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점검과 함께 맞은 아침
점검은 내년 상반기에 다시
이건 일년에 한번이구나
한번 다녀가면 일년씩
이어서 다녀간 건 콧물과 재채기
알레르기 행진이 요란스레 지나갔다
여름맞이 퍼레이드하듯
어제 시험삼아 켜본 선풍기를 다시 켠다
일년만에 바람 맞는다
점검이 끝났으니 나는 파리로 가야겠다
말테 브리게가 묵고 있는
파리 툴리에가 11번지
사람들은 살기 위해 이곳에 온다
하지만 여기서는 모두 죽어 간다
그곳은 벌써 가을이로군
릴케도 콧물을 흘렸을까
가스점검원처럼 초인종을 누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