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나왔다. 근 삼 년만에...

문제는 공백기에 6권까지의 등장인물과 스토리를 많이 잊어버려 연결이 잘 될까 싶다. 솔직히 막 너무 재미있거나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 잠을 못 이룰 정도의 이야기가 분명 아닌데도 때로 꾸벅꾸벅 졸면서도 그 만연체의 내면 고백을 포기하지 못하는 건 바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이기 때문일 것이다. 8권까지 읽고 다음 권이 나올 때까지 나는 또 거진 잊어버리겠지만 그 잊음 가운데 또 잊지 못할 무언가가 남을 것임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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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북소녀 2019-01-16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6권까지 읽으셨다니... 정말 대단하세요. 프루스트 사후 100주년을 맞이하는 2022년에 완간될 예정이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지금... 고민하고 있어요. 지금 읽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하고 말이죠.

blanca 2019-01-17 04:21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뒷북소녀님. 아, 그렇군요. 이게 출간 순서대로 읽기 시작하니 밀리지 않아서 좋긴 한데, 이야기 흐름이 자꾸 끊겨요. 그래도 예쁜 꽃 장정의 책들을 주르륵 꽂아 놓으면 뭔가 좀 보람차고 그렇습니다. 2022년 완간 예정이라면 저는 다 읽고 나도 무슨 얘기였는지 유기적으로 연결된 그림이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옹졸해졌다. 무언가 나만의 세계관의 잣대로 자꾸 내 주변의 사람과, 현상을 판단하려는 버릇이 튀어나오곤 했다.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쉽게 다 믿어버리거나 덮어놓고 흥분하거나 잔걱정 없이 흠뻑 몰입하는 게 불가능해졌다. 한 마디로 말해 나는 늙어가고 있는 중이다. 이게 좋은 건지 나쁘기만 한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여하튼 '나이 든다는 것'은 내가 원하지 않던 바로 그 모습이 묘하게 변주되어 나에게 나타나는 일이기도 하니 만큼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누구도 도망칠 수 없는 필연적인 귀결, '늙어가는 일'이다. 


나이듦에 대한 낙인은 일찍 죽지 않는 한 우리 모두가 그 안으로 들어가야 하는 유일한 '혐오 낙인'이다. 

- [지혜롭게 나이 든다는 것] 마사 누스바움/솔 레브모어
















저자 마사 누스바움은 법철학자이자 여성학자이고 솔 레브모어는 법학자이자 저술가로서 둘은 '나이듦'이라는 주제를 둘러 싼 각각의 여덟 개의 소주제에 대하여 기탄없이 자신의 생각과 주장을 이야기한다. 책의 형식은 키케로의 <나이듦에 관하여>를 참조한 만큼 대화 형식이지만 본격적인 끝장 토론이라기보다는 각자의 관점과 경험, 학문적 성과에서 저마다의 생각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상대와 다른 부분은 또 그대로 유연하게 인정하고 망설임 없이 반대 의견도 제시하는 등, 자유롭고 정력적인 대화가 실제 노년기에 접어든 저자들 자신들의 경험과 아우러져 흥미롭다. 노년기의 우정, 몸, 성형 수술, 유산 분배, 상속, 은퇴, 사랑, 빈곤, 기부 등 쉽게 수면 위에 올려놓고 얘기하기 쉽지 않은 화제를 진지하게 공론화하는 시도 자체만으로도 삶과 죽음을 지르는 그 확실하게 존재하지만 주목 받지 못했던 불편한 지대의 의미가 재조명되는 느낌이다. 


물론 삶 속에 산재하는 많은 문제들이 그러하듯 명쾌한 해답이나 확실한 전망이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노인들의 퇴직 연령에 대한 상반된 둘의 의견은 합치되는 부분도 어긋나는 부분도 왠지 좀 편향적인 부분이 있어 아쉽다. 퇴직 연령을 앞당기는 것도 한정없이 늘이는 것도 결국 당사자의 자발적인 의견, 의지를 속박하는 지점이 있고 그것은 또다른 노인에 대한 편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 하지만 이런 문장은 기억해 두고 싶다.


우리의 삶은 사후세계가 아니고, 현재는 과거가 아니다. 

이것은 비단 노년의 삶뿐만 아니라 우리가 지금 여기에서 사는 삶 그 자체에 대한 통찰 어린 조언이다. 과거에 대한 회한, 원망으로 현실을 소진하는 것은 지금 여기에 주어진 삶 그 자체를 무용한 것으로 낭비하는 일일 것이다. 시간의 경과만으로 지혜로운 나이듦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거저 주어지는 것이 아닌 노력해야 얻을 수 있는 혜안이 잘 숙성된 포도주 같은 연륜을 자아내는 것임을 잊지 않게 해 주는 이야기는 무언가를 살아온 시간의 잣대로 재단하기 이전에 자신이 걸어온 시간과 걸어갈 나날들을 견주며 보낼 오늘의 무게를 실감케 한다. 열심히 살아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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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9-01-16 1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유, 브랑카님은 아직 젊으십니다.
인생 100을 놓으면 옛날에 중년은 지금은 청년입니다.
엊그제 뉴스에 조사를 했다잖아요.
몇 세부터를 노년으로 보느냐 했더니 70부터라고.
그러니 그런 위축된 생각은 아예 마시고 젊게 사십시오.^^

blanca 2019-01-17 04:22   좋아요 0 | URL
어머, 기분 좋은 얘기네요. ^^ 네, 스텔라님 말씀 기억할게요.
 

한때 미국내에서 최대 규모의 서점으로 무서운 성장세를 자랑했던 반스앤노블(Barns&Noble)사가 최근들어 부진으로 영업점 폐쇄 등 규모 축소세에 들어갔다는 기사를 접했다. 대항마로 떠오른 세력은 역시 아마존이다. 아마존은 출발 자체가 사실 서점이었던 점을 감안한다면 통합 온라인 시장에서 꾸준히 책 부문을 자체 개발한 킨들과 전자책으로 특화시켜 확대, 심화시킨 게 특별한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아마존이 최근들어 오프라인으로도 서점을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은 좀 놀랍다. 비교적 좁은 장소에 책 재고도 기존 서점들처럼 많지 않은데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반스앤노블은 주말에도 흥성거리는 느낌이 없고 아마존 서점에는 발 디딜 틈이 없다는 게 아이러니하다. 


지난 주말 아이들을 데리고 '반스앤노블'에 갔다. 공간도 넓고 책 배열도 분야별로 특화시켜 잘 해 놓은 게 애쓴 흔적이 역력했지만 일요일 오후, 서점 안에서 책을 사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예전에 책을 계산하려면 줄을 서야 했던 풍경은 선사 시대처럼 까마득하게 느껴질 정도로 사람이 없었다. 사람이 없어 편하고 여유로운 게 아니라 어쩐지 좀 김이 샜다.  예전의 서점에서 용돈을 아끼고 모아 실물의 책을 사며 설레어 하는 아이들의 풍경은 하나의 에피소드 정도로 회자되고 말 것 같은 예감은 쓸쓸했다. 한때 동네 서점을 밀어내는 대규모 체인 서점의 독식 횡포에 대한 지적이 있었다면 이제는 그러한 큰 서점조차 그 존재의 근거였던 '책' 자체의 생존에 대한 고민으로까지 가야 하는 것이 엄연한 현실인 것 같은 느낌. 하기사 책을 사겠다고 서점에 간 내 아이들조차 책보다는 그 주변의 장난감과 각종 문구에 더 관심을 나타내니 누굴 탓하겠는가 싶다. 이미지로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이제 더 나아가 이미지 그 자체를 창조하겠다고 너도나도 나서는 이 시대에서 활자의 힘은 위협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다만 우리가 사는 일은 이야기를 소비하고 저마다의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는 것과 같은데 그것의 구성요소인 언어를 하나 하나 엮어낸 책이 죽는다면 그 다음에 남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진한 회의감이 든다. 


해리포터 5권도 이제 마지막을 향해 가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이 열광하는 것에는 왠지 삐딱한 마음이 드는데 해리포터의 서사의 장악력에는 넙죽 엎드리지 않을 수 없다. 4권 이후부터는 인간의 내면의 어두운 본성에 대한 진지한 탐구가 단순히 어린이들의 판타지 소설이 아니라 인간 자체와 삶의 여러 문제들에 대한 실감 있는 통찰로까지 확장된다. 작가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능력은 이러한 추상을 어떻게 이야기의 틀 안에서 역동감 있고 설득력 있게 형상화하느냐의 뛰어난 예시 같다. 사랑하는 친구의 성공에 대한 질투, 존경하고 사랑했던 부모의 권위의 실추에 대한 감정적 이해, 때로 아이 앞에서 노출하는 어른들의 언행의 불일치, 죽음에 대한 두려움, 자기 내면의 악한 본능을 발견할 때의 당혹감, 이 모든 것이 이 하늘을 날아다니는 마법사 학교 아이들의 이야기 속에 다 녹아 있다니...<해리포터>를 읽을 때에는 책은 이야기는 결코 죽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서점에 들어갈 때에 확 끼쳐오는 책 냄새는 언제나 나를 설레게 한다. 프루스트의 마들렌처럼 그 냄새는 시원적이고 본능적이고 언제나 그 모든 것을 이기고야 만다. 그 어딘가에 다시 나를 데려가 놓는 그 지점은 언제까지나 사라지지 않는다. 그 입구가 봉쇄된다면, 정말 그 생각만으로도 의기소침해지고 만다. 그런 일은... 절대 없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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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ient-guest 2019-01-08 14: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리 포터는 갈수록 어두운 느낌입니다 이곳도 3개에서 1개로 BN이 줄었습니다 아마존은 작년에 근처 핫스팟에 열었는데 저는 별로였어요 이젠 기업형 서점마저 사라질까 걱정을 하게 되었네요

blanca 2019-01-09 03:49   좋아요 1 | URL
아마존은 오프라인 서점을 직접 공략한다기보다는 뭐랄까, 온라인 시장의 거점 정도로 활용하려는 것처럼 보였어요. 그런데도 사람이 어찌나 많던지...서점이 하나 둘씩 사라지는 모습을 보는 건 언제나 좀 우울해져요. 세상은 빠르게 변하는데 나 혼자 과거의 것들을 붙잡고 적응하지 못하는 건가도 싶고요.
 
[eBook] 독서의 기쁨 : 책 읽고 싶어지는 책 - 책 읽고 싶어지는 책
김겨울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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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이 끝나면, 아니, 시험 결과가 좋으면 책을 살 수 있었다. 집 앞의 서점에서 한정된 예산 안에서 최대한 나의 한없이 부풀어 오르는 욕망을 조절하며 타협한 지점에서 효율적으로 책을 우겨넣는 즐거움은 정말이지 감질났다. 그래서 나에게 어른이 된다는 건, 이러한 애달픈 타협을 좀 견딜만한 것으로 상향 조정하는 능력을 갖추는 것과도 같았다. 한 마디로 읽고 싶은 책을 돈 때문에 포기하지 않아도 되는 그 날을 간절히 기다렸다.

 

기다림은 결실을 맺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회사에 다니며 돈을 벌기 시작하면서 더 이상 책을 읽을 시간이 없었다. 퇴근하면 도저히 더 이상 종이 위의 활자와 씨름할 기운이 남지 않았고 언젠가부터 무언가를 읽고 싶다,는 욕망의 기억조차 희미해져갔다. 책을 살 돈이 있다고 해서 자유롭게 책을 읽을 수 있는 건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 그 돈을 벌기 위해 나는 읽을 시간을 반납해야 했으니까. 이런 딜레마는 아주 오랫동안 계속되었다. 돈이 있으면 시간이 없었고, 시간이 주어지면 돈이 없었다. 그나마 돈도 시간도 함께 주어진 경우는 또 무언가 항상 변명거리가 주어졌다. 한 마디로 내가 원하는 책을 마음껏 사서 쌓아놓고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그 어떤 죄책감도 느끼지 않고 (이게 무용한 일이 아니라는 보장이 있어야) 자유롭게 마음껏 책을 읽을 날은 영영 내게 오지 않았다. 그리고 이제는 슬슬 또 다른 방해요인이 앞에 도사리고 있다. .. 아직 오지 않았지만 언젠가는 오고야 말 그 필연이 두렵다. 이러저러한 변명 거리들 앞에서 읽는다는 행위는 여전히 어떤 한계와 어느 정도의 죄책감과 고독을 동반하는 일이라는 걸 의식하며 이 책을 읽었다.

 

아직 책을 읽을 수 있는 수많은 날이 남아있고, 그 시간 동안 더 좋은 책을 깊이 향유할 수 있는 기준을 세우기 위해서다.

 

그녀의 이런 젊음,이러한 여유가 부러웠다. 아직 이십 대이니 수많은 시행착오와 아직 읽을 수백만 권의 책과 그것을 제한하지 않을 시력과 더불어 읽는 일을 업으로까지 삼을 수 있는 그녀가 진심으로 부러웠다. 책을 좋아한다,고 사방에 공표할 수 있고 그것을 나눌 수 있는 그녀의 자신감 또한 그러했다. 책을 사랑한다,는 것을 주제로 이러한 책을 쓸 수 있는 기회를 가지는 것과 그것을 단정하고 논리적인 문장으로 담담하게 표현할 수 있는 내공은 덤이다.

 

유튜버는 왠지 독서라는 행위와 가장 대척점에 서 있을 것 같은 자리인데 바로 그 곳에서 왠지 점점 사그라들어가는 것 같은 독서의 불꽃을 재점화하는 그녀의 시도와 응원이 그래서 더 의미있게 다가온다. ‘가장 즐거운 유희 활동이라는 그녀의 표현은 진입장벽이 낮지는 않지만 한번 그곳을 점프하면 어떤 환희들이 기다리고 있는지에 대한 진지한 예시로서 충분하다. 나와는 거리가 멀었던 SF 작가 테드 창을 만나게 한 것도 그녀가 만든 영상의 뿜뿌질이었다. 어느 한 개인이 성장하며 책을 사랑하는 일과 그 사랑하는 책을 추려 얘기하는 것은 새로울 것이 없는데 저마다의 이름으로 적히면 여지없이 그 울림의 색깔이 달라진다. 그녀의 닉네임 <겨울서점>처럼 하얗고 차가운 듯하면서 손을 녹일 따뜻함이 녹아 있는 색깔의 글들이다. 



에필로그로서 ‘12살의 독후감은 서른 편의 독서 에세이의 마침표로서 다시 시원으로 회귀하는 듯한 느낌이다. 책을 활자를 정말 실물처럼, 실재처럼 영접했던 그 시간들은 낯선 것이 아니다. 결국 우리는 다시 그곳으로 돌아가야 하는가 보다. 책 앞에서 설레이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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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9-01-06 14: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그래요. 어른이 되면 책을 더 많이 읽게될 줄 알았는데
안 그렇더라구요.
돈 있으면 시간이 없고, 시간이 없으면 돈이 있고.
즐기는 일이 업으로 되면 더 이상 즐겁지 않은
아이러니가 있더라구요.
노안이 오더라도 책은 읽게 되구요.
크게 걱정 안해도 살게되요.^^

blanca 2019-01-07 02:29   좋아요 1 | URL
아, 스텔라님 말씀 들으니 안심이 됩니다. 사는 게 이게 되면 저게 안 되고의 연속인 것 같아요. 2019년 원하시는 일 다 잘 풀리기를 기원합니다.^^

stella.K 2019-01-07 1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브랑카님도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오. 고맙습니다.^^
 

‘해리 포터’ 이야기의 큰 줄기는 친척집에서 구박덩이로 자라던 고아 소년 해리 포터가 열한 살 생일날 호그와트 마법 학교에 입학하며 자신의 부모를 죽인 볼더모어라는 악의 마법사와 대결하며 벌어지는 일들이다. 친구 하나 없이 괴롭힘을 당하던 왜소한 체격의 소년은 갑작스럽게 유명인이 되고 가난하지만 사랑이 넘치는 마법사 대가족을 가진 론과 학년 전체에서 탑을 자랑하는 수재 소녀 헤르미온느와 끈끈한 우정을 나누게 된다. 늘 그렇듯 소년은 가만히 교사들이 가르쳐 주는 마법들만 잘 배우면 될 텐데 끈덕진 호기심 덕택에 교칙을 수시로 위반하고 금지 구역에 잠입하고 잠자는 위험한 요물들을 건드려 다이나믹한 모험의 풍파를 일으킨다. 악은 항상 잠복해 있다 소년을 자극하고 도발한다. 부모의 살인자에게 합당한 복수를 하겠다는 일념은 사실 작은 승리라 해도 그것이 잠정적이어야 하고 소년의 깨달음은 오래 가지 않아야 그의 모험기는 죽지 않는다는 딜레마를 조앤 롤링은 끈덕지게 보여준다.

해리는 언뜻 외로워 보이지만 언제나 얽히고설킨 사건사고를 깔끔하게 정리해 주고 어린 소년의 상처받은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인자한 멘토가 있다. 덤블도어 교장이다. 너무 힘들어 도저히 견디지 못할 것 같을 때 그는 항상 등장한다. 해리의 무모함을 기다려 주고 해리의 나약함을 이해해 준다. 소년의 실패와 실수는 덤블도어라는 체를 통과하여 성장의 밑거름이 된다. 덤블도어는 스승과 부모가 학생과 자녀에게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 같다.

나에게도 덤블도어 같은 멘토가 있었으면 하는데 이제 그 같은 존재가 되어주어야 한다니... 해리의 모험보다 환상적인 불가능이 없는 마법의 영역보다 그의 든든한 멘토가 나오는 대목에서 더 마음이 흔들리는 걸 보면 나는 해리 포터의 모험을 오독하고 있는 게 아닐까...

반 정도 걸어왔는데 기분이 이래저래 참 묘하다. 한없이 그립기도 하고 아리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고 내 안에 덜 성장한 부분이 문득 문득 고개를 내밀 때는 당황스럽기도 하다. 어른은 어린이 이야기를 이래서 단념하면 안 되는 게 아닐까? 아직 수많은 해리 포터가 내 안에서 잠자고 있었다니... 숨길 일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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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8-12-19 21: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blanca님, 서재의 달인 선정되신 것 축하드립니다.
올해도 좋은 이웃 되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따뜻하고 좋은 연말 보내세요.^^

blanca 2018-12-20 02:08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 덕분에 기분 좋은 소식 발빠르게 듣게 되었네요. 감사해요. ^^**

2018-12-28 15:23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