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가 이륙할 때 시도 이륙하는가
시의 언어는 이제 공중의 언어
바퀴가 끌리는 소리로 나는 알았다
때로는 이륙을 거부하는 말들도 있다는 것을
나는 공중의 시를 완성해야 한다
두 발이 땅에 닿지 않는 자세로 앉아
이 순간이 아니면 가 닿을 수 없는 세계를
공중의 언어로 노래해야 한다
안전벨트를 매고 부르는 무언의 노래
공중의 모든 것은 기류가 결정한다
기체가 흔들릴 때마다 나는 조성을 바꾼다
기체와 함께 흔들리는 음표들도 익숙한 표정이다
공중의 시는 구름 위에서 쓰는 시
어떤 작시법에 따라야 할지 나는 배우지 못했다
등받이 인쇄물 비치용 칸에는
기내 면세품 예약주문서가 비치돼 있을 뿐
프로스트라면 아직 수천 마일을 더 가야 한다고 했을까
아직은 어둠이 내리기 전
하지만 지연 출발한 비행기는 야경을 내려다보며
활주로 조명등의 착륙 안내를 받을 것이다
공중의 삶은 짧은 생애
수천 마일의 거리도 이제는 수 시간의 비행
수십 년을 살았지만 한순간이었다
이륙에 전혀 지장이 없는 세월의 무게
공중의 시는 무거운 마음으로 쓸 수 없는 시
공중의 언어는 쓰라림을 알지 못한다
공중에서는 스낵만 제공된다
비상구 좌석 뒷자리도 예외는 아니다
지상의 노래가 가 닿을 수 없던 세계는
공중의 시로도 미치지 못한다
저 대기권 바깥으로 나가는 자는 누구인가
공중의 언어로도 붙잡을 수 없는 마음이여
아직 착륙까지는 두 시간
나는 마음을 비운다
공중의 시는 허공의 시
텅빈 마음으로 구름을 가로지르는 시
아직 수 마일을 더 가야 하지만
나는 이미 수천 마일을 지나왔다
두 발이 땅에 닿으면 나는 마저 수 마일을 걸어가리라
때로는 착륙을 거부하는 말들도 있다는 것을 잊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