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린 가이드
김정연 지음 / 코난북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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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문학적인 만화. 음식모형 제작자라는 직업의 전문성과 고충을 충실히 전달하면서 한편으로 한국에서 비혼여성으로 살아가는 한 사람의 일상을 자연스럽게 녹여내었다. 내 삶의 이개비는 무엇일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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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1-08-13 10: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독서괭님 100자평 이벤트 당첨!! 축하해요~~~~~

독서괭 2021-08-13 10:56   좋아요 3 | URL
헉 정말요? 감사합니다!! 저도 확인하러 가야겠네요!

잠자냥 2021-08-13 10:57   좋아요 2 | URL
˝내 삶의 이개비˝가 강력했습니다! 패자는 눈물 닦음.. 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1-08-13 11:49   좋아요 2 | URL
아니 4관왕께서 패자 운운 하시깁니까 ㅋㅋㅋ

그레이스 2021-08-13 10: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축하합니다 ~

독서괭 2021-08-13 10:57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그레이스 2021-08-13 11:39   좋아요 0 | URL
이개비, 배우고 갑니다

독서괭 2021-08-13 11:50   좋아요 1 | URL
이개비가 역시 효과적이었나 봅니다 ㅎ

새파랑 2021-08-13 11: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완전 축하드립니다. 100자평 이벤트라니 경사네요 😆

독서괭 2021-08-13 11:50   좋아요 3 | URL
감사합니다^^ 100자에 15만원이라니 감격스럽네요 ㅎㅎ
 

  잭리처 시리즈 5번째 책으로 <악의 사슬>을 시작했다. <하드웨이>, <1030>, <사라진 내일>보다 <61시간>이 더 재미있다고 얼마 전에 적었는데, <악의 사슬> 또한 시작부터 흥미진진하다. 

 떠돌이 잭리처가 계속 사건에 휘말리는 것이 이 시리즈를 이어나가는 데 필수적 요소인지라, "뭐야 잭리처, 김전일이야 뭐야" 생각했었다. 하지만 가만 보니 잭리처의 사건 개입은 김전일보다 훨씬 개연성이 높다. 


 첫째, 악당은 어디에나 있다.

 둘째, 잭리처는 구린 냄새를 맡는 데 선수다(관찰력/추리력). 

 셋째, 잭리처는 정의감이 투철한 히어로 주인공이다(본인은 낯간지러워 할 것 같지만). 

 넷째, 잭리처에게는 정의를 구현할 능력이 있다(지적/신체적 능력). 

 다섯째, 경찰과 협력하거나 정보를 얻는 등 사건을 깊게 파고들 수 있는 환경적 뒷받침이 가능하다(잭리처의 과거 헌병대 수사관 전력 덕분).


 어느모로 보나 사건에 휘말릴 수밖에 없는 조건이다. 특히 리처는 여자와 어린아이에 대한 폭력은 두고 보지 않는 사람이다. 

 잭리처 시리즈에는 '절대악'이라고 부를 만한 악당이 등장한다. 작가는 악당의 유년기라든지 악당의 인간적 면모라든지 그런 것에는 관심이 없다. 악은 악일 뿐, 동정의 여지는 없기 때문에 독자는 리처가 가하는 정의의 철퇴를 그저 시원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악은 어디에나 있다. 

 잭리처가 활동하는 주무대가 미국이므로 총기나 마약 범죄가 많이 등장한다. 땅덩이가 넓기 때문에 <악의 사슬>에서처럼 거의 고립되다시피 한 시골마을은 몇명의 사람에게 장악되어 버리고 범죄는 감춰질 수도 있다. 역시 미국, 무시무시하군.

 그런데 가만, 우리나라에도 어마무시한 사건이 있지 않았나. '버닝썬 게이트' 말이다. 유명인, 경찰유착, 마약, 강간, 성매매, 불법촬영물유포 등 더럽기 짝이 없는 사건. 우연히 버닝썬 클럽에 들어간 잭리처가 불법 현장(특히 물뽕 먹여 여성 강간하는 현장)을 발견한다면? 리 차일드씨, 한국에는 총기가 없을 뿐 소재가 될 사건은 많답니다.. 


 악당은 어떻게 태어나는가 혹은 만들어지는가. 

 성선설이니 성악설이니를 학창시절에 피상적으로 배우면서, 나는 백지설에 강하게 끌렸었다. 인간은 백지상태로 타고나고 거기에 무엇을 그리느냐에 따라 완전히 달라진다는 이론. 지금은 찬성하지 않는다. 백지로 타고나는 인간은 없다.

 


 ▶ <굿 미 배드 미>는 스릴러소설이지만, 싸이코패스 어머니 밑에서 자란 소녀의 극복기에 더 가깝다.  













 예전에 <굿 미 배드 미>를 읽고 쓴 리뷰에도 적었지만, 내가 아주 좋아하는 드라마 <너를 기억해>에도 나온 늑대이야기가, 지금의 내가 가진 악에 대한 생각과 가깝다. 

 사람의 마음 속에는 착한 늑대와 나쁜 늑대가 살고, 내가 먹이를 주는 쪽이 이긴다는 것. 

 나는 그 어떤 사람도 착한 늑대만, 또는 나쁜 늑대만 갖고 태어나지는 않는다고 믿는다. 다만 태어날 때부터 어느 한 쪽이 유독 크고 힘이 센 경우는 있을 것이다. 보통은 비등비등 하겠지만. 


                                                                                                     

                               

 


드라마 <너를 기억해> 포스터는 완전 로코스타일이라 정말 마음에 안 든다. 절대로 로코가 아니고, 범죄심리스릴러물이며, 장나라는 저렇게 섹시한 이미지로 나오지 않고, 로맨스는 있으나 비중이 적다(그럼에도 설레게 하는 포인트들이 적절히 들어가 있어 취향저격). 



 그런데 '착한' 늑대가 가진 특성과 '나쁜' 늑대가 가진 특성이 무엇일까? 인간이 보이는 행위는 결과에 불과할 뿐 늑대의 특성 자체는 아니다. '나쁜'이라는 것이 곧 '사람에 대한 폭력' 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착한'은 타인에 대한 관심, 공감능력, '나쁜'은 그 반대쯤 되려나. 

 <이수정, 이다혜의 범죄영화 프로파일>을 뒤늦게 정주행 중인데, 이수정 교수님이 싸이코패스의 기질을 타고난 사람도 그가 가진 불만을 표출할 수 있는 비범죄적 방법이 있다면 범죄자가 되지 않고 정상적인 삶을 영위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취지로 이야기 하셨다. 그렇다면 유독 크고 힘이 센 나쁜 늑대를 갖고 태어난 사람도 나쁜 늑대에게 목줄을 잘 채우고 다스린다면 나쁜 행동으로 나아가지 않을 수 있을 터이다. 


 


 ▶ <범죄영화 프로파일>은 책으로도 나와 있다. 정리된 언어로 읽어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이다혜 기자의 매끄러운 진행과 이수정 교수님의 명쾌한 말투를 듣는 즐거움은 덜할 것 같지만. 

 











그런데 착한 늑대에게 먹이를 주는 법, 나쁜 늑대에게 목줄을 채우는 법을 어떻게 배울 수 있을까? 어린시절에 보호자인 어른들로부터 배울 수밖에 없다. 그 시기에 나쁜 늑대가 마음껏 덩치를 불려 버리면, 그 뒤에는 휘둘리는 일밖에 남아 있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제발, 출산하라고 돈을 주지 말고 이미 존재하는 아이들의 양육에 심혈을 기울이면 안 될까? 이수정 교수님이 일갈하듯 "폭력이 있는 가정은 더이상 가정이 아니"니, 가정을 지키려 하지 말고 아이를 지켜주면 안 될까? 아이의 건전한 양육을 위해 아무리 비용을 쏟아부어도, 그로 인해 예방될 범죄피해를 생각하면- 수사, 재판, 수감에 들어가는 비용, 피해자 지원비용 등은 어마어마 할 것이다 - 절대로 과하다 할 수 없을 텐데. 


 이수정 교수님의 말에 따르면, 가정폭력 범죄자의 유형 중에는 '가부장적 사고'로 인해 아내와 아이들을 본인의 소유물로 생각하여 그들을 대상으로만 폭력을 행사하고 그것을 딱히 잘못이라 여기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유형은 교육과 상담을 통해 어느 정도 교정의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착한' 늑대에게 먹이를 주는 방법으로 독서, 특히 고전을 읽는 것이 권장될 수 있을 터인데, 그 고전이 가부장적 사고에 찌들어 있다면? 스스로 착한 늑대에게 먹이를 주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나쁜 늑대가 그것을 훔쳐 먹고 있을 수도 있는 것이다. 고전 중에 여성을 비하하는 것은 얼마나 많은가. 신경 써서 여성서사를 읽혀야 하는 이유다. 남성서사 위주로 읽어온 나 역시 많이 읽어야 하겠고. 


 양육의 책임을 부모에게만 전가하지 말고, 정부가 어떻게 해주겠지 라고만 생각하지 말고, 어른들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주변의 아이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주면 좋겠다. 아이들이 마음을 의지할 곳, 착한 늑대를 키워나갈 방법을 배울 수 있는 곳, 좋은 어른과 좋은 사회에 대한 희망을 발견할 수 있는 곳. 그런 공공의 장소들이 많아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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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1-07-23 13:0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잭리처는 구린 냄새를 맡는 데 선수다? 자기 입냄새? ㅋㅋㅋㅋㅋㅋ
여자와 어린아이에 대한 폭력은 두고 보지 않는 사람이라니 멋지네요!

독서괭 2021-07-23 13:17   좋아요 4 | URL
아니예요 잭리처 여자들이 좋아하는 걸 보면 입냄새 안 날 거예요 ㅋㅋ
주먹에 주먹으로 대응하는 걸 좋아하지 않지만 잭리처가 상대하는 악당들은 당해도 싸다는 생각이 듭니다..

잠자냥 2021-07-23 13: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괭님 근데 lgbt 책도 읽고, 잭 리처도 읽고 책 참 빨리 많이 읽으십니다요!

독서괭 2021-07-23 13:18   좋아요 2 | URL
흐흐 착각입니다. 잭리처는 좀 빨리 읽고 있긴 한데 다른 책들은 별로 못 읽고 있어요.

다락방 2021-07-23 13:5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잭리처 1편에서(추적자였는지 탈주자였는지 헷갈려요) 아이들에 대한 범죄를 절대 참을 수 없다고 하면서 아이들이 무사한걸 확인하고 엄청나게 안도하는 장면이 있거든요. 제가 그 장면에서 진짜 너무 잭 리처 좋았었어요. 악을 무찌르고 정의를 실현하는 건 사실 뻔한 영웅이야기이지만, 그렇지만 아이들의 무사함을 바라고 거기에 힘을 쏟는다는 건 계속 이야기되어져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트랜스포터 보고 제이슨 스태덤을 좋아하게 된게 여자가 무사한지 확인하는 장면 때문이었거든요. 저는 강한 사람이 약한자들에게는 자신의 강함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그러나 다른 강함에 있어서 함께 맞서는 게 진짜 너무 좋아요. 그게 바로 강함의 미덕이 아닌가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잭 리처 너무 좋아요. 으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 지금은 읽을게 하도 많아 잭 리처랑 잠시 이별했지만 곧 만날겁니다. 곧이요. 독서괭님한테 마니아 뺏기기 전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1-07-23 14:18   좋아요 2 | URL
오오 그렇군요. 추적자인지 탈주자인지도 나중에 책 구해서 읽어봐야겠습니다. ˝강한 사람이 약한자들에게는 자신의 강함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그러나 다른 강함에 있어서 함께 맞서는 게 진짜 너무 좋아요˝ - 이말에 공감합니다!! 또 리처가 여자라고 보호대상으로만 보는 것도 아니거든요. 동료여성은 존중하고, 악당 여성에겐 가차없고, 약자인 여성은 보호하죠. 너무 좋아요 ㅎㅎ 아이들은 당연히 약자니까 보호하는 건 말할 것도 없구요. 저 리차일드 마니아 11위였는데 지난 리뷰로 8위로 훌쩍 올랐습니다. 제가 바짝 추격할 테니 분발하세요 ㅋㅋㅋ

잠자냥 2021-07-23 14:19   좋아요 2 | URL
아니 근데 잭 리처 마니아 1위는 누구래요? 다락방 님도 독서괭님도 아니면?!

다락방 2021-07-23 14:25   좋아요 3 | URL
1위가 누구인지 모르겠지만 제가 1위를 뺏을겸, 독서괭님으로부터 순위로도 멀리 달아날 겸, 잭 리처를 읽고 또 한무더기 글을 쏟아내야 겠습니다. 후훗.

독서괭 2021-07-23 14:55   좋아요 2 | URL
예전에 scott님이 잭리처 목록을 적어 주셨는데 거의 다 읽으신 것 같더라구요. 번역 안 된 것까지. 혹시..?

초딩 2021-07-24 14:12   좋아요 1 | URL
ㅎㅎㅎ 마니아 쟁탈전 보기 좋습니다~!

포르체 2021-08-02 11: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세요. 포르체출판사입니다.
버닝썬 226일 취재 기록
《지금 이 목소리를 듣는 것이 우리의 정의다》예약 판매가 시작되었습니다.

🏆 2019 방송기자연합회 뉴스 부문 대상
🏆 2019 BJC클럽 올해의 방송기자상
🏆 2019 민주언론시민연합 이달의 좋은 보도상
🏆 2020 뉴욕 TV·필름 페스티벌 결선

버닝썬 게이트 단독 보도!
MBC 이문현 기자가 밝히는 버닝썬 게이트의 실체!

2021년 저희가 다시 버닝썬 게이트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3년이 지났지만 아무것도 해결된 부분이 없기 때문입니다.
실제, 약물 성범죄 처벌 법안 개정안은 폐기 되었으며,
거대 몸통은 법망을 유유히 빠져나갔습니다.

대중들은 버닝썬 게이트를 ‘버닝썬 여배우‘, ‘버닝썬 영상‘으로만 소비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취재 기록이자,
기자로서 끝까지 버닝썬 게이트를 추적하지 못했다는 반성문이기도 합니다.

2021년 우리가 다시, 버닝썬을 불러온 이유
버닝썬 게이트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왜 처벌하지 않았습니까?

📖 도서 더보기 : https://bit.ly/3j7oNAZ
 

헉 이럴수가. <퀴어, 젠더, 트랜스>는 생각보다 책이 작은데 <퀴어 이론 산책하기>는 생각보다 많이 두껍다! 후덜덜. 가격과 쪽수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산책”이라는 말과 댕댕이 사진만으로 왠지 가벼울 거라고 예단해 버렸던 모양이다… 이거 읽을 수 있나? 과연??
하지만 과연 댕댕이 사진을 표지에 넣은 이유가 있는 듯. 저자의 서문이 마음을 조금은 가볍게 해주었다. 뭐 더 읽어봐야 알겠지만.. 어려운 걸 마음껏 어렵게 쓰는 타입은 아닌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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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7-22 09: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독서괭님 퀴어 문학의 1등 마니아 이신거 같아요~!!

독서괭 2021-07-22 16:33   좋아요 2 | URL
전 아직 멀었죠. 특히 문학 쪽으로 ㅈㅈㄴ님 페이퍼 보면 후덜덜 합니다 ㅋㅋ
 
61시간 잭 리처 컬렉션
리 차일드 지음, 박슬라 옮김 / 오픈하우스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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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웨이>, <1030>, <사라진 내일>에 이어 네번째로 읽는 잭리처 시리즈.

네 권 중 가장 재미있었다. 리처에 대한 정보가 가장 많이 담겨 있기도 했다. 그는 군인 가족 출신으로, 어머니는 프랑스인이다. 부모도, 조부모도, 두 살 위의 형도 모두 죽었다. 그야말로 홀홀단신이다. 엄청난 능력의 소유자임이 객관적인 보고서를 통해 전달된다.


그는 모든 종류의 소형화기를 자유자재로 다룰 줄 알았다. 육해공군이 공동으로 개최한 1,000미터 소총사격대회에서는 최고점을 기록했다. 적성 보고서에서는 그가 교실에서 평균 이상의 성취도를 보였고 전장에서는 매우 우수하며 영어와 프랑스어를 유창하게 할 수 있고 스페인어 실력 또한 무난하며 모든 휴대용 무기에 능통하고 맨손 격투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빼어나다고 적혀 있었다.   - 전자책 인용


 육체적 능력과 지적 능력을 모두 갖춘 사람. 그리고 커피를 즐길 줄 아는 사람. 


 향긋한 커피 냄새가 집 안을 가득 채웠다. 콜롬비아산이로군. 리처는 생각했다. 거칠게 간 신선한 원두야.  -전자책 인용


 거의 완벽에 가까운 남자가 아닌가? 하지만 파트너로서는 결정적인 결점이 있으니 정착을 못 한다는 것이다. 완벽한 떠돌이 인생. 그는 여벌옷을 가지고 다니는 대신 며칠에 한번씩 새옷을 사 입고 입고 있던 옷은 버린다. 이런 놀라운 행태에 대해 잔소리하는 사람들이 종종 등장하는데, 여기에 대해 리처도 할 말은 있다. 



가게 주인은 현금으로 120달러를 받았다. 나흘 정도는 이걸로 버틸 수 있을 것 같았다. 하루에 30달러 꼴. 1년을 계산하면 1만 달라가 넘는 액수다. 의복만으로 1년에 1만 달러. 어떤 사람들은 미친 짓이라고 하겠지. 그렇지만 리처는 이렇게 사는 게 좋았다. 그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옷에 쓰는 돈이 1년에 1만 달러에도 턱없이 모자란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들은 좋은 옷 몇 벌을 옷장에 모셔두고 지하실에서 세탁을 한다. 그렇지만 옷장과 지하실은 집이라는 테두리에 둘러싸여 있고 집은 1년에 1만 달러보다 훨씬 비싸다. 사든 빌리든, 어느 쪽이든 말이다. 게다가 때맞춰 수리하고 유지보수를 하는 데도 돈이 든다.

그러니 정말로 정신이 나간 건 누굴까?   - 전자책 인용


 맞아. 니 말 맞아. 하지만 그래도 네 쪽이 더 정신이 나간 걸거야... 


 이번 이야기에서 잭 리처는 그가 탄 버스가 우연히 사고를 당하여 시골 마을 볼턴에 머무르게 되고, 거기에서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마약밀매 현장을 목격한 증인인 노부인 재닛 솔터는 재판에서 증언하기 전까지 경찰들에 의해 신변 보호를 받고 있다. 그러나 그 마을에는 몇년 전 유치하여 지은 교도소가 있는데, 만일 교도소에서 탈옥이나 패싸움 등이 발생하여 싸이렌이 울리면 경찰관 전원이 출동하여 경계근무를 서야만 하는 약점이 있다. 마약밀매단이 이 점을 이용해 재닛 솔터를 해치려 할 것이라고 예상한 리처는 경찰들과 협력하여 그녀를 지키고자 하는데... 


 재닛 솔터. 이 노부인 정말 환상적인 분이다. 


"(...) 난 옥스퍼드대학교의 도서관학과 교수었어요. 거기서 보들리언도서관을 운영하는 데 도움을 줬고. 나중에는 미국으로 돌아와 예일대학교 도서관을 운영했지요. 그런 다음에 퇴직해서 마침내 고향인 볼턴에 돌아온 거예요."

"부인께서 가장 좋아하는 책은 뭡니까?"

"당신이 제일 좋아하는 책은 뭐죠?"

"전 없습니다. 부인은요?"

"나도 없어요."    -전자책 인용


 무려 옥스퍼드대학교 교수에 예일대학교 도서관을 운영했던 분이 제일 좋아하는 책은 없다고 대답하다니. 뭔가 멋있다. 나도 앞으로 그렇게 대답해야지. 하지만 내가 그렇게 대답하면 그냥 책을 안 읽은 사람으로 보이겠지... 

 게다가 목격자라는 신분으로 목숨의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그걸 받아들이는 이 자세를 보라. 


"나 자신이 매우 대단한 특권을 누리고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어요."

"무슨 특권 말인가요?"

"내가 이제껏 지켜온 삶의 원칙대로 행동할 기회를 경험하고 있잖아요. 세상을 살다보면 끔찍하고 사악한 일을 마주하기 마련이지요. 그렇지만 나는 우리의 법제도를 믿어요. 피의자들도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있고, 동시에 그들에게 불리한 증거를 갖고 있는 증인들을 대면해야 할 의무를 갖고 있다고도 믿어요. 하지만 말이야 항상 쉽지. 그렇지 않나요? 그걸 행동으로 보여줄 기회를 가질 수 있는 사람은 무척 드물어요. 감사하게도 내겐 그런 기회가 찾아왔지요."    -전자책 인용


  와우. 교수님 너무 멋져요 ㅠㅠ 


  또 이 책에는 멋진 여성이 한명 더 등장한다. 바로 수잔 터너. 리처가 지휘관으로 있었던 110특수부대의 현 지휘관이다. 이번 책의 특징 중 하나는 리처의 베드씬이 안 나온다는 것(!!)인데, 그 이유는 수잔 터너와 전화로 썸을 타기만 하고 만나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이 둘은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도움을 주는 관계이지만 썸을 타면서 티키타카도 하는데, 그게 또 재밌다. 


"전 애꾸눈에 꼽추에다 나이는 쉰 살이나 돼요."

"그럴 줄 알았어. 목소리를 듣자마자 눈치 챘지."

"못 되게 구시긴."

"키는 165에서 170센티미터 정도일 것 같은데. 목소리가 후두를 통해 나는 걸 보면 꽤 말랐고."

"그러니까 제 가슴이 절벽이라고 하시는 건가요, 지금?"

"기껏 해봐야 75A일 거고."

"젠장."    -전자책 인용


 그리고 이 장면. 이거 예전에 다락방님 페이퍼에서 본 것 같다. 철벽 치는 수잔 터너 ㅋㅋ 너무 웃김 ㅋㅋ 


리처가 물었다.

"자네 결혼했나?'

그녀가 물었다.

"선배님은요?"

"안 했지."

"한 번도?"

"한 번도."

"별로 놀랍지도 않네요."

그녀는 전화를 끊었다.    -전자책 인용

"다른 건요?"

"결혼은 했나?"

그녀는 대답 없이 전화를 끊어버렸다.    - 전자책 인용


 왜 안 가르쳐 주는거야 ㅋㅋ 리처 얼마나 궁금했을까. 

 또 이번 편에서 리처가 한국에서 머물렀다는 얘기가 나온다. 사우스다코타 지역이 그렇게 추운 곳인가? 리처는 마을에서 머무는 동안 추위 때문에 엄청나게 고생한다. 추워 죽겠다는 식의 이야기가 계속 나온다. 그런데 리처가 경험한 한국도 비슷했나 보다. 


"지금 이게 춥다고요?"

"따뜻한 건 아니죠."

"이 정도면 약과입니다."

"알죠." 리처가 말했다. "한국에서 겨울을 나 봤으니까. 이것보다 훨씬 매섭죠."

"그런데요?"

"군대가 따뜻한 외투를 지급해줬거든요."

"그리고?"

"그리고 한국은 최소한 재미있기라도 했죠."     -전자책 인용


 시리즈 중에 한국이 배경인 것도 나오려나? 아직까지는 없는 것 같은데. 

 참, 이번 책에서는 "~하오"체가 사라졌다! 말투가 훨씬 자연스러워져서 읽기 편했고, 어쩐지 나이들고 무례하게 느껴지던 리처가 젊고 예의바른 청년으로 느껴졌다. 축하합니다, 잭 리처. 번역 덕에 회춘했어요. 나는 이 차이가 출판사가 바뀌었거나 번역자가 바뀌어서일까 했는데 지금 보니 출판사 동일(오픈하우스), 역자는 <사라진 내일>도 번역했던 사람이었다. 아마 출판사 내에서 하오체의 부자연스러움을 지적했던 게 아닐까 싶다. 


 잭 리처 시리즈 중 고작 네 권 읽었을 뿐이지만, 마지막 100쪽 정도에서 숨가쁘게 몰아치는 게 특징인 것 같다. 어젯밤에도 막판에 손에서 놓지 못하고 끝까지 읽어 버렸다. 엄청난 박진감과 속도감이다. 매권마다 장면과 상황 묘사도 굉장히 세세한데, 이런 작품을 꾸준히 써내고 있는 작가, 대단하다. 

  

 과연 잭 리처는 재닛 솔터를 지켜내고 범인을 때려잡을 수 있을까? 궁금하다면 읽어보시라! 


 ※ 잭 리처 시리즈의 추천 포인트

    1. 액션/스릴러물이라는 장르상 폭력적이고 잔인한 장면이 나오는 건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이야기 전개에 별로 필요하지         도 않으면서 과하게 집어넣는 것은 아니다. 적절한 수준이라고 봄. 

    2. 잭 리처의 신변잡기 정보를 모아가는 재미(예: 잭리처의 양치법, 잭리처의 다림질법) 

    3. 잭 리처의 티키타카/농담 센스 

    4. 추리와 액션은 덤.  


 다음은 <악의 사슬> 이다! 

    

어느 때보다도 맑고 상쾌한 기분이 들었다. 신호가 내려진 순간 상대가 누구든 천 배는 빨리 허리춤에서 총을 뽑아들고 발사할 수 있을 것 같은 흥분과 설렘이 느껴졌다. 놈이 총을 들어올리기도 전에 땅속에 묻힌 광맥을 감지하고 쇠 냄새를 맡고 도면을 그리고 부품을 주조해서 직접 총을 만들고도 시간이 남을 것 같은 그 오싹한 고양감.
나는 죽음이 두렵지 않다.
죽음이 나를 두려워하리라.
두려움을 공격성으로.
죄책감을 공격성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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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1-07-21 13:5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꺅 >.<
저도 61시간 재미있었어요. 너무너무 재미있어서 잭 리처 읽는 족족 팔아버렸지만 61시간 읽으면서 모아야겠다 생각했지요. 후훗. 수잔 터너와 핑퐁같은 대화하는 거 넘나 좋고요 잭 리처 유머감각 좋습니다. 으하하하하하하하. 저 악의 사슬은 읽었던데(마치 다른 사람 말하듯한다) 안읽은거 슬슬 하나 또 읽어줘야겠어요. 으하하핫.

독서괭 2021-07-21 14:08   좋아요 2 | URL
61시간은 다채로운 매력을 보여주는 것 같아요. 기본 스토리도 탄탄하고, 소소한 재미요소들도 많구요. <악의 사슬>은 다부장님이 부장되기 전 시절에 읽으셔서 다른 사람처럼 말하시는 거겠죠? ㅋㅋ 저 리차일드 마니아 순위 11위이던에 이 글 올렸으니 순위 좀 상승하려나요. 1위는 다락방님일까요?

다락방 2021-07-21 14:11   좋아요 2 | URL
아니, 저 두번째 마니아네요? 그러면 첫번째 마니아는 누굴까요??????????????????

독서괭 2021-07-21 14:13   좋아요 3 | URL
이럴수가!! 설마 첫번째 마니아는 잭리처 본인…?

잠자냥 2021-07-21 14: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니 잭 리처 이 친구는 ㅋㅋㅋㅋㅋ ‘거칠게 간 신선한 원두‘인 줄도 냄새로만 아는 겁니까? ㅋㅋㅋㅋ

잠자냥 2021-07-21 14: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참, 저도 가장 좋아하는 책 없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1-07-21 14:40   좋아요 3 | URL
아니, 책을 어느 정도 이상으로 읽으면 그렇게 되는 건가요? ‘가장‘을 꼽기 어려워서 그런가요? 하긴 저도 몇권만 뽑아보라면 어려울 것 같긴 하네요..
잭 리처 개코 인증 ㅋㅋ

scott 2021-08-06 15: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괭님, 이제 알라딘에서 괭님 잭리처 전문가로!

이달의 당선 추카~*

독서괭 2021-08-06 15:42   좋아요 2 | URL
이번달엔 전혀 기대가 없었는데 리처가 저에게 선물을 주네요ㅎㅎ 감사합니다^^

그레이스 2021-08-06 16: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합니다~♡

독서괭 2021-08-06 18:21   좋아요 1 | URL
그레이스님 감사합니당~^^

페넬로페 2021-08-06 17: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독서괭님, 축하드려요.
잭 리처의 매력을 저도 느껴보고 싶어요~~

독서괭 2021-08-06 18:22   좋아요 1 | URL
ㅎㅎ <61시간>으로 시작해보시면 어떨까요? 감사합니다^^

초딩 2021-08-06 17: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앙 우앙
독서괭님 측하드려요~

독서괭 2021-08-06 18:22   좋아요 1 | URL
초딩님 감사합니다^^

이하라 2021-08-06 18: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독서괭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

독서괭 2021-08-06 18:22   좋아요 1 | URL
이하라님 감사합니다^^

thkang1001 2021-08-06 18: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독서괭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독서괭 2021-08-06 18:23   좋아요 2 | URL
앗 글 올렸다 하면 밑에 <thkang1001님도 이 책을 좋아합니다>라고 뜨는 그 분이시죠? 감사합니다^^

겨울호랑이 2021-08-06 19: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영화 <잭 리처>의 주인공이 톰 크루즈로 알고 있는데, 독서괭님 글을 읽으니 잭 리처의 주인공은 본 시리즈의 주인공 맷 데이먼이 더 어울리지 않았나 잠시 생각해 봅니다. 독서괭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독서괭 2021-08-06 21:04   좋아요 2 | URL
오 맷 데이먼! 톰크루즈보다 어울릴 것 같네요. 톰크루즈도 멋지긴 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땐 책으로 안 봐서 형성된 이미지가 없었거든요^^ 호랑이님 감사합니다~

새파랑 2021-08-06 19: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잭리처 퀴어문학 전문가 독서괭님 축하드려요 🎉 너무 읽고 싶어지는 리뷰였어요 ^^

독서괭 2021-08-06 21:04   좋아요 1 | URL
읽고 싶어진다는 게 리뷰에 대한 가장 기분좋은 반응인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아침 6:30에 뒤척이는 둘째 때문에 깼다. 다행히 둘째 녀석 다시 잠이 들고, 나는 선택지 3개 중 고민에 빠졌다. 

 1. 다시 잔다.

 2. 운동한다.

 3. 책을 읽는다. 

 달리기는 격일로 하므로 오늘은 하는 날이 아닌데, 어쩔까.. 하다가 3번을 선택. <고독의 우물>을 폈다. 이 두꺼운 장편을 읽으며, 내가 얼마나 긴 이야기의 흐름과 세밀한 감정묘사를 좋아하는지 새삼 깨달았다. 이 정도의 장편은 근래에는 좀처럼 나오지 않는 것 같은데, 잘 팔리지 않아서일까. 고전문학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래서 더 고전을 좋아할 수밖에 없는 걸까. 적어도 내가 아는 선에서 최근 문학에서는 보기 힘든, 등장인물들의 내면을 작은따옴표('')속에 넣어 보여주는 기법을 나는 좋아한다. '오, 신이시여!' 그녀는 생각했다. '내일이 되면 이런 기분은 잊히겠지. 하지만...' 뭐 이런 식으로 이어지는 내면의 속삭임 말이다. 


<고독의 우물>은 주인공 스티븐의 일생을 보여주는 것 같다. 이 아이는 생식기는 여성이지만 남성에게 동질감을 느끼고 남성적 젠더표현을 하는, 트랜스남성(FTM이라고도 한다)으로 보인다. 스티븐의 아버지 필립경은 학식이 깊고 사려깊은 귀족 남성인데, 보수적인 영국 신사답지 않게, 아이의 내면을 알아보고 신중하게 지켜보면서도 기존의 틀에 가두려고 억압하지 않는다. 이 아버지, 진짜 멋지다... 스티븐은 아버지를 지극히 사랑하고, 아버지를 쏙 빼닮은 모습으로 자라면서 운동과 책을 동시에 사랑하는(!) 멋있는 사람으로 자라난다. 하지만 스티븐의 어머니 애너를 포함한 다른 평범한 사람들의 눈에는 스티븐은 괴상하게 보일 뿐이다. 사춘기에 들어 스티븐은 그런 사람들의 시선을 과잉 의식하게 되면서 괴로움을 겪게 된다. 


 스티븐이 일곱살일 무렵, 이웃 귀족의 집에 방문했다. 고작 일곱살 아이에게 많이 먹는다고 조롱을 던지는 그집 부인, 케이크를 먹는 내내 스티븐을 지켜보며 비웃을 거리를 찾는 남자아이 로저와 자신은 많이 먹으면 소화불량에 걸린다며 내숭을 떠는 그 동생의 모습을 보며 경악스러웠다. 단지 남자라는 이유로 건방지게 구는 로저에게 맞서는 위풍당당한 스티븐이, "난 여자랑은 싸우지 않아."라며 나가버리는 로저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는 장면은 정말 슬펐다. 여성에게 요구되는 육체적, 정신적 코르셋은 자신이 여성이라고 느끼는 여성들에게도 가혹했지만 자신이 남성이라고 느끼는 여성에게는 더욱 가혹했을 것이다. 작가는 어린시절부터 겪게 되는 이 부조리함을 촘촘하게 펼쳐보인다. 

 그래도 스티븐에게는 든든한 지원군인 아버지 필립경이 있는데.. 이 책의 제목만 봐도 해피엔딩은 아닐 것이 예상된다. 스티븐에게 엄청난 시련이 기다리고 있을 것 같은 강력한 예감.. 으으 불안불안 마음이 조이는 느낌으로 읽고 있다. 


 조금 다른 얘기지만, 여성의 종속에 관한 이야기를 '듣똑라'에서 들었다.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데뷔했을 때 나는 고등학생이었는데, 당시 브리트니와 크리스티나아길레라가 그야말로 핫했던 기억이 난다. 나는 둘 모두 좋아했다. 그 시절 이후 브리트니 스피어스에 대한 기억이라고는 삭발을 했다던가 마약을 했다던가 살이 쪘다던가 그런 것들이었다. 그런데 최근 왓챠에서 다큐멘터리 <프레이밍 브리트니>가 방송되었다고 한다. 브리트니는 정신적 문제가 있다고 보아 성인이면서도 피후견인이 되었는데 후견인으로 친아버지가 선정되었다. 그런데 브리트니가 콘서트도 활발하게 하면서 활동을 이어나가는 와중에도 후견이 계속되어 무려 13년째라고 하며, 브리트니는 그동안 아버지의 승인 없이는 무엇도 할 수 없는 속박을 받았다며 호소하고 있다고 한다. 이에 #프리브리트니(freebritney) 운동도 확산되고 있다고. 이 다큐멘터리에서는 여성연예인에 대한 이중잣대, 여성혐오, 선정적 언론 등에 의하여 브리트니가 얼마나 고통받아 왔는지 조명했다고 한다. 한때 최고의 디바였던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이렇게나 힘든 시절을 겪고 있었다니 마음이 아프다. 우리나라에서도 여성연예인에 대해 특히 가혹한 언론보도로 인해 희생된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선정적인 언론보도에 흥미로워하며 소비하는 독자들도 공범이 아닐지. 

https://entertain.naver.com/read?oid=140&aid=0000043900




성년후견제도는 우리나라에도 2011년에 도입되었다(그 전에는 금치산자, 한정치산자 제도가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성년후견제도에 의해 부당한 권리침해를 받고 있는 사람이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겠다. 


아차, '주제독서: LGBT+'를 이제 슬슬 마무리하려고 이론서 두권을 골라 주문했다.
















 <퀴어, 젠더, 트랜스>는 번역서이고 <퀴어 이론 산책하기>는 우리나라 연구자가 쓴 책이니 함께 읽어보면 좋을 듯하다. 얼마나 어려울지는 잘 모르겠는데... '재미있다'는 평이 있는 것만 믿어본다. 

 그러나 이것으로 주문을 마치려던 나에게 알라딘이 알림으로 이런 책을 알려주었다. <변이의 축제>라고 하여 난 그냥 진화론 책인 줄 알았지.. 책 소개를 읽어보니 동성애/트랜스젠더 관련 서적이 아닌가. 아이고 어쩐다.. 684쪽이나 되는데.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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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1-07-19 13: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고독의 우울>은 제 스타일은 아닌데 독서괭님 리뷰 읽고 나니 관심이 생기네요 ㅎㅎ
독서괭님 주제 독서 너무 멋져요! 저는 봄바람에 살랑살랑 스타일이라 두서가 없는데, 저도 언제쯤 독서괭님처럼 주제 독서 함 도전해 볼래요!!
브리트니 이야기는 저도 기사에서 본 적 있는데, 뭐야? 이게 진짜야? 할 정도로 믿어지지가 않더라구요 ㅠㅠ

독서괭 2021-07-19 13:13   좋아요 1 | URL
아니 단발머리님, 전방위로 많이 읽으시는 분께서 무슨 그런 말씀을. 전 많이 안 읽으면서 두서없이 읽으니 뭔가 남는 게 없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즐거우려 읽는 거니 꼭 남을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좀더 의미를 찾고 싶어서요^^ 다음 주제는 뭘로 할까 고민하는 것도 꽤나 즐겁습니다.
브리트니 진짜.. 저도 충격적이었어요 ㅜㅜ

잠자냥 2021-07-19 13: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고독의 우물>은 제목이 완전 스포일러네요..;;; ㅜㅡㅜ

독서괭 2021-07-19 13:15   좋아요 1 | URL
그러게 말이예요. 아무래도 조만간 아버지가 죽을 것 같고 그러면 엄청난 시련이 펼쳐질 것 같아 너무 무서워요 덜덜(제발 아부지 오래 사세요 ㅜㅜ)

단발머리 2021-07-19 13:16   좋아요 1 | URL
스포일러라 하시니, 자꾸 쳐다보게 되네요. 흠.... 고독의 우물이라.....

다락방 2021-07-19 13:5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도 브리트니를 엄청 좋아해서 시디 나오면 다 사고 그랬엇는데요 제가 아주 오래전에도 브리트니에 대한 글을 쓰니 누군가가 브리트니의 방탕한 생활이나 뭐 그런걸료 얘기하고 그랬어요. 저는 그런 댓글이 좀 기분 나빠서 ‘그렇게 어린 여자를 유명하게 만들어놓고서는 그것들을 한꺼번에 끌어안게 된 사람에게 다들 너무한 거 아니냐‘라는 뉘앙스로 댓글 달고 그랬었는데요, 젊은 여성을 자기들 기호에 맞게 소비해서 대스타로 만들어놓고 그런데 그녀가 자기들 생각대로 혹은 자기들 기준대로 살아가지 않는 것에 대해 어리석다 철이없다 튄다 등등 말이 많았더랬죠. 그때는 여성혐오가 뭔지도 모르던 때였는데 그녀에게 대중이 너무 심하다는 생각은 했었어요. 그 젊은여성을 대중은 얼마나 성적으로 소비했는지. 하아-

저도 생각난 김에 브리트니 다큐 봐야겠어요.

독서괭 2021-07-19 14:12   좋아요 4 | URL
여성혐오가 뭔지 모르던 시절에도 핵심을 파악하셨군요. 어린 소녀를 성적대상으로 삼아놓고 저스틴 팀버레이크와 사귀자 혼전순결 유지하는지 캐묻고.. 진짜 너무합니다. 듣똑라에서 그러던데 11살에 무슨 오디션 프로그램인가 나갔던 브리트니에게 심사위원이 ˝남자친구 있냐, 나는 어떠냐˝고 묻기도 했다는데요(듣다가 이런 씨불놈하고 현실욕 튀어나왔..). 이것도 다큐에 나온다고 합니다. 꼭 보시고 감상 알려주세요(흐흐)

레삭매냐 2021-07-19 16:2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브릿니가 나이가 몇 개인데
여적 성인 후견을 받아야
하는지 여전히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문득 어느 방송인가 인터뷰
에서 메릴랜드 주지사 부인
이 브릿니를 쏠 수 있는 기회
가 있다면, 그러겠다고 말한
기억이 나네요...

독서괭 2021-07-19 18:16   좋아요 3 | URL
헉 그 사람은 왜 그런 말을 했대요?
한번 피후견인 낙인이 찍혀버리면 되돌리기가 어려운가 봅니다.. 그래도 이번에 의회까지 나섰다고 하니 브리트니에게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아요.

새파랑 2021-07-19 16:3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고독의우물 표지가 너무 눈길이 가네요. 내용도 흥미롭고~!!
선택지 3개중 운동하면서 책을 읽는 방법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독서괭 2021-07-19 18:17   좋아요 3 | URL
표지가 참 의연하면서도 쓸쓸해 보이죠? 정말 재미있어요.
저도 늘 하는 생각입니다 운동과 책을 함께한다면 참 좋겠다는..!

얄라알라 2021-07-20 15: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1.2.3 선택지에 저라면 4 아침부터 스마트폰이 있었을텐데 독서괭님의 1,2,3 선택안은 다 건전건전 이시네요.

브리트니 속옷 노출 = 엄마자질 부족

이런 식의 *같은 기사도 있었던지라, 오래 전 일이지만, 그 기사보고 분개했던 생각이 납니다. 브리트니가 한 순간 정신이 무너진 것 처럼 묘사되지만 어린 시절부터 많이 힘들었을 것 같아요. 이겨내고 잘 활동하는 그녀가 대단해보입니다.

독서괭 2021-07-21 10:39   좋아요 2 | URL
ㅎㅎ 어쩌다보니 최근 매우 건전한 여가생활을 하고 있네요^^
저런 기사도 있었나요.. 대체 엄마의 자질이란 뭐라고 생각하는 건지. 자격없는 기자들 좀 사라지면 좋겠습니다. 좋은 기자들까지 묶어서 욕먹잖아요. 이런 힘든 일들을 겪으면서도 활동을 계속해 나가는 걸 보면 음악에 대한 열정이 대단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