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 어딘가에 아직은
이동도서관이 가는 마을이 있다
한번도 이용해보지 못했지만
도서관 버스를 본 적이 있었지
동네를 누비는 이동도서관
몇 권의 책을 싣고 다니는지
몇 사람이 정류장에 줄 서서 기다리는지
몇 권의 책을 들고서 기다리고 있는지
한번도 생각해본 적 없지만
어딘가에 아직은 이동도서관이 다니겠지
이동도서관 생각에 마음이 뜨는 기분
이동도서관에 올라 탄 기분
남아메리카에서는 버새가
아프리카에서는 낙타가 책을 나른다지
나는 버새도 타보고 낙타도 타본다
버새가 되고 낙타가 된다
책 버스 정류장에는 누가 기다리고 있을까
내가 짊어지고 가는 책을 누가 반길까
이동도서관을 반기는 마음으로
이동도서관을 상상한다
내가 가진 모든 책을 한군데 싣고서
나는 남아메리카에도 가고 아프리카도 가자
사만권의 책을 싣고서 떠나는 이동도서관
한 세상 짊어지고 떠나는 나는
이동도서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