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얼빈
김훈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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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가 안중근이 일본의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실제 사건을 다룬 소설이 「하얼빈」이다. 제목이 왜 하얼빈일까? 사살한 곳이 중국의 하얼빈이어서다. 안중근은 1909년 10월 26일 아침에 중국 하얼빈역에서 일본 제국주의 우두머리인 이토 히로부미를 총으로 쏘아 죽인다. 


일본의 횡포가 점점 심해지고 있는 우리 민족의 암흑기에 안중근이 이토를 사살하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쳤을까? 


안중근이 제 손으로 보드카를 따라 마셨다. 그리고 주머니에서 신문을 꺼내 우덕순 앞으로 내밀었다. 우덕순은 일본 글이 서툴러서 읽기를 더듬거렸다. 

우덕순이 말했다.

-이토가 온다는 얘기냐?

-그렇다. 하얼빈으로 온다.

-온다고?(103~104쪽)


안중근은 이토를 쏘러 가자는 말에 두서없이 따라나선 우덕순이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던 사람처럼 느껴졌다. 우덕순의 질문 없음을 안중근은 신뢰했다.(135쪽)


하얼빈에서 안중근은 여러 신문들을 사서 읽었다. 신문 기사들은 이토가 하얼빈에 도착하는 날짜와 시간을 점점 구체적으로 보도하고 있었으나 명시하지는 못했다. 아마도 25일에서 26일 사이일 것 같았다.(139쪽)


둘은 계획을 짜서 우덕순은 채가구 역에서, 안중근은 하얼빈 역에서 잠복하고 있다가 이토를 암살하기로 한다. 둘 중 한 사람은 이토 암살을 성공해야 했다. 안중근이 이토를 총으로 쏴서 이토가 죽든 죽지 않든 안중근은 바로 체포될 것이므로 죽음을 각오해야 했다. 우덕순도 마찬가지였다. 안중근에게는 처와 자식들이 있다. 우덕순 또한 결혼해서 딸을 얻었는데 딸은 죽었고 처는 서울에 산다. 두 사람은 가족과의 이별도 각오해야 했다. 


사건 당일 안중근은 이토를 향해 총을 쏘는 데 성공했고 이토 히로부미는 하얼빈역 철로 위에서 죽는다. 안중근은 그 자리에서 체포되고, 우덕순 역시 체포된다.   


이토 히로부미는 어떤 사람인가? 일본인들이 보면 일본의 근대화를 위해 노력한 애국적인 인물일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 조선 측에서 보면 주한 특파 대사로서 을사조약(1905년)을 강제로 체결하였으며, 1905년에 초대 조선 통감으로서 우리 국권을 강탈하는 데 큰 역할을 한 인물이다.  


안중근이 이토를 사살한 것에 대해 애국의 문제만으로 보면 안 된다. 그러면 그의 업적을 폄하하는 것이 된다. 약육강식의 제국주의에 저항하여 싸운 의거이기 때문이다. 안중근은 애국심만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다. 그가 쓴 ‘동양평화론’(안중근이 1910년 3월 옥중에서 쓴 동양평화 실현을 위한 미완성의 논책)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안중근의 국제 평화주의 사상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의 평화를 지키는 일이었고 나아가 세계의 평화를 추구하는 일이었다. 그가 말하는 동양 평화란 자국의 평화만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만약 자국의 평화만을 외쳤다면 국가 이기주의라는 오명이 붙여질 수 있다.


최근 들어 미국 대통령 트럼프의 관세 정책에 대한 신문 기사를 볼 때마다 나는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하던 트럼프에게 반감을 품곤 한다. 신문 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은 쇠퇴한 지역 산업을 되살리고 세수 확대를 통해 재정 건전성을 확보한다는 두 가지 목표를 내세우고 있다.”(매일신문, 2025년 8월 24일) 


미국이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된 것은 알겠으나 미국보다 더 어려운 국가가 많다. 약소국에 대한 배려 없는 약육강식의 일방주의가 세계를 지배하는 상황을 만들고 있는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본다. 각각 그 나라의 국민들 입장에서 보면 트럼프도, 안중근도 애국자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제삼자 입장에서 보면 트럼프가 지구촌을 약육강식의 정글로 만들고 있는 인물이라면, 안중근은 약육강식에 대항하여 싸우고자 했던 인물이었다. 두 인물은 그렇게 비교가 되어 흥미롭다. 


한편 관세를 무기로 타국에 압력을 가하며 미국의 경제적 이익을 챙기겠다는 것은 오직 트럼프의 애국심 때문이라고 볼 수 있을지 의문이다. 내 생각엔 애국심보단 이기심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자기 나라의 이익만 중시하는 것은 자기 이익만 중시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개인 이기주의, 집단 이기주의, 지역 이기주의, 국가 이기주의는 우리 모두가 경계해야 할 대상이다. 


80년대 만 해도 학교에서는 나라 사랑의 한 방법으로 학생들에게 국산품 애용을 장려하곤 했다. 그러나 나라 사랑만을 강조한다면 미국 우선주의나 일본 제국주의를 닮을 위험성이 있다. ‘나라 사랑’만큼 중요한 것은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저항 정신’이다. 안중근 의사는 나라와 민족을 위해 목숨을 바친 것에 그치지 않고 불의에 항거하기 위해 목숨을 바쳤다는 점에서 위대한 인물이다. 


자유와 평화는 누구의 것만이 아니어야 하고, 어느 국가의 것만이 아니어야 한다. 자유와 평화는 이기주의와 애국주의를 극복하여 전체 인류 사회의 것이어야 한다. 이것이 안중근 의사의 염원이기도 할 것이다.


사형장에는 미조부치 검찰관, 구리하라 전옥이 통역과 서기를 데리고 미리 와 있었다. 안중근이 중앙에 앉고, 미조부치 일행은 연극의 관객처럼 빙 둘러앉았다.

구리하라 전옥이 집행을 선언하고 나서 안중근에게 말했다. 

―할말이 더 있는가?

안중근이 대답했다.

―없다. 다만 동양 평화 만세를 세 번 부르게 해다오.

구리하라가 말했다.

―허락하지 않는다.(276~277쪽)

 

옥리들이 안중근의 머리에 흰 종이를 씌웠다. 안중근은 종이가 버스럭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옥리가 안중근의 겨드랑이를 팔에 끼고 계단 위로 올라갔다. 옥리가 안중근의 목에 밧줄을 걸고, 교수대 바닥을 밟았다. 바닥이 꺼졌고, 안중근의 몸이 허공에 매달려서 아래쪽으로 내려갔다.(277쪽) 


1910년 3월 26일 안중근은 사망한다. 그의 나이 31살이었다. 그 뒤 35년이 지나 우리 민족은 1945년 8월 15일 광복을 맞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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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25-08-28 20: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개인적으로 <칼의 노래>이후 김훈을 제대로 보여준 소설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양반 요즘 왜 이래 ~‘ 하는 시큰둥한 반응에서 ‘아 역시 김훈‘ 이라는 감탄사를 뱉게 한 책이죠. 대단한 소설에 비하여 비슷한 시기 영화화된 <영웅>,<하얼빈>은 ‘이걸 영화라고~‘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페크pek0501 2025-08-29 11:51   좋아요 0 | URL
저도 <칼의 노래>1, 2를 읽었는데 그땐 왜 그 책이 호평을 받는지 잘 몰랐어요. 이번에 하얼빈을 읽고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문체의 힘을 느꼈죠.
영화 <하얼빈>은 넷플릭스에 있던데 보기 시작하다가 껐어요. 소설 하얼빈의 리뷰를 쓰고 나서 봐야겠단 생각이 들어서요. 두 개가 헷갈리면 안 되니까요.ㅋㅋ

stella.K 2025-08-28 21: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지난 광복절에 영화로 봤어요. 보면서 감독은 원작을 그대로 살렸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안중근과 함께 했던 일본 통역을 맡은 김상현 역의 조우진이 고문을 이기지 못하고 뭘 발설을 하죠. 그러다 장면이 바뀌어 일본군 장성과 겸상을 하는데 고기를 아주 조금 잘라서 김상현 앞에 밀어주면서 먹으라고 하죠. 처음엔 미적거리다 결국 먹는데 환장할 맛이겠죠. 둘이 또 무슨 이야기를 나누다 그 장성이 이번엔 아예 통째로 김상현 앞에 던져주고 먹으라고 해요. 결국 유혹을 못 참고 개걸스럽게 먹다 결국 눈물을 토하죠. 이게 책에도 표현됐을지 모르겠지만 왠지 김훈 식 실존주의 같다는 느낌이 들어 책 읽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물씬 들더군요.
영화 진짜 잘 만들었요. 혹시 시간되시면 함 보세요.^^

페크pek0501 2025-08-29 11:59   좋아요 1 | URL
광복절에 보셨다니 뜻깊은 날에 보셨네요. 넷플에 하얼빈이 있더군요. 저도 봐야겠어요. 그런데 대체로 소설보다 영화가 더 나은 경우가 드물어서 기대하지 않게 되더군요. 개걸스럽게 먹는 장면이 소설에 있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네요.ㅋㅋ없었던 듯...
식욕은 인간의 기본적 욕구이긴 한데 자기 모습에 수치심을 느끼는 건 공감이 갑니다.
이문열 원작의 사과와 다섯 병정, 이란 단편이 있어요. 책으로 먼저 읽고 유튜브를 통해 TV 문학관으로 봤는데 실망이 되더군요. 원작과 다르게 나오면 원작만 못하다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그런데 시청을 다하고 나니 드라마는 또 그것대로 새롭게 재현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기회 되시면 TV 문학관으로 보십시오.^^

페넬로페 2025-08-29 18:46   좋아요 2 | URL
영화 하얼빈의 주인공인 현빈 배우에게는 미안하지만
저도 이 영화에서
조우진의 저 장면이 제일 기억에 남아요.
진짜 명연기였어요^^

페크pek0501 2025-08-30 12:11   좋아요 2 | URL
페넬로페 님도 스텔라 님이 말한 그 장면을 인상적으로 보셨군요. 저도 어제 넷플릭스로 하얼빈 영화를 봤어요. 그가 일본의 밀정이 되었으니 조국을 배반하고 동지의 생명을 팔아서 고기를 얻어 먹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순간 죄책감, 모멸감, 슬픔 등 복합적 감정을 느끼며 눈물을 흘렸을 듯합니다. 결국 그는 일본 장교를 죽이죠. 그의 그런 감정과 눈물이 없었다면 일본 장교를 죽이는 일로 이어지지 못했겠죠.

그 장면이 인상적인 것은 둘만 나오는 장면이고 게다가 조용한 침묵이 한몫했을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장면들이 여러 사람이 나오고 의견이 충돌하거나 몸으로 싸우거나 해서 시끄럽다가 그 장면은 조용해서 관객을 집중시키죠. 이것이 감독의 명연출이겠죠.
현빈 배우는 존재감이 미흡한 감이 있어요. 현빈만이 보여 줄 수 있는 연기가 있었다면 좋았을 거라는 아쉬움이 들었어요.^^

카스피 2025-08-29 00: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얼빈에서 안중근의사가 이토를 사살한것은 알고있었으나 또다른 역에서 우덕순의사가 이토를 사살하려고 대기한 사실은 처음 일았습니다.하얼빈 의거는 이 두분외에도 유도하와 조도선의사가 함께 거사를 기획했는데 이분들은 아는 분들은 거의 없으실 겁니다.역사교육이 잘안된 탓인데 후손으로 참 죄송할 따름이네요.

페크pek0501 2025-08-29 12:02   좋아요 0 | URL
저도 이 책을 통해 우덕순, 이란 인물을 알았네요. 그 외에 많은 인물이 있었을 거라는 걸 상상할 수는 있어요. 바다의 역사, 관한 책을 보면 어떤 땅이나 산을 발견했다고 하면 한 사람이 아니라 여러 구성원들이 있기 마련이죠. 함께 다니다가 발견하는 거예요. 의거니 혁명이니 하는 것도 마찬가지겠지요. 그러나 우리는 대표 인물만 알지요...^^
 


* 나의 습관

친정집을 오가며 두 집 살림을 하며 바쁘게 살다 보니 부엌에서 보내는 시간을 최소화하고 싶어서 나는 아침만은 간편한 식사를 하고 있다. 아침 8시 30분을 전후해 일어나면 아침 식사로 구운 감자와 삶은 계란을 먹고 커피를 마신다. 빈 속에 커피를 마시지 않기 위해서다. 계란 다섯 개를 한꺼번에 삶아 냉장고에 두고 하루에 하나씩 꺼내 컵에 삶은 계란을 담아 커피포트의 뜨거울 물을 부어 따뜻하게 데워 먹는다. 감자는 큰 감자는 반으로 잘라 먹고 작은 감자는 한 개 먹는데, 감자를 깨끗이 씻어 물기를 닦아 신문지에 싸서 전자레인지에 3~4분 돌려 먹는다. 계란으로 단백질을, 감자로 탄수화물을 섭취할 수 있어 좋다. 오전 중에 견과류와 과일도 빼놓지 않고 매일 먹으려고 노력한다. 


새벽에 일어나는 남편은 밥과 국만 있으면 혼자서 아침밥을 잘 챙겨 먹고 출근한다. 딸은 아침밥을 먹지 않고 출근하는 날이 많다. 남편도 딸도 이른 아침에는 나를 깨우지 않아 내가 식구들을 위해 아침 준비에 신경 쓸 필요는 없다. 이는 내 나이가 되어 편한 점이다.



커피를 마시면서 신문을 본 뒤 요즘 습관처럼 실천하는 게 있다. 사진 속의 책 다섯 권 중에서 매일 한 권을 골라 에세이 세 편씩 정독하는 것이다. 에세이를 잘 쓰기 위한 공부다. 다섯 권을 완독할 때까지 계속할 예정이다. 이런 식으로 독서하면 한 달 동안 90편의 에세이를 읽게 되고 일 년 동안 1,080편을 읽게 된다다양한 내용의 글을 접하고 다양한 형식의 글을 접하는 것이 글쓰기에 도움이 된다고 믿는다.


스티븐 킹은 유혹하는 글쓰기에서 일 년에 책을 70~80권쯤 읽는다며 주로 소설이라고 한다. 소설을 잘 쓰는 그가 다른 작가들의 소설을 읽는 것은 공부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이야기를 좋아하기 때문이란다. 이유야 어찌 됐든 여러 작가의 소설을 읽는 것은 그의 글쓰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에세이 세 편을 읽고 나면 내가 읽고 싶은 책을 읽는 자유 시간을 갖는다. 어떤 작가가 책 20권을 병행해서 읽는 병행 독서를 한다고 했는데 나도 여러 권의 책을 그렇게 읽는다.   





** 남산

오랜만에 남산에 가서 케이블카를 타고 사진을 찍었다. 소나기가 오고 흐린 날이었는데 비에 씻긴 공기가 시원하게 느껴졌다.










*** 시 두 편















과녁

이병률


사랑이 끝나고 나면

쓰레기 같은 인간과 사랑을 했구나 하고 화들짝 놀란다 


그게 몇 번이었다 


사랑을 하면 할수록

쓰레기보다 더한 쓰레기가 되어가는 나에게

눈발이 거세게 퍼붓고

밤하늘의 별들이 그 자리를 덮어도

쓰레기는 쓰레기로 쌓인다는 사실이

무섭고도 단조롭게 잊혀만 갔다 


인생을 끼웠던 바늘들이 녹이 슬어 쌓인다는 사실도 모르고 산다

아름다움을 향해 당겼던 화살들을 꽂지 못하고

거기 흩어져 있음을 모른 채 산다 


사랑이 끝나면

말수가 줄어드는 게 아니라

다른 언어를 쓰는 사람이 되어 미쳐 다닌다 


내가 한 사랑이 겨우 그랬나 싶어 화들짝 놀라 뒤로 물러난 것이 몇 번이었나

- 이병률, 「누군가를 이토록 사랑한 적」, 62~63쪽.




장미 나무 그늘 아래      

이병률


갑자기 여자가 남자를 껴안았다

남자는 흐느끼기 시작했다

여자는 혼자 생각했다


이 사람에게  무슨 일이 있구나


여자 품으로 남자가 파고들었다

남자는 곧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남자는 가만히 생각을 했다


나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인가

- 이병률, 「누군가를 이토록 사랑한 적」, 6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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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리자 2025-08-15 19: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매일 에세이 3편 정독하는 규칙적인 독서 대단하십니다!!
정말 독서는 규칙적인 리듬이 중요한 것 같아요. 저도 배워야겠습니다~~
이병률 시인의 시 읽고 재밌어서 웃고 갑니다.ㅋㅋ
남산의 푸르른 나무들도 너무 좋아요.^^

페크pek0501 2025-08-16 15:44   좋아요 1 | URL
규칙적인 독서, 습관이 되면 할 만합니다.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게 아니니까요.
시 읽고 저는 웃기기도 했지만 슬프기도 했는데 재밌게 읽으셨군요.
헤어지고 나면 뭐 그런 인간 때문에 속을 끓였나 생각하며 속시원해지는 사람이 떠오르는 시입니다. 남산에서 사진 찍을 때 사람들 없는 풍경을 찍느라 좋은 사진을 찍지 못했어요. 초상권 운운할까 봐서요...ㅋㅋ^^

바람돌이 2025-08-15 21: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늘은 페크님 덕분에 비온 뒤 남산 풍경을 즐기고 재미난 시 2편도 읽었네요

페크pek0501 2025-08-16 15:45   좋아요 1 | URL
제가 좋아하는 시인의 시, 입니다. 시집을 많이 갖고 있는데 고르다 보면 또 이 시인의 시를 뽑게 되네요.^^

카스피 2025-08-15 22: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케데헌 덕분에 요즘 남산에 외국인들이 그렇게 많다고 하는데 정말 그런지 궁금해지네요.

페크pek0501 2025-08-16 15:46   좋아요 0 | URL
그래서인지 정말 남산에 사람들이 많았답니다. 저도 오랜만에 가서 반갑게 다녀봤네요.^^

서니데이 2025-08-15 22: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식단 좋아보여요. 맛있을 것 같고, 소식하셔서 다이어트 식단 같기도 합니다.
요즘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인기여서 그런지 서울 풍경이 조금 더 좋아보여요.
오늘 여기도 소나기가 한 번 왔었는데, 서울도 비가 왔나봅니다.
날씨가 점점 더 더워지고 있어요. 주말엔 많이 더울 거라고 합니다.
시원한 주말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5-08-16 15:49   좋아요 1 | URL
식단이랄 게 뭐 있나요. 편리하게 먹는 방법이랍니다. 처음엔 삶은 계란만 먹었는데 감자나 고구마를 아침으로 먹는 것도 건강에 좋다는 기사를 보고 감자도 먹기로 했어요. 뜨거운 감자를 껍질 벗겨 먹으면 정말 맛있어요.
남산에 간 날, 소나기가 시원하게 왔어요. 비 오는 풍경을 보는 것도 좋았답니다.
서니데이 님도 늦여름 잘 보내세요.^^

hnine 2025-08-16 04: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알찬 아침 루틴을 갖고 계시는군요.
pek님의 아침 식단이 흥미롭습니다. 저는 몇십년째 사과와 커피가 제 아침입니다. 영양, 균형, 그런 것 생각없이 그냥 제가 좋아하는 것 두가지 먹고 나면 만족이랍니다.

페크pek0501 2025-08-16 15:52   좋아요 0 | URL
알찬 루틴인가요? ㅋㅋ
사과와 커피... 그것도 좋아 보입니다. 저는 건강을 좀 챙기는 편이라 식탁 위에 유리병마다 호두, 땅콩, 아몬드가 있어 견과류까지 챙겨 먹어요. 과일과 채소도 떨어지지 않게 냉장고에 넣어 놓죠. 제가 겁이 많아 그런가 봅니다.ㅋㅋ^^

stella.K 2025-08-16 09: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언니 글 너무 좋은데요? 사진도 좋고. 저도 언니 에세이 읽기 따라쟁이 해 봐야겠어요. 근데 잘 읽다 이병률의 시 첫 연에서 화들짝 놀랐어요. 아무래도 이 시집 읽어봐야겠어요.
좋은 주말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5-08-16 15:54   좋아요 1 | URL
글 너무 좋다고 하셔서 어디 그런 글이 있지? 하고 글을 훑어 봤어요.ㅋㅋ 잡문인 걸요 뭐. 에세이 3편 읽기, 함께 해 보시어요.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게 아니어서 할 만하답니다. 시 좋죠? 다른 시인의 시를 올려 보려 했는데 아무래도 제가 이 시집에 꽂혀서 소개하고 싶은 시가 많아서요. 스텔라 님도 늦여름 잘 보내십시오.^^

감은빛 2025-08-16 17: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간편한 식사 부분에서 확 공감합니다.
요즘 점점 더 먹는 양을 줄이고 있는데, 가능한 한 불도 적게 쓰고 품도 적게 드는
먹거리를 고민하게 되네요.
저는 오이, 파프리카 등 야채를 잔뜩 썰어놓고 몇 끼를 그걸로 먹기도 하고,
두부와 계란을 활용해 간단히 먹기도 해요.

이상하게 저는 수필은 잘 읽히지 않네요.
소설은 종류를 가리지 않고 다 좋아하는데.
좋은 습관, 좋은 글, 좋은 사진들 그리고 좋은 시까지.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페크pek0501 2025-08-18 12:37   좋아요 1 | URL
아침 식사로 감자 대신 고구마를 먹어도 좋다네요. 고구마를 많이 쪄서 냉장고에 두고 하나씩 먹어도 좋겠어요. 고구마는 감자와 달라서 식어도 맛있잖아요. 저는 소금을 찍지 않아도 맛있게 먹을 정도로 감자를 좋아해요.
저도 파프리카를 썰어 반찬통에 넣어 두곤 하는데 피망이 더 맛있더라고요. 저도 오이와 양파를 생으로 먹는 것 좋아해요. 상추와 더불어 좋은 채소라고 생각.
먹는 양을 너무 줄이시는 것 같던데 달리기 하시려면 잘 드셔야 하지 않나요. 저는 살이 빠지지 않게 먹는 것에 신경 쓰는 편이에요. 살이 빠지면 기운이 없더라고요.

수필집을 완독하려면 인내가 필요하죠. 공부를 위한 독서라면 하루 3편은 읽을 만해요. ˝아주 인상적˝이었다는 말씀은 과찬, 으로 들립니다. 감사합니다.^^
 
















노레 드 발자크, 고리오 영감


젊은 시절에는 양심이 부당한 쪽으로 기울어지면 양심의 거울을 감히 볼 수 없는 법이다. 그러나 중년이 되면 이 양심의 거울에 자기 모습을 비춰볼 수 있다.(160쪽)


중년이 되어도 양심의 거울을 갖고 있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내 두 딸들은 나를 몹시 사랑한다네. 나는 행복한 아버지. 단지 내 두 사위들만이 나를 홀대하고 있소. 나와 사위들과의 불화 때문에 이 귀여운 딸들이 괴로움을 받는 게 싫소. 그래서 나는 남몰래 딸들을 만나기를 더 좋아하고 있소. 나는 이런 비밀스러움 때문에 자기 딸들을 보고 싶을 때 볼 수 있는 다른 아버지들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수많은 즐거움을 맛보고 있소.(161~162쪽)


일리가 있는 말이다. 백화점에서 언제나 물건을 살 수 있는 부자보다 월급날만 물건을 살 수 있는 빈자가 더 즐거운 쇼핑을 하리라. 희소가치가 높을 테니까. 



인간의 감정이란 가장 좁은 곳에서나 가장 넓은 곳에서나 똑같이 충분한 만족을 느낄 수 있는 법이지. 나폴레옹도 저녁을 두 번 먹지는 않았어. 성 프란체스코 교회 기숙생인 의대생보다도 애인이 더 많지도 않았어. 여보게, 우리의 행복이란 우리 발바닥에서부터 후두부까지 사이에 있는 거야. 일 년에 백만 루이를 쓰건 백 루이를 쓰건, 우리 마음속에서 본질적으로 느껴지는 정도는 같은 거라네.(187쪽)



돈이 바로 인생이야. 돈이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지.(315쪽)


인간은 돈이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것을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에서 확인할 수 있다. 거액의 상금을 타기 위해 자기 목숨을 걸고 서바이벌 게임에 참가하려는 이들이 있다는 것도 놀랍지만, 그 서바이벌 게임을 관람하며 즐기는 재력가들이 있다는 것이 더 놀랍다. 그 재력가들은 연애, 그룹 섹스, 술, 도박, 마약 등 보다 더 자극적이고 파격적이어서 색다른 느낌을 주는 놀이를 하고 싶은 욕구 때문에 서바이벌 게임을 재미있게 관람하는 지경까지 온 것으로 본다. 물질만능주의로 오염된 사회가 왜 위험한지를 잘 보여 준다.

  


그는 이 사회를 거창하게 나타내는 세 가지 표현을 보았다. <복종>과 <투쟁>과 <반항>, 즉 <가정>과 <세상>과 <보트랭>이다. 그런데 그는 결심할 수 없었다. <복종>은 귀찮고, <반항>은 불가능하며, <투쟁>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349쪽)



오늘 비가 와서 '비에 젖은 세상'을 찍은 사진을 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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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5-08-13 20: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비가 올 때 사진 찍으셨나봐요. 조용하고 덜 더운 느낌이 듭니다.
요즘 너무 더워서인지 사진속의 공간이 좋아보여요.
여긴 오늘 비가 많이 왔는데, 저녁에도 계속 산사태 주의 알림이 오네요.
비가 오지 않는 곳은 폭염이라고 하니, 다른 지역은 많이 더웠을거예요.
페크님, 더운 날씨 건강 잘 챙기시고, 편안한 하루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5-08-14 12:00   좋아요 1 | URL
비가 와서 흐리게 나온 사진이 되어 아쉬웠는데 워낙 덥다 보니 오히려 그게 좋아 보이기도 하네요.
오늘은 덜 더워서 에어컨보다 선풍기를 선호하는 날이 될 것 같아요. 비가 온 덕분이죠. 시간은 쉼 없이 흐르겠고 그래서 어느새 우린 가을 속에 있을 것 같네요.^^

바람돌이 2025-08-13 20: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제가 쇼핑이 좋은건가요? 희소가치때문에.... ㅎㅎ
비에 젖은 세상의 풍경 좋습니다.

페크pek0501 2025-08-14 12:02   좋아요 1 | URL
희소가치 때문에 쇼핑이 즐거운 건 제 경험이기도 합니다. 생일 때 받는 축하금으로 쇼핑을 하면 얼마나 즐거운지...ㅋㅋ 매일 쇼핑해서 마구 물건을 산다면 무슨 즐거움이 있겠어요. 매일 먹는 고기보다 어쩌다 먹는 고기가 맛있는 법.ㅋㅋ

꼬마요정 2025-08-14 02: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비에 젖은 세상 정말 운치 있습니다… 아직 8월인데 뭔가 여름이 끝나는 느낌이에요. 물론 남부지방엔 지긋지긋한 북태평양고기압과 티벳고기압이 만났지만요. 무슨 견우와 직녀도 아니고 자꾸 둘이 만나나 몰라요ㅠㅠ 태풍도 밀어내는 무시무시한 고기압입니다ㅠㅠ 그래서인지 저 사진 좋네요. ㅎㅎㅎ

돈이 최고인 세상 무섭습니다ㅜㅜ

페크pek0501 2025-08-14 12:05   좋아요 2 | URL
비가 운치 있는 세상을 만들죠. 입추와 말복이 다 지났으니 늦여름이겠어요.
늦여름의 폭염이 남아 있긴 하지만 물러날 일도 머지않았으니 다행입니다.
견우와 직녀 이야기, 재밌습니다.
돈 앞에선 형제애도 없다는 말 들었어요. 무서운 세상이죠. 아무리 돈이 좋아도 인간으로서 품위를 잃지 않고 살아야 하겠지요...^^

희선 2025-08-14 04: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돈보다 중요한 게 있다는 걸 생각하면 좋겠네요 그러면 돈이 없으면 살기 어렵잖아 할지도 모르겠지만... 돈은 굶지 않을 만큼만 있어도 괜찮지 않을까 싶어요 어제 수도권에 비가 많이 왔다고 하더군요 며칠 조금 시원한 듯도 했는데, 어제 더웠던 건 위쪽에서 비가 와서 그런 건가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적당히 오면 좋을 텐데...


희선

페크pek0501 2025-08-14 12:08   좋아요 0 | URL
비가 적당히 오면 더위도 식히고 좋을 텐데 빗물이 넘쳐서 고생하는 이들을 어제 뉴스를 통해 보니 비가 그만 왔으면 바라게 되네요. 저도 어릴 적 비가 집에 넘쳐 피신한 경험이 있어요. 집중호우가 한 지역에서 계속되면 어쩔 수 없는 듯해요. 모두 무사하기를..^^

그레이스 2025-08-15 08: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중년이 되면 양심의 거울에 자기 모습을 비춰볼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마음이 두꺼워지거나 습관을 깨기 힘들다는 나약함에 순응하는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페크pek0501 2025-08-15 16:23   좋아요 1 | URL
그렇게 볼 수도 있군요.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고리오 영감을 조금만 읽으면 완독, 입니다. 여름이 끝나가니 완독이 가까워지네요. 며칠간 다른 책 읽느라 고리오를 못 읽었어요.^^

모나리자 2025-08-15 19: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리오 영감 꽤 두꺼운 책이지요?
저는 발자크 평전을 사 두고 모시고만 있네요.ㅠㅠ
돈은 없는 것 보다는 있는게 행복감도 올라가겠지요. 하지만 나쁜 일도 서슴치 않고 돈이면
다 된다는 생각은 주변을 불행에 빠뜨리게 되지요.
저도 언젠가 읽고 싶은 책입니다.^^

페크pek0501 2025-08-16 16:03   좋아요 1 | URL
400쪽쯤 됩니다. 그래도 이 정도면 읽을 만한데 5백 쪽이 넘으면 부담스러워요.]
두꺼운 책을 다신 안 사겠다고 하고 이 달에 또 두꺼운 책을 샀어요.ㅋㅋ 책에 관한 한 다짐이 소용없더라고요. 발자크 평전을 소개하는 유튜브 봐서 내용을 대충 아는 데 발자크가 자기 재능을 잘 모르고 엉뚱하게 사업으로 돈을 벌려고 한 게 웃깁니다. 가난해지면 글을 써서 돈을 벌었다는 것도 웃기고요.
돈 받고 살인을 해 주는 사람도 있는 걸 보면 돈의 위력이 무섭습니다. 아니 돈만 아는 사람이 무섭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십시오.^^

감은빛 2025-08-16 17: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하! 희소가치 덕분에 가난한 제가 책을 사면 그렇게 기분이 좋은 거였군요.
[오징어 게임]은 일종의 판타지인데, 그 세계관을 그렇게 치밀하게 짜놓지 않은 것이
이번 시즌 2와 3에서 확 드러나 영 별로였어요.
판타지를 좋아하는 입장에서 아주 아쉬운 점입니다.

페크pek0501 2025-08-18 12:42   좋아요 0 | URL
책 살 때 기분 좋은 건 저와 똑같으십니다.ㅋㅋ
갈비찜을 자주 할 때보다 어쩌다 한 번 해 줄 때 식구들이 기쁨의 환성을 질러요. 희소가치 때문이죠.. 오징어 게임, 별로라는 말을 들어서인지 저는 괜찮더라고요. 재밌게 봤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십시오.^^
 
[전자책]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
이동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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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전문성을 이야기하고 그 중요성도 높아집니다. 전문성이란 깊이를 갖추는 것이겠죠. 그런데 깊이의 전제는 넓이입니다. (...) 그리고 넓이를 갖추는 데 굉장히 적합한 활동이 바로 독서입니다.” 다양한 내용의 독서를 통하여 깊이를 기대할 수 있겠다. 독서광 저자의 독서법을 알 수 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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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moo 2025-08-13 13: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책의 가치는 책 뒤의 추천 리스트...

페크pek0501 2025-08-13 13:19   좋아요 1 | URL
그 추천 리스트가 누군가에겐 유용하겠지요.
그걸로 여러 페이지를 메워 실망했다는 평도 있더라고요. 케바케인 듯...

yamoo 2025-08-13 20:16   좋아요 1 | URL
헐~~~
그런 시각도 있군요!!

페크pek0501 2025-08-14 12:17   좋아요 0 | URL
저도 추천 도서로 페이지를 늘렸군, 하는 생각이 스치긴 했어요. 분야별로 리스트를 만든 건 전문가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 독서광답다고 느껴지더군요. 특히 이승우 작가를 좋아한다고 하네요.^^

카스피 2025-08-14 01: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영화평론가 이동진의 책이네요.그나저나 2만 3천권의 책을 소장하고 있다니 부럽다면 부럽다고 할 수 있겠네요.아마 집이 엄청 넓을 듯 싶습니다.

페크pek0501 2025-08-14 12:14   좋아요 0 | URL
유튜브 보니깐 ‘파이아키아‘라고 이름 붙여진 작업실이자 서재로 쓰는 공간을 따로 갖고 있더라고요. 집과 서재를 분리한 거죠. 그 작업실이 어마어마하게 넓더라고요. 그 책들을 다 읽지는 못했다고 이 책에 썼더라고요. 저도 책이 많아져서 요즘 책을 없애는 일을 하고 있어요. 백 권 넘게 버렸고 앞으로도 몇 권씩 뽑아 버리려고 합니다. 다시 읽지 않을 책은 없애는 게 현명하다고 생각...^^

카스피 2025-08-14 14:42   좋아요 2 | URL
인 읽는 책은 버리는 것이 맡긴한데 개인적인 성향상 물건을 못 버리니 방구석이 책들고 개미굴같은 느낌입니다ㅜ.ㅜ

페크pek0501 2025-08-15 16:21   좋아요 0 | URL
저도 책 버리는 걸 많이 망설였던 사람인데 책이 공간을 많이 차지하고, 어디에 어떤 책이 있는지 몰라 필요한 책을 찾으려면 어려워서 결단을 내렸어요.^^
 















아리안 샤비시, 「우리에겐 논쟁이 필요하다」

생각할 거리가 많은 책으로 이 책을 추천한다.



인종 차별주의자는 대체로 자신이 인종 차별주의자로 보이는 것을 싫어한다. 


이 책은 인종 차별주의자가 인종 차별주의자가 아닌 것처럼 보이기 쉬운 수법으로 세 가지가 있다고 말한다.  


1. 부인의 무화과잎 :


인종차별을 무화과잎으로 가리는 행동은 너무나 흔해서 일상 대화에서 정치 연설까지 세세하고 다양하게 나타난다. 제니퍼 솔이 설명한 가장 기본적이고 친숙한 형태는 ‘부인의 무화과잎’이다. 이것은 인종차별적 발언을 하기 전에 “나는 인종차별주의자는 아니지만……”이라고 운을 띄우는 것이다. 십 대 시절 한 친구가 생각난다. 그 친구는 자기 상사에 대해서 불평을 늘어놓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넌 날 알잖아. 난 인종차별 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중국인들은 도무지 믿을 수가 없어.” 나는 말문이 막혔고 그 친구가 자기는 아니라고 하면서도 인종차별적인 말을 했다는 점을 어떻게 지적해야 할지 몰랐다. 무화과잎이 제대로 작동한 것이다.(80쪽)



2. 우정 주장 :


흔히 접하는 또 다른 종류의 무화과잎은 ‘우정 주장’이다. 이 무화과잎은 특정 인종에 해당하는 친구가 있는 사람은 그 인종의 다른 사람들도 차별하지 않을 것이라는 허울 좋은 생각에 의존한다. “나는 흑인/이슬람/유대인 친구가 많아……”라는 말은 인종차별이라는 비난을 근거 없는 것으로 만들려는 수작이다.(80쪽)



3. 사용(use)과 언급(mention)을 구분한 무화과잎 :


셋째 종류의 무화과잎은 사용과 언급의 구분에 기반한다. 대부분의 인종차별적 진술은 사용이다. ‘언급의 무화과잎’을 구사하는 사람은 사용보다는 언급을 통해 인종차별적인 발화를 한다. 그럼으로써 그 자신의 견해와 인종차별적 견해 사이에 어느 정도 거리를 둘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는 “많은 이가 말하고 있듯이……”, “모두가 그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내가 듣기로는……”, “사람들이 나에게 말해줬는데……” 같은 표현을 써서 자신의 인종차별을 불특정 다수에게 전가하는 경향이 있다.(83쪽)


말할 때 ‘무화과잎’으로 가리면 다르게 해석할 여지를 남긴다.



※ 인종차별주의에 반대한다면 우리가 해야 할 일 :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이 조작된 승률과 싸워 이길 수 있을까? 우리가 상대보다 더 직설적으로 나가야만 자기 입맛에 맞게 “난 그냥 솔직히 말하는 거야”라고 대응하는 족속을 물리칠 수 있다. 우리는 도그휘슬을 듣고 추적하고, 무화과잎을 찾아내며, 상황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 보일 수 있어야 한다. ‘신선할 정도로 솔직한’ 그들의 발언이 완전한 인종차별임을 선언하고 그 자리에 정말로 솔직한 진실을 제시해야 한다. 경제적 억압에 대하여, 분열과 지배에 대하여, 현 상태를 고착화하는 언론에 대하여 진실을 제시해야 한다. 

이 장의 앞부분에서 보았듯이 도그휘슬은 일단 폭로되면 효과가 없다는 실험 결과가 있다. 무화과잎도 마찬가지다.(87쪽)



이 책에 따르면 만약 정치인이 연설에서 ‘열심히 일하는 가정’이라고 말한다면, 본인은 이성애 중심 가족 제도에 관심이 있음을 청중에게 알려주는 데 상당한 역할을 하여 사회적 보수층 유권자에게 잘 통한다고 한다. 또한 ‘열심히 일하는’이라는 말은 (미국에서) 복지 혜택을 받는 사람들에 대한 거부를 나타낸다. 즉 복지 혜택을 많이 받고 있다고 여겨지는 흑인을 겨냥하는 발언으로 유색인종에게 강경책을 펼치겠다는 신호가 된다. 


‘열심히 일하는’이라는 말을 들으면 열심히 일하지 않는 사람은 마음에 찔리는 데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이가 많은 노인이거나 젊더라도 건강이 좋지 못한 사람은 일하고 싶어도 일할 수가 없다. 이들에게는 복지 혜택을 받도록 하는 것이 마땅하다. 


정치인이 한 말의 올바른 의미를 알기 위해 국민의 지식수준이 높아져야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

도그휘슬이란? : 개를 부르는 호각이나 피리를 도그 휘슬(Dog Whistle)이라고 한다. 인간의 가청 주파수 최대치인 20kHz보다 높아, 사람은 들을 수 없지만 개는 알아들을 수 있는 소리를 낸다. 정치학에서 도그 휘슬은 특정 정파나 지지 그룹의 호응을 얻기 위해 암시적 언어를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그 그룹 내에서만 통용되는, 본래 의미와는 전혀 다른 정치사회적 의미를 가진 단어를 사용함으로써 결속을 도모하거나 특정 메시지를 공유하는 것을 말한다.(‘브릿지경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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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5-08-06 20: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인종차별주의뿐만 아니라 어떤 혐오발언을 하는 인간들 대부분이 많이 쓰는 수법이네요. 그래서 저는 저런 말 나오면 일단 긴장합니다. 자신의 말에 일단 껍데기를 먼저 쒸우는 인간들의 말은 대부분 누군가를 행한 공격이더라구요. 제 나름대로 피하거나 맞받아칠 준비를 하는거죠. 젊을 때 어리숙하고 직설적인 제 성격때문에 많이 당했달까요. ㅎㅎ
아래 사진은 부산 해운대에서 기장가는 길에 있는 전망대 같은데 맞나요? 부산으로 휴가오셨을까요? ^^

페크pek0501 2025-08-07 13:53   좋아요 1 | URL
인종 차별뿐만 아니라 이슬람 혐오, 동성애 혐오 등 많지요. 이 책에도 나옵니다.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속아 넘어가기 십상입니다.
사진은 바람돌이 님이 말씀하신 대로 부산, 입니다. 폭염이 있기 전에 미리 휴가 다녀왔어요. 너무 더울 땐 집이 제일 좋더라고요.
오늘은 입추, 모레는 말복이니 앞으로 초가을 여행을 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2025-08-06 20: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8-07 13: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꼬마요정 2025-08-07 00: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예전엔 대놓고 혐오발언 막 했는데 요샌 무화과잎으로 가리는 사람들이 많아졌어요. 혐오가 나쁘단 걸 안다는 거죠. 근데 왜 그렇게 혐오를 하는지...ㅠㅠ 저는 가끔 뉴스나 유튜브 댓글들 보면 사람들이 참 화가 많고 싫은 것들이 많구나 싶습니다. 이 책 저도 읽어보고 싶네요.

요즘 너무 덥죠? 바다 사진 보니 시원합니다^^

페크pek0501 2025-08-07 14:00   좋아요 1 | URL
저도 꼬마요정 님과 비슷한 생각을 합니다. 참 행복하지 않은 사람들이 많구나 싶고 타인들에 대한 관심이 어찌 그리 많을까 싶어요. 자신의 발언이 누군가에겐 독화살이 될 수 있음을 헤아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바다 사진, 무더운 여름엔 최고인 듯합니다. 댓글 감사합니다.좋은 하루 보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