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자기가 바라는 대로 일이 항상 술술 풀리는 인생을 산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그렇게 살아 보지 못해 그 기분을 알 수가 없다. 대체로 본인이 바라는 것과 실현되는 것 사이에서 우리 삶이 흘러간다. 말하자면 바라던 것 중 어떤 것은 이뤄지고 어떤 것은 이뤄지지 않는다. 나의 경우 이뤄진 일에 대해 기뻐하는 시간은 짧고 그렇지 않은 일에 대해서는 남아 있는 과제처럼 계속 집중하게 된다는 게 문제다. 소원하는 게 실현될 때까지 포기하지 못해 다른 데로 마음이 옮겨지지 않는 것이다. 여기서도 나의 꾸준함이 발휘된다.
2.
내가 기고하고 싶었던 신문 지면이 있었다. 그곳으로 이력서, 기명 칼럼, 미발표 칼럼 등을 이메일로 보냈다. 나를 ‘고정 필진’ 후보에 넣어 주겠다는 답변을 받아 놓을 수 있었다. 후보라고 해서 고정 필진으로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그럴 가능성도, 그렇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대통령 후보라고 해서 꼭 당선되는 건 아니듯이 말이다. 아직까지 연락이 없는 걸로 보아 내가 탈락한 모양이다. 그런데 엉뚱한 데서 어제 연락이 왔다. 내가 내년부터 1년 동안 기고할 수 있는 ‘오피니언의 고정 필진’에 선정되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월 1회로 쓸 수 있는지 월 2회로 쓸 수 있는지 말해 달라고 한다. 이에 월 1회로 하겠다고 답했다. 내가 원했던 신문이 아니라서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이거라도 돼서 다행이라 여겼다.
3.
내 삶은 늘 그런 식이었다. 제일의 소원은 이루기 어려워 실망을 안겨 주고 그것을 대체하는 다른 게 생긴다. 폼나게 살고 싶은데 폼나게 살 수 없다.
4.
나를 탈락시킨 신문사에 복수하고 말 테다, 하고 생각하면서 아침에 눈을 떴다. 나의 복수란 내가 앞으로 글 잘 쓰는 사람이 돼서 나 같은 필자를 떨어뜨린, 그 신문사의 담당자가 후회하게 만드는 것. 물론 그런 복수가 성사될 리 없다. 그저 내가 패배감에 젖을까 봐 오기를 부려 보는 것일 뿐.
5.
그래서 결심했다. <뉴욕타임스 편집장의 글을 잘 쓰는 법>이란 책을 정독해서 글을 잘 쓰는 사람이 되기로.
『<뉴욕타임스〉에서 매주 1,000편의 글을 검토하고 다듬었던 편집장이 누구나 자신의 생각을 설득력 있게 이야기하고, 타인을 당신의 편으로 끌어당길 수 있는 글쓰기 테크닉을 알려주는 책이다. 실제 그가 교정했던 실제 글 예시와 함께 알려주어 독자가 자신의 글을 어떻게 쓰고 고쳐야 하는지 보다 쉽고 명쾌하게 습득할 수 있다.』 - ‘알라딘 책소개’에서.
트리시 홀, <뉴욕타임스 편집장의 글을 잘 쓰는 법>
<뉴욕타임스〉에서 매주 1,000편의 글을 검토하고 다듬었던 편집장이 쓴 책이라고 하니 글에 대한 안목이 뛰어난 저자가 내게 큰 도움을 줄 것 같다.
내가 읽은 글 중 여러분과 공유하고 싶은 글을 작성해 보았다.
로봇의 입에서 튀어나오는 듯한 글은 지루하다. 자신만의 목소리로 글을 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런 조언을 따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진정해!”라는 조언과 비슷하니까. 열세 살 무렵, 이성의 관심을 받으려고 안달하는 내게 오빠가 한 충고가 글쓰기에서도 통용된다. 오빠는 이렇게 말했다. “그냥 너답게 굴어.” 그 말이 맞다.(82쪽)
외부의 목소리를 전부 차단하고 내면의 진정한 목소리가 나오도록 해야 한다. 몇 가지 유용한 방법이 있다. 한 번씩 도무지 글이 써지지 않을 때 나는 현실을 완벽히 차단하기 위해 눈을 감은 채로 글을 쓴다. 어떤 때는 휴대전화에 대고 이야기를 하는데, 골치 아픈 일에 실마리를 찾는 데 이 음성 메모가 큰 도움이 된다. 어떤 방법을 쓰든 내면 깊은 곳에 자리한 자신의 본모습으로 글을 써야 한다. 업무용 사고 회로를 가동시키거나, 학자로서의 정체성에서 벗어나지 못해 내부인들만 알아듣는 특수 용어를 쓰면 글이 망가진다. 당신이 전하고 싶은, 당신만이 제시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깨달아야 어떤 이야기를 쓰고 싶은지가 분명해진다.(82쪽)
자신을 끔찍하게 괴롭히는 여드름에 대해 글을 쓰고자 하는 청소년이든, 오랫동안 자신을 괴롭힌 남편이 죽은 후 마침내 자유와 희열을 느끼는 할머니든 지극히 사적인 내용을 더할 때 스토리가 더욱 강력해진다면 그렇게 해야 한다. 별 볼일 없는 하찮은 이야기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도, 쑥스럽더라도, 또는 인터넷상에서 악플이 달릴 걱정이 들어도 그렇게 해야 한다.(93쪽)
아래는 '알라딘의 밑줄긋기'로 작성함.
로봇의 입에서 튀어나오는 듯한 글은 지루하다. 자신만의 목소리로 글을 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런 조언을 따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진정해!"라는 조언과 비슷하니까. 열세 살 무렵, 이성의 관심을 받으려고 안달하는 내게 오빠가 한 충고가 글쓰기에서도 통용된다. 오빠는 이렇게 말했다. "그냥 더답게 굴어." 그 말이 맞다.(82쪽)
외부의 목소리를 전부 차단하고 내면의 진정한 목소리가 나오도록 해야 한다. 몇 가지 유용한 방법이 있다. 한 번씩 도무지 글이 써지지 않을 때 나는 현실을 완벽히 차단하기 위해 눈을 감은 채로 글을 쓴다. 어떤 때는 휴대전화에 대고 이야기를 하는데, 골치 아픈 일에 실마리를 찾는 데 이 음성 메모가 큰 도움이 된다. 어떤 방법을 쓰든 내면 깊은 곳에 자리한 자신의 본모습으로 글을 써야 한다. 업무용 사고 회로를 가동시키거나, 학자로서의 정체성에서 벗어나지 못해 내부인들만 알아듣는 특수 용어를 쓰면 글이 망가진다. 당신이 전하고 싶은, 당신만이 제시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깨달아야 어떤 이야기를 쓰고 싶은지가 분명해진다.(82쪽)
자신을 끔찍하게 괴롭히는 여드름에 대해 글을 쓰고자 하는 청소년이든, 오랫동안 자신을 괴롭힌 남편이 죽은 후 마침내 자유와 희열을 느끼는 할머니든 지극히 사적인 내용을 더할 때 스토리가 더욱 강력해진다면 그렇게 해야 한다. 별 볼일 없는 하찮은 이야기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도, 쑥스럽더라도, 또는 인터넷상에서 악플이 달릴 걱정이 들어도 그렇게 해야 한다.(9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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