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서 디랙은 이제까지의 상식적인 진공 아무것도 없는 텅 빈 상태ㅡ을 대신하여 전혀 새로운 입장에서 진공을 다시 해석했다. 그는 우선, ‘마이너스 에너지 상태에는 전자가 빈틈없이 들어차 있으며 이미 플러스 에너지를 가진 전자가 에너지를 잃어서 마이너스 상태로 들어갈 여지는 전혀 없다‘고 하여 ‘마이너스 에너지의 곤란‘을 구원했다. 그리고 이 마이너스 에너지상태에 전자가 들어차 있는 상태야말로 새로운 ‘양자역학적 진공‘이라 생각한 것이다. - P94

진공과 물질은 우주를 만드는 두 소재이다. 그 진공과 물질의 상태는 힘으로 규정된다. 그러므로 진공과 물질과 힘의 진화는 우주 그 자체의 형성과정을 반영하고 있다. 특히, 우주의 극히 초기의 극적인 변천은 힘의 진화론이라고도 할 통일이론으로 구체적인 기술을 할 수가 있었다. - P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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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배우주론은 <우주 초기는 고온의 불덩어리다> 라고 주장한다. 거기서는 필연적으로 소립자의 세계가 실현되어 있으므로 최신의  소립자 이론인 ‘게이지 이론‘이 등장하여 활약하는 장이제공되었다는 것이다. 결국 우주론과 소립자론의 멋진 도킹(Docking)에 의해서 ‘소립자론적 우주론‘이 확립되고 초기 우주의 상세한 성질을 정량적으로 논의할 수 있게 되었다. - P200

이와 같이 생각하면 세 번째의 상전이는 6장에서 언급한 국소 게이지 대칭성의 자발적 깨짐, 즉 힉스 기구에 의해서 기술할 수 있음을 알 것이다. 위크 보손, 쿼크, 렙톤이 질량을 획득한 것은 바로 이때이다. 쿼크, 렙톤은 물질의 소재이므로 물질질량의 기원을 여기서 구할 수 있다. - P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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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편은 치밀하고 장자 특유의 사상이 집약되어 있다고 한다면, 외편은 내편의 사상을 부연 설명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 것이 많고, 인의를 주장하는 유가를 비판하기 위한 목적이 강하며, 내편에 비해 풍자하는 논조도 신랄하다. 외편과 더불어 잡편은 장자의 사상을 이어받은 후학들에 의해 지어진 것이 대부분이다.

만물이 타고난 능력을 구속받지 않고 자유롭게 발휘할 때 행복할 수 있다는 균등의 원리가 바로 제물론의 요지다.

외편 〈재유在宥〉 편에서 장자는 정치란 있는 그대로 내버려두어야 하지 다스리려고 애쓰다 보면 오히려 더 어지럽게 된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도덕이나 법에 의해 백성을 구속하고 억압해서는 안 된다는 논리를 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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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3 내란 이후 윤석열 파면으로 치뤄질 대선정국. 어느 기관보다 정치로부터 중립적이어야 할 사법부와 선거를 중립적으로 관리해야 할 권한대행이 심판의 자리에서 내려와 스스로 플레이어로서 참가하겠다고 선언한 날이다. 내란 사태 이후 내가 알던 상식이 더 이상 상식이 아님을 절감하고 있기에 새삼 놀랍지는 않지만, 이토록 많은 문제점 속에서 대한민국이라는 국가가 참 용케 굴러왔구나싶다. 이런 모순을 알려주었다는 점에서 윤석열이 자신을 계몽시켰다는 누군가의 말은 전혀 근거가 없는 것도 아닌 듯 싶다. 비록 전혀 그가 의도한 방향은 아니었겠지만...


 한국의 파벌과 인맥이 부자(父子) 관계를 원형으로 하고 있어서 아버지 역할을 맡은 사람은 권위를 가지고 아랫사람을 보살필 의무를 지고, 아들 역할을 맡은 사람은 절대적인 복종을 미덕으로 한다는 사실도 이미 오래전부터 꾸준히 지적되었습니다... 혹시 '원만함'이 뭐가 문제냐고 묻는 분이 있을지모르겠습니다. 원만함은 우리 사회에서 대체로 좋은 가치로 받아들여졌고, 어느 조직에서나 원만한 사람을 선호하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 이 원만함이 사법 관련자들을 지배하는 이데올로기가 되면 문제가 심각해집니다. 원만함이라는 이데올로기가 지켜내는 것은 언제나 기득권층의 이익과 기존 질서입니다. 갈등 상황에서 가만히 있는 것을 원만함으로 이해하는 조직에서 "정의"라는 본질적인 가치는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습니다. _ 김두식, <불별의 신성가족>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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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삼성전자의 HBM3E 퀄 승인 관련 기사를 읽으며, 과거부터 현재까지 삼성전자의 발목을 잡아온 '발열' 문제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https://www.thelec.kr/news/articleView.html?idxno=34339

 삼성전자, "HBM3E 퀄 승인, 발열문제와 관계 없어"


 삼성전자의 HBM 승인 퀄 관련 기사가 어제 오늘 일도 아니고, 벌써 1년 넘게 이어져 온 것을 생각하면 이제는 지나갈 만한데. 이번에도 언론들의 설레발 기사와 엔비디아의 침묵 그리고 삼성의 부인이 이어지겠지. 그렇지만, 오늘따라 유난히 기사의 "발열"이라는 단어에 눈이 머무는 것은 삼성전자의 근본적인 기술 경쟁력을 발열에서 찾은 본문의 내용 때문이다. 저자는 삼성의 기술적 한계를 '발열'로부터 찾아 논지를 전개해간다.


 “근원적인 기술 경쟁력에 대해 걱정을 끼쳐서 사과한다, 앞으로 기술의 근원적 경쟁력을 복원하겠다." ... 사과로는 달라지지 않는 본질적 문제가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입니다. 바로 삼성전자 기술력의 본원적인 한계였습니다. 고작 앱 하나로 그런 말을 할 수 있냐고요? 네, 있습니다. 그 앱이 감추려고 했던 ‘발열’이라는 현상의 중대한 의미 때문입니다. 삼성전자의 발목을 잡는 사건은 늘 발열입니다. _ 서영민, <삼성전자 시그널>, p17/254


 <삼성전자 시그널>에서 저자는 2021년 GOS 문제의 근원인 '발열'로부터 삼성전자의 기술 격차, 성능 격차를 발견하고 이를 파악한다. 후발주자였던 삼성전자가 앞선 주자들을 따라잡으며 2010년대 중반 반도체 메모리 사업의 중심에서 이제는 쇠락하기까지의 과정안에는 히타치와 도시바, 미쓰비시를 비롯한 일본 반도체 기업을 딛고 일어나 이제는 TSMC에게 무너져 가는 영광과 안타까움이 함께 담겨있다.


  책에서 우리는 무엇을 확인할 수 있을까. 삼성은 달라지지 않았다. 다만, 게임의 법칙이 달라졌을 뿐이다. 삼성전자가 진출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규모의 경제를 바탕으로 한 가격경쟁이 일어나는 시장으로, 이 시장은 경쟁자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 폐쇄적인 시장이었다. 마치 갈라파고스와 같은 곳에서 치킨게임의 승자로 살아남은 승자 삼성전자가 폐쇄적인 기업풍토를 강화하게 된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수순일지도 모르겠다.


 D램은 기술 개발을 위해 먼저 투자하는 쪽이 성공합니다. 불황의 골이 무서워도 투자를 멈추면 안 됩니다. 그 순간 낙오됩니다. 그리고 한 번 더 거대하게 투자해 가능한 거대한 공장을 지어야 합니다. 수요가 따라오지 못할까, 경쟁자도 그런 공장을 지을까, 두려워 망설이는 순간 끝입니다. 조금 작은 공장은 결국 치명적인 약점이 됩니다... 이 시장의 법칙은 공존이 아닙니다. 공존을 꿈꾸고 적당히 투자하고, 적당히 타협했다가는 곧바로 파산과 퇴출의 골짜기로 떨어집니다. 적자생존, 약자소멸입니다. _ 서영민, <삼성전자 시그널>, p73/254


 삼성전자의 전성기 '삼성공화국'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던 시기에 씌여진 <삼성을 생각한다>는 D램의 승자 삼성전자가 어떻게 우리 사회를 지배했는가를 보여준다.그룹의 역량을 모아 반도체 부문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표준화된 제품을 대량 생산해서 경쟁자를 무너뜨리고, 확보된 가격통제력을 바탕으로 쌓은 막대한 이익을 근간으로 한국사회를 지배한 삼성 그룹. 2010년대까지 한국사회와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의 (삼성 승리의) 선순환 구조는 2020년대 들어 깨지게 된다. 왜 그럴까?   

 

 현재의 재벌은 중소기업의 희생을 바탕으로 성장했다. 재벌이 시장 지배력을 남용해 중소기업에 부담을 떠넘기는 구조였다는 뜻이다. 대기업은 중소기업이 독자적인 기술을 개발할 여력이 생기지 않는 선에서 납품단가를 정해 왔다. 중소기업을 갑싼 노동력을  제공하는 곳 정도로만 활용하는 셈이다. _김용철, <삼성을 생각한다>, p433


 이건희가 한때 "한 명의 천재가 만 명을 먹여 살린다"며 해외 유명 대학에서 수학한 인재들을 영입하도록 수립하기 위한 팀을 만들었지만, 별 성과를 내지 못했다. 영입 인재들의 실력이 부족했던 것은 아니다. 폐쇄적이고, 권위적인 삼성 문화가 이들이 능력을 발휘하는 것을 막는 걸림돌이었다. 외국 선진 기업이나 연구소에서 스카우트한 인재들이 삼성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_김용철, <삼성을 생각한다>, p437


 본질적으로 삼성은 달라지지 않았다. 앞서 언급했듯 다만, 게임의 법칙이 달라졌을 뿐이다. 변화된 시장은 단순히 엔비디아의 GPU가 인텔의 CPU를 대체했다는 것, 삼성 파운드리의 몰락과 TSMC의 부상을 의미하지 않는다. 무어의 법칙에 따라 막대한 투자로 경쟁자를 압살하는 삼성의 전략은 10나노 이하의 첨단 선단 공정에서 더 이상 유용하지 않았다. 대신, 고객의 요구에 따라 막대한 투자를 마다하지 않고, 공생의 길을 찾고 학습 곡선을 통해 성장을 택한 TSMC의 부상은 ;패러다임의 변환' 자체가 아닐까. 어쩌면 오늘의 TSMC를 결정한 것은 모리스 창의 말처럼 삼성 파운드리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한 사람의 실적은 대체로 경쟁자가 결정한다. -모리스 창, TSMC 창업자


 위탁 생산 자체보다 TSMC의 이런 전략이 더 중요한 이야기입니다. 고객을 위해 고객 대신 극단적으로 거대한 자본을 투자해, 극단의 생산 유연성을 준비해줍니다. 고객에게 성장의 기회가 오면 그 기회를 100% 살려줍니다. 게다가 거래를 하면 할수록 완성도는 더 높아지니, 관계는 장기 지속될 수밖에 없고요. 모리스 창은 화답하듯 "우린 고객을 위해 어떤 장애물도 뛰어넘는다"고 웃으며 말합니다. _ 서영민, <삼성전자 시그널>, p119/254


 Reverse Engineering. 삼성전자는 리버스 엔지니어링을 통해 경쟁사 또는 협력사의 제품과 기술을 빠르게 흡수해서 성장하고 1위의 자리에 올라설 수 있었다. 그렇지만, 주위를 폐허로 만들고 그 위에 우뚝 선 제국이 주위로부터 따돌림을 당하며 자신만의 생태계를 갖추지 못하고 무너지는 것이 현재 삼성의 모습이라면 삼성전자가 풀어야 할 문제의 난이도가 생각보다 상당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한편으로 삼성은 4G LTE 칩 발주라는 미끼를 던져 TSMC가 이를 생산하기를 희망했다. 이를 이용해 TSMC 제조 공정기술의 허와 실을 탐색해보려는 속셈이었다. 그러나 TSMC는 삼성을 직접적 고객으로 삼기를 꺼렸다. 공장 내부에 진입하여 기밀이 누설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었다. _ 상업주간, <TSMC 반도체 제국>, p51/274


 삼성은 1983년 이병철 회장의 도쿄 선언을 통해 반도체 산업에 진출했고, 1993년 이건희 회장의 프랑크푸르트 선언을 통해 신경영 선언을 통해 도약했다. 마누라와 자식을 빼고 다 바꾸라는 결단으로 세계 정상에 선 삼성전자가 최근 마누라를 바꿔버린 SK하이닉스에게 순위를 빼앗긴 장면은, <맥베스>에서 '어머니 배를 가르고 나온 맥더프를 떠올리게 헤서, 다소 웃픈 감이 있지만. 과거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선도했던 삼성전자가 이번 위기를 발판 삼아 폐쇄적인 문화를 극복하고 고객 중심의 개방적인 혁신 시스템 구축과 장기적인 기술 경쟁력 확보에 매진하여 다시 한번 영광을 재현하기를 기대하며 글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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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5-04-18 20: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삼성의 기업 마인드에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엔비디아에서 왜 삼성은 고객에게
갑질을 하냐는 말이 괜히 나온게
아니죠.

다른 건 몰라도 파운드리 분야에서
이제 삼성은 TSMC의 경쟁 상대가
아닙니다.

한 때 세계 반도체산업을 주름잡
던 일본 기업들의 전철을 밟게 될
것 같습니다.

기업 전체의 조직 문화를 뜯어 고
쳐야 하는데, 불가능해 보입니다.

겨울호랑이 2025-04-18 22:22   좋아요 1 | URL
동감입니다. 나아가 삼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삼성으로 대표되는 우리나라 재벌 기업들의 문제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또한, 과거의 성공 공식이었기 때문에 변화를 받아들이는 것이 더 어려워 보입니다. 기업이 처한 환경, 최고경영자, 소비자, 사회 등 모든 것이 변화했음에도 불구하고 성공해온 대기업의 체질과 DNA가 바뀌지는 않겠지요. 공룡의 자리를 설치류가 대신한 것처럼 새로운 기업 리더십이 등장하는 것이 더 빠를지도 모르겠습니다...

yamoo 2025-04-18 20: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재용이 있는한 삼성은 휴헷패커드 전철을 밟을 것으로 보립니다. 재무이사를 내치던가 해야하는데 쉽지 않고 망하는 태크를 탈듯..^^ 주주들은 아니 일반인들은 다 아는데 이재용만 모르는듯..ㅎㅎ

겨울호랑이 2025-04-18 22:28   좋아요 0 | URL
yamoo님 말씀처럼 삼성은 재무통들이 다 망친다고 하더군요. 현장보다는 분기, 반기 단위의 이익과 연동된 PS,PI에만 열광하는 조직 문화에서 장기적인 비전을 발견하는 것은 분명 한계가 있어 보입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최고경영자의 몫이라면, 이러한 관점에서 동양사학과 출신의 이재용은 좋은 학자는 될 수 있을지언정 거친 싸움을 하기에는 적합한 인물이 못되는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