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아들("First Son") 알렉스, 그는 아주 매력적인 용모와 성격으로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정치인을 꿈꾸는 20대 초반 청년이다. 그가 요상하게 적개심을 불태우는 상대가 있었으니, 바로 영국 왕자(차남) 헨리. 헨리는 그림으로 그려낸 듯한 왕자님, 마치 그리스 조각상 같은 외모를 가졌다. 

알렉스는 오래전 잡지에 실린 헨리의 사진을 보관해둘 만큼 자기도 모르게 깊은 관심을 가졌으나 첫 만남에서 아버지를 잃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까칠한 헨리의 태도에 적개심을 갖게 됐고, 이들은 헨리의 형 필립의 결혼식에서 기싸움하다가 웨딩케이크를 엎어버리는 참사를 일으킨다(실수였지만). 

이로 인해 둘 사이가 매우 나쁘다는 기사들이 터졌고, 양국에서는 대책으로 둘 사이가 친밀하다는 걸 보여주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그렇게 둘의 불꽃 튀는 로맨스가 시작되는 것이다...


그래서 미국와 영국의 많은 여성들이 울었다는 후일담... 


미국 대통령 아들이라는 설정이 나올 때 나도 모르게 당연히 대통령은 아버지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라는 설정으로 나온다. 미국인 엄마와 멕시칸 아빠 사이에서 태어나 텍사스에서 자란 알렉스, 정치인 부부인 엄마와 아빠의 이혼을 겪은 알렉스는 자신을 증명해야 하는 압박에 시달리기 때문에, 모든 것을 갖추고 태어난 완벽한 헨리의 모습을 아니꼬워한다. 그러나 헨리와 가까워지면서, 의심의 여지없는 게이로서의 정체성을 철저히 부정당하고 영국민들이 원하는 왕가의 모습만을 보이도록 강요당해온 그의 상처를 알게 된다. 


그래서 둘은 막 비행기 타고 여기저기 쓩 날아가서 만나... 뉴욕에 저택을 사... 그래 얘들아 예쁜 사랑하렴...


이렇게 뭔가 몰입하려고 하면 너무나 비일상적인 그들의 연애행각에 몰입이 깨진다 ㅋㅋ 외모도 그래.. 헨리는 막 깨어난 모습도 넘 근사한 거지. 그려...


두 사람이 본격적으로 러브레터를 주고받을 때 나오는 인용문들 몇 가지 적어본다. 유명인들의 연애편지를 발췌해서 인용하곤 하는데, 그 내용을 찾아보는 것이 재미있었다. 

헨리가 <스타워즈>를 좋아해서 스타워즈 얘기도 나오는데, 나는 스타워즈를 안 봤기에 검색해야 했다.


▶ 알렉스가 헨리에게 '내가 Han이고 네가 Leia다' 라고 하자, 헨리는 이렇게 답변함: "I'll agree with your assessment that you're the Han to my Leia in that you are, without doubt, a scruffy-looking nerf herder who would pilot us into an asteroid field." (295p)

▷ Han과 Leia는 스타워즈 등장인물들이고, "nerf herder"라는 말은 스타워즈 에피소드5에서 레아가 한에게 한 말로, nerf는 스타워즈 세계관에 등장하는 털이 많고 뚱뚱하고 냄새나는 가축이고, herder는 목동이어서, 이 말은 아주 비천하고 촌스러운 사람을 가리킨다고 한다.. ㅋ 헨리 냉큼 자기가 Leia 하겠단다.


▶ 래드클리프 홀이 에브게니아 술리나에게 보낸 편지 인용: Darling- I wonder if you realize how much I am counting on your coming to England, how much it means to me - it means all the world, and indeed my body shall be all, all yours, as yours will be all, all mine, beloved... And nothing will matter but just we two, we two longing loves at last come together.  (295p)

▷ 래드클리프 홀은 나도 읽은 <고독의 우물> 작가 아니던가! 그녀는 1934년, 이미 다른 여성과 동반자 관계에 있었으나, 54세의 나이에 30세의 에브게니아 술리나와 사랑에 빠졌고, 그러면서도 오랜 파트너인 우나 트루브리지를 떠날 수 없어 삼각관계를 10년이나 유지하다가 사망했다고 한다. 두 사람 사이에 엄청난 양의 연애편지가 오갔다고... 


▶ 엘리노어 루즈벨트가 로레나 히콕에게 보낸 편지 인용: I miss you greatly dear. The nicest time of the day is when I write to you. You have a stormier time than I do but I miss you as much, I think... Please keep most of your heart in Washington as long as I'm here for most of mine is with you! (297p)

▷ 엘리노어 루즈벨트??? 헛. 그 영부인 맞다. 로레나 히콕은 여성 저널리스트로, 루즈벨트가 대통령 후보일 때 아내인 엘리노어를 전담 마크하여 취재했으며, 이들은 평생 4,000통의 편지를 주고받았다고. 이들의 관계는 두 사람이 모두 사망한 이후 편지들이 공개되면서 알려졌다고 한다.



로맨스라 쉽게 봤다가 아주 고생한 이번 읽기.. 그래도 완독해서 뿌듯하다.

다음 책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신간, <The Things We Never Say>인데, 도서관에 신청하니 대기가 수백건이고, 사려고 보니 한국에서 사는 게 더 싸다. 이게 무슨 일이야?? 그래서 저는 다음 기회에 읽기로 합니다...



대신에 읽을 후보군들이 있다.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루시 시리즈 중 첫 번째(내 이름은 루시 바턴)와 두 번째(모든 것은 가능하다)만 읽었기 때문에, <Oh, William!>을 읽어볼까 싶다. 다행히 도서관 대기 없는 듯. 

문제는 잠모씨의 극찬에 홀려 주문해둔 도리스 레싱의 책 <to room nineteen>이 곧 도착한다는 것... 

더 큰 문제는, 이미 시작한 다른 책이 있다는 것... <The Anxious Generation> 이 책 학교에서 연 강연에 갔다가 그냥 나눠주길래 옆에 앉은 중국인에게 물어보니 중학교 필독서 같은 책이라고 해서 신나게 받아왔는데, 찾아보니 <불안 세대>였다! 오호. 그래서 시작했는데 괜찮다. 물론 어려운 단어들이 나오지만 문장이 깔끔하고 단순해.. 역시 문학이 읽기 어려운 것이다. 눈물.. ㅠㅠ 

















사진 한 장 올립니다.

쉴 때는 코끼리물범(elephant seal)처럼... 

엄청... 편안해보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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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6-06-01 2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에~~ 독서괭님처럼 이렇게 야무지게 읽어야 할 것을... 유명인들의 편지를 이렇게 꼼꼼하게 찾아보셨군요.
이 기쁨을 누릴 수 없었던 저는, 오늘 독서괭님의 페이퍼를 읽고나서야 그 즐거움을 함께하게 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번달, 다음달에도 활약해 주셔야 하는데, 다음 기회라니요~~ 이 무슨 슬픈 소식이란 말입니꽈!!!

단발머리 2026-06-01 21:46   좋아요 0 | URL
코끼리물범 근접 촬영ㅋㅋㅋㅋㅋ 놀라운데요. 얼마나 가까이 가신건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망고 2026-06-01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범 쟤네 냄새 나지 않던가요?ㅋㅋㅋㅋ
저도 미국갔을때 서점 가서 책 사려다가 알라딘 검색해보니 알라딘이 더 싸서 내려놓고 왔었죠ㅋㅋㅋㅋ도서관에서 파는 1달러 책, 두꺼운건 5달러까지 하는 책만 사왔던 기억이 납니다😆

페넬로페 2026-06-02 0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인공이 미국 대통령 아들이라는 설정이 흥미로워요. 그것도 매력적인 성격과 용모라니~~
코끼리 물범, 세상 편안하게 쉬고 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