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부터 아이슬란드에 한 번 가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차마 엄두가 안나고 있다. 그곳은 그냥 내가 그전에 여행했던 곳처럼 대중교통을 이용해 다닐 수 없을 것 같아서 누군가 꼭 동행이 필요할 것 같은 거다. 면허가 있으니 운전 연습을 해서 혼자 가볼까 싶지만, 아, 아직은 때가 아닌 것 같다. 언젠가는 가볼 수 있을까, 생각만 하고 있다. 그런참에 읽은 아이슬란드 소설이다. 


작가 이름 부터가 '이르사 시구르다르도티르' 이고 등장인물들의 이름 전체가 이렇게 다 어렵고 익숙하질 않아서 아, 얘가 걔 아닌가 갑자기 왜 남자가 여자가 됐지??? 이렇게 됐었는데, 내가 헷갈린 인물은 구드룬과 구나르 였다. 맞나? 아, 읽은지 얼마 안됐는데 헷갈려...


여자주인공은 '토라'는 변호사인데, 독일에서 '매튜'라는 남자가 그녀를 찾아와서는 살인사건을 해결하는데 도와달라고 요청한다. 독일에서 아이슬란드로 유학온 남자 대학생 '하랄트'가 살해당한 것. 살해당한 방식이 지독하게 잔인하고, 거기에는 아이슬란드, 덴마크 등의 역사와 마녀사녕과 흑마술...등등이 다 연결되어 있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되려고 그러나... 싶어 사건 해결을 바라면서도 토라와 매튜의 관계를 지켜보는 것도 흥미롭다. 토라는 여섯살 여자아이, 열여섯살 남자아이를 둔 삼십대 이혼한 여자인데, 스물 여섯살 남자를 사귀면 완벽하겠다...라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이혼 후 2년간 섹스가 없어서 섹스하고 싶어하고.. 아, 좋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게다가 이혼하면서 양육비를 받긴 하지만 혼자 벌어서 생활하고 아이들과 같이 살려니 빡세기도 해. 일도 하랴 집안일도 하랴 아이들에게 신경 쓰랴... 그녀는 너무나 바쁜데 사건 해결을 위해 며칠간을 매일같이 매튜를 만나야 한다. 매튜는 비싼 정장을 고집하는 남자고, 파카 입고 외출하는 그녀를 좀 괴상한듯 쳐다보기도 하는데, 그래서 그녀는 이 겨울에 동굴탐험 같은거 갈 때 니 정장이 얼마나 유효한가 보자, 흥 칫 뿡! 이런 마인드로 그를 대하기도 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살아가는 일은 결코 쉽지가 않아서, 위에 쓴 것처럼, 사건은 사건대로 해결하려니 빡세고 집에 돌아가면 아들놈은 무슨 고민이 있는지 우울해 보인다. 저 녀석과 얘길 해봐야겠어, 라고 생각하면서 다시 사건 해결도 해야 하고... 세상 살아가는데 문제는 계속해서 들이닥치는 것인가.. 


어쨌든 며칠간 매튜랑 함께 다니다보니 하루는 같이 좀 먼 데로 가게 되었고, 마침 아이들은 이혼한 아빠에게 가 있는 날이고, 그래서 그녀는 그 먼 곳에 있는 호텔에서 매튜랑 일을 하다가 저녁에 밥을 먹고 술을 마시고 그의 품에 폭- 안겼다가... 깨어보니 침대였다고 한다. 자신도 발가벗고 있고, 아아 어지러워, 하고 눈떠서 주변을 살피니 자기 옆에는 벗은 매튜가 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아 나는 여기서 어떻게 빠져나가는가, 이일을 어쩌면 좋은가, 나는 다시 예전처럼 그를 아무렇지도 않은듯 대할 수 있을까, 아아 조심조심 빠져나가야 하나, 아아 무슨 짓을 했나, 그렇지만 나는 후회하는가, 아니 그런데 솔직히 별로 후회되진 않아? 생각해보니 내가 유혹한 것 같아? 이것은 실수인가 아닌가, 하고 내적갈등을 겁나 하는 사이에 어라? 아직 나 도망 못갔는데 매튜가 눈을 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난감하구먼 제기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어쩌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지만 매튜가 뒤돌아 누우면서 그녀를 향해 미소를 짓는 순간, 모든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좋은 아침." 바짝 마른 입술을 벌리며 그가 인사했다. "잘 잤어요?" (p.375)



아 이뿌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매튜 이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만약 저기서 눈 떠서 나를 보고 '아이고야, 지난 밤은 실수였어요' 이딴 개소리하면 턱을 부숴버리겠어!!!! 그런데 매튜는 잘잤어요? 하고 다정하게 물어준다. 섹스를 하기 전에 섹스를 하기 위해서 다정해지는 남자는 많지만, 섹스를 하면서 다정한 남자는 그보다 적고, 섹스를 한 후에까지 그 다정함을 유지하는 남자는 그보다 훨씬 적다. 일전에 친구가 내게 그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남자는 섹스를 하기 위해서라면 그게 무슨 말인지도 모르고 일단 무조건 하고 보는 것 같아. 나는 결혼전에 섹스 안할거라 그랬더니 자기는 나랑 결혼할거래. 그전까지 결혼 얘기 한 적도 없으면서.' 물론 친구는 그 남자랑 결혼하지 않았다. 섹스하기 전보다 섹스를 하고난 후에 행동으로 그 남자를 평가하는 게 더 옳은 이유다. 섹스를 한 후에 알 수 있다. 이 남자가 그냥 섹스 하기 위해서 돌았던건지, 아니면 '나랑' 자고 싶었던건지를. 


그렇지만 토라는 아아, 이 일을 실수라고 넘기고 싶어한다. 그러지마, 토라, 그러지마!!



"지난밤 그건, 내가 아니었어요. 술이 한 짓이에요. 그러니까 당신은 내가 아니라 코앙트로 한 병이랑 잔 거예요." (p.375)



그렇지만 이 말이 거짓임을 토라도 알고 매튜도 알고 나도 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매튜도 토라를 놀리는데, 얼굴을 붉히면서 토라도 사실을 인정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웃겨. 어쨌든 발가벗은 매튜와 침대에서 잠깐 지난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그리고 매튜가 침대에서 나가 물을 가지고 돌아왔다. 그런데,




토라는 매튜가 이불 속으로 들어왔다는 것이 확실해졌을 때쯤 다시 눈을 떴다. 기포가 올라오는 물 한 잔을 매튜가 건네자 그녀는 몸을 일으켜 단숨에 들이켰다. 그리고 다시 베개에 기대어 메스꺼움이 가라앉길 기다렸다. 그렇게 눈을 감고 몇 분쯤 누워있는데 갑자기 손가락이 그녀의 어깨를 쿡 찔렀다. 토라는 눈을 떴다.

"있잖아요." 매튜가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며 말했다. "제안하고 싶은 게 있어요."

"뭔데요?" 토라는 최대한 멀쩡한 목소리를 내려고 노력했다. 아까보다는 숙취가 조금 가라앉은 기분이었다.

"이 일이 실수였는지 다시 한 번 검토해보는 게 어떨까요?" 그는 웃으며 말을 이었다. (p.377-378)



일어나서 토라가 마실 물을 가져다주는 다정한 행동을 한 매튜가 참 좋은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더 좋은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모닝섹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모닝 섹스하자고 쿡 찔렀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시 검토해보자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좋구먼 ㅋㅋㅋㅋㅋㅋㅋ검토 좋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검토를 잘 하는 것은 중요한 것이여 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거 좋은 방법 같다. 검토하고 복습하는 거 ㅋㅋㅋㅋㅋㅋㅋ 모닝만 붙으면 뭐든 특별해지는 것 같다. 모닝 커피, 모닝 운동, 모닝 우동, 모닝 섹스. 꺅 >.<

이런 제안 하는 매튜 넘 좋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매튜 럽 ♡

지하철안에서 읽다가 막 씐났다. 




매튜가 그간 유머감각 있는 캐릭터가 아니었던것 같은데 ㅋㅋㅋㅋㅋㅋ 토라랑 자고난 후에는 갑자기 유머감각 있는 남자가 되어가지고 ㅋㅋㅋㅋㅋ 아 너무 좋은데 ㅋㅋㅋㅋㅋㅋㅋ 그러니까 토라의 변호사사무실에 매튜가 갔는데, 토라의 비서인 벨라가 매튜에게 커피와 비스킷을 가져다준거다. 벨라는 매튜를 엄청 티나게 좋아하고 토라를 싫어하고 불친절하게 대하는데, 매튜가 벨라에게 고맙다면서 윙크를 한 것.



"벨라한테 윙크를 했네요." 토라가 놀랍다는 듯 말했다.

매튜가 토라를 향해 눈을 두 번 찡긋했다. "당신한테는 두 번 했어요. 좋아요?" 그는 과장된 몸짓으로 비스킷 하나를 입에 넣었다. (p.452)



아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빵터졌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사실 벨라한테 윙크를 하는 거 너무 싫은데, 그건 그냥 쓸데없이 사귀지도 않는 여자한테 윙크하는 남자를 내가 싫어하기 때문이고, 그래서 매튜가 그런 게 좀 짜증났고, 만약 나였으면 왜 쓸데없이 거기서 윙크를 하고 지랄이야? 이러면서 신경질 뽝 냈을텐데, 어쨌든 토라가 '너 걔한테 윙크했네?' 했더니, '너한테 두번 했어. 좋아?' 이러는 거 넘나 웃긴 것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좋다 이 새끼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어디서 끼를 부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다음 책도 사서 읽고 싶은데, 다음 책에도 매튜가 나오려나? 매튜는 독일에 사는데, 이 사건 해결이 끝나면 독일로 돌아가야 하는데, 그렇다면 토라와 매튜는 어떤 사이가 될까? 이렇게 잠깐 만났을 때 섹스하고 세이 굿바이 하는건가? 아니면 롱디커플이 되는건가... 나는 아이슬란드 당신은 독일.....그런데 매튜가 돈이 많으니까, 아이슬란드에 자주 올 수 있지 않을까? 사실 이 역사와 흑마술..하는 것들 좀 어렵고 그래서 이 살인사건을 해결하는 과정 자체가 막 흥미로웠던 것은 아닌데, 거기에 얽힌 개인의 사연이랄지, 하는 것은 충분히 읽을가치가 있었다. 진부하긴 하지만, 사람마다 개인의 사정이 있고, 한 쪽 말만 듣고 판단하는 건 오류를 범할 수 있다는 것도 다시 깨닫게 됐고. 마지막에 토라가 하랄트의 엄마에게 이런 얘기를 한다.



"제게 해명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토라가 말했다. "한두살 먹은 어린아이도 아니고, 눈에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라는 것쯤은 이해할 나이가 됐으니까요." (p.490-491)



그렇다. 우리는 눈에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란 걸 알만한 나이가 되었다.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에서도 그러지 않았나. 모든 일에는 항상 다른 면이 있는 거라고. 그렇다고 해서 하랄트나 하랄트의 엄마를 무조건 이해한다고만은 할 수 없다. 사랑받고 싶은 건 사람의 본능같은 것이지만, 그것을 어떻게 발현하느냐는 다른 문제이니까. 


며칠전 읽은 '수 클리볼드'의 《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를 읽으면서도, 사람이 태어나서 어른이 되어갈 때, 어떤 어른이 되어가는지는 본성과 환경중 어떤 게 더 중요할까를 한참 고민했더랬다. 그 둘이 맞물려 한 사람이 형성되는 것이라고 생각하긴 하지만, 어쩌면 환경보다는 그 사람의 본성이 좀 더 큰 역할을 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정말 그런가? 잘 모르겠다. 지금은 그런 생각을 하긴 하는데, 앞으로 다른 맣은 책을 읽어보면 생각은 또 바뀌지 않을까. 더 많은 책을 읽어야할 이유다. 또한, 질투심이란 것은 사람을 얼마나 망칠 수 있는가에 대해서도 생각했다. 이 질투심이란 감정은 아주 어릴적부터 생겨나는건데, 얼마전 읽었던 이승우 소설에서처럼, 그것은 열등감에서 유발되는 것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아주 많이 한다. 



'잭 리처'는 시리즈 책마다 만나는 여자가 다 다르다. 그러니 토라도 다음 책에서 그에 맞게 다른 남자를 만나 연애하고 섹스를 했으면 좋겠다. 그런 한편, 매튜랑 롱디를 유지하면서 단단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사실 매튜랑 자기 전까지는 이 책의 다음 시리즈는 안읽어도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매튜랑 자고나니까 다음 시리지를 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나는... 정말 19금을 좋아하는구나! 하하하하하.



이 책에는 마술박물관 얘기도 나오고 그러는데, 하도 마술관련 글을 읽어서인가, 내게도 어제 마법(마술은 아니지만!!)같은 일이 일어났다. 그러니까 어제. 갑자기 삼계탕이 너무 먹고 싶은 거다. 울엄마가 해준 삼계탕 넘나 맛있는데... 평소에 엄마는 내가 엄마 이거 해줘~ 이러면 아주 잘해주시는 편이고, 그래서 엄마한테 삼계탕 해달라고 문자보낼까, 생각하다가, 요즘 날이 너무 더워서 가스렌지 앞에 있는 게 너무 힘들겠다 싶어, 나중에 어디 가서 사먹고 말지, 하고는 말하지 않았더랬다. 이 날씨에 불앞에서 요리하는 거 정말 너무 힘든 일이니까. 그렇게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하며 집에 돌아갔는데,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엄마가



"삼계탕 끓여놨는데 좀 줄까?"



하시는 게 아닌가!!!!!!!!!!!!!!!!!!!!!!!!!!!!!!!!!!!!!!!!!!!!!!!!!!!!!!!!!!!!!!!!!!!!!!!!!!!!!!!!!!!!! 이야- 이런 기적 같은 일이! 마법! 매직! 아니, 엄마, 나 삼계탕 너무 먹고 싶어서 해달라 그럴까 하다가 너무 날 더워서 말았는데, 어떻게 알고 했어? 하고 내가 기뻐 날뛰었다고 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 사정이 있어서 어제는 삼계탕을 먹지 않고 오늘 아침에 먹었는데, 아침부터 닭다리 뜯고(삐약삐약) (응?) 영양가 풍부한 국물에 밥을 말고 후루룩 먹었더니, 아아, 배가 부르다..... 오늘 아침에도 엄마 너무 잘먹었어, 라고 엄마한테 신나서 얘기했다. 진짜 먹고 싶었는데, 말도 안했는데 엄마가 끓여놨어!! 간절히 원하면 우주가 나를 도와주는 것인가..... 


삼계탕만 바라보고 걸었더니 삼계탕이 있는 곳에 이르렀다. 내 마음은 간절히 원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고, 그곳에는 간절히 원하던 바로 그것이 있다. 



이제 1층 까페 가서 커피 사와야징. 아, 9시에 문 여니까 조금 있다가. 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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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7-07-21 0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로운 남자가 나타났군요 ㅋㅋㅋㅋㅋ 각종 남주들의 장점만을 조합하여 만든 이상형 프랑켄슈타인에 대한 글을 한번 기다려봅니다.

다락방 2017-07-21 08:59   좋아요 0 | URL
다양한 남자와 사랑에 빠질 수 있어서 소설이 좋은 것 같습니다, 쇼님. 소설 만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syo 2017-07-21 09:06   좋아요 0 | URL
그렇지만 책을 덮고 고개를 들어 주위를 보세요. 어떤 놈이 있는지..... 네이버 뉴스를 보세요. 어떤 ㅅㄲ가 있는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제가 똥을 던지고 말았네요....

다락방 2017-07-21 09:07   좋아요 0 | URL
쇼님, 왜이러는거죠? 나한테 왜이래요? 왜이래? 나한테 왜이러는 거냐구욧!
설마 내가 어제 똥파티... 댓글 달았다고 이러는거야? 복수하는 거예요? 이러지마욧! 엉엉 ㅠ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syo 2017-07-21 09:13   좋아요 0 | URL
똥은 똥으로 돌아오는 법. 세상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매튜는 소설 속에서 토라랑 콩볶느라 소설 밖으로 나올 생각도 없고, 소설 밖 세상에는 똥댓글에 똥댓글로 보복하는 syo같은 치졸한 남자가 득시글거린다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이 마당에 할말은 아닌것 같지만 다락방님,


좋은 하루 보내세요 ㅎㅎㅎㅎㅎㅎㅎ

다락방 2017-07-21 09:15   좋아요 0 | URL
아니 이 사람이 그냥 아주 오늘 작정을 했구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좋은 하루 보내라면서 똥을 던졌어!!! 어쩜 그래욧!! ㅎㅎㅎㅎㅎㅎㅎ

쇼님도, 좋은 하루 보내겠지만, 어쨌든 좋은 하루 보내세요! ㅋㅋㅋㅋㅋ

꿀꿀이 2017-07-21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똥도 좋고 남자도 좋습니다.

(뜬금 무)

좋은 하루 보내세요.
집이 너무 더워 나왔더니 좋네요.ㅋㅋ

다락방 2017-07-21 11:59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집이 너무 더워 나와서 어디로 가셨나요? 어디 시원한 데로 들어가셨어요?
전 잠시후에 점심 시간이라 밖으로 나가야 하는데..아아 벌써부터 나가기가 두려워요. 흙 ㅠㅠ

어디든 시원하게 보내세요, 꿀꿀이님!
(저도 어떤 남자들은 좋아합니다, 꿀꿀이님. 후후훗)

꿀꿀이 2017-07-21 12:10   좋아요 0 | URL
커피랑도서관이라는 신기한( ?)시간제 커피숍? 도서관?에 와 있습니다.
이렇게 핸드폰만 보고 있는 건 함정이지만 말입니다.움하하하-

맛점 하세요!!

하이드 2017-07-21 1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스러기들이 훨씬 재미있구요. 매튜와 토라의 새 가족들 모두 나옵니다. 시리즈 좀 더 나와줬음 좋겠어요.

다락방 2017-07-21 17:10   좋아요 0 | URL
매튜... 또 나오는군요. 아 역시 읽어봐야겠어요.

hellas 2017-07-21 1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얼마전 이 작가의 시리즈중 하나 읽었지요. 사건보다 토라 가족이 더 흥미진진했다는...ㅋㅋㅋ
 

국제학부의 여성학 수업 시간, 피임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던 중이었다. 수강생들은 대부분 여자였고, 유학생이었다. 프랑스에서 온 학생이 분통을 터뜨리며 이렇게 질문했다. "대체 왜 한국 남자들은 콘돔을 쓰지 않는 거죠?" 그 이야기를 들은 미국, 일본, 영국 등지에서 살다 온 학생들이 입을 모아 콘돔을 사용하지 않는 한국 남자들의 문제가 유학생들 사이에서 종종 화제가 된다고 고 말했다. 이들은 한국 남자들이 하도 사정하고 회유하고 설득하기에 한두 번 콘돔 없이 섹스를 했는데 임신이 되어서 고통을 겪는 이들이 한둘이 아니라며 분개했다. 만약 자국의 남성이 그러자고 했으면 일언지하에 거절했을 텐데, 한국 남자들이 너무 자신만만한 태도로 걱정하지 말라고 해서 뭔가 신비한 아시아적 '비기(秘器)'라도 있나 싶어서 넘어가버렸다는 말도 덧붙였다.

한국 남자에 대한 성토장처럼 되어버린 수업 시간에서는 뒤이어 한국의 '어메이징'한 성 산업에 대한 증언들이 속출했고, 소수를 제외하고는 한국 남자는 대체로 매너가 없다는 불평도 이어졌다. 한국 남성은 자신이 먼저 데이트 신청을 했으면서도 고압적으로 느껴질 때가 많으며, 한국 드라마와 방송에서 보여지는 모습과는 너무나 다르다며 분개했다. 원하는 것(주로 섹스다)을 얻기 위해서는 비굴할 정도로 집요하게 굴다가, 끝내 얻지 못하면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며 폭력적으로 변한다는 사례는 너무 많아서 학생들을 잠시 진정시켜야 할 정도였다. (권김현영, 근대 전환기 한국의 남성성, p.68-69)



















콘돔을 사용하지 않는 남자에 대한 불만은 나 역시 주변에서도 쉽게 들을 수 있는데, 아주 구질구질해 미치겠다. 그래놓고 낙태수술 하러 산부인과에 갈 때는 마치 여자 혼자의 문제인것처럼 나몰라라 하는 놈들도 여럿 봤다. 어릴 적에 친구가 낙태수술 하는 산부인과에 같이간 적이 있었는데, 임신시킨 남자는 찾아오지 않았다. 그때는 어려서 '남자들은 임신 시켜놓고 낙태수술 할 때 안나타나는 것들, 돈이나 주면 다행이다' 라고 생각이 자연스레 박혀있었는데, 그게 얼마만큼 치졸한 짓인지에 대해서는 딱히 생각해보지 않았었던 것 같다. 왜냐하면 이십대 중반에 나도 콘돔 없는 섹스를 했었으니까. 시간이 지나 그때를 돌이켜보면 진짜 등뒤로 식은땀이 흐른다. 겁도 없이 어떻게 콘돔 없는 섹스를 했을까. 임신이라도 했다면 그 뒷감당을 어찌하려고... 나는 왜 그때 남자친구에게 콘돔을 사용하라고 한 번도 말하지 않았을까? 그때의 내가 너무 수치스러워서 땅을 파고 숨고 싶은 심정이다. 



그러나 삼십대 이후의 연애부터는 달랐다. 그 후의 남자친구들은 당연하다는 듯 콘돔을 준비했다. 내가 먼저 콘돔 착용하라고 말하지 않아도 저들이 먼저 알아서 착용하는 사람들이었다. 내게도 당연한 일이니 다른 사람들에게도 당연한 일인줄 알았건만, 그렇지 않았다는 걸 주변의 많은 여자들과 이야기하면서 알게됐다. 아직도, 여전히, 콘돔을 사용하지 않는 남자, 콘돔 사용을 하려하지 않는 남자들이 섹스를 하자고 덤벼든다고 했다. 여자가 몇 번이나 요구해야만 마지 못해 착용하려고 한다는 것. 역시 임신은 남녀 랜덤이어야 해.... 지들이 임신과 출산을 맞닥뜨려봐야 정신을 차리지, 지들이 임신할 가능성이 있다는 걸 알면 진짜 콘돔 없이 하겠다고 빽빽거리지는 못할텐데... 



나는 지극히 상식적인 남자들을 만났음에도 사람들과 얘기하다보면 운이 좋은 편에 속했다는 걸 알게 됐다. 얼마전에 만난 친구는 매너 좋은 남자를 만난 적이 없다고 했다. 나는 매너와 예의가 기본적으로 장착되어야만 사귈 수 있는 사람인데, 그래서 그런 남자들만 만났었는데, 이게... 그렇게나 드문거였구나. 어떤 여자들은 매너 좋은 남자를 만나본 적 없는 상태로 살고 있었어.... 그러고보면 위의 인용문에서 다른 나라 여자들이 말했던 것처럼, '소수를 제외하고는 한국남자들은 대체로 매너가 없다'는 말이 사실이구나. 나는 그 소수들만 만나서 사귄것이었어... 매일매일 새롭게 깨닫는다. 알면알수록 싫어지고..... 대체로 매너가 없는 새끼들.....

















영화 블루 발렌타인에서 여자는 대학생이고, 같은 학교의 남학생과 사귀고 있다. 그러던 어느 하루 남학생이 충동적으로 여자와 학교 내에서 섹스를 하려고 하는 거다. 갑작스레 이루어진 섹스라 콘돔이 없었고, 이에 여자는 '안에다 하지마'라고 말을 한다. 그런데 이새끼는, 남자친구란 새끼가, 그냥 안에다 해버린다. 자신이 분명 안에다 하지 말라고 했는데도 안에다 해버린 남자친구 때문에 여자는 너무 황당하고, 남자는 옷을 추스리고 밖으로 나가버리고, 여자는 뒷수습을 하기 위해 애쓰지만, 임신하게 된다. 

하아- 세상 천지 어디에도 써글놈들이 많아...안에다 하지 말라는데 왜 안에다 하고 지랄이야 지랄은. 그러니까 임신이 랜덤이었어야 해. 



위의 인용문 읽는데 이 영화 《블루 발렌타인》의 그장면이 바로 생각났다. 그 장면을 내가 몹시 싫어한 까닭이다. 너무 싫어서 머리에 박혀버린 장면이다. 이 싫은 장면 떠올리다보니 또 싫은 장면 생각나는데, 한국 영화 《연애의 목적》이다.

















남자와 여자 둘다 교사인데 수련회인가 극기훈련인가 뭐 여하튼 그런걸 가서 둘만 한 공간에 있게 됐을때, 남자가 여자에게 섹스를 조른다. 여자는 싫다고 몇 번이나 거절하고 몸부림치는데, 남자는 '잠깐만 넣을게 잠깐만' 이러면서 억지로 넣는거다. 아.... 쓰다보니 딥빡이 와서 돌아버리겠구먼........이게 나중에 끝까지 보면 둘이 앞으로 잘될것처럼 결말이 났던 걸로 기억나는데(버스정류장인가 에서 재회하지 않나??), 저렇게 억지로 자기 고추 밀어넣은 새끼를....사귈 수 있을까? 토할것 같다 진짜. 이게 그냥 영화에서 보여진, 극중인물의 특이함이 아니라, 이때 당시의 보편적 한국남자의 태도 아니었을까.... 실제로 이 영화를 본 나의 남자사람친구들은 이 영화를 꽤 좋아하기도 했다. 내게는 불쾌한 기억만 남아있는데.....




얼마전에 짤로 본건데, [까칠남녀]인가의 남자 패널이 콘돔 없이 섹스하는 걸 즐겨하면서 낙태수술 합법화는 반대한다고 했던 장면도 떠올랐다. 사방천지 탁현민 같은 놈들만 깔린건가... 그러니까 탁현민도 거리낌없이 그걸 책으로 냈겠지.

오늘 출근길 지하철안에서 콘돔 없이 섹스한다는 한국남자들 얘기를 책으로 읽고 기분이 너무 나빠져서 이렇게 기분 나쁜 페이퍼를 쓰고 말았네. 아아, 밝고 맑은 글을 읽고 싶다.

아 기분이 너무 나뻐...

커피 사러 다녀와야겠다.

초콜렛도 하나 먹고.

어떻게 해야 기분이 좋아질까...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콘돔을 잘 만드는 나라입니다. 콘돔을 쓰면 느낌이 안 좋다고 하는 애들이 있는데, 꼭 잘 하지도 못하는 애들이 그런 이야기를 해요.  (p.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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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7-07-13 1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연애의 목적> 그 장면 보고 나서 박해일을 싫어하게 됐어요.
잠깐만, 잠깐만~~이라고도 했고,
한 번만, 한 번만... 이러기도 한 것 같고.
진짜 잊히지가 않아요. 그 장면은..
잊고 싶다 ...

마지막 책 인용문 진짜 완전 대박이예요.
대체로 매너가 없는 사람들 틈새에 이렇게 멋진 분^^

다락방 2017-07-13 10:37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님도 보셨군요..
저도요, 저도.
그 장면이 너무 기억나요. 그 더러운 대사하며.. 잠깐만 넣겠다고 하면서 싫다는 여자 한테 억지로 넣던 장면이 진짜 너무 드러워서 잊혀지지가 않아요. 저게 영화에서 꼭 필요한 장면이었는지 어쨌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그 남자의 그런 태도가 전반적인 남자들의 태도였을거라고 생각하면 진짜 토할것 같아요.


요즘에는 초박형 콘돔 많이 나와서 느낌도 생생하게(응?) 잘 사용할 수 있어요.
그러니까 느낌 때문이라는 것도 다 헛소리인거죠. 무식하고 무책임한거죠. 으휴, 싫어...

꼬마요정 2017-07-13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책 인용문을 보니 참 멋진 남자로군요. ^^

진짜 임신은 랜덤이어야해요!!!!! 여전히 남자가 하자고 조르는 건 괜찮고 여자가 싫다는 건 단순한 앙탈이고... 남자가 상대를 선택하는 건 당연한거고, 여자가 상대를 선택하는 건 창녀이고.. 거 참..

아.. 좋은 글로 마무리 하고 싶어요. 사무실 앞에 새 가게가 생겼는데 오늘 떡을 주더라구요. 아.. 저는 떡이 좋아요 ㅎㅎ 지금 떡을 오물거리면서 페이퍼 속 남자들의 만행을 읽다 분노해서 서류에 떡고물이 튀었지만 맛있습니다 ㅎㅎ

다락방 2017-07-13 11:50   좋아요 1 | URL
아 저는 떡보다 빵을 이천배쯤 더 좋아했는데요, 요즘엔 둘이 비슷비슷해진 것 같아요. 그래도 보면 ‘먹고싶다‘ 생각하는 건 역시 빵 쪽이에요. 그렇지만 떡도 참 맛있죠. 뭐라는 거지 나는 지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네, 저는 분명히 괜찮은 남자들을 만났었고 연애도 했었어요. 그런데 괜찮은 남자들이 정말 소수라는 사실을 점점 더 깨달아가고 있어요. 매일매일 새로운 엿같은 남자들 때문에 새롭게 빡이 치고 있어요. 하아- 저의 넘치는 인류애는 남자들이 다 깎아먹고 있어요.... Orz

레와 2017-07-13 1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너무 끔찍하고 끔찍해서 상종하기 싫어요. 진짜.
임신 랜덤 적극 지지하고요.

서민님 고맙습니다. ^^

다락방 2017-07-13 11:51   좋아요 0 | URL
응 진짜 꼴도 보기 싫어지는 것 같아요. 너무 싫어. 청와대는 탁현민이 대체불가라 하네요? 참 못났다..저런 인간을 대체불가라고 쓰고 있다니... 대한민국에 탁현민 대체할 사람이 없다니...... 이 나라 뭐 더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거 아닙니까? --;;

비연 2017-07-13 1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빡치며 읽다가... 마지막 인용문에서 빵터짐 ㅎㅎㅎ ㅠㅠㅠㅠ 정말 예의없는 것(!)들이 사방에 널린 거죠. 싫다는 걸 억지로 하면서 너도 좋아할거야 이따위 생각과 말하는 넘들이란.

다락방 2017-07-13 11:52   좋아요 1 | URL
아 진짜 미친것 같아요. 아니라는 걸 아니라는 걸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멍청한 놈들이죠. 어딘가에서 배려가 없는 사람들은 지능이 딸리는 거란 글을 읽었는데, 전 요즘 그야말로 그 말을 실감합니다. 멍청해서 그래요, 멍청해서. 멍청해서 자기 뜻만 강요하는 것 같아요. 자기가 뭘 원하고 있는지, 어떤 일이 벌어질지에 대한 생각을 전혀 하지 못하는 거죠. 지능이 너무 딸리는 겁니다. 아 진짜 꼴도 보기 싫어요.

2017-07-16 13:54   좋아요 0 |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7-17 08:53   좋아요 0 | URL
비밀 댓글입니다.

clavis 2017-07-18 0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 정치가를 잃어 본 사람으로써..바로 그런 이를 원한다는걸 늦게야 깨달았어요.

가장 개인적인것이 가장 정치적인 것이다..조한혜정쌤님의 말에 격하게 공감해요..

흥분해야죠..약한 사람을 나쁘게 대하는 누군가에게.가난한 사람 등쳐먹으려는 누군가의 손을 낚아 채야죠.그만하라고 말해야지요..

용감한 분이심돠 나의 락방님..자기 발화는 자기 해방이니까요!!♡♡

마니마니 싸우고,생각하고,분노하고,해결하기로 해요 우리!헬페미 만세
 
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
수 클리볼드 지음, 홍한별 옮김 / 반비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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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부모에게 충분히 사랑을 받고 가족 구성원들끼리 충분히 대화하며 딱히 부족한 것 없이 중산층으로 살아온 아이가 있다면, 어른이 되어서도 모나지 않은 사람이 될거라고 누구나 생각할 것이다. 실제로 건강하게 살아가는 사람을 보면 아, 어릴 때 사랑을 많이 받았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될것이고, 사랑을 충분히 주면서 살아가는 사람을 보면, 아 사랑을 많이 받아봤구나, 라고 생각하니까. 우리는 지금도 너무나 당연하게 말하지 않나. 사랑을 받아본 사람이 사랑할 줄 아는 거라고. 


나 역시 당연히 그렇게 생각해왔고, 그러므로 '좋은' 부모 밑에서 안정적으로 자라온 사람이 어떤 사건의 '가해자' 혹은 범죄자가 될 확률은 없을거라고 생각했다. 뒤집어 말하면, 어떤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에 대해 은연중에, 나도 모르게, 불행한 과거를 추측하거나 행복하지 않은 가정을 짐작하게 된다는 거다. 나쁜 부모가, 불우한 가정환경이 저 사람을 저렇게 만들었을거야. 내가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나는 아마 앞으로도 그런 생각을 했을 것이다. 이건 너무나 당연한듯 보여서, 1999년 콜럼바인 고등학교 총기난사 사건의 가해자중 한 명인 '딜런'이 좋은 부모 밑에서 충분한 사랑을 받으며 자랐다는 사실에 대해 나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인정하기가 매우 힘들기도 했다. 좋은 부모 밑에서, 좋은 가족구성원들 사이에서 자랐는데, 그랬는데도 살인자가 될 수 있다면, 그게 언제든 내 주변의 일이 될 수도 있는 일이니까. 그래서 우리는 아마도 화목한 가정에서 자란 아이는 문제가 없을거라고, 건강한 사람이 될거라고 당연히 믿고 싶어했는가보다. 그래야 살인과 자살이 내게서부터 먼, 다른 사람의 일이 되는 거니까. 우리가 우리 가족 안에서 사랑하고 화목하다면, 문제는 우리와 거리를 두게 될테니까.



1999년 4월 20일, 에릭 해리스와 딜런 클리볼드는 총과 폭탄으로 무장하고 콜럼바인고등학교에 갔다. 두 사람은 학생 열두 명과 교사 한 명을 살해하고 스물네 명에게 부상을 입힌 다음 스스로 목숨으 끊었다. 역사상 최악의 학교 총기 난사 사건이었다. (p.20)



수 클리볼드는 자신의 아들 딜런이 다니는 학교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일어났다는 뉴스를 접하고 아들이 다치면 어쩌나 걱정을 한다. 그러나 자신의 아들이 총을 쏘는 가해자라는 사실을 알고는 더 큰 절망에 맞닥뜨린다. 차라리 아들이 자살했으면 좋겠다고도 생각한다. 딜런은 총기난사 사건의 가해자였으므로, 희생자와 유족들 그리고 다른 모든 사람들에게 괴물이 된다. 수 클리볼드는 자신의 일에서 최선을 다하고 이웃들과 사이가 좋고 가족들을 사랑하며 사는 사람이었지만, 그 사건 후에는, '수 클리볼드' 대신 '살인자의 엄마'가 된다. 어딘가에서 누구를 만나도 나라는 정체성이 '살인자의 엄마'가 될 수밖에 없는 삶을, 그 사건 이후로 수 클리볼드는 살아가게 된다.


그녀는 그 사건이 있은 후로 16년간 끊임없이 그 사건에 대해 생각한다. 처음 그녀에게 닥쳐온 건 아들을 잃은 슬픔이었다. 이제 다시는 아들을 볼 수 없다는 사실 때문에 가슴 아파하며, 어릴 적에 아이가 어땠었는지를 떠올리고, 그 아이와 미래를 함께 할 수 없다는 슬픔에 휩싸인다. 시간이 조금씩 흐르고, 아들로 인한 희생자를 인식하면서부터는, 죄책감과 한없는 미안함이 그녀를 감싸고, 자신이 알고 있는 딜런과 세상이 알고 있는 딜런의 격차에 혼란스러워한다. 딜런이 왜? 그럴 리가 없어, 걘 사흘 전에도 자신이 갈 대학을 구경 갔었는데, 왜? 딜런은 친구도 많고 착한 아이인데? 

이런 혼란속에 그녀는 딜런이 약에 중독됐거나, 누군가로부터 협박을 당해서,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그런 일을 저질렀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죽기 직전 딜런이 남긴 영상속 딜런은, 수 클리볼드가 알던 그 아들과 아주 달랐다. 그제서야 그녀는 자신의 아들이 우울과 분노에 휩싸였으며, 자신의 의지로 그런 살인을 저질렀다는 걸 받아들인다. 



당연히 그녀는 '어떻게 부모가 되어서 아들이 그런 것도 눈치채지 못했냐'는 비난에 수도없이 맞닥뜨린다. 그녀가 가장 많이 자신에게 질문하는 것도 그것이다. 내가 왜 몰랐지? 어디서 무엇을 놓쳤지? 


그녀는 끊임없이 자신에게 질문하고 그 혼란스러운 감정을 일기로 남긴다. 아들이 남긴 일기를 읽고, 과거의 자신의 일기를 읽으면서 '혹시 이게 그 싸인이었나'를 곰곰 돌이켜보고, 희생자 가족들에게 편지를 쓰고, 자살로 가족을 잃은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정신건강과 우울증에 관련된 전문가들을 만나고 또 만나며, 우울증에 관련된 책들을 읽고 또 읽는다. 그리고 이제, 그녀는 쓴다. 자신이 하고 싶었던 말을 이 책에 꾹꾹 눌러담았다. 



수 클리볼드는 책에서 자신의 아들을 잃었음을 슬퍼하고, 희생자를 애도하며, 희생자의 가족들에게 사과하고, 자신의 아들이 잘못했음을 인정한다. 같이 살인을 저지른 에릭때문이라며 에릭만 원망하는 것도 아니고, 딜런이 정신이 건강하지 못했다며 아들 변명에 급급하지도 않는다. 자신이 힘든 시간에 자신을 비난한 모든 사람들을 이해하며, 자신을 위로한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한다. 그녀는 사실을 사실로 인정하려고 온 마음을 다해 애를 쓰고, 최선을 다해 그것을 책으로 전하고 있다. 또한, 이것이 자기에게 일어났다는 사실은, 평범하고 행복한 가정 누구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라면서, 혹여라도 앓고 있을지 모를, 아파하며 고통스러워 하고 있을지도 모를 사람들을 위해 이 책을 썼다. 앞으로 일어날 비극을, 막을 수 있다면 우리가 막아보자고 혼신의 힘을 다해 얘기를 한다. 책은 첫장부터 끝장까지 그 진실함이 차고 넘쳐 내 안의 모든 것들이 뒤틀리는 경험을 하게 된다. 내 안에 내가 가지고 있던 생각들이, 막연한 원망이 저들끼리 섞인다. 그것들이 섞여서 나는, 나란은 인간을 다시 구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바이런에게 그랬듯이 딜런에게도 번개, 뱀, 저체온증을 조심하라고 가르쳤다. 치실질을 하고, 선크림을 바르고, 사각지대를 꼭 확인하라고 가르쳤다. 십대가 된 뒤에는 음주와 약물의 위험에 대해 최대한 터놓고 이야기하고 안전하고 윤리적인 성행위에 대해서도 가르쳤다. 딜런이 마주한 가장 큰 위험은 외부에서 오는 게 아니라 이미 자기 안에 있었다는 사실을, 나는 단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다.

나는 내 가족은 자살 위험이 전혀 없다고 마음속 깊이 믿었다. 내가 그들을 사랑하기 때문에, 우리 사이가 친밀하기 때문에, 혹은 내가 빈틈없고 민감하고 다정한 사람이라 안전하게 지킬 것이기 때문에 그렇다고 믿었다. 자살은 다른 집에서나 일어난다고 믿는 사람이 나 혼자는 아닐 것이다. 그런데 내 생각은 틀렸다. 

자살에 대해 내가 알던 것 전부가 틀렸다. 어떤 사람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지, 그 까닭이 뭔지 나는 안다고 생각했다. 이기적이거나, 비겁해서 자기 문제를 마주하지 못하는 사람, 혹은 순간적 충동에 휩싸이는 사람들이라고 믿었다.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사람들을 패배자로 보는 문화적 편견을 나도 받아들였다. 너무 나약해서 삶의 도전을 이겨내지 못하는 사람, 다른 사람의 관심을 바라는 사람, 주위 사람들을 괴롭히고 싶은 사람이라고.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 머릿속에 들어가 보지도 않고 쉽사리 판단하는 정확하지 않은 생각들이었다. (p.256-257)





수 클리볼드는 정신의 고통에 대해 많이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가 다른 육체적 고통은 손쉽게 얘기하고 치료 받으러 다니면서 정신의 고통에 대해서는 숨기는 것에 대해 얘기한다. 정신의 고통에 대한 낙인을 피하려고 치료받지 않아, 더 큰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에 대해 얘기한다. 우리는 그 낙인을 없애야하고, 정신이 고통스러우면 신체의 다른 부위가 고통스러운 것과 마찬가지로 치료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픈 사람도 또 아프지 않은 사람도, 정신의 고통에 대해 지금과는 다른 태도를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혹여라도 이렇게 말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딜런에 대해 변명하는 것으로 보일까봐 걱정하며, 정신이 고통스럽다고 해서 무조건 살인자가 되는 건 아니라는 것도 잊지않고 얘기하고 있다. 그러나 정신의 고통을 무시하면 오히려 자기 자신과 주변사람들을 더 큰 고통속에 몰아넣을 확률이 높다는 것을 끊임없이 얘기한다. 정신의 고통속에 빠져있는 사람들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수 있도록, 우리는 낙인을 없애야 하고, 또 평소와 다른 상태인건 아닌지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고 말한다. 죄책감과, 미안함과, 안타까움과, 다른 사람들에겐 고통이 없었으면 하는 그녀의 바람이, 가득 차있다.

사건 이후 그녀의 삶도 혹독했겠지만, 이 책을 쓰는 과정도 그러했으리라.




덕분에 내 안의 것들이 뒤틀렸다. 내 안의 것들이 뒤틀려서 나는 나를 재구성한다. 재구성된 나는 아마도 '꼭 그렇지만은 않아', '그럴 수도 있어' 를 더 많이 갖게 되지 않을까. 무조건 누군가를 탓하기에 앞서 한 번 더 '아, 어떻게 그 지점까지 가게 됐을까'를 고민하다 보면, 나는 수 클리볼드를 살인자의 엄마로 먼저 정체화 시키기에 앞서 수 클리볼드로 먼저 볼 수 있게 되는 거 아닐까. 그녀가 자신의 아들을 충분히, 잘 애도하고, 자살예방을 위해 노력하는 것에 힘이 실리고, 그녀의 말이 설득력을 갖고 모두에게 닿을 수 있기를 바란다. 그녀의 남은 삶은 여전히 아픔과 슬픔으로 채워질테고 그걸 극복하라고는 감히 내가 말할 수 없지만, 그녀가 전달하고자 하는 바가 충분히 잘 전달될 수 있는, 그런 삶이길 바라본다.



여러분, 이 책 읽읍시다. 내 안의 것들이 뒤틀리는 경험을 함께 느껴봅시다. 

제가 진짜 강하게 이 책을 추천합니다.





˝우리는 애들한테 동화를 읽어주고 세상에는 착한 사람과 나쁜 사람이 있다고 가르치죠.˝ 내가 『부모와 다른 아이들』을 쓸 때 수가 내게 한 말이다. ˝지금이라면 절대 그러지 않을 거예요. 사람은 누구나 선해질 능력이 있고 또 나쁜 선택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하겠어요.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그 사람의 선한 면과 악한 면, 둘 다를 사랑해야 한다고요.˝ (p.10, ‘앤드루 솔로몬‘의 해설 中)

몇 가지 중요한 점을 정리해주면 도움이 될 것 같군요.
1. 부모님이 어떻게 해서, 혹은 어떻게 하지 않아서 딜런이 그 행동을 하게 된 것은 아닙니다.
2. 딜런이 어떤 상태인지 부모님이 ‘보지 못한‘ 것이 아닙니다. 딜런은 원래 비밀이 많은 아이고 자기 내면을 부모님뿐만 아니라 자기 주위 모든 사람에게 의도적으로 감추었습니다.
3. 삶의 막바지에 다다랐을 때 딜런의 심리작용은 심하게 악화되어 제대로 생각할 수가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4. 이렇게 악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딜런의 이전 자아가 아직 남아 있어서 총격 도중에 최소 네 명을 살려 주었습니다.
(p.262, 피터 랭먼 박사의 이메일 2015.02.09)


무릎을 다치면 걸을 수 없을 지경이 될 때까지 병원을 찾지 않고 내버려두지는 않을 것이다. 관절에 얼음찜질을 하고, 다리를 높이 괴고, 운동을 쉬다가 며칠 지나도 차도가 없으면 정형외과에 간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정신건강 문제에 있어서는 진짜 위기가 닥치기 전에는 병원을 찾지 않는다. 아무도 다친 무릎을 의지와 용기로 낫게 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정신의 고통에 대해서는, 낙인을 피하려고 스스로 벗어날 방법을 찾으려고만 한다. (p.436-437)

내 불안장애를 어느 정도 다스릴 수 있게 되어 수렁에서 벗어나기 시작하자, 뇌건강 문제는 심장병이나 인대가 끊긴 것이나 다름없는 건강 문제라는 사실이 갑자기 한낮처럼 또렷하게 떠올랐다. 이런 건강 문제와 다를 바 없이 치료할 수 있다는 것도. 하지만 먼저 병을 깨닫고 진단을 받아야 한다. 오늘날에는 유방 엑스선 검사와 촉진으로 50년 전에는 놓쳤을 암을 조기 발견해 치료한다. 덕분에 나도 암을 이겨낼 수 있었다. 언젠가는 뇌건강 문제에 대해서도 그만큼 효과적인 진단과 개입이 이루어지기를 바랄 뿐이다.
반드시 필요한 일이기도 하다. 뇌의 병을 제대로 인지하고 치료하지 않으면 다른 어떤 병 못지않게 위험하다. 파괴적 충동은 그 충동을 느기는 사람에게 가장 큰 고통을 준다. 일부 예외적인 사례에서는 다른 사람에 대한 폭력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고, 그럴 가능성도 낮지만, 그래도 그런 일이 일어난다. 병을 치료하지 않으면 그 병을 앓는 사람뿐 아니라 주위에 있는 사람도 위험해질 수 있다. (p.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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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겟타 2017-07-12 1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며칠전 다락방님이 이 책을 읽고 있다는 것을 알고 ‘음.. 그래 나도 이 책을 연초에 읽고 글을 썼었지..‘라고 생각하며 제 글을 찾아보니 안썼던 거에요 ㅎㅎㅎㅎ;; 분명 썼다고 기억했는데.. 그래서 저도 이 책으로 곧 써보려구요 ㅎㅎ 다락방님도 이책을 강력 추천! 하시는 군요. 저도 읽고 느낀 바가 많았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어요.

다락방 2017-07-12 11:53   좋아요 0 | URL
블랙겟타님 이미 읽으셨군요!
일전에 블랙겟타님의 마징가 z 글을 즐거운 마음으로 읽었는데, 오오옷, 이 책에 대한 글을 써주신다면 제가 후다닥 달려가서 역시 반가운 마음으로 읽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니 얼른 써줘욧!

책을 읽는 내내 제 안의 것들이 뒤틀리는 기분이었어요. 제 친구도 이 책을 읽고 있는데, 둘이 그런 얘길 했어요. 이 책을 읽기를 잘했다고. 정말 읽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 책을 읽기 전의 저로 돌아가고 싶지가 않아요. 블랙겟타님, 이 책에 대한 글 기다리고 있을테니 꼭 써주셔야 해요!

북깨비 2017-07-12 14: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에 이동진님께서 영화 곡성 평론 때였나 아님 빨간 책방에서 였었나.. 아무튼 사람들이 카오스 (혼돈, 무질서)보다 완벽하지 않더라도 인과관계 (질서)를 선택하는 이유는 불행은 언제 어디서나 일어나는데 이 불행에 인과관계가 없으면 불안하기 때문이라고.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는건 나한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건데. 하지만 이 불행에다가 인과관계를 만들어 주면, 예를 들어 그런 일이 일어난 것은 그 사람의 불우한 가정환경 때문이야 우리집은 사랑이 넘쳐나니까 그런 일은 절대 안 일어나 나는 안전해! 하고 안심하고 싶은, 불행한 사람들과 나는 다르다 그러니까 나한테는 불행이 안 일어날꺼야 하는 절박한 논리가 형성이 되니까요. 이런 논리의 희생양으로 잘나가다가 한순간에 불행해진 연예인들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일은 이유를 불문하고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다는거 다락방님 리뷰를 보면서 다시 한번 마음을 단단히 먹게 됩니다.

다락방 2017-07-12 16:50   좋아요 1 | URL
네 맞아요 북깨비님. 말씀하신 그대로예요. 이 책을 읽다보면 바로 그런걸 알 수 있어요. 저는 언제나 그렇게 안다고 생각해왔으면서도 인정하긴 싫었던 것 같아요. 그게 그렇게 어디에나 언제든 올 수 있다고 인정해버리고 나면, 결국 제 것이 될 수도 있을테고, 그걸 받아들이기가 너무 싫어서 조건을 붙였던 것 같아요. 내 가정환경은 그렇지 않으니까, 우리 집은 화목하니까, 하고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니까요.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수 클리볼드 역시 저와 같은 사람이었다는 걸 알고, 아, 운명이라든가 인생이라든가 삶이라든가 하는 건, 대체 뭐지? 어떤 식으로 굴러가고 있는거지? 하고 혼란이 찾아오더라고요.

북깨비님, 이 책 참 좋습니다. 북깨비님께도 일독을 권합니다.
 

- 끝도없는 귀여움이란 것에 대해 생각한다. 그러니까 특별히 귀여운 말과 행동, 같은 게 아니라, 그냥 뭘해도 귀여운 상태. 무슨 말을 해도 뭘 해도 귀여우면 그건 이미 게임끝! 아닌가.


다음주에는 조카의 생일이 있다. 지난 금요일, 엄마와 남동생과 셋이 술을 마시던 중에 조카의 전화를 받았다. 이모 생일선물로 나 연필이랑 지우개랑 샤프심이랑 사줘! 란다. 그래서 알았다고 말했는데 옆에서 남동생이 삼촌은 뭐 사줄까? 물으니 삼촌은 자두 사줘! 하는 거다. 자두? 자두를 생일 선물로 사달라고?



"타미야, 자두? 타미 자두 좋아해?"

"응. 나 하루에 네 개씩 먹어!"



아.... 귀여워. 너무 귀엽다. 자두 하루에 네 개 먹는다는 이 말이 정말이지 너무 귀여워서 자지러질 것 같아. 전화를 끊고 폭발하는 사랑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다음날인 토요일. 친구들과 술을 마시기 위해 만났는데, 아직 도착하지 않은 친구를 기다리고 있으려니 조카로부터 전화가 왔다. 자기 선물 샀냐고 묻더라. 아니, 이모가 내일 살거야, 라고 말해줬는데. 



"삼촌한테 자두는 적당히 사라 그래."

"적당히?"

"응. 나 자두 하루에 네개 넘게 먹을 수 있는데 엄마가 네 개밖에 안줘."



아..........이 폭발하는 귀여움. '자두', '네개', '먹다' 이 모든 단어들 중에 귀여움을 포함한 단어는 1도 없지만, 나는 귀여워서 곧 쓰러질것 같은 기분이 되었다. 너무 귀여워서 친구들하고 술먹다가, 아아, 너무 귀엽지 않아? 하고 조카찬양... 이 말이, 이 대화가 특별할 게 없는데, 진짜 아무것도 없이 그저 귀여운 거다. 귀엽고 사랑이 폭발해. 뭔가 특별히 한 게 아니어도, 뭔가 특별히 말한 게 아니고 특별한 단어를 쓴 게 아니어도 이렇듯 귀여움으로 가득찰 수 있다니. 이러면 그냥 끝 아닌가. 끝이야, 끝. 이건 그냥 사랑이야, 사랑이라구!!!!!!!!!!!!!!!!!!!!!!!!!!!!!!!!





- 트윗 타임라인에 영화 《아수라》에 푹 빠진 사람들이 많길래, 으응? 왜지? 왜 때문이지? 하고 궁금해서 나도 다운 받아 보려고 했는데, 내가 그 영화를 참을 수 있는 시간은 6분이었다. 3분에 끌까 하다가, 그래도 뭔가 있으니까 사람들이 그토록 좋아하는걸텐데, 그걸 찾기 위해서 좀 더 보자, 하다가 결국 6분만에, 아아, 난 안찾을래, 하고 꺼버렸다. 워낙에 폭력영화 보고싶은 생각 1도 없어하는 사람이지만, 그래도 그 뭔가를 찾기 위해 보려고 했어...그렇지만 정우성이 상대의 얼굴을 주먹으로 가격하는데 아아, 볼 수가 없었다..


그래서 《불한당》도 당연히 패쓰하려고 했었는데, 아 또 타임라인이 불한당으로 난리가 난거다. 왜지, 왜때문이지, 궁금한 나는, 막 조직폭력배? 깡패? 들 나와서 싸우는 거 넘나 싫어하지만, 또 다운받아 보기 시작했다. 아니, 그런데 임시완, 애.. 뭐지? 아름답다.... 뭐랄까, 아름답고 깡으로 가득한 똘끼 충만한 ... 남자야. 매력적이다. 뭐지, 왜.. 매력적이지... 그러고보면 나는 임시완이 출연했던 걸 본 기억이 별로 없는데, 음... 아, 《변호인》 .. 거기에서만 보고 임시완을 또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근데 이 영화에서 너무...아름답고 예쁘고... 30분 보다가 잘라고 멈췄는데, 자리에 누워서도 아아 자꾸 임시완 얼굴 떠오르고.. 궁금해...임시완 보고싶어... 막 이렇게 되는거다?


물론 이 영화도 중간에 끄려고 생각한 적이 있었는데,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허준호 고문 장면 ㅠㅠ 에서였다. 아 진짜 너무 힘들어가지고, 나는 보다말고 중간에 으윽, 하고는 고개를 옆으로 돌려버린 것이다.


나는 왜이렇게 폭력물 보기 힘든 사람이 되었나..



예전에는 심한 폭력물을 힘들지 않게 보았던 것 같은데..아닌가? 나 그 뭐냐, 비(정지훈) 나오는, 닌자 어쩌고 영화도 봤고, 잘 기억은 안나지만 그 영화도 엄청 잔인했던 것 같은데... 


나이먹을수록 볼 수 있는게 더 많아지는 게 아니라 볼 수 있는게 더 적어진다는 생각이 든다. 귀신 나오는 것도 못보겠고 ㅠㅠ 귀신 너무 무서워 ㅠㅠ 이렇게 고문하고 때리고 이러는 것도 못보겠다 ㅠㅠㅠㅠㅠ 내가 특별히 평화주의자여서가 아니라(오스카!!), 모르겠다, 못보겠다. 그렇지만 이 불한당은 끝까지 보고싶다... 임시완...보고싶어.... 마지막에 어떤 식으로 나올지 너무 궁금한거다. 이 매력적인 또라이가 어떻게 되는거지?







- 토요일 친구들을 만나러 갈 때 가방 무거운 게 싫어서, 큰 맘 먹고 책을 빼고 크레마를 들고 나갔다. 크레마를 가지고는 있지만 잘 사용하지 않아서 주요 기능도 알지 못하고 있었는데, 조명을 좀 밝게 하려다가 그건 못찾고 글자 크기를 키웠다. 그런데 오!! 글자 크기 키우니까...어쩐지 씐나는 거다! 좋은데? 뭔가..나 이북으로 뭔가 좀 읽을 수 있을 것 같은데? 하는 마음이 됐던 것. 글자 크기 이렇게 커지다니, 이게 뭐라고 이렇게 씐나지? >.< 

그렇게 친구들을 만나기 전까지 이북으로 책을 조금 읽었다.

















두꺼운 책이라서 이 책을 언제 다 읽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글자 포인트 크게 해놓고 씐난다면, 이북으로 완독에 도전할 수 있지 않을까,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다른 분의 서재에서 《모비딕》을 크레마로 완독하셨다는 글을 보게 됐다. 오호라? 나도 모비딕 읽고 싶어했었고, 아직 사기 전이었고, 흐음, 그렇다면 이북으로 사서 도전해볼까? 하는 도전 의욕이 불끈 샘솟는 거다. 게다가 여름휴가갈 때 비행기 안에 여섯시간 반을 있게 될텐데, 나는 항상 캐리어에 책을 꾹꾹 눌러담아 가져가지만 읽지 않고 돌아오는 사람이었으니, 이제 무거운 종이책대신, 여행갈 때는 크레마가 어떨까? 그리고 그 안에는 모비딕을???

















나는 여행갈 때를 대비해서, 이 북 몇 권쯤은 질러둬야 하는 건 아닐까? 아아, 설레인다, 설레어... 근데, 글자크기 크게 해놓고 씐나하는 건...내가 노안이 왔다는 증거, 바로 그것인걸까?















- 토요일에 친구들하고 2차로 찾아간 레스토랑에서는 와인이 한 종류 뿐이라며, 위에 있는 루프탑바로 가라고 했다. 거기는 와인이 많다고. 그러면서 제가 안내해드릴게요, 하고는 우리를 엘리베이터 앞까지 안내하고 버튼을 누르고 같이 기다려주는 게 아닌가. 우리는 알아서 갈테니까 그만 들어가시라고 했는데, 그 직원이 들어가고나자 여자 셋이서 '아 훈남이 친절해' 이러면서 너무 좋다고 호들갑을 떨었다. 이런 거 진짜 너무 좋잖아? 그러고는 루프탑 바에 갔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거기 직원은 완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너무 잘생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내가 진짜 인물 안보고 사람 좋아하는데, 그러니까 사람 좋아할 때 인물은 크게 신경 안써서 그동안 못생긴 남자들하고도 잘만 사귀었는데, 그건 그거고, 잘생긴 사람 보면 기분이가 좋아지는 걸 내가 어쩔 수가 없네 ㅋㅋㅋㅋㅋㅋㅋ 게다가 완전 친절한거다. 친절하고 너무 잘해줘. 그래서 참 기분이가 좋아. 우리 여자 셋은 잘생겼다, 친절하다, 이러면서 술집 엄청 좋아해가지고, 우리가 감당하기 벅찰만큼의 레스토랑이었지만 눌러 앉아서 술을 열심히 마신 것이다.



이렇다. 

귀엽고, 다정하고, 자상하고, 친절한걸 좋아한다. 이 얘길 하고 싶었다, 나는. 귀엽고 다정하고 자상하고 친절한 게 최고다. 일전에 누구였지, 누가 그린 만화에서 남자가 여자를 때려가면서 사랑을 표현하던데, 그러면서 나쁜 남자(?) 타이틀 쓰던데, 그건 쓰레기같은거고, 우리는 그런 남자들을 좋아하지 않는다. 귀여움이야 눈에 꽁깍지라, 상대가 귀여운 짓을 한다기 보다 그냥 내가 너무 귀엽게 보는 거지만, 다정하고 자상하고 친절한 건, 그 사람의 노력이고 의지다. 다정한 천성이야 왜 없겠냐마는, 사람은 자기 중심적 동물이라, 내 기분이 나쁜데도 상대에게 다정하기는 힘들다. 또한 내 기분이 좋다고 해도 상대의 기분까지 좋게 만드는 다정함을 보이기 위해서는, 순간순간 애를 써야 하는거다. 다른 사람을 대할 때 생각을 하고, 예의를 차리고, 매너를 가지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좋다. 이건 분명한 사실이다. 누군가 나를 좋아하길 원한다면, 누군가의 관심과 애정을 받고 싶다면, 내가 다정하게 다가가야 하는 게 우선이다. 배려를 먼저 하는 게 우선이다.





- 언제나 그렇듯이 책사고 싶다. 장바구니에 책이 또 어마어마하게 들어있는데, 나는 5만원어치만 사고 싶고... 그래서 내 장바구니에 담긴 그 많은 책들중에서 대체 뭘 골라야할지 모르겠다. 들뢰즈를 좀 공부해볼까, 하는 서투른 생각이 들어 입문서를 추천 받아 놓았고, 철학을 공부하고 싶어 철학에 대한 책도 장바구니에 넣어두었다. 소설도 읽고 싶고 페미니즘 관련 서적도 사고 싶다. 여기저기서 보고 찜해둔 어린이책도 읽고 싶다. 그래서 이 많은 책들 중에서 대체 뭘 골라야 할지 모르겠어 ㅠㅠㅠ




























- 출근길에 버스정류장 근처에서 버스를 '뛰었지만' 놓쳤다. 으으윽- 하고 부르르 떨고 있었는데, 3분쯤 기다려 다음 버스가 왔다. 아까 그 버스를 탔으면 더 빨리 갔을텐데, 뭐 지금도 괜찮지많, 하고 버스를 타고 자리 잡고 앉았는데, 회사 남자과장이 뒷자리에서 다가와서는 커피를 마시잔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잠깐 고민하다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정거장 전에 내려 그가 사주는 커피를 낼름 받아 마셨다. 놓친 버스를 탔다면 커피를 얻어 마실 수 없었을텐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뜨거운 아메리카노를 주문했고, 그는 차가운 돌체라떼인가를 주문했는데, 벤티사이즈라서 정말 크더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니까 나는 조금 더 빨리 가지는 못했지만, 아메리카노 한 잔을 얻었다. 그런 아침이었다. 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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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17-07-11 1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름휴가갈 때 비행기 안에 여섯시간 반을 있게 될텐데... --> 어디일까 잠시 생각. ㅎㅎ

2017-07-11 10:40   좋아요 0 |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연 2017-07-11 11:32   좋아요 0 | URL
아 맞다 ㅋㅋㅋㅋ 잊고 있었네요~ 부럽^^

그저좋은모리군 2017-07-11 1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느순간 잔인한걸 정말 못보겠어요. 잔상이 쉬이 잊혀지지도 않고. 옥자도 음악도 마음에 들고 꼭 보고 싶은데 도살장이 나온다고 해서 못보고 있어요. 제가 맥.도.날드 다큐를 보고 일년이상 햄버거 못먹었는데 영영 고기를 못먹게 될거같아서 아예 안볼려구요.

저도 오만원어치씩 사서 다읽고 또사야지 생각하지만, 오늘도 무심하게 대하던 옆자리 대리가 다른사업부로 간다기에 선물사러 들어왔다 제것도 또 이따만큼 사고야 말았어요. 읽기는 쥐똥만큼 읽는데 ㅋㅋㅋㅋㅋ

다락방 2017-07-11 13:46   좋아요 0 | URL
나이들면서 자극적인걸 싫어하게 되는걸까, 라는 생각도 드네요. 예전엔 보던 것들인데. 누가 누구를 때리는 장면을 보는게 진짜 힘들더라고요. 최근엔 ‘년‘자 들어가는 욕도 듣기가 너무 힘이 들고 ‘~녀‘도 듣기
싫은데, 나이들수록 사는 게 쉬워지고 편해지는 게 아니라 더 어려워지는 것 같아요. 더 불편해지고요. 피해야할 것들 투성이란 생각이 들어요. 게다가 또 꼴보기 싫어지는 인간은 어찌나 늘어나는지... 저는 옥자는 아무 이유없이 그냥 안보고 싶어요. 궁금하지가 않아요. ㅎㅎㅎㅎㅎ


저렇게 많은 책이 들어있는데 저기서 오만원어치를 선별하려니 너무 머리가 아프네요. 대체 뭘 골라야 할지.. 하하하하하. 저도 읽기는 쥐똥만큼 읽으면서 사기는 어마어마하게 사대서 큰일이에요. 있는 책만 다 읽어도 몇 년은 책 안사도 될텐데 말이지요. 이런 반복되는 페턴이라니...Orz

비연 2017-07-11 16:01   좋아요 0 | URL
읽기는 쥐똥만큼 읽는다는 말에 ... 갑자기 격하게 동감이 가는 것은 -.-;;
그 와중에 오늘 어마어마하게 책을 주문한... 아하하~ ㅜㅜ

다락방 2017-07-11 16:06   좋아요 0 | URL
저는 아까 이 페이퍼 다 쓴다음에 한바탕 주문하려다가 여태 참고 있어요. 내가 참는데까지 참아보리랏! 하는 마음으로다가 주문을 최대한 뒤로 미루고 있어요. 어디 한 번, 버텨볼랍니다. 후후훗.

조선인 2017-07-12 1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참 다락방님이 영 귀여워서. ㅎㅎ

다락방 2017-07-12 17:08   좋아요 0 | URL
아이참 조선인님도 별말씀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해맑게 좋아한다)
 
그림자밟기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13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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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고통당한 이들을 위로하려고 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라 마음이 좋은데, 그러다가도 불쑥, 고통을 주는 것도 인간이란 생각에 인류애가 사라진다. 또 그러다가 다시 아, 그래도 그들의 영혼을 만져주는 존재도 인간이야...이렇게 눈물도 핑- 고이고.

2. 메밀국수 먹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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