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루 포터, 「사라진 것들」



“그래, 전시회는 언제가 될 것 같아?” 나는 물었다.

“모르겠어.” 마야가 말했다. “아직 구체화된 건 하나도 없으니까. 이런저런 서류 작업이라든가, 준비할 게 굉장히 많을 테고―”

“그래도 어쨌든 전시회가 열린다는 거잖아.”

“그렇지.” 마야는 말했다. “내가 이해하기로는 그래.”

나는 잔을 내려놓고 마야를 바라보았다. 벌써 마야가 떠나 버렸다는 느낌이 들었다. 눈빛이 어딘가 달랐다. 아마도 그때가 누군가와 함께 있으면서 그런 감정을 느낀―이미 가버린 사람을 바라보고 있다고 느낀―내 인생의 유일한 순간이었을 것이다.

마야가 내게 다가왔다. “있잖아, 거기 가면 네 부모님 댁에서 지내도 되겠다.”

“물론이지.” 나는 그렇게 대답하면서도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걸 알았고 분명 마야도 그 말을 내뱉은 순간 알았을 것이다. 

이런 점진적인 멀어짐은 그해 여름 내내 일어나고 있었지만 나는 그 순간이 되어서야 그것을 물리적으로 감지했다.

- 「사라진 것들」 중 ‘넝쿨식물’ 5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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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3 16: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8-14 13: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앤드루 포터의 <사라진 것들>은 15편의 소설이 실려 있는 단편집이다.


   












나에게 있어서 단편집을 읽는다는 것은 잘 차려진 요리상에서 먹는 즐거움을 누리는 것과 같다. 많은 상품이 진열되어 있는 백화점에서 쇼핑하는 즐거움을 누리는 것과 같다. 한 편 한 편을 정성스레 읽고 책장을 넘길 때마다 다음 편을 기대하게 되는 것은 단편집이 지닌 큰 매력이다. 



* ‘오스틴’을 읽고 


화자인 ‘나’는 오스틴 인근에서 열린 파티에서 바람을 쐬려고 밖으로 나갔다가 뒷마당 야외 화로 주위에 둘러앉아 담배를 피우는 옛 친구들을 발견한다. 여기서 한 친구한테서 들은 이야기가 이 소설의 중요한 소재가 된다. 그 이야기는 대강 이런 것이었다. 어느 날 밤 에번의 친구 캘런이 집에 돌아왔는데 집안에 침입자가 있었다. 침입자는 십대 소년이었다. 하지만 주위가 어두워 캘런에게는 복도에 있는 이 소년의 흐릿한 형체 말고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처음엔 도망가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여자 친구가 침실에서 잠들어 있다는 사실을 떠올린 그는 상대가 아이라는 것을 알지 못한 채 달려들었고 아이의 머리를 욕실 입구에 짓찧어 죽이고 말았다. 그 여파로 캘런은 자살 충동에 시달린다고 한다. 


이 문제에 대해 살인을 저지른 게 맞는 것이라느니, 다른 사람 눈엔 정당방위일 것이라느니 의견이 분분했다. 그때 한 친구가 화자인 ‘나’에게, 아빠인 너는 자식 가진 부모의 시각에서 어떻게 보느냐고 묻는다. ‘나’는 대답을 회피하고 다음과 같이 생각한다. 


정당화가 되느냐 아니냐를 따질 일이 아니다. 두 인간과 그들 각각의 가족에게 일어난 아주 슬픈 사건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그것 말고는 그다지 할 얘기가 없다.(14~15쪽)


집에 돌아온 ‘나’는 침입자 얘기를 아내에게 하지 않는다. 그것은 아내를 자극할, 공황으로 몰아넣기 딱 좋은 얘기로 여겨서다.


침입자 사건에 대해 나는 네 가지로 나눠 생각해 보았다. 첫째는 침입자에 대한 캘런의 과도한 대응으로 인해 어이없이 숨진 아이의 가엾음에 대한 것이다. 둘째는 숨진 아이의 가족이 감당해야 할 슬픔에 대한 것이다. 셋째는 살인했다는 자책감에 시달릴 캘런의 불행에 대한 것이다. 넷째는 보호해야 할 배우자와 자식이 있는 경우 우리는 어떻게 느낄지에 대한 것이다.  


사랑하는 배우자와 자식이 있는 이가 침입자 사건에 대해 듣게 된다면 큰 공포를 느끼게 되리라. 침입자가 가족을 해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소중한 사람들이 있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그들을 다치게 해서는 안 되므로 위험한 상황에 처했을 때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다. 겁 없이 살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지킬 것이 없는 사람일 터. 즉 잃을 것이 없는 사람일 것이다. 


독자에 따라서는 ‘오스틴’을 자녀를 둔 부모들이 갖는 불안과 두려움에 대한 소설로 읽을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렇게 생각해 볼 수 있겠다. '지켜 줘야 할 자녀가 있는 부모와 없는 부모 중 어느 쪽이 더 행복한가? 어느 쪽이 더 불행한가?' 




....................

앤드루 포터는 10편의 소설이 담긴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을 읽고 나서 좋아진 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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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4-08-03 15: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책도 좋았지만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이 더 좋았어요.
앤드루 포터의 글은 좀 무겁더라고요^^

페크pek0501 2024-08-03 15:44   좋아요 1 | URL
저는 이 책, 반 정도 읽어서 나머지 반을 더 읽어야 어느 책이 나은지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에서는 표제작이 저는 가장 좋았어요. 몇 번이나 반복해 읽었었죠. 읽을 때마다 슬펐어요.
저도 그래요. 가볍게 읽게 되지 않고 마음을 졸이며 읽게 되더라고요. 첼로, 라인벡도 그랬는데 숨을 쉬어, 를 읽을 땐 (과장해서 말하면) 제가 숨이 안 쉬어질 것 같았어요. 너무 몰입이 되어요.^^

서니데이 2024-08-09 19: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폭염이 계속되고 있어요.
더운 날씨에 파란색 느낌의 사진이 시원하게 보여서 좋네요.
이 책 소개를 많이 본 것 같은데, 단편집이었네요.
더운 날씨 건강 조심하시고,
시원하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4-08-14 13:43   좋아요 2 | URL
폭염이 계속되니 여름이 지루하게 느껴집니다. 선선한 바람이 불 때가 된 것 같은데 뜨거운 태양이 물러날 기색이 없어 보이네요. 이 여름이 가고 나면 시간은 또 연말을 향해서 빨리 갈 터이니 나이 한 살 더 먹겠지만 그래도 가을이 오면 좋겠어요. 서니데이 님도 시원하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희선 2024-08-18 04: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누군가 자기 집에 들어오면 무섭겠지만, 어떤 사람인지 보는 게 먼저면 좋을 텐데... 무서워서 그러지 못할 때 있을지도... 뭔가 소리를 내면 먼저 달아날지도 모르고, 그렇게 끝나도 괜찮을 듯한데, 저도 잘 모르겠네요


희선

페크pek0501 2024-08-20 13:41   좋아요 1 | URL
안타까운 사건이었어요. 저는 식구들이 아직 들어오지 않은 저녁에 빈 집에 들어올 때 무서운 마음이 들어 침입자가 있는지 확인하곤 해요. 방문을 하나하나 열어 보는 거예요.ㅋㅋ 도둑이나 강도를 의식하며 살아야 하는 현실이 싫지요.^^

젤소민아 2024-08-20 11: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앤드루 포터의 작품을 읽으면 안 좋아하곤 못 배기는 것 같아요~~상관없는 이야기지만 외모도 출중하심~~ㅎㅎ

페크pek0501 2024-08-20 13:45   좋아요 0 | URL
젤소민아 님, 반갑습니다. 님도 앤드루 포터를 좋아하시죠. 저도 광팬입니다. 저는 그의 소설을 읽을 땐 너무 몰입되어 피로감이 느껴질 때가 있어요. 단편에 매료되게 만드는 작가입니다.^^
 


일주일간의 방문자 수는 다음과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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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24-08-02 18: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가끔 그런 경우가 있어서 알라딘 오류가 아닐까 했는데 날짜를 보니 전 29일은 방문객이 그냥저냥해서 아마도 무슨 검색 로봇이 열일해서 그런것이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페크pek0501 2024-08-03 11:55   좋아요 0 | URL
저도 이런저런 이유를 추측해 볼 뿐 왜 그런지는 모르겠어요. 방문자가 사오백 명이 될 때도 있는데 다른 서재에 가 보면 안 그렇고 저만 그렇더라고요. 서재마다 다른 건지...ㅋㅋ

잉크냄새 2024-08-02 20: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즘 종종 왕림해주셔서 방문자 기록 경신했습니다.
항상 welcome입니다.

페크pek0501 2024-08-03 11:56   좋아요 0 | URL
우하하~~ 멋진 잉크냄새 님이십니당~~ 저도 기록 welcome, 하겠습니다.^^

라로 2024-08-02 22: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요! ㅎㅎㅎ 월욜 뭔 문제가 있었나봐요. ㅋ

페크pek0501 2024-08-03 11:58   좋아요 0 | URL
라로 님도 그런 일이 있으셨군요. 어떤 오류, 로 일단 잠정적인 결론을 내리겠습니다.
혹시 다른 사실을 아시는 분이 계시다면 댓글을 남겨 주시길 부탁하면서... 말이죠.^^
 



기초적 지식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의 장점이라면, 그 이상의 지식을 얻을 수 없다는 점은 이 책의 단점이다. 독서 모임의 선정 도서가 아니었다면 읽지 않았을 책이다. 독서 모임을 하다 보니 이 책처럼 내가 읽고 싶던 책이 아닌데도 읽어야 하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이 책을 완독했지만 토론할 만한 책이 아니라는 판단 아래 이 책에 대해 토론하는 날 독서 모임에 참석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 책에서 눈여겨 볼 대목이 몇 군데 있었다. 그중 하나가 ‘구두쇠, 포르노, 불륜’에 관한 글이다. 


‘구두쇠, 포르노, 불륜’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구두쇠, 포르노, 불륜은 모두 대상과 상상으로 관계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구두쇠는 자기 보물을 실제보다 가치 있게 여긴다. 포르노를 보는 사람은 성적 대상으로서의 면모를 극단적으로 확대한다. 불륜을 저지르는 사람은 그 관계를 실제보다 더 새롭고 짜릿한 것으로 착각한다. 하지만 상상이 힘을 잃는 순간 이런 관계들은 급속도로 무너진다.

- 이충녕, <가장 사적인 관계를 위한 다정한 철학책>, 178쪽.


“구두쇠는 자기 보물을 실제보다 가치 있게 여긴다.”(178쪽) 이에 대해 내 생각을 적어 보려 한다.

  

⇨ 구두쇠는 자기 보물을 실제보다 가치 있게 여긴다고 하는 말에 동의한다. 구두쇠는 누구나 죽을 땐 빈손으로 죽는다는 사실을 잊고 사는가 보다. 언젠가는 이승에 놓고 갈 보물인데 그것이 가치가 있다면 얼마나 있겠는가? 자신의 가치보다 더 높을 수는 없지 않은가?


예를 들어 친구 중에 가난하지 않은데도 10년간 밥 한 끼 사는 일이 없는 구두쇠가 있다고 가정하자. 나는 그 친구에게 다음과 같이 말하고 싶다. “친구야, 네가 친구들을 만날 때마다 밥을 얻어먹기만 하고 한 번도 사지 않아 10년간 돈 50만 원이 굳었다고 하자. 너는 금전적 이익을 봤다고 여길 테지. 그러나 네가 매력 없는 친구가 되는 점은 생각하지 않는 것 같구나. 네가 친구 사이에서 매력 없는 사람이 되는 것은 50만 원 이상의 손실이 아니냐?”


난 구두쇠와 사귀고 싶은 마음이 없다. 만날 때마다 내가 상대방보다 돈을 더 써서 손해를 볼 것 같아서가 아니다. 구두쇠는 무엇보다 매력이 없어서다. 호감이 가지 않아서다. 구두쇠가 결혼하면 부부 사이가 좋을 수 없고 자녀와도 사이가 좋을 수 없다고 본다. 한마디로 구두쇠가 되는 것은 주위 사람들이 싫어할 유형의 사람이 되는 것이다. 남에게 인색한 이를 좋아할 자가 없을 테고 그런 이에게 복이 있을 리 만무하다. 


우리는 하나의 단점이 도드라져 보이는 누군가가 있을 때 그의 다른 면에 대해서도 대체로 부정적으로 본다. 가령 구두쇠를 볼 때 인색하다는 단점이 부각되어 그의 장점마저 좋게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바로 이것이 구두쇠들이 감당해야 하는 큰 손해가 아닐까 한다. 어떤 이는 저축을 많이 하고 싶어 알뜰하다 보니 남에게 구두쇠로 보였을 뿐인데, 구두쇠에 대한 사람들의 평가가 너무 가혹하다고 혹자는 말할지 모르겠다. 나도 그렇다고 여긴다. 그래서 가혹한 평가를 받지 않으려면 구두쇠로 보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 내 주장의 요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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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4-07-23 21: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잘 지내셨나요. 서재 이미지에서 여름의 시원하고 좋은 느낌이 들어요.
10년동안 한번도 밥을 사지 않은 친구가 있다면, 그 사람에게는 어떤 좋은 점이 있었을까요.
인색한 사람과는 오랜 시간 친구관계가 유지되지 않았을 것 같아서요.
검소하고 절약하는 습관을 가진 사람은 좋을 것 같은데,
남에게 특별히 인색한 사람이 되는 건 좋지 않을 것 같아요.
잘 읽었습니다.
날씨가 많이 덥고 비가 자주 오는 시기예요.
건강 늘 조심하시고, 시원하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4-07-24 11:13   좋아요 2 | URL
서니네이 님, 오랜만이죠? 여름이라 시원하게 보이는 풀장과 푸른 나무들로 서재를 도배해 봤어요.
구두쇠들에게도 아마 장점이 있겠지요. 그런데 제가 깨달은 것은 돈에 짠 사람은 마음이 넉넉하기가 어렵다는 사실이에요. 그 두 가지가 같이 간다고 봐요. 알뜰함은 자기 혼자의 생활에서만 발휘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사람들과 어울리게 되면 알뜰함을 접어야 한다는 거죠.
베란다 창문을 활짝 열어 놨는데 조금 전 비가 와 안으로 들이쳐서 닫았네요. 그러더니 지금은 화창한 날씨가 되었네요. 서니데이 님도 건강 늘 조심, 즐거운 하루하루를 보내시기 바랍니다.^^

2024-07-24 16: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7-24 16: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감은빛 2024-07-25 01:4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책을 다 읽고도 일부러 독서모임에 안 나가셨군요. 저는 한동안 두세개 가량의 독서모임에 나가다가 어느 순간부터 다 그만두었어요.

제 주위에는 구두쇠는 없는 것 같아요. 하나같이 밥 사주려고 하는 사람들 밖에 없네요.

불륜은 해 본적이 없지만, 말씀하신 부분에 동의합니다. 다만, 불륜 뿐 아니라 정상적인 연애도 일정부분 자신만의 상상 속에서 이뤄진다는 생각도 들어요.

이혼하고 꽤 시간이 지난 후에 깨달았는데, 연애 시절과 결혼 생활 중 우리 두 사람 모두 각자의 생각 속에만 머물렀던 것은 아닌가 라고 생각했어요. 서로 좀 더 소통하고 자신을 가두고 있는 틀을 깨뜨렸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 했어요.

페크pek0501 2024-07-25 12:59   좋아요 2 | URL
제가 속한 독서 모임은 한 달에 두 번, 모여요. 2주에 한 번꼴이죠. 처음엔 완독하고 무조건 참석하려 했는데 토론거리가 없는 책으로 모일 땐 외출하는 시간이 아깝더라고요. 그래서 책이 맘에 드는 경우만 참석하기로 했어요.ㅋㅋ 맞습니다. 그래서 연애하는 사이가 서로를 가장 잘 아는 것 같아도 사실은 가장 모를 수 있다는 생각이에요. 아마 상상력이 없다면 연애도 없지 않을까 싶네요. 인생 깁니다. 앞으로 좋은 반려자를 만나길 응원하겠습니다.^^

희선 2024-07-25 01: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구두쇠, 포르노, 불륜 세 가지가 다를 것 같은데 공통점이 있다니, 재미있네요 아끼는 게 나쁜 건 아니지만, 아끼지 않아야 할 때도 있겠습니다 그걸 잘 구별한다면 그렇게 안 좋은 사람으로 보이지 않겠지요 아낄 때는 아끼고 쓸 때는 쓰기...


희선

페크pek0501 2024-07-25 13:02   좋아요 1 | URL
세 가지의 공통점은 과장해서 확대 해석한다는 거죠. 이 부분, 저자의 능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어요.
아낄 때는 아끼고 쓸 때는 쓰는 것. 정답입니다. 쉬우면서도 어렵죠.^^

2024-07-26 23: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7-27 11: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얄라알라 2024-07-27 20: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화끈하시다!!^^ 저는 별로 감흥 없는 책, 게다가 토론 이끄는 분의 방식이 맘에 안 들어도 내키지 않는 맘으로 참석하고는 후회하는 타입인데 과감히 불참하시다니! 그렇다고 그 책을 안 읽으신 게 아니라 페크님 방식으로 알짜배기를 걸러내어 이렇게 소개해주시다니요

페크pek0501 2024-07-29 21:27   좋아요 1 | URL
독서 모임에서 구성원을 잘 만나는 건 행운이에요. 독서광이면서 발표도 잘하는 사람이면 좋은 멤버죠.
저는 일단 책 리스트를 보고 구매해 놓습니다. 구매했으니 읽어야 하고요. 날짜가 정해져 있으니 그 안에 완독하려고 노력하죠. 그런데 불참할 때가 더러 있어요. 뭔가 있을 것 같아 책을 끝까지 읽었는데 내용이 별로라고 여겨질 때 또는 토론거리가 없다고 여겨질 때 불참해요. 제가 속한 독서 모임에선 결석한다고 해도 제재가 없어요. 다 너그러운 분들만 모였답니다.^^

2024-07-28 21: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7-29 21: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7-28 21: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7-29 21: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모나리자 2024-07-29 23: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그런 구두쇠 친구 있지요.ㅎ
특히 밥 한번 먹자, 해 놓고(꼭 사야 할 일이 있을 때) 몇 년이 지나고 감감 무소식인 친구는
얄밉기도 하고... 그러다가 멀어지기도 하네요.
정말 공감할 수 있는 글을 써 주셨네요.
서재 사진이 싱그러운 여름 이미지와 잘 어울립니다.
무척 더운 여름을 보내고 있어서 그런지 시원하게 느껴져요.
7월 마무리 잘 하시고 8월에도 화이팅 하세요. 페크님.^^

페크pek0501 2024-08-02 12:42   좋아요 1 | URL
모나리자 님 주위에도 그런 사람이 있는가 봅니다. 공감하신다니 반갑네요.
사실 위의 글은 제가 저에게 주는 메시지, 이기도 합니다. 구두쇠가 되지 말자는...
여름이라 수영장을 전체 배경으로 넣어 봤어요. 타이틀 이미지는 대각선으로 자라는 나무가 멋져서 찍은 사진입니다. 벌써 8월이네요. 다음주에는 입추가 있으니 조금만 더위를 견디면 될 것 같네요. 모나리자 님도 파이팅, 입니다.^^

고양이라디오 2024-08-02 18: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백 번 공감합니다. 구두쇠의 본질은 이기적이고 남에게 인색한 것이 바탕이기 때문에 매력적일 수가 없겠죠. 한 측면 때문에 전체적인 인상도 나빠지고요. 저걸 후광효과라고 하는 거 같은데, 부정적인 경우에도 쓰이는 지는 모르겠네요.

페크pek0501 2024-08-03 11:52   좋아요 0 | URL
이기적인 것 맞아요. 상대방이 어떤 기분일지에 마음을 쓰면 구두쇠 노릇을 할 수 없지요.
중요한 점은 구두쇠로 사는 게 삶의 태도로 굳히게 되면 베푸는 사람으로 바뀌기 어렵다는 점이에요. 인간은 습관의 노예이기 때문이죠.
후광 효과가 주로 긍정적인 경우에 쓰이지만 부정적인 경우에 쓰여도 무방할 듯하네요.^^
 




영화 <시민덕희>는 한부모 가정을 책임져야 하는, 두 아이의 엄마인 ‘덕희’가 ‘보이스 피싱’ 사기를 당해 전 재산을 날린 사건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40대 여성인 덕희는 화재로 인해 일의 터전인 세탁소를 잃고 나서 세탁 공장에 취직하여 일하게 된다.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대출을 받고 싶었던 그녀에게 거래 은행의 손대리라는 사람이 전화한다. ‘보이스 피싱’인 줄 모르고 그녀는 손대리에게 큰돈을 송금한다. 나중에 사기당한 것을 안 그녀는 경찰서에 가서 신고하지만 안일하게 대응하는 경찰관의 태도에 실망한다. 이런저런 생각 끝에 자기 스스로 범인을 잡겠다며 세 명의 여성과 함께 중국으로 향한다. 결국 그녀는 ‘보이스 피싱’ 범죄 조직의 총책을 잡는 데에 성공한다. 그녀 덕분에 경찰은 총책을 체포할 수 있었다. 총책이 고용한 변호사는 합의금 3억을 제안하지만 그녀는 그 돈을 받지 않겠다며 합의를 끝까지 거부한다. 그러고는 일상의 그녀로 돌아와 세탁 공장에서 일한다.    


이 영화에서 내가 눈여겨 본 것은 두 가지다. 첫째, 적극적인 수사에 나서지 않는 경찰관들의 안일한 태도다. ‘보이스 피싱’ 사기 사건이 속출하다 보니 경찰 입장에선 낯선 일이 아니겠으나 사기당한 피해자의 심정을 헤아려 본다면 그런 태도를 가질 수 없을 것이다. 둘째, 합의금 3억을 받을 수 있음에도 그 거액의 유혹을 물리친 덕희의 결단력이다. 그녀는 돈이 모든 것의 우위에 있는 듯 보이는 사회에서 돈보다 더 가치 있는 것이 있음을 몸소 보여 줌으로써 바람직한 인간의 모습을 제시한 셈이다. 




....................

2024년 1월에 개봉한 영화다. 

현재는 넷플릭스에서 만나 볼 수 있는 영화다. 강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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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4-07-23 13: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언니! 오랜만이어요. 지난번에도 이런 인사했죠? ㅋㅋ 넘넘 덥네요. 아직 여름은 반이나 남았데.ㅠ
이 영화 재밌을 것같아요.
모쪼록 남은 여름 잘 보내시고 또 소식 전해주세요.^^

페크pek0501 2024-07-23 15:47   좋아요 1 | URL
예, 스텔라 님, 반가워요. 제가 좀 서재에 뜸하지요?
시민덕희는 한 달에 한 번 모이는 영화 모임에서 선정한 영화라서 봤는데 좋은 영화였어요.
그저께 가족과 물놀이 가서 찍은 사진으로 오늘 서재를 도배질 했네요. 모레 벌써 중복이니 여름이 잘 가고 있다는 것이죠. 다음에 답방 갈게요.(글 올린 날은 피로해서요.ㅋ)^^

hnine 2024-07-24 08: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pek님, 저도 이 영화 재미있게 봤어요. 시민보다 더 행동이 굼뜨고 무사태평인 듯 한 경찰이 나오는 대목에선 답답해서 한숨이 나오기도 했고요. 재미도 있고 사회성도 있는, 저에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영화였답니다.
영화 모임도 하시는군요. 저도 영화나 책을 읽고 나면 누군가와 그것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싶은 마음이 요즘 들어 부쩍 들어요. 대화할 상대를 일부러 찾아서 해야 하는 때가 왔나봐요.

페크pek0501 2024-07-24 11:17   좋아요 0 | URL
이 영화를 보셨군요. 저도 좋은 영화라고 생각해요.
영화 모임, 독서 모임, 스터디 모임까지 하고 있어요. 이 나이가 되고 보니 공부하는 것보다 더 재밌는 게 없어서요. 학창시절에 그렇게 하기 싫던 공부를 찾아서 하고 있는 아이러니!!ㅋㅋ
나인 님도 가까운 도서관에서 주관하는 독서 모임을 하신다면 좋을 듯합니다. 일단 장소와 음료가 해결되거든요.
저는 이제 맘에 드는 책일 때만 독서 모임에 참석하기로 했어요. 즐거운 하루하루가 되길 응원합니다.^^

감은빛 2024-07-25 01: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가 실화 기반이라는 사실도 알고 계시죠? 그리고 실제 현실은 영화 보다 더 엉망이었구요.

실제로 보이스 피싱 사기를 당한 후 총책을 잡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던 분은 현재까지도 경찰에게 무시를 당하고 있고, 경찰은 제보 사실을 숨기고 자신들이 총책을 잡았다고 언론 플레이를 했어요. 저 피해자이자 제보자는 지금까지도 제보자로서의 위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 영화, 저는 솔직히 너무 못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 이야기가 이렇게 극적인데, 이걸 이렇게 못 살리다니 하는 생각입니다. 라미란을 비롯한 배우들의 연기가 워낙 훌륭해서 점수를 안 줄 수는 없지만, 시나리오의 완성도와 작품성은 점수를 줄 수 없다고 생각해요.

페크pek0501 2024-07-26 12:25   좋아요 0 | URL
감은빛 님, 오랜만입니다. 실제로는 범인 잡으러 중국에 가지 않았다고 하네요. 그 부분을 영화에 넣은 게 저는 좋았어요. 원래 현실이 엉망이다 보니 영화로 만들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언론 플레이는 흔희 있는 일이라 놀랄 일도 아니죠. 실제로 상금도 없었다고 하더라고요.
영화를 못 만들었다고 말씀하시는 부분은 일부 동의할 수 있어요. 통쾌한 점도 있지만 속이 터지는 부분도 있는지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점수를 준다면 이 영화에 만점을 주고 싶어요. 여성 넷이 뭉쳐 멋진 활약을 보여 주었거든요. 개인이 힘을 합하면 큰 힘이 된다는 걸 증명해 주었어요.^^

희선 2024-07-25 01: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거군요(감은빛 님 댓글 보고 알았습니다) 보이스 피싱은 잡기 어렵다는 말을 더 많이 하는 듯합니다 그런 걸 평범한 사람이 하다니 대단하네요 경찰이 하기 어려운 일을 해냈군요


희선

페크pek0501 2024-07-25 12:46   좋아요 0 | URL
실제 있었던 일을 영화로 만든 경우가 많더라고요. 평범하지만 때로는 비범해지기도 하는 게 인간이지요.
보이스 피싱이 사라져야 할 텐데 말이죠. 세상이 발전할수록 범죄도 발전하는 것 같아요.

모나리자 2024-07-29 23: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보이스피싱 사기가 계속 일어나고 있어서 그런지 이런 영화도 나왔군요.
범인을 잡으러 직접 행동을 취했다니 정말 용감한 시민이네요. 유혹을 물리친 주인공의
결단력도 높이 살만 합니다.
정의를 구현한다는 법도 시민을 지킨다는 경찰도 완벽하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그런 상황은 항상 나오더라구요.

페크pek0501 2024-08-02 12:45   좋아요 1 | URL
보이스 피싱 등 사기 사건이 너무 많이 일어나네요. 경찰이 신뢰를 잃는 사건도 많았죠.
경각심을 가져야겠습니다. 오늘은 덜 더운 듯합니다. 어제와 그제는 외출했는데 어찌나 덥던지 힘들었어요.
덥고 물가도 오르고 여러 가지로 살기 힘든 때입니다. 이 여름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