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런던통신 1931-1935>
러셀의 칼럼집 <런던통신 1931-1935>는 칼럼을 잘 쓰기 위해 내가 자주 들춰 보는 책이다. 나의 칼럼 교과서라고 말할 수 있다. 이 책은 주로 미국 신문에 기고했던 칼럼을 모았다고 하는데 135편의 글이 실려 있다.
러셀은 1950년에 노벨 문학상을 받은 문필가이기도 해서 ’글 잘 쓰는 대학자‘가 쓴 생활 글이라는 점에서 나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했다.
....................
학창 시절에 회초리나 채찍으로 매를 맞았던 이들은 거의 한결같이 그 덕에 자신이 더 나은 사람이 되었다고 믿고 있다. 내가 볼 때는 이렇게 믿는 것 자체가 체벌이 끼치는 악영향 중 하나다. 어른이 되어서든 어렸을 때든 이런 일을 당한 사람은 마음에 분노가 가득하게 된다. 이 분노는 그를 사나운 반항아로 만들거나 자기 차례가 오면 다른 범법자에게 고통을 주고 싶은 격한 욕망의 소유자로 바꾸어 놓는다.(215쪽)
- 버트런드 러셀, <런던통신 1931-1935>, ’체벌의 악영향‘에서.
....................
⇨ 체벌로 인해 생긴 스트레스는 증오심을 키워 폭력적인 행동을 하게 만들 수 있다.
2. <유토피아>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는 누구나 차별 없이 행복하게 사는 나라를 소개한다. 이 책을 읽으면 우리가 사는 현대 사회의 문제점을 객관적으로 보게 된다.
....................
흉년이 들어 먹을 것이 없어 수많은 사람이 굶어 죽어야 했던 과거의 어느 한 해를 떠올려 보십시오. 그리고 흉년이 끝날 즈음 부자들의 곳간을 조사했다고 합시다. 장담하건대, 그 곳간에는 흉년으로 인해 먹을 것이 없어 굶거나 병들어 죽은 모든 사람이 흉년 동안 먹고 살기에 충분한 곡식이 들어 있을 것입니다. 만일 그 곡식을 나누어 주었더라면, 그들은 죽거나 고통당하지 않았을 것이므로 지금이 흉년인지조차 몰랐을 것입니다.(223쪽)
- 토머스 모어, <유토피아>에서.
....................
⇨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계층 간의 소득 격차가 큰 문제로 부각 되고 있는 지금의 현실과 다를 바 없음을 느낄 수 있는 글이다. 토머스 모어(1478년~1535년)가 살았던 시대에도 제기되었던 사회 문제가 기계 문명이 최고도로 발달한 현대에도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
코로나19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늘어난 반면 다른 쪽에서는 “팬데믹 장기화에 지친 소비자들이 도박과 사치품 구매에 지갑을 활짝 연 것으로 나타났다.”(세계일보, 2022-02-20)는 기사가 있었다.
3. <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
오찬호 님의 글은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읽어 볼 만하다. 저자의 고민을 따라가다 보면 공감하게 될 뿐 아니라 한국 사회의 문제점을 마주하게 된다.
....................
무엇이든 개인이 마음먹기 나름이라는 식의 접근은 피해자에게 문제의 원인을 돌리는 우를 범한다. 왕따의 피해자에게 ’너도 원인 제공이 있다‘면서 폭력을 묵인하는 사회, 성범죄를 걱정하는 여성들에게 ’늦게 다니지 않고 노출이 심한 옷을 입지 않으면‘ 위험해지지 않는다는 망언을 조언이랍시고 하는 사람들이 한국에 많은 건 우연이 아니다.(230쪽)
- 오찬호, <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에서.
....................
⇨ 문제점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려 하지 않고 피해자가 원인 제공자인 양 말하는 사회.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