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숭아



여름 한철

내 입술을 핥다가

사라진다


쾌락은 강하지만

순간


달아서 

슬픈


달지만

슬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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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vis 2016-06-27 13:42   댓글달기 | URL
여름의 시라니.
아 정말 좋네용^^

다락방 2016-06-27 13:51   URL
히히히히히

^____________^
 
싸우는 여자가 이긴다 - 우리 시대 여성을 만든 에멀린 팽크허스트 자서전
에멀린 팽크허스트 지음, 김진아.권승혁 옮김 / 현실문화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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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기전에 나는 서프러제트가 단순히 자신이 가져야할 '투표권'을 주장한다고만 생각했다. '남자나 여자나 똑같은 인간이니, 우리에게도 투표권을 줘야한다!'라고만 생각한 거다. 그러나 아, 진짜, 이 여자들이란 얼마나 멋지고 근사한가. 그들은 '참정권'을 주장한다. 참정권을 주장한 이유는 그것이 단순히 자신들의 권리이기 때문만이 아니었다. 빈곤한 사람들을 비롯한 어린아이들, 가족을 부양하는 여자들까지, 사회적 약자에 대한 시스템이 너무나 엉망진창이라, 그동안 남자들이 보지 못했던 곳까지 곳곳에 배려어린 시선으로 다른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정치에 개입을 해야만 그동안 남자 정치인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 불평등하며 부조리한 것들을 고쳐나갈 수 있으니까. 책을 얼마 읽지도 않아 이런 게 드러나는데, 그러자 진짜 울컥 감정이 벅차올랐다. 이 여자들은 어떤 선택을 해도 그것이 순전히 '자신만을' 위한 게 아니다, 약자를 위한 선택이다. 게다가 그 참정권을 갖기 위해 싸우는 과정에서 육체적 학대를 감수한다. 콧구멍에 호수를 꽂아서 음식을 강제투입하는 고통까지 견뎌내며 그들은 자신들의 주장을 꺾지 않는다. 


올해 읽은 소설들 중에 되게 인상깊었던 게, '로런 뷰커스'의 [샤이닝 걸스]와, '스티븐 킹'의 [별도 없는 한밤에] 였다. 두 소설에서 모두, 자신이 당할(한) 고통 앞에 여자들이 '다른 존재-다른 여자, 자식, 혹은 개-'의 안전을 걱정하는 부분들이 언급된다. 이 사람들은 자신들의 생명이 위험한데, 자신들이 당한 고통도 극심한데, 어떻게 이렇게 다른 존재의 안전을 먼저 걱정하는가. 그 부분이 정말 어마어마하게 놀랍고 대단한거다. 읽으면서도 알 수 있지만, 이는 단순히 소설속의 캐릭터여서만이 아니다. 실제로 대부분의 여자들이 이럴 것이다. [서프러제트]의 여자들이 투표권을 주장하는 이유에서 알 수 있다. 그들은 더 약한 곳에 위치한 사람들을 좀 더 들여다보고자 한다.



그러나 정치권에 있는 남자들-을 포함해 정치권에 있지 않은 남자들조차-은 끊임없이 그들을 방해한다. 방해하고 고문하고 학대한다. 어찌나 잔인하고 치사한지 읽다가 화딱지가 난다. 자기들이 당연히 누리고 있던 것들을 달라고 하는 여자들에게 왜그렇게 모질게 대하는가. 왜 여성들에게 참정권을 주기를 그렇게나 반대한단 말인가.. 휴....... 서프러제트들의 그 기나긴 싸움이 있어서 종국에는 여성에게 참정권이 생긴다. 마땅히 진작에 이뤄졌어야 할 일이 너무나 많은 사람들의 고통을 담보로 한 뒤에 실행되었다.



어휴, 이 여자들은 진짜. 너무 좋다.

여자들이 너무 좋아서 너무 좋다 ㅠㅠ

여자들 너무 멋지다 ㅠㅠㅠ

좋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어젯밤에 트윗에서 영화 [서프러제트]를 보던 중에 한 남성이 옆자리 여성을 폭행했다는 소식을 보게됐다. 그 남자가 애초에 여성에게 폭력을 가할 목적으로 극장에 간건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그는 '구멍 두 개인 것들'이라고 욕을 하며 그녀를 때렸다고 했다. 그것은 여성혐오가 맞다. 내가 책 [서프러제트]를 다 읽고난 뒤에 접한 소식이었다. 서프러제트들이 참정권을 주장할 때 남자 정치인들이 그들을 반대했고 그들에게 음식물 강제투입을 허했다. 경찰들은 폭력으로 그들의 시위를 막으려 했고. 그렇게 힘들게 참정권을 얻었지만, 지금 여기에서도 남자가 여자를 때리는 일이 일어난다. 참정권을 주장했던 여자들이 경찰에 잡혀가 감옥에 갇히면 다른 많은 여성들이 항의를 하고 시위를 했다. 어제부터 지금까지 트윗에서는 극장에서의 폭력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항의하고 요구하고 따지고 있다. 여자들은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할까. 언제까지 자신이 당연히 누려야 할 것들에 대해 요구하고 항의하고 따지고 그 과정에서 폭력을 당해야 하는걸까...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는걸까.





빈민구제원이 되고 나서 깨달은 것은 현행 빈민법은 그 법의 원래 목적을 실행할 수 없게 만드는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는 점이다. 어린이를 위한 조항에서도 이 법은 문제가 많았다. 그 법의 목적을 제대로 이행하려면 새로운 법률을 만들어야만 한다. 그러나 여성이 투표권을 가질 때까지는 새로운 법률을 만들기가 가능하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내가 위원회에서 일할 당시에도 그랬고, 그 이후에도 오랫동안 전국의 여성 후원자들이 여러 상황을 개선할 수 있도록 법률을 개정하려고 애썼지만 소용이 없었다. (p.51)

아이들이 자라면서 우리는 참정권에 관해 얘기를 나누었고, 이 운동이 성공할 것이라고 확신하는 청년들의 자신감에 나는 다소 겁이 나기도 했다. 어느 날 크리스타벨은 ˝엄마 같은 여성들이 얼마나 오래 투표권을 얻으려고 애써온 건가요? 나는 무슨 일이 있어도 투표권을 얻을 작정이에요˝라고 말해서 나를 놀라게 했다. (p.62)

그때부터 자유당 정부의 유력한 의원이 연설을 하려고 일어설 때마다 `여성에게 투표권을`이라는 깃발을 흔들기로 했고, 그들이 여성들의 질문에 대답할 때까지 한순간도 평화롭게 두지 않기로 결정했다. 우리는 새 정부가 자신들을 자유당이라고 부르지만 여성 문제에 관해서는 보수반동이라는 것을 깨달았고, 그들이 여성 참정권에 대해서 적대적이므로 그들이 항복하거나 혹은 정권에서 물러날 때까지 싸워야 할 것이라는 점을 인식했다. (p.80)

우리는 참정권에 관한 팸플릿을 많이 준비했고, 회원들은 매일 거리 집회를 열었다. 마음에 드는 장소를 찾으면 한 사람은 종을 울려대고, 다른 사람은 의자를 연단 삼아 연설을 했다. 그러면 지나가던 사람들이 무슨 일인지 궁금해 발걸음을 멈추곤 했다. 캠페인을 시작하고 나서 얼마 후부터는 종소리가 울리면 사람들이 마법처럼 모여들었다. 사방에서 ˝서프러제트가 왔다! 어서 나와봐!˝라는 외침이 들렸다. 우리는 이런 식으로 런던을 누볐다. 청중은 늘 있었다. 무엇보다 여성 참정권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청중도 많이 모여들어서, 우리는 대중들의 우호적인 여론을 만들어가며 그들을 일깨우기 시작했다. 거리 집회뿐 아니라 공화당이나 응접실에서도 모임을 자주 가지며 언론에도 많이 노출되었는데, 이는 여태까지의 참정권 운동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이었다. (p.95)

연설이 끝날 무렵 나는 일어나서 의장에게 말했다. ˝애스퀴스 씨에게 교육에 대한 질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의장은 애스퀴스 씨를 보았고, 그는 얼굴을 찌푸리며 고개를 저었다. ˝애스퀴스 씨는 부모가 아이들 교육 문제에 의견을 낼 권리가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특히 아이들이 받아야 하는 종교 교육 같은 문제에 관해서요. 애스퀴스 씨는 여성이 남성들과 마찬가지로 투표를 통해서 아이들의 교육에 영향력을 행사할 권리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으시나요?˝ 이렇게 말하자 관리인이 내 팔과 어깨를 잡고 나가라고 재촉했다. 내가 곧 중심을 잃고 비틀거리자 그드은 나를 문간으로 질질 끌고 가 건물 밖으로 던져버렸다. (p.102-103)

런던에서의 첫 번째 해에는 멋진 성과를 거두었다. 우리가 처음 시작했을 때는 회원이 많지 않았지만-신문은 우리를 `가족당`이라며 조롱했다- 이제는 전국에 지부를 결성하고, 스트랜드 가의 클레멘츠 인에 본부를 둔 강한 조직으로 변했다. 우리는 넉넉한 재정 지원도 받게 되었으며, 무엇보다도 하원에 참정권위원회를 발족시키는 수확을 거뒀다. (p.114)

나는 남성들이 여성의 도움 없이 여성과 어린이의 보호를 위해 제정한 법률에 대해 특히 반감을 갖고 있다. 빈민구호법 후원자로서, 그리고 출생과 사망 등기사무소의 사무관으로서 경험을 거쳐보니, 이런 법률들이 얼마나 심하게 우스울 정도로, 아니 비극적일 정도로 여성과 어린이를 보호하지 못하는지 알 수 있었다. (p.247-248)

신사 숙녀 여러분, 우리 서프러제트가 유일하게 함부로 다루는 목숨은 자시늬 목숨 뿐입니다. 지금 이 자리에서 분명히 말하건대, 우리의 정책은 결코 사람의 목숨을 함부로 위태롭게 한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사람의 목숨을 함부로 다루는 것은 우리의 적이 하는 일입니다. 그런 일은 전쟁을 벌이는 남성들에게 맡기겠습니다. 그런 일은 여성들이 취하는 방식이 아닙니다. 대중과의 관계를 보더라도, 사람의 목숨을 위협하는 투쟁은 있어서는 안 됩니다. 정부가 사람의 삶보다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재산을 지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재산을 통해서 적을 공격할 것입니다. (p.342-343)

우리는 옳건 그르건 현재의 투쟁 방식이야말로 견딜 수 없는 끔찍한 상황을 바꿀 유일한 길이라고 확신합니다. 며칠 전 런던의 어떤 목사님께서 하신 말씀에 따르면 그의 교구에 사는 결혼한 여성의 60퍼센트가 아이뿐 아니라 남편도 먹여 살려야 하는 부양자랍니다. 여성들이 도대체 얼마를 버는지, 그리고 이런 일이 우리나라 아동의 미래에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주 심각하게 고려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오늘 아침에서야 제게 도착한 공증된 진술서에는 우리나라에서 그리고 우리가 살고 있는 바로 이 런던에서 성인 여성뿐 아니라 어린 아동도 빈번히 인신매매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그들은 매매되고, 함정에 빠져서는 높은 사회적 지위를 가진 사람들-사회적 지위로 보아 남보다 더 모범을 보여야 하는 사람들-의 부도덕한 쾌락에 봉사하도록 훈련을 받고 있습니다.
이런 일들 때문에 우리 여성들이 나서서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맞저 싸워 이런 일을 끝장내겠다고 결심한 것입니다. (p.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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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와 2016-06-27 10:38   댓글달기 | URL

같은 이야기를 보고 듣고 경험하더라도, 그걸 공감하는 능력(이라고 칭하고 싶습니다)은 여자가 월등한것 같아요.
그리고 공감하는걸로 그치지 않고 행동으로 옮기는 여자들, 깊이 존경합니다.

다시한번 내자리에서 내가 낼 수 있는 목소리를 내고 높여야겠단 다짐을 해보아요.

우리 모두 견딥시다. 아자!!!!!


다락방 2016-06-27 10:42   URL
공감하는 능력, 공감하고자 하는 의지 모두 애써서 생긴 거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해야겠다고, 그렇게 해보자고 스스로 생각하고 결심했고 훈련했기 때문에 가능한 거라고 생각해요. `나는 애초에 공감능력 없어` 라고 포기해버리면 정말 그냥 공감능력 없는 사람밖에 안되는 것 같아요. 지식이란 게, 공감이나 배려없이 얼마나 무용한가를 요즘에 많이 생각합니다.

우리 계속 으르렁 거리면서 살아요!

에이바 2016-06-27 11:41   댓글달기 | URL
서프러제트 영화가 반영한 당시 상황에 비하면 과격하다는 페맨도 넘나 온건한 것... 저도 그 트위터 봤는데 굳이 개봉관도 적은 영화, 여성 참정권이라는 주제를 다룬 영화 `관`에 들어와 그런 행동을... 이젠 영화 보는 것도 힘들어요...

다락방 2016-06-27 11:45   URL
저도 책 읽으면서 놀란게, 이 여성들이 전혀 과격하지 않았더라고요. 오히려 경찰들과 정치인들에게 당한 폭력이 너무나 끔직했고요. 서프러제트는 사람을 다치게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고요, 그 과정에서 자신들의 몸은 망가질대로 망가지죠. 어휴..

굳이 거길 들어와서 왜 굳이 여자를 때려야만 했을까요? 너무 짜증나서 머리가 다 아파요, 에이바님 ㅠㅠ

rosa 2016-06-27 14:35   댓글달기 | URL
다행히 영화관 목격자들이 많았고 피해자는 절대로 합의하지 않겠다고 하네요. 이번에는 제발 한국 경찰들이 합의 종용하며 가해자 가족에게 피해자 주소 알려주는 일 없었으면 합니다.

다락방 2016-06-27 14:42   URL
네 저도 피해자 트윗 보고 있는데요, 진단서 떼서 광진경찰서 제출할 예정이라고요. 아니, 명백히 목격자들이 존재하는데 폭행 `의혹`이라는 기사는 또 뭡니까. 너무 병신같은 기사 제목들 때문에 여러차례 화가 나네요. 휴..

건조기후 2016-06-27 16:06   댓글달기 | URL
구멍이 두 개인 것을 욕설이라고 생각하는 게 좀 짠하더라고요... 배워처먹지못함의 수준이 놀라울 정도예요. 세상에 어쩜 이렇게 그지깽깽이들이 많은지 행태도 날로 진화해서 눈이 다 부시네요 ㅡㅡ
 

지난 금요일에는 몹시도 우울했다. 너무 우울했다. 어떤 날은 내가 예쁘게 느껴지는 날이 있고 어떤 날은 내가 못생기게 느껴지는 날이 있는데, 지난 금요일은 내가 너무 못생긴 날이었다. 못생겼고, 못됐었다. 못생겼고 못됐고 못난, 그런 날이었다. 금요일날 나와 대화를 했던 모든 이들에게 내가 어떤 방식으로든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사과하고 싶다. 그 날은 내가 나를 컨트럴 할 수가 없었다. '나 지금 너무 못돼고 못났어, 깊게 생각하고 말해' 라고 스스로를 타일러 봤지만, 잘 되는 것 같지 않았다. 퇴근시간까지 간신히 버티고 터벅터벅 지하철을 타러 매봉역으로 갔다. 같은 직장의 k 대리로부터 문자메세지가 도착했다. 차장님, 많이 가셨어요? 나는 아니, 아직 매봉역이다, 라고 하자 '술 한 잔 하실래요?' 라고 묻더라. 나는 잽싸게 그러자고 하고는 다시 지하철역 바깥으로 나갔다. k 대리는 내가 만약 지하철을 타고 출발했으면 자기가 뒤따라와 나의 동네에서 함께 술을 마실 생각이었단다. 우리는 청국장과 보리밥이 있는 음식점으로 들어가서 두루치기를 주문했다. 두루치기와 보리밥, 청국장까지, 근사한 한 상이 차려졌고 그렇게 소주를 마셨다. 술과 밥과 안주가 놓인 상 앞에서 동료와 이야기를 나누니 기분은 한결 나아지는 것 같았다. 그래, 이렇게 마무리하면 돼, 괜찮아, 라고 생각하며 많이 웃었다. 그러나 술자리가 파하고 k 대리와 헤어지자마자, 억지로 눌러 숨겨놓았던 우울함이 폭발하듯 찾아왔고, 결국 나는 지하철역에 앉아 지하철을 기다리며 울었다. 앉아있는데 그냥 눈물이 줄줄 흘렀다. 이걸 내가 어째야할지 모르겠어서, 스스로를 타일렀다. 왜이래, 좋은 일만 생각하자, 행복한 거 생각하자, 하고는 내가 행복했을 때를 떠올려 보았다. 그러면 웃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행복한 기억을 떠올리자 더 눈물이 났다. 왜 그 행복한 시간이 지금이 아닌거지? 하고.



정말이지 축 처진 몸으로 집에 도착했고, 나를 기다리던 남동생과 함께 텔레비젼을 보고 수다를 떨며 와인을 마셨다. 남동생은 들어가서 자는데 나는 소파에 철푸덕 쓰러져서 텔레비젼 채널을 이리저리 돌렸다. 나는 잘 모르지만 얼마전에 사망했다던 배우 '안톤 옐친'의 <프라이트 나이트>라는 영화가 하고 있더라. 그래서 봤다. 뱀파이어가 나오는 영화였다. 뱀파이어가 무려 콜린 파렐... 그러더니 내처 <프라이트 나이트 2>도 보여주더라. 그걸 보다가 잤다. 


















토요일에 일어나니 기분이 한결 나아져 있었다. 오늘은 아무것도 하지말자, 아무데도 가지말자, 쉬자, 라고 생각했다. 지난 주말들이 너무 타이트했고 앞으로 다가올 주말들도 역시 마찬가지. 주말에 쉴 수 있는 게 이번 뿐이다. 오늘은 널브러지자. 그렇게 나는 침대에서 밍기적대다 아침 밥을 먹고 오랜만에 일자산엘 갔다. 슬렁슬렁 산에 갔다가 내려오면서 시장에 들러 천도복숭아와 방울토마토를 샀다. 복숭아와 방울토마토를 씻어서 그릇에 담아두었는데 기분이 너무 좋았다. 과일을 사면 왜 기분이 좋은걸까? 그리고 환한 대낮에 나는 아주 오랜만에 라면을 끓였다. 사실 라면은 내가 잘 먹는 아이템은 아닌데, 라면을 끓여가지고 맥주를 한 캔 땄다. 대낮의 술이었다. 라면과 대낮의 맥주라니, 뭔가 짜릿했다. 살아있음의 기쁨... 금기시된걸 저질러버리는 기쁨...(응?) 그렇게 맥주와 라면을 먹고 배가 불러 책을 읽으려고 내 방에 들어갔다가 또 잤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일어나서는 무한도전을 보고 아이가 다섯을 보면서 술상을 차렸다. 이번 한 주는 엄마도 힘들었던 한 주라, 내가 곱게 술상을 차렸다. 호박전을 부치고, 제부가 보내준 정준하 스테이크를 데웠다. 냉장고를 뒤져 참외와 오렌지를 꺼내 썰어두고 와인을 개봉했다. 그리고 엄마랑 건배하면서 엄마 이번 한 주도 고생했어, 다독다독 해드렸다. 그리고 <아이가 다섯>을 함께 보는데, 엄마가 그랬다. '아, 난 저기서 안재욱 너무 좋아' 라고. 그러더니 내게 이러셨다.



"너도 안재욱 같은 남자 만나서 결혼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어, 엄마. 안재욱 여기서 진짜 좋지.

- 응, 저런 남자 만나.

- 응, 나도 저런 남자 만나면 결혼할게.

- 여태 저런 남자 안만나고 뭐했냐.

- 그러게. 인생을 헛살았네. 여태 살았는데 저런 남자도 못만나다니.




극중에서 안재욱은 소유진을 '안대리'라고 불렀었고 소유진은 안재욱에게 '팀장님'이라고 불렀었다. 이들은 연애를 하면서도 이 호칭을 유지했었는데, 그러다가 서로 '자기야'라는 호칭을 쓰기로 한다. 그러나 둘다 그걸 해보지 않아 초어색한 터, 소유진은 차마 그걸 하지 못하는데, 토요일 방송분에서 안재욱이 사람들 있는데 소유진한테 "자기야" 이러는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진짜 내 팔다리가 제자리를 찾지 못하는 느낌이었어. 오글거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런데 어쩐지 좋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오글거리는데 좋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한테 한 것도 아닌데 내가 왜이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도 연애하면 '자기야'라는 호칭은 안하는데, 이렇게 팔다리 오글거리는 현상을 겪으면서, 음, 다음엔 해봐야겠다 생각했다. 우리 서로의 팔다리를 최대한 오글거리게 만들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친구들로부터 <디어 마이 프렌즈>에 대한 칭찬을 어마어마하게 들었는데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그러다 어제 우연히 인터넷에서 짧은 영상을 보았다. 고현정과 조인성이 화상전화를 하는 부분이었다. 휠체어에 타고 있던 조인성이 고현정에게, 지지대에 의지하며 혼자 서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면서 '너를 위해서야' 라고 하더라. 그 장면을 보고 고현정이 너무나 놀란 거다. 나까지 코끝이 찡해져서, 정말 좋았다. 그 장면 전까지 그들은 굉장히 일상적인 대화를 했었더랬다. 사랑한다고 속삭이는 게 아니라 그저 일상적인 얘기들. 어찌보면 무심한듯한 대화를 그저 평범하게 하고 있다가, 이렇게 상대를 생각하고 있다는 장면이 턱, 하고 나와버리니 미칠 것 같더라. 그래서 이 드라마를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조연들이라는데 이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져서. 굿 다운로더 검색하니 한 편에 1,200원이더라. 음..다 보면 돈 어지간히 쓰겠군.. 생각했는데, 그러다가 '그런데 대체 언제 보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출퇴근 시간에 이걸 보면.. 나 책 언제 읽지? 나 책 읽고 싶은데???? 그래서 여름 휴가가는 비행기 안에서 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그 때까지 한 달이나 남았어... 흐음.... 생각 좀 해보자.




영어공부를 해야겠다고 요즘엔 생각한다. 그러니까 금요일, 한창 우울했던 그 때, 내가 원하는 카드를 사보고자 해외 사이트에 들어갔던 거다. 아마존과 이베이. 거기에서 카드를 검색하는데, 옵션에 대해서 보려고 하니 죄다 영어라 너무 집중을 뽝- 해야하는 거다. 그런데 집중을 뽝 한다고 해서 뭔 말인지 다 이해가 되는 게 아니라 너무 스트레스를 받는 거다. 결국 하나 선택해서 장바구니에 넣었는데 쏘리, 너는 지금 이 상품을 구입할 수 없어, 라는 메세지가 뜨는 게 아닌가. 아.. 왜 안되는지 이유가 써있는데 진짜 또 집중해서 그걸 읽을 자신이 없었다. 읽는다고 다 이해할 수도 없고.. 너무 스트레스 받아서 그냥 화면을 닫아버렸다. 진심 빡침이...


한글로 설명되어 있다면 바로 보는 순간 내용이 파악이 되는데, 영어로 써있으면 본다고 해서 바로 이해되는 게 아니다. '자, 읽어볼까' 하고 졸 큰 마음을 먹고 양미간 뽝- 찌푸리고 들여다봐야 절반 정도 이해가 될까 말까... 금요일엔 영어를 못하는 내자신이 너무 병신 같은 거다. 참을 수 없는 나의 병신같음.... 휴...



트윗을 하면서 외국 사람 몇 명을 팔로잉 했었다. 제이슨 므라즈라든가 캐나다 총리 같은 사람들. 그들의 짧은 글을 읽으며 영어공부를 하자 라는 생각이 있어서 해둔거였는데,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그렇게 평소에 영어공부 해야지, 하던 나의 결심은 무너져버린 게, 그들이 트윗을 올리면 내가 아예 안보고 넘기더라. 팔로잉한다고 공부하는 거 아니었어. 요즘 페미니즘이라든가 인문 사회학에 대한 책들 읽으며 공부하는 게 참 즐겁다고 느끼는데, 영어 공부는 너무나 저 멀리에 있다. 아예 내가 영어에 대해 스트레스를 안받으면 상관없는데,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니 이걸 해결하자,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공부하자...그런데 어떻게??????????????? 라고 방법을 어제 내내 생각했다.



일전에 해외영업부 부서의 과장이 '영화 한 편을 80번 보았다' 라고 한 적이 있다. 대사를 전부 그냥 다 외워버렸다고. 그래, 나도 그러자, 그걸 한 번 해보자! 싶어서 그렇다면 그 영화는 뭐가 좋을까? 싶어서 알라딘에 대본 파는 걸 검색했다. 그리고 주문하려다가 또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근데 이 책은 언제보고 영화는 언제보지? 나는 책 읽고 싶은데?'



나는 터키과자가 읽고 싶은데 ㅠㅠ 영어 공부는 언제하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영어 공부 할 시간에 책 읽고 싶은데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난 안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난 안되는거야 진짜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드라마도 못보겠고 공부도 못하겠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난 책읽고 싶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책 때문에 아무것도 못하겠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 책을 읽고 싶다고 했더니 다정한 알라디너 님께서 선물해주셨다. ㅠㅠ 이거 읽고 싶다 ㅠㅠ 그래서 영어공부를 못하겠고 ㅠㅠ 그래서 드라마를 못보겠어 ㅠㅠ 게다가 다른 알라디너님께서는 '제인 프리드먼'의 [페미니즘]을 내가 꼭 읽었으면 좋겠다면서, 이미 절판된 이 책을 본인이 읽었던 걸로 보내주겠다 하셨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참 알라디너들 넘나 고마운 분들 ㅠㅠㅠㅠㅠㅠㅠ 꺅 >.< 넘나 다정한 분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거봐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사람들이 다 나더러 책읽으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러니까 내가 드라마도 못보고 영어공부를 못하잖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렇게 읽을 책이 많은데 언제 드라마를 보고 언제 영어공부를 하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회사를 때려치면 할 수 있는데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회사 때려쳐도 2년간 볼 책은 충분히 준비되어 있는데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다정함은 애를 써야 발현되고, 다정함은 애를 써야 유지된다. 그러니까 지난 금요일처럼 내가 지치고 우울하고 못난 날이라면, 애를 쓸 기운이 없고 다정함이 발현되지도 않는다. 천성적으로 다정한 사람이 있는 게 아니라, 다정함을 위해 더 많이 노력하는 사람이 있을 뿐이다. 매번 잘 노력해서 대부분의 시간을 다정하게 보내는 사람이라도, 어떤 날은 유독 그렇게 하기 힘들어질 때가 있다.


어느 날의 다이어리를 뒤적이다가, 나는 연애중에 내가 쓴 일기를 보았다. 직장일로 몹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고, 그게 지쳐서 애인에게 다정함을 유지하기가 힘들다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요즘같은 때 내가 다정함을 유지하기가 몹시 힘이드니, 잠시 떨어져 있자고 할까, 시간을 갖자고 할까, 라는 고민을 적어두었더라. 내가 그에게 다정하지 못함이 싫었던 거다. 다정하고 싶은데 유독 그 노력이 힘이드니, 잠깐 떨어져서 다정하지 못한 나를 보이지 않으려고 했던 거였다. 그러나 바로 며칠 뒤의 일기에 나는 그 시간을 잘 넘겼다고 되어있었다. 



<아이가 다섯>에서 늘 다정한 안재욱과 소유진이 그 다정함을 유지하기 위해 속으로 얼마나 애를 쓸까, 하는 생각을 했다. <디어 마이 프렌즈>에서 조인성 역시, 다정하기 위해서 애를 썼을 테다. 친구에게, 애인에게 다정하기 위해 애를 쓰는 사람이 좋다. 다정한 사람이란 곧 애쓰는 사람을 의미한다. 나에게 다정하기 위해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다정하기 위해서 애를 쓰는 사람은 고맙고 좋다. 그 노력은 결국 관계의 유지로 나타나게 되는 것 같다. 



다시 기운내서 다정해지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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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27 09: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6-06-27 10:30   URL
전 제가 스스로 영어책을 사기도 하는걸요. -0-

W 2016-06-27 10:02   댓글달기 | URL
정준하 스테이크 맛있나요 (이 와중에 검색해본 1인...)

다락방 2016-06-27 10:31   URL
평소에 함박스테이크 종류 좋아하신다면, 정준하 스테이크는 그것들 중에서는 맛있어요. 그렇지만 저랑 제 남동생은 `이런 류의 다른 스테이크들에 비하면 좀 나은 맛이긴 하지만 우리는 사먹지 말자` 라고 결론 내렸어요. 저희 스타일의 스테이크가 아니라서요. 아시다시피 저는 떡갈비라든가 뭐 기타등등 이렇게 고기를 썰고 다져가지고다른 거랑 섞어서 만든 걸 싫어하니까요. 그냥 통고기 스테이크가 좋아요. ㅎㅎ

레와 2016-06-27 11:47   댓글달기 | URL

어젯밤에는 도대체 볼게 없어서(엔씨야구 개망.. ㅠㅠ)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다 <아이가 다섯>을 하길래, 아마도 본방!, 그걸 봤어요.
다락방을 생각하면서..ㅎㅎㅎㅎㅎ
근데 어제가 마지막회였나요?? 다들 러브러브 하던데??? ㅋㅋㅋㅋ 결혼도 하고 막..



참고로 나한테는 가끔 안 다정해도 된다. 락방아. 우리 친구아이가~~!! 헤헤..




다락방 2016-06-27 11:51   URL
어제 아이가 다섯 보는 거 힘들더라. 다들 너무 럽럽해서 내가 외로웠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겁나 외로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허벌나게 외로웠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기저기서 막 다 럽럽하고 결혼하고 프로포즈하고 막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외로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도 그래서 마지막 회인가 싶었는데 아닌가봐요. 그 뒤의 갈등이 또 나올듯. 예고 보니까 ㅋㅋㅋㅋㅋ


응 고마워요, 그렇게 말해줘서. 근데 내가 사랑하는 사람한테 다정하지 못한 모습을 내가 스스로 보기 싫었던 것 같아. 상대에게도 보이기 싫고. 잘나고 예쁜 모습만 보이고 싶은 욕심 때문에 스스로 힘들었던 것 같아요. ㅜㅜ

고마워.. ㅠㅠ
 

오늘은 아침을 안 먹었다. 평소보다 조금 늦게 일어났기 때문인데, 그렇지만 걱정하지 않았다. 어제 여동생이 아버지 입원하신 병원에 오면서 사온 빵을 내가 가져왔으니까. 이걸 회사에 가져가서 먹으면 되겠지, 하고는 아침을 먹지 않았다는 사실에 겁먹지 않았다. 나는 한 끼라도 '못먹었다'는 생각을 하면 초조해지는 여자사람. 어쨌든 그래서 쫄지 않고 빵을 싸가지고 출근을 했다. 출근하자마자 두유를 마시고-이건 입원하신 아버지 과일 사드리라며 m 이 과일값을 보내줘서 과일 대신 사서 아버지 병원에 가져다둔 거였다-, 커피를 내리고, 빵을 먹기 시작했다. 여동생은 쌀로 만든 빵을 사왔더랬다. 우선 단팥빵 하나를 사이좋게 반으로 갈라 동료1과 나누어 먹었다. 단팥이 가득했고 밤도 들어있어서 참 맛있었다. 그리고 색색깔의 작은 빵이 있었는데, 이건 총 네 개를 가져와서 동료 두 개 나 두 개, 이렇게 나눠가졌다. 이제 이 작은 빵을 먹을 차례. 나는 한 입 물고는 깜짝 놀랐다. 빵이 너무 의미가 없어. 그러니까 이렇게 생긴 빵이었다.



이렇게 생긴 빵인데 노랑색, 쑥색, 검정색, 갈색... 이런 것들이 봉지 안에 열 개 담겨 있는 빵이었는데, 눈누난나~ 하면서 베어 물었더니 세상에, 속은 이렇게 생긴 거다.




안에 아무것도 없어...그냥 반죽으로만 만든 빵이야... 아....나는 아침을 안먹고 온, 허기진(응?) 상태인데도, 이 빵을 도저히 먹을 수가 없었다. 너무나 의미없어. 아니, 이게 뭐야???????????? 나는 진심 육성으로 쌍욕이 터졌다. 이건 뭐랄까, '배고프지? 일단 허기라도 달래'라는 의미로 만든 빵인건가.... '일단 허기만 달래, 맛은 나중 문제잖아' 하는, 그런 느낌. 나는 이런 느낌을 주는 음식을 진짜 싫어한다. 그래서 내가 중국집에서 주는 꽃빵을 엄청 싫어하고-아예 안먹음, 내 위가 아까움-, 햄버거 빵을 겁나 싫어하고-햄버거 먹다가 빵 던짐-, 수제비를 싫어한다. 이렇게 너무나 '끼니 때워'하는 느낌의 음식들. 나는 '맛있게' 먹고싶어!!!!! 나는 맛없으면 스테이크도 남기는 사람인데, 아니, 빵을 왜이렇게 만들어놔?????? 아, 너무나 내 취향 아닌 것.


그래서 다른 동료1에게 이 사정을 설명하고 '남은 하나 너 줄게' 했더니 좋다고 했다. 이 다른동료1은 꽃빵을 좋아한다. 이런 그냥 막 빵빵거리기만 하는 느낌의 빵을 좋아함. 맛있어한다. 나랑 음식 취향 너무나 다름. 아...너무나도 의미없는 빵이었어...깜짝 놀랐다 진짜...



나한테 이러지마..... 



나는 빵이 되어 말했다. '히히, 약오르지? 뭔가 있을 줄 알았지? 그런데 아무것도 없지롱 메롱~' 이러고 있으니까 옆에서 동료가 빵터져서 웃었다. 차장님은 빵도 되었다가 의식의 흐름을 그대로 내뱉기도 했다가.... 아하하하하하. 






어제 이번호 시사인을 읽는데 <장정일의 독서일기>에서 다룬 책이 흥미로웠다. 페미니즘에 관련된 책이었다. 일부를 인용하자면 아래와 같다.










1967년 시카고 미술대학 회화과를 졸업한 파이어스톤은 그 시대의 미국 청년들을 사로잡았던 민권운동과 반전운동에 투신했다. 하지만 좌파 운동가들이 밀집한 운동 현장에 여성은 없었다. 여성들은 사회변혁이라는 희망을 품고 진보운동에 참여했지만, 여자들을 차별하고 보조물 취급하기는 진보단체도 마찬가지였다. 이런 현실에 분노한 파이어스톤은 여성 투표권 쟁취에 안주한 제1세대 페미니스트와 다른 급진 페미니스트 조직을 결성하고, 이때 남성 진보 운동가들과 벌였던 이론 투쟁의 결과물이 1970년에 나온 <성의 변증법>이다. -시사인 제458호, <장정일의 독서일기> 중




이 책이구나! 뭔가 표지도 마음에 들어! 사야겠다!!!!!













6월달엔 책 그만사자 싶어서 지금 이를 악물고 참고있는데, 저 책을 너무나 사고 싶다. 게다가 이 책들도!
















그리고 노정태의 리뷰를 보고 알게 된, 이 책도! 2006년에 나온 책이던데 어떤 내용일지 몹시도 궁금하다.














[책소개]


젠더 문제에 대한 고민을 시작한 남성 독자들, 특히 젊은 독자들이 더 관심을 갖고 읽을 만한 책이다. '남성 페미니스트'임을 자임하는 저자는 한국 사회에서 다수를 차지하는 남자들, 즉 여성학도 배우고 성평등이 뭔지 알면서도 여전히 남성 우월주의적인 남자들에게 남자 페미니스트가 되는 방법을 알려준다.

한국의 페미니스트가 너무 평화적이고 온건해서 문제라고 이야기하는 남자, 여성주의 정당이 생기면 기꺼이 당비를 내겠다는 남자, 한마디로 젠더 감수성이 풍부한 남자 권혁범은 대중문화를 보며 웃고 울며 즐기는 가운데 우리 마음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가부장적 감수성을 조목조목 들춰낸다.

또한 그렇게도 싫어하는 자본 권력에 맞서 싸울 생각은 않고 아직도 권력과는 거리가 먼 '그 페미니즘'에 시비 거는 '그 진보주의 남성들'에게 미망에서 깨어날 것을 촉구하며, 페미니즘의 '페'자만 들어도 괜히 기분 나빠하고 그걸 후려치고 싶은 감정적 충동을 느끼는 남성들에게 여성이 아니라 자신의 깊은 내면을 정직하게 들여다보라고 조언한다.





어제 남동생과 막걸리를 마셨다. 남동생 회사는 연간 개인 복지비가 이백만원이 조금 넘는데, 아무때나 자신이 원하는 걸 살 수가 있다. 벌써 선풍기며 부모님 옷이며 또 뭐더라..이것저것 잔뜩 사서 절반 정도를 쓴것 같은데, 나는 사고 싶은 책이 너무 많아서 어제 남동생에게 '야, 니 복지비로 나 책 오만원어치만 사주면 안돼?' 물었더랬다. 그러자 남동생은 '기다려봐, 쓰다가 남으면 사줄게' 이러는거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야속한 놈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래서 내가 '일단 내 꺼 사주고나서 다른 거 사면 안돼?' 했더니 '응, 안돼' 한다. 이런 단호박같은 놈...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우리 회사는 왜 복지비가 없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나는 그냥 책 팔아서 책 사야겠다 (http://www.aladin.co.kr/shop/usedshop/wshopitem.aspx?SC=12609). ㅠㅠ 돈 좀 벌어보자고 엊그제는 북펀딩에도  (http://www.aladin.co.kr/bookfund/bookfundview.aspx?pkid=771) 참여했다. 부질없나... 티끌 모아 티끌인것을...


티끌 모아 티이이끌.....






아 맞다. 이 책 샀는데, 언제 읽을진 모르겠지만, 띠지에 이렇게 써있더라.


<20세기 성애性愛 문학의 고전 국내 초역!>



성애........문학이라고? 아 두근두근. 얼른 지금 읽는 책 끝내고 이거 읽고 싶다. 두근두근..










미국에 있는 친구와 편지를 주고 받는다. 나는 편지지에 쓰거나 엽서에 써서 보내는데, 친구는 카드에 써서 보내준다. 봉투를 열고 카드를 꺼내면, 카드가 펼쳐지고 그 안에 가지런히 글자들이 놓여있다. 어쩌면 이렇게 예쁠까. 보내는 카드마다 너무 예쁜데, 어제 받아든 이 카드도 너무 예쁜 거다. 어쩌면 이렇게 한결같이 예쁠까. 이렇게 예쁜 카드를 받으면 기분이 참 좋다.


나도 편지지나 엽서 대신 카드에 보내고 싶어서 길을 걷다가 문구점이나 팬시점을 만나면 다 들어가보고-심지어 강원도 문구점까지 갔었다고!!- 인터넷도 뒤적여봤지만, 엽서 사이즈의 카드(그러나 펼치면 편지지 사이즈가 되는)를 찾을 수가 없더라. 나도 이렇게 예쁜 카드에 곱게 마음을 적어 보내고 싶은데... 미국에 있는 친구는 자신이 사는 곳에는 카드 샵이 있다고 했다. 오... 그렇다면 나도 외국 사이트를 뒤져봐야지! 아마존 같은데 뒤지면 있지 않을까? 유후-



자, 이제 일이나 하러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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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희망 2016-06-24 09:39   댓글달기 | URL
전 의미 없는 빵 좋아해요 뭐랄까 굉장히 검소하고 정갈해지는 기분?
질리지 않아 많이 들어가기도 하구요^^;; 보고싶은 책이 많이 겹치네요 찌찌뽕!!!

다락방 2016-06-24 09:42   URL
맞아요. 제가 위에 언급한 동료1도 의미 없는 빵-모닝빵 같은!!- 되게 좋아하더라고요. 저는 아마도 더한 자극을 찾는 것 같아요. 원초적이랄까... 아하하하핫.

2016-06-24 10: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6-24 10: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루쉰P 2016-06-24 14:41   댓글달기 | URL
아우 아버님이 어디 아프신거에요 ㅠ.ㅠ 빨리 건강하게 나으셨으면 좋겠어요. 올해 초에 병원에 입원했었는데 정말 그곳은 사람이 있을 곳이 아니에요. 정말 정말로 아버님이 빨리 퇴원하시기를 기원드려요 ㅠ

왠지 요즘 독서를 하시는 걸 보면 급진적인 페미니스트가 출현하실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두근두근 ㅋ 다락방님은 사진이 졸리라서 그런지 전 예전부터 이분 페미니스트가 아닐까란 생각을 했는데...글들을 보다 보다 보니 원초적이며, 직설적이고, 자유분방하시더군요 하하하하

저도 의미 없는 빵은 싫어해요..뭔가 없는 느낌, 만들다가 만 느낌, 미완성품인 것 같은 느낌. 이걸 왜 돈 받고 팔지라는 분노 등 많은 감정을 느끼게 해줘요. 전 햄이나 치즈가 들어간 빵만을 먹어요. 그것이 빵의 완성이라 여기거든요. 아~~밥 먹고 온지 30여분 빵 땡겨

남동생분 회사 막강하네요. 복지비 오 부럽 ㅋ 동생분 단호박 ㅋ 사실 가족에게는 엄해지는 것이 우리 한국 가족의 특징이죠. 내가 다 써도 형제자매에겐 주지 않으리..저도 누나에게 그래요. ㅎ

저는 읽을 책이 아직도 쌓여 있는데 왜 살 책들이 눈에 들어오죠? 귀신이 쓰인 것에요. 뭣이 중한지를 모르는거에요....

비 오는 금욜이고, 소주가 땡기는 날이지만 전 요즘 금연을 해요. 병원가서 약처방 받고 챔픽스 먹어요. 담배를 안 피고 술도 안 땡기고 금욕적인 삶을 보내고 있어요. 오늘은 고시원에서 고요하게 공부할 거에요. 제 인생에 불금은 지워졌어요. 후후후후후후후

아 그리고 제가 실수한 걸 반복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해 주셨잖아요. ㅋ 감사해요 ㅠ.ㅠ 저 그 정도까지는 아니에요. 맨날 실수하고 반복하기는 하거든요. 칭찬해 주시니 정말 그렇게 살아야 겠어요. 히힛

다락방 2016-06-27 10:34   URL
아버지가 탈장으로 수술하셨어요. 수술도 잘 됐고 이제는 퇴원하셔서 집에서 회복중이세요. 고맙습니다. ㅎㅎ

저는 제가 페미니스인줄 몰랐던 시절에도 페미니스트였더라고요. 부당하다고 생각하면 으르렁 거렸고 맞서곤 했거든요. 뭔지 잘 모르면서 `이건 아니다` 했던 것들에 대해서 늘 으르렁거리는 사람이었던 것 같아요.

금욕적인 사람이라 하시니 하아- 저는 얼마나 욕망에 시달리는 사람인가 싶네요. 아니 언제나 욕망에 굴복하는, 금욕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고 있죠. ㅎㅎㅎ 매일 술이며 안주에...아하하하하하하하하.

월요일이에요, 루쉰님. 우리 씩씩하게 앞으로 나아갑시다!

하이드 2016-06-24 17:20   댓글달기 | URL
백화점 지하 포장코너 가면 예쁜 카드 많아요. 비싸지만.. 아님 텐바이텐에서 일반카드 검색해서 뒤져보면 수입폴딩카드 예쁜거 찾을 수 있구요. 파이낸스 지하 문구 파는 곳에도 좀 있습니다.

다락방 2016-06-27 10:35   URL
텐바이텐에서 열심히 검색해서 주문했었는데 사이즈가 병맛이더라고요. 그때의 허탈함이라니.. ㅠㅠ 금요일에는 아마존에서 사려다가 열받아서 때려쳤고요 ㅠㅠ 백화점 포장코너를 다음에 한 번 가봐야겠네요. 그런데 미국가서 사는 게 제일 빠를 것 같아요. 어휴.. ㅠㅠ

하이드 2016-06-24 17:21   댓글달기 | URL
아, 그리고 저에게 빵은 위와같은 식사빵이 내가 생각하는 빵! ㅎㅎ

다락방 2016-06-27 10:36   URL
하이드님 불족발에 치즈에 뭔가 저랑 식성 좀 비슷하다고 생각했었는데 빵에서 확 갈리네요? ㅋㅋㅋㅋㅋ

감은빛 2016-06-24 17:25   댓글달기 | URL
저는 잼이나 단팥이 들어간 빵을 싫어하고 달달한 카스테라 류도 싫어해서 그나마 먹는 빵은 속에 아무것도 안 든 모닝빵 같은 것들이예요.

권혁범 책을 담아갑니다. 꼭 읽어보고 싶네요.

다락방 2016-06-27 10:39   URL
제가 의미를 찾을 수 없어하는 모닝빵을 좋아하시는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 아무것도 들지 않은 빵이어도 맛있는 빵이 좋아요. 버터가 미친듯이 녹아들어간 스콘이라든가, 시나몬 롤이라든가 하는 것들이요. 빵 자체에 어떤 맛이 있어야 하는데 모닝 빵은 그냥 .. 빵일 뿐이죠... ㅎㅎㅎㅎㅎㅎㅎㅎ

감은빛님 안주 스타일은 저랑 잘 맞는 것 같은데 빵 스타일은 다르네요. ㅋㅋㅋㅋㅋ 제가 나중에 시나몬롤 사드릴게요. 드셔보세요. ㅎㅎ

세실 2016-06-24 17:29   댓글달기 | URL
아버지 빠른 쾌유를 빕니다. 걱정할만큼은 아니신거죠?
음 맛 없는건 스테이크도 남기는....나도 하고 말테야요^^

다락방 2016-06-27 10:40   URL
고맙습니다, 세실님. 아버지는 퇴원하셨고 회복중이세요. 내일은 오늘보다 더 나아지시겠죠. 힛.
고맙습니다!!

마노아 2016-06-24 22:01   댓글달기 | URL
의미없는 빵에 빵 터졌어요. 과자로 치면 참크래커? ㅋㅋ

다락방 2016-06-27 10:40   URL
그쵸 ㅋㅋㅋㅋㅋㅋㅋ 집에 남아 돌아도 잘 안먹게 되는 참크래커 ㅋㅋㅋㅋㅋㅋㅋ 그렇지만 딸기쨈을 발라 먹거나 치즈를 얹어먹으면 맛있어지는, 자체로는 의미없는 과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조기후 2016-06-27 16:09   URL
과자로 치면 참크래커 ㅋㅋㅋㅋㅋ 저는 참크래커 아이비 이런 거 좋아하지만 공감은 되네요 ㅋㅋㅋ

moonnight 2016-06-27 12:13   댓글달기 | URL
아버님 고생하셨네요. 쾌유를 빕니다. 그리고 동생분 회사 복지비 부러워요ㅠㅠ; 저도 책사려고 부지런히 읽은책 팔고 있어요. 호호^^;

다락방 2016-06-27 12:18   URL
고맙습니다, 많이 좋아지고 계세요.

동생 복지비는 넘나 부럽죠 ㅠㅠ 우리 회사는 뭐하는 회사인가..싶네요 ㅠㅠ
책이 부지런히 팔리기는 하는데 한 권씩 팔려서 돈이 되질 않네요 ㅋㅋㅋ 왕창 팔려야 목돈이 좀 생길텐데 ㅋㅋㅋ 책 한 권 살 돈 마련하기도 이렇게나 어렵네요. ㅎㅎㅎㅎㅎ
 
나쁜 페미니스트 - 불편하고 두려워서 페미니스트라고 말하지 못하는 당신에게
록산 게이 지음, 노지양 옮김 / 사이행성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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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내 머릿속에는 페미니스트는 특정한 부류의 여성들이라는 생각이 있었다. 페미니스트라는 사람들에 대한 부정확한 신화를 가슴 깊이 새기고 있었다. 전투적이고 정치적이며 인간으로서 완벽하고 남자를 증오하고 유머가 없는 사람들. 이러한 신화에 속았다. 나는 이런 신화에 속지 않을 만큼 똑똑한 사람이기에 이런 과거가 자랑스럽지 않고 더 이상은 속지 않으려 한다. 나는 페미니스트라는 단어를 정중하게 거절하는 여자가 되고 싶지 않다. (p.375)


나는 페미니즘을 부인했다. 이 운동에 대한 합리적인 이해가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페미니스트라는 소리를 들으면 이런 말로 들렸다. "너는 성깔 있고 섹스 싫어하고 남성 혐오에 찌든, 여자 같지 않은 여자 사람이야." 이러한 우스꽝스러운 캐리커처는 페미니즘을 가장 두려워하는 사람들, 페미니즘이 성공하면 잃을 것이 가장 많은 사람들에 의해 조작된 이미지에 불과하다. 과거에 사람들 앞에서 나는 페미니스트가 절대 아니라고 했을 때를 떠올리면 내가 얼마나 무지했는지 떠올라 부끄러울 뿐이다. 그때 느꼈던 두려움들이 얼마나 부질없었는지 생각하면 또다시 부끄럽다. 결국 내가 외면받을 것이란 두려움이었고, 내가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니며 문제나 일으키는 사람으로 보일 것이란 두려움이었으며, 이런 나를 이 사회나 친구들이 받아주지 않을 것이란 두려움이었다. (p.15)


'록산 게이'의 『나쁜 페미니스트』를 읽으며 가장 고마웠던 점은, 나(독자)에게 '잘하라'고 강요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나는 몇해전만 해도 '나는 페미니스트는 아니지만'이라고 말하는 많은 사람들 중에 한 명이었다. 당시만해도 내게 페미니스트란 '과격하고 공격적인'여자였으니까. 그러나 페미니즘에 대해 알면알수록 '내가 잘못 알고 있었구나'라는 걸 깨달았고, 그러자 스스로 페미니스트라고 선언하는 일이 전혀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부끄럽다면, 내가 '나는 페미니스트가 아니지만'이라고 말했던 바로 그 과거였다. 아무것도 모를때는 선입견이나 편견만으로 '난 싫어!'하고 말할 수 있지만, 신기하게도 알면 알수록 내가 얼마나 몰랐던 게 많은지, 그리고 얼마나 모르는 게 많은지를 알게 된다. 페미니스트에 대한 책을 쓴 록산 게이마저도 페미니스트에 대해 오해를 하고 있었고, 이런 과거를 자랑스럽지 않게 여겼다 고백했으니, 나도 고백한다. 나 역시 '나는 페미니스트가 아니지만' 이라고 생각하고 말했던 나의 과거가 자랑스럽지 않다. 나 역시 정중하게 페미니스트라는 단어를 거절하는 여자가 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페미니즘에 대해 알면알수록 내 자신안의 모순 때문에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특히 연애중에는 더했는데, 나는 페미니스트라고 스스로를 칭하고, 애인에게도 그렇게 말하고, 애인 역시 나로 인해 페미니스트에 대해 더 관심을 갖게 되었지만, 순간순간 애인에게 수동적인 여자가 되고, '예쁨 받고 싶다'는 생각이 강렬해지고, '말 잘듣고 싶다'는 어찌보면 강아지같은 욕망이 생기기도 하는 거다. 이래도 되는걸까, 내가 지금 이렇게 이 남자를 떠받들어도 되는걸까, 페미니스트가 그래도 되는걸까, 하는 내적갈등 때문에, 아, 그냥 페미니즘에 아예 관심 갖지 말고 살까, 하는 생각도 수차례 했었다. 무엇보다 나는 페미니스트라고 스스로 말하고 다니니, 그에 맞게 '제대로된', '귀감이 되는', '언행이 일치하는', 그런 페미니스트가 되고 싶었던 거다. 또한 다른 페미니스트들이 실수하지 않기를 바라기도 했다. 극단으로 치달았을 때는, 아, 동성을 사귀는 것이 모순되지 않는 페미니즘을 실행하는 길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했었다. 그렇지만 나는 남자가 좋아 ㅠㅠ 남자의 큰 손이 좋고, 단단한 팔과 가슴이 좋고, 포옥 안기는 게 좋아 ㅠㅠㅠ 가끔 마초가 되어 나를 뒤흔들때는 가슴이 떨리기도 해. 어떡하지 ㅠㅠㅠㅠㅠㅠㅠ 아 힘들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렇지만 역시 페미니즘을 더 공부하고 알게 되면서 나야말로 페미니즘에 대해서 어느 하나만의 정답을 정해두었다는 생각을 하게되었다. 누구의 책이었지? 그런 구절이 나오더라. 정확한 워딩은 아니겠지만, '철학에 대해서도 수많은 철학자들이 다른 얘기를 하는데, 왜 페미니즘에 대해서는 정답이 있다고 생각하느냐'라는 뉘앙스의 구절이었다. 그러게. 게다가 왜 내가 다른 사람들의 모범이 되어야 한다고 스스로 규정한거지? 왜 내가 나를 가둔거지? 얼마전에는 친구가 새로운 페미니즘 언어를 배웠다며 내게 이렇게 얘기해주었다.


'당신에게는 대답할 의무가 없다'



페미니스트들에 대한 오해나 무개념인 말과 글을 접할때마다 '그게 아니다'라고 대응하는 건 몹시도 피곤한 일인데, 페미니스트라면 일일이 대꾸해야 하는 게 아닌가, 했던 내게 정말이지 신세계로 이끌어주는 언어였다. 그러게. 내가 왜 다 대답하려 했을까. 나는 이렇게 점점 더 자유로워지고 해방을 맞이하는데, 록산 게이의 이 책은 그 해방감에 쐐기를 박아주었다. 내 자신을 더 놓으라고, 더 자유로워지라고, 인간은 원래 모순적인 존재라고. 아아, 고마워요, 록산 게이! 나는 이제 해방감을 느낍니다. ㅠㅠ



페미니즘이 결함이 있는 이유는 이것이 인간이 만든 운동이고 인간이란 태생적으로 결함이 있는 존재이기 때문일 것이다. 도대체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페미니즘에 비이성적으로 높은 기준을 세워 놓고 페미니즘에게 우리가 원하는 모습으로 있어 달라고, 혹은 언제나 최선의 선택을 내려 달라고 조르고 있는 것만 같다. 페미니즘이 우리 기대에 못 미치면 페미니즘 이라는 이름 아래 행동하는 인간들에게 결점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고 페미니즘 자체가 잘못되었다며 정죄한다. (p.12-13)



나를 따라다닐 나쁜 페미니스트라는 꼬리표를 환영한다. 왜냐하면 나는 인간이니까. 그래서 엉망진창이니까. 누군가의 본보기가 되려고 애써 노력하지 않는다. 완벽하려 하지 않는다. 내가 모든 해답을 갖고 있다고 말하지 않는다. 내가 전부 옳다고도 말하지 않는다. 나는 그저 내가 믿고 있는 것을 지지하고, 이 세상에 뭔가 도움이 될 만한 일을 하고, 내 글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면서도 온전히 나 자신으로 남고 싶을 뿐이다. 핑크색을 사랑하고 섹스를 좋아하고 가끔은 여성을 끔찍하게 표현한 노래에 엉덩이를 흔들기도 하고 때로는 정비공이나 수리 기사에게 마초 대접을 해주면 내게 이익이라는 것을 알기에 일부러 더 멍청한 척을 하는 이런 여자로 남고 싶을 뿐이다. (p.14)



굳이 모델을 찾지 말고 각자가 이 세상에서 우리가 가장 보고 싶은 페미니스트가 되어 보면 어떨까? (p.18)



일전에도 말했지만, 페미니즘을 공부하면서 좋은건, 그동안 내가 되어보지 못했던 소수자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는 거였다. 또한 내가 무지했음을 알게 되기도 한다. 이런 작가가 있어서 고맙다, 라고 생각했던 '캐서린 스토킷'의 『헬프』에 대한 부분을 읽을 때는 진짜 얼굴이 화끈거렸다. 록산 게이는 그 책과 영화속에서 흑인 여성들은 백인들을 돕는 조력자로만 나왔음을 지적한다. 흑인 인권운동의 중심은 흑인이었는데, 이 책속에서는 백인이 그 역할을 하고 흑인이 도와주는 걸로만 나온다고. 나는 책을 읽고 영화를 보는 동안 한 번도 그렇게 생각해보지 못했다. 영화는 재미없었지만, 그건 그냥 재미 없어서 재미 없었던 거였지, 그 이유가 '흑인이 조력자로 나와서'가 아니었던 거다, 내게는. 내가 그 영화를 보는 시선이, 록산 게이가 보는 시선과는 달랐다. 록산 게이는 영화  『헬프』를, '우주를 그리고 있는 공상 과학 영화'(p.294)라 칭한다. 그리고 '마르타 사우스게이트'라는 사람의 리뷰를 인용한다.


"사실 역사의 중심은 흑인이고 백인이 '도우미'였다. 흑인 인권 운동의 기획자, 지도자, 운동가, 가장 밑바닥에서 활동한 노동자는 백인이 아니라 아프리카 아메리칸이었다." (p.294)


간혹 페미니스트 여성들에게 페미니즘이란 무엇인지 훈계하고 조언하는 남자들을 맞닥뜨리게 된다. 한 번도 여자로 살아본 적이 없으면서, 거리를 걷거나 택시를 탈 때, 밤늦게 집에 돌아갈 때나 만원 버스와 지하철 안에서 두려움을 느껴본 적이 없으면서, 내 돈 주고 내가 사는 것들에 대해 김치녀나 된장녀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으면서, 페미니즘은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똑바로 하라고 말한다. 페미니즘을 지지한다고 하는 남자들조차도 그렇다. 열린 사고를 갖고 있다고 생각했던 남자들도 그렇다. 그럴 때 나는 그 똑똑한 남자들의 한계를 느꼈다. 록산 게이가 책과 영화로 『헬프』를 만났을 때, 그때 느꼈던 감정이 아마도 조언하는 남자-엠마 왓슨에게 편지쓰는 고종석이라든지-를 만나는 여자의 느낌과 비슷했을 것 같다. 



나는 나 자신을 진보적이고 마음이 열린 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에게도 치우친 부분이 있을 것이고 《헬프》를 읽고 영화를 보면서 내가 얼마나 편향되어 있었는지 아프게 실감할 수밖에 없었다. 나에게 정말 심각한 문제는 《헬프》가 백인 여성에 의해 쓰였다는 사실이었다. 시나리오는 백인 남성들이 썼고 백인 남성이 연출했다.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잘못되었다는 것도 안다. 하지만 난 생각한다. 그 사람들이 어떻게 감히? (p.302)


록산 게이의 내적 갈등이 내게도 고스란히 전해진다. 작가도 감독도 연출도, 흑인과 그들의 인권에 '호.의.적.인.' 시선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호의적인' 시선은 한계가 있다. 그런 시선으로 책과 영화를 썼어도, 흑인 인권운동에 중심에 백인을 두었으니까. 


나는 어떤 남성들은 페미니스트들을 지지한다는 것을 안다. 또한 페미니스트들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는 것도. 진심으로 그 입장이 되어보려고 노력하는 남자들이 있다는 것을 안다. 마찬가지로 백인들 중에서도 흑인의 인권에 더 많이 귀를 기울이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많이 깨지고 부딪치면서, 넘어지면서 내가 앞으로 나아가고 있듯이, 그들도 그럴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불완전한 존재이고 나 역시 마찬가지다. 제대로된 길이란 게 있다면, 그 길로 가기만 한다면 좋겠지만 그럴 수가 없다. 싸우기도 하고 혼나기도 하면서 나아가야 한다. 록산 게이의 이 책은 나를 다독이기도 했지만, 가끔은 혼나는 기분이 들게도 했다. 그게 나쁘지 않았다. 아, 이렇게 또 하나 배우네, 하는 기분이었다.



별을 하나 뺀건, 비만한 사람에 대해 차별적인 시선을 갖는 게 나쁘다는 얘기를 하면서, 뭐랄까, 비만한 사람에게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것처럼 말한 게 좀 걸려서다. 물론 어떤 내면적인 상처로 식욕을 멈출 수 없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겠지만, 나는 그냥 먹는 게 좋아서 먹는다. 맛있어서 먹는다. 매 끼니가 매우 소중하다. 먹으면 행복해서 먹는다. 뭐, 그렇다는 거다.




좋은 독서였다. 이 책을 끝내고 『싸우는 여자가 이긴다』를 시작했는데, 이건 얼마 읽지도 않고 또 울컥울컥 했다. 좋은 독서가 될 것 같다. 아 진짜 책 읽는 거 너무나 좋다! 내가 몰랐다는 걸, 모르고 있다는 걸 알게 되는 게 너무 좋다!!



얼마전에 트윗에서 누군가 '아니, 박유천인데 그게 무슨 강간이냐' 라는 뉘앙스의 글을 봤더랬다. 잘생긴 유명 연예인인데 땡큐지, 뭐 이런 뜻이 읽혔는데, 휴, 마지막으로, 그렇게 생각하는 아주 많은 사람들에게 이 구절을 들려주고 싶다. 



우리 문화가 너무나 오랫동안 여성을 함부로 다루어 온 나머지 유명 연예인의 관심을 얻기만 한다면 학대를 당해도 괜찮다고 생각하게 된 이 현실에 눈물이 난다. 우리 사회가 당신을 망쳐놓은 것이다. 전적으로 그렇다.

우리가 당신을 망쳐 놓았다. 크리스 브라운이 여자 친구를 죽기전까지 때리고도 고작 집행유예를 받고 2012년 그래미 무대에 한 번도 아닌 두 번이나 올라서 그렇게 된 것이다. 그가 그 시상식에서 올해의 베스트 R&B 앨범 상을 받게 해서 그렇게 된 것이다. 그에게 재기할 권리가 없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는 자신의 나쁜 남자 페르소나를 자랑스럽게 게시했고 대중들을 비웃었다. 그는 언제든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팝 음악계 악동이다. 그에게는 그것이 변명이 아니라 설명이다.

우리가 당신을 망쳐 놓았다. 찰리 쉰이 켈리 프레스톤에게 '실수로' 총을 쏘고, 섹스를 거부한 UCLA 학생의 머리를 때리고, 전 아내 데니스 리처드를 죽이겠다고 협박하고, 전 아내 브룩 뮐러에게 칼을 휘둘렀음에도 불구하고, 그를 계속 영화에 출연시키고 텔레비전 쇼에 출연시켜 돈을 찍어 내게 만들어서 그렇게 되었다. 우리가 당신을 망쳐 놓았다. 범죄를 저질러 30년 이상 미국 입국이 금지된 로만 폴란스키에게 아카데미 상을 두 번이나 주었기 때문이다(13세 소녀에게 술과 약물을 먹여 성관계를 함). 우리가 당신을 망쳐 놓았다. 마돈나를 폭행하고도 계속해서 비평가들의 극찬 속에 영화를 찍고 두 번이나 아카데미 상을 받은 숀 펜 때문에 그렇게 되었다. 

(유명한) 남자가 여자를 함부로 대하고도 법적, 직업적, 개인적으로 아무 문제없이 살도록 내버려 두면서 당신의 판단력을 흐리게 해버렸다. 

남자들이 그럴 수도 있다고 한 번도 아니라 여러 번 우리는 당신에게 말하고 있었다. 유명한 남자건, 악명 높은 남자건, 전혀 유명하지 않은 남자건 남성이 여성을 학대할 수 있다고 믿게 내버려 두었다.(p.45-46)








이 책의 제목 `나쁜 페미니스트Bad Feminist`의 `bad`는 나쁘지 않다. 여기서 `나쁜`은 도덕적 의미가 아니라 `부족한`, `못 미치는`, `완벽하게 훌륭하지는 못한`이라는 뜻으로 읽힌다. 다시 말해 ˝나는 부족한 페미니스트입니다˝라는, 자신을 상대화하는 정치적 태도인 것이다. 《나쁜 페미니스트》는 가부장제 사회가 강요하는 착한 여자 콤플렉스에 대한 저항이자, `우리`가 서로에게 요구하는 `정치적으로 올바른`페미니즘에 대한 거부이기도 하고, 동시에 규범화된 페미니즘은 불현하지만 자기만의 신념은 숨기지 않겠다는 `나의 페미니즘 My feminism`이다. (추천사, 정희진, p.6)

나는 언제나 모범생이었다. 성적표에는 항상 A가 직혀 있었고 반에서 늘 1등이었다. 숭종적인 아이였다. 어른들에게 공손했고 동생들에게도 착한 누나였고 주일 학교에도 다녔다. 이런 내가 뒤에서 부끄러운 짓을 하면서도 우리 가족을 속이고 모든 사람을 속이는 건 식은 죽 먹기였다. 착한 사람이 되는 건 나쁜 짓을 하기에 가장 좋은 방법이다. (p.62)

어떤 일에서 살아남았다고 해서 그 사람이 강하다는 뜻은 아니다. (p.64)

2011년 아이오와 의회에서 레즈비언 커플의 아들 자크 왈스는 두 어머니 슬하에서 자란 것이 어떤 것이었는지 이야기했다. 이 19세의 똑똑한 남학생은 아이오와 동성 결혼 합법화를 지지하기 위해 연설했다. 그의 태도는 열정적이었고 연설에는 호소력이 있었으며 이 두 어머니에게 얼마나 자랑스러운 아들이었을지 눈에 선했다. 이 동영상이 전국적으로 퍼졌고 화제가 되었다. 그 영상을 볼 때마다 감동하지만 화도 난다. 왜 퀴어들은 남들은 당연하게 갖는 권리를 위해 항상 이렇게 온몸을 내던져 싸워야 하나? 이성애자 부모의 자녀 중 어느 누구도 법원에 가서 자기의 부모들이 훌륭한 시민이었다고 설득할 필요는 없다. (p.161)

Qui tacet consentire videtur. 라틴어로 ˝침묵은 동의를 의미한다.˝ 라는 뜻이다. 우리가 아무 말을 하지 않을 때,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 나를 향한 이런 범죄를 용인하는 것이 된다. (p.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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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vis 2016-06-23 11:03   댓글달기 | URL
조한혜정교수님의 ˝자기발화는 자기해방이다˝말이 생각납니다.그래서 락방님 글 늘 기다려요^^고맙습니다.

다락방 2016-06-23 11:28   URL
우앙. 제 글을 늘 기다리신다니, 고맙습니다! 열심히 읽고 열심히 쓸게요. 열심히 생각하고 고민할게요. 우리 계속계속 오래오래 만나요! :)

루쉰P 2016-06-23 11:04   댓글달기 | URL
전 여자를 정말 사랑해요 보면 아름답고 지켜주고 싶어요 아껴주고 싶고요 전 사랑하는 여자의 하인으로 평생 봉사하며 살고 싶어요 여성에 대한 폭력적인 사건이 나오면 정말 울컥해요 여자는 정말 사랑스러워요

다락방 2016-06-23 11:31   URL
루쉰님, 궁극적으로는 루쉰님이 지켜주려고 하지 않아도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아침에 루쉰님 글 읽으면서 루쉰님은 자신의 어떤 과거에 대해 부끄러워하고 또 앞으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려하지 않는 사람이란 생각을 했어요. 우리는 더 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함께 노력하도록 해요.

2016-06-23 15: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6-06-23 15:22   URL
뭐가 그리 좋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좋다니깐 좋네요. 좋다고 해서 다시 읽어봤는데 그냥 뭐 평소와 다름없는 글이구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hellas 2016-06-23 17:06   댓글달기 | URL
말을 꺼내자면 끝도 없고 골치아픈데다 괜히 나만 전투적인 여자가 되는 것 같아 참고 참고 또 참고 무시하고 무시하던 지난 일들이 떠오르네요. 예쁨받고 모나게 보이지 않을려던 어린 나를 돌이켜 생각할때마다 더 화가 나기도 합니다. 언젠가부터 골치가 아프더라도 남들이 날 쌈닭으로 몰아부치더라도 할말하고 들이받고 그렇게 살았더니 피곤은 해도 비참하거나 불행하진 않습니다. 더 이야기하고 더 행동해야지 후진적 남성중심문화가 개선되겠죠. 이 책도 읽어봐야겠네요. 요즘 페미니즘을 이야기하는 책이 많아져서 너무 좋아요:)

다락방 2016-06-23 17:56   URL
아, 헬라스님. 제가 리뷰 내내 `과격한`으로 사용했지만 `이게 아닌데, 이거 말고 다른 표현 있을텐데` 싶었는데, `전투적`이란 단어가 그거네요. 네, 저는 전투이기만 한걸로 페미니즘을 오해해서 `나는 페미니스트는 아니야`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이제는 제가 무지했던 시절을 부끄럽게 여깁니다. ㅠㅠ

저는 원래 좀 잘 으르렁 대는 스타일이지만, 그렇다고 해도 일일이 지적하고 따지고 하는 건 정말 피곤하더라고요. 그렇지만 헬라스님 말처럼, 더 이야기하고 행동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더 이야기하고 행동하기 위해서 더 공부도 해야겠고요. 페미니즘 책을 읽는 일은 그래서 정말 즐거워요. 아, 이렇게 또 하나 배운다, 싶어서 너무 좋아요. 자꾸자꾸 페미니즘 책 나오는 것도 너무나 좋고요. 계속 계속 읽고 쓸거에요. 우리 함께합시다!

hanalei 2016-06-24 08:33   댓글달기 | URL
혹시 안 보셨다면 제인 프리드먼의 ˝페미니즘˝을 추천하고 싶군요.
비투비21 에서 번역판 나와 있습니다.
이 계통에서는 basic으로 통하는가 봅니다.

다락방 2016-06-24 09:37   URL
오, 추천 감사합니다! 그렇지만 .. 절판.. 이네요. 음... 이렇다고 가만있을 제가 또 아니지요. 그래서 저는 출판사에 근무하는 친구에게 이 책을 니가 좀 어떻게 해봐라, 재출간 진행해다오, 요구해놨습니다. 으하하하핫

될지는 모르겠지만요 ㅜㅜ

2016-06-24 19: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6-27 08:36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