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올 한 해는 내게 있어 정말 역사적인 해였다. 크리에이티브한 삶을 살기 위해 그림을 그려보겠다는 결심을 한 후 어쩌다 보니 화가가 됐다. 물론 초짜이고 아직도 정말 갈 길이 멀지만 그 한 걸음을 내 디딜 수 있다는 사실이 내겐 중요했다. 내 생애에 있어 터닝포인트 이자 새로운 인생의 출발을 알리는 한 해였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더욱이 올 한 해 신기록을 썼는데, 경매에서 낙찰 받은 그림이 20점을 돌파했다는 점! 50호에서부터 10호에 이르기까지 정말 다양한 그림들을 낙찰받았다. 개중에는 북한의 인민예술가 작품도 있었고, 걸출한 그림이지만 작자가 미상이라 저렴하게 낙찰 받은 횡재한 작품들도 있었다.

 

책은 많이 사도 그리 돈이 많이 나가는 느낌이 안 드는데, 그림은 몇 점만 사도 돈이 썰물처럼 빠져나간다. 그래도 그림 한 점 당 갤러리에서 사는 가격의 1/10도 안되는 가격에 데려올 수 있어 나름 뿌듯함을 느낀다. 걸어 놓고 감상하다 보면 잘 샀다는 느낌이 볼 때마다 드니 구매 아이템들 중 최고였지 않나 하는 생각을 덤으로 하게 된다.

 

어쨌거나 여기에 사는 족족 소개한다고 해 놓고 여러 점을 귀찮다는 핑계로 차일피일 미루다 보니 소개할 그림들이 너무 많아졌다. 시간이 허락하는 대로 내 그림과 더불어 컬렉션한 그림도 얼른얼른 업데이트 해 보겠다. 물론 마음에 드는 그림 순대로 포스팅하기 때문에 구매 시차는 바뀌겠지만.

 

가장 마음에 든 작품은 방춘기 화백의 풍경이다. 15F(64.5cm×63cm) 사이즈의 유화 그림인데, 보는 순간 이걸 낙찰 받아야겠다는 결심을 굳게 했다


아마도 올 9월 경이었을 거다. 입찰을 하고  마감 시간이 가까올수록 마음이 조마조마 했었다. 나는 3번까지 응찰할 계획이었다. 3번이면 시작가의 2배인데, 그 정도까지 감수할 요량이었다.

 

헌데 어찌 된 일인지 추가 입찰 없이 마감됐다! 이걸 아마도 갤러리에서 구입했다면 400만원은 가뿐히 넘겼을 거다. 하지만 시작가는 1/10도 안됐다. 1주 후에 그림을 받았는데, 실물은 이미지가 따라오지 못할 정도로 멋졌다. 올 해 건진 그림 중 최고의 그림 탑3에 들어갈 정도.

 


좋은 그림인데 시작가가 낮았던 이유는 아마도 작가 방춘기의 정보가 부재하기 때문이었을 듯하다. 이런 작가들은 부지기수로 많은데 공부를 하고 이력을 찾으면 가격은 원래의 가격을 회복한다


작가 미상 이라든가 알려지지 않은 작가의 작품을 사 모으는 매력은 여기에 있다. 경매 시장에 나오는 이들 그림들은 정말 말도 안 되는 시작가로 상정된다. (정말 싸다!)

 

시작가로 낙찰 받으면 그것 자체로 장땡이다. 어디 가서 원화 20호 짜리를 100만원 미만에 데려올 수 있는 곳은 정말 드물기 때문. 아무리 알려지지 않은 화가라 할지라도 그 그림이 자신의 눈에 좋은 그림이고 타인들도 좋아하는 그림이라면 다른 어떤 장식품보다 뛰어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원화가 워낙 비싸다 보니 경매에서 알려지지 않은 화가나 작자미상의 저렴한 작품들을 저렴하게 낙찰 받는 자체가 돈 버는 거다. 환금할 수 없는 그림이라도 집 꾸미기 최고의 아이템이기에 돈 버는 거라 말할 수 있겠다.

 

요즘 집꾸미기 사이트 등에서 원화를 팔기도 하는데, 여기에는 중국화가들의 프린팅 그림도 있지만 우리나라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무명으로 작업하는 무수한 화가들이 있다. 이들 화가들과 계약하여 이들의 그림을 원화로 파는 사이트가 몇 곳 된다. 이곳의 그림 가격을 보면 대충 10호 기준 30~100만원 정도 한다. 물론 작가 경력 중 미전에 입상한 작가는 없다시피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원화들은 꾸준히 팔리고 있는 듯하다. 사무실이나 병원 또는 레스토랑 등에서 수요가 있다고. 그렇기에 원화는 인테리어용으로 그만이다. 앞으로는 원화시장이 조금씩 확장될 거라 하니 원화 수요는 없어지지는 않겠지.

 

어쨌거나 원화 걸어 놓고 감상하는 재미는 책 읽고 느끼는 재미만큼은 된다고 본다. 물론 내 생각이다. 그러니 이런 짓을 계속 하것지...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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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28 21: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2-29 10: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Falstaff 2023-12-29 05: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올해 소품 하나 샀습니다. 낙찰 받으신 방춘기 화백 그림이 매우 좋네요. 부럽습니다.

yamoo 2023-12-29 10:43   좋아요 0 | URL
오~~~뽈 님두 하나 구입하셨군요! 어떤 그림인지 궁금합니다..ㅎㅎ
소품이시라니 10호 미만이신거 같은데....그림이 아무리 좋아도 3호 미만이면 좀 거시기하더라구요..^^;; 방에 걸 수 있는 건 10호가 가장 적절한 듯해요. 거실은 크기에 따라 좀 다르긴 하지만 20호 이상이 무난한 거 같구요.

감사합니다!^^ 저두 경매에 나온 저 그림을 보고 살 작정을 했는데, 실물은 훨씬 더 좋더라구요..ㅎㅎ 액자값도 안되게 낙찰받아 횡재한 그분입니다요...ㅎㅎ

호시우행 2023-12-29 06: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의 40대 초반 시절을 떠올리게 하네요. 난 돈벌이 수단으로 그림을 사모았다가 실패했어요.ㅠㅠ

yamoo 2023-12-29 10:46   좋아요 0 | URL
저는 절대 돈벌이 수단으로 그림을 사진 않아요. 내가 좋아하는 그림을 삽니다요...보고 감상하는 즐거움이 환금성보다 더 커서 내가 볼 때 좋지 않지만 비싼 그림은(환금성 좋은 그림) 절대 사지 않아요. 그래서 작자미상이나 무명 작가의 그림들 중 내 맘에 쏙 드는 저렴한 그림만 삽니다. 그렇게 해서 작가를 발굴하는 재미도 커요. 작자 미상이어서 매우 저렴했었지만 작자를 알아내면 그림 값은 회복이 되거든요~~ㅎㅎ 그 차액은 실로 큽니다..ㅎㅎ

호시우행 2023-12-29 10: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잘 하시는 것 같네요. 전 처음부터 재테크차원에서 배워서 말이죠.ㅠㅠ

yamoo 2023-12-29 16:13   좋아요 1 | URL
첨부터 재테크 차원에서 그림을 사면 반드시 후회할 날이 온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림으로 재테크를 한다는 것 자체가 넌센스에요. 그림은 환금성이 현저히 떨어집니다. 최소한 3-4년은 갖고 있어야 하는데...30퍼 오르면 본전이에요. 수수료 빠져서뤼..그래서 40퍼 이상 되어야 수익이 나는데... 그림 값이 40퍼 오르는 게 매우 더뎌요. 재테크를 하려면 주식을 해야합니다.
보통 그림으로 큰 돈을 번 분들 보면 그림이 좋아서 구매하고 작가 공부하고 하다가 자식 결혼 때 그림 가격이 많이 올라 환금해서 이익보는 경우가 많아요. 이 그림이 요즘 핫하다고 해서 구매했다가 낭패보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제가 아주 저렴하게 요즘 득템하고 있는 그림들은 2000년대 초반과 10여 년 전에 그림 경매 시장이 뜨거울 때 높은 가격으로 구매했던 그림들이에요. 이땐 정말 그림이 잘 팔리던 시기였거든요..당시 1000만원에 산 그림들이 지금은 100만원 줘도 안팔리기에 아주 저렴하게 그림을 내놓을수밖에 없는 거...제가 경매에서 낙찰 받은 그림 주 일부는 당시 5-6백 했던 그림들입니다.

호시우행 2023-12-29 16: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그림으로 재테크하는 건 저도 적극 말리고 싶어요.

2024-08-10 12: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8-10 12: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8-15 15: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실재하지만 보이지 않는 것을 평면에 구현해 보고자하는 게 내 작업의 요체다. 대표적인 것이 시간. 사람의 몸은 시간을 통과하는데 그때 몸과 정신에 쌓이는 게 기억이다. H.베르그손은 인간의 전 생애기억을 순수기억이라고 명명했고, 순간순간 떠올릴 수 있는 기억을 이미지-기억이라 정의했다. 그에 따르면 순수기억은 무의식의 영역이라 사람이 만날 수 없지만 집중하면 가능할 수 있다고 했다. 매우 어렵지만 순수기억(무의식)은 이미지 기억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고 상호 중첩되는 과정을 통해 발현될 수밖에 없기에, 나는 순수기억이 발현되는 그 찰나적 이미지-기억을 평면에 표현해 보고자 했다.


(헌데, 사실 이건 지금 생각해도 좀 무모한 시도였다. 이게 아마도 내 첫 전국공모 응모작이다. 도대체 시대상을 담을 수가 없었고, 이걸 낼 당시에는 대상과 주제 탐구에 급급했던 때다.ㅎㅎ 같은 주제를 표현을 약간 다르게 하여 2개 대회에 냈는데, 아래 20호는 창작미술대회 입상작이다.)


(순수기억의 발현이미지-기억1, 종이보드에 아크릴혼합, 72.7×50cm, 2023)


순수기억은 전 생애에 축적되어 온 기억이기에, 우리가 일상에서 이미지로 기억해 낼 수 없다. 일종의 무의식의 영역이다. 그래서 나는 전 생애에 축적되어 온 무의식의 영역을 푸른색의 그라데이션을 통해 거칠게 표현했다. 그 위에 관입된 거친 갈색 층은 우리가 기억할 수는 없지만 과거의 잠재적 기억들이 불규칙하게 축적되어 있는 상태를 구현해 본 것. 오른편 상단의 선명한 3개의 사각형은 아주 특정한 상황에서 이미지-기억을 통해 발현되는 순수기억이다. 베르그손이 집중하면 아주 예외적으로 만나볼 수 있다고 한 바로 그 순간을 조형적으로 구성해 본 작품이다.

 


덧. 아마도 이걸 올 5월에 그렸을 거다. 시대성을 담보하지 못해 본상 수상에 실패했지만, 그래도 표출된 전경 자체는 만족하는 편이다. 사실 11월까지 창작한 작품 중에서 지인들에게 가장 좋은 평가를 받은 작품이고, 실제로도 팔렸던 작품이다. 지인들 왈 이걸 주력으로 그리라는데, 개인적으로는 참 망설여진다. 난 4작품 그리고 이 시리즈를 더 이상 그리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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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원 2023-12-24 11: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2023년 알라딘 서재에서 화가의 탄생을 지켜보다 연말이 되었네요. 축하드리고 응원합니다.

yamoo 2023-12-26 09:34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어쩌다 보니 화가의 길로 입문하게 되었습니다~
저도 올해 감개가 무량한 한 해였습니다..^^ 지켜봐 주셔서 거듭 감사드립니다!

페크pek0501 2023-12-26 13: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실제로 팔린 그림도 있다니 화가 님이 맞습니다.
님의 글을 읽어 보니 고차원적 사고력을 요구하네요.
앞으로도 설명의 글을 부탁드립니다. 잘 읽었습니다.(그림 공부의 맛을 보고 감.)

yamoo 2023-12-27 10:35   좋아요 2 | URL
팔려도 뭐 몇 점 안되요~~
제 그림은 제가 잘 알아요. 팔릴 수 있는 그림으로는 많이 부족하죠..^^;;
페크 님 덕택에 그림 포트폴리오를 올릴 있게 됐어요~
봐 주셔서 감사드려요!ㅎㅎ
 

올해 마지막 전시가 한창입니다. 직장 내 미술동호회인데, 올해로 10회 째를 맞이했습니다. 저는 올해부터 참가하게 됐어요. 약 30여점 출품됐는데 제 그림에 반응이 좋아 여기 올려볼까 합니다.


저는 3작품은 냈어요. 회장님이 미술대전 상받은 사람이 저 혼자라 수상작품 위주로 출품해 달라고 해서 3점을 냈는데, 그 중 한 작품입니다. 제목 그대로 '인간본성의 완전한 발현을 향하여'라는 바람을 담은 작품. 얼마 전 페이퍼에도 이 그림을 첨부했었습니다. 


여기서는 이 작품을 구상하게 된 동기와 작품에 대한 해설이 주가 되는 페이퍼입니다. 



이 주제를 구상하게 된 게 책 읽는 모임에서 어느 지인의 발언 때문이다. 지인은 수전 손택(<타인의 고통>)의 책을 읽으면 언제나 정신이 성장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말에 모임 사람들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들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모임 이후, 나는 문제의 그 발언을 곰곰 생각해 보았다.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정신이 성장한다는 말은 너무 이상했다. 정신이 성장을 해? 그러면 천부인권도 성장해야 하고 자유도 성장해야 하며 절대정신도 성장해야 한다. 이건 말이 되지 않는다헤겔이 말한 대로 절대정신은 있는 것이지 성장하는 게 아니다. 자유도 그렇고 정의도 그러하며, 인간의 본성 또한 그렇다. 모두 있는 것인데 그 발현 정도에 따라 그 수준이 다른 것 뿐이다


하지만 지인들을 포함해서 다수의 사람들은 정신이 성장한다는 막연한 통념에 빠져 사는 듯하다. 나는 이런 통념을 회화를 통해 제거하고 싶었다. 단순한 조형언어 일수록 의도한 효과는 강력할 것이라 생각되어 최대한 미니멀한 접근을 하고 싶었고 사각형과 검은색-흰색 면을 통해 표현하고 싶은 지점을 명확히 하려고 노력했다.


(인간본성의 완전한 발현을 향하여; 暗-濁-明, 캔버스 보드에 아크릴 혼합, 100×80.3cm, 2023)


구현된 이미지를 보면 왼편부터 검은 공간이 점점 흰 공간으로 바뀌어간다. 중간 단계를 더 두어 변화 양상을 부가할 수 있겠지만 세 부분으로 분할해도 의도는 충분히 전달된다고 본다. 금색의 사각형은 사람이 본래부터 갖고 태어나는 인간본성이자 순수한 정신의 완전체다. 사람이 나이를 먹고 세파에 시달리면서 순수한 본성은 점점 탁해진다. 처한 환경이 나쁠수록 순수한 정신은 탁한 기질로 인해 완전히 보이지 않게 된다. 결국 범죄자가 될 여지가 높게 된다. 맨 오른편은 순수한 본성이 완전히 발현한 것으로 성인의 영역이라 할 수 있겠다. 중간의 탁한 점이지대는 순수한 정신이 어느 정도는 보이지만 불순한 기질로 인해 온전히 보이지는 않게 된다. 우리 보통 사람들이 위치한 부분이 여기이고 우리는 오른편으로 가기 위해 부단히 우리 자신을 수양해야 한다. 작품은 이 과정을 조형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써 순수한 우리의 본성이 나아갈 방향을 염원하며 평면에 담아본 것이다.



* 사실 위 그림은 아주 오래 전부터 구상하고 있었다. 한국사상사 중 혜강 최한기 선생의 기일분수설 설명을 보고 위 그림을 착상하게 됐다. 원래 기일분수설은 임성주로부터 시작됐지만 당시 나는 최한기 선생의 책에서 이를 처음 접했었다. 당시는 비이커에 먹물을 떨어뜨리는 걸로 형상화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붓을 들어 색면추상으로 표현하니 그냥 작품이 만들어졌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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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3-12-06 19: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예술하는 사람들이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고 하던데
야무님은 그 덕을 많이 보시는가 봅니다.
그림 심오하네요. 올해는 야무님껜 그 어느 때 보다
보람있고 뜻 깊은 해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수고하셨고, 내년에도 더 좋은 작품 많이 펼치시기 바랍니다.

타인의 고통 예전에 가지고 있었던 것 같은데 지금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네요. ㅠ

yamoo 2023-12-07 09:25   좋아요 1 | URL
현대미술은 철학이 된 지 꽤 되었답니다. 그래서 철학을 전공한 이우환이나 김환기의 후기 작품들이 다시 조명을 받고 한국 추상미술의 대가로 대접받고 있는 듯합니다.

저도 이런 현대미술의 기류가 도움이 된 듯합니다..ㅎㅎ

무엇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무모한 용기가 저를 작가의 세계로 안내한 듯합니다. 5월부터 시작된 공모전 응모가 주마등처럼 스쳐가네요.

cyrus 2023-12-07 06: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분이 정신을 어떤 의미인지 좀 더 구체적으로 표현했으면 수긍할 수 있어요. 저는 책을 아무리 많이 읽어도 자신도 모르게 정신 성장이 멈춰 있거나 후퇴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yamoo 2023-12-07 09:30   좋아요 0 | URL
음....아마도 정신을 좀더 구체적으로 표현했더라도 저는 좀 의심했었을 거에요. 절대정신이 성장한다, 천부인권이 성장한다, 자유가 성장한다....너무 이상하지 않나요?? 물론 정신적 성장이 멈춰있다란 표현을 우리가 많이도 사용해서 이런 이상한 점을 못 느꼈을 수도 있습니다만...정신의 자리에 다른 관념을 넣어보면 매우 부자연스럽다는 걸 알게됩니다. 어떤 의미로 말했는지니 대충 알겠지만 말입니다..^^

정신의 성장이 후퇴할 수도 있죠. 발현이 잘 되다가 어느 경험을 하느냐에 따라 다시 안 될수도 있는데...이를 후퇴로 표현가능해서 그런가 봅니다..ㅎㅎ

페크pek0501 2023-12-07 15: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그림을 해석해 주는 것 너무 좋습니다. 그런 깊은 뜻이 있는거군요. 흥미롭네요.
저도 예전 30대 초반에 책에 미쳐 지냈는데 하루하루 제가 정신적으로 성장하는 것 같다고 느꼈어요. 책을 읽을수록 나의 사고 영역이 넓어지고 정신이 쑥쑥 자란다고 느꼈어요. 그런데 그게 아닌가 봅니다. 타인의 고통을 읽고는 그런 생각을 안 했는데 마르크스, 페미니즘 독서를 하면서 느낀 거였어요. 아직도 저를 성장시켜야 할 무엇이 남아 있다고 생각하며 책을 읽는데 그게 아닌가 봅니다.ㅋ
아무튼 앞으로도 좋은 작품을 위한 작업 하시고 해석을 곁들인 페이퍼 작성을 부탁드립니다.^^

yamoo 2023-12-09 09:54   좋아요 0 | URL
와~~~ 그렇군요! 이런 시도가 흥미로울 수도 있군요! 저는 미처 모르는 지점이었네요..ㅎㅎ 제 그림을 설명해 주는 게 좋다고 하시니 계속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마도 기질이 정화되어 원래 갖고 있던 고매한 정신이 점점 잘 드러나게 돼서 그런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이전에 그랜트 헤프너 그림이 우리나라 책 표지에 등장해서 깜작 놀라 페이퍼를 썼더랬다. 물론 명화에 대한 책 표지는 꾸준히 있어왔지만 현대 미국 작가 그것도 그림 한 점당 수천만원에 달하는 작품이 아닌 그림이 우리나라 책 표지를 장식해서 꽤 놀랐기에. 사실 그랜트 헤프너는 나만 알고 싶은 작가 중 하나였다.



그런데 현대문학에서 편내고 있는 시인선 시리즈에 내가 눈여겨 보는 젊은 신진작가의 그림이 떡~ 하니 표시그림으로 들어가 있었다. 하나도 아닌 여러 점이. 요즘 책 디자인 부서는 현대 미술작가들의 작품도 꽤고 있는 듯해서 좀 놀라고 신선하다. 우리나라 책, 그것도 시집에서 내가 좋아하는 작가의 그림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이 좀 믿기지 않는다. 



아마도 대부분 미술에 관심이 없는 분들은 모를 것이다. 채지민 작가. 나도 2년 전에 처음 알았다. (물론 미술모임의 내 지인들도 모른다..ㅎㅎ) 젊은 신진작가의 작품이 마음에 들어 도록을 구입한 최초의 작가였다. 도록도 50여 페이지가 안됐는데 5만원이 넘었는데도 불구하고 난 구입했다. 내 인생 최초다..ㅎㅎ 그만큼 채지민 작가의 작품은 뛰어났다. 현대문학 책표지 담당자도 아마 나와 같은 취향이었나 보다.



















현대문학 핀 시인선 시리즈는 청년 작가 중 잘나가는 일부를 선별해서 책 표지 계약을 한듯한데, 그 의도가 매우 신선하다. 이런 기획 아주 좋다. 위 두 이미지 외에도 채지민 작가 작품이 두어 점 더 있지만 위 그림이 그의 대표작들 중 일부이기에 여기 가져와 봤다. 


르네 마그리트 그림을 좋아하는 분들은 채지민 작가의 그림을 좋아할 듯하다. 주로 선명한 색면에 오브제들을 배치하는데 오브제들은 서로 따로 노는 듯 서로 관련성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작가의 의도가 궁금해져서 그림을 오래 보게 된다. 데페이즈망 기법을 자신만의 개성으로 잘 녹여내어 공간의 초현실성을 잘 구현해 내기 때문인 듯하다.


(뉴스핌에 소개된 채지민 작가와 그의 작품)




위의 작품을 보면 알겠지만(책 표지 그림도 함께) 작가의 작품들은 한결같이 강렬한 색채와 인위적인 공간의 배치가 돋보인다. 자세히 보면 색면이 만들어 내는 평면성과 입체감이 혼재한다. 그래서 처음 볼 때는 좀 의아하다. 입체적이어야할 부분을 평면으로 처리하고 평면이어야 할 부분을 입체로 처리하여 시선을 분산시킨다. 이는 의도적으로 배치한 오브제로 인해 한결 두드러진다.


평론가들은 이를 두고 2차원과 3차원의 경계를 허문다고 표현하는데, 어쨌거나 이 모든 구도가 작가의 철저한 의도와 계산에 따른 결과물이라니, 그의 치열한 작가의식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세계 주요 아트페어에서 모든 작품이 매진되는 기록을 쓰고 있는 게 아닐까.


컬렉터들과 평론가들이 그의 그림을 두고 데이비드 호크니의 그림을 떠올리고 작가 자신도 호크니에게 영향을 많이 받았다(호크니를 동경한단다)고 했지만, 내가 채지민 작가의 작품을 보고 처음 비슷하다고 느낀 건 마그리트였다. 아마도 의미의 상징성 때문이지 않을까 한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작가가 포토샵과 3D프로그램으로 작업하여 작품이 컴퓨터 그래픽과 같은 느낌이 강하다는 점이다. 물론 이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나는 그래도 유영국 화백처럼 손으로 대작을 그리는 작가를 보고 싶다.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채지민 작가의 작품들이 현대문학 시인선 책표지로 등장해 반갑다. 작가를 몰랐던 분들이라면 이 페이퍼를 통해 알았으면 한다. 구글에 채지민으로 검색하면 바로 이미지와 작가 정보를 알 수 있으니, 찾아보면 좋을 듯하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잘나가는 핫 한 작가 중 하나..^^


우리나라 책 표지 디자인이 나를 계속 놀라게 한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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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3-12-02 20: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말 놀랍네요~! 이국적인 느낌이 드는데 우리나라 화가님의 작품이군요~!! 다시봐도 그림이 상당히 매력적입니다. 채지민 작가님 암기해야 겠습니다~!!

yamoo 2023-12-04 09:25   좋아요 1 | URL
2년 전 외국에서 핫하다는 신진 작가 전시회에서 채지민 작가를 알게 되었죠. 채 작가 그림과 두어 명의 작가들 그림이 매우 좋았습니다. 이후 채 작가 그림 도록을 구해서 보게 되었죠. 그의 다름 작품들이 궁금하고 기대하게 합니다. 이후 전시 소식이 없어 잊혀졌는데, 책 표시에서 보고 다시 소환했네요..^^

stella.K 2023-12-02 21: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리나라도 책표지에 공들인 출판사들이 많긴하죠. 표지 디자인이 반 아니겠습니까? 근데 일케 유명한 작가의 작품을 쓰면 로얄티 꽤 들겠는데요? 우나라가 괜히 출판강국이 아닌가 봅니다. 그런데 출판사 안 된다고 울고 있으니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할지 모르겠습니다.ㅠ

yamoo 2023-12-04 09:29   좋아요 1 | URL
채지민 작가는 아직 유명세를 타는 작가가 아닙니다. 막 뜨고 있는 중이니, 유명한 작가가 되려면 이런 기세를 계속 이어가야되겠지요. 아트페어에서 완판되는 작가라고 해서 모두 김환기와 같은 유명화가가 되는 건 아니니까요. 예컨대 고재권 작가같은 경우 전시회 했다하면 완판됩니다. 호주에서 그림이 없어 못판답니다. 근데 우리나라에서는 인지도가 거의 없다시피 하죠. 채지민 작가도 계속 좋은 활동 이어가면 언젠가는 홍경택 작가처럼 작품에 로열티가 꽤 나가는 작가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현재까지는 신진작가에게 로열티는 미미하죠. 그래서 출판사가 마케팅을 잘하는 듯해요.

페크pek0501 2023-12-05 16: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손으로 그린 작품이 좋습니다. 아무리 과학이 발달하여 아주 새로운 작품을 내놓을 수 있더라도
손으로 그린 것만 못하다는 생각이에요.
유명한 작가의 작품이 아니더라도 나름대로 좋은 작품은 책 표지에 실어 많은 이들이 감상할 수 있으면 좋겠네요.

yamoo 2023-12-06 18:15   좋아요 1 | URL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아이패드나 디지털미디어 작품을 보면 아무리 잘된 작품이라도 손으로 그린 그림 만큼 좋아지진 않더라구요. 요즘 대세는 디지털미디어라는데 저는 좀처럼 동감을 못하고 있어요..ㅎㅎ

그래서 저도 기획의도가 신선하게 다가왔어요~~^^

그레이스 2023-12-15 18: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호크니와는 분위기가 다른데요?!
말씀듣고 보니 마그리트!
벽과 벽이 만나 입체를 이루지만, 평면처럼 보이는 기법은 호크니 같지만

입체와 평면이 무너진 그림 안의 세상은 마그리트를 향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yamoo 2023-12-18 09:57   좋아요 0 | URL
저도 호크니와 화풍과 분위기가 완전히 다른데 왜 평론가들이 호크니를 언급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작가 자신이 호크니에 경도됐다고 하니, 그런 쪽으로 몰고간듯합니다. 개인적으로 말씀하신 것에 완전 동감합니다!ㅎㅎ

꿈그리다 2024-04-20 1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채지민 작가는 유화로 작업하는데요.

yamoo 2024-05-10 00:05   좋아요 0 | URL
위 내용은 채지민 작가가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입니다.
뭐 지금은 유화로 그리겠지요. 저 책 표시 스타일로 그림 그릴 때를 말합니다~
 
마지막 이야기들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30
윌리엄 트레버 지음, 민승남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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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그손에 따르면, 우리의 삶은 순간들의 무수한 지속이다. 지속하는 시간 속에서 우리는 순간을 산다. 그 순간들은 우리의 몸에 각인되어 기억으로 체화되고 현재의 순간을 만나 과거의 기억들은 새롭게 현재에 개입한다. 이 과정이 끊임없이 반복되는 게 삶의 속성이다.

 

이 삶의 과정 속에서 우리는 감정이라는 부산물을 만난다. 그 감정은 부정적인 것일 수도 있고, 좋은 것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기억(추억)이 순간적으로 응축되어 이미지화된 실체가 감정이라는 점. 이는 삶의 단면 속에 구체화되어 나타났다 사라지길 반복한다.

 

내가 생각하기에 문학은 이 감정을 이야기로 담는 예술 영역이다. 잘된 작품은 삶의 페이소스가 플롯 속에 오롯이 담겨 독자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우리가 문학을 읽는 목적이고 예술이 지향하는 바라 할 것이다.

 

트레버의 마지막 단편집인 <마지막 이야기들>(문학동네, 2023)을 읽었다. 마지막 책까지 그의 작품들은 문학이 추구하는 카타르시스를 완벽히 선사한다. 단 한 작품도 실망시키는 법이 없다. 한결같다. 읽고 또 읽게 되며 행간을 음미하게 된다. 그런 후에 오는 아련한 마음의 황량함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

 

특이하게도 그 황량함과 쓸쓸함이 전혀 부정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는 거. 현재를 살고 있다는 삶의 생생함이 단편이 끝난 지점에서 다시 시작되기 때문이 아닐지. 평범한 사람들의 작은 고독과 비애를 담은 단편들은 아이러니하게도 삶의 근본을 끊임없이 되새김질 하게 한다.

 

살다 보면 예상치 못한 사고를 만나게 되거나 삶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게 상처이든 사랑이든 상실이든 우리는 그에 반응하며 하루하루 살아가게 된다. 어느 시점에서 점점 잊혀지지만 그 감정과 기억은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

 

트레버의 작품들을 읽으면 그 부정적인 감정과 아픔이 아련하게 되살아나 마음이 황량해 지지만 이를 통해 삶을 더욱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된다. 그렇기에 삶에서 위안이라는 것을 나는 작가의 단편집을 통해 그 단어의 의미를 처음 확인하는 경험을 했다.

 

여기 실린 10편의 단편들은 모두 주옥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아노 선생님의 제자>, <겨울의 목가>, <여자들> 등이 특히 인상적이다. 삶의 페이소스를 함축적이고 절제된 글에 담아내어 깊고 강렬한 울림을 만들어 내는 단편들이다. 마지막 몇 문장을 통해 단편을 다시금 돌아보게 한다.

 

일꾼들이 의자를 뒤로 밀치고 일어선다. 붉은 타일이 깔린 바닥에서 그들의 장홧발소리가 시끄럽게 울린다. 메리 벨라는 불안감을, 그리고 어쩌면 연민을 감지한다. 그녀는 그것들을 웃어넘기려는 시도는 하지 않고, 변함없는 사랑이 그대로 남아 있음을, 그에게는 그 사랑이 그녀 의 그림자들 사이에 존재하고 그녀에게는 그와 함께했던 방들과 장소 에 있음을 일꾼들이 알아주기를 바랄 뿐이다. 그 사랑이 시들지 않을 것임을, 길고 느린 죽음이나 평범해진 사랑은 없을 것임을 일꾼들이 알 수 있기를 바란다.” (겨울의 목가, p.206)



겨울의 목가마지막 부분이다. 이 몇 줄을 통해 작가는 메리 벨라(여주)의 감정을 아주 건조하게 서술하고 있다. 하지만 읽는 독자들은 벨라의 생각을 읽으며 아주 깊은 사랑의 상실감에 공명한다. 그리고 앞의 이야기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그러면 첫 문단을 작가가 왜 그렇게 쓸 수밖에 없는지 깨닫고, 여주 메리 벨라의 기대감이 어떻게 상실로 이어지는 지 눈에 들어온다. 작가는 마지막을 첫 5문장을 통해 결말의 복선을 아주 멋지게 깔아놓는다. 이것을 처음 읽어서는 절대 알아챌 수 없다. 마지막 문장을 봐야만 안다.

 

그래서 큰 여운의 감정을 안고 다시 읽을 수밖에 없게 된다. 트레버의 단편들은 거의 모두 이러한 구조를 갖고 있다. 별 것 아닌 사건이 마지막 몇 문장을 통해 새롭게 태어난다. 모든 전제와 사건들은 마지막을 위한 절묘한 암시와 복선이다. 2-3번 읽으면 작가의 역량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오랜 시간이 지난 후, 소년이 돌아왔다볼품없는 사춘기에 이르러 더 거칠고, 키도 더 크고, 더 험해진 모습이었다. 그는 그녀의 물건들을 돌려주러 온 게 아니었고, 곧장 걸어들어와서 피아노 앞에 앉아 그녀를 위해 연주했다. 그 음악의 미스터리는 그가 연주를 마치고 그녀의 인정을 기다리며 지은 미소 속에 있었다. 그리고 미스 나이팅게일은 그를 바라보며 전에는 알지 못했던 걸 깨달았다. 그 미스터리 자체가 경이였다. 그녀는 거기서 아무런 권리가 없었다. 인간의 나약함이 사랑과, 혹은 천재가 가져다주는 아름다움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이해하는 데만 너무 골몰했으니까. 균형이 이루어졌고, 그것으로 충분했다.” (p.17)

 


피아노 선생님의 제자마지막 부분이다. 사실 트레버의 마지막 단편집에서 내가 제일 감명 깊게 읽은 단편이다. 작가는 불완전하고 이해할 수 없는 삶 자체를 노처녀와 소년 그리고 피아노를 매개로 삶의 미스터리가 하나의 경이임을 깨닫게 한다.

 

9페이지 분량이지만 작가가 두 인물을 통해, 특히 미스 나이팅게일을 통해 말 해주는이해할 수 없는 삶 자체에 대한 페이소스는 고통과 슬픔을 넘어선다. 그리고 삶을 관조하게 한다. 그러하기에 작가가 인물들을 통해 보여주는 담담한 서사는 우아하고 매혹적이다.

 

윌리엄 트레버에 따르면 단편의 아름다움은 하나의 순간을 포착하여 그것을 영원하게 만드는 데 있다고 말한 바 있는데, 이들 단편을 읽으면 삶의 진실이 폭발하는 순간을 체험할 수 있다. 압축된 서사가 주는 경이감이 어떤 것인지 확인할 수 있다는 말이다.

 

단편이 주는 삶의 매혹과 서사의 절제미를 맛보고 싶다면 반드시 읽어봐야 할 작품이라 사료된다. 삶의 순간을 포착하는 단편이 얼마나 경이로운지 체험하고 싶은 분들에게 강추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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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3-11-25 12: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달에 현대문학 것 윌리엄 트레버, 샀어요. 거기에는 님이 인상적으로 읽으셨다는 <피아노 선생님의 제자>, <겨울의 목가>, <여자들> 등이 없네요. 아쉽게도...ㅋ
보람 있는 독서 하셨네요. 좋은 소설 읽고 나면 기분이 참 좋지요.^^

yamoo 2023-11-27 09:07   좋아요 0 | URL
현대문학 세계단편선 시리즈는 정말 탐납니다. 모두 사는 건 공간 상 문제가 있어 관심 있는 작가만 사자는 결심으로 한 두 권 사서 모으고 있는데, 선별된 작품들이 모두 괜찮아 보입니다!ㅎㅎ

네, 현대문학판 트레버 단편집에는 없어요~~ 문학동네판으로 보셔야 할 듯해요..^^

새파랑 2023-11-25 13: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트레버의 함축적이고 절제된 글들은 처음에 빠지긴 쉽지 않지만 한번 빠져들면 너무 좋은거 같아요. 비교하면 안되지만 다른 단편들을 읽다보면 트레버 생각이 납니다 ㅋㅋ

yamoo 2023-11-27 09:10   좋아요 1 | URL
첨엔 읽다가 무슨 소린지 몰라 다시 읽기를 반복했습니다. 그런 작품들이 있어요. 하지만 약간의 시행착오를 거치면 트베버를 읽는 시간이 매우 귀중하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맞습니다. 다른 단편들을 읽다보면 트레버 생각이 나는 건 막을 수 없어요..ㅎㅎ
트레버와 다른 지점에서 고골의 단편은 정말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모파상은 아직 읽지 못했지만 얼른 읽어보려구요~

겨울호랑이 2023-11-25 23: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 ...그 부정적인 감정과 아픔이 아련하게 되살아나 마음이 황량해 지지만 이를 통해 삶을 더욱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된다.‘는 말은 과거의 부정적으로 상처가 되어 자신에게 박혔던 감정들이 이제는 온전하게 자신의 것이 되었음을 실감한다는 뜻일까요... yamoo님 말을 통해 문학을 통한 자신의 발견과 성장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

yamoo 2023-11-27 09:12   좋아요 1 | URL
네..비슷합니다. 관조하게 된다는 것이 좀더 정확할 듯해요.

좋은 문학 작품은 자신을 마주하게 하고, 인간이 가진 보편적 가치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동기를 부여해 주는 것 같아 계속 찾아 읽게 됩니다만...발굴하기가 너무 어렵습니다..ㅎㅎ

자목련 2023-11-27 14: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단편집 참 좋았어요. 야무 님의 리뷰로 한 번 더 좋음을 확인합니다!

yamoo 2023-11-27 16:54   좋아요 0 | URL
자목련 님은 이 책을 7월에 읽으셨네요. 역시 별5개....
좋은 작품은 다독가들이 먼저 알아보는 가 봅니다.
헌데, 이런 소설을 만나기 참 어렵더라구요. 10권 읽으면 1권 발견할까말까...
다행히 알라딘 마을에는 소설 다독하는 분들이 많아 많은 도움을 받고 있는 형편입니다..ㅎㅎ 그래도 제가 발굴한 작품들도 있긴한데...지금은 절판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