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논리적인 태도, 란 논리적이지 못해서 태도도 틀렸다, 라는 의미다.

논리적이지는 못하지만 태도는 옳다, 라는 의미가 아니라.



 
 
paviana 2012-05-25 01:56   댓글달기 | URL
늦은 밤에 안 주무시는 시종님. 좋은 밤 되세요.

로렌초의시종 2012-05-25 01:59   URL
파비님도 짧은 여름밤, 부디 편안하시길.^^
 
핑거포스트, 1663 2 - 리비우스의 책 
이언 피어스 지음, 김석희 옮김 / 서해문집 / 2004년 12월
품절




일단 형식을 파악하면 구조를 조사할 수 있다.– 79쪽
프로테스탄트는 자신을 위해 성서를 읽기 때문에 남들의 의견을 알 필요가 별로 없다.– 414쪽
나는 지극히 간단한 그 말, "당신(신)의 뜻이 이루어지이다"라는 말을 진심으로 할 수가 없었다. 나는 "당신의 뜻이 내가 원하는 것과 일치하면 이루어지이다"라는 뜻으로 말했는데, 이것은 기도도 아니고 복종도 아니다.– 471쪽


 
 
 
식스펜스 하우스 - 책 마을에서 길을 잃다 
폴 콜린스 지음, 홍한별 옮김 / 양철북 / 2011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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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책의 출간을 앞둔 신참 저자 폴 콜린스가 미국을 떠나 영국의 헌 책 마을 ‘헤이 온 와이’에 정착을 ‘시도’하는 이야기다. 헌 책 마을이 무대인 책답게 시시때때로 이름도 처음 듣는 영국, 미국의 온갖 헌 책들이 튀어나와 저자의 눈길을 사로잡거나 그의 말을 한 마디씩 거든다. 특별히 역사에 남을 만한 대단한 책들은 거의 없다. 배경답게 헌책방에 쌓인 무수한 책들 사이에서 저자의 손에 잡아 펼치는 책의 아무 페이지에 있는 내용이 천연덕스레 이야기에 끼어든다. 다른 책이었다면, 일기장에나 적여야 할 이야기들을 두서없이 적었다며 짜증을 냈을 테지만, 다른 곳도 아닌 헤이 온 와이에서, 그것도 그 마을을 그 ‘지경’으로 만든 리처드 부스의 헌 책방에서 그랬다면 그것만으로도 왠지 책에 대한 이야기라고 납득하게 된다.

 

 애초에 저자가 헤이 온 와이에 간 이유는 특별히 어떤 책을 찾거나 책에 대한 이야기를 쓰기 위해서 간 것이 아니다. 그런 까닭에 이 책 속에서 책이란 어떤 특별한 의미가 있는 소재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위에서 적었듯 그가 머무는 이 낯선 동네와 뗄 수 없기에 이야기하지 않고 지나칠 수도 없다. 게다가 저자는 영국의 하많은 시골마을을 두고 하필 이곳을 택했다는 데서 알 수 있듯 그는 누구 못잖은 애서가다. 그러니 딱히 어떤 의도를 품지 않았더라도 책에 대한 이야기라면 사흘 밤낮이 짧도록 할 수 있다. 결국 그가 이 책에서 말하는 그 수많은 책에 대한 이야기는 결국 작가인 폴 콜린스 자신 혹은 헤이 온 와이란 마을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사실 이 책에서 이색적일 정도로 두드러지는 부분은 영국과 미국의 차이에 대한 저자 나름의 재치 넘치는 통찰이다. 부모는 영국 출신의 이민자이지만, 그 자신은 생의 대부분을 미국에서 살았던 폴 콜린스는 런던에서 멀리 떨어진 영국 시골에 머물며, 너무도 자연스럽게 두 나라의 차이점과 영국이라는 나라의 개성을 쉬지 않고 읊는다. 이러한 생각들은 한가한 헤이 온 와이의 일상 속에서 즉흥적으로 떠오르는 까닭에 일관성이나 체계성은 없지만 그런 만큼 작위적인 인상은 적다. 작정하고 말한다기보다는 그저 어쩌다보니 말한다는 인상이라서 나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동조하게 된다고 해야 할까. “사실 영국은 사람 좋고 말 더듬는 사람들의 나라다. 휴 그랜트가 그런 캐릭터를 영원불멸의 이미지로 구현했다”(p.45)라는 식의 소소한 내용도 그렇지만 그에 걸맞는 다소 두서없는 맥락도 이런 그의 양국에 대한 인상비평에 쉽게 수긍하게 만든다.

 

 저자는 영국의 뿌리 깊은 냉소와 비관주의의 전통을 말할 때는 “자기네 제국이 세계를 정복한 때에, 쇠망기에 자기 나라가 어떤 모습일지 상상한 예술가들이 이렇게 많았던 나라가 영국 말고 또 있을까 싶다”(p.27)며, 그들은 이미 세계대전 수 십 년 전부터 자신들의 몰락을 상상하고 있었다고 말한다. 그런가하면 “미국에도 계급 갈등은 있지만 가난한 사람들이 개인적 차원에서 적의를 표출하지는 않는다. (중략) 자기들도 부자가 되고 싶고, 부자가 되면 그렇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p.72)라며 미국의 낙관주의가 감추고 있는 어두운 일면을 지적한다. 미국인들은 단순히 삶을 긍정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지금은 지배당하는 자신도 미래에는 타인을 지배할 수 있다는 희망을 버리고 싶지 않은 것뿐이다. 반면 제국의 전성기에 이미 쇠락의 모습을 궁금해 했던 영국인들이라면 미래의 지배를 위해 현재의 피지배를 무작정 감수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 멀리 헤이 온 와이로 온 가족이 떠나와서 책도 들추고, 미국과 영국의 다른 점도 열심히 떠들어대지만, 정작 정착할 집을 찾는 작업은 지지부진하다. 살(住, 買) 집을 찾느라 동네의 여관이며, 아파트를 전전하는 동안 그들이 어느새 이 마을을 대강은 경험해버린 듯한 느낌도 든다. 집도 구하기 전에 어느새 이미 원주민처럼 이 마을의 단맛, 쓴맛을 보고 신선함이 희미해져버린 것 같다고 할까.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자신과 이 마을의 결말이 어찌됐는지 요리조리 피했던 저자처럼 나 역시 말 꼬리를 늘리는 중이다. 그래서 결국 그가 이 마을에서 살게 됐는지는 직접 읽어들 보시길.



 
 
 
 전출처 : 마립간님의 "stella09님을 위로하며"

같은 분이, 주기적으로, 설득력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는 같은 논리를 반복하시는 상황에 대한 불편함을 반영한다고 본다면 그 추천이 지나치다고까지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동안 이런 지적이 거의 없었음을 생각하면 한꺼번에 나온 것이나 마찬가지니까요.

 

비정규직 문제와 마이리뷰 문제를 알라디너들이 소비자라는 관점에서 알라딘 경영에 개입한다는 관점으로 본다면 후자가 더 타당하다는 말씀에는 동의합니다. 하지만 전자에 대한 개입은 알라디너들이 자신들의 이익이 아닌 타자의 이익을 위해 나서기 때문에 그 이타성만으로 정당성을 얻는 측면도 있습니다. 자신의 이익을 요구하는 데 망설이지 않는 태도는 어디까지나 부당하게 이익을 박탈당했을 때 당당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이타적인 주장은 당위성만 충족되면 정당성을 비판하기는 어렵습니다. 말씀하신대로 알라디너는 어디까지나 소비자라고 보는 관점은 그 비판의 유용한 근거가 될 것입니다.

 

결국 스텔라님은 마이리뷰 문제를 자신의 이익이 아닌 모두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납득시키거나, 자신의 개인적 이익이라면 자신이 그것을 요구할 정당한 자격이 있다는 점을 밝히셔야 합니다. 하지만 전자의 경우는 현재의 마이리뷰 선정에 현저한 문제가 있다고 알라디너의 동조를 끌어냈는지 의심스럽고, 후자의 측면 역시 자신의 이익을 당당하게 주장한다는 진솔함을 제외하면 어떤 논리적 근거가 있는지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이익을 주장해도 탐욕스러워보이지 않고 당당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자신의 이익보다 타인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나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식스펜스 하우스 - 책 마을에서 길을 잃다 
폴 콜린스 지음, 홍한별 옮김 / 양철북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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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책이 너무 많네요. 집 보러 다니는 사람들은 책을 좋아하지 않아요."
내가 황당한 표정을 짓자 부동산 중개업자는 어깨를 으쓱했다. "정말이라니까요. 숨겨 놓으셔야 해요."– 13쪽
자기네 제국이 세계를 정복한 때에, 쇠망기에 자기 나라가 어떤 모습일지 상상한 예술가들이 이렇게 많았던 나라가 영국 말고 또 있을까 싶다.– 27쪽
오늘날 쓰이는 건축 자재는 대부분 우아하게 나이 들지 않는다. 그러라고 만든 재료도 아니고. 오직 새것처럼 보이게끔 만들어진 것이다. 오래된 런던의 벽돌집도 사실 애초부터 먼 미래에도 아름답게 보이길 기대하고 지은 것은 아닐 테지만, 그래도 벽돌 건물들은 특성상 완벽하게 폐허가 될 수 있다.– 28~9쪽
가죽 장정 책은 아주 돈이 많이 드는 벽지다.– 30쪽
사실 영국은 사람 좋고 말 더듬는 사람들의 나라다. 휴 그랜트가 그런 캐릭터를 영원불멸의 이미지로 구현했다.– 45쪽
미국에도 계급 갈등은 있지만 가난한 사람들이 개인적 차원에서 적의를 표출하지는 않는다. 시장이나 경찰이나 기업이나 아니면 다른 가난한 사람들을 비난하더라도 부자들한테만은 뭐라하지 않는다. 자기들도 부자가 되고 싶고, 부자가 되면 그렇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72쪽
"다른 정신이상자들의 망상이 우습다고 생각하면서도 더욱 우스꽝스러운 자신의 망상에는 고집스레 매달린다." (의사인) 윌리엄 헤먼드가 말한다. (아, 우리 모두에게 해당되는 말이 아닌가?)– 79쪽
미국 잡지에 나오는 것 같은 침실에서 생활하려면 침대 옆 테이블에 늘 노출계를 놓아두고 침대 양쪽에 우산형 반사기를 설치해야 할 것이다.– 108쪽
미국 인테리어 잡지는 돈을 주고 다른 사람에게 실내장식을 맡기는 사람들을 위한 잡지다. 영국은 스스로 하는 사람들을 위한 잡지고. 또 실내 사진은 모두 자연광을 이용해 찍었는데, 여기가 영국이다 보니 빛이 거의 없다.– 108쪽
하지만 교외나 시골로 가서 '왕의 머리'나 '검은 말'이나 '돼지와 장미' 같은 간판을 달고 있는 펍에 들어가면, 낡고 조그만 슬롯머신 기계에 달린 조그만 전구가 유일한 조명인 어둑한 실내에 앉아 기름에 전 새우튀김을 씹으며 밖에 달린 간판을 이렇게 바꾸는 게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조용한 절망 오전 10시~오후 11시 매일 영업– 117쪽
이 경쟁에서 가장 서글픈 점은 부스가 리언 모렐리에 대해 분개하며 보내는 시간은 엄청 많은데 반해 모렐리는 부스한테 신경도 쓰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람을 미칠 지경으로 몰아가고도 그 사람을 무시할 수 있는 게 힘 있는 자의 특권이다.– 142쪽
책 제목 글자가 요철로 되어 있거나, 금박을 입혔거나, 요철에 금박을 했을 경우, 독자들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안녕하세요. 나는 스파이, 로맨스, 유명인, 살인 사건에 관한 읽기 쉬운 책이에요." 이런 책을 좋아하지 않는 독자들에게는 이렇게 말한다. "안녕하세요. 전 쓰레기에요."– 150쪽
이에 질세라 하버드 대학 출판부는 발터 베냐민의 대작 <아케이드 프로젝트>를 엄청나게 도톰한 금박 글씨를 넣어 출간했다. 군복 재킷을 입은 마초 스타일 중장년 아저씨가 이 책을 샀다가 여기에서 말하는 프로젝트가 19세기 파리 부르주아계급에 대한 문화적 분석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의 분노가 어느 정도일지, 짐작만 할 따름이다. 변절한 러시아 과학자와 핵잠수함에 탑승한 미친 장군이 나오는 이야기가 아니니 말이다.– 151쪽
채소와 양념통이 부엌을 장악할 수 없듯이, 등장인물은 소설을 장악할 수 없다.– 184쪽
여러 신문에서 똑같은 기사를 읽으니 마치 스테레오로 글을 읽는 것 같다. 좌편향인 <인디펜던트>의 피콜로처럼 재잘거리는 소리, 우편향인 <텔레그래프>의 첼로처럼 웅얼거리는 소리.– 204~5쪽
미국 시사만화는 세상 누구나, 신문을 보지 않는 무식한 사람들조차도 뜻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린다. (중략) 미국 시사만화가들은 사람들의 멱살을 움켜줘고 흔들어댄다. "무슨 말인지 알았어? 알았냐고? 왜 웃기는지 알겠어?"– 207쪽
"밤은 약간 씁쓸한 맛을 지녔음을 알게 되었다. 이루지 못한 가능성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크리스토퍼 몰리의 <존 미슬토>)– 263쪽
영국인들은 아주 과감하게 광고를 한다. 북쪽 지방에 있는 교회 공동묘지에는 이런 묘비명이 적혀 있다.
존 로버츠를 기리며
석수 겸 묘비 조각가
1800년 10월8일 토요일 사망
영업은 프레시필드 플레이스 1번지에서 미망인이 계속합니다.– 276쪽
오늘 아침에 제니퍼가 읽던 책은 <타임스>에서 "눈부시다"라고 칭찬한 책이었다. 아마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등유를 흠뻑 적셔서 불을 붙인다면 말이다.– 29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