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먹고 자다 일어나니
배송된 책이 인생은 짧다
카르페 디엠
짧은 줄 몰라서 주문하진 않았지
짧아서 주문했지
오늘을 붙잡아라
오늘의 꼬리를 붙잡아라
하루는 새벽에 주어지고
해질녘에 달아난다
사르트르가 말했네
인생은 하루씩 주어지는 것
받아놓을 수도 없는 것
하루를 놓칠 때마다
주문을 걸지
카르페 디엠
당신을 붙잡아야 했지
오늘을 붙잡듯이
당신의 꼬리를 붙잡아야 했지
어제까지만 봄이었네
밤에 끓이는 미역국 냄새가
한 생애를 압축하네
생일이 아니어도
모든 오늘이 인생의 생일이지
오늘을 붙잡아라
아홉 살때부터 알고 있었네
모든 날이 생일이란 걸
하루는 지나간다는 걸
그래서 밤에 적네
카르페 디엠
언젠가 오늘이 생의 마지막 날
우리는 오늘 태어나서
오늘 죽는다네
오늘을 붙잡아야 했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