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은 그런 것이에요 문학동네 시인선 54
이규리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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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의 사정을 알고 있는 ㅈ 와 나는 어제, 실컷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러면서 ㅈ 는 내게 몇 개의 시를 알려주고, 나는 줄리언 반스의 문장을 다시 한번 인용했다. 모든 사랑은 잠재적으로 비탄의 이야기다, 하는 것을.


모든 사랑 이야기는 잠재적으로 비탄의 이야기이다. 처음에는 아니었대도, 결국 그렇게 된다. 누군가는 예외였다해도, 다른 사람에겐 어김없다. 때로는 둘 모두에게 해당되기도 한다. -줄리언 반스, 《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 中에서


결국 나는 ㅈ 의 추천을 받아 시집 한 권을 사기로 했고, 장바구니에 넣고 결제하기 직전, 아니다, 지금 당장 읽자, 싶어 퇴근길에 서점엘 들렀다. 서점의 시집 코너 앞에서는 한 여자사람이 책을 읽고 있었고, 나는 내가 원하는 시집에 그곳에 있으니 잠시만 자리를 비켜달라 말했다. 보라색 책등을 찾으니 딱 한 권, 나는 꺼내들고 계산대 앞으로 간다. 아, 그러나 이것은 누가 읽은 흔적이 있다. 조금 낡았어...나는 얼른 책 검색하는 컴퓨터 앞으로 가 재고를 확인한다. 만약 두 권이라면 다른 한 권으로 가져오고 싶어져서. 그러나 이거 한 권 뿐. 히잉. 어쩔 수 없지. 책 표지가 조금 낡았어도 안의 내용은 변함없을테니. 그렇게 계산을 마친다.






나무가 나무를 모르고



공원 안에 있는 살구나무는 밤마다 흠씬 두들겨맞는다

이튿날 가보면 어린 가지들이 이리저리 부러져 있고

아직 익지도 않은 열매가 깨진 채 떨어져 있다

새파란 살구는 매실과 매우 흡사해

으슥한 밤에 나무를 때리는 사람이 많다



모르고 때리는 일이 맞는 이를 더 오래 아프게도 할 것이다

키 큰 내가 붙어다닐 때 죽자고 싫다던 언니는

그때 이미 두들겨맞은 게 아닐까

키가 그를 말해주는 것도 아닌데, 내가 평생

언니를 때린 건 아닐까



살구나무가 언니처럼 무슨 말을 하진 않았지만

매실나무도 제 딴에 이유를 남기지 않았지만

그냥 존재하는 것으로 한쪽은 아프고 다른 쪽은 미안했던 것

나중 먼 곳에서 어느 먼 곳에서 만나면

우리 인생처럼



그 나무가 나무를 서로 모르고




내년도 다이어리를 사고 싶은 마음에 다이어리 코너로 가며 읽다가 그 자리에 멈추어섰다. 모르고 때리는 일이 맞는 이를 더 오래 아프게 한다는 것이, 휭-하니 가슴을 스치고 지나간다. 어쩌면 나도, 그렇게 많이 때렸을 지도 모르겠다. 나는 너를 때린 적이 없잖아, 수없이 항변해본들, 그가 맞았다는 데야 별 수있나. 나는 그렇게 누군가를 어디에서든 때렸을지도 모르겠다.


당신이 나를 때린 적이 있는 것도 당신이 모를거라는 생각도 그제야 들었다. 당신은 나를 때리려고 했던 게 아닌데, 그냥 그 자리에서 그렇게 웃으면서 모르는 채, 나를 때리고 있었던 것을. 그렇다면 나는 당신을 원망해야 할까. 아니, 당신의 존재는 아픔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의 존재는 다행이었다. 다음 생에서 만나면, 아니 나중 먼 곳에서 만나면, 우리 모르는 채라도 서로를 때리지 않는 사이가 되었으면 해.


그런데 혹여, 나한테 두들겨맞은 사람이 있나요? 으슥한 밤, 내가 당신을 매실나무인 줄 알고 발로 차진 않았나요?

미안합니다.

나는 이제 그것이 매실나무이든 은행나무이든 발로 차지 않는 사람이 될거에요.




벚꽃이 달아난다



그는 나를 앞에 두고 옆사람과 너무 화사하다

이편 그늘까지 화사하구나

죽방렴 사이를 빠져나가는 한 마리 멸치처럼

빠른 내 그늘을 눈치채지 못한다

나무둥치라 여긴 내 중심은 자주 거무스름하다

임산부가 행복하다면 가뜩 낀 기미는 말할 수 없었던

속내일까



덜컹거리며 꽃길 백 리,

어쩌자고 화염길 천 리,



나는 역방향에 앉아서

그가 다 보고 난 풍경을 

뒤늦게 훑는다



그 자리 그대로인데

풍경은 왜 놀란 듯 달아나고 있는지



벚꽃은 제가 절정인 줄 모르고

절정은 또한 제 시절을 모르고




빛이 있는 곳에 그늘도 있으니, 그의 화사함이 내게 전해질 때 그 화사함은 내게 그늘을 드리운다. 그러나 왜 그늘은 빛을 보고 빛은 그늘을 눈치채지 못할까. 빛은 제 빛에 빠져 화려하게 피어난 꽃을 보고 바싹 마른 빨래를 본다. 그러나 너는 그늘을 드리우고 있어. 당신은 화사함으로 존재하고, 그 화사함에 그늘을 드리운 나는 두들겨맞고. 그저 존재하는 것으로 마냥 나를 아프게 할 때가 있었지. 나는 당신의 화사함이 아팠어. 이 편까지 건너온 당신의 화사함이. 왜 그 화사함은 이편까지 건너온걸까. 대체 어쩌자고 그렇게나 넓게 퍼졌던걸까. 아프게. 


화사함이 아플 수 있다니!




웃지 마세요 당신,



오랜만에 산책이나 하자고 어머니를 이끌었어요

언젠가 써야 할 사진을 찍어두기 위해서였죠

팔짱을 끼며 과장되게 떠들기도 했지만

이 길을 또 얼마나 걷게 될지



사진관에 들어섰을 때

어르신 한 분이 사진을 찍고 계셨어요

어머니가 급격히 어두워졌어요



나도 저렇게 하는 거냐



이게 요즘 유행이라며

평소에 미리 찍어두는 게 좋다며

나도 젊을 때 찍워둬야겠다며

쫑알대는 내 소리에는 눈도 맞추지 않으시더니



사진사가 검은 보자기를 뒤집어쓰자

우물우물 급히 말씀하셨어요



나 웃으까?



그 표정 쓸쓸하고 복잡해서 아무 말 못했어요



돌아오는 길은 멀고 울퉁불퉁했고



웃지 마세요

그래요 웃지 마세요 당신,



나는 웃으라고 말해야 할까, 웃지 마세요, 라고 말해야 할까. 

나는 손을 잡고 사진을 찍으러 가야 할까, 찍으러 가지 말아야 할까.





들어내다



인테리어 기본 요건은

자리를 바꾸고 요소를 덧대는 게 아니라

들어내는 것이라고,

더 좋은 관계를 바란다면 관계에서 나와야 할까

그렇다고 고라니처럼 고속도로로 뛰어들어선 안 된다



분갈이 하는 아저씨는 흙을 더 채우는 게 아니라

뿌리에 있던 흙을 털어내고 있었다 숨쉬게 한다고 했다



언니가 없으면 독방을 차지할 거라 기대했지만

나 먼저 들어낼 줄은 나도 몰랐듯이



들어내도 나가지 않는 게 있고

다 알면서 들어낼 수 없는 것도 있다



고라니가 잘못 뛰어든 곳은 고라니가 들어낸 길이었을까

들어내지 못한 길이었을까




들어내야 하는거라고, 그게 맞는거라고, 그게 숨쉬게 하는 거라고 그토록 생각하면서도 들어내지 못하는 것들이 생겨난다. 들어내지 못하는 게 아니라 들어내기 싫은 걸지도 모르겠다고. 그래도 이를 악물고 들어내려고 했더니 이토록이나 힘이 들어, 주저 앉아 울고 싶어지려는데 당신이 말했다. 들어내지 말라고. 내가 들어내야 당신이 더 편하지 않을까, 아니, 들어내지 말라고. 나에게 드리운 그늘이 사라질 수 있을까. 나는 당신의 화사함 속의 일부가 될런지도 모르겠다. 당신의 화사함이 꽃을 피울 때, 빨래를 말릴 때, 반짝거릴 때, 흐느적거리는 먼지 조차 선명하게 비출 때, 내가 그 한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까? 혹여 그렇게 된다면, 나는 그늘을 보는 사람이 될거야. 쪼그려 앉아 그늘을 볼거야. 우리는 그늘이 있음을 잊지 않는 사람이 되자. 당신도 나도 언젠가는 짙게 드리운 그늘이었을 테고, 어쩌면 앞으로도 화사함 대신 어둠이 채울런지도 모르니. 언젠가 당신에게서 나를 들어내고 나에게서 당신을 들어내야 할 때도 물론 오겠지만, 시간이 오래 지나도 당신을 내게서 들어내는 일은 아마도, 쉽지 않을 것 같다. 나는 인테리어를 예쁘게 할 수는 없는 사람일까? 나는 당신의 뿌리에 지나치게 들러붙은 흙이 되고 싶진 않아요.





현관문 나서다가



현관문을 나서다가 나는 다시 돌아오지요 돌아와선 왜 왔

는지 잊어버려 다시 나가요 나가다가 생각하니 그게 시계

였어요 시계를 찾기 위해 내가 뒤지는 곳은 시계가 없는 곳

이죠



당신과 헤어지기 위해 만나는 것처럼 시계를 찾다가 시간

을 잃어버리는 일, 시간을 찾다가 손목을 잃어버리는 일, 새

롭지도 않아요 오늘은 약국에 들어야 하는데 증세가 생각

나지 않아요



하얀 알약을 보면 왜 죽음이 떠오르는지요 편도염을 낫게

하는 알약을 한꺼번에 털어넣은 아랫방 언니가 있었거든요

그녀는 무얼 잊고 싶었던 걸까요



시계는 찾지 못하고 시간은 멎었어요 우린 평생 없는 걸

찾아다니겠지만, 찾아야 할 건 이미 옆에 있었다고 누군가

말하지만, 그런데도 그건 영원히 없는 것이죠



깜빡깜빡 잊으므로 여기 또 깜빡깜빡 살아요 현관을 나서

다 나를 잃어버리고 빨래통에 벗어놓은 나를 뒤집어쓰고 나

아닌 내가 다시 나가요 나가다 생각하니,





당신을 만나는 순간이 당신을 만나지 않았던 순간보다 힘겨웠음은, 헤어짐에 있었다. 당신을 만나지 않은 순간에 내가 기대하는 것은 만남일 수 있었는데, 만나고 있는 순간에 내게 남은건 헤어짐 뿐이었으니. 다음 만남을 기약한다해도 지금 당장 닥친건 헤어짐이고, 나는 마치 이 잠깐의 헤어짐이 영원할 듯 불안하였다. 그랬던 때가

있. 었. 다.


그럼에도불구하고 들어내는 것은 언제나 옳다고 여겼기에 헤어지기 싫다고 발악하지 못했다. 터진 입술을 잘근잘근 씹어대고, 손톱을 깨물고, 발끝으로 땅을 툭툭 헤치는 일들은, 모두 내 속에서만 일어났다. 나는 당신을 평생 찾아다녔지만, 당신은 나를 평생 찾아다니지 않았으므로, 당신이 이미 내 옆에 있었음에도 당신은 내게 없었다. 당신을 들어내고 돌아서는 것이 내 역할이었지만, 들어내도 들어내도 이내 쏟아지는 걸 내가 어찌해.





이규리는 아픈 사람을 본다. 이규리가 말하는 최선은, 들여다봐주는 데 있고 들어주는 데 있다. 아픈 사람을 때리지 말라고 말하는 대신 혹여라도 내가 때렸으면 어쩌지, 하고 그늘을 만들지 말라고 말하는 대신, 그늘이 생겨있음을 알려준다. 어쩌면 최선은 그런 것일게다. 하지마, 라고 말하기에 앞서 어쩌면 나 역시 그러고 있는 건 아닐까, 되새겨 보는 일. 그렇게 돌아봄으로써 우리는 간혹 우리가 때리고 있었음을, 그늘을 만들고 있었음을 눈치채게 될것이다. 꽃을 더 활짝, 오래 피우기 위해 락스를 넣는 일은, 과연 누구에게 필요한 일이었을까. 누군가 아프고 그와 동시에 누군가 즐기는 것이 세상의 이치임을 깨닫는 것, 그것이 이규리의 시가 하는 일이다. 그 잔혹한 명제앞에 잔인한 진실 앞에, 숙연히 고개 떨구며 내 자신의 폭력성을 인정하는 것, 번번이 두들겨 맞기만 한 것이 아니라 내가 맞은 만큼 누군가를 두드려 패기도 했던 날들이, 있었다. 있었고, 있을 것이다. 그때마다 조용히, 락스를 한 방울 떨어뜨리기보다는 열었던 락스통의 뚜껑을 닫을 수 있기를,

그런 날들에 차마 들어내지 못한 당신이 화사하게 비춰주기를.


이규리는 그늘의 친구다. 




락스 한 방울


꽃꽂이하는 사람이 말해주었다 꽃을 더 오래 보려면 꽃병
에 락스 한 방울 떨어뜨리면 된다고 ‥‥‥아무리 해도 그거
너무 폭력적이지 않나 싶으면서 그 말 왜 솔깃해지는지 머
뭇거리다가 한 방울 꽃병에 떨어뜨렸다 거짓말처럼 뒷자리
가 말끔해졌다 저러자면 누군가는 또 얼마나 참아야 했을
까 너무 똑 떨어지는 이치에는 어딘지 사기치는 냄새가 난
다 후각을 마비시키며 이룬 거사들, 달콤하게 던져준 당근
들, 한 방울 떨어뜨려 애써 제자리를 확보하는 동안 꽃병 속
꽃은 어땠을까 락스 한 방울‥‥‥이 세계에서는 나를 더 연
장하지 않기로 한다





덧. 아....알라딘에서 사면 알사탕 300개를 주네......하루만 참을걸 ...... 약올라..... ㅜㅜ




 
 
아무개 2014-10-21 09:47   댓글달기 | URL
여기에는 비가 내리고...
이곳에는 시가 있고.

다락방 님이 낭독해주면
더 좋을것 같은
나무가 나무를 모르고...

다락방 2014-10-21 09:50   URL
크- 아무개님.
제가 기회가 되는대로 저 시를 낭독해서 올려드리겠습니다.
불끈!!

heima 2014-10-21 10:15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시집 읽으면서 여름동안 따뜻하고 찡했었는데, 이 글을 보니 다시 한번 꺼내어 읽고 싶어지네요 ^^
날이 꽤 쌀쌀한데 따뜻한 커피 한잔 하시면서 좋은 하루 보내세요 다락방님~ ^^

다락방 2014-10-21 10:49   URL
시를 잘 모르는 제가 좋은 시집을 만난 건 무척 오랜만이라 좋습니다. 바느질이고 뭐고 다 필요없다는 생각이 들지 뭡니까. 가만히 앉아 시를 읽는 일이면 충분하다고,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좋은 하루의 시작입니다, 헤이마님. 잘 보내요! :)

blanca 2014-10-21 12:31   댓글달기 | URL
아, 좋네요....

그렇게혜윰 2014-10-21 12:34   댓글달기 | URL
이 시집 좋죠? 옮겨적어야지 했다가 아직 이러네요....^^;;

mira 2014-10-21 13:40   댓글달기 | URL
비오는날 커피한잔 놓고 읽어내려가니 웬지 서러운데요 ㅜㅜ
 
최선은 그런 것이에요 문학동네 시인선 54
이규리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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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다른 사람과 화사하고, 당신 눈길을 좇는 나는 피고 지고 이그러지고 주저앉아 울고 무 너 져 내 리 고 또다시 당신을 보고.


 
 
달걀부인 2014-10-22 00:19   댓글달기 | URL
이책에 이런 구절이 있나요?
 












한창 임태경을 좋아했을 때 그가 내게 가장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부분은 그의 전공이었다. 그렇게나 노래를 잘하는 그가, 사실은 공학도 출신이라는 것. 인터넷에 그의 프로필을 검색해보면 그는 '우스터폴리테크닉대학 생산공학 석사'라는 학력을 갖고 있는데, 예체능 계열과는 아주 멀리 떨어진 것 같은 분야를 전공으로 했다니, 이게 너무나 근사한거다. 그건 아마도 내가 수학이나 과학쪽에 발휘되는 뇌가 없기 때문에 더 그럴지도 모르겠다. 내가 수학을 잘하던 시기는 딱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였다. 그것도 물론 '잘한다'는 게 아니라, 그나마 평균 이상의 점수를 받는 정도를 의미한다. 고등학교 1학년 2학기때부터 수학은 이제 내게 별 관심없는 학문이 되어 있었다. 과학은 말할 것도 없고. 수학과 과학에 있어서는 노력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지도 않았고 재능이 있다고도 생각하지 않았다. 그냥 나는 거기엔 젬병, 이러고 뒤돌아서버린 것. 물론 수학과 과학보다 더 싫은게 국사 세계사 한국지리 세계지리 정치경제...였지만. ( ")  이렇게 쓰니 좋아하는 게 별로 없었구나..그나마 점수가 상위권으로 나오는 건 국어,영어, 한문, 일본어.. 뿐이었어.. -_-


놀랍게도 내게 첫 직업은 '학습지 교사'였다. ㅎㅎㅎㅎㅎ 다만 이것이 내 경력에 적힐 수 없는 이유는 고작 2주일을 몸담았기 때문인데, 와- 해보니까 엄청 적성에 안맞는거다. 그 2주간 매일매일 토할뻔했어. 결국 2주를 보내고 3주차 월요일에 집에서는 출근한다고 나가서는 회사에 전화를 걸었다. 저 그만두겠다, 못다니겠다, 고. 아직 본격적으로 일을 하는 게 아니라 교육을 받는 중이었으므로 어렵지 않게 그만 둘 수 있었다. 그길로 친구네 집근처로 갔다. 오전이었고, 백수인 친구는 나와주었으며, 곱창을 사주었다. 나는 그 아침에, 곱창에 소주를 마시며, 나는 도망쳤어, 라고 말했다. 아, 근데 이 얘기를 하려던 게 아니라, 그때 교육을 받을 때 교육해주는 강사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었다.


영어를 잘하는 사람이 '나는 수학을 못해' 라고 말하면 그 사람은 정말 수학을 못하지만, 수학을 잘하는 사람이 나는 영어를 못해 라고 말하면 그 사람은 영어를 평균 이상은 하고 있다고. 다만 수학보다 못할 뿐이라고. 크- 이 얘기는 진리로 여겨졌는데, 그러고보면 학창 시절에 '영어점수는 늘 안좋아' 라고 말했던 수학 잘하는 애들은 늘 성적이 상위권이었고 영어 점수도 높았다. 반면 '수학을 못해'라고 말하던 나는 모의고사에서 40점 만점에 7점을 받은 적도 있다. (읭?) 그때 영어 담당이던 담탱이가 나를 불러서는...나는 너가 영어선생님이 되기를 바라긴 하지만, 그래도 수학 이건 너무하지 않냐...라고 말씀하셨다. 발로 찍어도 이것보단 잘나오겠다고... 나는 그럼 선생님이 발로 찍어보세요, 라고 대꾸하고 싶었지만 착한 학생답게 꾹 참았다. 나름 기술적으로 찍었는데... -0-



나의 여동생은 생물을 전공했고 수학을 부전공했다. 여동생이 대학생이던 시절, 연습장을 펴놓고 수학 문제 푸는 걸 보고 있노라면 그렇게 신기할 수 없었다. 당최 뭔 글자인지도 모르겠고, 숫자이지만 숫자 아닌 숫자 같은 너...로 보였던 터, 어떻게 우리집에 저런 애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풀다가 어려우면 친구랑 전화해서 열띤 토론을 했는데 그건 내게 외계어나 다름없었다. 그때 나의 뇌는 지상에 없었다.


아, 그래서 내가 하려고 한 말은, 에이씨, 쓸데없이 말이 길어졌네, 수학과 과학을 잘 하는 사람들에 대한 로망이 있다는 거였는데. 특히나 과학도인데 음악을 잘하는 사람에 대해서 미친 로망이 있다고...중학교때 우리 과학 선생님은 심지어 음악 교사이기도 했다. 그런게 어떻게 가능한지 나로서는 진짜 모르겠는거다. 여튼 그렇게 로망이 있었고, 그래서 《수학자들》이란 책이 나왔을 때, 오, 이들은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글을 쓸까? 하는 호기심이 만땅되어 이 책을 구입했다. 그리고 읽기를 시도했으나, 크- 끝까지 읽기가 역시나, 어렵더라. 그러나 알아들을 수 없는 수학용어들이 있음에도 글 자체는 아름다운 글들이 많았다. 절반쯤 읽었는데, 나머지 부분을 한 번에 읽다가는 토할 것 같아서, 한 꼭지씩 시간을 내어 찬찬히 들여다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며칠전에 쓴 인용문은 어렵다고 올려둔 거고, 오늘은 굉장히 좋았던 에세이를 인용하겠다. 이건, '프리모 레비' 의 《주기율표》에서 '티타늄' 편을 읽었던 그 기분을 떠올리게 했다.



인용하기 전에 반드시 덧붙이고 싶은데, 이제는 임태경을 좋아하지 않는다. 나는 그의 콘서트와 뮤지컬을 몇 번 갔었고, 그를 좋아하게 된 계기가 콘서트였는데, 그에게 정나미 떨어지게 된 계기도 콘서트가 되었다. 이걸 밝히고 넘어가야지. 


인용하는 글은 '옥스퍼드 대학'과 '서울 대학'에 적을 두고 있는 '김민형'의 글인데, '피에르 들리뉴' 교수를 만났을 때의 이야기다.



2009년 여름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개최된 정수론학회 마감 만찬 도중 피에르 들리뉴 교수가 그의 가족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수학이 인생의 전부인 그에게 장성한 두 딸이 있는데 둘 다 수학과는 전혀 무관한 일을 한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어렸을 적에 종종 수학 공부를 도와주고는 했지만 어느 문제고 적어도 세 가지 다른 관점에서 설명하는 습관이 있었기 때문에 아이들이 꽤 괴로워했다고 한다. 그저 정답을 말해주길 원한 것이었는데 말이다.

들리뉴 교수는 일생 동안 수학의 여러 분야에 중요한 기여를 한 수학자다. 그는 1978년 수학자들이 최고의 영예로 생각하는 필즈 상을 수상했고, 2005년에는 자신의 출신지인 벨기에에서 후작 칭호를 수여받았다. 그는 프랑스 고등화학 연구소에서 1970년부터 1984년까지 일하다가 미국 프린스턴에 있는 고등연구소로 자리를 옮겨서 은퇴할 때까지 일했다.

따라서 딸들은 완전히 미국 문화 속에서 자랐고 지금도 미국에 살고 있다. 그럼에도 두 사람 다 상당한 벨기에 애국자라고 한다. 어릴 때부터 벨기에 방문을 좋아했고 지금도 틈만 나면 벨기에에서 휴가를 지낸다. 들리뉴 교수는 "내가 벨기에에 대해서는 세 가지로 다르게 설명을 안 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라고 말했다. (김민형, p.79-80)



아, 다시 읽어도 웃음이 난다. 아버지로부터 수학 공부를 배운다는 것은 대체 어떤 것일까, 감히 상상할 수도 없다. 내게는 있어본 적 없는 일이니까. 그러나 '세 가지 다른 관점에서 설명하는' 수학을, 과연 나로서도 좋아할 수 있었을까 의문이다. 만약 수학을 좋아했다면 그 점까지도 더 좋았을지도 모르겠지만. 좋았던 부분은, 당연히 마지막 부분. 딸들이 벨기에를 사랑하는 이유가 '벨기에에 대해서는 세 가지로 다르게 설명을 안 했기 때문' 이라는 말이다. 아, 좋아. 엄청 똑똑한 사람이 적절하게 따뜻한 유머까지 구사한다면, 크- 한없이 매력적일 것 같다. 나는 확실히, 여전히, 이과생에게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시작하는 것 같다. 유머도, 책을 읽는 것도, 대화도, 눈높이도, 여하튼 그게 뭐든, 이과생에 점수를 더 주고 시작하는 듯. 아...그만하자. 뭔가 막 ... 아...그만하자...





토요일에는 친구들 여러명을 만났다. 아주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들도 있었고 자주 보았던 친구들도 있었는데, 요즘 서로 제정신이 아닌 친구와 나는 그들보다 조금 더 일찍 만나기로 했다. 네시 이십분부터 만나 수다를 떨고 다섯시를 조금 넘겨 거의 모두가 다 모였는데, 와- 이들과 함께 술을 마시고 이야기를 하는 게 너무 좋은 거다. 자꾸 피식피식 웃음이 날 것 같고 좋은데, 그와중에 한명이 '여러분들하고 술마시니까 좋다' 라고 입밖에 내어 얘기하고, 그걸 들으니 또 막 더 좋은거다. 이렇게 좋은게 나 뿐만은 아니라는 사실 때문에 한층 더 좋아졌달까. 앞으로 마흔이 되고 쉰이 되고 예순이 되고 일흔이 되어도, 여든이 되고 어쨌든 백살 넘어서도 우리가 이렇게 가끔 만나 서로의 안부를 묻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건강을 유지해서 지금처럼 골뱅이도 먹고 황태도 먹고 쥐포도 먹고. 시간이 지날수록 나는 내 곁에 더 좋은 사람들을 두게 되는 것 같다. 이런 내가 기특해서 미치겠다. 그 자리에서 케익에 초를 꽂고 친구의 생일을 축하하는 게, 친구에게 혹여 당혹스럽진 않을까 고민했는데, 고맙다고 말해주어 다행이었고. 나, 고민 많이 했다우, 그래도 되는지. 게다가 스페인에 다녀온 친구가 세상에, 하몽을 가져왔다. 꺅 >.< 내가 스페인을 간다면 그건 하몽 때문이다, 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하몽을 먹게 되어, 나는 이제 스페인을 가고 싶은 나라에서 제껴도 되겠다고 했다. 우히히히히. 또한 와인과 책도 선물 받았는데, 아웅, 저 와인은, 엄마한테도 말 안하고 깊숙한 곳에 숨겨두었다. 저 와인을 나의 61년산 슈발블랑으로 만들어야지. 혹여라도 나중에 벼랑끝으로 떨어지는 기분이 들면, 그때 혼자서 따라 마셔야지. 《사이드웨이》에서 마일스가 그랬던 것처럼.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몹시도 힘겨웠다. 와인 두 병과 선물받은 책에 내가 읽으려고 가져온 책까지.. 가방이 지나치게 무거웠는데 거기에 힐까지 신고 있어서 ... 나는 다음날 아침, 종로3가역까지 같이 걷는 친구에게 말했다.



좋은데 힘들어..



내 말에 친구는 웃었다.




사랑에 빠지는 것도 무릇 이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데 힘든 거.





요즘 내가 내가 아니고 정신이 나가있던 터라, 이 정신을 어떻게 수습할까 하다가 백팔배를 했다. 고소영은 백팔배를 하면 차분해진다고 했는데, 나는 차분해지질 않고 다음날 허벅지 근육만 땡기더라. 역시 나에겐 걷는 게 그나마 차분해지는 지름길이다 싶어 어제는 전날의 과음으로 피곤한 몸을 이끌고 굳이 일자산을 찾았다. 올라오고 내려가는 길,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면 차분해질거라 믿었건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여전히 머릿속이 복잡했다. 이걸 어떡하지, 이걸 어떡하지, 이걸 어떻게든 터뜨리고 싶은데... 하다가, 오늘 아침 일찍부터 친구를 문자메세지로 불렀다. 내가 이러이러해서 고통스럽고, 그러므로 가슴이 터질것 같다고 말했다. 그리고 친구의 답에서 나는 위로를 받았다.



- 가슴이 터질것 같아 ㅠㅠ

- 안터져.



아, 안터지는구나. 안터지는 거야. 



친구는 내게 말했다. '그동안 피해다닌 결과' 이며 '네 업보' 라고. 나는 겸허히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래, 이렇게 터지는구나. 잠깐 핑- 눈물이 돌았다. 그러므로 나는 이런 나를 '냅둬'라는 친구의 말대로, 그냥 두기로 했다.





이 두 책은, 요즘 읽고 있는데, 표지 분위기가 묘하게 비슷하다. 어쩜 이럴까. 색깔이... 히히.






언제였지. 남동생 차를 타고 남동생이 틀어준 음악을 들으며 집에 가는 길, '야, 친구에서 연인이 되기까지 있냐?' 라고 물었더니 없다며 유튜브에서 찾아 틀어줬었다. 갑자기 그 기억이 새록-

그러고보니 금요일밤, 제부가 보내준 닭강정에 와인을 마시고 그도 모자라 맥주까지 마셔서 취했는데 남동생이 돌아왔다. 거실 소파에 앉아 취한채로 텔레비젼을 보고 있었는데, 남동생도 씻고 내 옆에 앉았다. 술을 마실까, 하는 동생에게 아니 그만 먹자 내일 결혼식 가야잖아, 라고 답하고는 그저 조용히 텔레비젼을 보았는데, 남동생에게 그냥 푹- 기대버렸다. 남동생은 내가 기댔는데 저리 꺼지라고 하지 않고(응?) 내가 그런채로 주정하는 걸 들어주었다. 난 역시 얘가 제일 좋아, 라고 생각했던 밤이었다.







나에겐 존재해줘서 고마운 사람들이 무척이나 많다. 행복하다.





자수를 배워볼까....차분해지게........



 
 
치니 2014-10-20 10:03   댓글달기 | URL
오오, 저 와인 맛이 너무 궁금한데요?! 하지만 61년을 기다려야? ㅋㅋ 다락방 님 행복한 만남 이야길 읽다 보니 제 마음에도 몽글몽글 다정함이 가득해지네요.

다락방 2014-10-21 09:51   URL
알라딘은 제게 축복입니다, 치니님.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어요. 히히.
저 와인은 혼자 구석에 숨어서 먹어야겠어요. [사이드웨이]란 영화 보셨어요?
거기에서 마일스가 가장 비참해지는 순간에 자신이 가장 소중하게 보관했던 와인 [61년산 슈발블랑]을 마시거든요. 엄청나게 좋은 영화에요!! >.<

hnine 2014-10-20 10:37   댓글달기 | URL
저 책은 안 읽었지만 김민형 이란 분은 들어서 알고 있어요. 워낙 독특한 방식으로 교육을 받은 것 같더라고요.
수학은 저에게 있어 짝사랑의 대상일 뿐. 좋아했고 잘 하고 싶었으나 능력이 못 따라갔던 과목이라, 흑흑... 하지만 `수학적 사고`라는 것은 꼭 수학에만 나타나는 것은 아닌 것 같아요. 전 가끔 어떤 비평가의 글에서도 이 사람 참 글을 수학적으로 쓰네 라고 느낄때가 있거든요, 이렇게 말할정도로 제가 수학에 대해 뭘 아는건 아니지만요 ^^
(여동생분에게 갑자기 악수를 건네고 싶은 마음이 들어요. 저도 같은 전공^^)

다락방 2014-10-21 10:00   URL
저는 `수학적`사고라는 게 뭔지 전혀 감이 안잡혀요, 나인님. 아마도 수학을 전혀 몰라서 그런것 같아요. 수학은 제게 짝사랑의 대상도 못되는 것 같아요. 그보다 더 멀죠. 음...수학은 제게 ... 그러니까....맷 데이먼 같달까요? 멋진데 저 멀리, 나랑은 아무 상관 없는 곳에서 아무 상관 없게 살아가는 사람. 그런데 멋진...
수학을 잘하면 지금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어있지 않을까, 더 똑똑한 사람이 되어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기도 해요. 수학은 똑똑함과 일맥상통하는 것 같아서요. 그래서일지 저는 상대적으로 제 아이큐가 매우 낮을 거라고 생각해요.
앗, 제 동생과 같은 전공이시군요!! 제가 더 반갑네요. ㅋㅋㅋㅋㅋ

아무개 2014-10-20 10:43   댓글달기 | URL
1.`아, 그래서 내가 하려고 한 말은, 에이씨, 쓸데없이 말이 길어졌네, `
이렇게 쓰고 쓸데 없다고 생각한 부분들 정리하지 않고 써주는 다락님의 글이 좋아요. ㅎㅎ

2.저는 수능때 수리영역 8점 맞았어요. 과학도 별반 다르지 않은 점수 ㅋㅋㅋㅋ

3.다락님은 지금.....가슴이 터질것 같으시지요?
저는 지금...
작년에 입었던 바지가 너무 꽉 껴서 허리가 끊어질거 같아요.
그새 살이 도대체 얼마나 더 찐건지....ㅠ..ㅠ

다락방 2014-10-21 10:02   URL
1. 맨날 주저리 주저리 말이 많아요..정리되지 않은 말들이 우르르 쏟아져 나오죠.....정리가 안돼 정리가... -_-

2. 크..아무개님은 저랑 비슷한 점이 무척 많아요! 글 쓰는 스타일도 비슷하고!! 생각하는 대로 쏟아내기... ㅎㅎ

3. 저는 이뻐질 겁니다, 아무개님. 이뻐져야겠어요. 불끈!!
수술할까...ㅠㅠ

마노아 2014-10-20 11:41   댓글달기 | URL
그러니 공학도이지만 인문학적 지성미가 뚝뚝 떨어지는 T님에게 다락방님이 반하시는 겁니다. ㅎㅎㅎ
아, 근데 저도 그런 사람이 좋으네요.^^
루시드폴이 물리학도이면서 음악하잖아요. 아, 근사해~
자수, 배우지 마요. ㅎㅎㅎ
색칠공부 마친 다음에...ㅎㅎㅎ

다락방 2014-10-21 10:03   URL
제가 T 님에게 반한건 T 님만 빼고 모두가 아는 사실. ㅋㅋㅋㅋㅋ
말하기 쑥스러우니 이 글을 좀 봐주셨으면 좋겠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색칠공부..잊고 있던 색칠공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마립간 2014-10-20 12:03   댓글달기 | URL
수학은 (객관적) 평가가 쉽지만, 언어는 (객관적) 평가가 어렵지 않나요. 따라서 수학을 잘하고 못하는 것은 두드러지게 표시가 나지만, 언어는 수학만큼은 아닌 것 같아요.

유치원 딸아이에게 수학 문제를 풀 때 ,항상 문제의 답을 구한 후 다른 방식으로 생각할 수 있는지를 요구했더니, (지난 2년간 학과 공부를 중단하기도 했지만,) 이제 할머니와 엄마와는 공부를 해도 저와는 공부를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친구의 딸도 그런 성향을 보이는 것을 보고 성향이란 것이 정말 다르구나라고 생각했죠.

수학과 음학 못지 않게, 수학과 이미지를 공유하는 것이 시입니다. 음악과 시를 매개로 수학을 좋아할 수 있을까 생각해 봅니다.

다락방 2014-10-21 10:07   URL
저는 수학보다는 산수만이 머릿속에 있는 사람이라 그런지, 수학과 이미지를 공유하는 게 시, 라는 말이 무슨 말인지를 전혀 모르겠어요. 상상도 안돼요. 음악과 시는 다른 사람들도 그렇듯 쉽게 연결지을 수 있는데 말이지요. 언제 기회되시면 수학과 이미지를 공유하는 것이 시 라는 것에 대한 글을 한 번 써주시겠습니까, 마립간님.
저도 이해해보고 싶습니다. ㅜㅜ

마립간 2014-10-21 14:06   URL
네, 막상 쓰려니 부담...^^ 시간 날 때 한번 제 의견을 써 보지요.

고고씽휘모리 2014-10-20 13:04   댓글달기 | URL
저는 수학이 좋고 그 중에서도 통계로 그려지는 그래프랑 공식들을 유도하는 과정이 정말 좋은데... 제 아버지가 들리뉴였다면 장담할 수 없겠군요... 수학의 맛이란 역시 답이 딱 나와줘야 ㅋㄷㅋㄷ

다락방 2014-10-21 10:08   URL
저는 제가 수학을 좋아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그러나 좋아하길 희망하는 것, 동경하는 것과 제가 실제 좋아하는 것에는 어마어마한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이런 게 바로 현실과의 괴리..일까요. 이런 연예인 같은 수학!! ㅠㅠ
흰 공간에 문제를 적어두고 그 문제의 답을 풀어가는 걸, 저라는 사람도 한 번 해보고 싶습니다! ㅠㅠ

조선인 2014-10-20 14:35   댓글달기 | URL
딸래미가 곱셈을 배울 때 구구단을 외우는 것 외에 곱셈 문제를 풀 수 있는 방법 몇 가지를 알려준 적이 있었는데... 결국 딸래미는 고학년이 되도록 구구단 외우는 것조차 힘겨워 했답니다. 그 교훈 덕분에 아들래미는 구구단만 외우게 하고 있죠. 하아...

마립간 2014-10-20 14:52   URL
제 독후감과 육아일기에 쓴 내용이지만,

구구단의 유래가 반복적인 덧셈에서 유래하였는지 모르겠지만, 곱셈은 그 자체가 의미를 가지는 연산입니다. 즉 곱셈은 그리고 구구단은 이해의 대상이 아니고, 직관의 대상입니다. 마로가 구구단을 외우는 것을 힘겨워했던 것은 이해를 강조했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덧셈의 유래를 강조하면 나중에 -1 x -1 = 1을 받아들이기 힘겨워할 수 있습니다. 저는 내년에 초등학교 입학하는 제 딸아이에게 구구단은 이해를 필요하지 않은 암기라고 설명하고 외우게 했지요. 일단 암기가 되고 나면 구구단의 적용을 통해 이해를 도모할 수 있습니다.

조선인 2014-10-20 18:15   URL
으아아아. 딱 핵심을 말하셨어요. 중학교 올라가서 음의 정수의 개념을 이해시키는 데 아주 애먹었어요. 흑흑.

다락방 2014-10-21 10:11   URL
아...이건 굉장히 중요한 팁이네요.
곱셈을 외울 때는 그저 그것을 외우도록만 하는 게 중요한거군요. 거기에 다른 것을 돕기 위해 더했다가는 아예 힘들어지는 수가 생기는 군요. 아!
저는 곱셈 외우는 게 되게 힘들었어요. 워낙 암기를 못하는 성향이긴 하지만, 그래서인지 어릴 때 곱셈 외우는 게 어찌나 힘들던지요. 진짜 달달 외우긴 했는데 정말 힘들게 외웠던 기억이 나요. ㅠㅠ

마립간 2014-10-21 12:19   URL
구구단은 그냥 외우는 것이 ... 저는 맞다고 생각합니다. 곱셈의 개념을 완전히 이해하려면 대학생의 교양 수학 이상 공부해야 합니다. 초등학교 학생에서 곱셈의 암기와 이해, 적용을 동시에 하려 하면, 수학에 대한 공포감만 생길 수 있습니다.

단지 이해를 동반하지 않는 단순 암기도 쉬은 것은 아니므로 감정적으로 거부감은 없게 기술적인 요령은 필요할 듯 합니다.

제 사견입니다.^^

서니데이 2014-10-20 21:22   댓글달기 | URL
1. 저게 하몽이라는 거군요. 저건 어떻게 먹나요. 괜히 짤 것 같은 기분이...
2. 지난 번 <수학자들>도 외계어였어요. 저한테는... ^^;

다락방 2014-10-21 10:11   URL
스페인에서는 하몽을 메론 싸서 먹더라고요. 짐작하신 것처럼 되게 짜요. 하몽 먹으면서 아, 이래서 메론을 싸먹는구나 싶어지더라고요. 정말 짜서 계속 아 짜다, 아 짜다 했어요. 아..근데 왜 또 먹고 싶지..
 

월요일



안잘테니까
오지마

 
 
아무개 2014-10-20 08:04   댓글달기 | URL
다락님이 잠드는 바람에 결국
월요일이 왔어요 ㅜ..ㅜ

다락방 2014-10-20 08:08   URL
내가 죽을 죄를 지었소.. ㅠㅠ

고고씽휘모리 2014-10-20 09:05   URL
심지어 비까지 와요 ㅠ.ㅠ

다락방 2014-10-20 10:00   URL
이게 뭔일이래요.. ㅠㅠ

조선인 2014-10-20 09:13   댓글달기 | URL
앞으로 월요일마다 다락방님을 탓할까봐 =3=3=3

다락방 2014-10-20 10:00   URL
죄송합니다. 결국 잠들고 말았어요. 흑 ㅜㅜ

icaru 2014-10-20 11:32   댓글달기 | URL
그 누구더라,, 시인 하상욱을 뛰어넘는 통찰이시네요.. 캬..

어머 2014-10-20 11:39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웃프네요

달콤한책2 2014-10-20 15:26   댓글달기 | URL
하하하하하...요렇게 귀여운 여인네를 보았는가!
 
수학자들 - 세계적 수학자 54인이 쓴 수학 에세이
김민형 외 지음, 권지현 옮김 / 궁리 / 2014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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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나는 수학자들이 하는 생각이 궁금했고 그들이 하는 말을 듣고 싶었는데, 아.... 너무 큰 바람이었던가.

비가환환, 도미타이론, 내적 자기동형-나 내적 갈등은 아주 잘 알아!!- 비가환성...
이것들이 말이여 소여....

물론 아름답고 유머있는 글들도 있다. 그건 나중에.. 여튼, 지금은 읽기 중단!



 
 
다락방 2014-10-17 20:11   댓글달기 | URL
T 님은 이게 무슨말인지 다 아실까??

조선인 2014-10-17 21:35   댓글달기 | URL
이건 한글이 아닌 거죠?

다락방 2014-10-20 08:11   URL
어지러웠어요...한숨을 쉬었답니다.

마립간 2014-10-18 07:53   댓글달기 | URL
군, 환, 체에 관한 용어는 (저를 기준으로) 고등학교 수학에서 가르치지 않습니다. 대칭성에 관한 수학 교양 도서를 읽으면 대충 감을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나저나 스크랩 사진, 반값할인보다 더 매력적이네요.

다락방 2014-10-20 08:12   URL
책은 아름다워요. 다만 제가 읽기에는 벅찬 부분들이 나와서..흑. 저는 한꺼번에 좍- 읽지는 못하겠고 한 꼭지씩 천천히 오랜 시간을 들여 읽어보려고요.

네꼬 2014-10-19 23:11   댓글달기 | URL
이거 가로로 읽는 거예요, 세로로 읽는 거예요?

다락방 2014-10-20 08:12   URL
아마도 대각선으로?? ㅋㅋㅋㅋㅋ

마노아 2014-10-20 09:58   댓글달기 | URL
번역하신 분은 뜻을 알고 하셨을까요? 그것도 궁금해지네요..;;;;

다락방 2014-10-20 10:00   URL
ㅎㅎㅎㅎㅎ 그러게요 ㅋㅋㅋㅋㅋ 수학을 잘하는 사람은 글도 잘쓰는가보다, 하는 생각이 드는 책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