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의 그림자 - 2010년 제43회 한국일보문학상 수상작 민음 경장편 4
황정은 지음 / 민음사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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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한테 그림자란 무엇일까. 자기 발밑에 붙어서 언제나 자신을 따라오는 것 말고 다른 것은 생각나지 않는다. 그림자 없는 사람은 없겠지. 자신과 그림자가 따로따로 움직이는 일도. 이야기 속에서는 그림자가 좀 다르다. 마치 자신만의 뜻이 있는 것처럼 제멋대로 움직이기도 하고, 누군가는 다른 사람 그림자를 잘라내서 그것을 죽은 사람 몸에 넣고 자기 말을 잘 듣는 좀비로 만들기도 한다. 그림자를 빼앗긴 사람은 해가 뜬 낮에는 다니지 못하고 밤에만 다녀야 한다. 그림자는 밤에도 생기는데. 그림자 없는 사람은 뱀파이어 같은 느낌도 든다. 뱀파이어는 거울에 비치지 않던가. 그건 그림자가 없어설까. 내가 생각할 수 있는 건 그림자와 그림자 사이를 다니면서 생물을 잡아먹는 괴물이다. 이건 좀 무섭겠다. 그래도 그림자 속에만 들어가지 않으면 아주 위험하지 않다. 다른 약점도 있어야 할 텐데. 동물이나 작은 벌레는 쉽게 잡아먹지만 사람은 쉽게 잡아먹지 못한다고 하면 좀 나을까. 이건 사람한테만 특권을 주는 거겠다. 그건 다른 세계 괴물로 우연히 우리가 사는 곳에 올 때가 있다고 하면 되겠다. 예전에 생각한 게 하나 더 있다. 그것도 괴물이기는 한데 그림자만 먹는 거다. 그림자 먹는 괴물나무였던가.

 

 자신과 늘 함께 있는 그림자는 누구보다 자신을 잘 알겠다. 갑자기 그림자와 이야기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그림자는 사람처럼 말하기 어렵겠지. 잘 아니까 그림자하고 굳이 이런저런 말을 나누지 않아도 괜찮겠다. 이건 그림자를 좋게 생각하는 거구나. 어쩐지 이 소설에 나오는 그림자는 안 좋게 보인다. 어느 날 그림자가 일어나고 어딘가로 가려 한다. 그 그림자를 따라가면 안 된다. 어떤 사람 그림자가 일어서느냐 하면 사는 게 힘든 사람이다. 마음 깊은 곳에서 느낀 절망이 그림자가 일어서는 걸로 나타나는 걸까. 자기 그림자가 일어서도 잘 달래서 사는 사람도 있다. 많은 사람이 그렇게 살 것 같다. 그림자가 뜯겨나가 좀 달라진 사람도 있다. 그림자에는 자신의 기억이 있다는 건지도. 자신의 그림자에 짓눌린 사람도 있다. 그건 대체 뭐지. 그 사람한테 찾아온 슬픔이 넘쳐서 그림자가 짙어지고 그게 자신을 짓누른 것인가. 이렇게 생각하니 슬프구나.

 

 여기 나오는 사람은 잘사는 사람이 아니다. 전자상가는 도심에 있지만 곧 사라지게 생겼다. 가 나 다 라 마동으로 이루어졌는데 가동은 헐리고 거기에는 공원이 생겼다. 앞으로 다른 곳도 헐리겠지. 소설에 나오는 전자상가 같은 곳 실제 있었을 것 같다. 여러 가지 전구를 파는 오무사 이야기는 인상 깊다. 주인 할아버지는 전구를 사고 가져가다 깨뜨릴 수도 있다면서 손님이 달라는 것보다 한개씩 더 주었다. 그런 곳에 가 본 적은 없지만 어떨지 상상이 간다. 오래되고 낡은 것은 안 좋은 걸까. 그렇지 않을 텐데, 지금은 그런 곳이 별로 없다. 새로운 게 많이 생겨도 못사는 사람은 여전히 못산다. 빚을 질 수밖에 없는 사회구조 때문일까. 오무사가 한번 사라져서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건가 했는데, 다른 곳으로 이사한 거였다. 그때는 이사한 거였지만 전자상가 가동이 헐리고는 아주 없어졌다. 처음에 더 먼곳으로 이사했다면 나았을 것 같은데. 가게를 잃은 할아버지는 정말 세상을 떠났을지도 모르겠다.

 

 두 사람 은교와 무재 이야기도 볼 만하다. 그게 중심이기도 하다. 그렇기는 해도 다른 사람 이야기도 중요하다. 힘들게 살아야 하는 세상에 누군가 한사람이라도 있다면 낫다는 건지. 은교와 무재 그림자도 일어섰지만 아직은 괜찮다. 서로가 있기에 괜찮은 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사람 마음을 잡아주는 게 이성만은 아니겠지. 사람이 아닐 때도 있다. 살기 힘들고 어두운 세상이라 할지라도 그 세상을 살아가게 하는 게 하나라도 있다면 괜찮겠다. 어느 날 자신의 그림자가 일어서도 놀라지 말고 따라가지 말기를. 당신 마음을 이 세상에 단단하게 묶어두기를 바란다. 이 말은 다른 사람은 그러지 않아서 죽은 것 같구나. 그런 게 아주 없지 않은 것 같다. 사는 게 힘들고 자기 마음과 다른 세상 때문에 모든 걸 놓아버리고 싶을 때도 있겠지. 어쩌면 그것도 아주 잠시일지도 모른다. 그때를 잘 넘기면 좀 나을 거다.

 

 힘들게 사는 사람 이야기를 하지만 아주 어둡지 않다. 이 소설은 어둠 속에서 빛나는 작은 불빛 같다. 불빛이 있기에 우리는 길을 잃지 않겠다.

 

 

 

희선

 

 

 

 

☆―

 

언제고 밀어 버려야 할 구역인데, 누군가의 생계나 생활계, 라고 말하면 생각할 것이 너무 많아지니까, 슬럼, 이라고 간단하게 정리해 버리는 것이 아닐까.  (1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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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7-03-28 0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자상가는 종로와 동대문 일대에 재개발 추진하던 실제를 소설배경으로 차용해서 제겐 머릿속에 그 그림이 잘 그려졌죠^^
제 기억엔 황정은 작가 아버님이 전자상가쪽 일을 하셨던 걸로 아는데...

그림자뿐인가요. 자아, 욕망 온갖 것에 끌려다니는 게 인간 아닙니까ㅎ
 
코스모스 - 보급판
칼 세이건 지음, 홍승수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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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끔 끝없이 넓게 펼쳐진 우주를 생각하면 지구에 사는 사람, 그것도 제가 아주 작다는 걸 느낍니다. 우주도 끝이 있는가봐요. 아직 인류가 우주 끝까지 가지 못한 거겠지요. 언젠가 인류가 우주 끝까지 가 볼 수 있을지, 우주 끝은 어떨지. 우주도 둥글까요. 지구도 다 모르는데 지구보다 엄청나게 큰 우주를 생각했습니다. 어떤 만화영화에는 우주가 12개 있다고 나와요(13개였던가,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하는 걸 말했습니다). 제1우주와 제12우주는 대칭으로 비슷하다고 합니다(12개가 맞는 듯하네요). 그런 설정 말고 다른 건 별로 나오지 않아요. 어떤 만화에서는 사람이 어떤 일을 결정할 때마다 생겨나는 평행우주를 말해요. 두가지에서 하나를 고르고 고르지 않는 쪽이 자꾸 생겨나면 우주는 엄청나게 많겠습니다. 이런 상상처럼 평행우주가 많지 않고 하나만 있어도 괜찮겠습니다. 지금 자신과 다르게 사는 자신이 다른 우주에 있다 생각하면 재미있잖아요. 이런 말 어떤 소설에 있다고 하더군요. 그 말 때문에 저도 그랬으면 좋겠다 생각한 건지도.

 

 저는 과학책 거의 안 봤습니다. 몇해 전부터 과학에 조금 관심을 가지고 보려 했는데, 생각만 하고 별로 못 봤어요. 과학 수학은 어려워서. 지금은 과학하는 사람이 아닌 사람이 읽기에 좋은 과학책이 나오기도 합니다. 그것도 과학을 잘 모르면 다 알아듣기 힘들어요. 알아듣기 힘들어도 멀리 하지 않고 되풀이해서 보면 조금은 알아들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칼 세이건이 쓴 《코스모스》 언젠가 한번 봐야지 했는데 드디어 만났습니다. 과학에 관심있는 사람은 이런 책이 있다는 거 예전부터 알았겠습니다. 저는 몇해 전에 우연히 알았습니다. 이 책을 알고 책이 몇쪽인가 찾아보고 그렇게 두껍지 않겠네 했습니다. 책 크기를 잘 몰라서 그런 생각을 했어요. 처음에 나온 것보다 작지만 보통 소설책보다는 커요. 글자 크기가 커서 읽기에 힘들지 않습니다. 그것을 다 알아들은 건 아닙니다. 이 책이 나오고 시간이 많이 흘렀는데도 여전히 많은 사람이 이 책을 보는군요. 책이 나왔을 때하고 지금 달라진 것도 있겠지만, 칼 세이건이 하는 말은 지금 봐도 괜찮은 거겠지요. 칼 세이건은 백혈병에 걸리고 병원에서 치료받을 때도 글을 썼다고 합니다.

 

 과학을 잘 몰라도 금성이나 화성 이야기는 어디선가 들었습니다. 그런 건 어디에서 들은 건지 모르겠네요. 지구와 비슷할지도 모른다고 여긴 곳은 금성이잖아요. 하지만 금성에서는 사람이 살 수 없어요. 사람이 숨 쉴 공기가 없으니까요, 산소라고 해야겠네요. 금성에서 숨을 쉬면 바로 죽을지도 모릅니다. 그것뿐 아니라 온도도 지구보다 높다고 해요. 언젠가 지구가 금성처럼 될 수 있다는 말 본 적 있어요. 인류가 다른 별에 관심을 가지고 탐사로봇을 보낸 곳은 화성입니다. 화성은 금성보다 온도가 낮아서 탐사로봇이 괜찮았습니다. 화성에 생물이 사는지 그건 잘 모른답니다. 화성에 생물이 있는지 알아보려는 것을 만들려는 사람이 있었는데 남극에서 목숨을 잃었어요. 인류가 화성에 관심을 가진 뒤에 여러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가장 먼저 《마션》이 생각나네요.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선가봅니다. 인류가 우주에 나가 여기저기 다니려면 돈이 엄청나게 들겠습니다. 기술도 문제지만 돈도 문제지요. 과학이 발달해서 인류는 우주에 은하가 많다는 걸 알았습니다. 우주여행하고 싶어하는 사람 많겠지요. 우주여행을 자유롭게 하는 때가 올지. 오기를 바라는 건지, 바라지 않는 건지. 제가 살아 있는 동안에는 그런 일 없을 것 같아요.

 

 여기에는 많은 게 담겨 있어요. 그런 걸 다 말하기 어렵군요. 코스모스는 우주면서 질서와 조화를 지닌 세계예요. 인류는 우주가 어떻게 생겨나고, 생명은 어떻게 지구에 나타났는지 연구했어요. 지구에 사는 것은 아주아주 오래 전에 하나에서 나왔다고 합니다. 정말 그럴 것 같아요. 지구에 사는 사람뿐 아니라 목숨 있는 건 다 소중하게 여기면 좋겠습니다. 외계에도 생명이 있는지 찾아보고 있다지요. 외계인이 보내는 전파를 받으려 하는데 아직 아무 소식이 없답니다(이건 이 책이 나온 때뿐 아니라 지금도 그렇겠지요). 이런 이야기를 보다보니 아주 먼 곳에 사는 외계인은 인류처럼 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외계인도 아직 아주 먼 우주를 다닐 수 없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우주로 날려보낸 레코드판에는 여러 나라 말과 음악 사진을 넣었습니다. 인사말에 한국말도 있대요. 겨우 그걸로 인류를 알 수는 없겠지만. 그 레코드판은 우주에서 10억 년 간답니다. 10억 년이라니 엄청난 숫잡니다. 그때까지 지구는 남아 있을지.

 

 책을 읽을 때는 잘 몰랐는데 거의 다 보니 우주를 산책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우주 이야기만 하는 건 아니지만. 인류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도 생각하게 해요. 세계전쟁이 일어나면 인류는 멸망할지도 모릅니다. 전쟁에 쓸 무기를 만드는 데 돈을 쓰기보다 평화와 우주 탐사에 돈을 쓰는 게 낫겠습니다. 이제는 자기 나라 자기 국민만 생각하지 않고 인류 공동체를 생각해야 합니다. 인류는 별의 자식이라는 말 기억에 남았습니다. 우리는 모두 별에서 왔어요. 그래서 사람이 죽으면 별이 된다는 걸까요. 온 곳으로 돌아가는 거지요. 갑자기 밤하늘에서 반짝이는 별이 보고 싶네요. 그건 오래전 별빛이죠. 1광년이 한해라는 거 이제야 알았습니다. 이 책에서 말하는 거 다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이렇게 한번 만나서 즐거웠습니다.

 

 

 

신비로운 우주 이야기 크게 보기

http://image.epost.go.kr/stamp/data_img/sg/up20170215102047096.jpg

 

우표 더 보기

http://stamp.epost.go.kr/

 

 

 

*더하는 말

 

 며칠전에 <신비로운 우주 이야기>라는 우표가 나왔습니다. 크게 보려면 밑에 것을 누르고 다른 게 더 보고 싶으면 그 밑에 쓴 홈페이지에 가서 ‘우표정보’나 ‘새로나온 우표 더보기’를 누르세요(저기로 바로 갈 수 있다면 좋을 텐데 그건 안 됩니다). 사월부터 우푯값이 30원 오르는군요. 지난해부터 우푯값 오를지도 모르겠다 생각했는데 올해 사월부터네요. 30원짜리 우표 사 둬야겠습니다.

 

 

 

희선

 

 

 

 

☆―

 

책은 씨앗과 같다. 몇세기 동안 싹을 틔우지 않은 채 겨울잠을 자다가 어느 날 가장 메마른 땅에서도 찬란한 꽃을 피워내는 씨앗과 같은 게 책이다.  (56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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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7-03-25 02: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링크 따라가 우표들 구경했는데 멋진 게 엄청 많네요!

희선 2017-03-25 23:44   좋아요 1 | URL
홈페이지는 지난달엔가 바뀌었는데, 저는 새로 나오는 우표만 봤어요 아갈마 님 말씀 듣고 여기저기 한번 둘러 봤습니다 우표 새로 나오면 행사도 한다니, 그런 거 한다고 될 리 없겠지만 다음부터 한번 참여해 보고 싶네요 얼마전에 나온 우표는 이름을 잘못 쓴 게 뭔지 물어봤어요 우표 디자인 공모도 있어요 그건 해마다 해요 홈페이지에서 왼쪽에 있는 공지사항을 보면 나옵니다 벌써 보셨을지도...


희선

보슬비 2017-03-27 23: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즘 우표값이 300원 곧 330원이 된다는것을 희선님 덕분에 알게 되었네요. 예전에 우표수집한다고 우체국에서 발행하는 우표 정기적으로 받아볼때도 있었었는데...시들해지니 어디 두었는지도 모르겠어요. ^^;;

희선 2017-03-27 23:32   좋아요 1 | URL
이번주까지는 300원이고 다음주부터 30원 올라요 딱 맞아떨어지는 게 낫기도 한데, 뒤에 삼십원이 붙다니... 예전에는 우표 모으는 사람이 많았죠 지금도 모으는 사람 있겠죠 그걸 어디 둔지 모른다니... 찾아서 써야죠


희선
 

 

 

하루하루 고마운 마음으로 살기

 

 

 

그래도 괜찮은 하루

구작가(구경선)

예담  2015년 02월 23일

 

 

 

1

 

좋은 일만 일어나는 건 아니지만 이 세상에 와서 기뻐요

 

저도 어릴 때는 잘 웃었을까요

생각나지 않지만

처음 만난 세상을 보고

이것저것에 관심을 가지고 눈을 빛냈을지도 모르겠어요

그때 제 모습을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자신의 어린시절을 볼 수 있는 사람은 없겠습니다

어린시절을 본다고

그때로 돌아갈 수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전 딱히 돌아가고 싶은 때는 없어요

지금이 아주 좋은 건 아니지만,

그냥 지금을 살고 싶어요

 

지난 시간이 조금 아쉽기도 해요

더 즐겁게 열심히 살지 못해서

이것은 바보 같은 일이네요

그렇게 아쉬워할 시간에 좋은 생각하는 게 낫겠지요

전 열심히 힘 내고 살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이렇게 정해버리다니,

그래도

제가 할 수 있는 걸 할까 해요

힘을 한꺼번에 다 쓰기보다

조금씩 오래오래 쓸래요

힘을 다 써 버렸을 때 느낌도 좋을 것 같지만

 

 

 

2

 

전 세상을 보고 세상을 듣고 세상을 말하고

가고 싶은 곳에 갈 수 있어요

누구나 할 수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누구나’에 들어가지 않는 사람도 있어요

아무렇지 않게 할 수 있는 일을

당연하게 여기고

가끔 고마움을 잊고 삽니다

 

구작가는 두살 때 열병을 앓고 듣지 못하게 되고

지금은 눈까지 잘 보이지 않고

언젠가는 아예 보이지 않는다더군요

그것을 알았을 때 무척 힘들었을 것 같습니다

구작가는 절망만 하지 않고 아직 눈이 보일 때

하고 싶은 것을 생각하고 했어요

멋지네요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보다 자신이 가진 것을 더 잘 보아야 해요

그걸 알아도 ‘왜 난 못할까‘ 하는 생각을 더 많이 합니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좋아하지 못하는 거군요

누구보다 자신을 가장 먼저 좋아하면 좋겠지요

저도 그래야 할 텐데요

 

제가 하고 싶은 일 하나에 ‘나를 좋아하기’를 넣어도 괜찮을까요

생각해도 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구작가는 자신을 좋아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도 구작가 자신대로 살아가겠지요

 

 

 

3

 

하루는 스물네시간이에요

짧은 것 같으면서도 깁니다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하루가 길기도 짧기도 하겠지요

하기 싫은 일 할 때는 시간이 잘 가지 않아요

바쁘게 보내면 시간이 빨리 가기도 합니다

알차게 보내는 것도 좋지만,

전 느긋하게 보내고 싶습니다

 

큰 걸 바라지 않고 작은 것을 하나하나 하다보면

좋은 일이 있을지도 모르지요

그런 일 없으면 또 어때요

말은 이렇게 해도 마음속으로는 아쉬워할지도

꾸준함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날마다 좋은 날은 아닐지라도,

자신이 좋은 하루를 만들면 되겠지요

자기 감정을 모르는 척하지 마세요

웃는 게 좋지만

울고 싶을 때는 울어도 괜찮아요

 

비 온 뒤 세상은 더 깨끗하고 예쁘게 보입니다

물기를 머금은 나뭇잎

맑은 하늘

전날보다 조금 차가운 바람

날마다 새로운 날입니다

 

좋은 일만 일어나는 세상은 아니지만 살아있음이 기뻐요

당신도 저와 같다면 좋겠습니다

 

 

 

 

 

 

 

오래 바라보기

 

  안도현의 발견

  안도현

  한겨레출판  2014년 10월 15일

 

 

 

 

 

 

 

 

 

 

 

 

 

 

 한가지, 한사람 지금까지 무언가 하나만 오래 바라본 일은 없다. 많은 것을 한번 스윽 보고 지나치기 일쑤였다. 무엇이든 오래 바라봐야 그것을 조금이라도 알 수 있을 텐데. 시인인지 잘 모르겠는데 어떤 사람은 한가지를 오래 보고 그것을 썼다고 한다. 말로 들으면 쉬워 보이지만 실제 하기는 어려울 거다. 하나에 한사람에 마음을 쓰지 못하는 것은 세상이 빨리 돌아가설까. 어떤 것 하나를 생각하다가도 마음은 다른 곳으로 옮겨간다. 새로운 것을 바라기 때문인지. 그래도 언제나 마음속에 남는 것도 있겠지. 그런 것에는 무엇이 있을까. 바로 떠오르는 건 없다. 그런 건 어느 날 문득 떠오를 때가 더 많다. 이건 오래 바라보기와 다른 걸까. 오래 바라보기는 천천히 살기와도 같은 말이 아닐까 싶다. 모든 사람이 천천히 살아야 하는 건 아니겠지. 가끔 자기 속도가 어떤지 들여다보고 좀 빠르다 싶으면 속도를 조금 줄이는 것도 괜찮겠다.

 

 속도 하니, 차를 타고 다니는 것보다 걷기가 생각난다. 아주 짧은 거리는 걸어다녀도 좀 멀면 거의 차를 타고 다니겠지. 차를 타고 다니면 많은 것을 볼 수 없다. 차 안에서 보는 풍경은 그것대로 괜찮지만, 그건 그저 흘러갈 뿐이다. 걸을 때는 다르다. 땅을 잘 보면 줄지어가는 개미가 보이기도 할 거고, 가끔은 죽은 곤충 둘레를 개미가 새카맣게 덮기도 한다. 그건 좀 무섭게 보인다. 예전에 본 어떤 영화에는 많은 개미가 사람을 순식간에 먹는 장면이 나왔다. 베르나르 베르베르 소설에도 비슷한 게 나왔던 것 같다. 개미만 볼 수 있는 건 아니다. 꽃, 나무, 사람……, 세상을 볼 수 있다. 그것도 한자리에 서거나 앉아서 보면 다른 게 보일지도 모르겠다. 난 스쳐지나갈 때가 많다. 아는 것이라 해도 잘 보고 다른 점을 찾아내면 기분 좋다. 그런 일이 자주 일어나지 않아서 아쉽다. 보려고 해서 보기보다 우연히 본다. 그것도 관심을 가져서 보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니가 쓰고 싶은 걸

니 맘대로 써

니 말로 말야

니만 좋으면 돼

시 쓰면서 눈치 볼래면

뭐 하러 시를 써

세상에 시 쓰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니가 아무리 잘 써 봐

그래도 다 맘에 들어 하진 않아

그냥 니 맘에 들면 돼

니 맘에도 안 든다고?

그럼, 버려

 

-<니 맘대로 써>, 백창우 (90~91쪽)

 

 

 

 글은 자기 말로 솔직하게 쓰는 게 좋다. 이렇게 생각하지만 가끔 멋지게 쓰고 싶기도 하다. 멋지게 쓴다 해도 누구나 쉽게 알 수 있게. 자기가 쓴 글은 잘 못 써도 좋아하지 않던가. 아니 꼭 그렇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난 어렸을 때 동시 별로 못 보았다. 동시만 못 본 게 아니구나. 지금은 동시 많겠지. 그게 다 좋다고 말할 수 없을지라도, 어릴 때부터 그런 걸 보면 여러 가지 감성이 생기지 않을까. 감성은 키울 수 있는 거겠지. 이렇게 생각해도 어떻게 하면 좋을지 잘 모른다. 어릴 때부터 책을 자주 만나는 것도 좋지만, 어릴 때는 산과 들에서 노는 게 더 좋기도 하다. 두 가지를 다 하기는 어렵겠지. 요즘은 초등학생 때부터 공부해야 할 테니까. 공부 잘해라보다 재미있게 잘 놀아라 하는 부모는 얼마나 될까. 부모는 자식을 오래 들여다봐야 한다. 오래 보지도 않고 요즘 애들은 모르겠어 하는 건 아닐지. 부모와 자식 사이만 오래 바라봐야 하는 건 아니다. 친구, 자신과 관계를 맺은 사람을 오래 바라보면 조금 알 수 있겠지.

 

 세상에는 본래 있는데 우리가 못 보고 지나치는 게 많을 거다. 예전에 몰랐던 것을 알거나 보면 기분 좋지 않은가. 그렇게 찾다보면 세상이 아름답게 보이겠다. 이런저런 안 좋은 일 때문에 아름다운 세상을 제대로 못 보면 참 아까울 것 같다.

 

 

 

 

슬픔과 아픔이

당신 마음과 눈을 멀게 하지 마세요

세상은 당신 마음과 다르게 흘러가지만

당신이 바라본다면,

늘 거기에서 당신을 반길 거예요

 

(마지막 말 예전에도 한 것 같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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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7-03-24 04: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보셨는지 모르겠는데 영화 <일 포스티노>가 시인의 바라보기, 듣기, 쓰기 참 잘 잡아냈다는 생각을 합니다^^ 네루다가 주인공이 아니어서 더 좋았다는ㅋ; 원작 소설 읽다가 아직도 끝을 못 봤어요ㅎ;

희선 2017-03-25 01:41   좋아요 1 | URL
영화 오래전에 한번 보기는 했어요 생각나는 건 마리오가 여러 가지 소리를 녹음한 테이프를 네루다한테 남긴 거예요 소설도 예전에 한번 읽었는데 하나도 생각나지 않습니다 영화하고 좀 다르지 않았을까 싶기도 합니다 지금도 책을 잘 못 읽지만 예전에는 더했네요 올해 이 영화 다시 상영한다고 하더군요


희선
 
마지막 목격자들 - 어린이 목소리를 위한 솔로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지음, 연진희 옮김 / 글항아리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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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가 전쟁에 휩쓸린 세계전쟁은 두번이나 일어났습니다. 그런 전쟁 다시는 일어나지 않아야 할 텐데요. 전쟁이 끝나고 아직 일백년은 되지 않았지만 시간이 많이 흘렀습니다. 지금은 평화로운 세상이지요. 많은 곳이 평화롭지만 아직도 전쟁이나 테러가 끊이지 않는 곳도 있습니다. 거기에서도 힘든 사람은 어린이와 여자겠지요. 전쟁이 일어나는 나라가 있다 해도 저는 전쟁을 잘 모릅니다. 한반도는 일본 지배에서 벗어나고 얼마 뒤 한국전쟁이 일어나고 남과 북으로 나뉘었지요. 이곳도 자칫 잘못하면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겠습니다. 이런 생각하니 좀 무섭네요. 예전에 땅굴 찾았다는 뉴스를 보거나 간첩이 내려왔다는 말 듣기도 했습니다. 이제와 생각하니 그건 진짤까 싶기도 하네요. 북한과 안 좋은 일이 일어나기도 하는데, 이제는 북한과 남한이 잘 말해서 전쟁을 일으키지 않기를 바라고 좋은 사이로 지냈으면 합니다. 남과 북으로 나뉜 지 오래되어 한 나라로 합치는 건 힘들다 해도 말이에요. 남쪽은 남쪽 북쪽은 북쪽 서로를 존중하면 되지 않을까요.

 

 전쟁은 책이나 영화 드라마로만 보았습니다. 그것으로 전쟁을 다 알기는 어렵겠지요. 나치가 한 유대인 학살 홀로코스트는 많이 알려졌지만, 소련 이야기는 잘 알려지지 않은 것 같기도 합니다. 세계 역사에 관심을 가진 사람은 어느 정도는 알겠지만, 거기에 관심을 많이 가지지 않은 사람은 잘 모를 거예요. 일본이 저지른 일도 그렇게 널리 알려지지 않았겠지요. 조선 여자아이들을 일본군 위안부로 끌고간 일 말이에요. 소련 여성은 대조국전쟁(제2차 세계전쟁)에 나가 싸우기도 했습니다. 그 일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책을 보고 알았습니다. 지금까지 그런 일을 말하는 책이 아주 없었던 건 아닐 텐데 저는 거의 못 보았습니다. 지금도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 아주 조금밖에 모릅니다. 가까운 곳에서 일어나는 일도 잘 모르는데 어떻게 세계에 눈을 돌릴 수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 여러 가지 아는 것은 괜찮은 일입니다. 세상을 보는 눈과 마음이 넓어질 테니까요. 이렇게 생각해도 별일 아닌 것 때문에 다른 것을 잘 못 보기도 하는군요. 그런 일이 아주 없을 수 없겠지만 너무 오래 자기 슬픔에만 빠져있지 않았으면 합니다. 저도 그래야 할 텐데요.

 

 전에 《전쟁은 여자 얼굴을 하지 않았다》를 보고 전쟁이 일어나면 어린이와 여성이 힘들다고 말했을 거예요. 앞에서도 했군요. 그때는 전쟁에 나간 여자를 만나고 이야기를 들었는데, 이번에는 전쟁이 일어났을 때 어린이였던 사람을 만났어요. 이제는 거의 다 어른일 텐데 책 속에서는 전쟁이 일어난 때로 돌아간 것 같기도 합니다. 어릴 때 겪은 일을 말해서 그런 건지, 일부러 어린이가 말하는 것처럼 쓴 건지. 아주 어린이도 있어요. 전쟁이 끝나고 갓 태어난 아이였는데 전쟁을 안다고 해요. 아버지가 전쟁에 나갔다 돌아온 모습을 죽 보고 자랐기 때문이겠지요. 소련 사람 이야기지만 한국전쟁 때 어린이였던 사람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한국에도 전쟁이 일어났을 때 부모를 잃은 아이가 많았잖아요. 그분들은 지금 어떻게 살까요. 전쟁이 끝났다고 해서 다시 아이로 돌아가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어린이(본래는 어른이지만)도 마찬가지예요. 어린이지만 어린이로 지내지 못했습니다. 어린이는 전쟁놀이를 하고 놀기도 하는데, 진짜 전쟁이 일어나고는 놀지 않았습니다. 제대로 된 장난감도 없었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먹을 게 없었다는 말입니다. 먹을 게 없어서 나무껍질, 풀, 벽지까지 먹었어요. 한국사람도 이것저것 먹었겠군요.

 

 독일군이 소련에 오고는 어른은 끌려가 죽임 당하고 아이는 고아원에 들어갔습니다. 고아원에 들어간 아이는 좀 나을지도 모르겠어요. 전쟁터에 나가게 해달라는 아이도 있었어요. 피란을 가다 엄마가 독일군한테 죽임 당하는 모습을 보고, 친구가 죽는 모습을 보고, 무척 배가 고파 개와 고양이를 잡아먹었답니다. 반대로 개가 죽은 사람을 먹거나 아이를 물어죽이기도 했어요. 집에서 기르던 동물도 함께 떠났는데 길에서 죽었습니다. 자신이 무척 아끼는 동물(닭인지 오린지 잊어버렸어요)을 먹자고도 해요. 얼마나 배가 고프면 그랬겠어요. 부모 없는 아이들은 누가 자신한테 사랑을 주기를 바라기도 했습니다. 아이끼리만 피란 가다 어떤 아주머니와 함께 사는데 그 아주머니는 독일군한테 죽임 당했어요. 아이 없는 어른과 부모 없는 아이가 만나기도 했지만 함께 지낸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습니다. 고아원에 엄마가 찾아왔는데 엄마를 잘 알아보지 못하기도 했어요. 전쟁이 끝나고 부모를 만난 아이는 그나마 괜찮았겠습니다. 전쟁이 끝나고도 고아원에서 산 사람도 있겠지요.

 

 공장에서 일한 어린이도 많았습니다. 독일군은 마을에 불을 질러 많은 사람을 죽였습니다. 어릴 때 그런 걸 보면 마음이 그리 좋지 않겠지요. 그런 것도 치료해야 할 텐데 어쩐지 그때 어린이는 그냥 살았을 것 같아요. 전쟁이 끝나고 돌아온 엄마를 다시 만난 사람도 있어요. 늘 어두운 성격이어서 잘살지 못한 사람도 있습니다. 전쟁 때문에 몸뿐 아니라 마음을 다친 사람이 많았어요. 전쟁은 왜 일으키는지, 폭력으로 무언가를 얻는 건 좋지 않지요. 온 세계에서 전쟁이 없어지고 어린이가 웃고 사는 세상이 되기를 바랍니다.

 

 

 

희선

 

 

 

 

☆―

 

내 몸은 오랫동안 자라지 않았어요…… 고아원에 있는 동안, 우리는 모두 천천히 자랐어요. 아마도 슬픔 탓이겠죠. 우리가 자라지 않았던 것은 다정한 말을 별로 듣지 못했기 때문이에요. 엄마 없이 자랐잖아요……  (3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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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만난 고양이

위는 지난해 십이월에

밑은 올해 이월에

 

 

 

 

 

 

 

 

 

 

다른 이름으로 알았는데,

새로운 이름을 알았다

봄까지꽃이라고...

 

 

 

 

 

 

 

 

 

 

목련이 꽃 피울 준비를 하는가 보다

 

 

 

 

 

 

 

 

 

 

 

지난달 25일에 드디어《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7 : 시오리코 씨와 끝없는 무대》가 나왔다

빨리 보고 싶기도 한데, 이달에는 어렵겠고 다음달에 볼 수 있으면 좋겠다

다자이 오사무가 가지고 있던 《만년》과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오래된 책이 나오는가 보다

 

영화와 만화영화로 만든다고 한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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