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 어딘가에 아직은
이동도서관이 가는 마을이 있다
한번도 이용해보지 못했지만
도서관 버스를 본 적이 있었지
동네를 누비는 이동도서관
몇 권의 책을 싣고 다니는지
몇 사람이 정류장에 줄 서서 기다리는지
몇 권의 책을 들고서 기다리고 있는지
한번도 생각해본 적 없지만
어딘가에 아직은 이동도서관이 다니겠지
이동도서관 생각에 마음이 뜨는 기분
이동도서관에 올라 탄 기분
남아메리카에서는 버새가
아프리카에서는 낙타가 책을 나른다지
나는 버새도 타보고 낙타도 타본다
버새가 되고 낙타가 된다
책 버스 정류장에는 누가 기다리고 있을까
내가 짊어지고 가는 책을 누가 반길까
이동도서관을 반기는 마음으로
이동도서관을 상상한다
내가 가진 모든 책을 한군데 싣고서
나는 남아메리카에도 가고 아프리카도 가자
사만권의 책을 싣고서 떠나는 이동도서관
한 세상 짊어지고 떠나는 나는
이동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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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o0sun 2019-12-31 15: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글 읽자마자 생각나는 분이 있었네요.
자기가 가진 모든 책을 (만권이 훌쩍 넘는) 가지고 떠나
전라도 폐교에서 도서관 하시는 분.
헌책방을 사랑하시는~

로쟈 2019-12-31 21:28   좋아요 0 | URL
이동이 아니라 이주하신 거네요.~

mini74 2019-12-31 1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항상 좋은 글 잘 읽고갑니다. 오늘 글은 더 맘애 와닿아요.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로쟈님 *^^*

로쟈 2019-12-31 21:28   좋아요 0 | URL
네, 새해복많이 받으세요.~

모맘 2019-12-31 1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캬아~별보며 달보며 시냇가를 지나 강을 건너고 꼬맹이도 만나고 할배할매도 만나고
쌤의 사만권의 인생이 길위에서
펼쳐지는 상상! 2019마지막날 기가 막히네요!
쌤, 진~짜 건강하세요~

로쟈 2019-12-31 21:29   좋아요 0 | URL
건강은 복불복이라지만 기원은 하는 걸로.~

2019-12-31 2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항상 감사한 로자님 건강 기원합니다 ^^

로쟈 2019-12-31 22:38   좋아요 0 | URL
네,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