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의 발견
이봉호 지음 / 이담북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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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제목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근래 들어 우리사회 구성원들은 타의반 혹은 자의반으로 개성이 사라지고 획일화되어 온 것 아닌가 싶다는 생각을 하던 참이라서 개성보다는 다소 약한 듯하지만 개인의 취향이 존중받기를 바라는 생각을 적었을 것으로 기대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저자 역시 들어가는 글에서 “자신만의 단단한 취향을 가진 이에 대해서 편견을 가진 사회는 위험하다”면서 “오로지 평균치의 정서와 인성, 폭력적인 문화만을 강요하기 때문이다”라고 했습니다.

이런 점을 고려하여, 저자 자신을 포함하여 12명의 취향 저격자들의 취향, 책읽기, 희귀음반수집, 마라톤, 공포영화, 블로그 글쓰기, 소설쓰기, 바둑, 로봇수집, 술 마시기, 책편집, 의사, 장서 모으기 등을 소개합니다. 사실은 취향 저격자들을 소개한다면서 저자가 가지고 있는 독특한 취향을 가까운 사람의 것과 엮고 있어서 ‘작가의 취향이 참 다양하다’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다른 말로 하면 오지랖이 넓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취향이라는 것도 뜯어놓고 보면 취미활동에 가까운 것들이 많아서 누군가로부터 ‘별나다’라는 시선을 받기보다는 ‘대단하다’라는 찬탄을 받지 않을까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자 역시 ‘영화감상이라는 행위는 호사취미가 아닌 가볍고 부담 없는 취향에 속한다(76쪽)’라고 적은 것을 보면, 취향은 사회의 편견에 맞서는 행위라기보다는 취미에 가까운 개념으로 생각하신 것 같습니다. 다만 직업으로서가 아닌 취미, 즉 아마추어로서는 고수급이라 할 취미일 것 같습니다. 어느 분의 경우는 직업의 범주이기 때문에 취미나 취향이라 할 수 없지 않을까 싶은 경우도 있었습니다.

대한민국에 블로그하는 사람들이 하도 많기 때문에, 블로그 글쓰기를 취향이랄 것도 없지 않나 싶었습니다. 저자의 글쓰기는 기본적으로 책읽기를 기반으로 하는데 년간 200-300권의 책읽기를 20년 넘게 해왔다고 합니다. 이만한 책읽기를 하려면 당연히 속독이 필수였을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독서취향이 속독이라고 해서 정독을 평가절하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24쪽)”라는 저자의 주장이 거꾸로 된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정독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속독이야말로 좋은 독서습관이 아니라고 본다는 것입니다. 혹여 속독이 취향을 주장하시는 저자가 오히려 편견을 가진 것은 아닌지 우려됩니다.

책을 읽다보면 저자는 살아오면서 자신에 맞는 일을 찾아 다양한 도전을 해왔던 것 같습니다. 그 과정을 요약하면 “하나를 해도 ‘제대로 미친 듯이’가 내가 지향하는 인생관(62쪽)”라고 밝힌 것처럼 파고들었기 때문에 다양한 ‘취향’이 생긴 것 아닐까요?

취향에 대한 편견을 경계한다는 생각을 가졌다는 저자 역시 일정한 편견을 가지고 있는 것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생기는 대목도 있었습니다. “나보다 오랜 세월을 살았던 세대를 경계하는 편이다. 그들의 지혜보다는 고정관념이 불편했고, 나이로 고참 행세를 하려 드는 고루한 사고방식이 피곤했으며, 독재 시대를 살면서 내면화된 순응적인 태도가 현기증을 불러일으켰다.(155쪽)”라는 대목인데, 어쩌면 ‘경계하는 편이라는’이라는 표현에 대한 저의 과민반응일 수도 있습니다.

사실 누군가에 대하여 대립각을 세우다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그를 닮아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저자의 연배가 분명치는 않으나 ‘50세에 이르자 본격적으로 시간이 두려워졌다’라고 적은 것을 보면 50대에 이른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누군가는 비슷한 이유로 나라는 인간과 거리 두기에 골몰하고 있겠지 싶다.’라는 저자의 의구심이 현실이 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아쉬워지는 것은 나름대로의 특별한 취미활동을 만들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자가 말하는 고수급의 취미를 의미하는 취향이 아니더라도 나름대로의 삶을 즐길 수 있는 방법으로서의 취미활동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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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사막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김정완 지음 / 이담북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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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배운 사하라사막이나 고비사막은 아직 가보지 못했습니다만,  미국의 솔트레이크나 페루의 아이타스카 그리고 아랍에미레이트의 작은 규모의 사막에서 황량함을 맛보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막막함을 느낄 만한 거대한 사막에는 아직 가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사막에서의 체험에 대한 이야기에 관심이 생기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만약에 사막을 만나지 않았더라면>에서 무언가를 만날 것으로 기대한 이유입니다.

이 책은 지금으로부터 11년 전부터 3년2개월을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 리야드에서 살아낸 김정완님의 삶을 기록한 것입니다. 2008년 영국인과 재혼하고 남편과 함께 리야드에서 십접살림을 차리게된 사정을 털어놓지는 않아 속사정은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혼을 하고 두 아이들을 떨궈 놓고 한국을 떠나야했던 아픔이 있었던 듯합니다. 특히 자신의 처지를 털어놓고 의논할 가까운 이가 없어 상처는 더 아팠던 모양입니다.

초혼인 영국남자를 만나 결혼에 이른 사정도 짐작할 수 없도록 눙치는 것을 보면 상당히 내성적이고 강하게 자신을 보호하는 편 같습니다. 저자가 이혼을 하게 된 시기가 언제인 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만, 우리 사회에서도 이혼이 남의 입에 오르내릴 정도로 눈치를 보지 않게 된 것은 벌써 오래 전의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품위와 위엄마저 도매금으로 몰수해가던 시선과 매일 부대끼던 삶이었다는 고백이 쉽게 와닿지 않는 듯합니다.

아직까지도 중동국가에서의 생활이 어떤지 상세하게 소개한 분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내국인들과 외국인들 사이에 차별하는 경향이 분명하다는 것은 알았지만 저자가 소개하는 상황은 상상할 수 없는 지경입니다. 그런 나라에서의 삶이 우리나라에서 얻었던 마음의 상처를 씻는 기회가 되었다는 설명도 쉽게 공감되지 않았습니다. 어떻든 리야드에 와서 사는 다양한 외국인들과 관계를 맺고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었던 것이 도움이 되었다는 것인데 인도, 필리핀 등 아시아국가나 아프리카에서 온 비전문직 노동자들이 당하는 비인간적인 처우에 대해서는 눈을 감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느낌이었습니다.

글을 읽을 때는 전후맥락을 파악하려 노력을 합니다만, 본문 중에 나오는 두 아들과의 관계와 후기에서 언급한 두 아들과의 관계가 어떻게 연결이 되는지 아리송합니다. 자신에 관한 기본적인 이야기는 두루뭉술하게 피하고 풀어낸 새로운 삶에 관한 이야기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하는 일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그저 리야드에서 외국인 노동자로 살아가는 일이 얼마나 힘 드는 일인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이라고 다 같은 외국인은 아니라는 차별된 생각을 가졌던 것은 아니었는지도 의문입니다.

그리고 사우디 정부가 금하는 바이지만 외국근로자들끼리 교류하는 활동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도 어느 정도까지 허용이 가능한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붉은 사막에 다녀오면 신발도 양말도 모두 붉은 모래입니다, 제 속의 아집과 자기연민도 부정적인 감정도 함께 털어지기를 바라며 신발을 바닥에 탁탁 쳐댔습니다. 저는 모래 한 알도 삼키지 못하는데 언덕은 모든 모래를 품고 불평불만마저도 감싸주는 것 같아 이곳이 좋았고 사우디를 떠날 때 마지막으로 붉은 사막에 들러 사우디의 모래와 작별하였습니다(276쪽).”라고 적은 부분이야말로 저자의 진솔한 마음이 담겨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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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도 진로가 고민입니다 - 아직도 우왕좌왕하는 어른들을 위한 진로상담서
김이준 지음 / 이담북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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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약이 이루어져서 새로운 2년의 계약기간을 시작했습니다. 드디어 10년을 넘어 11년째의 근무를 시작한 셈입니다. 이미 검증은 받을 만큼 받았다고 생각합니다만, 재계약할 때마다 뭔지 모를 찜찜함이 남는 경우도 있습니다. 언젠가 변화를 생각해본 적도 없지는 않습니다만 이제는 그런 도전에 나서는 것이 쉽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 여러 직장을 거쳐 지금 일하고 있는 곳이 여섯 번째 직장입니다. 직장을 옮기게 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습니다만, 스스로의 발전을 위하여 옮긴 적도 있고, 타의에 의하여 직장을 옮겨야 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런 저의 경험과 상황을 고려하였기 때문에 <어른들도 진로가 고민입니다>라는 제목이 마음에 와 닿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직장을 옮기는 결정을 내렸지만, 그렇지 못한 분들도 적지 않을 것 같습니다. 잘 나가는 분들은 별 고민을 하지 않으시겠지만, 처한 상황이 어려울 때는 누구나 직장을 옮겨보자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저처럼 결단을 내리는 분도 계시겠지만, 생각 끝에 결국은 눌러앉는 결정을 내리는 분들도 적지 않을 것입니다. 제 경우는 첫 번 결정이 어려웠지만 그 다음부터는 결정이 쉬웠던 것 같습니다.

커리어전문가로 진로상담을 해주고, 진로상담에 관한 강의도 하시는 김이준님의 <어른들도 진로가 고민입니다>에서 두 가지를 얻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흔히 진로상담하면 중고등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에게 적성과 성적에 맞는 상급학교를 결정하기 위하여 받는 것으로 생각합니다만, 저처럼 어떻게 먹고 살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일을 찾는 어른들도 진로상담을 구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하여 진로상담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진로상담은 학생 뿐 아니라 어떤 삶을 살아갈 것인가로 고민하는 어떠한 연령대의 사람들도 받을 수 있는 것이라는 점을 알리고 싶었다고 합니다.

저도 그랬습니다만 앞날을 결정하기 위하여 고민할 때 누군가가 적절한 조언을 해줄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지만, 막상 마음에 흡족한 답을 구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결국은 이러저러한 상황들을 종합하여 스스로 결정을 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섣부른 조언이 좋지 못한 결과로 이어졌을 때 예상되는 책임(?) 같은 것을 느낄 수밖에 없기 때문에 두루뭉술한 조언에 머물 수밖에 없는 경우가 많은 것은 진로상담을 해온 사람에게 조언을 해주는 방법론이 제대로 확립되어 있지 않기 때문일 것입니다.

책을 읽어가다 보니 저자는 공대를 다니다가 심리학으로 전공을 바꾸고 다시 전문적으로 상담이라는 일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살아오면서 삶의 방향을 두 번 이상 바꾸는 결단을 내려 본 분이라는 것입니다. 이런 자신의 경험이 하고 계신 진로상담에 많은 영향을 미친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살아가는 나날 자체가 무언가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 이어지는 것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삶의 방향을 바꾸는데 대하여 두려워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처한 상황이 그리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생각되면 보다 나은 일을 찾아가는 것이 옳을 것입니다.

미국에서 일할 때 보면 직장 옮기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아 보였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한 우물을 파야 한다는 동양적 사고에 고착되어 진로를 변경하는 것에 대하여 부정적으로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직장을 옮기는 것도 자기발전의 한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제가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인지 ‘인생에 정답을 찾으려는 마음을 내려놓고 인생을 즐거운 여행이라 여기며 첫 발을 내딛을 수 있는 것이 진로라 생각한다’라는 저자의 말씀에 쉽게 공감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진로를 결정하기 위하여 고민하고 있지만, 주변에서 조언을 해줄만한 분을 찾지 못하고 계시다면 이 책에서 도움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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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미워하는 가장 다정한 방식
문보영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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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현업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적지 않은 세월을 해온 일이라서 업무 자체는 익숙해진데다가 세월의 더께에서 오는 감까지 더해져 큰 어려움은 없습니다. 다만 최신 동향을 뒤쫓는 것이 수월치 않는 점은 있습니다. 어쩌면 가장 어려운 일이 새로 입사해서 손을 맞춰야 하는 젊은이들인 것 같습니다. 두 아이도 벌써 삼십대에 진입하고 나니 세대의 차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 별로 없어 보입니다. 사실 아이들하고는 선호하는 방송 프로그램 자체도 달라서 서로 눈치껏 양보도 하고 챙겨보기도 한답니다.

이렇듯 곤혹스러운 상황에 도움이 될 것도 같은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스물일곱 옛날로 치면 꽃다운 나이의 젊은 시인이 쓴 산문집 <사람을 미워하는 가장 다정한 방식>입니다. 사실 사랑하기도 바쁜 세상살이입니다만, 미워할 짓만 골라하는 친구는 옛날이나 지금이나 다름없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저자는 미워하는 것을 다정하게 한다니 웬 말인가 싶습니다. 결론을 먼저 말씀드리면 역시 젊은 생각이 대책 없이 발랄한 이유를 붙들어내지 못한 것 같습니다.

3년 전에 등단하셨다고 하니 스물넷 젊은 나이에 등단을 하셨고, 김수영문학상을 수상하셨다니 그야말로 시문학의 샛별이 아닐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특히 글쓰기 가운데 제가 가장 취약한 시를 쓰는 분이라고 하니 책을 읽어내기가 어려웠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 어쩌면 젊은이들끼리는 통하는 무엇이 있었을 터이나 세월의 간극이 큰 탓에 핵심을 잡아내지 못한 제 탓인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시인이 쓴 산문인 까닭인지 시를 읽는 느낌이 들었다는 것입니다. 문장이 짧고 왠지 고저강양이 느껴지는 듯해서 일까요? 하기는 시 가운데는 산문시라는 것도 있으니, 시인은 산문을 시쓰듯 하나보다 싶었습니다. 지난해 영국에 다녀온 여행기를 쓰면서 같이 일하시는 분의 여행시를 인용하여 여행의 감흥을 더하는 글쓰기를 했습니다. 그때 저도 시쓰기를 배워볼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이 책을 쓴 시인께서 ‘시를 쓸 때면 삽질하는 기분이 든다’라고 하신 것을 보면 공연한 일 같지만 열심히 땅을 파듯 시를 쓰다보면 뭔가 특별한 느낌을 주는 시를 쓰게 된다는 이야기로 보였기 때문입니다. 글쓰기는 나름 열심히 하고 있는 셈이니 열심히 무언가 끄적이는 것은 몸에 배어있다고 할 것 같아서입니다.

시인은 이 책을 눈물을 흘리던 시절에 써내려갔던 일기를 바탕으로 한 것이라고 합니다. 역시 글쓰기의 시작은 일기쓰기인 듯합니다. 저도 대학시절 그만두었던 일기쓰기를 계속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저와는 살아온 혹은 살고 있는 시절이 다른 탓인지 생활과 생각에서 간극이 큰 것 같습니다. 제0일 부러웠던 것은 애인이 많은 듯하다는 것입니다. 저는 결혼하기 전에 연애라는 것을 딱 한번 해본 것이 전부였는데, 아직 결혼 전인 시인은 애인이 무려 일흔아홉이나 된다는 것 같습니다. 아니면 없다면 남들이 무시할까봐 부풀린 것일까요? 하지만 헤어진 애인과의 사이에 있었던 일들을 미주알고주알 풀어놓은 것을 보면 딱히 그럴 이유는 없어 보이니 말입니다.

SRT를 즐겨 타시는 것을 보면 제가 사는 동네와 그리 멀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가까운 동네에 사신다고 해서 무얼 어쩔거라는 생각은 일도 없지만 말입니다. 친구들의 이름을 독특한 명칭, 예를 들면, 해외여행을 같이 갈 정도인 인력거라는 친구, 물메기라는 친구, 인디언주름이라는 남친 등등... 그런데 그런 별칭으로 친구를 부르는 이유를 밝혔더라면 흥미로웠을 것 같다는 생각은 잠시 해보았지만, 제 주변의 친구를 그렇게 부를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우울증으로 정신과 진료를 받고, 정신과 약을 복용했다는 이야기를 읽으면서 우리 회사에서 추진하고 있는 우울증 진료에 대한 질평가를 빨리 해야겠다는 사명감 같은 것이 느껴졌습니다. 마치 세상에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사는 듯 말씀하시지만 사실을 커다란 기대를 감추고 사는 모습이 읽히는 것 같습니다. 오늘날을 사는 우리나라의 젊은이들이 희망을 가지고 앞날을 헤쳐 나가는 씩씩한 모습을 볼 수 있으면 참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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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주의 아트 라이브러리 11
폴 스미스 지음, 이주연 옮김 / 예경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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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 시작한 인상주의 화풍에 대하여 조금 깊이 공부하는 책읽기였습니다. 예경출판사에서 아트라이브러리 기획으로 내놓은 <인상주의>는 브리스톨대학 미술사학과의 폴 스미스교수기 새로운 미술사적 관점에서 인상주의를 서술하고 있습니다. 흔히 인상주의 화풍은 다음 두 가지 관점에서 해석해왔다고 합니다. 첫째는 형식주의 및 모더니즘적인 관점으로 인상주의는 넓게는 ‘평면성’이나 ‘표면’에 관심을 두거나, 또는 그냥 칠해진 물감이 아니라 그 자체로 표현적 특성을 지니고 있는 ‘물감’의 성질 등에 관심을 두고 있었고, 둘째는 전기적 관점에서 반동적인 예술기관이나 보수적인 언론 및 대중에 맞서서 새로운 스타일을 추구했다는 것입니다.

이런 해석에 대하여 여러 가지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미술사학자들은 새로운 관점에서의 해석을 추구해왔던 것입니다. 새로운 관점의 부류에는 사회사적, 페미니즘적, 정신분석학적, 그리고 저자가 제기한 인류학적 관점 등이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해석 역시 인상주의 화가들이 그려낸 다양한 그림들에 대하여 일관되게 적용할 수 없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여성과 인상주의를 별도의 장으로 구성하고, 4개의 장으로 나누어 개별적으로 설명하였습니다.

1장은 에두아르 마네와 플라뇌르(flâneur)로서의 화가를 다루었습니다. 플라뇌르란 빈둥거리면서 소일하는 사람을 의미하기 때문에 우리말로 백수라 할 만한 것 같습니다. 3장은 클로드 모네를 다룬 3장에서는 회화와 계급의 관계를 분석했고, 카미유 피사로를 다룬 4장에서는 예술과 급진적 정치와의 관계를 다루었습니다. 폴 세잔을 다룬 5장에서는 다양한 정신분석학 이론이 언급되었습니다. 2-4장에서는 인상과 감각에 대한 이야기를 상술하고 있습니다.

인상주의 화가들은 특정의 순간에 화가가 피사체를 보고 얻는 인상을 빠르고 분명하게 화폭에 담아내려 노력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입니다. 처음에는 인상이라는 표현으로 정리되던 것들이 뒤에는 감각, 즉 대상으로부터 얻은 감각, 즉 인상과는 다소 차별되지만 상보적인 부분이 있어 보이는 개념을 사용하였습니다. 인상주의 작품들을 보면 어느 정도는 스케치풍이라는 것 색채 조각으로 표현되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인상주의 그림은 화가의 마음에 만들어진 처음의 인상적인 장면이거나 현장에서 바로 만들어지는 대강의 스케치라를 생각이 강했다고 합니다. 따라서 당시의 대부분의 비평가들에게 인상이란 전시하기에 충분할 정도로 세부적으로 다듬어지고 완성된 것으로 보이지 않았으며, 따라서 공들이지 않은 그림을 조급하게 사람들 앞에 선보이는 것으로 보였다고 합니다. 실제로 인상주의라는 화풍의 이름을 붙이게 된 계기가 된 클로드 모네의 <인상, 해돋이>은 거칠게 움직인 붓자욱이 그래도 남아있어 붓질을 더해서 화면을 제대로 완성하지 않는 듯한 느낌이 남습니다.

인상파 작품들을 보면 모두 이런 형식을 보이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저자 역시 ‘인상주의자들이 보고 느낀대로 순수하게 순간적으로 그렸다고 주장하지만, 이와 모순되게도 그 이전의 미술과 일본 그림들 그리고 과학적이고 미학적인 이론을 학습함으로써 자신들이 원하는 효과를 얻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33쪽)’라고 적었습니다. 즉 충분히 고심한 끝에 탄생시킨 새로운 화풍이었던 것입니다.

마네의 작품들이 화가가 사물에서 받은 인상에서 남은 기억의 산물이라는 해석이 눈에 밟힙니다. 보들레르는 <근대생활의 화가>에서 내면적 성찰과 실제 경험 사이의 상실된 느낌을 회복하는 기억의 힘에 관하여 말한 것과는 차이가 분명하다는 것 같습니다. 즉, ‘사물들은 종이 위에 다시 태어난다. 실물과 똑같고 실물보다 더 실물 같이(58쪽)’ 표현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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