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자 2 - 드라마 대본집
박경수 지음 / 북폴리오 / 2012년 10월
평점 :
품절


딸의 억울한 죽음. 그 진실을 밝히기 위해 세상과 맞서는, 한 남자의 이야기 <<추적자>>

숨막히는 긴장감으로 빠르게 읽어내려간 1권, 그리고 그 보다 더한 긴장감으로 가슴 졸이게 만든 2권을 드디어 내려놓았다.

 

수정      아빠... 고마워. 정말...고마워.

홍석      (눈물이 그렁해진다. 손을 뻗어서 만지려 하지만, 손이 닿지 않는 거리다)

수정      ...아빠는...무죄야. (본문 330p)

 

그 숨막히는 긴장감 뒤에 따라온 감동에 금새 눈시울이 붉어지면서 눈물이 뚝 떨어진다. 흙장난을 무지 좋아했던 딸 수정이, 밖에만 나갔다 오면 여자애 얼굴에 잔뜩 묻어있는 흙을 홍석은 다 닦아주었다. 권력, 재력의 힘으로 수정의 이름에 원조교제를 하고 마약하는 애로 더러운 것들이 잔뜩 묻었다. 홍석은 그 더러운 것들을 닦아주고 싶었다. 그 약속을 지킨 홍석의 모습은 그야말로 감동 자체였다. 너무도 힘겨운 싸움, 이길 수 있는 순간에도 번번히 뒤엎어지는 힘있는 자들의 암투 속에서도 '아버지'라는 이름으로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기에 홍석의 눈물겨운 싸움은 막을 내릴 수 있었다.

안도의 한숨, 감동의 눈물이 흘러 내렸지만, 사실 썩 유쾌하지 않은 판결이 내내 찜찜하기만 하다.

살인교사한 죄로 징역 8년을 선고받은 강동윤, 그러나 진실을 밝히려했던 홍석은 끝내 15년형을 선고받게 되었다. 진실이 밝혀진 것만으로는 나는 너무 부족하다. 이 세상 어느 곳에서는 제 2의 백홍석이 있을 것이고, 또 제2의 강동윤, 서 회장이 있을지 모른다. 힘의 논리에 지배되는 세상때문에...나는 이 판결이 끝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진실을 밝혀내고 싶었던 지원은 자신의 집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는 사실을 알고 혼란스러워한다. 지수 대신 PK준의 연인으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된 혜라,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는 홍석의 복잡한 얼굴, 그리고 여전히 서 회장과 강동윤이 벌이는 줄다리로 2권이 시작된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계산기를 두드리는 서 회장과 강동윤의 치열한 다툼은 매번 숨막히는 긴장감이 돈다. 그 긴장감은 점점 홍석을 옭아매고 있기에, 그들의 팽팽한 기싸움에 매번 숨을 죽이게 된다.

 

서 회장    꿈도 그런 기다. 처음에야 페어한 시상을 만들겠다 뭐 하겠다 이라고 정치에 껴들지만, 인자 니는, 내가 잊아뿐 고 딸나매 이름처럼 첨에 뭐 할라꼬 했는지는 다 잊아뿔고, 권력을 얻겠다는 욕심만 남았는기라. (본문 113p)

 

잃은 건 생각하지 않은 채 얻은 것만 바라보며 동윤과 서 회장 편을 오가며 권력의 힘을 얻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혜라는 악역임에도 불구하고 안쓰러운 생각이 들었다. 아버지에 대한 복수는 자신의 꿈이 아닌 점점 그 맛을 알아가는 권력, 재력의 힘으로 갈 길을 잃고 헤매이는 듯 보인다.

 

정우     (드라이하게) 장병호 전직 대법관님. 나한테 법은...

           때로는 더럽고, 억울하고, 엉터리고, 화가 나지만......

           반드시 지켜야 되는 거야. 그게 이 세상의 룰이니까.

           링에 올랐으면 룰을 지켜야지. 세상을 살려면 법을 지키고. (본문 122p)

 

전쟁의 북소리가 들리면 침묵하는 법에서 검사는 부장님, 차장님, 청장님들의 검사를 받고 일하는 직책이기에 법조인의 양심 같은 것은 애당초 없었던, 그렇게 정의롭지 않는 진흙탕 속에서도 정우는 진실을 밝혀내기 위해 홍석을 도와 고군분투한다. 조형사와 깡패 용식 그리고 재벌가의 딸과 신문기자 사이에서 번민하다 자신이 가야하는 길을 찾은 지원과 10억이라는 큰 돈 앞에서 결국 무릎을 꿇었지만 결국 홍석을 위해 다시 힘을 모으는 황 반장까지 홍석에게는 이들이 있었기에 법은 진실 앞에서 침묵하는 법이 아닌 세상의 룰로서의 그 임무를 다 할 수 있었다. 더럽고, 억울하고, 엉터리고, 화가 나는 룰이지만.

 

홍석       내가요. 심신 상실로 법정에서 와서 총을 쐈으면요. 내가 이상한 게 되잖아요. 법은.....이 세상은....아무 문제 없는데, 내가 이상한 놈이 되잖아요.......지금까지 벌어진 일들이 다요. 죄는 짓고, 벌은 안 받을라다가 생긴 거잖아요. 판사님. 저는요.....벌 받겠습니다. (본문 296p)

 

법은 때로는 강한 자에게, 있는 자에게 유리하게 움직여진다. 가난이 죄이기에 힘을 가지려고 했던 동윤은 세상의 원리를 너무도 일찍 알았던 게다. 없는 자는 죄인이 되는 세상, 그래서 억울해도 하소연할 곳이 없는 세상. 백홍석은 바로 우리 없는 자들의 모습이었다. 가졌으면서도 더 가지려는 자들에 의해 이리저리 치이고 다치는 소시민들, 그래서 백홍석이 싸우다가 다시 일어나 또 싸우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가진 자가 아닌 진실이 이기는 세상이 오기를 바라고 또 바랐는지도 모르겠다.

인간의 마음을 써 나가고자 한다는 작가의 말처럼 <<추적자>>는 딸의 억울한 죽음에 대한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홍석과 서 회장, 강동윤과 혜라 등 등장인물을 통해 증오와 배신, 질투와 복수와 권력욕 그리고 우정과 사랑에 대한 인간의 모든 본질을 오롯이 담아냈다. 어쩌면 뻔한 결말이었을지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각의 캐릭터가 보여주는 개성들은 긴장감을 더욱 팽팽하게 했고, 인간의 본질을 더욱 실감나게 표현함으로써 작품의 품격을 높였다. 배경, 인물에 대한 묘사없이 대사로만 구성된 대본집의 특성 탓인지 빠른 전개는 처음 우려와는 달리 그 긴장감을 더욱 증폭시켜주는 효과는 준 듯 하다.

<<추적자>>는 손에 땀을 쥐게하는 긴장감으로 한 번 손에 잡으면 페이지가 끝날 때까지 결코 책을 놓을 수 없었던 작품이었다.

 

덧)드라마에게서 법은 홍석에게 15년형을 내렸지만, 진짜 우리가 살아가는 대한민국에서의 법은 그에게 무죄를 선고하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백홍석 당신에게 무죄를 선고합니다. (판결봉 두드린다. 탕탕탕!)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이어트 학교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12
김혜정 지음 / 자음과모음 / 201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키 165cm 몸무게 45kg이 언제부터 우리나라 여자의 평균수치가 되었을까? 날씬해도 너~무 날씬한 연예인들의 몸매가 여자의 기준이 되면서 중고등학생들이 다이어트를 밥 먹듯이 하고 있다. 중학교 2학년 딸아이도 몸무게를 걱정하고 있고, 아이의 반에는 다이어트를 위해서 복싱을 하는 친구와 점심 급식을 굶는 친구도 있다고 한다. 물론 비만은 건강에 해롭기 때문에 조절이 필요하겠지만, 때로는 다이어트로 거식증에 걸리는 아이들도 있다고 하니 외모지상주의가 너무도 큰 병폐를 낳은 듯 하다. 특히나 뚱뚱한 외모는 친구들 사이에서 집단 따돌림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놀림의 대상이 되기도 하니 아이들의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닐 듯 싶다. 그렇다고해서 다이어트가 내가 마음 먹은대로 쉽게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니, 아이들에게는 두 배의 고통일 게다.

그러니 홍주가 아빠의 한 달 월급과 비슷하거나 조금 더 많을지도 모를 '마주리 아이어트 학교'에 가고 싶어하는 것도 이해 못할 것도 아니다.

다이어트 뿐만 아니라 건강한 몸을 만들어주는 곳으로 빼빼 마른 애들도 입소하는 이 곳은 3년 전 십대들의 건강을 위해 마주리 원장이 세운 곳으로 이십대 때까지만 하더라도 뚱뚱하고 못생겼던 과거를 가진 원장이 40일간의 기적을 만들어낸다고 홍보를 하고 있으니, 살을 빼고 싶어하는 아이들에게는 이곳이 천국과도 같으리라.

 

중학교 2학년인 홍희는 초등5학년인 빼빼마른 지유와 같은 방을 쓰게 되었고, 같은 나이이면서 같은 마이너스반인 민아와는 금새 친구가 되어 서로를 격려하면서 함께 다이어트에 성공하자는 결의를 다진다. 민아의 룸메이트는 현재이지만, 현재는 누구와의 대화를 원치 않았다. 작연 여름과 겨울방학에 이어 세번 째로 입소하게 된 같은 반에 별로 뚱뚱하지 않아 보이는 새미 언니는 다이어트에 성공한 실례이기에 홍희와 민아에게는 동경이 대상이었다.

 

새미 언니를 보니 살 터진 자국은 살이 빠진 후에도 계속 남아 있는 것 같다. 살 터진 흥적은 뚱뚱한 사람에게, 뚱뚱했던 과거를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새겨진 '주홍글씨'다. (본문 103p)

 

이렇게 다이어트를 하고 달라진 모습으로 퇴소할 것에 설레였던 홍희는 시간이 지날수록 잘 빠지지 않는 살과 점점 줄어드는 식사량, '돼지 새끼'라며 폭언을 일삼는 원장과 벌점이 쌓이면 독방에 가두는 경영 방침과 경영 방침에 쓴소리를 하면 짤려나가는 선생님, 그리고 다이어트를 할수록 점점 화가 늘어나는 자신을 보면서 다이어트에 회의를 느끼게 된다.

다이어트로 몸은 예뻐지겠지만, 마음은 점점 미워질 것 같은 이곳, 홍희는 점점 숨이 막히는 이 곳의 모든 것에 진저리가 났다. 결국 퇴소를 결심하지만, 입소할 때 혹여 나오고 싶다고 하면 허락하면 안 된다고 신신당부했던 탓인지 엄마는 퇴소를 허락하지 않았다.

결국 지유, 지유의 오빠 지용, 홍희와 민아는 탈출을 결심하게 되고, 탈출에 성공하면 다이어트 학교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면담시 원장의 폭언을 녹음하고, 독방행을 결심한 지유는 MP3로 독방 사진을 찍어오는 등 대탈주를 위한 행동을 시작한다.

자의가 아닌 부모에 의해 억지로 이 학교에 입소하게 된 현재가 이들의 탈주를 알게 되면서 함께 합류하게 되고, 화재시 사용하는 완강기를 이용해 이들의 대탈주는 성공한다.

 

<<다이어트 학교>>는 단순히 다이어트에 대한 풍자만을 그린 작품이 아니다. 친구들의 놀림에도 그저 허허 웃을 수 밖에 없었던 홍희였지만 마음의 상처를 받으면서 점점 자존감을 상실해가는 주인공을 통해서 예쁜 몸이 아닌 자아를 찾아가는 내용을 담아내고 있는 것이다.

 

"난 건강은 상관없어. 건강 안 해도 되니까 살만 빠졌으면 좋겠어."

"왜?"

"예쁘지 않은 건 죄야. 뚱뚱하고 못생긴 사람은 사람 취급도 못 받는다고."

 

"주홍희, 왜 그렇게 너 자신을 하찮게 여겨? 너도 충분히 귀엽고 예뻐."

지용이 내 등에 대고 말했다. 난 마음에도 없는 소리 집어치우라고 말하며 세탁실 문을 열고 나왔다. (본문 164,165p)

 

일주일에 두 번 체중 체크를 하고, 감량률이 가장 낮은 아이는 팀 전체 앞에서 '나는 돼지다. 하지만 사람이 될 거다!'(본문 34p)라는 구호를 외쳐야 하며, 돼지새끼라는 폭언을 들으면서 아이들은 이제 스스로 자신들이 가야할 길을 찾아가게 된다. 특히 엄마를 두려워하는 현재의 경우는 자신이 엄마 아빠의 선물이 아니라 '엄마, 아빠의 것'이라는 인식 속에서 두려움을 벗어버리고 '자신'을 찾아가는 대탈주에 동참하게 된다. 또한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워진 이들을 보면서 중요한 것은 '예쁜 몸' 아니라 '건강한 자아'라는 점을 깨닫게 된다.

 

"밍밍아, 우리 부끄러워하지 말자. 왜 우리가 부끄러워해야 해? 놀리는 애들이 잘못한 거 잖아."

친구들이 놀릴 때 왜 괜찮은 척한 걸까? 참지 말고 화를 낼걸. "네가 그렇게 얘기하면 기분 나빠." 왜 이 한마디를 하지 못했을까. 그리고 왜 집에 와서 혼자 끙끙 앓은 걸까. 친구들이 놀릴 때 기분 나쁘다고 말했어야 했다.......친구들의 말이 상처가 되긴 했지만, 그걸 더 큰 상처로 만든 건 나다. 사람들 말 한마디, 한마디를 가시로 받아들였고, 그 가시로 찌른 건 말을 한 상대가 아니라 나였다. 난 꼭 고슴도치가 옷을 뒤집어 입고 있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 가시를 바깥으로 세우지 않고 내 안으로 세웠고, 가시에 찔리는 건 나 자신이었다. (본문 196p)

 

홍희와 같은 나이인 중2 딸아이, 사춘기로 인해 외모에도 신경쓰고, 타인의 말 한마디에 상처받는 여린 감수성을 가진 나이다. 홍희와 다이어트 학교 친구들을 통해서 건강한 자아를 찾고,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좀더 자유로워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딸아이 여름방학 추천 도서 목록 중 하나였던 <<다이어트 학교>>는 아이가 읽어본 뒤 나에게도 적극 추천했던 책이었는데, 재미와 진한 여운을 함께 남기는 정말 괜찮은 작품이었다.

문득 생각해본다. 이 책은 작가가 '건강한 자아'보다는 '예쁜 몸매'에 더 후한 점수를 주는 우리 사회에게 던진 숙제는 아닐까, 라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랑은 상처를 허락하는 것이다 - 공지영 앤솔로지
공지영 지음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12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저자의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는 작가로서의 공지영이 아닌 엄마로서의 공지영과 만나면서 '엄마'라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나로 하여금 좋아하는 작가로 분류하게 된 작품이다. 엄마이면서 작가인 그가 부러워 어쩔 줄 몰랐던 작품이기도 하다. 이후 만난 <도가니>에서는 열악한 현실에서 고통받는 이들의 아픔을 전달하고 세상에 드러내기 위한 진정한 펜의 힘을 보여준 작가로서의 그녀를 사랑하게 된 작품이었다. <공지영의 지리산 행복학교>에서는 소유보다 무소유가 주는 행복을 알게 됨으로써 부질없는 욕망 속에서 허덕이고 있는 나 자신을 되돌아보게 한 작품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영화로 먼저 접하게 되었던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은 여성으로서의 좌절감과 소외된 사람들의 고통을 표현함으로써 공지영 작가의 또 다른 힘을 볼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이렇게 늘 새로운 느낌으로 나에게 다가왔던 그녀의 작품들은 아픔, 슬픔, 행복, 희망이라는 이름을 보여주곤 했다.

그런 저자가 데뷔 25주년을 기념하며 <<사랑은 상처를 허락하는 것이다>>라는 이름으로 앤솔로지를 출간했다. 이번 작품은 그동안의 작품을 돌아보면서 기록한 365개의 글귀들을 통해 나에게 '인생'이라는 커다란 그림을 그려낼 수 있도록 해주었다.

 

 

책을 읽다보면 기억하고 싶은 글이나, 내가 미처 생각해보지 못한 혹은 내가 미처 깨닫지 못한 글, 내 마음을 위로하기도 하고, 예전에 받았던 상처를 치유하는 글, 내가 아플 때 도움이 될 법한 글 또는 아름다운 말들을 만나게 된다. 서평을 쓸 때 인용하기도 하고, 접착식 메모지를 붙여 기억하기 쉽게 표시해놓기도 한다. 작가의 이야기와 작가가 등장인물이 되어 들려주는 이야기에 독자는 스스로 주인공이 되어 위로받기도 하고, 다시 힘을 내어보기도 한다. 이렇듯 작가가 써내려간 이야기가 있어 독자는 혹은 세상은 조금씩 변화를 일으키게 되는 듯 하다. 하지만 아쉽게도 재미있게, 감동적으로 큰 공감을 느끼면서 읽은 책이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감정들이 점점 잊혀져가는 것이 안타깝다. 꼭 기억하고 싶었던 글귀들을 따로 기록해놓지 않은 것이 후회스러울 때도 있었다.

그런 아쉬움이 이 책 한 권으로 보상받는 느낌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예전에 받았던 그 느낌들이 새록새록 되살아나는 느낌이었다. 한 페이지 한 페이지 천천히 읽어내려가는 동안 상처도, 미움도, 슬픔도, 아픔도 훌훌 털어버릴 수 있어 참 편안했다. 마치 <공지영의 지리산 행복학교>를 읽을 때처럼 욕심도, 미움도 조금 내려놓고, 대신 그 안에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채워둘 수 있어서 오늘 나는 한층 더 여유로워진 느낌이다.

 

 

넌 누구를 위해서 존재하는 게 아니다. 그냥 너 자신, 너의 존재....그것만으로 충분하단다. 쓸모 있는 존재가 되어라....라는 말 따위는 지당도사들이 하는 말이란다. 너는 이미 너의 존재로 이 지구를 꽉 채우는 거야. 그러고 나야 진심으로 너는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있고 그게 바로 쓸모 있는 존재란다. 스스로 쓸모없다고 생각하는 네가 사랑을 한들 그게 무슨 소용이겠니. 제발 마음을 편안히 가지렴. (본문 55p)

이 글은 <상처 없는 영혼>에 수록된 글이다. 이 작품은 읽어보지 않았는데, 이 글귀를 통해서 이 작품을 꼭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누구를 위한 존재가 아니라, 지금 내 자신만으로도 충분하다는 말을 통해서 나의 자존감이 커지는 기분이다랄까. 그저 그랬던 내 인생이 조금은 특별해지는 기분이 들면서 별거 아닌 것으로 치부되었던 삶이 달라보였다.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은 한 가지라는 사실을 알았어요. 지지와 격려만이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것 같아요. (본문79p)

이 글은 <괜찮다, 다 괜찮다>에 수록된 글귀다. 이 작품도 읽어보지 못했는데, 위로와 응원의 글을 담은 메시지가 많아서 꼭 읽어보려고 찜을 해두었다. 잘 해보겠다고 나름 열심히 해보지만 생각처럼 잘 되지않을 때가 있다. 넌 할 수 있어. 다시 일어서봐, 라는 말보다는 '괜찮아'라는 말을 듣고 싶을 때가 있다. 열심히 했으니까 이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그 말, 괜찮다는 말...이 책을 곁에 두면 가끔 위로받고 싶을 때 도움이 될 거 같다. 오히려 더 큰 힘을 얻을 수 있으리라.

 

 

 

별거 아니란다. 정말 별거 아니란다! 그런 일은 앞으로도 수없이 일어난단다. 네가 빠져 있는 상황에서 한 발자국만 물러서서 바라보렴. 그러면 너는 알게 된다. 네가 지금 느끼는 건 그리 대단한 것도 아니고 울 일은 더더욱 아니고....그저 산다는 건 바보 같은 짓거리들의 반복인 줄을 알게 될 거란다. 자, 이제 울음을 그치고 물러서렴. 그 감정에서 단 할 발자국만, 그 밖을 향해서. (본문 164p)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에 수록된 글이다. 아주 오래 전 책보다는 영화로 먼저 알게 된 작품이기도 하다. 이런 응원의 메시지가 들어 있었구나, 라는 생각을 하며 곱씹어 본다. 가끔은 별거 아니라는 생각, 그래서 훌훌 털어버릴 수 있도록 쿨해봐야지.

 

잘못된 결정들은 누구나 하는 거야. 다만 그 결정에 얽매여서 세월을 흘려보내는 것이 잘못이지. (본문 364p)

<착한 여자>에 수록된 글귀이다. 이 작품도 읽어보지 못했는데 단 한 줄의 글귀만으로도 이 작품에 관심을 갖게 된다.

페이지마다 그리 많지 않은 글귀들이 수록되어 있다. 많게는 소설의 한 대목이 수록되기도 하지만, 짧게는 한 줄만으로도 그 한 페이지를 꽉 채운다. 그 한 줄 속에 작가가 무슨 의미를 담아내고 있는지 충분히 이해가 되고, 힘이 된다.

<즐거운 나의 집>에 수록되었던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일 중에 하나는 엄마가 되는 일이다.....'(본문 256p) 이 글귀는 단 한 줄만으로도 엄마로서의 작가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한다. 엄마인 나 역시도 공감하면서 위로받을 수 있었던 대목이다. 단 한 줄만으로도.

 

 

데뷔 25주년을 기념하면서 출간한 앤솔로지 <<사랑은 상처를 허락하는 것이다>>는 작가가 그동안 쓴 작품들을 돌아보면서 뽑아 낸 365개의 글귀들을 모은 작품이다. 365개의 글귀는 1년 365일과 맞물리면서, 우리가 하루에 하나씩 곱씹어 보면서 인생의 내면을 더 풍요롭게 채워놓을 수 있도록 한다.

사랑과 인생의 의미 때로는 글로써 세상을, 사람들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작가의 소명 등에 대한 고민이 담겨져 있다.

요즘 작가는 많은 아픔을 겪고 있을 듯 싶다. SNS로 인한 질타가 그녀를 많이 지치고 힘들게 하지 않았을까? 그러나 괜찮다, 다 괜찮다. 누구나 잘못된 선택과 결정을 하기에, 대신 그 질타에 얽매여서 세월을 흘려보내지 않기를 바란다.

독자들은 25년간 위로하고, 응원하고, 치유하고, 함께 아파해주고 함께 울어주었던 그녀가 보여주었던 또 따른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으니 말이다.

 

(사진출처: '사랑은 상처를 허락하는 것이다' 본문에서 발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추적자 1 - 드라마 대본집
박경수 지음 / 북폴리오 / 2012년 10월
평점 :
품절


드라마를 잘 시청하지 않지만 <추적자>에 대한 이야기는 종종 들었다. 그만큼 시청자들의 반응이 좋았던 드라마였기에 시청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조금 아쉬운 점이 있었다. 간혹 많은 인기를 누린 드라마나 영화가 소설화되어 출간되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이렇게 '드라마 대본집'으로 출간되어 읽어보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드라마에서 보여주었던 흥미로움이 대본집에서는 어떻게 표현되고 있을지에 대한 궁금증도 컸지만, 과연 대사와 지시문으로만 되어 있는 구성이 작품이 전해주고자 했던 흥미와 긴장감 등을 오롯이 전달할 수 있을까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걱정은 기우였고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그 긴장감과 흥미로움에 흠뻑 빠져들게 되었다. 재미있는 것은 드라마를 본 것도 아닌데, 대사와 지시문만으로 그들의 표정을 상상할 수 있다는 점이었고, 배우들이 드라마 대본을 받고 작품을 선택하면서 느꼈을 그 감동이 마치 나에게도 전달되어지는 기분이었다.

생각해보건데, 대본집이기에 장소나 행동 등에 대한 묘사가 없어 더욱 빠른 전개로 그 긴장감을 배가 시켰던 것은 아닐까 싶다.

 

<<추적자>>의 줄거리는 사실 멜깁슨이 주인공으로 등장했던 영화 <엣지 오브 다크니스> 등에서도 볼 수 있었던 그리 신선한 소재는 아니었다. 물론 약간의 스토리 상의 차이는 있지만, 딸의 죽음을 파헤치려는 아버지의 이야기는 그다지 생소한 스토리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적자>>가 끌리는 것은 등장인물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개성있는 인물묘사에 있는 것은 아닐까 싶다.

배우 박근형이 어떻게 소화했을지 너무도 궁금한 한오그룹 서회상이 보여주는 구수한 사투리와 주인공이자 진실을 파헤지는 백홍석을 도와주는 만년 반장인 홍 반장의 캐릭터, 강동윤을 옆에서 도와주는 지적이면서도 냉철하고 냉대함이 돋보이는 신혜라 그 외에도 결혼에 두 번 실패했지만 정의와 의리에 몸받치는 조형사 등 각 캐릭터가 보여주는 개성들이 이 드라마의 품격을 높이고 있다.

여고생의 죽음 그리고 그로 인해 벌어지는 권력자간의 암투는 가진 자들이 행하는 힘 앞에서 한없이 무너져내리는 힘없는 서민들의 설움으로 인해 독자로 하여금 (시청자들도 그랬을 듯) 울분을 참지 못하게 한다.

그럼에도 이 스토리가 독자를, 시청자를 끌어당기는 것은 아버지로서의 백홍석이 우리를 대신해서 그들을 집행해주리라는 희망때문일 것이다. 아무리 강한 힘이라 할지라도 진실 앞에서는 약자임을 밝혀주기를 바랐던 마음 때문이리라.

 

아내와 딸 수정이 있어 행복한 백홍석은 교통사고로 죽음을 맞게 된 딸에게 그동안 놀이동산에 가자는 약속을 지키지 못했지만, 영정 앞에서 범인을 꼭 잡아주겠다는 약속을 한다.

친구들과의 생일 파티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수정을 차로 친 서지수와 그의 연인이었던 가수 PK준은 높은 위치에서 내려오고 싶지 않았던 PK준의 욕심에 살려달라는 소녀를 다시한번 차로 치고 달아난다. 서지수의 아버지는 정치세력을 좌지우지하는 한오그룹 회장의 서회장이고, 그의 남편은 대선에 출마하려는 강동윤이다. 이번 교통사고로 인해 서회장과 강동윤의 팽팽한 기싸움이 시작된다.

대선에 출마하고자 하는 강동윤, 딸의 사고를 무마하려는 서회장으로 인해 수정의 교통사고는 수정이 마약과 원조교제를 일삼아 당하게 된 어쩔 수 없는 사고로 치부되고, 홍석은 PK준을 사살한다. 그러나 그 뒤에 더 큰 진실이 있음을 알게 된 홍석은 진범을 쫓으려하고, 그로 인한 서회장과 강동윤의 기싸움과 권력을 이용한 다툼은 더욱 거세진다. 딸을 잃은 슬픔을 견디지 못했던 아내의 죽음도 겪게 된 홍석은 사건을 파헤치기 위해 탈옥을 감행하고 진흙탕 속으로 들어간다.

믿었던 친구의 배신, 믿었던 상사에 대한 배신으로 홍석은 더욱 힘겨워진다.

서회장과 동윤의 기싸움이 더욱 거세지면서. 결국 동윤은 서회장을 끌어내기 위한 최후의 수단을 쓰게 된다. 혼자 힘으로는 딸을 죽인 범인을 잡지 못하자 홍석은 악마하고 손을 잡아서라도 강동윤을 잡기위해 서회장 편에 서지만, 그나마도 뜻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듯 하다.

 

쫓고 쫓기는 상황 속에서 오열을 쏟아내야하는 홍석과 달리 냉철함으로 승부하는 동윤, 그리고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보여주는 서회장의 각기 다른 캐릭터는 스토리를 더욱 고조시킨다.

특히 서회장의 막내 딸이자 기자인 지원은 교통사고로 사망한 수정의 사고가 의심스러워 검사인 정우를 도와 사건을 캐나가는데, 두 사이의 묘한 기류가 또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이 사고가 자신의 집안에서 일어난 일임을 뒤늦게 알게 된 지원은 앞으로 어떤 행보를 겪게 될까? 2권에서 보여줄 지원의 이야기도 사뭇 궁금해진다.

 

배신, 질투, 복수와 증오가 매 씬마다 감정의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잡힐 듯 잡히지 않으며 딸과 아내를 죽음로 몰아간 이들을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홍석의 이야기는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다른 사람의 꿈을 짓밟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솔직히 너무 화나고 싫다. 어쩌면 이런 이유로 짓밟힌 탓에 짓밟으려는 혜라의 모습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누군가를 짓밟고서라도 자신의 꿈을 이루어내고 싶은 사람들, 그래서 누군가는 계속 짓밟힐 수 밖에 없는 우리 사회의 어두움이 <추적자>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었다.

너무 화가 나지만, 아버지이기에 힘겨운 싸움을 하는 홍석을 보면서, 나 또한 나약한 소시민이기에 힘을 얻고, 응원을 하게 된다. 이겨다오, 꼭 이겨다오....그 간절함이 자꾸만 페이지를 넘기게 한다.

인터넷 검색을 한다면 그 결말을 쉽게 얻을 수 있으리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홍석을 쫓아 또 페이지를 넘긴다.

 

동윤       수술만 성공하지 않았어도...니가 PK준만 안 잡았어도...법정에서 죽이지만 았았어도...탈옥만 안 했어도...백홍석. 니가 멈췄으면, 니가 포기했으면, 나도...나도...왜...왜...포기하지 않은 거야? 왜?

홍석        나는...수정이...아버지니까.

 

홍석        ...우리 미연이 꿈은...가을이 되기 전에...거실에 커튼 바꾸는 거였어.

              우리 수정이는 전교 석차 50등 안에 드는 게 꿈이었다.

              ...내 꿈은...내년에 적금 타면...우리 수정이 방 도배해주고, 침대 바꿔주는 거였어.

동윤        누군가 꿈을 이루면 누군가는 꿈을 잃는 법이지. (본문 260p)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겁 많은 단비, 연예인 되다 직업체험동화 4
길해연 지음, 강희준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얼마 전까지만해도 아이들에게 꿈을 묻는 설문조사에서 연예인이 1위였지요. 최근에는 초등학교 교사, 의사, 공무원 등이 1순위가 되었지만 연예인은 여전히 아이들이 선호하는 직업 중 높은 순위에 속해있다고 하네요.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예쁘게 치장하고, 많은 수입을 얻을 수 있는 연예인은 화려해보이고 멋져보이기까지 합니다. 그런 탓에 어린 꼬마를 비롯해 많은 아이들이 연예인이 되고 싶어하지요. 요즘은 오디션 프로그램이 많이 생겨나서 연예인이 될 수 있는 방법이 더욱 넓어져 연예인이 되고자 하는 아이들은 더욱 많아진 듯 합니다. 그렇다면 화려한 조명 아래서 많은 사람들에게 박수와 사랑을 받는 연예인이 된다는 것은 노래 잘하고, 춤 잘추고, 예쁜 외모를 갖고 있다고 해서 쉽게 이룰 수 있는 것일까요?

겉모습으로만 보이는 그들의 모습 뒤에는 오랜 시간동안 눈물을 흘리며 노력했던 시간과 꿈에 대한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간혹 토크쇼에서 들려주는 그들의 무명 생활이 결코 운이 없어서라든가, 헛된 시간이 아니었음을 짐작할 수 있을 거에요.

<<겁 많은 단비, 연예인 되다>>에서는 주인공 단비를 통해서 연예인이 되기 위해서는 어떤 자질과 노력 그리고 생각을 가져야 하는지 살펴 볼 수 있습니다.

연예인이 되고 싶은 어린이들에게는 꿈을 향해 한 발짝 다가설 수 있도록 꿈을 구체화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줄 것이며, 단순히 화려해보이는 그들의 삶이 부러운 아이들이라면 그 어떤 꿈이라 할지라도 노력과 열정없이는 이루어낼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는 소중한 시간이 될 거 같아요.

 

연습할 때는 노래도 춤도 성대모사도 너무나 훌륭하게 해냈던 단비는 정작 장기 자랑 시간에 강단 위에 섰을 때는 겁이 나서 준비한 노래의 한 소절도 부르지 못해 속상하기만 합니다. 그런 단비의 마음을 아는지 아빠는 연극하는 공연장을 구경시켜 주기로 했지요. 세워진 지 30년이 넘은 극장 무대에 올라가 본 단비는 무대 위를 걸어 보면서 심장이 터질 것처럼 뛰었어요.

그 때, 어디서 본 적이 있는 듯한 할아버지가 단비를 끌고 바쁘게 이동합니다.

 

"자, 이제부터 네가 네 꿈의 주인공이다." (본문 19p)

그 순간, 단비는 무대 위에서 자신이 맡은 역을 실감 나게 연기하는 연극배우가 되었어요. 그것도 윌리엄 셰익스피어가 쓴 <햄릿>의 오필리어 역할이었죠. 하지만 연출 선생님은 발음이 나쁘다며 불호령을 내렸고, 단비는 멋지게 해내겠다는 다짐을 해요.

하지만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지 못하는 단비는 막막하기만 하고, 그때 햄릿 역을 맡은 준이 오빠가 구세주처럼 나타나 단비의 연습을 도와주기로 합니다.

하지만 준이 오빠의 엄한 훈련에 자존심이 상한데다 너무 힘든 훈련탓에 단비는 배우를 그만두려고 하지요.

 

 

"꾸준히 연습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없어. 그리고 더 중요한 건 연극은 혼자 하는 게 아니야. 함께 만들어 나가는 공동 작업이라 더 어렵고, 그래서 보람이 있는 거야." (본문32p)

 

힘든 탓에 투정을 부렸던 단비는 힘든 훈련을 끝내고 연극을 무사히 마치면서 배우가 무엇인지를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를 체험을 통해 알게 되지요.

이제 단비는 사람들 앞에서 노래를 불러 감동과 기쁨을 선사하는 가수가 됩니다. 준이 오빠는 매니저가 되어 다시 등장하지요.

 

"열 번을 해서 안 되면 백 번을 해. 백 번을 해서 안 되면 천 번을 하고, 천 번 해서 안 되면 만 번을 하란 말이야." (본문74p)

 

쉴새없이 이어지는 훈련과 인터뷰 등을 강행하면서 단비는 겉보기와는 다르게 너무 힘든 가수를 포기하려 하지만 음악이 까맣게 잊고 살던 추억으로 보이지 않는 눈을 뜨게 해준다는 한 아주머니의 말에 가수는 단순히 노래와 춤을 추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추억을 이어 주는 다리가 되고 위로가 되고 기도가 되는 직업임을 깨닫게 되지요.

이제 단비는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고 유행어를 만들어 내는 개그맨이 입니다. 단비는 준이와 파트너가 되어 아이디어를 짜고 심사를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단비는 개그맨이란 노력해서 될 일이 아니라 타고난 재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요.

"실수하고 실패하는 걸 두려워하면 남을 웃길 수가 없대요. 뻔뻔하고 재미있게 해야 하는 거래요." (본문 137p)

단비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게 되고 일 년이라는 시간동안 연습하고 노력 한 끝에 방송 다시 방송국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되지요.

 

 

연극 배우, 가수, 개그맨...서로 다른 분야의 연예인이지만, 이 꿈들을 이루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은 닮아 있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화려함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직업이 가지고 있는 의미를 기억해야하는 것 그리고 꿈을 이루기 위한 열정이 필요하다는 것은 두 말하면 잔소리겠지요.

힘들다고 쉽게 포기해버리면 꿈은 이룰 수 없습니다. 좌절을 극복할 수 있는 용기와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인내와 끈기가 있을 때 우리는 비로소 원하는 꿈을 이루어낼 수 있어요. 그것이 연예인이든, 과학자, 선생님이든 말입니다.

 

 

<<겁 많은 단비 연예인 되다>>는 연극 배우, 가수, 개그맨이 되는 체험을 하는 단비를 통해서 직업의 의미와 직업마다 해야할 일과 의미를 알아봅니다. 각 장마다 어떤 자질과 어떻게 해야하는지, 어떤 연습과 어떤 준비를 해야하는지를 [궁금해요]를 통해서 구체적으로 알려주고 있어요. 이를 통해서 꿈을 구체화시킬 수 있게 되지요.

주니어김영사에서 출간되고 있는 <직업체험동화> 시리즈는 이렇게 체험을 통해 그 직업이 하는 일을 구체적으로 알아보고, 어떻게 하면 꿈을 이룰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알려주고 있어 꿈을 향해 한 발 더 다가서게 도와주지요.

혹 아직 꿈을 정하지 못한 친구가 있다면, 이 시리즈를 통해서 내가 하고 싶은 일, 내가 원하는 일이 무엇인지 찾아보고, 꿈에 대한 열정을 키워보기를 바랍니다.

 

(사진출처: '겁 많은 단비 연예인 되다' 본문에서 발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