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6월 마이리뷰 당선작

8점
문명과 식량. - yureka01
<문명과 식량>
리뷰에 들어가기 앞서, 요즘 한창 남북회담과 북미 회담이 성사로 북한의 개방을 염원하고 그리고 북한이 베트남만큼이라도 따라와 주면 얼마나 한반도의 기운이 상승할 수 있는 모멘텀이 만들어질까 생각해봤다. 당장에 주식 시장에서 건설, 항만, 철도 등 SOC 산업과 에너지 산업이 상종가를 치고 있는 것만 봐도 그 북한의 개방이 미치는 경제적인 파급효과는 실로 어마어마할 거라는 기대감이 무르익는다. 그런데 나는 여기에 덧붙여서 가볍게 예상되는 생각을 했다. 철도나 항만시설, 에너지 등 SOC 사업은 북한이 당장 해방하더라도 일정 부분 물리...

10점
세상은 여전히 불평등하다 - 데굴데굴
<세상은 여전히 불평등하다>
<세상은 여전히 불평등하다>의 저자인 아마르티아 센은 아시아 최초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후생경제학의 대가이다. 이 책은 아마르티아 센이 15년에 걸쳐 기고한 글 13편을 담았다. 저자는 인도에서 기근이 사라진 일을 이야기하며 공적 논증과 연결 지어 이야기한다. 기근의 영향을 받는 인구는 전체 중 10퍼센트가 넘는 경우가 드물다. 민주주의는 다수결주의인데 어떻게 소수의 인구에게 영향을 주는 기근을 근절시킬 수 있었을까? 바로 기근과 관련 없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사회적 책임으로 받아들이는 공적 논증 때문이다. 그렇다고 ...

10점
번역가 ‘정영목’의 평론과 에세이, 그 진면목을 발견하는 시간 - 필리아
<소설이 국경을 건너는 방법>
걸출한 영미권의 국내 번역 문학작품을 읽다보면 대개는 번역자 ‘정영목’이라는 이름을 발견하게 된다. 해외문학 작품을 즐겨 읽는 독자들에게는 낯설지 않은 이름이다. 그럼에도 나는 그가 쓴 글을 읽을 기회가 없었다. 아니 읽을 기회가 엄청 많았을 터인데 읽지 않았다는 표현이 올바를 것 같다. 번역된 책의 뒤편에는 거의 예외없이 번역자의 ‘해설’이나, ‘번역자의 말’이라는 형식으로 편집되어 있지만, 나만의 감상이 혹여 번역자의 글로 인해 변형되는 것을 꺼려하기에 항상 외면하는 글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은 외면해왔던 글들, ...

8점
나를 불편하게 만든 슬라보예 지젝 - 리군
<한 권으로 읽는 지젝>
내가 슬라보예 지젝을 알게 된 계기는 철학에 있어 변증법에 관심을 가지면서부터였다. 근현대 철학을 배우면서 변증법은 피할 수 없는 사고의 틀이었고, 이런 변증법을 비판적으로 계승한 대표적인 사람이 바로 슬라보예 지젝이기 때문이다. 지젝에 관심을 가지며 그의 글을 검색하여서 읽었는데, 내가 읽었던 글은 영화에 대한 글이었다. 그 글에서 느껴지는 박식한 세계관이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이후 지젝을 다시 만나게 된 것은 경제학 저서를 뒤지면서였다. 마르크스의 공산주의 이론을 공부하고, 공산주의 사상이 현대에는 어떻게 계승됐고 발전됐는지를 ...

10점
인간 본성을 말살하는 절대권력의 본질과 위험성을 날카롭게 통찰한 걸작 - oren
<1984>
진실과 허위가 엄연히 구별되어 있는 터에 전 세계와 대항하면서까지 진실을 고집한다고 할지라도 미친 사람은 아니다. - 조지 오웰, 『1984』 * * * 참여작가는 그 시대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 때문에 결국 세월이 흐르면 낡은 작가가 되고 마는 숙명을 떠안는다. 그런 일반 통념에 반하는 작가가 바로 조지 오웰이다. 그가 1948년에 완성한 『1984』는 너무나 정치색이 짙은 소설이어서 일반적인 문학 작품과는 사뭇 동떨어진 느낌을 준다. 작가가 전달하고자 의도한 정치적 신념이 예술적 목적을 압도한다고나 할까. 『1984』는 그만큼 ...

10점
그림 속에서 조용한 휴식 - 다림냥
<혼자 있기 좋은 방>
언제부터인가 혼자 있는 시간이 좋아졌다. 북적거리는 사람들 틈에서 나의 존재를 확인하는 것보다 혼자 영화를 보거나 책을 읽으면서 자유롭게 보내는 시간이 훨씬 행복하다. 그러다 보면 쭈글쭈글하던 자존감도, 남과 비교하며 자신을 갉아먹던 내 조급함도 조금씩 나아지는 것을 느낀다. 그래서 사람에겐 자기만의 방이 필요하다. 오롯이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방, 마음껏 기뻐하고 슬퍼하며 누구의 눈치도 볼 필요 없는 혼자만의 사적인 공간. 그리하여 나는, 지금, 혼자 있다. 《혼자 있기 좋은 방》은 조용히 숨고 싶은 방 / 완벽한 휴식의 방 ...

8점
앤드류 포터, 진정성이라는 거짓말 - 만화애니비평
<진정성이라는 거짓말>
현대사회에 오면서 우리는 진짜라는 의미에 많은 열정을 부여하게 되었다. 영화, 스타, 스포츠, 정치사회 이데올로기까지 말이다. 그러나 막상 거기에 대해 각자의 생각을 물어보면 뭔가 상세하게 답변하거나, A에게 질문에 답변내용이나, B와 C, 더 나아가 그밖에 사람에게 물어봐도 딱히 특별한 대답이 돌아오지 않는다. 그것은 대부분 사람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생각이란 보편성이 작용할 줄 모르나, 보편성이란 하나의 상식에 기인하나, 개성이나 자기 안의 열정은 보편적 상식에 의해 등장하는 게 아니다. 개성에 대한 보편성은 대다수 사람들 ...

8점
평균 이데아 - cyrus
<평균의 종말>
“매일 아침 일곱 시 삼십분까지 우릴 조그만 교실로 몰아넣고 전국 구백만의 아이들의 머릿속에 모두 똑같은 것만 집어넣고 있어.” 고등학교 중퇴가 최종 학력인 서태지는 노래 『교실 이데아』에서 대입 중심의 교육을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그 후 이십여 년이 흘러간 오늘의 교실은 어떤가. 등교 시간은 달라졌어도 고등학교의 교실 이데아는 그때 그 시절과 별로 달라지지 않은 것 같다. 수능은 전국의 학생을 단일한 시험으로 줄 세우는 획일적인 입시제도이다. 학생들은 자신이 무엇을 잘 할 수 있는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고민한다. 하지만 진...

10점
인간의 진화에 관하여 - 호시우행
<폭발적 진화>
'진화'와 '변화'는 비슷하면서도 조금 다르다. 생물과 구름은 둘 다 변화한다. 하지만 생물은 진화하는 반면 구름은 진화하지 않는다. 앞으로 우리의 '몸'을 단서삼아 이 진화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한다. - '머리말' 중에서 원숭이는 왜 사람으로 진화하지 않는가? 책의 저자 시라시나 이사오는 1961년 도쿄에서 출생했다. 도쿄대 대학원 의학계 연구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민간 기업에서 근무하다 대학으로 돌아와, 도쿄대 종합연구박물관 연구사업 협력자로 일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코단샤 과학출판상을 수상한 <화석 분자생물학&g...

10점
책 읽기의 축복 - 잠자냥
<하느님 이 아이를 도우소서>
책 읽기에도 슬럼프가 있다. 글쓰기 또한 마찬가지이다. 한동안 내가 그랬다. 책을 아예 읽지 않은 것은 아니고, 읽기는 읽는데, 뭘 읽어도 그다지 감흥이 일지 않았다. 다른 때 읽었다면 분명 무척 좋았을 작품도 심드렁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뭔가를 읽고 글로 남겨두는 일도 시들해졌다. 그나마 최소한의 기록을 위해서 짧게 끼적대는 정도랄까. 이런 상태가 얼마나 지속될지 알 수 없었다. 거의 한 달 넘게 그랬던 것 같다.그때 토니 모리슨의 <하느님 이 아이를 도우소서>를 읽게 된 것은 축복이었다. 지난 봄 사두고는 과연 언...

8점
놀러 가자고요 - 김종광 - Breeze
<놀러 가자고요>
누군가의 기록때문에 역사가 살아 숨쉰다. 미처 경험해보지 못했던 것들을 작가가 써낸 글 속에서 경험하게 된다. 한 나라의 문화 또한 그렇다. 우리가 무심코 행동해왔던 것들을 다른 사람의 눈으로 바라보면 그게 하나의 문화가 되듯, 누군가의 기록은 필요하다. 그게 부모님의 일일지라도, 그게 자기 고향의 이야기일지라도. 고향의 이야기를 쓰는 작가다. 마치 여행 에세이처럼 여겨진 제목때문에 읽기 시작했던 책이 하나의 에세이처럼 여겨진 소설이기도 하다. 소설 속 인물들은 굳이 특별한 인물들이 아니다. 우리 주변에 널려있는 우리 부모님들이라고...

8점
어떤 미소의 중심 - 최은영 『쇼코의 미소』 - AgalmA
<쇼코의 미소>
해설을 쓴 서영채 평론가는 이 책을 두고 “지적인 것이 아니라 정서적인 것을 통한 공감력이 포스트 계몽 시대에 유효한 새로운 계몽의 양식일 수 있으리라”고 마무리했다. 최은영 소설을 읽은 사람들은 무슨 말인지 대번에 안다. 최은영 작품이 보여주는 따뜻한 유대의 정서와 온기가 지금 문학에서 간과되거나 희박한 것들이라는 암시다. 우리는 더 참신함, 독창성, 사회 비판적인 책임 의식까지 지닌 전투적이며 영리한 소설을 계속 요구해왔다. 이건 한국 문학의 경향만도 아니다. 어디 어디 문학상을 받은 소설을 선전할 때 저 요구 조건이 충족되었다...

10점
<책> 놀러 가자고요 _ 더 잘 느낄 수 있는 ‘그곳‘으로 - TORY
<놀러 가자고요>
농촌 소설 별거 아닐 수 있지만, 난 농촌 소설이라고 하면 뭔가 어색하고 묘한 이질감을 느끼곤 했다. 농촌, 시골에서 보낸 시간이 제법 있지만 이상하고 문학 작품으로 만나면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낯섦을 느끼곤 했다. 그 이유를 생각해보니 그동안 내가 읽은 농촌 소설이 내가 살아온 시간 이전을 담고 있어서란 생각이 들었다. 근현대사 한국 문학 필독서라는 명분하에 채만식의 『태평천하』, 이문구의 『관촌수필』 등을 읽었다. 역사가 말하지 않는 시대상을 읽을 수 있었기 때문에 뜻깊었지만 솔직히 중고등학생 때 이 책들을 읽으며 즐겁진 않았다...

8점
마지막 카자크 전사 불바 - kinye91
<타라스 불바>
이 소설은 역사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역사 소설은 역사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작가가 결론을 바꿀 수가 없다. 결론은 이미 정해져 있다. 그러나 결론이 정해져 있다고 해서 읽는데 흥미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결과가 나타나기까지 알려져 있지 않은 사실을 작가가 허구적인 상상력으로 메워넣기에 더 흥미롭고 재미 있을 수 있다. 사람들이 역사 소설이나 또는 역사적 사건을 다룬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가, 이미 알고 있는 결과지만 그 과정을 채워넣는 작가나 감독의 상상력에 감탄하기 때문이다. 고골이 쓴 소설 '타라스 불바'도 마찬...

10점
과연 죽음은 누구에게나 공평할까 - 레삭매냐
<당신의 노후>
현대문학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PIN 시리즈 2탄, 박형서 작가의 <당신의 노후>를 읽었다. 적은 분량이어서 그런지 정말 빨리 그리고 스릴러를 읽는 듯한 느낌에 완전 몰입해서 읽게 되었다. 동시에 기시감도 들었는데, 김영하 작가의 <살인자의 기억법> 그리고 구병모 작가의 <파과>가 연상됐다. 그렇지 <당신의 노후>에도 킬러가 등장하지. 다만 의뢰자가 복수나 원한을 품은 개인이 아닌 준국가기관이라는 점이 다를 뿐. 그것도 국민의 노후를 책임진다는 대원칙 아래 출범한 국민연금공단이라는 사실에 소...

10점
선택하길 잘했다 - 나비종
<저도 과학은 어렵습니다만>
“정말요?” 의외라는 듯 다시 한 번 나를 본다. “국어나 가정이라고 생각했는데…….” “전공을 잘못 선택한 바른 예죠.” 열에 여덟은 물리교육을 전공했다고 하면 매칭이 안 된다고 한다. 책을 읽고 독서 모임에 참여하고 시와 리뷰를 쓸 때면 종종 생각했다. 아무래도 나, 전공을 잘못 선택한 모양이야. 감성적인 마음이 공식과 실험 데이터에 부딪히며 마찰음을 냈다. 사포로 된 바닥에서 물체를 끄는 사람이 되어버린 듯 어색하게 주춤거렸다. 되돌아가기에는 너무 멀리 와버렸나.물론 과학이 나의 본성과 전혀 동떨어진 분야는 아니다. 중학교 3...

10점
어느 곳에서나 자본은 피와 오물을 흘리며 태어났다 - CREBBP
<나의 한국현대사>
민주주의는 공짜로 얻어지지 않는다. 해방과 동시에 선진국이 오랜 기간 갈고 다듬은 제도와 법률을 가져왔을 때만 해도 그걸 제대로 신생국가에 적용하기가 그토록 어려운 일이란 걸 알았을 리가 없다. 3.1 독립 운동 이후 민주화 열망은 권력 찬탈자들과 불의에 대항하여 곳곳에서 끊임없이 불타올랐고 때로 많은 피를 뿌리고 실패했고 때로 목적을 이루면서 때로 앞으로 한 발 때로 뒤로 두발 건너뛰며 뒷걸음질칠 때도 있었지만 국민적 열망은 결국 한발 한발 민주화에 향해 앞으로 내딛고 있었다. 이 책은 작가 유시민이 태어난 1959년부터 이 책의...

8점
저는 남자고, 남자고, 음, 남자고...... - syo
<저는 남자고, 페미니스트입니다>
쉼표(,)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고 싶다. 되돌아보건대 빨갱이가 되겠노라는 결심이, 그리고 ‘나는 빨갱이’라는 선언이, 너무 성급했던 건 아닌가 생각하는 일이 잦다. 《자본》도 안 읽었으면서, ‘빨간 맛’이 뭔지도 잘 몰랐으면서, 도대체 어떤 문장에 반하여 syo는 빨갱이가 되(었다고 믿)었을까. “철학자들은 지금까지 여러 방법으로 세계를 해석하기만 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세계를 변혁하는 것이다.”(포이어바흐 테제) 였을까? 아니면, “잃을 것은 오직 족쇄 뿐, 얻을 것은 온 세계일지니, 만국의 프롤레타리아여 단결하라!”(공...

8점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명한다는 것 - 아무
<아우스터리츠>
『아우스터리츠』의 근저를 이루는 ‘나’의 관찰기는 북미산 너구리에 대한 관찰로 시작된다. “(…) 분명히 녀석은 아무 특별한 이유도 없는 이런 행위를 통해 자신의 행동과는 무관하게 빠져든 이 잘못된 세상에서 빠져 나오려는 것 같았다.”(8쪽) 뒤에 이어지는 아우스터리츠의 건축사를 읽다 보면 너구리 이야기는 사족처럼 느껴지지만, 아우스터리츠의 탐원기(探源記)를 다 읽고 저 문장을 다시 보았을 때 밀려오는 상념이란 이런 것이다. 그의 이야기는 자신의 어린 시절을 말하는 부분이 아닌, 여기부터가 시작이었구나, 하는 생각. 정체성은...

우리가 알다시피 모든 강들은 필연적으로 양쪽으로 경계를 갖지요. 그렇게 본다면 시간의 강변이란 무엇일까요? 유동적이고 상당히 무겁고 투명한 물의 특성에 상응하는 시간의 특성이란 무엇인가요? 시간 속으로 잠기는 사물들은 시간에 의해 한 번도 건드려지지 않은 다른 사물들과 어떤 차이가 날까요? 빛의 시간과 어둠의 시간이 동일한 원 속에서 나타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나요? 왜 시간은 한 곳에서는 영원히 정지하거나 점차적으로 사라지고, 다른 장소에서는 곤두박질을 치나요? 우리는 시간이 수백 년 혹은 수천 년 동안 일치하지 않았다고 말할 수는 없을까요, 라고 아우스터리츠는 말했다. (113-114쪽)


8점
톱니바퀴와 도끼, 그리고 새로운 성장축 - 닷슈
<문명과 식량>
인간이 오늘날에 이르기를 설명한 책은 제법 많다. 관심이 가는 주제로 여러 책을 읽긴 했지만 그래도 계속 손이 가는게 이 주제다. 정말 여러 측면에서 설명이 가능하고 다들 흥미롭기 때문이며 인간이 어쩌다 여기까지 왔는지를 보여주기 때문. 이 책은 식량확보라는 측면에서 인간의 발전사를 설명한다. 결국 사람의 개체수가 늘어나고, 농업이나 채집수렵업에 종사하지 않고 사회발전을 이끄는 사람들을 먹이기 위해서는 여분의 식량이란게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국어판 책 제목은 '문명과 식량'이 되겠다. 이런 식량 확보라는 측면에서 책은 매우...

8점
상실 이후의 삶 - BH
<오직 두 사람>
《오직 두 사람》이 흥미로운 이유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김영하식 소설’과 미처 알지 못했던 단편이 공존하기 때문이다. 작가 스스로도 의식하고 있는 이런 변화의 원인으로 ‘세월호 참사’라는 집단적인 경험을 들고 있다. 문화 예술계 전반에서는 ‘세월호 이후의-’라고 명명되는 어떤 경향, 분노하고 절망할 수밖에 없는 참담한 현실 앞에 마냥 무릎 꿇지 않기 위한 끊임없는 논의와 반성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문학계에서도 많은 작가들이 세월호 사건을 기점으로 세계를 바라보는 시선이 근본적으로 변할 수 밖에 없었음을 고백하였고, 김영하...

8점
자화상과 문학작품 속 주인공들을 통해 내밀하게 들여다보는 감정들. - 물방울
<감정의 자화상>
자화상과 문학작품 속 주인공들을 통해 내밀하게 들여다보는 감정들. 강렬한 눈빛, 눈 주위에 흐르는 세월의 흔적들, 굳건하게, 기개있는, 혹은 아련한 눈빛의 사내나 여인의 모습을 볼 때면 그들이 살았을 삶이 궁금하고, 그들이 집중하고 또 집중하며 그려낸 시대의 사람들에 대한 호기심이 깊게 퍼져나간다. 누구보다 자기 자신에 대해 거침없이 붓을 휘갈기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화폭에 담아낸다. 때때로 자신의 궁핍한 생활 때문에 모델을 살 돈이 없어 거울을 보며 자신을 그린 화가도 있지만 많은 화가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확고히 드러내기 위해...

10점
죽음이 가르쳐주는 삶의 비밀 - 설해목
<이 별에서의 이별>
올해 초 매서운 겨울의 한가운데서 한 달 간격으로 같은 장례식장에 두 번을 다녀왔다. 한 번은 상주가 된 동생을 보러 한 번은 내가 상주가 되어서... 상복을 입고 시아버지를 저 건너 세계로 배웅하던 동생과는 다르게 나는 상복조차 입지 못한 채 동생을 하늘나라로 배웅해야했다. 그나마 사람들이 모여 웃기도 하고 안부도 나누던 1월의 장례와는 다르게 2월의 장례는 무슨 정신으로 치렀는지 모르겠다. 예정된 죽음과 예고 없는 죽음은 이렇듯 남겨진 사람들에게 전혀 다른 마지막을 안겨주었다. 2년 전 자매 같던 언니가 세상을 떠났을 때...

8점
못하지만 싫어하지 않아. - 다락방
<소설처럼 아름다운 수학 이야기>
수학은 내게 닿지 못할 영역에 있다. 더이상 수학을 배우지 않아도 되는 직장인이라는 것이 다행인 한편,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학에 대해서는 어떤 미련 같은 것이 남아있다. 내가 수학문제를 푼다는 등위 행위는 일절 하고 있지 않지만, 수학 문제를 잘 푸는 사람, 수학을 잘했던 사람에 대한 동경은 대단한데, 실제로 나는 수학문제를 풀어낸 노트를 보면, 그 노트가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도대체 무엇이 문제이고 무엇이 답인지 알아채지도 못하면서 이미 정신을 잃을 정도로 푹 빠져버리고 만다. 그래서 나는 나를 '수학 문제 푸는 것에 페티시'...

음악은 미술보다 수학과 더 친해서, 음악을 잘하려면 먼저 수학을 잘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학창 시절에 화성음 같은 음계 때문에 고생한 경험을 떠올려 본다면 음악과 수학이 얼마나 잘 통하는지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음악 소리는 진동들의 배열이다. 아주 간단하게 말하면 손뼉 치며 박자를 맞추는 행위는 매우 수학적인 것이다.(p.43)


10점
인생의 깊이를 더하는 라틴어 수업!! - 강나루
<라틴어 수업>
'라틴어 수업'!!이라는 제목을 보고서, 무척이나 어려운 책이라는 선입관이 생겼다. 라틴어에 관심이 없는 나로서는 읽을 생각 자체를 하지 않았다. 그런데, 팟캐스트 '최영아의 책하고 놀자'를 통해서 저자 한동일의 '라틴어 수업'에 대해서 새롭게 알았다. '라틴어 수업'을 단순히 라틴어 문법과 단어를 배우는 수업이 아니라, 유럽의 문화와 역사를 배우는 인문교양수업으로 꾸며갔으며, 인생의 깊이를 더해주는 수업으로 20명으로 시작한 수업이 200명의 수강생과 수 많은 청강생들로 채워졌다. 감동이 있는 수업을 꿈꾸는 나에게, 한동일의 '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