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철학적 전통을 가장 확실하게 일반적으로 특징짓는다면 그것은, 그 전통이 플라톤에 대한 일련의 각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다. 나는 학자들이 일정한 주견도 없이 플라톤의 저작에서 끄집어낸 사상의 체계적 도식을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나는 플라톤의 저작 도처에 산재해 있는 일반적인 관념들의 풍부함을 들어 말하고 있는 것이다. - 앨프레드 노스 화이트헤드, <과정과 실재>, p118


 The safest general characterization of the European philosophical tradition is that it consists of a series of footnotes to Plato. I do not mean the systematic scheme of thought which scholars have doubtfully extracted from his writings. I allude to the wealth of general ideas scattered through them. - Alfred North Whitehead, [Process and Reality],p39


 앨프레드 노스 화이트헤드(Alfred North Whitehead, 1861 ~ 1947)의 말 중에서 가장 널리 일반에게 알려진 것은 "서양 철학은 플라톤의 각주에 불과하다"일것이다. 이는 <과정과 실재 Process and Reality>에서 나온 말로, 우리는 본문의 내용을 통해 플라톤(Platon, BC 428 ~ BC 348) 저작에 담겨있는 일반적인 관념들이 풍부함이 후대 철학자들에게 영향을 미쳤음을 확인할 수 있다.

 

 오늘날 수많은 자기계발서가 출간되고 있고, 오늘도 많은 자기계발서가 나온다. 서로 다른 시대 배경에 따라 독특한 자신만의 이론을 강조하는 이들을 보면 백가쟁명(百家爭鳴)이라는 사자성어가 떠오른다.


 평소 모든 자기계발서를 읽은 것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의 자기계발서는 읽었다고 생각하던 중 도서관 서가에 꽂힌 수많은 자기개발서를 보면서 매번 들었던 생각을 옮겨본다. 많은 이들이 자기계발서를 비판하지만, 자기계발서에도 긍정적인 부분이 분명 있다. 긍정적인 것은 자기계발서를 읽으면서 새출발하는 마음으로 자신을 리셋(reset)할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다만, 자기계발서만 많이 읽으면 언제나 새로운 마음으로 출발선에 설 수 있지만, 출발선에서 한 걸음도 나가지 못한다는 점은 부정적인 요소일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끊임없이 새출발하는 마음을 준다는 면에서는 <수학의 정석><성문 종합 영어>도 못지 않다고 생각한다. 고등학교 때 이 책들로 공부하다가 도중에 중간고사 등으로 진도가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꽤 있었는데, 그때마다 과감하게 제1장인 '집합'과 '동사의 종류'로 돌아가 초심(初心)으로 다시 시작했었는데, 자기계발서는 이런 부분에서 공통점이 있다고 생각된다.(덕분에, 수학에서 집합이 제일 자신있었다. 지금은 절대 아니지만...)


 자기계발서를 읽는 것도 좋지만, 어느 정도 읽은 후에 실천을 해야한다면 좋은 자기계발서를 선정해서 읽을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래서 스스로에게 '만약 자기계발서를 한 권만 고른다면?'이라는 질문을 던져보았다. 그리고, 그 한 권은 플라톤의 저작과 같은 정도의 풍부함을 담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자기계발서 중에서 일반관념의 풍부함을 담은 플라톤과 같은 책을 고른다면, 벤자민 플랭클린(Benjamin Franklin, 1706 ~ 1790)의 <벤자민 플랭클린의 자서전 The Autobiography of Benjamin Franklin>과 발타자르 그라시안 (Baltasar Gracian Y Morales, 1601 ~ 1658)과 쇼펜하우어(Arthur Schopenhauer,1788 ~ 1860)의 <세상을 보는 지혜>을 고르고 싶다. 전자가 개인의 내면과 자기계발을 말한다면, 후자는 다른 이들과 더불어 사는 지혜가 담긴 책이라 생각된다. 여기에 한 명의 저자를 더한다면 새무얼 스마일즈(Saumel Smiles, 1812 ~ 1904)의 <자조론 Self-Help>, <인격론 Character>, <의무론 Duty>, <검약론 Thrift>을 더할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이들의 철학을 구체적으로 매뉴얼화한 책으로는 토니 로빈스(Tony Robbins, 1960 ~ )의 거인 시리즈가 정도를 들 수 있으리라 여겨진다. 


 물론 자기계발서를 다 읽은 것은 아니라 이들 서적이 최고라고 할 수 없을 것이고, 내가 알지 못한 좋은 책도 분명 있을 것이지만, 내가 아는 한에서 한 권의 자기계발서를 고르라는 질문에 대해 나는 분명하게 이들 중에서 한 권을 고민할 것이다.


PS. <과정과 실재> 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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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0-07-17 11: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겨울호랑이님께서 추천하신 자기계발서는 꼭 읽고 싶어요~~
수학의 정석과 성문 종합 영어에서 빵 터졌습니다^^
저도 경험한 사실이거든요 **

겨울호랑이 2020-07-17 12:05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페넬로페님 즐거운 독서 되세요. 아마 공부를 정말 잘하는 소수의 학생들 빼고 다수가 갖는 아픈 기억이 아닐까 합니다. 더운 날 건강하게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0-07-18 12: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벤자민 플랭클린, 발타자르 그라시안과 쇼펜하우어의 책을 자기계발서라고 보기엔 좀 아까운 책이라고 생각해요.
오히려 저는 필독서처럼 느끼며 읽었답니다. 배울 게 많아서요.

겨울호랑이 2020-07-18 14:37   좋아요 1 | URL
페크님 말씀처럼 이들의 책을 일반 자기계발서와 같은 범주에 넣기에는 다소 무리해 보입니다. 마치 플라톤과 평범한 철학자들과 차이가 있는 것처럼요. 저는 플라톤의 저작들처럼 이들의 책들에서 다뤄진 주제들이 상황에 따라 변주된 것들이 오늘날의 자기계발서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자기계발서를 읽을 시간에 이 책들을 재독하는 것이 더 의미있다는 생각에 페이퍼를 작성해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2023-09-22 00: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9-22 07: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들에 관해 고민하고 그들의 방어막을 뚫고 들어갈 전략을 알아내는 데 필요한 노력을 소모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게으르다. 사람들은 그냥 나 자신이고 싶고, 정직하게 말하거나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싶어 한다. 그리고 그게 무슨 대단한 도덕적 선택인 양 스스로 정당화하고 싶어 한다.(p299) <인간 본성의 법칙> 中


  로버트 그린(Robert Greene, 1959 ~ )의 <인간 본성의 법칙 The Laws of Human Nature>은 사회적 동물인 인간이 가진 본성을 18가지 법칙으로 정리한 책으로 , 한 인물을 제시하면서 매 단원을 시작한다. 이 인물은 주인공이지만, 반드시 그가 성공적인 인물은 아니며, 성공한 인물이라고 해도 긍정적인 면만을 보여주는 것도 아니다. (예를 들어 17법칙. 세대 근시안의 법칙 인물은 프랑스 대혁명 당시의 왕 루이 16세다.) 저자는 성공과 실패의 극단적인 결과를 이들을 통해 보여주면서 성공적인 삶을 살기 위해서는 우리가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가를 책 전반을 통해 제시한다.


 당신의 의도를 감출 수 있는 좋은 방법은 상대나 그의 업적에 대한 약간의 비판을 섞는 것이다. 상대의 불안을 자극할 만한 비판은 아니면서 당신의 칭찬을 좀 더 현실적으로 보이게 만들어줄 비판 말이다... 최대한 진실하게 보여야 한다. 할 수만 있다면 당신이 실제로 높이 평가하는 자질을 칭찬해주는 게 가장 좋다. 어느 경우가 되었든 거짓 칭찬이 탄로나는 것은 비언어적 신호 때문이다. 당신이 표현하는 좋은 감정을 일부라도 직접 느끼려고 노력하면 다소의 과장도 덜 뻔해 보인다.(p312) <인간 본성의 법칙> 中


 그린은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주변 사람들을 기만(欺瞞)하는 것도 주저하지 말 것을 제안한다. 이는 사람들의 본성(本性)이 악(惡)하다는 그의 관점에서 비롯된다. 그런 면에서 <인간의 본성의 법칙> 안에서 마키아벨리(Niccolo Machiavelli, 1469 ~ 1527)의 <군주론 II Principe >의 인간관(人間觀)과 통함을 느낄 수 있다.


 사랑받는 것이 두려움을 주는 것보다 더 나은가 혹은 그 반대인가? ... 둘 중 하나가 결여되지 않을 수 없을 때에는 사랑받는 것보다 두려움을 주는 것이 훨씬 더 안전하다. 왜냐하면 사람들에 대해 우리는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그들은 고마워할 줄 모르고, 변덕스러우며, 거짓을 꾸미고, 위험한 일은 피하며, 이익이 되는 일에는 욕심을 낸다.... 다른 준비는 전혀 하지 않고 전적으로 그들의 말에 스스로를 기초한 군주는 멸망한다.(p211)  <군주론> 中  


 사람들을 그냥 자연현상처럼 보라. 꽃이나 돌멩이처럼 사람도 정말 다양하다. 세상에는 바보도 있고, 성인군자도 있고, 사이코패스도 있다. 병적으로 자기중심적인 사람, 숭고한 전사도 있고, 예민한 사람도 있고 둔감한 사람도 있다.... 우리는 다양성을 그대로 인정해야 한다.(p362) <인간 본성의 법칙> 中

 

 그런 면에서 <인간 본성의 법칙>은 일반 사람들의 부정적인 속성을 잘 활용(?)해서 성공에 이르는 길을 제시한 성공학 책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성공학 책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이 책은 역사 인물의 다양한 사례와 대처법을 제공한 유용한 책이라 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여기에 토니 라빈스(Tony Robbins)의 <네 안에 잠든 거인을 깨워라 Awaken the Giant Within> 시리즈가 좋은 짝이 되는 것 같다. 전자가 외면을 다룬 성공학 책인 반면, 후자는 자기계발을 집중적으로 강조한 전집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이들을 제대로 소화한다면, 자기계발서들의 많은 부분을 정리할 수 있다고 여겨진다.


 한편, <인간 본성의 법칙>안에는  쇼펜하우어(Arthur Schopenhauer, 1788 ~ 1860)와 니체(Friedrich Wilhelm Nietzsche, 1844 ~ 1900)의 글들이 인용되어 있다. 그리고, 이들의 글은 무의미하게 담긴 것이 아니라 책 전반을 관통하는 큰 흐름으로 생각된다.


 우리는 인간 특유의 강력한 에너지를 타고났다. 그것을 의지력이라고 불러도 좋고 적극성, 심지어 공격성이라고 불러도 좋다. 동시에 우리는 지능과 영리함도 함께 타고났다.(p796) <인간 본성의 법칙> 中


 개인적으로는 세계를 의지와 표상의 관점에서 바라본 쇼펜하우어의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 Die Welt als Wille und Vorstellung>의 목소리가 <인간 본성의 법칙>에 짙게 배어 있다고 생각된다. 본성이 악한 인간들을 자연현상에 불과하기 때문에, 표상(Vorstellung)으로 바라보고 의지(Wille)의 대상으로 바라본다는 점과 인식의 확대를 강조했다는 점에서 이들은 통하는 바가 있다 생각된다. <인간 본성의 법칙>의 대처법 전반이 1. 주위를 잘 관찰하고, 2. 자신의 처지를 잘 인식하고, 3. 이를 확대 적용하라는 큰 틀을 유지하고 있음을 본다면 더욱 그렇게 여겨진다.

 

 우리는 현상하는 세계를 의지의 거울, 의지의 객관성이라 부른다. 그리고 삶이란 표상에 대해 의지의 의욕이 나타난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의지가 의욕하는 것은 언제나 삶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단적으로 "의지"라고 하는 대신 "삶에의 의지"라고 한다면 그것은 같은 표현이고 췌언 贅言에 불과하다. 의지는 사물 자체고 세계의 내적 내용이며 본질적인 것이지만, 삶, 가시적 세계, 현상은 의지의 거울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신체에 그림자가 따라다니는 것처럼 의지에는 이 삶, 가시적 세계, 현상이 분리시킬 수없이 따라다닐 것이다. 또 의지가 현존하는 곳에는 삶, 세계도 현존할 것이다.(p447)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 中


 개체는 자연에 아무런 가치도 없고 가치를 가질 수도 없다. 개체는 수없이 많은 방식을 하찮은 우연에 의해 파멸할 운명에 처해 있을 뿐만 아니라 이미 애당초부터 파멸하도록 정해져 있으며, 종족 보존에 봉사한 순간부터 자연에 의해 파멸로 이끌려 가고 있다. 이렇게 하여 자연 자신은 개체가 아닌 이념만이 본래적 실재성을 가지며, 즉 의지의 완전한 객관성이라는 위대한 진리를 아주 소박하게 나타낸다. 그런데 인간은 그 자체고, 더구나 자연의 자기의식의 최고 단계에 있지만, 자연은 삶에의 의지의 객관화에 불과하다.(p449)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 中


 그렇지만, <인간본성의 법칙>에 담긴 의지는 쇼펜하우어의 의지라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그것은 성공에의 의지이기 때문에, 쇼펜하우어가 말한 삶에 대한 의지가 아닌 니체의 힘에의 의지(Wille zum Macht)가 더 가깝게 느껴진다.

 

 위대한 정복자들은 항상 감동적인 미덕의 언어를 입에 담아왔다. 그들에게는 의기를 끌어올리는 말만 듣고 싶어 하는 고양된 대중이 항상 주위에 있었다. 도덕적인 판단들의 놀랄 만한 어리석음이여! 인간은 힘의 감정을 가질 때, 자신이 선하다고 느끼고 자신을 선한 사람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바로 그때, 그가 자신의 힘을 방출하지 않으면 안 되는 대상인 타인들은 그를 악한 사람이라고 부른다!(p201) <아침놀> 189 中


 정리하자면, <인간 본성의 법칙>은 인간의 본성은 악(惡)하다고 바라보고, 이들을 바꾸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이들을 잘 활용해서 성공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으로, 여기에는 마키아벨리, 쇼펜하우어 그리고 니체의 철학이 담겨 있다고 생각된다. 그렇지만, 이러한 저자의 관점에 개인적으로는 동의하지 않는다.


 주변의 대중들을 깨어있지 않은 존재로 바라보고, 이들과 다르게 행동해서 이익을 얻으려는 태도가 과연 올바른 것인가? 그리고, 인간들이 모두 이기적이라고 하지만, 그들 또한 <인간 본성의 법칙> 이나 같은 부류의 성공학 책들은 접한 이들이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이들 또한 그린의 방식대로 접근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결국 모두가 기만하는 세상 홉스(Thomas Hobbes, 1588 ~ 1679)가 <리바이어던 Leviathan, or The Matter, Forme and Power of a Common-Wealth Ecclesiastical and Civil>에서 말한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 상태'에 놓이게 되는 것은 아닐까. 그러고보면, 홉스의 사상도 느껴진다.


 하나씩 놓고 볼때 사고는 보통 '대상(object)'이라고 불리는 우리 바깥에 있는 물체(body)의 어떤 성질 혹은 우유성(偶有性 accidents)의 '표상(表象, representation)' 또는 '현상(現像, appearance)'이다. 그 대상이 우리의 눈이나 귀와 같은 인체기관에 작용하는데, 이 작용의 다양성이 현상의 다양성을 낳는다.(p27) <리바이어던 1> 中


 그러한 부정적 상황인식 보다는 맹자(孟子, BC 372 ? ~ BC 289 ?)의 여민동락(與民同樂) 정신이 비록 속도는 더디겠지만, 인간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힘이 되지 않을까를 생각하게 된다.


此無他, 與民同樂也. 今王與百姓同樂, 則王矣. 이는 다른 이유가 없습니다. 왕께서 백성과 더불어 함께 즐기기 때문입니다. 지금 왕께서 백성들과 더불어 함께 즐기신다면 왕도를 행하는 제왕이 될 것입니다.(p73) <맹자정의 孟子正義> <양혜왕 梁惠王하 下 2편> 中  


 이와 함께 책 제목에서도 아쉬움을 느낀다.  '인간 본성의 법칙'에서 본성(本性)이라는 말을 국어사전에서 살펴 보면, 본디 가진 성질, 속성을 의미하는데, 원제 Human Nature에서 nature의 의미는 이와는 조금 다르다. 


nature : someone's nature is their character, which they show by the way they behave.


 작은 차이일 수 있겠지만, 책의 내용 중 인간 본성이라 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는 점에서 제목 선정의 아쉬움이 느껴진다.


 예를 들어, 저자가 말한 18법칙 죽음 부정의 법칙을 생각해보면, 저자가 본문에서 다룬 죽음에 대한 태도는 현대인의 태도다. 필리프 아리에스(Philippe Aries, 1914 ~ 1984)의 <죽음 앞의 인간 L'homme Devant la Mort>에서도 드러나지만, 죽음에 대한 부정적 태도는 19세기 이후 형성된 것으로 과거와는 달랐던 양상이다. 이처럼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여러 현상(phenomenon)중 현대인에 초점을 둔 인간의 속성을 과연 인간의 본성(本性)이라 볼 수 있을 것인지. 물론, 번역의 어려움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관점의 혼란은 아쉽게 생각된다.


 <인간 본성의 법칙>은 앞서 말했듯 역사를 통해 교훈을 제시하고, 방법을 알려준다는 점에서 좋은 성공학책이지만, 개인적으로 저자의 접근 방식에 아쉬움이 느껴졌다는 말로 내용을 마무리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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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24 09: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12-24 14: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살아가며 어떤 일에서든 베팅하는 마음가짐으로 생각하면 의사결정의 질을 높일 수 있다. 결과의 좋고 나쁨이 의사결정을 잘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른 직접적 산물이 아니라는 것을 인지하고, '확실하지 않다'라고 말하는 것이 얼마나 큰 힘을 갖는지 알아낼 수 있다. 미래를 그려내는 전략을 배우고, 뒤늦게 반응하는 식으로 다급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경우를 줄이며, 비슷한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다른 사람들과 인맥을 쌓고 유지해 우리의 의사결정 과정을 개선시키게 된다. 마지막으로 과거와 미래의 나 자신을 동원해 감정적 의사결정의 수를 줄일 수 있다.(p12) <결정, 흔들리지 않고 마음먹은 대로> 中


  <결정, 흔들리지 않고 마음먹은 대로 Making Smarter Decisions when you don't have all the facts>는 불확실한 현실 속에서 효과적인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다루고 있는 책이다. 책의 많은 내용이 포커(Poker)를 통해 얻은 저자 애니 듀크(Annie Duke)의 경험에서 비롯되었지만, 그 내용을 들여다 보면 많은 부분에서 행동경제학의 원리를 담고 있음을 확인하게 되었다. 그래서, 이번 페이퍼에서는 보다 학술적으로 행동경제학을 다루고 있는 <불확실한 상황에서의 판단 : 추단과 편향 Judgment under Uncertainty : Heuristics and Biases>과 함께 책의 대강을 살펴보고자 한다.  


 보다 나은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 먼저 의사결정자들은 지난 결정에 대해 돌이켜 생각할 필요가 있다. 과거 내린 결정이라는 경험을 통해 의사결정자들은 한 단계 나아질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기 때문에 이 과정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렇지만, 과거를 돌아보는 것에는 우리가 빠지기 쉬운  두 함정이 있는데, 그 중에서 사후확증편향을 먼저 살펴보자.


 사후확증편향 hindsight bias이란 어떤 결과가 나온 후에 그 결과가 필연적이었던 것처럼 인식하는 경향을 말한다. '그럴 줄 알았어' 라든가 '그렇게 될 걸 알았어야 했는데' 같은 말을 할 때 그 사람은 사후확증편향에 시달리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생각은 결과와 의사결정 사이의 과도하게 밀접한 관계로부터 만들어진다. 그것이 우리가 과거의 의사결정을 평가하는 전형적인 방식이다. (p23) <결정, 흔들리지 않고 마음먹은 대로> 中

 

 책임을 져야 하는 일의 한 주요 측면은 경험으로부터의 학습이다. 어떤 일의 결과를 알게 되면, 그 일이 발생한 까닭을 이해하려고 하고 우리나 다른 사람들이 그 일을 위해 얼마나 준비를 잘 했는지 평가하려고 한다. 이러한 성과 지식이 우리 자신의 판단에 후견지명 hindsight의 지혜를 베풀지만, 그 장점은 실제보다 높이 평가 된다.(p597)... 사람들은 선견지명으로 알았던 것을 후견지명에서 과장하기 위하여 자신의 예언을 잘못 기억하기까지 한다.(Fischhoff, 1975)(p598) <불확실한 상황에서의 판단> 中 


 과거의 결과로부터 의사결정의 좋고 나쁨을 판단하는 위험을 말하는 사후확증편향 이외에도 우리가 경계해야 하는 요소는 결과 안에도 내재되어 있다. 결과는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기술'과 통제할 수 없는 '운'으로 구분되어 있지만, 많은 경우 우리는 기술과 운은 구별하지 못한다. 이는 이 두 요소가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기 때문이지만, 우리 속담에 '잘 되면 내 탓, 못 되면 조상 탓'이라는 말처럼 결과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이루어지지 못한다면 우리는 실패로부터 배울 수 없게 된다.


 어떤 결과가 실력 때문이라고 여기면 우리는 스스로 공을 차지한다. 결과가 운 때문이라면 그것은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이다. 어떤 결과물이 나타나든 우리는 이 일차적인 분류를 해야하는 의사 결정에 직면한다. 그 의사결정은 해당 결과물을 '운' 바구니에 넣어야 하는지, '실력' 바구니에 넣어야 하는지에 대한 베팅이다.(p138) <결정, 흔들리지 않고 마음먹은 대로> 中


 많은 사람들이 기술 skill과 운 luck이 밀접하게 얽혀 있다는 점에 동의하겠지만, 이 둘이 묶이는 방식을 완전히 이해하기까지는 아직 멀었다. 원칙적으로 이 둘은 분명히 구분된다. 기술과 관련된 상황에서는 행동과 그 결과 사이에 인과적 연결이 있다. 따라서 기술 관련 과제에서는 성공을 제어할 수 있다. 반면, 운은 우연히 발생한다. 운이나 우연한 활동으로는 성공을 제어할 수 없다.(p319)... 기술과 우연 요인들이 사람들의 경험과 너무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모든 기술 상황에는 우연의 요소가 들어 있고 거의 모든 우연 상황에는 기술의 요소가 있기 때문이다.(p330) <불확실한 상황에서의 판단> 中


[그림] 포트톨리오 위험(by 겨울호랑이)


 '기술'과 '운'과 관련하여 여기서 잠시 이야기를 재무관리, 보다 정확하게는 주식 이야기를 잠시 해보자. 우리는 일반적으로 구성자산을 다각화해서 위험을 피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위의 포트폴리오 위험은 이러한 구성의 한계를 보여준다. 위의 그림에서 재무관리에서 포트폴리오 위험은 크게 체계적 위험과 비체계적 위험으로 나눌 수 있는데, 비체계적위험은 구성자산 수를 늘리면 점차 감소하지만, 시장 위험인 체계적 위험은 구성자산의 수를 늘리는 것으로 통제할 수 없다.

 예를 들면, 현대자동차 기업상황이 좋지 않을 때 우리는 이 회사 주식을 사지 않음으로써  기업 고유위험을 회피할 수 있지만, 1998년 외환위기(IMF)와 2008년 세계금융위기와 같은 상황이 닥친다면 시장 구성원들은 시장에 존재하는 한 이 위험을 회피할 수 없게 된다. 결국, 위험은 '통제 가능성'에 따라 체계적 위험과 비체계적 위험의 구분이 가능하다는 것이 이야기의 결론이다. 이의 연장선상에서 우리는 결과 분석 시 우리의 통제가능성에 따라 기술 skill과 운 luck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 잠시 다른 곳으로 흘렀지만, 다시 결정 문제로 돌아오자.


 이처럼 우리는 과거 결과에 대한 분석과 더불어 우리가 가질 수 있는 편향을 먼저 인정해야 한다. 우리가 내리는 결정이 확실한 상황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이처럼 주관적인 결과 분석과 주관적인 확률을 통해서 얻어진 것이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한다면 결정에 대한 마음의 부담을 상당부분 덜어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결정, 흔들리지 않고 마음먹은 대로>는 이러한 기반 위에서 더 나은 결정을 내리는 방법을 제시한다.


 실제의 삶에서 가용성을 가장 분명하게 예시하는 것은 사건이나 시나리오의 우발적 가용성의 영향이다. 많은 사람들이 영화에서 생생한 핵전쟁의 묘사를 본 후, 어떤 우발적 사고나 고장이 그러한 전쟁을 일으킬 것이라는 주관적 확률의 증가를 알아챘을 것이다. 어떤 결과에 대한 지속적 몰두가 그 가용성과 그의 지각된 우도를 증가시킬 수 있다.(p244) <불확실한 상황에서의 판단> 中


 <결정, 흔들리지 않고 마음먹은 대로>에서는 좋은 결정을 내리기 위해 보다 열린 마음으로 주위의 의견을 경청할 것을 제안한다. 그리고,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자기 자신을 객관화하여 바라본다면 우리는 주어진 상황에서 좋은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의 생각에 푹 빠져 있어서는 내기에서 이길 수 없다. 내기에서 이기려면 미래에 대한 믿음과 예측이 더욱 정확히 세상을 그려낼 수 있도록 끊임없이 그것을 수정하고 보완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보면, 객관적인 사람이 편향된 사람을 이긴다... 자신의 믿음을 세부적으로 수정하려면 다양한 시각과 대안적인 가설들을 열린 마음으로 고려해야 한다.(p207)...  과거, 현재, 미래의 자신이 함께 어울릴 때 우리는 더 나은 의사결정을 내리고, 그런 의사결정에 대해 흡족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p342) <결정, 흔들리지 않고 마음먹은 대로> 中


 대부분은 아니지만, 여러 경우에 효과적인 위험 관리는 대다수 보통사람들의 협동을 요구한다... 여기서 논의된 발견들은 비전문가들에게는 중요한 도전이 된다. 더 잘 알고, 검토되지 않거나 지지되지 않은 판단에 덜 의존하고, 위험한 판단으로 편향시키는 요인들을 인식하고, 새로운 증거에 더 개방적이어야 한다. 요컨대, 교육받을 수 있는 잠재력을 깨달아야 한다.(p683) <불확실한 상황에서의 판단> 中


 <결정, 흔들리지 않고 마음먹은 대로>는 위와 같은 내용으로 독자들이 효과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책 본문에서는 포커 게임과 스포츠 게임 등의 예시를 통해 독자들이 흥미를 잃지 않도록 따라올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어 독자에 대한 배려가 느껴진다. 그렇지만, 개인적으로 <결정, 흔들리지 않고 마음먹은 대로>의 가장 큰 장점을 든다면, 행동경제학을 알기 쉽게 풀이했다는 점을 들고 싶다. 이번 페이퍼에서 함께 비교한 <불확실한 상황에서의 판단>은 행동경제학과 관련한 30여편의 논문으로 구성된 책으로 재미와는 거리가 있는 책이다. 일반 독자들에게는 생소한 통계 용어로 어렵게 씌어진 이 논문들에서 도출된 유의미한 결론들을 <결정, 흔들리지 않고 마음먹은 대로>에서는 일상 생활에 잘 접목하여 설명하고 있다는 점은 가장 큰 장점이라 여겨진다.


 반면, 많은 통계용어들을 걷어내고 일반 독자들을 위해 쉽게 쓰다보니, 독자들이 새로움을 느낄 여지는 많이 줄어든다. 자기계발서에 관심있는 독자들 입장에서는 한 번쯤은 들어봤거나,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내용의 제시는 비록 그 구성과 절차가 체계적임에도 불구하고, 신선함을 느끼기에는 부족함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부족함을 채우고 즐겁게 읽는 방법을 제시하면서 이버 페이퍼를 마무리 한다.


 <결정, 흔들리지 않고 마음먹은 대로>를 행동경제학과 관련된 책들과 함께 읽는다면 보다 즐거운 독서를 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불확실한 상황에서의 판단>의 공저자 다니엘 카네만(Daniel Kahneman, 1934 ~ )이 일반인들을 위해 쓴 <생각에 관한 생각>을 읽는다면, 행동경제학의 이론과 실제의 조합을 잘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여기에 정부의 정책부문까지 알고 싶다면 <넛지>를 곁들여도 좋을 듯하다...


* 이 페이퍼는 출판사의 제공한 책으로 작성된 페이퍼 입니다. * 


 1. 기저율(base rate) : 판단 및 의사결정에 필요한 사건들의 상대적 빈도


 2. 통계학에서, 가능도(可能度, 영어: likelihood) 또는 우도(尤度)는 확률 분포의 모수가, 어떤 확률변수의 표집값과 일관되는 정도를 나타내는 값이다. 구체적으로, 주어진 표집값에 대한 모수의 가능도는 이 모수를 따르는 분포가 주어진 관측값에 대하여 부여하는 확률이다. 가능도 함수는 확률 분포가 아니며, 합하여 1이 되지 않을 수 있다 (출처 : 위키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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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28 12:3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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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28 12:4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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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28 12:5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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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28 13:1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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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31 08:4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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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31 09:1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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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31 09:3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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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8-09-01 23:36   좋아요 1 | URL
한국사회에서 외부를 의식하지 않고 살아가기는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어느정도는 떨쳐버려야겠지요...

2018-09-02 01:5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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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감(同感)의 원인(原因)이 무엇이건 간에, 또는 그것이 어떻게 생겨나건 간에, 다른 사람도 마음속으로 우리 마음속의 감정(感情)에 동류의식(同類意識 : fellow-feeling)을 느끼고 있음을 보게 되는 것 이상으로 즐거운 것은 없다. 또한 다른 사람이 마음속으로 우리와는 반대로 느끼고 있음을 보게 되는 것만큼 충격적인 일도 없다.(p13)' 애덤 스미스(Adam Smith, 1723 ~ 1790) <도덕감정론 The Theory of Moral Sentiments>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 Getting more>는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교수(Stuart Diamond, 1948 ~ )의 협상과 관련한 내용을 정리한 책으로, 이번 페이퍼에서는 이 책 내용을 통해 스튜어트 교수의 강의가 20년 연속 와튼스쿨 최고 인가 강의가 된 비결을 살펴보려고 한다. 이 책의 내용은 다음의 열 두가지 전략을 바탕으로 전개된다. 


1. 원하는 것을 얻는 협상 모델을 위한 열두 가지 전략(p191)


 1) 목표에 집중하라.

 2) 상대의 머릿속 그림을 그려라.

 3) 감정에 신경 써라.

 4) 모든 상황은 제각기 다르다는 것을 인식하라.

 5) 점진적으로 접근하라.

 6) 가치가 다른 대상을 교환하라.

 7) 상대방이 따르는 표준을 활용하라.

 8) 절대 거짓말하지 마라.

 9) 의사소통에 만전을 기하라.

 10) 숨겨진 걸림돌을 찾아라.

 11) 차이를 인정하라.

 12) 협상에 필요한 모든 것을 목록으로 만들어라.


 책은 위에 소개된 열두 가지 전략의 주요 내용을 바탕으로 일상 생활 내용과 접목시켜 독자의 이해를 높여주기 때문에 쉽게 읽힌다. 사실, 위의 내용만 읽어보면 그렇게 새로울 것도 우리가 모르는 사항도 아니다. 위의 내용을 한 줄로 줄이면 <손자병법 孫子兵法> 의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 정도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내가 원하는 것을 명확하게 알고 상대방이 원하는 바를 알면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다는 것과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는다는 손자의 말은 서로 통하는 바가 있다 여겨진다. 다만, 이 책 그리고 저자의 강의가 인기 있는 이유 중 하나는 다양한 사례 제시가 이루어지고, 이를 통해 우리가 당연하다고 여겼던 부분을 긍정적으로 강화시켜주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개인적으로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동감(emphy)과 관련한 부분이다.  애덤 스미스가 <도덕감정론>에서 말한바와 같이 이 책에서도 동류의식을 통해 상대를 배려하고, 이를 바탕으로 우리가 가진 파이를 키워 모두가 승리자가 될 수 있다는 논리를 전개한다. 이러한 글 속에서 승자독식(勝者獨食)의 정글법칙이 아닌 상생(相生)의 정신을 발견하기에 보다 따뜻한 시선으로 책을 읽어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러한 정신에 바탕을 둔 사익(私益) 추구는 공익(公益)으로 확장될 수 있지 않을까.  


 '각 개인이 최선을 다해 자기 자본을 본국 노동의 유지에 사용하고 노동 생산물이 최대의 가치를 갖도록 노동을 이끈다면, 각 개인은 필연적으로 사회의 연간수입이 가능한 최대의 가치를 갖도록 노력하는것이 된다. 사실 그는, 일반적으로 말해서, 공공의 이익(public interest)을 증진시키려고 의도하지도 않고, 공공의 이익을 그가 얼마나 촉진하는 지도 모른다... 다른 많은 경우에서처럼 보이지 않는 손(an invisible hand)에 이끌려서 그가 전혀 의도하지 않았던 목적을 달성하게 된다.(p552)' 애덤 스미스(Adam Smith, 1723 ~ 1790) <국부론 An inquiry into the nature and causes of the wealth of nations>


2. 자녀 교육의 비밀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에는 다양한 협상 사례가 소개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자녀 교육 부분이 가장 눈에 띈 것은 내 자신이 아무래도 자식을 둔 부모의 입장이기 때문이리라. 


 현대 이전까지 교육(education)은 전통적으로 미성숙한 이(어린이)들을 성숙한 이(어른)으로 만드는 과정이었고, 이 과정에서 교육은 다소 강압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 보편적인 인식이었다. 고대(古代) 그리스 시대부터 근세 프랑스 혁명 이전까지도 이러한 인식이 주류(主流)였다.


'교육(paideia)의 요지를 우리는 바른 양육(heorthe trophe)이라 말하는데, 이는 놀이를 하고 있는 아이의 혼을, 그가 어른이 되었을 때 할 일(pragma)의 훌륭한 상태(arete)에 있어서 완벽함을 요구하게 될, 그것에 대한 사랑(eros)으로 최대한 이끌어 줄 것입니다.(제1권 643C)' 플라톤(Platon, BC 424 ~ BC 348) <법률 Nomoi> 



 '계절과 풍토와 환경이 불순한 지역에서 그들의 신체를 단련시켜라. 기아와 갈증과 피곤을 극복하는 훈련을 시켜라. 그들을 "지옥의 강물"에 빠뜨려라... 아이는 어른이 참아내지 못하는 변화들도 견딜 수 있다. 나긋나긋하고 유연한 어린 나무 줄기는 자신에게 가해지는 휨을 어렵지 않게 견뎌낸다. 하지만 더 굳어진 어른 나무 줄기는 그것이 받은 휨을 겨우, 그것도 난폭한 힘을 가해야만 펴지게 할 수 있다. 그처럼 어린이는 생명과 건강에 위험을 주지 않고 튼튼하게 키울 수 있다. 설령 어떤 위험이 닥칠지라도 주저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p80)' 루소(Jean-Jacques Rousseau, 1712 ~ 1778) <에밀 Emile, ou De l'education>


 현대에 와서 어린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예전과는 달리 많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현실은 '어린이에 대한 배려'를 강조한다는 면에서 어린이를 약자(弱者)의 자리에 놓고 있다.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는 이보다 한 단계 더 나가서, 어린이를 아이와 동등한 위치에서 바라보고 있다. 


 '핵심은 아이의 머릿속 그림에 대해 솔직하게 대화하는 것이다. 절대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은 안 된다. 아이가 표현을 잘하지 못한다고 해서 생각이 없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본능에 충실한 아이들의 인지력이 더 날카로울 수도 있다. 그러니 아이가 당신을 관찰하는 만큼 당신도 아이를 충분히 관찰하라... 그런 후에 아이의 말을 충분히 들어라... 아이가 말할 때 돌아보지도 않고 하던 일을 계속하는 것은 아이에게 모욕감을 준다. 더욱 끔찍한 결과는 아이들이 그런 태도를 그대로 배운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부모가 자신을 대한 방식을 결코 잊지 않는다. 따라서 아이가 부모의 말에 귀를 기울이게 하려면 먼저 아이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p323)'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는 자기계발서이고, 쉽게 읽히며, 평이한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다. 그리고 이러한 사실만으로는 저자의 강좌가 인기있었던 배경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다. 아마도, 이 책이 20년 연속 와튼스쿨 최고 인기 강의로서 생명력을 가질 수 있었던 배경은 책 전반에 협상 상대(어린이를 포함한)에 대한 배려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저자의 이런 관점이 제국주의 시대를 거치면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상대를 착취하고, 뺏었던 역사를 가졌던 유럽/미국인들에게는 특히 더 새롭게 다가왔을지도 모르겠다. 


 이러한 점에서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는 편안하게 상대방과 소통하는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는 에세이로서 일독(一讀)할만한 책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그 전에 독자는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가?'을 먼저 알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은 그에 대한 답(答)을 하지는 않는다. 


* 이 페이퍼는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으로 작성된 페이퍼 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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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14 13:4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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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14 14:4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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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15 18:5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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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빠 2017-11-15 20: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문 평론가세요?리뷰가 좋고 기네요.

겨울호랑이 2017-11-15 21:08   좋아요 1 | URL
^^: 아닙니다. 그냥 책을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좋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