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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점검과 함께 맞은 아침
점검은 내년 상반기에 다시

이건 일년에 한번이구나
한번 다녀가면 일년씩

이어서 다녀간 건 콧물과 재채기
알레르기 행진이 요란스레 지나갔다
여름맞이 퍼레이드하듯

어제 시험삼아 켜본 선풍기를 다시 켠다
일년만에 바람 맞는다

점검이 끝났으니 나는 파리로 가야겠다
말테 브리게가 묵고 있는
파리 툴리에가 11번지

사람들은 살기 위해 이곳에 온다
하지만 여기서는 모두 죽어 간다

그곳은 벌써 가을이로군
릴케도 콧물을 흘렸을까

가스점검원처럼 초인종을 누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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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o0sun 2018-06-02 2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새벽에 파리와 모스크바를 오가고 있었네요
릴케와 츠베타예바와 파스테르나크 사이를~
근데 번역이 안되어 있어서 읽을수가 없네요
이들의 편지도 그녀의 시도.

로쟈 2018-06-02 18:48   좋아요 0 | URL
네 번역돼나오면 좋을텐데요.^^

로제트50 2018-06-02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테의 수기>를 2번 읽었습니다.
오랜시간 간격을 두고, 두 번 다 여름
에요. 그래서 말테의 수기와 여름햇살이 동시에 떠오릅니다.
페소아의 <불안의 서> 를 시작했는데 말테와 비슷한 분위기를
느꼈어요. 이런! 분위기 따위의 느낌이 아닌 이성으로 읽어야하는데
말이죠!^^ 암튼 식탁옆 책장에 나란히
꽂혀있는 <매달린 절벽에서 손을 뗄 수 있는가?> <불안의 서>, 아주 가끔가끔 일요일 아침에 펼쳐보는
책이랍니다^^*

로쟈 2018-06-02 18:49   좋아요 0 | URL
아주 가끔이어서 다행입니다.^^

로제트50 2018-06-02 1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요?@@

로쟈 2018-06-02 20:45   좋아요 1 | URL
‘매달린 절벽‘과 ‘불안‘이 불안해서요.^^
 

저녁 먹고 자다 일어나니
배송된 책이 인생은 짧다
카르페 디엠
짧은 줄 몰라서 주문하진 않았지
짧아서 주문했지

오늘을 붙잡아라
오늘의 꼬리를 붙잡아라
하루는 새벽에 주어지고
해질녘에 달아난다
사르트르가 말했네

인생은 하루씩 주어지는 것
받아놓을 수도 없는 것
하루를 놓칠 때마다
주문을 걸지
카르페 디엠

당신을 붙잡아야 했지
오늘을 붙잡듯이
당신의 꼬리를 붙잡아야 했지

어제까지만 봄이었네
밤에 끓이는 미역국 냄새가
한 생애를 압축하네

생일이 아니어도
모든 오늘이 인생의 생일이지
오늘을 붙잡아라

아홉 살때부터 알고 있었네
모든 날이 생일이란 걸
하루는 지나간다는 걸

그래서 밤에 적네
카르페 디엠
언젠가 오늘이 생의 마지막 날
우리는 오늘 태어나서
오늘 죽는다네

오늘을 붙잡아야 했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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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o0sun 2018-06-02 1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어때?
나야 늘
어제가 오늘 같고
내일도 오늘 같지, 뭐~~
라고 습관처럼 말해요.
근데
이거 곱씹어보니
어제도 오늘로 살았고
내일도 오늘로 살거란 말?
오늘을 붙잡고말고 할것도 없네요.
전 늘 오늘을 살고 있었던걸로~ㅎ
(비겁한 변명?)

로쟈 2018-06-02 11:32   좋아요 0 | URL
두번째 단계가 영원히 반복되어도 좋은 오늘을 사는 것.^^
 

낯선 여인에게서
모르는 여인에게서
심지어 미지의 여인에게서
편지가 온다
그에게
그는 작가이기도 하고 피아니스트
그녀는 책에도 반하고
음악에도 반한다
열세 살 그녀는 사랑을 결심한다
사랑이 그녀를 선택한다
필생의 사랑
낯선 그녀는
모르는 그녀는
미지의 그녀는
혼자 아들을 낳아 키운다
그녀는 그를 위해 결혼하지
않는다 아들을 위해 결혼한다
그래도 그녀는
그를 선택한다
그는 그녀의 모든 것
그녀를 기억하지 못하는
그를 위해
그녀는 처음이자
마지막 편지를 쓴다
유언장을 쓴다
일생의 사랑을 고백한다
아들의 죽음을 전한다
그녀의 죽음을 알린다
그녀는 누구인가
낯선 여인
흰 장미로만 남은
텅 빈 꽃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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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제트50 2018-06-01 15: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음 이 작품을 읽고 츠바이크의 소설들을
찾아서 읽었어요. 내친 김에 자전적인 <아프리카 나의 노래>까지.지금도 옆에 그의
소설2권이 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 문체와 분위기가 신선했어요.
제목이 기억안나는데, 밤에 여인이
혼자 벤취에 앉아있는데 주변을 감돌던 공기, 묘사가 감동이었습니다.
그리고 <일급비밀>... 그즈음 요사의 <새엄마 찬양>도 눈에 띄어 읽었는데
두 작가의 서술방식이 닮은 데가
있는 것 같아요^^

로쟈 2018-06-01 19:12   좋아요 0 | URL
인척관계인지 모르겠으나 슈테파니 츠바이크가 따로 있네요.^^

로제트50 2018-06-01 19:22   좋아요 0 | URL
헐!! 럴수럴수...
확인해봐야겠어요!
감사합니당^^
 

지옥으로 가겠다
허클베리 핀이 말한다
톰 소여의 단짝이지만
이 세상 끝까지 톰과 함께하려 하지만
지옥만은 헉의 결단
흑인 도망노예 짐을 배신하느니
가장 소중한 친구를 고발하느니
양심을 배신하겠다
지옥의 유황불을 선택하겠다
그게 헉의 결단
헉의 모험
허걱 톰이라면 기겁할 일이네
톰 소여와 허클베리 핀은 모험소년이지만
모험은 짝퉁도 있고 진짜도 있고
그게 톰과 헉의 차이
허클베리 핀을 읽는 건
헉과 동행하는 일
세계문학을 읽는 건
지옥으로 함께 떠나는 일
지옥행 열차인 양
헉의 뗏목을 타고
같이 떠내려가는 일
이제 우리가 말한다
잠깐 기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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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o0sun 2018-05-31 1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잠깐 기다려! 다음은?
정말 그 뗏목에 올라탈수 있을까요?제가.
헉의 모험을, 세계문학을
짝퉁독서를 하고 있는건 아닌지~
책을 읽고 불편해지는 마음입니다.

로쟈 2018-05-31 22:56   좋아요 0 | URL
일단 톰을거쳐서.~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
개가 할 소리는 아니지
기차는 간다
밤을 새워 어둠을 짖는 개와 함께
지조 높은 개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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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o0sun 2018-05-30 1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의
개버전?기차버전? 인가요?ㅎ

로쟈 2018-05-30 22:08   좋아요 0 | URL
모당 대표가 자주 입에 올려서요.~

two0sun 2018-05-30 22:44   좋아요 0 | URL
기사를 이제서야 봤네요.
참~그분이 할말은 아닌듯하네요.
본의아니게 자꾸 모당 때문에 구설에 시달리는
400만 반려견에 심심한 사과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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