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4월 마이리뷰 당선작

10점
사신의 7일 (죽음은 무섭지만, 무섭지 않아요.) - 그녀,읽다.
<사신의 7일>
<오랜만이에요. 치바씨.> 이사카코타로는 원래 시리즈 물을 잘 내지 않는 작가이다. 유일한 시리즈물이라곤 '명랑한 갱 시리즈' 뿐. 그런 이유로 치바가 무려 8년 만에 돌아올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그래서 그 반가움이 그 어떤 신간 보다 몇곱절이나 컸다. 게다가 '사신 치바'는 내가 이사카월드에 입문하게 된 계기가 된 작품이기도 하기에 더욱. 이번엔 단편이 아니라 장편이다. 이사카코타로 그 특유의 플롯은 단편 보단 장편에 더 적합하기에 또한 기대가 크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죽음을 몰고 오는 이 사신의 귀환을 나는 쌍...

10점
잘 몰아세울 줄 아는 인간에 대하여 - 얼그레이효과
<소망 없는 불행>
언젠가 발터 벤야민은 이렇게 말했다. 세계에 대해 어린아이가 처음 경험하는 것은 "어른들이 좀 더 강하다"는 깨달음이 아니라 "오히려 어른들이 마술을 부릴 수 없다"는 깨달음이라고_조르조 아감벤, 「마술과 행복」작년, 아감벤의 『세속화 예찬』속에 담긴 윗 문장을 적어놓고 여러 번 곱씹었더랬다. 그리고 최근 이 문장 속 벤야민의 통찰력을 자주 곱씹어본 듯한 페터 한트케의 「아이 이야기」를 읽었다. 쉽게 가보자. 아이가 등장하는 작품은 늘 우리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려는 음산함을 동반한다. 아, 하는 과장된 감탄에 휩쓸리지 말자 경계하면...

10점
소설가는 악마처럼 낭만적인게 아니라 개미처럼 끈기있는 자... - 글샘
<작가란 무엇인가 1>
1. 소중한 경험... 한국에서는 구하기 귀한 로이스 초콜릿을 선물받아 냉장고에 넣어 두고는,괜스레 하루 한두 차례 냉장고 문을 열면서 스무 개의 직사각형 조각이 하나씩 스러짐을 아쉬워하듯...야금야금 읽었거늘, 어쩌다 보니 2권을 전에 읽었고, 이제 1권을 다 읽었다. 소설도 아닌 이런 인터뷰집을 아쉬워하며 읽게 되기도 참 드문 경험이다.책을 읽는 순간들마다 이런 책이 번역되어 나왔음을그런 나라에 살고 있음을 가슴 벅차하는 경험을 한다.비록 그 나라가 참 징그럽게 더러운 현실일지라도... 2권은 움베르토 에코, 오르한파묵, 하루키...

8점
세상을 바라보는 눈, 관찰의 인문학 - 미라클
<관찰의 인문학>
아르's Review ​ 늘 다니던 길 위에서 아주 낯선 풍경들이 눈에 들어올 때가 있다. 매일 지나치던 거리를 고개 들어 바라보면 있는 줄도 몰랐던 건물이 있기도 하고 매장이 눈에 들어오기도 하고, 수십 번도 넘게 지나쳤던 길가에 서있는 우체통도 문득 눈에 들어오기도 한다. 분명 어제도 지나갔던 그 길 위에 이러한 것들이 있었나? 라는 물음이 스쳐지나 갈 즈음, 그 동안 내가 알고 있던 거리는 마치 새로운 얼굴을 하고서는 내게 드리우는 느낌이다. 사람은 정상적으로 발달하는 동안 집중할 수 있는 대상 전체에 집중하지 않는 ...

8점
잘 알지도 못하면서 『풋내기들』 - 추리닝간죵
<풋내기들>
대체 지금 내가 뭐하고 있는 거지? 문득 이런 질문을 자신에게 던질 때가 있다. 평소와 다름없이 살고 있는 것 같은데 이 순간 하고 있는 일이 맥락 없이 보이고, 말은 의미를 만들지 못한 채 공중으로 그 즉시 폐기처분 되는 기분이 갑작스레 찾아오면 나도 모르게 이런 한탄이 터져 나온다. ‘어제, 아니면 1시간 전에 내가 이렇게 했기 때문에 지금 내가 이러고 있고 이 말을 하고 있다.’는 무슨 공식처럼 삶에서 매번 성립되지 않는다. 인과율, 또는 논리적으로 설명되고 해석될 수 없는 게 인생이다. 삶은 불확실성에 종속되어 있다. 그럼에...

10점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 만화애니비평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을 읽으면서 유시민이란 사람을 내가 어떻게 알았는지 생각해보았다. 내가 처음 그를 알게 된 것은 참여정부시절 장관을 한 것에서 알았다. 그것도 제법 참여정부가 들어선지 몇 년 지난 상태였다. 그리고 그를 제대로 알게 된 것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이었다. 정치적으로 아무 지식이 없던 나에게 그의 죽음은 큰 변화를 일으켰다. 지식을 얻기 위한 독서와 지혜를 찾아가는 독서의 시작은 그 변화와 더불어 내 자신도 글에 대한 도전하면서부터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서전 중에 <여보 나 좀 도와줘>...

10점
처녀성에 대한 사회적 고찰 - 드림모노로그
<더버빌가의 테스 (반양장)>
테스를 여고시절에 읽었었기에 당연히 잘 알고 있다 생각하고 있었다. 나이들어 다시 읽게 되니 테스가 보여주고 있는 여성성이라는 아이덴티티는 내가 알고 있던 것과는 정반대였다. 테스에 대해서 너무도 얕은 수준으로 이해하고 있었고 현대에도 여전히 순결한 여인의 대명사로 불리는 이유를 어렴풋이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토머스 하디가 붙인 부제 역시도 a pure women 이다.) 1단계 처녀 말롯의 처녀들이 춤추는 날, 동네를 지나가는 여행객이었던 에인젤과 스쳐가며 만난 인연이 테스와의 첫 만남이다. 순수하고 감정에 따라 행...

8점
드러나지 않은 진실과 슬픔 - 어떤하루
<비밀 아파트>
첫 눈에 빠져버린 사랑은 3년이면 변한다는 일반적 사랑과 많이 다르지 않을까, 정신과 의사 비토리오가 아내 리산드라를 만난 이야기를 꺼내든 순간 생각해보게 된다. 순식간에 사라져버린 그녀를 애타게 찾아야만 했다는 사연만으로도 그와 그녀사이에는 다른 사람보다 끈끈한 사랑이 여전하길 바라는 마음이 들어, 그가 리산드라의 추락사에 범인으로 의심받고 있다는 걸 알게될때 "제발 그 말고 다른 사람"을 찾아보라고 말해주고 싶을 정도이다. 하지만 그가 자신의 무죄를 증명해줄 이로 환자였던 에바 마리아를 선택했을때, 그리고 그녀와의 부부생...

8점
미움받을 용기 사용법 - 대장물방울
<미움받을 용기>
어느날 갑자기 아들러가 베스트셀러가 되어 있었다.몇 번인가 적었듯이 불과 3년 전까지도 아들러의 저서나 그에 관련된 책이 시중에 거의 없어서 아들러의 심리학에 대해 더 알고자 해도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인가 2014년부터 출간이 활발해지기 시작해 급기야 2015년에는 몇 주간이나 베스트셀러 1위에 이름을 올리게 되었다. 아들러 심리학의 유행 이유가 이런 것일거라 생각했다.첫째는 관계, 둘째는 이해, 셋째는 용기.관계를 첫째로 꼽은 이유는 이해나 용기 모두 관계 속에서만 그 필요성이 중대해지기 때문이다.이해를 둘째로 한...

6점
표현의 자유를 위해 도망치고, 싸웠던 저자의 이야기 - Mikuru
<조지프 앤턴>
요즘 우리가 사는 한국은 '표현의 자유'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나온다.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하는 전단지를 뿌린 한 시민이 체포되어 조사를 받는 일이 벌어졌는데, 쓰레기 무단 투기 죄가 아니라 상당히 말도 안 되는 법을 적용하여 압수 수색이나 강한 처벌이 논의되어 큰 논란이 되기도 했었다. 아마 한국에서 '표현의 자유'이라는 말과 함께 가장 엮이는 건 '일간베스트 저장소(이하 일베)'이라는 사이트가 아닐까 싶다. 일베는 한국 여성을 '김치년'으로 조롱하는 글부터 시작해서 광주 민주화 운동으로 숨진 피해자와 세월호 유가족, 서거한 고 ...

8점
묵언마을을 아시나요? - 몽당연필
<그냥 어떠리>
날씨가 수상하다. 달력상으론 분명 봄의 한복판인데 하늘과 바람에선 겨울의 기운이 느껴진다. 일교차가 큰 날씨 때문에 올해는 예년에 비해 독감환자가 부쩍 늘었고 또 오래도록 유행하고 있다. 여기에 또 하나 골칫거리가 바로 미세먼지. 직경 10㎛ 이하의 눈에 보이지도 않을 만큼 아주 작은 물질이 대기 중에 떠다니면서 호흡기질환을 야기 시키는데 문제는 이 미세먼지가 우울증까지 유발한다는 것이다. 국내의 한 연구팀이 최근 몇 년간 우리나라의 대기오염(미세먼지, 오존 농도 변화)과 자살률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그랬더니 미세먼지가 발생하고 ...

8점
"인간은 아무것도 바라지 않기보다는 기꺼이 무(Nichts)를 바란다" - 니체 - Agalma
<도덕의 계보학 : 하나의 논박서>
우리는 우리에게 알려져 있지 않다. 우리들 인식하는 자들도 우리 자신을 알지 못한다. 여기에는 그럴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 우리는 결코 우리를 탐구한 일이 없다. 우리가 어느 날 우리를 찾는 일이 어떻게 당연히 생길 수 있는가? 사람들이 다음처럼 말하는 것은 옳다. “너희의 보물이 있는 곳에 너희의 마음도 있다.”(<마태복음>, 6장 21절) 우리의 보물은 우리 인식의 벌통이 있는 곳에 있다.우리는 본래부터 날개 달린 동물이며 정신의 벌통을 모으는 자로서 언제나 그 벌통을 찾아가고 있다. 우리는 원래 오직 한 가지만을...

『도덕의 계보학:하나의 논박서』는 <<Zur Genealogie der Moral: Eine Streitschrift>>(Friedrich Nietzsche, KSA 5, Munchen, 1988)를 원전으로 삼아 옮긴 것입니다. 이 책은 원문의 약 3분의 1을 발췌해 번역한 것으로, 『도덕의 계보학』의 요점을 쉬우면서도 잘 전달해 줍니다. 물론 이 책을 읽은 뒤 원문 또는 전문을 보는 것은 필수!


8점
save our souls - 말리
<팽목항에서 불어오는 바람>
이 책을 사려던 것은 아니었다. 1주기에 맞춰 준비된 책들이 한꺼번에 나오는 모양새인데 어차피 다 읽기는 힘들다 생각했다. 열쇠고리. 늘 가까이에 둘 테니 잊지 않을 것 같았다. 세월호 관련 책을 사면 보내준다는 말에 『팽목항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골랐다. 이 책은 알라디너이기도 한 진태원-balmas님의 글에서 알게 되었다. 여는 글이 홍세화의 것이라는 점도 믿음직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책 몇 권으로 나불대는 것이 부끄럽기도 했다. 하지만 홍세화는 이렇게 말한다. “살아남은 자가 염치 때문에 무슨 말이든 하기 버거워...

10점
'생각해봤어?'가 '우리 같이 해보자~!'로 들리는 그날까지... - 양철나무꾼
<생각해봤어?>
아무래도 월요일 아침은 시동이 늦게 걸리기 마련이어서,눈을 꿈벅거리며 앉았는데,어머니 한 분이 오셔서 이것저것 내가 대답을 할 새도 없이 막 물으신다.뭐라고 한마디 할라치면 물고 늘어져서,동네방네 사돈의 팔촌으로 부족해서 소싯적 훈장님까지 내세우며 토를 달고 반박을 하시길래,"엄마, 내 말 안들을거면서 왜 자꾸 말을 시키나?"했더니, "말을 많이 해야 건강해진대요...내 다 선생님을 생각해서 건강하시라고 그러는거 아니오~!"하신다.유 윈!, 강적이다~--; 난 내가 재잘거리고 수다스러운 편이라고 생각했는데,이건 어디까지나 내 자신의...

10점
수학사와 함께하는 수학 응용의 세계 - guiness
<수학의 파노라마>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에는 많은 곳에 수학적 원리가 숨어있다. 수학의 세계는 많고 적음 같은 가장 원초적인 개념에서부터 인간의 머리속으로는 그 본질 자체를 상상할 수조차 힘든 복잡한 다차원의 세계에 이르기까지 세상의 많은 현상들을 법칙으로 규명하고 기호로 표현한다. 대학의 교양과목을 제외하더라도 초등 6 년 중고등 6년 총 12년간 거의 매일 적어도 한시간씩은 책상 머리에 앉아서 풀고 이해하고 외우고를 반복했던 영어나 국어 만큼이나 익숙한 언어가 될 법한 수학이지만, 타고난 수학적 상상력으로 그 개념을 잘 이해하고 좋아하는 소수의 수...

8점
그녀와 제대로 이별하려면 그녀의 과거를 추적하라 [환상의 여자] - 남희돌이
<환상의 여자>
그녀와 제대로 이별하려면 그녀의 과거를 추적하라 [환상의 여자] 이상하게도 가슴 시린 추리 소설이다. 한 남자의 순정이라고 할까. 그 순정의 끝이 무엇인가를 끈질기게 파고드는 이야기였다. 과거에 얽매여 현실에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아니 오히려 후퇴하고 있는 한 남자가과거의 여자를 만났을 때.잘 숨죽이고 있다고 생각했던 마음 속의 뭔가가 화학 반응을 일으켰다. 남자는 그녀를 잠깐 만났을 뿐인데, 그녀도 잠깐의 인사를 건넸을 뿐인데그 한 순간의 접점으로여자는 생을 마감하게 되었고, 남자는 그 여자의 모든 것을 알게 되었다. 변호사...

10점
소비하는 나를 응시하자 - blanca
<사물들>
어떤 이벤트 준비는 소비로 시작된다. 휴가를 가도 기념일을 맞아도 심지어 내 자신이 너무 우울하고 지칠 때에도 작고 소소한 것들을 사게 된다. 거창하고 값비싼 것이 아닌 한 자루의 연필일지라도 사물은 신기한 착각, 잠시 위로를 준다. 샬랄라한 원피스를 입고 갈 곳도 없고 꼭 구태여 가운뎃 손가락에 포인트 반지를 끼지 않아도 사람들은 나의 손가락에 시선을 주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여자는 인터넷 쇼핑몰을 기웃거리고 백화점 행사장에 목을 들이민다. 명품관은 '언젠가'는 이다. '사물'에 지나치게 탐닉하는 것도 '사물'을 지나치게 경멸...

10점
밀리의 분실물센터 - 빙혈
<밀리의 분실물센터>
오랜 예전에는 질병으로 고통을 겪거나 흉한 모습을 하고 있는 자체가, 어떤 죗값이나 치르고 있는 것처럼 여겨지곤 했다고도 하죠. 병은 누구나 걸릴 수 있고 아픈 게 환자의 책임은 아닌데, 예를 들어 나병환자 같은 이들은 천형(天刑)을 받은 이들이라 해서 일반인들로부터 받는 멸시와 학대가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오늘날엔 의학과 사회 안전망이 발달하여 이런 무지몽매한 말썽이 일어나지 않지만, 그렇다고 부당한 학대와 비인도적 처사가 사회에서 아주 없어진 건 아닙니다.질병이야 혹시 당사자의 부주의, 부덕(不德)이 그 원인이 될 수도 있겠...

8점
내 삶의 마에스트로를 찾아서, <나의 유럽 나의 편력> - #커피맛있당_스맛부당주
<나의 유럽 나의 편력>
어릴 적 아서왕과 원탁의 기사 이야기를 들으며 기사에 대한 로망을 가졌고, 중세 유럽에 대한 묘한 끌림으로 유럽여행에선 건물만 보고 다녀도 즐거웠습니다. 유럽을 더 알고 싶어 <중세유럽산책/한길사> <중세는 정말 암흑기였나/살림> <도시와 인간/책과함께> 등 책도 읽어봤지만 유럽을 이해하기엔 턱없이 부족합니다. 언젠가 꼭 읽겠다는 마음으로 <유럽의 형성/한길사>도 책장에 고이 모셔뒀죠. 얼마 전 이광주 교수의 <담론의 탄생/한길사>을 읽었는데, 같은 시기에 출간된 이 책에...

8점
살아 있으므로 살아야만 한다 - 자목련
<저녁식사가 끝난 뒤>
소설을 맛으로 표현하자면 사랑과 연애를 다룬 소설은 달콤한 맛이 먼저 떠오를 것이다. 전쟁과 죽음에 관한 이야기라면 쓴맛을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전쟁 중에도 애틋하고 뜨거운 사랑이 있고 사랑에도 상처가 있기 마련이다. 그러니 소설을 하나의 맛으로 표현한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그럼에도 함정임의 소설집 『저녁 식사가 끝난 뒤』을 아린 맛이라 말하고 싶다. 그건 단편집 전반에 드리운 상실과 부재, 그것들에 대한 그리움 때문이다. 한 사람으로 연결되는 사람들이 모여 저녁 식사를 하는 동안 누구도 그를 언급하지 않은 채 추모하는 ...

8점
어제의 꽃은 레테의 강 속으로 사라진다 - cyrus
<게다를 신고 어슬렁어슬렁>
당신은 길을 직접 걸어가는 도보여행을 좋아하는가 아니면 비행기를 타고 창밖 바깥 풍경을 내려다보는 여행을 좋아하는가. 짧지 않은 길이지만 사색을 하며 걷는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여행이 된다. 온몸이 욱신거릴 만큼 고단한 도보여행을 통해 높은 정신의 경지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다. 반면에 비행기 여행을 선호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비행기를 타고 어디론가 멀리멀리 유랑하는 꿈은 생각만 해도 설렌다. 구름 위에서 바라보는 드넓은 대기의 풍경과 고도에서 바라보는 대지의 모습은 비행기에서만 볼 수 있는 멋진 풍경이다. 발터 벤야민은...

8점
서랍에 글을 넣어 두었다, 『말하다』 - 단발머리
<말하다>
1. 저성장 불황의 시대를 사는 법 그 때가 좋았어, 라고 모든 어르신들은 말한다. 이제 막 4땡의 세계에 진입한 나도 그렇게 자주 말한다. “아~ 나 대학 다닐 때는 진짜 좋았는데.” 그건 그냥 ‘지난 시절’이 좋았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 때는 진짜 좋았다. (힘든 시대를 살고 있는 현재의 20대들에게 사랑과 위로를...) 말 그대로 그 때는 대학에 ‘들어가기만’ 하면 그 후로는 만고땡의 시절이었다. 학점은 좋아야 하지만, 학점이 좋지 않아도 괜찮았고, 수업에 들어가야 하지만, 수업에 들어가지 않아도 큰 지장은 없었다. 영어 점...

8점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떤 사람이고 싶은가 <태도에 관하여> - 키치
<태도에 관하여>
내 나이 이제 서른인데 내세울 것이 하나도 없다. 결혼은커녕 썸남도 없고, 안정적인 직업을 가진 것도 아니다. 5년째 운영하고 있는 서평 블로그가 그나마 자랑인데, 그 흔한(?) 파워블로그 한 번 된 적 없거니와 이틀이 멀다 하고 글을 쓴들 공모전에서 상을 타거나 출판사로부터 책 내자는 제안 받는 일 따위 없다. 그렇다고 비참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없다. 그저 주어진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 뿐. 이런 나, 대체 뭐가 문제일까.대학 시절 화요일 자정이면 라디오를 켜고 '캣우먼' 임경선의 상담에 귀 기울였던 것을 떠올리며...

10점
당신의 삶의 이력서가 내가 당신의 글을 믿는 이유입니다. - 遠海木
<한창훈의 나는 왜 쓰는가>
<나에게 던지는 질문> 미소 짓고, 손을 건네는 행위,그 본질은 무엇일까?반갑게 인사를 나누는 순간에도홀로 고립되었다고 느낀 적은 없는지?사람이 사람으로부터알 수 없는 거리감을 느끼듯.첫번째 심문에서 피고에게 노골적인 적의를 드러내는엄정한 법정에 끌려나오 듯.과연 내가 타인의 속마음을 읽을 수 있을까?책을 펼쳤을 때 활자나 삽화가 아닌그 내용에 진정 공감하듯이.과연 내가 사람들의 진심을 헤아릴 수 있을까?그럴듯하게 얼버무리면서정작 답변은 회피하고,손해라도 입을까 겁에 질려솔직한 고백 대신 번지르르 농담이나 늘어놓는...

10점
작가의 쓰기와 독자의 읽기, 그 상관 관계... - 헤르메스
<작가란 무엇인가 1>
굳이 프랑스의 영화 감독 프랑수아 트뤼포의 매니아 이론을 빌리지 않더라도 소설을 즐겨 읽다보면 나도 한 번 작가가 되어볼까 하는 유혹이 들게 마련이다. 한 번은 그 유혹이 정말 강하여 도전해보자 생각했고 도움이라도 좀 받을까 하여 마침 발간되었던 내가 정말 좋아하는 작가이기도 한 조이스 캐롤 오츠의 '작가의 신념'이란 책을 펼쳤다. 그러다 뒤늦게 이 책을 보지 않았어야 했는데 하며 땅을 치고 후회했다. '당신의 가슴 속에 있는 것을 써라'에서 다름아닌 이 대목을 만났던 것이다. 얼마 전 '허클베리 핀' 신판을 읽으면서 내가 이 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