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의 과다야말로 힘에 대한 증거이다. ?모든 가치의 전도. 이것을 내세우는 사람에게 그림자를 드리울 정도로 암담하고도 끔찍한 이 의문부호?이런 운명을 지닌 과제는 매 순간 태양에게 달려가라고 강요하고, 무거운 너무나도 무겁게 되어버린 진지함을 자기 자신에게서 떨어버리라고 강요한다. - P-1

‘문화-국가’란 단지 근대적 이념일 뿐이다. 이 중 하나는 다른 것에 의존해 살아간다. 다른 것의 희생에 의거해 번성한다. 문화가 융성했던 시대는 전부 정치적으로는 하강기였다:문화적인 의미에서 중요했던 것은 비정치적이었고, 심지어는 반정치적이기도 하다. - P-1

<어떻게 ‘참된’ 세계가 결국 우화가 되어버렸는지. 어떤 오류의 역사>는 《우상의 황혼》에서 가장 유명한 대목이다. 이 대목은 아주 간결한 몇 단어와 형식으로 형이상학의 역사를 오류의 역사로서 개괄하고 있다. 플라톤에서부터 그리스도교를 거쳐 칸트에 이르는 참된 세계와 가상 세계라는 이분법의 변천사가 제시되고, 실증주의를 거치고 니체에 이르러서 이분법 자체가 파괴되어버리는 과정을 그려내고 있다. 오류의 역사의 종말은 곧 형이상학적 사유의 종말이고, 이 종말은 니체에게서 가능해진다.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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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에게는 역경이야말로 개인을 단련시켜 위대한 존재로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강력하고 건강한 의지는 자신의 성장을 위해 오히려 그러한 역경을 요청한다. 진정한 행복이란 공리주의에서 생각하는 것처럼 고통의 제거나 회피를 통해 획득되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고통을 자신의 내적 성장을 위한 계기로 승화시키는 자기고양을 통해 획득된다. - P-1

플라톤주의에서 참된 세계는 인간이 ‘자신의 노력을 통해서’ 도달할 수 있는 세계이며, 인간이 도달할 수 없는 피안으로서 상정되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이 점에서 니체는 플라톤주의를 아직은 남성적인 강함과 자신감이 남아 있는 철학으로 본다. 이에 반해 그리스도교는 인간의 구원을 신의 은총에서 구한다는 점에서 의존적인 성격을 갖고 있으며 여성적인 연약함에서 비롯된 것이다. - P-1

성욕을 불결한 것으로 파악하는 그리스도교적인 도덕은 성관계에 의해 시작되고 이어지는 우리의 삶과 그 발단에 오물을 퍼붓는 것이다. 그리스도교적인 도덕은 ‘삶에 대한 원한’에 사로잡혀 있다. - P-1

니체의 첫 저서인 『비극의 탄생』에서 도취가 ‘개체가 자신의 개체성을 망각하고 우주의지와 하나가 되는 합일의 느낌’을 가리킨다면, 『우상의 황혼』에서 도취는 ‘힘의 상승과 고양의 느낌’을 가리킨다. - P-1

소크라테스의 변증법은 크게 반어법(反語法)과 산파술로 구성되어 있다. 반어법은 상대방의 주장에 내포된 모순점을 폭로하여 상대로 하여금 자신의 무지를 인정하게 하는 방법이었고, 산파술은 대화를 통해 상대방이 잠재적으로 이미 알고 있는 진리를 스스로 깨닫게 하는 방법이다. 여기서 니체는 소크라테스의 변증법으로 특히 반어법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 같다. - P-1

각 개인은 필연적인 존재이며 하나의 숙명이다. 그는 전체에 속해 있으며 전체 안에 존재한다. ― 우리의 존재를 심판하고 측정하며 비교하고 단죄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왜냐하면 이것은 전체를 심판하고 측정하며 비교하고 단죄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 그러나 전체의 외부에 존재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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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의 황혼 대우고전총서 39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박찬국 옮김 / 아카넷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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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각은 도무지 거짓말을 하지 못한다. 감각의 증언을 가지고 우리가 만들어 내는 것, 그것이 비로소 감각에 거짓말을 집어넣는다. 예를 들어 통일성이라는 거짓말, 사물성, 실체, 영속성이라는 거짓말을....... '이성' 이야말로 우리로 하여금 감각의 증언을 왜곡하게 하는 원인이다. 감각이 생성, 소멸, 변천을 보여주는 한, 그것은 거짓말하지 않는다.  _ <우상의 황혼>, p16/111 


 쇠망치(Hammer)는 말한다. 니체의 쇠망치는 서양정신사의 우상들을 내리친다. 그리고 산산히 조각내어 부순다. 그가 거부하는 것은 소크라테스-플라톤에 의해 구현된 변증법과 산파술에 의해 세워진 참된 세계(Idea)라는 이상향이며, 기독교가 강조하는 천국이다. 감각은 생성, 소멸, 변천을 보여주지만, 이성은 이 변화하는 세계 뒤에 영속적이고 변치 않는 진리(형상/이데아)가 있다고 주장하며, 이것이 곧 실체, 사물성, 통일성 등의 개념으로 굳어져 현실을 왜곡한다.


 이성에 의해 모든 것이 조화롭게 어울어진 객관적 세계. 그것은 주역 63번째 괘(卦) 수화기제(水火旣濟)의 세상이기도 하다. 니체는 그 세상에 쇠망치를 휘둘러 이러한 완성을 산산히 조각낸다. 대신 아직 완성되지 않은, 끊임없이 생성하고 미결 상태로 남아있는 64번째 괘인 화수미제(火水未濟)의 세계를 열어젖히고자 한다. 이성 대신 감성으로, 아폴론 대신 디오니소스로, 선악 대신 '그 너머로'. 


  니체는 현실-이상(참된)세계의 구조를 거부한다. 마치 '수학적 체계가 충분히 복잡하다면 자신이 모순이 없다는 사실을 그 체계 안에서 증명할 수 없다'는 '괴델의 불완전성(不完全性)' 정리처럼. '이성'이 세운 삶과 세계의 체계(도덕, 종교)는 그 체계 안에서는 삶의 가치를 최종적으로 평가하거나 그 참됨을 증명할 수 없는 불완전성을 내포한다. 니체는 이성 체계 안에서 침묵하는 대신, '자기극복'을 통해 그 체제를 통째로 뛰어넘는(超越) 길을 선택한다.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 침묵할 수도 있겠지만, 니체는 그 체제를 뛰어넘는 것을 선택한다. 체제 뿐 아니라 체제에 속한 자신까지 뛰어넘는 '자기극복'을 통해 그는 한 단계 도약하며, 위버멘쉬(Ubermensch)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힘에의 의지(Wille zur Macht)'를 통해 삶의 모든 순간을 긍정하고 사랑하며, 자신의 존재 전체를 '영원히 다시 반복되더라도 기꺼이 받아들이겠다'고 선언한다. 이 영원회귀(永遠回歸)의 수레바퀴 앞에서 그는 해탈(解脫) 대신 고통까지도 웃으며 긍정하며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공포와 연민에서 벗어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리고 아리스토텔레스가 해석하는 것처럼 공포와 연민을 격렬하게 방출함으로써 그 위험한 정념으로부터 정화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공포와 연민을 초월하여 생성의 영원한 기쁨 자체로 존재하기 위해서 _  파괴에 대한 기쁨까지도 포함하는 기쁨으로 존재하기 위해서. _ <우상의 황혼>, p60/111


  아리스토텔레스의 카타르시스(정화)가 '위험한 정념으로부터 정화(Purification)'되는 것임에 반해, 니체는 공포와 연민을 초월하여 '생성의 영원한 기쁨 자체로 존재'하고자 한다. 이는 순수 이상향을 거부하고 현실에 대한 전면적인 긍정으로 나아가는 태도이다. 이처럼 <우상의 황혼>은 짧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니체 사상의 주요 얼개와 강력한 메시지를 명쾌하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좋은 안내서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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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이 시사하듯이 니체는 여기서 서양인들이 숭배해온 우상에 황혼이 임박했음을 고지하고 있으며, ‘쇠망치’로 우상을 분쇄하는 작업을 통해 이러한 우상의 황혼을 앞당기려 하고 있다. - P-1

니체가 우상을 파괴하려 하는 이유는 그것이 데카당한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우상은 사람들의 맹목적인 숭배를 받으면서도 실질적으로는 사람들의 삶을 병들게 하고 생명력을 약화시키고 있다. 니체는 이렇게 우상을 파괴하는 작업을 ‘모든 가치의 재평가’라고도 부르고 있다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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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는 형이상학적 이원론 대신에 생성 소멸하는 세계만을 실재 세계로 인정하는 일원론의 입장을 취한다. 이와 함께 그는 인간의 소망과는 상관없이 생성 소멸하면서 인간에게 기쁨과 아울러 고통을 선사하는 이 세계를 흔연히 긍정하는 생명력으로 충일한 정신을 육성하려고 한다. - P-1

인간이 자신을 강화하고 고양시키기 위해서는 고통스런 자기극복 과정이 필요하다. - P-1

니체는 우리의 사고는 자유로운 이성적 주체의 산물이 아니라 언어구조에 의해서 크게 제약되어 있다고 본다. - P-1

니체는 선과 악에 대한 두 가지의 상반되는 해석 방향이 존재한다고 보면서 그것을 주인도덕과 노예도덕이라고 부르고 있다. - P-1

주인도덕에서 선과 악은 고귀함과 저열함을 의미하는 것에 반해, 노예도덕에서 선은 약한 자들에게 친절하고 이들을 돕는 것을 의미하며 악은 약한 자들을 지배하고 억압하는 것을 의미한다.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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