋ). 저부터도 공동체 의식이 절실한 요즘이라 생각합니다~^^

레삭매냐 2021-01-10 19:16   좋아요 2 | URL
격렬하게 공감하는 바입니다.

더불어 살아가는 삶일 수밖에
없으니 조금만 더 양보하고 이
해하는 모습이 아쉽습니다.

scott 2021-01-10 14:5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사진에 이끌려서 들어옴 ㅋㅋㅋ매냐님 말씀에 동감 앞뒤 안가리고 무조건 빨리 최대한 싸게 누군가에게 엄청난 희생을 요구하는 사회 ㅜ.ㅜ

레삭매냐 2021-01-10 20:02   좋아요 2 | URL
최근 등장한 플랫폼 사업자들의 경우도
면밀하게 살펴 보면, 말로는 무언가 대
단히 기술혁신적인 사업을 하고 있는
것처러 보이지만, 결국에 나서는 하부에
있는 영세상인들이나 라이더들을 착취하
는 구조로 막대한 이윤을 챙기고 있습니다.

자신들이 져야 하는 책임은 외면하고,
폭설이나 강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약자들을 위험한 거리로 내몰고 있습니다.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대가가 답이라고
생각합니다.

cyrus 2021-01-11 11: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가 사는 집은 빌라 1층이에요. 작년 여름에 부엌 싱크대 위에서 물이 새어 나왔어요. 제 방의 벽에 물이 샌 자국이 남아서 그 자리에 곰팡이가 생겼어요. 물이 샌 원인은 2층이었어요. 2층 거주자가 사비를 들여서 싱크대 위치를 옮기는 공사를 2년 전에 했어요. 문제는 공사 마무리가 부실했어요. 싱크대 배관을 구불하게 배치하는 바람에 거기가 터져서 물이 샌 것이었어요. 원인을 확실히 알아내서 2층 거주자에게 보상을 받았고요, 물이 샌 자국이 있는 부부만 도배를 했어요. 이거 때문에 꽤나 고생했어요. 방에 있는 책장, 책상, 책들 다 거실로 옮겼거든요.. ^^;;

레삭매냐 2021-01-11 19:32   좋아요 0 | URL
스트레스 많이 받으셨겠습니다.
저희 사촌 매형은 홍수가 나서 아끼는
장서들이 모두 물에 젖어서 못쓰게
되는 바람에 끌어 안고 우셨다고 하더
라구요.

책 옮기는 일이 보통 일이 아닌데...
수고 많으셨습니다.
 


 

우선은 당혹스러웠다.

 

다른 나라도 아니고 민주주의를 그렇게 사랑한다는 나라에서 대통령 당선자의 인증을 위한 절차를 위해 상하원 의원들이 모인 나름 경사스러운 날, 한 줌도 되지 않는 트럼피들에 의해 국가적 망신을 당한 게 아니던가. 그것도 실시간으로 전 세계에 있는 그대로 미국의 민낯을 드러냈다. 이 사건을 보며 대부분의 상식적인 미국 시민들의 감정은 어느 미국 의원이 말한 대로 참담한 심정이지 않았을까.

 

그 어느 때보다 치열했던 작년 미국 대선은 20년 전의 상황과 아주 비슷했다. 그 때는 전국 총 투표에서 앨 고어가 아들 부시를 이기고서도 대통령 선거인단 확보에 지자, 온갖 부정에 대한 음모론과 선거 오류가 난무하던 플로리다 재검표 소송에 들어가는 대신 그야말로 대승적 차원에서 대선 패배를 인정하지 않았던가. 공화당 보수파지만, 내가 존경하는 존 매케인 아저씨도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패배하고 나서 성난 자신의 지지자들을 다독이며 상대방의 승리를 인정하라는 연설을 했다. 이런 게 바로 미국 정치의 미덕이 아니었던가.

 


아니 어쩌면 너무 느슨하고 복잡한 연방 시스템이 작금의 혼란을 부추긴 것인 지도 모르겠다. 종래의 미덕을 모두 부정하는 이제 임기종료를 눈앞에 두고 있는 어느 대통령 때문에 이 모든 사단이 일어난 게 아니던가. 2020년 그 어느 때보다도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때문에 사람들이 대선 당일 투표보다 우편투표를 선호할 것이라는 점을 도널드 트럼프는 몰랐을까? 선거 당일 투표를 먼저 개표하는 보통 선거의 특성상, 개표 초반 자신이 앞서자 남은 우편투표 결과는 필요 없다고 대선 승리를 선언하는 경거망동을 서슴지 않았다.

 

결국 수일에 걸친 우편투표 개표와 재검표 결과, 지난 힐러리 클린턴과의 대결에서 자신에게 표를 몰아주면서 박빙 우세로 승리를 거두었던 펜실베이니아, 위스컨신이 조 바이든에게 넘어가고 자신의 텃밭이라고 생각했던 애리조나와 남부의 조지아까지 바이든이 가져가면서 트럼프의 패배는 기정사실이 되었다.

 

아니 이 정도까지 되었다면 담담하게 선거 패배를 인정했어야 했는데 사리구별을 하지 못하고, 자신이 행정부 수반으로 있으면서 선거관리를 했음에도 선거부정이 있었다는 그야말로 상식을 모조리 파괴하는 언동으로 자신의 지지자들을 선동했다. 그리고 그런 선거불복과 선동의 여파가 이번 미국 의회 의사당 테러의 원인이었다.

 

사건의 현장이었던 워싱턴DC로 열성 트럼피들이 집결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그는 자신의 지지자들을 진정시켜야 했다. 하지만 우리의 트럼프가 누구였던가? 오히려 그들을 자극하며, 딸 이방카까지 나서서 애국자라며 칭송하는 트윗을 날리자 이에 자극받은 트럼피들이 의사당에 난입해서 이 사단을 만들지 않았던가. 결국 트럼프 지지자 한 명이 그들을 제지하던 의회 경찰이 총에 맞아 죽는 등 4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주 방위군을 출동시켜 달라는 요청을 행정부 수반이 무시하자, 이번에는 세계 각국의 정상들이 나서서 민주주의의 본산 미국에 이런 무정부적인 행태를 멈춰 달라는 메시지를 날렸다. 해프닝도 이런 해프닝이 없을 것이다. 자국 내에서 벌어지는 이런 폭거를 미국 정부는 다스릴 능력이 없단 말인가. 아울러 왜 이번 의회 의사당 점거 사태에서 경찰들이 예전 BLM 사태와는 달리 엄정한 법집행을 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흑인들이 총기를 들고 의사당에 난입했다면, 이번 사태처럼 경찰들이 손 놓고 보고만 있었을지에 대한 비판이 줄을 잇고 있다. 그곳에서도 아마 선택적 정의가 시행되고 있는 것 같다.

 

어쨌든 이번 미국 의회 의사당 사태를 계기로 미국이 자랑하던 민주주의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모두가 알게 됐다. 비록 바이든 행정부가 행정부에 이어 미국 상하원 의회 권력까지 모두 쥐게 되었지만, 트럼피들로 대변되는 반대 세력들 역시 만만치 않다는 점도 보여주었다. 바이든 대통령 당선자는 국가 통합을 전면에 내세웠지만 그와는 달리 분열과 갈등을 획책한 전임자 때문에 둘로 나뉜 미국의 앞길이 심히 걱정된다.



[뱀다리] 이번 의사당 사태를 통해 핵인싸로 등극한 인물이 있으니 바로 애리조나에서 온 도라희이자 큐어넌 지지자 제이크 앤절리라는 청년이다. 어때 복장부터 특이하지 않은가? 전 세계의 이목을 끌려면 이 정도 코스튬은 기본이지시중에 돌아 다니는 그의 모습은 담은 여러 이미지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조국을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우렁차게 포효하는 컷을 골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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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21-01-08 15: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제 뉴스를 보며 놀람, 다음엔 탄식이 나오더군요.
우리가 가지고 있던 또하나의 허상이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 보고 있는 기분이었어요. 특정 개인에 대한 허상인지, 특정 국가에 대한 허상인지, 어떤 이념에 대한 허상인지, 아주 모호합니다.
제이크가 사랑한것은 ‘국가‘ 맞을까요? 에효...

레삭매냐 2021-01-08 17:42   좋아요 0 | URL
‘샤먼‘ 제이크가 사랑한 것은
조국이 아니라 자신이 사랑한다고
착각한 그 조국이 아닐까 싶습니다.

비연 2021-01-08 14: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뭔가.. 스트레스 해소할 데가 필요한가 싶을 정도로 맹목적적이던데..ㅜㅜ
마지막 사진의 제이크. 헐...........................

레삭매냐 2021-01-08 17:43   좋아요 0 | URL
파이프 폭탄도 발견되서 FBI도
나섰다고 하더라구요.

천조국의 스타일은 정말 남다
르네요.

고양이라디오 2021-01-08 15: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진 보니 정말 대단하네요. 트럼프가 연임하지 않아 참 다행입니다.

트럼피보니 태극기부대는 명함도 못 내밀겠네요ㅠ

레삭매냐 2021-01-08 17:44   좋아요 1 | URL
퇴임을 앞두고 정말 화끈하게
한 판 보여주고 가네요.

후임 대통령 취임식날 그 자리
에 참석하지 않고, 다른 곳에서
2024 대선 출정식을 가질 예정
이라는 루머가 있더라구요...

단발머리 2021-01-08 16: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대중이 언제든 폭도로 돌변할 수 있다는 진실을 말 그대로 생중계로 보고 말았네요. 평범한(?) 사람들도 많아 보였구요. 언론의 책임이 크죠.
트럼프가 4년 뒤 돌아온다는 흉흉한 소문도 있던데 어제의 기세대로라면 뭐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 에휴, 미국 어쩔 ㅠㅠㅠ

레삭매냐 2021-01-08 17:46   좋아요 0 | URL
미국 역사에서 재선에 실패한 대통령
이 절치부심해서 4년 뒤에 돌아온
케이스가 있는 지라, 트럼프도 희망
고문에 들어간 게 아닐까 싶습니다.

이번 사태가 그의 정계 은퇴식이 되길
희망합니다. 가정은 생각만 해도 아찔~
합니다.

stella.K 2021-01-08 16: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누가 그러더군요. 트럼프는 원래 아버지로부터 패배라는 걸 모르도록
교육 받고 자라왔다고. 그게 오늘 날 이런 패단을 낫지 싶기도 합니다.
한편 전혀 이해가 안 가는 것도 아닙니다.
미국은 역대 최악의 대통령으로 기록될 겁니다. ㅉㅉ

레삭매냐 2021-01-08 17:50   좋아요 1 | URL
그 이전에 대통령 답지 않은 이들이
많았으나 이번에는 모든 전례를 깨는
워스트 프레지던트가 아닐까 싶습니다.

미국 사람들도 감추고 싶은 흑역사를
장식한 지도자로 오래 기억될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mini74 2021-01-08 17: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이스북 영구정지 당한 대통령은 그 분이 최초일듯. 거기다 국회의사당 물건이 이베이에 올라오고 ㅠㅠ 정말 역대급 사건인거 같아요.

레삭매냐 2021-01-08 17:58   좋아요 0 | URL
얼굴책 계정 정지와 이베이 건은
미처 몰랐던 정보네요 세상에나...

엄정한 법질서 집행을 내세우던
미국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다니
정말 파천황급이네요.

mini74 2021-01-09 23:08   좋아요 1 | URL
ㅠㅠ 페이스북아니고 트위터라네요 ㅠㅠ

페크pek0501 2021-01-08 18: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제 뉴스 보고 충격을...
비상식적인 장면이 미국에서 연출되었다는 게 어떤 특별한 의미를 갖고 있는 것 같았어요.

레삭매냐 2021-01-09 08:10   좋아요 0 | URL
그야말로 쉬르-리얼리스틱한
현실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세계제국이 이렇게 몰락하는구나하는.

하나의책장 2021-01-08 22: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뉴스보며.. 충격 받았었어요.. 의회에 난입해 휩쓸고 간 것을 보면서 순간 미국이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었었나 생각했을 정도였거든요.. 트럼프가 당선될 당시 미국뉴스 중에서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치‘는 없을 것이라는 당시 뉴스의 한 부분이 문득 떠올랐는데 이번 사건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레삭매냐 2021-01-09 08:14   좋아요 1 | URL
5년 전, 암울한 예언들은 거의 다
들어 맞은 것 같습니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이 의도한
정치에서의 선의가 조금도 작동
하지 않는다는 걸 이번 사태를
통해 배우게 되었네요.

cyrus 2021-01-09 09: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당분간은 바이든 정부가 트럼프가 싼 똥들을 치우느라 꽤나 고생할 것 같아요... ^^;;

레삭매냐 2021-01-09 09:47   좋아요 0 | URL
도람푸가 재선에 실패한 몇 안되는 대통령
중의 하나인데, 말씀해 주신 대로 그 후유증
이 어마어마할 것 같습니다.

그는 진정 파천황급 인사였네요.
 


 

요즘 핫한 정보들은 모두 인그램에서 얻는 것 같다.

 

BLM으로 미국 사회가 도가니탕처럼 펄펄 끓는 마당에 이번에는 땅값 비싸기로 유명한 샌프란시스코 퍼시픽 하이츠에서 얼마 전에 일어났던 일이 화제다.

 

사건의 개요는 다음과 같다. 어떤 필리핀계 미국인 아저씨가 퍼시픽 하이츠의 어느 집 담벼락에 스텐실로 Black Lives Matter 구호를 쓰고 있었다.

 

산책을 하던 백인 커플이 이 남자에게 그 담벼락이 사유재산이라고 주의를 준다. 그네들의 말투는 아주 정중하다. 아마 자신들은 교양 있는 사람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던 것이었을까. BLM 구호를 쓰는 건 쓰는 이의 자유지만, 남의 사유재산은 침해하지 말라는 거다.

 

촬영하던 남자가 경찰을 부르던가 아니면 주인에게 말하라고 한다. 여기서 결정적인 여성의 패착이 등장한다. 자신이 집주인을 알고 있다고 말한다. 결국 여성은 경찰을 불렀고, 출동한 경찰은 차에서 내리지도 않고 가 버린다.

 

뭐가 잘못된 걸까? 나중에 들어난 사실은 촬영자 제임스 후아닐로 씨가 바로 샌프란시스코 고급 주택지 퍼시픽 하이츠의 문제의 집에 살던 집주인이라는 점이었다. 동영상에 등장하는 여성은 리자 알렉산더로 화장품 회사 <라페이스>의 사장이라고 한다. 곁에 있던 남성은 그녀의 남편이었고.

 

결론적으로 말해 리자 알렉산더는 진짜 집주인인 제임스 후아닐로 씨를 알지도 못했고(거짓말이었다!!!) 인종적 편견에 사로 잡혀 지난 18년 동안 그 집에 살던 집주인을 모욕했던 것이다. 참고로 후아닐로 아저씨는 독 워킹 사업(dog-walking)을 하시는 분이란다.

 

또 한 가지, 이 커플이 내내 떠들던 사유지(private property)란 말도 의미심장하다. 자본주의 천국이라는 이놈의 사유지/사유재산은 모든 가치에 우선하는 그런 것인가 보다. 공공성이나 정의 따위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그렇다면 이 사건의 후과는 어땠을까? 자신의 인종차별 영상이 만방에 영구박제된 <라페이스>의 사장은 그야말로 밥줄이 끊기게 생겼다. 라페이스의 파트너들은 사장의 인종차별을 이유로 들어 모든 협력관계를 단호하게 끊어 버렸다. 어느 누가 인종차별을 대놓고 하는 사장이 대표로 있는 회사에서 만든 화장품을 얼굴에 바르고 다니겠는가. 후회 막급한 리자 알렉산더는 제임스 후아닐로 씨에게 뒤늦은 사과를 한다며 쑈에 나섰으나, 엎어진 물을 담을 수 없는 법. 라페이스의 파트너였던 버치박스 같은 회사가 협력관계를 끊지 않았더라면, 공개적으로 사과를 하겠다고 나섰을까? 천민자본주의를 숭상하는 이들에겐 돈줄이 막히는 것보다 더 두려운 일은 없을 것이다.

 

대놓고 악다구니를 해가며 인종차별을 하는 이들보다 리자 알렉산더처럼 평조 톤을 유지해 가면서, 교양 있는 어휘로 시전하는 연성화된 인종차별이 더 무섭다는 걸 나는 이번 사건을 통해 알게 됐다.

 

[뱀다리] 다만 그녀가 새로운 캐런이라는 표현은 좀 과도하다는 느낌이다.

미디어에서 새로운 먹잇감에 달려들어 프레이밍하는 짓거리는 어디나 다를 게 없다는 생각도 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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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끝까지> 루이스 세풀베다


언제나 마지막이라는 말은 슬프다.

더 이상 새로운 작품을 만날 수 없는 작고한 작가의 마지막은 더더욱.


두 달 전 우리의 곁을 떠나 하늘의 별이 된 루이스 세풀베다의 마지막 소설이 출간됐다.

그를 추모하며 그의 책들을 허겁지겁 읽던 게 벌써 두 달 전의 일이란 말인가.


아직 도끼 선생의 <죄와 벌>을 마저 읽지 못했는데.

하지만 나에게 그 어느 누구의 책보다도 지금은 세풀베다의 책이 더 중요하다.

모든 읽기를 중지하고 세풀베다의 마지막 소설을 만난다.


내용은 그가 예전에 발표했던 <귀향>과 비슷한 궤적이지 않나 싶다. 지난 세기의 역사적 사건을 모든 경험한 은퇴한 게릴라 전사 후안 벨몬테의 마지막 여정은 작가의 그것을 떠올리게 한다.


이것은 내가 애정해 마지않는 작가에게 보내는 작은 경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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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같다면 2020-06-13 21: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좋아하는 분의 마지막 책을 받아보면 마음이 참 아리죠..
저는 신영복 선생님. 황현산 선생님의 마지막 책을 받았을 때 그런 마음이였어요

레삭매냐 2020-06-14 08:50   좋아요 1 | URL
애정하며 오랫동안 즐겨 읽던 저자
의 부고를 들으니 너무 허망하고
그랬습니다.

공감합니다.
 

 


오래전, 조지 마이클 아니 왬은 나의 우상이었다. 죽어라고 그들의 노래를 들었었지. 카세트테이프 시절이었는데 그야말로 테이프가 다 끊어질 정도로. 요즘에는 MP3 혹은 스트리밍으로 음악을 듣지만 그 시절에는 레코드 아니면 테이프로 노래를 들었다. 믹스 시디처럼 그 시절에는 학교 앞, 음반 가게에서 테이프에 2,500원인가를 내면 노래를 녹음해 주었다. 가오갤의 스타로드가 듣던 테이프를 생각하면 될 것이다.

 

60분 짜리 테이프에 노래를 담는 것도 기술이었고, 노래 선곡도 무척 신중했다. 당시 2,500원은 거금이었기에.

 

그리고 보니 할리우드 키드가 되기 전에는 헤비메틀 매니아였구나. 팝송, 하드록 그리고 헤비메틀을 거쳐 클래식까지 섭렵하게 되었다. 안동림인가 하는 양반의 책이 중요한 역할을 했던 것 같다. 책쟁이는 그리고 보니 음악도 책으로 배운 모양이다. 어쩔 수가 없구나. 그리하여 클래식의 무궁무진한 세계에 빠진 나는 명동 디아파송(지금도 있는지 모르겠다)으로 어디로 전설적인 명연주자들의 복각시디들을 찾아 헤맸다.

 

 

알프레드 코르토, 아돌프 부슈를 필두로 해서 한스 뷜러가 지휘한 베를린 필의 베토벤 교향곡까지. 아, 심지어 사라사테가 직접 연주한 직직 거리는 잡음이 더 많은 <찌고이네르바이젠>을 감동적으로 들었던 것 같다. 사실 가장 내게 인상적이었던 클래식 중의 한 곡은 군대 식당에서 들은 클라우디오 아라우가 연주한 리스트의 <리베스트라움 No.3>였다. 나중에 휴가 나와서 바로 명동으로 달려가 아라우의 음반을 샀던 기억이 난다. 그 시절 그렇게 소중하게 컬렉션한 나의 시디들은 모두 어디에 있단 말인가.

 

아침 출근길에 대릴 홀의 <드림타임>, 조지 마이클의 <I Knew You're Waiting for Me> 그리고 제인 버킨과 세르주 갱스부르가 녹음한 그 악명 높은 주뗌, 무농플뤼를 들었다. 세상에 내가 오래전 즐겨 듣던 가수들이 이젠 모두 고인이 되었구나. 놀랍군. 사실 조지 마이클은 1987년 첫 번째 솔로 앨범 발표 뒤에 맛탱이가 가 버렸다. 그 다음에는 음악보다 구설수로 더 호가사들의 입에 올랐었지. 어쩌면 그의 마지막 불꽃 같은 앨범이 바로 <FAITH>였는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유투브로 세상 모든 뮤지션들의 뮤직비디오를 볼 수 있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뮤직비디오는 커녕 음반도 제때 공급이 되지 않던 시절이다. 그야말로 격세지감이다.

 

<I Knew You're Waiting for Me>는 원래 애리사 프랭클린과 듀엣곡인데 라이브에서는 아마 조지 마이클 혼자 부른 모양이다. 전성기 뺨치는 실력에 곡까지 좋으니, 파워 넘치는 리듬앤블루스 갬성이 그대로 묻어나는 곡이지. 사실 난 <FAITH> 음반 중에서 최고의 곡은 바로 <Kissing a Fool>이라고 생각한다. 아마 그 앨범에서 마지막 싱글 컷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잔잔한 발라드에 흑백으로 연출한 뮤직비디오가 인상적이었다. 노래 중에 제목이 담긴 가사는 맨 마지막에 딱 한 줄 나오는데 우찌나 그렇게도 갬성을 자극하는지 모르겠다.

 

 

<드림타임>은 홀앤오츠로 유명한 미국 듀오 중의 한 명인 대릴 홀이 솔로곡으로 발표한 곡이다. 아마 이런 노래가 있을까 싶을 걸. 유투브에서 대릴 홀의 라이브하우스에서 라이브로 부르는데 연세가 많이 드셔서 폭발력 넘치는 가창력을 볼 수 없다는 게 흠이다. 케니 로긴스도 초빙해서 <풋루스>를 즉흥적으로 잼을 가지기도 했는데, 멋지더라. SNL에서 출연한 케빈 베이컨이 크루들과 같이 춤추는 장면이 떠오르기도 했다.

 

어쨌든 조지 마이클 R.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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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나무 2019-05-03 09: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시골 살다가 서울와서 제일 좋았던 건 뮤직비디오를 보여주는 카페에 앉아서 마음껏 해외 뮤직비디오를 볼 수 있다는 거였네요. 한밤에 방영하던 배철수 아저씨 진행의 뮤직비디오 소개해주는 프로도 즐겨봤고.... 오늘 아침에는 올드팝송을 들으며 출근했는데.. 이렇게 뭔가가 통하는 글을 만나다니 신기합니다. ㅎㅎ

레삭매냐 2019-05-03 13:59   좋아요 1 | URL
좀 쌩뚱맞지만...

오래 전 호주 배낭여행 나섰을 때 시드니
시내에서 테렌스 트렌트 다비의 CD를
사겠다고 찾아 헤매던 생각이 나네요.

울나라 케이블 텔리비전에서 한창 뮤직
비디오를 틀던 시절에는 이미 팝음악에
대한 관심이 시들해진 터라 그닥 감흥이
오지 않더라구요...

oldie but goodie ~ 입니다. 그거슨 진리!

stella.K 2019-05-03 15: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헉, 조지 마이클이 죽었나요?
아쉽네요.ㅠ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저도 이 사람 노래 꽤 많이 들었는데...
한창 때 꽃미남이었는데 나이 드니 많이 달라졌네요.
아침 뉴스에 위키리크스의 줄리언 어산지도 정말 잘 생겼는데
늙으니까 정말 부담스럽더군요.
아무튼 이런 소식 들으면 정말 한 세대가 가고 있구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ㅠ

레삭매냐 2019-05-03 15:39   좋아요 1 | URL
넵... 3년 전 크리스마스 날 거짓말
같이 돌아가셨네요 그것 참 -

조지 마이클-프린스-마이클 잭슨
휘트니 휴스턴 정말 한 시대를 주름
잡았던 가수들이 모두 가셨네요...

오늘은 마이클 부블레 버전으로
‘키싱 어 풀‘을 들어 봅니다.
(기름진 보이스는 조지 마이클을
따라가지 못하네요 ㅠㅠ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