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와, 여기는 꾸룩새 연구소야 - 새박사 다미의 부엉이 펠릿 탐구생활
정다미 지음, 이장미 그림 / 한겨레아이들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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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떠들던 텔레비전에서는 생태 관련 다큐멘터리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동물에 관한 이야기가 은근 재미있어서 자주 보는 편인데 이건 우리나라 이야기다. 오며가며 듣는데 새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인물의 이름 아래에 '꾸룩새 연구소'라는 글자가 보였다. 그 순간 든 생각, <어서 와, 여기는 꾸룩새 연구소야>라는 책이 있다는 사실.

 

물론 당시 이 책을 읽지는 않고 아이들이 대출 반납할 때 봐서 기억이 났다. 그런데 제목까지 이렇게 기억나다니, 그 순간은 내 기억력도 아직 쓸만한구나 싶었다.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니 책에서 보았던 꾸룩새 연구소와 텔레비전에서 나온 곳은 동일장소다. 물론 주인공도 같은 인물이다.

 

다음 날 학교에 도착하자마자 책을 찾아 읽어보았다. 부제가 '새박사 다미의 부엉이 펠릿 탐구생활'이라고 되어 있다. 새는 이빨이 없어 먹이를 씹지 못하기 때문에 소화시키지 못한 동물뼈나 털 등이 모래주머니에 모여서 덩어리로 뭉쳐지는데 이것이 펠릿이란다. 새는 먹이를 먹고 약 한 시간이 지나면 이것을 부리 밖으로 토해낸다고 한다. 저자는 어렸을 때부터 새에 관심을 갖게 되어 집 주변에 새가 모이도록 연못도 만들고 틈만 나면 뒷산으로 가서 새를 관찰하다가 결국 이런 연구소를 만들었다고 한다. 그것도 어린 나이에. 물론 저자는 현재 새를 관찰하는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단다.

 

이 책은 저자가 어렸을 때부터 어떻게 새를 관찰하게 되었는지부터 어떻게 새를 관찰하는지에 관한 이야기다. 다큐멘터리에서 보았던 내용과 거의 비슷하다. 추천사에 KBS 자연다큐 PD'정다미의 15년 참조 친구'라고 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내가 보았던 프로그램이 바로 이것이었나보다. 단기간동안 이루어진 성과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도무지 구별할 수 없는 새에 관해 이토록 열정적인 사람이 있다니 놀랍다. 또한 그 열정에 따라 자신의 모든 것을 거는 모습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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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공룡 지도책 - 롤프의 공룡 여행 상상의눈 지식그림책 5
임종덕 외 글, 최병옥 외 그림 / 상상의집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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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 여행을 많이 다니는 편인데 둘째가 꼽는, 가장 좋았던 여행지는 고성이다. 그러면서 한 가지 덧붙인다. 공룡 발자국 보고 뛰어가다 만난 공룡 모형 진짜 무서웠다고. 사실 나도 아이가 저만치 앞서 가다 되돌아 뛰어오며 저 앞에 공룡 모형이 무섭다는 말을 하길래 가짜인데 뭐가 무섭냐고 퉁을 주고 가다 갑자기 튀어나온 공룡 때문에 나 역시 무척 놀랐던 기억이 난다.

 

  아이들은 어렸을 때 한번쯤 공룡에 푹 빠지는 시기가 있다. 그래서 어려운 이름도 줄줄 외우고 외형만 보고도 무슨 공룡인지 맞춰서 부모를 놀래키곤 한다. 그 때 만났던 공룡 모형은 모두 외래어였는데 알고 보니 우리나라 지명이 붙은 공룡 이름도 꽤 된단다. 한반도에 공룡이 많이 살았다는 이야기는 들어봤지만 이름까지 붙은 줄은 몰랐다. 둘째에게 그 이야기를 했더니 자기는 어떤 만화책에서 본 기억이 있단다. 그러니까 결론은 내가 관심이 없어서 몰랐다는 얘기다. 이런.

 

  우리나라에서 공룡 화석이나 발자국이 발견된 지역을 롤프를 따라다니며 구경하다 보니 정말 많다. 지금 살고 있는 곳과 가까운 곳에 공룡알 화석지가 있다고 듣기는 했는데 직접 가지는 않았다. 아이가 어렸다면 멀리 살아도 갔을 텐데 조금 컸다고 오고 갈 때 지나치면서도 정작 들르는 수고는 하지 않는다. 원래 가까우면 잘 안 가는 법이긴 하다.

 

  고성은 물론이고 의성, 해남, 마산, 남해, 진주 등 공룡의 흔적을 찾아 롤플ㄹ 따라 남해안을 돌아보았다. 그러면서 부경고사우르스도 만나고 해남이크누스며 코리아케라톱스 화성엔시스, 코리아노사우르스 보성엔시스 등을 만나니 기분도 이상하다. 해남, 보성이 들어가서 그런가 보다. 이왕이면 각 지역 사진이 크거나 여러 장이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우리나라에 살았던 공룡과 그들의 흔적을 보며 잠시 시간 여행과 함께 그 지역 여행까지 다녀온 느낌이다. 아, 그리고 표지의 공룡을 만져보니 예전에 아이가 가지고 놀던 공룡 장난감을 만지는 듯하다. 공룡 좋아하는 아이들이라면 그걸 만지는 맛도 꽤 괜찮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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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 - 가까운 자연 나는 알아요! 1
바바라 반 리넨 글.그림, 정회성 옮김, 손호선 감수 / 사파리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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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 속에 살지만 코로 숨을 쉬고 젖을 먹이는 동물인 고래. 우리와 같은 포유류지만 물에서 산다는 사실 때문에 괜히 신기하게 생각하는 동물이 바로 고래다. 조류에 떠밀려 왔다가 미처 돌아가지 못해서 죽는 소식을 접하기도 한다. 어떤 어린이 책은 그런 상황에서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동물이 서로 도와줘서 친구가 된다는 이야기도 있다. 또한 고래들의 노랫소리를 소재로 잔잔하고 멋진 이야기를 쓴 작가도 있다. 어디 그 뿐인가. <모비 딕>은 향유고래를 쫓는 이야기가 대부분이지 않던가. 이처럼 고래는 독특한 습성 때문인지 사람들로부터 관심을 많이 받았고 지금도 그러고 있다.

 

  장생포에 있는 고래박물관에 가 보면 커다란 고래(모형인지 확실하지 않다)가 전시되어 있는데 눈 주변에 따개비가 붙어서 마치 무슨 병에 걸린 것처럼 보인다. 처음에 그걸 보며 참 희안하다 생각했는데 원래 혹등고래나 긴수염고래, 귀신고래에는 따개비나 고래이가 붙어서 그렇단다. 아니 어떻게 움직이는 동물에 따개비가 붙어서 살 수 있는지 신기하다. 고래박물관에서의 그 모습이 인상깊게 남아 있었는데 이렇게 책으로 확인하니 이젠 확실한 내 지식이 되었다.

 

  고래가 헤엄치는 장면을 구경하기 위한 관광상품이 있을 정도로 아직도 사람들에게 고래는 경외의 대상이자 신비한 존재다. 그러한 고래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지식까지 알려주는 책으로 고래에 대해 알아보고자 할 때 처음 만나는 책으로써 손색이 없다. 고래는 물을 뿜는 모습만 보고도 어떤 종류인지 알 수 있다고 한다. 이처럼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는 기쁨 또한 덤이다. 그래서 부제가 '나는 알아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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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똥별 아줌마가 들려주는 우주 이야기 과학과 친해지는 책 10
이지유 글.그림 / 창비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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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의 여러 분야에서도 유난히 어려운 게 우주다. 특히 별자리 이야기만 나오면 도무지 종잡을 수가 없다. 지구과학을 어려워했기 때문인 것도 있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눈으로 보기 힘들고 직접 체험하기는 더더욱 어려운 분야이기 때문이다. 실체가 있다지만 실체는 보이지 않고 오로지 지식으로만 접근해야 하니 구체적인 지식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머리로만 이해해야 하는 우주와 천체 관련 분야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은하가 어쩌고 블랙홀이 어쩌고 하지만 그런 것들은 누군가가 찍은 사진을 보는 것이 전부이고 그 나마도 어떤 것은 상상하거나 공상과학 영화를 연상해야 하니 왜 안 그렇겠나.

  그나마 우주에 관한 책을 다양하게 읽다 보니 이제 조금 뭔가가 잡히는 듯하지만 안개 속을 헤매는 듯한 기분은 여전하다. 그래도 이처럼 우주에 대해 재미있고 귀에 쏙쏙 들어오게 설명해 주는 이런 책을 만나니 다행이다. 게다가 작가가 전공한 분야에 관한 책이니 금상첨화다. 별똥별 아줌마로 잘 알려진 이 작가는 워낙 어린이책 쪽에서는 과학 분야에서 다양한 책을 쓰고 번역했기 때문에 일단 믿을 수 있다. 게다가 <별똥별 아줌마가 들려주는 화산 이야기>를 워낙 재미있게 읽은 터라 다른 책도 은근 기대가 된다. 이번에 창비에서 새롭게 펴낸 우주 이야기를 이렇게 우연한 기회에 만나게 되다니 어찌나 반갑던지.

  작가의 경험이 녹아 있는 보현산 천문대 가는 이야기를 시작으로 조금씩 우주에 대한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놓는다. 아이들과 함께 꼭 가고 싶었지만 가지 못한 곳 중 하나가 바로 천문대인데 이처럼 생생한 천문대 이야기를 읽으니 더욱 재미있다. 태양계에 있는 행성을 차례로 이야기하고 유성과 혜성 이야기 등 많이 들었던 이야기와 더불어 잘 몰랐던 것들도 이야기하고 있어서 어렵지 않으면서도 새로운 것을 아는 재미가 있다. 어떤 직업인들 안 그렇겠냐만 천문학자라는 직업은 인내심을 필요로 하는 고된 직업이란다. 별을 관찰할 때 망원경을 이용하므로 기계의 힘을 빌리는 것이지만 별을 발견하고 그것을 관찰해서 정리하는 일은 사람이 일일이 해야한다니 정말 보통의 인내심 갖고는 힘들겠다.

  얼마전에 미국이 우주 산업을 축소한다는 발표가 있었다. 그로 인해 NASA의 규모도 축소되었으니 앞으로 우주 산업에도 큰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인간은 오래 전부터 우주에 대한 막연한 동경과 경외감을 가졌던 만큼 언젠가는 인간의 욕망이 우주를 향할 때가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 더 많은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 우주는 잡힐 듯 잡히지 않는다고나 할까. 아니, 내게는 철학 만큼이나 추상적인 분야다. 그러나 쉽고 재미있는 설명을 따라가다 보니 우주가 내게 조금 가까워진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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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베르트 2012-02-05 15: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주 좋음 이거 고칠려면 비번 1234임
 
산대장 솔뫼 아저씨의 자연학교 : 씨앗 속 생명 이야기 산대장 솔뫼 아저씨 시리즈
솔뫼 지음, 최창훈 그림 / 사파리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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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관에서 바로 보이는 학교 뒷동산에 갖가지 꽃이 피었다. 내가 좋아하는 매발톱도 있고 요즘들어 부쩍 예뻐 보이는 붓꽃도 있다. 몇 학년인지 과학 교과서에 꽃이 나오는데 그에 관한 이야기를 하다 보니 뒷동산의 꽃들이 더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또 교장 선생님께서 워낙 야생화나 생태에 관해 해박한 지식을 갖고 계셔서 듣다 보니 예전에 한창 생태에 관심을 갖던 기억이 떠오르기도 했다. 그냥 지나가는 지식으로만 생각했던 암술과 수술, 갖춘꽃과 안갖춘꽃 등이 조금씩  다가오는가 했는데 마침 이 책을 읽으니 약간은 정리가 되는 기분이다.

  소나무는 원래 암꽃과 수꽃이 따로 핀다는 것은 알았지만 솔방울을 맺기 위해 2년이 걸리는지는 몰랐다. 은행나무는 암그루와 수그루가 따로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둘을 구분할 줄은 모른다. 책에 확연히 다른 꽃이 나오지만 막상 나무를 보고 알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암꽃과 수꽃이 한 곳에서 같이 피는 호박꽃도 이론상으로는 알고 있어도 실제로 구분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그림을 보면 알 수 있을 것 같기도 한데 이론과 실제가 항상 같다고는 할 수 없으니 말이다.

  꽃받침이나 꽃자루와 씨는 별개라고 생각했는데, 그러니까 꽃받침은 단지 꽃을 피울 때 필요할 뿐이고 씨와는 별 상관이 없을 줄 알았는데 딸기의 경우 꽃받침이 커져서 우리가 먹는 열매가 된다니 신기하다. 사과는 꽃받침과 꽃자루가 변해서 우리가 먹는 과일이 된다나. 그냥 아무 생각없이 먹었던 과일과는 확연히 다르다. 꽃받침은 꽃이 져서 떨어져 나가면 그만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구나. 같은 방식이라 생각했던 사과와 감이 전혀 다른 방식이라는 것도 새삼스럽다. 즉 사과는 헛열매이고 감은 참열매라는 것이다. 아, 그래서 감꼭지 부분에는 꽃받침이 그대로 남아있던 것이구나. 사과에는 없는데. 별 것 아니라고 생각했던 것이 사실은 이처럼 커다란 차이가 있었던 것이다. 이래서 아는 만큼 보이는가 보다.

  사실 과학 교과서에 식물이 나오지만 아이들은 그다지 관심 갖지 않는다. 시험을 보기 위해 반짝 외우고 지나면 싹 잊어버린다. 둘째도 내가 식물에 대해 설명하면 그게 왜 재미있느냐고 반문한다. 그래, 나도 예전에는 식물이 이처럼 재미있고 신기한 줄 몰랐다. 그런데 조금씩 알아갈수록 재미있다. 특히 무조건 외워야 할 것 같은 교과서가 아니라 제목처럼 자연학교에서 놀다가 만나는 식물이라면 훨씬 재미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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