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6423. 셰익스피어와 세르반테스는 침대 위에서 영원히 눈을 감았다. 그들이 눈 감은지 400년이나 지난 지금도 독자와 출판사들은 두 거장의 영혼을 소환한다. 1차 세계대전이 한창 진행 중이던 191611. 프랑스 전선의 부몽 하멜(Beaumont-Hamel)에서 영국인 병사가 독일군 저격수의 총탄을 맞고 전사했다. 병사가 숨을 거두기 직전 마지막에 뱉은 말은 전쟁의 참상을 여실히 보여준 유언이다. “그 피 묻은 담배를 꺼내 줘!(Put that bloody cigarette out!)” 이때 병사의 나이는 45. 사실 그는 40을 넘긴 나이 때문에 징집 대상자가 아니었다. 하지만 애국심이 투철했던 중년 영국인은 자원입대하여 젊은 병사들과 함께 전선에 뛰어들었다. 세계대전 전사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만들어진 프랑스의 티에발 추모지(Thiepval Memorial)에 중년 병사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헥터 휴 먼로(Hector Hugh Munro). 추모지를 찾는 사람들은 전사자 명단에 작가가 있다는 사실을 잘 모른다.

 

 

 

 

 

 

 

 

 

 

 

 

 

 

 

  

헥터 휴 먼로의 필명은 사키(Saki)’. ‘사키12세기 페르시아 시인 오마르 하이얌의 시집 루바이야트에서 따온 것이다. 원문은 The Eternal Saki’. 술을 따르는 소년 시종을 뜻한다. (민음사에서 나온 루바이야트에서는 ‘Saki’술잔을 돌리는 하인으로 옮겼다)

 

 

    

 

사키는 1870년 미얀마에서 태어났다. 사키의 어머니가 일찍 세상을 떠나는 바람에 어린 사키는 영국에 있는 할머니와 고모들의 손에서 자랐다. 사키는 엄격한 청교도 가풍에 적응하지 못했다. 특히 자신을 엄격하게 가르치는 고모를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를 행복하게 해준 것은 동물이었다. 외로운 사키는 동물에 특별한 애정을 느꼈다. 사키의 작품에는 암울했던 작가의 어린 시절 모습이 반영되어 있다.

 

사키는 단편소설을 많이 썼다. 그의 단편소설은 대체로 비정한 인물이 등장하고, 냉소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사키는 착한 주인공이 행복한 결말을 맞는 전개를 거부한다. 특히 어린이를 향한 사키의 시선은 어린이=순수한 동심이라는 공식을 무너뜨린다. 소설에 나오는 어린이들은 어른의 명령에 타협하지 않는다. 심지어 자신을 싫어하는 어른을 위험에 빠뜨리는 장난까지 일삼는다. 그래서 사키의 소설은 독특하다. 한 번 읽고 나면 여운이 오랫동안 남는다. 사키 소설의 또 다른 특징은 동물이 비중 있게 등장한다는 점이다. 동물들은 인간을 관찰한다. 그리고 인간의 어리석은 면을 예리하게 포착한다. 사키는 동물의 눈과 입을 통해 인간의 모순을 풍자하고 비꼰다.

 

 

 

 

 

 

 

 

 

 

 

 

 

 

 

 

 

사키의 대표작은 <열려진 창>(The Open Window), <토버모리>(Tobermory), <스레드니 바쉬타르>(Sredni Vashtar) 등이 있다. 특히 <열려진 창>은 공포소설 모음집에 많이 나온 작품이다. 사키의 작품이 있는 번역본 목록은 따로 작성했다.

 

 

 

 

 

 

 

 

 

 

 

 

 

 

 

 

사키는 문학사조에 넣기가 어려운 작가다. 그렇지만 통렬한 풍자로 가득한 단편소설을 남긴 미국 작가 앰브로즈 비어스(Ambrose Gwinnett Bierce, 1842~?)와 함께 묶을 수도 있다. 사키와 비어스는 공통적으로 저널리스트로 활약한 적이 있으며 역사에 길이 남을 전쟁에 참전했다. 비어스는 남북전쟁에 참전한 적이 있었다. 그는 혁명의 바람이 불어 닥친 멕시코에 가서 혁명군과 함께 전투에 참여했는데, 1913년에 행방이 묘연해져 버렸다.

 

 

 

 

 

 

셰익스피어와 세르반테스를 추앙하는 열띤 분위기 속에서 사키를 기억해주는 출판사가 한 곳이 있다. 국내에 많이 알려지지 않은 장르문학 작품을 번역하는 1인 전자책 출판사 페가나북스(Pegana eBooks). 그런데 이 전자책 출판사도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게 흠이다. 작년에 사키 단편선집을 무려 3권이나 만들었으며 12월에는 야심차게 전자책 무크지 창간호를 만들었다. 사키를 집중적으로 소개했다. 단편선집에 수록된 소설 세 편도 실려 있다. 무료로 구매할 수 있으니 관심 있는 분이라면 한 번 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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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 딕슨 카를 읽은 사나이

오일우, 오수현 편역 / 모음사 / 1993

로라 (Laura)

 

 

 

 

 

* 공포특급 5

정태원 편역 / 한뜻 / 1996

열려진 창 (The Open Window)

 

 

 

 

 

 

 

 

 

 

 

 

 

 

 

 

 

 

 

* 이문열 세계명작산책 6

이문열 편역 / 살림 / 2003

토버모리 (Tobermory)

 

 

 

 

 

 

 

 

 

 

 

 

 

 

 

 

* 세계 호러 걸작선

정진영 역 / 책세상 / 2004

스레드니 바쉬타르 (Sredni Vashtar)

 

 

 

 

 

 

 

 

 

 

 

 

 

 

 

* 세계 괴기소설 걸작선 2

유인경 역 / 자유문학사 / 2004

스레드니 바쉬탈 (Sredni Vashtar)

 

 

 

 

 

 

 

 

 

 

 

 

 

 

 

 

* 세계 호러 단편 100

정진영 역 / 책세상 / 2005

침입자 (The Interlopers)

 

 

 

 

 

 

 

 

 

 

 

 

 

 

 

 

* 번역자, 짧은 글의 긴 여운을 옮기다

엔북 / 2006(구판)

토버모리 (Tobermory)

 

 

 

 

 

 

 

 

 

 

 

 

 

 

 

 

* 이제 그만 울어요

해럴드 블룸 엮음 / 생각의나무 / 2007

찬가 (The Recessional)

 

 

 

 

 

 

 

 

 

 

 

 

 

 

 

 

* 벤지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엔북 / 2009

고양이 토버모리 (Tobermory)

 

 

 

 

 

 

 

 

 

 

 

 

 

 

 

 

* 세계 호러 걸작 베스트

북타임 / 2010

열어 둔 창문 (The Open Window)

 

 

 

 

 

 

 

 

 

 

 

 

 

 

 

 

 

  

* 토버모리

바다출판사 / 2011

앤 부인의 침묵 (The Reticence of Lady Anne)

이야기꾼 (The Storyteller)

창고 (The Lumber Room)

가브리엘 어니스트 (Gabriel-Ernest)

토버모리 (Tobermory)

바탕 (The Frame)

불안 요법 (The Unrest-Cure)

모슬 바턴의 평화

(The Peace of Mowsle Barton)

메추라기 씨앗 (Quile Seed)

열린 유리문 (The Open Window)

스레드니 바슈타르 (Sredni Vashtar)

침입자들 (The Interlopers)

 

 

 

 

 

 

 

 

 

 

* 이야기 기차

알바 마리나 리베라 그림 / 뜨인돌어린이 / 2011

원제 : The Storyteller

 

 

 

 

 

 

 

 

 

 

 

 

 

 

 

 

* 역사의 원전

존 캐리 엮음 / 바다출판사 / 2014년

서부전선의 새들 (<The Square Egg and Other Sketches>에 수록된 글)

 

    

 

 

 

 

 

 

 

 

 

 

 

 

 

 

 

 

* 사키의 고양이 이야기

고양이출판사 (e-Book, 2015)

토버모리 (Tobermory)

자선가와 행복한 고양이 (The Philanthropist and the Happy Cat)

 

 

 

 

 

 

 

 

 

 

 

 

 

 

 

 

 

 

 

 

* 토버모리

페가나북스 (e-Book, 2015)

개브리얼 어니스트 (Gabriel-Ernest)

토버모리 (Tobermory)

생쥐

앤 부인의 침묵 (The Reticence of Lady Anne)

에즈미 (Esmé)

그로비 링턴의 변모 (The Remoulding of Groby Lington)

모피

박애주의자와 행복한 고양이 (The Philanthropist and the Happy Cat)

충격 작전

 

* 스레드니 바쉬타

페가나북스 (e-Book, 2015)

스레드니 바쉬타 (Sredni Vashtar)

부활절 달걀

운명이라는 이름의 사냥개

불안 요법 (The Unrest-Cure)

열린 격자문 (The Open Window)

휴일에 일어난 일

맹점 (The Blind Spot)

창고 방 (The Lumber Room)

참회 (The Penance)

크림 단지 일곱 개

 

* 체르노그라츠의 늑대

페가나북스 (e-Book, 2015)

모슬 바턴의 평화

(The Peace of Mowsle Barton)

훼방꾼들 (The Interlopers)

암늑대 (The She-Wolf)

체르노그라츠의 늑대

비잔틴풍 오믈렛 (The Byzantine Omelette)

샤르츠-메테르클루메식 교수법 (The Schartz-Metterklume Method)

이야기꾼 (The Storyteller)

크리스피나 엄벌리의 실종

평화의 장난감 (The Toys of Peace)

 

 

 

 

 

 

 

 

 

 

 

 

 

 

 

 

 

* 명작 단편 : 복수 이야기

판도라books (e-Book, 2015)

참회 (The Penance)

 

 

 

 

 

 

 

 

 

 

 

 

 

 

 

 

 

    

 

* 언제나 재미있는 사키

판도라books (e-Book, 2015)

토버모리 (Tobermory)

이야기꾼 (The Storyteller)

로라 (Laura)

네모난 달걀 (The Square Egg)

스레드니 바쉬타르 (Sredni Vashtar)

 

* 언제나 재미있는 사키 2

판도라books (e-Book, 2015)

침입자 (The Interlopers)

길 잃은 영혼의 석상

열려진 창문 (The Open Window)

헛간 (The Lumber Room)

성질 고약한 왕 허먼

루이스 (Louis)

필보이드 스터지

메추라기 씨 (Quile Se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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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산 게이는 《나쁜 페미니스트》(사이행성, 2016)에서 케이트 잠브레노의 소설 《그린 걸》이 ‘여성성을 연기하는’ 인물을 ‘혹독하게’ 묘사한 소설이라고 호평했다. 잠브레노의 소설은 국내에 번역되지 않은 작품이다. ‘그린 걸(Green girl)’이란 어리고 순수해서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모르는 여자를 가리킨다. 소설에서 그린 걸로 상징하는 젊은 여성 루스는 세상이라는 무대 한가운데 서서 여성성을 연기하는 존재이다. 그린 걸은 대중 앞에서 자신의 여성성을 전시한다. 그러므로 타인이 원하는 시선에 맞춰서 행동한다. 루스는 사랑받고 싶어서 자기도취와 허영의 가면을 쓴 채 여성성을 연기한다. 그러나 루스는 매일 가면을 쓰고 벗기를 반복하면서 연기하는 삶에 점점 지쳐간다. 그녀는 남들에게 자신의 정체성을 보여주고 싶은 욕망을 가졌으면서도 자신을 향한 낯선 타인들의 시선을 두려워한다. 록산 게이의 표현을 빌리자면 루스는 ‘희망 없는 곤경 속에 처한 그린 걸’이다. 록산 게이는 그린 걸이 처한 상황을 예리하게 묘사한 소설 속 문장을 인용, 소개했다.

 

“기차 안에서도, 패션쇼에서도 그들은 의식한다. 남자들은 언제나 여자들을 쳐다본다. 언제나 그 끈적한 눈길로 여자들을 쳐다보고 있다. 쇼핑은 하지만 물건은 사지 않을 수 있으니까. 하지만 언제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생활은 어렵다. 가끔 그녀는 보이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나쁜 페미니스트》 191쪽)

 

록산 게이는 잠브레노의 소설을 분석하기 위해서 주디스 버틀러의 ‘수행(Performance)’ 개념을 들고 왔다. 1990년에 버틀러가 《젠더 트러블》에서 주장한 젠더 이론의 핵심은 사람의 정체성은 본질적 특성이 아니라 외부적으로 구성, 반복되는 행위이다. 어려운 문장으로 독자를 괴롭히기로 악명 높은 그녀의 주장을 좀 더 쉽게 설명하면 이렇다. 민족, 계급, 성별 등의 정체성은 확정된 소속이 아니라 일상의 퍼포먼스와 담론으로 매번 구성된다는 것이다. 곧, 인간의 본질은 없으며 그것은 행위에 따라 결정된다. 그러므로 남성성과 여성성은 생물학적 본능이 아니라 사회 권력의 규정 및 반복에 의해 만들어진 문화적 산물이다.

 

남성과 여성은 남성성과 여성성을 학습하면서 성장한다. 예를 들어 남성은 어릴 때부터 슬픈 일이 있어도 눈물을 흘리지 말라고 배운다. 장난기가 발동한 어른은 남자가 울면 ‘고추’를 떼어 내야 한다고 겁을 주기도 한다. 이때부터 소년은 눈물 흘리는 건 남자로서 수치스러운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여자는 항상 조신하게 행동해야 한다. 그리고 결혼하기 전까지 순결을 지켜야 한다. 순결을 잃은 여성은 여성성이 상실된 무례한 여성이 된다. 이처럼 남자와 여자는 죽을 때까지 남성성과 여성성을 몸에 배면서 살아간다. 이는 남녀 모두 정체성을 확인시켜주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하지만 남성성과 여성성은 주관적인 판단에 근거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사회 집단 내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작용되기도 한다. 불합리한 모순이 있어도 개선될 여지가 없다. 집단 구성원은 따로 노는 ‘아웃사이더’가 되지 않으려고 문화적 규정을 순종한다. 이렇게 남성성과 여성성은 오랫동안 반복되고 대물림되는 ‘고정성(stereotype)’으로 자리 잡는다. 

 

 

 

 

 

 

 

 

 

 

 

 

 

 

 

 

 

고정성은 문제가 많다. 고정성에 갇힌 사람은 어떤 현상이나 존재를 획일적인 방식으로 바라보려고 한다. 그렇다 보니 사회 집단 구성원 모두 고정성에 순종하도록 은근히 강요한다. 여기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면 강제로 밀어 불이듯이 가르친다. 이러한 훈육 방식은 자녀의 인간성과 자존심을 억압할 우려가 있다. 나이지리아의 소설가 치마만다 은고지 아디치에는 고정된 남성성과 여성성이 공존한 현실에서 일어나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우리가 남자들에게 저지르는 몹쓸 짓 중에서도 가장 몹쓸 짓은, 남자는 모름지기 강인해야 한다고 느끼게 함으로써 그들의 자아를 아주 취약하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남자들이 스스로 더 강해져야 한다고 느낄수록 사실 그 자아는 더 취약해집니다. 또한 우리는 여자아이들에게도 대단히 몹쓸 짓을 하고 있습니다. 여자아이들에게는 남자의 그 취약한 자아에 요령껏 맞춰주라고 가르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 31쪽)

 

지금도 ‘몹쓸 짓’을 배웠던 마음의 기억을 잊지 못해서 고생하는 남자와 여자가 많다. 여성성을 연기하느라 애쓰는 여성을 ‘그린 걸’이라 하면, 잘못된 남성성을 고집하는 남성은 ‘그레이 맨’(gray man)이다. ‘gray’는 회색만 뜻하는 단어가 아니다. 평범한 중년 남자, 보수적인 사람을 가리키는 속어로 쓰이기도 한다. 그레이 맨은 집에 들어가면 왕이 되고 싶어 한다. 그는 오래전에 죽고 사라진 가부장제의 환상에 푹 빠져 있다. 그레이 맨도 그린 걸처럼 남성성을 연기하려고 애쓴다. 자존심이 강하고, 여자들 앞에 기죽지 않는 당당한 가장으로 말이다. 아내가 남편의 잘못된 행동을 지적하면 남편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다. “어딜 감히, 아내가 하늘 같은 남편한테 대드느냐!” 그레이 맨은 아내에게 지고 싶지 않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에게 남자다움의 중요성을 배웠고, 어머니를 꼼짝 못 하게 만든 아버지의 행동을 그대로 보면서 자랐다. 남자와 여자가 서로 의견이 어긋나는 상황을 마치 이기고 지는 전쟁처럼 생각하는 태도는 유아적 사고방식이다. 그레이 맨은 연기하는 척하는 남성성이 잘못된 사실은 인정하지 않는다. 이마저 스스로 인정하면 그동안 쌓인 위상이 급격히 추락하기 때문이다.
 
‘gray’가 형용사로 사용하면 ‘외로운’, ‘어두운’이라는 뜻이 된다. 자존심을 버리지 못하는 그레이 맨의 말년은 외롭다. 집안의 외로운 왕이다. 하지만 아내와 자식은 왕의 기분을 맞춰주는 신하가 아니다. 가족들은 고집불통 왕을 싫어한다. 하나 둘씩 왕의 곁을 떠난다. 왕의 연기는 끝났다. 허전함이 그레이 맨의 가슴을 짓누른다. 헛된 연기를 일찍 그만두었으면, 이런 자업자득의 불행한 비극은 찾아오지 않았다. 남을 의식하면서 퍼포먼스로 자신을 드높이려는 그린 걸, 그레이 맨의 삶의 방식은 ‘몹쓸 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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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의딸 2016-05-25 07:20   댓글달기 | URL
케이트 잠브레노의 <그린걸>이 몹시 당기네요.

cyrus 2016-05-25 14:57   URL
<나쁜 페미니스트> 옮긴이의 설명에 따르면 <그린 걸>이 버지니아 울프, 진 리스의 소설분위기와 비슷하다고 소개했습니다. ^^

transient-guest 2016-05-25 08:12   댓글달기 | URL
저도 여러 가지 책을 많이 읽지만 님의 독서지평은 깊이나 양이나 정말 대단하신 듯.ㅎㅎ

cyrus 2016-05-25 14:59   URL
아직 안 읽어본 책이 많습니다. 특히 주디스 버틀러의 책은 안 읽어봤습니다. 문장이 난해해서 읽기 어렵다고 합니다. ^^
 
나쁜 페미니스트 - 불편하고 두려워서 페미니스트라고 말하지 못하는 당신에게
록산 게이 지음, 노지양 옮김 / 사이행성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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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시작을 하기에 앞서 반성부터 먼저 한다. 그동안 우리 사회에 썩은 채 뿌리 깊게 박혔던 여성 혐오, 여성 차별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못한 점, 반성한다. 소설가 록산 게이는 자신의 책 《나쁜 페미니스트》에서 ‘오랫동안 여성을 함부로 다룬 현실’에 눈물이 난다고 적었다. 그리고 그 사회가 여성을 무시하는 나쁜 남자들(본문에는 ‘당신’으로 되어 있다)을 망쳐 놓았다고 했다. 내 주변에 여성을 가볍게 대하는 남자들을 많이 봤다. 여성을 소재로 성적으로 농담하고, 여성과 잠자리를 한 경험을 서슴없이 얘기하는 친구들도 있었다. 나는 그들의 말에 거부감을 느꼈지만, 완전히 잘못된 생각이라고 반박하지 못했다. 입에 담지 못할 말을 억지로 귀 기울어 들어야 했다. 나는 그들을 망쳐 놓았다. 그들의 잘못된 행동을 알면서도 방관했다.

 

죽지 않고 영생하는 암세포가 있다.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널리 활용되고 있는 암세포인 ‘헬라세포(Hela Cell)’이다. 자궁경부암으로 세상을 떠난 헨리에타 랙스의 이름에서 두 글자를 따서 만든 것이다. 이 암세포는 60년 동안 비교적 안정된 핵형을 유지한 채 지금도 배양액 속에서 분열하고 있다. 여성 차별/혐오 문제는 끊임없이 분열되는 헬라 세포와 같다. 점점 사라지기는커녕 오히려 우리 일상 속에서 번식하고 있다. 여성 차별/혐오가 세포처럼 분열되어 일상 깊숙이 침투하는데, 그 전파 속도가 무척 빠르다. 텔레비전 드라마, 영화, 인터넷, SNS 등을 통해 전파되어 우리 가정에 침투한다. 그렇게 우리는 여성 차별/혐오가 숨겨진 텍스트 및 영상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단적인 예를 들자면, 강간에 대한 인식에서 찾아볼 수 있다. 록산 게이는 미국 사회가 ‘강간과 관련된 것들을 지나치게 수용하는 문화’라고 꼬집었다. 즉 미국인들은 ‘강간 문화(rape culture)’ 속에 살아가고 있다. 강간 문화의 시대에는 여성을 향한 남성의 폭력성과 공격성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영화나 드라마에 줄거리와 상관없는 성폭력 장면이 등장하는가 하면, 강간이 연상되는 내용의 유머를 편집 없이 브라운관에 전파된다. 미국의 ‘강간 문화’가 우리 사회에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크나큰 착각이다.

 

2010년에 방송된 KBS 2TV <추노> 3회는 지나친 음담패설이나 성추행 같은 장면을 남발한 최악의 에피소드다. 특히 남자들이 드라마 속 여주인공 언년이(이다해 분)에게 겁탈을 시도하는 장면은 필요 이상의 자극적인 설정이다. 이때 언년이의 모습은 한복 상의가 벗겨져 어깨 속살을 드러낸 상태였다. 지금도 포털사이트에 검색하면 문제의 장면을 캡처한 사진이 나온다. 3회가 방영된 이후 ‘이다해 노출’이 큰 화제가 되었는데, 놀랍게도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드라마에 경고 제재를 주지 않았다.

 

 

 

 

 

 

인터넷 문화에 익숙한 아이들, 젊은 사람들이 쓰는 속어 중에 ‘개관광’이라는 말이 있다. 스포츠 경기에서 압도적으로 크게 패하는 선수나 팀, 혹은 일 대 일 대 형식의 컴퓨터 게임(스타크래프트)에 처참하게 패배한 게이머를 조롱하는 의미에서 ‘개관광당했다’라는 말을 자주 쓴다. ‘개관광’이 좋은 의미를 가진 속어가 아니다. 이 속어의 유래에 대한 설이 분분하지만, ‘강간’이 ‘관광’으로 변형되어 전해진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강간’의 어감이 좋지 않기 때문에 어감이 비슷한 ‘관광’으로 바꾼 것이다. 외국에서도 한 팀이 일방적으로 우승한 싸움을 ‘Reaped(강간당하다, 약탈당하다)’라고 부른다. 아이들은 속어 ‘관광’의 의미를 알지 못한다. 그저 재미있는 표현이라고 생각하면서 속어를 사용한다. 나도 철없던 학창 시절에 이 표현을 자주 사용했다. 강간을 가볍게 여기는 속어를 사용하는 짓은 발화자 자신의 천박한 수준을 스스로 드러내는 꼴이다.

 

록산 게이는 자신을 ‘나쁜 페미니스트’라고 지칭했다. 여기서 말하는 ‘나쁜 페미니스트’는 남성을 적으로 간주하고, 히스테리 환자 같은 왜곡된 편견으로 매겨진 페미니스트를 의미하지 않다. 그녀는 자신을 모순덩어리 페미니스트라고 고백한다. 완벽한 인간은 없다. 누구나 약점 하나씩 가지고 있다. 편견에 휩싸이기 쉽다. 이로 인해 어떤 현상을 잘못 분석하고 판단한다.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저지른다.

 

UN 여성 친선대사 자격으로 연설한 동영상이 전 세계로 알려진 후로 ‘페미니스트의 아이콘’이 된 엠마 왓슨. 최근 그녀가 파나마 페이퍼스 명단에 연루된 사실이 알려졌다. 왓슨 측은 탈세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해외 네티즌들은 크게 실망했다. 한동안 잠잠하던 여성혐오론자들이 악마의 날개를 쭉 편다. 그들은 왓슨을 대중의 광장 한가운데에 몰아세워 페미니스트의 도덕적 결함을 지적한다. 그러면서 페미니스트를 향한 반감 정서를 키우기 시작한다.

 

 

최근 페미니즘이 이런 이유로 고통을 당하고 있다. 유명인들이 우리가 듣고 싶은 말을 하면 그들을 페미니스트 왕좌에 올려놓고 떠받들고 칭송하다가 그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 행동을 하면 바로 무대에서 끌어내리며 페미니스트 리더들이 우리를 실망시켰으므로 페미니즘에 본질적인 문제가 있다고 결론 내린다. (서문 13쪽)

 

 

미국이든 한국이든 어딜 가도 페미니즘은 늘 오해를 받고, 핍박받느라 고생한다. 페미니스트를 괴롭히지 못해 안달 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그들은 페미니즘을 ‘유명인이 인기를 많이 받기 위해 아는 척 떠드는 철학’으로 여긴다. 유명인의 페미니즘 발언에 공감하는 여성들의 반응이 한심하다고 조롱한다. 여성 혐오 표현을 일삼는 일베 회원은 그녀들을 ‘김치녀’라고 폄하한다. 페미니스트를 떠나서 여성의 존재 자체를 비하하는 극단적인 사회 속에 여성 유명인들마저 떳떳하게 페미니스트라고 밝히지 못한다. 페미니즘은 전문가나 공인이 앞장서서 대중에게 전파하는 철학이 아니다. 페미니스트의 잘못된 행동의 원인을 무조건 페미니즘에서 찾으려고 하는 것은 악의적인 비난에 불과하다.

 

페미니즘은 남녀 모두 평등하게 살아가는 법을 모색하는 상생의 길이다. 여성 차별/혐오가 심각해지는 상황 속에 유명인들의 입만 지켜볼 수 없다. 우리는 록산 게이처럼 ‘나쁜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한다. 페미니즘을 완벽히 알지 못하더라도 누구나 여성에게 불합리한 문제를 인식하고, 개선하기 위한 의견을 말할 자격이 있다. 소신 있게 페미니즘에 관한 자기 생각을 피력했는데, 상대방에게 지적받는 경우가 있다. 틀려도 오해받아도 좋다. 잘못된 점은 인정하고, 새로 배워나가면 된다. 페미니즘이라고 해서 늘 동일한 선상에서 문제를 바라보는 페미니스트들만 모여 있는 건 아니다. 록산 게이가 경계한 근본주의적 페미니스트는 페미니즘 담론을 방해하기도 한다. 모두 다 생각의 차이가 있으며 편견에 사로잡힌다.

 

나는 나쁜 페미니스트다. 여전히 내 머릿속에는 남성중심적 사고가 얼룩무늬 흔적처럼 뚜렷하게 남아 있다. 페미니즘을 받아들여서 머릿속을 말끔하게 씻으려고 해도 쉽지만 않다. 가끔 얼룩무늬 흔적의 후유증 때문에 곤혹스러운 발언이 갑자기 뛰어나올까 봐 두렵다. 생각이 단단히 여물지 못해도 ‘오랫동안 여성을 함부로 다룬 현실’이 부끄럽다. 나는 나쁜 페미니스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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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24 19: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6-05-24 20:48   URL
맞습니다. 여성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진 시대인데, 여전히 가부장제 사회에서 볼법한 생각을 가진 분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가부장제 영향 속에서 자란 아버지 밑에서 자란 자식은 아버지의 행동을 관찰하게 됩니다. 아이가 부모의 거울이라고 하죠. 안 가르쳐줘도 아버지의 가부장제 행동을 자식이 따라하게 됩니다. 아내를 무시하는 아버지 밑에서 자란 유치원 자식들은 어머니를 무시합니다.

아무 2016-05-24 23:30   댓글달기 | URL
역관광이라는 말은 이따금씩 접했었는데, 이게 그런 의미였군요. 하...
오래 살아보진 않았습니다만, 남중과 남고, 군대를 거치면서 `여성을 함부로 다루는 현실`을 자주 접하긴 했죠. 그래서 소위 남초 사회/집단 안에서 남성적이라고 이야기되는 성격적 특성들에 거부감을 느낀 것도 사실이고, 여전히 저에게 그 느낌은 유효합니다. 사실 아무리 시대가 변했다고 해도 여전히 페미니즘이 가야할 길은 멀고, 남성들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이 과거의 잘못된 제도나 교육이 체화되었는지 돌아보는 일일 텐데, 그런 사람을 보기도 쉽지 않고, 혐오에 대해 제대로 논의가 이루어지는 걸 보기도 쉽지 않죠. 볼 때마다 참 답답합니다..

cyrus 2016-05-25 15:08   URL
군대가 제일 심하죠. 군인들이 모이면 꼭 빠지지 않는 이야기 소재가 여자고, 여자와 잠자리한 경험담입니다. 선임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지 못하면 재미없는 호구로 취급하고 은근히 무시합니다. 저는 사창가를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어서 첫 경험 얘기를 하지 않으니까 선임이 저를 갈군 적이 있습니다. 제가 빨리 입대했으면, 재미없다는 이유로 선임에게 두드려 맞았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군인들도 페미니즘 교육을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흥행의 천재 바넘 - 대중은 속기 위해 태어났다 인물탐구 1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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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했을 때 유행가 가사가 구구절절 심금을 울린다. 노래가 어쩌면 그리도 내 마음을 잘 알고 있었든지, 가사가 꼭 나의 이야기 같다. 마치 나를 모델로 하여 노래를 만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그건 착각이다. 가사를 쓴 사람이 내 이야기를 알 리가 없다. 그런데도 노래 가사가 자신의 이야기인 양 느껴지는 것은 노래를 듣는 사람의 불안한 심리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사람들은 누구에게나 들어맞을 수밖에 없는 일반적인 정보만 들으면 그게 ‘꼭 내 이야기 같다’라고 믿으려는 경향이 있다. 이런 현상을 심리학에서 ‘바넘 효과(Barnum Effect)’라고 한다. 19세기 말 곡예단에서 사람들의 성격과 특징 등을 알아내는 일을 하던 피니어스 테일러 바넘에서 유래했다. 바넘 효과는 유행가를 자신의 이야기인 양 착각하는 현상뿐 아니라, 우리의 일상에 깊숙하게 들어와 있다. 사람들이 답답할 때 용하다는 점쟁이를 찾아가서 그의 신통력에 탄복하는 것도 바넘 효과가 작용한 것이다.

 

 

 

바넘의 흥행은 매사가 이런 식이었지만, 대중은 바넘에 의해 속아 넘어가는 것마저 즐겼다. 중요한 건 사실이나 진실이 아니라 어떻게 해서건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이었으며, 바넘의 성공 비결은 바로 그런 일을 잘하는 탁월한 홍보술이었다. (24쪽)

 

 

 

사실 바넘은 천재였다. 그는 스토리텔링의 원조였고, 입소문 마케팅에도 탁월한 재능을 보였다. 바넘은 대중이 논란을 사랑한다는 걸 간파해 이를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는 방식으로 흥행사로서 입지를 구축했다. 반면 그를 나쁘게 말하면 머리 좋은 사기꾼이었고, ‘야바위(ballyhoo)의 왕자’였다. 그는 항상 ‘여러분이 한 번도 본적이 없는 것을 보여드립니다’ 등의 말을 거침없이 해대며 대중의 입소문을 이끌어냈다. 그는 자신의 선전술과 관련해서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사람들은 태생적으로 기만당하기 좋아한다”

 

바넘의 선전술이 어찌나 뛰어났던지 그의 속임수를 보려고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바넘은 영국 식민지 시절을 겪고 조지 워싱턴 전 대통령의 간호 노예로 일했던 조이스 헤스라는 여성을 언론에 소개했다. 그녀의 나이는 놀랍게도 161세였다. 그러나 얼마 후 조이스 헤스는 161세가 아닌 80세로 밝혀졌다. 이에 바넘은 사기꾼이라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 그렇지만 이미 그는 큰돈을 모은 상태였다. 이번에 바넘은 인어 미라를 전시해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원숭이와 연어 뼈를 이어 붙였다는 사실이 드러나 거짓으로 판명됐다. 또 그는 한 농장에서 발견됐다는 3m 크기의 거인 화석을 전시하기도 했으나 이 역시 사기였다. 미국인들은 바넘에게 속을 줄 알면서도 속았다. 그렇게 매번 속아 넘어가는 상황을 즐겼다. 바넘이 81세로 사망하자 미국과 유럽 각지에는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사람들이 넘쳐났다고 한다.

 

 

 

 

 

 

 

바넘은 “대중은 스스로 믿고 싶어 하는 것을 믿는다.”라는 대중심리를 교묘하게 이용했다. 특히 바넘 효과는 정치인들이 많이 이용한다. 경제공화당 허경영 총재는 다소 황당해 보이는 공약들을 내세워 비주류 후보로는 이례적으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허경영 신드롬은 사기꾼의 쇼와 똑같다. 정치적 의미나 의사 표현이 아닌 재미를 좇는 사람들의 관심일 뿐이다. 마술사의 마술이 눈속임인 것을 알면서도 거기에 빠져드는 것과 똑같다. 정치에 대한 부동층과 무관심층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이 정치적 무관심에 대한 불만을 해소하려는 측면이 있었다. 결국, 국민의 정치적 무관심이 심할수록 사회 전체가 ‘엔터테인먼트 민주주의’에 휘둘린다. 정치가 엔터테인먼트로 탈바꿈하는 동안 정치 쇄신과 풀뿌리민주주의는 철 지난 유행어가 되고 말았다. 미국은 더 심하다. 도널드 트럼프는 수준 낮은 망언과 속임수를 통해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우리나라 사회가 엔터테인먼트 민주주의를 극복하기는 현실상 어렵다. 언론은 엔터테인먼트 민주주의를 탄생하게 만든 공범자에 가깝다. 언론도 논란을 좋아한다. 인터넷상에서 논란을 부추기는 세력에게 언론이 맹목적으로 동조하는 것이 문제다. 여기에 대중은 구경꾼이 된다. 어쩌면 엔터테인먼트 민주주의는 현대 사회의 불가피한 현상일지도 모른다. 닐 포스트먼은 자신의 책 《죽도록 즐기기》에서 텔레비전이 등장한 이후 정치와 사회 같은 진지한 영역마저 ‘쇼’가 되어가는 현상을 경계했다. 정치인들에게도 공약을 내세울 때 쇼맨십이 요구되고, 스펙터클한 사건이 중요한 사건보다 더 많은 카메라의 관심을 받는 시대다. 야망을 품고, 유명해지고 싶은 사람이 정치인으로 변신하기에는 이보다 더 좋은 시대는 없다. 우리는 그들의 환상적인 정치 쇼에 매번 속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we always ha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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