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여인에게서
모르는 여인에게서
심지어 미지의 여인에게서
편지가 온다
그에게
그는 작가이기도 하고 피아니스트
그녀는 책에도 반하고
음악에도 반한다
열세 살 그녀는 사랑을 결심한다
사랑이 그녀를 선택한다
필생의 사랑
낯선 그녀는
모르는 그녀는
미지의 그녀는
혼자 아들을 낳아 키운다
그녀는 그를 위해 결혼하지
않는다 아들을 위해 결혼한다
그래도 그녀는
그를 선택한다
그는 그녀의 모든 것
그녀를 기억하지 못하는
그를 위해
그녀는 처음이자
마지막 편지를 쓴다
유언장을 쓴다
일생의 사랑을 고백한다
아들의 죽음을 전한다
그녀의 죽음을 알린다
그녀는 누구인가
낯선 여인
흰 장미로만 남은
텅 빈 꽃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