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딸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엘리자베스 노블 지음, 홍성영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8월
평점 :
품절


5년전 친정 엄마가 돌아가시면서 남편과 아이들, 그리고 친정 아빠와 남동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왠지 혼자 남겨진 느낌이 들었었다.  엄마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거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 29살이라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이런 외로움 말고도 걱정되는 또 한가지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였다. 혹시 내가 엄마처럼 암에 걸려 죽게된다면 남은 내 아이들은 어떻게하지? 아직 초등학교도 입학하지 않았던 내 딸을 보면서 나는 나없이 살게 될지도 모를 내 딸에 대한 걱정으로 죽음을 두려워하게 되었다.

내 딸이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면 몸조리를 해줘야 할텐데...김치 담궈서 줘야할텐데... 등등의 친정 엄마가 딸에게 해주는 소소한 것들을 해주지 못하게 될까봐...그것 말고도 해주어야할 것들이 많을텐데....라는 불안감.

책 제목과 책 소개를 보면서 내가 읽어야 할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죽음을 앞둔 엄마가 4명의 딸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편지와 일기 형식으로 남겼다. 각각 다른 삶을 살고 있는 딸에게 엄마는 인생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다.

흰색 카드 겉장에는 검정색 글씨로 ’너의 꿈을 행해 자신감 있게 가라.’고 적혀 있었다. 엄마는 무덤 속에서도 딸들에게 무언가를 가르쳐주고 있었다. 67p

첫 딸인 리사는 앤디를 사랑하면서도 독립적인 성향과 개방적인 성생활로 인해서 안주하지 못하였고, 둘째 제니퍼는 남편과의 불안한 결혼 생활을 하고 있었으며, 셋째 아만다는 방랑적인 생활을 즐기느라 엄마가 죽음을 앞둔 상황에서도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었다. 마지막 딸인 한나는 이제 막 성년이 되어가고 있었다.

어리석고 우스운 자존심. 하지만 그로 인해 그녀는 더욱더 외로웠다. 엄마가 살아 있다면 툭 터놓고 말할 수 있을 텐데. 엄마가 죽었기 때문이라고, 엄마가 살아 있었다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그녀는 혼잣말을 했다. 아니, 그래도 이런 일은 일어났을 것이다. 그녀는 견딜 수가 없었다. 엄마가 하는 말이라면 뭐든 귀 기울여 들을 것 같았다. 자정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릴 때, 사람들이 서로 껴안고 키스하고 환호성을 지를 때, 그녀는 엄마를 생각했다. 엄마의 존재가 얼마나 그리운지 생각했다. 137p

각자의 삶이 힘들고 지치고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고 방황스러울 때 이들은 엄마의 찾았고, 엄마의 일기와 편지를 통해서 그리고 엄마가 남겨놓은 사랑을 통해서 웃을 수 있었다.

죽음을 앞두고 엄마는 딸들에게 그동안 하지 못했던 말들과 마음속에 담아두었던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이렇게 마지막 인사를 할 수 있는 시간을 갖을 수 있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를 생각해 본다. 갑작스러운 엄마의 죽음으로 인해 마지막 인사조차 하지 못했던 그 순간을 떠올리면 마음이 아리고 아프다.

네 딸의 곁을 떠나야 한다는 사실을 견딜 수가 없다. 난 너희들 곁을 떠나고 싶지 않단다. 난 아직 너희들을 위해 해야 할 일이 많단다. 너희들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너희들이 얼마나 놀라운 존재인지 충분히 말해주지도 못했어. 너희들을 충분히 도와주지도 못했고, 너희들과 충분히 맞서 싸우지도 못했고, 너희들의 이야기를 충분히 듣지도, 너희들을 자주 보지도 못했어. 209p

책을 읽으면서 나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에서 조금 벗어날 수 있었다. 대신 내 아이들을 더 많이 사랑하고, 더 많은 이야기를 듣고 들려주어야 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 그것이 내 아이들에게 엄마인 내가 해 줄 수 있는 최선이라는 생각이 든다.

너희들이 태어난 날은 내 생애 최고의 4일이었고 , 너희들을 낳은 것은 내 생애 가장 잘한 일이었고, 너희들은 내가 만든 네 점의 예술 작품이야. 255p

4명의 딸은 죽음을 앞둔 엄마의 정성어린 조언과 애정과 사랑으로 올바른 길을 찾아 갈 수 있었고, 가족이 주는 따스함과 포근함을 알게 되었다.

엄마, 가족, 그리고 내 딸에 대한 사랑을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였다. 또한 엄마와 딸이라는 관계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시간이기도 했다. 엄마와 딸은 참 묘한 관계인 듯 싶다. ’엄마처럼 살지 않을 거야" 하지만 엄마처럼 살아가고 있는 내 모습을 바라본다. 지금 나의 엄마는 하늘 어딘가 쯤에서 나를 바라보고 계실 것이다. 사랑을 가득 담은 눈으로...

나는 죽지만 그 사랑은 생명체처럼 살아남았으면 좋겠어. 내 죽음을 덩굴로 삼아 그 사랑이 너희들에게 계속 뻗어나갔으면 좋겠어. 뿌리가 깊고 절대 부러지지 않는, 하지만 너희들이 힘들 때 너희들을 세워줄 수 있는 강인한 덩굴이 되어주었으면 좋겠어. 517p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대한민국 영어천재들의 비밀노트 - 대한민국 영어천재 12명의 비밀 공부법
박영준 외 지음 / 두앤비컨텐츠(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9월
평점 :
품절


누군가 내게 영어를 말을 시킨다면 나는 그 자리에 얼어버린다. 학창시절 내내 외웠던 단어와 숙어, 문장들은 하얗게 사라진다. 내가 학교를 다닐때만 해도 영어를 유창하게 잘하는 아이는 반에서 몇명 안 되었지만, 영어 시간만 되면 나는 왠지 주눅이 들고 알던 것도 대답 못하곤 했다. 그래서인지 내 아이들만은 영어를 잘했으면...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더군다나 요즘 아이들은 영어를 모국어처럼 배워야한다는 사회분위기 때문인지 다들 조기 영어교육으로 어른인 나보다도 유창하게 하곤 한다.

내가 영어를 잘 못해서였을까? 아이에게 어떻게 영어 공부를 가르쳐야하는지 부터가 참 고민이 많았다. 남들 이야기 들어가면서 갈팡질팡 하면서 무엇이 좋은지 고민만 하다가 결국 딸아이도 남들보다 더 늦게 영어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책 제목을 보면서 ’영어천재’ 들이 천재로 불릴 수 있을 정도로 영어를 잘 하게 된 과정과 그들만의 노력을 엿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호기심 발동으로 인해 선뜻 책을 선택하였다. 그들의 방법을 토대로해서 나만의 영어 공부 방법을 터득할 수도 있을 것이며, 그들의 노력을 보면서 ’할수있다’는 자신감 또한 충전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있었다.

처음 영어천재 12인의 프로필을 보면서 ’허걱’ 놀라면서 나와 내 아이와는 다른 환경속에 아이들이기에 가능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 내심 책 선택에 후회를 했었다. 허나 책을 읽으면서 그들이 천재가 될 수 밖에 없었던 그들만의 노력과 그들만의 열정에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일단 책상 앞에 앉으면 절박한 심정으로 불같이 공부했어요. 지금 고웁하지 않으면 그만큼 꿈이 멀어진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었거든요. 공부는 절대 많이 하는 것과 잘하는 것이 비례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핵심은 ’얼마나 집중했는가’입니다. " 22p

<살짝 엿보는 비밀노트> 에서는 그들만의 공부비법이 구체적으로 담겨져 있다. 또한 추천도서와 그들이 애용했던 문제집까지 담겨져 있어서 영어 교재를 선택함에 있어서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박영준 원장의 ’영어이야기’ - 목표가 있으면 달리게 되어 있다.
1. 목표를 세워라
-’ 내가 하고자 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서는 영어가 꼭 필요하다’라고 깨닫는 순간 공부라는 칼자루를 손에 쥐게 되는 것이다. 영어는 목표가 아닌 과정이고 넘어야 할 산이다. 넘어야 할 산 뒤에 무엇이 가디록 있는지를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은 반드시 그리고 재빨리 그 산을 넘을 수 있다.

2. 영어를 길들여라.
- 영어는 새침데기 아가씨 같아서 하루라도 소홀히 하면 토라져버리고 말 것이다.

3. 세계를 가슴에 품어라.
- 글로벌 인재의 영원한 동반자는 바로 영어다. 영어는 기본이고 그 위에 자신만의 특별한 무언가를 쌓는 것이다. 기본을 무시하고 일을 진행할 수는 없는 법. 영어는 절대 배반하지 않는다.

4. 영어를 넘지 않고 세계로 나아갈 수 없다.
- 꿈은 폭발력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영어는 그 꿈을 다채롭게 만들어준다. 한국에 사는 우리가 우리말이 아닌 영어를 강조해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56~59p

영어를 잘 하고 싶어서, 내 아이가 영어를 잘 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책을 선택했다. 물론 그 비법은 자세하게 잘 담아져 있었고, 나의 공부 방식에 적절하게 응용해서 공부하면 될 것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 영어보다 더 많은 것을 배운 것 같다.
’희망’ ’포부’ ’열정’ 내 아이가 마음속에 품어야 할 것들 배웠고, 그들이 포기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던 글을 읽으면서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 역시 배울 수 있었다.

"영어를 단기간에 정복할 수 있다면 수많은 사람들이 고민할 필요도 없겠지요. 영어는 거북이에요. 느리지만 꾸준히 달리면 언젠가 토끼를 제칠 수 있는 날이 오게 마련이거든요. 특히 독해는 평소에 독서 습관을 길러두지 않으면 절대 잘할 수 없어요. 저는 아무리 바쁜 날에도 하루 30분은 책을 꼭 읽었어요. 30분이 몇 년 동안 쌓이면 엄청난 시간이 되고 그동안 읽은 책은 든든한 저만의 재산이 되니가요." 125p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초등공부 불변의 법칙 - 아이 공부를 지배하는 21가지 숨은 원리
송재환 지음 / 아마존 / 2009년 1월
평점 :
품절


 

공부에도 법칙이 있다.
나는 10년 넘게 교단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공부 잘하는 아이들만의 공통점을 알아챌 수 있었다.
처음에는 몇몇 우등생들에게서만 나타나는 특징일 뿐이라 흘려 넘겼다.
하지만 학년이 바뀌어도 변함없는 우등생들만의 
공부법칙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페이지 : 책 머릿말

책을 읽기위해 표지를 펼치자 이런 글귀가 먼저 눈에 띄었다. 저자는 12년간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공부 잘하는 아이들만의 공통점을 알아냈고 그들만의 공부법을 과감하게 공개해주었다.
올해 초등5학년이 되는 딸을 가진 부모로서 ’초등공부 불변의 법칙’ 제목을 가진 이 책을 그냥 흘러넘길 수가 없었다.

이제 초등 고학년이 되고 불과 2년이 지나면 중학생이 되어버리는 딸에게 남은 초등2년은 굉장히 중요한 시간이라 생각된다.
초등학교에서 기초를 잘 닦아두어야 할 것이고, 학습에 대한 습관을 제대로 잡아두어야 하는 그야말로 앞으로 중고등학교 성적을 위해서 남은 2년은 공부 습관을 바로 잡아야 할 필요성이 절실하다.

이 책에서 불볍의 법칙으로 21가지의 법칙을 내놓았다.
익히 들어 알고 있는 내용도 있었지만, 그 법칙은 말그대로 ’불변’의 법칙이기에 다시 한번 새겨듣는 계기가 되었다.

1. 비전의 법칙 - 목표의식이 있는 아이가 무섭게 공부한다.
2. 매트릭스의 법칙 - 의사 집안에 의사 나고 법관 집안에 법관 나는 것은 매트릭스의 문제다.
3. 유레카의 법칙 - 스스로 발견하는 기쁨을 경험하게 하라.
4. 눈덩어리의 법칙 - 개념과 원리의 이해는 갈수록 위력이 세진다.
5. 암기의 법칙 - 무조건 외우지 말고 외워지는 기술을 익혀라
6. 파레토의 법칙 - 빅3 과목에 집중하면 전체 성적이 오른다
7. 오답반복의 법칙 - 틀린 문제는 또 틀린다
8. 마라톤의 법칙 - 긴 싸움엔 초반 호흡이 중요하다.
9. 놀이의 법칙 - 땀 흘려 놀아본 아이가 집중력이 탁월하다
10. 조작체험의 법칙 - 결국 몸으로 배운 것만이 남는다.
11. 하늘천따지의 법칙 - 학습 효과 3배, 낭독의 힘
12. 분절의 법칙 - 공부 효과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나눔의 원리
13. 저수지의 법칙 -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절대 극복할 수 없는 독서의 위력
14. 한자학습 기적의 법칙 - 한자 내공은 보이지 않는 공부 엔진이다.
15. 글쓰기의 법칙 - 글쓰기 기술이 평생공부 경쟁력이다.
16. 5학년 필승 법칙 - 엄마공부에서 아이 실력으로 바뀌는 시기를 준비하라.
17. 삼박자의 법칙 - 지성, 인성, 감성이 공부에 영향을 주는 방식
18. 시험공부의 법칙 - 평소 공부와 시험공부는 모드가 달라야 한다.
19. 아들딸 차별학습의 법칙 - 남자, 여자 공부법은 반드시 달아야 한다.
20. 선행필패의 법칙 - 애써 시킨 공부가 내 아이를 문제아로 만든다.
21. 피그말리온의 법칙 - 공부 잘하는 만드는 다섯 가지 칭찬의 기술

아르키메데스가 끝없이 골몰한 끝에 문제를 풀고 ’유레카’를 알아낸 희열처럼 유레카의 기쁨을 맞본 아이들은?에 의해 움직인다면 유레카의 경험이 부족할 수 밖에 없다고 한다.

올해 5학년이 되는 딸이 두었기 때문에 나는 5학년 필승 법칙에 대해서 유독 관심을 보였다. 
5학년이 되기 전에 어떤 준비를 해 놓아야 하는지 잠깐 언급해보고자 한다.

첫째, 자기 주도적 학습능력을 길러놓아야 한다.

둘째, 자기만의 공부 스타일을 찾아야 한다.

셋째, 자녀와 좋은 간계를 맺어놓아야 한다.

넷째, 꾸준한 독서는 놓지 말아야 한다.

고학년이 될수록 독서는 더욱 필요하다. 올바른 가치관 정립과 독서 수준 향상을 위해서 필요하다. 탄탄한 독해력 없이는 수능에서 절대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없다. 독해력은 다독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꼭 명심해야 한다. 5학년 때는 특별히 위인전을 많이 읽어두어야 한다. 위인전은 위대한 인물의 삶뿐만 아니라 그 당시의 역사적 상황도 배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169p

다섯째, 자녀의 인지 능력에 따라 공부 방식을 달리해야 한다.

나는 ’평생 성적 초등4학년에 결정된다’ ’아이가 초등 5학년이면 부모는 중학 생활을 준비하라’ 책을 읽었고, 이번엔 ’초등공부 불변의 법칙’을 읽었다.
이 책들이 공통점은 아이들의 비전과 예습복습, 오답 노트 등에 공부를 잘하는 비결에 대해서 다루어진다.
그리고 또한가지의 중요한 공통점은 부모의 노력과 지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내 아이를 기다려주고, 용기를 주고, 아낌없는 칭찬이 아이들에게 좋은 성적과 좋은 성과를 거둘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다.
초등학교 아이들은 아직 미래를 결정지을 시간이 많이 남아있다.
칭찬이야말로 공부를 잘하게 하는 좋은 모약이라는 것을 다시한번 되새기며 오늘부터 아이에게 칭찬의 모약을 주려고 한다.


                                         칭찬의 원칙

                          첫째, 결과보다 과정을 칭찬해야 한다.
                 둘째, 식상한 칭찬보다는 새로운 칭찬을 해야 한다.
                        셋째, 칭찬은 공개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넷째, 칭찬은 즉각적으로 해줘야 한다.
        다섯째, 지적을 할 땐 샌드위치 화법을 해야한다. 칭찬+지적+격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루머의 루머의 루머 내인생의책 푸른봄 문학 (돌멩이 문고) 5
제이 아셰르 지음, 위문숙 옮김 / 내인생의책 / 2009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올드보이> 영화를 본후 생각하지 못했던 반전에 오싹~한 느낌과 함께 색다른 느낌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 영화를 본 후 며칠간의 그 영화의 여운이 길게 자리했던 기억이 난다.
바로 그 영화 <올드보이>의 미국판 소설 <루머의 루머의 루머>는 그런 여운을 남겨준 소설이였고, 영화와는 또다른 느낌과 생각을 느끼게 하는 한 편의 영화와도 같은 소설이였다. 
추리소설에서나 느낄 수 있는 긴장감과 안타까움이 서서히 자리잡는 소설 <루머의 루머의 루머>

우리는 생활하면서 다른 사람을 이야기할 때, 그 사람의 감정을 얼마나 생각하고 이야기하고 있을까?
다른 사람에 대해서 쉽게 내뱉는 말들이 그 사람에게 얼마나 큰 상처가 되는지 알고 있기는 한 걸까?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우리나라 인터넷 문화...악성댓글로 인해서 연예인들의 자살이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고, 학교에서는 왕따라는 문제로 인해서 자살과 폭력이 생겨나고 있다.
왜? 왜 우리는 다른 이들에게 상처를 주고 있는 것일까?

지금 나는 ’해나 베이커’를 통해서 그 이유를 확인해보고자 한다. 자살의 이유를....

안녕, 여러분. 해나 베이커야. 카세트테이프 안에서는 난 아직 살아있어.
다들 마음의 준비를 하시길. 내 인생 이야기를 털어놓을 참이거든. 정확히 말하자면 내 삶이 왜 끝났는지 밝히려고. 이 테이프를 듣는 너희들이 그 이유에 해당되니까.


클레이 앞으로 배달된 의문의 택배속에는 일곱개의 카세트 테이트가 담겨져 있었고, 클레이는 테이프를 듣는 순간 자살한 해나의 목소리를 듣게 되었다.

자신이 자살을 결심하게 된 이유를...자신이 자살하게 만든 13명의 사람들이 어떻게 자신을 벼랑끝으로 내몰았는지에 대해 담아놓은 카세트 테이프.
테이프를 들으면 다음 차례의 사람에게 전달해야 한다. 그것이 이 소포를 받는 사람의 규칙이였다.

이 소설은 해나의 목소리를 통해서 그리고, 또 한편으로는 클레이의 지난 기억과 현재 테이프를 듣는 동안의 현재 진행을 통한 관점을 통해서 두가지로 전달된다.
해나가 남겨놓은 지도를 통해 해나가 입었던 상처를 쫓아가는 클레이는 자신의 진심을 해나에게 용기있게 전달하지 못했던 점을 안타까워한다.

첫 키스에 대한 추억을 소중히 했던 해나. 하지만 저스틴의 허풍으로 인해 추억은 더렵혀졌고 그 루머를 시작으로 해서 해나의 죽음의 그림자는 시작되었다.
테이프를 듣는 동안 클레이는 그들에 대한 분노와 그들로 인해 죽음을 선택한 해나의 안타까움을 느끼며, 자신이 해나에게 어떤 잘못을 했는지에 대한 두려움으로 테이프를 들었다.

다시 한 번 강조하건데, 이 테이프는 네가 왜 그랬는지 파헤치려는 게 아니야. 네가 한 짓의 결과를 밝히려는 것뿐이야. 더 정확히 말해서 나에게 미친 영향. 너로서는 의도하지 않았고, 예상하지도 않았던.

우리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쉽게 한다. 실제로 듣지도 실제로 보지도 못했던 사건에 대해서 그 일이 사실인 양 떠들어댄다.  무엇이 진실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저 우리들의 대화에 흥미로움과 즐거움만 있으면 그것으로 되는것이였다. 하지만 정작 그 뒤에 감춰진 아픔과 상처와 진실은 외면하고 있다.

그 진실에 대한 외면이, 해나 베이커를 만들고 있고 우리는 그 테이프 속 이유 중 하나로 등장하게 된다.
그렇게 진실을 쫓아 눈물과 아쉬움과 안타까움으로 해나의 길을 따라갔던 클레이는 테이프를 다음 주인공에게 전달했다.
해나의 목소리는 해나와 함께 사라졌고, 남겨진 것은 왜?라는 이유에 대한 진실뿐이였다. 해나는 왜 죽을 수 밖에 없었는지...

문득....지난 날 내가 다른 사람에게 남겨준 상처들이 떠오른다. 그리고 외로웠던 해나 베이커를 떠올린다. 안타까움과 슬픔이 공존하는....그러나 마지막 한 줄기의 희망을 느끼게 하는 소설 <루머의 루머의 루머>

혹시 당신에게 마지막 구원의 손길을 내미는 사람이 있다면 주저하지말고 그 손을 잡아주기를.....그것이 그 사람에게 한 줄기의 희망이 될 수 있음을 잊지 말기를 바란다.

외로운 영혼                                 -해나 베이커-

네 눈과 마주친다
그저 스쳐 지나갈 뿐
메아리조차 없이
내가 속삭였건만
안녕이라고.
영혼의 짝이 되어야 마땅한
피로 맺어진 두 존재
어쩌면 아니였을까
절대로 알 수 없을 것 같아

어머니여
날 당신 품에 안고 다녔건만
이젠 당신에게 보이는 거라곤
내가 걸치고 있는 외투
사람들이 당신에게 묻는다
내가 잘 지내냐고
당신은 웃으면서 끄덕.
끝나면 안 되는데
거기서

날 내버려둬
하늘 아래에
날 봐
그저 두 눈으로만 보지 말고
벗겨내라
살과 뼈로 만들어진 가면을
날 봐
내 영혼을

외로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공지영 지음 / 오픈하우스 / 200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을 읽는내내 엄마인 나의 직업이 소설가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딸을 향한 마음을 진솔하게 써 내려갈 수 있는 저자의 능력이 부러웠다고나 할까?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이 책을 출간한 저자에 대한 고마움을 느꼈다. 나를 대신해서 내 딸에게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해주었기 때문이리라.

저자 공지영은 소설가가 아닌 엄마라는 입장에서 딸 위녕에게 보내는 편지를 산문집으로 엮었다. 편지마다 담겨진 저자의 진솔한 마음과 딸을 향한 사랑과 응원이 그대로 녹아들어 있다.
함께 해주지 못했던 아픔과 자신의 경험을 비추어 내어 놓은 해결방법 그리고 자신이 읽은 책 속에 담겨진 글과 느낌을 인용하여 딸에게 네가 살아 내는 오늘이 되기를 바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런 말을 편지로 받아 줄 수 있는 딸을 가진 엄마는 얼마나 행복한지! 27p

얼마전 ’1학년 1반 34번’이라는 책속에서 이런 문구를 보았다. ’사랑을 하면 왜 모두 기대를 거는 걸까? 그냥 사랑만 하면 안 되는 걸까?’ 나는 초등학생인 딸에게 사랑 속에 큰 기대를 담아 많은 것을 요구했다. 그리고 그 기대에 부합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에 타박을 하며 사랑의 다른 표현이라는 마음으로 나를 포장하곤 했었다. 
그건 딸의 삶을 인정하려하지 않은 채, 내가 살고 싶었던 삶을 딸에게 강요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이 시대가 원하는 삶을 살아가기를 바라는 과욕으로.....그것을 사랑이라 명명하면서....

릴리야, 사랑한다. 나는 네가 어떤 인생을 살든 너를 응원할 것이다. 그러니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말고 네 날개를 마음껏 펼치거라. 두려워할 것은 두려운 그 자체뿐이다. <손녀딸 릴리에게 주는 편지> 중 72p

그냥 살아지는 것이 아니라 네가 살아 내는 오늘이 되기를. 당연한 것을 한 번 더 당연하지 않게 생각해 보기를, 아무것도 두려워 말고 네 날개를 맘껏 펼치기를. 약속해, 네가 어떤 인생을 살든 엄마는 너를 응원할 거야. 72p

그동안 나는 잊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싶다. 내 딸의 삶을 내가 대신 살아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내가 만들어 놓은 틀안에 딸이 부합되는 아이이기를 기대하며 자신의 날개를 펼치려는 몸부림을 눌렀던 것은 아닌가.
한숨이 내쉬어진다. 
나는 내 딸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대한 표현의 방식을 잘 못 하고 있었던 것 같다. 늦지 않았다고 생각해도 되려나? 지금부터 기대를 포함하지 않는 ’사랑’으로 다시 시작해도 늦지 않았으려나? 마음이 아리다.

이렇게 숨이 차게 나열을 하는 모든 조건에 솔직히 너는 거의 한 가지도(미안해, 한두 가지는 거의 근접하고 있기는 해. 좀 더 네가 노력한다면 말이야) 도달해 있지 않지만 엄마는 엄마가 꿈꾸던 딸이 바로 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단다. 254p

저자 공지영은 첫 편지부터 수영장을 다니겠다는 결심을 하지만, 편지가 끝날때까지 수영장을 한번도 가지 못했다. 편지마다 ’수영’ 이야기를 담은 것은 그것을 통해서 딸에게 ’삶’을 이야기 하고자 했던 듯 싶다.
오늘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았으면 하는 바램과 혹 어려움에 처했을 때 좌절하지 말고 남아 있는 오늘과 또 다른 도전을 할 수 있기를 바라는 엄마의 마음을 담았다.

세상의 어떤 엄마가 자신의 딸을 사랑하지 않겠는가? 표현 방법은 다르지만 모두 사랑이라는 마음을 통해서 만들어진다.
’온전한 사랑’ 을 전해주려고 한다. 아이의 마음을 억누르는 기대를 접어 ’온전한 사랑’으로 딸의 손을 잡아주려고 한다.
아이는 점점 자랄 것이고, 위녕처럼 고등학생이라는 시간이 다가올 것이며 진로와 사랑과 우정으로 인해 힘겨워하는 시간을 분명 겪게 될 것이다.
저자 공지영처럼 좋은 말과 글로 딸에게 편지를 줄 자신은 없다. 책속의 멋진 구절을 인용하여 딸의 마음을 위로해줄 자신도 없다. 하지만 나 역시 공지영처럼 목이 터져라 응원할 자신은 있다.
"딸아,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 역시 너를 응원할 것이다"

위녕, 언젠가 어두운 모퉁이를 돌며, 앞날이 캄캄하다고 느낄 때, 세상의 모든 문들이 네 앞에서만 셔텨를 내리고 있다고 느껴질 때, 모두 지정된 좌석표를 들고 있는데 너 혼자 임시 대기자 줄에 서 있다고 느껴질 때, 언뜻 네가 보았던 모든 희망과 믿음이 실은 환영이 아니었나 의심될 때, 너의 어린 시절의 운동회 날을 생각해. 
그때 목이 터져라 너를 부르고 있었던 엄마의 목소리를, 네 귀에 들리지 않는다고 해서, 네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존재하지 않는 것이 아니야. (중략)
네가 달리고 있을 때에도 설사, 네가 멈추어 울고 서 있을 때에도 나는 너를 응원할 거야."
  255p

공감되는 내용이 많은 책이였다. 나 역시 위로받을 수 있었으며 (내가 딸인 듯 착각한 것은 아닌지...^.^), 무엇이 가장 중요한 것인지도 알게 된 듯 싶다. 세상의 모든 딸에게, 그리고 딸을 가진 엄마에게 건네주고 싶은 책 한권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사진출처: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본문에서 발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