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어의 사생활



















우리는 미래에 대해 알 수 없다. 내가 언제 누구를 만나 어떤 상황이 될지 알 수 없고, 내가 당장 내일 무슨 책을 읽을 지도 알 수 없다. 나는 제임스 W. 페니베이커의 《단어의 사생활》을 읽다가, 심리학자인 저자가 언어에 대해 연구한 책을 읽다가, 아아, 언어를 연구한다고 했던, 내가 오래전에 사랑에 빠진 남자, '레오' 생각이 났던 것이다. 그래서 마침 그냥 가볍게 훑어볼까, 하고 출근길에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를 들고 나왔는데, 가만있자, 어디서 그가 언어를 연구한다는 게 나오더라? 초반이었던것 같은데, 하다가 처음부터 책을 읽게 되었고, 마침 다정한 청년과 그 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게 되어, 아아, 에라이, 내친 김에 이 책을 그냥 통째로 다시 읽게된 것이었다. 도대체 몇 번을 읽는건지 모르겠지만, 아아, 책이란 너무 신기하고 좋은 게, 읽을 때마다 그 감정이 다르고, 공감하는 부분이 다르고, 빡치는 부분이 다르다!!! 빡쳤어!! 나 빡침!!!!!




한 사람과 다른 한 사람이 사랑에 빠지는 것은 우연일까, 운명일까? 어디에서였지, 우연은 필연으로 가기 위한 과정이라고 했는데, 어쩌면 정말 그렇지 않을까, 싶은게, 에미와 레오를 보면서도 그렇다. 읽은 사람이라면 다들 알겠지만, 에미는 잡지 구독을 취소하는 메일에 스펠링을 잘못 써서 엉뚱한 개인인 '레오'에게 이메일을 보내게 된다. 레오는 너 메일 잘못보냈다, 고 알려주는데, 그로부터 무려 9달 뒤, 에미는 크리스마스 단체 인사를 메일로 보내게 되고, 거기에 또 레오가 섞여있다. 그 크리스마스 즈음, 레오는 개인 사정으로 컨디션이 엉망이었고, 잠깐 에미랑 사소한 메일을 주고받고 끝낼 수 있었는데, 아아, 38일 뒤, 또한번 에미는 잡지 취소하는 메일을 레오에게 보낸다. 다, 그녀가 자꾸 손가락이 습관적으로 움직여 오타를 냈기 때문인데, 그렇게 그들은 시작한다. 무얼? 이메일 관계를, 이메일 사랑을!



그리고 내 기억대로, 레오는 자신이 이메일 언어를 다루고 있다고 에미에게 말한다.



'제가 요즘 직업상 이메일 언어를 다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p.15)


'저는 커뮤니케이션 카운슬러이자 대학의 언어심리학 조교수입니다' (p.20)



아아, 그 누가 알았을까. 《단어의 사생활》같은 책을 읽다가, 엉뚱하게 새벽 세시에 꽂히게 될 줄을... 다른 누가 그 책을 읽다가 새벽 세시를 떠올릴까. 나다! 나만이 할 수 있다!! 내가 그렇다!!!!




그렇게 나는, 사두고 안읽은 책들을 수백권 쌓아둔 채로, 이미 몇 번이나 읽은 책,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를 다시 읽기 시작한다. 처음부터 쭈욱- 꼼꼼하게. 




이렇게 '너 메일 잘못보냈다' 와 단체메일들 틈에서, 에미와 레오는 서로 조금씩 사적인 대화를 하게 된다. 에미가 아닌 다른 사람이었어도 이런 대화가 지속됐을까? 레오가 아니었어도 에미는 그 메일을 주고받는 삶을 살게 됐을까? 어쩌면 그건 상대가 레오이고, 에미이기 때문이고, 어쩌면 그건 그들이 그렇게 대화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그런 문체로 메일을 쓰는 사람이기 때문에 서로에게 영향을 끼친 건 아닐까? 우리가 이 세상의 모두와 대화가 가능한 게 아니고, 누구나와의 대화가 모두 만족스러운 게 아니니까. 우리는 유독, 대화가 잘 통하는, 대화가 즐거운 상대가 있기 마련이니까. 그들은, 서로에게 그런 사람이어서, 그래서 자꾸 메일을 왔다갔다 하게 된 게 아닐까.



두 사람이 서로의 언어 스타일에 얼마나 빨리 적응할 수 있는지 알아내기는 어렵다. 앞서 살펴보았듯 낯선 사람과 대화할 때 이 적응은 보통 몇 초 안에 일어난다. 이때 두 사람은 상대방의 형식성, 명확성, 감성적인 정도, 사고방식에 맞추어 즉시 적응한다. 두 사람 모두 어떤 대명사가 누구를 가리키는지, 즉 그녀, 그, 그것이 가리키는 대상을 머릿속에서 끊임없이 따라간다. 대화라는 공이 계속 굴러가게 하려면 둘 다 주제의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 사실 둘 중 한 명이나 둘 다 순간적으로 한눈을 팔거나 이상하게 행동하기 시작한다면(거짓말 등) 상대방은 대화를 계속하기 위해 더 많은 에너지를 쏟아야 한다. (단어의 사생활, 제임스W페니베이커, p.312)



대화란, 누군가와의 지속된 관계가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알겠지만, 할수록 더 할 얘기가 늘어난다. 이미 대화를 한 사람이라면, 그리고 그 대화가 즐거운 사람이었다면, 우리는 그 사람과 또 대화를 시도하게 되고, 그렇게 반복해서 대화를 하다보면, 서로의 생활에 깊이 침투하게 되며, 제임스 페니베이커가 말했듯이, 우리는 이제 일일이 누구라고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아도, 서로의 옆에 누가 있는지 알게 되고, 그 사람이 하루종일 어떤 삶을 살게 됐는지 알게 되며, 이런 뉘앙스의 말은 어떤 것을 뜻하는지 알게된다. 척, 하면 착, 이 되어버린달까. 대화를 잘 나누던 사람에게 호감이 생기는 건 당연한 수순이고, 어쩌면 호감이 생겼기 때문에 대화가 잘 지속된건지도 모른다. 레오는, 이제, 에미에게 관심을 갖는다. 스스로 어떡하지, 싶을 만큼.




에미, 변명부터 할게요. 사실 당신에게 날마다 메일을 썼어요. 보내지 않았을 뿐이지요. 아니, 보내지만 않은 게 아니라 다 지워버렸어요. 말하자면 제가 우리 대화에서 힘든 지점에 도달했습니다. 제가 당신, 신발 치수 37인 에미라는 여자에게 서서히, 그저 얘기 상대라는 틀에 맞는 선을 넘어 더 많은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겁니다. (p.29)




얘기가 잘 통하는 상대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게 가능한가? 나는 잘 모르겠다. 내 경우엔 얘기가 잘 통하는 상대를 좋아하고 또 사랑했다. 얘기가 잘 통하지 않는 사람을 좋아하거나 사랑하게 되지는 않았다. 그러니 '그저 얘기 상대'라는 틀에 상대를 넣어두었다 하더라도, 아, 그 얘기가 겁나게 잘 통한다면, 어떻게 더 많은 애정을 쏟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그러니까 애초에 이 대화를 나누지 말았어야 했어. 사랑하지 않으려고 했다면, 애초에 대화를 시작하지도 말았어야 했다고. 이미 대화를 해버린 이상,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담? 



물론 에미도 마찬가지다. 에미는 남편과 아이 둘 그리고 고양이와 함께 살지만, 하루종일 컴퓨터 앞에서 레오의 메일을 기다리고, 레오에게 이메일을 쓰는 기쁨으로 삶을 유지한다. 에미 역시 이메일로 레오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온 신경이 거기에 쏠린다. 레오도 그랬고, 에미도 그랬다. 자, 다시 단어의 사생활이다.



아마 우리는 무엇보다도 다른 사람들에 대해 생각하고 말하면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낼 것이다. 다른 사람이 우리를 넘치도록 행복하게 하거나, 미친 듯이 화나게 하거나, 깊은 슬픔에 빠지게 한다면 우리는 그 사람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이대 우리는 다른 사람들과 대화하면서 그 사람의 이름은 뺀 채 그 사람을 가리키는 다양한 대명사를 넣어 말할 때가 많다. 따라서 말하는 사람이 한 친구에 대해 생각하면서 말하고 있다면 3인칭 단수 대명사를 높은 비율로 사용하리라고 예상할 수 있다. (단어의 사생활, 제임스W 페니베이커, p.374)



누구에게나 그렇듯, 나 역시 그런 경험이 있다. 나 역시 누군가로 인해 행복하거나, 화가 나거나, 슬픔에 빠졌을 때, 그 사람의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 하루 온종일 신경이 그 사람에게 쏠리는 거다. 행복하면 행복해서, 화가 나면 화가 나서, 슬픔에 빠지면 슬픔에 빠져서. 우리가 행복하거나, 화가 나거나, 슬픔에 빠질 때, 그게 온전히 나 혼자, 스스로 때문에 일어난 일이 아니다. 내게 이런 감정이 생겨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이 필요했고, 그 다른 사람은 그러므로 내 생활 곳곳에 스며들어서 이런 감정들을 샘솟게 하며 나를 휘두른다. 에미와 레오가 이메일을 주고 받을 때, 그들의 머릿속에는 일하는 내내, 길을 걷고 밥을 먹으면서도, 서로의 생각 뿐이었을 거다. 오늘은 그(그녀)가 무슨 말을 할까, 나에게 메일을 보냈을까? 우리는 상대의 한 마디에 천국을 갔다가 지옥을 갔다가 할 것이다. 동굴속에 들어가기도 하고 구름 위를 걷기도 하고. 이렇게 온 신경을 쏟게 만드는 사람의 한마디는 얼마나 힘이 센가. 그렇게 레오와 에미는 서로에게 말을 걸고, 또 상대가 나에게 말을 걸기를 간절하게 기다린다. 그들의 답장은 몇 초만에 이루어지기도 하고, 간혹 며칠이 걸리기도 한다. 그리고 며칠이 걸릴 때는 서로 애가 탄다. 에미와 레오가 애가 타면, 나 역시 애가 탄다.




서로 만날까 만나지말까 고민하면서 그들은 후버까페에서의 만남을 갖는다. 그러니까 같은 시간에 한 공간에 있지만 서로가 누구인지 모르고, 서로에게 '혹시 니가 레오냐' 같은 거 묻지 않기로. 그리고나서는 집에 돌아가 '너 왔었니?' 라고 묻고, '너의 마음에 드는 사람은 누구였니?' 묻는다. 하하하하하. 귀여워.... 

이메일로 이들은 언제까지 교류할 수 있을까. 이것이 오래, 앞으로도 쭈욱, 계속될 수 있을까? 나는 아마 그러기는 어렵다고 본다. 언젠가 누군가는 먼저 만나자고 제안할 수밖에 없을 거라고. 책에서도 레오가 혹은 에미가 만나자고 했다가, 그러지 말자고 했다가, 이랬다가 저랬다가 반복한다. 그 마음 내가 충분히 잘 알겠다.

책속에서 레오는 에미의 실체 없음에 대해 얘기하는데, 그렇다. 

사랑을 나누는 데 대화가 중요하지만, 실체도 중요하다. 이 실체 없는 사랑을 대체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

그러니까 현실에서 다른 연인, 실체를 가진 사람과 사랑하면서, 그 사람과 만나 서로 고개를 돌릴 때 일어나는 바람을 느끼면서, 그러면서 살 수 있지만, 집에 돌아와 컴퓨터 앞에 앉아 다시 이메일에 열중하는 삶이라면, 이게 어느 하나 계속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니까 이메일에 빠져 있다면 실체에게 소홀할 테고, 실체 앞에서 자꾸만 '빨리 가서 이메일 확인하고 싶다' 같은 거 생각할텐데, 이 실체와의 사랑이 가능해질까. 또한 이 실체의 사랑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 그 사람에게 시간과 신경을 쏟을텐데, 메일을 열어보는 횟수라든가 답장하는 횟수는 줄어들 수밖에 없지 않을까. 대화와 실체가 한 사람에게서 가능한 것이 아니라면, 그 둘을 쪼개야 한다면, 그건 길게 유지되지 못하지 않을까. 그러니까 상대를 만나서 어떻게든 끝장을 봐야 하는 거 아닐까....

이 부분에서는 누구나 그렇겠지만 영화 《HER》가 생각나고, 또 내게는 '미셸 윌리엄스' 주연의 영화 《우리도 사랑일까?》도 생각난다.
















《HER》에서 남자는 소프트웨어와 사랑에 빠지는데, 그녀를 사랑하지만, 그녀와 실체 있는 사랑을 나눌 수 없다. 《우리도 사랑일까?》에서 남자는 이미 다른 남자와 결혼한 여자와 사랑에 빠진다. 그 사랑은 시작되는 단계에서 힘차게 스타트 하지 못하고, 그렇게 남자는 여자의 주변만 맴돌게 되는데, 어느 하루는, 술 한잔도 안마시고, 그리고 그녀에게 손가락 하나도 대지 않은채로, 섹스를 하는 거다. 그 장면에서 얼마나 에미와 레오 생각이 나던지!




에미는 자신이 레오를 만나지는 않은 채로, 자신의 친한 친구 '미아'를 레오에게 소개시켜주려 한다. 레오는 처음에 기분나빠했지만 곧 미아를 소개받게 되는데, 아아, 너무 싫어...나는 대체 에미가 왜그랬는지, 이 바보 멍청아!! 하면서 한껏 욕해주고 싶지만, 그렇지만 그 마음도 이해가 된다. 그러니까 어차피 내꺼가 될 수 없는 남자를 어떻게든 가깝게 옆에 두고자 하는 마음 같은 거, 자신의 친한 친구와 연결시켜서, 어떻게든 자신이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도 싶었을거고, 가장 큰 거는, 자신의 친구에게 레오가 자신을 어떻게 말하는지, 자신에 대해 어떤 감정을 갖고 있는지를 알고자 했던 게 아니었을까. 그렇다해도 이건 진짜 미련한 방법인 거다. 아마 한 번 해봤으니 에미도 다시는 안하겠지.


아주 오래전의 나에게 이런 일이 있었다. 그때 내가 혼자 좋아하던 남자가 있었는데, 내 친구를 소개시켜준거다. 어차피 내 남자도 아니니까..하면서. 그당시 나는 내가 그를 좋아한다고는 생각했지만, 내 친구를 소개시켜주고 그들이 내가 모르는 만남을 가졌다는 걸 알게되면서, 아아 마음이 너무 아프다, 나 이 사람을 많이 좋아했구나..이런 생각을 하게 됐고, 내가 왜 이런 미친짓을 했을까 엄청 후회했다. 아아, 싫어..그때의 나여, 미워 ㅠㅠ 바부 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러고나서 시간이 흘러 내가 다른 남자에 대해 호감이 생겼을 때, 그러나 나랑 사귀지 않는 사이가 됐을 때, 내 친한 여자친구가 '그렇다면 그남자 나 소개시켜줘'라고 했는데, 나는 단번에 '아니'라고 말했다. 내가 다시는, 내가 호감가는 남자를 내 친구에게 소개시키는 일 따위를 하지 않겠다고 굳게 마음 먹었더랬다. 이게 나랑 사귀는 게 아니어도, 나로 인해 이 둘이 사랑하는 사이가 되게 하지는 말자. 우연이 작동해서 이들이 서로 어떻게든 만나 사랑하게 됐다면 내가 어쩔 수 없지만, 내가 그 다리를 놓고 또 후회하고 머리를 쥐어뜯으며 이불킥 같은 거 하는 삶을 선택하지는 말자, 그런 식의 후회는 하고 싶지 않아! 


아마 에미도 다시는, 다시는 그런 일을 시도하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레오가 ㅠㅠ 미아랑 잤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 그 사실을 '짐작만' 하고 있을 때와, 레오의 입을 통해 그걸 알게 됐을 때의 에미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에미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에미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내 가슴이 다 찢어진다. 그렇다고 뭐라고 잔소리도 못해. 왜냐면 내가 그러라고 소개시켰으니까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누굴 원망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과거의 나자신을 원망해야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세상에서 제일 바보는 누구? 나! 바로 나!!!!! 아아, 에미는 얼마나 동굴 속으로 들어가고 싶었을까, 얼마나 자신을 때리고 싶었을까, 얼마나 자신을 원망했을까, 얼마나 화가 났을까, 그렇지만 그 화를 어떻게든 표출할 수가 없어 얼마나 속이 뒤집혔을까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일상이 지옥이었을거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누가 지옥으로 보냈다? 내가! 바로 내가!! 나!!!!! 내가 나를 지옥으로 보냈어!!!!!!!


그래, 에미가 잘못했는데, 굳이 소개시킨 거 잘못한건데, 아니, 그래도 그렇지, 레오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렇다고 왜 미아랑 자?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왜그래?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왜 미아랑 자는거야?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레오 미워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레오 빵꾸똥꾸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 진짜 엎드려서 펑펑 울고싶다. 




토요일에 총 여섯명의 돌아가며 강의하는 페미니즘 강연을 듣고 왔는데, 누군가는 처음부터 몰입시키는 반면, 누군가의 강연은 전혀 집중이 되질 않았다. 나는 이것이 왜그럴까, 생각해보다가 '목소리' 때문이라는 결론을 냈는데, 그 사람의 목소리가 나와는 맞지 않는 목소리였던 게 아닌가 싶다. 그러니까 그 말이 내게 와 닿지 못했던 건 아닐까.


레오와 에미는 이메일을 주고받다가 서로의 목소리를 듣고 싶어한다. 그래서 서로의 자동응답기에 목소리를 남기게 되는데, 레오는 에미의 목소리를 듣고 진짜 뻑간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포르노방송 진행자 같은 목소리라며. ㅋㅋㅋㅋㅋㅋㅋㅋ아아, 목소리 뭐지? 목소리까지 듣고나니 이들의 감정은 더 커지고야 만다. 아흙- 




2분 뒤
Aw:
에미, 말문이 막혀버렸어요. 내가 몹시 놀랐다는 소리예요. 당신 목소리와 말투를 전혀 다르게 상상하고 있었거든요. 당신, 정말로 늘 그렇게 말해요? 아니면 목소리를 일부러 꾸민 건가요? 

45초 뒤
Re:
제 목소리가 어떤데요? 

1분 뒤
Aw:
끝내주게 에로틱해요! 포르노방송 진행자처럼. 

7분 뒤
Re:
그거 칭찬이죠? 한시름 놓았어요! 당신도 나쁘지 않은걸요. 당신은 글보다 말이 훨씬 대담해요. 목소리가 아주 허스키하게요. "내가 줄곧 이런 사람이랑 얘기하고 있었던 거야?" 이 대목이 마음에 들어요. 뭐랄까, 무척 방탕하고 섹시한 느낌이 나요. 그런 목소리라면 비아그라 같은 정력제 광고에 써도 아주 잘 어울릴 것 같아요. (p.304) 



목소리, 라고 하면 나도 진짜 할말 많은 사람인데...(뭔들 할 말이 없겠냐마는 ㅋㅋㅋㅋㅋ)

나도 누군가의 목소리를 아주 좋아한 적이 있다. 생각해보면 내 인생에서 두 명의 남자쯤에게 그저 목소리만으로도 자지러질만큼 사랑을 느꼈던 것 같다. 아, 생각하니까 또 갑자기 막 가슴이 뛰는데, 한명은 특히, 웃음소리가 좋았다. 소설에서 흔히 등장하는 상투어로 '낮은 웃음소리'같은 거로 묘사할 수 있는, 그런 웃음소리였는데. 언제나 차분하게 말하고 웃는 것도 차분해서, 가끔 그가 그렇게 낮은 목소리로 웃으면 정말이지 심장이 쏘옥 하고 어딘가로 빨려들어가는 것 같았더랬다. 내가 그사람에게 목소리 좋다고 말한 적이 있던가? 그건 모르겠네. 그의 목소리가 모두에게 좋은 목소리였는지는 모르겠다. 그렇지만 나는 그를 오래 좋아했었고, 좋아해서 그의 목소리가 특별했는지 모르겠지만, 그의 목소리도 내가 무척 좋아했더랬다. 그 차분한 말투는 진짜 다른 누구도 흉내낼 수 없을 것 같다. 그는, 내가 만났던 남자중에 가장 레오에 근접했는데, 내게는 여전히 레오=그사람 으로 자동연상된다. 아아, 이제는 오래전의 일이구나. 이미 다 지난 일이 되어버렸어...

그에게 목소리 좋다고 말한 적이 있었는지, 말한 적이 없다면 언제라도 다시 만났을 때 꼭 말해주고 싶다. 이젠 모두 지난 일이 된걸까... 라는 노래 가사가 떠오르는군. 아! 그런데! 그로부터는 내 목소리 좋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나는 그로부터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랐더랬다. 그가 내 목소리를 좋다고 생각하는지, 그를 몇해간 알면서 전혀 몰랐기 때문에. 아아, 그만 생각하자, 혼란하다....내 심장에게 이제 이런 일을 시키지 말자. 가만 잠자고 있는 심장에 불을 지르지 말자... 심장아, 미안해!



또 한명의 목소리 좋은 남자는...얘기하는 순간 내 심장이 폭발해버릴지도 모르므로 패쓰하겠다. 다만, 그가 성대 찢어져라 신해철의 노래를 불러주던 것이 내내 떠오른다. 참 신기하지, 목소리는 기가 막히게 좋은데 이상하게 음치였어....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핳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이남자가 너무 좋은 건, 음치인데도 노래를 수시로 잘 불러줬다는 거다. 아 쓰면서 절로 웃음이 나는군. 불러달라는 노래도 잘불러주고(심규선!), 그냥 자기 흥에 겨워서도 잘 불러줬는데,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목소리가 좋아도 음치일 수 있다!!! 세상은 살아볼만한 것이여..... 이 남자도 내 목소리와 말투를 좋아했는데, 역시 목소리에는 합이라는 게 있는 것 같다. 역시 모두 지난 일이 되어버렸지. 시간은 앞을 향해 흐르고 내 남자의 목소리는 과거로 남아버렸다...이럴 줄 알았으면 목소리 실컷 들을 수 있었을 때 녹음이라도 해둘걸. 그리울 때마다 틀어두게...음..이건 변태같나? 그렇지만 누구나 가슴속에 저마다의 변태기질은 있는 거잖아요? (글썽)




책을 읽는 내내 막 이생각 저생각 내 과거가 수시로 떠올라서 너무나 괴로웠다. 그리고 이 책의 결말까지 접하고나서, 아아, 이 책의 결말은, 세상 그 어떤 소설의 결말보다 완벽하지만, 그렇지만 이대로 끝낼수는 없다! 하는 마음이 되어서는, 이미 읽었고 그래서 이미 알고 있는 이 책의 후속편, 《일곱 번째 파도》가 읽고 싶어졌다. 새벽 세시는 여러차례 읽어도 일곱 번째 파도를 그렇게 읽진 않았었는데, 아아, 이번에는 꼭 그 책이 필요해, 꼭 그 책을 읽어야겠어!! 하는 마음이 되어, 내 소중한 책장 앞으로 갔지만, 그 책이 보이질 않는다...아니 대체..왜...어디간거야 ㅠㅠ 난 내 책들을 대체 어디로 보내고 있는거야 ㅠㅠ 내가 그걸 팔 리가 없는데 ㅠㅠㅠㅠㅠ 그러면 어딜 갔어 ㅠㅠㅠ 별수없이 나는 오늘 아침에 또 사고 말았다. 아아- 인생은 뭐지....





오늘 아침 라디오에서는 '윤종신'의 노래 <너에게 간다>가 나왔다. 이미 알고 있는 노래였는데, 구절구절이 다 속속 박히면서 새삼 좋게 느껴졌다. 그래서 출근길 버스 안에서 이 노래를 반복해 들었다.


 



너에게 간다
다신 없을 것 같았던 길

내가 지금 숨이 차오는 건 
빠르게 뛰는 이유만은 아냐 
너를 보게 되기에 그리움 끝나기에 

나의 많은 약속들 가운데 
이렇게 갑자기 찾아들었고 
며칠 밤이 길었던 약속같지 않은 기적 

너와 헤어짐에 자신했던 세월이란 믿음은 
나에게만은 거꾸로 흘러 
너를 가장 사랑했던 그 때로 나를 데려가서 
멈춰있는 추억속을 맴돌게 했지 

단 한번 그냥 무심한 인사였어도 좋아 
수화기 너의 목소리 그 하나 만으로도 
너에게 간다 다신 없을 것 같았던 길 
문을 열면 네가 보일까 
흐르는 땀 숨고른 뒤 살며시 문을 밀어본다 

내가 지금 숨이 차오는 건 
빠르게 뛰는 이유만은 아냐 
너를 보게 되기에 그리움 끝나기에 

나의 많은 약속들 가운데 
이렇게 갑자기 찾아들었고 
며칠 밤이 길었던 약속같지 않은 기적

너의 갑작스런 전화속에 침착할 수 없었던 
내 어설펐던 태연함 속엔 
하고픈 말 뒤섞인 채 보고싶단 말도 못하고 
반가운 맘 누르던 나 너를 향한다 

단 한번 그냥 무심한 인사였어도 좋아 
수화기 너의 목소리 그 하나 만으로도 
너에게 간다 다신 없을 것 같았던 길 
문을 열면 네가 보일까 
숨고른 뒤 살며시 문을 밀어본다




어휴... 이건 진짜 노래가 너무 좋은데, 구구절절 왜 좋은지 설명하자면, 너무 나의 찌질함이 드러나는 것 같으므로, 내 상황을 대신해 영화 《만추》를 대입해보고자 한다. 영화 만추에서, 본 사람들은 다 알겠지만, 마지막 장면, 탕웨이는 현빈이 만나자고 했던 그 장소에서 현빈을 기다린다. 문이 열릴때마다 쳐다보고 쳐다보고...영화는 그렇게 끝나는데, 위의 윤종신 노래는, 영화속에 나오지 않았던 현빈의 마음인 것 같은 거다. '너에게 간다' 도 그렇고, '문을 열면 네가 보일까' 라니... 그러면서 숨고른 뒤 살며시 문을 밀어보는, 그 마음... 아아.......거기에 너는 있을까 없을까........



노래는 윤종신의 10집 앨범이라는데, 나는 그래서 그 앨범을 엠피삼으로 사려고 한다.














너에게 간다, 니. 정말 좋지 않은가. 너에게 간다. 

너에게 간다

너에게 간다

너에게 간다

너에게 간다

너에게 간다

너에게 간다

너에게 간다

너에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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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와라. 나에게 와라. 내가 두 팔 벌려 기다리고 있을게. 아, 두 팔 벌려 기다리고 있노라니, 져니의 <open arms>가 또 생각나???






자, 나는 두 팔 벌려 기다린다.
나에게 오라.

컴온, 베이비!!



컴온 베이비, 라고 하니까 미스터 빅의 <to be with you>가 생각나지만,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오늘 안에 페이퍼를 끝맺지 못할 것 같으므로 여기에서 줄이기로 한다.


컴 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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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7-05-29 1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ㅠ 몇갠지 세보다가 포기했어요. 자기들끼리 막 뭉쳤다가 떨어졌다 하는데....

다락방 2017-05-29 12:27   좋아요 0 | URL
으응? 뭐가요? 뭐가 몇 개인지 세보다가 포기했다는 거에요? 뭐요, 뭐? 응?
책? 찌질한 기억?

syo 2017-05-29 1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ㅠ˝요. ㅠ가 몇갠지 세고 있었어요.... 찌질한 기억 세어보게 하기 없기에요.

다락방 2017-05-29 12:32   좋아요 0 | URL
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앞에 ㅠ 가 있었구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안해요. 여러가지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니까 ㅠㅠㅠㅠ 이거 많이 써서 미안하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지간에 그렇습니다. ㅋㅋㅋㅋㅋ 아 빵터졌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어의 사생활 - 우리는 모두, 단어 속에 자신의 흔적을 남긴다
제임스 W. 페니베이커 지음, 김아영 옮김 / 사이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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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감정을 바깥으로 표현해내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떤 감정들은 입밖으로 내는 순간 더 진해지지만, 어떤 감정들은 입밖으로 내는 순간 그 크기가 작아지고 따라서 내 속도 편해지기도 한다. 그렇지만 감정을 입밖으로 내는 걸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고, 그들이 말을 했으면, 싶지만, 그것이 오히려 그들을 더 불편하게 할 수도 있다는 걸 안다. 



내 경력으로 말하자면 초기에는 건강, 감정, 트라우마 경험의 특징등을 연구했다. 그러다 1980년대 초반, 나는 우연히 발견한 사실에 마음이 끌렸다. 지독한 트라우마 경험을 혼자서만 간직하는 사람들은 그 경험을 드러내 놓고 말하는 사람들에 비해 건강상의 문제가 훨신 많았던 것이다. 비밀을 간직하는 것이 왜 그리 해로울까? 더 중요한 질문을 하자면, 강렬한 감정을 수반하는 비밀을 터놓는 사람들은 더 건강해지는 것일까? 나와 제자들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금세 알게 되었다. 답은 <그렇다> 였다.

우리는 사람들에게 하루 15분에서 20분 정도씩 사나흘 연속으로 자신의 트라우마 경험에 대해 글로 써보라는 실험을 시작했다. 그 결과 자신의 트라우마에 대해 글을 쓴 사람들은 아무런 감정을 일으키지 않는 주제에 대해 글을 써야 했던 사람들에 비해 건강이 호전되었음이 증명되었다. 이후의 연구들에서는 감정을 표출하는 표현적 글쓰기expressive writing 가 면역 기능을 높이고, 혈압을 낮추며, 우울한 감정을 줄이는 한편 평소의 기분도 더 나아지게 한다는 사실이 발견되었다. 최초의 글쓰기 실험 이후 25년이 지난 지금까지 세계 전역에서 2백 건 이상의 비슷한 실험이 수행되었다. 연구 결과는 그리 대단치 않을 때도 많지만, 감정의 격변을 <언어의 변환>하는 단순한 과정은 신체적 및 정신적 건강과 꾸준히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p.26)




내가 이토록 건강한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내가 언제나 말과 글로 감정을 표현하는 사람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이 책을 읽으면서 들었다. 나는 계속 말을 하고 글을 쓰는 사람이므로, 앞으로도 이렇게 건강을 유지할 수 있겠구나. 실제로 나는 아주 많은 감정을 글을 쓰면서 다스리곤 한다. 분노도 슬픔도 기쁨도 행복도, 뭐든 글로 쓰는 것이 내게는 좋고 편하다. 



그렇지만 이 책을 읽는 일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책의 내용이 막 어렵다거나 한 것은 아닌데, 우선적으로 이 책은 '영어로 읽는 편'이 낫지 않았을까 싶은거다. 번역된 채로 이 글이 원래 전하던 바를, 다른 문학작품이 그러한것보다, 완벽히 전달하기가 어렵지 않았을까 싶은 거다. 원서로 읽으면 뭔가 더 와닿지 않았을까 했던 것. 또한 사람들의 단어(내용어와 기능어)를 연구해서 그 사람에 대해 파악한다는 것은 의미있고 중요한 일로 보이지만, 그것은 그저 우리가 추측하는 것에 비해 가능성이 더 높은 것일뿐 완전한 방법도 아니며, 매번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라는 식으로 되어서 흐음, 하고 약간 갸웃하게 되는 것이다. 


그건그렇고, 아니, 이 세상에 이렇게 다른 사람들의 말과 글을 계속해서 연구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거기에 흥미를 가지고 함께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거 넘나 신기하고... 이 세상은 내가 알지 못하는 분야에 대해 공부하는 사람들이 여기저기 있어서 굴러가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일전에 고래를 연구했던 박사에 대한 책을 읽으며 느꼈던 것처럼, 내가 전혀 생각해보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 누군가는 꽤 흥미를 갖는다는 거, 너무 신기하고 재미있지 않은가.



이 책에서 이메일을 연구하고 단어와 말, 트윗을 연구하는 이 심리학자 덕에, 나는 이메일로 언어를 연구한다던 레오(그래, 바로 그 레오!) 생각이 났고, 덕분에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를 다시 읽게 되었다. 이 새벽 세시 얘기는 몹시 길어질 것 같으므로 따로 페이퍼를 작성하기로 한다.




"기분 나쁘게 생각하지는 말아요, 당신 남자예요 여자예요?" 독자 여러분, "기분 나쁘게 생각하진는 말아요." 라고 시작하는 문장 치고 듣는 사람에게 좋게 끝날 수 있는 문장이 있을까? 브리타니는 자기가 못되게 굴 수 있다는 사실을 이미 예고한 것이다. (p.89)





일전에 다니던 직장에서 상사가 내 밑에 직원에게 늘상 하는 얘기가 "기분나쁘게 듣지 마, 나는 속에 품지는 않아, 금세 잊어버려" 였단다. 그러면서 그 직원은 내게 하소연 했더랬다. '아니, 자기는 꽁하고 있지 않는다면서 나한테도 그러라고 잔소리 실컷 하는데, 제가 목석이에요?" 하는 거였다. 저 말 너무 웃기지 않나. 기분 나쁘게 생각하지는 마, 라니. 어디다대고 명령질이야 ㅋㅋㅋㅋㅋㅋ 내 기분을 왜 니가 컨트럴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겁나 어처구니 없는 말이다. 하하하하하. 저 말 딱 듣는데 그 상사 생각 넘나 났고..... 아 싫어...


무릇 상사들이란 그래야하는걸까..싫어야 하는걸까...그런데 나도 상사..이지.....인생 뭘까?



신디의 발견에 따르면 다이어트 성공을 가장 잘 예측하는 지표는 온라인 소셜 네트워크 참여 여부다. 요컨대 다른 사람들과 메시지나 게시물을 더 많이 주고받을수록 살 빼는 데 성공할 가능성이 높았다. 게다가 개인적이고 감정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글을 쓴 사람들은 음식과 다이어트에 대해서만 글을 쓴 사람에 비해 훨씬 성공적으로 살을 뺐다. (p.198-199)



위의 문장대로라면, 아아, 나는 지금 모델을 하고 있어야 하지 않나......?




여자들은 남자들에 비해 인지적 단어를 더 많이 사용한다. 인지적 단어는 다양한 사고 과정을 나타내는 단어로서 통찰력을 보여주는 단어(이해하다, 알다, 생각하다), 인과적 사고를 나타내는 단어(왜냐하면, 이유, 근거), 이와 관련 있는 여러 차원들의 단어를 포함한다. 여자들이 이러한 단어를 더 많이 사용한다는 사실은 여자는 남자보다 합리적이지 못하고 철학적 사고를 할 수 없다고 믿은 아리스토텔레스의 뺨을 후려갈기는 셈이다. (p.248)



후훗. 아리스토텔레스의 뺨을 후려갈겼다!




서로의 지위를 판단하는 행동은 영어를 사용하는 대학생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이것은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사실 훨씬 더 간단한 잣대로 지위를 가늠하는 사회도 있다. 예컨대 한국에서는 사회적 서열을 판단하는 가장 결정적인 요인 중 하나가 나이다. 나이가 같으면 그 다음에는 재산이나 수입으로 파난한다. 이런 사회에서는 서로의 생활에 관해 직접적으로 물어보는 일이 흔하다. 서양에서는 이런 행동이 무례하다고 여겨질 수 있다. 한 예로, 나는 치ㅗ근 한국에 다녀오는 길에 나와 나이가 얼추 비슷해 보이는 한국 남자 옆에 앉았다. 비행기가 이륙한지 10분 정도 지나자 그는 내 나이를 물으면서 말문을 텄다. 우리가 정확히 같은 나이라는 것이 밝혀지자 그는 내 연간 수입이 얼마인지 물었다. 내가 대답하자 그는 따뜻한 미소를 지으면서 이렇게만 말했다. ˝뭐 둘 다 비슷하네요.˝ 아마 그가 나보다 수입이 훨씬 높은 모양이었다. 그래서인지 그는 이후 나와 대화하면서 더 편안하게 느낀듯했다. (p.90-91)

수치스럽거나 자신의 평판을 해칠 수 있는 사건은 오랫동안 비밀에 부쳐질 때가 많다. 나는 이것을 일찍이 발견하고, 17세 이전에 트라우마가 될 만한 성경험을 한 적이 있는지 묻는 항목을 설문지에 넣었다. 수천 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여자의 경우 22퍼센트, 남자의 경우 11퍼센트가 그런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충격적인 점은 이렇게 답한 집단이 그런 경험이 없는 사람들에 비해 건강 상태가 훨신 나빴다는 사실이다. 이후 수행된 연구들에 따르면 문제는 그런 성적인 트라우마가 거의 모두 비밀이라는 점에 있었다. 어떤 유형의 사건이든 사람들이 혼자서만 알고 있는 일은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해로울 가능성이 높았다.
중요한 감정적 격변에 대해 말하지 않는 것은 자연스러운 행동에 어긋나는 일이다. 우리는 감정적 사건을 겪으면 대화를 나누고 싶어진다. (p.199-200)

감정은 단순히 사건에 대한 반응이라고만 할 수는 없다. 다양한 감정들은 우리의 사고방식을 바꾸고 다른 사람들에게 반응하는 방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감정은 사람들을 가까워지게 하거나 멀어지게 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굉장히 사회적이다. 감정은 다른 사람들의 동기, 목표, 의도에 대한 의미 있는 신호이기도 하다. 기능어와 감정 상태는 긴밀하게 연결될 수밖에 없다. 감정은 우리가 세상을 다르게 생각하게 하고, 기능어는 이런 생각의 변화를 반영하기 때문이다. (p.201)

생각과 감정의 관계는 여러 세기 동안 철학과 심리학에서 뜨거운 논쟁거리였다. 아리스토텔레스와 플라톤은 논리와 감정도 근본적으로 다른 과정이라고 주장했다. 17세기 학자 데카르트는 한 발 더 나아가 감정이 합리적으로 생각하는 능력을 훼손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초기의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 역시 감정과 열정이 어떻게 판단을 흐리는지 강조했다.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근본적인 감정의 문제들이 성격과 행동을 움직이는 원동력이라고 주장했다.
이제 우리는 감정과 이성에 대해 매우 다르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이것은 뇌과학에서 발견된 점들 덕분이기도 하다. 이런 새로운 관점을 가장 설득력 있게 대변하는 사람 중 하나는 안토니오 R. 다마지오다. 다마지오는 전두엽이 손상된 사람들의 행동에 대해 연구하고 글을 써온 신경과학자다. 전두엽은 원시적인 감정 담당 영역과 추상적 논리 및 언어와 관련된 영역에서 보내는 정보를 통합한다. 이 통합은 상당히 광범위하게 일어나므로 감정과 생각을 뚜렷하게 구별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 (p.201-202)

즉 감정은 생각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이 장의 핵심 메시지는 우리가 세상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에 감정이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우리의 감정은 생각에 영향을 미치고, 생각은 우리가 기능어를 사용하는 방식에 반영된다. 한 발 더 나아가, 기능어는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느끼는지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p.202)

글쓰기와 말하기에서 나타나는 형식성은 중요한 문제들과 관련이 있다. 형식적 사고를 주로 하는 사람들은 지위와 권력에 관심이 더 많고 자기반성적인 경향이 낮은 편이다. 이들은 덜 형식적인 글을 쓰는 사람들에 비해 음주와 흡연을 적게 하고 정신적으로 더 건강하지만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들에게 덜 정직한 경향도 있다. 또 사람들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글쓰기과 말하기 스타일이 즉각적인 쪽에서 형식적인 쪽으로 변한다. (p.213)

분석적 사고는 그 사람이 인지적으로 복잡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말하거나 글을 쓸 때 구별을 하는 사람은 대학에서 더 높은 성적을 받고, 더 정직한 경향이 있으며, 새로운 경험을 열린 태도로 대한다. 이들은 또한 분석적으로 사고하는 경향이 낮은 사람에 비해 글을 더 많이 읽고 자기 자신을 더 복합적인 관점으로 본다. (p.214-215)

두 사람이 서로의 언어 스타일에 얼마나 빨리 적응할 수 있는지 알아내기는 어렵다. 앞서 살펴보았듯 낯선 사람과 대화할 때 이 적응은 보통 몇 초 안에 일어난다. 이때 두 사람은 상대방의 형식성, 명확성, 감성적인 정도, 사고방식에 맞추어 즉시 적응한다. 두 사람 모두 어떤 대명사가 누구를 가리키는지, 즉 그녀, 그, 그것이 가리키는 대상을 머릿속에서 끊임없이 따라간다. 대화라는 공이 계속 굴러가게 하려면 둘 다 주제의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 사실 둘 중 한 명이나 둘 다 순간적으로 한눈을 팔거나 이상하게 행동하기 시작한다면(거짓말 등) 상대방은 대화를 계속하기 위해 더 많은 에너지를 쏟아야 한다. (p.312)

한편 <우리>라는 단어는 생명을 구할 수도 있다. 한 연구에서는 심부전증 환자들을 배우자와 함께 인터뷰했다. 그들은 다음과 같은 질문을 비롯하여 여러 질문들에 대답했다. ˝두 분이 심장병을 극복해 오시면서 제일 잘한 일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배우자가 이 질문들에 답할 때 <우리>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한 사람일수록 6개월 후 환자의 상태가 더 좋아졌다. 배우자가 <우리>라는 단어를 사용했다는 것은 환자의 건강 문제를 부부가 함께 전념해야 할 공통의 문제로 보았다는 의미였다. 부부가 병을 극복하려고 함께 노력하는 경우 환자의 신체적, 정신적 스트레스가 줄어들었다. (p.318)

아마 우리는 무엇보다도 다른 사람들에 대해 생각하고 말하면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낼 것이다. 다른 사람이 우리를 넘치도록 행복하게 하거나, 미친 듯이 화나게 하거나, 깊은 슬픔에 빠지게 한다면 우리는 그 사람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이대 우리는 다른 사람들과 대화하면서 그 사람의 이름은 뺀 채 그 사람을 가리키는 다양한 대명사를 넣어 말할 때가 많다. 따라서 말하는 사람이 한 친구에 대해 생각하면서 말하고 있다면 3인칭 단수 대명사를 높은 비율로 사용하리라고 예상할 수 있다. (p.3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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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너에게 간다
    from 마지막 키스 2017-05-29 11:05 
    우리는 미래에 대해 알 수 없다. 내가 언제 누구를 만나 어떤 상황이 될지 알 수 없고, 내가 당장 내일 무슨 책을 읽을 지도 알 수 없다. 나는 제임스 W. 페니베이커의 《단어의 사생활》을 읽다가, 심리학자인 저자가 언어에 대해 연구한 책을 읽다가, 아아, 언어를 연구한다고 했던, 내가 오래전에 사랑에 빠진 남자, '레오' 생각이 났던 것이다. 그래서 마침 그냥 가볍게 훑어볼까, 하고 출근길에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를 들고 나왔는데, 가만있자
 
 
 















피우진은 여군이 군대내에서 받는 상당한 성차별을 옳지 못하다며 개선하려고 한다. 남자 군인과 동등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자신에게 불이익이 닥쳐오더라도 옳지 않은 건 옳지 않다고 말하는 용기가 있다. 책 곳곳에 군에서 당한 성차별과 성희롱이 언급되는데, 읽다보면 속이 터져서 책을 던져버리고 싶어진다. 물론 이건 군에서만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사람들이 많이 아는 일화처럼, 1군 사령관이 술 마시는데 여군을 보내라고 한 일 같은 것은, 다른 남성들 집단에서도 빈번하게 일어나는 일이다. 노래방 도우미는 대체 왜 필요하며, 아니, 거기까지 갈 것도 없이, 아주 많은 여자들이 남자들로부터 '술 마시게 친구들하고 같이와'라는 전화를 받아본 적이 있지 않던가? 왜 술마시는 자리에는 여자가 있어야 할까? 지들끼리 술 마시지도 못할거면서 술은 뭐하러 쳐마심?



그 모든 싸움의 과정은 고독했고 고단했음에 틀림없는데, 지금이라면 피우진이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로 정의했을지 알 수 없지만, 이 책에 쓰여진대로라면 피우진은 자신을 '페미니스트는 아니'라고 말한다. 그저 불평등한 것은 옳지 않으므로 평등해져야 한다 목소리를 낸건데, 페미니스트가 그거다. 성평등을 주장하는 사람. 


위에 언급한 '술마시는데 여군보내라' 했던 1군 사령관은 나중에 합참의장까지 지냈다고 한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개같은 짓을 해도 잘만 진급하는구나. 세상은 똥이구먼.



이 책 한권을 다 읽으니 몹시 지친다. 30년간 군에서 지내는 그녀의 삶이 진짜 얼마나 고단했을지..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하는데, 그것이 옳다는 걸 알고 있는데, 그 대부분의 시간에 그녀는 혼자였다. 미움도 많이 받고 적도 많이 생기고, 게다가 상대는 남군이라는 다수이니... 나는 회식중에 여성비하 발언하는 남자 상사랑 말다툼 하는 것도 몹시 피곤한데, 피우진은 자기보다 직급 높은 사람에게 반항을 계속해대니, 아, 진짜 그 삶이 너무 고단하고 피곤했겠다 싶다. 



군대라서 남녀 차별이 없을 거라는 건 나 혼자의 순진한 생가깅었다. 제도적으로 이미 여군은 남군을 보조하는 것으로만 정해져 있었다. 훈련소 시절이야 아직 보직이니 진급이니 하는 것에 신경 쓸 때가 아니므로 그런 차별은 느끼지 못했지만 여군에 대한 이중적 시선은 이때부터 실감할 수가 있었다.

여군 후보생은 처음 선발하는 면접에서부터 단정함 이상의 미모를 주요 조건으로 따졌다. 앞에서 말한 파마머리 말고도 여군 후보생들은 일과 교육 시간에도 하의가 스커트인 정복을 입게 하였고, 내무반 밖에서는 꼭 화장하고 다니기를 요구했다.

마치 미스코리아라도 양성하듯 우아함과 신비성을 요구하는 게 전반적인 분위기였다. 늘 시간에 쫓기기 때문에 화장하는 게 귀찮았지만 화장을 하라고 위에서 하도 지시가 내려와 후보생들은 빈 캐비닛에 루주 하나를 보관해 놓고는 아침마다 돌아가면서 발랐다. 후보생들이 맨 얼굴에 다른 화장은 하나도 안 하고 모두 똑같은 색의 루주만 칠한 채 학과 출장을 나가는 모습은 우리가 봐도 희극적이었다.

이렇게 여성성을 요구하는 한편 훈련이나 기타 화장실 사용, 목욕등 일반 생활에서는 여성에 대한 배려가 일절 없었다. 군대에 들어온 이상 남자와 똑같아야 한다면서도 여성만의 부드럽고 우아한 이미지를 동시에 요구 받았던 것이다. (p.46-47)




얼마전에 여자1이 자신의 남자사람친구로부터 소개팅을 받았다. 함께 술을 마시는 자리였고 횟집이었는데, 남자사람친구는 여자1에게, '뭐해, 새우 하나 까드려', '조개살 발라서 입에좀 넣어드리고' 같은 개소리를 했다는 거다. 밥먹다가 그 얘기 듣는데 나 진짜 너무 어이상실.... 내 남자사람 친구가 나에게 그런 개소리를 했다면 빈조개껍데기를 얼굴에 던져버렸을 거다. 지는 손이 없냐 발이 없냐, 처음 보는 남자에게 왜 새우를 까주고 조개살을 발라주라 시키는거지? 왜 함께 술마시는 여자는, '함께' 마시는 게 아니라 '남자 더 즐겁게' 술마시도록 도우라는거지? 


이 책속의 1군 사령관도 그렇다. 얌전하게 술이나 쳐마실 것이지, 왜 여군들을 보내라는거야? 미친.... 여자 없어서 술을 못먹겠으면, 술을 마시지마!! 



이 한권을 읽는데 시간도 얼마 안걸리는데 진짜 답답함이 오래간다. 남자들은 진짜 술마시는 거 못하게 해야 될 것 같다. 허구헌날 술핑계만 대버리니..지들 인격 문제인지도 모르고. 게다가 이 책속에도 부하여군 성추행,성폭행 반복적으로 하는 장교들 나오는데, 하아, 지금까지도 일어나서 뉴스에 나오는 일들이다. 이놈의 인간들은 어쩌면 이렇게 성장하지 못하고 멈춰있는지... 진짜 돈있고 나이든 남자들 너무 유해한 존재들이다... 세상에서 가장 유해한 짐승들이야.....





아 책 읽으면서 너무 짜증이 나가지고 초콜렛을 막 먹었는데도 이 답답함이 가시지가 않네. -_-




개인적으로 나는 회식자리가 아주 싫었다. 내가 술을 못해서 지루하기도 했지만 그런 건 큰 문제가 아니었다. 원래 술을 안 하는 사람은 나름대로 술자리에 적응하는 자기만의 노하우를 터득한다. 그래서 분위기 좋은 자리에서는 술 한잔 안 마시면서도 얼마든지 즐겁게 어울린다. 그런데 군대 회식은 질펀한 객기와 엄격한 상하 관계가 함께 작용되어 아주 곤혹스러웠다. 회식에 가면 여성은 무조건 최상급자 주위에 앉히려고 한다. 마치 접대부를 앉히는 식의 그런 일을 중간 간부들이 알아서 한다. (p.82)



어느 출판사에서도 그러지 않았나. 유명 작가 옆에 여직원들 앉히는 거. 이건 진짜 고질병이다. 어떻게 뿌리뽑냐...



하루는 숙소에서 자고 있는데 비행학처의 처장이 술 마시고는 문을 두드리기도 했다. 술 마시자고... 에휴... 피우진은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난들 왜 상급자들과  친하게 지내고 싶고 진급도 수월하게 하고 싶지 않겠는가. 그러나 원리원칙이란 게 있다. 특히 조직은, 또 군이라는 특수 조직은 원리원칙이 철저해야 한다. 이를 무시한다면 조직의 붕괴를 가져올 수도 있다. 내가 처장의 방문에 문을 열어 주지 않은 것은 결코 여자의 입장에서만 거절한 것은 아니었다. 남자라도 그와 같은 상황에서는 거절을 할 수 있다. 혼자 조용히 쉬고 싶은데 상급자라는 권위만으로 아무 때나 술 마시고 쳐들어 올 수 있고, 하급자는 무조건 그것을 받아들여야 한다면 그게 바로 폭력이다. 이것은 남녀나 계급의 문제를 떠나 인간의 예의 문제인 것이다. 그러나 군이라는 조직은 이런 예의가 통용이 안 될 때가 너무나 많다. (p.145) 




피우진이 그 속에서 그 부당함에 그대로 노출된 채로 살아온 사람이기 때문에, 그 안에서 자신에게 불이익이 닥쳐도 불의는 안된다고 항의했던 사람이기에, 예의가 무엇인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사람이기에, 앞으로 그녀의 행보가 기대된다. 


그리고 지금의 나는 뭔가 이 답답함을 풀어내기 위해 다른 밝은 책을 좀 읽어야겠어....

마침 오늘 한 알라디너와 새벽 세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고...내가 뭐 참고할 게 있어서 새벽 세시를 집에서 가지고 나오기도 했지. 후훗.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

나는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와 줌파 라히리를 동시에 좋아하는 남자사람은, 나의 어떤 로망 같은 것에서만 존재한다고 생각했는데, 그러니까 환상의 사람일 거라고, 그런 남자는 없다는 편견을 가져왔는데, 오늘 댓글을 나누면서 아아, 나의 생각 너무 편협했어...반성했다. 이 젊은 남자사람 알라디너는 내가 좋아하는 줌파 라히리의 단편, <섹시>를 좋아하고!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도 좋아한다.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세상엔 이런 남자사람도 있구나!!! 



역시 알라딘이 좋아!!!!!!!!!!!!!!!!!!!!!!!!!!!!!!!!!!!!!!!!!!!!! 이런 남자사람도 있어!!!!!!!!!!!!!!!!!!!!!!!!!!!!!!!!!!!!!!!!!!!!!!! >.<

덕분에, 오만년만에 댓글놀이했다. 후후훗.

나는 어떻게든 버티리라 마음을 굳게 다지곤 했지만 속으로는 나도 가끔 아득했다. 나의 군인 정신은 나라를 위해서는 언제라도 죽을 수 있다고 말하고 있었지만, 나의 적은 북쪽 어디에 있는 게 아니라 내 주변의 남군이고 문서 쪼가리들이었다. (p.81)

남군들은 여군이 유별나게 굴지 않고 남자와 똑같이 생활하기를 바라면서도 동시에 귀엽고 우아한 여성이기를 원한다. 그런 게 남성들의 일반적인 심리인지는 몰라도 나로서는 지금까지도 적응되지 않는 알다가도 모를 이중성이다. (p.95)

처음 여군 사관후보생에 지원하여 학과 시험에 합격한 후 면접을 치를 때가 생각난다. 면접 복장은 규정상 정장에 스커트를 입어야 했는데 나는 스커트 정장이 없어서 그냥 바지를 입고 갔다. 면접장에는 중령급 이상의 고급 장교들 5명이 앉아 있었다. 그들은 바지를 입은 나를 보더니 왜 스커트를 안 입었느냐고 나무라고는 바지를 걷어 올려 보라고 했다. 흉터가 있는지, 각선미는 어떤지를 보는 것이었다. (p.97)

우리 여군은 단지 여라자른 이유로 그 어떤 특권을 요구하지는 않는다. 군에 들어와 나라에 충성을 다하고 저마다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여 멋진 군인이 되고 싶을 뿐이다. 우리는 결코 ‘치마‘를 내세우려고 들어온 것이 아니다. 그러나 현실은 우리 여군들에게 ‘치마‘를 강요한다. 그럴 때마다 나는 군이 여군들에게 어떤 능력을 요구하는지 강한 회의감이 들었다.
그날 나는 치밀어 오르는 화를 다스리지 못하고 기어코 쓴소리를 내뱉고 말았다.
˝저도 한 말씀 드리겠습니다. 저는 군 지휘부가 먼저 우리 여군에게 여성의 능력을 강요하지 말고 진정한 능력을 요구해야 한다고 봅니다. 지금 하신 말씀은 사실 군에 처음 들어오면서부터 듣던 말입니다. 그러나 말은 늘 그렇지만 실제로 보면 군인으로서의 능력보다는 여성의 모습을 원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새삼스럽게 능력이 없으면 살아남지 못한다는 말을 할 건 아니라는 거지요. 우리 여군들은 모두 탁월한 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진정 능력을 원한다면 보여 줄 수 있습니다.˝ (p.13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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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와 2017-05-26 13: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남자에 대한 없던 혐오도 생겨나고 차라리 진짜로 남자가 없는 세상에서 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루에 열두번도 더 하는데요.


근데, 말미에 이야기는 뭐죠?! 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다락방 2017-05-26 17:02   좋아요 0 | URL
레와님, 저도 그래요. 남자가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고 몇 번이나 생각하게 돼요. 정말 혐오 생깁니다. 싫어..


말미에 이야기는 다정한 청년이 새벽 세시에 대해 저와 이야기 나누었다는 겁니다. 사실 비블리아 고서당에 대한 이야기를 더 많이 나누었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syo 2017-05-26 13: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군대를 좀 늦게 갔어요. 저보다 딱 한 살 많은 여자 대위분이 계셨는데, 가끔씩 당직 근무 설때면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거든요. 저 술자리 같은 커다란 사건 이야기는 들은바 없었지만, 남자 군인들의 언행에서 하루에도 몇 번씩 수치심을 느낀다는 식의 한탄을 하시곤 했어요. 저 마지막 인용문하고 비슷한 말을 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군에서는 내가 여자라는 것을 잊어버리라고 가르치는데 막상 나는 오히려 사회보다 군에서 내가 여자라는 사실을 하루하루 뼈저리게 느끼고 산다면서-

다락방 2017-05-26 17:04   좋아요 0 | URL
술자리 같은 커다란 사건 이야기는 아마도 다른 사람에게 얘기하기 꺼려졌을 거예요. 물론 겪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요.
네, 말씀하신 것처럼, ‘니네 여자라고 봐주지 않는다, 남자랑 똑같아야 한다‘ 라고 군에서 엄청 부르짖으면서, 그러면서 치마 입히고 술자리에 불러서 상사 옆에 앉히고 술 따르게 하고, 차에 단둘이 타게 하고, 내실에 부른다고 보내고.... 하아- 책 읽는 동안 화가 나서 미칠 뻔 했어요 ㅠㅠ

레삭매냐 2017-05-26 14: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전 전임자와 너무 대조가 되는 인사라,
더욱 빛나는 느낌입니다.

국가를 위해 언제라도 기꺼이 목숨을 내던질
수 있었지만, 자신의 적은 북녘의 어딘가가
아니라 남녘의 남군이었다는 말이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다락방 2017-05-26 17:05   좋아요 0 | URL
레삭매냐님, 정말 그래요. 북이 적인줄 알고 나라를 지키기 위해 군에 들어갔는데, 매시간 매일을 남자 군인들로부터 자기를 지켜내야 했더라고요. 정말 고단한 인생이었을 것 같아요. 저도 이번 인사에 기대가 큽니다.

보슬비 2017-05-26 2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군대에서 성폭행을 당하고 자살한 여군대위 기사를 읽어서인지 더 답답하고 속상한 마음이 들어요. ㅠㅠ

정권이 바뀌었고,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군대내 성차별이나 그외 문제점들이 개선되길 바랄뿐이예요.

다락방 2017-05-27 12:56   좋아요 1 | URL
네 보슬비님, 저도 그랬어요. 과거에도 그리고 지금까지도 성폭력이 일어나는 잔인한 현실이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너무 암담해요. 진짜 성폭행범만 갈기갈기 찢어버리는 여자 영웅에 대한 이야기 나왔으면 좋겠어요. 무서워서라도 더이상은 그런 짓 못하게요. 말로써 하지 말라는 거 너무 들어먹질 않는 것 같아요 ㅜㅜㅜㅜㅜ

제이슨 2017-05-29 0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성평등과 마초남은 대개 양자택일인데....

다락방 2017-05-29 09:48   좋아요 0 | URL
하아- 그렇다면 재이슨 스태덤은 ... 페미니스트가 아니란 말입니까? 제가 볼 때는 페미니스트 일것 같은데요?!
 

하하하하. 인생 뭘까..

내가 우산 때문에 급기야 최근3개월 순수구매액을 70만원 이상으로 만들어 놓았고, 그리하여 이제 올해에는 더이상 책을 사지 않기로 결심했는데, 아아, 이 신간녀석들.... 사람 미치게 만드는 구먼. 

그래서 지금 결심을 무너뜨리고 '한 번만 더...', '딱 한 번만 더...' 이러고 있는데, 아아, 나여, 카드값을 대체 무슨 수로 갚으려고 그러는것인가....나여, 돈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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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문화 연구 모임 ‘도란스’의 두 번째 책. 각기 다양한 지적 배경에서 당대 한국 남성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제공하는 여섯 편의 글이 실려 있다. 필자들은 한국 남성의 현재를 다각도로 분석하면서, 남성다운 몸·심리·문화는 현실이 아닌 규범이자 신화임을 밝힌다.

일제 강점기 이광수와 김유정과 이상 같은 남성 작가들의 삶과 작품을 통해 한국 근현대사를 관통하는 ‘식민지 남성성’의 기원을 확인하고, 그동안 남성성의 목록에서 지워졌던 레즈비언과 트랜스남성(female-to-male)의 남성성을 분석함으로써 기존의 남자다움의 규범을 해체하고 동시에 남성성에 대한 다른 해석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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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정희진 쌤 강연을 들었을 때 '식민지 남성성'에 대해 쓴 책이 5월에 나올 거라 하셨고, 나는 그때 식민지 남성성에 대해 너무 궁금해 더 알고 싶다고 생각했었으므로, 아아, 그 책 나오자마자 사겠다! 했었는데, 이게 바로 그 책인 것 같다. 그런데 공저자들이 일전에 내가 읽은 바 있는 《남성성과 젠더》와 한 명 빼고는 다 같다. 흐음, 이 책의 개정판인가? 그런데 페이지 수가 다르네? 그렇다면 설사 개정판이라 해도 무언가 원고가 달라졌을 것 같아서, 아아, 내가 전에 저 책을 읽었더라도 이 책은 '다시' 꼭 읽어보리라! 하는 마음이 생기는 것이다. 그래서..아아, 아니야, 나 페미니즘 책 사둔 것 집에 진짜 캡짱 많아. 또 안사도 돼. 내년을 기약하자...그렇지만, 이것만 사고 내년에 사면 안될까? 아아, 깊은 혼란에 빠진다....이것은 돈이 한정적이기 때문이며, 이미 나는 내게 주어진 돈 이상을 써버렸기 때문이며, 그것은 내 월급이 적기 때문이므로..나는 돈 많이 주는 데로 이직해야 하는데, 그렇다면 내가 돈 많이 주는 데로 갈 어떠한 능력이 있느냐 하면, 그런 건 없고, 그렇다면 나는 여기를 계속 다녀야 하는데, 그렇다면 이 돈으로 계속 살아야 하고, 그렇다면 나는 아껴써야 하는 것이고.....


인생..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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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타가와상 수상작가 히라노 게이치로가 그려낸 사랑하는 방법을 잊어버린 어른들을 위한 연애소설. 천재 기타리스트 마키노 사토시는 '데뷔 20주년 기념' 공연 마지막 날 프랑스 RFP 통신에 근무하는 기자 고미네 요코를 만난다. 처음 만난 두 사람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대화에 열중하지만 요코에게는 이미 미국인 약혼자가 있었고, 서로에 대한 마음을 간직한 채 각자의 삶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마키노는 그녀를 향한 마음을 가누지 못한 채 슬럼프에 빠지게 되고, 요코 또한 바그다드를 취재하던 도중 테러사건을 겪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앓기 시작한다. 결국 두 사람은 머나먼 이국에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후 함께하기로 약속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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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히라노 게이치로'의 책을 두 권쯤 읽었는데 둘 다 막 깊은 인상을 남긴 건 아니었고, 심지어 한 권은 매우 어렵게 느껴졌으므로, 그가 '연애소설'을 썼다해서 굳이 관심을 가지지는 않았더랬다. 트윗을 보니 내한해서 인터뷰도 하고 막 그러든데, 으응, 그렇구나, 하고는 무심히 넘겼는데, 아아, 운명이란 뭘까? 우연은 필연으로 가기 위한 과정일까? 나는 왜 괜히 오늘 신간소식을 보고 이 책에 대한 소개를 읽었을까. 세상에 넘쳐나는 수많은 사랑의 이야기들 속에 우리의 이야기도 묻혀질까, 라고 신해철이 노래한 바 있는데, 세상에 넘쳐나는 수많은 사랑의 이야기들 중에서도 내가 흥미있어할 만한 사랑 이야기가 아닌가....아아, 어쩌란 말인가..... 나는, 올해 더이상 책 사지 않기를 실천할 수 있는가? 그것은 가능한가? 왜, 하필, 히라노 게이치로는 '이런' 연애이야기를 쓴거지? 왜죠? 어째서? 이런 거 쓰면 내가 꼼짝없이 그냥 읽는다는 거 알아, 몰라? 모르겠지, 히라노 게이치로는..왜냐하면 나는 대한민국의 듣보잡 블로거니까........... 히라노 게이치로, 너무해!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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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을 비롯한 유럽과 미국에서 스릴러 신예이자 베스트셀러 작가로 자리를 굳히고 있는 제니 블랙허스트의 첫 번째 소설이다. 작가는 어릴 때부터 꾸준히 지속해온 독서와 인간에 대한 폭넓은 이해, 여러 단서들을 짜 맞춰 하나의 그림으로 만드는 습관을 바탕으로 누구의 삶에나 존재하는 커다란 구멍에 빠진 한 여성의 이야기를 어떤 소설보다 촘촘하고 현실적으로 그려냈다.

수전 웹스터는 생후 12주 된 아들을 죽였다는 이유로 치료 감호소에서 3년을 보낸 뒤 거주지와 이름까지 바꾸고 인생을 새롭게 시작하려고 한다. 작은 커뮤니티지만 저마다의 삶에 충실할 뿐 다른 사람에게 필요 이상으로 관심을 갖지 않는 동네에서 수전은 자신의 혼란스러운 과거를 정돈하려고 하지만 몇 주간의 노력은 어느 일요일 아침 현관 앞에 배달된 봉투 하나에 영점으로 돌아간다. 

소인도 없이 매트 아래 놓인 그 안에는 처음 보는 남자아이 사진이 들어 있고 뒷면에는 '딜런'이라고 적혀 있다. 그것은 그녀의 죽은 아들 이름이다. 그때부터 그녀의 삶은 다시 걷잡을 수 없이 표류한다. 그리고 거센 노도 속에서 아들의 죽음 뒤에 자리한, 아주 오래전부터 뿌리 내려온 사건을 뒤밟기 시작한다. 

생각지도 못한 순간에 벌어진 한 사건으로 소중하게 지켜온 평범한 생활이 으스러진 인물의 모습과 갑자기 일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과거부터 켜켜이 쌓이다가 한순간 터져버린 사건의 경로를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미드나잇 스릴러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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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제목과 표지가 그냥 확 그냥 줄거리도 모른 채로 내 눈길을 끓었는데, 그러니까 '나는 어떻게 너를 잃었는가' 이런 거, 어쩐지 내가 좋아하는 뉘앙스야... 그런데! 띠지의 문구를 보게 된다. '나는 12주 된 아들을 죽인 엄마입니다' ... 앗. 이것은 어쩐지 내가 너무나 사랑하는 프랑스 영화 《당신을 오랫동안 사랑했어요》가 떠오르는 문장이 아닌가! 그 영화속에서 여자주인공도 아들을 죽였다는 이유로 감옥에 갔다 나오는데, 아아, 나 그 영화 정말 좋아했거든. 크리스틴 스콧 토마스 주연이고, 아아, 필립 클로델이 감독이란 말이야. 필립 클로델은 또 누구냐, 내가 좋아하는 프랑스 영화 감독이자 작가로서, 아름다운 책을 써내는 작가란 말이닷. 아니, 잠깐 정신차리고, 지금 이 책은 필립 클로델이 쓴 것도 아닌데, 갑자기 필립 클로델 떠올리면서 씐나가지고 이 책을 읽겠다! 하는 것은 너무 충동적인 거 아니야? 아아, 그렇지만 인간이란 무릇 충동의 동물이 아니던가...


아아, 왜이렇게 새책은 끊임없이 나오고, 나는 이렇게 맨날 허우적대는가...왜죠? 왜때문이죠?






어제는 일찍부터 잤는데, 박보검 꿈 2탄을 꾸지는 못했다. 아니, 무슨 박보검이람, 심지어 현실에서 내가 끔찍하게 생각하는 남자가 나와서 졸졸 나를 따라다녔다. 나는 꿈에서도 너무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내가 그를 피했다고 생각해서 한 빌딩으로 들어가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하면, 거기에 이미 그가 타고 있고, 그런 식이었던 거다. 마지막엔 그의 차 조수석에 내가 탈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그래서 타고 차가 달리는데, 그 차 안에서 내내 내가 너무 신경줄이 타들어가는 거다. '이 새끼가 나 건드리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 때문에, 조수석에 편히 앉아있질 못하고 구석에 막 찌그러져 앉아있고...아아, 너무 고통스런 꿈이었어. 신이시여, 왜 하루는 박보검을 꿈에 보내주고 하루는 이 끔찍한 현실남자를 보내주는 거죠? 왜죠? 저 사랑하는 거 아니었어요? 왜 제게 이런 고통을 주시나요?


인생..




오늘 아침에 랜덤으로 나온 노래는 <cry me out> 이었는데, 나는 내 리스트에 이 노래가 있다는 걸 까맣게 잊고 있다가, 전주가 나오는 순간부터 뭔가 앗!! 하게 되었고, 아아, 너무 좋아서는, 크라이 미 아웃~~ 하고 따라 부르면서 반복재생을 하였던 것이었던 것이었다. 그러더니 막 또 가슴이 찢어지고.....








이렇게 가슴 찢어지는 노래는, 들으면서 술 마시다가 엉엉 울다가, 다시 안주 짚어먹다가 또 엉엉 울다가 그래야 되는데, 내가 술 마실 기운이가 지금 없다고 한다.... 5월은 뭐랄까 내게, 기운없는 달인 것 같아. 한 달 내내 축축 쳐지네... 하아- 어제 그래서 마트가서 초콜렛 잔뜩 사왔는데, 살 때는 신났는데 봉지도 안 풀고 있다.... 보약을 한 재 지어먹어야 하나........ 왜이렇게 쳐지지...... 


그래도 하루는 박보검 하루는 끔찍한 남자였으면, 또 오늘 하루는 좋은 남자를 꿈에 보내주시지 않을까. 오늘도 집에 가서 저녁 먹고 빨리 자야겠다. 




그런데 cry me out 이.. 무슨 뜻이지???? 구글 번역기 돌리면 '외쳐라' 라고 나오는데, 저 노래가...'외쳐라' 이러고 있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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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와 2017-05-25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보검과 함께 2탄을 기대하고 들어왔다가 보관함만 채우고 갔데요~ ♬ ㅎㅎㅎㅎ

쉬라고 몸에서 신호를 보내는 것 같아요. 락방.

다음달 알라딘 굿즈는 뭘까.. 상상하고 있어요! ㅋㅋㅋㅋ 이번달에 한번 더 주문하고 다음달에 또 주문하라고요~ 흐흐

다락방 2017-05-25 10:20   좋아요 0 | URL
전 지금 머릿속에 온갖 잡다한 것들이 다 들어가 있어서 오늘 일도 많은데 일을 못하고 있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인생 뭘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안그래도 오늘도 엄마한테 아침에 지청구 들었어요. 니 몸이 쉬라고 신호를 보내는거라고, 무슨 시간만 났다하면 빨빨대고 돌아다니고 그러냐고, 좀 집에 좀 있으라고...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핳하하하하.
지금 나름 머릿속에 6/3의 시간표를 그려보고 있음 ㅋㅋㅋㅋㅋㅋㅋㅋ 결정되면 알려줄게요. 이게 다른 스케쥴도 좀 봐야해서. 우하하하하하하하하.

그나저나 저는 이제 책 진짜 안살라고요. 진짜. 진짜루!!

비연 2017-05-25 10:35   좋아요 0 | URL
6/3의 시간표가 무엇인가... 막 궁금해지는 1人 ㅎ

2017-05-25 10:41   좋아요 0 |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25 11:09   좋아요 0 |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7-05-25 11:10   좋아요 0 | URL
아 비연님, 비밀댓글 비연님 한테 남긴건데... 보이십니까? 이거 레와님한테만 보이는건가????????

비연 2017-05-25 14:15   좋아요 0 | URL
안 보이는데요...ㅜㅜㅜ

다락방 2017-05-25 15:36   좋아요 1 | URL
아, 비연님. 댓글 내용은, 제가 6/3에 레와님을 만날 계획을 짜고 있다...뭐 이런 거였습니다. 비연님 댓글 바로 밑에 달아서 비연님께 보일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원댓글이 레와님이라서 레와님께만 보였네요. 아하하하하.

전 왜 맨날맨날 어디 놀러가고 싶고 막 그러죠? ㅜㅜ

2017-05-27 17:14   좋아요 0 |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27 17:30   좋아요 0 | URL
비밀 댓글입니다.

clavis 2017-05-27 2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요ㅜ맨날맨날 놀러가구싶구
 
흔한 자매 뚝딱뚝딱 누리책 13
요안나 에스트렐라 지음, 민찬기 옮김 / 그림책공작소 / 2017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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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보는데 괜히 눈물이나고 여동생 생각 너무 나서, 다 읽은 책을 여동생에게 보내려다가, 이렇게 엽서를 썼다.




여동생에게.

이거 읽는데 괜히 눈물이 나.

사랑해.

네가 내 동생이어서 감사하고

내가 너의 언니라는 게 너무 행복해.


2017년 5월 24일

너의 언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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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와 2017-05-24 14: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응?? 뭔데뭔데. 이 리뷰 때문에 저 책이 너무 궁금해요!!

다락방 2017-05-24 14:04   좋아요 1 | URL
응 그냥 평범한 어린 자매 이야기인데, 진짜 별 거 없는데 막 짠하네.
괜히 타미 화니 생각도 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