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는 이번 겨울 내내 달고 있었다. 콧물과 기침과 목이 부은 것은 그래서 내게 아픈 것도 아니었다. 몸살이나 몸이 쑤시거나 허리가 아픈것도 그러러니였다.
명절에 지방에 내려가기 전 금요일날 회사 근무를 5시에 마치고 쉬고 싶었지만 친정 부모님이 기다리실 것이 뻔하기에 허둥지둥 태은이 어린이집에 들려 밀린 우유 찾고 지하철갈아타면서 금정 친정에 갔고 가서 잔뜩 짊어지고 왔다. 태은이가 감기여서 나혼자 다녀왔는데 짐이 무거우니 택시 타고 가라셨지만 미련한 난 끝까지 걸어서 산타할아버지같은 짐을 짊어지고 왔다.
다음날 무거워진 몸을 이끌고 전혀 안 힘든척하며 지방으로 ~
마산에서 하루 부산에서 하루, 그리고 저녁부터 새벽에 이르기까지 차로 이동. 차에서는 한잠도 자지 못했다. 운전하는 옆지기가 졸립다고 하니 깨우느라 바빴고 아이는 내 무릎을 베고 자서 움직임조차 자유롭지 못한 채로 5~6시간을 달려왔으니 피곤할 수 밖에.
그 담날은 집에 와서 청소와 나가서 휴지니 이것저것 물품을 사서 또 무슨 산타할아버지처럼 미련하게 들고 오고는 다음날 출근, 엄청난(내용의 심란) 양의 원고 검토와 수요일 야근, 그리고 어제도 야근 할뻔하다가 집에 왔다.
그동안 명절도 난 하나도 안 피곤했고 좋았다고, 야근도 아홉시까지 밖에 안해서 뭐 그럭저럭 괜찮다고 자부했지만 아닌가보다.
어제저녁부터 갑자기 젓가락하나 손에 쥘 힘이 없다. 저녁을 먹는둥 마는둥 했지만. 그래도 아이 밥을 먹이고 치우고 설걷이하고 아이가 널려놓은 책을 집어놓고 빨래를 게고 서야 몸을 뉘일수 있었다.
왜 피곤할까?
계속 이상하네 몸이 왜 이럴까만 생각했다.
그런데 이렇게 지난주와 이번주 내 모습을 돌아보니 생각해보면 그래도 꽤 피곤한 시간들이었구나 싶다.
몸에 힘이 하나도 없다. 피가 다 빠져나간듯 어지럽고 말할 기운이 없다.
그러면서도 이렇게 페이퍼를 쓰는 걸보면 그래도 남아도는 힘이 있나 보다.
힘내자 아자아자.
이따 비타민이라도 사먹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