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8월 마이리뷰 당선작

8점
피파는 기구가 아니라 기업입니다. - 곰곰생각하는발
<피파 마피아>
4강의 추억, 기억나니 ↗ 시곗바늘을 2002년 한일 월드컵 경기로 되돌리자. 그때 무슨 일이 있었나 ? 혼자 힘으로는 벅찰 것 같다. 그래서 이 자리에 잘나가는 사교육 샘 세 분을 모셨다. 청담동 원숭이 선생님, 광주 쪽집게 선생님, 대치동 클레오박트라 선생님. 우선 청담동 원숭이 선생님 말씀을 들어보도록 하자. " 그죠그죠맞죠맞죠잉 ? 2002년 월드컵 때 한국은 어디까지 갔다 ? 갈 데까지 갔다 ! 그죠그죠맞죠맞죠잉. 애인이랑 비디오방 갔나요 ? 모니터'에서는 예술 영화가 나오는데 비됴방'에서는 에로 영화 찍었나요 ?...

10점
스피노자 사상에서 '신학 정치론'이 차지하는 위상은? - 흔적
<스피노자와 근대의 탄생>
1656년 7월 27일은 스피노자가 암스테르담의 유대교 공동체로부터 파문(herem)당한 날이다. 스피노자의 파문을 결정한 유대교 평신도 회의는 그에게 도저히 종교 단체의 언사라고는 할 수 없는 저주를 퍼부었다. “낮에도 밤에도 누울 때도 일어날 때도 나갈 때도 들어올 때도 저주를 받을 것”이고 “주의 분노와 질투가 불태울 것”이라는. 스피노자 생전에 출간된 책이 ‘데카르트 철학의 원리’ 단 한 권임을 감안하면 그가 파문된 이유는 다소 의아하다. 물론 스피노자가 성경과 기독교에 대해 내린 정의를 감안할 필요가 있다. 스피노자는 성경...

10점
오래된 편지를 편애하다 - 로렌초의시종
<이탈리아에서 보내온 편지 1>
지난주에 여름휴가 삼아 강원도 평창에 다녀왔다. 올해로 11회째인 대관령 국제 음악제를 보기 위해서였다. 마침 올해는 ‘오 솔레 미오(O Sole Mio)’라는 주제로 지중해를 둘러싼 이탈리아, 스페인 등의 남유럽 국가들과 관련된 서양 고전음악들을 폭넓게 들을 수 있었다. 4박 5일 동안 머문 용평 리조트 내의 호텔은 낡았지만 아늑했다. 지금도 서울에서 버스로 3시간이 걸리는 이곳까지 더 오랜 시간을 들여 찾아온 사람들이 여가를 즐겼던, 꽤 오래 전의 느긋한 정취가 남아 있는 듯해 제법 마음에 들었다. 날씨는 2년 전에 그랬듯 가을...

10점
누가 김만수를 투명인간이라고 하겠는가 <투명인간> - 뒤팽
<투명인간>
"단지 가족이라서가 아니라 정말 훌륭하고 고귀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저절로 좋아하고 존경하게 된 거다. 태어나면서부터, 타고나기를 그랬던 것 같다. 그들은 나의 뿌리이고 울타리이고 자랑이다. 나는 그들이 정말 좋다. 지금도 그렇다. 눈을 감으면 언제든 복숭아꽃 살구꽃이 환하게 핀 고향의 집에서 어머니가 나 오기를 기다리며 마당에 서 있는 게 보인다. 형님은 하모니카로 <클레멘타인>을 불고 아버지는 가마니를 짜고 새끼를 꼬고 있다. 어서 와, 어서 와. 누나들은 산나물이 담긴 바구니를 옆에 끼고 나를 향해 손짓한다. 할아버지...

6점
독신의 오후 - gorinus
<독신의 오후>
한 때 한국에는 자식이 늙은 부모를 갖다 버리는 것을 뜻하는 '고려장(高麗葬)'이라는 풍습이 있었다고 전해져 온 적이 있었다. 사실 이는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이 식민지 조선을 비하하기 위한 의도를 가지고 날조한 것이었고, 오히려 일설에 따르면 나이 든 부모를 '버리는' 행위는 일본의 벽촌에서 행해지던 풍습이라고 '반박'하면서 우리는 불효자들과 불효녀들의 후손이라는 '짐'을 던져 버릴 수 있었다. 분명 불순한 의도에서 조작된 '고려장'에 관한 많은 이야기들이 분명히 패륜임에도 불구하고 '사실'로 받아들여졌던 것은, 아마도 나이 ...

8점
장소를 잃어버린 장소-非공간의 발견 - 봄밤
<오늘 아침 단어>
장소를 잃어버린 장소-非공간의 발견_유희경, 『오늘 아침 단어』, 문학과지성사.<오늘 아침 단어>는 '오늘 아침'에 이후에 놓일 관습적인 말을 총합한다. 이를테면 식사나, 기분이나 날씨 등으로 자연스러울 '오늘 아침 ○○'을 '단어'라는 말로 축약했다. 그리고 놀랍게도, 이것으로 오늘-아침은 스스로 갖는 지루한 리듬을 벗어나 '오늘 아침'에서 달아난다. 아침은, 아침이 오지 않을 때까지 일어나서 손쉽게 일상이라고 불리지만. '일상'에 순식간에 잡아 먹히기 때문에 흔적을 거의 남기지 않는다. 아침은 조용하고 유순한가. 아니...

10점
다이어트 필요 없다. 건강한 식사습관이 답이다 - 처음처럼
<푸디스트>
<푸디스트(foodist)>라는 제목이 익숙한 듯하면서도 분명하게 잡히는 개념은 없는 것 같습니다. 인터넷을 뒤져보면 푸디스트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일종의 급식업체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사전에도 아직 올라 있지 않은 푸디스트를 어떻게 우리말로 옮길 것인지, 또 영양사(nutritionist)와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이런 궁금증을 가지고 읽기 시작한 <푸디스트>에서 저자는 ‘맛있고 몸에 좋은 진짜 음식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UCSF에서 신경과학을 연구한 다리야...

10점
나는 다른 삶을 생각해본다. - 다락방
<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
언젠가 애인과 이별한 친구에게 '너는 미래에 그녀와 함께 있는 모습을 그릴 수 있었냐' 고 물은 적이 있었다. 친구는 '그렇다'고 했고,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말을 들었다. 간혹 내가 그리는 나의 미래에는 나의 애인들 중 누구도 없었으니까. 이상하게도 앞으로의 그림을 그려볼라치면, 거기엔 나는 늘 혼자였다. 혼자라고 해서 외로워하거나 슬퍼하진 않지만, 혼자 있는 집이 그려졌다. 다만, 예순이 되고 일흔이 되어도 바깥으로 누군가를 만나러 가기는 할 것 같았다. 누군가와 '함께하는' 삶을 하진 않을거라 생각했다. 친구에게 그리 물...

우리 모두가 명치를 맞은 듯이 충격을 받은 건 단연코 지구가 솟아오르는 광경이었다‥‥‥우리는 우리가 살고있는 행성을, 우리가 진화한 곳을 되돌아본 것이었다. 거칠고 우툴두툴하고 낡아빠진데다 따분하기까지 한 달 표면에 비하면 우리의 지구는 참으로 알록달록하고 예쁘고 섬세했다. 아마도 거기 있었던 우리 모두는 달을 보려고 386242.56킬로미터나 왔는데, 정작 절대 놓쳐선 안 될 장관이 지구였구나, 하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p.47-48)


8점
여수의 맛 - 자목련
<세 PD의 미식 기행, 여수>
밤기차, 붉은 동백, 스물한 살로 이어지는 나의 여수엔 어떤 맛도 담겨 있지 않다. 분명 무언가를 먹었을 터. 기억 어디에도 여수의 맛은 없었다. 갓김치, 장어, 굴, 부추는 모두 방송을 통해 만난 여수의 특산물이다. 다시 여수에 갈 일이 있을지 알 수 없지만 책으로나마 여수의 맛을 탐한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미식 기행이다. 여수와 인연이 있는 다큐멘터리 PD 세 명이 들려주는 여수의 맛 이야기다. 가장 먼저 등장하는 맛은 갓김치다. 예능 프로 1박 2일에서 갓김치와 메밀국수의 조합은 정말 침이 고이게 만들었다. 눈으로 보는...

8점
타인의 삶을 평가하지 말자 - 넙치
<Stoner (Paperback)>
1이웃 블로그 후기를 보고 읽게 되었는데 다음 페이지가 궁금해서 책을 내려놓을 수 없게 된다. 책 뒷표지에 "<Stoner> is a perfect novel, so well told and beautifully written, so deeply moving, that it takes your breath away."라고 뉴욕타임즈의 소개글이 적혀 있다. 나는 이 말을 을 조금 바꾸고 싶다. <Stoner> is NOT a perfect novel, BUT well told and......라고. 2이 소설은...

10점
'예루살렘 열병'에 걸린 나쁜 종교 - cyrus
<예루살렘 광기>
Scene #1 평화롭기보다는 살벌한 예루살렘 인간은 늘 무언가를 갈망하고 소원하며, 신을 향해 애절하게 울부짖는다. 누구에게도 위로받지 못한 가슴 아린 현실을 내 안의 그분만은 알아주길 간절히 원하면서. 그리하여 그리스도인이 되고, 유대교인이 되고, 불자가 되는 길을 찾아 나선다. 예루살렘은 가슴 아픈 역사와 분열의 중심인 동시에 구원과 희망의 성지다. 갈릴리에 살던 예수가 예루살렘에 입성하면서 사람들의 환영을 받고, 죽기 전날 홀로 기도한 겟세마네 동산이 있고, 부활한 지 40일 만에 승천했다는 곳이 모두 감람산이다. 감람산...

8점
사랑한다는 거짓말. - 가연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한글판)>
독일의 괴테를 떠올리면서 과학자를 떠올리는 사람은 지금은 거의 없으리라. 하지만 실제로는 어설픈 과학자였던 그는 자신 나름대로 색채론과 광학에 대하여 무언가 이론을 만들었다고 생각했던 사람이었고, 사실과는 거리가 먼 이론을 조직해내었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자신이 맞는 이론을 세운것인지, 혹은 그른 이론을 세운 것인지조차 알아낼 수가 없었고, 결국 그는 아마추어 과학자로도 당대에 이름을 가질 수 있었다. 하지만 과학의 세계에서는 사실은 당신이 부정하는 동안에도 그 자리에 그대로 남아있다. '사라진 스푼' 이라는 주기율표에 관한 멋진...

10점
마법 같은 순간 - 나비종
<Magical Moments>
무엇에 대한 인식이 바뀌는 데에 걸리는 시간은 어느 정도일까? 몇 십 년이 지나도 바뀌지 않는 것이 있는가 하면 단 몇 분, 몇 초 만에 마음이 바뀌어버리는 마법 같은 순간도 존재하는 듯하다, 이 책의 제목 ‘Magical Moment’처럼. 처음에는 와이어도 없이 이 개고생을 굳이? 라는 생각에 거부감이 들었다. 멋진 장면들이 많았지만, 자연스러움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이런 인위적인 장면들이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뭔가 억지스러운 설정에 끼워놓은 느낌이랄까? 사진집의 형태라 보는 데에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휘리릭 보고...

8점
후배가 그립다 - 꼼쥐
<나만 알고 싶은 유럽 TOP10>
2년 전쯤에 프랑스로 이민을 간 후배가 있다. 예상하지 못했던 갑작스러운 이민이었다. 제 나라를 떠나 가까웠던 가족이나 친구들과 헤어져 영원한 이방인으로 살겠다 마음먹는 일은 그에게도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터였다. 그가 떠나기 전 사정을 모르는 지인들은 그의 결정을 두고 무책임하다거나 무모하다고 비난하는 사람도 더러 있었고, 잘했다 응원하는 사람도 더러 있었다. 그는 아내와 두 아이를 데리고 정들었던 대한민국을 그렇게 떠나갔다. 살던 집과 가재도구를 정리하느라 정신없이 바빴던 시기에 그는 잠깐의 짬을 내어 나를 만나러 왔었다...

6점
세상이라는 강을 혼자 건너는 법 - 아이리시스
<독신의 오후>
나는 아빠가 혼자 끼니 챙기는 장면을 상상만 해도 싫었다. 홀로 쌀을 씻고 밥을 짓고 장을 보러 가서 사온 김치, 생선은 물론 텃밭에 심은 잘 익은 채소로 만든 찌개나 반찬도 아빠가 직접 요리한다는 게 오랫동안 짠했고 아직 완전히 벗어난 것 같지도 않다. 할머니는 매번 아빠가 굶거나 못 드실까봐 걱정하셨지만 명절이나 휴일날 한번씩 뵙는 아빠는 오히려 살이 오를 정도로 얼굴이 더 좋아지셨다. 할머니를 비롯한 친척과 지인들이 다들 한마디씩 해도 우리가 아는 유일한 사실은 아빠의 도시생활이 꽤 고달팠고, 좋아하는 재료를 구해서 좋아하는 ...

8점
『이별 리뷰』 이별을 잘해야, 다음 사랑도 잘 할 수 있다... - 구단씨
<이별 리뷰>
일곱 번 만나고 일곱 번 헤어지던 친구 커플을 봤다. 십 년이 넘는 시간 동안 그들은 그렇게 같은 상대와 일곱 번을 연애하고 이별했다. 나는 남자 쪽과 더 친분이 있었기에, 그들이 한번 헤어지고 다시 만날 때마다 그 친구(남자)와 한 번씩은 만났고, 그들의 이별에 관한 이야기를 듣곤 했다. 만나고 나면 굳이 묻지 않아도 그들이 헤어진 이야기, 다시 만난 이야기가 시작된다. 내가 그 친구에게 들었던 한결같은 대답은 이거였다. 그들이 다시 만났을 때는 "이번엔 좀 다를 거라 생각해. 한번 잘해보려고...", 그들이 다시 헤어졌을 때는 ...

10점
인생은 배신의 드라마 - 비의딸
<나는 공산주의자와 결혼했다>
한 사회의 역사가 개인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쓴 <미국의 목가>, <휴먼 스테인>과 함께 필립 로스의 3부작으로 불리우는 작품 중 하나가 <나는 공산주의자와 결혼했다>이다. 발표순으로 보자면 <미국의 목가>에 이은 두번째 작품이 <나는 공산주의자와 결혼했다>이지만, 내가 읽은 순으로 보자면 이 책이 세번째로 읽은 필립 로스의 작품이다. 세작품의 공통점이라면 은둔 소설가 네이선 주커먼이 작품의 화자인 것 외에도, 사회 속에서 배신당하는 개인, 역사 속에서 무너지는 개...

6점
삶의 여유를 느끼려면 - hermes91
<도쿄 기담집>
오래 전에 젊은 날의 피카소 전이라는 전시회에 다녀온 적이 있다. 피카소의 초기작을 보면서, 저 정도 그림이야 내가 발로 그려도 그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초기작은 훗날 그가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대가로 인정을 받은 후에 재평가를 받은 작품인 것이다. 말하는 원숭이 이야기를 들어 보신 적 있는지? 그리고 또 잠깐 아래층에 내려간다고 한 남편이 사라졌다가 한참 뒤에야 아주 멀리 떨어진 곳에서 발견되었다는 말을 들어 보셨는지? 이 정도는 돼야 기담 혹은 괴담의 범주에 들어가는 게 아닐까. 아마 범인(凡人)이 이런 소재의 이야...

10점
비극의 데칼코마니 - 드림모노로그
<숨그네 (반양장)>
내게 일은 이미 일어났었다. 루마니아에서 금지된 사랑을 하였던 청년 레오는 러시아행 열차에 오른다. 너는 돌아올거야 . 라는 할머니의 말을 뒤로 하고.... 1945년 1월 15일 이후 , 5년 동안 러시아 강제 수용소에서의 삶의 모습은 숨그네라는 표현 그대로 삶과 죽음사이를 가쁘게 오간다. 열일곱의 앳띤 모습의 소년 레오는 루마니아에서 법으로 금지한 동성애(수치)라는 이름으로 체포되었다. 그러나, 인간으로서의 수치를 느끼게 된 처음은 자동권총을 겨눈 사람들 앞에서 단체 용변을 볼 때이다. 열차가 자신들을 떠날까봐 불안한 마음...

8점
핸드폰 - 가살가죽
<핸드폰>
1994년 겨울이었지요. 대학원 준비한다고, 고시 준비를 하던 친구따라 고딩때 다녔었던 독서실에 등록해 공부를 하고 있었을 때였으니까요. 고시 공부하던 제 친구는 2차 준비하느라 그야말로 정신없이 공부를 했었었지만, 그에 비해 시간이 많았던 전, 그렇게 공부만 죽어라 하는 제 친구와 노닥거릴 시간이 많지 않았던 게 불만이라면 불만이었었지요. 그래, CPA 준비한다했던 친구 하나를 꼬셔 그 독서실에 등록을 하게 했는데, 이 친구가... 그때 한창 연애란 걸 하고 있을 때였던겁니다. 제 친구보다 꽤 나이가 어렸던 그 여친은 삐삐를 쳤는...

10점
삶의 진심이 느껴지는 우리집 - 마노아
<우리집>
이 책의 배경이 되는 시기가 언제쯤인지 모르겠다. 적어도 지금 시절은 아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금도 이런 마을이 있다면, 그건 너무 비참한 일이니까.말도 못하게 가난한 바닷가의 마을. 십대에 이미 가출과 매춘과 약물은 기본이고, 부모가 자식을 버리는 일도 다반사고, 매맞는 여인과, 폭력이 일상인 남자들이 가득한 그런 마을의 이야기이다. 책이 좋다는 소리를 몇 번 듣기는 했지만 그래도 마음의 문을 열기 어려운 소재였다. 비참해도 너무 비참했고, 처절해도 너무 처절했다. 이런 환경 속에서도 속절없이 웃고 마는 그런 주인공들을 보며 ...

8점
브라운 신부와의 대면 - 말리
<아폴로의 눈>
체스터튼의 ‘브라운 신부’를 드디어 만났다. 아가사 크리스티가 체스터튼의 영향을 받았다고 하는데, 탐정 포와르의 생김이 브라운 신부와 닮았다. 작달막하고 못생긴 얼굴. 그러고 보니 이 시기 영국은 세계적 탐정들이 여럿 활약했다. 홈즈, 브라운 신부, 포와르와 마플. 아서 코난 도일이 1859년생, 체스터튼 1874년생, 아가사 크리스티 1890년생으로, 19세기말 20세기 초의 영국은 탐정소설의 전성기를 누렸던 것 같다. 지금도 이 불후의 탐정들은 케이블 화면에 끊임없이 모습을 드러내는데, 아쉽게도 브라운 신부를 본 적은 없다. ...

8점
건너편 섬 - 그대는 건너편 섬, 난 이쪽편 섬 - 바다별
<건너편 섬>
작가 - 이경자 여덟 개의 이야기가 실린 단편집이다. 읽으면서 참 먹먹한 느낌이 들었다. 이야기 하나하나가 다 우리가 겪었던 과거와 뗄 수 없었고, 삼신 할매의 변덕이 아니었다면 어쩌면 우리 가족의 얘기가 될 수도 있는 것들이었다. 그래서 더 가슴이 답답하고 공감이 갔는지도 모르겠다. 『콩쥐 마리아』는 남자 형제들을 위해 희생했던 여자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공장에서 일하며 형제들의 학비를 대다가 기지촌에서 만난 미군과 결혼한 한 여인. 그녀를 통해 미국으로 이주한 형제들과 그 자식들은 성공해서 잘 살고 있지만, 정...

10점
정말 그 호랑이는 무엇이었던 걸까? - 헤르메스
<밤, 호랑이가 온다>
75세의 할머니 루스. 5년 전에 남편과 사별한 그녀는 장성한 두 아들이 있지만 혼자 지낸다. 그러던 어느날 새벽 네시. 그녀는 거실에서 들려오는 '커다란 짐승의 헐떡임과 숨소리의 울림. 몸집이 거대함과 의도를 암시하는 숨소리의 울림'을 듣고는 소스라치게 놀란다. 그것을 그녀는 호랑이라 생각한다. 두려움에 떨다 용기를 내어 거실로 나가보니 호랑이는 없었다. 하지만 '한 가지 새로운 느낌, 대단히 중대한 느낌. 뭔가 중요한 일이 벌어지는데 그게 무엇인지 확실히 알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호랑이인가, 아니면 중요한 일에 대한...

8점
‘글神’ 고느님 가라사대....... 『고종석의 문장』 - 추리닝간죵
<고종석의 문장>
나는 글을 잘 쓴다. 이건 내 꿈이다. 정말로 내가 글을 잘 쓴다면 얼마나 좋을까. 평소 글을 잘 쓰려고 노력했다는 말은 양심상 차마 못 하겠다. ‘노력’이라는 말에 깃든 사유와 노동의 실천은 전혀 하지 않는다. 고민이 없었던 건 아니다. 늘지 않는 글솜씨에 한숨 쉬는 대신 담배 연기만 뿜어내는 건강 해치는 나날을 보냈다. 다만 글 쓸 때 나만의 원칙은 있다. 같은 단어를 여러 번 쓰지 않는다. 대신 유의어를 활용한다. 몇 개 안 되는 유의어 밑천도 떨어지면 은유법을 활용한다. 이 또한 관용구처럼 늘어지지 않도록 주의한다. 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