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관련 글들이 많아져서 따로 카테고리를 만든다. '번역과 번역가'라고 이름을 붙였다. 최근 번역가들에 대한 주목도 늘어나서 한 일간지에서는 '번역가의 서재'란 꼭지도 연재하고 있다. 번역과 번역가에 대한 관심이 우리의 일상적 먹을거리에 대한 관심만큼이나 확장되고 심화되면 좋겠다. 인문서의 경우 현재 출간되는 책들의 절반 이상이 번역서라는 점은 번역에 대한 관심이 결코 사소한 관심이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말해주지 않는지? 여하튼 그래서 따로 카테고리를 만들었다는 것이고 관련 페이퍼들은 시간이 나면 모아놓도록 할 생각이다. 첫 꼭지는 전문번역가 정영목씨를 다룬다. 이미 유명한 번역가이지만 내가 특별히 주목하게 된 건 올해 나온 몇 권의 책들 때문이다. 게다가 오늘 아주 두툼한 융 평전이 나온 걸 보고는 입이 벌어지지 않을 수 없었다(알라딘에는 아직 입고되지 않은 듯). 다행히 얼마전에 일간지에 게재된 장문의 인터뷰기사가 눈에 띄어 수고를 많이 덜었다. 충분한 소개가 될 듯싶다.

매일경제(08. 07. 05) “이 사람이 손대면 10만부가 더 팔린다”

“사람이니 실수도 많이 한다.” “칼 융의 책을 번역했을 때인데 황금 당나귀(ass)를 황금 엉덩이라고 옮겼다. 몇 번을 봤는데도 실수를 발견하지 못하고 넘어갔다. 책이 나간 뒤 어떤 분이 점잖게 지적해서 고쳤다. 그런데 번역가를 모델로 소설을 쓰고 있던 한 친구가 주인공의 실수 사례로 그 얘기를 넣었다.”

웬만한 작가보다 더 유명한 번역가 정영목(47)이 털어놓은 실수담이다. 유명인사가 됐지만 그는 여전히 실수도 할 줄 아는(?) 보통사람이다. “때로는 단어를 잘못 보는 경우도 있다. 한번 잘못 본 단어는 눈에 무언가 씌워졌는지 계속 그렇게 본다. 교열을 몇 번 봐도 신문에 오탈자가 계속 나오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런 보통사람이 현재 손꼽히는 번역가가 된 비결은 무엇일까. 그의 손을 거친 책에는 아주 다양한 표현들이 등장한다. 분명 정확한 우리말인데도 많이 접하지 못한 것들이 곳곳에서 고개를 내민다. 그는 그런 단어나 표현들이 결코 도를 넘어서지는 않았다고 강조한다. 작가가 나타내고자 하는 뜻을 가장 충실히 나타내는 단어를 선택해 옮긴다는 것이다. 그런 노력과 능력이 오늘날 그를 가장 잘 나가는 번역가로 만든 셈이다.



번역가의 길

정영목은90년대 초 첫 번역서로 ‘세계 미스테리 걸작선’을 낸 뒤 지금까지 100권 정도를 옮겼다. “숫자 감각이 없어서 정확히는 모르지만 그 정도 될 것”이라고 했다. 우연인지는 몰라도 그가 옮긴 책들은 대부분 베스트셀러 대열이 끼였다. 마이클 클라이톤 원작의 ‘쥬라기 공원’이나 ‘펠리칸 브리프’ ‘가스실’ 등 존 그리샴 원작의 스릴러물 등이 그랬다. 가장 최근에 나온 게 코맥 매카시의 ‘로드’ 역시 베스트셀러 대열에 들었다.

정씨는 소설 뿐 아니라 비소설 번역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미 ‘마르크스 평전’이나 칼 융의 ‘사람과 상징’ 등을 옮겼다. 지금도 두 가지 번역을 하고 있는데 둘 다 비소설이다. 그중 하나는 칼 융 평전의 성격을 띤 내용인데 ‘융-분석심리학의 창시자’라는 제목으로 곧 나올 것이라고 했다. 또 하나는 ‘그레이트 게임(The Great Game)’이라는 것으로 러시아와 영국이 중앙아시아를 놓고 쟁탈전을 벌이던 내용이라고 했다.

90년대 초 처음으로 번역한 책이 나왔지만 사실 그의 번역인생은 훨씬 거슬러 올라간다. 정 씨는 평범한 삶을 원해 부모가 원하던 법대나 상대를 마다하고 영문과에 진학했다. 80학번이니 시절이 뒤숭숭할 때다. 학교에 다니면서 아르바이트로 번역 일을 했다. 대학 졸업 후 잠시 문예진흥원을 다니던 그는 공부를 더 하려고 대학원에 진학했다. 그렇지만 공부는 진척이 더뎠다. 그렁저렁 지내면서 ‘새벗’이라는 잡지에 실릴 글을 번역했다. 이 인연으로 한 지인이 출판사를 소개해줘 본격적으로 번역에 손을 댔다.

정 씨는 89년에 결혼을 했는데 이것이 본격적인 번역 인생을 살게 된 계기가 된 것 같다고 한다. “91년 첫 아이를 낳았다. 그 무렵부터 번역이 생계의 중심이 됐다.”  지극히 평범한 대한민국 가장의 전형이다. 우연한 기회에 번역 일을 시작해서인지 그는 “한참 뒤에야 ‘업’ 의식을 갖게 됐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아직도 직업의식이 투철하다는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는 것. 그는 스스로를 중간(2세대 번역가)세대로 분류한다. 본업으로 하고 있지만 의식은 철저하지 못하다는 것. 지금 번역을 하는 사람들은 처음부터 본업으로 의식을 갖고 해서인지 아주 철저하다고 한다. 반면 선배들은 또 다르다고 했다. 안정효, 김석희 씨 등 1세대 번역가들은 소설가로 글을 쓰면서 겸업 형태로 번역을 했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세월은 보통사람인 그를 전문가로 만들었다.

‘그들은 누군가가 팔짱을 끼는 것을, 초조한 표정으로 손가락으로 이를 잡고 흔드는 것을, 의심스러운 표정으로 한쪽으로 고개를 갸우뚱하는 것을 살피며, 계속 그런 행동을 해주기를 간절히 기다렸다.’ (존 그리샴 ‘사라진 배심원’에서, 2003년 번역)

‘호수 건너편에서 어떤 생물이 둑 모양의 돌로 둘러싸인 웅덩이에서 물이 뚝뚝 듣는 입을 들어올리더니 아무 것도 볼 수 없는 거미알 같은 희끄무레한 눈으로 빛 쪽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생물은 보이지 않는 것의 냄새를 맡으려는 듯 물 위로 낮게 고개를 숙였다. 벌거벗은 채 웅크린 생물은 창백하고 투명했다. 설화석고 같은 뼈가 뒤쪽 바위에 그림자로 비쳤다. 내장과 고동치는 심장도. 흐릿한 유리 종 안에서 팔딱이는 뇌도. 생물은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낮은 신음을 토하더니 비틀비틀 몸을 돌려 소리 없이 어둠 속으로 성큼성큼 뛰어 갔다.’ (코맥 매카시 ‘로드(The Road)’에서, 2008년 번역)

90년대 초부터 현재까지 나온 그의 번역물들을 보면 문체나 단어 선정에 이르기까지 상당히 진전된 것을 볼 수 있다. 원저의 차이도 있겠지만 그 보다는 작가가 사용한 단어나 표현 등을 훨씬 더 잘 살리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엔 만족하지 않는 그의 자세가 잘 반영되고 있다. 가장 잘 된 번역을 꼽으라고 하자 그는 “앞으로 나올 것이다”라고 했다.

“내고 나면 늘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보면 볼수록 고칠 것이 많아져서 점점 더 여러 번 보게 된다. 이렇게 하다가는 아마 무한히 고치게 될 지도 모르겠다.” 그는 보다 완벽한, 보다 실수 없는 번역을 위해 정신을 집중한다. 그게 “굉장한 압박으로 다가온다”고 했다. 그렇지만 조금은 다른 이유로 술을 즐긴다. “옛날 사식집 다니고 할 때는 책 나오면 술을 나눴다. 지금은 웬만한 것은 이메일로 처리하니 그 때보다 교류는 줄었지만 그래도 작은 출판사들은 거의 동호인처럼, 친구처럼 만나서 일하기 때문에 지금도 책이 나오면 술잔을 건넨다.”

대신 건강은 등산으로 다진다고 했다. “앉아만 있으면 푹 가라앉기 때문에 자주 간다. 재미도 있고 몸에도 좋고. 북한산을 주로 가는데 가끔 멀리 가기도 한다.” 빨리 걸으면 집에서 15분 거리에 있는 일산의 친구 사무실 한 귀퉁이를 얻어 쓰고 있는 그는 매일 출근한다. 또 거의 매일 저녁을 먹고 집에 들어간다. 이렇게 해야 일 년에 4~6권 정도를 낼 수 있다고 했다. 책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초고잡고 검토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만만찮은데다 출판사에서 보고 다시 역자교정까지 보아야 하므로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것.

최근 여러 권이 나온 것은 전에 번역했는데 출판사에서 들고 있다가 한꺼번에 내놓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성공한 번역가지만 그는 경제적으로 크게 여유는 없고, 그렇다고 특별히 아쉽지도 않은 정도라고 했다. 비슷한 나이의 직장인들 월급과 비교하면 많지 않은 수입이라는 것. 그렇지만 대우는 예전보다 나아졌다. “(원고료는) 매절(저작권을 통째로 넘기는 것)로 받기도 하고 인세를 받기도 한다. 옛날에는 매절 밖에 없었지만 요즘엔 섞어서 받는 게 많다. 돈도 돈이지만 아무래도 내 것이라는 생각이 들면 조금은 더 신경을 쓰지 않겠나.”

번역한 책 가운데 추천할만한 책을 꼽으라고 하자 그는 “글쎄. 다들 괜찮은 책인데”라면서 “꼭 꼽으라고 한다면 코맥 매카시 의 ‘로드’나 마커스 주삭의 ‘책도둑’, 존 반빌의 ‘신들은 바다로 떠났다’ 등이 어렵지만 좋은 책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독자의 수준이 높아져서 어려운 책도 좋은 책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독자의 토양은 우리가 통념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매우 넓고 또 열려 있다는 얘기다.

정영목의 번역론

“말이란 게 의식과 무의식을 합한 것의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어떤 게 좋은 번역인지는 답이 없는데 구지 말한다면 ‘빙산의 일각’인 말을 풍성하게 반영한 게 아닐까. 작가가 쓴 글은 매우 다양한 의미를 담고 있는데 번역가는 그중 한 가닥만 가져올 수도 있고 또 피상적으로 가져올 수도 있다. 그 의미를 충실히 옮기는 게 좋은 번역이다.”

좋은 번역에 대한 그의 정의다. 그렇지만 그는 번역가의 ‘절제’도 강조한다. “원문을 얼마나 충실히 따랐는가를 중시해야 한다. 아무리 좋은 표현도 원문이 그렇지 않다면 과잉이다.” 이런 의미에서 그는 “번역을 할 때 작가가 튀는 표현을 쓰면 나도 튀고, 작가가 가라앉는 표현을 쓰면 나도 가라앉고, 작가가 진부하게 하면 나도 진부하게 한다. 작가가 진부하게 간다면 거기엔 나름대로 진부하게 간 뜻이 있을 것이다”라고 말한다.

그래도 그의 손을 거친 책에는 참신한 표현이나 단어들이 자주 등장한다. 이에 대해 그는 “튀는 표현은 아니다”고 못 박았다. “가령 로드에 나오는 ‘빗방울이 뚝뚝 듣다’라든가 ‘우듬지’ ‘날빛’ 등의 표현이나 단어들은 생소할지는 몰라도 제법 쓰이는 것 들이다. 문맥에 맞으면서 그 정도면 적합할 것이라고 생각해 사용했다.”

외국 글을 옮기면서 이런 표현들을 동원할 수 있는 비결을 그는 소설에서 찾았다. “우리나라 소설을 보면서 배우려고 애를 쓴다. 소설가들은 우리말 전문가들이다. 소설은 좋은 표현의 보고이다.”
주위 사람들의 대화를 들으며 그때그때 좋은 표현들을 메모하고 기억하는 것은 또 다른 그의 숨은 노하우다.

우리말의 어휘가 영어의 어휘에 비해 부족하다는 느낌은 받지 않느냐고 묻자 그는 “ ‘눈’에 대해 에스키모들은 여러 가지 표현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특수한 경우는 예외이겠지만 일반적으로 보면 영어 어휘가 꼭 많은 것만은 아니다”고 말한다. 많은 경우 단어라는 알갱이가 정형화되지 않고 뿌옇게 안개처럼 싸여있다는 것. 이 때문에 “번역은 블록을 끼우듯 단어를 맞춰나간다고 되는 게 아니다”고 한다. 단어 하나하나를 끊어가며 최대한 살려내는 게 중요하지만, 때로는 단어를 1대1로 대응시키는 것 이상으로 문맥을 읽어내는 힘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영어에만 있고 우리에겐 없는 표현이 나왔을 때 그는 ‘최악의 경우에 쓰는 비법’을 공개했다. “영어를 있는 그대로 써주고 주석을 다는 방법”이다.

그는 좋은 번역을 하는 또 다른 노하우도 공개했다. 다름 아닌 ‘역량 있는 좋은 편집자를 만나라는 것.’ “편집자는 제1독자로서 번역한 글을 처음에 보고 리드를 해 준다. 어떤 표현이 ‘생경하다’거나 ‘참신하다’는 것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데 편집자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책이 달라진다.” 편집자는 객관적인 입장에서 수정을 요구하기도 하고 부족한 집중력을 보완해주기도 하는데 “다행히 출판업이 다른 산업에 비해 박봉인데도 뜻과 사명감을 가진 양질의 인력이 많다”며 그는 낙관했다.

그러면서 번역의 길을 걸으려는 후배들에게 조언도 했다. “먼저 많이 읽어야 한다. 연애할 때 한 마디 듣고 파악하려고 애쓰는 것처럼 말에 담겨진 뜻을 파악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많이 읽어야 한다.” “다음으로 좋은 편집자를 만나도록 노력해야 한다. 자기 원고를 객관화해주는 사람이 편집자이다. 좋은 편집자를 만나는 게 운이기도 하지만 일정부분은 자신의 노력도 따라야 한다.”

‘번역은 머리가 아닌 엉덩이로 하는 것’이란 지론을 펼치는 그는 유능한 번역가가 되는 비결 역시 ‘시간’에서 찾는다. “절대적 시간을 투여하지 않으면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는 게 번역이다. 한번 보는 것보다 두 번 보는 게 나으니 어쩔 수 없다.”

많은 책을 번역해 냈지만 그는 책을 쓰고 싶은 욕심은 없다고 했다. “번역은 작가보다는 배우나 연주자와 비슷하다. 언어를 다룬다는 점은 같지만 작가와는 다른 길을 가고 있다. 시나리오 작가는 자기 목소리가 있지만 배우는 자기 목소리가 있으면 안 된다. 번역가도 마찬가지다. 나에게 책을 쓰라는 것은 배우에게 시나리오를 쓰라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러면서 워낙 이 길을 오래 걸어서 다른 길로 간다는 것은 생각하지도 못한다고 했다.

■ 정영목은
서글서글한 눈매에 강원도 억양이 약간 섞인 정감어린 말투. 정씨를 처음 접했을 때의 이미지다. 서울서 나서 서울서 자랐다. 말투는 원주가 고향인 부친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 관악고와 서울대 영문과(80학번)를 나왔다. 1년 남짓 문예진흥원에서 일하다 공부를 더 하려고 들어간 서울대 대학원을 늦깎이로 졸업했다. 최근엔 이화여대 대학원에서 겸임교수로 강의도 하고 있다. 첫 작품인 ‘세계 미스테리 걸작선’을 비롯해 ‘펠리컨 브리프’와 ‘쥬라기 공원’ ‘가스실’ ‘마르크스 평전’ ‘서가에 꽂힌 책’ 등 수 많은 책들을 번역해왔다. 최근에 ‘책도둑’과 ‘로드’ 등을 번역했다. 전문 번역가로 출판사에서 의뢰가 왔을 때 자신이 할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면 거절할 수 있을 정도로 입지를 굳혔다. 그렇지만 번역은 팀으로 하는 것보다 단독으로 하는 것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글·사진 = 정진건 기자)

08. 07.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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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주미힌 2008-07-30 2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저 분 덕을 많이 봤어요.. 책이 술술 읽힙니다. ㅎㅎㅎ

로쟈 2008-07-31 15:41   좋아요 0 | URL
요즘 들어서 더 좋아진 게 아닌가 싶어요...

paviana 2008-07-30 2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스테리걸작선부터 봤으니 저 분 책 알게 모르게 참 많이 읽었네요. ^^

로쟈 2008-07-31 15:41   좋아요 0 | URL
알게 모르게 팬들이 많군요.^^

hnine 2008-07-30 2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보다 훨씬 나이가 많으신 분인줄 알았네요.
잘 읽고 갑니다.

로쟈 2008-07-31 15:41   좋아요 0 | URL
아직 40대니까 '젊은' 편이죠...

perky 2008-07-31 0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번역에 대해 깐깐하기로 유명한 '강대진'씨가 '잔혹한 책읽기'에서 정영목씨의 번역에 대해 칭찬을 아주 많이 하셔서 이분이 번역하면 무작정 신뢰부터 가더라구요. (사실 번역의 질도 과히 수준급이구요.) 평소 궁금했더랬는데, 정영목씨 이렇게 생겼군요. ^^

로쟈 2008-07-31 15:43   좋아요 0 | URL
그런 대목이 있었나요? 여하튼 좋은 번역자들이 인정받는 풍토가 마련돼야겠습니다...

아프락사스 2008-07-31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가 하면 최악의 번역을 쏟아내는 번역가 중 하나로 꼽히기도 하죠. 특히 SF팬덤 사이에서 그런 평가가 강한데, 일각에서는 정성호 씨와 엮어 '정 Bros.'라고 부를 정도더군요. 왕년에 정영목 씨 번역으로 <낙원의 샘>이 출간되었을 때는 최용준 씨가 번역전문평론서 <미메시스>에서 무자비한 혹평을 가하기도 했죠. "얼치기가 감히 SF를 번역할 꿈도 꾸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였다고 하는데, 귀담아들을만한 내용입니다. 최용준 씨 본인이 번역 관련 상을 여럿 수상한 적도 있는, SF팬덤 내부에서는 상당히 신뢰받는 역자 중 하나라는 걸 감안하면 더욱 그렇죠.

뭐, 번역 전문 비평서라 하는 미메시스도 그 간행처인 열린책들이 <도스또예프스끼 전집> 오역 사태에 휘말리면서 더이상 간행되지 못하고 폐간되어버렸으니 이 또한 재미있는 일이긴 합니다만.

로쟈 2008-07-31 15:45   좋아요 0 | URL
기사에도 있지만 번역자들도 시행착오를 거치지요. 저도 <영원한 이방인>은 인상적이지 않았는데, <지젝이 만난 레닌>을 읽으면서 감탄했습니다. 일부 실수가 없는 건 아니지만 단기간에 그렇게 가독성 높게 이론서 번역을 하는 건 쉬운 일은 아니라서...

노이에자이트 2008-07-31 1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앙아시아를 둘러싼 영국과 러시아의 대결에 대한 번역을 준비 중이라니 정말 기다려집니다.제가 러시아와 영국의 팽창정책이 중앙아시아와 서남아시아(저는 작년부터 중동이란 단어 안쓰기로 했어요)에서 충돌한 데 대해 관심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로쟈 2008-07-31 15:45   좋아요 0 | URL
저도 기대가 되는 책입니다.^^

람혼 2008-08-01 0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golden ass'를 '황금 당나귀'가 아니라 '황금 엉덩이'로 번역하는 '실수'를 하는 주인공의 이야기는 김소진의 소설에서 나왔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게 번역가 정영목의 진짜 이야기였다는 사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차용해 쓴 '한 친구'가 김소진이었다는 사실, 그런 것들이 이 글을 읽는 여담으로서 개인적으로 참 흥미롭습니다.^^

로쟈 2008-08-01 12:21   좋아요 0 | URL
얼핏 기억이 나네요. 김소진이 2년 후배였겠는데요...

달리는여자 2009-04-27 0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영목 선생님 수업을 듣고 있는 학생입니다. 인터뷰 내용 보니 새삼 반갑네요- 제 미니홈피로 퍼갑니다-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