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2월 마이페이퍼 당선작

40 + 2 - transient-guest
절망과 설레임이 적당히 오가던 마흔이 되던 해가 엊그제 같은데 오늘은 벌써 그로부터 2년이 되는 날이다. 마음가짐이나 징조 같은 걸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이라서 마음을 단단히 먹고 오전에 일찍 일어나 gym으로 향했다. Strength training은 하루 쉬는 날이라서, 그리고 비가 와서 아쉽기는 했지만 바깥은 맑고 쌉쌀한 가을공기를 마시며 뛰지 못하고 기계 위에서 65분간을 달렸다. '창룡전'을 읽기 위해서 cool-down으로 spin을 하려고 했으나 땀을 너무 흘렸고 속은 너무 비어있었기에, 무엇보다 가능하면 서점이 여는 시...

지난 여름, 나는... - stella.K
지난 여름은 더위가 상당했고 거의 모든 것이 마비된 느낌이었다. 덥다는 핑계로 리뷰도 안 쓰고 있었고, 쓰고 있던 글도 멈췄다. 그리고 지금은 겨울의 초입이다. 밀린 리뷰를 쓰기엔 너무 늦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뭔가 갈무리는 해 두는 게 좋은 것 같아 간단하게 써 두기로 한다. 내가 집 밖을 나가는 걸 딱히 좋아하는 성미는 아닌데 지난 여름은 너무 더워 거의 매일(?) 집 밖을 나갔던 것 같다. 그것도 집에서 3분 거리인 동네 도서관에. 거긴 에어컨을 짱짱하게 틀어주는 터라 그렇지 않으면 집에선 책 한 장 넘기기가 어려웠다...

오늘이 과거에 고정된 SF 앤솔로지 - CREBBP
<오늘의 SF 걸작선> 원저는 2003년에 출간되었고, 번역은 그 다음해인 2004에 한번 2014에 재출간된 것 같다. 작품과 작가의 선택 배열 편집 이 모든 것은 데이비드 하트웰과 캐서린 크래머 두 SF 작가이자 편집자의 작품이다. 원제가 <Years Best SF 8>으로 되어 있는 걸로 봐서, 매년 출간되는 작품집 중 8회째 작품집이 아닌가 싶은데, 아쉽게도 황금가지에서는 생뚱맞게 이 여덟번째의 책만 단권으로 출간하고 시리즈의 다른 책들은 출간을 포기한 듯하다. 수많은 SF 작품들이 쏟아져 나오지만, 장...

우리는 왜 이렇게 오래, 열심히 일하는가? - 미네
오랜 시간 오래, 열심히 일해왔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내 월급보다는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일을 못하면 자존심이 상했다. 인정 받고 승진할수록 내가 꽤 괜찮은 사람이 되는 것 같았다. 나의 모든 인간관계는 일을 중심으로 맺어진 관계였다. 당시 내가 읽던 책들은 피터 드러커의 <프로페셔널의 조건>, <매니지먼트>같은 책들이었다. 머리가 복잡할 때면 그의 책을 읽곤 했다. 육아 때문에 회사를 그만두고 나를 가장 괴롭힌 것은 더이상 내가 원하는 일을 열심히 할 수 없다는 사실이었다. 육아의 우울증에서 어...

『설국』_눈의 고장에서 펼쳐지는 아름답고도 슬픈 사랑의 헛수고 - oren
"사랑만큼 못된 천사도 없지." - 셰익스피어, 「사랑의 헛수고」 가와바타 야스나리(1899∼1972) 가와바타는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50년 전인 1968년에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 그때 가장 널리 알려진 그의 대표작이 『설국』이었다. 지금도 사정은 변치 않았다. 이 소설은 분량이 짧은 데다가 뚜렷한 플롯이 없을 정도로 스토리가 모호한 느낌이 들지만, 독자들을 강하게 끌어당기는 특이한 매력을 지녔다. 그것은 눈으로 가득 찬 산골 마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덧없는' 사랑 이야기가 너무 애틋하거나 허무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도쿄에서...

생과 사 그 경계를 넘어가는, 당신을 살리는 소리... - 구단씨
병원에 자주 드나들면 그냥 알게 된다. 어떤 의사(의료진)가 환자를 위하는 건지 저절로 보인다. 저자가 지금 이렇게, 마지막 구명 밧줄을 잡는 것처럼 계속 말하는 이유는 그 무엇도 아닌, 오로지 환자를 위해서다. 환자에게 다가가는 시간이 길어져서 환자가 사지를 넘지 않도록 붙잡으려고, 살릴 수 있는 환자를 살리려고. 그게 전부다. 피는 도로 위에 뿌려져 스몄다. 구조구급대가 아무리 빨리 사고 현장으로 달려가도 환자는 살지 못했다. 환자의 상태를 판단할 기준은 헐거웠고, 적합한 병원에 대한 정보는 미약했다. 구조구급대는 현장으로부터 ...

소설을 읽을 수 있게되다니, 2018년의 독서를 되돌아 보며 - 쟝쟝
1.사람들은 웃겠지. 그러나 정작 본인은 웃을 수 없다. 나는 사회과학 서적’만’ 읽는 병을 한 10년 쯤 앓고 있었다... 도저히 문학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었다. 자기개발서는 싫어했지만 소설보단 차라리 자기개발서를 수월하게 읽던 시절이었다.태백산맥, 천명관의 고래와 박민규의 소설 몇 편 빼고 스스로 찾아서 읽은 소설은 딱 한 권 이었다. 장강명의 표백. 이유는 -?!? 청춘들의 ‘자살’이 소재라서. 아, 이유 조차 사회과학스럽지 않은가. 절대적 독서량이 많지 않았지만, 시대를 풍미한 비문학은 대체로 다 읽었던 것같다. 88만원세...

단순하면서도 위대한 여정 - 자목련
생은 유한하다. 그래서 소중하고 아름답다. 모두가 다 알지만 모두 다 자주 잊고 사는 진실이다. 주어진 일상이 영원할 거라 막연한 믿음으로 우리는 살아가기도 한다. 지나온 어제처럼 당연하게 오늘을 맞이하고 살아갈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다 내게는 일어나지 않을 일들이 발생해서야 일상에 대해서 돌아본다. 가령 내 부주의가 아닌 상대의 잘못에 의한 자동차 접촉사고가 난다든지, 가벼운 통증을 무시하다 사라지지 않아 찾은 병원에서 소견서를 받거나 느닷없는 집주인의 전화에 보통의 일상은 너무나도 쉽게 와르르 무너진다. 그 순간 평범했던 일상에...

2018 내가 읽은 올해의 문장들 - AgalmA
※ 정리할 게 끔찍하게 많아서 왜 시작했나 후회했지만 끝내고 나니 후련하긴 하네요^ㅁ^)재밌으려고 했다가 자기를 잡고 마는 나;;새해 계획 : 계획적인 인간이 되자. 우로보로스, 뫼비우스의 띠 같은 다짐... "아이들은 아직 마당에서 놀고 있었는데, 그중 나이가 어린아이가 가슴에 금박 별을 달고 있었다. 그 별은 나무가 평생 가장 행복했던 날 저녁에 치장했던 장식이었다. 이제 모든 것은 지나가 버렸다. 나무의 일생도 끝났고 이야기도 끝났다. 모든 이야기는 결국에는 끝이 나...

그저 하루 하루가 지나가는 것이 고마울 뿐이다 - 양철나무꾼
'강릉팬션'과 '대성고'가 나란히 실시간 검색어 1위와 2위다.아침에 출근할때면 한무리의 고등학생을 만나게 되는데, 오늘은 휑하다.3일간 임시휴교란다.이 학교는 우리 아들이 졸업한 학교이기도 해서 마음이 어쩌지 못 하겠다.이런 일이 있는 것만으로도 황망한데,잘 모르는 사람들이 함부로 자살이니, 타살이니, 사고사이니 부터 ,책임 소재를 돌리다 돌리다 대통령까지 언급하고,세월호 학생들이랑 비교하는 등 엉뚱한 얘기들을 쏟아내고 있다.사람이 눈과 귀와 콧구멍 다 두개인데 입이 한개인 이유는,아무 말이나 뱉어내지 말고 입다물고 조심하라는 의...

크눌프의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 카알벨루치
헤르만 헤세는 시인이기도 했다헤르만 헤세의 『크눌프』를 읽었다. 대학 초기에 헤르만 헷세의 책들을 읽었다. 그리고 세월이 20년이 넘게 흘렀다. 헷세의 인생여정을 들여다 보았다. 헷세가 말년에는 시를 썼구나! 문득 류시화의『시로 납치하다』에 나온 헷세의 시를 본다. 편집부에서 온 편지 ‘귀하의 감동적인 시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당신의 옥고는 우리에게 강한 인상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지면에는 약간은 어울리지 않음을 무척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편집부에서 오는 이런 거절 편지가 ...

‘누가‘ 죽고 살아야 하는가 - 푸른괭이
도..키의 <죄와 벌>이 던지는 치명적인 물음 중 하나가 이것이다. 소설 속에서 주인공 라스-프가 직접 소냐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누가 죽고 누가 살아야 하겠는가, 저 노파처럼 '못된' 자가 살아야 하겠는가, 마르-프 가족처럼 아무 죄없는 자가 살아야 하겠는가 등. 어릴 때 이 소설을 읽을 때는 이 물음, 이 전제 자체에 오류가 있음을 간과한다. 즉, 노파는 과연 '못됐나'. 적어도, 도끼에 맞아죽어야 할 정도로 악인인가. 그 다음 소냐 가족들은 무조건 '선인'인가. 그들에게는 그 어떤 결함이나 악덕도 없는가. 노파 알...

2018 내맘대로 올해의 책 - 딸기홀릭
올해도 어김없이 내맘대로 올해의 책을 선정해 봤다. 작품성 보다는 내게 의미있었던 책들로, 선정대상도 별점도 순위도 지극히 주관적이다. 내 책보다 아이들 책을 훨씬 더 많이 읽었다. 아이가 학년이 올라갈 수록 아이의 속도를 따라가기 힘들지만 그래도 눈높이를 따라가보려고 애썼다. 올해의 키워드는 아무래도 "변화"인것 같다. 책으로 인해 변화가 많았던 한 해, 그 나름대로 의미있는 해였다. 그림책에 마음을 묻다 / 최혜진 / 북라이프 우연히 네이버 포스트를 보다가 책으로 접한 책이다. 그림책에 대한 작가의 시선이 남달랐다. 나...

사랑불능의 시대, 당신에게 이 책을.... - 잠자냥
지구에 존재하는 수많은 언어 가운데 하루에도 여러 번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단어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사랑’이라는 단어도 열 손가락 안에 꼽히지 않을까? 이 순간에도 ‘사랑’은 누군가의 입에서 흘러나와 어떤 이를 행복하게 만들고, 또 어떤 이를 절망에 빠트리기도 할 것이다. 그런데 참 이상하다. 사랑을 말하는 이는 많아도, 그 사랑은 어딘가 비틀어져 보인다. 사랑불능의 시대. 지금 이 세계는 그런 곳이 아닐까. 연인에게 폭력을 가하고 그것도 모자라 목숨까지 빼앗는 일이 날마다 일어난다. 남자와 여자는...

2018년을 보내며... - 단발머리
스마트폰 및 전자전기기구는 어느새 우리 가족의 실생활을 잔인하게 점령해버렸기에 행복한 겨울방학을 맞이하여 스마트폰, 아이패드, 노트북 사용 시간을 제한하기로 했다. 노트북을 켜서 한글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것도 전자기기 사용에 해당되기에, 이제 ‘공통 시간’과 아롱이의 ‘게임 시간’에만 노트북을 사용하게 될 텐데, 심각한 유튜브 중독자인 내가 올 겨울에 얼마나 책을 많이 읽게될지 새삼 기대가 크다. 독서의 시간과 유튜브의 시간 중 어떤 것이 작심삼일의 희생자가 될는지. 기대만발! 개봉박두! 1. 올해의 소설 : 엘레나 페란테 ...

201812 : 42 - syo
안쓰러울 정도로 줄어든 통장 잔고를 제외하고 2017의 syo가 2018의 syo로 바뀌면서 변한 것은 다음과 같다. 숫자는 변하지 않았으나 부위별 집적도가 달라져 기묘하게 뵈기 싫어진 육신. 이제는 전기방석을 풀 파워로 가동해야 추위를 버틸 수 있게 된 육신. 조금만 잠을 잘못 자도 다음날 목이 뻐근한 육신. 육신. 육신. 야 이 비루한 육신 놈아...... 이런 저런 것들을 죄다 상실의 범주에 밀어 넣고 나니, 과연 얻은 것은 무엇인가, 그런 것이 있기나 한가를 따져보게 되는데, 책이..... 그 와중에 책꽂이에 꽂힌 책의 수가...

끝날 것 같지 않은 이야기들 - 책의속밖
최근 나의 독서와 관련한 화두는 이야기다.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더니, 요즘 어떤 책을 읽어도 이야기의 관점에서 보게 된다. 한 해 동안 읽었던 책들을 정리해 본다. 쉽게 끝날 것 같지 않은 이야기들이다. 인간의 스토리텔링 본능을 진화심리학적 관점에서 설명하는 책. 한마디로 말해서 스토리텔링 본능은 인류의 생존에 도움을 준다는 것. 그래서 우리는 이야기를 지어내고, 전하고, 듣고, 믿는 방향으로 진화했다는 것.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인간의 사회성. 인간의 초사회성은 이야기를 만들어냈고, 그렇게 태어난 이야기는 인간의 초사회성을 강화했...

단상(125) 2018년을 보내며 쓰다 - 페크(pek0501)
1. 시간의 빠름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하루만 지나면 2019년이다. 흔히 하는 말, 시간이 흐르는 물처럼 빠르다고 하거나 쏜 화살처럼 빠르다고 했던 말이 과장된 표현으로 여겼는데 이젠 그게 과장이 아님을 알겠다. 내 나이를 생각하면 어떻게 그렇게 많은 시간들을 보냈는지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니까. 나 어릴 적 어머니 친구들이 우리집에 놀러오면 나를 보고 감탄하며 한결같이 하는 말이 있었다. “얘가 이렇게 컸어?”라는 말이었다. 꼬마였던 내가 키가 커 져서 너무 놀랐다는 뜻의 그 말은 사실 눈 깜짝할 사이에 그렇게 많은 시간...

2018년 책 읽기, Top 10 그리고 최고의 한 권 - Falstaff
올 한 해, 저를 책 읽기의 짜릿한 엑스터시로 끌고 갔던 것들만 골랐습니다. 이름하여 Top 10, 그리고 '최고의 한 권'. 2018년엔 권 수로 219권, 편 수로는 192편을 읽었습니다. 가장 긴 책은 홍성원의 <남과 북> 여섯 권 짜리고, 다음이 조지 엘리엇의 <다니엘 데론다> 네 권 짜리였습니다. 이 가운데 먼저 약 50편을 골랐습니다. 내역은 글 아래에 따로 첨부했습니다. 선별한 책 중에서 또 골라 열 권을 선택했고, '한 권의 책'은 그 책을 읽는 순간, 이것이 올해 최고의 책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