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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운의 왕국 지만지(지식을만드는지식) 자연과학선집
에드윈 허블 지음, 장헌영 옮김 / 지만지(지식을만드는지식)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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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도의 예상이 완전히 믿을 만하다면 필요한 크기의 곡률 반경은 증거에 의해 제외될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확실한 해는 보증되지 않는다. 중요한 자료는 오차로 둘러싸여 있다. 자료를 인내의 한계까지 밀어 넣으면 우리는 속도편이를 조사의 체제 안으로 억지로 밀어 넣을 수 있다. 우주는 인지할 수 있는 바로 그 작은 경계 안에서 물질로 가득할 것이다. 반면 속도편이로서 해석을 포기한다면 적색편이 안에서 의미조차 알려지지 않고 지금까지 인지하지 못하던 원리를 발견할 것이다. 이론은 여전히 일반 상대론의 팽창하는 우주에 집착하고 있다. 그러나 팽창률은 관측으로 알 수 없다.(p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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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의 정석: 양자 역학 편 물리의 정석
레너드 서스킨드.아트 프리드먼 지음, 이종필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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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가 뜻하는 바는 무엇이며 계의 순간적인 상태를 어떻게 기술할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고전적인 답과 양자적인 답은 아주 다르다. 고전적인 위상 공간 - 좌표와 운동량의 공간 - 은 양자 이론에서 상태의 선형 벡터 공간으로 대체된다... 상태가 시간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가? 고전 역학과 양자 역학 모두에서 상태는 정보와 구별이 결코 지워지지 않도록 변한다. 고전 역학에서는 이 원리가 해밀턴 방정식(Hamilton's equations)과 리우빌 정리(Liouville's theorem)로 이어진다. 양자 역학에서는 이 법칙이 일원성의 원리로 이르게 되고 일원성의 원리는 다시 일반적인 슈뢰딩거 방정식에 이른다.(p341)

양자 역학이야말로 자연에 대한 진짜 기술이다. 고전 역학은 아름답고 우아하지만, 하나의 근사일 뿐이다. (p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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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9-10-16 01: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니, 이 책을 읽으시다니 겨울호랑이 님 예전보다 더 존경합니다-0-! 수식이 넘 많아서 저는 얌전히 내려놓고야 말았는데...또르르)))

겨울호랑이 2019-10-16 01:19   좋아요 1 | URL
에고 아니에요. 저도 일단 진도는 뺐는데, 「물리의 정석」만으로 이해하기가 쉽지 않네요. 지금 이 책 저책 등으로 내용을 정리중입니다. 정리되는대로 페이퍼를... 기대는 말아 주세요 ㅋ

초딩 2019-10-16 01: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대박입니다! 조심스럽게 읽고 싶음 해봅니다

겨울호랑이 2019-10-16 01:39   좋아요 1 | URL
^^:) 책이 얇고 간결해서 수식에 대한 설명이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책의 내용이 명쾌하다는 느낌 또한 받습니다. 초딩님께서 읽으시면 좋은 독서가 되리라 여겨집니다. 감사합니다 ^^:)

초딩 2019-10-16 01:42   좋아요 1 | URL
올해는 고전 한권 읽으면 다른 분야 한권 읽기 하고 있는데, 큰 횃불 되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겨울호랑이 2019-10-16 02:06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초딩님 편한 밤 되세요!^^:)
 
방사성폐기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대우학술총서 신간 - 과학/기술(번역) 499
콘라드 크라우스코프 지음, 김지영 외 옮김 / 아카넷 / 200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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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에너지 생산을 최대화하기 위해서는 플루토늄과 우라늄의 분열성동위원소들을 회수하기 위한 사용후 핵연료의 재처리를 해야 한다. 그러나 이는 정치적 관심사와 충돌하게 되었다. 사용후 핵연료의 재처리가 일반적으로 실행된다면 플루토늄을 생산하는 많은 공장들이 세워질 것이고, 좋지 못한 목적으로 그것을 이용하려 하는 테러리스트 등에 의해 플루토늄을 도난당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재처리에 대한 논쟁은 현재 사용후 핵연료가 양면성을 가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한쪽에서 보면, 방사성폐기물이고 다른 한쪽에서 보면 미래의 가치있는 에너지원이다.(p45) <방사성폐기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中


 콘라드 크라우스코프(Konrad Krauskopf)는 <방사성폐기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Radioactive Waste Disposal and Geology>에서 방사성폐기물 처리의 위험에 대해 말하면서 동시에 폐기물 처리의 양면성을 지적한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현재 기술로는 폐기물이지만 고열과 여전히 많은 방사성 동위원소들을 포함하고 있는 이들은 향후에는 훌륭한 자원이 될 수 있기에 이들을 영구매립해야하는가에 대해서 논란이 생길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림] 세계 셰일가스 매장량 분포 현황(출처 : 아시아투데이)


  이와 비슷한 사례로 셰일(shale)가스 혁명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전통적인 원유 채굴방식과 달리 셰일 층에서 원유를 추출하는 방식은 예전에는 많은 비용이 소비되었으나, 기술이 발달한 현재는 적은 비용으로 원유를 추출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셰일 가스 혁명으로 인해 미국은 최근 에너지 패권마저 가져갈 모양새다. 방사성 폐기물이 장래 이렇게 되지 않으리라는 보장 또한 없기에, 폐기물의 영구 매립에 대해서는 찬반이 엇갈린다.


 지난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 방시 후쿠시마 원전에서 발생한 수소폭발 사고 당시 더 큰 피해를 막고자 일본 정부에서는 급히 냉각수를 투입하고 이를 막았으나, 이로 인해 오염수가 발생했다. 그런데, 최근 일본에서는 바로 후쿠시마 제1원전의 고준위 방사성 오염수 100만 톤을 바다에 방류할 계획이 있다고 하여 현재 많은 국민들이 분노와 걱정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후쿠시마 오염수의 방류는 무엇이 문제일까.


[기사] https://www.yna.co.kr/view/AKR20190807146200004)


 여러 종류의 방사성폐기물 중 "고준위 폐기물(HLW, high-level waste)"라고 지칭할 때는 원자로의 운영에 의해 직접적으로 생산되는 폐기물로 한정되며, 후속 화학처리를 하거나 하지 않은 것에 관계가 없고, 나머지 모든 폐기물은 "저준위"로 취급된다.(p35) <방사성폐기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中

 

 일반적으로 두 가지 종류의 주요 고준위폐기물이 누적되고 있는데, 원자력발전소 부지 내의 수조 안에 보관되어 있는 사용후 핵연료봉과, 플루토늄을 생산했거나 생산중인 몇몇 나라에 있는 강철 탱크 내의 재처리 폐기물이다. 강조해야 할 점은 이 두 종류의 폐기물 모두는 현재 환경으로부터 적절히 격리되어 있다는 것이다.(p45) <방사성폐기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中


 사용 후 고열과 방사선을 외부로 방출하는 핵연료봉을 식히는 냉각수는 원자로의 운영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기에 고준위 폐기물임에 틀림없다. <방사성폐기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에서는 이러한 고준위 폐기물은 고체상태로 전환되어 처리되는 것이 안전한 처리라고 설명하는데, 이는 지상에서 지하수에 스며드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그렇지만, 후쿠시마 오염수는 액체상태로 바다로 던져지게 된다. 


 우리는 지표면 환경에서 멀리 떨어져 있으면서 더 이상 감시할 필요가 없는 곳에 폐기물을 놓아둘 장소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폐기물을 지하 심부로 옮겨놓아야 한다는 데 대해서 일반적으로 동의한다. 안전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모든 폐기물이 매립 전에 고체로 전환되어야 한다.(p48) <방사성폐기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中


 방사성폐기물을 단순히 바다에 던져버리는(투기 dumping) 방법은 매우 낮은 준위의 물질들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안전한 처분 방법이 아니라는 데 대해서는 대개 의견이 일치한다. 대양저(바닥)에 있는 퇴적물 내에 묻는 방법(매립)은 그러나 고려할 만한 가치가 있다.(p65)... 대양의 부피는 엄청나고 인간이 발생시킨 폐기물의 부피는 상대적으로 작아서 간단한 희석작용에 의존하여 폐기물 내에 있는 모든 독성물질의 농도를 감지할 수 없을 정도의 수준으로 신속히 감소시킬 수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러한 생각과 주장은 대양 내에서 혼합작용이 충분히 신속하고 널리 일어난다면 타당하다고 할 수는 있으나 그런 신속한 혼합작용이 있을 것이라고 보장할 수는 없다... 따라서 어떤 종류의 방사성폐기물도 연안 해수 밖에 있도록 유지해야 하고, 고준위폐기물은 개방된 대양 내 어느 곳에 위치해서도 안된다는 데 대해 보편적으로 동의하고 있다.(p174) <방사성폐기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中


  결국, <방사성폐기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의 내용에 따르면 고준위 폐기물 처리 시 액체 상태로 바다에 던져버리는 것은 가장 위험한 방법임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쿠시마 오염수를 무책임하게 바다에 투하하려는 일본 정부의 행태는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처분장에 있는 폐기물이 모두 미래의 어느 한때에 한꺼번에 방출되고, 그것들이 가까이에 있는 인간들에게 접근하게 된다고 가정하면, 폐기물은 1억 년 이상 유독한 상태로 남아 있을 것이다.(p76) <방사성폐기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中


 <방사성폐기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는 핵폐기물처럼 우리에게 핵(核)을 바라보는 두 관점을 제시한다. 미래의 자원으로 볼 것인가, 아니면 우리를 천천히 피폭(被曝, radiation poisoning)시키는 핵무기로 볼 것인가. 이러한 관점의 차이는 원자력의 경제성에 대한 많은 논란을 가져오겠지만, 분명한 것은 안전(安全)이 전제되지 않는 상태에서는 어떠한 논의도 무의미할 것이다. 그리고, 이의 연장선상에서 후쿠시마 원전의 오염수 방류 문제는 단순히 일본 국내 문제가 아닌 전세계가 관심을 가져야 할 심각한 사항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하며 리뷰를 마무리한다.


PS. 사용 후 핵연료와 관련하여 KBS에서 제작한 <10만년 후>는 핵의 위험성에 대해 잘 알려준다 생각되기에 관련 영상을 공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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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09 08: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8-09 09: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인슈타인의 시계, 푸앵카레의 지도 - 시간의 제국들
피터 갤리슨 지음, 김재영.이희은 옮김 / 동아시아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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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방적식을 써서 세계지도를 그리려 애썼던 푸앵카레는 3차 미소 흐름이 2차 흐름을 만들어낼 때까지 미분방정식을 선택했다... 이와는 반대로 아인슈타인은 예측에서만이 아니라 엄밀하게 현상과 맞아떨어지는 이론 속에서 시간과 공간의 방향을 정하고 싶어했다.(p406)

푸앵카레는 공간과 시간이 심리적으로, 객관적으로, 그리고 단순하게 편리하다는 솔직한 인간의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세워진 객관적 관계의 엄밀한 표면에 고정되어 있다고 보았다... 그와는 달리 아인슈타인은 현상과 그 밑에 놓여있는 이론 사이의 깊이를 목표로 했다. 따라서, (아인슈타인에게) 이론의 형식은 그 세부적인 형식에서 현상의 실재성을 드러내주어야 했다.(p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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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2019-06-15 17: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아 극찬이 많네요~ 다른분들도 ㅎㅎ 읽고싶어요에 넣었습니다
좋은 주말 되세요~

겨울호랑이 2019-06-15 18:03   좋아요 2 | URL
20세기 초 과학사에서 상대성 이론이 어떤 의미를 갖는가를 전체적인 관점에서 잘 조망한 책이라 여겨집니다. 그러한 점에서 다른 분들도 좋아하신 듯 하구요. 초딩님께서도 좋은 독서 시간 가지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현대 물리학과 동양사상 - 개정판
프리초프 카프라 지음, 이성범 옮김 / 범양사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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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리학자들과 신비가들의 견해 사이의 유사성은 서로 다른 연구 방법에도 불구하고 존재하는 다른 유사성을 상기할 때, 한층 더 그럴 듯하다. 무엇보다도 먼저 그들의 방법은 철두철미 경험적이다. 물리학자는 그의 지식을 실험으로부터 유도해 내고, 신비가는 명상적 통찰로부터 끌어낸다. 둘 다 관찰 행위인데, 이 두 영역에 있어서 이러한 관찰이 지식의 유일한 근원으로 인정되고 있다.(p383) <현대 물리학과 동양사상> 中


 동양적 신비주의는 실재의 본질 속으로 꿰뚫고 들어가는 직접적인 직관 위에 기초하고 있고, 물리학은 과학적 실험을 통한 자연 현상의 관찰에 기반을 두고 있다. 양쪽 다 그 관찰은 해석되고 실재의 근사한 지도(地圖)에 불과하기 때문에 과학적 실험이나 신비적 직관을 언어로 해석하는 것은 필연적으로 애매하고 불완전하게 마련이다. (p63) <현대 물리학과 동양사상> 中 


  프리초프 카프라(Fritjof Capra, 1939 ~ ) <현대 물리학과 동양사상 The Tao of Physics>는 현대 물리학과 동양 사상의 공통점을 '관찰'에서 찾는다. 물리학에서는 실험을 통해 지식을, 동양사상에서는 명상을 통해 지혜를 구하는데. 이러한 방법론은 서로 통하는 바가 있다는 것이다. 반면, 서양철학에서 데카르트(Rene Descartes, 1596 ~ 1650)의 방법적 회의는 과학의 발전에 큰 영향을 주었지만, '신 - 인간'의 이분법(dualism) 사고는 기존의 틀을 벗어난 변화를 수용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음을 지적한다. 저자는 본문에서 서양 철학의 분석적 방법론은 뉴턴(Sir Isaac Newton, 1643 ~ 1727)으로 대표되는 고전 물리학을 발전시키는데 큰 영향을 미쳤지만, 양자역학(量子力學 quantum mechanics)을 수용하기에는 부족함이 있기에 동양사상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데카르트적인 분할과 기계론적인 세계관은 혜택이 된 동시에 유해한 것이었다. 그것들은 고전 물리학과 기술의 발달에는 극히 성공적이었지만 우리의 문명에 대해서는 많은 역작용을 초래했다... 기계적인 서양적 관점과는 대조적으로 동양의 세계관은 '유기적인'것이다. 우리가 인식하는 세계를 개별적이고 분리된 것으로 구분하고 이 세계 내에서 고립된 자아로서 우리 스스로를 체험해 보려는 경향은 우리들의 측정하고 분류하려는 심성에서부터 연유되는 환각이라고 보이는 것이다. 그것은 불교 철학에서는 아비댜(avidya), 즉 무지라고 불리며 극복해야 할 마음의 불안 상태로 간주되는 것이다.(p42) <현대 물리학과 동양사상> 中 


 과학적 추상 방법은 아주 효율적이고 강력하지만 우리는 그 대가도 치러야 한다. 우리의 개념 체계를 더 정확히 정의하고, 그것을 더욱 능률화시키며, 그 연결을 더욱 엄밀하게 한다면 그것은 실재의 세계로부터 더욱 멀어지게 된다.(p54)... 동양 신비주의의 다른 유파들에 있어서도 좀 덜 극단적이긴 하지만 직접적 신비 경험은 여전히 그들 모두의 핵심에 자리 잡고 있다. 모든 지식은 이러한 체험의 기반 위에 확고히 서 있기 때문에 동양적 전통은 그 지지자들이 항상 강조하듯이 강한 경험주의적 성격을 띠고 있다.(p55) <현대 물리학과 동양사상> 中


 내가 '동양적 신비주의'라고 지칭할 때 그것은 힌두교와 불교와 도교의 종교적 철학을 뜻한다... 이 책의 논점을 대범하게 일반화하자면, 현대 물리학이야말로 이제까지 모든 시대와 전통의 신비주의자들이 지녀 왔던 관점과 매우 유사한 세계관으로 우리를 이끌어 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p36) <현대 물리학과 동양사상> 中


  <현대 물리학과 동양사상>에서 말하는 현대 물리학(양자역학)과 동양사상은 어떤 점에서 공통점이 있을까. 이들의 공통점은 크게 상호작용을 통한 운동과 존재의 불확정성으로 묶을 수 있을 것이다.


1. 세계를 움직이는 힘 : 상호작용


 저자는 현대 물리학의 원자 세계와 동양 사상에서 말하는 상이성과 통일성을 세계를 움직이는 힘으로 연결한다. 저자의 설명에 따르면 원자의 운동으로부터 발견되는 역동성과 불확실성은 세계를 구별되는 음(陰)과 양(陽)의 대립과 포용으로 설명하는 동양사상과 통한다는 것이다.


 부트스트랩(bootstrap : 구두끈) 철학은 양자론에서 하나의 본질적이고 우주적인 상호 연관성을 깨달음으로써 발생하여 상대성 이론에서 그 역동적인 내용을 획득하고, S행렬 이론에서 반응 확률에 의하여 형식화된 자연관에 있어서의 최고 정점을 나타낸다. 동시에 이러한 자연관은 계속 동양적인 세계관에 더욱 가까이 접근했으며 지금은 그 일반적인 철학과 물질에 관한 특수한 상(像)의 양면에서 동양의 사상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p359) <현대 물리학과 동양사상> 中


 중국적 관점에서는 도의 모든 현현은 이러한 두 극력(極力)의 역동적인 상호 작용에 의해서 생겨난다. 이러한 사상은 매우 오래된 것이었고, 한쌍의 원형인 음양의 상징에 대해 여러 세대에 걸쳐 연구가 가해져 그것은 마침내 중국 사상의 기본 개념이 되었다.(p143) <현대 물리학과 동양사상> 中 


2. 불확실성


 하이젠베르크(Werner Karl Heisenberg, 1901 ~ 1976)의 불확정성 원리(不確定性原理, uncertainty principle)에서 잘 드러나듯이 현대 물리학에서 존재의 문제는 확률과 연결된다. '불확실성'으로 요약할 수 있는 현대 물리학의 이러한 문제에 대해 저자는 힌두교의 여러 모습으로 나타나는 신(神)의 모습 안에서 현대 물리학의 불확실성과 유사성을 지적한다.


 입자상(像)과 파동상 사이에 존재하는 외견상의 모순은 기계론적 세계관의 바로 그 근본, 즉 물질의 실재 개념에 이의를 제기했던 전혀 예상치 못했던 방법으로 해결되었다. 아원자적 단계에서 물질은 어떤 한정된 장소에 확실하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존재하려는 경향'을 나타내며, 원자적 사건들은 확실성 있게 한정된 시간에 한정된 방식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발생하려는 경향'을 나타내 보이는 편이다.(p97) <현대 물리학과 동양사상> 中


 파동은 양자론의 통계적인 성질, 즉 원자 현상은 단지 확률(probability)의 입장에서만 설명될 수 있다는 사실에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어떤 면에서 확률파의 도입은 그것을 전혀 새로운 맥락 속에 놓음으로써 파동 치는 입자의 패러독스를 해결해 준다. 그러나 그것은 동시에 훨씬 더 근본적인 다른 한 쌍의 반대 개념, 즉 존재와 비존재와 같은 대립 개념으로 이끌어 간다.(p203) <현대 물리학과 동양사상> 中 


 힌두교의 수많은 신들은 모두 다 같은 거룩한 실재의 갖가지 현시며, 무한하고 무소부재(無所不在)하고,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브라만의 다른 모습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p125) <현대 물리학과 동양사상> 中 


 이처럼 <현대 물리학과 동양사상>에서는 확정적이지 않은 양자역학의 세계와 '변화(變化)'로 대표되는 동양사상간의 공통점을 설명하며, 이들이 이러한 공통분모를 갖게 된 원인을 현실에 대한 관찰에서 찾는다. 실제 자연 현상에서 일반 법칙을 끌어냈기 때문에, 관념적이고 추상적이지 않다는 것이 저자 주장이다. 첨단 과학 분야인 양자역학과 고대 동양 철학 사이에서 공통점을 찾는다는 시도는 이 책의 초판이 1975년에 출판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분명 참신하고 신선한 느낌을 준다. 


 그렇지만, 저자의 주장에 모두 동의하기는 어려운 점도 있다. 시간(時間 time) - 공간(空間 space)이 하나라는 현대 물리학에 대응하는 동양사상의 이론을 살펴보자.


 동양의 신비가들은 공간과 시간에 관한 개념들은 의식의 특수한 상태와 연관짓는다. 깊은 명상을 통하여 일상적인 (의식)상태를 뛰어넘어 갈 수 있었기 때문에 그들은 전통적인 공간과 시간의 개념이 궁극적 진리가 아님을 이미 깨달았다... 상대성 이론으로부터 나타난 공간과 시간에 관한 새로운 견해란 무엇인가? 그것은 모든 공간과 시간의 측정은 상대적이라는 발견 위에 기초하고 있다. 물론 공간적 설명의 상대성은 새로운 것은 아니었다.(p219) <현대 물리학과 동양사상> 中


 동양철학에서는 명상을 통해 시간 - 공간의 제약을 뛰어넘을 수 있었기 때문에, 시간과 공간의 개념이 다름을 깨달았다는 저자의 설명을 보자면, 동양철학에 대한 저자의 인식이 신비주의(神秘主義) 수준을 넘지 못함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개념의 한계에 대해 동양철학에서는 어떠한 답을 내놓았을까. 적절한 답을 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본다면 동양철학과 현대 물리학의 공통점을 말하기 어렵지 않을까.


 그리고, 저자는 본문에서 힌두교, 불교, 도교를 동양사상으로 묶어서, 이들 중 편리하게 현대 물리학 이론에 대응하는 사상을 제시하지만, 이들 사이의 차이점에 대해서 는 말하지 않는다. 이러한 점에서 저자의 관점은 '동양은 신비롭다'는 다른 의미의 오리엔탈리즘(Orientalism)은 아닌가도 생각하게 된다.


[그림] 오리엔탈리즘(출처 : https://www.helsinki.fi/en/news/language-culture/philology-and-the-history-of-orientalism)


 힌두교도와 불교도들은 명상을 통하여 마음을 집중시키고 가라앉혀서 재조정한다. 명상에 대한 범어 사마디(samadhi, 三昧)는 글자 뜻대로 하면 '정신적 평형'을 의미한다. 그것은 조화롭고 평온한 마음가짐을 가리키는데, 그 가운데에서 우주의 기본적 통일성이 체험되는 것이다.(p176) <현대 물리학과 동양사상> 中 


 사실, 현대 물리학과 통하는 서양 철학 사상도 없는 것은 아니다. 변화를 통한 생성을 말한다면 헤라클레이토스(Heraclitus of Ephesu, BC 6세기 ?)의 사상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을 것이며, 기도를 통해 신과 합일점을 찾는다는 관점으로 접근한다면 기독교 사상에서도 현대 물리학과 통하는 면도 발견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또한, 개별 원자의 관점에서는 스피노자(Baruch Spinoza, 1632 ~ 1677)의 범신론(凡神論)이 연결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한다면, <현대 물리학과 동양사상> 속의 저자의 주장은 주관성이 강하다 느껴진다.


 동양의 신비 사상이 부딪친 언어의 문제는 현대 물리학이 당면한 문제와 똑같다... 물리학자나 신비가나 양쪽 다 그들의 지식을 전달하려 하고 있지만, 말을 가지고 그렇게 하는 경우 그들의 진술은 역설적이고 논리적 모순에 가득 차 있다.(p71) <현대 물리학과 동양사상> 中


 <현대물리학과 동양사상>가 양자역학과 동양 모두 서양 일반인들에게 낯설던 1970년대에 쓰여진 점을 고려해 본다면, 저자는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 심정으로 현대 물리학과 동양 철학의 공통점을 책에서 주장한 것이라 생각된다. 그 과정에서 일부 억지스럽게 느껴지는 부분도 없진 않으나, 새로운 개념을 일종의 비유로 설명하려는 저자의 노력, 비과학적으로 여겨졌던 동양 사상을 새롭게 바라보는 관점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이 책은 일독할 가치가 있는 책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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