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는 오래 산다 - 30년 문학전문기자 생애 첫 비평에세이
최재봉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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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칭 문학 애호가라고 할 정도로 문학을 좋아한다. 할 수만 있다면 세상에 나오는 모든 소설을 읽고 싶지만, 여건이 되지 않아 좋아하는 작가, 읽고 싶은 책을 골라 읽는다. 1992년부터 <한겨레> 문학 담당 기자로 30년을 일했던 저자의 비평이라면 문학의 역사와 함께 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저자의 문학적 사색과 통찰력으로 저자가 읽고 만나온 작가와 출판계, 시대의 역사를 함께 해온 사회의 면면을 살펴볼 수 있는 책이다.


 

장편소설과 단편소설에 관한 칼럼은 꽤 인상적이다. 장편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로서 한국소설의 단편 편향은 불만족스러웠기에 동감하며 읽었다. 소설가들은 제도권 내에서 신춘문예나 잡지의 신인상 당선을 통해 등단하게 된다. 그러므로 소설가가 되기 위해서는 단편을 잘 써야 등단할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우리나라에서 순문학이 아닌 장르문학에 대하여 차별에 관해서는 익히 알고 있다. 저자는 작가의 이름이 나열된 잡지에서 정유정 작가의 이름을 올리지 않은 행태를 말하기도 했다. 정유정 작가의 소설이 인터넷서점 올해의 책이 될 정도로 독자들에게 인기가 많았는데도 말이다. 물론 단편이 가진 매력이 있다. 그럼에도 나는 작가들이 장편을 더 많이 써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해마다 10월이면 올해의 노벨문학상은 누구에게 갈까 애타게 기다린다. 한때는 우리나라 작가의 수상을 기대해본 적도 있었다. 저자는 여섯 명의 스웨덴인이 결정하는 수상자의 근본적인 한계에 대하여 말한다. 그들에게 익숙한 유럽문학 쪽에 우위를 둘 수밖에 없는 편견을 지적한다.


 

때로 얕은 문학적 지식이 부끄럽다. 피상적인 것만 추구하지 않았나 반성한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을 좋아해 거의 읽었다. 몇 년 전에 나온 기사단장 죽이기도 꽤 재미있게 읽었고, 난징 학살에 대한 반성 비슷한 의미로 읽었던 듯하다. 하지만 저자는 문장을 조목조목 살피며 난징 학살에 대한 하루키의 생각은 모른다와 같은 단어를 사용해 역사적 진실 규명에 관한 회피 혹은 부정적이라 판단하고 있다. 편향된 시각에 우려를 표했다.


 

종이신문을 구독할 때 가장 즐겨 읽었던 부분은 책 관련 기사였다. 기억할 만한 기사는 스크랩해서 보관해둘 정도였다. 30년간 문학 담당 기자로 있으면 출간된 거의 모든 문학책을 읽어야 했을 것이다. 저자가 읽었던 책의 서평과 칼럼, 작가들의 부고 기사는 그가 바라보는 문학 세계를 엿보게 했다.

 


읽고 싶은 책 목록을 작성하게 했다. 그 중 첫 번째가 문학평론가 황현산의 산문집 밤이 선생이다라는 작품이다. 젊은 문인들 사이에 필독서로 회자되었고, ‘완전소중 황현산이라는 별칭까지 얻었다고 하니 읽지 않고는 못 배기겠다. 밤이 가진 예술의 본질과 문학의 역할에 관한 사유의 매력을 느껴보고 싶다.

 


다양한 책을 읽으려고 하지만 쉽지 않다. 작가에 대하여 깊이 있게 알지 못하며 작품을 작가를 알 뿐이다. 기자는 출간된 작품을 읽기도 해야 하지만 취재의 이유로든 작가와 긴밀한 관계를 이루기도 한다. 지면이나 매체에 칼럼을 쓴다는 것은 문학적 자산을 쌓는 일이기도 하다. 오랜 시간 동안 문학 작품과 함께 걸어온 발자취는 가히 기록되어야 한다.

 


문학을 읽는다는 건 이야기를 좋아한다는 거다. 내가 살아보지 못한 세계를 문학을 통해 경험할 수 있기에 이야기를 좋아한다. 고릿적 할머니의 무릎에서 옛날이야기를 들었던 때부터 우리는 이야기의 힘을 믿었나 보다. 이야기에 관한 이야기를 읽는 밤. 이 시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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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애에 이름을 붙인다면
시요일 엮음 / 미디어창비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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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한 편, 시를 읽다 보면 많은 시를 읽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했던 적이 있다.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 마음마저 희미해지고 시를 읽지 않고 있었다. 출근길에 책을 펴고 시를 읽는다. 너무 많이 읽지 않기 위해 애썼다. 시는 천천히 음미하면서 읽어야 하므로. 마치 마음에 새기듯 그렇게 읽었다.


 

사랑에 관한 시는 언제 읽어도 설렘을 준다. 가슴 떨리는 사랑을 했던 적이 언제였던가. 오늘도 누군가를 사랑하듯 읽게 되는 시였다. 시 큐레이션 앱 '시요일'에서 기획한 시 67편은 뭉클하고도 설레는 고백의 순간들이다. 마음을 열고 시어들을 받아들인다.


 

그 여름

 

찬물에 자주 체하고

달려가는 낮잠

폭우처럼 한꺼번에 끝나는 시간표

끝날 듯 다시 이어지던 불꽃놀이

 

종례는 빼먹었다 (34페이지, 최지은 여름중에서)





 

처음 사랑이라고 말하였던 때, 사랑이라고 이름 붙이기도 부끄러웠던 때를 떠올렸다. 지나고 보면 아름답기만 한 시간이었다. 다시 그 순간으로 돌아간다면 역시 같은 감정을 느끼고 똑같은 사람을 사랑하게 될까.


 

겨울의 뒷모습과 매듭을 잊은 시간으로부터

 

나는 오늘 상춘객, 꽃 보는 일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겠습니다 아직 차가운 손끝 혼자의 나들이 물어물어 찾아간 청매 홍매야 내 마음이 들리니 목소리가 들리니 봄의 입김으로 풀리는 살갗이 환하게 아프겠다, 아프지 않겠다

 

누군가 날 생각하면 신발끈이 풀린다는 말 (41페이지, 이은규 매화, 풀리다중에서)


 

아직 겨울이 채 가기도 전 매화를 보러 갔다. 매화가 가장 먼저 핀다는 도시에서 붉게 핀 매화를 그저 바라보았다. 나이가 들면서 곧 스러질 꽃을 바라보는 게 좋았다. 마치 인간의 삶 같아서 동질감을 느꼈던 것일까. 봄이 오면 어김없이 꽃망울을 터트리는 자연의 섭리에 감동했다.


 

당신이 오기로 한 골목마다

폭설로 길이 가로막혔다

딱 한번 당신에게

반짝이는 눈의 영혼을 주고 싶었다

가슴 찔리는 얼음의 영혼도 함께 주고 싶었다

그 얼음의 뾰족한 끝으로 내가 먼저 찔리고 싶었다 (112페이지, 이설아 겨울의 감정중에서)


 

시는 왜 이토록 아름다운가. 감정을 통제한 언어에서 나오는 아름다움 때문일 것이다. 겨울의 풍경을 노래한 이설아의 시를 보라. 눈이 내리는 풍경과 당신이라는 이름 사이에서 느끼는 감정에 관한 이야기였다.





 


우리는 매번 끝을 보고서야 서로의 편을 들어주었고 끝물 과일들은 가난을 위로하는 법을 알고 있었다 입술부터 팔꿈치까지 과즙을 뚝뚝 흘리며 물복숭아를 먹는 당신, 나는 그 축농(蓄膿) 같은 장면을 넘기면서 우리가 같이 보낸 절기들을 줄줄 외워보았다 (145페이지, 박준 환절기중에서)


 

박준의 시는 언제 읽어도 감동이다. 시를 읽으며 너무 좋다, 라고 하고 이름을 봤더니 박준 시인이었다. 독자들에게 사랑받는 이유가 있다. 마음의 문을 두드리는 시 때문일 것이다.

 


우리가 사랑했던 순간들을 떠올리는 시집이었다. 고백의 순간들, 사랑에 아파했던 순간들. 그 시간에 대한 소중한 순간들. 아마도 사랑을 떠올릴 때면 자주 들춰볼 시선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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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러시
서수진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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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문학상 수상작인 코리안 티처유진과 데이브의 서수진 작가의 첫 소설집이 나왔다. 여덟 편의 소설로 외국에서 살면서 느끼는 한국인의 삶과 애환에 대하여 말하는 작품이다. 한국인이 한국에서 사는 일은 별다를 게 없다. 이와 반대로 외국에서 한국인으로 사는 일은 다르다. 피부 색깔로 구별하는 도시에서 한국인 고유의 특성을 나타내는 걸 싫어하면서도 근본적으로는 만들어놓은 틀 안에서 벗어나기 어려워할 것이다.


 

외국에 나가게 되면 처음 맞닥뜨리는 게 입국심사다. 여행자로서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입국심사가 다르게 보면 입국하고자 하는 국가로부터 거부될 수도 있다는 것을 입국심사를 통해 알게 된다. 영주권이나 시민권을 얻어 눌러앉으려는 것을 막고자 하는 조치임에도 불편한 감정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남자 친구를 만나러 미국에 도착한 유미의 휴대폰에서 메시지와 사진을 들춰보며 3개월 안에 결혼하지 않겠다는 약속과 서명을 강요하는 장면에 쓴웃음이 났다. 혼인 증명서가 필요해 위장결혼을 했다가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되는 영화 그린카드가 생각났다. 과연 유미는 에디와 함께 즐거운 휴가를 보냈을까.





 

호주로 이주한 한국인들은 호주에서 안정된 생활을 하는 자와 그 바깥에서 안정된 삶을 찾아 노력하는 이들이다. 한국인과 달리 거래가 깔끔한 중국인들을 상대로 집을 파는 혜선의 심리가 빛난 작품 헬로 차이나는 마음속 깊이 자리한 중국인에 대한 감정을 엿볼 수 있다. 뒷마당에 걸어놓은 티베트 깃발이 중간 부분 사라졌을 때 딸의 중국인 남자 친구를 지목하는 부분과 홍콩 반환 문제로 시위하는 장면, 얀이 좋아할 만한 아파트를 발견하고서도 메일을 쓰지 못했던 복잡한 마음이 그렇다. 그 감정이 낯설지 않아서일 것이다.


 

캠벨타운 임대주택의 프로젝트 매니저 다니엘 리는 임대주택에 갔다가 다가온 한국 여자를 보고 의아해한다. 한국인 이민자는 임대주택에 사는 경우가 없었다. 특유의 부지런함과 강인함 때문이었다. 한국인 여자는 임대주택에 두고 온 물건이 있다며 찾고 싶다고 했다. 오물로 얼룩지고 망가진 집에 여자가 찾고자 하는 건 분명 마약일 터였다. 하지만 여자가 찾았던 아주 작은 물건에서 지키고자 하는 것, 간직하고자 하는 간절함을 보았다.

 


네 사랑은 아프지 않지. 네 사랑은 밝고 빛나지. 너는 환하게 웃고 떳떳하게 울지. 눈치 보지 않고 거짓말하지 않지. 네 사랑은. (188페이지, 외출 금지중에서)


 

호주가 산불로 고통받았던 때를 배경으로 쓴 졸업여행은 아들의 생사를 확인하려는 한국인 부모의 마음을 담았으며, 한국인의 밤은 코리아타운에서 얼마 떨어진 곳에서 일식집을 하는 클로이의 아버지는 워킹홀리데이로 온 한국인 종업원에게 최저시급에도 못 미치는 시급을 주며 일을 시키고, 호주에 사는 한국인을 영주권 이상, 이하로 나누었다. 호주에서 태어나 한국의 역사를 모르면서도 피부 색깔로 나뉘는 집단과 어울릴 수밖에 없었던 클로이가 바라본 세상을 보여주었다. 외출 금지의 은영과 희율은 호주에서는 가명을 쓸 필요가 없어 호주행을 택했다. 헤어지기로 했지만, 셧다운으로 국경이 봉쇄되고 할 수 없이 동거를 계속하는 이야기였다. 끝이 보이지 않은 막막함. 함께 있어서 서로에게 위로가 되지 않았을까.

 


진우와 서인은 빛나는 순간을 가져본 적이 없었다. 빛나는 순간. 진우는 그들이 늘 그것을 기다려왔음을 알았다. 그리고 그것이 그들에게 절대 오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았다. (82~83페이지, 골드러시중에서)

 


폐광의 골드러시 체험 여행은 진우와 서인에게 금처럼 빛나는 여행이 될 것인가. 헤드 셰프로 일하면서 457비자 발급을 위해 최저시급 70퍼센트만 받고 일하던 그의 이름 대신 서류상에는 서인의 이름이 적혔다. 영어를 더 잘해야 인터뷰에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영어를 잘하지 못해 다른 사람에게 기대야 하는 안타까움을 담았다. 한국인의 밤에서도 영어를 잘하지 못하는 아버지를 대신해 클로이가 통역사 역할을 했던 것과 비슷하다.

 


외국에서 한국인으로 산다는 것의 의미, 인종 차별과 편견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실상을 말하였다. 한국인 이민자로의 삶에서 느낀 경험과 생각을 담은 작품이다. 앞으로의 더 좋은 작품을 써주길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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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 책이 좋아서 - 책을 지나치게 사랑해 직업으로 삼은 자들의 문득 마음이 반짝하는 이야기
김동신.신연선.정세랑 지음 / 북노마드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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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디자이너들의 활동이 광범위해지며 예쁜 표지를 가진 책들이 나오고 있다는 건 반가운 소식이다. 책을 읽고 리뷰를 쓰면서 표지가 마음에 들지 않은 때에는 표지를 감추고 싶다. 심플한 디자인이면서 책의 내용을 강조한 글자 하나, 그림 한 컷이면 좋을 텐데, 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문학 편집자에서 작가, 출판 마케터, 인터넷 서점 MD에서 프리랜서 작가, 인하우스 북디자이너에서 디자인 스튜디오 겸 출판사 운영자의 시선으로 본 책이 좋은 이야기들을 담았다. 더 나아가 앞으로 바뀌었으면 하는 책에 관한 이야기이다.


 

정세랑 작가의 책을 여러 권 읽으면서 작가가 기후 위기에 대한 깊은 신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 이야기를 널리 알리려 작품 속에서 독자로 하여금 기후 위기 인식을 하게끔 했다. 누군가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 선봉에 작가가 서 있다는 건 반가운 일이다.





 

하필, 이란 단어에 진심이 담아 넣은 책이었다. 책이 좋은 사람 여기 또 한 명이 있다고 말하고 싶은 기분이랄까. 책이 좋은 사람들이 모여 쓴 글이라 여러모로 의미 있다. 정세랑 작가는 편집자로서 경험과 작가가 된 후 느낀 점들을 표현했으며, 심사위원으로서의 고민과 심사 체계의 마련을 강조했다. 책이 좋아서 출판인이 된 이들의 존중을 강조한다. 출판인들의 고충에 공감하며 읽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이용하는 게 아닌가 하고 말이다. 최저 원고료에도 미치지 못하는 원고료를 주면서 글쓰는 노동자들의 꿈을 이용하는 행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아직도 그대로라는 게 문제다.


 

예전에 트위터에서 파본 책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했던 팔로우가 있었다. 읽고 싶었던 책을 판매하는 걸 보고 구매한 적이 있었는데, 작가는 파쇄해버리기에는 아까운 책에 관한 의견을 말한다. 출판사는 출판사대로 할 말이 있겠지만 파본을 파쇄에서 구하고 싶은 독자에 속하는 자로서 그 의견에 찬성하는 편이다. 작가의 말처럼 좋은 방법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북디자인의 중요성이 날로 더해간다. 출판사에서 표지 투표를 하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편이다. 심혈을 기울였을 표지 중에서 가장 심플한 디자인을 선택한다. 북디자이너 김동신 작가는 표지 사진을 수록하여 비교하고 북디자인에 관한 다채로운 의견을 내놓는다. 다중축을 사용한 표지, 축을 달리하여 글자만 쓰인 표지는 깔끔함을 자랑한다. 다양한 출판사 로고를 보며 출판사의 이름을 널리 알릴 글꼴의 아름다움도 보여준다. 윗선 정렬 탈네모틀 글꼴의 기본 형태를 배운다. 북디자이너로서 출판사 로고만큼은 손댈 수 없는 마음에 공감했다. 각 출판사의 로고를 살펴보며 출판사가 가지고 있는 차별된 이미지를 비교해볼 수 있었다.

 


책이 좋아서 출판사에서 근무하는 사람이 많다. 적은 급여에도 출판사에서 하는 일이 재미있어서 일하며 편집자와 마케터, 홍보기획자 등 각자의 분야에 최선을 다하고자 열정을 다한다. 어디서든 친절로 한 명의 사람을 만나야 한다고 강조하는 신연선의 글은 사회 생활하는 이들이 여러모로 배울 수 있는 부분이다. 도서정가제 제도 때문에 생겨난 책방이라는 공간에 대하여 말한다. 책방은 이제 도시의 문화공간으로 자리를 잡는 모양새다. 국내 여행지에서 동네 책방을 다니며 책 한 권씩 사는 일 또한 하나의 즐거움으로 자리 잡았다.


 

책 표지는 이 책이 표현하고자 하는 제목을 제대로 나타냈다. 새로운 디자인의 표지다. 책등에서 보이는 이 책이 가진 내용을 표기하는 것 같다. 책이 좋아서 책을 만드는 일을 하는 자로서 하는 이야기들이 마음에 와닿는다. 한 권의 책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을 살펴보는 느낌이랄까. 좋아하는 분야에서 각자가 가진 최선의 것을 이루어내는 자들이 있어 책이 여전히 사랑받는지도 모르겠다. 하필 책이 좋아서 인터넷 서점과 책방을 기웃거리는 이들이 보면서 공감할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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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쇼맨과 운명의 바퀴 블랙 쇼맨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최고은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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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가 선보인 새로운 블랙 쇼맨 시리즈 블랙 쇼맨과 운명의 바퀴블랙 쇼맨과 각성하는 여자들로 발표된 소설집을 두 권의 단편집으로 출간한 것 중의 하나다. 미국에서 마술쇼에 나왔으며 트랩핸드라는 바를 운영하는 다케시와 건축사무소에 다니는 마요가 이끌어가는 미스터리 형식의 소설이다. 페이지 터너답게 순식간에 읽게 되는 마력이 있다.


 

블랙 쇼맨과 운명의 바퀴에 실린 세 편에서 첫 번째 천사의 선물은 아들의 이혼한 전처가 임신을 했다며 아이에게 상속권이 있다고 주장하는 내용이다. 바를 경영하는 다케시가 법률 대리인이 되어 특유의 관찰력으로 사건을 해결한다. 아들의 아이인지 사귀는 남자의 아이인지 중요하지 않다. 어떤 의도를 숨겼느냐가 중요하다.




 

두 번째 피지 않는 나팔꽃은 딸이 죽은 후 남편까지 죽자 재산을 정리해 실버타운에 입주한 스에나가 히사코가 관리인 이시자키에게 딸의 거취를 확인해달라는 의뢰를 받는 이야기다. 오래전부터 알고 지냈던 피아노 선생님으로부터 딸을 보았다는 편지를 받은 후 딸의 죽음을 인정할 수 없었던 이유였다. 기억이 흐릿해지는 경도 치매임에도 딸의 시신을 확인했던 기억을 잊지 않고 있었다. 기억은 왜곡되기 마련이고, 오랜 시간이 지난 뒤 불현듯 진실을 알게 되기도 한다.

 


세 번째 작품 마지막 행운은 삼촌 다케시에게 남자를 감정해 달라고 찾아오는 미나의 이야기다. 커리어가 좋은 여성이 왜 남자와의 결혼을 중요시하는지 작위적인 느낌이 없잖았다. 무엇을 좋아하는지, 미래에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보다 적극적인 선택과 결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우리의 문화와는 다른 것을 바라보며 우리라면 어땠을까를 생각해본다. 이혼한 후의 상속에 대하여 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혼인 관계가 종료한 날로부터 300일 이내에 출생한 아이에 대한 친생 추정 제도와 장기 이식 수혜제도에 대한 것이다. 스포일러가 될까 우려되어 자세히 말할 수는 없지만, 당사자에게는 무척 간절할 것이다. 생명을 지킬 일이라면 어떤 것도 시도해보고 싶지 않겠는가 말이다. 그 마음을 이해하며 읽었다.


 

블랙 쇼맨 다케시와 다소 귀여운 구석이 있는 마요의 활약이 빛나는 작품이다. 건축사무소의 리모델링 담당자인 마요가 만난 사람들은 다양한 사연을 가지고 있다. 해결하지 못할 사건을 감각적으로 바라보며 방법을 찾는 다케시의 활약이 빛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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