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월 마이리뷰 당선작

8점
모든 빛깔들의 밤 - 나타샤
<모든 빛깔들의 밤>
#1. 죽음의 변주조안과 희중을 축으로 주변의 사람들이 겪게 되는 혼란과 상실, 두려움과 공포 슬픔과 상처를 냉정하게 그려낸 소설이다.아이와 함께 기차 사고를 당한 조안은 아이를 살리겠다는 생각으로 아이를 차창 밖으로 던진다. 그로인해 아이는 죽고 조안은 살아남게 된다.아이를 잃은 어미의 상실과 슬픔의 온도는 더없이 차고 그 차가움으로 얼어버린 존재감은 그 존재를 비추어 낼 세상조차 얼게 한다. 세상도 없고 어미도 없다.다만 슬픔과 그리움과 자책만이 없어진 것들의 자리를 채운다.아무리 네 잘못이 아니라고 해도 그 위로가 스며들 틈조...

10점
이제는 삶에 대하여 이야기할 차례 - blanca
<애거서 크리스티 자서전>
초등학교 3학년 무렵이었나 보다. 전학와서 사귄 친구와 단짝이 되어 그 친구 집에 놀러갔다 우연히 애거서 크리스티의 <오리엔트 특급 살인> 책을 보게 되었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언니의 책이었나 했다. 단숨에 나는 애거서 크리스티의 팬이 되었다. 어떤 긴장을 끌고 가는 힘 뒤에 애거서가 슬몃 슬몃 뿌려 놓는 사람과 삶에 대한 이야기들이 좋았다. 막 달리는 롤러 코스터가 아니라 때로는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고 뒤를 짚어볼 수 있게 하는 그녀만의 추리소설에 대한 애정은 감해지지도 스러지지도 않고 꾸준히 나의 성장과 함께 했...

10점
마르크스와 자본론을 공부하는 이유. - 해피북
<자본론을 읽다>
카를 마르크스. 무수한 풍문의 사나이. 내겐 언젠가 꼭 알고 싶었던 사람 이였다. 인문학 서적이면 으레 들어볼 수 있는 이 마르크스라는 인물은 누구인가. 손꼽히는 지식인들에게 끊임없이 회자되며, 명명백백한 '공산주의'라 선언한 이 사람을 어찌하여 당당히 거론되고 있는 것일까 하는 궁금증이 있었다. 마르크스를 이해하기 위해 필히 읽어봐야 할 책 『자본론』은 수많은 학식을 지닌 사람들 조차도 고개를 내 저을 정도로 쉽게 접하지 못한다. 마르크스의 논증법은 하나의 가설에 하나의 주장이 아닌 하나의 가설에 세 개의 주장과 또 뒷받침해...

10점
[우리가 사랑한 소설들]빨강책방의 수다, 이동진과 김중혁의 책 사랑방……. - 봄덕
<우리가 사랑한 소설들>
[우리가 사랑한 소설들]빨강책방의 수다, 이동진과 김중혁의 책 사랑방……. 인기 팟캐스트 <이동진의 빨간책방>을 들은 적이 없기에 궁금했던 내용이다. 도대체 어떻게 진행되기에 대부분의 독서가들이 이리도 열광할까. 책읽기를 수십 년 지속해도 질리지 않는 오락이라는 이동진과 노블리스트 김중혁이 함께 대화로 풀어 낸 일곱 권의 소설에 대한 수다다. 두 남자의 책 테라피가 있는 소설 사랑방 같다. 가장 인상에 남는 이야기가 얀 마텔의 《파이 이야기》다. 이안 감동의 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를 통해 스테디셀...

10점
여기 한 남자가 있다 - 이매지
<스토너>
출간 후 50년이 지나서야 기적처럼 부활해 많은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이 소설의 홍보 문구를 보고 처음에는 '다소 과장 섞인 찬사가 아닐까' 하는 의구심을 품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대체 어떤 소설이길래' 싶었기에 '어디 한 번 보자' 하는 마음으로 책장을 넘기다가 나도 모르게 빨려들어가듯이 이야기에 몰입했다. 담담하게, 그리고 때로는 휘몰아치듯이 이어지는 이야기에 몇 번씩 답답함에 가슴을 치면서도 자꾸만 '내가 스토너였다면' 하고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사실 <스토너>는 독창적인 이야기는 아니다. 그저 한 남...

8점
책읽는 여자 : 페미니즘의 위대한 책이 내 삶을 어떻게 바꾸었는가 (원제입니다) - 말리
<빨래하는 페미니즘>
내가 읽은 책이라고 해야 세상의 책들에 비하면 당연 빙산의 한조각이지만, 그래도 이것저것 집적거리며 읽었는데, 한 번도 눈길을 주지 않은 것이 페미니즘 관련 책이다. 반-페미니스트는 아닌데 굳이 손을 들어야 한다면 비-페미니스트?, 한마디로 별로 관심이 없었다. 딸로 태어난 죄로 설움도 당해봤고, 직장생활에서 남녀차별이라는 것도 겪어 봤고, 슈퍼우먼 콤플렉스에도 걸려봤는데, 왜 그렇게 덤덤했는지 모르겠다. 인습에 갇혔기도 했지만 어쩌면 기질 자체가 남성적이어서 그런 건 아닐까 싶기도 하다. 라캉의 성 구분 공식에 따르면 아무래도 ...

10점
조선의 명품 - 아는 만큼 보인다를 뛰어넘어 보아야 하는 것들 - 바람돌이
<간송미술 36 : 회화>
미술관의 역할을 보다 많은 대중에게로의 전시에 둘것이냐, 아니면 작품의 보존과 연구에 중점을 둘것이냐?쉽게 답하기는 어려운 문제다. 또한 사람에 따라서 정말 다양한 의견과 생각이 제시될 수 있다고 본다.아마도 그 의견들 대부분은 나름의 논리적, 심증적 근거를 다 가지고 있을 것이다.정확히 말하면 답이 없다는 것이다.그럼에도 나는 나 스스로가 대중의 입장에서 그동안의 간송미술관의 활동방법에 대해서는 불만이 좀 많았었다.1년에 2번, 무슨 시혜처럼 베풀어지는 소장품의 공개, 거기다 그 많은 사람을 수용하기에는 터무니없이 좁은 미술관 공...

10점
나의 조선미술 순례 - chika
<나의 조선미술 순례>
벌써부터 이 다음의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이중섭과 조양규를 본격적으로 이야기하지 못하고 글을 마쳤다는 아쉬움은 내게는 더욱 더 큰 아쉬움이기 때문이다. 조양규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이중섭은 미술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한번쯤은 들어봤을 이름이고 그의 기구한 삶과 그림들은 이미 유명해졌기에 뭐가 아쉬울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그가 살았던 코딱지만한 방을 보고, 그가 그렸던 그림들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이중섭을 바라보는 저자의 시선과 그에 대해 이야기하는 저자의 말이 무척이나 듣고 싶다. 그런데 지금 이 책에 실려있는 저자의 ...

8점
베를린, 디펜바흐 가 16번지와 아달베르트 가 84번지 사이 - 바벨의도서관
<이노센트>
소설을 쓴다는 건 끊임없이 등장인물들에게 “그건 네 말도 맞아”하고 말하는 거라고 했던가. 독자 입장에서 이야기하자면 소설을 읽을 때도 크게 다르지 않은 듯하다. 이를테면 첫 문단 혹은 첫 페이지에서 누군가를 소개받는다. 줄곧 그를 지켜보며 그의 어법과 행동 패턴을 익혀간다. 겉으로 드러난 것 너머에서 작동되는 성향과 충동을 챙기고, 그의 경험, 그가 지나온 사건들을 어렴풋이 짐작한다. 모든 이해가 일종의 오독이란 점을 감안해도 처음 50페이지는 그런 식으로 흘러간다. “왜?”라는 물음이 “그래, 그럴 수도 있겠어” “그럴 수밖에 ...

8점
그들은 그 집에서 무슨 꿈을 꾸었을까 - 잠자자
<그들은 그 집에서 무슨 꿈을 꾸었을까>
어렸을 때는 단독 주택에 살았다. 동네에 우리 집과 같은 구조를 가지고 있는 집은 없었다. 아버지는 외형도 그렇고 내부의 구조도 그렇고 내가 커가면서 조금씩 변형을 주셨다. 처음 이사 간 집에서 내가 결혼하고 다른 집으로 이사 갈 때를 생각해 보면 지금의 본가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외형적인 변화보다는 내부적으로 살기 편하게 그리고 우리가 성장하는 속도에 따라서 그리고 출가하는 자식들이 생기면서 조금씩 그 용도와 구조가 바뀌었다. 지금은 단독이 아닌 아파트에 살다보니 가구의 배치 이외에는 바꿀 수 있는 것이 없다. 베란다 확장? 혹...

10점
내 마음의 서재 - 백권당주
<마음의 서재>
세상과 좀 더 원활하게 소통하기 위해 독서를 선택했다. 책을 많이 읽으면 시야가 넓어져 세상을 보는 안목이 터질 줄 알았다. 책이 세상을 이해하는 창이 될 줄 알았다. 그러나 상황은 정반대가 되었다. 책을 볼수록 점점 나만의 세상에 빠져 들었다. 의견 충돌이 있을 경우, 어설픈 토론으로 감정싸움을 하느니 차라리 입을 닫아 버리는 것이 상책이라고 생각했다. 내 지적능력에 대한 터무니없는 과신과 오만이었다. 내 생각이 맞든 틀리든 강요하고 싶지도, 강요당하고 싶지도 않았다. 다만 은연중 내 생각이 더 옳으리라 믿으며 “무식하고 편견에 ...

10점
선암여고 탐정단에는 ○○○이 있다. - 그녀,읽다.
<[세트] 선암여고 탐정단 : 방과 후의 미스터리 + 탐정은 연애 금지 - 전2권>
<미스테리가 있다.>너무도 당연한 말이지만 이 소설에는 '미스터리'가 있다. 그렇다고 흔히 생각하는 "살인사건'이 등장하는 것은 아니다. 여고를 배경으로, 여고생들을 주인공으로 펼쳐지는 코지 미스터리(일상 미스터리) 소설이다. 때문에 탐정단이 해결하는 사건들이란 것이 여고앞에 출몰하는 변태 퇴치, 분실물 찾아주기, 교실 내 왕따 문제, 고민 상담, 학교에 떠도는 무서운 전설 등으로 몹시 사소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소재들이 사소하다고 얕보아선 큰 코 다치리라. 그 어떤 탐정이나 형사 못지 않은 열정과 정보력으로 모든 사...

10점
끝나지 않는 실험 - 맥거핀
<정확한 사랑의 실험>
신형철의 책 <정확한 사랑의 실험>에서 자주 반복되는 것처럼 보이는 단어가 있다. "그러나 정신적인 고통은 어떻게 정확히 되돌려줄 수 있을까."(p.70)"내가 정확히 동일한 고백을 동일한 사람에게 했다고 해도 나는 더 이상 스무 살 청춘이 아니고 이 카페는 예전과는 그 분위기가 달라져 있다."(p.86)"실로 지금 이 시대가 체념도 낙관도 모두 허용하지 않는 시대라면, 이 열차가 이상한 곳에 도착했기 때문에 우리는 정확한 현실 인식에 도착한 것일지도 모른다."(p.168) 그리고 그의 고백. "문학(글쓰기)의 근원적인 ...

10점
외로움은 두렵지 않아 - 기억의집
<여자 없는 남자들>
지나간 일이지만, 한창 뭔가 끄적이고 싶어하던 시절, 한 자폐적인 성향의 남자에 대한 단편 미스터리소설을 쓰려고 한 적이 있었다. 기이한 체험에서 비롯한 그 소설적 아이디어는 머리속에서만 빙빙 돌뿐 끝내 문자로 실현되지 않았지만, 한 남자의 자폐성인 성향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에 대해 추적하는 미스터리를 쓰고 싶었던 적이 있었다. 꽤 오래전 한 이십년 전쯤, 친하게 지내던 선배의 결혼식에 갔었다. 그 때그 결혼식장에서 평범한 내 인생에서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아주 기이하면서도 민망한 체험을 했다. 식이 끝나가족 친지 친구들과 함께...

10점
도자기 인형의 사랑 - 희망찬샘
<에드워드 툴레인의 신기한 여행>
책을 읽다보면 다양한 색깔의 책을 만난다. 웃긴 책, 슬픈 책, 그리고 웃긴지 슬픈지 헷갈리는 책(웃픈 책?)... 을 만난다. 기분이 방방 뜨기도 하고, 한없이 가라앉기도 한다. 읽고 나서 금방 잊혀지기도 하고, 오래도록 마음 한구석을 차지하기도 한다. 이 책은 슬프면서도 아름다운 책이었고, 오래도록 잔잔한 감동을 선물해 줄 책이었다. 이 책과의 만남은 가부와 메이 이야기처럼 인기있는 드라마에 소개되어 많은 이들이 이 책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나서였다. 우연히 읽은 가부와 메이 이야기로 좋은 책을 읽은 행복을 만...

10점
서재, 학문과 아취를 상징하는 특별한 장소 - 무진
<서재에 살다>
서재, 학문과 아취를 상징하는 특별한 장소삶의 근거지를 대도시에서 한적한 시골마을로 옮기며 가장 신중하게 생각했던 것이 나만의 서재를 만드는 것이었다. 조그마한 한옥의 구조에서는 내가 가진 책을 어떻게 정리해볼 엄두가 나지 않았기에 책을 정리할 겸 서재를 마련하기로 했다. 마당 한 켠에 직사각형의 구조물을 만들고 세 벽은 책을 둘 수 있는 공간으로 나머지 한 면은 밖이 훤히 내다보이게 유리창으로 만들었다. 아직 이름도 얻지 못한 서재이지만 한쪽에 책상하나 두고 나머지는 비워둔 열린 공간이다. 서재 주인의 허락도 없이 햇볕도 달빛도 ...

8점
사랑, 차고 넘쳐도 부족한 건 왜일까 <사랑에 대한 모든 것> - 키치
<사랑에 대한 모든 것>
우리는 평생 '사랑'이라는 말을 몇 번이나 들을까. 연인, 배우자, 친구, 가족에게서는 물론, 영화, 드라마, 가요 등을 통해 듣는 경우까지 합하면 그 수가 엄청날 것이다. 그럼에도 질리거나 지치지 않고 사랑을 갈구하는 건 우리 삶에 사랑이 넘치기 때문일까, 부족하기 때문일까. 전작 <세상 모든 행복>에서 전세계 학자들에게 행복의 정의를 물은 바 있는 레오 보만스가 이번엔 100명의 전문가에게 사랑에 대해 물었다. 책의 제목은 <사랑에 대한 모든 것>. 심리학, 신경학, 경제학, 인류학 등 각기 다른 학문을 연...

10점
[서평] 명화와 수다떨기 - 쥰리
<명화와 수다 떨기>
얼마전 한국의 전통 문화재를 배운뒤로, 여기저기에서 아는 문화재가 나오면 그 작품이 나온 시기와 그림이라면 어떤 기법을 사용하였는지 알아맞추고 또 보이는 것이 너무 신기해서 이런저런 명화들을 보는 법을 배우고 싶었다. 때마침 그 시점에 이 책을 만나게 되었고, 내가 원하는 명화와 대화하는 법을 배울 수 있는 기초적인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의 표지는 누구나 아는 대중적인 화가 "고흐"의 자화상에 고흐의 자화상에는 없는 안경을 추가하고 카바조의 그림이 안경알에 있으며 머리에는 CU가 쓰여져 있다. 처음에는 원소기호 Cu(구리)인줄...

10점
좀비를 위한 변명 - 곰곰생각하는발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 (1968) 밀레니엄 에디션(Night of the Living Dead Millennium Edition) >
좀비'를 위한 변명 ㅡ 살아난 시체들의 밤좀비 영화 장르는 기본적으로 신체 훼손을 다루는 고어'에 속한다. 팔 다리는 뜯겨 나가고 내장은 밖으로 노출된다는 측면에서 막장 드라마'다. 어디 그뿐이랴 ? 좀비는 훼손된 장기를 물고 뜯고 빨고 씹고 맛본다. " 그랴, 이 맛이제 ! " < 좀비 > 야말로 갈 데까지 간 극한(極限) 캐릭터'다. 하지만 관객은 좀비를 보며 악, 소리를 지를망정 극악(極惡)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시 말해, 좀비는 극한(極限) 캐릭터'이기는 하지만 극악(極惡) 캐릭터는 아니라는 말이다....

6점
재미있게 산다는 것? - 슈퍼작살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조영남씨와 함께 나온 방송에서 처음 본 김정운씨의 인상은 정말 별로였다. 다리를 꼬고 앉은 자세도 마음에 들지 않았고, 심술이 가득한 인상도, 파마 머리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런 사람이 하는 말은 더 마음에 들지 않았다. 안하무인. 자기가 모조리 옳다는 투로 말하는 방식은 더욱 마음에 들지 않았다. 조영남씨도 평소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 프로그램에서 다루는 분야가 인문학 도서와 클래식 음악, 서양화, 동양화였는데, 그런 소재가 아니었다면 나는 바로 채널을 돌렸을 것이다. 그래도 그 프로그램을 통해 소개 받은 고바야시 타끼지의...

8점
‘마왕’ 신해철은 죽었다, '인간' 신해철은 살아있다 - cyrus
<마왕 신해철>
“글로 옮겨보기 전에는 체험을 완성할 수 없다”고 말한 사람은 프랑스의 소설가 르 클레지오였다. 르 클레지오가 글을 쓰는 행위는 살아있는 사람(작가)의 몸을 석고로 떠내는 표현방식과 비슷하다. 이런 글은 체험에 묻어있는 거짓과 허위의 껍질이 벗겨져 있고 진실 된 삶을 온전하게 유지하고 있다. 누군가의 생이 멈추었을 때 차갑게 식어버린 얼굴에 석고를 덧칠해 만드는 데스마스크(Death marsk)도 그렇다. 죽은 이의 얼굴을 보는 문화에 익숙지 않은 우리에겐 아무래도 무시무시한 느낌을 주기 마련이다. 데스마스크는 딱히 특별한 용도는 ...

10점
'소설'이라는 밀알 하나, '시'라는 밀알 하나 - 야나
<소설가의 일>
"꿈을 이루기 위해서가 아니라 꿈이 좌절됐다는 것을 깨달았으면서도 꿈에 대해서 한번 더 말할 때, 우는 얼굴로 어둠 속에 서서 뭔가 다른 좋은 생각을 하며 억지로 미소를 지을 때, 바로 그때 이 우주가 달라진다는 말. 그러니까 도스토예프스키가 [카리마조프 씨네 형제들]의 맨 앞장에 인용한 요한복음 12장 24절의 그 말. 정말 잘 들어두어라.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아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 (257) 옛날 옛적에, 교복을 입고 중2병을 한창 앓았을 때 일이다. 책 좀 읽는다는 세...

8점
허지웅이 뜨겁고 차갑게 말한다. - 마노아
<버티는 삶에 관하여>
허지웅에 대해서 아는 바는 사실 거의 없지만, 방송에 종종 얼굴을 비추니 얼굴은 알았고, 영화평론가 허남웅의 이름을 보고서 허씨 집안에 '웅'자 돌림이 있나 보다... 뭐 이 정도 생각했다. 이 책이 한참 회자되며 많은 분들이 이야기할 때 크게 관심 갖지 않았다. 미안하다. 고백하자면 '허세 쩌는' 허지웅이라고 생각했다. 인상이 그랬다. 역시 미안하다. 이 책을 읽고 나니 허세 쩌는 허지웅은 없다-고는 말 못하겠다. 그런 인상은 여전히 남아 있다. 그래도 내가 막연히 짐작했던 것 같은 잠시 반짝 인기를 얻은, 시류에 편승한 얼치기는...

10점
내가 잘 아는 괜찮은 바가 하나 있는데 - 하이드
<반딧불 언덕>
카나리아바라고 해. 십년쯤 되었는데, 구도라는 오너 쉐프겸 바텐더가 기가막힌 음식들을 내 놓지. 네 종류의 생맥주가 있는데, 도수가 센 것은와인 도수여서 언더락으로 마실 수도 있어. 기타모리 고의 카나리아바를 배경으로 하는 미스터리 단편집은, 그래, 이 작가와 작품을 처음 접했던 '판타스틱'이던가 하는 미스터리 잡지가 있었는데, 그 잡지에서는 카나리아바라고 했는데, 이 '카'가 언제부턴가 '가'가 됨. 치탄다가 지탄다가 되고. 뭐, 그렇다는 이야기. 다섯개의 단편이 있는데, 앞에 세개까지는 그냥저냥 읽다가 마지막 두 개는 진짜 몰입...

10점
당신은 어떻게 위로 받고 있나요 - 오후즈음
<치유하는 책읽기>
때론 어느 하루는 황량한 사막에 서 있는 것 같다. 존재감 없는 어느 날은 더욱더 아무리 걸어도 그늘 하나 없는 사막 고비에 서서 해도 지지 않는 하루만 맞이하는 것 같다. 밤은 절대 오지 않을 것이고 백야도 아닌 백야를 맞아 온 몸을 태우며 서 있어야 할 것 같은 그런 날. 그 때는 그늘보다 눈부신 현실을 잠시 가려줄 작은 손짓이라도 필요하다. 그것이 함께 나눌 수 없는 부재된 공감일지라도 그 순간을 위로 받았다고 생각하고 싶은 것이다. 어떤 이는 긴 시간이나 짧은 시간을 통한 여행으로 치유를 할 수 있고, 사랑은 또 다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