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인간>
일본 작가들의 산문을 실은 책.
마사무네 하쿠초, ‘한 가지 비밀’(98~102쪽)에서
최근 『뒤마 이야기』의 번역본을 읽는데 문득 마음을 자극하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인간은 누구나 과거에 자기가 한 짓을 털어놓느니 죽음을 택하겠다고 여길 만한 일을 적어도 한 가지는 갖고 있다고 플루타르코스는 썼다.”(98쪽)
‘무덤까지 가져갈 비밀’을 친구에게 털어놓으면 웃음거리만 될지도 모르고 마음이 후련해질지도 모르지만, 그런 비밀을 누구나 하나둘쯤은 갖고 있고 그걸 품은 채 무덤까지 갈 것도 같다고 나는 공상한다.
“나한테는 그런 비밀 없네.”
많은 사람들은 이렇게 말할 것이다.
“되도록 비밀로 해두고 싶은 일이야 몇 가지 있지만, 그걸 고백할 바에는 차라리 죽음을 택하겠다고 할 정도로, 그런 거창한 비밀은 없어.”
많은 사람들은 이렇게도 말할 것이다.
과연 그럴까. 자기 일생을 되돌아봤을 때 과연 그럴까. 나는 그런 비밀다운 비밀, 절대 털어놓고 싶지 않은 비밀을 한두 가지는 가지고 있다. 일본의 근대소설에서는 자연주의 부흥과 함께 사소설이라는 것이 유행하여, 작가 자신의 실제 생활과 실제 심경을 철저하게 표현하고자 한 작가들이 속출했는데, 과연 그 모든 작가가 무덤까지 가져가고 싶을 만큼의 비밀을 작품 속에 낱낱이 털어놨을까.(99~100쪽)
이 특별한 비밀. (중략) 가족과 친구에게도 알리지 않음으로써 평화가 유지된다. 수십 년씩 친하게 지낸 친구도 나의 진상을 모른다는 걸 체험하고 있다. 우리는 지인에게 오해 받고 있다고 탄식하는 일이 종종 있지만, 오히려 오해 받고 있기에 가까이 지낼 수 있으며 진실을 안다면 서로 서먹해질 수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인간은 모두 고독하다고 할 수 있겠다.(101쪽)
최근 『뒤마 이야기』의 번역본을 읽는데 문득 마음을 자극하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인간은 누구나 과거에 자기가 한 짓을 털어놓느니 죽음을 택하겠다고 여길 만한 일을 적어도 한 가지는 갖고 있다고 플루타르코스는 썼다."(98쪽)
이 특별한 비밀. (중략) 가족과 친구에게도 알리지 않음으로써 평화가 유지된다. 수십 년씩 친하게 지낸 친구도 나의 진상을 모른다는 걸 체험하고 있다. 우리는 지인에게 오해 받고 있다고 탄식하는 일이 종종 있지만, 오히려 오해 받고 있기에 가까이 지낼 수 있으며 진실을 안다면 서로 서먹해질 수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인간은 모두 고독하다고 할 수 있겠다.(10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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