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1월 마이리뷰 당선작

10점
멈춰선 사진 한 장 - 탕기
<느림보 마음>
2014.11.02 한 가지 두려움이 있다. 곧 삶의 속도가 대단히 빨라질 것이다. ‘대단히’라는 저 부사의 의미를 나는 잘 모르겠다. 사회생활의 초입으로 다가가는 중이다. 새로운 것을 시작한다는 두려움보다는 내가 자박자박 걸으며 나름대로 사유한 이 세계의 모습이, 혹은 모양이 서서히 바뀌어갈 것이라는 예상에서 오는 두려움이 크다. 새로 시작하는 것은 늘 그렇듯 적응된다. 도덕적으로 타협할 수 있는 선에서 나는 항상 약삭빠르게 적응하곤 했으니. 그러나 문제는, 아니 두려움은 불안에서 비롯되었다. 이제부터 뛰기 시작할 것이고 그로 ...

10점
내가 가장 잘할수 있는 일로 당신을 웃게 할게요. - 다락방
<리디아의 정원>
이 책을 처음 읽어보고는 그냥 책장에 꽂아두었다가, 요즘 조카가 책을 읽는다는 동생의 말에 조카에게 줘야지 싶어 다시 꺼내 읽어보게 되었다. 아, 그런데 이 그림책이 이렇게 좋은 책이었던가, 왜 예전에 읽을 땐 미처 몰랐던가, 하고 감탄했다. 리디아의 아버지는 직업을 잃고 힘든 상황, 리디아는 당분간 외삼촌 집에서 살기로 한다. 외삼촌은 빵을 만드는 사람이었고 잘 웃지 않는 사람이었다. 리디아는 빵 만들기를 조금씩 배우고 자신이 가장 자신 있어 하는 원예일에 몰두한다. 씨앗을 뿌리고 싹을 틔우고 옮겨 심는등의 일들을. 외삼촌을 웃게...

10점
자전거 여행 - 김훈 - Breeze
<[세트] 자전거여행 - 전2권>
에세이보다는 소설을 더 좋아하지만, 내가 에세이를 읽는 이유는 작가에게 더 가까이 가고자 함이다. 작가의 마음속 깊은 심연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일이기에. 좋아하는 작가의 에세이가 나오면 대부분 구입해서 읽고는 한다. 그동안 김훈 작가는 나에게 어려운 작가, 꼼꼼하고도 날카로운 필치로 글을 쓰는 작가로 남아 있었다. 어느 날 『자전거 여행』이라는 에세이집을 알게 되었다. 책은 품절이었다. 아마도 출판사 '생각의 나무'의 사정이 생겨 품절이 되었는지 알수 없는 일이었다. 그리고 문학동네에서 새로운 편집으로 거듭났다. 여행을 좋...

8점
겸손하지만 부러워하지 않는다 - 맥거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일본편 4>
* 가제본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일본편 마지막권 '교토의 명소'편을 읽었다. 처음에는 앞서 다른 편들보다도 ('교토의 명소'라는 제목에 걸맞게) 많이 알려지고 내가 가보기도 했던 곳들 - 예를 들어 금각사(긴카쿠지), 천룡사(덴류지), 용안사(료안지) 같은 곳들이 포함되어 있어서 조금 더 읽기가 수월하겠다고 생각했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았다. 왜냐하면 이번 편에서는 이전의 답사기 일본편들과는 약간 핀트가 달라진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저자가 서문에서 밝히기도 했지만, 이번 편의 포인트는 일본미(美)...

10점
一笑一少 一怒一老 - 양철나무꾼
<남자는 털고, 여자는 닦고>
며칠 전 점심시간을 목전에 두고 환자들이 몰렸었다.점심시간이 정해져 있긴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비껴가는지, 시간 개념이 점점 없어지신다.대부분 오래 다니신 분들이기 때문에,서로서로 편의를 봐줄 줄도 알고, 배려할 줄도 알고,나도 시간에 그리 약박하게 굴진 않는다.다들 빈자리를 찾아 들어가셔서 알아서 준비를 하고 기다리시는데,한분만 유독 빨리 빨리를 외치신다.다른 분들의 양해를 구하고 가봤더니,옷을 벗지도 않으시신 채, 스카프도 목에 동여매고는 그대로 앉아 계신다."바쁘시다면서 옷을 벗고 기다리셨어야죠~."라고 했더니, 되돌...

6점
사실과 허구의 섬뜩함 - 오후즈음
<노조키메>
소설을 시작하는 부분이 너무나 사실 같아서 작가가 마치 정말로 누군가로부터 정보를 받아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 것만 같다. 그래서 그랬는지 11월에 읽으면서도 등골이 오싹할 때가 있었다. 천성적으로 호러 물을 싫어하고 피나오는 영화도 보지 않는 사람인지라 한 장씩 읽을 때마다 이 두꺼운 소설을 어떻게 다 읽을 수 있을까 고민했지만 막상 읽을 때는 몇 시간이 안돼서 끝나버려 허무한 부분도 있었다. 책 표지 또한 소설속의 한 부분에 있는 이야기인지라 마치 소설 속에 있는 주인공이 계속 정말로 나를 쳐다보고 있는 착각이 들어서 책 표...

10점
소설처럼 읽는 논어... - 헤르메스
<어떻게 원하는 삶을 살 것인가>
2012년부터 시작된 논어 열풍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듯 합니다. 논어에 대한 책들이 지금도 많이 나오는 것을 보면 말이죠. 시작은 분명 중국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이전의 사회주의에서 자본주의로 넘어가면서 중국 역시 사회주의 몰락 후의 러시아와 똑같은 상황에 처해더랬죠. 즉 중국 내 소수 민족과 지역들의 분리 요구에 직면하게 된 것입니다. 영토가 크면 다양한 민족과 지역성이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그 때까지 중국은 러시아와 똑같이 사회주의라는 틀로 그들을 묶어두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그것은 불가능해졌습니다. 자본주의는 연대보다...

8점
가위를 낼 것인가? 보를 낼 것인가? - 말리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독서회에서 소설 읽기의 장점은 이런 것이다. 혹은 단점도 이런 것이다. 아~좋은 책이야!, 뭐가 이래ㅡ.ㅡ; , 오..비극적이다..,하고, 가만히 혹은 탁! 책을 덮고 말 수 없다는 것이다. 무언가를 말해야 하니까, 내 취향이 아니예요 하고 입을 다물수는 없으니까, 어떤 이야기라도 만들어내야 한다. 그것이 매우 쉬운 책도 있고, 너무 힘든 책도 있다. 너무 재미가 없어서 아무리 생각하려 해도 생각할 거리가 없는 책도 있고, 목구멍이 뻐근하거나 혹은 콧구멍이 새큰거려 그 들끓는 감정을 딱딱한 언어로 뭉쳐낼 수 없는 책도 있다. 그래도...

10점
문단의 문제적 현실에 가하는 쓴소리... - 흔적
<고독한 말>
내가 崔康民 평론가의 글을 처음 읽은 것은 여러 평론가들이 함께 쓴 ‘김현 신화 다시 읽기’(2008년 출간)에서였다. 그리고 이제 ’고독한 말‘이라는 심상하지 않은 제목의 책에 이끌려 다시 그의 글을 선택하게 되었다.(’김현 신화 다시 읽기‘에 실린 최강민의 글인 ’김현의 신화와 우상의 탄생‘은 ’고독한 말‘에도 실렸다.) ’고독한 개소리’라고 제목을 달려 했으나 실패했다는 그의 책은 비주류의 운명을 실감하게 한다. 내가 그의 책을 통해 하게 된 것은 주류로부터 외면당하는 그의 글이 처한 운명에 대한 공감이다. 저자는 문학 내부인...

8점
그 새는 M읍으로 저 혼자 날아갔다《나는 길들지 않는다》 - 바벨의도서관
<나는 길들지 않는다>
좋아하는 작가가 생기면 자연스레 그의 모든 글을 탐독하게 된다. 그렇게 한때 보르헤스의 전작주의자가 되었고, 카뮈의, 울프의 전작주의자이기를 소망했다. 그들을 온전히 이해하는 건 처음부터 깜냥 밖의 일이었으므로 그저 나는 읽었다. 읽은 책들을 아껴 보관했다. 쓰는 것보다 더 많이 읽는 자가 되어 또 다른 작가들의 전작주의자이기를 꿈꾸었다. 방대한 소설을 남겨둔 채 세상을 떠난 볼라뇨. 마흔 넘어 소설을 쓰기 시작한 제발트. 일흔두 개의 가명으로 소설과 시를 발표했던 페소아. 내게는 영원히 《뉴욕 3부작》의 작가로 남을 폴 오스터. ...

8점
비참할 땐 스피노자 - 페르소나
<비참할 땐 스피노자>
왜 바람을 거슬러 걸어가려 했던 걸까. 그것은 사랑받고 싶어서였다. 모두들 그 방향으로 걸어가니까 나도 시선을 받고 싶었던 것이다. 불면의 밤이 시작되었다. 다음날은 힘들어 다시 커피를 물처럼 마셔댔다. 그럼에도 발걸음은 더디기만 하니 나를 다그친다. 바람을 타고 간다면 이렇게 힘들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 바람의 다른 이름은 욕망이다. 욕망은 인간의 본질 자체이다. 욕망이 있기에 삶이 있다. 욕망은 우리 앞에 나타나는 모든 장애물을 뛰어넘으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하는 에너지이다. 우리는 우리에게 결핍된 것을 욕망한다고 생각한다....

8점
추억 한 토막 - 꼼쥐
<보다>
아주 오래 전 대학 시절 같은 동아리 멤버였던 한 친구의 결혼 후 집들이에 초대를 받아 간 적이 있다. 당시 나는 군복무를 무사히 마치고 막 제대하여 복학을 준비하던 시기였고, 다른 친구들은 이미 다니던 학교를 졸업하고 취직을 했거나 하릴없이 시간을 보내던 때였다. 사실 우리 동아리는 동아리라고 말하기도 쑥스러운 작은 모임에 불과했었지만 대학 시절 우리는 일주일이 멀다 하고 시도 때도 없이 만나곤 했었다. 여자 셋에 남자 하나인 우리 모임은 비록 인원은 단출했지만 다니는 학교가 다 달랐기에 약속 시간을 잡기가 여간 어려운 게 ...

10점
개념,유머,인간미가 흐르다 - 개츠비
<서민의 기생충 같은 이야기>
신문칼럼에서 좀체 유머를 찾기가 힘들다. 칼럼니스트들은 대개 직설적으로 글을 쓴다. 글은 반듯하고 문장은 유려하지만 썩 내키지 않는다. 매번 같은 칼럼을 그렇게 읽으면 좀 식상해지기 마련이다. 다음 칼럼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오는 것은 역시 반어와 유머 코드가 담겨 있는 글이다. 비판의 대상을 칭찬하는 듯 하면서 `까는 글'을 쓰는 반어적 칼럼의 대명사이자 가장 위력적인 자폭 유머를 구사하기도 하고, 그러면서 동시에 참 개념있게 글을 잘 쓰는 칼럼니스트가 등장했다. 기생충 전문가이자 의대 교수, 그리고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

8점
죽고 싶다는 말은, 곧 살고 싶다는 말 『갱부』 - 추리닝간죵
<갱부>
하루 동안 그 순간의 내 생각을 시간 단위로 또는 분 단위로 기록해볼까? 나쓰메 소세키의 『갱부』를 읽고 이런 뜬금없는 일을 계획했다. 말로는 뜬금없다고 하지만, 솔직히 이 소설을 읽고 이 일이 인생에서 매우 중요한 경험이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다. 모르는 사람이 보기에 다소 엉뚱해 보이는 24시간 동안 자신의 마음을 기록하는 일로, 나는 꼭 확인해보고 싶은 게 있다. 나쓰메 소세키가 말한 것처럼 매순간 변하고 그렇기에 고정된 적이 없는 마음으로 인해, 인생은 누구에게나 ‘~이다’가 아닌 ‘~일 것이다’인지 알고 싶다. 요컨대 죽...

8점
물건이 만들어지는 풍경들 - guiness
<메이드 인 공장>
김중혁 작가가 그림을 그린다는 사실은 방송을 통해 알고 있었지만 이정도로 잘 그릴 줄은 몰랐다. 일러스트 차원의 그림을 잘 그리는고 못그리고 하는 기준은 사실 개인의 취향과 트랜드에 많이 좌우되며 무엇보다 작가의 개성이 중요하다고 본다. 책 속의 그림들은 김중혁 작가가 직접 그린 그림으로, 그냥 취미로 자기 책의 일러스트를 위해 끼적거리는 차원을 넘어선다.티브이를 잘 안 보는 나는 하나의 채널에 고정하지 않고 그냥 여기저기 돌리다가 아무것도 못보는 편인데 생활의 달인이 나오면 채널을 안돌리고 계속 보게 된다. 영세한 작은 공장에서 ...

10점
여자라서 행복, 한가요? [여자라는 생물 / 마스다 미리] - 키치
<여자라는 생물>
"힘이 장사네요." 칭찬받았다고 생각, "네, 저 장사예요!" 장난스럽게 브이. 그런데 나중에 술자리에서 그 남자는 웃으면서 이렇게 조언해주었다. "그럴 때는 못 든다고 하는 편이 여자로서 더 점수가 올라가요."음, 알고 있다. 너무 잘 알고 있다. 친구가 그런 유의 패턴을 악용하는 것을 몇 번이나 목격했고, 나도 그녀들에게 목격됐을 터. 할 수 있는 일도 못 한다고 해보는 것이 인간. 아무리 정교해도 로봇들은 알 리가 없다. 나는 그 때, 가볍게 내기를 했었다. 못 해요, 못 들겠어요, 해주세요, 라고 하지 않는 나를 "멋지네"하...

8점
남녀가 차이고 차는것에 대한 수학공식을 만든다구? - 책방꽃방
<이름을 말해줘>
이 작가 참 똑똑하고 재밌는 작가네요,안녕 헤이즐의 원작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라는 책으로도 이미 알고 있었지만 이야기를 끌어가는 방식이나 등장인물들이나 모두 참 매력적으로 다가오게 만들어요, 게다가 결론은 희망이라는 사실!고등학교를 졸업하는 콜린은 캐서린이라는 이름을 가진 여자친구에게 열아홉번 차이게 된답니다. 한 여자친구에게 열아홉번 차인게 아니라 열아홉명이나 되는 캐서린이라는 똑같은 이름을 가진 여자랑 사귀다가 열아홉번이나 차인거랍니다. 기가막히고 코가막히고 말도안될거 같은 이런 상황을 소재로 삼는 작가라니요, 그런데다 이...

10점
이젠 비틀거리지 마세요 - WiredHusky
<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
그렇고 그런 책이 아니다. 신간도 아니다. 2006년에 나왔다. 2009년 처음 봤고 그때의 충격을 잊지 못해 6년 만에 다시 읽었다.<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는 행복에 관한 책이라기 보다는 미래에 대한 인간의 인지 특성과 심리에 대한 책이다. 수 많은 심리 실험이 나오는데, 그걸 보는 것만으로도 남는 장사다. 세상에 남는 장사를 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러니 이 책을 읽는다는 건 아주 손쉬운 방법으로 특별한 소수가 될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인간은 미래를 대비하는 몇 안되는 동물 중 하나다. 인간은 언제나 미...

8점
이별한 사람들만 아는 진실 - 구단씨
<이별한 사람들만 아는 진실>
선을 긋고 시작할 수 없는 마음처럼, 마침표도 그렇게... 『이별한 사람들만 아는 진실』 지금 생각해보면, 사랑이라 말할 수 있는지도 확신할 수 없는 감정들이었다. 그걸 가지고 애가 탔던 시간이었다. 나는 그때의 애가 탐을 허기지다는 느낌으로 받고는 했었다. 배가 고프다는 것은 그립다는 또 다른 표현이라고 누군가가 그러던데. 그런 걸로 보면 가끔은 폭식하듯 채우는 끼니가 그리움이 한꺼번에 몰려와서 그런 건가 싶은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외롭다는 것도, 그립다는 것도 잘 모르고 살았는데... 그런 것을 느낄만한 마음의 여유를 가져...

8점
자신의 생을 산다는 건... - 자목련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
현재는 과거를 부정할 수 없다. 안타깝게도 그렇다. 누구나 지우고 싶은 과거의 실수와 잘못이 있다. 어떤 것들은 아무도 모르게 감추고 싶은 비밀에 속하기도 한다. 때로 비밀은 판도라의 상자가 되어 현재를 삼킨다. 그러므로 부정할 수 없는 과거를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현재의 삶을 달라진다. 더글라스 케네디의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 속 한나에게 닥친 일이 그러했다. 주인공 한나는 반전 운동에 앞장서는 교수 아버지와 유능한 화가 엄마를 두었다. 그러니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자신이 싫었다. 의대생 댄과 사귀면서 한나는...

10점
웃음과 역설로 읽는 열하일기 - 무진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
웃음과 역설로 읽는 열하일기 조선 후기를 온 몸으로 살았던 ‘박지원(朴趾源, 1737 ~ 1805)’은 실학자로 문장가로 알려져 있지만 그보다는 ‘열하일기’의 저자로 더 유명하다. 그 열하일기는 유명세만큼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하지는 않은 현실이다. 열하일기가 워낙 방대한 분량이고 부분적인 작품만 번역된 상태로 오랫동안 있었기에 완역된 열하일기를 접할 수 있는 것은 그리 오래되지 못했던 점도 있다. 나에게도 열하일기는 그렇게 더디 다가왔다. 보리출판사에서 발간한 열하일기 상, 중, 하 세 권을 손에 넣고 낮과 밤을 벗 삼아 한동안...

10점
기생충, 해치지 않아요. - 마노아
<서민의 기생충 같은 이야기>
기생충만큼 오해를 많이 받고 편견의 대상으로 살아온 상대가 또 있을까 싶다. 나 역시 바로 그 편견을 가진 사람 중 하나였지만 적어도 이 책을 읽은 이상(사실 이 책 포함해서 기생충 관련 책 네권 째이지만!) 그런 편견은 버릴 수 있게 되었다. 이런 기생충만도 못한!-이라는 욕을 별로 해본 적은 없지만(보통 '벌레'를 더 많이 예로 든다.) 그래도 누군가 이런 표현을 쓴다면 그게 아닌데! 라며 함께 안타까워해줄 정도는 될 것 같다. 기생충 전도사~ 기생충 지킴이? 아무튼 우리의 기생충 박사님 덕분에~기생충은 같이 공존하면서 ‘이만큼...

잘사는 나라들이 항상 개발을 해놓고 나서 환경을 지키라고 이야기하잖아요. 사다리 걷어차기와 비슷한 이야기인데요. DDT에 대해서도 비슷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거죠. DDT가 환경에 특별히 해로운가, 아무리 해롭다 하더라도 사람들이 말라리아로 죽는 것보다는 낫지 않느냐는 거죠. 게다가 DDT가 그렇게 환경을 파괴하는 약은 아니라는 연구 결과도 나온 바 있고요. 그래서 요즘에는 제한적으로 다시 쓰고 있다는데, 그때 DDT를 금지시킴으로써 말라리아가 박멸 직전까지 갔거든요. 유일하게 말라리아를 박멸할 수 있는 기회가 아니었을까 싶어요.
-115쪽


8점
마녀 사냥, 마녀는 만들어지는 것... - 글샘
<마녀 프레임>
중세 유럽,많은 여자들이 '마녀'라는 이유로 화형, 물고문 등을 당하여 죽어갔다.그 마녀들은 왜 죽었던 것일까?그리고 그 마녀 사냥은 현대에 어떤 프레임으로 재현되는가? 이 책은 그닥 친절하지는 않다. 별로 재미도 없다.그렇지만, '마녀 사냥'이라는 현상을 바탕으로,특정한 <프레임>이 작용했던 것을 밝히고,우리 사회에서도 그 프레임이 작동하고 있음을,그래서 심각한 후유증을 남기고 있음을 해석하고 있다. 아감벤은 '호모 사케르'(벌거벗은 인간)라는 개념을 통하여,아우슈비츠에서의 희생자들에게서 얻어낸 의미를 인간세상 모두로 ...

10점
혜성을 보면 천문학의 역사를 알거야 - cyrus
<우리 혜성 이야기>
Scene #1 혜성을 제대로 알아야 할 때 혜성은 우주 질서를 깨뜨리는 무서운 존재였다. 옛사람들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긴 꼬리를 가진 혜성을 불길하게 생각하는 미신이 있었다. 전염병이나 전쟁, 홍수, 가뭄, 또는 왕의 죽음을 가리키는 징조로 여겼기 때문이다. 삼국시대 신라에서도 비슷한 속설이 있었다. 예를 들어 삼국유사에 나오는 향가 ‘혜성가’는 혜성의 등장과 왜군의 침공이 겹쳐 신라인들이 두려워하자 융천사라는 도사가 불렀다는 일화가 전해지는 노래다. 융천사가 혜성가를 부르자 혜성도 사라지고, 왜군도 물러갔다. 얼마 전...

8점
내 이름은 태양꽃 (한강/김세현/문학동네) - 성근대나무
<내 이름은 태양꽃>
‘어른을 위한 동화’의 유효성을 감히 평가하지 못한다. 정의상 모순되는 개념이지만 동화의 창작 목적을 감안하면 어른들도 간간이 동화 이야기를 읽으면 좋겠다. 재미와 아울러 생각지 못한 감성을 발견하는 때도 있다. 한강은 동화를 상대적으로 많이 쓰는 작가다. 그의 동화는 경쾌하고 유머 넘치는 입담을 구사하지 않는다. 밝고 화려한 분위기도 없다. 동화의 주인공은 한결같이 작고 움츠린 소위 별 볼일 없는 존재들이다. 사람이건 식물이건. 그들이 낮은 목소리로 가만가만 읊조리는 이야기는 가슴 한켠을 촉촉이 적신다. 이 작품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