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신을 찾는 짧은 여행
레이 브래드버리 지음 / 위즈덤커넥트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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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가슴속에 불가능한 꿈을 가지자!”

 

(체 게바라)

 

 

 

바이킹족은 거대한 뱀이 우주를 똬리 틀고 있다고 믿었다. 고대 이집트인은 사자 머리의 신이 하늘을 들고 있다고 생각했다. 오래전, 고대에 살았던 사람들도 우주에 대해 나름대로 이해하려고 애썼다. 그들은 신의 말씀에 의지했고, 밤하늘에 빛나는 별을 바라보면서 점성술로 미래를 알아내려고 했다. 오늘날 인간은 ‘과학’이라는 새로운 방법을 통해 우주를 이해하려 노력하는 중이다. 그러나 인간이 알 수 있는 것에는 궁극적으로 한계가 있다. “우주에 정말로 우리뿐이라면, 이 공간은 엄청난 낭비일 것이다.” 칼 세이건의 이 말은 우주 어딘가에 살고 있을 지적인 존재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어 있다. 의미심장한 말이기는 하지만 세이건도 고대 우주관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아니면 인간의 이성과 과학의 한계성을 부분적으로 인정하는 겸손의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다. 제프 윌리엄스라는 미국의 우주인은 우주를 여행할 때마다 신의 존재를 더욱 확신하게 된다고 말했다. 과학이 궁극적으로 정밀해진다고 해도 우주에는 우리가 인식하지 못한 차원이 존재한다.

 

레이 브레드버리의 단편소설 《신을 찾는 짧은 여행》(원제: A Little Journey)은 우주라는 공간적 의미를 통해 인간의 존재와 삶의 조건을 탐구한 작품이다. 아흔을 바라보는 벨로위 부인은 신에게 가까이 다가서기 위해서 터켈이라는 사람이 운영하는 화성 왕복 여행을 신청한다. 터켈 화성 왕복 여행에 신청한 사람들은 벨로위 부인의 나이와 비슷한 칠순, 여든이 넘은 노부인이다. 이들은 화성 여행이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누릴 수 있는 특별한 여행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터켈은 우주에 한 번도 여행해본 적이 없는 사기꾼이었다. 그가 화성에 가면 신을 만날 수 있다고 홍보한 것도 거짓말이었다. 또 터켈이 마련한 우주선은 사용 불가능한 고철 덩어리였다. 터켈은 우주에 신이 있다고 믿는 부인들이 어리석다고 화를 내지만, 벨로위 부인은 터켈에게 자신의 ‘꿈’이 무엇인지 차분하게 알려준다.

 

 

“당신이 우리에게 약속한 것들은 아주 훌륭하고 매력적인 것들이었어요.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생각 중 하나였어요. 우리가 신에게 실제로 가까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우리는 스스로를 속인 것이 아니에요. 그것은…‥ 마치…‥ 사람들의 말도 안 되는 꿈이었어요. 아주 오래된 꿈 말이에요. 진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지만 하루에도 몇 번씩은 생각하고 기대려고 애쓰는 그런 종류의 꿈이었다고요.”

 

 

벨로위 부인은 ‘훌륭하고 매력적이고 사랑스러운, 그렇지만 말도 안 되는 꿈’을 실현하기 위해 우주선에 탑승한다. 그녀의 설득에 부인들도 우주선에 타기로 결심하고, 터켈은 처음으로 우주선 조종기를 만져 보게 된다. 과연 벨로위 부인의 꿈은 이루어질 수 있을까?

 

인간들은 자신이 우주의 중심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어떤 이들은 과거에 우주의 중심이었던 신을 찾으려고 한다. 우주에 신도 없고 다른 어떤 지적인 존재도 없다면, 우주는 텅 빈 집처럼 쓸모없는 공간에 불과하다. 그렇지만 인간은 지구에 갇혀 사는 존재이므로 지구라는 경계를 넘어 지구 밖 세상으로 넘어갈 수 있는 자유를 갈망한다. 인간은 우주에서 합리적이고 실질적인 것을 찾으려고 하지만 우주는 공허하고 침묵할 뿐이다. 수직으로 상승하려는 인간의 욕망이 끝나는 지점인 우주에서 세상을 내려다본다면 수평 공간(지구)에서 알 수 없었던 특별한 경험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비록 우주 속 인간은 극히 미미한 존재에 불과하다. 그리고 우주에 인간의 모습을 한 신을 찾을 수 없다. 그러나 무슨 꿈이든 간에 현실의 관성을 넘어서려는 인간의 도전은 위대하고 아름답기만 하다. 자신의 꿈을 당당하게 밝힌 벨로위 부인의 모습을 보게 되면 “가슴속에 불가능한 꿈을 가지자”고 외치던 체 게바라의 말이 따뜻하게 다가온다. 체 게바라의 말처럼 진정한 리얼리스트란 눈앞의 현실뿐 아니라 불가능한 꿈까지 담아야 한다. 반전의 희망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희박한 상황에서도 벨로위 부인의 가슴속에는 뜨거운 꿈의 기운이 남아있었다. 그녀는 리얼리스트였지만 동시에 지나치게 ‘불가능한 꿈’을 꾼 멋진 사람이다. 《신을 찾는 짧은 여행》은 꿈꾸는 자를 위한 아름다우면서도 비극적인 한 편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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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다깬올빼미 2017-10-18 0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화성에서 전생에 살았다는 아이, 보리스카가 문득 떠오르네요.
체 게바라 사진들을보면 그 시가를 한번 피워보고 싶어요.,ㅎㅎ
 

 

 

중국에는 안 먹는 게 없다고 할 만큼 다양한 종류의 음식들이 있다. 별난 음식 재료들이 많은데, 그중 하나가 개미다. 특히 불개미가 중국에서는 정력제로 알려져 있다. MBN <천기누설>에서 건조 상태의 불개미가 정력제로 소개된 적이 있다.[1] 하지만 불개미가 성욕 증진에 효과가 있는지는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았다.

 

 

 

 

 

 

오랜 옛날부터 중국인들은 개미를 정력 강장에 도움이 되는 식품으로 여겼다. 내 기억이 정확하다면 이연걸 주연의 영화 <영웅>(1995년 작)불개미탕이 나오는 장면이 나온다. 이연걸의 부인은 불치병에 걸려 투병 생활을 하고 있는데, 아픈 엄마를 위해 아들(얘도 아버지를 닮아서 무술 실력이 뛰어나다)이 불개미탕을 만들어주는 장면이었다. 아주 잠깐 지나갔지만, 탕이 담긴 그릇에 죽은 불개미 떼가 둥둥 떠다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아들이 지극 정성으로 간호했지만 끝내 그녀는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그녀의 병세가 심각해서 회복이 불가능한 것도 있었지만, 불개미에 들어있는 산성 성분의 물질이 그녀의 죽음을 이르게 한 원인일 수도 있다. 불개미의 산성 물질은 위나 소화기관이 약한 사람에게는 해롭기 때문이다.

 

 

 

 

 

 

 

 

 

 

 

 

 

 

 

 

 

* 최재천 개미제국의 발견(사이언스북스, 1999)

* 로랑 켈러, 엘리자베스 고르동 지구의 작은 지배자, 개미(작은책방, 2009)

* 에드워드 오스본 윌슨, 베르트 휠도블러 개미세계여행(범양사, 2015)

 

   

 

 

몇 주 전 붉은 불개미(red imported fire ant)[2]의 등장에 사람들이 한동안 불안에 떨었다. 지금은 소강 국면에 들어섰지만, 여왕개미의 행방이 오리무중이다. 정부는 붉은 불개미 여왕개미가 죽었을 것이라고 판단,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그렇지만 최재천 교수를 비롯한 개미 전문가들은 정부의 공식 입장이 섣부른 추정이라고 비판했다. 여왕개미는 하루 천 개 이상의 알을 낳으며 환경 적응력이 높은 여왕개미는 수명이 비교적 길다. 일반적으로 여왕개미의 평균 수명은 10~15년이다. 붉은 불개미 여왕개미가 죽지 않고 살아 있으면 어디선가 숨어서 새로운 일개미들로 구성된 군락(colony)을 만들 수 있다.

 

만약 붉은 불개미가 도시에 살게 되면 인명 피해뿐만 아니라 재산 피해도 난다. 미국은 불개미를 테러리스트로 비유한다. 불개미가 전자제품 단전 또는 화재를 일으킨 주범이 되기 때문이다. 개미는 가장 대표적인 초개체(super-individual) 생물이다. 개미 떼는 고도로 분업화된 사회집단이다. 자기가 맡은 역할이 있는 일개미들은 집단 전체의 생존을 위해(좀 더 정확히 말하면 번식 능력이 있는 여왕개미를 보호하기 위해) 이타적으로 자기 몸을 던져 희생한다.

 

 

 

 

 

개미 떼는 척박한 환경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협동이라는 전략을 선택한다. 불개미 떼는 홍수를 만나면 서로 다리와 입을 무는 방식으로 거대한 뗏목을 만든다. 허리케인이 휩쓸고 지나간 미국 동남부 지역에 물 위로 둥둥 떠다니는 불개미 뗏목이 발견되기도 했다.[3]

 

사실 붉은 불개미보다 더 무서운 녀석이 있다.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등 열대 지방에 서식하는 군대개미. 개미제국의 발견, 지구의 작은 지배자, 개미에 군대개미의 위력을 설명한 내용이 나온다. 군대개미는 붉은 불개미보다 호전적이며 일반 개미보다 크고 튼튼한 턱을 가지고 있다. 군대개미가 좋아하는 먹이는 바퀴벌레다. 심지어 군대개미 떼는 자신보다 몸집이 큰 전갈도 공격한다. 군대개미는 유목민처럼 이곳저곳 이동하면서 생활한다. 그래서 개미집을 만들지 않는다. 이 녀석들은 전술도 사용할 줄 안다. 종대로 진군하는 군대개미 떼는 일사불란하게 부채꼴 형태로 진군하여 먹잇감을 공격한다. 군대개미 떼가 마을 근처에 오면 주민들은 집 주변에 석유를 뿌리고 난 뒤 서둘러 임시 피난처로 이동한다. 군대개미 떼의 이동을 피할 때 반려동물, 가축도 반드시 데리고 가야 한다. 줄에 묶여서 이동할 수 없는 동물도 군대개미 떼의 습격을 받으면 뼈를 못 추린다.

 

 

 

 

 

 

 

 

 

 

 

 

 

 

 

 

 

 

 

 

 

 

 

 

 

 

 

 

 

 

 

 

 

 

 

 

 

 

 

 

 

 

 

 

 

 

 

 

 

 

 

 

 

 

 

 

 

 

 

 

 

* 베르나르 베르베르 개미(열린책들, 2001)

* 베르나르 베르베르 3인류(열린책들, 2013~2016)

 

 

 

군대개미의 호전성은 사람들에게 충격과 공포를 주는 적절한 소재가 된다. 영화에서 군대개미는 무차별로 사람을 공격하는 식인 개미로 등장한다. 영화 <인다아나 존스 : 크리스털 해골의 왕국>에 나오는 군대개미 떼는 무서울 만큼 빠른 속도로 목표물을 향해 달려든다. 하지만 개미의 느린 걸음속도를 생각하면 영화 속 군대개미의 모습은 과장된 것이다. 베르나르 베르베르개미시리즈3인류에 나오는 마냥개미는 군대개미의 또 다른 명칭이다. 그런데 소설에 나오는 마냥개미는 산성 물질도 사용할 줄 안다. 그렇다면 이 녀석의 정체는 붉은 군대 불개미인가?

 

 

 

 

 

 

 

 

 

 

 

 

 

 

 

 

 

 

 

 

 

 

 

 

 

 

 

 

 

 

 

 

 

 

*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백년의 고독(민음사, 2000)

* 세계 공포 문학 걸작선 : 고전 편(황금가지, 2003)

* 이탈로 칼비노 힘겨운 사랑(민음사, 2016)

 

 

 

그밖에도 군대개미가 등장하는 소설은 칼 스티븐슨의 단편소설 라이닝겐 대 개미 떼(세계 공포 문학 걸작선 : 고전 편수록), 이탈로 칼비노의 단편소설 아르헨티나 개미(힘겨운 사랑수록) 그리고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백년의 고독이다. 칼 스티븐슨의 단편소설은 찰턴 해스턴 주연의 영화 <벌거벗은 정글(The Naked Jungle, 1954년 작)>의 원작이다.

 

영화나 소설에 나오는 군대개미는 다소 과장된 면이 있다. 무서워하지 않아도 된다. 다가오고 있는 군대개미 떼를 발견하면 최대한 멀리 달아나면 된다. 앞서 언급했듯이 군대개미의 걸음속도는 빠르지 않다. 군대개미는 좀비가 아니다. 동물이나 인간에게 달려들어 공격하지 않는다. 군대개미는 포식하기 위해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먹잇감이 있을 만한 장소를 찾기 위해 이동한다.

 

 

 

     

 

[1] [‘천기누설불개미가 최고의 정력제라고?] (매일경제, 2012816)

 

[2] 최재천 교수는 언론이 보도하면서 사용한 붉은 불개미라는 명칭이 와전됐으며 분류상 정확한 명칭이 붉은 열다미개미라고 했다. ([최재천 교수가 말하는 붉은 불개미“‘살인 개미는 과장최대 골칫덩이”] 국민일보, 2017109)

 

[3] [불개미떼의 하비 생존전략은 '뗏목'같은 부유체 만들기] (연합뉴스, 2017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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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17 13:35   좋아요 0 |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10-17 18:36   좋아요 0 | URL
죄송합니다.. 드림웍스가 만든 만화 ‘개미’는 알고 있는데 게임 ‘개미’는 잘 모르겠어요.. ^^;;

stella.K 2017-10-17 1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캬~! 불개미 출연에 이런 글도 친히 다 써 주시고...
역시 센스쟁이군!ㅋㅋ
베르나르의 <개미>는 정말 재밌었는데...

지금의 집으로 이사 오기 전 먼저 집은 개미가 바글바글했었지.
그런데 바퀴벌레는 거의 없었어.
지금은 개미는 없는데 이따금 바퀴벌레가 출연하고 있지.
무슨 상관관계가 있을까?
아무튼 왠 난데없는 불개민가 생각만해도 징그럽더군.
나도 정부의 발표 안 믿는다.ㅠ

북깨비 2017-10-17 15:11   좋아요 0 | URL
뭔가 상관관계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놈들이 한집에 동시에 출현하는 건 생각도 하고 싶지 않아요. ㅠㅠ

cyrus 2017-10-17 18:38   좋아요 0 | URL
집 안에 사는 바퀴벌레를 박멸하고 싶으면 군대개미를 집에 키우면 됩니다. 세스코보다 바퀴벌레를 효과적으로 퇴치할 것입니다.. ㅎㅎㅎ

syo 2017-10-17 1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것이 불개미야 물개미야.....

cyrus 2017-10-17 18:39   좋아요 0 | URL
생존할 수 있다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녀석들입니다. ^^

서니데이 2017-10-17 1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벌레는 무서운데 개미 너무 무섭네요. ^^;

cyrus 2017-10-17 18:40   좋아요 0 | URL
개미 떼가 지나가는 것을 몇 분 동안 쳐다보면 소름이 돋아요. 마치 내 몸에도 개미가 기어 다니는 듯한, 찝찝한 기분이 들어요. ^^;;

북깨비 2017-10-17 15: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군대개미는 좀비가 아니다’에서 가슴을 쓸어내립니다. 휴우 😅

cyrus 2017-10-17 18:41   좋아요 0 | URL
사람만 보면 공격하는 개미가 실제로 있으면 영화 같은 일이 벌어질 것입니다. ㅎㅎㅎ

sprenown 2017-10-17 16: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고 보면 개미도 불쌍해요.. 먹고 살기 위한 생존투쟁일 뿐인데...

cyrus 2017-10-17 18:43   좋아요 1 | URL
일개미와 수개미가 불쌍해요. 일개미는 일만 하다가 여왕개미를 지키기 위해 희생을 해야 하고, 수개미는 여왕개미와 짝짓기 비행을 마치고 나면 죽습니다.

이하라 2017-10-17 19: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페이퍼 장난 아니게 재미났습니다. 붉은 불개미 뉴스로 이런 흥미로운 페이퍼를 쓰실 생각을 하다니 사이러스님도 장난 아니시네요^^;

자다깬올빼미 2017-10-17 19: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여왕개미의 수명이 15년이나..! 허리가 날씬해서 저는 개미가 섹시해보이던데..ㅋㅋ이연결.. ㅎㅎ제가 20대중반 비디오가게할때 이연걸비됴가 젤 잘나갔어요. 불개미뗏목 ,, 개미들의 대동단결에 장엄함이 느껴집니다. 노아의 방주!! ^^

sprenown 2017-10-17 20: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cyrus님의 시사감수성과 문학적 글쓰기은 이곳에서는 누구나 다 아는 얘기죠... 정의감도 갑입니다. 부정은 용납 못하죠.. ^^
 

 

 

 

어제는 《콜럼바인》 리뷰 대회 응모 기간 마지막 날이었습니다. 응모 기간 종료가 임박할수록 사람들은 평소보다 글을 잘 쓰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대회 상품에 눈이 먼 사람들은 꼼수를 쓰기도 합니다.

 

어젯밤 저는 북플에 접속해서 사람들이 올린 《콜럼바인》 리뷰들을 봤습니다. 모든 글을 정독하지 않았지만 글에서 글쓴이의 노력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중에는 며칠 동안 틈틈이 글을 쓴 분이 있을 것이고, 응모 기간 마지막 날 당일에 작성한 분도 있을 것입니다. 시간이 촉박하면 글을 쓰기가 힘들어집니다. 이렇다 보니 미완성된 글을 업로드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등록한 글을 수정할 수 있는 인터넷 서점 글쓰기 기능을 악용해서 꼼수를 부립니다. 응모 기간 날짜가 지나도 미처 쓰지 못한 내용을 추가할 수 있거든요. 이렇게 되면 감쪽같이 응모 기간 내에 글이 완성된 것처럼 보입니다. 한 번 등록한 글을 여러 번 수정해도 글이 등록된 날짜와 시간은 변하지 않습니다. 처음에 글을 등록한 날짜가 그대로 남습니다.

 

 

 

 

 

 

 

글을 완성하지 못한 사람들이 쓰는 또 다른 꼼수가 ‘작성 중’입니다. 완성된 글을 올리지 않고 그냥 ‘작성 중’이라는 글자만 올리는 사람들이 있어요. 샤이란님은 어제 23시 54분에 ‘작성 중’이라는 말이 있는 게시물을 올렸습니다. 리뷰 제목은 있지만, 내용이 없습니다. 이때 제가 사진으로 캡처한 시간은 16일 0시 1분. 리뷰 대회 응모 기간이 마감된 이후의 시간입니다. 따라서 샤이란님의 글은 완성된 글을 올리지 않았습니다.   

 

 

 

 

 

 

 

오늘 아침에 확인해 보니까 ‘작성 중’은 사라지고 완성된 글이 있습니다. 신기하죠? 이 글은 언제 나타났던 것일까요? 샤이란님은 오늘 새벽 시간에 글을 작성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인터넷 서점 리뷰 대회에 많이 응모하면서 이런 꼼수를 쓰는 사람들을 종종 봅니다. 그리고 꼼수를 써서 리뷰 대회 당선된 사람도 있습니다. 응모 기간 내에 열심히 쓴 사람들은 바보가 되는 거죠. 10월 15일까지  《콜럼바인》 리뷰대회에 응모한 분들에게 당부합니다. 만약에 샤이란님의 글이 리뷰 대회에 당선되면 그냥 넘어가지 말고 알라딘과 출판사에 따지세요. 정당하지 않는 방법으로 글을 응모한 사람이 상을 받으면 안 됩니다. 이건 열심히 글을 쓴 사람들을 기만한 행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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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16 10:48   좋아요 0 |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10-16 13:17   좋아요 0 | URL
제가 리뷰를 0시 이전에 올립니다. 그 시간대에 저런 꼼수를 쓰는 사람들을 볼 수 있어요.

sprenown 2017-10-16 1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상품이 뭔지는 몰라도.. 과열경쟁 이네요. ㅎ

cyrus 2017-10-16 13:18   좋아요 0 | URL
리뷰대회 상품은 주로 적립금이나 책입니다. 민음사나 문동 같은 대형 출판사는 상금을 주는 리뷰 대회를 열기도 합니다.

2017-10-16 11:37   좋아요 0 |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10-16 13:22   좋아요 1 | URL
응모 기간을 정확히 지켜서 글을 쓴 사람들에게는 억울한 상황이죠.

2017-10-16 11:58   좋아요 0 |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10-16 13:24   좋아요 0 | URL
중요한 정보를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런 경우가 있었군요. 역시 증거가 없으면 따져도 소용이 없겠어요. 만일에 대비해서 결과 발표일까지 이 글을 공개 상태로 놔둘 것입니다.

stella.K 2017-10-16 14: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역시 매의 눈을 가졌군!
그래 맞아.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구나.
좋은 지적이나 앞으로 알라딘이나 대회 추최 출판사나
이점은 좀 특별히 신경을 써야할 것 같은데 말이야.
그런데 네가 미움을 받을 수도 있겠어.ㅋ

cyrus 2017-10-16 18:32   좋아요 0 | URL
말을 안 해서 그렇지 저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을걸요.. ^^

stella.K 2017-10-17 13:33   좋아요 0 | URL
ㅎㅎㅎ 그건 나도 마찬가지야.
어쩌다 우린...ㅠㅠㅋㅋㅋㅋㅋㅋㅋ

마립간 2017-10-16 15: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중복게제에 대해 비판 글을 올렸을 때, 독후감에 대해 뭐 그리 빡빡하게 굴 것 있느냐는 반론 댓글을 받았는데,

응모 기간 또는 기한, 역시 그와 같은 반론이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cyrus 2017-10-16 18:41   좋아요 0 | URL
리뷰 대회에 응모를 안 해본 사람들은 잘 모를 거예요. 꼼수를 쓰는 일이 별 거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겠죠. 하지만 정해진 기한 내에 완성된 글을 올리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문학동네 카페 내부에서 진행되는 리뷰 대회가 있습니다. 그 대회의 세부사항에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리뷰 마감일 자정까지 완성된 글을 올려야 하며 미완성된 글을 올린 후 수정을 하면 자격미달입니다.˝

인간의과도기 2017-10-16 16: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이스북처럼 글의 수정 이력을 알 수 있는 시스템이 알라딘에도 도입되면 좋을 텐데요(물론 페이스북은 거대자본을 가지고 있으니까 그런 시스템이 구축 가능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동시에 듭니다). 따지고 보면 이런 이벤트도 불특정 필자들에게 마감 시한을 주고 원고를 청탁한 것이라고 볼 수 있을 텐데, 마감 지키지 않는 일부 프로 필자들의 모습을 일부 리뷰 공모전 참가자들도 그대로 답습하는 걸까요...
선뜻 건드리기 어려울 만한 문제를 공론화해 주신 것에, 한 사람의 독자이자 필자로서 감사드립니다.

cyrus 2017-10-16 18:51   좋아요 0 | URL
별말씀을요. 그동안 잘못된 꼼수를 몇 번 봤으면서 모른척했던 것에 반성 중입니다.

포스트잇 2017-10-16 16: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리뷰대회란 게 있었군요. 어쩐지 유난히 이책을 많이도 읽고 열심히도 쓴다고...만 생각하고 대단하다고 감탄하고 있었네요. 그거였군요. ㅎㅎ

cyrus 2017-10-16 19:50   좋아요 0 | URL
리뷰 대회 마지막 날에 리뷰를 올리는 분들이 많습니다. ^^;;

레삭매냐 2017-10-16 1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단하네요.

저도 리뷰 대회에 응모하려고 책도 샀으나
결국 포기하고, 그냥 읽기로 했습니다.

실력도 안되는데 무신 ㅋㅋㅋ

자유독서 만세!

cyrus 2017-10-16 19:51   좋아요 0 | URL
레삭매냐님. 본인의 실력을 과소평가하면 안 됩니다. ㅎㅎㅎ 저는 리뷰를 쓰려고 책을 살려고 했으나 고민 끝에 안 샀습니다. ^^

sprenown 2017-10-16 16: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렇죠.. 자유독서는 글쓰기의 자유도 보장해 줍니다!

cyrus 2017-10-16 19:52   좋아요 1 | URL
남들 신경 쓰지 않으면서 자기가 읽고 싶은 책을 읽는 일은 바람직한 애서가의 자세입니다. ^^

표맥(漂麥) 2017-10-16 1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덕분에(?) 콜럼바인이란 책이 있다는걸 알았습니다. (출판사에서 cyrus님께 공짜 홍보 감사패 주셔야...)^^

cyrus 2017-10-16 20:42   좋아요 0 | URL
《콜럼바인》이 나왔을 때 출판사가 적극적으로 홍보했고, 이 책을 소개한 알라디너들이 많았어요. 저는 출판사를 위해서 한 일은 없습니다. ^^;;

sprenown 2017-10-16 1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cyrus님 무슨 말씀.. 여기 알라딘에서는 cyrus님 싫어하는 사람, 1도 없을 것 같은데.. 오늘 1사람 생겼을 라나~^^

cyrus 2017-10-16 20:49   좋아요 0 | URL
사람이 완벽할 수 없어요. sprenown님이 몰라서 그렇지 저도 상대방의 기분을 배려하지 못한 말을 할 때가 있어요. 제가 여기에 글을 쓰면 직설적으로 표현합니다. 이렇다보니 이웃에게 혼날 때가 있습니다.

비연 2017-10-16 2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응모시의 규정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네요. (문학동네가 좋은 예)
틈새를 노려 조금 비겁한 방법으로 응모를 하는 경우가 생기니.
근데 정말 대단하심다. 이런 걸 발견하시다니. 엄지척!

cyrus 2017-10-16 20:52   좋아요 0 | URL
예전부터 이런 문제가 있는 것을 알면서도 알리지 못했어요. 이건 저도 반성해야 할 점입니다. 오늘 공개를 토대로 리뷰 대회에 응모한 분들이 손해받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

sprenown 2017-10-16 2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cyrus님이 그렇다면, 저는 몰매 맞고, 강퇴 당했겠네요.ㅎㅎ

cyrus 2017-10-16 20:54   좋아요 1 | URL
여긴 강퇴 그런 거 없습니다. ㅎㅎㅎ

사소한 잘못이라도 솔직히 인정하면 이웃분들이 너그러이 이해해줍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잊혀집니다. ^^

sprenown 2017-10-16 2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착한 사람들, 넓은 아량!

cyrus 2017-10-16 20:59   좋아요 0 | URL
네. 알라딘 서재의 장점이 착한 사람이 많은 커뮤니티, 단점도 착한 사람이 많은 커뮤니티입니다. ^^

sprenown 2017-10-16 2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착해서 붐이 일어나지 않는 한계? ㅋㅋ

cyrus 2017-10-16 21:04   좋아요 0 | URL
알라딘 서재에 비판을 적극적으로 하는 분들이 많지 않아요. 사실 친한 블로거에게 비판하는 일은 부담스러워요. 서로 감정 상하는 일이 될 수 있거든요. 그래서 갈등을 피하려고 비판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겨요.

sprenown 2017-10-16 21: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무래도 그러겠죠.. 특히 우리사회에서는, 상처주지 않고.. 눈치보면서.. 그래도 최소한의 배려를 하되, 비판하고 지적하는것이 더 바람직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근거없는 인신공격은 금물이겠지만, 논리적으로 따지고, 다양한 시각을 개진해서 풍성한 토론의 장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자다깬올빼미 2017-10-16 23: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알라디너들의 분위기를 저는 처음이라 잘 모르지만 이 글읽는데, 왜 이렇게 심장이 뻐근하죠? ;; 언어이해력이 힘든 저같은 사람들은 이렇게 안내해주면 독서하기가 쉽고 난독증을 넘을 수 있거든요. 글들 읽으면서!...전 히말라야의 네팔에 셀파같다고 생각합니다. 사이러스님이요~ !! 덕분에 ,, 저처럼 경미한 뇌장애가 있는 사람도 혼자 넘지못하는, 높은 산을 오르는거 잖아요!속시원히 이 비양심문제가 해결되길 바랍니다! .. 속상하네요! 힘내세요~cyrus님


cyrus 2017-10-17 12:49   좋아요 0 | URL
알라딘 서재가 비교적 조용하고 평화로운 온라인 커뮤니티이긴 하지만, 이곳에도 크고 작은 갈등이 생깁니다. 갈등에 휘말리면 정신적 피로가 몰려와요. 또 마음에 상처받은 사람들은 알라딘 서재 활동을 그만두기도 합니다.

저 말고도 서재 활동을 활발히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여기서 그분들 이름을 하나하나 열거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

곰곰생각하는발 2017-10-17 1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리원칙하면 사이러스 님이죠.. ㅎㅎ
수학에 정석이 있고 영어에 성문이 있다면 알라딘에는 사이러스 님.

cyrus 2017-10-17 20:54   좋아요 0 | URL
별말씀을요. 제가 스테디셀러급은 아닙니다. 그리고 원칙을 철저히 지키는 것도 아닌데요. ^^;;
 
하청사회 - 지속가능한 갑질의 조건
양정호 지음 / 생각비행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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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숙한 자유 시장 경제가 이루어지려면 누구에게나 균등한 경쟁 기회가 보장되어야 한다. 자유로운 경쟁을 통한 시장에서의 분배야말로 정의로운 분배가 된다. 성별과 재산, 연령이나 사회적 계층을 불문하고 능력만 있다면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이렇게 볼 때 ‘능력에 따른 분배’라는 자유주의 이념이 설득력 있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지금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정치인과 기업인들이 입만 열면 자유 시장 경제를 외치지만 정작 자유 시장 경제 체제의 기본원리인 공정한 경쟁 관계를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 불평등한 경쟁 관계를 당연하게 여긴다. 우리나라 경제가 소수 재벌 · 대기업 중심의 성장전략을 고수해 대 · 중소기업 간 불공정거래 관행이 여전하고, 자영업자나 청년층 · 노년층의 생존이 벼랑 끝에 몰리는 한계상황이다. 여기서 ‘갑을관계’의 문제점이 발생한다. 갑과 을은 불균형적인 권력 관계를 상징한다. 갑은 권력자, 을은 종속자다. 우리나라에서 갑은 대기업, 을은 중소기업이다. 갑이 원청업체라면 을은 하청업체가 된다. ‘기업 간의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을 보장하며 불공정거래를 규제하기 위해 설립된 공정거래위원회는 갑과 을의 동등한 거래를 보장하지 못한다. 갑이 을을 대등한 계약의 당사자로 보지 않고 자신이 마음대로 해도 되는 상대로 여기는 사회에서 시장 경제 체제는 제대로 작동할 수 없다.

 

몇 년 전 우리 사회의 화두였던 경제민주화의 기본 원칙 중 하나가 ‘갑’의 횡포에 무력한 ‘을’을 보호하는 것이었다. 경제민주화 관련 정책들은 이익만을 좇는 대기업의 무분별한 탐욕을 막는 데 일조했다. 그러나 원론적인 구호만 되풀이하는 경제민주화 담론은 ‘갑’이 국내시장에 구축한 독점적 시장 구조를 깨뜨리기에 역부족이었다. 뜨겁게 달궈진 냄비에 담긴 경제민주화는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식어갔다. 산업 현장에서 계약상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갑의 횡포는 도를 넘어섰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갑의 횡포는 또 얼마나 많겠는가. 《하청사회》(생각비행, 2017)는 갑이 횡포 수준을 넘어 사회에 악영향을 주는 연결 고리를 끊고, 갑을 관계를 새롭게 정립한 책이다. 이 책을 쓴 저자 양정호 씨는 갑이 을에게 군림하는 현상이 증가하는 사회가 더는 묵과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본다.

 

그는 갑질이 판치는 사회를 ‘하청사회’라고 부른다. 갑을관계를 바탕으로 하청사회를 떠받치는 두 개의 기둥이 있다. 그것은 ‘지대추구행위’‘외주화(outsourcing)’다. 지대추구행위는 공정 경쟁의 기회를 축소하고 시장을 왜곡하는 행태이다. ‘조물주보다 높은 건물주’의 등장은 지대추구행위의 문제점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건물을 빌려 장사하는 자영업자들을 괴롭히는 것은 무엇보다 치솟는 임대료다. 결국, 임대료 부담으로 장사를 접는다. 역세권이나 대표적 지역 상권 등의 임대료는 계속 오르고 있다. 상권이 뜰 경우 대기업 프랜차이즈 상점이 들어오면서 영세 자영업자들은 주변 상권으로 밀려 나가는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현상이 일어난다. 건물주는 독점적 지위를 누리는 ‘갑’이다. 그들은 별다른 생산 활동 없이 초과 이익을 얻을 수 있다. 건물주들은 임대료 수익으로 다른 부동산을 매입하는 등 지속적으로 지대수익을 확대하고 있다. 시장 경쟁에 참여하지 않는 비생산적인 방법으로 이윤을 추구하는 행위는 공정한 경쟁을 강조하는 시장경제에 위배된다.

 

외주화는 급격히 변화된 경제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국내기업들이 내세운 경영 방식이다. 한 기업이 ‘모든 것을 잘 하기’보다 ‘한 가지를 더욱 잘하기’ 위해 핵심역량에 집중하고, 그 이외의 것은 다른 전문회사, 즉 하청업체에 맡겨 시너지 효과를 끌어내는 것이다. 따라서 외주화 경형의 핵심은 기업과 하청업체가 서로의 전문성을 인정하고 동등한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다. 그래야만 생산성 향상과 경비 절감을 해오게 되고, 진정한 상호이익 관계가 확립된다. 하지만 이론과 현실은 다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노사협력 · 상생 협력을 외치지만, 한국에서 노동자는 사용자의 동등한 파트너로서 한 번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경제 성장을 위해 친기업 정책을 펼친 정부의 비호 아래 거대한 갑이 된 경제 권력은 경제적 을인 하청업체에게 위험한 일을 전가했다. 하청업체를 쥐어짜는 불공정한 계약과 열악한 노동 조건은 하청업체 재해의 원인이며, 잊을만하면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 같은 산업재해가 발생한다.

 

사회가 성숙해지려면 그때그때 주어진 시대적 과제를 성공적으로 풀어가야 한다. 불공정한 갑질 문제가 그중 하나다. ‘지대’를 편하게 받아먹어 독점할 수 있는 사회 구조를 개선하지 못하면 누구나 ‘갑’의 위치에 오르려는 심각한 상황이 초래할 수 있다. 저자는 지대추구행위가 사회적으로 학습되는 상황을 지적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요즘 청소년들의 장래희망 최상위가 건물주와 임대사업자라고 한다. 갑질 문화를 확대 재생산 하는 ‘보이지 않는 나쁜 손’이 아이들에게까지 뻗친 지 오래됐다. 이 아이들이 비정상적인 사회 속에 성장하면서 또 다른 ‘갑’이 된다면 사회 구성원으로서 어른들에게 책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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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renown 2017-10-14 2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 지대추구때문에 경리단길,
망리단길의 토박이 영세상인들이 쫒겨나고 있는 실정입니다. 시장경제의 거대한 전환이 필요할 것 같네요

cyrus 2017-10-15 17:27   좋아요 0 | URL
‘알쓸신잡‘에서 유시민씨가 젠트리피케이션 문제는 완전히 해결하기 어렵다고 말했어요. 그렇지만, 피해를 받는 영세상인들을 살릴 수 있는 대책은 마련해야 합니다.

2017-10-14 18:06   좋아요 0 |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10-15 17:30   좋아요 0 | URL
이명박근혜 시절에 재벌, 친기업 정부에 기생하는 자본적 파쇼들이 너무 설쳐댔습니다.

나와같다면 2017-10-15 14: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리에게 주어진 시대적 과제에 대해서 생각해봅니다.
우리 세대가 성공적으로 풀어가기를 바랍니다.. 그럼 다음 세대도 그들의 문제를 해결할거라고 믿습니다

cyrus 2017-10-15 17:33   좋아요 2 | URL
완전히 해결하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책임 지려는 모습을 보여줘야 합니다. 기성세대가 책임져야 할 문제를 다음 세대에 떠넘기면 골치 아픕니다.

transient-guest 2017-10-17 01: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도화하려는 노력, ‘이런 것은 옳지 못하다‘ 또는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같은 의견의 공론화, 및 개인들의 차원에서 이런 행위가 나쁘다는 인식이 생길 수 있는 교육까지 어느 한 가지만 건드려서 해결되는 문제는 아니겠습니다. 세상사가 다 그렇지만 적절한 밸런스를 잡는 건 참 어렵네요.

프리즘메이커 2017-10-17 01:4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땅덩이가 넓은 미국 같은 경우 한 분야의 시장을 독점하려면 유통망을 모조리 접수하는 것이지요. 석유회사 처럼요. 반면에 한국같이 땅덩이가 좁고 인구가 과밀한 나라는 목이 좋으면 무얼 팔아도 다 잘팔려요. 그래서 아예 좋은 상권을 잡고 그 땅을 독점해버리죠. 대표적으로 롯x몰,이x트몰 같은거죠 그안에 영화관부터 음식점 쇼핑업체를 그 땅에 아에 집적해서 몰아넣는 방식이죠. 그래서 결국에 제품의 품질이나 가격싸움보다 부동산싸움으로 문제가 귀결되어버려요. 한국에서 특히나 토지문제를 풀기힘든게 이런 자본의 독점화 현상에 알맞는, 지대추구사회에 취약한 지리구조를 갖췄달까요..

cyrus 2017-10-17 12:52   좋아요 0 | URL
아주 정확한 지적입니다. 프리즘메이커님의 말씀을 듣고 보니 지대추구행위의 문제점을 줄일만한 해결책이 나오기 힘들어 보입니다.
 
우리 곁의 난민 - 한국의 난민 여성 이야기 마이너리티 리포트 1
문경란 지음 / 서울연구원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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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인간 존중을 헌법의 최고 가치로 규정하고 있다. 인류의 보편적 가치로 발전되어 온 인간 존중은 오늘날 여성, 어린이, 근로자, 장애인, 난민 등 사회의 약자에 대한 인권 보호로 관심이 확대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난민 문제에 대한 대응이 소극적이다. 우리나라는 1992년 국제난민협약에 가입했다. 난민협약은 국제협약으로 국내법과 같은 효력이 있으므로 한국 정부는 난민에 대한 보호 의무가 있다. 그렇지만 정부가 1명의 난민을 정식으로 받아들인 연도는 2001년이다. 난민 지위를 받지 못한 신청자들은 ‘인도적 지위(humanitarian status)’에 속한다. 그들은 난민이 될 수 있는 법적 요건이 부족하지만, 일정 기간 국내에 체류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누적 인도적 지위자 수가 천 명을 넘어선다.

 

우리나라에서 난민이 되는 일은 쉽지 않다. ‘난민’으로 생활하려면 복잡한 법적 절차를 거쳐야 한다. 난민으로 인정받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난민이 되기 위해선 ‘박해’를 받는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충분한 근거를 공개해야 한다. 난민협약이 규정한 ‘박해’는 생명이나 신체에 대한 위협뿐 아니라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하는 행위이다. 따라서 성폭력, 강제 결혼, 할례 의식 등 성적 박해에 벗어나려는 여성들도 난민으로 인정받아야 한다. 그런데 목숨 걸고 가까스로 한국으로 건너온 난민 신청자들의 손에 근거 자료가 있을 리 없다. 여기서부터 난민 신청자들은 커다란 어려움에 직면한다. 난민으로 인정받아도 그들의 삶은 순탄치 않다. 정부가 다문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여전히 차별받는 난민과 인도적 지위자 들이 많다. 인도적 지위자는 진학과 직업의 자유가 없어 공장에서 단순 노동직으로 살아간다. 난민들이 한국어를 배울 수 있는 곳은 딱 한 군데뿐이고, 서울에 있다. 지방에 거주하는 난민들은 서울에 가기 위한 교통비를 자비로 부담해야 한다. 사실상 혼자서 외출이 어렵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자녀들 역시 활동에 제약이 따르고 외톨이로 지내기 쉽다. 그리고 한국어를 배울 수 있는 시간이 오전 시간에 한정되어 있어서 일하는 난민들은 사실상 배울 기회를 받지 못한다.

 

최근에는 난민 문제를 바라보는 인식이 달라지면서, 난민들의 삶을 가로막는 장벽이 더욱 견고하게 높아지고 있다. 갈등과 분쟁이 국지화하면서 국경을 넘지 못하는 국내 난민이 급격히 증가하고, 박해를 피해 탈출한 난민들을 사회에 해를 끼치는 불법 이민자로 바라본다. 난민 문제에 대한 더 근본적인 비판은 ‘외국인을 대하는 우리 사회’ 자체에 대한 것이다. 《우리 곁의 난민 : 한국의 난민 여성 이야기》(서울연구원, 2017)는 이 문제를 지적한다. 외국인에 대한 이중 잣대. 한국인들은 평등과 관용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인종 및 국적 차별이 몸에 배어 있다. 미국, 유럽 출신의 외국인이 방송인으로 활동하거나 정계에 진출하면 ‘푸른 눈의 한국인’이라며 환영하는 목소리 일색이었다. 그런데 필리핀 출신의 이민자인 이자스민이 국회의원이 됐을 때 악의적인 인종차별 발언이 쏟아져 나왔다. 이자스민을 비난한 사람들은 그녀의 국정 활동을 정확히 확인하지 않은 채 인터넷으로 떠돌던 허위 정보를 믿고 혐오 발언을 내뱉었다. 같은 외국인이라도 잘 사는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백인에게는 호의를 보이면서 ‘한국보다 못 사는 나라’로 분류되는 동남아 출신 유색인종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바라본다.

 

국내에 거주하는 난민 여성도 성차별의 피해자가 된다. 고국의 기나긴 내전을 피하고자 한국으로 온 난민 여성들이 있다. 전쟁은 약자에 대한 억압과 폭력이 극단적으로 증폭되는 끔찍한 상황이다. 전쟁 속에서 여성은 자국 남성을 위한 성 노리개가 되거나 점령세력 남성이 가하는 성폭력의 위험에 노출된다. 여성에게 가해지는 전쟁의 폭력은 우리 역사에서도 전혀 낯설지 않다. 일제 강점기에 조선 여성들은 강제로 일본군의 성노예가 되었다. 여성들은 한순간도 전쟁의 폭력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었다. 난민 여성들은 전쟁이라는 고통을 피하고자 한국으로 왔지만, 이곳에서도 이중삼중의 고통이 그녀들을 위협한다. 난민 여성은 ‘외국인’과 ‘여성’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으며 경제적 빈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성매매를 하기도 한다. 안정적인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차별과 고통을 겪는 난민 여성에게 한국은 지옥이나 다름없다. 그녀들이 한국을 ‘헬조선’이라고 욕해도 우리에게 변명의 여지가 없다. 난민 여성들은 입이 있어도 ‘말할 수 있는 입’이 없다. 부당한 상황을 알리기 위해 목소리를 내고 싶어도 사회는 그녀들의 목소리를 귀담아듣지 않는다. 어려움에 처한 난민 여성은 점점 고립되고, 사회는 난민 여성의 인권 문제를 외면한다.

 

이 책에 7명의 난민 여성들은 용기 있게 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들의 사연을 보게 되면 타자에 대한 관용을 말로만 외치던 우리 사회의 위선적인 민낯을 확인할 수 있다. 난민 여성의 인권 문제는 ‘한국 여성이 처한 문제’에만 초점을 맞춘 페미니즘 열풍의 그림자에 가려져 있다.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이 우리 사회에 정착되려면 난민 여성을 소외하면 안 된다. 따라서 난민 문제는 ‘인간’의 문제로 확장되어야 한다.

 

 

 

 

※ 리뷰의 제목은 할란 엘리슨(Harlan Ellison)의 단편소설 제목 『나는 입이 없다, 그리고 나는 비명을 질러야 한다』를 차용해서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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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7-10-13 21: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첨에 이런 알찬 리뷰 쓰려고 그런거거든요? 근데 쓰고나니 무도사 배추도사. 와......

비결 좀 알려주세요.

cyrus 2017-10-14 15:44   좋아요 0 | URL
syo님의 글에는 syo님만의 개성이 있고, 사람들이 좋아하는 특별한 매력이 있습니다. 제 글을 음식으로 비유하자면, ‘양념과 기름기를 뺀 싱거운 음식’입니다. syo님의 글을 음식으로 비유하면, ‘맛있는 음식’입니다. 지금처럼 syo님이 만들고 보여줄 수 있는 글의 맛을 계속 유지하십시오. 이 알라딘 마을에 각자의 개성을 내세워서 글을 써야 하는 사람들이 많아야 합니다. 저에게 배워야 할 점은 1도 없습니다. ^^

서니데이 2017-10-13 2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회적 약자의 입장에서 자신이 직면한 어려움에 대해서 말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생각해요.
잘 읽었습니다. cyrus님, 좋은 금요일 밤 되세요.^^

cyrus 2017-10-14 15:47   좋아요 2 | URL
잘못된 편견으로 한 번 낙인찍힌 사람일수록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어렵습니다. 편견에 갇힌 사람들은 발화자를 무시하고 차별합니다.

2017-10-14 00:27   좋아요 1 |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10-14 15:48   좋아요 0 | URL
중요한 기사를 잘 보셨군요. 이 기사를 모르거나 못 본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을 거예요. ^^


자다깬올빼미 2017-10-14 0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닿네요
제겐 아는 베트남 여동생이 있어요. 저보다 한국어구사력이 더 좋아서 자주 수다를 떨죠.
올 가을 함께 여행가자고 그러는데~ 이 글읽고 시간내어 같이 가을여행을 가야겠단 생각이..문득!!! .^^

cyrus 2017-10-14 15:52   좋아요 1 | URL
제 외숙모가 베트남 사람입니다. 시골에 사는 외삼촌과 결혼해서 아들, 딸 낳고 잘 살고 있어요. 저도 외숙모를 가족처럼 대하다 보니 다문화 정책에 관심을 가지게 됐어요. 올빼미님의 소원이 꼭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

AgalmA 2017-10-14 04: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차별적이지도 민족적이지도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국내 거주하는 외국인, 난민 수용 상황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얘기해 보라고 하면 가짜들 많이 드러나죠. 여차하면 애국심이 강한 것도 죄냐 등등으로 주위의 표도 모으면서....글로는 감출 수 있어서 이건 산파술이 필요한 영역ㅎ

cyrus 2017-10-14 15:57   좋아요 0 | URL
사실 저도 난민을 어떻게 수용해야 할지 큰 그림이 그려지지 않아요. 난민 문제도 복잡해요. 종교, 문화적 차이 등을 고려해야 하고 무엇보다 편견을 걷어내야 합니다. 일반인으로서 제가 해야 할 일은 난민 문제를 접근할 때 가짜 정보, 허점이 있는 정보를 걸러내는 일입니다.

2017-10-14 06:38   좋아요 0 |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10-14 16:02   좋아요 4 | URL
탈북자도 난민입니다. 밀당 중인 트럼프와 김정은이 전쟁 한 판 하자고 제대로 뜨면 대한민구 인구도 난민이 됩니다. 전쟁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내전을 피해 우리나라로 건너 온 난민을 부정적으로 봅니다. 웃긴 일이에요. 우리나라도 언제 전쟁 날 지 모르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난민이 처한 상황을 이해하지 못해요.

sprenown 2017-10-14 08: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난민여성이 그러고 보니 우리사회의 최고 약자네요
관용의 미덕은 언제쯤?

cyrus 2017-10-14 16:04   좋아요 2 | URL
난민에 대한 편견이 줄어들지 않는 한 난민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거나 난민 문제에 무관심한 사람들이 많아질 것입니다.

sprenown 2017-10-14 17: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뿌리깊은 인종차별에 우리 먹고 살기도 힘들다..일자리문제까지.
못할짓 많이 하고 있네요.
사실 얼마전까지 고아수출 하고 베트남 전에서 양민 도 많이 학살했었던 나란데..최소한의 양심과 인류애 회복을 바랍니다!

transient-guest 2017-10-17 01: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난민이면서 여성이라는 건 정말 힘든 일입니다. 한국은 난민 뿐 아니라 사실 인종차별문제도 심각한데 사회적으로는 별로 인식을 못하고 있는 상황 같습니다. 미국의 경우도 트럼프 때문에 난민인정/이민권이 나빠지고 있습니다만, 현실적으로는 우호적인 난민을 대량으로 받아들여 정착시키는 제도의 활용, 그리고 민간단체의 활동으로 그나마 나은 형편입니다. 특히 난민을 대량으로 받아들여서 인구감소가 심각한 지역으로 이주시켜 지역을 활성화시킨 사례도 있어 인구감소가 이미 현실인 한국도 적극적인 검토와 제도화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관용과 무조건적인 사랑이 바탕인 종교에서조차 일상적인 차별과 인권탄압이 이루어지는 나라라서, 그리고 국민의 다수가 그 종교에 적을 두고 있는 상태에서는 쉽지 않을 듯 합니다 (종교만의 문제는 아니구요).

cyrus 2017-10-17 12:56   좋아요 1 | URL
우리 사회가 다문화 사회라는 사실을 사람들에게 인식시켜주기 위해서는 정부가 난민 문제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