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1월 마이리뷰 당선작

10점
치매 환자를 돌보는 이들에 대한 사회적 차원의 보호도 시급하다 - 헤르메스
<낯선 이와 느린 춤을>
살면서 사람은 이런저런 많은 타격을 받기 마련이지만, 치매는 그 중에서도 가장 둔중한 타격의 하나가 아닐까 한다. 한 때, 이런 생각을 해 보았다. 기억을 온전히 그대로 가진 채로 육신이 죽는 것과 육신은 비록 살아있더라도 자신을 포함하여 살면서 가진 모든 기억을 잊어버리는 것 중에 어느 게 더 나을까 하고. 문득 영화 '블레이드 러너'의 마지막 장면이 생각났다. 거기서 인위적으로 규정된 수명이 다해, 자신을 만든 사람을 찾아 수명을 늘리려 지구에 잠입한 안드로이드 룻거 하우어는 결국 그 일을 실패하고 수명이 다해 죽으면서 이런 말...

10점
올해의 그림책, 나는 지하철입니다 - 네꼬
<나는 지하철입니다>
제목만 알고는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지하철을 타고 다니는 사람들의 모습을 묘사하는 책, 일상의 소중함을 알게 하는 책, 바쁜 현대인에게 휴식을 권하는 책, 그런 책이려니 짐작했다. 한편으로는 어린이들에게 '지하철 이야기'가 관심을 끌 수 있을까 의심도 했고, 그렇다면 어른을 위한 책인가 보다 지레짐작을 했다. 책을 (여러 번) 읽고 난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나의 짐작은 어느 정도만 맞았다. 주제도 내용도 어쩌면 새롭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 책이 주는 감동은 당황스러울 만큼 훌쩍, 예상을 뛰어넘었다. 어른을 위한 책 아닐까 했던 짐...

10점
˝무지개는 피었다가 진다˝ - blanca
<떠나는 자와 남는 자의 마지막 수업>
죽음을 앞둔 멘토와 멘티의 수업을 표방한 책은 어느새 진부해져 버린 감이 있다. 죽음을 앞두고 각자의 개별성은 확 트인 일반성의 시야 앞에서 해체된다. 우리는 매일 전투를 치르며 삶을 견뎌내며 살아내야 하는 사람들이라 그들의 고견은 때로 비현실적으로 들린다. 하지만 이 책의 리뷰를 쓰려고 마음먹게 된 것은 지금까지의 그런 비슷한 류의 책들과 확실히 다른 차별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92살의 어머니와 오십이 다 된 아들이 일년 여 동안 주고받은 편지 안에는 죽음의 이야기보다는 삶의 이야기가 더 많이 담겨 있다. 게다가 그 주인공 둘은 ...

10점
부조리한 삶, 존재의 불안 2 - 팝콘
<폐허의 도시>
1987년 뉴욕, 여자는 도시에 있다. “살고 싶은 마음을 들게 하면서도 그 삶을 빼앗아 가려고 애쓰는 것이 이 도시다.(11쪽)” 폴 오스터의 [폐허의 도시]에 시간과 공간은 특정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작가는 미국의 유대인으로서 습관적으로 살아가다가 만나는 낯섦, 삶의 부조리함을 바라보고 있다. 그 공간이 익명이기에 우리가 사는 바로 이곳을 바로 대입하기가 오히려 어렵지 않다. 모든 것이 불확실하고, 죽는다는 것만은 확실하지만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삶은 현대사회에서 현대인이 겪고 있는 그것이다.폴 오스터가 그린 마지막 며칠─...

“주변의 모든 것이 변화에 변화를 거듭하면서 매일 새로운 행동을 낳는다. 예전의 그 흔들림 없어 보이던 가정(假定)이나 전제가 한순간에 헛된 것, 무의미한 것이 되어 버린다. 이것이 딜레마다. 한편으로 우리 모두는 환경에 적응하고,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잘 이용하여 살아남기를 원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보면, 그렇게 해서 살아남는다는 것이 한때는 우리를 인간으로 생각하게 만들었던 그 모든 것을 다 없애 버려야 한다는 결론으로 이어지니 이 얼마나 황당한 모순인가? 당신은 내가 하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아는가? 살기 위해서는 죽어야 한다는 의미다. 많은 사람들이 삶을 포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아무리 기를 쓰고 발버둥쳐도 모든 것을 잃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사람들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런 점에서 보면 애쓰고 노력하는 일이 허무한 짓거리가 아니겠는가.”


10점
인류에 대한 모든 것 - WiredHusky
<사피엔스>
정말 무서운 책이다. 태어나서 이렇게 충격을 받아본 책이 몇 권이나 있었나 싶다. 이스라엘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는 역사학과 생물학이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역사서다. 시원부터 현대에 이르는 호모 사피엔스의 역사를 600쪽으로 정리한 조감도. 혹은 인문학 총서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그냥 정리를 잘한 거냐 하면 그렇지 않다. 모든 사안에 대해 독특한 해석을 선보인다. 유발 하라리에 따르면 인류는 약 7만 년 전 인지혁명을 일으켜 이후 3만 년 전 까지 언어, 바늘, 배, 활과 화살 등 다양한 도구를 발명했고 이는...

8점
『버려진 개들의 언덕』 류커샹 : 동물도 도시의 시민일까? - 리니
<버려진 개들의 언덕>
내가 사는 도시에선 들개를 보기 힘들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다고 없는 것은 아닐 것이다. 들개들은 보통 교외나 산 근처, 재개발 지역과 길거리를 떠돈다. 그들이 원래부터 자연에서 오랫동안 생존하여 개체 수를 늘려간 것일까? 아니다. 아마도 일부(시골에서 풀어놓고 기르는 개들을 포함한)를 제외하고는 누군가의 반려견이었던 개들이 버려지고, 버려진 개들이 새끼를 낳아 늘어났을 것이다. 그나마 요즘에는 공공 유기견 보호소가 다수 생기고, 민간단체에서도 솔선수범하여 들개 혹은 유기견들을 재입양시키려 애쓰지만, 다수는 안락사 되고야 만다. 게...

61쪽,

들개 중 흔히 말하는 `떠돌이 개`는 없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일정한 거주지 없이 사는 그런 `떠돌이 개` 말이다. 설사 있다고 해도 대부분 어떤 목적지로 향하기 위해 분주히 뛰어다니는 경우이다. 그런 경우 아마도 버려진 뒤 얼마 되지 않아 살 만한 곳을 찾아다니고 있는 개일 가능성이 크다. 그게 아니면 어떻게든 집에 찾아가려고 발버둥치고 있는 것이다. 또 어쩌면 환경파괴로 더는 원래 살던 곳에서 살 수 없게 된 개일 수도 있다.


10점
거의 완벽한 소설 - 에이바
<한 톨의 밀알>
거의 완벽한 소설. 첫 문장과 마지막 문장이 조응하며 어떤 희망을 남기는, 과거와 현재의 갈등을 오롯이 담은 그런 소설. 미래에 대한 낙관적인 희망을 비추었던 것에 비해 현재는 여전히 과거의 망령에 붙들려 있는 케냐의 정치와 사회적 상황을 가늠하게 하는, 고전 소설 분위기를 품고 있는 작품... 이 소설을 읽고 난 만족감이 어느 정도이냐 하면, 응구기 와 티옹오의 다른 소설들이 궁금하지 않을 정도이다. 거장의 세계를 엿본 듯한 아니 맛본 듯한 그 만족감이 기묘하게도, 다른 작품들에 대한 기대감을 제거해버린다고 할까? 아프리카 문학,...

8점
편견과 차별로 점철된 미국 곳곳의 흑역사들 - CREBBP
<도시로 보는 미국사>
도시들이 가진 역사는 길지 않지만 그래도 미국 내에서 굵직한 도시들은 각 도시마다 환경에 차이가 있고 개성을 가진다. 특정 도시는, 도시 계획 쪽에 치중한 역사가, 또 다른 도시는 무차별한 유색인종 차별의 역사가 다른 도시는 한 때의 산업 중심 도시로서의 영광을 뒤로한채 천천히 망해간 역사가 기다리고 있다.이방인으로서 어떤 도시에 첫발을 내딛었을 때, 우리는 눈앞에 펼쳐진 전경에 먼저 주목한다. 도시의 풍경은 무엇보다도 구획되거나 자연스럽게 형성된 거리와 그 거리 사이의 건물들, 멀리 보이는 랜드마크가 지배한다. 그리고 나서 우리는...

8점
˝거짓된 의미를 세상에 분비하는 기계들˝의 문학사 - Agalma
<풍성한 삶을 위한 문학의 역사>
사르트르는 소설을 ˝거짓된 의미를 세상에 분비하는 기계들˝이라 표현했다. 실존주의에 치우친 지나친 표현일까? 사르트르의 소설 《구토》를 생각해 볼 때 `분비`나 `기계들` 같은 단어 사용은 사르트르의 개성이 담겨 있다. 사상과 시대에 따라 경향도 있게 마련이지만 플라톤의 시인 추방론이나 과잉된 소설 예찬론보다는 현실적으로 보려 했다고 생각한다. 소설이 `환상`과 `사실`이라는 양 극단을 가지며 `지은` 글이라는 특성을 가지는 한, `거짓`과 `의미`는 소설을 설명하는데 늘 따라 나올 것이다. 사르트르에 비해 저자 존 서덜랜드는 좀 ...

8점
본래적 인간 조르바 - 나타샤
<그리스인 조르바>
희랍인 조르바. 그리스인 조르바. 어떤 이름이든 꽤 익숙하게 들어 온 책 이름. 니코스 카잔차키스.중고등학교때, 책 깨나 읽는다는 아이들의 입에선 도스또옙스키가 나왔고, 까뮈, 지이드, 니체, 괴테, 사르트르가 줄줄 읊어지곤 했다. 실존에 대한 의문. 인간의 본성에 대한 의심. 그런것들이 파고들기에 사춘기란 시기는 너무나 좋은 서식지였다.물론 책을 읽고 격론을 벌인다고해서 즉답이 나오는 문제는 아니었다. 그럴 수 없었고, 그럴리도 없었다. 실존의 문제는 삶의 과정 속에서 규명되어지는 개별적 과제일지도 모른다는게 요즘의 생각이다. 개...

10점
˝우리에게는 휴가가 필요해˝ : 교외의 체호프, 존 치버 - 시로군
<기괴한 라디오>
교외의 체호프‘체호프의 후예’라고 불리는 작가들이 있다. 레이먼드 카버는 '미국의 체호프’로 불리고, 앨리스 먼로는 '캐나다의 체호프’라 불린다(무성의한 명명이다…) 그 밖에 윌리엄 트레버, 존 치버가 있다. 이 작가들이 공통적으로 체호프의 후예라고 불리는 이유는 뭘까? 단편을 주로 써서라고 할 수도 있겠고, 세계와 인간을 바라보는 관점이 비슷해서, 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이러한 설명은 추상적이어서 와닿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틀린 말은 아니다.) 우리가 생각해볼 점은 하나 또 있다. 세계와 인간을 바라보는 체호프식 관점과 태도...

10점
멈춰라, 생각하라. 그리고 분노하라.<자본주의를 구하라> - 표맥(漂麥)
<로버트 라이시의 자본주의를 구하라>
멈춰라, 생각하라. 그리고 분노하라. '멈추라, 생각하라'는 말은 슬라보예 지젝의 외침이다. 여기에 작금의 현실을 더하여 스테판 에셀의 '분노하라'를 외치고 싶은 오늘이다. 최근 두 번의 이변(?)으로 주식시장에서 마음고생을 많이 하고 있다. 한번은 영국이 EU에서 탈퇴하겠다는 브렉시트였고, 또 하나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 후보가 당선한 일이었다. 무작정 언론을 탓하기엔 세상사 그림자를 잘못 읽은 내 탓이지 누구 탓도 아니다. 이러한 이변의 핵심은 '불평등'이란 것은 누구나 찝어낼 수 있었는데도 난 그 위중(危重)함을 제대로...

8점
모든 경계에는 찡함이 있다 - 나비종
<흰>
죽음을 색으로 표현한다면 흰 색이 적절할까, 검은 색이 적절할까? 장례식장을 다녀왔다. 검은 옷을 입고 검은 옷을 입은 직장 동료를 마주한다. 아버지를 잃은 눈이 슬픔을 넘어 처연하다. 젖어있는 흰 자위에 검은 눈동자가 탁한 듯 맑아 보인다. 오래 전 우리의 선조들은 죽음의 자리에서 흰 소복을 입었다. 그렇다면 죽음은 흰 색과 가까울까, 검은 색과 가까울까? 한강의 소설 <흰>은 죽음을 흰 색으로 묘사한다. 제목만 보고 흰 색 표지만 보고 깨끗하고 맑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상상하며 책장을 넘겼다가, 먹먹한 마음을 안...

10점
조르조 바사리와 함께 하는 시간여행 - 북프리쿠키
<르네상스 미술 이야기 - 피렌체편>
시오노나나미 여사의 십자군이야기와 김태권 작가의 십자군이야기(만화)를 비교해보며 매우 흥미롭게 읽었던 적이 있다. 그 때의 감흥을 못잊어 김태권 작가라면 사족을 못 쓰는 나다. 특히나 그의 역사를 보는 관점과 패러디의 향연은 어려운 이야기를 쉽게 풀어 나가는데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서울대 미학을 전공한(진중권과 같지만 약간 다른) 실력과그리스어와 라틴어를 읽는 언어감각을 지닌 김태권 작가는1546년 35세의 화가 <조르조 바사리>가 펴낸 책 [르네상스 미술가 열전](*원제:탁월한 화가, 조각가, 건축가들의 생애)을 세부적...

<미완의 천재 레오나르도를 위한 변명>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완성한 작품보다 완성하지 못한 작품들이 훨씬 많습니다. <스포르차 기마상>은 십여 년 동안 붙들고 있었지만 거의 진행하지 못했고, <동방박사의 경배>니 <성 안나와 성 요한과 성모자>니 하는 걸작들은 평생 동안 밑그림만 그렸습니다.
레오나르도는 요즘 말로 ‘먹튀‘하는 작가였을까요?
그렇다고 하기에는 레오나르도는 매사에 너무나 열심이었습니다. 오히려 모든 사소한 일에 지나치게 열심히 노력하는 것이 그의 문제였을지도 모릅니다. 바사리가 쓴 레오나르도를 위한 변명을 읽어봅시다.
˝우리는 지나친 도전정신 때문에 그의 위대하고 비범한 재능이 고초를 겪었닥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아마(그의 작품들이 대부분 미완성으로 남아 있는) 진정한 이유는 탁월함을 넘어서는 탁월함과 완벽함을 넘어서는 완벽함을 추구하던 그의 노력 때문이리라. ‘큰 열정은 작업을 저해한다‘고 페트라르카가 읊은 것처럼 말이다˝(바사리,<레오나르도 전기>)
그런데 정작 바사리는 모든 마감을 칼같이 지키던 모범 작가였단 말이죠. 레오나르도를 위한 그의 변명에는 어딘지 묘한 어조가 배어 있습니다. 바사리는 레오나르도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을까요? -235쪽


8점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용기 - hope&joy
<소중한 경험>
나는 독서하는 사람은 성장과 함께 성숙해진다고 믿는 사람이다. 독서의 과정에서 자기도 몰랐던 자기의 모습을 만나게 되고 타인의 삶에 관심을 갖게 되며, 자신이 살고 있는 세상을 알게 되기 때문이다. 책을 읽기전의 나와 읽은 후의 나는 다른 사람이다. 한 권의 책을 읽은 나는 좀 더 나은 사람으로 한 뼘 더 성장하게 된다. 처음 이 책을 읽었을 때 만만치 않은 책을 선택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가인 김형경씨가 독서모임을 통해 만난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와 사례들을 심리학적 접근을 통해 풀어내고 있어 조금 당황스럽기도 했다. 그러나 ...

10점
열세 번째 이야기 - 다이안 세터필드 - Breeze
<열세 번째 이야기>
옛날 옛날에, 유령이 사는 저택이 있었지!옛날 옛날에, 책으로 둘러싸인 방이 있었어!옛날 옛날에, 쌍둥이가 있었어...... 이 세상에 책이 없으면 어떻게 살까. 나에게 책이 감히 어떤 의미냐고 묻는다면, 나는 없어서는 안될, 나의 온 생을 다해 제일 중요한 친구같은 존재라고 말하고 싶다. 책이 없었으면 아마 나는 불행했을지도 모른다. 어린시절부터 책은 나에게 둘도 없는 친구였다.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 책을 읽지 못하면 불안함에 다른 일을 할 수 없을 만큼 나는 책에 빠져 있다. 책에 대한 이러한 감정을 나만 갖는게 아니었다. ...

10점
슬프지만 따듯한 - 희선
<쇼코의 미소>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건 슬픔입니다. 얼마 전에 시집을 보고도 그런 말을 했습니다. 슬픔이라는 감정이 나쁜 건 아니지요. 이 말도 했군요. 시집을 보고 느낀 슬픔과 이 소설집을 보고 느낀 슬픔은 조금 다른 듯도 합니다. 살다보면 뭐라 말할 수 없는 슬픔이 밀려오기도 하잖아요. 그건 산다는 것 자체에서 느끼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책에서 느낀 건 사람 관계에서 오는 슬픔입니다. 사람 관계에서 느낄 수 있는 슬픔은 어떤 게 있을까요. 서로를 잘 모르는 데서 오는 슬픔, 가까운 사람의 죽음에서 오는 슬픔, 더는 감당할 수 없음에 ...

8점
딸과 아버지의 유형학 - Nykino
<남자의 자리>
<남자의 자리>아니 에르노(Annie Ernaux) |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아니 에르노의 책을 한 권만 읽어보면 누구나 에르노의 글쓰기를 오래 기억할 것같다. 자신이 겪지 않은 일은 쓰지 않는다는 철학을 갖고 글쓰기를 하는 작가로서 에르노의 강한 개성은 저자의 책을 읽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강한인상을 받을 것이다. <단순한 열정>도 중년의 나이에 이미 성년이 된 아들이 있는 저자는 파리에 파견나온 한 외국 영사관의 유부남 직원과 연애한 경험을 글로써서 큰 파문을 일으키기도 한 작품이었다. 자신은 사실을 기반으...

8점
잭 머니건 너무 멋지고요! - 다락방
<제인 오스틴의 연애수업>
연애지침서를 읽는 것은 매우 따분한 일이고, 그것이 뭐 내게 별로 쓸모도 없지만, '연애에 관한 수다'라면 얘기가 다르다. 여자사람을 만나든 남자사람을 만나든, 연애에 관해 수다를 떠는 것은 너무나 재미있는 일! 원제는 『MUCH ADO ABOUT LOVING』인데 『제인 오스틴의 연애수업』이라는 다소 부끄러운 제목을 가진 이 책은, 연애지침서인가?? 했다가, 연애에 관한 수다로구나, 싶어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발랄한 '모라 켈리'라는 여자사람과 굉장히 감성적인 '잭 머니건'이란 남자사람이 이 책의 저자들인데, 아아, 나는 이 책...

관계란, 좋은 부분이 얼마나 좋은가를 근거로 판단하면 안 돼. 긴 안목으로 볼 때 나쁜 부분들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계를 오래 지속하게 하는 거야. (p.41, 잭)


8점
베티를 화자로 속편이 필요한 소설... 결말의 탐구가 필요하다. - bookholic
<리틀 스트레인저>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빠가 2008년에 예상 밖으로 재미있게 읽은 소설이 한 편 있단다. 그 책은 바로 세라 워터스가 쓴 <핑거스미스>란 책이야.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여 끝까지 손을 놓을 수 없었던책. 이 정도면 영화로 나올 만하다고 생각했었어. 이미 2005년에 영화로 만들어졌더구나. 그런데, 올해 다시 우리나라에서 각색해서 다시 영화로 만들어졌단다. 노출장면 때문에 많은 이슈가 있었던 영화 <아가씨> 아빠도보지는 못했지만, 이야기가 탄탄해서, 이야기만으로도 잘만만들면 성공했을 텐데,...

6점
주식회사 베네치아에 대한민국의 미래를 묻다 - saint236
<부의 도시, 베네치아>
동유럽이 열리기 전에 낭만의 도시는 베네치아였다. 도시를 연결하는 수로, 곤돌라, 아름다운 건축물 등등. 지금이야 낭만의 도시 하면 프라하를 꼽지만 내겐 아직도 베네치아다. 게다가 코에이사의 대항해 시대를 통해 세계 지도를 외운 나에게 베네치아는 남다른 도시다. 안드레아 도리아라는 제독, 지중해를 가로질러 달리는 베네치아 갤리온. 대항해 시대2를 조금이라도 해본 사람이라면 최강의 범선 쉽과 최강의 전투선 철갑선이 나오기 전에 획득할 수 있는 최고의 전함은 베네치아 갤리온이다. 게임을 시작하면서 한푼 두푼 모으기 시작해서 베네치아 갤...

8점
쉽게 쓰여진 시 - cyrus
<울고 들어온 너에게>
문학 지망생들은 ‘문학은 어디서 오는가?’라는 질문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이는 기성 문인들도 마찬가지다. 문단 내의 추문이 잇따른 이 상황 속에 문학에 대한 확고한 자의식을 지니지 못한다면, 문학을 하는 행위의 소중한 의미를 망각하기에 십상이다. 이런 시기일수록 문인에게 자신의 글쓰기를 총체적으로 점검해 보는 행위는 더할 나위 없이 의미 있는 작업이리라. 대부분 뛰어난 문인들은 자신의 글쓰기에 대한 정교한 자의식과 진솔한 성찰을 보여주고 있다. ‘왜 시를 쓰는가?’에 대한 확고한 자의식이 실종된 시인에게서 탁월한 시가 나올 수 없다...

8점
사진 일기. - yureka01
<사진 일기>
먼저 리뷰에 들어가기 전에, 미리 언급하겠습니다. 이 책은 품절되었던 책입니다. 즉, 책의 재고가 없었던 걸 미리 알았어도, 언젠가 제판을 찍게 된다면 구입하려고 북풀에 등록해 두었습니다. 보통 품절된 책이 제판 찍는 경우는 책의 유명세라든가 책의 요구가 밀려들 때나 가능합니다. 그러나 이 책은 사진 에세이 책이므로 웬만해서는 제판이 없다는 것도 잘 압니다. 그러나 "혹시나"라는 일말의 기대감이랄까요. 미련스러움으로 등록만 해 둔 것이었지요. 그런데 이걸 알고도 이웃 한 분께서 이 책을 선물해주셨더군요. 주문하고 며칠이나 재고를 수...

10점
첫눈이 반갑지 않은 까닭 - 양철나무꾼
<폭력과 존엄 사이>
지난 주말, 서울에 첫눈이 내렸다.참 기다리던 첫눈이었는데,토요일 날 내리는 눈은 야속했다.광화문 광장에, 서울 광장에, 곳곳에서 모일 사람들이 힘들걸 생각하니 첫눈이 마냥 반가울 수만은 없었다. 허리가 아프다는 핑계로 촛불 집회에 참석하는 대신, 집에 앉아 이 책을 읽었다.'들어가는 말'에서, 저자 은유는 간첩 조작 사건 피해자 중 한명의 말을 인용하여,믿기지않는 그 상황을 '첫눈 같은 게 내렸다'고 표현했다.시대가 어느 시댄데, 꿈이라고 해도 믿기지 않는 상황이었는데,7명에 관한 글들 중 채 한꼭지도 다 읽기전에 '저 억울함을 ...

8점
광장에서 부르는 노래 - 꼼쥐
<그 노래는 어디서 왔을까>
일반 독자들보다 프로 작가들에게 더 사랑받는 작가가 있게 마련입니다. 공선옥 작가도 그런 작가 중 한 사람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다고 작가들 사이에서만 인기가 있고 일반 독자들로부터의 인기가 아주 없다는 애기는 아닙니다. 일반 독자들로부터 듣는 찬사보다 동료 작가들의 칭찬이 더 깊고 강하다는 것이지요. 이런 데에는 아마도 그녀의 작품 속에 깃든 날것의 느낌, 어느 것에 물들거나 규격화되지 않은 자유로운 느낌이 작품을 읽는 독자들 가슴에 차곡차곡 쌓이기 때문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소설가 공선옥의 오랜 독자 중 한 사람인 나는 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