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양장)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윤성원 옮김 / 문학사상사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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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호불호가 갈리기는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무라카미 하루키라는 소설가를 좋아한단다. 아빠도 읽어보기는 했어. 군대 있을 때그 유명한 <상실의 시대>를 읽었지. 읽고 나서 느낀 생각은 사람들이 왜 이런 소설을 좋아하는지 이해가 가질 않았단다. 그리고 군대 제대하고 집에 와 보니, 집에 예상 밖의 무라카미 하루키 책이 한 권 있었어. 단편집이었던 것 같은데너희 고모가 어디서 얻어온 책인 것 같았어. 혹시나 열어봤는데음… 역시 아빠와는 안 맞아… 이러면서 책을 덮었단다.

그 이후는 무라카미 하루키 책은 한 권도 읽지 않았어. 그가 신간을 내놓을 때마다 사람들이 열광을 하고, 베스트셀러 가장 높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 때도 거들떠 보지도 않았단다. 그런데 몇 년 전 “지대넓얕”이라는 팟캐스트를 듣다가 거기서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을 소개시켜 주었고, 일부를 읽어주었는데아주 나쁘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나이를 먹어서 그런가이런 생각이 들면서 다시 한번 하루키 소설을 읽어볼까이런 생각이 들었단다.

그렇게 생각만 하다가 이제서야 하루키의 첫 번째 소설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라는 소설을 읽게 된 것이란다. 책도 얇아서 하루키 소설을 맛보는데 좋을 것 같았단다. 맛이 별로면 다시 안 집어 들면 되고 말이야. 예전에 읽었으면 읽고 나서이런 것도 소설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을 수 있겠지만, 그 동안 형식 파괴의 소설을 여럿 읽다 보니 잔잔하니 읽을 만하네… 이런 생각이 들었단다.

그러니까 맛을 보긴 했는데정확히 잘 모르겠다는 말이야. 그럴 때는 한번 더 맛을 봐야겠지. 역자의 말에 따르면 하루키 초기 4부작이 있다고 하더구나.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1973년의 핀볼>, <양을 쫓는 모험> (이 소설이 앞서 이야기한 팟캐스트에서 소개한 소설로이것도 일단 구입은 해놨어.) <댄스 댄스 댄스> 이 책들을 한번 읽어봐야겠구나.

 

 

1.

이 짧은 소설은 앞서 이야기했지만, 소설이라도 해야 하나 할 정도로 특별한 줄거리가 없단다. 책 읽기 좋아하는 21살 주인공 ‘나’가 도쿄에서 대학을 다니다가 방학 때 고향에 내려와 지내는 일상을 적은 것이 전부란다. 하필 ‘쥐’라는 별명을 가진 부잣집 친구와 만나고, 제이가 운영하는 제이스 바에서 시간을 보내곤 했어. 그러던 어느 날 술집의 화장실에서 심하게 취한 여자를 집에 데려다 주었어. 그리고 며칠 뒤 우연히 들른 음반 가게에서 그 여자를 다시 만나게 되어 가까운 사이가 되었지만깊은 사랑까지는 나아가지 않았단다. 다시 도쿄로 학교로 떠나면서 여자와 헤어졌고, 겨울 방학에 다시 돌아온 고향의 그 음반 가게에 그녀는 없었어.

이렇게 특별한 줄거리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은 첫 문장과 마지막 문장의 강렬함이 읽는 이를 끌어당기지 않았나 싶구나. 첫 문장은 “완벽한 문장 같은 건 존재하지 않아완벽한 절망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어떤 작가가 한 말이라고 했고, 마지막 문장은 “한낮의 빛이 밤의 어둠의 깊이를 어찌 알겠는가?” 주인공 ‘나’가 좋아하는 작가 하트필드라는 작가의 묘비명이라고 했어.

.

아빠가 하루키 소설을 거의 읽지 않았지만, 하루키 소설에는 항상 음악이 등장한다는 것은 알고 있어. 이 소설에도 주인공 ‘나’가 음반가게에 들러서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을 찾았는데, 그때 음악가로 아빠가 얼마 전에 읽은 글렌 굴드가 나와서 반가웠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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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그리고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고 3번도.

그녀는 잠자코 이번에는 두 장의 LP를 들고 돌아왔다.

“글렌 굴드와 박하우스어느 쪽이 좋아?

“글렌 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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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이 늘 거창하고 극적인 줄거리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아. 우리 일상과 비슷한 소설도 괜찮은 것 같아. 오늘은 여기서 끝~~~

  

PS:

책의 첫 문장 : “완벽한 문장 같은 건 존재하지 않아완벽한 절망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책의 끝 문장 : “한낮의 빛이 밤의 어둠의 깊이를 어찌 알겠는가?


(10)
물론 모든 것으로부터 무엇인가 배우려는 자세를 유지하고 있는 한, 나이를 먹고 늙어간다는 게 그렇게 크게 고통스런 일은 아니다. 하지만 그것은 일반론이다.
스무 살이 좀 지났을 때부터 나는 줄곧 그런 삶의 방식을 가지려고 노력해 왔다. 그 때문에 타인으로부터 여러 번 뼈아픈 타격을 받고, 기만당하고, 오해받고, 또 동시에 많은 이상한 체험을 하기도 했다.

(30)
“옛날 옛날에 아주 마음씨 착한 산양이 살고 있었단다.”
멋진 첫마디였다. 나는 눈을 감고 마음씨가 착한 산양을 상상해 보았다.
“산양은 항상 무거운 금시계를 목에 걸고 헉헉거리면서 돌아다녔지. 그런데 그 시계는 너무 무거운 데다가 고장이 나서 움직이지도 않았어. 그래서 친구인 토끼는 이렇게 물었지. ‘이봐, 산양, 왜 자네는 가지도 않는 시계를 늘 목에 매달고 다니는 건가? 무겁기만 하고 아무 쓸모도 없는 걸 말이야.’ 산양은 ‘그야 물론 무겁지. 하지만 익숙해졌거든. 시계가 무거운 것에도, 움직이지 않는 거에도 말이야’ 하고 대답했지.”

(116-117)
어떤 신문 기자가 인터뷰 중에 하트필드에게 물었다.
“당신 소설의 주인공 월드는 화성에서 두 번 죽고, 금성에서 한 번 죽었습니다. 이건 모순 아닙니까?”
하트필드는 이렇게 대답했다.
“자네는 우주 공간에서 시간이 어떤 식으로 흐르는지 알고 있나?”
“아뇨, 모릅니다. 하지만 그런 건 아무도 모릅니다.”
기자의 말에 하트필드는 이렇게 대답했다.
“누구나 다 알고 있는 걸 소설에 쓴다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겠나?”

(123
거짓말을 하는 건 무척이나 불쾌한 일이다. 거짓말과 침묵은 현대의 인간 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거대한 두 가지 죄악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실제로 우리는 자주 거짓말을 하고, 자주 입을 다물어 버린다.
그러나 만일 우리가 1년 내내 쉴 새 없이 지껄여대면서 그것도 진실만 말한다면, 진실의 가치는 없어져버릴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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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과학은 게임이다. 날카로운 칼을 사용하는 현실의 게임. 하나의 그림을 조심스럽게 수천 개의 조각으로 잘라낸 뒤, 잘라진 조각들을 모두 모아서 하나의 그림을 다시 완성할 때 이 퍼즐게임은 끝난다. 이 게임에서 당신의 상대는 신이다. 신은 게임뿐만 아니라 게임의 규칙들도 만들어냈다. 이 규칙들이 무엇인지는 아직 완전히 알려지지 않았다. 규칙의 절반은 당신 스스로 발견하거나 유추해내야 한다. 실험은 날을 세운 검이다. 이 검을 휘둘러 어둠의 악령들을 몰아내거나 아니면 치욕스럽게 몰락해야 한다. 신이 얼마나 많은 규칙들을 만들어냈는지, 그리고 얼마나 많은 규칙들이 인간의 게으름 때문에 생겨났는지는 분명치 않다. 해법은 당신이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을 때만 가능하다. 이것이 이 게임의 가장 흥미로운 점이다. 당신은 당신과 신 사이에 놓여 있는 상상의 한계에 맞서 싸워야 한다! 그런데 어쩌면 상상의 한계는 애당초 존재하지 않는 것일지도 모른다.

(76)

한 번은 리포터가 아인슈타인에게 이렇게 물었다.

인생의 성공을 위한 공식이 존재할까요?”

있고말고요.”

어떤 겁니까?” 리포터는 다시 물었다.

성공을 A라고 한다면 공식은 A=X+Y+Z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X는 일이고, Y는 유희입니다.”

그럼 Z는 뭐죠?”

아인슈타인은 웃으며 천천히 대답했다.

입을 다무는 것입니다.”

(79)

아인슈타인의 가장 중요한, 동시에 논란의 여지가 가장 많았던 사고실험으로는 1935년에 발표된 ‘EPR역설이라는 것이 있다(EPR은 아인슈타인의 이니셜과 프린스턴에서 그와 함께 일했던 두 과학자 포돌스키와 로젠의 이니셜로 이루어진 명칭이다). 자신의 가설을 입증할 아무런 도구도 사용하지 않고 이루어진 순수한 사고실험인 EPR역설을 통해서 아인슈타인은 오랫동안 골치를 아프게 만들었던 양자물리학의 모순을 완전히 입증했노라고 주장했다(사실 양자물리학이 생겨나게 된 데에는 아인슈타인의 공헌이 적지 않다). 덴마크의 물리학자 닐스 보어가 이른바 코펜하겐 해석을 통해서 강력하게 옹호했던 양자역학은 우연이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그 자체로 물리적 법칙의 일부라고 주장했다. 아인슈타인은 이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는 친구 막스 보른에게 보낸 편지에서 신은 주사위놀이를 하지 않는다라고 썼다. EPR역설은 양자역학의 이런 근본적인 모순을 밝혀주는 하나의 방법으로 제시되었다. 이에 대해 보어와 그의 추종자들은 아인슈타인이 이상적 사고능력을 완전히 상실했다고 맹비난했다.

(111)

지난 수천 년 동안 수학은 가지가 아무렇게나 뻗어나와 마구 뒤엉켜버린 나무처럼 무질서하게 성장했다. 바빌로니아, 이집트, 그리스, 아랍, 인도 등지에서의 발견과 그 뒤를 이은 근대 서양에서의 진보 등으로 수학은 수천 개의 머리를 지닌 괴물로 바뀌었다. 본래의 모습이 무엇인지 아무도 알 수 없게 되어버렸다. 수학은 인류가 가진 가장 객관적이며 가장 광범위하게 발전된 학문적 도구인데도(실제로 매일같이 수백만의 사람들이 수학을 사용해 일상의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그 무한한 다양성 내부에 혹시 썩은 씨앗을 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바이러스에 감염되거나 곰팡이가 피어 그 계산결과를 신뢰할 수 없는 것은 아닌지 정확히 알 수 있는 사람은 이제 아무도 없었다.

(115)

괴델이 1931년에 마침내 문제를 해결했을 때 그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젊은 수학자에 불과했다. <수학원리와 그와 연관된 형식적으로 결정불가능한 명제들에 대하여 I>이란 제목으로 발표한 그의 논문은 힐베르트의 낙관론에 찬물을 끼얹었다. 거기서 괴델은 수학원리에 참이면서 동시에 증명이 불가능한 결정 불가능한 진술들이 존재할 수 있을 분만 아니라, 이런 결정 불가능성이 필연적으로 모든 공리체계는 물론 현존하는 그리고 앞으로 존재하게 될 모든 종류의 수학에 해당된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모든 전문가들이 예측했던 것과는 반대로 수학은 더 이상 의심의 여지없이 불완전했다.

수학이 세계를 총체적으로 표현한다거나 철학의 모순들로부터 자유롭다는 낭만적인 생각들은 괴델의 간단한 논증을 통해 단칼에 궤멸되었다.

(116)

괴델의 주장을 요약해보면 학문, 언어, 정신 등 모든 시스템 안에 참인 진술이 존재하지만 증명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우리가 아무리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완벽한 시스템을 만들어낸다 하더라도, 그 안에는 항상 증명 불가능한 허점이 발견되고 흰개미처럼 우리의 확신을 모조리 갉아먹는 모순된 논리가 등장하게 된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과 보어 계열의 양자이론을 통해서 물리학이 완벽하게 결정론적인 과학이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했다면, 괴델은 수학을 송두리째 뒤집어놓았다. 불확정성이 지배하는 세계에서 확실한 것은 이제 더 이상 아무것도 없었다. 괴델 덕택에 진리는 그 어느 때보다도 불안정하고 가변적인 것이 되었다.

(243)

그러면 악마는 어떤 특정한 이유 때문에 사악한 걸까? 이 물음은 조금 더 복잡하다. 악마는 순전히 자족적인 쾌락을 위해서 사방에 독을 뿌리는 걸까? 아니면 어떤 목적을 추구하기 위해서일까? 이 점에서 이론들은 서로 엇갈린다. 어떤 사람들은 악마의 의도가 창조의 계획을 어지럽히는 데 있다고 주장한다. 악마의 임무는 혼란을 조장하고, 우주를 혼돈으로 몰아가는 것이다. 악마는 현대식으로 말하자면 엔트로피의 군주다. 그는 왜 그런 짓을 하는 걸까? 악마는 왜 그렇게 집요하게 우리를 죽음에 빠뜨리려고 애쓰는 것일까? 답은 간단하다. 자기가 그의 경쟁자 못지않게 강력하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기 위해서다. 어떤 악령학자들의 생각은 물론 이와 다르다. 사탄은 아무런 이유 없이 악하다. 그에게 어떤 동기가 있다면 우리는 그가 완전히사악하지 않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 그렇다면 우주의 지배자가 되려는 그의 소망에는 어떤 납득할 만한 논리가 숨겨져 있을 것이며, 따라서 최후의 심판 때 적어도 그의 오만은 어느 정도 용서가 될 테니까. 반대로 악마가 이유가 없는 맹목적인 사악함을 지녔다고 한다면 우리는 비이성적이라는 절대적인 공포와 마주치게 된다. 타락한 천사 루시퍼는 지옥만 다스리는 것이 아니라 우연도 지배한다고 한다. 히틀러와 스탈린은 물론 첫 번째 이론의 화신, 즉 이류의 악당들이다. 그들은 목적에 따라 행동했고, 스스로 정당성을 확신했으며, 심지어는 그러한 믿음 속에서 눈을 감았다. 신학적으로 본다면 그들은 기껏해야 이단자로 단죄할 수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클링조르는?

(247)

그는 다른 어느 누구보다도 현대 독일 과학의 역사에 정통하지. 그 대표적인 인물들에서부터 발전과정의 부침과 비극까지 모두 알고 있어. 왜냐하면 그가 바로 현대 독일 과학의 창시자 중 한 명이니까. 그는 단순히 선악으로 구분 짓기 힘든 인물로 친구와 적들이 모두 존경할 뿐만 아니라 의심할 바 없는 고귀한 도덕성까지 갖추고 있지. 내 생각에 그는 우리에게 매우 도움이 될 거야. 우리의 판단기분 자체를 바꾸어 놓을걸. 그도 이젠 늙고 허약한 남자에 불과하지만, 난 그가 우리 일에 틀림없이 도움을 줄 거라고 확신해.”

아인슈타인을 제외하면 교수님의 설명에 부합되는 인물은 단 한 사람밖에 없어요. 막스 플랑크! 그런데 지금 몇 살이나 됐죠? 한 백 살?”

(258)

그럼 교수님께서는 과학을 종교의 대체물로 보시는 겁니까?”

신앙심은 회의론자들뿐만 아니라 과학자들에게도 반드시 필요해. 과학적 연구에 진지하게 몰두하는 사람은 누구나 과학의 사원 입구에 너는 믿어야만 하느니라라고 써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소. 우리 과학자들은 결코 믿음을 포기할 수 없지. 거듭된 실험의 결과를 놓고 우리는 마음속으로 우리가 찾는 법칙을 떠올려야 하는 거요. 그리고 가설을 세워 그것이 일정한 형체를 갖도록 만들어야 해.”

(260)

그러니까 이 세상에는 과학이 연구해야 할 무언가가 존재하며, 그것은 또한 과학이 풀어야 할 비밀이라는 사실을 우리가 믿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단 말씀인가요?”

과학의 법칙에만 충실하다면 맞는 말이오. 당신이 이 세계의 어떤 영역을 연구해야 한다고 믿는다면 당신은 그런 믿음을 통해 그리로 나아갈 수 있지. 물론 그것이 잘못된 걸음이라 거기서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할 수도 있어. 하지만 그건 과학자들에게 흔하디흔하게 일어나는 일이야. 무언가 어둠을 밝히는 것이 존재한다는 믿음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계속 다른 시각에서 새롭게 시작할 수 있소. 위대한 발견들은 모두 그런 방식으로 이루어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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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해목 2019-01-20 13:4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 어제 신림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이 책 1,2권 득템했어요! ㅎㅎ

bookholic 2019-01-20 16:43   좋아요 0 | URL
잘 하셨습니다.^^ 게으른 저보다 먼저 멋진 리뷰 부탁드립니다 ~~~
 

호기심으로 산 맥주로 

오랜만에 책맥.
불금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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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마르크스 - 그의 생애와 시대
이사야 벌린 지음, 안규남 옮김 / 미다스북스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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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마르크스에 대해 알고 싶은 아빠가 인터넷 서점의 서평들을 보고 고른 책 <칼 마르크스 그의 생애와 시대>를 읽었단다. 아주 어렵게어떤 이는 하루 만에 읽는 이도 있고, 어떤 이는 마르크스 입문서라고도 평했단다. 책의 표지에는 칼 마르크스 최고의 평전이라고 써 있었어. 아빠가 읽어낼 수 있을까, 고심 끝에 책을 집어 들었단다. 주의산만 DNA를 가지고 있고, 인문학 뇌세포가 퇴화한 아빠가 읽기에는 솔직히 버거웠단다. 다시 책표지를 보니칼 마르크스 최고의 평전라는 문구 앞에 ‘전문가 선정이라는 문구가 더 붙어있더구나. 전문가가 선정을 한 최고의 평전이었구나일반인들이 선정한 것이 아니고 말이야. 그것에 위안을 삼아보자꾸나.

책 제목을 보면 <칼 마르크스 그의 생애와 시대>라고 적혀 있단다. 그의 생에 뿐만 아니라 시대까지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이야. 여기서 이야기하는 하는 시대는 그 시대의 사상과 철학을 이야기하는 것이었어. 헤겔의 철학을 비롯한 아빠로서는 소화하기 어려운 사상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좌절감을 심어주었단다. 퇴화된 인문학 뇌세포를 더 살려낸 다음에 읽었어야 하는데 말이지그리고 너희들에게 어떻게 이야기를 하나 싶기도 했단다. 아빠가 책을 읽고 나면 인상 깊었던 문구들을 보면서 타이핑하면서 다시 한번 정리를 하는데 이 독서편지보다 그 발췌록을 통해 이 책의 리뷰를 대신하길 바란다.

이 책의 지은이는 라트비아의 이사야 벌린이라는 사람인데, 이 사람이 24살이던 1933년에 어떤 교수로부터 마르크스의 평전을 써보라는 제의를 받았대. 그리고 나서 6년 동안 열심히 마르크스에 대해 연구를 해서 1939년에 이 책을 출간했다고 하는구나. 그의 나이 서른 살때였겠구나. 지은이 또한 대단한 사람인 것 같구나. 누가 써보라고 해서, 6년이라는 시간을 투자해서 연구를 해서 써내다니 말이야. 그것도 이십 대의 나이에 말이야. 당대뿐만 아니라 그 이후에도 마르크스 최고의 평전이라고 평가를 받는다고 하니, 대단한 사람 맞아. 이사야 벌린은 이 책 이후에 평전들을 많이 썼다고 하는구나.

이 책을 읽고 나서 너희들에게 마르크스의 생애 부분만 좀 이야기해보려고 한단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그의 시대에 대해서는 잘 이해하지도 못했을뿐더러 섣불리 이야기하면 안되겠구나. 그리고 마르크스 사상에 대해서는 좀더 쉬운 책을 찾아봐야 할 것 같구나.

 

1.

1818 5 5일 독일 라인란트에서 태어났단다. 오호… 올해 2018년이 그가 태어난 지 200년이 되는 해였구나. 1818당시 독일은 프로이센 왕 프리드리히 빌헬름 3세의 통치를 받고 있었어. 구세대의 왕으로써 민주주의를 탄압했다고 했어. 트리에 지역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는 마르크스는 두 명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고 하는구나.

먼저 그의 아버지…. 원래 유대인이었는데, 유대인이 차별대우를 받기 때문에 이름까지 바꾸면서 유대인임을 부정하였어. 결국 변호사로 크게 성공해서 상류층에 발을 디디게 되었지. 하지만 그에게 유대인의 피가 흐르고 있는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었단다. 두 번째로 영향을 받은 사람은 근처에 살고 있던 유명 정부 관리이자 진정 상류 계급의 사람이자 자유주의자였던 프라이 헤르 루흐비히 폰 베스트팔렌이라는 사람이야. 후에 이 사람은 마르스크의 장인이 된단다.

1835년 본 대학을 입학한 마르크스는 1839년에는 베를린 대학으로 옮긴단다. 당시 베를린 대학은 그냥 대학이 아니었어. 관료정치 중심에 저항하는 급진적 지식인들이 결집장소였어. 그런 베를린 대학에서 마르크스도 철학 공부에 깊이 빠지게 되었단다. 당시 독일의 많은 지식인들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준 사람은 단연 헤겔이었다고 하는구나. 당시 독일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헤겔을 잘 알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는지, 지은이는정신철학이라는 챕터을 통해 자세히 설명해주었단다. 많은 페이지에 걸쳐서 이야기하고 있어서자세히설명했다고 이야기하는 거야. ‘자세히’ 적혀 있다고 그걸 이해한 것은 아니야. ㅠㅠ 그런 헤겔주의는 독일에서도 베를린을 중심으로 하여 정치적, 사회적 반동의 고개를 들게 하는데 영향을 주기도 했어. 마르크스는 당대 사상가들과 논쟁을 많이 했고, 비판도 많이 했어. 헤겔을 변함없이 믿고 지지하면서도 관념론적 형이상학을 격렬히 비판하기도 했다는구나. 헤겔이 많은 지식인들에게 영향을 주다 보니 헤겔 청년학파가 생기기도 했대.

1840년 프로이센의 왕이 바뀌게 돼. 돈 카를로스라는 사람이 군주로 추대되었는데, 그는 처음에 많은 민중들의 지지를 받았대. 암울한 독일을 변화시킬 수 있는 인물로 말이야. 하지만, 기대와 달리 군주가 된 이후에는 이전보다 더 탄압이 심해지고 기대했던 개혁은 전혀 없었다고 했어. 그렇게 되자 젊은 지식인들 사이에서 프로이센 정통에 저항하는 움직임이 나타났단다. 마르크스도 라인신문에 기고한 글을 통해 프로이센 정부를 비판했어. 그는 이내 라인신문의 편집장이 되면서 비판의 강도를 높였는데, 이 일로 라인신문은 강제 폐간이 되었단다.

이 즈음 그는 결혼을 했는데, 앞서도 이야기한 고향의 베스트팔렌 집안의 예니라는 사람과 결혼을 했어. 상류계급이었던 신부측 식구들의 반대가 심했지만, 그들은 결국 결혼을 했고, 아내인 예니는 평생 마르크스를 존경하고 따랐다고 하는구나. 라인신문에 강제폐간 당하고, 마르크스는 파리로 향했어. 당시 파리는 다른 나라에 비해 탄압이 적었기 때문에 유럽의 많은 사상가들이 모여들 곳이었단다.

 

2.

마르크스는 파리에서 운명적인 만남을 갖게 된단다. 마르크스의 단짝이라고 하면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엥겔스. 엥겔스는 헌신적이고 참을성이 많은 사람이었다고 하는구나. 그리고 글을 알기 쉽게 잘 썼대. 그에 반해 마르크스는 일단 글씨부터 악필이었고, 자신의 사상을 정리하는데 잘하는 편은 아니었다고 하는구나. 마르크스의 부족한 점을 엥겔스가 확실히 메워주었기 때문에 마르크스의 사상에 후세에 더 잘 알려진 것 같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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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

엥겔스는 또한 치밀하고 명쾌한 지성과 현실 감각의 소유자였다. 그와 동시대를 살았던 급진주의자들 중에 이러한 점을 모두 갖추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었으며, 만일 있다고 해도 극소수에 지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는 직접 독창적인이론을 만들어 낼 능력을 갖고 있지 않았지만, 다른 사람들의 이론이 실천적인지 그 여부를 가려내고 그가치를 올바르게 평가하는 데 탁월한 재능을 갖고 있었다. 마르크스가 자기 생각을 쉽게 표현하지 못하는데다성미도 까다로워서 글에 종종 서투르고 과장되고 모호한 구석을 내보였던 것과는 달리, 엥겔스는 글을 빠르면서도알기 쉽게 편이었고 대단히 헌신적이면서 참을성이 많았다. 이런 점 때문에 엥겔스는 마르크스의 이상적인동지이자 공동 작업자가 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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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와 엥겔스는 평생 우애를 같이 했는데, 마르크스가 평생 그렇게 좋은 관계를 가진 이는 엥겔스의 거의 유일무이했다고 하는구나. 파리에 모여든 여러 사상사들과 의견을 나눌 기회도 많았지만, 마르크스는 그들과 관계가 좋지 않았어. 러시사의 유명한 사상가 바쿠닌과도 좋지 않았고, 프랑스의 유명한 사상가 프루동과도 그랬어. 처음에는 프루동을 인정했지만, 나중에는 맹비난을 했다고 하는구나.

파리가 탄압이 적었다고 했잖아. 그런데 1845년 프러시아의 계속된 요구로 파리 기조 정권은 일부 망명객을 추방할 수밖에 없었대. 그 망명객에 마르크스도 포함되어 있었어. 마르크스는 벨기에의 브뤼셀로 갔고, 그곳에서 영국에서 온 엥겔스와 다시 만났어. 그들은 다른 인사들과 함께 공산주의자 동맹을 결정을 했고, 이 조직의 신조와 목적을 알리는 문서를 작성하게 되었는데 그 문서가 바로 그 유명한 <공산당 선언>이었단다.

공산주의자 동맹은 노동자들의 모임과 협력을 하였어. 하지만 이런 활동은 오래가지 못했단다. 벨기에 정부는 마르크스를 추방했기 때문이야. 그런데 다행인 것은 다시 파리로 갈 수 있었어. 당시 파리에서 혁명이 일어나서 혁명을 이끈 이들이 마르크스에게 파리로 와달라고 했거든. 혁명으로 만들어진 새로운 정부는 진보인사들로 구성이 되었어. 파리에 갔던 마르크스는 고향인 라인란트에 갔다가 반동선동죄로 몰려 쾰른 법정에 섰어. 당시 법정에서 자신을 변론한 마르크스의 일장연설은 마치 강의 같았다고 하는구나. 법정에서는 무죄를 받았지만 라인란트에서 다시 추방되어 다시 파리로 왔어. 파리에서는 혁명군과 정부군의 전투가 있었어. 엥겔스도 혁명군에 가담하였다고 하는구나. 파리 혁명은 결국 실패를 하고 왕당파가 집권을 하게 되면서 마르크스는 다시 추방당했다고 하는구나.

 

3.

파리에서 추방된 마르크스를 받아줄 만한 곳은 많지 않았어. 그래서 간 곳이 런던이었단다. 처음 런던 도착했을 때는 잠시 머무를 생각이었어. 하지만 그는 그곳에만 삶을 마감할 때까지 15년 동안 머물게 된단다. 이미 유럽에서 유명해진 마르크스였지만, 런던 사람들의 특유의 무관심으로 마르크스는 별 관심을 받지 못했단다. 그리고 가까이 지낼 수 있었던 사람들도 마르크스의 거친 성격과 공격적인 독설로 멀어지고 그의 가족들과 엥겔스만이 곁에 있었어.

마르크스의 저작들을 보면 그는 새로운 세상을 꿈꾼다는 것을 알 수 있어. 그가 생각하는 새로운 세계는 우선은, 합법적인 의회 제도를 통해 세력을 확대한 후 정치 권력을 장악하는 것이었어. 그 후에 혁명을 통해 프롤레타리아 독재와 부르주아지의 소멸을 이뤄내는 것이라고 했어. 런던의 망명객에 대한 무관심 때문인지 그는 재정적으로 늘 어려움을 겪었단다. 대중을 상대로 강의도 하긴 했지만 돈벌이는 시원치 않았어. 결국 마르크스 가족은 빈민굴까지 이사를 갔고, 빚쟁이에게 시달림을 당하고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해서 아들 둘과 딸 하나는 어렸을 때 죽고 말았어.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마르크스와 아내 예니는 잘 받아들였단다. 아내 예니로서는 쉽지 않은 일이었을 텐데, 정말 남편을 많이 존경했나 보구나. 엥겔스가 생계비를 대주긴 했지만 역부족이었어. 아침 일찍 대영박물관의 열람실을 갔다가 저녁 늦게 집에 오는 마르크스의 일과였단다..

그러다가 미국의 <뉴욕 트리뷴>지에서 제안이 와서 고정 기사를 쓰기 시작했는데 이 일로 생계를 간신히 유지할 수 있었대. 이 일은 약 10년간 계속되었는데, 가끔 엥겔스가 대필을 해주기도 했대. 대단한 엥겔스님이구나.

..

마르크스와 엥겔스는 자본주의 시스템의 경제공황의 징후들을 주목했다는구나. 1857년 극심한 불경기가 있어서 그들은 혁명이 일어나기를 기대했지만 그들이 예측한 혁명은 일어나지 않았어. 하지만 1864년에 인터내셔널이라고 하는 국제 노동 운동 조직에 적극 참여하기도 했단다. 마르크스는 결성 선언문과 규약 등을 작성하며 활발한 활동을 하기도 했어. 하지만 이 조직은 1871년 파리 코뮌이 붕괴된 이후 와해되었다고 하는구나. 마르크스가 예언한 새로운 세상은 쉽게 출현하지 않았단다.

 

4.

아빠가 얼마 전에 김수행님이 쓴 <자본론 공부>를 읽고 이야기해 준 적이 있잖아. 그 자본론에 관한 이야기도 이 책에 나온단다. 마르크스를 이야기하면서 자본론을 빼놓을 수 없겠지. 자본론을 한마디로 이야기하면 잉여가치가 왜 생기나 하는 것에 관한 책이라고 생각하면 돼. 공산당 선언과 그 전에 그가 쓴 경제서들의 기조가 그대로 담겨 있어. 지난 과거와 역사를 진단하고 미래를 예측했어. 그는 역사를 계급의 투쟁으로 보았고 세계를 바꾸기 위해서는 세계를 이해해야 한다고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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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

그는 인간 생활에서 행위의 근본적 원천은 인간들이 경제 투쟁에서 맺고 있는 계급 간의 연합 관계에 있으며, 이러한 원천은 인간들이 모르기 때문에 그만큼 더 강력하다고 생각했다.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어떻게 행동할까라는 것을 성공적으로 예측할 수 있으려면 한 가지 요소만을 알면 된다. 그것은 바로 그들이 지배계급에 속하는가 아닌가, 그들의 행복한 삶이 지배계급의 성공이나 실패에 달려 있는다, 그들이 기존 질서의 유지를 꼭 필요로 하는 위치에 있는가, 그렇지 않은가 하는 것이다. 즉 사람들이 처해 있는 현실적인 사회적 위치가 그들의 행위를 결정하는 주원인이다. 일단 이것을 알기만 하면 사람들 사이에서 나타나는 특수한 개인적 동기와 감정들, 이를테면 그들이 이기적인가 이타적인가, 관대한가 인색한가, 현명한가 어리석은가, 야심적인가 수수한가 따위는 연구와는 비교적 무관한 것이 된다.

(216)

세계를 바꾸기 위해서는 먼저 세계를 이해해야만 한다. 부르주아 계급은 현상을 유지하고자 할 뿐 세계를 바꿀 생각이 없다. 이들은 자기 계급의 현상 유지를 위해 잠정적 도구로 쓰이는 개념들에 의거해서 행위하고 생각한다. 부르주아들이 사용하는 개념은 자기 계급과 함께 발전한 특정한 역사단계의 산물이며, 외양에 상관없이 부르주아 계급의 현상 유지에 기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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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본론에 따르면 자본주의 시스템에서는 자본은 소수에게 집중이 될 것이고, 빈곤이 예속되고 노동자들은 착취를 당할 수밖에 없다고 했어. 그러다가 노동자의 수가 증가하여 단결된 조직이 만들어지고 이들의 혁명에 의해 자본주의는 파멸하고 국가의 기능을 잃고 사라진다고 했어. 자본주의에서 공산주의로 변화하는 혁명적 변혁기가 필요하다고 했지. 마르크스의 예언이 모두 맞아 들어간 것은 아니야. 하지만 중앙통제가 집중되고 대기업이 사회 정치 영역에 영향을 주고 산업과 과학이 전쟁형태에 변화를 주고 생활 방식이 급격히 변한다는 예언은 불행하게도 정확하게 맞았단다. 마르크스 1권을 출간하고 나서 그는 2, 3권은 마무리하지 못하고 삶을 마감했는데, 나머지는 그의 영혼의 단짝 엥겔스가 정리해서 출간하였다고 하는구나.

 

5.

아빠가 이 편지를 시작하면서 이야기한 것처럼 마르크스의 삶을 중심으로 이야기한다고 했잖아. 사실 마르크스는 그의 삶보다 그의 사상이 훨씬 중요하고 그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그러니 이번 독서 편지는 앙꼬 빠진 찐빵인 것 같구나. 처음에도 이야기한 것처럼 좀더 쉬운 책을 찾아봐야겠어.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구나. 마르크스에 관한 영화는 없나? 하고.. 그래서 검색해보니, 우연히도 작년에 우리나라에서도 개봉했던 영화가 한 편 있더구나. <청년 마르크스> 우리나라에서 올 봄에 개봉을 했었어. 어떻게 하면 볼 수 있는지 한번 검색을 해봐서 봐야겠구나. 그를 이해하는데 좀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구나. 마르크스는 왜 그렇게 처절하게 투쟁을 했을까. 그는 무엇과 싸운 것일까. 지은이는 마르크스가 맞서 싸운 것은 당대 천박하고 냉소적인 사회와 싸웠다고 했어. 불의의 시대와 싸운 인물 마르크스그가 독선적이고 자기편이 아닌 이들을 적대시했지만, 그를 잘 알고 싶은 마음은 여전하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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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5)

이에 비해 마르크스가 맞서 싸운 상대는 당대의 천박하고 냉소적인 사회였다. 그가 보기에 기존 사회는 극심한 혐오감을 바탕으로 모든 인간관계를 저속화하고 타락시키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정신은 타락한 사회보다 더 강하고 질겼다. 마르크스는 정신적, 정서적으로 외부의 영향에 민감하지 않았고, 자신감이 넘쳤으며, 의지 또한 강했다.

마르크스를 괴롭혔던 원인들은 밖에 있었다. 그것은 빈곤과 질병, 그리고 적의 승리였다. 그의 내적 삶은 단순하고 확고했던 것 같다. 마르크스는 세상을 단순히 흑백의 시작으로 보았다. 그에게는 자기편이 아닌 사람들은 적이었다. 그는 자신이 누구 편인지를 알고 있었고, 그 편을 위해 싸우는 데 평생을 보냈으며, 결국에는 그 편이 승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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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책의 첫 문장 : 19세기 사상가 중에 칼 마르크스만큼 인류에게 직접적이고 체계적이며 강력한 영향을 미친 사람은 없다.

책의 끝 문장 : 그 결과 오늘날까지도 마르크스의 사상은 인간의 행위 방식과 사유 방식에 지속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 지적 힘들 중에서 여전히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31-32)

마르크스가 추구한 것은 새로움이 아니라 진리였다. 다른 사람들의 저서에서 진리를 발견하면 그는 자신이 새로 종합한 이론 속에 그것을 결합하려고 애썼다. 그의 사상의 기본 방향이 모습을 갖춘 파리 시절에는 특히 그랬다. 결과에서 독창적인 것은 어느 하나의 구성요소가 아니고 중심 가설이다. 중심 가설이 각 구성요소를 나머지 모든 구성요소들과 결합시킴으로써, 부분들은 단일한 체계의 전체 안에서 전제와 결론으로 연결되어 서로를 지지하게 되는 것이다.

(59)

마르크스는 삶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이었다. 매우 뛰어난 유머감각을 갖고 있었던 그는 평생 웃음을 잃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경박했다거나 천박했다고 평가한 사람은 당시에 아무도 없었던 것 같다. 그는 그러다가도 시대상황이 바뀌어 긴박하고 비참한 분위기가 조성되면, 늘 그렇듯이 곧 정신을 차리고는 정력적으로 새로운 환경을 탐구하고 비판하는 데 몰두했다.

(90)

진정한 자유는 외적 통제에서 벗어나 자기를 극복하는 데 있다. 이것은 자신이 무엇이고 무엇이 될 수 있는가를 발견함으로써만 가능하다. 다시 말해 진정한 자유는 자신이 살고 있는 특정 시간과 장소에서 자신을 필요적으로 지배하는 법칙들을 발견하고 자신의 합리적 본성, 즉 준법적 본성의 잠재력들-이러한 잠재력들의 실현은 개인뿐만 아니라 개인을 ‘유기적으로’ 포함하고 있고 뭇 개인들 안에서 스스로를 표현한다-을 현실적으로 만들려고 시도함으로써 달성될 수 있다.

(135)

피지배자들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저항적이 되고 결국 전제적인 소수 지배계급을 타도하는 데 생명을 바친다. 상황이 유리할 때는 피지배자들은 소수 지배계급을 타도하는 데 성공한다. 그러나 피지배자들은 이미 오랫동안 노예 상태에 머무른 탓에 점차 타락하게 되었고, 그 결과 자기 주인들의 이상보다 더 높은 이상을 품을 수 없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마침내 피지배자들이 권력을 쥐게 되더라도 그들은 자신을 억압했던 과거의 지배계급 못지않게 비합리적이고 부정한 방식으로 권력을 사용한다. 그리하여 이번에는 그들이 새로운 피억압계급을 만들어 내고 새로운 차원에서의 투쟁을 또 다시 시작된다. 인류 역사는 그러한 투쟁의 역사이다.

(186)

마르크스는 역사의 본질을 자신의 잠재력을 충분히 실현하기 위한 인간의 투쟁으로 보았다. 인간은 자연의 왕국에 속해 있으므로-자연의 왕국을 초월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으므로-자신을 완전히 실현하려는 인간의 노력은 곧 인간이 신비롭고 자의적이면서 동시에 필연적으로 보이는 힘들의 노리개에서 벗어나 그 힘들과 자기 자신을 지배하려는 노력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자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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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언수 소설
김언수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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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빠가 좋아하는 소설가 김언수님의 단편소설들을 모은 소설집을 읽었단다. 아빠가 그 동안 읽은 김언수님의 소설들은 장편들뿐이었어. 아참, 단편을 하나 읽었구나. 김유정 문학상 수상집에 포함되어 있던 <존엄의 탄생>이라는 단편을 읽었었지. 김언수의 소설들은 일단 재미있단다. 이 책에 실린 아홉 편 모두 재미있었단다. 유머코드로 도배한 소설도 있고, 기발한 설정에 감탄을 연발하기도 했단다.

어떤 소설가들은 소설들을 읽을수록 실망감을 주는 경우도 있지만, 김언수님의 소설들은 찾아 읽으면 읽을수록 존경심이 팍팍 늘게 되는구나. 소설집의 뽑은이라는 소설을 읽다 보면, 권투는 할 줄 몰라도이라는 기술은 한번 배워보고 싶게 했단다. 짧게 툭툭 치는 기술인 잽을 이렇게 멋지게 표현한 글은 본 적이 없었어. 먼저 잽을 어떻게 익히는지 설명을 한번 같이 읽어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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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이게 잽이라는 거다. 어깨와 주먹에 힘을 빼고, 툭툭, 주먹으로 치는 게 아니라 냉장고에서 방울토마토를 재빨리 꺼내온다는 느낌으로 팔을 뻗는 거야. 툭툭, 스텝을 밟으면서 기계적으로 반복적으로, 툭툭, 발의 움직임을 따라 몸에 리듬을 타면서, 툭툭, 상대가 짜증이 나도록, 상대가 초조해지도록, 상대의 얼굴에서 서서히 분노가 차오르도록 툭툭, 계속해서 날리는 거야. 그럼 알아서 무너져. 잽으로 다 무너뜨린 다음 한 방에 보내는 거지. 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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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왜 이런 잽이 중요하냐고? 이어지는 멋진 말을 한번 들어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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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링이건 세상에건 안전한 공간은 한 군데도 없지. 그래서 잽이 중요한 거야. 툭툭, 잽을 날려 네가 밀어낸 공간만큼만 안전해지는 거지. 거기가 싸움의 시작이야. 사람들은 독기나 오기를 품으라고 말하지. 마치 싸움을 할 때 독기를 품으면 훨씬 도움이 되는 것처럼 말하지. 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뜨거운 것들은 결코 힘이 되지 않아. 그렇게 뜨거운 것들을 들고 싸우면 다치는 건 너밖에 없어. 정작 투지는 아주 차갑고 조용한 거지. 상대방은 화가 나 있어. 네가 자기 땅에 함부로 들어왔으니까. 네가 그의 자존심에 상처를 줬으니까. 상대방은 아주 뜨거워졌지. 하지만 너는 차가워. 너는 그저 냉장고에서 방울토마토를 가져오고 있는 중이니까. 툭툭, 방울토마토 하나. 툭툭, 방울토마토 두 개. 툭툭, 방울토마토 세 개. 상대방의 얼굴이 피투성이가 되어도 여전히 방울토마토를 가볍게 가져올 수 있는 마음이 필요한 거지. 싸움은 그렇게 잔인한 거야. 어때? 너는 끝없이 잽을 날리는 인간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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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글을 읽어보면 잽은 링 위에서만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 우리가 사는 이 사회에서는 가끔은 냉정하고 차분한 마음으로 가볍게 잽을 던지듯 한 마음을 가져야 할 때가 많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래서 아빠도 잽을 배우고 싶은 거야. 툭툭, 툭툭, 말이야.

 

 

1

<금고에 갇히다> 이 소설은 설정이 재미있단다. 전과 10범의 남자와 전과 4범의 남자가 금고 회사에 다니는 여자를 꼬셔서 같이 은행금고를 털기로 했어. 금요일 오후 9시 안전하게 금고를 따고 들어왔어. 이제 돈을 쓸어가기만 하면 돼. 그런데 금고 회사에 다니는 여자는 너무 좋아해서 리액션을 너무 크게 한 나머지, 금고문을 지지하던 지지목을 그만 발로 차버렸고, 금고문은 손쓸 틈도 없이 쾅 하고 닫혀버렸어.

그 금고는 안에서 절대 열 수 없는 구조였어. 그들 셋은 금고 안에 갇히고 만 거야. 금고를 탈출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어. 금요일 오후 9시이니까, 경찰이 그들을 현행범으로 잡는 것도 월요일 아침이나 되어야 했던 거야. , 이런 시츄에이션이 다 있냐읽고 있는 아빠마저 허탈한 웃음을 짓게 만든단다. 그들도 자포자기하고 주사위 게임이나 하고 있었어. 그런데 여자가 재미있는 제안을 했어. 자신은 협박에 끌려들어온 것으로 해달라고 했어. 그러니까 어차피 잡혀 들어가는 것. 자신은 살려달라는 것이지. 그러면 원하는 것을 해주겠다고 했어. 단 한 명만…. 남자 둘은 동의했고, 단 한 명을 결정하고 위해서 그들은 주사위 게임을 했어. 경찰에 잡혀 경찰서에 다시 잡혀 들어가는 것은 문제도 아니야. 그들은 주사위 게임에 월드컵 결승전을 앞둔 사람만큼 긴장을 했단다. 그렇게 소설은 끝이 났어. 예상치 못한 반전에 아빠도 같이 긴장되고 마음껏 웃었단다.

또 하나의 재미있는 설정의 소설은 <참 쉽게 배우는 글짓기 교실>이라는 소설이었어. 경찰에 끌려간 주인공 송정오. 자신은 왜 경찰에 끌려왔는지도 몰랐어. 알고 보니 간첩 의심을 받고 끌려온 것이었어. 왜냐하면 송정오의 아버지가 간첩이었다가 지금은 행적도 없이 사라졌거든.. 최근에 간첩 한 명이 죽었는데 그 범인으로 경찰은 송정오를 지목했어. 송정오는 아니라고 이야기했어. 맞아, 송정오는 간첩도 아니었고 범인도 아니었어. 하지만 경찰은 고문을 하며 진술서를 쓰지 않으면 더 심한 고문을 하겠다고 했어.

, 송정오는 고문이 싫어서 경찰이 원하는 대로 진술서를 써주었어. 하루를 꼬박 진술서를 썼더니, 마치 글쓰기 선생님이 글을 고쳐주는 것처럼 지적을 해주었어. 그래서 다시 진술서를 쓰고다시 지적을 당해서 몇 번이나 다시 진술서를 썼단다. 그러면서 점점 진술서는 매끄러웠고, 자연스러운 글이 되었어. 이렇게 진술서를 몇 번이고 다시 쓰는 장면을 읽다가 이 소설의 제목이 문득 떠오르게 되면 미소를 짓게 만든단다. , 이 소설의 제목이 참 쉽게 배우는 글짓기 교실이었지이야기는 그냥 그런 이야기인데, 제목을 기가 막히게 뽑은 소설이었어.

 

 

2.

그 밖의 이야기들도 재미있었어. 읽다 보니 공통점이 하나를 발견했단다. 주인공들의 심성이 착하다는 거야. 삶은 비참하고 밑바닥 인생을 사는 것 같지만, 주인공들의 내면 깊은 곳의 그를 이루는 기둥은착함이었어.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이번 소설 뿐만 아니라 아빠가 읽은 그의 장편 소설 <뜨거운 피>, <캐비닛>의 주인공들도 그랬던 것 같아. 그리고 그 주인공들을 안 좋아할 수가 없었고 말이야. 앞으로 더욱 기대되는구나. 얼마 전에 미국에 억대 판권이 팔렸다고 하는, 그의 또 다른 대표작 <설계자들>도 빨리 읽어봐야겠구나.

 

PS:

책의 첫 문장 : 나에게는 오래된 샌드백이 하나 있다..

책의 끝 문장 : 눈부시고, 따뜻하고 포근한 햇살 때문에 금세 졸음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9-10)

근육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요즘의 깡마른 내 몸을 보면 아무도 믿지 않겠지만 나는 권투를 배운 적이 있다. 고등학교 1학년 가을부터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였다. 선수로 뛴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단순히 취미생활이나 체력단련을 위해 배운 것도 아니었다. 에두아르마네는 열다섯 살을 두고 ‘세계를 다이너마이트로 폭파시키고 싶은 나이’라고 말했다. 꼭 그런 기분이 드는 시절이었다. 나는 늘 무언가에 잔뜩 화가 나 있었는데 그 분노의 정체는 대체로 터무니없거나 나 자신도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163)

“통두사님! 그것은 띄엄띄엄 정신이 아니에요. 띄엄띄엄 정신은 뭘 하기는 하는데 너무 열심히 하지 말고 좀 띄엄띄엄 하자는 것인데 통두사님은 아주 퍼져 있잖아요.”하고 통두사의 말에 끼어들었다. 통두사는 약간 뜻밖이라는 듯이 야쿠르트님도 이런 말을 다 할 줄 아시네, 하며 껄껄 웃었다. 이어 통두사는 야쿠르트님의 지적은 참으로 좋은 지적이지만 그것은 띄엄띄엄 살기 운동의 정신을 너무 미시적이고 개인적인 차원에서만 해석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통두사의 견해에 따르면 미시적 입장에서 띄엄띄엄 살기 운동의 정신이란 한 개인이 너무 열심히 말달리려는 사람들로만 가득차 있기 때문에 자기처럼 전혀 말달리지 않는 백수계가 존재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지 말달림의 진행 속도를 떨어뜨려서 사회 전체를 띄엄띄엄 발전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195)

“응, 아침에 마시는 맥주 좋아. 좋은 사람들이랑 우스운 이야기를 하면서 마시는 맥주도 좋은데, 맥주라면 역시 밤새워 일을 끝낸 다음 출근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마시는 맥주가 최고지. 너희들은 출근해라. 나는 이제 맥주 마시고 잔다. 뭐 이렇게 중얼거리면서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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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붕툐툐 2019-01-13 22: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웃음이 필요해서 바로 읽고 싶은 책 눌렀네요~ 좋은 책 소개 감사해요^^

bookholic 2019-01-13 22:20   좋아요 1 | URL
붕붕툐툐님도 재밌어야 할텐데요....^^
새로운 한 주 내내 행복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