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말이 많고요, 구릅니다 - 휠체어 위의 유튜-바, 구르님의 유쾌하고 뾰족한 말 걸기
김지우 지음 / 휴머니스트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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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 장애인이며 유튜버로 활동하는 20대 여성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보자. 장애인들을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이 되려면 그들이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 알고 나면 몰랐던 때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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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지음, 엄일녀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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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아비인 서점 주인이 (입양한) 아이를 키우면서 달라져 간다. 섬에 있는 서점을 무대로 스콧 피츠제럴드, 플래너리 오코너 등 외국 작가들의 실명이 등장하며, 특이한 방식으로 흥미 있게 전개된다. 만점을 주고 싶은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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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인 ‘세계 책의 날’을 맞이하여 알라딘에서 ‘내 인생 네 권’의 이벤트를 진행 중이어서 나도 참여해 보기로 한다. 


내가 읽었던 천 권 가까이 되는 책 중에서(과장해서 말함.) 최고의 책을 어떻게 네 권만 뽑으란 말인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현재 생각나는 최고의 책 네 권으로 정하고 나니 뽑는 게 쉬워졌다.  


나의 인생 네 권은 다음과 같다. 


서머싯 몸, <인간의 굴레에서 1> · <인간의 굴레에서 2>

에리히 프롬, <자유로부터의 도피>

정희진, <정희진처럼 읽기>

프리드리히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1. 서머싯 몸, <인간의 굴레에서 1> · <인간의 굴레에서 2>















두 권을 합해 천 쪽이 넘는 분량의 소설이지만 긴 시간을 들여 읽을 가치가 충분히 있었다. 사색적인 문장이 많아 사색적인 글을 쓰는 것에 대해 내가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기 때문이다. 사색적인 문장에 반해 내가 서머싯 몸의 광팬이 되어 버리기도 했다.  


자신의 의지가 자유롭다는 환상 : 크론쇼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사람은 자신의 의지가 자유롭다는 환상을 너무 철썩같이 믿고 있어. 그래서 나도 그걸 쉽게 받아들이고 마네. 나는 내가 자유로운 행위자인 것처럼 행동하지. 하지만 어떤 행위가 이루어질 때는 우주의 모든 힘들이 저 영겁에서 함께 작용하여 이루어진다는 것이 분명해. 내가 할 수 있는 어떤 행위도 그것을 막을 수는 없지. 그건 필연이니까. 선한 행위였다 해도 난 공적을 주장할 수 없고, 나쁜 행위였다 해도 난 비난받을 수 없네.”

- 서머싯 몸, <인간의 굴레에서 1>, 351쪽. 


⇨ 이 글과 비슷한 글을 어디서 본 것 같았다. 그리고 생각해 냈다. 에리히 프롬의 저작에서 봤다는 것을.


우리 결정의 대부분은 실제로 우리 자신의 것이 아니라, 외부로부터 우리에게 암시되는 어떤 것이다. 결정을 내린 것이 자기 자신이라고 믿을 수는 있어도, 실제로 인간의 결정 행위는 인간이 두려운 고립감이나 생명, 자유, 안락함에 대한 보다 직접적인 위협에 내몰렸을 때 타인의 기대에 보조를 맞추는 것에 불과하다.

- 에리히 프롬, <자유로부터의 도피>, 168쪽.


⇨ 두 개의 글이 공통적으로 의미하는 것은 ‘어떤 행위를 하기로 결정할 땐 자신의 의지로만 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예를 들면 우리가 스마트폰을 구입하는 일조차 여러 가지 것으로부터 영향을 받는다고 볼 수 있다. 단지 그것이 필요해서라기보다 남들이 다 사니까 나도 뒤처질 수 없다는 생각, 고립되기 싫다는 생각, 최신의 기술을 자랑하며 유혹하는 광고 등 여러 가지 것으로부터 영향을 받아 구입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오직 자신의 의지로만 스마트폰을 구입하는 게 아닌 것이다.


참고로 <자유로부터의 도피>가 1941년에, <인간의 굴레에서>가 1915년에 발표된 것이니 서머싯 몸이 먼저 썼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2. 에리히 프롬, <자유로부터의 도피>













이 책은 도스토예프스키, 히틀러, 휴즈, 샤피로, 루터, 칼뱅, 그린, 발자크 등을 비롯한 많은 저술가들의 글을 인용하고 있다. 인상 깊은 책이었는데 오래전에 읽어서 다음 사진으로 대신한다. 


목차가 있는 페이지에 중요한 글이 있는 쪽수를 적어 놓았다.  





3. 정희진, <정희진처럼 읽기>













이 책은 페미니즘의 고수로 유명한 저자가 79권의 책에 대해 쓴 서평집인데 서평 한 편, 한 편에 좋은 글이 담겨 있다. 특히 다양한 시각으로 책을 읽을 수 있음을 깨닫게 해 주는 것이 이 책의 강점이다. 


‘다양한 시각’이란 무슨 말인가? 이에 대해선 다음 글이 설명이 될 것 같다.


토머스 해리스의 ‘대중 소설’ <양들의 침묵>을 예로 들어보자. 이 책은 ‘범죄 스릴러’로 읽을 수도 있지만, 어떤 사람은 그 책을 여러 권의 다른 책으로 읽는다. 범죄와 지식의 관계, 범죄자의 지적 매력, 식인의 의미, 동성애 코드, 선악의 대치보다 지적 친밀성이 우선하는 관계, 현대 범죄 패턴의 변화, 말하기가 인간을 자살로 이끌 수도 있다는 점, 말과 죽음의 관계 등 열 권 이상의 책으로도 읽을 수 있다.

- 정희진, <정희진처럼 읽기>, 20쪽.


⇨ 자신이 읽지 않은 책에 대한 서평을 읽는다면 자신이 몰랐던 정보와 지식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유익하겠고, 자신이 읽은 책에 대한 서평을 읽는다면 자신의 시각과 다른 사람의 시각을 비교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유익하겠다.


예전에 영화 ‘밀양’을 봤는데 이것의 원작이 이청준 저, ‘벌레 이야기’라는 소설임을 알았다. <정희진처럼 읽기>에 ‘벌레 이야기’에 대해 쓴 서평이 있다. 그중 일부다. 


나는 용서가 저주보다 바람직한 가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가해자의 권력은 자기 회개와 피해자의 용서를 같은 의무로 간주하는 데서부터 시작된다.(45쪽) (...) 나는 용서와 평화를 당연시하는 사회에 두려움을 느낀다. 2차 폭력의 주된 작동 방식이기 때문이다.

- 정희진, <정희진처럼 읽기>, 45쪽.


⇨ 이런 글을 쓰려면 고정 관념과 편견을 얼마나 깨야 하는 걸까?


좋은 글이란 독자로 하여금 고정 관념과 편견을 깰 만큼 새로운 무엇을 보여 주는 글이거나, 만약 새롭지 않다면 새롭지 않은 무엇에 대해 새롭게 해석하는 글이거나 둘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물론 영양가가 있는 글이어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필요하겠다.






4. 프리드리히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이 책은 나의 애독서 중 하나다. 애독서인 만큼 밑줄이 그어져 있는 구절이 많다.  


그러나 그대가 마주칠 수 있는 최악의 적은 언제나 그대 자신이다.

- 프리드리히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110쪽. 


⇨ 자신이 자기 삶의 주체자가 아닌가. 도박에 빠지는 것도, 범죄나 패륜을 저지르는 것도 누가 시켜서 하는 게 아니라 자기 자신이 하는 게 아닌가.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특수한 경우에만 한할 뿐, 대체로 스스로 행동한다. 그러므로 자기 인생을 망치게 하는 것은 자신이다. 


자기 인생만 망치게 하는 것이 아니다. 자식을 가장 사랑하면서도 자식의 인생을 망치게 하는 부모가 있다. 자식에 대한 부모의 지나친 간섭과 지나친 교육열이 오히려 자식의 인생을 망치게 된 예를 우리는 종종 보아 왔다. 부모 자신의 적은 ‘자식에 대한 지나친 간섭과 지나친 교육열’이었다는 말이다. 


”최악의 적은 언제나 그대 자신“이다. 이 문장을 정치인들이 꼭 읽었으면 한다. 나라를 위해 일하겠다고 나섰다면 자신이 어떤 이득을 얻으려고 하지 말아야 한다. 전 세계를 통틀어 쿠데타나 전쟁을 일으킨 자들은 나라를 위해서 한 게 아니라 자신의 추악한 권력욕과 탐욕에 의해서 한 것이 아닐까 의심이 간다. 최악의 적은 니체가 말한 대로 자신일 수 있으니.... 


이때 누군가가 다시 속삭이듯 내게 말했다. “가장 조용한 말이 폭풍우를 몰고 오며, 비둘기 걸음으로 오는 사상이 세계를 움직인다.

- 프리드리히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262쪽.


⇨ 떠들썩한 곳에서 위대한 사상이 나오지 않는다. 위대한 사상은 비둘기 걸음처럼 남모르게 조용히 전해지는 것. 사람들이 처음에 지지하지 않았던 사상이 나중에 세계를 움직인 적이 많지 않던가. 


니체가 전달하려는 메시지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우나 이 책을 아낀다. 나의 고정 관념을 깨게 하는 글이 있고, 표현 방식을 배울 수 있는 글이 있으며, 사색에 잠기게 하는 글이 있어서다. 이런 글들을 만나면 연필로 밑줄을 긋는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읽다 보면 읽는 이에 따라 다르게 해석할 수 있는 ‘시’를 읽는 것 같다. 이 책을 내 맘대로 해석하며 읽었다는 점을 밝혀 둔다. 다시 말해 내가 니체의 글을 잘못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내게 중요한 건 니체의 책을 읽고 내가 단상을 적어 보는 일이었다. 나로 하여금 생각할 거리를 주는 책이므로. 



* 내 서재에서 옮겨 와 작성한 글임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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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4-04-27 18:3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서머싯 몸과 정희진을 꼽는 사람이 많더군요. 저는 게을러서 매번 읽기를 놓치고 있네요. 유념해서 분발하도록 하겠습니다. 수고하셨어요.^^

페크pek0501 2024-04-27 18:47   좋아요 3 | URL
서머싯 몸의 인간의 굴레에서, 를 읽고 사색적인 문장을 쓰는 법을 배웠어요. 배웠다고 해서 제가 잘 활용한 것은 아니고요, 그렇게 써야겠단 방향은 잡을 수 있었어요. 글을 쓰는 데 도움이 많이 됐지요.
그렇게 댓글을 써 주시니 감사합니다. 이 나이에 함부로 이벤트에 끼는 게 아니었는데... 피로해서 후달달~~~ㅋㅋ

stella.K 2024-04-27 20:20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

페크pek0501 2024-04-28 11:09   좋아요 0 | URL
다음부턴 백자평이나 써야 할 듯...ㅋㅋ

서니데이 2024-04-27 23: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서재의 인생네권에서는 서머싯몸이 한권쯤 있을 것 같았는데, 맞았네요.
그렇지만 책은 생각했던 것과 다른 책이었어요.^^;
잘 읽었습니다. 주말 잘 보내시고, 좋은 밤 되세요.^^

페크pek0501 2024-04-28 11:11   좋아요 1 | URL
서머싯 몸의 책은 거의 읽었고 다 좋았어요. 사색적인 문장이 많은 게 인간의 굴레~라서 그걸 뽑았네요.
제가 서재에 올린 글 보면 아마 가장 많이 인용한 책이었을 듯싶네요.
서니데이 님도 휴일, 잘 보내세요.^^

호시우행 2024-04-28 06: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좋은책들 읽어셨네요. 대학시절, 차라투스트라를 끼고 다녔던 추억이 떠오릅니다.ㅎㅎ

페크pek0501 2024-04-28 11:12   좋아요 0 | URL
차라투스트라~를 대학시절에 알지도 못한 1인입니다. 놀기 바빴거든요.
그런 대학시절을 보내셨다니 부러운 걸요..^^

blanca 2024-04-28 08: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서머싯 몸이 현역 작가라면 알라딘 서재 보며 흐뭇했을 것 같아요. <인간의 굴레에서> 다시 읽어보고 싶고 니체 책도 페크님 덕분에 꼭 읽어야겠다 결심하고 갑니다

페크pek0501 2024-04-28 11:15   좋아요 0 | URL
ㅋㅋ 흐뭇했겠지요? 팬이었다는 건 글쓰는 사람으로서 기쁜 일이죠.
니체 책은 모든 글이 다 좋다고 볼 순 없어요. 이해가 안 가는 글, 시시한 글도 많아요. 그래도 블랑카 님이 읽으시면 좋은 구절을 많이 발견하실 듯합니다.
그나저나 참 오랜만의 방문이십니다. 넘 반가웠다는...^^

새파랑 2024-04-28 12: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크님의 글을 읽고 <인간의 굴레에서> 를 꺼냈습니다~!!
선택하신 책들이 쉬워보이지 않습니다만 뭔가 아우라가 있습니다~!!
<자유로부터의 도피> 목차 메모를 보니 이 책을 정말 좋아하신다는게 느껴집니다~!!

페크pek0501 2024-04-28 12:33   좋아요 1 | URL
하하~~ 저도 새파랑 님의 글을 보고 윌리엄 트레버를 꺼냈답니다. 잘 보이지 않는 곳에 책들에 깔려 있더라고요.
요즘 엉뚱하게도 2024 신춘문예 당선소설집을 읽고 있어요. 스터디 모임에서 다루는 책이라서요. 신참 작가들의 관심사를 읽을 수 있어 흥미롭습니다.
요즘 쌓여 있는 책이나 읽자, 하고 구매 금지, 하고 있으나 공동으로 읽어야 할 책은 매달 있으니 아예 안 살 순 없네요. 새파랑 님처럼 부지런해야 독서 진도가 팍팍 나가는 건데... 저도 분발하겠습니다.^^

페넬로페 2024-04-28 14: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인생네권, 저도 정말 정하기 어려웠어요.
서머싯 몸의 <인간의 굴레>를 페크님께서 여러 번 언급하셨는데 그만큼 좋은가 봐요.
꼭 읽어 보겠습니다^^

페크pek0501 2024-04-29 22:02   좋아요 1 | URL
인간의 굴레는 줄거리도 재밌지만 사색적인 문장이 많아서 좋았어요. 재독하고 싶은 책 중 하나예요.^^

그레이스 2024-04-28 15: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유로부터의 도피 👍👍👍

페크pek0501 2024-04-29 22:04   좋아요 1 | URL
제목으로 봐선 재미없을 것 같은 책인데 읽다 보면 흥미롭죠.👍👍👍

물감 2024-04-30 22: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뒤늦게 이벤트 소식 듣고 저도 부랴부랴 참여했습니다 ㅎㅎㅎ
요런 기획 참 재밌어요. 종종 해주면 좋겠어요. 다른 분들의 취향도 볼 수 있고요 ^^
역시 페크님과 서머싯 몸은 바늘과 실이군요 ㅋㅋㅋ

페크pek0501 2024-05-04 11:42   좋아요 1 | URL
물감 님의 서재에 다녀왔어요. 다른 분들의 책 취향을 본다는 게 저도 흥미롭습니다.
서머싯 몸의 광팬이죠. 소설의 줄거리보다 더 재밌는 게 그 안에 담겨 있거든요.^^

서곡 2024-05-01 11: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인간의 굴레 조아하는 부분이 있는데 함 찾아봐야겠습니다 오월 잘 시작하시길요 ~~~~~

페크pek0501 2024-05-04 11:44   좋아요 1 | URL
댓글이 늦었습니다. 인간의 굴레, 같은 팬이시네요. 밑줄을 많이 쳐 놓게 되는 소설이라 재독할 만하죠.
5월엔 행사가 많아 바쁜 달이네요. 우리집은 애들의 생일도, 결혼기념일도 다 5월에 있어서 더 바쁜...
행복한 5월을 보내시기를...^^^

서곡 2024-05-04 12: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팬이라기엔 많이 부족하고요 ㅎㅎ 네 5월 건강하고 즐겁게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페크pek0501 2024-05-04 12:45   좋아요 1 | URL
5월은 푸른 풍경이 아름답지요. 세상은 점점 삭막해지는데 날씨는 태평하네요.서곡 님도 즐~거~웁~게~보내십시오..^^

희선 2024-05-06 03: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많은 책에서 네 권 고르기 힘들 듯합니다 한권이 아니어서 다행이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듭니다 네 권을 생각해 보고 그 책을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을 듯하네요


희선

페크pek0501 2024-05-08 12:21   좋아요 1 | URL
맞아요, 힘들어요. 그래서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대로 그냥 골랐어요. 고르고 나서 다른 분들이 뽑은 책들을 보니
죄와 벌, 스토너, 위화의 인생 등 좋았던 책들이 생각났어요. 뒤늦게. 다음에 또 한번 이런 이벤트가 있다면 다른 책을 뽑을 듯요.^^

2024-05-11 17: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5-16 12: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yamoo 2024-05-14 16: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페크 님의 인생 4권...저도 모두 읽었던 책들이라 엄청 반갑네요..ㅎㅎ 이론서는 자유로부터의도피 한 권이네요. 저도 프롬 무척 좋아해서 2010년까지 번역되어 나온 책은 모두 읽고 소장하고 있습니다. 프롬의 책 중 단연 발군은 <인간파괴성의 해부>이고 가장 중요한 책은 <그자신을 위한 인간>이라고 저는 봐요. 왜냐하면 <그 자신을 위한 인간>이 이후에 출간된 <인간의 마음> <소유냐 존재냐> <자유로부터의 도피> <사랑의 기술> 등의 이론적 기반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물론 프롬을 가장 유명하게 한 책은 <사랑의 기술>과 <자유로부터의 도피>라고 할 수 있죠.ㅎㅎ

인간의 굴레...사실 아직 2권은 못 본 상태라서 2권을 완독해야 뭔가를 말할 수 있을 듯해요. 화가를 주제로 한 책은 요즘 모두 읽고 리스트화하고 있어요. 그 중 가장 유명한 책이 인간의 굴레라고 알고 있으요~~^^

페크pek0501 2024-05-16 12:52   좋아요 0 | URL
저는 두 권만 읽었어요. 사랑의 기술을 먼저 읽고 나중에 자유로부터의 도피, 를 읽었어요. 둘 다 탁월하죠.
화가를 주제로 한 유명한 소설은 서머싯 몸의 <달과 6팬스>죠. 화가 폴 고갱을 모델로 쓴 거예요. 제가 예전에 올린 리뷰가 있습니다. 아마 야무 님은 화가를 모델로 쓴 소설에 흥미를 느낄 듯합니다. 반가웠습니다.^^
 
일방통행로 / 사유이미지 발터 벤야민 선집 1
발터 벤야민 지음, 최성만 외 옮김 / 길(도서출판)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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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8년 독일 로볼트 출판사에서 출간된 이 책은 이전의 주로 고전적 문학작품에 대한 해석과 비평에 주로 초점이 맞추어져 있던 벤야민의 글쓰기 방식이, 여기서는 현실과 초현실 세계의 다양한 경험들에 대한 아포리즘적이면서도 이미지적인 성찰의 방식으로 바뀌었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남다르다. 물론 동시에 그 탄생배경에 대한 사전이해 없니는 독해가 힘들다는 점에서, 그의 몇몇 텍스트와 마찬가지로 난해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 ‘알라딘 책소개’에서. 



내가 수강하는 강좌에서 언급되었던 책을 집에 와서 찾아보았다. 발터 벤야민의 <일방통행로 사유이미지>라는 책이었다. 접힌 부분이 많았다. 그중 일부를 옮겨 적고 단상을 적어 보았다. 



계단 주의! 


좋은 산문을 쓰는 작업에는 세 단계가 있다. 산문을 작곡하는 음악의 단계, 그것을 짓는 건축의 단계, 마지막으로 그것을 엮는 직조(織造)의 단계가 그것이다.(93쪽)


⇨ 이러한 단계를 염두에 두고 글을 쓸 수 있을까? 그러나 음미하며 읽어 볼 만한 글이다.


난 그저 생각이 흐르는 대로 초고를 쓰고 나서 단락을 어떻게 나누어야 할지 궁리하고, 단락의 순서를 어떻게 바꿀지 궁리하고, 마지막 단락이 깊은 여운을 주는 글이 되게 하려고 궁리한다. 퇴고할 때는 세심히 보며 삭제할 문장을 고르고, 잘못된 문장을 수정한다. 



사람이 자신의 강점을 알게 되는 곳


그곳은 그의 실패에서이다. 우리가 우리의 약점 때문에 성공을 거두지 못하는 곳에서 우리는 우리 자신을 업신여기고 그 약점을 부끄러워한다. 하지만 우리가 강한 곳에서 우리는 우리의 패배를 업신여기고 우리의 불운을 부끄러워한다. 승리와 행운을 통해 우리는 우리의 강점을 인식한다고?! 우리에게 그 어떤 것도 바로 우리의 강점만큼 우리의 깊은 약점들을 드러내는 게 없다는 걸 대체 누가 알지 못할까?(172~173쪽)


⇨ 인간은 성공할 때 남을 배려할 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성공하면 자신을 높은 위치에 두고 자신이 최고라는 생각에 오만해지기 쉽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사람들의 비난을 산다.


오만한 자는 하나의 그림자를 달고 있는데 그것은 어리석음이다.   


      

일련의 실패들에서는 경우가 다르다. 우리는 그 실패들 속에서 온갖 부활의 술책들을 배우고 용의 피로 목욕하듯이 수치심 속에 목욕한다. 명성이든 알코올이든 돈이든 사랑이든, 사람은 자신의 강점이 있는 곳에서 명예를 모르고 치욕을 두려워할 줄도 모르며 침착함도 모든다.(173쪽) 


⇨ 실패를 경험하면 그것을 통해 배울 점이 있기 마련이어서 부활의 기회를 갖게 된다. 실패가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이 있는 이유다.  



말리는 충고는 하지 않기


충고를 부탁받은 사람이 제대로 충고하기 위해서는 먼저 충고를 부탁하는 사람 자신의 의견을 물어보고 그다음 그 의견을 승인해주는 것이 좋다. 자신보다 더 똑똑한 의견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또한 남의 의견을 따르겠다는 결심을 가지고 충고를 구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185쪽)


⇨ 나는 나보다 더 똑똑한 의견을 가진 사람이 있다고 본다. 그래서 고민이 있으면 친구에게 전화하여 어떻게 하면 좋은지 물어보기도 한다. 균형 잡힌 사고를 가지기 위해서 친구의 의견을 듣고 싶은 것이다. 이때 친구의 의견에 동의할 때가 많다. 자신만이 똑똑한 의견을 가지고 있다는 여기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훌륭한 작가


훌륭한 작가는 자기가 생각하는 것 이상을 말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 점은 대단히 중요하다. 말한다는 것은 생각하기의 표현인 것만이 아니라 생각하기의 실현이기 때문이다.(227쪽)


⇨ (이 글은 238쪽에도 나와 있다. 중복 게재를 한 것은 출판사의 실수인 듯.) 


훌륭한 작가가 아니라 할지라도 생각하는 것 이상을 말하기는 어렵지 않은가? 남의 문장을 베껴 쓴다면 모를까. 오늘날 인터넷의 발달로 인해 베껴 쓰면 들통나기 십상이다. 


‘생각하기의 실현’이 없다면 생각하기가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우리가 올바른 생각을 갖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올바르게 실현하기 위함이 아닌가.  

 

이에 대해 저자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문학이 중요한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것은 오직 실천과 글쓰기가 정확히 일치하는 경우뿐이다.(69쪽)



열악한 작가는 착상이 많이 떠올라 그 착상들 속에서 기력을 탕진해버린다. 이것은 제대로 훈련받지 못한 열악한 달리기 선수가 사지를 맥 빠지게 움직이거나 지나치게 활발하게 움직이느라 기력을 탕진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그 열악한 작가는 자기가 생각하는 바를 냉철하게 말할 줄 모른다. 재기발랄하게 훈련받은 신체가 펼치는 연기를 자신의 스타일에 맞게 사유에 부여하는 것이 바로 훌륭한 작가의 재능이다. 훌륭한 작가는 결코 자신이 생각했던 것 이상을 말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가 쓰는 글은 그 자신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그가 말하고자 하는 것에만 도움을 준다.(227쪽)


⇨ 나의 의견을 말하면 글을 쓰면서 새로 알게 되는 것들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글이 글을 부르기 때문이다. 기존의 글이 새 글을 부른다는 뜻이다. 즉 글을 쓰면서 사고의 폭을 넓힐 수 있다는 말이다. 

  




부활  사람들은 다음과 같은 경험을 했을 것이다. 사람들은 누군가를 사랑하면, 심지어 집중적으로 그 사람을 생각하다보면, 거의 모든 책에서 그 사람의 초상을 발견하게 된다. 사랑을 받는 그 사람은 심지어 주인공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그 적수로 나타나기도 한다. 단편소설에서든 장편소설에서든 노벨레에서든 그 사람은 항상 새롭게 변신하여 나타난다. 그리고 여기서 다음의 사실이 추론된다. 상상력이란 무한히 작은 것 속으로 파고들어갈 줄 아는 능력이고, 모든 집약된 것 속으로도 새로운, 압축된 내용을 풍부하게 부여할 줄 아는 능력이다. 요컨대 상상력은 어떤 이미지든 접어놓은 부채로 여길 줄 아는 능력, 그 부채가 펼쳐져야 비로소 숨을 쉬게 되고 또 새로이 펼쳐진 그 폭에서 사랑하는 사람의 특성들을 내부에서 연출해 보이는 그러한 능력이다.(116쪽)


⇨ 상상력을 이렇게 표현하다니 감탄스럽다. 상상력이란 접어놓은 부채를 펼쳐보는 것과 같은 능력이라는 것. 기억해 두고 싶다.


이 책은 난해한 문장이 있긴 하지만 일독할 만한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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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4-04-25 20: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얼마만의 리뷰입니까?
쓰신다더니 정말 쓰셨네요. ㅎ
저는 왠지 벤야민의 책은 어려울 것 같아 감히 손대기가 좀 그렇던데
어렵지 않았나 봐요. 하긴, 이런 사람의 책을 읽어두면 보약 먹은 기분들지 않을까요?
저도 언제가 한번 도전해 보겠습니다.

참, 서재 손 좀 보셨네요. 산뜻하네요.^^

페크pek0501 2024-04-25 22:27   좋아요 2 | URL
올해 들어 처음 쓴 리뷰 같습니다.
난해한 부분이 있지만 읽을 만합니다. 보약 먹은 기분... 크하하~~~
발터 벤야민 같은 유명인의 책은 왠지 읽어야 할 것 같지 않습니까...
봄이 왔으니 겨울 풍경을 내리고 봄단장을 했어요.^^

서니데이 2024-04-25 21: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서재 이미지를 봄 개편하셨군요.
벚꽃과 목련의 시기는 지났지만, 요즘 철쭉이 피고 화사한 시기예요. 연초록으로 새로 나온 잎들이 보기 좋네요.
이번주 비가 와서 조금 덜 더웠는데, 다시 오늘부터는 기온이 올라가서 주말에 29도 가까이 올라간다고 해요.
자주 달라지는 날씨에 건강 조심하시고, 편안한 하루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4-04-25 22:28   좋아요 2 | URL
봄단장을 했지요. 봄이 왔으니까요.
우리 동네에는 아직도 꽃잔치를 벌이고 있어요. 오늘 나가 보니 아직도 피어 있어요.
29도라니, 갑자기 여름 날씨가 되는 거군요.
서니데이 님도 편안한 하루 보내세요.^^

2024-04-26 22: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4-27 17: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두 사람이 서로에게 가장 친한 친구로 계속 남아서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었던 이유로 몇 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친구가 자신의 질투심을 솔직하게 인정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기 때문이거나, 데일의 용서할 수 있는 품성 덕분이거나, 아니면 두 가지 요소 모두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습니다. 데일은 이렇게 말합니다. “저는 친구의 나쁜 점에 대해서는 관심을 두지 않고 오직 좋은 점만을 보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그것이 우리가 25년 동안 최고의 우정을 지킬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 잔 야거, <우정이라는 이름의 가면>, 132쪽.


⇨ 친구의 나쁜 점에 대해서는 관심을 두지 않고 오직 좋은 점만을 보는 방법을 배웠다고 하는데, 이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 뇌에 긍정적인 것보다 부정적인 것에 더 강한 영향을 받는 부정성 편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가 좋은 정보보다 나쁜 정보에 더 주목하는 이유를 잘 설명해 준다. 그러므로 우리는 친구의 좋은 점을 보려고 노력하는 게 필요하겠다.  





















동창 모임, 강좌 수강생 모임, 작가 모임, 독서 모임, 영화 모임, 스터디 모임 등 모임이 많다 보니 내가 속해 있는 단톡방이 여럿 있다.


어느 날 한 단톡방에서 아무 말 없이 나가는 사람이 있었다나가는 이유를 설명하지 않은 채로 나가면 단톡방의 사람들은 우선 당황하고 나간 이유를 궁금해 한다. 시간이 지나면 각자 짐작되는 바가 있어 결론을 내린다. 우리가 그에게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결론. 그러고 나서 끝이다. 단톡방에서 나간 이와의 인연은 끝이라는 뜻이다. 






어쩌겠는가. 인연을 끝내고 싶다는데. 이미 나가기로 결정한 이가 어떤 말로 회유한들 돌아오겠는가. 설령 돌아온다고 해도 언젠가는 또 나갈 가능성이 높겠지. ‘너희들 없어도 살 수 있다’는 자신감 또는 오만함이 있었을 테니 그는 앞으로 세상을 사는 데 지장이 없으리라. 







부디 잡는 사람이 없다고 상처받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만약 인연을 끊은 게 후회하는 순간이 온다면 그는 다른 이들에게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지.

 






끝난 인연은 깨진 유리병과 같다. 원상태대로 돌아갈 수 없어서다. 지금은 그렇게 생각한다.






인연이 있으면 훗날 다시 만나게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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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5 01: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5-08 11:51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