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탐정 설홍주, 어둠 속 목소리를 찾아라 미래의 고전 23
정은숙 지음 / 푸른책들 / 2011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크게 아쉬웠던 부분은 전작이었던 <<봉봉 초콜릿의 비밀>>(푸른책들, 2008)을 읽어보지 못했다는 점이다. 그러나 그 아쉬움은 이 동화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즐거움으로 전작을 꼭 읽어보고 싶다는 설레임으로 바뀌었으니 어쩌면 더 다행스러운 일인지도 모르겠다. 설홍주와 최완식 콤비는 마치 셜록 홈즈의 홈즈와 왓슨과 같은 환상적인 호흡을 자랑한다. 
어린이들이라면 한번 즈음은 만화 ’소년탐정 김전일’ 이나 아동문학 ’셜록 홈스’ 등을 통해서 탐정이 되고픈 생각을 가져보았을 것이다. 미스터리한 사건을 추리와 관찰력을 통해서 풀어가는 과정은 굉장히 흥미로운 순간이기에, 손에 땀을 쥐게하는 장면장면은 어린이들에게 짜릿함을 준다. 그러기에 ’탐정’이라는 소재는 만화나 동화, 소설 속에서 끊임없이 사용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다.
<<명탐정 설홍주, 어둠 속 목소리를 찾아라>>는 우리 어린이들이 바로 주인공이며, 이 점은 우리 어린이들에게 굉장한 호소력이 있다. 홍주, 완식이와 한팀이 되어 함께 사건해결에 동참해 보면 어떨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관찰력과 추리력이 생길 것이고 책이 주는 즐거움에 흠뻑 빠지게 될 것이다.


공부를 잘하고 싶은 홍주와 완식이는 인적이 드문 소량산 입구의 공토에서 ’성적 쑥쑥제’ 라는 이상한 제사를 지내고 있다. 공부 잘하는 완식이 형 완규의 시험지와 홍주, 완식이의 시험을 함께 태우고 몇가지 절차를 거치고 나면, 성적이 향상된다는 믿을만한 제보라고 하니 홍주는 못이기는 척하고 완식이와 동참했다.
늘 전교 1등인 형을 둔 완식이가 받을 스트레스를 홍주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으니 말이다.
한편 저시력증으로 어두운 밤에는 활동이 불편한 은정은, 엄마 때문에 ’성적 쑥쑥제’에 참여하지는 못했지만, 엄마가 드라마에 정신이 팔린 사이 완식이와 함께 하고 싶은 마음에 몰래 빠져 나왔다.
시력이 안 좋은 대신 다른 감각인 청각, 후각이 뛰어난 편인 은정은 지팡이를 잡은 손에 잔뜩 힘을 실어 조심스레 걷다가 멀리서 들려오는 에스유브이 차 소리에 길가에 바짝 붙었다.
차를 몰던 아저씨도 늦은 밤 보이는 여자 아이를 보고 귀신으로 착각해 깜짝 놀라 멈춰섰고, 은정이와 몇마디 나누고 헤어졌다.
은정은 아이들을 찾아 걷던 중 라벤더 향이 느껴졌지만, 인기척을 하지 않는 상대방을 피해 서둘러 아이들을 찾아간다.

홍주, 완식 그리고 은정은 다행동에서 아는 사람은 다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르는 봉봉 탐정단의 멤버이다. 이들 셋은 미심쩍은 제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 완식이네 가게 단골 할아버지가 사는 집에서 이상한 낌새를 느끼고 늦은 밤에 문이 열려있던 할아버지 집으로 들어가보게 된다. 쓰러진 할아버지를 발견한 아이들은 할아버지가 뭔가 할 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할아버지는 아이들이 내민 종이에 별 모양을 그리다 정신을 놓는다. 아이들은 서둘러 신고를 하고, 사건에 도움이 될만한 부분은 고스란히 카메라에 담는다. 홍주는 작년에 혼자 소량산에 갔다가 길을 잃어버렸을 때 자신을 구해주었던 할아버지를 위해 범인을 꼭 잡고 싶었고, 봉봉 탐정단은 사진과 할아버지의 행적을 쫓으며 하나씩 의문점을 풀어나간다.

홍주는 작은 부분 하나도 놓치지 않는 치밀한 관찰력을 가지고 있었고, 완식이는 그런 홍주와 호흡이 잘 맞았다. 두 아이는 할아버지가 그려놓은 별 모양의 의미를 찾아보았고, 사진 속 할아버지의 집을 몇 번이고 다시 보면서 놓친 부분이 없는지 확인 해 보았다.
그 와중에 손등에 별 문신을 중국집 만리장성 배달원인 김수만 오빠를 용의자로 지목하기도 하고, 천연 비누랑 천연 화장품을 만들어 라벤더 향을 쓰는 완식이 엄마를 용의자로 지목하여 홍주와 완식이의 우정이 흔들리기도 한다.
홍주와 완식이의 말에 귀기울여주지 않는 수사대 경사들 때문에 아이들은 형 완규와 후각, 청각이 민감한 은정의 도움으로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가게 된다.

어린이들의 동화임에도 불구하고 나 역시도 참 흥미진진하게 읽게 되었다. 할아버지 집에서 발견한 10여년 전의 신문을 통해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은 아이들은 10여년전의 신문 내용과 지금의 신문 내용이 별반 다를게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환경 오염의 심각성, 엉망인 정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 교통사고와 살인사건이 계속 일어나고 있는 사건들은 반성과 개선의 여지가 없는 현 시대의 잘못을 반영하고 있는 듯 하여, 어른의 한 사람으로 참 부끄러웠다.
탐정이라는 소재로 진행되는 이야기는 재미와 흥미로움을 주고 있으며, 그 밑바탕에 ’진정한 용서’와 ’복수’의 의미가 무엇인가를 깔아놓음으로써 어린이들에게 생각거리를 제공한다.
복수란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자신이 지은 죄를 깨닫고 잘 못을 뉘우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에 있으며, 그 마음을 받아들이는 진정한 용서를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엄마를 용의자로 생각한 홍주와 완식이의 우정이 흔들리기는 했지만, 그들은 서로에 대한 믿음과 용서를 통해서 우정을 지켰고, 사건도 해결할 수 있었다. 용서와 우정은 바로 이런 것이 아닐런지.

사건을 해결할 수 있었던 이유는, 두 아이들이 작은 거 하나도 놓치지 않고 파헤쳤다는 점과 어린 아이들의 말을 허투루 듣지 않았던 수만 청년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어른으로서 이 책을 통해서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은 바로, 어린이들의 말에 귀 기울여야 한다는 점이었다. 어른들은 아이들의 말을 소홀하게 여기기도 하고, 아이들과의 약속 역시 대수롭지 않게 여기곤 한다. 
어린이들이 몸과 마음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어린이들을 한 인격체로 대해주는 어른들의 행동은 그들이 올바른 성장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밑거름이 된다는 점을 엄마인 나는,  꼭 기억해두어야 겠다.

작은 거 하나도 놓치지 않는 두 아이들을 통해서 우리 어린이들도 자신이 꿈꾸는 미래를 향해 가는 과정에 작은 부분에도 호기심을 갖고 문제를 풀어가며, 힘든 상황에서도 홍주처럼 포기하지 않고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갔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시바의 눈물 마음이 자라는 나무 25
세사르 마요르키 지음, 김미화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10년 11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제목도 궁금증을 자아냈지만, 표지에서부터 많이 이끌렸던 책이다. 매혹적인 여인의 눈빛은 슬퍼보이는 듯 하며, 무언가를 말하고자 하는 듯한 느낌을 주었고, 두드러지게 묘사된 목걸이는 무엇을 뜻하고자 함인지 궁금한 마음에 서둘러 책을 읽기 시작했다. 약간의 판타지를 가미한 이 책은 한 소년의 성장기로 보아도 좋을 듯 싶고, 사랑과 복수 그리고 화해의 서사시라 보아도 좋을 듯 싶다. 독자들에 따라서 책을 통해 얻게 되는 부분은 다르리라 생각되지만, 한 번 읽기시작하면 책을 놓을 수 없는 끌림과 재미에 대한 느낌은 같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 작품은 2002년 스페인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에데베 문학상을 받았고, 이듬해에 리부루 가스테아 상을 받으며 스테디셀러로 탄탄히 자리매김했다고 하니, 내가 이 책을 통해서 느꼈던 흥미로움과 즐거움을 짐작할 수 있으리라.

이 책을 읽으면서 저주의 다이아몬드로 불리는 피렌체 다이아몬드를 떠올리게 되었다. ’시바의 눈물’은 칠십 년 동안 사라졌던 아주 값비싼 보석의 이름이었고, 이 보석을 둘러싼 처절한 복수로 오브레곤 가문은 몰락을 하게 된다. 굉장한 수수께끼를 가진 보석 ’시바의 눈물’의 행방불명은 나비효과를 일으키듯 칠십 년 후 하비에르에게 태풍과도 같은 엄청난 사건을 경험하게 한다. 

꽤 오래전, 언젠가, 나는 유령을 봤다. (본문 7p)

이야기는 하비에르가 오래전 1969년 그해 여름을 회상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1969년은 프랑스와 영국, 네덜란드, 미국 같은 데서는 여성들은 남성들과 동등한 권리를 달라고 부르짖었고, 젊은이들은 베트남 전쟁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아가씨들은 미니스커트와 비키니로 새로운 유행을 만들었으며, 학생들은 더 나은 세상을 요구하며 거기로 쏟아져 나오던 때였다. 하지만 스페인은 독재 정권 아래에 있었고, 늙은 프랑코 장군의 청통같은 손아귀 아래서 통제를 받던 시기였다. 
결핵에 걸린 아빠에게 전염이 될 것을 염려한 엄마는  형인 알베르토는 에스테반 큰아빠 집에서 지내게 했고, 하비에르는 아델라 이모 집에서 지내도록 했다. 아델라 이모 댁은 산탄데르에 있었고, 딸만 넷이 있는 집이었다.
동성 친구와의 즐거움을 좋아했던 하비에르는 ’소꿉놀이할 여자 친구’가 생길지도 모르는 상황이 짜증났고, 하비에르를 부러워하는 형을 이해할 수 없었다.

루이스 오브레곤 집안은 산탄데르에서 가장 유서 깊은 가문 중의 하나였고, 아델라 이모는 미인이었고, 루이스 이모부는 발명가로 하루 종일 작업실에서 지냈고, 첫째 로사 누나는 상냥하고 다정했고, 둘째 마르카리타 누나는 자유를 원하는 혁명가적이었으며, 동갑내기 셋째 비올레타는 공상 과학을 좋아하는 하비에르를 빈정거리며 무시하기 일쑤였으며 유식한 척하면서 우쭐대는 오만방자한 계집애였으며, 막내 아수세나는 말 없이 식구들을 관찰하는 내성적인 아이었다.
 한때 금권 정치를 하던 19세기 초 지어진 집 ’비야 칸델라리아’는 훨씬 옛날식 건물이었는데, 하비에르가 관심을 갖게 된 장소는 오브레곤 선조들의 초상화가 걸려있고, 먼지 쌓인 고서들이 수천 권쯤 꽂혀있는 서재였다. 그중 하비에르의 눈을 사로잡은 초상화는 순백의 드레스를 입고 에메랄드 목걸이인 시바의 눈물을 걸고 있는 증조할아버지의 여동생인 ’베아트리스 오브레곤’ 이었다. 그러나 베아트리스나 시바의 눈물의 이야기는 오브레곤 가문에서는 금기사항이었기에 하비에르는 궁금증을 풀 수 없었다.

권태롭기 짝이 없던 시간을 보내던 어느 날, 하비에르는 수수께끼 같은 사건을 경험하게 되는데, 마치 누군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느낌이었으며 그 순간에는 수선화 향기가 났다는 것이었다. 식구들 중 유독 비올레타만이 그 유령을 목격한 경험이 있었고, 하비에르과 비올레타는 그 유령의 존재에 대한 미스터리를 풀어 나가게 된다. 이들은 칠십 년전 시바의 눈물과 함께 실종된 ’베아트리스 오브레곤’에 주목하게 되고, 그녀의 필체로 적힌 메모를 통해서 칠십 년전의 그녀의 행방을 찾아나선다.
70년 전 베아트리스는 아버지에 의해 가문의 권세가 높았던 멘도사 가문과 억지 결혼을 해야했고, 약혼 선물로 시바의 눈물을 선물 받았다. 결혼식 전날 베아트리스가 사라졌고, 멘도사 가문에서는 시바의 눈물을 돌려 달라고 요구했지만 베아트리스와 함께 시바의 눈물도 사라졌다. 결국 멘도사 가문은 오브레곤 가문에 도둑 혐의를 씌워서 고발했고, 오브레곤은 몰락했으며 그 갈등은 70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운명의 장난처럼 로사 누나와 멘도사 가문의 가브리엘 멘도사는 서로 사랑했으며, 마치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원수지간과의 사랑은 부모들의 반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하비에르와 비올레타는 유령이 주는 메시지를 쫓으며, 베아트리스와 시바의 눈물을 추적하게 되고, 그 속에서 복수와 화해, 사랑을 경험하게 된다. 70년 전 독재정권과 신분제도 그리고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받지 못했던 여성들의 삶을 쫓아가는 동안, 하나의 인격체로 살아가고 싶었던 베아트리스와 만나게 된다. ’사랑’이라는 믿음으로 기꺼이 모든 것을 뒤로한 채 자신의 삶을 찾으려 했던 베아트리스의 삶은 결국 후손에게 가문의 몰락이라는 아픔을 주게 되었고, 베아트리스는 자신의 행동이 나비효과로 가져온 후손들의 아픔을 끝내기 위해 유령이 되어 나타나게 되었던 것이다. 
추리소설처럼 힌트를 통해서 하나하나 풀어나가는 과정은 묘한 긴장감을 주어, 독자로 하여금 책 속에 빠져들게 할 뿐만 아니라, 자유와 사랑을 꿈꾸었던 베아트리스를 통해서 자유와 사랑의 소중함을 느끼게 되는 계기를 준다.
그 과정을 통해서 이성에 관심이 없었던 하이베르는 사랑에 눈뜨게 되고, 소년이 아닌 청년으로 성장하게 된다.

책을 읽기시작한 순간, 손을 놓을 수 없을 정도로 이야기는 표지의 삽화처럼 굉장한 끌림이 있었고, 흥미로운 내용 속에 자유와 사랑 그리고 한 소년의 성장이라는 주제를 다룸으로써 흥미 뿐만 아니라, 문학적 가치로서도 충분히 제 구실을 하고 있다.  한 순간도 눈길을 뗄 수 없었던 흥미로운 이야기는 실로 오랜만에 읽어 본 듯 하다. 즐거움과 감동이 공존하고 있는 이 작품은 앞으로도 주욱 스테디셀러로서 자리매김 하리라는 것을 나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



(사진출처: ’시바의 눈물’ 표지에서 발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투명인간이 된 스탠리 시공주니어 문고 1단계 16
제프 브라운 지음, 양정아 그림, 지혜연 옮김 / 시공주니어 / 2002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누구나 한번 즈음은 투명인간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 봤을 것입니다. 투명인간이 된다면, 여자 목욕탕에 가고 싶다는 짖궂은 남학생들도 있을 것이고, 갖고 싶은 장난감과 옷 등을 몰래 가지고 오고 싶다는 친구들도 있을 거예요.
어른인 저 역시도 투명인간이 되면 하고 싶은 일들이 너무도 많습니다. 얼굴이 보이지 않으면, 그동안 해보지 못한 일들을 편하게 할 수 있으니 투명인간이 된다면 정말 얼마나 기쁠까요? 재미있고 신나는 일도 많이 생길 수 있을 거 같아요.

이 동화책은 납작이가 된 스탠리를 통해서 나와 다른 친구들을 이해하는 법을 배울 수 있는 유쾌하면서도 유익한 책 <<납작이가 된 스탠리>>를 너무도 재미있게 읽은 아이의 권유로 구입하게 된 책이었습니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지만, 이번에 스탠리는 투명인간이 되는가 봅니다. 납작이가 되어서도 슬퍼하지 않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었던 스탠리가 이번에는 투명인간이 되어 어떤 재미있는 모험과 일을 하게 될지 사뭇 기대가 되었어요.

<<납작이가 된 스탠리>>를 읽고 <<투명인간이 된 스탠리>>를 읽는다면, 반복적인 장면이 주는 즐거움을 만끽 할 수 있습니다.
폭풍우가 치는 날 밤, 스탠리는 잠을 이루지 못하고 뒤척이다가 배고픔에 사과를 먹고, 건포도를 먹었어요. 기분이 좀 이상한 느낌이 들었지만, 배고픔이 가시자 스탠리는 잠을 잘 수 있었죠.
스탠리가 납작이가 된 날 아침처럼, 엄마는 아침 식사가 다 준비되었음을 알렸고, 아서는 그때와 마찬가지로 "어이, 이리 좀 와 보세요! 어이."라며 엄마 아빠를 불렀습니다. 그리고 투명인간이 된 스탠리를 보고 깜짝 놀라죠. 지난 번처럼 스탠리를 병원에 데리고 갔고, 의사 선생님은 이번에도 뾰족한 대안이 없으시네요.  하지만 ’불가사의한 경우’라는 책에서 비가 오거나 번개가 치는 날 과일을 먹고 투명인간이 된 경우가 발견하게 되었어요.



스탠리는 스탠리 얼굴이 그려진 풍선을 들고 다녀야했습니다. 그래야 스탠리가 어디있는지 부모님이 확인할 수 있을테니까요. 스탠리는 곧 ’미소를 짓고 있는 학생’이라는 제목으로 신문에 대문짝만하게 실리게 되었습니다. 부모님은 투명인간이 되었다고 해도 남을 속이는 일은 하지 않기를 바랐지만, 투명인간이 된 스탠리는 투명인간이 된 것을 이용해 이번에도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었습니다. 스탠리가 부러운 아서를 도와주었고, 끔찍한 은행 강도 사건도 멋지게 해결했죠.
하지만 스탠리는 곧 투명인간이 되는 것은 꼭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아무리 풍선을 흔들어 대도 친구들은 스탠리가 옆에 있다는 걸 잊어버리고 파티에 초대를 하지 않았어요.
엄마는 스탠리를 위로하기 위해 안으려고 하지만, 투명인간이 된 스탠리를 안아주는 일도 그렇게 쉽지는 않았죠.
납작이가 된 스탠리를 아서가 되돌려 주었듯이, 이번에도 아서는 스탠리가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냅니다.



스탠리는 자신을 위해서 노력하는 가족들을 보면서 가족들이 자신을 얼마나 아끼고 사랑하는지 알게 됩니다. ’보지 않으면 마음도 멀어진다’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하지만 가족은 보이지 않아도 여전히 스탠리를 사랑합니다. 사람들의 관심을 받게 된 투명인간이 된 스탠리가 너무 부러운 아서 역시도 형 스탠리를 아주 많이 사랑하고, 스탠리의 슬픈 마음을 위해 원래의 모습대로 돌아올 수 있도록 멋진 아이디어를 냈으니 말입니다.
자신이 어떤 모습을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가족은 여전히 내 편이며, 나를 사랑합니다.
우리 어린이들도 스탠리와 그의 가족을 보면서, 사랑하는 가족들의 마음을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이번에도 저자 제프 브라운은 기발한 상상력으로 재미있고 신나는 모험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가족의 의미를 생각할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 주었어요. 반복적인 부분을 가진 내용이 참 재미있었던 거 같아요.
이 동화책에서 납작이가 된 스탠리와 파우지 무스타파 아슬란 미르자 멀렉 나메르드 하라즈 왕자 이야기가 언급되곤 합니다. 언급된 왕자 이야기가 궁금해서 찾아보니 <<스탠리와 요술램프>>라는 또 다른 스탠리 이야기가 있더군요.
이 동화책도 얼른 찾아서 읽어봐야겠어요.
이 동화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덧붙이자면, <납작이가 된 스탠리>를 읽은 후 <스탠리와 요술램프>를 읽은 뒤에 <투명인간이 된 스탠리>를 읽기를 권합니다. 그래야 이 동화책을 더욱 즐겁게 읽을 수 있기 때문이죠.

(사진출처: ’투명인간이 된 스탠리’ 본문에서 발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호랑이를 탄 할머니 이야기 보물창고 21
이금이 지음, 최정인 그림 / 보물창고 / 201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잠자리에 들면 작은 아이는 옛날 이야기를 해달라고 졸라댑니다. 선녀와 나뭇꾼, 금도끼 은도끼, 혹부리 영감, 해님달님....등 알고 있는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고 나면 어느새 이야기는 동이 납니다. 다른 이야기를 들려달라는 아이에게 할 수 없이 엄마표 옛날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옛날 옛날에 진우가 살았는데, 진우는 일찍 자는 착한 어린이였대..."
그럼 아이는 "와....나랑 이름이 똑같네..." 하며 귀를 쫑긋 세웁니다. 이런 날은 아이가 일찍 잠자리에 들기를 포기하는 편이 빠릅니다.
주인공으로 아들녀석의 이름을 붙히고는, 해님달님의 호랑이와 혹부리 영감의 도깨비 방망이 등을 조합해서 새로운 이야기를 탄생시킵니다.
아이는 신이나서 엄마표 옛날 이야기에 자신도 한자락 덧붙이고, 결국 이야기는 해님과 달님의 호랑이를 진우가 도깨비 방망이를 이용해 파워레인저로 변신해 물리친다는 이야기로 끝이 납니다.

<<호랑이를 탄 할머니>>는 이금이 작가가 어렸을 때 할머니에게 들었던 이야기에 살을 덧붙힌 이야기라고 합니다. 우리가 할머니에게 듣는 옛날 이야기도 마찬가지입니다. 할머니의 할머니, 그 할머니의 할머니 또 그 할머니의 할머니가 들려준 이야기에 조금씩 살이 더해지고 더해져 오늘날의 재미있는 이야기로 탄생되었습니다. 할머니에게 들은 이야기에 살을 붙혀 탄생된 이 이야기는 먼 훗날에 어린이들이 듣고 싶어하는 옛 이야기 중의 한 편이 될지도 모릅니다.
이금이 작가는 ’여러분도 이 이야기에 자신의 이야기를 덧붙여 보세요’라고 말합니다. 책을 읽은 어린이들은 이 이야기에 더 흥미롭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덧붙히게 되고, 그 과정을 통해서 재미있는 상상을 하게 될 것입니다. 

 

주인공 ’나’는 할아버지의 할머니인 노할머니를 너무도 좋아합니다. 노할머니와 나는 닮은 곳이 너무도 많은데 그 중 이야기를 좋아하는 것이 꼭 닮아있습니다. 할머니의 치맛자락 속에는 이야기가 가득 담긴 주머니가 숨겨져 있는데, 주머니를 열면 할머니가 직접 겪은 일이라 책에도 없는 이야기들이 끝도 없이 나옵니다.
이번에 할머니는 고갯길에서 호랑이를 만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시집간 큰딸이 애를 낳는다고 해서 마흔다섯에 얻은 돌쟁이 복동이를 업은 채 쌀 두 말을 이고 딸네 집으로 가던 길이었습니다.
새벽밥 지어먹고 집을 나서면 한밤중에나 닿는 거리였는데, 차가 없는 옛날이라 먼 길을 걸어서 가야했죠.
해가 하늘 한가운데 다다랐을 때서야 나무 그늘에 앉아 복동이에게 젖을 물리며 보리개떡을 맛나게 먹고 있을 때 버스가 달려왔어요.
차가 없어서 걸어가야 했다고 하시더니, 뜬금없이 버스가 나타납니다. 주인공 나는 놀라서 묻지만, 할머니는 태연하게 이야기 속에서는 이상하고 신기한 일들이 많이 일어나니까 이상해도 어쩔 수 없다고 하시네요.

 

그러고보니 할머니의 이야기를 주인공 ’나’보다 독자인 제가 더 열심히 듣고 있었던 거 같습니다. 버스를 타고 간 할머니는 그럼 딸네집에 금방 도착했겠네??? 하는 생각에 서둘러 이야기를 마저 읽어봅니다. 달리던 버스가 갑자기 멈추어보니 버스 앞에 거짓말 조금 보태 버스만 한 호랑이가 앞을 떠억 막고 서 있었어요. 겁 없는 할머니는 호랑이와 대화를 시도했고 배고픈 호랑이는 딱 한 사람이면 된다고 합니다. 너도 나도 사정 이야기를 하는 바람에 신발을 던져 호랑이에게 선태권을 넘기게 되었는데, 에고머니~ 턱하니 할머니가 걸렸지 머예요. 엉엉 우는 할머니를 보고 호랑이도 눈물을 흘립니다.

할머니의 구수한 입담으로 만들어진 이야기에는 앞뒤 상황이 맞지 않는 이상한 일이 많이 일어나지만, 그 어느 이야기보다 흥미롭고 즐겁습니다. 해님달님에서 떡도 뺏어먹고, 엄마도 잡아먹고 아이들까지 잡아먹으려던 나쁜 호랑이 대신 고할머니는 마음이 착한 호랑이를 등장시킵니다.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린 할머니의 이야기에 주인공 나는 기발한 상상력을 더해 더 재미있는 결말로 만들어 냅니다. 이야기꾼이었던 할머니조차 생각하지 못했던 더 행복한 결말을 어린 아이는 더 멋지게 바꾸었습니다.

내가 할머니와 다른 점이 딱 하나 있다면 할머니의 이야기 주머니는 치맛자락 속에 들어 있지만 내 이야기 주머니는 마음속에 있다는 것이지요. (본문 中)

일기쓰기, 글짓기를 싫어하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어떤 내용을 써야할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할머니의 이야기에 자신의 이야기를 덧붙히다보며, 마음 속에 있는 이야기 주머니에서 즐거운 상상이 풍부해지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이 즐거워질 거예요.
그럼 일기를 쓰는 일도, 독후감을 쓰는 일도 더이상 힘들어하지 않아도 된답니다.
어쩌면 이금이 작가보다 더 멋진 글을 쓰는 작가가 될지도 몰라요. 자신의 마음 속에 담겨진 이야기 주머니를 이용해 <<호랑이를 탄 할머니>>의 결말을 이금이 작가보다 더 멋지게 바꾸어보세요. 분명 이야기 주머니는 더욱 풍성해질거랍니다.

(사진출처: ’호랑이를 탄 할머니’ 본문에서 발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약해지지 마 약해지지 마
시바타 도요 지음, 채숙향 옮김 / 지식여행 / 201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연륜이라는 것, 여러 해 동안 쌓은 경험을 통해서 얻은 삶의 지식이라는 것은 어떤 백과사전에도, 어떤 책에서도 흉내낼 수 없는 지혜가 있다. 젊었을 때는 어른들의 이야기가 잔소리처럼 치부되었는데, 어느 새 어른들의 이야기에 삶의 진리가 숨어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내 나이 이제 30대 중반을 넘어섰고, 무엇을 새로 시작한다는 것은 어려운 나이가 아닐까..하는 나약한 생각을 한다.
그런 나에게, 용기를 주는 할머니 작가를 만나게 되었다.
시바타 토요 작가는 99세에 처녀작을 발표하셨다. 30대 중반에 새로 시작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내게 이 작가는 나를 부끄럽게 만들었고, 그녀의 글은 소박한 일상에 대한 소중함을 느끼게 해주었다.

92년 남편과 사별 후에 홀로 생활을 하며 지내는 저자는 자신의 시집이 번역되어 전 세계 사람들에게 읽히는 것이 꿈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저자의 꿈은 이루어졌다. 하고 싶은 일을 하고, 꿈을 이루는 것에는 나이는 숫자게 불과하다는 것을 저자는 경험을 통해서 보여주었다.

살아갈 힘


90세를 넘긴 지금
하루하루가 너무나도 사랑스러워

뺨을 어루만지는 바람
친구에게 걸려온 전화
찾아와 주는 사람들

제각각
나에게 살아갈 힘을
주네 (본문 18p)


평범한 일상에서 오는 소중함, 99세에 돌아본 따뜻하고 소중한 추억의 기억이 미소를 머금게 한다. 그 속에서 우리에게 건네는 삶의 지혜와 조언에는 99세 할머니에게 듣는 푸근함이 있다. 
엄마는 우리에게 늘 힘을 준다. 저자는 아들에게 보내는 시를 통해서 우리에게도 엄마의 마음으로 격려하고 응원하고 있다.
힘을 내, 힘을 내... 엄마의 응원소리가 들리는 듯 나도 모르게 불끈 힘을 내어본다.

아들에게 I

뭔가 힘든 일이 있으면
엄마를 떠올리렴

누군가와 
맞서서는 안 돼
나중에 네 자신이 싫어지게 된단다

자, 보렴
창가에
햇살이 비치기 시작해
새가 울고 있어

힘을 내, 힘을 내
새가 울고 있어
들리니 겐이치 (본문 22p)


저자의 글에는 따뜻함이 있고, 엄마 품 같은 포근함이 있다. 그녀가 조근조근 건네는 이야기에는 가족이 있고, 자연이 있으며, 꿈이 있고, 응원이 담겨져 있다. 자연의 주는 따뜻한 햇살과 바람에도 살아 있음을 느끼고, 살아갈 힘을 얻는 그녀를 통해서 나 역시 힘을 내어보련다. 99세의 저자가 100세가 되어 두 번째 시집을 낸다면, 독자들에게는 더 큰 힘을 주고, 더 큰 희망을 주고, 새로운 길에 대한 더 많은 용기룰 주는 것일 게다.그녀의 두 번째 시집을 만날 수 있는 그 날이 오기를 바란다.

(사진출처: ’약해지지 마’ 본문에서 발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