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8월 마이리뷰 당선작

10점
나는 그냥 버스기사입니다 - 묵묵하고 먹먹한 우리 삶의 노선도 - 데굴데굴
<나는 그냥 버스기사입니다>
전주 시내버스 입사 5년 차인 저자의 솔직 담백한 이야기를 담은 <나는 그냥 버스기사입니다>이다. 하루 18시간을 일하는 저자는 시내버스 운전 2년이 넘자 절로 글이 써졌다고 말한다. 서문에서 저자는 다음과 같이 말하는데 슬픈 현실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과로사회의 최전방에서 장시간 운행을 통해서만 생계유지를 할 수 있는 대한민국의 모든 직업운전자들에게 이 책을 바친다." 저자는 섬세한 버스기사님이다. 버스 타면 앉을 시간도 안 주고 바로 출발하는 경우가 많다. 뒤에서 기다리는 버스 때문이기도 하고 간격 유지 때문이기도 ...

8점
나에게 말 걸기 - 나비종
<도플갱어를 잡아라!>
살짝 의기소침한 모습이었다. 퇴근 후 피아노를 배우고 강을 끼고 도는 산책로를 거의 매일 간다고 했지만 그마저 썩 즐기는 것 같지는 않았다. 좋아하는 것을 찾아봐. 친구에게 말했다. 학생들과 상담할 때에도 종종 해주던 말이다.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계속 찾아보라고. 친구와 대화하는데 이 책이 떠올랐다. 도플갱어와 얼굴을 비볐을 때 사라질 듯 투명해지던 주인공의 모습이 친구와 겹쳐졌다. 투명한 외로움이 해파리처럼 물컹하게 잡히는 듯했다. 내게도 종종 머물다 가는. 맛있는 것도 같이 먹고 바다에 발도 담그고, 초록의 숲길도 실컷 보...

10점
우리말 보물창고!! - 강나루
<우리말 절대지식>
당신은 우리 속담을 얼마나 아는가? 아마 30여개를 넘기가 힘들 것이다. 그렇다고 속담을 모아 놓은 백과사전이 있지도 않아 속담을 제대로 공부하기가 힘들었다. 그런데, 팟캐스트 '떡국열차'에서 김승용씨가 나와서 우리말과 우리 속담을 풀어 냈다. 내가 한국인이고, 고등교육도 받은 사람이기에 우리말에 대해서 자세히 알고 있다고 생각했으나, 현실은 그러하지 않았다. 김승룡의 현란한 우리말 속담 풀이에 푹빠져들면서, 우리의 말과 속담에 대해서 그 흥미 진진한 이야기를 좀더 자세히 알고 싶어졌다. 그래서 '우리말 절대지식'을 주문했다. 이 ...

6점
나는 비판한다 고로 읽는다. - 대장물방울
<어디서 살 것인가>
평범과 비범을 가르는 기준은 작고 사소한 차이라고 한다.지극히 당연하게 여겨왔던 이야기들을 놀랍고 새롭다며 환호하는 일을 접하면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잃고는 한다. 그래서 시도해 보기로 한다. 비판 없이 수용하던 습관을 버리고 낯설게 읽고 돌아보기. 건축가이자 교수 유현준의 저서가 시작이 된 건 단지 우연일 뿐.비난은 쉬워도 비판은 어렵다고 한다. 어디까지가 비난이고 어디부터가 비판인지 나 스스로도 확신하지 못하는 때도 많다.모두가 '예'라고 한다고 해서 '아니오'라고 말해야 하는 건 아니다. 아무도 '아니오'라고 하지 않는다고...

10점
책 :: 무민의 겨울 _ 여름의 끝을 기다리며 읽다 - TORY
<무민의 겨울>
아무리 기다려도 비는 내리지 않고, 비처럼 땀만 흐른다. 더위에 지치는 요즘, 어떤 소설을 읽으면 좋을까 고민했다. 무더운 여름을 색다르게 즐길 수 있는 소설, 『무민의 겨울』이다. 캐릭터가 워낙 유명해, 무민이 아기자기한 이야기 주인공이란 걸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무민은 토베 얀손이 쓴 소설 속 캐릭터다. 그가 쓴 무민 시리즈는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상'을 받을 만큼 어린이를 위한 소설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한겨울 무민 골짜기의 추위와 어둠 속에서 혼자 깨어난 무민이 처음으로 독립적으로 활동하며 느끼는 두려움과 외로움을...

8점
우정과 보답 없는 사랑에 대하여 - 레삭매냐
<구스타프 소나타>
로즈 트레마인, 처음 들어보는 작가인데 필력이 오래 되셨는지 비블리오그래피에 작품들이 상당하다. 국내에는 아마 처음 소개된 작품으로 보인다. 여름에 읽기 좋은 책 추천을 어디선가 보고 도서관에서 일단 빌렸는데, 왠지 사서 읽어야할 것 같은 생각이 들어 8월의 첫날 주문장을 날렸다. 그리고 이틀 묵혀서 오늘(8월 3일)부터 읽기 시작했다. 나의 예상은 빗나가는 법이 없구나. 예전에는 책에 메모나 밑줄긋기 이런 건 절대 하지 않았는데 산 책들에 대해서는 앞으로 관대해지기로 했다. 포스트잇도 붙이고, 메모도 달고 밑줄도 쫙쫙 그으면서 말...

8점
다정하고 싶다 - 단발머리
<엄마의 독서>
jsshin님은 이 책이 읽었던 육아서 중에 최고라고 하셨는데, 그런 찬사에 동감한다. 사실 엄마의 독서,라는 제목에서는 한국의 흔한 엄마를 상상하게 된다. 독서가 참 좋대. 독서 잘 하는 애들이 공부도 잘 한대. 그러니까 책을 많이 읽혀야 돼. 책도 많이 사야 돼고. 그래서 이번에 새로 전집 그거 들여놓았잖아. 아이들을 위해 책을 찾아보고 적지 않은 비용을 들여 책을 구입하는 엄마들을 폄하하려는게 아니다. 각 연령에 적합한 독서지도법이 있고, 여러 번 읽을만한 좋은 책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권하는 일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

10점
[마이리뷰] 신사와 선비 - knulp
<신사와 선비>
비교한다는 것은 비교 대상들의 차이를 드러나게 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를 통해 대상들의 정체성을 더욱 명확히 알게 한다. 하지만 비교사는 쉬운 영역이 아니다. 가령 역사학에서만해도 한국사, 동양사, 서양사로 세분화되어 있으며, 각 영역도 국가사로 나뉘어 있다. 대부분의 전공자들은 그 국가사 내지 국가의 한 시대만을 주요 연구 대상으로 삼는다. 한국사 전문가는 서양사 문외한일 수 있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비교사는 연구자 개인이 도전하기에는 엄두가 나지 않는 영역이다. 그래서 대체로 어느 주제에 대한 비교가 필요할 경우...

10점
단죄하지 못한 역사는 반복된다. - CREBBP
<먼 북으로 가는 좁은 길>
상상도 못할만큼 잔혹한 방법으로 엄청난 인명을 학살하고, 학대하고, 억압한 대가로 핵심 세력들이 전쟁에 패한 후에도, 그 땐 그것이 선의였다고 천황을 위해 확장하고 뻗어나가 세계를 재패하게 될 천황과 제국을 위해 그것이 최선이었다고 여전히 믿으며, 편안한 일상 속에서 자상한 아버지가 되어 이웃에 봉사하고 사회에서 존경받는 인물로 조금의 죄책감도 없이, 사과도 없이, 전범 재판조차도 없이 나머지 인생을 살아가는 것은 그 전범집단을 단죄하지 않고 사회 속에 뿌리내리게 하는 것은 역사를 부정하는 것과 같다. 단죄되지 못한 역사, 뉘우치지...

6점
무엇이 인간의 소비를 조종하는가? - cyrus
<댄 애리얼리 부의 감각>
과연 사람들은 언제나 상황에 맞는 합리적인 행동을 할까? 경제학자들은 인간이 항상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합리적 선택을 하는 경제인(Homo economicus)이라 가정해왔다. 과연 그럴까? 그렇다면 왜 공짜로 생긴 돈을 한 번에 탕진할까? 왜 현금보다 신용카드로 물건을 구입할 때 더 많은 돈을 쓰게 되는 것일까? 많은 경제학자가 인간의 비합리적 행동에서 어떤 합리성을 찾으려 노력해왔다. 경제는 개개인의 행동 집합체지만, 종잡을 수 없고 정답도 없다. 인간은 꼭 이성적으로 행동하지 않기 때문에(비이성적 인간, Homo irratio...

8점
무민의 겨울 - 토베 얀손 - Breeze
<무민의 겨울>
아무래도 토베 얀손의 『무민의 겨울』을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폭염의 기세를 말하지 않을 수없다. 한 달여 가까이 30도가 웃도는 요즘이다. 에어컨 설치 기사는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바쁘게 지내고 있으며, 대부분의 사람들은 에어컨 가동은 하는데 누진되는 전기요금 때문에 발을 동동 구른다. 동남 아시아 어느 나라에 여행갔을때 들은 말 중의 하나가 그 나라에서는 한 달 내내 에어컨을 켜도 월 4~5만원 전기료를 낸다고 해서 부러워한 적이 있었다. 산 밑에 살고 있어서 일 년에 에어컨을 한 번도 켜지 않은 때도 있었는...

10점
『피로사회』 출간 8주년, 다시 성과사회를 진단하다 - 베텔게우스
<피로사회>
『피로사회』는 2010년 가을 독일에서 처음 출간되었다. 나오자마자 현지에서 열광적인 반응을 얻었고(5p), 이어 2012년 봄에는 우리나라에서도 번역본이 나왔다. 한국에서 역시 이 책은 상당한 반향을 얻었다. 국내 유력 일간지에서는 여러 편의 소개 기사가 실렸고, 많은 이들이 이 책 내용을 인용했다. 인터넷서점 ‘알라딘’에서는 『피로사회』가 출간된 그해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성과 경쟁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우리나라 현실상 책의 주제가 많은 사람의 관심을 집중시켰던 것으로 보인다. 책은 ‘시대마다 그 시대에 고유한 주요...

10점
품위 있는 그대, 고마워요! - 자목련
<모스크바의 신사>
어떤 상황에서도 유머를 잃지 않는다는 건 얼마나 멋진 일인가? 그것은 자신을 지킬 수 있는 대단한 평정심을 지닌 사람에게만 가능한 일이다. 그런 평점 심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누군가는 굴곡 없는 평탄한 인생에게만 주어지는 특권이라고 비아냥거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여기 190cm 장신의 멋진 콧수염을 기른 알렉산드르 일리치 로스토프 백작의 인생을 듣고 나면 달라진다. 유머가 있는 삶, 그것은 고귀하고 품격 있는 우아한 삶이라는 걸 말이다. 격동의 시기, 1920년대 러시아. 볼셰비키 혁명 성공 후 로스토프 백작은 호텔에 연금된다....

8점
책읽기 예찬, 그리고 삶 예찬... - bookholic
<내 인생 최고의 책>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이번에 읽은 책은 언젠지 모르겠지만 우연히 알게 된 책이란다. 책제목만 보면 교양 서적인 줄 알았어. 내 인생 최고의 책. 딱봐도 어떤 유명인이 자신의 읽은 책 중에 최고의 책을 추천해주는 그런 책 소개해주는 책처럼 보이잖아. 그런데소설이라고 하는구나. 그래서 더욱 관심이 간 책이었단다. 사람들의평도 나쁘지 않아서 그냥 읽어보기로 했어. 이 소설에서 소개된 책들이 꽤 유명한 책들이고, 어떤 책들은 아빠가 읽은 책들도 있었단다.자, 그럼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는지 바로 이야기해줄게. 주인공 ...

10점
『안나 카레니나』_위대한 영혼이 빚어낸 문학 예술의 걸작 - oren
<안나 카레니나 세트 - 전3권>
"인생이나 예술이나, 단 한 가지 필수적인 사항은 진실을 말하는 것이다." - 레프 톨스토이 * * * 톨스토이는 그냥 작가가 아니라 언제나 '러시아의 대문호'라는 특별한 칭호가 따라붙는 작가다. 그가 남긴 대표작은 누가 뭐래도 『전쟁과 평화』와 『안나 카레니나』다. 『전쟁과 평화』는 "지금까지 쓰여진 가장 위대한 장편소설"이라 평가받는다. 그 작품 하나만 하더라도 너무나 스토리가 거대하고 등장 인물들이 방대한 데다가, 인간의 삶을 둘러싼 온갖 다양한 주제들을 너무나 드넓게 포괄하고 있어서 그 스케일만으로도 경이로울 지경인데, ...

8점
비틀어지고 만들어지는 욕망 - kinye91
<포르노그라피아>
제목이 책을 함부로 들고 다닐 수 없게 만든다. '포르노그라피아'라니... '유토피아'가 우리가 갈망하는 세상이라면, 포르노그라피아는 그렇다면 포르노를 갈망하는 사회라는 뜻 아닌가. 선뜻 집어 읽기 민망한 제목이다. 하지만 우리가 '포르노'를 거부한다고 해도 '포르노'는 이미 우리 일상에 너무 깊게 들어와 있다. 스마트폰 시대에 나이를 가리지 않고 장소를 가리지 않고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만날 수 있는 세계가 바로 포르노 세계다. 물론 포르노 세계는 현실세계가 아니다. 가상으로 연출된 세계다. 인간이 지닌 가장 적나라한 몸만을 욕...

8점
인간의 욕망의 끝은 어디인가? - 카알벨루치
<고래>
천명관의 <고래>는 인간의 욕망에 대해 다룬다. 노파-(노파의 딸.애꾸소녀)-금복-춘희(금복의 딸) 란 인물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노파는 전근대를 상징하고, 금복은 근대, 춘희는 탈근대를 상징한다(평론가의 말 중에서). 1부 부두 노파의 이야기를 잠깐 하다가 <고래>이야기의 주인공이 어린 소녀 금복이 어떻게 부두로 흘러 들어와서 젊은 생애를 보내는지 보여준다. 2부 평대 금복이 평대란 동네로 들어와 돈벼락을 맞게 된다. 돈벼락은 노파가 지붕에 숨겨두었던 돈뭉치를 우연찮게 발견하게 된다. 이 ...

‘그날 이후, 소녀를 지배한 건 죽음에 대한 공포였다. 그리고 인생의 절대 목표는 바로 그 죽음으로부터 도망치는 거였다. 그녀가 좁은 산골마을을 떠난 것도, 부둣가 도시를 떠나 낙엽처럼 전국을 유랑했던 것도, 그리고 마침내 고래를 닮은, 거대한 극장을 지은 것도 모두가 어릴 때 겪은 엄마의 죽음과 무관하지 않았다. 그녀가 고래에게 매료된 것은 물을 뿜는 푸른 고래를 만났을 때, 그녀는 죽음을 이긴 영원한 생명의 이미지를 보았던 것이다. 이때부터 두려움 많았던 산골의 한 소녀는 끝없이 거대함에 매료되었으며, 큰 것을 빌려 작은 것을 이기려 했고, 빛나는 것을 통해 누추함을 극복하려 했으며, 광대한 바다에 몸을 뛰어듦으로써 답답한 산골마을을 잊고자 했다. 그리고 마침내 그녀가 바라던 궁극, 즉 스스로가 남자가 됨으로써 여자를 넘어서고자 했던 것이다.’(271p)


10점
<설국>만큼 아름다운 - 잠자냥
<산소리>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눈의 고장이었다. 밤의 밑바닥이 하얘졌다.’ 가와바타 야스나리 <설국>의 첫 문장이다. <설국>의 내용은 가물가물해졌어도, 이 첫 문장만큼은 잊히지 않는다. 아름답다. 어떻게 저런 문장을 쓸 수 있는지 감탄 또 감탄할 뿐이다. <설국>은 읽는 내내 그 담백한 아름다움이 마음 깊이 새겨지는 작품이다.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작품을 읽을 때면, 언제나 그만이 빚어낼 수 있는 섬세한 아름다움에 마음이 정화되곤 했다.<산소리>또한 감탄하면서 읽었다. 그의 작품 가운데 ...

8점
건축에 대해 좀 가벼워지고 생각은 많아진 최신작. - 닷슈
<어디서 살 것인가>
작년 한국예능에 새로운 형태는 아니지만 섭외 인물을 전례없이 각 분야 전문가들로 하면서 재미와 깊이를 동시에 잡았던 프로 알쓸신잡. 짧게 시즌 1-2를 끝냈지만 그 때 유현준이란 사람을 처음 알게되었고, 그의 책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를 봤었다. 매일 공간을 향유하고 그로인해 오만 감정을 느끼면서도 문외한이었는데 그 책 덕문에 조금이나마 건축에 관심이 생겼더랬다. 그리고 그의 신작이 거의 일년만에 나왔다.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가 좀더 그의 건축에 대한 생각과 아이디어를 집대성한것 같았다면, 이번 신작은 자신의 생각과 경험...

10점
노동자에게 공감이라는 기적을... - 설해목
<보이지 않는 고통>
인간공학자가 된다는 것은 노동자들이 있는 곳에서 수없이 많은 시간을 보내며 노동자의 눈으로 작업현장을 바라본다는 것을 뜻한다. 또한 인간공학자가 된다는 것은 노동자들의 행동 관찰 결과를 경영자들과 논의하기 위해 작업현장과 사무실 사이를 종횡무진 누빈다는 것을 뜻한다. 공감 격차를 관찰하기 위한 최적의 직업이라고 할 수 있다. _ p.109 이 책을 읽고서야 인간공학자라는 직업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우리나라에도 과연 이런 직업이 존재할까 싶어 네이버에 검색해보니 ‘인간공학기사’라는 자격증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관련 ...

8점
讀萬卷書 行萬里路라는데, 2 - 양철나무꾼
<언젠가, 아마도>
지금까지 읽은 책을 탈탈 털면 죽을때까지 讀萬卷書는 가능할 것 같은데, 行萬里路는 어림도 없지 싶다.한동안 외국에 머물렀던 적은 있으나 학업을 위해 삶을 살았던 것이니 여행의 개념은 아니었고,지금도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어디 돌아다니기 보다는 한가롭게 머물며 책을 읽는 걸 즐긴다.나의 이런 행태를 여행이라고 해야할지 쉼이라고 해야할지 모르겠어서 혼란스러울때 이 책을 만났다.김연수 님의 마인드는 나의 그것과도 좀 닮았다.그래서 내린 결론은 여행이냐 쉼이냐, 를 놓고 편가르는 것은 부질 없으니,많이 보고 액티브하게 움직이는 것을 즐기는...

10점
소설의 힘 - 다락방
<레베카>
책장을 펼치자마자 시작되는 '맨덜리' 저택에 대한 묘사는, 공간적 배경에 크게 흥미가 없는 내게는 지루하게 느껴졌다. 왜 이렇게 장소에 대해서 설명할까.. 이어지는 내용이 금세 흥미로워져 정신없이 읽었는데, 다 읽고나서는 맨 앞에 저택에 대한 설명이 나올 수 밖에 없었구나, 하고는 처음으로 돌아가 그 부분을 다시 읽어야 했다. 뭐랄까, 오랜만에 '소설이란 이런 거지'하는 걸 제대로 느꼈달까.처음 이 소설이 시작할 때 느껴지는 건 흥미로움이다. 돈이 없어 적은 연봉을 받으며 엄마뻘인 부인의 '동반자'가 되어야 하는 아직 어린 '나'는...

악마는 더 이상 우리를 괴롭히지 않는다. 우리는 위기를 극복한 셈이지만 그렇다고 상처조차 남지 않은 것은 아니다. 재앙에 대한 그의 예감은 처음부터 정확했다. 수준 낮은 연극에 등장하여 과장되게 소리를 질러대는 여배우처럼 우리는 자유를 위해 크나큰 대가를 치렀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었다. 하지만 내 삶의 멜로드라마는 이미 충분했고 그래서 현재의 평화아 안전을 보장받을 수만 있다면 나는 내 오감까지도 기꺼이 포기할 작정이다. 행복은 획득하는 소유물이 아닌, 생각의 문제였고 마음의 상태이다. 물론 지금의 우리에게도 절망의 순간은 찾아온다. 하지만 시게로 잴 수 없는 시간이 영원으로 치달을 때 나는 그의 미소를 보면서 우리가 함께 있다는 것, 함께 걸어간다는 것, 어떤 의견 차이도 우리 사이의 장벽이 되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곤 한다. (p.11)


10점
쓰기가 당신을 만들고 지켜줄 겁니다 - syo
<책에 빠져 죽지 않기>
1고생대 데본기에 다양한 생선들이 어슬렁어슬렁 육상으로 기어 올라오기 시작했는데, 그와 유사한 양태로 2015년 초의 서울에서는 그저 읽는 syo가 읽고 끄적거리는 syo로 진화의 힘찬 발걸음을 내딛는 중이었다. 그해 이전의 syo는 서평 같은 게 왜 있는지, 서평과 독후감의 차이는 무엇인지, 뭐 이런 기초적인 것들을 1도 이해하지 못하는 한 마리 무지몽매한 척추동물일 따름이었다. 그리고 무덤이 있으면 반드시 핑계가 있는 법. 핑계 1. 아니, 지금 지구에 책이 몇 권이나 있는 줄 알아? 그리고 걔네가 앞으로도 태어나길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