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7월 마이리뷰 당선작

8점
이 책을 읽는 이유 - 꼼쥐
<소년이 온다>
실체가 확인되지 않은 공포는 호기심을 부풀리는 습성이 있다. 예컨대 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지도 않았던 어린 시절에 마을 인근의 한 기업에서 매주 지역주민을 위한 영화상영이 있었다. 마을 아이들은 왕복 한 시간도 넘는 길을 걸어 영화를 보러 가곤 했다. 저녁 어스름이 질 무렵 시작된 영화는 늘 캄캄한 밤이 되어서야 끝이 나곤 했다. 다시 집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 아이들은 어린 아이들을 가운데에 두고 대열의 앞쪽과 뒤쪽에는 그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아이를 세웠다. 그렇게 줄나래비를 서서 걷는 산길은 유난히 무서웠다. 절대 뒤를 돌아보...

10점
떨여져 있는 두 연인을 이어준 것은 심장박동소리 - 처음처럼
<심장박동을 듣는 기술>
윈앤커가 쓴 <중국신화전설>에는 비익조(比翼鳥)라는 새가 나옵니다. 들오리처럼 생겼고 깃털의 빛깔은 푸른데 붉은 기가 섞여 있었으며 날개와 눈이 모두 하나씩이라서 반드시 두 마리가 합쳐져야만 날개를 나란히 하여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다닐 수가 있고, 혼자서는 한 걸음도 움직일 수 없는 운명이라는 것입니다. 여기 비익조처럼 운명적으로 한 몸이 되었어야 하는 한 남자와 한 여자의 애달프면서도 놀라운 사랑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느 날 갑자지 앞을 볼 수 없게 된 소년이 태어나면서 걸을 수 없는 소녀를 만나 마치 한 몸처럼 지내...

10점
이루리 작가와 북극곰 출판사의 콜라보레이션! - 그렇게혜윰
<아빠와 함께 그림책 여행>
존버닝햄, 레오리오니, 이보나흐미엘레프스카, 이수지, 이혜리, 피터레이놀즈,유리슐레비츠, 모리스샌닥, 데이비드스몰, 또 누가 있을까? 내가 좋아하는 그림책작가들 말이다. 이런 기호 때문에 대체로 책꽂이에 한 작품씩 있는 작가들에 비해 이 작가들의 책은 적게는 3권 많게는 8권씩 갖고 있다. 구매권이 나에게 있기 때문이다. 아이의 책 취향이 많은 부분 엄마의 취향에 영향을 받는 것은 이런 까닭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아이와 함께 책 고르는 시간이 많아지고, 아이 역시 나름의 선택 기준이 생기기에 그 영향력은...

10점
상처의 전염 - 저녁
<풍경과 상처>
상처의 전염김훈의 문체를 중심으로 책을 진심으로 사랑하지만 책을 읽는 것이 쉽게 느껴졌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책을 펼치자마자 환상의 통로로 들어선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내심 부러워하면서도 그 말을 믿기 힘들었다. 나의 경우엔 책과 친해지는 시간을 반드시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어떠한 지점을 넘어야 작품을 구성하는 문체와 구성 방식 등에 익숙해져서 책을 읽는 속도가 붙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오십 페이지, 백 페이지를 넘어갈 때까지 재미가 붙지 않은 경우엔 손바닥은 점점 땀으로 흥건해지고 자꾸만 딴 생각이 들었다. 이...

10점
과거는 현재의 거울이다 - hermes91
<병자호란 1>
팟캐스트 전성시대에 창비에서 만드는 라디오 책다방을 즐겨 듣는다. 비디오가 아닌 오디오로 만나는 책에 대한 정보가 참 쏠쏠하다. 얼마 전, 한명기 교수의 <병자호란> 방송을 듣고 바로 이 책 사서 읽어야지 결심했다. 분량은 두툼한데, 한 번 읽기 시작하니 다 읽지 않고서는 배겨날 재간이 없었다. 아주 오래 전에 한명기 교수의 또다른 역사평설 <광해군>을 읽고 나서, 그동안 서인정권이 극악한 폭군으로 매도한 광해군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가지게 됐다. 그 후에 나온 영화 <광해>는 말할 것도 없고. 한명...

6점
교육사유 - 만화애니비평
<교육사유>
교육이란 것은 참 어렵다. 왜 어려운 것일까? 사실 인간은 인간을 스스로 키울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인간이란 인간에 의해 사회적 그룹으로서 성장할 수밖에 없다. 현재 21세기가 과거 조선시대 내지 봉건사회였다면 농경산업으로서 살 수 없으니 말이다. 농경사회에서는 어린아이라는 개념은 없었다. 오히려 어린아이 내지 청소년들을 가리켜 작은 어른이라고 했다. 단지 몸이 작을 뿐이지 그들은 자신들이 해야 하는 업무나 책임을 이미 소화하고 있었던 것이다. 가정에서 요리를 하는 소녀나, 논과 밭에서 추수하는 소년들이 있었고, 심지어 10살 ...

10점
철학은 다르게 느끼는 것, 다르게 생각하는 것, 다르게 사는 것임을 알게 하는 책 - 흔적
<철학자와 하녀>
철학은 다르게 느끼는 것, 다르게 생각하는 것, 다르게 사는 것! 이 말이 인상적인 것은 왜일까? 그간 우리는 일상에서 유리된 관념의 유희를 많이 보아왔다. 이 관념의 유희라는 말은 철학하는 이들이 일상을 도외시하며 그들만의 앎에 탐닉한 채 그것들을 일깨움의 수단으로 삼지 못했다는 의미이다. 이런 상황에서 당연하지만 철학을 다르게 생각하고 느끼는 것으로 정의하는 저자의 책은 기대를 갖게 한다. 스스로 “철학을 전공한 사람도 아니고 철학자임을 보증하는 어떤 자격증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의 철학서인 ‘철학자와 하녀’. ...

6점
피로사회 인가, 잉여사회인가 ? - 말리
<피로사회>
『피로사회』를 다시 읽었다. 독서회 발제를 맡았기 때문이다. 나는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 않았는데, 올해 『투명사회』가 나오면서, 저자 한병철이 다시 주목을 받게 되자, 어느 회원이 제안을 했고, 『투명사회』보다는 『피로사회』가 읽기 쉽다는 이유로 선택되었다. 2012년,『피로사회』가 떠들썩하게 화제가 되던 여름 즈음, 나는 서점 간이의자에 앉아 이 책을 읽었다. 훑어보고 살까 했는데, 그러고 말고 할 것도 없었다. 워낙 얇은 책이라 앉은자리에서 다 읽었다. 면역학에 빗댄 시작이 매혹적이었으나, 2012년 현재 우리사회와는 조금 엇나...

피로사회 잉여사회 부정성


8점
미로 같은 카프카 세계로 들어가는 방법 - cyrus
<변신 (단편전집)>
"어찌 할 수 없으면 침묵을 지켜야 해요. 누구도 절망 때문에 환자의 상태를 악화시켜서는 안 돼요. 그 때문에 내 서투른 글은 모두 없어져야 해요. 나는 빛이 아니에요. 나는 그저 내 자신의 고통의 근원으로 빠져들 뿐이에요. 나는 막다른 골목이에요." (구스타프 야누흐 『카프카와의 대화』 중에서, 문학과지성사, 341~342쪽) Scene #1 멍하니 글을 읽다 작가들마다 그의 이름 뒤에 붙는 꼬리표가 있다. 그러한 꼬리표는 자못 진부할 수도 있으나 그 작가의 세계를 파악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단서가 된다. 프란츠 ...

10점
현재에서 과거를 보는 것 - 맥거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일본편 1>
대학 시절, 역사 관련 동아리 활동을 해서 수 차례 답사를 따라다녔다. 답사를 가보신 분들은 잘 알겠지만, 답사, 특히 유적, 유물과 관련한 답사는 사전에 얼마나 많은 것을 공부하고 가는가에 따라서 그야말로 충실한 체험학습이 될 수도 있고, 아니면 숙취와 희미한 잔상과 줄어든 통장 잔고만 남는 거의 무의미한 여행이 될 수도 있다.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은 여느 때도 그렇지만, 이 경우에 특히 진리이고, 충실한 공부를 한 후에 답사를 가게 되면, 그간 공부한 게 억울해서라도 한 가지라도 더 보기 위해 노력하게 되고, 그만큼 더 보...

10점
철학이란, 삶 그자체 ~!《철학자와 하녀》 - 드림모노로그
<철학자와 하녀>
젊은 날엔 젊음을 모르고 사랑할 땐 사랑이 보이지 않았네. 하지만 이제 뒤돌아보니 우린 젊고 서로 사랑을 했구나. 살다보면, 깨달음이 너무 늦게 도착할 때가 있다. 이상은의 노랫가사처럼 지나고 나서야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젊음이었고 사랑이었다. 삶이라는 것이 딱 그렇다. 그때 알았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후회가 뒤통수를 치는 횟수가 많아지는 것이 인지상정의 인생인지도. 어쩌면 인생에 완벽함을 기대하는 것은 오만인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먹고 사는 일에 급급하여 늘 쫓기듯 살면서 ‘삶’에서 찾아오는 후회와 함께 찾아오는 깨...

8점
하이데거와 4대강? - lmicah
<히틀러의 철학자들>
‘큰빗이끼벌레’ 라는 벌레를 나는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다. 사진을 통해 본 큰빗이끼벌레는 혐오 그 자체였다. 영화 에어리언에 나오는 괴물같이 보이기도 하고 바다 깊은 곳에 사는 심해생물 같이 보이기도 했다. 색깔도 이상하고 모양도 이상한 이 벌레가 한 가득 모여 있는 강을 보고 있으면 당장에라도 토악질을 하고 싶을 지경이다. 뉴스에 따르면 이 벌레는 악취마저 내뿜는 신공을 가졌다고 한다. 이명박 집권 시절 수십조 원을 쏟아 부은 4대강 공사 현장에서 이 벌레가 출몰하고 있다고 한다. 참 대단한 양반이다. ...

8점
반복되는 문장들의 매혹 - 다락방
<신중한 사람>
이승우는 여전히, 조용하게 살고 있는 사람들의 내면을 들여다봐준다. 이만큼이나 그들의 내면을 낱낱이 들여다볼 수 있는 사람이 또 있을까. 특유의 반복적인 문장이 잠깐 힘들게 읽힌 적이 있었고 또한 《일식에 대하여》에서처럼 <고산지대>같은 '어마어마한' 단편이 포함되어 있진 않아 살짝 아쉽지만, 아쉽다고 해서 이 책이 어딘가 부족하다거나 한 건 아니다. 다만, 고산지대 같은거 하나만 있어주지..하는 마음이랄까.간혹 이승우는 '공포소설'을 써내는데도 탁월하다는 생각이 든다. 일전에 읽은 그의 단편집 《오래된 일기》에서 <...

10점
증대된 한 개인의 힘, 인적 자원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 - 헤르메스
<직업의 지리학>
'시애틀의 잠 못이루는 밤'이라는 영화를 만나기 전까지 우리들에게도 생소했던 도시 시애틀. 그건 당사자인 미국도 다르지 않아서 시애틀이 미국의 도시냐는 농담이 종종 유행했다고 한다. 그럴만도 한 것이 사실 시애틀은 오래도록 최악의 도시 중 하나였다. 70년대 후반, <이코노미스트>는 시애틀을 '절망의 도시'라고 불렀다. "중고차, 중고 텔레비젼, 중고 주택을 미국에서 가장 싸게 살 수 있는 곳은 워싱턴의 주 시애틀이다. 식료품을 사고 집세를 낼 돈을 마련하기 위해 집집마다 생활에 꼭 필요하지 않은 것이라면 무엇이든 내다 ...

10점
혼자만 잘살믄 무슨 재민겨 ? - 곰곰생각하는발
<이미, 서로 알고 있었던 것처럼>
손 편지를 써서 보내던 날들이 있었다. 편지를 쓰다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편의점 영수증처럼 구겨서 버리고 다시 쓰기를 반복했다. " 가을비가 내리니 낙엽이 우수수 떨어지는구나 " 라는 문장은 " 어젠 가을비가 따스하게 내렸다 " 라고 고쳐 쓰다가, 다시 " 가을비가 내렸으니 이제 곧 겨울이 올 것이다 " 라고 수정했다. 하지만 이내 편지지를 찢고는 다시 " 비가 온다. " 라고 고쳤다. 얼마나 많은 편지를 썼는지 당신은 모른다. 사실, 그해 가을에 당신에게 보낸 편지 한 장은 노트 한 권이었다. 찢어서 버리고, 찢어서 버리고, 찢어...

8점
Maestro Myth - Jeanne_Hebuterne
<거장 신화>
지휘자의 눈은 오케스트라 전체를 응시한다. 모든 연주자는 지휘자가 자신을 주목하고 있다고 느끼고, 여기에 더해 자신의 소리를 듣는다고 느낀다. ... 지휘자는 연주자 개개인의 마음 속에 있다. 그는 연주자들 각자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도 알고 있다. 그는 긍정적이고 부정적인 모든 면에서 살아 있는 법의 화신이다. 그의 손은 명령하고 금지한다. ... 연주가 진행되고 있을 때에는 작품 외에 아무 것도 존재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연주가 진행되고 있는 동안만큼은 지휘자가 세계의 지배자가 된다...

8점
Hitler's Philosophers - 아이리시스
<히틀러의 철학자들>
이 책을 읽기 시작할 때는 자신을 포지셔닝해보는 게 좋다. 결단력 있는 태도는 올바르지만 냉소적이면 공감력이 부족하다는 말을 듣기 쉽고, 세상을 똑바로 보지 않고 보고 싶은 것만 보려하는 자에게는 철 없는 몽상가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스타일이 아니라면 정치적 포지션은 어떤가. 헤겔이 인종분리주의자이자 반유대주의자라는 이유만으로 그의 인격에 심한 결함이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만약 그렇다면 그런 자의 철학적 사유를 익히기 위해 왜 많은 사람들이 그의 저작을 읽고 공부하나. 자신이 권력지향형이자 친미주의자였으므로 굳이 친일파를 처...

8점
『어쩌다 연애 따위를』 이젠 하다하다 고딩한테 연애를 배워? ㅠㅠ - 구단씨
<어쩌다 연애 따위를>
‘19금’ - 19세 초과 금지 연애 소설.들어는 봤나~ 19세 초과한 사람들은 읽지 말라는 연애 소설? 공부, 성적, 진로... 학생이나 청소년이라는 대상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연결되는 단어다. 학생의 본분은 열심히 공부하는 것. 당연히 성적도 좋아야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을 것이고, 그렇게 선택된 대학은 곧장 직업으로 이어지는, 아주 강력한 끈으로 묶여 있다. 그러니까, 그 나이에 해야 할 일이 이미 오랜 시간 동안 정해진 법칙 같은 느낌이다. 물론, 공부해야지. 하고자 하는 일, 미래를 위해서라도. 10대, 청소년이라는 그...

10점
‘저런’ 어른을 대면하는 기회 - 로렌초의시종
<오솔길 끝 바다>
예전에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의 리뷰 서두에 “제일 싫어하는 수사(修辭)를 꼽으라면 ‘마술적 리얼리즘’이 단연 선두권”이라고 적었었다. 이제 이 책을 읽다가 그 무리에 들어 있는 또 다른 용어 하나가 기억났다. ‘어른을 위한 동화’다. 처음부터 동화가 아이들만의 것이라고 단정한 그 편협함이 유치하고, 그래도 ‘어른들을 위한’다며 나이 들어도 해결 못한 그런 유치함을 부추기는 수작이 치사하게 여겨졌다. 다행히 이 책의 뒷면에는 그 대신 어른들을 위한 ‘우화’라고 적혀 있다. 이미 너무도 닳아 버린 그 표현을 일부러 피한...

10점
봄을 위한 아름다운 고발 - 탕기
<침묵의 봄>
2014.07.28 아버지와 함께 새벽 4시부터 산을 오르면 새벽 5시 즈음부터 산의 이곳저곳에서 조용히 아침을 맞이하는 산새들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새로운 세계로 초대받는 기분이 든다. 눈앞을 가리던 어둠이 높은 하늘서부터 옅어지고, 어떤 ‘공간’이 열리는 듯하다. 땀을 식히는 바람, 바람에 더 빨리 흘러 떨어지는 땀. 그 외 모든 것들의 존재가 분명하게 느껴진다. 당신도 알 것이다. 이런 걸 ‘개방’이라고 불러도 좋을지 모르겠다. 일종의 착각이나 순간적인 인식일 수도 있겠지만, 장자 철학에서 말하는 ‘무문(無門)’의 체험일...

8점
철학, 조금 더 낮은 세계로 임해야 - 멜기세덱
<철학자와 하녀>
철학이 일상의 삶과 무관하게 저 하늘의 별만을 보는 것이라면 가난한 사람들이 지적하듯 철학은 한가한 일이나 쓸모없는 일이 되어버린다. 하지만 가난한 사람들이 떠받드는 현실 감각 역시 그들 자신을 빈민으로 양산하는 현실에 대한 추인에 불과하다면 그것은 노예의 자기 위안에 불과할 것이다. 이처럼 철학과 가난한 사람이 대립하는 곳에서는 철학도 불행하고 가난한 사람도 불행하다. 철학은 기껏해야 현학적 유희이거나 비현실적 몽상에 불과한 것이 되고, 가난한 사람은 현실 논리를 재빨리 추인함으로써 영리한 노예, 성공한 노예가 될 뿐이기 때문이다...

10점
오솔길 끝 바다에서 만나는 것 - 매그놀리아
<오솔길 끝 바다>
얼마 전 유치 야요미의 [후쿠야당 딸들]을 다시 읽었다. 450여년 동안 교토에서 제과점을 가업으로 삼았던 후쿠야 집안의 세 자매들의 성장담이 그려져 있는 이야기인데, 그 마지막 장면이 상당히 인상적이다. 가족들과 자신을 맞춰가며 또 부딪쳐가며 부모가 된 그들은 자신이 아이었던 일을 잊어버리고, 그들의 어머니가 그랬듯 자식들을 대하고 있는 장면.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또 다시 자기 나름대로의 답을 찾으며 성장해 가지만. 그러니까, 그런 일은 계속 반복되는 게 아닐까 싶다. 당연히 지금 이 시점에서는 당시 부모님들이 어떤...

8점
다른 삶을 위한 세 가지 질문 - 문화유전자 전쟁 - 봄밤
<문화 유전자 전쟁>
홈플러스가 선보인 건강카트 2012. 4카트 말인가? 백 원을 넣으면 달칵하는 소리와 함께 카트 무더기에서 하나를 빼낼 수 있고, 다른 카트에 끼워야 달칵 하면서 백 원을 돌려주는 <꽤나 합리적으로 생긴 물건>말인가. 요새는 칼로리 소비량도 측정 해준다던데. 마트를 돌아다니면서 운동량도 쟬 수도 있으니 <꽤나 똑똑하고 기특한 물건>아닌가. 아니, 장을 다 보고 빈 카트를 원래 카트 무더기에 놓아야 하것만 이것을 귀찮아하면 찾지 못한다는 '백 원' 말인가. 어떤 이는 카트의 '백 원' 쯤이야 넓은 아량으로 그냥 ...

8점
이 책 한권이면 된다 - guiness
<소크라테스 예수 붓다>
내게 철학은 너무나 졸리운 것이고, 내게 종교는 너무 편협된 것이다. 인류에게 가장 많이 알려져 있고, 인류 역사상 아마도 가장 많이 영향을 준 분들이지만, 사실 그분들의 생애와 그분들이 전한 말씀, 그리고 인류애를 향한 구체적인 행적에 대해서 제대로 들여다볼 기회가 별로 없었다. 그렇지만 한 편으론 믿고 있었다. 인류의 위대한 세 스승 소크라테스와 예수, 그리고 붓다를 함께 묶는 커다란 동그라미가 존재하리라는 사실을. 오랜 인류 역사에서 비교적 서로 가까운 역사 속에서 살아간 위대한 성인 세 분의 생애와 가르침을 한꺼번에 같...

8점
삶을 프로그래밍하다 『이미지 인문학』 - 추리닝간죵
<이미지 인문학 1>
눈에 보이는 것을 믿지 않는 세상, 그렇지만 그것이 존재한다고 믿는 세상. 우리는 지금 이런 세상에 살고 있다. 디지털 미디어 시대에는 상상한 모든 일이 눈앞에서 생생하게 벌어진다. 해상도 짱짱한 이미지와 압도적 사운드는 이미 오래 전에 일상이란 이름으로 우리 삶에 오버랩 됐다. 실재보다 더 실재 같은 이미지 속에서 우리는 더 이상 현실과 가상을 구분하지 않는다. 진중권은 디지털 이미지 시대를 사는 우리 삶의 태도를 파타피직스(pataphysics)라고 정의한다. 형이상학(metaphysics)을 패러디한 일종의 고도의 지적인 농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