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려는 의도가 첨부터 있었던건 아니다
책정리를 해야겠단 생각을 했고
몇권을 들고 중고며장엘 갔고
정산을 받았는데 의외의 한권이 매입불가였고
이유가 책 앞표지와 첫장사이의 제본이 불량하다는거였고
그건 내가 책을 험하게 본 게 아니라 출판사의 문제란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덜렁 한권이 남았고
넘 더워 나가기 싫어서 매장안을 어슬렁거렸고
그러다 갑자기 정말 의도치 않게
일은 일어났다.

돌멩이는 강가에 숨기고
나뭇가지는 숲에 숨기고
모래는 바닷가에 숨기고
몰래 주문한 택배 상자는 재활용 종이더미에 숨기고
시체는 전쟁터에 숨기듯
나는
책 한권을 서점에 숨겼다.

좋아하는 작가지만 작품은 그다지였고
이미 마음이 떠났지만 버리기는 싫고
내가 읽은 책 누군가 읽고 싶지않을까 하는
편명같은 마음에.............

근데 알라딘 중고매장!!!
팔 때는 줄이 3군데 이상 그어진걸 거의50%에 팔더니
같은 책을 매입은 못 한다 했다가
거기서 샀다는 말에 500원에 매입한단다
그러곤 다시 10배이상 택을 풑인다
이건 좀 그렇지 않나?



비겁하지만....
이건 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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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5 (완전판) - 애크로이드 살인 사건 황금가지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5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김남주 옮김 / 황금가지 / 2003년 6월
평점 :
품절


스포일러 만 땅!!!!!


살인자의 기억법
가장 객관적이라고 믿는 서술이 실은 가장 주관적이고 편견이 가득한 서술이기도 하다
글이란 개인적 고백적인 성격을 어쩔 수 없다.
객관적이고 사무적인 글은 존재하지 않는다
글쓴이는 무의식적으로 자기 글에 모습을 드러내거나 우쭐 해한다.
그 자부심이 틈을 만들고 그 틈이 증거를 남긴다
세상 모든 글에는 내가 있다

가장 고전적이면서 동시에 뒤통수를 쎄게 맞게 한 추리다
그 시절 다소 폐쇄적인 환경에서 여사는 어떻게 이런 글을 썼을까? 모두가 그녀의 상상럭과 창의력이었을까?
나라면 3대 추리소설에 이것도 넣고싶다
다시 읽어보니 제임스 세퍼드의 자의식과 안달복달 찾기란 또다른 즐거움이 있다

완벽한 살인자의 기억과 서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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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추리물은 아닐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래리 라는 한 남자의 인생의 조각들을 맞추어나가는 기나긴 시간의 수사와 조망으로 보면 추리라고 억지를 부리겠다,

 

읽는 내내 "앵무새 죽이기'가 생각이 났다,

혼자 오래오래 오해를 받으며  공포의 대상 괴물이 되어 집안에 갇혀있던 주인공의 이웃 아저씨가 생각이 났고

어쩌면 가장 통상적으로 오해받고 왕따를 당하고 괴물로 취급받는 사람이 미시시피의 흑인이 아니고 백인이라는 것 그리고 그 문제 앞에서 침묵했고 결국은 해결의 실마리를 내어준 사람이 흑인이라는 점...

 

타인의 시선들

어떤 소문들 의심들이 처음엔 하나하나 미세한 먼지들이었겠지만

그것들이 몰려다니면서 뭉쳐지고 커지면  보이지 않는 벽장속의 괴물 하나 만들어 내는 건 일도 아니다,

그리고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책임 질 필요가 없다,

아니 땐 굴뚝에서 연기나랴...

그 말만 철석같이 믿으면서 일단 한 번 수상하다고 여기기 시작하면 수상할 수 있는 이유를 수십가지를 댈 수 있고 거기에 맞춰 모든 행동이 말들이 이상하고 수상한 괴물의 그것이 되어버린다,

그것이 폭력이다,

우리는 누구나 쉽게 괴물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내가 타인을 괴물이라고 믿는 순간 그는 혹은 그녀는 괴물이 된다,

그리고 그 대상은 나일 수도 있다,

 

내가 눈을 감아버리는 일

내가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누군가의 의견에 동조해버리는 일

잘 짜인 계획에 모든걸 끼워넣으려는 행동들

누군가를 눈치보게 만드는 일 나의 그림자를 돌아보지 않는 일 그리고 남에게 투사하는 일

그래서 누군가 음지에서 나오지 못하게 하는 일...

선량한 마음을 이용하는 일

거기서 외로움이 나오고 삐뚤어진 영웅숭배가 나오고  분노가 쌓이고

그리고 우리 이웃에 괴물이 숨어있다,

 

 

인쇄의 문제인지 교정을 제대로 안 한 것인지... 오자가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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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추리물인지 그냥 소설인지는 모르겠지만....

탐정이 나오는 걸로 추리로 생각하기로 하자

 

사실 꽤 전에 사두었는데 읽다가 내벼러두었다가 여름에 추리소설 읽기로 하고 함께 읽었다,

쉽게 읽힌다,

사실 김중혁 작가의 작품은 "뭐라도 되겠지"라는 산문집이 전부이고 빨간 책방에서 방송을 들은게 전부이다,

"뭐라도 되겠지"를 읽으면서 킬킬거리다가도 뒷목이 서늘해지기도 하면서 두꺼운 책을 단숨에 읽은 기억이 난다. 잘 쓴다고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참 진심으로 쓴다는 느낌이 들었다,

빨간 책방을 열심히 들으면서 수능 일타강사처럼 정리, 분석, 요약이 완벽한 이동진 옆에서 어눌하지만 제 할말을 다 하는 김중혁의 목소리를 듣는 게 좋았다,

참기름 바른 것마냥 매끈매끈하게 흘러가는 이동진 옆에서 정리되지 않아도 하고 싶은 말을  느리고 허술하게 하는 그가 좋았다. 내가 책을 읽고 느꼇던 것들 그런데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무언가를 그는 특유의 느리고 어눌한 말로 잘 정리해줬다,

이동진의 말이 밑줄긋고 정리하며 듣기 좋았다면 김중혁의 말은 잠시 펜을 놓고 긴장을 풀고 편하게 그래그래... 하며 듣기 좋았다,

어쩌면 나라는 사람이 허술해서 그의 말투가 더 가까웠는지 모르겠지만,..

 

소설은.... 잘 썼다고는 못하겠지만 잘 읽혔고 나름 재미있다,

서울 어딘가에는 있을 거 같은 악어마을과 악어빌딩의 냄새가 책을 읽는 내내 코앞에서 맴돈다,

먼지 쌓인 책에서 나는 냄새같기도 하고  환기가 잘 되지 않은 헌책방에서 막 김치찌게로 점심을 먹은 후 들어선 느낌 같은 냄새가 내내 났다.

딜리터.. 라는 생소한 직업을 함께하는 탐정 구동치의 이야기는 매끄럽지는 않지만 나름 흡입력이 있고 일단 시간이 아주 많은 이유로 잡고 끝까지 잘 읽었다,

 

구동치...

그가 김중혁이랑 많이 닮았나 싶은 생각이 든다,

알지 못하지만  팟방에서 듣고 할 때 보면 실없는 농담도 잘하고  상대의 말을 허술하게 그러나 예리하게 받아치는 모습이랑 속을 잘 드러내지 않아보이는 어수룩하면서도 묘하게 능청스러운 모습이 구동치다,

구동치의 대사에 그의 목소리랑 톤을 입히면 딱이다,

말꼬리 잡기 엉뚱하게 풀어나가기 등등

상처입지 않게 꽁꽁 싸매고  조금 건드려져도 괜찮을 부분을 아낌없이 드러내고 보여주면서 정작 중요한 패는 갖고 있지 않은 것처럼 눙치는 태도는 어쩌면 작가 자신의 모습이 아닐까싶다,

냉정하고 치밀하고 누구에게도 정을 주려고 하지 않지만 어쩌면 누군가에게 가장 위로 받고 싶고 관심받고 싶은 사람이 구동치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잠깐 했다,

 

 

사건이라는게 결국 테블릿에 들어있는 난잡한 동영상이라는 게 참 허탈하고 어이없지만

그래서 세상이 조금이라도 바뀌는 건 하나도 없고 구동치만 조금 자기를 돌아보고 변할 뿐이다,

악어동네는 여전히 재개발로 웅성대고 말이 많아질테고 사람들은 여전히 움켜쥐고 있는 무언가를 언젠가는 들키고 싶지 않아하며 살아갈 것이다,

 

나는 죽기전 무엇을 지우고 싶을까?

2년전 아버지를 보내고 생각했다. 살면서 이제 조금씩 정리하고 지울 때가 되었다고

 평균 수명이 늘어난다고 하지만 이성적이고 생각이 바를 40대중반이 지나면 조금씩 삶을 정리하고 소유를 줄여나가야지 싶었다,

그렇게 마음먹어도 잘 되지 않고 늘 물건은 늘어가고 욕심은 깊어가지만 말이다...

 

 

소설속에서 중요한 부분이 아닐지 모르겠지만

서윤이 아버지의 하드를 찾아가며 아버지를 추억할 것들이 사라졌음을 분해하는 대목과

구동치가 아버지가 입던 것과 비슷한 스타일의 잠바를 입으며 느끼는 감정과

마지막 오슬로까지  마지막 작업에서 아버지가 순순히 가족사진을 내어주는 장면에서

나도 아버지 생각을 했다,

언제 마지막일지 모르는게 인간이다 라는 소설과 전혀 상관이 없는 생각이 들면서 뭉클했다,

아까 서재를 돌아다니다 이웃분의 글을 보고 생각이 또 울컥했던건지 모르겟지만....

이상하게 예상치 못하게 이 책의 말미가 아버지의 추억으로 마무리 되는 것이  그렇다,

다음주면 두번째 아버지 기일인데....

늘 잊고 분주하게 삶을 살아가면서도 한순간 멍하게 기억이 나고 아파지는 순간이 아직도 있다,

그럴 때 아직도 많이 미안하고 죄송하다는 마음밖에 없다는 게 슬프다....

책은... 그런건 아닌데...

 

덧붙여 작가는 여자를 싫어하거나 모르거나 어려워하거나 무서워하는 사람인게 분명하다,

팟케스트에서도 언급한거 같은데 등장하는 여자들이 모두가 평면적이고 단순하고 그리고 어서 빨리 그리고 말하고 퇴장시키려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차라리 여자없이 남자들만 등장시키는게 더 났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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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스기무리가 좋았던 거같다,

사건은 어찌되던 상관없고 피칠갑을 하는 괴기한 사건이건 복잡하게 얽힌 사회파 사건이건 사람들의 본성이 드러나는 악마적인거든 상관없이 단지 스기무라가 나온다는 이유로 이 백과사전만큼 무거운 책을 골랐다,

이 책은 절대 드러누워 들고 볼 수 없다,

다만 너무 두껍게 제본되어 나중에 중간에 페이지가 쉽게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는 하다,

그래도 두권으로 분철되지 않았음에 출판사에 감사하다,

조금씩 야금야금 읽어야지 하면서도 결국 못참고 단숨에 읽어버렸다,

그래도 일상생활을 하면서 읽어가서 이틀이나 걸렸다,

 

데체 사건이라는게 뭐야?

버스 인질극은 이미 끝이 났는데 무슨 일이 왜 발생하지 않지?

단순한 나는 누군가 죽거나 피바다가 되어야 사건이라고 생각하는가 보다,

초반에 나온 모리 각하가 괜히 나온게 아닐텐데 노데와 연관을 시켜보면 이사람도 뭔가 구린게 아닌가 하는 헛다리도 열심히 짚으면서  인질들 하나하나와 처음엔 미워할 이유가 없었지만 책을 덮고 나면 무지하게 미워지는 밋짱 할아버지를 휙휙지난다,

전편에서 계속 나왔던 야마다 콘체른가의 사람들

위악을 떨고 냉소로 무장한 편집장이랑 무슨 흑기사처럼 등장하는 야마모토(맞나) 의 인간적인 면을 보는게 쏠쏠한 즐거움이다,

 

이제 미미여사의 추리물에서 극적 긴박함따위가 문제는 아니다,

사람이다,

등장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 사람들을 바라보는 여사의 시각이 너무 좋다,

하나하나 상담하고 이해하고 안아주는 여사가 좋아서 헬레레 하며 책을 읽는다,

미미여사에게는 크리스티 할머니의 느낌이 많이 난다,

그래그래 힘들었지... 그마음 알아... 내가 다 알아.. 세상이 몰라도 니가 알고 내가 알지

하는 공감과 배려가 들어있다,

그래서 이건 너무 밋밋해 실망이야 하면서도 자꾸자꾸 찾아보고 읽게 되는 거다,

여름밤 공포를 잠 못드는 건 습기와  열만으로도 충분하므로 이렇게 따뜻하고 편안하게 부채질 해주는 여사의 이야기가 더 좋다,

 스기무라가... 이제 변했다. 그의 변화가 왠지 슬프고 그러면서도 기대된다.,

 

거짓말이 사람을 망가뜨리는 까닭은 늦든 이르든 언젠가는 끝나기 때문이다, 거짓은 영원하지 않다. 사람은 그렇게 강해질 수 없다. 가능하면 올바르게 살고 싶다. 착하게 살고 싶다고 생각하는 인간이라면 아무리 어쩔 수 없는 이유로 한 거짓말이라도 그 무거운 짐을 견디 수 없게 되어 언젠가는 진실을 말하게 된다.

그렇다면 자신의 거짓말을 거짓말이라고 느끼지 않으며 거짓말의 무거운 짐을 지지 않는 사람쪽이 차라리 행복하지 않을까?

 

(중략)

 

이무라 에리코는 끝까지 거짓말을 할 수도 있었다. 배 속의 아이는 아무 것도 모른다. 이 아이에게 거짓말을 할 수 없다는 생각은 그녀만의 것이다. 혹시 그 아이가 어른이 되면 어머니가 끝까지 거짓말을 했으면 좋았을 걸 그랬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왜 끝까지 거짓말을 해서 자기를 지켜주지 않았느냐고

진실은  결코 아름답지 않다.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진실이 아니다. 끝나지 않는 거짓 쪽이다.

 

                      p 512-513

 

 

 

나도 저 벚나무처럼 고독하고 보잘 것없다. 도시에 사는 사람이 리모진 버슬르 마련해서 구경하러 올 정도로 멋진 산벚나무 숲에서 튕겨 나왔고 거기로 들어갈 방법은 없었다. 뿌리부터가 다르니까.

계속 숨어 있을 수는 없다. 모임장소로 돌아가지 않으며 나호코가 걱정할 것이다. 그렇게 생각해도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

그렇다. 그리고 나는 주차장 구석에 세워져 있는 빨간 자전거를 알아차린 것이다. 레스토랑 종업원의 자전거일 것이다. 손질이 잘 되어 있다. 잘 달릴 것 같다고 생각했다.

저걸 타고 달리고 싶다고 생각했다.

몰래 숨거나 하기보다는 저 자전거를 타고 이런 장소에서 얼른 떠나는 것이다. 나는 여기에 있을 사람이 아니다. 돌아보지 않고 바람처럼 사라져 버리는 것이다.

그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했다.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빨간 자전거의 기억은 벚꽂놀이의 기억이었다. 그날의 내 심경을 비춘 풍경이었다,

그 기억이 왜 다섯 달이나 후에 일어난 버스 납치 사건 때의 기억과 혼동된 것일까. 양쪽 다 버스 창문을 통해 본 광경이었기 때문에? 그런 단순한 것이 아니다. 다른 누구도 아닌 장인의 질문을 받고 환기된 기억인데 내 마음은 왜 그런 장난을 쳤을까? 무엇이 두 가지를 연결한 것일까?

무력감이다 폐쇄감이다. 나는 붙잡혀 있다. 자유를 빼앗기고 갇혀 있다.

누군가 나를 좀 놓아줘. 나는 밖으로 나가고 싶더.이런 곳에 있기는 싫어,

녹슨 난간에 매달려 밤바람을 맞으면서 나는 우두커니 서 있었다.

 

                                       p 716-717

 

 

" 그 후로 나 결심했어. 마음속으로 결심했어. 나도 어른이 되자 여차할 때에는 당신이 의지할 수 있는 당신을 지탱해 줄 수 있는 아내가 되자고..."

하지만 하며 고개를 숙였다,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는 거야. 어떻게 하면 어른이 될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강해질 수 있는지 전혀 알 수거 없어"

 

(중략)

 

"..하지만 나는 , 당신과 있어서 행복해 함께 행복해져 왔어"

아내는 나를 바라보고 있다. 눈빛이 흔들린다. 그러다가 내가 생각해보지도 않은 말을 했다.

"정말 행복할까?"
당신은 정말로 행복할까?

"모모코가 유치원에 올라가고 시험을 치고 학교에 가게 되어 나도 조금은 사회와 관계가 생겼어. 다양한 가정의 모습을 엿볼 수 있게 되었지. "

그래서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내 가정은 내가 당신과 쌓아 온 가정은 정말로 가정일까 그냥 나한테 편안할 뿐인 고치 같은 것에 지나지 않은 게 아닐까."

"현안한 곷가 왜 안돼?"

아내는 즉시 되물었다.

"당신한테는 편안해?"
우리는 마주 보며 침묵했다.

"나한테는 그렇게 생각되지 않아"

왜냐하면 당신이 참고 있으니까 라고 말했다,

"나를 위해 많이 참고 있지"

"어떤 부부나 그래"

"그렇지 맞아 하지만 나는 참고 있지 않아. 내 몫도 당신이 참아줬으니까"

 

 

어쩌면 이 책은 많고 많은 사람이 등장하는, 사회적인 문제를 제가하는 사건들로 포장되어 있지만 결국은 스기무라의 성장통에 관한 것이다, 더불어 나호코의 성장통이다,

나호코는 스스로가 어른이 아니라고 여겼지만 어느 순간 대나무처럼 훅 자라버렸다,

그리고 스기무라는 나호코가 자라고 있다는 것  전혀 달라지지 않았지만 속으로 여물어가고 있다는 것 그리고 어느 순간 저 위로 솟아올라 자랄 거라는 걸 잊고 있었다,

그리고 사건이 끝나고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나호코는 그때 내가 알던 나호코가 아니었다

그리고 알았다,

나역시 조금도 달라지지 않고 그저 참고 있는 것 견디고 있는 것이 어른의 역할이라고만 생각했구나...

너무 다정하고 다정해서 점점 멀어지는 사람... 결국 그 여자의 아버지의 미니어처가 되어버린 사람 그게 스기무라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도망가고 싶다는 마음을 억누르고 있다가 빨간 자전거를 엉뚱한 방향에서 튀어나와 버리고

모든 거짓말이 사실 가장 아름다울 수 있다는 걸 나중에 알게된다,

아름답다는 것 그것은 간혹 질식하게도 만든다는 것 그것이 거짓으로 만들어졌을 경우,....

 

전작들을 보며 통속적인 나도 스기무라를 부러워랬다, 운이 억세게 좋은 사람

사랑하는 여자가 재벌의 외동딸이라니... 게다가 재벌의 암투에는 끼어들지 않아도 되고 편안하게 자기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소박하게 살 보장이  된 사람...

무지 부러웠더랬다. 아. 남자  신데렐라구나,....

 

그런데 점점 사건을 풀어나가면서 스기무라는 자신을 찾아간다,

어디에도 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사건에 집중하는 순간 그는 가장 빛나고  행복하다,

남의 불행한 사건을 파해치면서 행복하다고 느낀다는 건 모순이지만 사건에 몰두하고 가족을 잠시 잊고 자기의 직책을 잊고 있는 스기무라는 그 순간이 가장 스기무라답다,

그런 걸 가장 가까운 곳에서 스기무라만 바라보는 나호코가 모를 리 없고 스스로에게 자괴감이 들 수밖에 없다,

가족은 꼭 그렇지 않지만 말하지 않아도 그의 모습과 태도등 비언어적인 모습에서 본보습을 찾을 수 있고 진심이 담겨 있다,

스기무라가 모르는 사이에 그는 몸으로 자유를 누리고 행복했고 그리고 가족을 잊었다,

의식으로는 말로는 가족이 가장 우선이지만 그의 행동과 비언어적 모든 의사소통은 자유를 원했을것이다,

그리고 스기무라보다 나호코가 그걸 먼저 알아차리고 스기무라가 눌러놓은 욕구와 감정을 읽어버렸다. 너무 잘 안다는 건 가끔 슬픈 일이다,

 

미미여사는 단숨에 스기무라는 잘라낸다,

꺽꽂이 하는 것처럼 콘체른에서 잘라내어 혼자 뿌리 내리고 자생하도록 이 사건에 얽혀넣었다,

자유를 생각하고 거짓과 진실의 본 모습에 대해 생각하면서 그래도 무게를 더하고 아픈 진실로 다가가게 한다,

그리고 우리 스기무라는  자유롭게 사건을 쫒아 다닐 것이고

언젠가는 나호코와 좋은 인간관계를 다시 맺지 않을까 기대한다,

 

그래도 스기무라가 스기무라여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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