팥죽 할멈과 호랑이 비룡소 전래동화 17
소중애 지음, 김정한 그림 / 비룡소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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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날 한 옛날에~" 할머니의 구수한 옛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정겹고 즐겁습니다. 알고 있던 이야기라 할지라도, 할머니의 구수한 입담이 곁들여지면, 이야기는 더욱 재미있어지고 한층 맛깔납니다. 그래서인지 전래동화 그림책을 구입할 때는 이런 구수함이 살아있는 이야기에 눈길이 갑니다. <<비룡소 전래동화>> 시리즈는 할머니가 들려주는 옛이야기처럼 구수하고, 정겨움이 느껴지는 맛깔나는 이야기책입니다.

<<팥죽 할멈과 호랑이>>는 재미난 의성어, 의태어로 읽는 즐거움을 더합니다. 특히 동물과 여러가지 물건들의 의인화가 재미있게 표현되고 있어, 즐거움은 배가 됩니다.
<해님달님>은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라는 표현으로 옛 이야기 중 가장 인기있는 유행어가 아닌가 합니다.
초등학교 교사로 일한 38년 동안 아이들을 위해 쓴 재미난 책이 무려 134권이 되는 저자는 어린이들의 눈높이를 이해하고, 어린이들이 책을 통해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이 그림책에 재미를 더했습니다.
바로 "팥죽 한 그릇 주면 호랑이를 쫓아 주지." 표현으로 어린이들의 웃음코드를 잡아내어 이야기를 더욱 즐겁게 이끌어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또한 호랑이를 위해 팥죽을 쑤는 할머니의 속상한 마음이 담겨진 부분은, 할머니의 리듬감있는 반복적인 대사가 코믹한 삽화가 어우러져 재미를 자아내고 있습니다.

"아이고 분해라. 팥 농사지어 몸쓸 호랑이에게 다 뺏아기는구나."
할머니는 팥을 거두면서 울었어요.
눈물방울이 팥 위에 후드득 후드득. (본문 中)

밤톨, 맷돌, 동아줄, 멍석, 지게는 호랑이보다 약한 존재입니다. 하지만 슬퍼하는 할머니를 위해 이들 다섯 친구들은 힘을 합쳐서 호랑이를 무찌르게 됩니다.
백짓장도 맞들면 낫다는 말처럼, 우리 어린이들도 힘을 합치면 무엇이든지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다섯 친구들이 보여주고 있는 셈입니다.

이 그림책 <팥죽 할멈과 호랑이>는 리듬감있는 이야기, 의성어와 의태어를 이용해 생동감 넘치는 내용, 반복적인 이야기로 재미를 더했다는 부분을 강점으로 내세울 수 있지만, 삽화 또한 놓칠 수 없는 즐거움을 갖고 있습니다.
알록달록 예쁜 색감은 힘쎈 호랑이를 더욱 강하고, 무서운 존재로 표현되고 있습니다. 또한 슬픈 할머니의 표정, 억울한 할머니의 표정, 다섯 친구들한테 당하는 호랑이의 표정 등은 조금은 오바스럽게 표현되어 이야기의 즐거움을 배가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힘센 호랑이가 약한 친구들에게 당하는 장면은 통쾌함을 느끼게 하고 있어요. 이 그림책을 통해서 약한 친구들을 도와줄 줄 아는 용기있는 친구들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사진출처: ’팥죽 할멈과 호랑이’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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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티 마을 영미네 집 작은도서관 2
이금이 지음, 양상용 그림 / 푸른책들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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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티 마을 큰돌이네 집>>에서 보여준 따뜻함이 그리워 오래전 읽었던 <<밤티 마을 영미네 집>>을 다시 꺼내 읽게 되었습니다. <밤티 마을 큰돌이네 집>에서는 남매였던 큰돌이와 영미가 각각 다른 가족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보여주었습니다. 팥쥐 엄마의 따뜻한 정을 느끼게 된 큰돌이는 여동생 영미를 그리워하게 되고, 팥쥐 엄마는 큰돌이를 위해 부잣집으로 양녀로 갔던 영미를 데려 오기로 합니다.
2편에서는 양녀로 갔던 영미가 밤티 마을의 집으로 돌아오면서 시작되어집니다. 
팥쥐 엄마 덕에 환한 방이 생긴 큰돌이는 영미를 기다리며 영미와 함께 쓸 방을 청소합니다. 팥쥐 엄마는 새 집을 지으면 영미랑 큰돌이랑 하나씩 따로 방을 주겠다고 약속했고, 큰돌이는 그런 팥쥐 엄마의 말을 믿습니다. 

영미는 팥쥐 엄마가 친엄마인 줄 알고 집에 돌아오게 되지만, 부잣집에서 살던 영미는 팥쥐 엄마가 영미를 위해 달아준 분홍색 커튼보다는 침대 놓을 자리도 없는 방이 시시하게 여겨집니다. 큰돌이는 동생을 그리워하던 마음을 영미가 몰라 주는 것도 서운했지만, 부잣집에 살게 그냥 놔 둘 걸하는 마음도 들었어요. 
영미는 못생긴 팥쥐 엄마가 친엄마가 아니라는 것을 단박에 알았습니다. 그리고 영미도 이제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되었죠.



영미는 머리도 예쁘게 묶지 못하는 엄마가 분명 자신을 미워하고 있다고 생각했고, 돈이 없어 피아노 학원을 안 보내준다는 것은 핑계일 뿐 새엄마는 영미를 잘해주고 싶지 않아서 일꺼라 생각합니다. 옛날 이야기 속에 나오는 새엄마들이 그렇듯 말이죠. 
재광이는 "큰 돌, 작은 돌, 곰보 돌, 삐삐 돌!" 하며 자꾸 영미를 괴롭힙니다. 큰돌이는 그런 재광이를 혼내주지만, 재광이네 형은 큰돌이보다 훨씬 크답니다. 그런 재광이네 형제를 팥쥐 엄마가 혼내주고, 아이스크림까지 사주니 큰돌이와 영미는 기분이 좋습니다.
팥쥐 엄마와 고추모를 심으며 영미도 조금씩 팥쥐 엄마가 좋아지려합니다. 그러나 큰돌이네 가족의 행복을 질투라도 하듯이, 친엄마가 나타나게 되고, 팥쥐 엄마는 자신만 떠나면 가족들이 모두 행복할 수 있윽리라는 생각으로 가족들을 위해 조용히 떠납니다.

아빠의 술주정, 거지처럼 추레한 할아버지, 꾀죄죄한 두 남매 앞에 나타난 팥쥐 엄마 덕에 가족들은 이제 행복을 찾으려고 합니다. 늘 엄마를 그리워하던 두 남매는 엄마의 자리를 빼앗으려는 새엄마가 싫었지만 따뜻한 팥쥐 엄마 덕에 그리웠던 엄마의 손길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친엄마가 나타났어요. 

"아버진 엄마랑 살 거야, 새엄마랑 살 거야?"

"아버지는 지금처럼 사는 게 좋아. 니들 엄마와 다시 합치구 싶은 생각은 없구. 그건 니들 엄마두 마찬가지일 거야. 그렇지만 너희들을 낳아 준 엄마 의견을 무시할 수도 없으니 영미 니가 엄마를 따라가구 싶다면 가두 좋아." (본문 85p)

두 남매에게 또다른 위기가 찾아 온거예요. 늘 그리워하던 친엄마 그리고 자신들을 너무 아끼고 사랑해주며 진심을 다해 돌봐주는 팥쥐 엄마. 두 엄마 사이에서 남매는 고민을 하게 됩니다.



영미를 품에 안은 채 손을 잡고 겅중겅중 뛰어가는 팥쥐 엄마의 모습을 보면서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이제 영미네 집은 정말 새로운 가족으로 탄생 되었습니다. 영미도 다시 돌아왔고, 새엄마를 싫어하던 영미도 이제 새엄마를 아주 좋아하게 되었으니까 말이죠. 

이혼가정과 재혼가정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요즘은 입양 가족도 많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가족이란 꼭 혈연으로 맺어져야 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사랑’이 있다면 행복한 가족이 탄생될 수 있습니다. 큰돌이와 영미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팥쥐 엄마와 팥쥐 엄마를 좋아하는 큰돌이와 영미처럼 사랑은 그렇게 진정한 가족을 만들어 냅니다.
’엄마’라고 부르는 큰돌이와 영미의 씩씩한 목소리가 들리는 듯 합니다. 행복은 서로를 사랑하고 이해하는 것에 시작되는 거 같아요. 큰돌이와 영미 그리고 팥쥐 엄마를 보면서 행복함에 가슴이 벅찹니다. 사랑하는 마음...그것이 바로 가족을 지행하는 힘, 가족을 있게 하는 힘이 아닐까 합니다. 



(사진출처: ’밤티 마을 영미네 집’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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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기들의 도서관
김중혁 지음 / 문학동네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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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서 뜻밖에 아름다운 선율을 느끼게 되었다. 나에게는 좀 생소한 작가였는데, <펭귄뉴스>를 통해서 작품활동을 시작하고, 이 책에 실린 단편 중의 하나인 <엇박자 D>로 제2회 김유정문학상을 수상한 작가라고 한다. 젊은 작가라서 그런지 이 책에 실린 8편의 단편들은 요즘 트렌드에 어울리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단편 속 주인공들은 각각 다른 횡보를 걷고 있고,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음악’이라는 공통 분모를 가지고 있는데, 이 공통점때문인지 책을 읽으면서 왠지 음악이 주는 선율이 들리는 듯한 느낌을 준다. 소리가 들리는 이야기라고 하면 좋을까? 
주인공들은 음악을 통해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도 하고, 인생이 바뀌기도 한다. 우리는 늘 음악에 둘러싸여 있으며, 음악을 통해서 슬픔을 느끼기도 하고, 즐거움을 느끼기도 한다. 책 속의 주인공들처럼 음악을 통해서 삶을 바꾸게 되는 경우도 있을테고, 나처럼 음악을 통해서 감정을 느끼는 하나의 수단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음악은 그렇게 사람들의 삶에 깊숙이 자리잡고 있기에, 음악은 삶의 일부분이라고 해도 괜찮을 듯 싶다.

비토 제네베제를 알지 못했다면 위대한 피아니스트가 되었을지도 모를 ’나’는 비토를 통해서 음악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자신의 피아노 소리를 들으며 자동피아노 같다는 표현을 하는 비토의 표현으로 자신의 피아노 연주와 음악에 대한 견해를 바꾸어놓았기 때문이다. 비토가 죽고 10년이 흘렀고,  ’나’는 여전히 피아노를 연주하지만, 정말 피아노 연주를 하고 있지는 모른다. 자동피아노처럼 계속 연주를 했다면 더 좋은 피아니스트가 되었을까? 하는 의문을 가진 채. 이 책의 시작을 연 <자동피아노>라는 단편은 꽤 난해한 느낌을 준다. CD를 틀어놓은 듯 감정없이 음악을 연주하는 이들을 향한 목소리인지, 음악을 듣는 이들을 향해 진정한 음악을 듣는 법을 말하고자 함인지 나는 이해하지 못했지만, 이 단편이 주는 느낌이 마음에 들었다. 딱 꼬집어 말할 수 없지만, 비토와 ’나’ 사이의 연결고리인 음악이 아주 잘 표현되어 있는 느낌이라고 할까?
이렇듯 이 책속의 단편들은 주인공 나와 함께 음악을 공유하는 또다른 누군가를 등장시키고 있으며, 그들은 상대를 통해서 음악을 알아가고, 삶을 배워가고 있다.

<비닐광 시대>는 디제이가 자신이 소장한 음반을 팔겠다는 한 남자를 통해서 디제이가 추구하는 음악이 진정한 음악인가를 깨달아가는 과정이 담겨져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피버>라는 곡을 한 디제이가 리믹스하여 원곡의 느낌을 완전히 망가뜨리고 온갖 기교만 자랑하던 것이 마음에 들잊 않았던 한 남자는 주인공인 디제이 ’나’를 감금하여 음악에 대한 자신이 가진 궤변을 늘어 놓는다.

"새로운 음악? 그게 새롭다고 생각해? 데지이들 연주를 제대로 한번 들어보라고. 이 노래에서 조금 훔치고, 저 노래에서 조금 훔치고, 심심하면 스크래치 한번 해주고, 뒤석고 섞고, 베껴서, 자신의 이름으로 음반을 낸단 말야. 얼굴을 갈겨버리고 싶어."
"그것도 나름대로 음악을 사랑하는 방식이에요." (본문 95p)

이 사건으로 디제이 ’나’는 음악을 잊게 되었지만, 스피커와 헤드폰에서 흘러나오는 비트로 심장이 울렁거림을 느끼고 디제이인 자신을 되찾아간다. <악기들의 도서관>에서도 상대방을 통해서 주인공은 새로운 삶을 찾게 된다. 교통사고로 몸이 허공으로 치솟던 순간 떠오른 ’아무것도 아닌 채로 죽는다는 건 억울하다’라는 문장이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던 주인공은 회사를 그만두고, 여자친구가 다니는 악기를 파는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고, 음악을 통해서 소리를 모으고 새로운 삶을 찾아가게 된다.

이 책은 그렇게 나와 다른 누군가를 내세워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자아를 찾아가는 등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음악의 소재가 담겨져 있지 않는 이야기였던 <유리방패>는 꿈을 찾아가는 두 청년을 그려내고 있는데, 취직을 하겠다는 일념으로 많은 면접을 보게 된 두 청년이 얽힌 실타패를 풀어가듯 삶의 얽힌 실타래를 풀어가는 과정이 재미있게 그려져 있다.

"그러고 보니 처음이 어딘지 잘 모르겠네. 어딘가의 갈림길에서 여기로 온 걸 텐데 말야."
"넌 꿈이 뭐였지?"
(본문 179p)

이 단편들은 그렇게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을 음악이라는 소재를 통해서 그려내고 있다. 우리는 여전히 성장해가는 과정에 있다. 지금 가는 길이 옳은 길인지, 내가 원하는 길인지가 분명하지 않으며 삶은 늘 그러한 숙제를 떠안고 살아가는 과정일 것이다. 8편의 단편들은 그렇게 숙제의 실마리를 찾아가는 주인공들의 에피소드를 남고 있는 셈이고, 음악이 그 실타래를 풀어주는 소재로 등장한 듯 싶다. 심장이 울렁거리던 자신의 꿈을 찾아가는 젊은이들에게 이 책의 주인공들은 큰 울림이 되어주리라 생각된다. 주인공들이 상대방을 통해서 삶을 찾아가듯, 이 책들은 그런 상대방이 되어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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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멋대로 찍어라 - 포토그래퍼 조선희의 사진강좌
조선희 글.사진 / 민음인 / 2009년 11월
품절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많이 하는 일이 바로 사진찍기이다. 하루하루 달라지는 아이의 모습을 담아두기 위해, 아이가 태어난 순간부터 나는 포토그래퍼가 된다. 사실 마음은 포토그래퍼인데, 정작 찍혀진 사진을 보면 마음에 드는 사진은 몇 장 없다. 얼마 전 아이들의 앨범을 만들기 위해서 1년동안 찍은 아이들의 사진을 고르면서 속상한 적이 있었다.
사진 찍기를 참 좋아하지만, 정작 사진을 찍을 줄은 모른다. 그러고보니 카메라 매뉴얼도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다는 것을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떠올렸다.

연예프로그램을 보다보면, 연예인들의 화보 촬영 현장을 찾아가는 경우를 종종 접하게 된다. 그럴 때 만나게 되는 사진작가 있는데 바로 ’조선희’ 포토그래퍼이다. 연예인의 모습을 몇 배는 더 예쁘고 멋지게 찍는 그녀를 보면서, 사진찍기에 몰두하는 그녀의 모습이 참 아름답다는 생각을 한적이 있다. 사진 참 잘 찍는다.......라는 부러움은 말할 것도 없다. 포토그래퍼들을 보면서 느끼는 것인데, 그들이 사진을 잘 찍는 것은 사진을 잘 찍기 위해 노력했던 부분도 있을 것이고, 사진을 잘 찍을 수 있을 나름대로의 노하우도 있겠지만, 좋은 카메라를 가지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조선희 포토그래퍼의 가장 손에 잘 맞는 카메라는 25만원짜리 카메라라고 한다. 이쯤되면, 카메라를 탓하고 있던 나의 착각은 끝나게 되고, 그녀의 사진 잘 찍는 노하우에 큰 관심을 갖게 된다.

장비에 집착하지 마라! 사진가들은 흔히 장비엔 연연하는 사람처럼 정말 사진을 사랑하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고 말한다. 그들의 카메라는 장롱 신세가 되기 일쑤다. (중략) 요즘처럼 기술이 발달한 시대에 내 손에 맞는, 내 손에 착 달라붙는 카메라를 찾는 것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본문 中)

그녀는 카메라를 주어 보고 만져 보면 점차 감이 오는데 단순한 그립감뿐만 아니라 느낌이 확 오는 카메라를 구입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포인트는 렌즈이며, 카메라가 아무리 싸더라도 렌즈는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칼 자이스 같은 렌즈 전문 제조 회사에서 만들어진 렌즈가 부착된 디카나 필카를 사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만약 기계치라면 로모 카메라를 추천한다는 그녀는 필카 신봉자란다.

그림이 백지 캔버스에 물감 등의 재료가 더해짐으로써 얻게 되는 것이라면 사진은 이미 100으로 존재하는 세상의 것을 내 카메라로 찍어 떼어 냄으로써 얻게 된다. 한마디로 그림이 덧셈이라면 사진은 뺄셈이다. 카메라에서 무엇을 덜어 내느냐에 따라 존재의 의미가 달라진다.
사진 초보자라면 ’잘라내기 연습’을 할 필요가 있다. (본문 中)

조선희 포토그래퍼는 초보자에게 카메라를 구입하는 법부터 사진을 잘라내는 법, 빛에 집중하는 법부터 세세하게 설명하고 있지만, 사실 조금은 어렵게 느껴진다. ’일단 마구 셔터를 눌러라. 무엇이 두려운가’라는 그녀의 말처럼 이해되지 않는 부분들은 몸소 셔터를 눌러봐야지 와 닿을 듯 싶다. 우리는 보통 여행을 통해서 혹은 특별한 날과 특별한 장소에서만 사진을 찍으려고 한다. 사소한 것에서 특별함을 발견할 수 있는 것처럼 ’고정관념 따위는 쓰레기통에나 처박아라’ 라고 외치는 조선희의 말처럼, 사진은 이렇게 찍어야 한다는 법칙에 우선하지 말고, 사진을 찍는 행위 차체를 즐거워할 줄 아는 마음부터 갖는 것이 우선일 듯 싶다.

이 밖에도 조선희는 이렇게 찍는다, 나만의 사진을 얻는 법, 꼭 짚고 넘어가야 할 인물 사진을 통해서 조선희는 자신이 갖고 있는 노하우를 조목조목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조선희는 플래시는 쓰지 말고, 되도록이면 존재하는 빛을 사용하기를 권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진이 흔들리지 않도록 카메라를 잡는 법부터 연습해야 한다고 말한다. 자동 플래시는 강하게 터져 피사체만 선명하게 나오고 주변 분위기는 어둡게 묻혀 버리므로, 슬로 셔터 플래시를 이용하여 주변의 약한 빛을 받아들이면서 피사체에 보조광을 주어 주변 분위기도 함께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권하고 있다. 사진을 통해서 그 차이점을 보여주고 있는데, 그 느낌이 확연하게 틀림을 알 수 있다.
<조선희 식으로 연습하기>는 4가지 방법을 통해 알려주는 부분으로 그녀가 직접 경험을 통해서 얻은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어, 많은 사람들에게 흥미로운 부분이 될 거라 생각된다.

사진찍기 초보자인 나에게 그녀는 많은 부분을 보여주고 있는데, 특히 ’줌 기능’에 대한 그녀의 조언이 크게 와 닿았다.

보통 똑딱이 카메라에는 줌 기능이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카메라 회사에서는 무슨 대단한 기능인 것처럼 그것을 강조하고 사람들은 아무 생각 없이 그 기능을 사용한다. 편리를 위해 장착한 기능이겠지만, 그것이 사진을 시작하는 많은 사람들의 시각을, 사진의 질을, 능력을 갉아먹는다. 이 쓰레기 같은 기능을 다장 기억에서 지워 버려라. (본문 中)

그녀는 피사체에 한발자국 더 가까이 다가가라고 권하고 있는데, 줌 기능은 사실 내가 많이 쓰는 기능으로, 줌 기능을 쓴 후에 잘 나오지 않은 사진을 보면서 늘 실망하는 부분이기 때문인지 크게 와 닿았다. 누구나 알아주는 포토그래퍼 조선희에게 직접 드는 사진 강좌는 사진 찍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궁금증을 자아낼 만한 내용이다. 더군다나 자신의 경험을 통해서 얻은 많은 지식들을 모두 전달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또한 그녀의 개성 뚜렷하고, 멋진 사진들과 잘생긴 연예인들의 사진들을 감상할 수 있어 그 또한 즐거운 시간이었다.

사진은 감정이다. 머리로 되지 않으면 심장을 뛰게 하라. 계산하지 말고 일단 몸으로 부딪쳐 보란 거다. 의도니 구도니 뭐니 다 집어치워라. 일단 셔터 소리에 맞춰 춤을 춰라. (본문 中)

(사진출처: ’네 멋대로 찍어라’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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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살 내 인생의 헛발질 고학년을 위한 생각도서관 30
노혜영 지음, 박윤희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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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제대로 헛발질한 열두 살 조연이의 재미있는 가출이야기가 읽는내내 유쾌하게 했다. 비록 헛발질에서 시작된 이야기였지만, 조연이는 좋은 사람을 알게 되었고, 세상의 다른 면을 보게 되었다. 그렇다고 가출을 미화하고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지금 자신이 처한 공간이 아닌 다른 곳을 보게 된, 다른 사람을 만나게 된 과정을 가출이라는 소재로 사용했을 뿐이고, 가출을 통해서 겪게 된 좋지 않은 경험들을 통해서 가출은 결국 현실도피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려 준 셈이니, 결국 이 동화는 어린이들에게 많은 것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동화는 조연이를 통해서 많은 것을 전달하고 있다. 시험관 아기라는 출생의 비밀을 통해서 장기 기증의 문제를 꺼내들었고,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있다. 
초등 5학년 조연이에게는 콩판이 좋지 않아 얼마전부터 투석을 하는 중학생 형 주연이가 있다. 치료를 해도 안 좋아지면 신장 이식 수술을 해야하는 형 때문에 조연이는 늘 가족의 뒷전이 되었다. 엄마는 늘 형이 하겠다는 건 뭐든 들어주었으며 늘 형이 우선이었고, 형은 엄마의 사랑을 독차지 하고 있어, 늘 조연이 앞에서는 기세등등했다. 그런 조연이는 우연히 이모가 하는 이야기를 듣고 자신의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되었다. 형의 치료를 목적으로 조연이는 유전자 조작으로 태어난 시험관 아기였던 것이다.
조연이는 단지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그 어마어마한 일을 강요받기 싫었고, 수술은 생각만 해도 무섭고 끔찍했다.
결국 조연이는 가출을 시도했고, 지나가는 경찰의 눈을 피해 마침 문이 열려있던 한 캠핑카에 숨게 되면서 사투리를 심하게 쓰는 캠핑카 아저씨와의 일상일대의 가장 큰 모험을 하게 된다.

아저씨는 이렇다 할 직업이 없는 사람으로, 마트에서 음식을 도둑질을 하여 끼니를 연명하고, ’허둥교’라는 사이비 종교단체에 참석해 교인들이 낸 헌금을 훔치면서 살아가고 있었다.
조연이는 도둑질이 나쁘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마땅히 갈 곳도 없고 막막한 터라 아저씨를 따라 다니게 되었다. 그러나 교인들에게 잡혀 병원에서 노동을 강요받게 된다. 조연이는 그곳에서 백혈병에 걸린 해실이를 알게 되고, 어린 아이가 죽음을 생각하는 것을 보면서 자신의 골수라도 이식해 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저씨와 조연이는 병원을 탈출하다가 들키는 바람에 사용하지 않는 방사선과라 적힌 곳에 감금되는데 그곳에서 주유소와 허둥교 집회에서 본 할아버지를 만나게 된다.
셋은 탈출을 하게 되고, 우연찮게 장기 기증센타에 가게 된다. 

 

"너는 장기 기증자가 없어서 자식이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봐야만 하는 어미 심정을 모를 거다. 자식이 고통스러워하면 어미는 심장이 찢어지고, 온몸의 뼈가 다 녹아내리는 것 같단다. 지금 이 순간에도 자식 때문에 애간장을 태우는 부모들이 있을 거야. 언젠가 내가 죽고 나서 내 장기로 새 생명을 얻는 아이가 있다면 그보다 보람 있는 일이 어디 있겠니?" (본문 129p)

조연이는 자신과 아무 상관없는 사람에게 장기를 기증하겠다는 사람들을 보면서, 친형에게 기증하는 것이 싫어 가출을 한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조연이는 할아버지의 권유로 다시 집에 돌아가게 되고, 부모님으로부터 출생의 비밀에 대해서 듣게 된다. 그리고 허둥교에서 헌금을 훔쳤던 아저씨의 비밀이 밝혀지면서, 조연이는 따뜻한 세상의 모습을 보게 되고 이를 통해 한뼘 성장한다. 
이 동화는 모험을 통해서 세상의 다른 면을 경험하면서 성장하는 조연이의 모습을 보여주는 성장 동화이다. 모험이라는 재미있는 소재가 어린이들에게 재미있게 다가오지만, 그 모험을 통해서 보여지는 장기 기증과 가족의 소중함에 대한 잔잔한 감동은 어린이들에게 마음의 성장이라는 더 큰 선물을 주게된다. 
조연이의 엉뚱한 헛발질이 세상과의 소통으로 이어졌듯이, 어린이들이 성장과정에서 있게 될 헛발질과 실수가 결코 실이 되지 않음을, 그것이 엄마인 나에게 내미는 손과 같은 소통의 의미임을 기억해야 할 듯 싶다.

조연이의 엉뚱하고 재미있는 모험이 어린이들의 성장과정에 분명 좋은 선물이 되리라는 것을, 조연이가 보여준 세상을 바라보면서 세상과 소통하게 되리라는 것을 그리고 어린이 스스로가 ’조연’이 아니라 아빠 엄마에게는 ’주연’임을 알아가기를 바란다.

(사진출처: ’열두 살 내 인생의 헛발질’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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