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여행을 배로 가며 가장 먼저 들른 곳이 담양에 있는 죽녹원이다.
결혼 전 여행을 거의 못해본 나는 처음 가본 죽녹원이 참 마음에 들었다. 비가 조근조근 내리는 날이었지만 그래서 더 운치있었다. 여름 여행이지만 하나도 덥지 않아서 더 좋았던 기억이 난다.
저렇게 곧고 길게 뻗은 대나무 길은 처음이라 한참 아주 한참을 바라 보았었다. 이내 사람으로 다시 채워졌지만 내내 마음에 남아있다.

입구의 작은 연못에는 물레방아도 있고 장난치며 사진찍기 좋아하는 딸아이에게 안성맞춤 연못이다

누군가에게 부탁해서 찍은 가족 사진, 너무나 남성스럽게 나온 내 모습. 그래도 이여름을 기억한더, 다섯살 태은과 결혼 십년째인 우리 부부.

이 모습을 보며 나중에 얼마나 웃을까, 죽녹원에 왔다간 흔적, 나는 없지만 사진을 담은 나는 참 행복했다. 그럼에도 나는 나중에 혼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고즈넉한 여행을 꿈꾸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