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행복해지기 위한 방법

 

 

‘테니스엘보’라는 병으로 팔이 아파 병원에 다니고 있다. 팔이 아픈 환자로 살다 보니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컴퓨터 자판기를 누르는 것 같은 일엔 전혀 문제가 없지만, 청소기로 집안을 청소하고 나면 팔에 통증을 느끼고, 무거운 물건을 들고 나서도 통증을 느끼며, 방을 깨끗하게 걸레질을 하고 싶은 걸 팔 때문에 참아야 할 때가 있으니 말이다. 해야 할 일이 남았어도 팔을 많이 사용한 날엔 일을 다음날로 미뤄야 하니 말이다. 몸 어딘가가 정상이 아님은 불편한 것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다른 각도로 보면 환자이기에 좋은 점이 있다. 가족의 보호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친정어머니는 이번 해의 김장을 누군가에게 부탁해 놔서 내가 거들지 않아도 된다고 하셨고, 남편은 휴일마다 대청소를 해 주고 있으며, 아이들은 함께 쇼핑을 가면 절대로 내가 물건을 들게 하지 않는다. 이런 것들은 내 팔에 대한 가족의 따뜻한 배려이고, 그 배려로 난 예전보다 편한 생활을 하고 있다.

 

 

팔의 병을 생각할 때 나는 현명해야 한다고 다짐하곤 한다. 팔이 아픈 것에 집중할 것인가, 팔로 인해 생긴 가족의 따뜻한 배려에 집중할 것인가. 이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하는 일에 현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팔이 아픈 것에 집중하면 불행한 사람이 되고, 가족의 배려에 집중하면 행복한 사람이 되기 때문이다.

 

 

한 애주가가 술을 따라 마시다가 술병에 술이 반만 남았다는 것을 알았다. 이때 그는 둘 중 한쪽으로 생각할 것이다. ‘술이 반밖에 안 남았네.’ 또는 ‘술이 반이나 남았네.’ 전자는 술병이 빈 쪽에 집중하여 부정적으로 생각한 것이고, 후자는 술병이 찬 쪽에 집중하여 긍정적으로 생각한 것이리라. 한쪽은 매사 불행해질 가능성이 많고 다른 한쪽은 매사 행복해질 가능성이 많으리라.

 

 

내가 만약 술이 반만 남아 있는 술병을 본다면, 술이 빈 쪽을 보지 않고 술이 찬 쪽을 보겠다. 마찬가지로 팔이 아픈 쪽을 보지 않고 가족의 따뜻한 배려 쪽을 보겠다. 이것이 불행보다 행복에 가까운 길로 가는 길이라고 여긴다. 이것이 행복해지기 위한 방법이라고 여긴다. 


 
행복해지기 위한 또 하나의 방법이 있다. ‘이보다 더한 불행은 얼마든지 있다고 생각하라.’라는 탈무드의 구절을 떠올려 보는 것이다. 내가 만일 팔이 아니라 다리가 아팠다면 어땠을까. 다리에 병이 생겼다면 잃기 싫은 직업을 포기해야 하고, 즐거운 친구 모임에 가지 못할 것이며, 내가 좋아하는 산책도 마음대로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니 ‘이보다 더한 불행’을 가정해 보면 다리가 아니라 팔이 아픈 것에 어찌 감사하지 않을 수가 있으랴.

 

 

늘 그런 건 아니지만 부정적인 시각보다 긍정적인 시각이 행복한 사람을 만들 때가 많은 건 확실하다. 인간의 어리석음 중 하나는 충분히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것도 부정적으로 보며 스스로 불행한 사람이 되려고 하는 점인 것 같다. 이 점을 나는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이렇게 노력하는 것은 행복하기 위해서는 의도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행복은 노력의 산물’임을 믿기 때문이다.

 

 

 

 

 

 

2. <달라이 라마의 행복론>

 

 

어떤 사람이 도저히 이해하지 못할 행동을 했을 때 그 행동을 한 이유에 대해 두 갈래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겠다. 하나는 그가 과거에 경험했던 어떤 일이 그로 하여금 그런 행동을 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해 보는 것이고, 또 하나는 그가 읽었던 어떤 책이 그런 행동을 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해 보는 것이다. 전자가 ‘경험의 영향’이라면 후자는 ‘독서의 영향’이라고 하겠다. 여기서 하려는 말은 후자와 맥이 닿아 있다.

 

 

 

 

 

 

 

 

 

 

 

 

 

 

 

 

 

내가 즐겨 읽는 책들 중엔 행복하기 위해 필요한 마음 자세에 대한 책이 많다. 그중 하나가 <달라이 라마의 행복론>이다. 이런 유의 책을 많이 읽다 보니 행복에 대한 내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 다시 말해 행복에 대해 내가 갖게 된 생각은 이런 유의 책의 영향을 받았다.

 

 

<달라이 라마의 행복론>에서 내가 공감하며 밑줄을 그었던 글을 뽑아 옮겨 봤다. 옮긴 글들은 위의 1번에 내가 쓴 ‘행복해지기 위한 방법’의 글과 일맥상통하는 글일 것이다. 

 

 


밑줄 긋기 :


 
우리에게는 본질적으로 두 종류의 감정 또는 마음의 상태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긍정적인 것과 부정적인 것입니다.(264쪽)

 

 

예를 들어 누군가 뒤에서 자신을 욕하는 것을 알아차렸다고 합시다. 그 사실을 알고서 마음에 상처를 받거나 화를 내는 등의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다면, 그것은 스스로 마음의 평화를 깨뜨리는 짓입니다. 당신이 겪는 고통은 당신 스스로가 만들어낸 것입니다. 반면에 당신이 부정적인 반응을 자제하고 비난의 말이 귓가를 스치는 한줄기 바람처럼 그냥 지나가게 놔둔다면 마음에 상처를 받지도 않고 힘들게 고민할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고통스런 상황을 항상 피할 순 없을지라도, 상황에 대응하는 방법에 따라 자신이 받는 고통의 크기를 조절할 순 있습니다.(171쪽)

 

 

또한 우리는 종종 지나칠 정도로 민감하게 느끼고, 사소한 일을 크게 여기고, 그런 일을 자신만 겪고 있다고 생각함으로써 스스로 고통을 키웁니다. 우리는 작은 일을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턱없이 부풀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면에 진짜로 중요한 일은 무관심하게 지나치곤 합니다. 자신의 삶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멀리 내다볼 때 훨씬 더 중요한 결과를 가져오는 일들을 말입니다.(170쪽)

 

 

이것은 여러 시각에서 하나의 현상을 볼 수 있음을 말해줍니다. 그리고 다른 시각에서 사물을 보는 능력에는 다분히 선택적인 면이 있습니다. 우리는 특별한 생각을 갖고 어떤 현상의 특별한 측면에 초점을 맞추면서, 특별한 시각을 채택할 수 있습니다. 이런 능력은 우리의 부정적인 생각들을 확인하고 물리치거나, 또는 긍정적인 특징을 발전시키려고 할 때 매우 중요합니다. 이렇듯 다른 시각을 채택할 수 있는 능력 덕분에 우리는 제거하려고 하는 우리 안의 일부를 따로 분리시키고 그것과 싸울 수 있습니다.(262쪽)

 

 

그 이유는 매순간의 행복이 대개 우리가 세상을 어떻게 보는가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사실 어떤 순간에 행복이나 불행을 느끼는 것은 주변 여건과는 거의 관계가 없고, 오히려 우리가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며 자신이 가진 것에 얼마나 만족하는가에 달려 있다.(25쪽)

 

 

마음의 수행이란 긍정적인 생각들을 신중하게 가려내고, 부정적인 생각들을 물리치는 일이다. 또한 이 과정을 통해 진정한 내면의 변화를 일으키고 행복을 이루는 것이다. 이런 마음의 수행이 가능한 것은 바로 우리 뇌의 구조와 기능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유전적으로 본능적인 행동 양식이 배선처럼 깔려 있는 뇌를 갖고 태어난다. (...) 하지만 우리 뇌의 배선은 정지해 있거나 고정되어 있어서 절대로 달라질 수 없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뇌는 적응력을 갖고 있다. (...) 사실 우리의 뇌는 놀라운 적응력이 있어서 계속 변화하고, 새로운 생각과 경험에 따라 자신의 배선을 바꾼다.(51~52쪽)

 

 

인간 뇌의 이 주목할 만한 특징은 우리 마음이 변화할 수 있다는 주장을 신경학적으로 뒷받침해준다. 생각을 통해 새로운 사고방식을 연습하면, 우리는 신경 세포를 재구성할 수 있고 뇌가 움직이는 방식을 바꿀 수 있다. 새로운 학습 과정을 통해 마음의 부정적인 상태를 긍정적인 상태로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마음의 수행을 통해 행복에 이를 수 있다는 주장은 실현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이다.(53쪽)

 

달라이 라마 | 하워드 커틀러, <달라이 라마의 행복론>에서.

 

 

 

 

 

 

 

 

 

 

 

나처럼 <달라이 라마의 행복론>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책들도 좋아할 것 같아서 추천한다.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
<미움받을 용기>
<아들러 심리학을 읽는 밤>
<너는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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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6-10-16 16: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고, 아프셔서 어떡해요...
열심히 재활 치료하면 낫는 거죠?
이제 우리 몸도 슬슬 여기저기 아플 때죠.
우리 엄마도 제 나이 때 여기 아퍼, 저기 아퍼 하셨으니까
지금은 그러려니 하고 받아 들여요..
언니는 이런 종류의 책을 즐겨 읽으셔서 그런지
현명하시고, 잔잔하세요. 언니에게서 많은 것을 배웁니다.^^

페크pek0501 2016-10-17 00:01   좋아요 1 | URL
오른 팔이 나았으니까 왼팔도 낫겠지, 하고 있어요. 그런데 끝까지 나을 것 같지 않다는 생각도 든답니다. 쉽게 낫질 않는 병인가 봐요.
팔을 아예 사용하지 않으면 낫는다고 의사는 말하더군요. 그런데 그럴 수가 있나요?
세수도 해야 하고 이도 닦아야 하는데 말이죠.
다 낫더라도 조심하며 살아야 합니다. 또 재발할 수 있어서요.
귀족병인가 봐요. 힘든 일을 하면 안 되거든요.
장보거나 물건 살 때 제일 불편해요. 들고 다닐 수가 없어서요.
그래서 조금 사고 내일 또 사자, 그런답니다. 불편해요.

건강관리, 잘하고 삽시다 우리...
첫 댓글 감사합니다.


서니데이 2016-10-16 2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팔이나 손이 아프면 여러가지로 불편해요. 빨리 좋아지셨으면 좋겠어요.요즘 미세먼지 좋지 않다고 하고 날씨도 자주 기온이 변하는데, 감기조심하시고 좋은하루되세요.^^

페크pek0501 2016-10-17 00:02   좋아요 1 | URL
예 불편하답니다. 볼펜으로 노트에 쓰는 걸 좋아하는데 조금만 쓰고
내일로 미룬답니다. 팔 사용 시간을 줄여야 탈이 없거든요.

서니데이 님도 감기 조심하시고 매일 좋은 하루 보내세요...
고맙습니다.

마립간 2016-10-17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에게는 테니스라는 것이 눈에 들어오네요.

우리에 몸은 죽는 순간까지 함께 할 것이니, 운동이야 말로 자신의 몸을 사랑하는 방법으로 적절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올바른 운동 방법에 맞춰서.)

설마 운동이 아니라 노동을 생긴 지병은 아니겠지요. 빠른 쾌차를 바랍니다.

페크pek0501 2016-10-17 13:42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테니스엘보는 테니스 선수들이 잘 걸려서 붙여진 이름이라는데 저는 왜 걸렸는지 모르겠어요. 설마 가사 노동으로 걸린 것은 아니겠고... 제가 다른 주부들보다 집안일을 더한다고 볼 순 없고 칠판 글씨, 노트 글씨는 많이 쓴다고 볼 수 있으니 이게 원인일지 모르겠어요. 아니면 철봉을 집에 설치해서 오래 매달리기를 했는데 이게 원인일 수도 있겠고요. 어쨌든 불편합니다. 병원에 뿌린 돈만 해도 적지 않아요. ㅋ

쾌차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1. 끝나지 않을 것 같던 긴 여름이 물러나면서 가을에게 자리를 내주었다.

 

 

2. 어느 날 눈을 떠 보니 가을이었다.

 

 

3. 계절처럼 시간이 흐르면서 달라지는 것들이 있다.

 

 

4. 나만 해도, 우리 가족만 해도 달라지는 것들이 있었다.

 

 

5. 마사지와 무관하게 살 것만 같았던 나는 혈액 순환을 위해 얼굴 마사지와 발 마사지를 받으러 다니게 되었고, 대학생이었던 큰애는 직장인이 되었고, 진로를 고민했던 작은애는 진로를 결정하여 새로운 삶을 살고 있으며, 술보다 담배를 더 좋아했던 남편은 담배를 끊었다.

 

 

6. 계절이 변한 것처럼, 나와 가족의 삶이 변한 것처럼, 푸른 나뭇잎도 붉은 나뭇잎으로 변해 가고 있다.

 

 

7. 지금도 시간은 흐르고 있고 그 흐름은 무엇을 다른 무엇으로 달라지게 할 것이다. (사진 속의) 푸른 나뭇잎이 단풍이 든 것처럼.   

 

 

 

 

 

 

 

 

8. 오늘은 10월 8일 토요일입니다.

 

 

9. 시간과 함께 흘러서 다시 오지 않을 오늘입니다. 

 

 

10. 무더위로 지쳐 있던 지난 여름날을 떠올리고 상쾌한 가을날을 만끽하며 오늘을 보내시기를... 

 

 

11. 계절 하나에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루를 보내시기를...  

 

 

12. 행복은 감사의 문으로 들어온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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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6-10-08 1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행복은 감사의 문으로 들어온다는 11번이 좋네요. 잘 되지 않지만 잊어버리지는 않았으면 좋겠어요.
pek0501님 어제 비오고 오늘은 날씨가 좋을 것 같아요.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16-10-09 22:44   좋아요 1 | URL
행복은 감사의 문으로~~ 는 시간은 금이다, 라는 말만큼이나 흔하게 듣는 말이 될 거예요. ㅋ

내일은 한 주가 시작되는 날이네요. 좋은 한 주 시작되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stella.K 2016-10-08 1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왠지 쓸쓸하지만 평온해 보이십니다.
이젠 온전히 언니만을 위한 의미있는 시간들을
가꾸어 나가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비가 와 오늘은 부쩍 더 선선해졌지만 아직 가을입니다.
더 여유있고 복된 가을 만끽하시기 바랍니다.^^

페크pek0501 2016-10-09 22:49   좋아요 1 | URL
저만의 시간을 갖고도 싶고 늦게까지 사회생활을 하고 싶기도 하고 둘을 병행하고 싶군요. 장수시대에 벌써부터 일을 그만 두고 집에만 있는다면 끔찍할 것 같습니다. 저는 돈 버는 일을 좋아합니다. 긴장을 주는 일을 사랑해요. 자존감을 위해서라도...

늘 고맙습니다. 스텔라 님도 복된 가을이 되시기를...

cyrus 2016-10-08 2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일 춥답니다. 날씨가 변덕스러워서 감기 걸리기 쉬운 기간입니다. 감기 조심하세요. ^^

페크pek0501 2016-10-09 22:50   좋아요 0 | URL
오늘도 추웠답니다. 따뜻하게 입느라고 입었는데도 추웠어요. 내일은 더 껴입어야 할 것 같아요. 내일 힘차게 좋은 한 주 시작하시기를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세실 2016-10-08 2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정에 좋은 일 가득하시네요~^^
따님 취업 축하드립니다.
둘째 새로운 삶도 궁금합니다. 어떤 삶일까요?
울 막내 요즘 힘들어하거든요. 공부는 하는데 성적은 오르지 않으니...
남편분 짱이십니다.

페크pek0501 2016-10-09 22:53   좋아요 0 | URL
딸 취직으로 친구들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았답니다. 늘 용돈을 주는 입장에서 이젠 딸한테서 매달 용돈을 받으니 재미 쏠쏠합니다.
막내가 고생이 많겠군요. 우리 막내는 요즘 신났답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게 되었거든요.
금연 짱이죠? 우리 식구 모두 놀랐답니다.

날씨가 춥습니다. 감기 조심하시고 잘 지내세요. 고맙습니다. ^^
 

 


1.
소설을 쓸 때 독자에게 인물에 대한 정보를 주고 싶다면 설명보다는 대화를 통해 나타내는 게 좋은 것 같다. 예를 들어 본다.

 

 

A. 래리가 책을 내겠다고 말하는 장면이다.

 

“할 일이 있어요. 자료도 꽤 모았으니 책을 한 권 쓰려고요.”
“무슨 책?”
“나오면 보세요.”
그가 미소 지었다.
“혹시 생각이 있으면 완성하는 대로 나한테 보내게. 출간을 도와줄 테니까.”
“그러실 필요 없습니다. 미국 친구들이 파리에서 작은 출판사를 운영하고 있거든요. 그 친구들이 출간해 줄 겁니다.”
“하지만 그런 데서 내면 잘 안 팔릴 텐데. 서평을 써 주는 사람도 없을 테고.”
그런 건 상관없어요. 어차피 별로 팔고 싶은 생각도 없고요. 몇 부만 찍어서 인도에 있는 친구들과 관심을 가질 만한 프랑스 지인들한테 보낼 생각이거든요. 별로 중요한 책도 아니에요. 그냥 자료가 많이 모여서 정리나 해 두려고 쓰는 겁니다. 굳이 출간을 하는 건 인쇄물로 봐야 제대로 정리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아서요.”
- 서머싯 몸, <면도날>, 470쪽.

 

 

 

 

 

 

 

 

 

 

 

 

 

 

 

 

 

 

 

 

 

B. 래리가 어떤 사람인지를 화자가 추측하는 장면이다.

 

그는 야망도 없고 명예욕도 없다. 어떤 식으로든 유명해지는 것은 그가 무엇보다도 싫어하는 일일 것이다. 따라서 그는 자신이 선택한 삶의 행로를 따르며 그저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사는 데 만족할 것이다. 그는 겸손한 성격 때문에 자신을 타의 모범으로 내세우진 않을 것이다.
- 서머싯 몸, <면도날>, 514쪽. 

 

 

 

두 개의 글을 비교하면서 B의 글보단 A의 글이 소설을 읽는 맛을 느끼게 한다는 것에 주목했다. “그는 야망도 없고 명예욕도 없다. 어떤 식으로든 유명해지는 것은 그가 무엇보다도 싫어하는 일일 것이다.”라는 B의 글보다 “그런 건 상관없어요. 어차피 별로 팔고 싶은 생각도 없고요.”라는 A의 글이 더 좋다. 말 하나로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잘 보여 주는 것 같기 때문이다. 이처럼 소설을 잘 쓰는 작가는 독자로 하여금 말 하나로 그 사람 전체를 거울로 본 듯한 느낌을 갖게 해 준다.  

 

 

내가 한 가지 더 주목한 게 있다. 성공이나 명성 따위에 관심이 없는 사람은 멋있어 보인다는 것. 뒤집어 말하면, 멋있는 사람은 성공이나 명성 따위엔 관심이 없다는 것. 세속을 초월한 경지에 있다고나 할까.

 

 

이것을 작가들은 간파하고 있는 모양이다. 소설 속에서 멋있는 사람은 그런 경지에 있는 경우가 많은 걸로 봐서.

 

 

 

 

 

 

 

2.

 

있던 그대로 찍었다.

 

 

 

이건 연출해서 찍었다. 

 

 

 

책이 참 잘생겼다고 생각했다.

 

 

 

 

 

 

 

3.
즐겨찾기등록: 258명
오늘 24, 총 143976 방문

 

 

‘즐겨찾기등록’의 수는 많이 늘었으나 하루 방문자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느낀다.

 

 

 

 

 

 


4.
오늘 친정에서 게으른 일요일을 보냈다. 바쁘게 사는 게 좋은 것만은 아니다.

가끔 오늘처럼 빈둥거리며 살고 싶다.

 

 

여러분에게 드리는 말씀.
여러분도 가끔 자신에게 ‘빈둥거리며 보내는 하루’를 선사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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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6-09-26 0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말 잘 보내셨나요. 하루쯤 쉬는 날도 있어야 할 것 같아요. 매일 쉬면 하루쯤 바쁜 날도 있으면 좋겠고요.
pek0501님 요즘 미세먼지 뉴스에 가끔 나와요. 환절기 감기 조심하시고 즐거운 한 주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16-09-26 00:23   좋아요 1 | URL
잘 지내시지요?

요즘 아침저녁으로 선선해서 참 좋은 날씨네, 싶었는데 오늘은 미세먼지가 신경 쓰였던 날입니다.

서니데이 님도 건강 관리 잘 하셔서 좋은 한 주 보내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AgalmA 2016-09-26 08: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1 인물에 딱 맞는 대화를 입히는 건 정말 근사하죠. 시덥잖다는 듯한 눈매와 입매가 절묘한 클린트 이스트우드 같은 캐릭터는 대화로도 묘사로도 완벽히 어려울 거 같지만^^;;

2. 잘 생긴 책들은 두근거리게 하죠. 무거운 책들은 친해지기도 어렵고 사진까지 못 생기게 찍히고;;

3. 저도 서재 돌아와서 느낀 건데, 북플 때문에 웹 이용자는 많이 줄어서 그런 거 같아요? 그렇더라도 이웃 규모에 비해 소통은 참 가뭄에 콩나듯ㅎ; 북플은 로컬 카톡 같아요.

4. 일이 있어도 일요일엔 빈둥거려서 월요일이 더 두려워요ㅜㅜ

페크pek0501 2016-09-26 11:58   좋아요 1 | URL
안녕하세요?

1. 예전에 그 배우가 나오는 영화를 참 많이 봤죠. 팬이었어요.

2. 저도 두꺼운 책을 싫어해요. 3백쪽 이내가 좋아요.

3. 북플 때문이군요. 그러니까 방문자가 24명이라고 해서 24명만 제 글을 보는 게 아니겠군요.

4. 그래서 월요병이라는 게 있죠. ㅋ

후후~~ 이렇게 좋은 댓글을 써 주시다니... 이런 댓글을 받는 건 드문 일이죠.
하찮은 제 글이 그 하찮음을 벗게 해 주는 댓글이라고나 할까.
본문을 돋보이게 하는 댓글이라고나 할까.

고맙습니다. 즐거운 점심시간을 가지시길 바랍니다. ^^

AgalmA 2016-09-26 12:23   좋아요 0 | URL
북플 때문에 알게 됐는데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나오거나 감독한 영화를 본 게 19편이나 되더군요. 카운트가 안된 것도 있을텐데 여튼 오랫동안 장수하신 분이라 럴수럴수 그럴 수 밖에요ㅎ 그래서 가장 선호하는 감독으로 뜨는데, 그건 아닌데...

400페이지 넘는 책들은 나중엔 내용 정리가 어려워 지더라는;

뭐랄까. 서재에 활발한 지적 소통이 예전보다 덜하다 그런 느낌입니다. 제가 오기 전엔 더 풍성했을 것도 같고. 댓글....아무래도 사는 게 바쁘기도 하지만 소셜 커뮤니티 풍조가 넓게 퍼져서 짧게 짧게 대화하고 끝내는 게 많아져서 그럴 수도 있겠죠. 대부분의 커뮤니티 보면 기존에 있던 사람들의 적극적 교류가 활발할 뿐 관심어린 댓글 받기는 어디나 어려운 듯^^; 그나마 알라딘 서재는 책이라는 매개 특성상 얘기할 게 많죠. 제 몸이 하나고 시간도 많지 않아 더많은 이웃과 깊게 얘기하지 못하는 한계를 느낍니다. 누구에게나 대화하자고 할 수도 없는 것이고ㅎ;;
pek0501님 글은 댓글을 부르는 글입니다. 너무 낮추시지 마세요^^

페크pek0501 2016-09-26 12:42   좋아요 0 | URL
저는 요즘 300쪽짜리 책을 읽고 나면 그 많은 내용 때문에 머릿속에서 정리가 안 되어 리뷰를 쓸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어요. 그래서 짤막한 글만 쓰게 되더라고요.

글을 올릴 적마다 이것밖에 쓸 수가 없구나, 생각합니다. 겸손 아니고... 이상이 높다고 해야 되려나요? ㅋ
방문자가 적다고 느낄 때 급하게 글을 올리는 버릇이 있어요. 어젯밤도 그래서 글을 올렸어요.ㅋ

댓글을 부르는 글이라... ㅋ
어쨌든 저는 저에게 힘을 주시는 댓글로 접수했어요. 힘낼게요. 불끈!!!

고맙습니다.

마립간 2016-09-26 11: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권력과 재력에 관해
`야망도 없고 명예욕도 없`습니다. 어떤 식으로든 `그 분야에서` 유명해지는 것은 그가 무엇보다도 싫어하는 일`입니다.

그러나 저는 지적인 분야에서 야망도 있고 명예욕도 있습니다. 능력만 된다면 필즈 상이나 노벨 상을 타고 싶습니다. 제가 `초월적 화자`에 대한 비판을 받았기 때문에 그 문구가 유난히 눈에 띱니다.

페크pek0501 2016-09-26 12:00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그렇군요...

저는 제가 만족할 만한 글을 백 편쯤 쓸 수 있는 능력 하나 갖고 싶습니다.
뜻대로 되지 않아요.
앞으로도 저의 시시한 글은 계속될 전망입니다.ㅋ

점심 맛있게 드세요...

stella.K 2016-09-26 13: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멋있는 사람이 성공에 관심없기란 잘 사는 나라나 가능하지 않을까요?
우리나라는 아직...
관심없는 척 할 수는 있을 것 같아요.
경제적인 뒷받침이.. 그러니까 일명 금수저나 가능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성공에 관심없다고 하면 한량으로 취급되잖아요.
야망 있는 사람을 선호하는 입장에선. 외국에선 로맨스 가이라고 취급되고.ㅋㅋ

보통의 낭만적 연애... 사셨군요.
저는 요즘 <우리는 사랑일까> 읽고 있는데 보통은 정말 글을 잘 쓰는 것 같아요.
나는 왜 너를 사랑하는간가 그 책도 재밌게 읽은 기억이 있는데..,
이 사람은 연애에 대해서는 좀 일가견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비해 여행의 기술이나, 프루스트를 좋아하세요는 별로였던 것 같아요.ㅋ

페크pek0501 2016-09-28 21:57   좋아요 1 | URL
아, 반가운 스텔라 님. 잘 지내죠?
물론 님의 생각이 맞긴 하죠. 현실적으로 성공을 좋아하지 않을 이를 찾기 힘들죠.

<굿 와이프> 이후에 재밌는 드라마를 못 찾았는데... 월계수양복점, 이라는 드라마를 본 적이 있어요. 거기서 신구와 그의 아들이 성공에 관심을 끊은 듯한 인물로 나오죠. 신구는 거기서 양복점을 운영했던 사람인데 사람에게 그저 양복을 만들어 주는 그 일 자체를 사랑하는 사람으로 나오죠. 그의 아들도 회사 대표가 되고 싶었던 마음을 접고 사표를 던지고 나왔죠. 이런 인물들이 성공에 연연해 하지 않는 인물로 그려지지요. 작가는 그런 인물의 멋짐을 이미 간파하고 있었다, 로 제가 느꼈다는 것이에요.

제가 예전에 알았던 사람들 중에도 아버지의 기업을 물려 받지 않고 자기가 좋아하는 일에만 매진한 사람이 있었어요. 성공 따위는 생각하지 않고 말이죠.

알랭 드 보통은 아마도 좋아하는 부류가 정해져 있을 듯해요. 모두가 좋아하긴 힘든 작가일 것 같아요. 술술 쉽게 읽혀지지는 않거든요.
연애에 대해 일가견이 있다는 차원을 넘어 인간 이해에 뛰어난 작가 같아요.
인간 이해에 뛰어난 사람만이 쓸 수 있는 책 같거든요. 이 점이 저는 흥미로워요.
그에게서 인간 이해를 배워요.

고맙습니다

cyrus 2016-09-26 14: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주말이 다가오는 평일에는 ‘책 많이 읽어야지’ 생각해놓고선 정작 주말되면 빈둥거립니다. 제가 한 주 중에 TV 시청시간이 가장 많은 날이 토, 일요일입니다. 아시다시피 토요일에 무도, ‘그것이 알고싶다’ 본방 사수하고, 일요일에는 평일에 보지 못한 TV 프로그램 재방송 봅니다. TV 볼 거 다 보고 책 읽기 시작하면, 밤 11시... 슬슬 잠이 오기 시작해요.. ㅎㅎㅎ


페크pek0501 2016-09-28 22:00   좋아요 0 | URL
하하하~~~ 저랑 똑같아서 웃음이 나왔습니다. 토요일과 일요일엔 재방송 보기 바쁘죠.
책을 읽을 만하면 잠이 오고 또는 몸 건강을 생각해서 나를 재워야겠다, 하고는 누워 버리게 되고...
그러니까 한꺼번에 책을 많이 읽게 되지 않고 한두 시간 읽고 내일 또 읽자, 그럽니다.

뭐 누가 쫓아오는 것도 아닌데 어떠랴, 하면서 말이죠.

고맙습니다. 굿 밤 되시길...
 


 


1.
추석 연휴를 앞두고 마음이 무거웠었다. 2박 3일의 일정으로 지방에 가는데 우선 출발부터가 나빴던 것. 케이티엑스(KTX)를 타고 두 시간 가까이 가야 하는데 좌석표를 구하지 못해 입석이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서울로 귀가하는 건 좌석표를 구해 놓을 수 있었지만.

 

 

 

 

 

 

2.
시집에서 추석날 아침에 차례를 지내고 성묘를 갔다. 그때 본 풍경을 카메라에 담았다.

 

 

 

 

 

 

 

 

 

이런저런 풍경도 보고.

 

 

 

 

 

 

 

 

 

 

 

요런조런 풍경도 보고.

 

 

 

 

 

 

 

3.
사실 이번 추석 연휴는 ‘편안한’ 정도가 아니라 ‘즐거운’ 연휴였다. 왜냐하면 성묘를 하러 가면서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며 사진을 찍었고, 돌아오는 길에 휴게소에 들러 ‘튀긴 알감자’를 먹으며 차가운 아메리카노를 마셨고, 땀을 흘렸다는 핑계로 시설 좋은 대중목욕탕에 가서 사우나도 했다. 마치 우리 가족은 가족 여행을 다니는 듯했으니 오히려 기분 전환이 되었던 추석 연휴였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를 실천했다고나 할까.

 

 

 

 

 

 

 

4.
2박 3일의 일정을 마치고 서울에 돌아와서는 집에 짐을 던져두고 친정에 들러 점심을 먹었다. 딸네 식구를 먹이겠다고 어머니가 만드신 LA갈비구이를 우리 식구는 맛있게 많이 먹었다. 설거지는 (이제 컸다고) 아이들이 했다.

 

 

 

 

 

 

 

 

 

 

 

5.
추석 연휴의 바쁜 일정을 마치고 속 시원해 하며 일요일인 어제 한가하게 펼쳐 본 책에서 이런 글을 읽었다.

 

 

 

 

 

행복과 연관된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돈이다. 심리학자들이 내린 결론은 간단하지만 단호하다. 돈으로 살 수 있는 행복의 양은 매우 미미하다는 것. 다시 말해서 부자가 보통 사람들보다 더 행복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다만 가난은 행복하지 못할 가능성을 크게 만든다. 돈이 없으면 불행해질 수 있지만, 돈이 많다고 해서 행복을 보장받지는 못한다.(254쪽)
- 김경일 저, <지혜의 심리학>에서.

 

 

 

 

 

 

 

 

 

 

6.
만약 내가 로또 복권에 당첨이 돼서 돈을 벌지 않아도 될 정도로 막대한 재산가가 되었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이렇게 될지 모른다고 생각해 봤다.

 

 

우선 남편은 출근해서 열심히 일하려 하지 않고 외제 골프채를 사서 외국으로 골프를 치러 다닐 것이고, 딸들은 취직이니 미래 따위엔 관심이 없고 사고 싶은 명품에 눈독 들이며 쇼핑하길 좋아할 것이고, 나는 자존심이 다칠 때가 있는 직장을 당장 때려치우고 집안일을 할 사람을 두고 게으르게 살 것이다.

 

 

하하하~~~. 그러니 재산가가 되면 안 될 것이야...

 

 

부자들도 돈을 버는 일에 재미를 느낄 수 있겠지만 그래도 나는 부자가 아니어서 좋은 점 중 하나는 ‘돈 버는 재미를 느끼며 살 수 있다는 것.’이라고 본다. 물론 이것은 ‘부자가 아닌 자가 위안으로 삼는 것에 지나지 않음.’일 것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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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9-19 1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먹는 일이 많았으면 추석도 즐거운 연휴가 될 수 있는데, 건강관리 때문에 음식과 음료(특히 술!!!!)를 많이 먹지 못 하니까 유쾌한 기분이 들지 않았어요. 그냥 연휴에 집에 혼자 남아서 먹고 싶었던 거 실컷 먹고 지내는 일이 좋아요. ^^

페크pek0501 2016-09-19 19:08   좋아요 0 | URL
저는 추석날 사우나까지 갔다 와서 남편의 매형들이 따라 주는 술을 마시고 - 역시 맥주는 첫 모금이야, 를 외치고 그 다음엔 막걸리를 마셨어요. 두 매형들은 아래 동서와 저를 처남댁이라고 부르는데, 마치 처제 대하듯 편하게 대해 주셔셔 저희도 편하게 앉아 얻어 마셨죠. ㅋ 어쨌든 추석이 지나가서 좋습니다.

굿 밤 되세요...

yureka01 2016-09-19 1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마 돈 쓰는 재미도 강려크할거예요.ㅎㅎㅎ벌기는 죽을 맛이지만요.ㄷㄷㄷ

페크pek0501 2016-09-21 12:53   좋아요 0 | URL
맞아요. 돈 벌기는 힘들고 돈 쓰기는 얼마나 쉽고 즐거운지요...

요즘 참 좋은 날씨입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stella.K 2016-09-19 1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명절 잘 지내셨군요.
저희는 토란국 끊여 먹은 것 밖에 없어요.
아, 언니하고 조카들 와서 매운 칼국수 먹은 거랑.
송편도 사다 먹고.ㅋ

김경일 가끔 TV 나오던데 인상 정말 좋더라구요.

페크pek0501 2016-09-21 12:54   좋아요 0 | URL
명절 잘 보내셨겠지요?

김경일 저자, 저도 TV에서 강의 듣고 주문하게 된 책입니다.
참 재밌어요. 잘 모르겠지만 딱 봤을 때 인상 좋죠.

좋은 날씨를 즐기시며 행복하시기를...

세실 2016-09-19 2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로또 당첨되면?
전 직장 때려치고 일단 유럽여행을 하겠어요.
파리에서 한달 살고, 이탈리아에서 한달...체코에서도 한달! 캬...
강남에 건물 사서 세도 받고?ㅎㅎ

페크pek0501 2016-09-21 12:57   좋아요 0 | URL
호호호...
저도 유럽 여행 따라가야겠군요. 둘 다 로또 되면... ㅋ
세실 님은 잘 알아서 스케줄 짜실 것 같아요. 저는 따라만 다니면 되는 것?

강남에 건물 사는 것, 굿 아이디어. 십 몇 평짜리 아파트만 사 놔도 월세가 백만원이라고 알고 있어요. 그런 것 세 채 사 놓으면 끝이죠.

우리 당첨되지 않아야 할 것 같죠? 직업 없이 어떻게 하면 즐거울까, 하는 것만 연구할 것 같아서요. 히죽...
좋은 하루 됩시당.^^

순오기 2016-09-20 06: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행복한 추석을 보내셨네요~^^

페크pek0501 2016-09-21 12:59   좋아요 0 | URL
그렇게 되었어요. 순오기 님도 추석 잘 보내셨겠지요?
추석 전에는 고단한 생각부터 들더라고요. 기차 타고 먼 거리를 그것도 서서 가야 한다고 생각하니... 이젠 체력이 약해져서 명절 같은 날이 돌아올 때면 급 부담이어요.
그런데 막상 그날이 오면 제가 웃고 즐기고 있더라고요.
그래도 추석 연휴가 끝나니 얼마나 시원하던지...

좋은 하루 되세요...
 

 


어긋난 부부 사이를 보여 주는 한 장면.

 

 

“내일 이불 커버 좀 다려주겠어?” 그녀가 책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묻는다.
그는 속에 뒤틀리지만 애써 참는다. “내일은 금요일이야.” 그가 지적한다. “금요일에는 그런 건 당신이 해줄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러자 그녀가 올려다본다. 눈길이 싸늘하다. “그래, 알았어. 집안일은 내 일이지. 신경 쓰지 마. 물어봐서 미안.” 다시 책을 읽는다.
삐걱대고 할퀴는 이런 충돌은 노골적인 분노보다 더 사람을 지치게 한다.(193쪽)
- 알랭 드 보통,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에서. 

 

 

둘이 달콤하게 연애하는 시간을 거쳐 결혼한 두 사람. 분명 행복한 결혼 생활이 될 것 같은 두 사람이 어쩌다 이런 대화를 나누는 사이가 되었을까? 왜 기대에 부풀어서 결혼했다가 실망해 버리고 마는 걸까?

 

 

‘둘은 뜨겁게 사랑을 했고 그래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라는 게 아니고 ’둘은 뜨겁게 사랑을 했고 그래서 결혼했는데 삐걱대고 할퀴는 일이 일어난답니다.’라는 책이라서 좋다. 

 

 

내가 결혼을 앞두고 있는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 자신이 늘 유리한 입장에 있을 거라는 기대를 하지 말고 자신이 불리한 입장에 있을 때가 많을 거라는 각오를 하고 결혼을 할 것.

 

 

내가 관심 갖는 것. 인간 감정의 변화, 인간관계에 대한 분석, 어떤 상황에 처할 때의 인간의 반응, 어떻게 사는 게 좋은지에 대한 고찰. 그래서 알랭 드 보통의 글을 읽는다.

 

 

 

 

 

 

 

결혼: 자신이 누구인지 또는 상대방이 누구인지를 아직 모르는 두 사람이 상상할 수 없고 조사하기를 애써 생략해버린 미래에 자신을 결박하고서 기대에 부풀어 벌이는 관대하고 무한히 친절한 도박.(65쪽) 
- 알랭 드 보통,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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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6-09-18 0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상대를 바꾸려 하지 말고(절대 안 바뀜) 내가 바뀔것.... 결혼 20년차 주부의 조언ㅎ
페크님 편안한 주말 보내시나요?
청주엔 비가 부슬부슬 내립니다^^

페크pek0501 2016-09-19 14:00   좋아요 0 | URL
댓글 영을 모면하게 해 주신 세실 님께 감사를...

절대 안 바뀌는 것에 한 표 던져요. 그러니까 지적질도 할 필요가 없는 거예요. 그냥 그렇게 살다가 죽으세요, 하는 마음으로 저는 직장생활을 한답니다. 지적하고 싶은 동료쌤들 있는데 참는 거죠.

추석에서 일상으로 돌아온 어제, 아주 좋았답니다. 저는 일상을 무지 사랑하나 봐요.
서울에 비가 오지 않는군요. 지금 화창한 날씨예요. 또 보아요.^^

서니데이 2016-09-19 1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랭드보통의 에세이도 강연도 재미있게 보았던 기억이 있어요.
pek0501님 추석연휴 잘 보내셨나요. 기분 좋은 월요일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16-09-19 18:35   좋아요 0 | URL
보통의 팬입니다. 그의 저작은 다 사 보고 싶은 1인입니다.

추석 연휴 잘 보냈어요.

서니데이 님도 굿 저녁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