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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분다, 가라- 제13회 동리문학상 수상작
한강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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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강 소설
한강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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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랍어 시간
한강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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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 2018 제12회 김유정문학상 수상작품집
한강 외 지음 / 은행나무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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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 온다
한강 지음 / 창비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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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내가 선생에게 묻고 싶습니다.
그러니까 인간은, 근본적으로 잔인한 존재인 것입니까? 우리들은 단지 보편적인 경험을 한 것뿐입니까? 우리는 존엄하다는 착각 속에 살고 있을 뿐, 언제든 아무것도 아닌 것, 벌레, 짐승, 고름과 진물의 덩어리로 변할 수 있는 겁니까? 굴욕당하고 훼손되고 살해되는 것, 그것이 역사 속에서 증명된 인간의 본질입니까? _ 한 강, <소년이 온다> , p110/178

한강(韓江, 1970 ~ )은 <소년이 온다>에서 '인간이 무엇인가'를 묻는다. 인간이 존엄한 존재인가, 아니면 추악한 존재인지 묻는 소설 속의 질문은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질문이라 생각된다. 이러한 상황은 5.18 민주화운동의 모순에서 비롯된다. 국가폭력에 맞서 공동체를 지켜야 하는 상황. 공동체를 지키는 행위는 숭고한 시민의식의 발현이었지만, 이러한 발현이 국가 공동체에 의해 강제되는 상황에서 이들은 죽음과 삶의 선택 기로에 놓이게 된다.

그 과정에서 네가 이해할 수 없었던 한가지 일은, 입관을 마친 뒤 약식으로 치르는 짧은 추도식에서 유족들이 애국가를 부른다는 것이었다. 관 위에 태극기를 반듯이 펴고 친친 끈으로 묶어놓는 것도 이상했다. 군인들이 죽인 사람들에게 왜 애국가를 불러주는 걸까. 왜 태극기로 관을 감싸는 걸까. 마치 나라가 그들을 죽인 게 아니라는 듯이. _ 한 강, <소년이 온다> , p8/178

우리 군대가 총을 쐈어. 금방 울음을 터뜨릴 것 같은 너를 힘껏 끌고 나아가며 난 노래했는데. 목이 터져라고 애국가를 따라 불렀는데. 그들이 내 옆구리에 뜨거운 불덩어리 같은 탄환을 박아넣기 전에. 저 얼굴들을 하얀 페인트로 지워버리기 전에. _ 한 강, <소년이 온다> , p40/178

이러한 상황에 더해 합법적으로 폭력을 행사할 수 있는 전문집단인 군대(軍隊)의 압도적인 무력 앞에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맞서다 죽거나, 도망치고 모른 척하면서 살아남아야 했다. 죽은 자도, 살아남은 자도 모두 사선(死線)을 넘나드는 극단적인 상황에서 죽은 이들은 자신의 생명을 잃었고, 살아남은 이들은 살아남았다는 죄책감을 부여받은 비참한 상황. 1980년 5월의 광주에 있던 이들 중 이를 피할 수 있었던 이들은 없었다.

이상하고 격렬한 힘이 생겨나 있었는데, 그건 죽음 때문이 아니라 오직 멈추지 않는 생각들 때문에 생겨난 거였어. 누가 나를 죽였을까, 누가 누나를 죽였을까, 왜 죽였을까. 생각할수록 그 낯선 힘은 단단해졌어. 눈도 뺨도 없는 곳에서 끊임없이 흐르는 피를 진하고 끈적끈적하게 만들었어. _ 한 강, <소년이 온다> , p8/178

군인들이 압도적으로 강하다는 걸 모르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상한 건, 그들의 힘만큼이나 강렬한 무엇인가가 나를 압도하고 있었다는 겁니다. 양심. _ 한 강, <소년이 온다> , p95/178

군인들이 쏘아 죽인 사람들의 시신을 리어카에 실어 앞세우고 수삽만의 사람들과 함께 총구 앞에 섰던 날, 느닷없이 발견한 내 안의 깨끗한 무엇에 나는 놀랐습니다. 더이상 두렵지 않다는 느낌, 지금 죽어도 좋다는 느낌, 수십만 사람들의 피가 모여 거대한 혈관을 이룬 것 같았던 생생한 느낌을 기억합니다. 그 혈관에 흐르며 고동치는 세상에서 가장 거대하고 숭고한 심장의 맥박을 나는 느꼈습니다. 감히 내가 그것의 일부가 되었다고 느꼈습니다.

도청 앞 스피커에서 연주곡으로 흘러나온 애국가에 맞춰 군인들이 발포한 건 오후 한 시경이었습니다. 시위 대열 중간에 서 있던 나는 달아났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거대하고 숭고한 심장이 산산조각 나 흩어졌습니다. _ 한 강, <소년이 온다> , p95/178

거대한 상실감 속에 그나마 한줄기 빛으로 비춰지는 것은 계엄군이 광주 외곽으로 빠져나간 5월 22일부터 상무충정작전이 시작된 5월27일까지 광주 시민에 의해 자치 질서를 회복하던 시기의 모습이었다. 짧은 시기 동안 광주에서 보여준 높은 수준의 시민의식과 양심이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아름다운 모습임이 분명했지만, 이러한 인간의 숭고함이 인간의 야만에 의해 드러나야 했던 것이라는 점에서 아픔이 더해진다.

그사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시가전에서 희생되었는지 난 알지 못합니다. 기억하는 건 다음 날 아침 헌혈하려는 사람들이 끝없이 줄을 서 있던 병원들의 입구, 피 묻은 흰 가운에 들것을 들고 폐허같은 거리를 빠르게 걷던 의사와 간호사들, 내가 탄 트럭 위로 김에 싼 주먹밥과 물과 딸기를 올려주던 여자들, 함께 목청껏 부르던 애국가와 아리랑뿐입니다. 모든 사람이 기적처럼 자신의 껍데기 밖으로 걸어나와 연한 맨살을 맞댄 것 같던 그 순간들 사이로, 세상에서 가장 거대하고 숭고한 심장이, 부서져 피 흘렸던 그 심장이 다시 온전해져 맥박 치는 걸 느꼈습니다. 나를 사로잡은 건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_ 한 강, <소년이 온다> , p96/178

<소년이 온다>에서 그려지는 권력을 향한 야만과 이에 대한 저항 과정에서 발현된 숭고함. 이것이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의 전부를 표현할 수는 없겠지만, 한 면모를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모두가 희생자가 될 수밖에 없었던 참혹한 역사가 반복되지 않기를 제42주년 5.18 민주화 운동을 맞아 염원한다.

군중의 도덕성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인이 무엇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흥미로운 사실은, 군중을 이루는 개개인의 도덕적 수준과 별개로 특정한 윤리적 파동이 현장에서 발생된다는 것이다. 어떤 군중은 상점의 약탈과 살인, 강간을 서슴지 않으며, 어떤 군중은 개인이었다면 다다르기 어려웠을 이타성과 용기를 획득한다. 후자의 개인들이 특별히 숭고했다기보다는 인간이 근본적으로 지닌 숭고함이 군중의 힘을 빌려 발현된 것이며, 전자의 개인들이 특별히 야만적이었던 것이 아니라 인간의 근원적인 야만이 군중의 힘을 빌려 극대화된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 다음 문단은 검열 때문에 온전히 책에 실리지 못했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남는 질문은 이것이다. 인간은 무엇인가. 인간이 무엇이지 않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_ 한 강, <소년이 온다> , p80/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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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gri 2022-05-16 21:3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516에 518이 다가오네요.

겨울호랑이 2022-05-16 21:44   좋아요 2 | URL
네... 올해도 어김없이 시간이 가네요 길게 느껴지는 하루하루지만요...

거리의화가 2022-05-16 23: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항상 겨울호랑이님 덕분에 시의적절한 글을 읽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이번에 푸른눈의증인을 읽어보려구요 감사합니다^^*

겨울호랑이 2022-05-17 05:40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저 역시 거리의화가님 덕분에 좋은 책 알게 되었습니다. 오늘 하루 행복하게 보내세요!
 

노동계급의 악마화는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를 형성한 1980년대 대처리즘의 실험을 뒤돌아보지 않고는 이해될 수 없다. 그 핵심에는 노동계급 사회와 산업, 가치와 기구에 대한 공격이 자리잡고 있다. 더이상 노동계급은 자랑할 만한 무엇이 아닌 벗어나야만 하는 것이었다. 이런 전망은 다른 데서 나온 것이 아니다. 그것은 지난 2세기 동안 보수당에 의해 행해진 계급전쟁의 정점에서 나온 것이다.?

그들은 처음에는 자유주의자 그 다음에는 노동당에 의해 제안된 개혁들을 열렬히 가로막았다. 채찍만으로는 노동계급을 민주주의 체제 안에 가둬놓을 수 없었다. 때로는 당근도 필요했던 것이다.?

대처에게 하나의 목표가 있다면 그것은 계급의 관점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계급은 공산주의의 개념이다"라고 나중에 그녀는 썼다. "그것은 사람들을 다발로 묶어서 서로 적대하게 만든다." 대처는 사람들이 각각의 자기계발을 추구할 때가 아니라 함께 행동할 때 삶을 더 풍요롭게 이끌 수 있다는 생각을 지워버리고 싶어 했다.

대처는 사회계급을 없앨 마음이 추호도 없었다. 단지 모두가 사회계급에 속한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감추고 싶어 했던 것이다. 1976년 보수당의 공식문건에는 "국가의 연합을 위협하는 것은 계급이 아니라 계급감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같은 순간 대처리즘은 영국 역사상 가장 공격적인 계급전쟁을 수행했다.

2009년 폭발한 금융위기에 대응했던 방식을 한번 되돌아보자. 1980년 대처리즘이 제조업이 피투성이가 되어 죽어가도록 내버려둔 반면, 신노동당 정부는 탐욕과 어리석음 때문에 파국의 경각에 매달린 은행에 세금 수백만 파운드를 쏟아부었다.

어떻게 정부가 부자들의 뒤를 밀어주는 것이 정당화될 수 있었을까? 대처주의자들은 낙수효과 즉, 최고위층에 쌓인 부가 점점 아래로 떨어진다고 주장하는데 이런 현상은 결코 일어나지 않았다. 그래서 대처리즘은 실패한 경제정책 대신 희생자들을 공격했다. 희생자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면, 그건 희생당한 개인 자신의 잘못이라는 것이다.?

대처 철학의 핵심에는 가난이 실제 존재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자리잡고 있었다. 누군가 가난하다면, 그건 그들의 개인적인 실패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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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16 08: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5-16 09: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우크라이나 엘리트층 가운데 적지 않은 사람들은 러시아 국가의 일원으로서 러시아 정부의 정책을 충실히  추종했다. 러시아 정부의 관제민족주의를 실리 차원에서 받아들이는 경우도 있었지만, 모든 루스인의 통합이라는 과제에 대러시아인 못지않게 진심으로 열중하는 우크라이나인들도 있었다. 앞에서도 이야기했듯,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경계는 사실 상당히 모호했고 우크라이나 지식인 가운데 일부는 우크라이나인들의 분리주의‘를 매우 위험한 것으로 여기고 이를 비판했다. 보흐단 흐멜니츠키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재통일을 가능케 했으니 이를 기려야 한다고 생각해서 그의 동상 건립을 주도했던 유제포비치는 그 대표적인 인물이었다.
- P26

흐루셰브스키의 《우크라이나- 루스의 역사》7권은  ‘코자크의 시대‘ 라는 부제를 가지고 있으며 그 후  10권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내용이 코자크 지도자들과 코자크 집단의 활동에 대한 서술로 채워지고 있다. 흐루셰브스키는 코자크를 우크라이나 민족성의 근간으로까지 여긴다. 1991년 독립 후부터 우크라이나 정부와 역사학계는 코자크의 역사적 의미를 부각시키는 데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여기에는 흐루셰브스키의 역사 해석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으리라고 생각된다.  - P64

흐루셰브스키의 이러한 목적론적 사고와 밀접히 관련된 것이 동서 우크라이나의 연결성, 단일성에 대한 강조이다. 그는 옛 키예프 루스의 동북부지방과 서부지방을 구분하여 서부지방은 우크라이나의 역사적 구성 부분으로 확신하는 반면 동북부지방은 이 구성에서 제외해 버린다. 동북지역이외부자로 여겨지는 반면 서부지역은 키예프 루스의 적통을 공유하는 우크라이나 공들의 통치영역으로 여겨지고 있다.
- P68

같은 동슬라브 민족이라 할지라도 벨라루스인에 대한 호의적 태도와상반되게, 흐루셰브스키는 러시아에 대해 아주  비판적인 입장에 서 있다.
그는 키예프 루스 시기에 키예프 공령과 마찬가지로 류리코비치들이 통치하고 있던 수즈달 공령을 비롯한 동북부 지역을 키예프 루스에서 제외하고 이를 외부자로 부르고 있다. 이 같은 관점에서 그는 동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형성된 정치체에는 루스 혹은 그 변형인 러시아 (루스의 땅)라는 나라 이름을 좀처럼 인정해 주고자 하지 않는다. 루스의 형용사이자 러시아의 형용사이기도 한 ‘루스키‘라는 말을 그는 오로지 우크라이나-루스를 위한 형용사로만 사용하고자 한다.  - P71

흐루셰브스키는 우크라이나인들의 민족성이 러시아와는 다르며 우크라이나인들은 러시아보다는 서방에 더 가깝다고 주장했다. 그는 할리치나에대한 오스트리아 제국의 통치를 드니프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 제국의 통치에 비해 전반적으로 더 호의적으로 평가한다. 물론 비판적인 서술이 없지 않지만 이런 경우에도 오스트리아 제국이나 제국 지배자의 사정을이해해 가면서 온건한 용어를 사용한다. 그러한 흐루셰브스키인지라 그가 이끄는 중앙 라다 정부가 러시아 혁명 이후  불확실성이 가득한 상황에서 독일 군을 불러들인 것은  우크라이나의 독립을 위해 독일 세력의 지원을 받자는 의도 때문이었을 수도 있지만 그가 기본적으로 독일을 서방의 일원으로 보았고 러시아보다는 독일과의 정치적 동맹을 선호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 P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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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두툼한 교양서에 따르면 ‘차브’란 ‘급증하는 무식쟁이 하층계급’을 뜻한다. 그들이 서점에서 그 책을 대충 훑어보기만 해도 차브는 슈퍼마켓 계산대의 계산원이나 패스트푸드점의 점원 또는 청소부를 의미한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러니까 그들 모두 ‘차브’란 특별히 노동계급을 가리키는 모욕적인 언사임을 이미 알고 있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그들이 인정하든 안하든, 자신들의 성공에는 배경이 작용했을 것이다. 그들은 안정적인 중간계급 가정에서, 흔히 말하듯 나무가 우거진 교외에서 자란 사람들이었다. 몇몇은 학비가 비싼 사립학교를 나왔고 대부분은 옥스퍼드나 런던정치경제대학(LSE), 또는 브리스톨대학 출신이었다. 노동계급 출신이 그들처럼 될 기회는 흔치 않았다. 그러니까 나는 부자들이 가난한 자들을 조롱하는 그 수백년 묵은 현상을 목도하고 있었던 것이다.?

무엇보다, 최근 거론되는 ‘차브’라는 단어는 폭력, 게으름, 청소년 임신, 인종주의, 주정 같은 노동계급의 부정적인 특징과 연결된다. 『가디언』의 조 윌리엄스(Zoe Williams) 기자가 쓴 대로 "차브라는 말이 원래 뭔가 정통적인 것?그냥 쓰레기나 친구가 아니라 버버리 차림의 쓰레기!?을 전달하면서 대중적인 상상력을 사로잡았다면 현재 그 말은 ‘프롤레타리아’ 또는 ‘가난하기 때문에 쓸모없는 인간’ 같은 폭넓은 의미를 가진다

노동계급이 악마화된 뿌리에는 영국 계급전쟁의 유산이 있다. 마거릿 대처(Margaret Thatcher)가 정권을 인수한 1979년은 영국 노동계급을 향한 전면공격이 개시된 해로 기록된다. 노동계급 기관이었던 노동조합이나 공영주택은 붕괴되었고 노동계급의 일터는 제조업에서 광산업까지 완전히 망가져버렸다. 그들의 공동체는 산산조각났고 다시는 회복되지 못했다. 또한 연대와 집단적 열망 같은 노동계급의 가치는 단호한 개인주의에 밀려 휩쓸려갔다. 힘을 빼앗겨 더이상 당당하지 못한 노동계급은 점점 더 조롱거리가 되었고 하찮은 희생양으로 전락했다. 또한 노동계급이 미디어나 정치의 세계에서 축출당했기 때문에 당연히 그들의 생각은 퍼져나가지 못했다.?

노동계급이 처한 곤경은 보통 ‘열망의 부족’으로 치부돼버린다. 그들의 곤경은 책임이 있는 특권층들에 의해 조작된 불평등한 사회 때문이 아니라 개인의 특성 때문이라고 왜곡된다.

영국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들이 공영주택에 몰림으로써 이 단지들은 이른바 ‘차브’라는 집단과 연결되었다. 영국의 빈곤층 중 반 이상이 집을 소유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들은 너무나 한곳에 밀집돼버린 것이다. 공영주택 단지가 싸구려 단지로 변모함에 따라 영국이 중간계급과 노동계급 차브?스스로 짊어진 문제들로 골머리를 앓는?로 이분화되었다는 논리는 더욱 힘을 얻게 되었다.?

정부의 주택정책은 노동계급 영역에 사회적 손실을 끼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대처리즘은 듀스베리 모어 같은 사회를 질식시킴으로써 탈산업화의 쓰나미를 불러일으켰다. 제조업 일자리는 지난 30년간 완전히 붕괴되었다.

"보수당에 관해 알아야 할 것은 그 당이 특권층의 이익을 대변한다는 겁니다. 당의 주목적이 특권층 보호라는 말입니다. 또한 그들이 선거에서 이기는 방법은 딱 필요한 만큼을 딱 그만큼의 사람들에게 주는 것이죠."

가히 『사회주의 노동자』(Socialist Worker, 영국의 좌파 사회주의 신문?옮긴이) 지면에나 나올 법한 분석이었다. 그런데 다름 아닌 보수당의 일인자가 자기 당이 영향력 있고 부자인 사람들의 정치적 오른팔임을 고백한 것이다. 최상층 사람들의 편에서 싸우는 정당이 바로 보수당이었다. 이것은 계급전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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