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도읍지 지도책 - 롤프의 역사 도시 여행 상상의눈 지식그림책 4
최설희 글, 이동승.한용욱 그림 / 상상의집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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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아이들도 그랬지만 많은 아이들이 의외로 역사를 어려워한다. 하긴, 돌이켜보면 나도 국사든 세계사든 어려워했던 것 같다. 당시는 오로지 교과서만 갖고 공부해서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역사는 무조건 외워야하는 과목이었으니까. 그러나 지금은 책도 다양하고 체험학습도 많이 다녀서 예전보다 훨씬 좋은 여건이 갖춰졌는데도 역시나 어려워한다. 아마 그건 흥미의 정도 차이가 아닐까 싶다.

 

  지금까지 내가 궁금해서 혹은 아이들에게 필요해서 다양한 역사책을 봤지만 계속해서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한 책들이 나온다. 도읍지를 중심으로 그 나라의 역사를 대략적으로 보여주는 책, 괜찮은 방식이다. 특히 백제의 경우 도읍지를 세 번이나 옮겨서 헷갈리기 쉬운데 도읍지를 옮긴 순서대로 설명하니 책만 여러 번 읽으면 자연스럽게 외워지겠다. 게다가 옛 명칭과 오늘날의 명칭을 제목에서 큼지막하게 알려줘서 눈에 잘 띈다.

 

  롤프를 따라 고조선부터 한양까지 여행을 하고 돌아오면 이제 각 나라의 순서며 도읍지에 대해 어느 정도 감이 잡히지 않을까 싶다. 각 나라의 도읍지를 중심으로 당시의 문화와 사회 모습을 알려주고 지형도를 바탕으로 대표적인 문화재 위치도 보여준다. 평양이나 개성은 전혀 감이 안 잡히는데 이렇게라도 보니 조금 눈에 들어온다. 물론 지면의 한계 때문에 깊이 있는 정보를 얻는데는 무리가 있다. 예를 들면 한양 지도를 보다가 '숙청문'이 눈에 띄는데, 문득 숙정문이 아닐까 싶어서 찾아보니 둘을 함께 사용하다가 지금은 숙정문이라는 명칭을 더 많이 사용한단다. 그러니까 이러한 이야기를 싣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나처럼 더 찾아보면 될 것이다. 또한 그것이 진짜 스스로 하는 공부이고. 여하튼 이야기처럼 읽으면서 나라의 순서와 수도를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는, 아이디어가 썩 괜찮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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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 1770년 작은 역사 1
정승모 글, 강영지 그림 / 보림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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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상이든 지하든 빈틈이 없는 곳, 서울. 지금의 모습만 보아온 우리들로서는 인왕산에 올라 경치를 바라보며 그림을 그렸던 정선의 마음에 공감하기 쉽지 않다. 압구정과 광나루 그림을 보아도 당시의 모습을 상상하기란 쉽지 않다. 하긴 동탄 신도시가 들어오기 전 그 길을 거의 매주 다니면서 지금의 모습을 상상이나 했던가. 어차피 모든 것은 변하기 마련이니 예전 모습을 그려보려 너무 애쓰지 말자. 어차피 계속 변해서 지금의 모습도 몇 백 년 후에는 역사 속에 남을 것이니 말이다.

 

  조선 후기의 문화가 가장 발달했다는 영조시대에 가장 중심부였던 서울 아니 한양의 모습을 요리조리 자리를 옮겨가며 보여준다. 지금까지 대개의 책들이 한양하면 으레 임금의 생활 위주로 보여주었는데 여기서는 그야말로 한양의 거의 모든 부분을 보여준다. 그래서 부제를 '작은 역사'라고 했나 보다. 커다란 흐름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1770년 정월 대보름를 맞는 사람들의 소소한 일상을 보여주는 것. 그러나 그것 또한 역사다. 사실 역사라고 하면 대개 임금을 중심으로 한 고위층들의 권력 다툼을 생각하지만 그건 그야말로 일부의 사람들에 해당되는 일일 뿐이다. 그런데도 큰 흐름을 이야기할 때면 어쩔 수 없이 그런 방식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었겠지만 이제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는 책도 있어서 반갑다.

 

  '영조'하면 떠오르는 단어가 탕평책과 사도세자, 노론, 정순왕후다. 그러면서 주로 당쟁의 심화에 초점을 맞춘다. 그것 때문에 사도세자가 죽었고 후에 정조도 힘들었으며 정조가 죽은 후 모든 개혁 정책이 원위치로 돌아가는 일이 발생했지만 여기서는 그런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육조 거리의 모습과 성균관에서  생활하던 유생의 모습을 보여주는가 하면 북촌의 어느 양반집과 남촌의 어느 생원집의 모습도 보여준다. 많은 사람이 알다시피 당시만 해도 한강 북쪽에 세도가들이 살고 남쪽은 새로 한양으로 들어오려고 하는 사람들이 살아다는 점만 보아도 앞일은 모르는 것이다. 아니 거시적으로 보면 당연히 드러나지만 그 안에 있으면 미시적으로 볼 수밖에 없는 게 우리들이다. 언제나 신흥세력들이 생기고 조금 시간이 지나면 그들이 힘을 얻는 것, 역사의 수레바퀴는 그렇게 돌고 도는 것 아닐런지.

 

  본문의 내용 중에 '병풍 앞에서 살다가 죽으면 병풍 뒤에 눕는다.'라는 글귀가 나오는데 그걸 보는 순간 어쩜 이렇게 정확하게 표현했을까 싶었다. 곳곳의 삶을 보여준다고는 하지만 아직은 양반위주의 생활이긴 하다. 그래도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삶의 모습을 들여다보며 당시의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림책판형이라고 우습게 보면 안된다. 내용도 (판형에 비해)풍부하고 그림도 옛 그림의 느낌을 충분히 살려서 1770년으로 잠시 여행하는데 제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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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꼭지연 전통문화 그림책 솔거나라
최재숙 글, 김홍모 그림 / 보림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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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렸을 때 연을 그다지 많이 날리지 못해서 연 날릴 때의 '맛'을 잘 모른다. 다만 예전에 모임에서 방패연을 만드는데 대충 만드는 게 아니라 상당히 정교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놀랐던 기억이 난다. 게다가 그때 만들었던 방패연이 상당히 유명한 분이 만든 것이라서 비율이 꼭 맞았다지, 아마. 여하튼 그냥 네모난 모양에 가운데 구멍-이걸 방구멍이라고 한단다. 바람에 찢어지지 말라고 뚫는 것으로 과학적인 장치란다.-이 있는 연이라고만 생각했는데 길이를 맞춰야 한다고 해서 만드는데 꽤 오래 걸렸었다. 그렇게 만든 연을 시골에서 직접 날려봤는데 날리는 재미가 쏠쏠했다. 줄을 풀었다 감았다 하는 시점을 잘 잡아야지 안 그러면 연이 곤두박질치고 만다. 생각 같아서는 마냥 풀기만 하면 잘 올라갈 것 같은데 실제 해보니까 그렇지가 않더라는 얘기다.

 

  솔거나라에서 이번에는 연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간다. 나처럼 방패연이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한 사람들이 이걸 보고 그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학교 들어가기 전까지 할아버지 집에서 지낸 현이가 입학하면서 드디어 엄마와 함께 살게 되었다. 현이는 엄마랑 살게 되어 기쁘겠지만 할아버지는 얼마나 쓸쓸할까. 모르긴 해도 현이는 지금이야 엄마 생각으로 기쁘지만 곧 할아버지가 그리울 게다.

 

  여하튼 할아버지는 애타게 엄마를 기다리는 현이를 위해 연을 만들어주기로 한다. 그런데 할아버지의 연 만드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다. '내가 만들어봐서 아는데' 그냥 대충 만들어서 되는 게 아니다. 대접을 엎어서 방구멍을 만들고 눈대중으로 살을 붙이는 것으로 봐서 보통 할아버지가 아니다. 방에 걸려있는 다양한 연을 봐도 그렇고.

 

  방패연의 구멍으로 오려낸 동그라미를 위에 붙이면 그게 바로 꼭지연이 된단다. 그리고 아래쪽을 어떻게 칠하느냐에 따라 이름을 붙이고 옆에 갈기처럼 붙이면 다른 이름이 붙는다니, 이름짓기 참 쉽다. 현이는 꼭지에 엄마를 그려서 엄마꼬지연이 되었다. 원래 연이란 소원을 빌며 날리는 의미가 있으므로 현이도 연을 날리며 엄마가 그걸 보고 빨리 데리러 오기를 바란다. 연을 날리는 동안에는 비록 잊더라도 가장 즐거운 순간이 지나면 문득문득 엄마가 생각날 것이다. 뒷표지를 보면 결국 엄마가 와서 반갑게 뛰어가는 현이를 만날 수 있다.

 

  연을 만들면서 두런두런 이야기 나누는 할아버지와 손자. 그 푸근함 속에서 독자는 방패연과 각종 연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처음에는 글이 약간 길게 느껴졌으나 연에 대해 새로운 사실을 하나씩 알아가는 재미를 느끼다 보니 길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학교에서도 아이들이 연을 날린다. 하지만 문방구에서 사다가 꼬리만 붙여서 날리는 가오리연이 대부분이다. 여건이 된다면 조금 어렵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방패연을 만들어 보는 것도 괜찮을 듯하다. 원래 노력하지 않고 얻어지는 법은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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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인의 마음, 신라인의 노래 - 이야기와 함께 만나는 향가의 세계 진경문고
이형대 지음, 신준식 그림 / 보림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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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향가, 향찰, 이두. 얼마만에 들어보는 단어인가. 학교 다닐 때 무작정 외웠던 것들이라 어렴풋이 기억이 난다. 당시에 선생님께서 그것들의 의미와 내용에 대해 분명 설명을 해주셨을 텐데 기억나는 것이라고는 '단어'밖에 없다. 그러면서 진작 이런 것들의 의미와 함께 그에 따른 설명과 뒷이야기도 해줬더라면 훨씬 재미있고 기억도 잘 했을 거라는 생각만 한다. 정작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생각도 못하고 말이다. 그러니 요즘 아이들도 그러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전에는 그러한 정보를 오로지 학교 선생님들로부터 얻을 수 있었다면 요즘은 이런 책을 통해서도 얻을 수 있으니 기억할 가능성이 조금 더 많다는 점이다.

 

  신라인들이 불렀다는 향가를 자세하게 설명해 주면서 그 뒷이야기와 의미까지 설명해 주니 이해하기가 쉽다. 만약 그렇지 않고 4구체나 8구체, 10구체의 향가만 덜렁 읽는다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지, 이게 왜 그렇게 중요한지 알 리가 없지 않을까. 게다가 세월이 많이 흘러서 당시의 사료가 많지 않아 전문가도 정확하게 이야기하지 못하는 상황이니 일반인들이야 더 말할 필요가 없겠다. 원래 노래든 이야기든 단순히 겉으로 드러나는 현상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대단한 의미를 숨기고 있는 법이다. 주몽신화가 그렇고 단군 신화가 그렇듯이 말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향가를 접하면서도 그 안에 그런 의미가 들어있으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예를 들어 <원가>에는 겉으로 보기에는 왕이 신하를 잊어서 섭섭해 하는 마음을 드러냈을 뿐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은 그 안에 왕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모종의 계획이 있었음을 암시하기도 하고, <모죽지랑가>에서는 죽지랑의 인간됨을 찬양하는 노래라고만 생각했는데 거기서 화랑의 지위하락을 읽어내기도 하니 역사란 알면 알수록 더 재미있다. 원래 역사에서 일식이나 월식은 변고를 의미하고 더불어 역모나 반란을 의미한다는 사실은 알았지만 이처럼 향가에서도 그런 것을 읽어낼 생각은 못했다. 단순히 향가를 분해하며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이처럼 그 안에 숨어 있는 역사적 사실까지 들려주니 이래저래 도움이 되었다. 다만 하나의 향가에 그 향가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어 보이는 이야기도 들어 있어서 헷갈리기도 했으나 익숙해지자 여러 이야기를 만날 수 있어 그것도 괜찮았다.

 

  향가가 원래는 노래로 불렸으나 사료가 남아 있지 않아 복원하기가 불가능하단다. 문득 그 시대에 어떻게 불렸는지 몹시 궁금하다. 언젠가는 당시의 가락으로 들을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무형의 역사에 대해 이처럼 아쉬웠던 적이 없는데 이상하네. 그래서 아는 만큼 보이고 알면 알수록 궁금한 게 더 많아지는 법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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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남북 전쟁에서 살아남기 1 만화로 보는 세계사 대사건
정나영 글, 현보 아트스쿨 그림 / 상상의집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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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 수학 선생님이 링컨에 대해 해주셨던 이야기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당시만 해도 '링컨'하면 무조건 노예를 해방하기 위해 남북전쟁도 마다하지 않은 대단한 대통령이라는 단편적인 사실만 알고 있던 때였다. 왜 수학 선생님이 그런 이야기를 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현재의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갖고 계셨던 분이지 싶다. 어쨌든 그 선생님 말씀이 링컨이 노예를 해방시킨 것은 북부의 공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시대적 선택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순수한 의도에서의 노예해방이 주 목적이 아니라는 얘기다. 지금이야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당시만 해도 그 얘기가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왔던 기억이 난다. 물론 그렇다고 링컨에 대한 나의 평가가 달라지지 않았고 그의 위대함에 상처가 되지도 않지만 어떤 사건의 이면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미국의 독립기념일을 기억하기 위해 애쓰지 않아도 우연찮게 기억되었다. 독립기념일을 모티브로 한 영화도 있고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가 월든 호숫가에서 나오는 날도 우연히 독립기념일과 맞았다는 이야기도 있다. 남의 나라 독립기념일까지 세세하게 알 필요는 없는데,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 하지만 몇 년이었는지는 이상하게 기억하기 어렵다. 하긴 우리나라의 역사도 헷갈리는 판에 그 정도야 당연한 거지만.

 

  역시나 보물을 찾기 위해 남북 전쟁의 현장으로 간 온샘과 자크가 벌이는 좌충우돌 모험 이야기. 여전히 나는 그들의 모험보다는 정보 페이지에 나오는 이야기가 더 재미있다. 물론 아이들은 여전히 정보 페이지는 그냥 넘기고. 여기에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스칼렛 오하라를 연상시키는 남부의 대농장 지주의 딸 스칼렛의 모험도 더해진다. 눈앞에서 노예지만 정이 많이 든 베쓰의 가족이 도망치는 것을 목격하지만 차마 잡지 못하고 오히려 노예 사냥꾼으로부터 구하기 위한 모험에 동참한다. 분명 힘든 여정이 될 베쓰의 가족이 어떤 고초를 당하게 될지 걱정이다. 이러니 2권이 기다려질 수밖에.

 

  정보 페이지를 보면 당시 철학자로서 사람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친 랄프 왈도 에머슨에 대한 이야기가 간략하게 나온다. 안 그래도 소로우에 대한 책을 읽으며 그에 대해서도 궁금하던 차에 우연히 에머슨과 소로우를 함께 조명한 책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제목이 <소로우와 에머슨의 대화>였던가. 주문했으니 도착하면 얼른 읽어봐야지. 이처럼 독서란 거기에서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연결되고 확장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비록 어린이 책을 읽으면서 얻는 힌트일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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