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훗 의지가 코딱지만 하다고 하신 ㄷ님의 페이퍼를 읽고 온 참입니다. 

저의 의지는 코끼리라고 우겨 봅니다. 

아무래도 이번 페이퍼도 존대로 시작해서 반말로 끝날 것 같은 느낌이..? 


이번 달 독서괭에게 어필에 성공한 두 권의 책! 
















뭐, <여성괴물>은 여성주의 책읽기에서 읽는 거기 땜에 따로 어필할 필요 없이 쉽게 선정되었다.

아, 이게 딱 집으로 택배가 왔는데. 택배 오면 무조건 자기가 뜯어야 하고 어른책도 일단 한번 펼쳐봐야 하는 우리 둘째가 이 책을 살펴본 것이다. 그림이나 사진 없냐고 하길래 없다고 대답했고, 아이가 넘겨볼 때는 정말 없었다. 

그런데 나중에 내가 읽으려고 펼쳐보니 두둥. 

시작부터 이런 사진이 막.. 막.. 

* 놀라시는 분이 있을까봐 아래 사진은 일부 잘랐습니다 * 



헉. 이런 사진을 애가 볼 뻔했다니 식겁했다.. 너무 다행이다 ㅠㅠ 

<엑소시스트>를 다룬 장 재밌었고, <브루드> 거의 다 읽었다. 안 본 영화가 대부분이지만 그래도 재밌다. 


<을들의 당나귀 귀2>는 롱머그 굿즈를 갖기 위해 고른 책인데, <혼밥생활자의 책장>팟캐스트에 종종 출연하는 손희정 평론가가 기획한 책이라 믿고 골랐다. 저 팟캐스트를 들어보면 손희정 평론가를 좋아하지 아니할 수 없거든. 어찌나 말을 조곤조곤 잘 하시는지. 그런데 방송내용을 담은 책인 건 사서 펼쳐보고야 알았다. 

김혼비작가님 나오는 부분 슬쩍 봤는데.. 재밌을 것 같다! 




참, 롱머그 오면 사진 올리기로 했는데 이제야 올립니다. 

예쁘죠? 진짜, 예쁘긴 한데 무진장 무겁습니다.. 아직까지 사용 못해 보고 책상을 장식하고 있네요 ㅋ 





예외: 그림책




















소윤경 작가의 <콤비>는 정말 독특하다. 이건 확실히 애들용이 아니라 어른용이다. 

소윤경의 <환상화첩>이라고 부제가 붙어있듯이 환상의 세계를 배경으로 하는데, 가상세계의 전쟁 속에서 콤비(인간1-동물1)의 관계를 다룬다. 아직 찬찬히 읽어보지는 못했다.

<뜻밖의 미로 여행>은 아주 재밌는 미로책! 6살 첫째에게도 아직 좀 어렵고, 초등학생에게 좋을 것 같다. 내가 재밌게 함ㅋ 

<아빠의 이상한 퇴근길>은 김영진작가 책인데, 도서관에서 빌려보고 너무 재미있어서 주문했다. 아빠가 베스킨라빈스에 들러 아이스크림 사는 장면이 진짜 웃긴데.. 사진을 안 찍어놨네.. 

<코끼리 아저씨와 100개의 물방울>은 <한국의 그림책 작가들에게 묻다>에서 알게된 노인경 작가의 그림책이다. 내용이 좋다. 

<나쁜 기분이 휘몰아칠 때>는 우연히 산 건데 쏘쏘. 


이번달은 오디오북을 안 샀다.


읽은 책: 5권





 






















휴.. 진짜 겨우겨우 5권을 채웠다. 올리브 키터리지 세트는 사실 두권이지만.. 한권으로 쳐서 샀기 때문에.. 

아니 그런데 이런 식이면 절대로 도스토예프스키 전집 같은 건 한권으로 쳐서 못 사겠는데..? 그것도 다 읽어야 한권으로 칠 수 있다면..? 음 그냥 전집은 안 사도록 해야겠다. 라디오북클럽에 <열하일기> 이야기 나와서 급 사고 싶어지긴 했지만 참아야쥐. 

이번달 원픽은 역시 <올리브 키터리지>와 <다시, 올리브>다. <다시, 올리브>에 대해서는 평이 갈리는 것 같지만 나는 두 권 다 너무 좋았다. 5년~10년마다 다시 꺼내 읽어보고 싶다. 그때마다 느낌이 다를 듯. 

<무엇이 아름다움을 강요하는가>도 참 좋았는데 번역이 아쉽다.

<조지 오웰>은 조지 오웰의 전기를 다룬 그래픽노블인데, 재밌었다. 이거 읽고 <카탈루냐 찬가>를 꺼내 놨는데 시작은 못했고, 전자책구독서비스에서 <조지 오웰 산문선>을 다운받아 두 편 읽어봤는데 좋다. 


역시나 존대와 반말을 마구 섞어버린 이번 페이퍼..! 

3월에 업무가 너무 많아 정신이 없었다. 4월에는 좀더 읽을 수 있길 바라며. 

따뜻하고 아름다운 봄날, 모두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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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2-04-01 13:12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독서괭님! 사진 잘못 자르신 거 아녜요? 잘렸는데 눈이.. 너무 무섭잖아욧!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2-04-01 13:24   좋아요 3 | URL
얼마나 무서운 사진인가 자체는 인식 가능해야 할 것 같아서요 ㅋㅋㅋ

잠자냥 2022-04-01 14:44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ㅋㅋ 저도 그 생각 ㅋㅋㅋㅋ ‘괭님이 일부러….?’ ㅋㅋㅋㅋ

독서괭 2022-04-01 15:20   좋아요 3 | URL
일부러..는 맞죠..ㅋㅋㅋㅋ

단발머리 2022-04-01 13:2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택배 오면 무조건 자기가 뜯어야 하는 둘째가 이 페이퍼의 주인공 맞죠? 귀여워라 ㅋㅋㅋㅋㅋㅋ 안 봐도 느껴지는 귀여움 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2-04-01 15:20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ㅋ 안 물어보고 제가 뜯어버리면 큰일 납니다.. 내 택배도 허락받고 뜯어야하는 신세랄까요 ㅋ

청아 2022-04-01 13:2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괭님ㅋㅋㅋㅋㅋ 사진 눈이 보이게 자르셔서 저도 정말 놀랐어요!! 둘째 알라딘 언박싱 영상 찍어야 하는거 아닌가요? 너무 귀여울듯ㅋㅋㅋ<혼밥생활자의 책장>저도 들어봐야겠어요^^*

독서괭 2022-04-01 15:21   좋아요 3 | URL
미미님은 이미 보셨는데도 놀라셨군요;; 둘째가 진짜 귀여운데.. 항상 ˝내 눈에만 귀여운 거˝임을 자각하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ㅋㅋ 혼밥 팟캐스트 꼭 들어보셔요~^^

건수하 2022-04-01 13:3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게 눈이에요???? 태아 초음파 사진 이런 건 줄 알았…..

독서괭님 완독 축하드려요 ^^

저도 그 팟캐스트 들어봐야지 했는데 미미님이 위에 딱 써두셨네요 :)

독서괭 2022-04-01 15:23   좋아요 3 | URL
태아 초음파 사진 발언에 진짜 빵 터져 웃었어요 ㅋㅋㅋㅋ 수하님은 하나도 안 무서우셨겠네요 ㅋㅋㅋ
저 <여성괴물>은 완독 아닙니돠.. 나오미 울프 완독 축하로 받겠습니당 ㅎㅎ
수하님도 혼밥 팟캐 꼭 들어보셔요^^

건수하 2022-04-01 15:25   좋아요 4 | URL
제가 책 안 펴본 티를 이렇게 팍팍 내고…
밤에 말고 낮에 펴봐야겠네요 ^^;;

mini74 2022-04-01 16:47   좋아요 2 | URL
수하님 넘 귀여우세요 *^^*

mini74 2022-04-01 14:4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한 권으로 퉁 쳐서 사셨다는 부분에 특히 감명받았습니다. 이러다 전집도 한 권으로 퉁 치시는건 아닌지 ㅎㅎㅎ독서괭님도 행복한 봄닐 만끽하시길 *^^*

독서괭 2022-04-01 15:24   좋아요 3 | URL
세트나 전집은 한권으로 치겠다고 결심했으나 차마 전집은 못 사겠어요 ㅋㅋ
미니님도 행복한 봄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잠자냥 2022-04-01 14:4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ㅋ 괭님이 잘라올리신 저 사진 때문에 저 책 한번 읽어보고 싶어지네요?! ㅋㅋㅋㅋ

다락방 2022-04-01 14:48   좋아요 5 | URL
밤에는 읽지 마시기 바랍니다!!

독서괭 2022-04-01 15:24   좋아요 4 | URL
ㅋㅋㅋㅋ 자냥님, 읽어보세요. 제가 아직 110페이지라 뭐라 단언할 수는 없지만 재미있습니다 ㅋ

수이 2022-04-01 15:49   좋아요 4 | URL
잠자냥님이 읽어주시면!!! 정리 쏵 머릿속에 저절로 될듯 해요!

얄라알라 2022-04-01 15:0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엑소시스트> 읽다 말고, 검색 하다가
그 유명한 ˝계단 몸 뒤집어 씬˝ 사진을 보고 말았지 뭡니까. 책 보다 말고 너무 삼천포에 많이 빠져서 결국 <여성괴물> 2/3정도 밖에 못 봤는데 여러 선생님들 완독 소식 연달으니 제가 그냥 뿌듯합니다.

죄책감이 먼저 나와야 되는데..ㅋ

독서괭 2022-04-01 15:26   좋아요 3 | URL
커흑 얄라님 저 완독 아닙니다.. ㅠㅠ 110페이지까지 읽었어요 ㅋㅋ
죄책감보다 뿌듯함이라니 좋은데요?? 제가 꼭 완독해서 얄라님께 뿌듯함을 선사해드리겠습니다 ㅎㅎ
저 옛날에 엑소시스트 영화관에서 봤는데 진짜 무서웠어요.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함의들은 하나도 모르고 봤지요~

수이 2022-04-01 15:4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는 아직 많이 많이 남았습니다 천천히 같이
읽어요 독서괭님 ^^

독서괭 2022-04-02 01:05   좋아요 2 | URL
ㅎㅎ 비타님 힘이 납니다! 이번달 책은 많이 어렵지 않을거라 하셔서 여성괴물 얼렁 읽고 4월 책 제시간에 끝마치는 게 목표예요^^

새파랑 2022-04-01 16:4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역시 강인한 의지의 독서괭님 이시군요 ^^ 두권만 사는건 쉽지 않은데 ㅎㅎ 4월 목표도 잘 지키실건지 기대가 됩니다~!!

독서괭 2022-04-02 01:06   좋아요 3 | URL
그런데도 집에 쌓여 있는 못 읽은 책들이 많네요. 대책없이 샀던 전집이랑 벽돌책들 어쩌죠 ㅜㅜ

scott 2022-04-01 22:4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롱머그 실물 묵직함이 느껴집니다
4월 첫날 괭님에게
롱머그 땡투 하고 싶음요 ^ㅅ^

독서괭 2022-04-02 01:07   좋아요 3 | URL
ㅎㅎ 이거 설거지 하다 손목 나갈까 살짝 걱정됩니다 ㅋ 스콧님 감사해요~ 4월 행복하세용~^^

책읽는나무 2022-04-02 08:0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롱머그잔 무겁다고 다들 투덜거리시면서 나의 인근 북플친님들은 다 하나씩 구입하셔..???
4 월이구나?? 하면서 눈 뜨자마자 무슨 책 사야하나? 신나게 주워담으니 저에게도 롱머그 살래? 물어와서 어떡할까? 싶은데 여름에 아이스로 가득 담아 먹긴 괜찮지 않을까? 하면서 일단 찜만 해뒀어요^^
근데 저런 사진이 있었나? 특히 잘린 눈 보고 놀람!!!! 둘째 안본 눈 사야겠어요ㅋㅋㅋ
둘째 아가 언방식 알라딘 TV로 보고 싶어요.
귀여워서 심장 터질 것 같은 영상!!!!
˝엄마! 이 책은 그림 있어??˝
넘겨 보면서 검증 해주는 둘째!!!
악~~~~~~~ 곁에 있었음 깨물어 줬을 것 같은 느낌!!!!^^
올리브 키터리지 두 권은 읽은지 몇 달이 되었는데도 괭님 글에서 책 얘기 들으니 또 반가워요. 재독해서 괭님이랑 1 년동안 올리브 얘기 계속 나누고 싶네요ㅋㅋㅋ
<다시 올리브> 도 괜찮았는데 평이 나뉘었나요???
그리고 그림책!!!^^
책표지로 봐서는 콤비랑 코끼리 아저씨 이야기가 좀 땡기긴 합니다.
근데 김영진 작가 책도 읽고 싶은...병관이도 나오는 거죠??
암튼 잘 읽고 갑니다.
주말 아가들과 오붓한 시간 보내시길요♡

독서괭 2022-04-07 09:27   좋아요 1 | URL
나무님의 정성스런 댓글에 폰으로 대댓을 달 수가 없어서 피씨 접속하려고 미루다가 늦어졌네요^^;
롱머그잔 무겁긴 하지만 예쁘기 땜에.. 무거워봐야 얼마나 무겁겠어 하며 사시는 거 아닐까요? ㅋㅋ 무거운 건 감당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설거지가 쪼꼼 불편할 것 같아 걱정되긴 합니다. 한번 써봐야 검증이 될텐데..
애들이 자꾸 제 책들에도 그림이 있나 넘겨보려고 하는데 보다보면 은근히 애들한테 보여주기 부적합한 것들이 있더라구요.. 조심해야겠습니다ㅠㅠ 둘째 초상권 문제로 언박싱 영상은 못 찍을 것 같아요 ㅋㅋㅋ
벌써 올리브 재독하시기에는 다른 읽을거리들이 많으실테니, 우리 5년쯤 뒤에 재독해서 함께 이야기 나누면 어떨까요?^^
김영진 작가 이 책은 병관이 시리즈가 아닙니다! 글/그림 모두 김영진 작가가 지은 책이예요. <엄마의 이상한 출근길>이랑 세트더라고요. 저 책도 사봐야겠어요.
나무님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책읽는나무 2022-04-07 14:51   좋아요 1 | URL
부러 pc를 켜시게 만드는 수고로움을!!!!ㅜㅜ
영광입니다~^^
이번 달은 아직 주문 전이거든요.
롱머그잔 지금도 갈등 중입니다ㅋㅋㅋ
올리브 재독은 지금은 힘들겠죠??ㅋㅋㅋ
5 년 뒤!!!!✍️✍️✍️
그래요~~5 년 뒤에 재독해 보아요.
재밌겠어요ㅋㅋㅋ
5 년 뒤엔 우리가 어떤 모습으로 성장해 있을지도 궁금해지네요^^
전 올리브 책 읽고 리뷰 쓰려고 색칠놀이도 하고, 2월의 햇빛 사진도 찍고 자료는 모아뒀었는데 차일피일 미루다가 그만.....아예 못썼네요ㅋㅋㅋ
그래서 리뷰 쓰려면 재독해야 하는 건가?? 고민했었어요.^^

독서괭 2022-04-08 09:29   좋아요 1 | URL
이번달 주문에 과연 롱머그가 포함될 지 궁금하네요 ㅎㅎ
아 올리브 리뷰 보고 싶은데요! 자료까지 모아두고 못 쓰셨다니 ㅠㅠ 그럼 그냥 지금 빨리 재독하고 써 주세요 ㅋㅋㅋ 5년 뒤에 또 재독하면 되지요 ㅋㅋ

책읽는나무 2022-04-08 09:39   좋아요 1 | URL
ㅋㅋㅋ 올리브 독서괭님처럼 잘 쓸 자신이 없어서...ㅋㅋㅋ
지난 번 스콧님이 다시 올리브 리뷰 써달라고 요청하셨었거든요. 스콧님은 한 번씩 포스팅 해달라고 하셔요. 제가 넘 불친절한 리뷰어라서 그런가 봐요ㅋㅋㅋ
써달라고 요청 받으니까 갑자기 부담스러워서 못쓰겠더라는.ㅋㅋㅋ
다른 이들은 척척척 어찌나 잘 쓰시는지...^^
괭님 글도 제가 참 좋아하는 글들입니다.
괭님 따라잡으려면 5 년 뒤에 제가 숙성해서 만나야 합니다.ㅋㅋㅋ
재독할 기회가 되면 다시 읽고, 그 느낌 사라지기전에 얼른!!!!!✍️✍️✍️
벌써 몇 개의 단편들은 가물가물 하네요~아~나의 전두엽이여!!ㅜㅜ
 
올리브 키터리지 + 다시, 올리브 세트 (리커버 특별판) - 전2권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권상미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2월
평점 :
품절


떠날 때는 늘 등 돌린 채 손을 높이 올려 흔드는 올리브. 

단지 뉴욕 출신이라는 이유로 누군가를 쌀쌀맞게 대하는 올리브.

단지 흑인이라는 이유로 누군가를 쌀쌀맞게 대하는 제자를 단호히 꾸짖는 올리브.

자신은 속물이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실은 꽤 속물인 올리브. 

자기의 불행을 위로하기 위해 더 큰 불행 속에 있다고 생각한 이웃을 찾아갔던 올리브.


이 올리브라는 인물은 어느 소설에서도 본 적 없는, 대단히 입체적이고 사실적인 여성이다. 

작가는 올리브가 화자로 등장하는 단편 뿐만 아니라 그저 이웃이 지나가듯 언급하는 인물이나 

잠깐 스쳐 지나가는 인물로 등장시키는 단편들을 통해 올리브라는 캐릭터를 여러 층위로 쌓아나간다. 


덩치가 크고 성격이 강해서 대체 누가 그녀와 살고 싶어하겠냐는 소리까지 듣곤 해도, 

두 명의 남편으로부터는 진짜 사랑을 받았던, 아내로서의 올리브. 

심장의 바늘같은 아들을 둔, 어머니로서의 올리브.

어떤 제자에게는 그저 무서운 선생이지만 어떤 제자의 마음 속에는 평생 곱씹을 말을 남긴, 스승으로서의 올리브. 

얼결에 이웃의 아기를 받아주고, 시한부 선고를 받은 이웃을 찾아가 마음을 나누는, 이웃으로서의 올리브.

노년에 이르러서야 엄마의 행동을 이해하게 된, 딸로서의 올리브. 


작가가 올리브가 사는 작은 마을의 사람들을 통해 포착해 보여주는 

인간의 모순되고 한심하지만 어쩔 수가 없어 연민하게 되고야 마는 면면들. 

노년에 이르러서야 시작되는 어떤 것들도 있다는 것을, 

80년이 넘게 살아도 여전히 햇빛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계절의 변화에 감사할 수 있다는 것을. 

늙어도, 주름져도, 살쪄도, 아름답지 않아도,

여성의 삶은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이 책은 잘 지어진 벽돌집 같다.

벽돌 하나를 빼서 아무리 살펴본들 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없듯이,

인용문을 넣으려 일부분을 발췌하면 글 전체의 아름다움을 전혀 전달할 수가 없다.

단편 하나 하나를 통째로 읽어야 한다. 


그러니 결론은..

꼭 읽어 보시라는 것^^ 

편당 편차가 거의 없이 다 좋으니, 미리보기로 한편 읽어본 후 마음에 들면, 구매해도 후회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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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3-30 12: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고나면 꼭 예쁜 애들이 나옵니다 ㅠㅠ 슬퍼요. ~~ 알고보면 따뜻한 올리브죠 *^^*

독서괭 2022-03-30 12:35   좋아요 1 | URL
따뜻한 면도 있고 냉정한 면도 있고.. 한 사람이 지닌 여러가지 모습을 보여주는 게 넘 좋더라구요~^^ 책 늦게 사는 게 장점도 있네요 ㅎㅎ

프레이야 2022-03-30 12: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리커버로 다시 사고 싶네요.
잘 지은 벽돌집 같다는 말씀에 동감이에요 ^^

독서괭 2022-04-01 11:48   좋아요 2 | URL
구판으로 읽으셨군요! 동감해 주시니 기쁩니다~^^ 리커버 표지랑 상자가 예뻐서 좋아요 ㅎㅎ

거리의화가 2022-03-30 13: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이 글 보고 나니 올리브 리커버 사두고 팽개친 제 자신이...^^;
다음달에는 반드시 조금이라도 읽어야겠다 결심합니다.

독서괭 2022-04-01 11:48   좋아요 1 | URL
화가님 역사책 읽기에 매진하시느라 ㅎㅎ 이번달에 시작해 보세요~^^

새파랑 2022-03-30 13: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문장이 핵심이군요 ^^이제 책 사는걸 그만해야하는데 욕심이나네요~!@

독서괭 2022-04-01 11:49   좋아요 1 | URL
새파랑님은 읽는 만큼 사고 계시니 더 자제하실 필요 없을 듯요 ㅎㅎ

수이 2022-03-30 13:1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올리브 키터리지를 만나고난 후에 얼마나 인간은 모순적이고 불완전한지 다시 깨닫고 숨쉬기가 편해지더라구요. 리커버판의 유혹을 물리치고 다시 읽어봐야겠어요 집에 있는 구판으로 ㅠㅠ

독서괭 2022-04-01 11:50   좋아요 2 | URL
비타님께 그런 큰 의미가 되어준 책이군요!^^ 저도 그런 점이 참 좋았습니다.
번역도 좋던데구판 <올리브 키터리지>랑은 같은 역자네요~ 전 한 5년 뒤에 재독하고 싶습니다 ㅎ

다락방 2022-03-30 14:4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유 뭔가 올리브도,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도 이 리뷰 읽으면 잘 알아줘서 고맙다고 할 것 같아요. 제가 좋아하는 올리브를 독서괭님도 좋아하시니 너무 좋네요. 으흐흐흐흐

독서괭 2022-04-01 11:51   좋아요 2 | URL
으흐흐흐흐 다락방님 덕에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라는 멋진 작가를 알게 되어 너무 기쁘고 감사해요. 여운이 좀 가시고 나면 루시 바턴 읽어보려고요!

책읽는나무 2022-04-02 08: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단단한 벽돌집!!!
와~~바로 와 닿아요^^
괭님의 리뷰는 요점정리 정말 잘되어 있어 빌려보고픈 친구의 독서노트장 같군요ㅋㅋㅋ
또 읽고 싶다!!!!! 올리브 언니 이야기♡
 
무엇이 아름다움을 강요하는가
나오미 울프 지음, 윤길순 옮김, 이인식 해제 / 김영사 / 2016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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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강요받는 아름다움은 성적인 문제가 아니라 여성 지위의 상승을 막기 위한 상업-자본의 술수이고, 이 덫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여성은 조각날 것이며 다음 표적은 남성이 될 거라는 것을, 세세하고 통렬하게 밝히는 책.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꼭 이 책을 읽자. 번역과 해제가 아쉬워 재출간 요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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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2-03-26 14: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부디~ 새로운 번역과 걸맞는 해제로 다시 한번 만나고 싶네요!! 그렇게됨 몇 권 사서 주변에 선물할꺼예요^^*

독서괭 2022-03-26 19:33   좋아요 2 | URL
정말요! 저도 그러고 싶어요^^ 꼬옥 다시 나오길 빕니다~~
 
드립백 니카라과 산타 루실라 #3 - 12g, 5개입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3년 4월
평점 :
품절


향과 맛이 브라질 산토스 디카페인만 못한 것 같다. 맛있게 마셨지만 재구매는 안 할 듯! 디카페인은 재구매해서 마시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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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괴물>에 비체 개념이 나온다는 걸 다락방님 서재에서 알게 되어, <퀴어이론 산책하기>에 나오는 비체 개념 설명 부분을 올려봅니다. 그림이 딱 직관적이라 기억하기 좋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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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2-03-11 07:4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유 너무 좋네요. 읽었던 책의 이 부분을 기억해주시고 공유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독서괭 님. 반복해 비체를 만나니 이제 비체가 뭔지 알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에요. 그나저나 여성괴물 저도 시작해야 하는데... 하하하하하

독서괭 2022-03-11 08:01   좋아요 1 | URL
아직 3월이 많이 남았습니다! 3월은 심지어 31일까지 있잖아요?ㅎㅎㅎ

거리의화가 2022-03-11 09: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괭님 덕분에 비체 개념 더욱 잘 알아갑니다. 감사해요^^

독서괭 2022-03-11 11:22   좋아요 2 | URL
화가님께 도움이 되었다니 기쁩니다~^^

새파랑 2022-03-11 09:1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는 비체가 그냥 출판사 이름인줄 알았어요 😅 저도 하나 배웠네요~!!

독서괭 2022-03-11 11:22   좋아요 5 | URL
국어사전에 쳐 보니 콧구멍에서 흘러나오는 액체라고 나옵니다 ㅋㅋㅋㅋ

잠자냥 2022-03-11 11:50   좋아요 4 | URL
새파랑 님 그 출판사는 비*채* ㅋㅋㅋㅋㅋ

mini74 2022-03-11 13:2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 고맙습니다 *^^*

독서괭 2022-03-13 20:22   좋아요 2 | URL
별말씀을요🥰

얄라알라 2022-03-13 22:3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는 비체 부분은 어려워서 슬렁슬렁 넘어가고 여성 재생산 언급한 부분부터 확 재밌어지더라고요^^ [퀴어 이론 산책하기] 책 제목과 표지그림 무슨 연관일까 궁금해지면서 기억하고 갑니다^^

독서괭 2022-03-13 23:22   좋아요 3 | URL
오 얄라님 산을 넘어 전진하고 계시군요^^ <퀴어 이론 산책하기>의 표지 강아지는 저자의 반려견으로..ㅋㅋ 매장 앞부분에 반려견과의 산책 이야기가 짤막하게 나오는데 재미 포인트입니다 ㅋ

scott 2022-03-15 17:1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역쉬 괭님!👍

독서괭 2022-03-30 11:55   좋아요 0 | URL
늦게 봤네요 스콧님 ㅎㅎ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