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7월 마이페이퍼 당선작

나는 조선의 개새끼입니다. 영화 박열 - 만화애니비평
영화 <박열>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박열이 누군지 잘 몰랐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박열이란 사람이 과거에 있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게다가 그가 일본사회에 큰 풍파를 일으킨 조선인이란 사실도 알았다. 단지 재판과정이라 상세한 내용까지 몰랐다. 근대사와 관련하여 독립운동 내지 항일운동, 혹은 이와 유사한 민족 내지 민중운동들을 살펴보면 박열의 이름이 나온다. 영화 <박열>에서 재미있는 사실은 박열의 아내이며 동지인 가네코 후미코이다. 그녀는 자서전을 낸 것까지 나도 알았지만 직접 읽지는 않았다. 단지 아는...

미시시피의 돈 vs 이아고의 말 - oren
헤럴드 블룸의 『교양인의 책 읽기How To Read and Why』는 책의 제목이 번역 과정에서 엉뚱하게 바뀐게 몹시 아쉽다. 이 책을 볼 때마다 그냥 원제 그대로 번역했더라면 훨씬 더 낫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블룸의 '책 읽기에 대한 강의'는 내 판단으로는 수준이 꽤나 높다. 문학 전공자들에게 권장할 만한 책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어쨌든 나는 그 책을 먼저 읽고 나서 '셰익스피어'도 읽고, '윌리엄 포크너'도 읽었는데, 이렇게 거꾸로(?) 책을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헤럴드 블룸의 책을 먼저 읽으면 마치 '작...

올해의 책 <푸른 사자 와니니> - 유부만두
동물이 나오는 우화류의 책, 아무리 사자가 나와도 좀 시시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깊이 반성하고요... 오늘이 7월 6일, 이르지만 올 하반기 어린이책, 아니 올해 어린이 책으로 <푸른 사자 와니니> 추천합니다. (실은 작년에 나온 책인데 이제야 읽었습니다;;;) 여러분 읽으세요. 어제밤, 저희집 초딩 5학년 남자아이가 밤 12시까지 붙잡고 읽었어요. 흡인력 끝내주고요, 줄거리 재미있고요, 문장 흐름 부드럽고 사이사이 현실 비판이 세련되게 깔려있어요. 이야기는 아무런 스포 없이 읽어야 진짜 재밌고요, 기대치가 낮으면 ...

동화책을 덮었다[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 - 모시빛
동화책을 덮었다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 The Course of Love, 알랭 드 보통, 은행나무, 2016. 로런 그로프의 「운명과 분노」를 읽으며 보통의 소설이 생각났다. 한때는 보통의 책을 즐겨 읽었는데 이 책은 보통이었다. 흥미를 몰고 온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와 같은 형식이지만 그래서 형식미는 더 이상 새롭지 않았고 줄거리와 작가의 철학적 견해에도 독창적이고 깊이있는 통찰이 없었다. 보통의 글이 재미가 없어졌나 했는데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제목을 다시 보며 알았다. “그들은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이후...

아무리 달아나려 해도 - 자목련
올해부터 아버지와 어머니의 추도예배를 하루로 지정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각각 드리고 부모님만 그렇게 정했다. 아버지의 기일이 먼저라 그날에 예배를 드렸다. 그러니 엄마의 기일은 알람만 울리고 말았다. 바쁜 농번기라서 논일을 마친 가족과 짧은 예배를 드리고 저녁을 먹었다. 그 즈음에 작은아버지의 입원 소식이 들렸고 뒤를 이어 작은언니가 입원을 했다. 건강은 자신할 수 없다고 하지만 가족의 입원 소식은 소나기처럼 쉽게 그치지 않았다. 누구나 때가 되면 죽는다. 그때를 몰라서 그때를 알고도 미루고 싶은 심경이다. 점점 죽음과 가까...

페미니즘과 가부장제 - 단발머리
“저는 페미니즘은 인문학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인문학은 사람을 사람답게 하는 건데, 페미니즘은 사람을 남자와여자로 나누면서 갈등을 만들잖아요? 여성주의가 인문학이 되려면, 앞으로시간이 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아직 여성주의는 인문학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아, 그렇군요. 저는 인문학이 자신이 누구인지 알아가는 공부라고 생각하거든요. 내가누구인지 고민할 때, 자신의 성별을 모르고 가능할까요? 여성주의는성별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해 인간과 사회를 공부합니다. 아, 참그리고, 이게 가장 잘못알려진 건데요. 인간을...

몰아 쓰는 백자평 - Falstaff
2017년 2/4분기 읽은 책 중에서 ① 재미있게 읽은 것, ② 감명깊게 읽은 책, ③ 재미있지 않았고 감명깊게 읽지도 않았지만 다 읽고나서 뭔지 하여간 뿌듯하게 만족감을 준 책, ④ 읽은 거 하나 가지고 어디가서 폼 잡을 수 있는 책들을 소개하겠습니다. 물론 아직 퇴근하려면 시간이 좀 남았으나 오늘 밥값은 다 해서 노닥거리는 겁지요. 순서는 책읽은 날짜 순입니다. 1. 스콧 핏제럴드, <밤은 부드러워> 대단히 재미있는 텍스트. 그러나 최악의 번역. 페이지에 비문이나 이상한 단어 하나 이상 나오지 않으면 섭섭해지...

나는 이야기한다, 고로 당신은 존재한다. - 포스트잇
마거릿 애트우드의 [시녀이야기]는 매우 흥미로운 소설이다. 1985년에 나왔으니 이미 32년이나 세월이 흘렀다. 이런 원작을 영화화하지 않으면 도대체 뭘 영화화할만 하겠나 싶을 정도로 강렬한 이야기, 풍부한 상상과 이미지, 색깔을 구사하고 있다. 우리에게는 그저 복지수준 높고, 평화롭고, 시민들이 대체로 안정적인 삶을 사는 선진국으로 알고 있는 캐나다가 미국이라는 거대국가와 인접한 국가로서 열등감과 살아남기라는 주제에 천착할만큼 국가 정체성을 고민하기도 했다는 거에 새삼 놀랐다. 애트우드는 빅토리아기 문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고,...

기분이 나빠.. - 다락방
국제학부의 여성학 수업 시간, 피임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던 중이었다. 수강생들은 대부분 여자였고, 유학생이었다. 프랑스에서 온 학생이 분통을 터뜨리며 이렇게 질문했다. "대체 왜 한국 남자들은 콘돔을 쓰지 않는 거죠?" 그 이야기를 들은 미국, 일본, 영국 등지에서 살다 온 학생들이 입을 모아 콘돔을 사용하지 않는 한국 남자들의 문제가 유학생들 사이에서 종종 화제가 된다고 고 말했다. 이들은 한국 남자들이 하도 사정하고 회유하고 설득하기에 한두 번 콘돔 없이 섹스를 했는데 임신이 되어서 고통을 겪는 이들이 한둘이 아니라며 분...

로맹 가리, 그를 키운 건 8할이 어머니 - 잠자냥
번역 문장이 매끄러웠더라면, 조금 더 감동이 클 텐데. 이런 아쉬움이 무척 많이 남는다. 로맹 가리의 <새벽의 약속>이 모든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은 이 작품이 '어머니'에 관한 책이기 때문이다. 책을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엄마'라는 말을 입에 올려보게 된다. 로맹 가리는 같은 작가에게는 절대로 두 번 상을 주지 않는다는 프랑스 최고 권위의 공쿠르 상을 각기 다른 필명으로 두 번이나 받은 작가로 유명하다. 유대계 러시아인으로 태어나 폴란드에서 난민과 같은 생활을 하고, 프랑스에 이민, 공군 장교가 ...

<검은 피부, 하얀 가면>을 읽다 - 미네
<검은피부, 하얀가면>은 <정희진처럼 읽기>을 읽고 산 한 무더기의 책 가운데 첫번째로 읽은 책이다. 이 책의 저자 프란츠 파농은 흑인 아버지와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이자 프랑스의 식민지였던 서인도 제도의 한 섬인 마르티니크에서 태어났지만 청년시절부터 프랑스에서 공부를 시작한다. 제2차 세계대전에 나치에 대항해 프랑스인으로서 전쟁에 자원입대했지만, 그에게 돌아온 것은 뿌리깊은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 뿐. 그는 정신의학을 전공하고 정신과전문의로서 알제리의 한 병원에서 근무하기도 한다. 여기까지 그의 소개...

아마포 손수건 한 장 - 다크아이즈
세상사 뜻대로만 되는 건 아니다. 엉뚱한 일에 휘말리기도 하고, 부조리한 상황과 맞닥뜨리게도 된다. 그 과정에서 누구든 크고 작은 생채기를 입는다. 아무도 책임지지 않을 상황 앞에서 그래도 잘잘못을 따져야 한다면? 가장 손쉬운 상대인 자기 스스로에게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일까. ‘내 탓이요, 내 탓이오, 내 큰 탓이로소이다.’라는 자기 성찰의 말이 인간 운명을 자조하는 비탄의 노래로 들릴 때도 있다.  자신의 잘못 탓으로 모든 상황을 정리한다고 해도 금세 깔끔해지는 건 아니다. 자갈밭 같고 소금밭 같은 마음의 찌꺼기는 ...

11나는 처음 만났던 남자와 두 번째 랑데부를 가졌다. 그는 제비라고 불렸다. --토끼, 고양이, 갈매기 그리고 진주. 우리끼리만 아는 이름들이었다. 공원에서는 들짐승처럼 아무나 상대하고 헤어졌고, 나를 기꺼이 방치했다.


걷기 좋은 계절을 기다린다... - 구단씨
"기차 타고 싶다..."늦은 저녁, 가끔 집 뒤로 산책하러 갈 때가 있다. 그 길을 기찻길과 나란해서 거의 30분 정도 걷다 보면 몇 번이나 기차가 지나가는 걸 보게 된다. 어떤 날은 기차 안이 텅 비어 있기도 하고, 어떤 기차는 입석까지 꽉 차서 지나가기도 하고... 이런 감정은 코 흘리며 놀던 어린 시절에나 생길 줄 알았는데, 그렇게 기차가 지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엄마가 기차 타고 싶다고 말하면, 나도 덩달아 저 기차를 타고 싶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엄마는 중학교 고등학교를 기차 타고 통학했다고 한다. 집 근처 역에서 기차를 ...

내 여름은 바다보다 식물 - AgalmA
소잉데이지샵 티코스터 신상을 주문하고 멋진 포장과 함께 아름다운 손님들이 도착했다. 책들과 인사 시켰다. 인사해. 우리 같이 여행할 사이야~새 코스터가 생겼으니 오늘도 한 잔 마셔야 하나;http://m.storefarm.naver.com/sewingdaisy/products/251789266그레이 3 - 드라이플라워는 내 예상과 달랐는데 그래도 예뻤다. 《철학자들의 식물도감》과 그레이 3 - 드라이플라워 코스터 《철학자들의 식물도감》과 그레이 3 - 드라이플라워 코스터 《소로의 야생화 일기》와 그레이 3 - 드라이플라워 코스터...

<극한의 경험> : 전쟁에 직면한 근대인의 인식 변화에 대하여 - 겨울호랑이
A. 도입 : 호모 벨리쿠스(Homo Bellicus 전쟁하는 인간) '트로스가 그의 무릎을 잡고 애원하려 했으나 그는 칼로 그의 간을 찔렀다. 그러자 간이 쏟아져나오며 거기서 검은 피가 흘러내려 그의 품안에 가득 고였다. 혼절한 그의 두 눈을 어둠이 덮었다. 그러자 아킬레우스는 물리오스에게 다가가 창으로 귀를 찔렀고 그러자 즉시 청동 창끝이 다른 귀로 뚫고 나왔다. 그 다음 그가 아게노르의 아들 에케클로스의 머리 한복판을 자루 달린 칼로 내리치니 칼은 온통 피에 젖어 뜨거워졌고 그의 두 눈은 검은 죽음과 강력한 운명이 붙잡았다....

전환시대의 인류- 『사피엔스』 - 프리즘메이커
스스로를 ‘지혜로운 인간’으로 부르던 이들이 자신의 지혜로 인해 동종의 절명을 이끌어 냈다면, 이것은 희극일까 비극일까? 나는 피처럼 붉은 종이에 멋들어진 필체로 적힌 글귀에서 최후의 사피엔스가 남길 유언을 떠올렸다.“From one Sapiens to another”※ 일러두기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는 이야기를 풀어내는 골격이 아주 참신한 책이다. 나는 이 책이 주는 풍미를 해치고 싶지 않았다. 흐름이 중요한 책이라 버리자니 아까운 내용이 너무 많았다. 그렇다고 600페이지가 훌쩍 넘어가는 방대한 분량을 모조리 다 읽으라 권...

여럿이 꾸어야 할 꿈 - 북다이제스터
우리 모두 조금 가난해지도록 노력합시다.제 어머니는 ‘모든 사람이 조금씩만 덜 가지면 한 사람 몫이 나온다’고 말씀하시곤 했습니다.우리 식탁에는 항상 한 사람 몫의 자리가 더 있습니다.모두 가난해지려고 하면 아무도 가난해지지 않습니다.- 아나키스트 도로시 데이 & 피터 모린 "아나키즘은 무정부주의(無政府主義)가 아닌 반강권주의(反强權主義)가 더 정확한 표현이다. 아나키즘은 국가만이 아니라 시장 폭력에 맞서고 여성을 억압하는 가부장제와 생태계를 파괴하는 개발주의 등 강압적이고 억압적인 모든 권력을 거부한다. 무릇 사람이란 서...

책을 많이 산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 cyrus
작년 8월에 ‘내 서가 속 문학동네’ 이벤트가 진행되었다. 이벤트에 응모하기 위해서 ‘숨은 문학동네 찾기’라는 제목의 글을 작성했다. ‘출판사 초대전-당신의 서가에 한 권은 있다’ 첫 번째 이벤트를 담당한 출판사는 ‘열린책들’이고, 두 번째 출판사가 ‘문학동네’다. ※ [숨은 문학동네 찾기] 2016년 8월 16일 작성http://blog.aladin.co.kr/haesung/8698286 이벤트 종료 이후에도 문학동네에서 나온 책들 몇 권 더 샀다. 올해에 두 번째 ‘문학동네 초대전’이 열릴 줄은 ...

인구론과 존재론. - yureka01
올해 우리나라에서 출생자가 40만 명대에서 30만 명대로 떨어질 것이라고 보도가 나온다. 이미 이 수치는 기정사실로 될 수 있을 정도로 연말까지 예측되는 수치이다. 따라서 40만 명대에서 30만 명대로 떨어짐으로써 닥칠 인구의 위기론이 심각하다고 난리 치며 대두되고 있다. 그래서 생각해보자. 태어나도록 예약된 아이는 없다. 다만, 태어나도록 하는 그 욕망의 기재에 대해서 우리는 그렇게 심각하게 따지기만 했지 태어날 아이들의 존재에 대한 철학적인 접근은 없다. 하기야 "없던 아이"까지 존재론을 덜 먹일 수준만큼 철학적으로 사고가 싶...

170716-170731 40 - syo
1 어제 확인해 봤을 때만 해도 비 소식 없었던 것 같은데 뜻밖의 빗소리가 무척 반갑다. 그제 비가 오고 어제 그리 덥지 않더니 오늘 또 쾌적하다. 대구에 살면 여름에 연이어 3일 덥지 않다는 데 기쁨을 느낄 줄 아는 소소한 성격이 된다. 청와대에서 문건이 백만 개가 나온들, 박과 자한당에 대한 지지를 절대로 거두지 않는 심지 굳은 어르신들이 앞집 뒷집 옆집 건넛집 중 반드시 두 군데 이상에서 살고 계시다는 사실이 전혀 놀랍지 않은 무덤덤한 성격이 된다. 과연 인격 도야의 도시 대구. 대한민국 교육수도라는 캐치프레이즈에 낯을 붉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