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름 추리소설 읽기를 할때 스타터르 하기 딱 좋은 작품이다,

첨 부터 너무 어려운 사회파나 으스스한 분위기의 책보다는 이렇게 가벼우면서도 쉽게 읽히는 것이 좋다,

사람이 따라서는 너무 시시하거나 재미없다고 느껴질 수 있겠지만,. 왠지 나는 크리스티 할머니의 소품을 보는 느낌도 들고 좀 어수선하고 아마추어 냄새가 많이 나는 남매 탐정이 정이 간다,

왠지 나의 엄마 아빠의 젊은 날을 보는 듯한 느낌도 들고 그래서 순수하고 어설픈 탐정 놀이를 구경하며 힘내라고 응원하는 기분?

 

어느 병원집에서 일어나는 살인사건....

모두가 알리바이가 있고  동시에 모두가 수상하다,

가족사이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은 그래서 조금 슬프기도 하고 아프기도 하다. 아무리 발랄하게 시작하고 이끌어나간다고 해도..

누구나 가족이라는 것에 양가적인 감정이 있기 마련이다,

내 가족은 안그렇더라도 가족이라는 것은 단란해야하고 행복해야하고 서로가 서로를 사랑하고 이해해야한다는 것.. 가족끼리는 당연히게 생각되는 것이 늘 있기 마련이니까

그래서 가족추리물을 보면 늘 범인이 가족이 아니기를 바라지만 그건 쉽지 않다,

의외성을 둔 가족내의 사건이 더 흥미진진하기도 하면서 더 아프기도 하다,

 

병원집의 노할머니가 방공호 속에서 시체로 발견된다,

그리고 병원 입원실의 환자 한명이 행방불명이 된다.

가족들 병원식구들 그리고 환자들이 모두 용의선상에 오르면서 동시에 결백하다,

가족내에서도 비밀스러운 감정이 오가고 말하지 못한 일들이 쌓여간다,

가족이니까 말하고 가족이니까 말하지 않는다,

그 사건 앞에 고양이가 꼭 끼어있다. 검은 고양이

포우의 검은 고양이를 연상한다면 그건 착각...

이 소설속의 검은 고양이는 어째보면 피해자다.

왜 고양이를 이용한 트릭을 쓰는 건지... 고양이가 무슨 죄가 있다고...

가족간의 사건을 가족을 위해 덮어가려고 하고 가족을 위해 안고 가기도 한다,

그러기 전에 사건을 일으키지 않은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이지만 항상 추리물에서 최선의 선택은 피해가고 차선의 선택을... 겨우 책 말미에 선택하게 된다.

그나마 이 작품처럼  이것이 과연 차선의 선택이기는 한지 아리송송한 경우도 많다,

 

발랄하고 가벼운 소품같지만 결국 가족내의 사건이라는 어마무시한 무게를 그렇게라도 벼텨보자는 걸 느끼게 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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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법 이야기는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논란이 있는 것으로 안다.

죄를 지은 가해자가 미성년일 경우 벌을 할 수 없다는 것

책에서도 나오듯이 어린이와 청소년은 교화의 대상이지 처벌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전제하에  미성년의 범죄는 숨겨지고  드러나지 않으며 교화에 중점을 둔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것이 피해자의 입장으로 가서 보면 이보다 더 억울할 수 는 없다,

사형제 논란만큼이나 소년법의 문제도 여러가지 의견이 분분할 수 밖에 없다,

예전 어디선가 본 책에서 일본의 소년법이후 그 가해자와 피해자를 시간을 두고 추적한 것이 있었다, 피해자는 그 날 이후 삶이 피폐해지고 힘들어져 결국 소위 말하는 성공한 삶을 살 수 없었지만 가해자는 소년원 혹은 비슷한 보호소에서 지낸 후 이름을 바꾸고 주소를 바꾸어 나중에 변호사가 된 경우가 있었다, 이 책에 나오는 변호사처럼...

죄를 지은 사람이 평생 주홍글씨를 가슴에 달고 누구에게나 드러내 보일 필요는 없다, 정당한 벌과 진심어린 뉘우침이 있고 난 뒤에는 새 삶을 사는 것은 당연하다,. 그리고 가해자 피해자가 그 이후 자기의 삶을 어떻게 보듬어 나가느냐에 따라 삶의 질은 달라질 수 밖에 없기도 하다,

그러나 문제는...

늘 그렇듯이 인권을 들먹이며 가해자는 철저하게 보호되지만 피해자는 누구하나 위로해주는 사람도 보상해주는 사람도 없이 그대로 팽개치고 공개되고 여론속에 발가벗겨진다는 것이다,

굳이 일본까지 가지 않아도 우리나라의 경우도 어떤 소년범죄도 인터넷상으로  떠도는 개인정보이외의 어떤 정보도 알 수 없다. 그래서 소문은 부풀려지고 점점 거대해지다가 잊혀진다,

그러나 피해자는 늘 우리가 잘 알게 된다, 어떤 일을 당했는지 왜 그랬는지.. 조심했는지 안했는지 판단조차 그대로 공개된다.

이건 아닌데 싶으면서도 우리는 피해자는 잘 알지만 가해자는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을 늘 겪는다,

 

책에서도  시작은 그렇다,

아내를 무지막지하게 살해한 녀석들은 겨우 15세 중학생들이었고

일본 소년법에 의해 그들의 정보는 비공개가 되고 재판과정이나 그들의 교화과정 어떤 것도 피해자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피해자의 입장에서 죽여버리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 것도 당연하다,

나는 가족을 잃고 삶을 잃고 이렇게 아프고 괴로운데 그들은  새 삶을 위한 교화랍시고 보호받고 지도받을 뿐이라면...아무리 어린 나이라고 해도 미움이 강처럼 솟고 원망이 끝없이 이어질 수 밖에 없다. 그래도 다만 그걸 견디라고 개인이 알아서 견디라고 할 뿐이다,

 시간이 지나 그 때의 범인들이 하나둘 씩 죽음을 맞고 그 때의 피해자 가족인 하야마는 의심을 받고 스스로 사건을 풀어나가기 시작한다,

이야기는 처음엔 가해자의 인권에 비해 터무니없이 대접을 받는 피해자의 아픔을 드러내며 과연 이것이 옳으냐고 독자에게 질문을 던진다, 자꾸 하야마에게  대입되며 아무리 어려도 악마는 악마고 악은 악이라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다,

 

갱생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하야마의 이 절규같은 질문에 나도 멈칫한다,

갱생이란.. 새로운 삶을 살게 하려는 것은 무엇인가?

죄를 씻는 것이 스스로 세상에 맞게 살 수 있게 지도받고 교육받고 깨우치는 것 그 이상 무언가가 필요하지 않을까? 아니 그렇게 스스로 돌아보기 이전에 선행되어야 할 것이 있는데

그건 바로 사죄이다,

내가 한 잘못에 대해 아무리 골방에서 혼자 사죄하고 벌을 받아도 그 마음은 상대에게 닿지 않는다. 상대에게 내가 잘못했음을  사과하고 그에게 내 마음을 전하는 것이 우선 아닐까

그 사과를 받고 안받고의 문제는 그 다음이다. 그로 인해 더 큰 고난이 오는 것도 어쩔 수 없다,

 

그 아이들은 반성했습니다. 늘 괴로워하고 힘들어했습니다,

이 말은 어떤 울림도 피해자에게 줄 수 없다. .......................... 고 생각하면서 책을 읽었다,

 

그러나 페이지가 넘어가고 계속되어 숨겨진 사건의 이며니 드러나는 순간 나는 가해자의 마음에 선다. 그것을 보여주는 것이 교코의 행동이었고 그로인해 하아먀와 함께 생각이 복잡해진다,

너무 무서워서 차마 마주하기 힘들다는 것... 그래서 마음속의 죄의식이 점점 부풀어 울라 나를 눌러대고 있어도  마주 대하고 사과하는 것에 대한 공포가 더 두려워서 그 압박감을 견디고 있는 가해자를 보면  또 마음이 아린다,

그래도 그게 처음이 아닐까..

우선 사과 그리고 반성 그리고 또 사과..... 그리고 처벌

유치원에서 다툼이 나고 누군가 가해자이고 피해자로 규정될떼 일단 상황을 알아듣게 설명하고 사과하게 하고 미안한 마음이 들게 하고 그리고 반성의자에 앉든 손을 들든 벌을 받는 순서가 되는 데... 이후 세상에서는 그냥 반성의자에 앉았다는 것 손을 들고 서 있었다는 것으로 모든 것을 퉁쳐버리는 게 아닐까....

반성의자에 앉든 손을 들고 있던 당한 사람 입장에서는 내 마음을 만져주고 알아주고 미안하다는 그 한마디를 듣는게 더 절실 할 수 있는데... 객관적이고 공평해야한다는 법과 질서는 그 모든 마음이 오가는 과정은 생략하고 행동이 오가는 과정에만 관심을 둘 뿐이다,

일단 서로가 마주하는 일이 가장 아프고 힘든 일이겠지만 처음 끼워야 하는 단추가 아닐까 했다,

책장을 덮고 하야마만큼 생각이 많아진다,

 

책속에서 주인고 하야마가 사건을 이대로 덮고는 도저히 살 수가 없을 것 같아 다시 사건속으로 파고 들게 된다. 싱글대디로 혼자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가게도 운영해야하고 아이도 돌봐야하는 그가 사건으로 파고 들어가려면 모든 일상은 중지되어버린다,

가게는 그렇다 치더라도 아이는 어린 미나미마저 옆으로 제쳐질 수밖에 없다,

주위사람들은 말한다. 지나간 과거라고 이제 그만 잊으라고 생각하면 괴로운 일... 범인은 잡혔고 사건을 해결된 것이니 이제 미나미와 함께 살아갈 미래를 생각하라고...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사건이 자꾸 그의 발목을 끌고 그것을 덮어두고는 미나미와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살 수 없다. 그가 말했듯이 아이가 자라 엄마의 죽음에 대해 물어볼 때  혹시 그때 아빠는 무얼 했느냐고 하나면 무어라고 해야할까....

 

글 전체의 소년범 이야기만큼 현실의 문제와 과거의 정리사이에서 고민하는 하야마가 더 눈에 들어온다,

상담에서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나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한다,

헌재 내 모습을 만든 것은 과거 내 가족 내 행동 내 기억들이다 그것들을 마주보고 그때의 응어리 아픔을 만져주지 않고는 현재를 잘 살 수 없다고 프로이드는 말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심리상담에서 현재의 문제를 가진 내담자에게 스스로를 돌아보게 할때는 과거로 가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과거로 돌아가 과거를 마주하는 일은 아픈 일이고 현재를 흐트러놓는 일이 될 수도 있다.

나 하나 흐트러지는 건 상관없지만 그로인한 파장으 주위까지 흔들어놓는다,

내 주위 사람이 모두 단단해서 내가 흔들리고 흐트러지는 과정을 지켜봐 줄수 있는 사람이라면 상관없지만 그것이 미나미처럼 어린 아이라면... 함께 흔들리고  결국 상처받을 수도 있는 상황이라면 나는 내 과거를 파고 들고 마주하는  그 과정으로 들어가야 할까?

그냥 현재에서 내가 돌아볼 수 있을 만큼 흔들리지 않을만큼만 보고 넘어가야 할까?

내 과거를 마주하는 것 만큼이나 내 현재는 지켜내는 것도 소중하다면.....

 

나 혼자 참아내고 아무렇지도 않다고 여기면 편하겠지만 결국 그렇게 숨겨지고 덮어버린 상처는 언젠가 덧날 수 밖에 없고 그땐 쓰라린 치료가 아니라 도려내고 잘라내야하는 큰 수술로 이어질 수도 있다 심지어는 죽음까지도...

결국 하야마는 상처를 건드리는 쪽으로 결심을 굳힌다, 그리고 몰랐던 아내의 모습들을 알게 된다. 살아있었다면 결코 몰랐을 모습들 , 가장 감추고 싶어했을 가장 아프고 어두운 기억까지 내려간다. 그리고 다행히 이해하고 공감한다. 그래서 혼란스럽다. 소년법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그 법이 가지는 의미를 통해  보호받은 아내의 모습과 그리고 그 법으로 인해  분노에서 벗어날 수 없는 자신이 자꾸 중첩되며 생각만 많아질 것이다,

그러니 열어보지 말라고.. 과거란 판도라의 상자라고 치부할 수 있을까?

그 상자를 열기전과 열고 난 후의 삶은 누구나 다를 수 밖에 없다,

어떤 쪽이 더 좋은지 딱 잘라 말할 수도 없다,

열어서 해결된 사람도 있는만큼 열어서 더 괴롭고 혼란스러운 사람도 분명 있다,

그러나 그  상자안을 들여다 본 이후의 삶은 개인의 선택이다,

그리고 상자를 열고 상처 어두움을 마주한 사람들에게 다시 살 힘을 주는 건 사회의 책임이기도 하다.

건강한 사람이 모인 건강한 사회

그건 누구나 자신을 들여다 보고 알 수 있게 도와주는 사회의 시스템이 필요한 일이다,

그 단단한 토대에서 사람은 옳은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어려운 선택을 한 하야마가 이젠 두 다리를 뻣고 잘 수 있기를...

그리고 그 모든 자식의 아픔을 가슴에 묻고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고코의 엄마도 이제 좀 편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문득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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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빚이라는 유산도 있어

그냥 내버려둬서 사라진다면 그대로 두겠지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누군가는 받아 들여야 해 그게 나라도 괜찮지 않겠어? 

                   p 420

 

이야기가 언제 제대로  펼쳐지나 내내 궁금했다,

계속 인물들은 등장하는데 늘 제자리를 맴도는 기분이다,

이 노란 꽃은 데체 무엇인지

이전에 자살한 사촌도 의미가 있어보이고

어떤 등장인물도 허투로 나오진 않았을텐데,,,

누군가는 죽었는데 사건은 계속 제자리만 돌 뿐이다,

그냥 과학적인 이야기? 아니면 살인사건이 일어나긴 했을까

인상적인 프롤로그 두개도 분명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텐데

리노와 쇼타를 응원해도 괜찮은 걸까

그렇지만 요스케도 나쁜 꿍꿍이를 지닌거 같지 않은데

형사 히야세는 그냥 삽질만??>

결국 복잡하고 꼬여있는 이야기는 노란 나팔꽃으로 이어지고  모든 이야기의 가운데 있던 슈지 할아버지,,,,

그리고 너무 많다고 생각했던 등장인물은 각각의 소명을 마치고 모두 연결된다,

사실 누구하나 악인이 없다,

살인이 있었고 죽인 사람이 있었고 유혹한 사람도 있었고 유혹받은 사람도 있었지만

누구나 어쩔 수 업이 나약하고  평범한 사람이다,

그리고 별거 아닌 삽질만 하는 거 같은 인물이 제각각 제자리에서 제몫을 해내면서 사건은 마무리 된다,

 

책을 덮으면서 슈지 할아버지와 나미야 할아버지가 겹쳐진다,

누군가의 인생에 진지하게 대하면서 조언을 해주는 사람

그는 하야세의 아들 유타를 구해주고 의당 하야세가 했어야 할 조언들을 유타에게 해주면서 그의 삶을  지켜준다,

그건 나미야 할아버지가 모든 사연에 진지하게 고민하고 이야기해주는 모습과 닮아있다

나미야 잡화점의 모든 사람들이 제각각 고민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지만 그래도 따뜻하게 조언에 귀기울일 줄 아는 사람인 것처럼  몽환화의 인물들도 제각각 제 자리에서 자기가 맡은 유산 혹은 빚을 묵묵히 지켜낸다,

 

꾸역꾸역,,,,

이 말이 주는 뉘앙스가 사람마다 다르다,

누군가는 억지로 무언가를 밀어넣는 부정적인 기억을 가지고 있지만 나는 이 단어가 주는 미련하지만 그래도 묵묵히 지켜내는 힘을 연상한다,

눈물이 나도 꾸역꾸역

힘들어도 꾸역꾸역

그자리에서 미련하지만  도망치지 않고  용기없지만 마주하고 있는 힘을 이 단어에서 느낀다

두 작품속의 인물들을 보면 나는 "꾸역꾸역"이 떠오른다

미련하고  잔머리없이 운이 없어도 그래도 조금은  나은 내일을 생각하고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

문득 히가시노가 그리는 사람들이 모두 그렇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한다,

누군가의 고민에 진지하게 귀를 기울이는 사람

그 조언을 넘겨버리지 않고 잘 들어주고 소통이 잘 되지 않는다 싶으면 다시 시도하는 사람

현실에서 희망을 발견하려는 사람

빚에서 도망치고 싶지 않은 사람

용기를 내고 싶은 사람

천재가 되고 싶지만 현실을 알아가는 사람등등...

추리물인줄 알고 피칠갑을 기대하며 편 책속에서 나는 사람들을 본다,

나를 닮은 사람 내가 닮고 싶은 사람들이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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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누군가 없어졌다 엘릭시르 미스터리 책장
나쓰키 시즈코 지음, 추지나 옮김 / 엘릭시르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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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와  오래엔트 특급에 대한 오마주........

한참 아가사 크리스티 여사의  또다른 필명으로 씌여진 책들을 열심히 읽을 무렵 알게 된 책

안 읽을 이유가 없다,

올 여름 내 목표가 아가사 크리스티 다시보기였으니까,,,,,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를 읽은 사람이라면 혹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셋트가 마련된다, 섬대신 요트, 사람의 수가 줄었다는 것 배경이 일본이라는 것만 빼면 모든 것이 그대로 준비되었다, 아 한가지  이 책속에는 원본이라고 할 수 있는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도 소품으로 등장한다, 그리고 앞부분에서 이야기의 흐름을 미리 암시하는 실마리를 던진다,

여사의 작품을 읽지 않았다고 해도 이 책은 재미있다,

클로즈드 서클이라는 공식속의 추리물은 잘만 쓰면 쉽게 읽히고 재미있다,

어디로 도망갈 수 없는  바다 한가운데 요트에서 일어나는 살인사건들 그리고 저마다 숨기고 있는 죄의식들....

훔입력이 좋다, 어떻게 흘러갈지 알고 있음에도 숨죽이고 넘기게 된다,

<그리고 아무도 ...>로 시작해서 마무리는 <오리엔트 특급>으로 정리된다,

모두가 함께  누군가를,..... 의심하고  ...... 그리고 처단한다,

법으로는 할 수 없는 그 사각지대에 놓은 분노와  억울함이 그 고요한 공간에서 마무리된다,

스포일러같지만 이 책은 어쩌면 역자의 말대로 그 화살이 정확하게 그 대상에게 꽂혀졌다,

우연이든 필연이든... 그래서 조금 더 시원하다,

여사의 작품에서는  트릭을 풀어나가는 것보다는 각각의 인물이 가지고 있는 죄의식의 무게를가늠하면서 누가 더 나쁜 놈인가를 생각하게 하고 인간에게 있어 죄와 벌은 무엇인가 하는 조금 무게가 나가는 생각을 하게 한다면 이 책은 조금 무게를 덜었다,

가볍지만 재미있고 생각거리들도 던져준다,

현대사회에서  누군가의 욕심으로 벌어지는 사건들. 그러나 책임지는 사람은 없고 항상 꼬리만 자르고 몸통은 보존된다, 꼬리는 언젠가 새살이 돋고 유감스럽게 역사는 반복된다,

그 안에서 교훈은 그저 몇줄의 글로 정리되고 만다,

누군가 죄의식에 죽었더라도 그 호텔과 같은 일들이 여전히 일어나고 있다,

그래서 어쩌면 이 오마주 작품이 더 오싹하다,

 

"우리 이런 거 다 알고 있잖아? 어쩔 수 없다는 거...."

'누구 하나 죽어서 해결되는 거 봤어? 결국 누가 죽어?  힘없고 빽없는 것들이 죽어가고 잊혀지는 거지..."

그때 그 시절 영국의 이야기는 정의를 생각하게 하지만

지금 이순간 가까운 일본의 이야기는 섬뜩한 가시감을 준다,

이정도면 정말 괜찮은 오마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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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치유는 식물을 키우는 일과 같다,

땅에 씨를 뿌리면 싹은 위를 향해 자란다,

현재에 발을 딛고 미래를 향하는 사람과 닮았다,

어떻든 살아가려면 물과 태양 토양  바람이 필요하다.

그러나 씨를 뿌리기전 먼저 땅을 뒤집어야 한다.

땅속 깊이 도구를 집어 넣어 뒤접어 아래의 흙이 위로 나오게 해야한다. 속에 있던 축축하고 습기를 머금은 흙을 뒤집어 밖으로 드러내고 안과 밖을 뒤섞어서 땅을 고른다. 그러는 과정에서 흙은 공기를 품게 되고 부드러워지고 씨앗을 품을 준비를 한다,

그  과정이 바로 프로이드와 융이 바라보는 트라우마 내면 아이 마주하고 그림자 찾기의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안으로 건강하게 뿌리를 내리기 위해 뿌리가 내려갈 속을 먼저 뒤집고 일구어 환경을 마련해주어야 하는 것이다, 속으로 깊이 파고 들어가고 뒤집어지고 모든 것이 드러나야만 비로소 흙은 씨앗을 품고 뿌리를 받아들일 준비를 한다. 그리고 뿌려진 씨앗은 건강하게  깊이 뿌리를 내리고 그것을 지지대로 위로 싹이 자라고 솟아 오른다.

성장되는 것은 건강해지는 것이다,

뿌리가 건강하게 아래를 향해 내려갈 수 있을 때 싹이 나오고 그 싹은 위로위로 올라오며 가지가 되고 줄기가 되고 꽃이 피어난다.

내 성장을 위해 우선 내 성장을 방해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내 성장의 근원은 무엇인지를 먼저 들여다 보아야 하는 것이다,

심리치유를 말할때 내 과거를 마주하고 내 상처를 찾아보라는 말이 참 힘들었다,

지금 여기서 시작해야하는 치유 과정에서 과거를 되돌아보라니.... 꼭 그렇게 해야만 하는지 의문이었고 거부감이 들었다,

나는 지금 이 상태에서 보다 나은 내일을 원하는 것인데 과거라니.,

이미 나이먹고 지나온 과거가 길수록 그 과거를 마주해봐야 이미 많이 미화되어있고 왜곡되어 있고 선택되어 있다. 좋았다고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되는 것 그리고 이젠 돌이킬 수 없다고 생각되는 것들을 뒤지고 헤집어서 무얼하겠는가 하는 마음이 강했다,

프로이드가 싫었고 융은 어려웠다.

유행따라 아들러의 개인심리학이나 에릭슨의 발달과정 매슬로의 욕구 단계를 짚어가며 지금부터 내가 변하는 것만 하고 싶었다,

그러나 뭐든 차례가 있는 법이었다,

땅을 뒤집지 않고 그 위의 흙만 깨작깨작 만지다 실어놓은 씨앗은 땅속으로 뿌리를 내릴 수 없다. 단단하고 견고한 땅속으로 들어가기엔 뿌리가 너무 약하고  싹이 나올 수도 없다.

물만 부으면 썩어버리고 햇빛만 주게되면 말라버린다.

뿌리를 내리는 일 그건 바로 내 내면을 바라보는 일이다,

이젠 과거로 돌아갈 수도 없그 그 때의 상처를 꺼집어 내서 지금 징징거리고 상처를 준 이에게 대들 수도 없다. 그도 나이를 먹었고 잊었을 것이고 그땐 그게 최선이었다고 한다면 더 이상 달라질게 없겠지만  그래도 나의 근원을 알아야 하는 거였다,

지금 여기서 미래 지향적인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일단 땅부터 파고 뒤집어야 했다.

이제 조금씩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 뒤늦게 혼자 열심히 땅을 뒤집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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