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맞춰요! - 시각발달 아기 헝겊책
이기섭 지음 / 아이즐북스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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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모든 감각 중에서 가장 덜 발달된 상태로 태어나는 것이 바로 시각이란다. 그래서 태어나자마자 모빌을 달아주고 끈임없이 눈을 맞추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그냥 남들이 하니까 당연하게 해 왔던 행동들이 모두 의미있는 행동이었던 것이다.

갓 태어난 아기의 촛점을 맞추기 위한 책들이 나와 있는 것을 보았다. 대부분 보드북 형태로 크기가 작게 된 것들이다. 그런데 이 책은 헝겊으로 되어 있다. 물론 아기들이 물고 빨아도 인체에는 전혀 해가 없는 소재를 사용했다고 한다. 더러워지면 빨아도 되고 가벼워서 가지고 놀다가 다칠 염려도 없다. 먼지가 나지 않는 천이라서 한시름 놓이기도 한다.

아기는 사람 얼굴이나 일정한 패턴이 있는 무늬를 좋아한단다. 그런데 아기에게 보여주는 패턴도 단계가 있다고 한다. 무조건 보여주면 되는 줄 알았는데... 처음에는 크기가 큰 바둑판 무늬를 좋아하다가 차츰 좀더 작고 촘촘한 바둑판 무늬를 좋아한단다. 따라서 이 책도 그러한 형태를 따르고 있다. 기본적으로 되어 있는 것은 굵은 무늬이고 다음 단계에 보여주어야 할 패턴들은 마지막 장에 있는 주머니에 들어 있다. 색깔도 선명하면서도 눈에 피로감을 주지 않는 색이어서 원색임에도 불구하고 산뜻한 느낌이 든다.

가방도 간편한 비닐로 되어 있고 그 안에 들어 있는 종이에는 아기의 시각발달에 대한 정보와 단계별로 보여주는 패턴 문양이 표시되어 있다. 즉 이 종이를 버리면 나중에 후회할 일이 생긴다는 것이다.(내가 틈만 나면 못 쓰는 줄 알고 버렸다가 쓰레기통을 뒤진 일이 여러 번 있기에 하는 말이다.) 귀여운 달팽이가 웃는 얼굴을 하고 있는 표지를 보면 덩달아 미소를 짓게 된다. 조카의 설 선물로 제격일 것이라는 생각에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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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웃어요 - 까꿍놀이 아기 헝겊책
아이즐북스 편집부 지음 / 아이즐북스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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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기들은 유난히 까꿍놀이를 좋아한다. 어른이 보기에는 하나도 재미없을 것 같은데도 아이들은 까르르 웃곤 한다. 어디 그뿐인가. 한참동안 똑같은 행동을 반복해도 뭐가 그리 웃긴지 계속 웃어댄다. 까꿍놀이 책을 몇 개 보긴 했지만 헝겊으로 된 것은 처음 보았다. 책으로 된 것은 아이들이 빨거나 잡아당겨도 찢어지지 않도록 두껍게 되어 있는데 이것은 헝겊으로 그것도 부드러운 헝겊으로 되어 있어서 물고 빨아도 전혀 지장이 없다. 게다가 지저분해지면 빨아서 쓰면 된다.

아기에게는 흑백으로 대비되는 그림보다는 색이 선명하면서 대비되는 그림이 더욱 좋다고 한다. 또한 선이 굵고 윤곽이 뚜렷한 그림이 좋다고 한다. 그러기에 딕 부르너의 그림을 아이들이 좋아하나 보다. 그런 기준으로 본다면 이 책(헝겊책)이 적격이다. 일단 바탕과 그림이 선명한 원색으로 되어 있으며 그림 선 또한 굵직굵직하다. 그리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물 그림이 있어서 까꿍놀이를 하기에도 알맞다. 표지에는 강아지가 입체로 되어 있어서 특히 귀엽다.

아기들이 까꿍놀이를 하면서 웃는다는 것은 대상영속성을 가지게 된다는 것이다. 원래 아기들은 현재 눈앞에 있는 것만을 진짜 있는 것으로 생각하는데 차츰 자라면서 비록 당장은 눈앞에 없어도 영원히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것을 발달시키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까꿍놀이다.(이런 내용들이 가방 안에 들어 있는 종이에 다~~~ 나와 있다.) 무심코 아기가 재미있어 해서 하던 놀이들이 모두 의미가 있고 발달 단계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신기하다.

주황, 노랑,  파랑, 보라 빨강 등 원색 바탕에 강아지, 고양이, 원숭이, 양 등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동물들이 그려져 있는 헝겊 놀이책. 조카에게 주려고 하는데 우리 아이들이 더 난리다. 맨 뒷면에 있는 거울에 자신의 모습을 비춰보도록 되어 있는 것을 보더니 서로 해 보겠다고 싸운다. 그런데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거울이 진짜 거울이 아니라 모습이 선명하게 보이지 않고 어른거린다는 점이다. 가까이 들고 보면 괜찮지만 조금 거리를 두고 보면 모습이 선명하게 보이질 않는다. 물론 아기들이야 멀리 볼 일은 없겠지만 엄마가 보여주더라도 가까이 보여줘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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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자꾸 시계가 많아지네 I LOVE 그림책
팻 허친스 글.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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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만 보아도 팻 허친스의 작품임을 금방 알 수 있다. 특유의 나무 그림과 연두빛 같기도 하고 연한 초록빛 같기도 한 색을 많이 쓰며 평면적으로 그리는 그림... 그러나 그 내용은 결코 평면적이지 않다. 그래서 아이들도 나도 좋아한다. <로지의 산책>을 읽으며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글도 한 줄 정도 밖에 없지만 그림으로 더 많은 것을 말해주는 책이었다. 이번에는 과연 어떤 이야기가 숨어 있을까 궁금해진다.

다락방에서 우연히 시계를 발견한 히긴스 아저씨. 그러고보니 아저씨구나... 머리가 뽀글 머리에 뚱뚱해서 할머니인줄 알았다. 멋진 시계를 꽁꽁 싸매 두는 것은 여러 모로 낭비다. 아저씨는 시계를 싸고 있던 천을 벗기고 흡족한 얼굴로 시계를 들여다본다. 그런데 과연 그 시계가 맞을까 의문이 들기 시작한다. 무릇 시계란 모양이 아무리 멋져도 시간이 맞지 않으면 무용지물인 터. 결국 아저씨는 시계방에서 꼭 맞는 시계를 사다가 침실에 놓는다. 참고로 다락방은 4층 침실은 3층이다. 시계를 사다 놓고는 정확한지 알아보기 위해 다락방으로 가 본 아저씨는 아까 그 침실에 있는 시계와 다락방에 있는 시계가 동일한 시각이 아님을 알고는 다시 시계를 사 온다. 이번에는 2층인 부엌에 놓았다.

결국 각 층마다 시계를 하나씩 사다 놓았는데 아저씨가 볼 때마다 시간이 제각각 다른 것이다. 그것도 꼭 1분씩 말이다. 자... 이쯤되면 눈치 빠른 아이들은 웃기 시작하고 좀 둔한 아이들은 왜 그럴까 의아해하기 시작한다. 히긴스 아저씨는 도저히 정확히 맞는 시계가 어느 것인지 알 수가 없어서 시계방 주인에게 도움을 청한다. 자신의 시계를 하나 들고서 말이다. 그 다음은 누구나 예상하듯이 시계방 아저씨가 그 기준이 되는 시계를 들고 다니며 히긴스 아저씨에게 모든 시계가 정확하다는 것을 확인시킨다. 그런데 여기서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진다. 대개는 이쯤되면 주인공이 자신의 어리석음을 깨닫거나 모든 시계가 정확하다는 것을 안도하며 끝낼텐데 팻 허친스는 이런 독자의 허점을 찌른다. 바로 히긴스씨가 시계방 아저씨가 가지고 온 시계를 보고 훌륭한 시계라며 감탄을 하고 그 시계까지 산다는 것이다. 그 후에는 모든 시계가 잘 맞았다지.

히긴스 아저씨가 어리석다고 비웃어야 할지 참 재미있는 아저씨라고 너털웃음을 지어야 할지 잠깐 헷갈린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아이들은 아저씨가 움직이는 장소를 따라가며 시간 재보는 것을 즐긴다는 점이다. 한 층 이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일 분으로 했으니 망정이지 그렇지 않으면 계산하느라 고생할 뻔했다. 팻 허친스 특유의 느낌과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그림 그리고 재치가 있는 이야기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요소를 모두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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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과 흑 푸른숲 징검다리 클래식 7
스탕달 지음, 손현숙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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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고 나서 아니 세상에 눈을 뜨고 나서는 거의 소설을 보지 않았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에 너무 한쪽으로 치우치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에 읽지 않았던 고전을 읽어보리라 마음 먹은 지가 몇 해가 지났다. 그 결심을 요즘에서야 조금씩 풀고 있다. 한때는 나도 소설을 읽으며 잠 못 이루던 밤이 있었지...라는 생각을 하며 집어든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 책을 읽으려고 시도는 했었다. 그러나 앞부분에서 너무 힘들어 그만두었던 기억이 난다. 그게 언제였더라... 아마도 세계사에 대한 지식이 별로 없었던 때로 기억이 된다. 비슷한 시기에 읽은 <제인 에어>나 <테스>, <데미안> 등은 생생히 기억이 나는 것을 보면 분명 그럴 것이다. 위에 언급한 책들은 세계사에 대한 지식이 없어도 내용을 이해하는데 전혀 문제될 게 없는 책들이었으니까...

그때의 두려웠던 기억을 떠올리며 약간은 두려운 마음으로 펼쳤던 책... 그러나 의외로 책장이 잘 넘어갔다. 징검다리 클래식이라는 부제가 말해 주듯이 청소년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했기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세계사에 대한 지식이 조금은 틀이 잡혀 있기 때문이라고 우기고 싶다. 완역을 읽는 것이 좋은가 아니면 조금 바꿔도 쉽게 풀어 쓴 것을 읽는 것이 좋은가는 대상에 따라 그리고 책의 종류에 따라 다르겠지만 너무 어려워서 선뜻 집어들 수 없는 책이라면 이처럼 쉽게 풀어주는 것도 한 방법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조심스럽게 들었다. 실은 이런 책들은 완역으로 읽어야 한다는 생각을 고집하고 있었는데 그 생각을 조금 수정해야 할 것 같다. 덕분에 이런 고전을 쉽고 재미있게 읽었잖은가.

파란만장한 삶을 산 쥘리엥의 짧은 일대기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이야기는 줄곧 쥘리앵의 시선을 따라가며 진행이 된다. 때로는 너무 이기적이고 속물 같았다가도 어느 순간에는 순진하고 혈기 넘치는 청년이 된다. 잘생긴 외모와 명석한 두뇌를 가진 그야말로 완벽한 남자이건만 딱 한 가지 부족한 것이 있다. 바로 배경. 쥘리앵은 그것을 좇으려 부단히 노력하지만 곳곳에는 암초가 도사리고 있다. 때론 잘 넘기기도 하지만 때론 부딪치기도 한다. 아마 가장 큰 암초가 바로 사랑이 아니었을까. 진정으로 행복한 순간이 언제인지 깨닫지 못하다가 그것을 모두 잃고 나서야 겨우 깨닫고 모든 것을 포용하고 당당히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면서 아름답기도 했지만 안타까운 마음이 더했다. 독자들은 주인공이 죽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이기도 하겠고 그의 외모와 재능이 아까워서이기도 하다.

읽으면서 적은 군인을 상징하고 흑은 성직자를 상징한다는 것을 알았을 때 그제서야 스탕달이 무엇을 이야기하고자 했는지 알 수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순수하게 혼자서 알아낸 것이 아니라는 것을 나중에야 눈치챘다. 그것은 바로 그림에서 보여지는 강렬한 붉은 색 제복을 입은 모습과 검은 색 사제복을 입은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만약 이 책을 삽화가 하나도 없는 책으로 보았다면 그렇게 쉽게 눈치챌 수 있었을까 자못 궁금하다. 가장 뒷부분에 나오는 '제대로 읽기' 부분은 유용한 많은 정보를 제공해 준다. 작가에 대한 설명과 작품 배경 등 필수적인 것과 당시 사회적 상황에 대해서도 많은 것을 이야기 하고 있어서 작품을 보는 범위가 넓어졌다고나 할까.

뒤에서도 언급했듯이 스탕달은 아마도 당시의 사회를 비꼬고 싶었을 것이다. 읽는 나도 화가 날 정도였으니... 그러나 아직도 그런 현상이 되풀이되고 있는 것 또한 현실이다. 어느 나라나 어느 사회에서나 돌아가는 매커니즘은 비슷하다는 것을 생각하면 그게 인간의 본성이 아닐까라는 생각마저 든다. <오만과 편견>을 읽었을 때는 연애소설이구나라는 생각이 확연히 들었지만, 이 책은 비록 쥘리앵의 사랑을 많이 다루고는 있지만 그것은 수단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타락하고 부패하고 속물들인 귀족과 성직자들을 은근히 꼬집으며 독자로 하여금 무언가 끓어오르게 하려는 장치를 위해 주인공 쥘리앵과 드 레날 부인을 죽게 설정한 것은 아니었을까 생각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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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문화재 박물관 2 - 무형문화재.민속자료
문화재청 엮음 / 사계절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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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책을 넘기면서 눈에 띈 것이 줄다리기였다. 바로 작년 정월 대보름에 처음으로 보았던 굉장히 큰 줄다리기... 암줄과 수줄이 있다는 것을 그 때 처음 알았다. 실은 그 자리에서는 몰랐고 집에 와서 책을 찾아보고야 알았다. 수많은 종줄이 있어서 그 종줄에도 각각 사람이 줄을 잡아당길 수 있게 된 거대한 줄다리기는 얼마나 무거우면 온 마을 사람들이 다 동원되고 그것도 모자라 구경하던 사람들도 도와주어야 할 정도였다.

이렇듯 점점 사라져 가고 있는 무형문화재와 민속자료들을 보여주고 있는 책이라서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말로는 전통을 사랑해야 하고 소중히 여겨야 한다고 하지만 어떻게... 그리고 무엇이 있는지도 잘 모르니 항상 말만 앞설 수밖에 없다. 이 책을 보고 그나마 이런 종류가 있구나를 알았고 그래도 명맥을 유지하는 사람들이 있음을 알고 다행으로 여겨졌다. 사실 점점 무형문화재를 전수 받으려는 사람들이 줄어들고 있어서 사라지고 있다는 얘기가 오래전부터 나왔었다. 힘들고 경제적으로 뒷받침이 되지 않으니 어느 누가 선뜻 나설까. 충분히 공감이 간다. 그래도 누군가가 해 주었으면 하는 것 또한 솔직한 심정이다. 비록 나와 우리 아이들은 못 하겠지만 다른 누군가는 했으면 하는 이기적인 마음이 든다.

어쨌든 요즘 아이들은 현대적인 것만 보아 오고 익숙해 있기 때문에 굿이라던가 민요 판소리 등을 굉장히 낯설어 한다. 심지어는 시대에 뒤떨어진다며 아예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나도 어렸을 때 그랬던 것을 돌이켜보면 지금 아이들이 유별난 것도 아니다. 다만 익숙하지 않아서 그럴 수도 있다고 이해하고 자주 접하도록 유도하는 편이 나을 것이다. 예전에는 이상하게만 취급되었던 굿도 지금은 아주 중요한 무형문화재가 되었다. 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동네에서 가끔 볼 수 있었던 장면이건만 지금은 전혀 볼 수가 없다. 아이들에게는 지식도 중요하지만 '혼'도 중요하다고 본다. 비록 지금은 잘 못 느끼겠지만 어른이 되고 나면 느끼게 되겠지. 그런 의미에서 이 책에 있는 무형문화재나 민속자료들을 직접 만나 볼 기회를 만들어준다면 궂이 우리 것을 소중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훈계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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