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9월 마이리뷰 당선작

10점
당신의 컬러는 이 세계에 존재하지 않았다 - 잠자냥
<사울 레이터의 모든 것>
잘 찍은 사진 한 장은 때로 기나긴 문장보다 많은 것을 전한다. 사울 레이터의 사진이 그렇다. 몇 마디 말보다도 어떤 시보다도 아름답게 빛나면서 그의 사진을 바라보는 이의 마음에 몽글몽글 물기를 맺혀준다. 사울 레이터를 잘 몰랐음에도 단 한 장의 사진에 마음이 끌려 그의 사진집까지 구매하게 되었다. 책 표지를 장식한 사진. 눈 내린 길, 빨간 우산을 들고 걷는 한 사람의 이미지. 그 사진에 홀려 책 정보를 살펴본다. 몇 장의 사진이 더 눈에 들어온다. 아, 이 책을 갖고 싶다. 어느 날 들른 서점에서도 검은 코트 차림에 빨간 우산을...

8점
영상시대의 가벼움과 즉흥성을 예언한 소설 - 개츠비
<화씨 451>
소방수가 아니라 방화수, 불을 지르는 것이 직업인 사람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소설이 있다. <화씨 451>(황금가지,2009)이다. 미국 작가 레이 브래드버리의 1953년작이다. 작가는 세상에 있지도 않은 이런 직업을 어떻게 상상해 냈을까? 더군다나 방화수의 목표는 오직 책을 불태우는 것에 있다. 책을 가진 사람을 마치 `마약'을 가진 사람인냥 범죄시 한다. 책을 읽거나 소유하거나, 감춰서는 안 되며 모든 시민은 어떤 책도 가까이해서는 안 된다. 그것을 가진 사람은 처벌의 대상이 된다. 그런데, 어느날 그 일에 ...

8점
이제 전 세계가 주목할 아름다움... - 구단씨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 산사 순례>
법주사, 마곡사, 선암사, 대흥사, 봉정사, 부석사, 통도사. 한국의 산사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었다는 소식은, 산사를 잘 모르는 나도 들뜨게 했다. 우리나라의 산사만이 가지는 특징, 혹은 느낌이 전해지는 게 무엇인지 알 것 같아서다. 지난봄에는 금산사에 갔었다. 노래와 흥으로 무장한 관광객들을 뒤로하고 막상 걸어 올라간 금산사에서 본 것은, 제법 큰 법당에 모여든 사람들이 간절하게 바라면서 기도하는 모습이었다. 종교의 의미를 떠나서, 절은 그 자체로 사람의 마음을 누그러뜨리고 고요하게 하며, 마음속 간절함을 표현하고 싶은 곳...

10점
역사의 역사 History of Writing History - 데굴데굴
<역사의 역사>
역시 유시민은 유시민이란 말이 절로 나오는 책이다. 물론, 유시민 작가의 책을 많이 읽은 것은 아닌데, 명성에 걸맞은 책이란 생각이 들었다. 어렵고 두꺼운 역사책을 풀어내는 저자의 실력은 대단하다. 나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잠깐잠깐 들기는 했지만 아직 시도는 못하고 있다. 먼저 헤로도토스와 투키디데스로 시작한다. 헤로도토스는 역사의 아버지라 불린다. 키케로가 헤로도토스의 <역사>를 최초의 역사서로 본다. 반면, 폰 랑케는 투키디데스를 역사 서술의 창시자로 지목한다. 이렇게 관점이 다른 이유는 키케로는 이야기를 중시했고 ...

10점
왜곡된 자의식과 외부 인식이 만든 끔찍한 비극과 반전들 - 가을남자
<고백>
작년에 [콜럼바인]과 [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라는 책을 읽으면서 미국의 대표적인 고등학교 총기사건인 콜롬바인 고등학교 총기난사 사건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 책들을 읽으면서 파악한 것은 대략 다음과 같다. 사건의 주범인 에릭이라는 인물은 168명의 사상자와 수많은 부상자를 낸 오클라호마시티 참사의 범인인 멕베이를 모델로 삼아 맥베이 보다 더 유명해져서 신문에 나고 싶다는 열망으로 사건을 준비했고, 이 과정에서 우울증으로 자살을 준비하던 딜런을 끌어들여 범죄를 모의했다. 원래는 식당에 폭탄을 터트려 천 명 가까운 희생자를 내려...

10점
안 읽는 것인가? 못 읽는 것인가? - 박균호
<책에 빠져 죽지 않기>
로쟈 이현우는 현재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서평가다. ‘쓰다’라는 동사의 주어가 국문학자 조동일이라면, ‘읽고 쓰다’라는 동사의 주어는 마땅히 이현우라고 봐야 한다. 최소한 지금은 그렇다. ‘읽을 만한’ 책을 보는 눈을 가지고, 한 주의 도서 트렌드를 따라가기를 원한다면 마땅히 종이신문을 구독해야 한다고 믿는다. 책에 대한 정보는 인터넷으로도 가능하긴하다. 이 작업은 일일이 검색을 하고 클릭을 해야 하는 수고를 감수해야 하지만 종이 신문의 서평 코너는 한 주간의 독서 트렌드가 한눈에 들어온다. 그래도 종이신문이 내키지 않고 인터넷이 ...

8점
번역을 통해 배우는 삶 이야기 - 양철나무꾼
<번역가 모모 씨의 일일>
수많은 번역 관련 서적을 읽었지만 이 책은 또 다르게 읽혔다.그동안의 번역 관련 서적들이 번역의 일반론 내지는 어떻게 하면 번역을 더 잘할 수 있는지에 대해 얘기했다면,이 책은 번역가의 일상에서부터 번역과 관련한 에피소드, 번역의 테크닉, 번역가가 되는 법에 이르기까지 온갖 주제를 다뤘기 때문이다.그렇게 번역과 번역가에 대해 궁금한게 있는 사람이 읽어도 좋겠고,나처럼 번역에 대해 관심은 없지만 박산호 님에게 관심이 있는 사람이 읽어도 충분히 재밌게 읽힌다.박산호 님이야 장르소설 분야에서 입지를 굳힌 분이란걸 알겠고,노승영 님은 과학...

8점
우주는 지금 수천 년 전(數千年 前)의 성인(聖人)과 같이 내 앞에서 돈다 - 황정운
<빅뱅의 메아리>
여기 일곱 마리 눈먼 쥐가 있어. 일곱 마리 쥐는 노란 색, 파란 색, 초록 색, 빨간 색 …… 저마다 다른 색으로 물들여져 있는데 어느 날 이들 앞에 아주 커다란, 낯선 존재가 등장한단다. 책을 읽는 우리는 그것이 어떤 존재인지 손쉽게 알 수 있었지만, 일곱 마리 눈 먼 쥐에게 그 존재란 너무나 거대한 질량과 부피에 불과했기 때문에 직관적으로 이것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었단다. 그래서 눈먼 쥐들은 한 마리씩 거대한 존재 위로 올라타서는 그 존재를 알아내고 이해하느라 바빴어. 저마다 거대한 존재의 아주 작은 일부분을 더듬어보고는 그...

8점
‘가족’으로 불리는 집단에 관한 사회학 - 소설로 만나기 - Nykino
<좀도둑 가족>
《좀도둑 가족》고레에다 히로카즈 지음 | 장선정 옮김 | [비채] ‘또 하나의 가족’오늘 만난 <좀도둑 가족>이라는 장편소설은 『어느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국내에서 개봉된 고레아다 히로카즈 감독 작품의 원작 소설이다. 그런데 ‘가족’이라고는 하지만 이들이 나누는 대화가 일상적이지는 않다. 가족끼리 서로 이름을 부르는 서양과 달리 일본 영화인데도 구성원들은 서로를 아빠, 엄마, 할머니 등으로 부르지 않고 서로의 이름으로 부른다. 그것도 본명이 아닌 각자가 선택한 이름으로. “린이린이아닌것처럼노부요는노부요가아니며, 오사무...

10점
나만의 오솔길 - 나비종
<열두 발자국>
두 시간 지났다. 마음에 와 닿는 문장이 잔뜩 적힌 열 두 장의 종이는 달력인 양 펼쳐져있다. 이 모든 문장들을 앵무새처럼 나열할 수는 없고, 화룡점정이랍시고 ‘엄청 좋았다, 끝!’이라 쓰기에는 심히 허무하다.‘굉장히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을 서로 연결하는 능력, 이것이 실제로 창의적인 사람의 뇌에서 공통적으로 보이는 현상(p201)’이라는데, 조각천만 잔뜩 가져다놓고 꿰맬 바늘조차 찔러 넣지 못하고 있으니. ‘천장의 높이가 높을 때 정말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많이 나온다.(p217)’길래, 2.4미터 아파트보다 훨씬 천장이 높은 커...

8점
세계사 속의 의료인 - CREBBP
<한권으로 읽는 의학 콘서트>
인류에게 약 70~80년간의 평균 수명이 보장된 건 불과 200년 사이의 일이다. 평균수명은 19세기 중반까지 30년대였다고 한다. 평균 수명의 연장은 한 세대 한세대 거쳐 서서히 진행되었기에 예수탄생이나, 철, 종이 화약 인쇄술 같은 것의 발명과 같이 인류사의 대박 사건으로 손에 꼽힐 수는 없었으나, 전체 인류 문화사를 통틀어볼 때, 이처럼 의료가 개인이 생명을 노후까지 보장하는 때가 없었으니, 이렇게 되기까지 인류사에 있어서 의학은 어떻게 발전 혹은 변화하여 왔는지 여러가지 궁금할 때가 많다. 요즘은 어린 영아 시기부터 생명과...

8점
역사가의 의무 - 유발 하라리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 AgalmA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E. H 카 『역사란 무엇인가』를 다시 읽으며 역사가로서의 유발 하라리를 좀 더 이해할 수 있었다. ​● 절대적 객관성은 없다카는 ‘절대적일 뿐만 아니라 영원하기도 한 객관성’이란 없고 그것은 ‘일종의 비현실적 추상’이라고 말하며, “역사에서 필요한 것은 역사가가 받아들인 어떤 객관성의 원칙이나 규준에 따라서 과거에 관한 사실을 선택하고 배열하는 일인데, 그 일에는 반드시 해석의 여러 요소가 포함된다”라고 했다. 이 말에서 우린 이걸 유추할 수 있다. 유발 하라리는 이념과 가치문제에서 손대기 까다로운 영역인 ‘민족, 종교, 돈, 정...

10점
허기 없는 삶은 없다. - yureka01
<이주민>
우리는 왜 밥을 먹어야 하는가라는 우문의 우답은 자명하다. 배고프니까라는 증상과 허기의 감각을 즉답으로 내놓는다. 아니 너무나도 당연한 답을 굳이 물어야 하는 것은 우리 삶이란 지속적인 허기의 위기에 늘상 직면해 있다는 절박함 때문이다. 이 허기증에는 물리적인 에너지라는 보이지 않아도 증상으로 처절하게 느껴 온 것이 무엇인지 안다. 즉, 인간은 외부로부터 끊임없이 에너지를 공급받지 못하면 허기가 생기는 열역학 에너지의 법칙처럼 우리 육체가 이미 이렇게 진화되어 온 이유이다. 움직임에는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고 에너지를 외부로부터 ...

8점
어둠 속에서 서로를 알아보기 위하여 - charms
<내게 무해한 사람>
나는 <쇼코의 미소>를 읽고, 사람으로 인해 생겨난 세상의 무수한 폭력과 어둠에도, 인간적인 사회의 빛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끝내는 ‘사람’의 문제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역설적 진실에 관해 말하는 소설이라고 쓴 적이 있다. 4편의 단편과 3편의 중편(<그 여름>, <모래로 지은 집>, <아치디에서>)으로 구성된 두 번째 작품집 역시 전작의 주제의식을 이어간다. 여기서 사람이란, 현실에서는 발언 기회를 충분히 얻지 못하는 여성, 미성년자, 소수자, 이방인과 같은 사회적 약자임은 물론이다. 여...

10점
정치적인 것을 사유하게 만드는 빼어난 수작 - 빵가게재습격
<분별없는 열정>
개정판 <<분별없는 열정>>(마크 릴라, 서유경 옮김, 필로소픽, 2018)을 읽었다.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이 책은 하이데거부터 데리다까지, 철학과 정치의 경계를 넘나든 20세기 지식인의 삶을 검토하며, 진리의 열정을 전제정치의 불쏘시개로 타락시키는 지식인의 불장난을 명쾌하지만 오싹하게 묘사한다.' 물론 완벽한 소개는 아니다. 철학이 정치와 결합하며 전제의 도구로 타락하는 필연성과 교훈이 빠져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저자의 가르침을 덧붙이면 이렇다. 보편적 진리를 추구하는 자(지식인)는 정치적인 것을 사...

10점
《헝거 : 몸과 허기에 관한 고백》 나의 몸이 말하거나 말하지 않는 이야기 - 키치
<헝거 : 몸과 허기에 관한 고백>
키 작은 아이와 키 큰 아이가 바라보는 교실의 풍경이 전혀 다른 것처럼, 날씬한 사람과 뚱뚱한 사람이 경험하는 세상은 전혀 다르다. <헝거 : 몸과 허기에 관한 고백>의 저자 록산 게이에 따르면 그렇다. 저자의 키는 190센티미터, 몸무게는 가장 살이 쪘을 때 261킬로그램이었고 지금은 64킬로그램 정도가 줄었다. 저자가 어릴 때부터 뚱뚱했던 건 아니다. 어린 시절 저자는 무척 날씬했고 몸놀림도 날렵했다. 저자가 뚱뚱해진 건 '그 사건'이 일어난 후다. 저자는 건축기사로 일하는 아버지와 독실한 기독교인인 어머니의 장녀로 ...

8점
꿈과 현실을 넘나드는 문장들, 그 어디쯤에서 『뱀과 물』 - 연두빛책갈피
<뱀과 물>
어린 시절, 하면 떠오르는 추억 중 하나는 바로 놀이공원에 관한 것이다. 하나같이 재미있어 보이는 놀이기구들과 알록달록한 장식들, 그리고 흥겨운 음악 소리. 그곳은 아이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으며 혼을 쏙 빼놓는 곳이자 마치 동화 속 세상이 그대로 눈앞에 펼쳐지는 듯 거대함과 화려함이 모든 감각을 압도하는 곳이었다. 그러나 먼 훗날 그곳을 다시 갔을 때는 어렸을 적의 감동과 감흥을 그대로 느낄 수 없었다. 여전히 신나고 즐거운 곳이기는 했으나 어린아이가 느꼈던 반짝임과 마법 같은 분위기는 사라졌다고나 할까. 이런 말에 어쩌면 누군가는...

8점
69억 9999만 9999개의 사막을 막는 70억개의 글쓰기 - syo
<강원국의 글쓰기>
1 아버지는 달변이었다. 중학교도 제대로 못 마친 시골뜨기가 아무리 악바리처럼 일을 했대도, 그 혀가 능란하지 않았다면 짧은 한 때의 영화나마 누려보지 못했을 것이다. 아버지는 결혼도 그 혀에 꿀을 발라 해치웠다. 그러나 내가 태어나 말을 알아듣기 시작했을 때, 아버지의 말 속에 예전에는 있었다던 그 단맛은 이미 온데도 간데도 없었다. 엄마의 넋두리 속에 화석처럼 남아있는 단서를 통해 그 말들의 거대했을 몸집을 짐작할 수 있을 뿐이었다. 결혼이라는 송곳에 찔려 허망하게 쪼그라든 말의 외피. 지켜지지 않은 약속의 흔적이 낳는 ...

10점
창의와 융합의 시대 일수록 과거 생각의 도구가 필요하다 - 닷슈
<생각의 시대>
인간에게 지식은 무척이나 소중한 존재였고, 이는 과거나 현재나 앞으로도 마찬가지 일것이다. 하지만 최근의 정보혁명으로 지식의 위상은 크게 변화했다. 우선 지식은 양적으로 폭증했고, 소재와 성격이 변했다. 과거 지식은 일부전문가의 좁은 뇌속에 있었으나 도서관과 네트워크로 이동했고 이로 인해 지식은 소유나 전수가 아닌 검색과 공유의 대상이 되었다. 그리고 빠른 변화로 수명도 단축했다. 이와 같은 지식의 변화로 저자는 이젠 지식의 시대는 끝났고 이를 활용하는 생각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보고 이 책을 썼다. 그리고 책의 시작점으로 생각의 ...

8점
우리, 너무 가까운 것만 보고 있지는 않나? - 대장물방울
<역사속에서 걸어나온 사람들>
카페에 가면 늘 같은 자리에 앉는다. 그 자리에서는 왕복 2차선에 그려진 횡단 보도가 보인다. 신호등이 있지만 황색 점멸 신호뿐이다. 매일 지나다니는 사람 중에도 그 자리에 신호등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도 있으리라. 신호등도 횡단 보도도 그 정도의 의미. 언제든 어디서든 건너도 되는 길에 놓여 다만 형식을 갖추었을뿐인 정도다. 고작 형식뿐이라도 횡단보도에는 의미가 있다. 있는지 없는지도 모를 황색 점멸 신호등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길 한복판으로 건너기보다 횡단보도로 혹은 그 가까운 데서 건너려고 한다. 운전자는 횡단 보도...

10점
‘꿈은 직관의 일종‘, 그 형태없는 직관이 사람의 마음을 끌어낸다. - 르네
<뱀과 물>
아주 선명하게 다가오는 이미지들과는 달리 이야기는 낮설다. <뱀과 물>의 첫 이야기를 한장, 그리고 또다시 한장씩 넘겨 덮을때마다 기묘한 물음표가 머리 속에 가득차는 느낌이었다. 잘 모르는 인상파 화가의 미술전에 들어온 것처럼 아득한 머리통으로 애써 이해하려고 문장을 헤집어 한글자 한글자 기워읽었다. 트럭과 노송나무, '눈 아이'와 빨치산 소녀의 사진, 유원지에 버려진 아이, 분실물센터 같은 미아센터, 여자 심리학자와 기묘한 대화, 결국 또다시 트럭으로 귀결한다. 읽어갈수록 낮모를 장면들만 머리에 박혔다. 골치가 아파왔지...

10점
수험공부하듯 읽었습니다! - 설해목
<하루키를 읽다가 술집으로>
이런저런 이유로 지금은 친구와 100일 금주 내기를 하고 있어서 맥주 한 캔 혹은 와인 한 잔 마시며 독서하는 즐거움을 잠시 미뤄두고 있다. 친구의 가치관을 단순명쾌하게 말하자면 ‘기브앤테이크’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는 무언가는 내어주어야 한다는 걸 사십 평생 살면서 수많은 경험으로 깨달았다며, 이번 100일 프로젝트를 성공시키기 위해서 자신이 좋아하는 술을 마시지 않기로 결심했다는 것! 나도 건강상의 이유를 들며 친구의 내기에 흔쾌히 응했지만 100일 동안 禁酒는 100일 동안 禁讀 만큼이나 어렵다. 그런 내가 하필 이 책을 집어 ...

10점
에드거 앨런 포_평생 가난과 우울과 절망에 시달렸던 불행한 천재의 상징 - oren
<에드거 앨런 포 단편선>
에드거 앨런 포(1809∼1849) 포는 아주 오래 전에 활동했던 작가였지만, 그의 작품을 읽으면 옛날 사람 같은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이런 느낌을 주는 작가는 아주 드물다. 그는 간단하게 말하자면 천재였다. 그의 생몰연대를 살펴 보면 놀라운 사실이 두 가지나 한꺼번에 발견된다. 하나는 그가 태어난 때가 지금으로부터 무려 200년도 더 거슬러 올라간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그가 아주 젋어서 삶을 마감했다는 점이다. 그와 동시대를 살았던 인물들을 대략이나마 살펴 보면 그가 얼마만큼 과거의 인물이었는지 더욱 뚜렷해진다. 그는 미...

8점
대재앙의 목격자가 필요했다 - 레삭매냐
<남을 향하며 북을 바라보다>
어떤 작가의 책을 읽는 데는 순서가 필요한 법이다. 내 마음대로 정한 9월의 작가 아리엘 도르프만의 책을 읽으면서 그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다. 급한 마음에 도르프만 문학의 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 <도널드 덕, 어떻게 읽을 것인가>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순서가 틀렸다. 그의 대표작인 <죽음과 소녀> 그리고 자신의 정체성과 칠레혁명을 다룬 에세이집 <남을 향하며 북을 바라보다>부터 읽어야했다. 이런 순서였다면 나의 도르프만 읽기는 좀 더 수월했으리라. 작가의 자전적 회고록 <남을 향하며 북을 바라보...

10점
가족은 존재가 아니라 선택을 통해 형성된다! - 헤르메스
<좀도둑 가족>
가족이란 무엇일까? 세상이 점점 살기가 어려워질수록 우리는 그저 믿을 곳은 가족밖에 없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그러나 이번 추석과 같은 명절 때 함께 있다 보면 가족처럼 서로에게 깊은 상처를 주는 것도 또 없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남이라면 한바탕 퍼부어주었을 일도 가족이란 이유로 꾹 참고, 남이라면 거침없이 하기 싫다고 말할 수 있는 일도 가족이란 이유로 어쩔 수 없이 희생을 감수할 때 마음 속 한 켠에 기타노 다케시가 슬며시 나타나 기분나쁜 웃음을 지으면서 이렇게 속삭이는 게 들려오는 것이다. "거 봐, 내가 뭐랬어? 가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