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4월 마이리뷰 당선작

10점
남의 돈으로 만들어낸 저가식품 - 닷슈
<값싼 음식의 실제 가격>
지금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선진국과 대부분의 중진국이상에서 유통되는 곡물과 육류의 가격은 그들의 소득에 비해 매우 싸다. 물론 그 과정에서 유전자 조작과, 환경오염, 동물들에 대한 항생제 투여와 복지를 생각치 않는 잔인성은 큰 문제로 거론된다. 하지만 이런 것들을 문제로 지금과 같은 산업적 곡물축산체계를 공격하려는 사람들에게서도 한가지 난제가 있다. 이런것들을 친환경적으로 바꾸면 지금과 같은 싼 곡물 육류가격 체계가 무너지는 것이 아니냐라는 것이다. 저가의 파괴는 지금의 가격도 버거워하는 개도국이나 가난한 나라의 사람들에게는 엄청난 ...

10점
물 한 잔을 이해하기도 - 김언 《한 문장》 - AgalmA
<한 문장>
이 시집이 우리에게 주는 함의는 크다. 내게 가장 크게 다가온 화두는 우리가 얼마나 독재적인 주체로서 이해하려 드는가였다. 혹은 끌려가고 싶어 하는가에 대해서도. 해설을 한 남승원 평론가가 이 시집을 읽고 당혹했을 독자들에게 풀이를 꽤 잘해 줬다고 생각한다. “보편적 인식 구조의 생성을 저지”(p131) 하려는 문장들에 대해서. 발화자의 권위를 내려놓은(‘서정적 주체의 죽음’(p135)) 시가 질문과 대답을 앞서거니 뒤서거니 펼쳐놓아 수평적 의미 찾기가 되는 시 읽기에 대해서. 승부가 도저히 날 거 같지 않은 시적 정황 속에서 구조...

10점
아이를 낳을 것인가. - LAYLA
<부모와 다른 아이들 1>
몇 달 전 대만에 가서 여행하며 알게 되었던 친구를 다시 만났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내가 '부모와 자식의 관계는 필연적으로 상처를 주고 받을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이 친구가 이러는 거다. "아프리카 여행하다가 말라리아에 걸려 죽을 뻔한 적이 있었는데 아프다가 깨어나니까 애를 가져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짐승이라고 해도 할 수 없다. 죽음 직적에 자신의 유전자를 남기고 싶다는 동물적 본능 때문이든 뭐든, 그 순간에 나는 내가 이 세상에 아무것도 남기지 못하고 죽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고 아이를 가지고 싶다는 확...

8점
볼 수 있을 만큼 보라 - 이프리트
<장미의 이름 - 하>
천재는 보이지 않는 것을 본다. 그들은 언어 뒤에 숨겨진 의도를 파악하고, 기호라는 문자 속에 있는 뜻을 찾아내며, 시간을 뛰어넘는 은유를 만들어 낸다. 눈에 보이는 것으로 전부를 판단하려는 우리는 이런 천재의 생각을 쉽게 이해하지 못한다. 나 역시 천재적인 소설인 『장미의 이름』을 읽으면서 다소 난해하다고 느꼈다. 그래도 이런 도전 앞에서 물러서기도 싫었다. 죽은 천재의 마음을 전부 알 수는 없겠지만, 우선 눈에 보이는 곳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장미의 이름』은 14세기 이탈리아의 한 수도원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을 추리해나가는 미...

10점
이제는 ‘고전‘이라 부르고 싶다 - 빨강감자
<그 여자네 집>
솔직히 말하면, 나는 '다작'하는 작가를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한 마디로 가능할 걸 열 마디하고, 한 장이면 될 걸 수십 장씩 남발하며, 한 권이면 충분할 주제를 두세 권씩 시리즈로 묶어내거나, 비슷한 문체와 구성으로 이 작품이 저 작품같고 저 작품이 그 작품같은, 소위 자기 자신을 무한정 표절하는 작가들이 의외로 많다. 그런데 이런 작가들이 국내에서는 상당한 인기를 누리고 있으니, 이건 독자의 수준을 탓해야 하는 건지 아니면 출판사의 장삿속을 탓해야 하는 건지...암튼, 나의 이런 편벽함 때문인지는 몰라도 그동안 박완서의 작품들...

8점
도무지 눈을 뗄 수가 있어야지 - Falstaff
<밤, 호랑이가 온다>
원작은 <The night guest: 밤손님>. 그런데 제목을 <밤, 호랑이가 온다>라고 하니 ‘호랑이’에 대하여, 여기서 ‘호랑이’가 무엇인지 설명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꽉 차오는데, 이놈의 ‘호랑이’의 정체를 밝히는 순간 돌이킬 수 없는 스포일러를 만들어버리는 것이라 어금니 꽉 물고 참을 수밖에. 일흔다섯 살 자신(잡수신, 드신 : 이것들 다 좋은 단어인데 언어의 인플레이션 때문에 홀대당하는 느낌이다. 한국인에겐 나이도 음식이다. 한 해에 한 살씩 먹는 거) 할머니 루스. 흠. 내 아내가 사회복지사 자격증...

10점
본질주의적 사고가 낳은 평균이라는 함정 - 헤르메스
<평균의 종말>
'모난 돌이 정 맞는다'라는 속담도 있듯이, 우리나라 사람들은 자신의 개성 혹은 신념을 드러내는 것을 극도로 자제해 왔습니다. 어떤 조직에 들어가면 되도록 자신을 티내지 않고 두리뭉실 섞이는 게 가장 좋은 처세로 통하기도 했었죠. 그만큼 우리는 '평균', '평준화'를 하나의 이상처럼 생각해 온 듯 합니다. 부작용이 없진 않았습니다. 모난 돌을 내리치는 정처럼 평균에 속하지 않거나 모자라는 이들에게 그것은 '닮아야 한다', '속해야 한다'의 강요로 작용했습니다. '평균'이란 어디까지나 데이터 상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는 의미밖...

10점
생의 비극을, 삶의 진실을 응시한다는 것 - 잠자냥
<타오르는 어둠 속에서 / 어느 계단의 이야기>
나만 알고 싶지만, 나만 알기에는 매우 아까운 작품이 있다. 숨겨진 명작이라고나 할까. 아니, 어쩌면 이 땅에서만 잘 알려지지 않은 비운의 명작일지도 모르겠다. 안토니오 부에로 바예호의 작품이 그렇다. 나는 이 두 작품을 처음 읽었을 때 전율했다. 이런 작품이 있다니! 그런데도 이토록 알려지지 않았다니! 최근에 다시 읽었다. 좋은 작품은 여러 번 읽게 하는 힘을 지녔다. 읽을 때마다 그 의미를, 깊이를 곱씹게 한다.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그 날 것 같은 느낌, 과장된 몸짓 때문에 나는 연극을 좋아하지 않는다. 희곡이 훨씬 좋다. 내가...

10점
봄에 꾸는 작은 꿈 - 꼼쥐
<위대한 설계>
때로는 말보다 표정이 더 많은 것을 설명할 때가 있는 것처럼 자연계의 현상을 있는 그대로 설명하는 것보다 한 번의 수학적 증명만으로 모든 것을 명확히 할 수가 있다. 그래서였을까. 근대 과학의 아버지인 갈릴레이는 신은 수학이라는 언어로 자연을 설계했다고 믿었다. 우주에 대한 갈릴레이의 사유는 다분히 철학적이고 때로는 문학적이기도 하지만 현대 과학 또한 그로부터 발원되었음을 상기할 때 그가 했던 말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철학은 우리 눈으로 일찍이 본 적 없는 우주라는 위대한 책에 쓰여 있다. 그러나 그 내용을 이해하려면, 우...

10점
인생의 의미를 생각하다. - 강나루
<죽음의 수용소에서 (양장)>
빅터 프랭클의 의미치료에 관해서 처음 알게된 것은 학생을 상담하면서부터였다. 자신의 꿈이 상담가이며,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라는 책을 읽고, 의미치료에 관해서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상담을 하려면,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을 배워야하다고만 생각했다. 제3의 학파가 있었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했다. 그후,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라는 책에 관심이 많아졌다. 과연 어떠한 책일까? 듣고 있던 팟캐스트에서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라는 책의 한부분이 소개될 때, 그 책을 직접 읽어보아야...

8점
길이 바로 인생이니까 - 인식의힘
<길 위에서 1>
세계문학을 즐기는 방법 ① - 구글 지도와 유투브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는 하이데거의 말을 문학에 적용해 보자. 공간은 사건에 선행한다. 작가는 가상공간에 인물과 사건을 배열하기도 하고, 사건을 중심으로 인물을 창조하고 공간을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어느 쪽이든 공간은 이미 작가의 실존적 경험이나 상상적 경험을 초월할 수 없다. 한 번도 들어본 적도 가본 적도 없는 기막힌 공간을 창조한 작가는 없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천공의 성 라퓨타〉는 『걸리버 여행기』에 대한 오마주다. 조나단 스위프트는 릴리퍼트와 브롭딩낵을 거쳐 ...

8점
피할 수도 없고 피하지도 않을 - 자목련
<우아한지 어떤지 모르는>
어떻게 살 것인가, 계획하지 않고 그저 살아간다. 누군가는 불성실한 것 아니냐고 무책임하다고 비난할지도 모른다. 그럼, 하루를 잘 사는 게 계획이라고 슬그머니 말한다. 하루를 사는 건 너무 어렵고 금세 지나간다. 월 단위, 년 단위의 계획을 세우지만 대체로 무리한 계획인지 아니면 늘 등장하는 변수 때문인지 계획은 뼈대만 남을 뿐 살을 붙이지 못한다. 뻔한 핑계라는 걸 안다. 그래도 하루를 잘 살고 싶은 계획은 여전히 유효하다. 어쩌면 ‘다다시’의 삶이나 나의 삶이나 비슷한 건 아닐까. 우리는 누구나 같은 듯 다른 저마다의 삶을 살...

10점
호치민 평전 서평 - NamGiKim(呂胡)
<호치민 평전>
(이제는 반공 이데올로기적인 시각에서 벗어나야!) 1945년 9월 2일 하노이의 바딘광장에서 50대 중년 남성이 베트남의 독립을 선언했다. 그는 빛을 바랜 카키색 양복과 고무 슬리퍼 차림이었지만 대중 앞에서 자신이 준비한 독립선언문을 읽기 시작했다. 놀랍게도 그가 읽은 베트남 독립선언문의 시작은 1776년 토마스 제퍼슨의 작성한 미국의 독립선언문의 시작과 같았다. 소수를 제외한 일반 대중들은 그의 연설을 듣기 전까지 그가 1930년 베트남 공산당을 창당한 애국자 응우옌 아이 쿠옥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그는 연설을 통해...

10점
모티머 J. 애들러,<독서의 기술> - 안나
<독서의 기술>
모티머 J. 애들러의 <독서의 기술>을 만났다는 것은 내 안에, 제대로 책을 읽고 싶다는 열망과 좀 더 깊이 파고드는 독서를 하고 싶다는 열정이 만난 덕분이다. 아무런 목적없이 소문만 듣고 <독서의 기술>을 펼쳤다면 몇 장 읽다가 덮었을 것이 분명하다. 읽어야 할 책들은 쌓여 있고, 딱딱하고 지루한 책보다는 당장의 즐거움이 내겐 더 우선이었을테니 말이다. 지금까지의 나에게 독서는 도피처였다.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오는 피로함,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것은 기도 외에 책이 유일하다고 고백할 수 있겠다...

6점
외치는 소리 - charms
<82년생 김지영>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여성이라면 <82년생 김지영>은 특별한 작품이 아닐 수 없다. 그녀와 내 인생의 유사성은 때로, 작가가 내 유년시절의 일기장을 들여다보고 쓴 게 아닌가 하는 착각마저 들게 할 정도였다. 이 소설은 제목의 조어방식에서부터 이미 많은 것을 말해준다. 대개 연도를 의미하는 숫자를 제목으로 하는 소설은, 숫자가 가리키는 시대의 사회상을 드러내는데 주력하고, 사람이름이 제목인 소설은 특정인물의 삶을 다양한 차원에서 조망하는 것이 주된 서사가 된다. <82년생 김지영>은 두 가지 요소를 모두 포함하고 ...

8점
지상의 찬란한 어둠 속으로 - 레삭매냐
<파과>
작가의 이름을 보고 남자로 생각했다. 나의 첫 번째 착각이었다. 킬러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소설이라는 말에 혹해 책을 펼쳐 들었는데 65세 할머니가 주인공 킬러란다. 놀라운 솜씨로 표적을 거침없이 제거하는 킬러 주인공은 남자일 거라고 추측했는데, 두 번째 착각이었다. 그런데 나는 이런 소설 <파과>의 이런 파격이 마음에 들기 시작했다.한국소설에서 킬러를 만나기란 쉽지 않다. 장르 문학이 아주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했다는 반증일까? 그래서인지 ‘설거지’하고 ‘방역’하는 킬러가 등장하는 소설을 좋아한다. 그런데 왜 하나 같이...

6점
문화가 만든 번영 - cyrus
<성장의 문화>
‘역사는 진보한다’는 명제를 부정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나 역사의 진보나 발전의 방식에 대해서는 학자들 사이에서 입장이 갈린다. 《역사란 무엇인가》(까치, 2015)로 유명한 카(E. H. Carr)는 역사의 진보를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의 모든 시간을 하나로 통합하는 총체적인 진보로 해석한다. 프랑스 아날학파를 대표하는 페르낭 브로델은 전통적 역사학이 단기적 시간 속에 매몰된다는 점을 비판하며 장기지속, 중기지속, 단기지속이라는 시간의 세 층위에 따라 역사를 바라봤다. 물론, 역사의 흐름은 단선적이지 않다. 역사를 살펴보...

8점
뽀미 언니로부터 여기까지 - syo
<왜 책을 읽는가>
누가 뭐래도 노태우는 좋은 대통령이라고 말하는 아버지의 표정이 사뭇 진지했다. 나는 다섯 살이었고, 다섯 살은 노태우가 성군인 이유 따윈 하나도 궁금하지 않은 나이였다. 정작 내가 알고 싶은 것은 사내놈이 분명한 내가 뽀미 '누나'를 '뽀미 누나'라 부르지 못하고 '뽀미 언니'라 불러야 하는 까닭이었는데, 그 건에 대해 아버지는 말이 없었다. 대신 노태우가 좋은 대통령인 이유를 알려 주었다. 길고 긴 설명이었지만 한 마디로 줄여보면 결국 노태우가 대구 출신이기 때문에 우린 이제 노났다는 이야기였다. 그리하여 우리는 고소한 콩고물이 ...

10점
뜨거운 가슴을 가진 세 여자 이야기.... - bookholic
<세 여자 1>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0.이번에 이야기 해줄 책은 <세 여자> 1권이란다. 모두 두 권짜리야. 작년에 신간소개에서 알게 된 책이야. 일제시대 독립운동을 했던 세명의 여자 이야기라고만 정말 대충 알고 있던 책이야. 아빠는 일제시대에 독립운동 했던 사람들에 관한이야기들에 관심이 많아.. 특히 많이 알려지지 않은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라면 더욱 관심이 가. 아빠가 어른이 되어 책들을 읽어보니, 학창 시절에 배웠던 위인들이전부는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뒤부터 더욱 그런 것 같아.남북으로 갈라진 것은 국토만이 아니었...

(61)
정숙이 반격에 나섰고 목소리에 날이 서 있었다.
“소설이란 말이죠. 인물의 심리묘사만 제대로 해도 사회적 의미를 가지는 거예요. 심리가 사회를 반영하니까. 그 안에 리얼리즘도 있고 인민성도 있어요. 소설에 그렇게 교조적인 잣대를 들이대면 톨스토이도 설 자리가 없어요. 레닌은 톨스토이를 러시아혁명의 거울이라 했지만 플레하노프는 그저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귀족 작가 정도로 취급했지요. 그래서 플레하노프는 레닌이 될 수 없는 거예요. 융통성 없는 원칙주의는 종국에는 분파주의밖에 못 되는 거지요. 단순한 주의주장으로 달려가버리면 소설이 아니라 팸플릿이 되는 거예요. 카라마조프의 둘째 아들 이반이 그런 말을 했잖아요. 우직한 건 단순하고 현명한 것은 모호하다고. 그리고 진실은 복잡한 데 숨어 있는 거라고.”


10점
내 인생의 거센 폭풍이 잦아들고 있음을 깨닫는다. - 필리아
<폭풍의 언덕>
‘폭풍의 언덕’이란 제목을 접할 때마다 아주 오랜 세월 영혼에 새겨졌던 어떤 감동이 불려 내지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아마 이러한 인상은 어린 시절에 보았던 영상이 주었던 영향이 작용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것은 나무의 뿌리를 뽑아 낼 듯 거세게 휘몰아치는 바람과 고딕풍의 외딴 저택이 있는 흑백의 음울한 어떤 시원의 풍경이 일으키는 스산함이다. 이 기억에는 가까이 다가가기 어렵게 만드는 수심으로 일그러진 냉정한 얼굴의 남자가 등장한다. 그의 이름은 ‘히스클리프’였을 것이다. 집요하게 어린 사랑의 광기, 거세게 몰아치는 ...

10점
혁명과 혁명 이후를 생각하게 하는 소설 - kinye91
<동물농장>
어릴 적에 읽은 책이다. 그때는 사회-역사 지식이 부족해서 동물들이 반란을 일으켰지만 또다른 동물이 독재를 한다 정도로만 이해하고 말았던 책이다. 다시 나이들어 읽으면 그동안 살아온 것들이 소설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이 책 해설에서도 나오지만 책이 발간될 당시 사람들은 이 소설에서 풍자하고 있는 대상이 누구인지 명확히 알았으리라. 그러나 지금은 소설이 발간된 지도 70년이 넘었고, 그만큼 강산이 일곱 번이나 변했고, 또 이데올로기로 대립하던 것이 이제는 종교 대립이나 경제 대립으로 넘어가 버렸으니, 지금 독자들이 이 소설을 읽...

10점
아무튼, 요가 - 다락방
<아무튼, 피트니스>
작년 5월. 나는 여러가지로 의욕을 상실해서 축 늘어져 있었다. 젖은 휴지처럼 바닥에 찰싹 달라붙어 있는 상태가 되어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고 그 시간이 자꾸 길어지고 있었다. 하루가 이틀이 되고 한달이 다 되어가던 즈음. '아 이대로는 안되겠다'하는 생각이 들었다. 감정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바닥을 기고 있는 내 자신이 못마땅했는데, 도무지 의욕을 살릴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고, 이러다가는 더, 더 바닥으로 내려가겠다 싶어 해결방벙을 찾아낸 게 운동이었다. 그간 운동을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다. 헬쓰장에...

팔 운동은 그런 뽀빠이 만화보다 더 재미가 없었다. 지루한 반복의 지겨운 연속이다. 게다가 근육을 단련하려고 마음먹었다면 이 운동을 거르지 않고 자주 해줘야 한다. 그 지루함을 버텨야 모찌모찌가 알통이 되고, 힘주면 단단해지는 근육이 된다. 공부 또한 즐거움을 느끼게 되기까지 기나긴 지루함의 시간을 견디는 훈련이 필요하다. 기역, 니은, 디귿, a, b, c, 한 자 한 자 익혀서 단어를 이해하고 문장을 만들고 어려운 텍스트를 술술 읽고 판단하고 재구성할 수 있게 되기까지, 지난한 기간과 과정이 필요하다. 팔운동을 하다 보니 내가 평생 공부를 해온 느낌과 비슷한 점이 있다고 여겨졌다. (p.68)


10점
누구든 삶을 살아간다 - 양철나무꾼
<검사내전>
법률 용어가 어렵고 복잡해서 머리 뽀글거리는 것도 있지만,나는 법 없어도 살 사람이라는 생각이 은연중에 있었고,만약 무언가 필요하다고 해도 그건 법보다는 주먹이라고 생각했었나 보다.때문에 책 제목에 '검사'가 들어갔다는 이유만으로 이 책을 법률 용어 사전 보다 어렵게 여겼었고,굳이 어려운 책을 머리 뽀글거려가며 읽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었다. 그래도 여러 저기서 권하길래 예전에 사뒀는데 남편이 집어가 버려 그렇게 잊혀졌었다.늘 내게 읽을 책이 넘쳐나는걸 아는 남편은 책을 집어가거나 가져다 줄때 별다른 코멘트가 없다.그런데 이 책을 ...

10점
사진, 생각의 눈. - yureka01
<사진, 생각하는 눈>
초저녁잠이 늘어나고 아침잠이 줄어든다는 것은 노화의 대표적 증상이다. 아침에 일어나야 할 시간보다 훨씬 빨리 잠을 깨게 될 때 하루 종일 또 피곤함에 쩔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늙어서 직장을 다닌다는 것이 그래서 더 두려운 일이다. 온종일 피곤에 업무를 가중하는 게 우울할 지경이다. 출근하자마자 종일 내내 수면 부족에 시달려야 하는 고역이 뻔한대도 아침의 숙면이 달아난다. 왜 쓸대없이 일찍 일어나서 덜거덕거리는 걸까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어릴 때 나이 많은 노인네를 이해할 수 없었다. 일찍 일어나서 밭에 갈 일도 없고 시간...

10점
죄와 벌-변증법 대신에 삶이 도래했다 - 바스티안
<죄와 벌 - 상>
* 스포일러 포함어린 시절부터 10년도 넘게 『죄와 벌』을 읽어야지, 라고 마음만 먹다 드디어 『죄와 벌』을 읽었다. 막상 읽어보니 내가 범접할 수 없을 정도로 무거운 책이라는 선입견은 깨졌다. 올해 상반기 내내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에 푹 빠져 있었는데, 『죄와 벌』을 읽으면서 톨스토이와는 다른, 도스토예프스키의 더 거칠고 다듬어지지 않은 듯한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은 아직 이 책 하나만 읽었지만. 작가 최악의 조합 중 일부. 도스토예프스키의 장광설이 그 중 한 요소로 끼어 있을 만큼 도스토예프스키 특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