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4월 마이리뷰 당선작

10점
도선생, 어쩌자고 미완성으로 끝내셨소! - 잠자냥
<네또츠까 네즈바노바>
도스토예프스키는 참 신기한 작가이다. 적어도 내겐 그렇다. 나는 그가 위대하다고는 생각하지만 딱히 그의 작품을 사랑하지는 않는다. 그의 수다스러운, 끊임없이 지껄이는 서술 방법은 때때로 피곤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데 정말 신기한 점은 시간이 좀 지나면- 즉 그의 작품을 읽은 지가 좀 되면- 그 미친 듯한 지껄임, 수다가 그리워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아마도 언젠가는 그의 모든 작품을 다 읽을 것 같다. 늘 느끼는 점이지만, 읽고 나면 정말 아, 이런 미치광이 같은 작자를 봤나, 아, 이런 도스토예프스키! 하고는 감탄해마지 않...

8점
학교의 본질에 주목한 책 - 닷슈
<왜 학교에는 이상한 선생이 많은가?>
어디에나 이상한 사람이 많지만 학교에는 유독 이상한 사람이 많게 느껴진다.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인거 같다. 저자가 말한 것처럼 학교에 실제로 이상한 사람이 많다, 아니 허용된다. 그것은 적어도 교실에서만큼은 마음껏 권력을 견제 없이 누릴수 있는구조와 정말 중대한 실수가 아니면 평생 밥그릇이 보장되는 상황때문이다. 거기에 내 사견을 보태자면 학창시절이란게 워낙 길고, 아직 인격적으로 미성숙하고 민감한 시기라 더욱 그러한 이상함이 강하게 각인되기 때문일 수 도 있다. 어쨌든 학교가 이렇게 이상한 것은 결론적으로 말하면 학교의 본질인...

6점
childfree - 다락방
<아이 없는 완전한 삶>
작년 여름이었나, 출근 길에 임신한 여자를 마주쳤다. 나보다 훨씬 젊어 보이는 여자였는데, 갑자기, 아, 나는 이제 임신을 원한다고 해도 가능성이 매우 낮아졌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비혼'이었던 것, 그리고 임신과 출산, 육아에 맞닥뜨리지 않은 것 모두가 나의 선택이었고, 그래서 나는 지금의 모습으로 살 수 있었지만, 이제와 내가 출산과 육아를 선택한다고 해도 그 가능성은 십년 전, 이십년 전에 비해 훨씬 낮아졌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나이 들어가면서 몸의 많은 기능들이 노화를 가리키고 있고, 아마도 십 년내에 완...

˝제퍼스 박사의 책(난 멀쩡해, 이 버르장머리 없는 녀석아)을 읽고 나서 마음이 놓였습니다. 부모 노릇에 복합적인 감정을 느끼는 게 정상이고, 부모 노릇을 하다 보면 수많은 희생과 불쾌한 순간들을 견뎌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으니까요. 제일 안타까운 건, 다들 제게 엄마가 되는 것은 굉장한 성취감을 얻는 일이라고만 했지, 한번 부모가 되면 무를 수 없다는 사실 같은 부정적인 얘기는 해주지 않았다는 겁니다.˝ (p.73)


10점
SF의 힘 - 빙혈
<SF의 힘>
만약에 어떤 사람이 어려서부터 정규 교육을 전혀 받지 않고, 도서분류상 SF(과학소설로만 일단 한정하자면)만 읽고 자랐다면, 그 사람은 커서 몽상적 비현실적 사고만 하는 부적응자가 될 가능성이 클까요? 이런 질문은 사실 무의미한 게, 사람의 미래를 결정하는 요소는 어떤 reading material을 읽고 자랐는가 하는 요인 외에, 타고난 감정상의 기질, 지능 등 무수히 많은 변수가 더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죠. 저자께서는 이 책 중에서 "과학기술의 발전은 선형적, 비례적으로(맥락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독자인 제가 표현을 변형했...

10점
다투며, 사랑하며, 그리워하며... - 자목련
<축복>
내가 살고 있는 곳은 작은 읍 소재지다. 다니고 있는 교회는 더 작은 면 소재지에 있다. 예배에 참석하시는 분은 거의 노인들이다. 자연스레 주일마다 안부를 묻고 살핀다. 예배에 나오지 않으시면 무슨 일이 생긴 것이다. 먼 도시의 병원에 입원을 하셨거나 돌아가신 경우도 많다. 몇 년 사이 이곳에도 요양 시설에 거주하시는 분도 늘어난다. 죽음이란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하지만 죽음을 기다리는 삶은 불안의 연속이다. 시한부 선고를 받은 『축복』속 대드 루이스도 그렇지 않았을까? 폐암 말기 진단을 받고 남겨진 시간을 어떻게 보낼까, 차분하게...

10점
프로 강사가 되기 위해 귀기울여야 할 전문 노하우들... - 벤투의스케치북
<대한민국에서 강사로 산다는 것>
강사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것은 해설사 입문 단계에 들어선 내 상황 때문이다. 물론 나는 강사와 해설사가 어떤 차이들을 갖는지 헤아려 말할 여력이 없다. 강사는 어느 정도 나이도 있어야 하고 경험이 있어야 한다. 경험을 인식으로 연결짓는 능력도 있어야 한다. 저자는 경제적 이유만으로 강사라는 직업을 택하고자 한다면 권하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저자는 크로노스와 카이로의 시간을 말한다. 양적인 시간이 크로노스라면 질적이고 효율적인 시간이 카이로스이다. 성실이 전부가 아니다. 특별한, 임팩트 있는 시간의 축적이 필요하다. 일...

10점
한 권의 소설이 말을 걸어올 때 - 꼼쥐
<열정>
이해할 수 있을까? 어떤 소설은 한 권의 철학서처럼 읽어내야 한다는 걸 말이야. 때로는 그렇더군. 스토리의 전개와 논리의 개연성에 집중하면서 읽는 흔한 소설 독법으로는 뭔가 덜그덕거리는 이질감이 느껴져서 지금 읽고 있는 소설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예감이 지레 들곤 하지. 아귀가 잘 맞지 않는 느낌이랄까, 아무튼 그래. 소설의 문장을 한 줄 한 줄 읽어갈 때마다 나는 마치 어떤 의식에 앞서 몸과 마음을 정갈히 하고 진행되는 절차에 집중하는 것처럼, 편견이 깃들지 않는 맑은 의식을 유지한 채 하나의 문장이 의미하는 바를 천천...

10점
Příliš hlučná samota - Jeanne_Hebuterne
<너무 시끄러운 고독>
카페 '검은 양조장'카운터에 기대앉아 나는 맥주 한 잔을 마신다. 이봐, 오늘부터 넌 혼자야. 홀로 세상에 맞서야 해. 마음이 안내키더라도 사람들을 보러 나가 즐기고 연기를 해야 할 거야. 이 땅에 발붙이고 있는 동안은 말이야. 오늘부터는 수심에 찬 원들만 소용돌이치는군......전진이 곧 후퇴인 셈이지. 그래, 프로그레수스 아드 오리기넴과 레그레수스아드 푸투룸은 같은 말이야. 너의 뇌는 압축기에 짓이겨진 한꾸러미의 사고에 불과하지. 햇살을 받고 앉아 맥주를 마시며 카렐 광장은 쉴새없이 오가는 사람들의 무리를 지켜보았다. 젊은 사람...

10점
글은 곧 그 사람이다~ - bookholic
<우리 문장 쓰기>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빠가 십여 년 전에 이오덕 선생님이 쓰신 <우리글 바로 쓰기(전3권)>을 읽은적이 있어. 그 책들을 읽고 아빠의 글쓰기는 크게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았단다. 비록 아빠가 글쓰기를 직업으로 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인터넷 게시판에도글을 쓰고, 회사에서도 대부분의 일을 메일로 하기 때문에 글쓰기는 아빠의 생활에서 중요한 일 중에 하나였거든. 그때, 이오덕 선생님의 책들을 읽은 다음부터 이오덕 선생님이 가르쳐주신 대로 글을 쓰려고 노력했단다. 아빠가 잘못 쓰고 있는 것이 너무 많아서 ...

어른들의 글쓰기도 자기의 삶을 정직하게 쓰는 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 까닭은 무엇보다도 지금까지의 우리 문학이 크게 잘못된 글쓰기가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우선 우리 문학은 겨레의 삶과 말에서 멀리 떠나 있었다. 그것은 글을 쓰는 사람들이 방안에 앉아 글만 쓰는 데서 오는 필연의 결과였다. 삶과 말에서 떨어져 나간 문학은 일부 사람들의 오락물 구실밖에 할 것이 없었다. 그래서 그 문장은 갈수록 사실과 사물을 떠난 병든 말의 희롱으로 떨어진 것이다. 우리 문학작품이 일본말과 일본말법을 퍼뜨려 우리 글 전체를 오염하고 우리 말을 병들게 한 사실도 바로 보아야 한다.(3 쪽)


10점
[이 도시에 불안하지 않은 사람은 없다] 더 평화롭고 충만한 삶을 지향한다면 읽어봐야 할 불안 인문서 - 카일라스
<이 도시에 불안하지 않은 사람은 없다>
"나는 내가 괜찮은 줄 알았다…." 이 말에 가슴이 뭉클해진다. 마음이 시리기도 하고 뜻모를 눈물이 내비치기도 한다. 이 책을 선택한 이유도 이 한 마디가 주는 느낌 때문이었다. 우리는 좀더 노력하면 행복해질 것이라는 생각으로 불안의 덫에 빠진다. 계속 스스로를 몰아붙이며 살아가는 분위기에서 우리는 아프면서도 아픈 줄 모르고 살아간다.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살면서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하며 시리도록 아픈 경험이 있지 않을까. 어쩌면 많은 사람들이 미치도록 불안하고 걱정스런 나날을 이어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과거형이든 현재...

10점
프랑켄슈타인 - 메리 셸리 - 낙서
<프랑켄슈타인 (반양장)>
아름다움이 만들어낸 괴물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은 흔히 공포 소설 혹은 공상과학소설로 구분되기도 합니다. 여러 시체 부위를 꿰어 생명을 불어넣는다는 설정은 비과학적으로 보일 수도 있겠습니다. 혹은 최근의 과학기술 발달을 생각하면 또 과학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요. 『프랑켄슈타인』은 1818년 출간 이래로 많은 관심을 받아온 작품입니다. 연극과 영화로 혹은 다른 매체로 리메이크되곤 했죠. 물론 ‘프랑켄슈타인’이라는 이름이 실은 우리가 생각하던 괴물의 이름이 아니라는 것은 이제 많은 분들이 아시지요. ‘프랑켄슈타인’은 괴물...

10점
이유경 작가와 함께하는 공감의 책읽기 - 단발머리
<잘 지내나요?>
글에는 글쓴이가 보인다. 글을읽으면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글쓴이에 대해 알게 된다. 의식하던 의식하지 않던, 글쓴이는 글을 통해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드러낸다. 글이라는 수단을통해 자신을 표현한다. 소설가 이승우씨가 그랬던가. 소설을쓴 이후로 나는 일기를 쓰지 않습니다. 글을 읽으면 글쓴이를 만난 것과 마찬가지다. 소설이라면 그(그녀)가만든 세계 속에서 주인공 혹은 등장인물 중 하나로 변신한 작가를 만나고, 에세이라면 좀 더 가까이에서글쓴이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글쓰기 책에서 배우는 ‘글쓰기비법’은 소용없을 때가 많은데, 글쓰...

8점
자유민주주의를 다시 수립하자! - cyrus
<국가란 무엇인가>
경제가 어려워질수록 사람들은 군인 출신 대통령들이 조직적으로 국민을 관리하던 권위주의 정권 시절에 대한 향수에 젖는다.10년 불황에 못 견딘 일본 사회도 천황제와 제국주의 시절을 그리워하는 극우파들의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이른바 ‘자유로부터의 도피’이며 일정 부분 전체주의로의 회귀심리다. 개인의 자유로운 삶의 방식을 의미하는 자유주의를 우리는 당연하고 생득적인 것으로 여기며 살고 있다. 하지만 이 개념은 개인의 자유가 거의 부각되지 않았던 부족공동체 시절부터 오랜 역사 속에서 우여곡절을 겪으며 등장했고 최근에야 획득된 삶의 방식이...

10점
한걸음 뒤에 둔 시선 - 모시빛
<축복받은 집>
한걸음 뒤에 둔 시선축복받은 집 Interpreter of Maladies, 줌파 라히리, 서창렬 옮김, 마음산책, 2013. 줌파 라히리의 글은 편하게 읽힌다. 섬세하다. 따뜻한 느낌과 아릿한 느낌이 오랫동안 머문다. 줌파 라히리의 소설을 처음 접한 건 장편 <이름뒤에 숨은 사랑>이기에 인도인의 정체성에 대한 계속된 질문을 단편집에서 느끼게 된다. 정체성이라고 할 수도 있고 그저 줌파 라히리가 관계하는 이민생활을 하는 인도인들의 삶의 모습이 이러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인생에서 맞닥뜨리는 어느 순간의 감정들을 잘 포...

8점
감자는 원래 하늘의 별이었다고 한다 - 양철나무꾼
<스님, 절밥은 왜 그리도 맛이 좋습니까>
얼마전 저녁 밥상머리에서 텔레비전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는데 이윤석이 나왔다.저질체력을 증명이라도 하듯 영혼 탈출한 좀비의 모습으로 어기적거리고 있었다.입맛이 없다면서 밥 대신 알약 하나 먹고 말았으면 좋겠다고 하는데,이때까지만 해도, 사람에게 먹는 즐거움이 얼마나 대단한데 그걸 포기하겠다는 것일까 싶었었다.아내가 얼르고 달래 한술 뜨는둥 마는둥 방으로 들어가더니,이번엔 숨겨놓았던 과자를 한가득 꺼내,'그래, 이 맛이 바로 천상의 맛이야' 하는 표정으로 먹는 것이었다.어이가 없어 나도 모르게 혀를 끌끌거리자 같이 보던 남편이, "엊그...

8점
송시열과 그들(만)의 나라 - 만화애니비평
<송시열과 그들의 나라>
아주 예전의 일이다. 아버지가 제법 건강한 상태에서 배를 타고 때이다. 아버지와 나는 당시 TV를 보면서 역사관련 영상물을 보고 있었다. 이때 등장한 인물이 송강 정철이었다. 송강 정철이라면 선조 시대 아주 유명한 정치가이고, 명문가이며, 국어교과서에 가사문학의 대가로 나온다. 그런 정철을 보는 아버지의 시선은 조금 의아했다. 송강 정철은 유배가면서 사미인곡을 저술했는데, 임금에 대한 그리움과 나라를 걱정하는 충신의 모습을 보여주려 했다. 하지만 아버지가 말한 것은 송강 정철은 아주 아부를 잘 하며, 그래 훌륭한 사람이 아닌 것처럼...

8점
훌륭한 삶이란 사랑에 의해 고무되고 지식에 의해 인도되는 삶이다 - 겨울호랑이
<나는 왜 기독교인이 아닌가>
<나는 왜 기독교인이 아닌가?>는 러셀(Bertrand Arthur William Russell, 1872 ~ 1970)의 종교(宗敎)관련 에세이(essay)다. <나는 왜 기독교인이 아닌가>에는 종교에 대한 러셀의 생각이 담긴 여러 글이 수록되어 있으며, 그 중에서도 제목인 '나는 왜 기독교인이 아닌가'에 대한 주제와 연관된 글 두편을 이번 리뷰에서 살펴보자. [그림] 버트런트 러셀( 출처: http://bonlivre.tistory.com/474)1. 하나님은 존재하는가 The Existence of Go...

8점
모두를 기쁘게 해주는 문학은 가능한가.. - 설해목
<문학의 기쁨>
중요한 것은 길, 도정이지, 그 끝에서 발견하는 것이 아닙니다. 환상에 대해 탐사하는 것은 이미 그 자체로 하나의 훌륭한 이야기입니다. “시도하기 위해 희망할 필요도 없고, 지속하기 위해 성공할 필요도 없다.”_ p.62, 롤랑 바르트, 『롤랑 바라트, 마지막 강의』, 『문학의 기쁨』에서 재인용 질문(혹은 자문)이 거대하면 우리는 끝내 답에 이르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혹여 답을 찾았다고 해도 그 답이 만족할만한 답이 아닐 확률이 크다. 결국 거대한 질문에는 도달점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도달점으로 가는 그 ‘길’(도정...

8점
어떻게 죽음을 마주할 것인가 - 캐모마일
<어떻게 죽음을 마주할 것인가>
죽음은 가장 큰 실존적 문제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어야 할 숙명이지만, 죽음은 개별적이고 그 이후의 세계는 알 길이 없다. 실제로 인간의 많은 불안과 행동의 동기가 죽음에 대한 공포에서 기인한다. <어떻게 죽음을 마주할 것인가>는 환자의 죽음을 다루는 임종학 강의다. 임종 과정은 어떤 단계를 거치고, 그 과정에서 환자가 겪는 원초적 불안과 인간의 존엄성에 대하여 설명한다. 그리고 가족과 의료진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좋은 죽음이란 무엇인가를 논의한다.저자 모니카 렌츠는 정신병리학, 신학, 철학 박사로 다소 생소한 정...

8점
의심만으로 안되고 사유의 행동력이 필요하다 - AgalmA
<의심의 철학>
‘인간은 생각하는 동물’(아리스토텔레스)이라든지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파스칼)라는 오래된 정의가 있다. 바야흐로 생각보다 말이 난무하는 세태에서 그 정의들은 매우 낡아 보인다. ‘생각’은 인간의 고유한 특성이 아니다. 칼 포퍼는 인간과 동물의 지식을 차별하지 않았다. 오히려 “동물은 물론이고 우리 인간도 오류를 저지르는 불완전한 존재”(《삶은 문제해결의 연속이다》)라고 강조했다. 포퍼의 ‘비판적 합리주의’ 또는 ‘반증주의’처럼 가설을 사후 시험과 경험적 적용을 통해 검증하는 것이 인간의 독특한 사고 체계라고 할 수 있다. 이른바...

10점
처음처럼-신영복의 언약 - 햇귀
<처음처럼>
이번에 내가 읽은 신영복 선생님의 <처음처럼>은 개정신판이다. 2007년에 초판으로 출판된 걸 읽었었는데, 올해 독서토론동아리 친구들과 함께 읽기 위해 개정신판을 구입해서 다시 읽었다. 초판보다 분량이 늘었고, 시대의 아픔-세월호-에 관한 글이 새롭게 실렸다. 이 대목에서 신영복 선생님의 꾸준한 성찰적 자세를 엿보지 않을 수가 없었다. 사회 현상을 통해 스스로를 포함한 우리 인간의 꾸준한 성찰을 해야 한다는 자세, 매 순간이 언제나 처음이어야 한다는 결기같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만큼 선생님께서는 매 순간을 성실하게 ...

10점
날개를 믿어보련다 - 나비종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글은 녹는점이었다. 글을 경계로 추웠던 마음은 따뜻함을 향해 허물어졌다. 농담이 아니었다. 외롭다, 음, 격하게 외롭다. 소름 돋는 이 고독을 냉큼 예술로 승화시켜야 해. 우스갯소리로 포장하여 친한 이에게 건네곤 했던 이 말은 사실 진심이었다. 내 말은 아재개그처럼 썰렁했지만 가끔은 웃겼고, 그 말 직전에는 더 자주 외롭고 추웠던 마음이 늘 앞서 있었다.10여년 남짓 되었을까. 외로울 때면 책을 읽고 느낌을 글로 적었다. 그럴 때면 신기하게도 마음이 따뜻해졌다. 마음을 단지 글로 표현했을 뿐인데, 거울인 듯, 자화상인 듯 나의 글은...

8점
사자와 드래곤 와이프 - 레삭매냐
<운명과 분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2015년 최고의 책으로 추천했다는 말은 허언이 아니었다. 미국 출신 로런 그로프의 세 번째 작품 <운명과 분노>는 확실히 재밌는 책이었다. 인류의 삶에서 배제할 수 없는 결혼과 사랑이라는 테마로 이렇게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빚어낼 수 있다는 점이 정말 놀라웠다. 먼저 소설의 남자 주인공 랜슬럿 ‘로토’ 새터화이트의 이야기에 해당하는 <운명> 그리고 더 놀라운 삶의 비밀을 감춘 마틸드 ‘오렐리’ 요더의 이야기가 이어지는 <분노>를 읽어 보니 여러 매체에서 이구동성으로 빼어난 작...

10점
민주주의는 멀고 전체주의는 가깝다 <전체주의의 기원> - 키치
<한나 아렌트의 정치사상 세트 (전3권 + 노트) (반양장)>
민주주의의 반대말은 무엇일까? 많은 사람들이 공산주의라고 착각한다. 사실 민주주의는 정치 용어, 공산주의는 경제 용어로 분야부터 다르다. 민주주의는 말 그대로 국민이 나라의 주인인 정치 체제를 뜻한다.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기 때문에 입법부를 구성하는 국회의원과 행정부의 수반인 대통령을 선거를 통해 선출한다. 민주주의의 반대말은 전체주의다. 전체주의는 다수의 국민이 아니라 소수의 권력자가 나라의 주인이다. 쉽게 말해 독재다. 독재자는 자신에게 충성하는 인물들로 권력 기관을 장악하며 선거를 치르지 않거나 방해한다. 대한민국은 헌법이 보...

10점
새의 두뇌에 대한 새로운 사실들이 말해주는 새와 진화의 진실 - 헤르메스
<버드 브레인>
새에게는 대단히 실례되는 일이지만, 아주 멍청하다는 뜻으로 '새대가리 같다'는 말이 널리 쓰인다. 어쩌다 새는 이런 오명을 뒤집어 쓰게 된 것일까? 그 첫 시작은 아무래도 17세기 대항해 시대에 있었을 것이다. 그 때 인도양의 한 섬에서 그 어떤 포식자도 없이 한가로이 평화를 누리고 있던 도도새는 생애 처음으로 포식자를 만났다. 그것도 하필이면 정말 운이 없게도 포식자 중에서도 가장 상위이자 악랄한 유럽 선원들을 말이다. 자비도 없고 한계도 없는 그들에게, 사냥 당해 본 경험이 전무 했기에 어떻게 생존해야 하는지 그 기본적인 방법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