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운동을 다녀왔고, 다락방님 페이퍼를 읽었으니 월요일이 시작되었다. 실은 자가 격리 이후 부터 후유증으로 고생한 열흘 정도는 정말 엉망이었다. 37살의 버지니아 울프는 ‘쉰살의 버지니아 울프를 위해’일기를 쓴다. 나도, 나도요, 나는 5~10년뒤의 나였는 데.. 좀 더 시기를 넓혀볼까. 쉰 살은 너무 까마득 한데…

<울프 일기>. 올해 초에 천천히 다 읽겠다고 해 놓고 책장 안에서 낡아가고 있었다. 하루에 조금씩 다시 읽어 보자 하는 중인데 역시 좋다. ‘나만을 위해 글을 쓰는 습관은 글쓰기의 좋은 훈련이 된다는 신념’, ‘마음 내키는 대로 아무거나’, ‘그러나 산만함은 곧 지저분 함이 된다’

- 작가들 다 우울증 환자였어, 글 써서 다 산 거야.

라는 말을 친구가 해줬는데, 그 말을 떠올리면 따끈한 토마토 수프 마신 것처럼 몸이 따뜻해진다. 사람들은 울프의 비극적 죽음을 이야기 하지만 나는 그가 글을 썼기 때문에, 59세까지 살았다고 생각한다. 고흐도 그렇다. 그의 그림은 광기가 아니라 치유의 노력이라는 걸 조금 알아볼 수 있다.

(분수에 맞지 않게) 똑똑한 여자는 불행하다, 미쳐버린다는 사회적 통념은 너무 세서… 너 그만 생각해, 너 그만 읽어, 너 그만 파고들어 라고 하는 나를 위한다는 말들이… 나를 위한 건 줄 알았는 데… 완전 뒤바뀐 진술이라는 것을 이번에 알게 되었다. (물론 내가 똑똑한 건 사실이다.) 나는 불행해지거나 미쳐버리 않기 위해서 읽고, 쓰고, 생각하고, 파고 들었던 것이다. 5년 전의 내 일기는 이렇게 읽다가 미치거나 사회 부적응자가 될까 걱정한다. 정말 너무 반대로 생각하고 있었네, 나는. 피식. 병든 것들에 적응하려고 했기 때문에 나는 아팠던 거다. 아프니까 글씨를 읽고 쓰기 시작한거고. 확실해졌다. 스물 스물 기미를 보이다가 오랜만에 찾아온 시간이었고, 오로지 쓰는 것만 할 수 있다는 걸 이번에 확실히 알았다. 그것은 거기 머물러 있기 위함이 아니라 빠져나오기 위함이었다. 게다가 이번엔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안전한 사람들이 보였다. 참 다행이었다.

쉰 살의 공쟝쟝을 위해 투자가 아니라 일기를 쓰자.
버지니아 울프보다 오래 오래 살아서 더 많이 쓰자.




어쩌면 이 모든 것은 배우지 못한 사람들의 지나친 아첨과, 가난한 사람들을 힘들이지 않고 지배할 수 있다는 사실에 그 뿌리를 두고 있는지 모른다. 한 인간이 다른 인간을 지배한다거나, 지도한다거나, 자기 의지를 강요하는 따위의 행동에 내 반감은 더욱더 커진다. - P24

레너드는 이 책에 담긴 철학이 매우 우울하다고 말한다. 이것은 어제 레너드가 했던 말에 잘 들어맞는다. 그러나 인간 전체를 바라보고, 또 자기가 생각하는 것에 대해 쓸 때, 어떻게 우울해지지 않을 수 있는가? 그러나 나는 희망을 잃는 것에는 찬성하지 않는다. 그러고 보니 참 묘한 말이 되었다. 그리고 상식적인 해답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새로운 해답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아직 대신할 만한 새로운 해답이 없는 채 낡은 해답을 버리는 과정은 슬픈 것이다. - P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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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2-09-05 12: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이쿠 쟝쟝님 후유증 열흘이나 고생했어요?ㅜㅜ 저도 이번에 겪어보니 힘들던데 그와중에 책 읽고 글 쓰고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읽고 쓰는 마음이 치열해서 더 그런 것 같네요.. 이제는 괜찮은 거죠?

공쟝쟝 2022-09-05 12:51   좋아요 1 | URL
ㅋㅋㅋ 방금 괭님 페이퍼에 댓글 달고 왔어요 ㅋㅋㅋ 저는 저만 챙기면 되었는데… 괭님은 ㅠㅠ 애들까지 ㅠㅠㅠ 고생 많으셨겠지만 이후 관리가 더 중요한 듯요 ㅠㅠ 절대 더 안정 취하십시오!!!

수이 2022-09-05 12: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토마토수프 데펴서 뜨끈하게 드십시오, 주말 동안 안 하던 일 하느라 허리가 나갈 거 같습니다. 갓김치 담그다가 여수에 예쁜이가 있는데 갓김치 보니 생각나는구려 엄마 하니까 그 예쁜이 누구냐고 묻더이다. 비 내리니까 뜨끈한 호빵이 땡기네요, 갱년기라 그런가봐 ㅎㅎㅎ

공쟝쟝 2022-09-05 12:54   좋아요 2 | URL
주말에 김취 담가써요? 설마 추석이라고???🥺 난 하루는놀고 하루 일했쥐ㅋㅋㅋ 추석 끝나면 이쁜 얼굴 보여드릴게요 🫣

미미 2022-09-05 13: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쟝쟝님 친구분 명언을 남기셨네요!! 저도 책이 없었다면,여성학 몰랐더라면, 쓰면서 해소하지 않았다면 어찌되었을까 아찔합니다. <울프일기>마저 읽어야하는데...
일단 집에가서 꺼내두기라도 해야겠어요 울프는 쟝쟝님을 더 오래 살고싶게한다^^*

공쟝쟝 2022-09-05 18:44   좋아요 1 | URL
내면이 망가져서 오만데 신경질 내면서 살거나, 속물근성을 갖게 되거나, 약한 것들을 괴롭히면서 자신의 권력에 도취되거나, 뭐.................. 제 생각에는 그렇게 되기 보다는 그냥 참고 참고 또 참다가 몸이 많이 아팠을 것 같긴 한데요...... ㅋㅋㅋ 전 아픈 게 싫어서!!!
그렇다 울프는 나를 더 오래 살고 싶게 한다.

잠자냥 2022-09-05 13:1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물론 내가 똑똑한 건 사실이다˝ ㅋㅋㅋㅋㅋ 리틀 다락방 기질이 있구만! 이대로 잘 크면 큰 다락방 되겠어요!

다락방 2022-09-05 13:29   좋아요 4 | URL
아놔 이양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9-05 18:45   좋아요 2 | URL
잠자냥반님이 모르는게 하나 있네요... 전... 다락방보다 훨씬 큽니다. 5cm라고 다락방은 주장하지만... 제 체감상.... 7?8?9?10? ㅋㅋㅋ 모르겠네 내가 그사이에 더 컸나? ㅋㅋㅋㅋㅋㅋ

그레이스 2022-09-05 16: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것은 거기 머물러 있기 위함이 아니라 빠져나오기 위함이었다.˝
쉰살의 공쟝쟝님 화이팅!

공쟝쟝 2022-09-05 18:45   좋아요 1 | URL
나여, 지금의 내가 미래의 너에게 화이팅을 보낸다! 열심히 써라!

책읽는나무 2022-09-06 07: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부럽군요.
쉰 살의 일기를 미리 써볼 수 있다는 게...ㅋㅋㅋ
난 예순 살의 일기를???? 흑흑흑~
근데 조금 궁금하다.
쉰 살의 공쟝쟝님이!!!ㅋㅋㅋ

공쟝쟝 2022-09-06 10:00   좋아요 1 | URL
아마 그녀는 지금보다는 근사할 것 같습니다. 노안은 왔겠지만 조금 더 어려운 책을 이해하면서 읽고 있지 않을까요? ㅋㅋㅋ케0ㅐ——————————ㅈ3ㅡㅏ]ㅜㅐㅔ90/;;;;;;;;;;-= <— 이거 홉스 짓 ㅋㅋㅋㅋㅋㅋㅋ
책나무님처럼 궁금한 것도 많아질 거고.. 그 때도 알라딘을 하고 있으려나요? 훗. 하지만 읽고 쓰고 있을 것 같긴 합니다.

단발머리 2022-09-06 10: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나도 이 책 있어, 하면서 책 꺼내봤더니 <울프가 읽은 작가들>이었네요 ㅋㅋㅋㅋㅋ 둘 다 하얀색이어서 ㅋㅋㅋㅋㅋㅋㅋㅋ
나도 이 책 사야겠어요. 떙투할게요. 일기 쓰기 매일 미룬다 ㅋㅋㅋㅋㅋㅋㅋ 토마토 스프 파이팅!!

공쟝쟝 2022-09-06 11:22   좋아요 1 | URL
이거 되게 두껍고 59세까지 있습니다 ㅋㅋㅋㅋㅋ 일기 아침에 쓰세요 ㅋㅋㅋ 저 아침에 쓰기로 하니까 좀 좋더라고요? ㅋㅋㅋㅋㅋ 많이는 못써도 ㅋㅋㅋ

단발머리 2022-09-08 08:55   좋아요 1 | URL
아침에 쓸게요. 나 밤에 써서 잘 안 되었구나 ㅋㅋㅋㅋㅋㅋ 나는 아침에 묵상(meditation)을 했지요. 묵상 시간에 일기를 쓰다보면 자꾸 기도를 하게되는 ㅋㅋㅋㅋㅋㅋㅋㅋ 좋은 팁 감사링!!

공쟝쟝 2022-09-08 11:19   좋아요 0 | URL
매일하는 기도는 힘이 무척 세겠다!
 

당분간 여행+코로나 때문에 일 못해서 ㅜㅜ 바빠질 예정이라

주말 불태워서 만든 영상 업로드 합니다 (북플 눈팅은 계속 할 예정)



(영상이 안보인다면 링크)

유럽여행 브이로그 👉 https://youtu.be/DWMRmq1-6Y0



유럽여행에서 사온 책들 👉 https://youtu.be/5atbLlwjrgA


실은 아이폰이 꽉 차게 열심히 찍어 왔는데, 

외국 서점 구경 영상도 있는 데 ㅜ_ㅜ ....

특유의 완벽주의 돋기 시작하면 영원히 올릴 수 없을 것 같아서...

마음을 비우고 압축해서 만들었습니다!! 


재밌었음 좋겠네요... 재미없으면 시간 빼앗아서 미안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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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2-08-28 20: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우~ 불내 진동하는 영상 잘봤어요 쟝쟝님>.<
파리도 그렇지만 네덜란드 풍차며 이국적인 경치에 아무리 걸어도 질리지 않았을 듯합니다.
부장님과 함께한 쟝쟝님 모습도 너무 행복해보였어요!!ㅎㅎ

공쟝쟝 2022-08-28 21:24   좋아요 2 | URL
😌 정말 떠올리면 떠올릴 수록 그리워지는 여행입니다 ㅋㅋㅋ 불내 진 동 !!!

책읽는나무 2022-08-28 23: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맥주병 넘 귀여워요 😍
근데 거품 많게 따르면 안되나요??
세계 맥주를 이딴식으로 따르다니..ㅋㅋㅋ
혼자 빵 터졌네요ㅋㅋㅋ
정말 하루 2만보, 3만보를 걸었기에 유럽 영상 많이 건질 수 있었던....그래서 덕분에 방구석에 앉아 편하게 영상 시청도 하고~^^
두 분의 허벅지와 엉근에게 경배를!!!!ㅋㅋㅋ
외국 책들 이뻐요. 저 며칠 전 루시 바턴 읽으려고 꺼냈다가 도로 꽂았었는데 읽어볼까? 생각했네요.
쟝님 최애 소설이라니???^^
여행내내 즐겁게 구경한 티가 납니다. 피곤한 티가 전혀 안나네요!!^^

공쟝쟝 2022-08-29 10:30   좋아요 2 | URL
ㅋㅋㅋ 제가 술을 잘못배워서ㅋㅋㅋ 감히 맥주님께 큰 잘못을 ㅋㅋㅋㅋ 모두 저처럼 루시바턴을 좋아하면 좋겠지만 감흥없는 분들도 있으실거예요 ㅋㅋㅋ 암튼 저는 너무 좋아해요😍

단발머리 2022-08-29 21: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1. 나도 와플 좋아하고 나 기도도 겁나 잘해요. 참고해 주세요.
2. 네덜란드 가면 주님한테 말씀드리고 잠깐 금주령 풀어달라 할까요? 맥주 맛나 보인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3. 센 강 저렇게 깨끗하다니.... 이럴 수가 ㅋㅋㅋㅋㅋㅋㅋㅋ

4. 제일 좋아하는 에세이 작가 캐롤라인 냅 아니었어요? 새 인생 열어주신 분인데요. 글고 솔닛 어려워요. 딱, 어려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8-29 23:12   좋아요 1 | URL
4. 아니에요. 절레절레. 캐럴라인 냅. 심지어 별 다섯주기도 싫었다고요.ㅋㅋㅋㅋ 저는 약간의 자기혐오가 있어서 저랑 너무 비슷하면 그렇게 좋아할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솔닛 어렵다고 하셨는 데, 맞습니다. 저는 어렵기 때문에 좋아합니다. 저는 약간의 도전 의식이 생기는 어려운 텍스트가 좋습니다. 그런 책을 읽어야지 독서가로서의 자부심이 고양된다고나.....?
그런 의미에서 솔닛의 멀고도 가까운은.... 어렵지만 너무도 아름다운 책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하하하하. 아직 멀고도 가까운을 넘어서는 에세이는 만나지 못했습니다. 다른 의미로 헝거가 있지만, 저는 멀고도 가까운 같은 책을 읽을 때 더 행복한 것 같아요.

단발머리 2022-08-29 23:18   좋아요 1 | URL
어째요 ㅋㅋㅋㅋ 나도 솔닛 작품 중에 <멀고도 가까운>을 제일 좋아함요. 그 책 영어로도 있다는 ㅋㅋㅋㅋㅋ 난 어려웠음요

mini74 2022-08-30 14: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루시바턴 넘 에정하는 주인공 입니다. 구독과 좋아요 알림설정 완료 ㅎㅎ 브이로그 넘 좋아요 공쟝쟝님 골든버튼 갑시다 !! ㅎㅎ

공쟝쟝 2022-08-30 16:11   좋아요 1 | URL
꺄하하하 구독자님 💕😍😆 골드버튼이라니….. 그렇게까지 알려지고 싶진 않아요 ㅋㅋㅋㅋ 다만 돈은 되면 좋다!!!

건수하 2022-09-01 14: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The cat does not offer services. The cat offers itself.

꺄아- 책갈피도 예쁘고, 이 문구 너무 좋아요.

건수하 2022-09-01 14:50   좋아요 1 | URL
우와 저 병따개 처음부터 뭐지 궁금했는데. 예쁘기도 하고 편하네요!

공쟝쟝 2022-09-02 07:47   좋아요 1 | URL
별게 다 있는 나란 여자 ㅋㅋㅋ (맥주에 진심…)
 

“이 사람, 독서가인건 알았지만 음악에도 조예 깊을 줄은… 역시 영화 감독은 천재들이나 하는 건 가봐. 재수없어.”
은 박찬욱 책을 읽다가 말고 나의 투덜댐이다.




코로나19와 헤어진 기념으로 동생네 집 놀러갔더니, <헤어질 결심> 각본집 예약 구매에 딸려온 엽서 들을 자랑하던 동생 버섯(<출발 비디오 여행>과 <방구석 1열>의 간극이 바로 한국의 영화/예능의 연출력 성취임을 꿰뚫어 보는 자매들과 영화 만큼은 취향이 비슷하다)이 <박찬욱의 몽타주>를 읽어보라고 손에 쥐어주었다. 2천년대의 박찬욱과 복수 시리즈에 대한 인터뷰를 읽으면서 노트북으로 열심히 박찬욱 영화 돌려보던 이야기를 했다. 동생이 말했다. “아, 언니는 박찬욱 좋아했구나. 나 무서워서 박찬욱은 못봤는 데, 책 읽고 나니까 몇 작품은 찾아서 봐야겠다 싶더라고.” 내가 뭘 이해해서 봤겠냐. 그냥 신하균 팬이어서 봤던 거지. 근데 그 신하균을 <박쥐>에서 그렇게 쓸 줄야. <올드보이>만큼 <박쥐>를 좋아할 수도 있었지만 내게서 신하균을 심하게 뺏어갔으므로 <아가씨>가 개봉할 때 까지 꽤… 오랫동안 박찬욱을 미워했다는 그런 이야길 했다.

‘박찬욱vs봉준호’라는 은근한 라이벌 구도에서 자매들은 흔쾌히 봉준호에 손을 들었고 나 역시 그랬다. <괴물> 괴물 때문였다. 정확히는 괴물, 괴물 부터 였다. 그리고 괴물, 괴물까지였나? (괴물 이후로는… 사실 잘 모르겠어…) 무튼 20대의 난 <공동경비구역 JSA>와 <올드보이>를 너무 좋아해서 꾸준히 박찬욱 파였다. 하지만 <괴물>이 인생 영화가 되어버렸기 땜에 결국 봉준호로 돌아섰고, <아가씨>와 <기생충> 사이에서 좀 흔들렸다가, 마침내 <헤,결>을 보았고, bye 봉준호여… 저는 이제 확고한 “박찬욱”입니다.

근데. 이렇게 말하고 나니 원래부터 박찬욱이었던 것 같아. 이거 어쩐지 사회학과(봉준호)와 철학과(박찬욱)의 싸움 같지 않냐? 아… 결국 돌아 돌아 나는 철학과를 선택할 운명이었던 겐가(예, 제가 찾아보기 어렵다는… 부전공을 철학으로 한 경영학과 생입니다. 어쩌면 이 정체성야 말로 나의 형용모순을 설명해주는 가장 적절한 메타포 같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둘러 본 버섯의 책장은 각종 사회학 서적들이 난립 되어 있었다. 세상엔 문제가 참 많아, 그렇지? 나는 갑자기 아침에 발로 쓰윽 밀어놓고 나온 알라딘 택배 봉지가 떠올랐다. 집에 택배 뜯으러 가야겠어. 언니, 갑자기? 내 (페미니즘) 철학책들이 그리워졌어. <로지 브라이도티, 포스트 휴먼>이 봉지 안에서 숨죽여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김은주, 페미니즘 철학 입문, 철학… 난 왜 철학이 좋은 걸까.


봉준호와 박찬욱 - 사회학과 철학. 여기에 동생과 나의 차이점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번뜩 했다. 몇 년 전 언젠가 버섯의 책장을 보면서 ‘너는 아직 세상이 궁금한가 보네’라고 말한 적이 있었다. *아직*이라는 단어가 목에 콱 걸렸다. 세상의 모든 문제를 종으로 횡으로 전시하고 있는 동생의 책장이 부담스러웠던 것도 같다. 그때 나는 심리학에 심취(?)해 있었고, 인간과 사회에 환멸을 느끼는 중이었다. 나 자신도 이렇게 모르는 데, 세상을 어떻게 알아. 사회학책들을 해결을 기다리는 문제들로 느꼈던가. 어쨌든 버섯은 열렬히 그런 책(?)들을 사 모으고 읽고 있었다. 나는 ‘아직’ 궁금한 대상으로 세상을 대하는 동생이 신기했다. 그는 최근 흥미를 느끼게 된 한국의 SF 소설들에 대해 이야기해주었다. 거기에도 어떤 사회학(?)의 격자가 느껴져서 난 좀 버섯이 기특했다. 


너는 ‘여전히’, ‘세상’이 궁금하구나?

동생은 내가 추천했던 소설에 대한 질문을 몇 가지 했는데… 대답을 궁리하면서 작년부터 내가 왜 철학 책 모으기에 (읽지는 않는다ㅋㅋ 모은다ㅋㅋ) 진심이 되었는 지 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나이브하게 표현하면, 나는 나 자신과 세상을 포함해서 그 것들을 하나로 좀 꿰는 원리를 발견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설명할 수 없는 것을 설명하고 싶은 마음처럼, 흩어지고 무너지고 깨어져 나가기만 하는 것들(황망하신 중에 죄송합니다만 혹시 패턴 아십니까?ㅋㅋㅋ)안에서 그래도 붙잡아 볼 수 있는 원리나 의미를 다시 복구해보고 싶었던 것 같다. (요 몇년 간 나는. 일과, 관계와, 사랑을 —어쩌면 인생관 비슷한 것을— 몽땅 다 잃은 상태였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그건 불안하고 싶지 않다는 말들과, 어떻게 살아야 할지 여전히 모르겠다는 글들에서도 좀 느껴진다. 단일한? 단일한. 원리? 원리. 다시 복구되고 싶은 욕심.

그렇지만 — 붕괴, 이전으로 돌아갈 순 없다. 나는 영화를 보고 돌아오는 길에 허기가 져 국밥을 먹다가 엉엉 울었었다. 이제는 그냥 관리하면서 살아가야 해. 깨어진 그것들을 한쪽에 비질해서 치워두고 안 밟게 조심 조심. 가끔 발바닥에 조각들이 밟히면 아플 때도 있겠지만, 그러면 또 한번 더 청소기 돌리는 거 밖에. 그래도 그렇게 살면 돼. 그러면 된다.

상처 없는 삶으로의 복구는 불가능 하지만, 그래도 남은 삶 이나마 잘 건져 올리기 위한. 뒤통수 맞지 않는 인생을 위한 방법, 같은 거, 어떤 변하지 않는 원칙(돈? 부동산? 건강?…)을 찾고 싶었다. 그러니까 단일한, 단일한 원리. 철학.

아무튼 나는 가방을 싸서 나가려다 말고 엊그제 두 번 읽은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길 멈출 때> 이야기를 떠들기 시작했다.

우리는 둘 다 문과이지만 문학 앞에서는 어쩐지 겸연쩍어지는 사회학, 철학 대충… 산문(?)파 인 것 이고 (심지어 내 유튜브 알고리즘은 무한한 자기 계발 루트를 반복하고 있다.) 이건 다시 돌아돌아 박찬욱의 재섭씀으로 통하는 원리(?)일지도 모르는 데, 그가 사랑하는 문학, 음악, 사진을 비롯한 미적인 안목, 즉 영화 감독에게 필요한 자질(🤔) 같은 거엔 천재성 + 분명 계급이 껴있다. 계급이라고 까지 말하면 박찬욱이 섭섭할 일이니, 대충 여유로움이라고 말해두자. 난 그게 느껴지면 괜히 심통나더라.

내가 재밌고, 내가 매료되고, 내가 궁금하고, 내가 심통나는 그 부분 어딘가에… 아름다운 것을 즐길 줄 아는 감각에 대한 열등감이 있다고 동생에게 만큼은 솔직하게 이야기 하는 편이다. 그건 얼마 전에 읽은 나폴리 시리즈 2권 <새로운 이름의 이야기>에서 빈민가 출신 레누가 대학교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느끼는 감정들과도 비슷하게 연결되어 있고, 책으로 말하는 것이 편하니까… 책으로 좀 더 이야기하자면. <그림과 그림자>




나의 자매들은 오래 전 부터 김혜리 기자님이 하는 팟캐스트 <필름클럽> 애청자로 동생들 권유로 나도 듣곤한다. 사실 나는 책이건 영화 건 스포일러 당하는 것을 좀 별나게 싫어하는 편이라 본 영화, 본 책을 중심으로 골라 듣는 데, 김혜리 기자님의 이야기가 너무 재밌어서 기자님의 책을 사서 본 영화를 중심으로 골라 읽기 시작했고… 그 영화 목록을 지도 삼아 영화를 볼 때도 있다. 한참 기자님께 혼자만의 내적 친밀감을 느끼던 어느 날 우연히... 그림 산문집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렇게… 저는 <그림과 그림자>를 읽게 되고 마는 데. …그게 벌써 5~6년 전 쯤이다… 아, 나는 아름다운 그이의 영화 평론이, 미술관과 전시회를 배회(?)하던 젊은 시절 + 어린 시절의 그림(미술)을 공부하던 경험과 맞닿아 있다는 걸 새삼 책에서 알아차리고 크게(!) 상심해버린 것이다.

그거 아냐? 절대 따라 갈 수 없는 것 같은 문화적 박탈감…? 응? 알쥐, 알쥐. 난 고흐를 좋아하지만, 고흐를 좋아하는 게 챙피 할 때가 있어. 고흐는 다 알잖아. 그리고 그림이 뭘 말하는 건지도 딱 알 것 같잖아? 응, 그렇지. 그래서 사실 좋은 건데…. 사람들이 다 좋아하는 걸 나도 좋아하는 게 싫은 게 아니야. 나의 뭉툭하고 대중적인 미적 감각(?)이 예술을 향유 해 본 경험이 없다는 데에서 나온 어떤 없음의 발로인 건데… 이제는 내가 나이도 먹고 돈도 버니까 대충 좋은 게 뭔지 알 수가 있어졌어, 취향이라는 게 생겨간단 말야? 그런데… 누구는 그걸 아직 말랑말랑한 어릴 때 이미 다 보고, 들어 본 거야. 응. 그래서 괜히 위축될 때가 있어. 나는 다 커서 알게 되니까, 거기에 언어(글씨, 말)가 생겨야만 아 그래서 이게 좋은 거구나 알겠는 데, (계속 평론집 같은 걸 찾아 읽게 됨) 누군가는 그냥 말이 필요없이 크으-하는 어떤 안목이 이미 내재되어 있는 거지. 거기엔. 어린 시절 말이 아직 안 발달 되었을 때 느낀 것들이 있는 걸까나? 난 내 출신 성분(?)이 쪽팔린 적은 없는 데, 내가 아름다운 것을 잘 느낄 줄 모를 때. 아예 그 부분이 발달이 안되었구나를 알겠을 때, 난 그때, 그렇게 배알이 꼬인다? 그건 노력으로 되는 게 아니잖아? 부럽다에는 어느 정도 내가 따라가고 싶다 이런 게 있는 데, 부러움까지도 이미 원천 봉쇄된 느낌…?!?

어쨌든 이에 관한 깊은 빡침(?)의 사연들은 나보다는 동생이 더 많다. 난 현실에서 타고난 듯한 고급진 취향을 지닌 또래 인간을 직접 만나본 적(?)은 뭐 없지만, 동생은 종종 그런 느낌을 받을 때가 있었고 이젠 득도한 상태다. 야, 니들이 C.J감성을 알아? 우리들이 왜 봉준호(<괴물>, <기생충>)를 좋아하겠냐? 지금은 <헤어질 결심>을 좋아하는 나지만 인생 가장 많이 운 영화는 <태극기 휘날리며>랑 <신과 함께>인 이 몸이시다~!!! 우는 내가 수치스럽기도 전에 이미 울고 있다!!! 울다가 현타오는 그 맘을 니들이 알아? 😔….

아무튼 그래서 박찬욱이 책에서 음악 이야기하는 데, 오후 내내 동생 차에서 조PD의 <친구여>를 듣고, 휘성 1집을 따라 부르다가… 왔기로 설라무네 글씨로된 예술 영화랑 음악, 클래식 이야기 읽다보니 맘이 뚱해졌다. 그래도 맘이 뚱해졌다는 거지 박찬욱 감독님, 김혜리 기자님 좋아합니다. 그 미감이 부럽습니다. 그러니까 여러분이 그런 아름다운 것들을 만들어 내시는 거겠죠? 흑, 저는 이번 생에서는 안되는 거…ㅠㅠ

다시 돌아와서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길 멈출 때> 말이다. 나는 이 물리학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도 좀 아름답다고 느꼈다. 그리고 박찬욱-김혜리-사회학-철학-이야기를 하다가 천상 문과인 우리가 알 수 없는 세계인 이과 중에서도 *물리학*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대체 어떻게 그런 인생(?)을 살 수 있는 지에 대해서 좀 더 추측하면서 더 떠들었다. 물론 그 사람들은 천재니까, 이렇게 넘어갈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러면 거기서 사유는 멈추지. 우리는 세상을 이해하길 멈추지 말아야 합니다. ㅋㅋㅋㅋ 걔들은 왜 천재인데 나는 왜 천재가 아닌가에 대해서. 이해해보자.



- 그러니까 그 사람들(물리학자)은 숫자가, 어떤 거시 세계와 미시 세계의 단일한(ㅋㅋㅋ) 원리가, 아름다운 거잖아 그렇지?
- 그게 어떻게 아름다울 수가 있냐고.
- 난 이 책 보니까 좀 알 것 같아졌다? 이 책에서 슈바르트실츠가 블랙홀을 자기가 계산해 낸 다음에 멘탈이 붕괴 되거든? 근데 나도 초딩 때, 블랙홀을 처음 알았을 때 비슷하게 멘탈이 붕괴(?) 됐던 거 같거든. 그게 기억났어. 시공간이 오그라든대 잖아. 블랙홀이 뭔가 무서우면서도 아득하면서 아름답게 느껴지는 거야. 걔가 안내하는 개념이 너무 이상하잖아. 근데 그걸 상상하면 두렵지만 신기하고 오묘하고. 그런 감각을 아름답다고 느낄 수도 있는 거잖아. 사실은 그게 찐의 아름다움인 거 쥐.

우리는 시골 본가에 있는 나에게 블랙홀을 알려준 웅진에서 나온 어린이 과학 백과(?) 전집 이야기를 했다. 동생도 물리학까지는 모르지만 천문학에 관해서라면 비슷한 감정을 느껴본 것 같다고 했다. 그 책에서 혜성, 혜성을 알았을 때 너무 좋았다고 했다. 너무 신기하고 좋아서 혜성 편만 닳아지도록 봤다고. 언니, 우주가 아름답다는 것은 밤하늘을 아는 인간이라면 직관적으로 모두 알 수 밖에 없는 것 같아.

그 시점에서 나는 뜬금없이 동생에게 네덜란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나 암스테르담에서 와인 마시면서 스테이크를 써는 데(ㅋㅋㅋㅋㅋ), 옆에는 운하가 흐르고, 대학교가 있고, 노을은 퍼지고, 내 맘은 평안하기 이를 데 없고, 풍경이 너무 아름답고 좋은 데… 그런데 우리 옆 테이블에서 조곤조곤 이야기하면서 저녁 식사를 하는 그림 같은 백인 가족이 있는 거야. 저 가족은 분명히 천체 물리학이나 양자 역학 같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것 같지 않아요? 이런 이상한 생각이 든다는 이야기를 친구랑 했다고. (벵하민 라바투트 네덜란드 로테르담 출신 임ㅋㅋ) 이렇게 아름다운 환경에서 산다면… 세계가 아름답다는 것을 정확하게 느낀 사람이, 그렇게 해도 되는 조건이고, 재능과 두뇌까지 있다면, 아름다움의 원리를 찾고 싶어서 물리학 공부가 하고 싶어질 지도 모르겠다고.

동생과 나눈 긴 수다의 결론은 그거였다.
요는 잘사는 거다.
마음이 넉넉하고 여유로워야 아름다움이 뭔지도 안다.

어떤 사람들은 그게 아름다우니까 거기에 계속 머무르고 싶은 거잖아. 그 아름다움의 원리를 연구하면서 더 경이로움과 아름다움을 느끼는 거고. 그걸 반복하면서 더 행복해지는 거고. 근데… 그건 아름다움에 조금이라도 머무를 수 있는 사람, 머물러 본 사람들에 해당하는 이야기고. 사는 게 복잡스럽고 인생에 태클이 많으면, 아름다운 거를 더 알고 싶은 게 아니라 저 인간은 왜 저렇게 생겨 먹었나, 이 사회는 왜 저런 것들을(?) 양산하나, 인간, 인간은 무엇인가, 인간, 인간은 대체 왜 사나, 왜 사나… 그런데 또 나는 왜 사는가, 왜, 왜, 왜 세상은 나를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는가!!!!!!!!!! 왜!!!!! 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이러면서 자연스럽게 계급과 구조에 더 천착하게 되는 것 같아.

- 혹시, 너 주변에 이과 친구 있냐? 물리학 연구하는 사람 본 적 있어?
- 당연히!!!! 없지.
- 아, 우리의 가설이 맞아 떨어지려면 물리학 연구자가 있어야 하는데…
- 웅. 없어. 그러니까 우리 책장이 이 모냥인 건. 인생에 태클이 많아서였다는 거?
- 아마도?! 근데 내가 이번에 독후감 대회 참여(?)하면서 느낀  건데… 한국 사람들 생각보다 양자역학에 진심이더라고 ㅋㅋㅋㅋ 나도 김상욱 아저씨 에세이 읽고 막 그랬거덩. 아마도 알쓸신잡이 큰 이유겠지만… 한 편으로는 내가 좀 느낀 게. 우리 나라도 인제 좀 살 만해졌다는 증거 아닐까? ㅋㅋㅋㅋ
- 오. 그,럴,지도.
- 그래서 소설도 SF가 많이 나오나?
- 아, 그건 현생이 혐생이라…



(사진은 단발님 요청에 의한 네덜란드 사진. 암스사진은 없고 벵하민 라바투트씨가 태어난 로테르담 임ㅋㅋㅋ 저런 거 보고 살면 그런 거(?) 쓸 수 있나봐요... 자연, 인간 조화롭게 살자...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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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08-21 11: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봉준호와 박찬욱
가릴수 없어요. 둘다 너무 좋아. ㅎㅎ
저는 그냥 둘다 사랑할래요. 요즘은 남편도 여럿 가진다는데 영화감독 둘 사랑하는것쯤이야..... ㅎㅎ
주변에 물리학 전공자 있어도 별 소용이 없어요. 뭐 물어볼수는 있는데 대답해주는걸 알아들을수가 없어요. ㅋㅋㅋㅋ
그런 주제에 저는 SF는 또 좋아요. 이러니 인간은 모순된 존재. 지금 읽고싶은거 하고 싶은거 그게 나이니라 하면서 살면 안될까요?

공쟝쟝 2022-08-21 15:13   좋아요 2 | URL
바람돌이님 바람둥이!! ㅋㅋㅋㅋ 남편을 누가 여럿가져요? 왜 때문에 그런 고행을 자처하는가요? ㅋㅋㅋㅋ
읽고 싶은 거 하고 싶은 거 걷고 싶은 거 다 하세요 😆 제가 허합니다!! ㅋㅋㅋ

바람돌이 2022-08-21 22:16   좋아요 1 | URL
요즘 폴리아모리라는거 있지 않나요? 한국에서는 중혼이 안되니까 연인관계라고 하긴 하던데.... 전 처음 들었을 때 이 세상에 진짜 부지런한 사람이 많구나 했거든요. 단발머리님 말처럼 하나도 귀찮아 죽겠구만 하면서 말이죠. ㅎㅎ

단발머리 2022-08-21 17: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난 항상 박찬욱 보다 봉준호였고요. <친절한 금자씨>랑 <괴물>밖에 안 봤지만요. 근데 이번에 박찬욱으로 막 전진전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헤어질 결심 천세만세 만만세!!!

˝누군가는 그냥 말이 필요없이 크으-하는 어떤 안목이 내재˝되어 있다는 게 난 별로 부럽지는 않은데 왜냐하면 지금 그 좋은 거를 갖다줘도 나는 ‘크흐‘ 하지 않거든요. 그 좋은 것을 어렸을 때 경험해보지 않아서, 그런 안목이 없어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좋은 것을 일찍 가진다는 게 반드시 좋은 건 아니라는, 어쩌면 그 좋은 것에 대한 결핍과 아쉬움과 실망이 우리를 다른 곳으로 데려갈 수도 있다는, 그런 생각을 나는 해봅니다. 어쩌면 모르죠. 부러우면 지는거야! 하면서 아닌 척 하고 있을 수도 있고요 ㅎㅎ

인간적으로 암스테르담 사진 하나는 넣어줘야 하지 않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남편 하나... 라고 썼다가 지우고 남편.... 이라고 쓰는 사람이 있다고 그러대요. 참 ㅋㅋㅋㅋㅋㅋㅋㅋ 누구냐? 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8-21 18:15   좋아요 2 | URL
1.
맞아요, 제가 아름다움을 느끼는 건 확실히 인간의 이해관계를 걷어낸 것처럼 보이게 착각(?)하게 되는 물리학의 세계가 아니라 언어로 표현할 수가 없어지는 인간의 무의식(?) 같은 거 거든요. 살 수록 점점 그쪽으로 이동하는 것 같아요. 나는 글씨(책)로 보면서도 결국 글씨로는 결코 표현이 안되는 지점 에서 뭔가 아름다움(?)을 감각하는 데요 (그건 사회화 과정에서의 상처와 되게 연결되어있고요) ... 저는 그걸 확 잡아채고 싶을 때가 있어요. 그날 암스에서 술마시면서 이야기했던 게, 다락방님은 자기에게는 그 느낌을 표현하기 위한 ‘이야기‘가 꼭 필요해서 글을 길게 쓰신다고 했거든요? 긴 긴 이야기가 필요하다고 하셨어요.

2.
어떤 영화는, 어떤 음악은, 어떤 미술작품은 그걸 ‘말의 세계‘가 아닌 걸로 표현을 하고 우리는 딱 느끼잖아요? 저한테 그런 능력은 물리학을 공부하는 능력 만큼이나 막대하게 내가 갖추기는 힘든(?) 자질이라고 생각이되고... 그런데 사람들이 만든 그런 것들을 보면 너무 좋긴 하거든요.... 하지만 그건 영화 한정이고... (저번에 단발님이 이야기 해주셨던거 같은데 ㅋㅋㅋ 갸 누구냐..학자..이름이..... 부르디외?...) 근데 미술이나 클래식은 정말 모르겟어.

3.
아 참, 동생이 들려준 재밌는 이야기 중에.. 오디오북 ai가 대신 읽어줄 수 있긴 한 데, 사람들은 성우가 읽는 걸 더 선호하고, 노래.. 노래는 ai가 배워도 부르기가 되게 힘든 영역이라는 거예요. 그 감정을. 표현하는 게 엄청어렵대요. (재밌죠?) 감정. 저는 아름다움을 느끼는 인간의 감정이 궁금해요.

암스테르담 사진............. 은 아니고 로테르담 사진 올려봄다....... 호호.... 제가 영상찍느라 사진이 거의 없어요 ㅜㅜㅜ... 아 유튜브 만드어야하는데.. 오늘 또 왜 여섯시인걸까요.... ㅋㅋㅋㅋ

단발머리 2022-08-21 19: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리나라도 하늘은 파랗고 나무는 초록인데 ㅋㅋㅋㅋㅋㅋ 로테르담 참 근사하네요. 나도 이 생의 언젠가 저 하늘을 지고 앉아 커피 한 잔 하고 싶구나. 나랑 같이 갈 사람? 영어 잘 하고, 길 안내 잘 하고, 3만보 거뜬한 사람 구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8-21 19:11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 크 ㅡ 나 로테르담 너무 좋다 ㅋㅋㅋㅋㅋㅋㅋ 저 또 갈거예여 ㅋㅋㅋㅋ 영어공부할거다!!! ㅋㅋㅋㅋ 채력도 키우고 ㅋ 돈도 벌어야함 ㅋㅋㅋㅋ 나 네덜란드 사랑에빠짐 ㅋㅋㅋㅋ

다락방 2022-08-22 09:55   좋아요 1 | URL
3만보 거뜬한 사람에만 제가 해당됩니다. 그러므로 영어 잘 하는 사람, 길 안내 잘 하는 사람을 한 명씩 더 구해야 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8-22 10:30   좋아요 0 | URL
저 길 잘 물어보는 사람은 아는 사람 있어요 ㅋㅋㅋㅋㅋ 길 안내는 잘 못하시지만 길 잘 물어보는 ㅋㅋㅋ (나 검색할 때 이미 물어보고 계신 분 ㅋㅋㅋㅋ)

수이 2022-08-21 20: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영어공부 하겠다는 말이 저 기나긴 페이퍼보다 더 좋네 ㅋㅋㅋㅋ

공쟝쟝 2022-08-21 20:39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 할거야!! 일단 책을 삽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뭘 사지? 뭘 살까요 ㅋㅋㅋㅋㅋㅋㅋ

수이 2022-08-21 20:45   좋아요 2 | URL
저기 위에 ㄷㅂㅁㄹ님이 알려주실 겁니다. 저도 그렇게 해서 입문했으니 잘 지도해주실 겁니다. 그대가 원하는 영어를 말해보아요. 그럼 알려주실 거니까. 영어공부 하면서 영어소설도 읽으시는 겁니까?

공쟝쟝 2022-08-21 20:55   좋아요 1 | URL
아.. 물어봐야겠어요. 면담 신청 해야지 ^^!! 영어 소설 읽을래요! 근데 일단 저 알파벳부터 떼야 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궁극적으로는 솔닛이나 디디온, 올리비아 랭의 산문을 읽어보고 싶어요 ㅋㅋㅋ

mini74 2022-08-21 21: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 우는 내가 수치스럽기전에 울고 있다에서 빵 터졌어요. 저는 엄마앖는 하늘 아래 ~ 아실려나요. 강수연님 나오는 영환데 울고 있는 내가 미운데 대성통곡을 하고 있는 ㅠㅠㅠ 전 이번생엔 천재는 그들에게 양보하겠습니다 ㅎㅎㅎ

공쟝쟝 2022-08-21 21:18   좋아요 1 | URL
한국인의 가족 감송 팔이는 정말 내 몸에 너무 뿌리 깊게 새겨져있어….ㅋㅋㅋ 너무 진부하고 울어주기 싫은데, 눈물은 이미 흐르고요…? 진짜 저 <신과함께>요 ㅋㅋㅋㅋ 진짜 수치스러워하면서 통곡함ㅋㅋㅋ
엄마옶는 하늘아래는 너무 멀리 오셨어요 ㅋㅋㅋ 전 육남매요 ㅋㅋㅋ 똑.. 사새요…
전 다음생에는 물리천재나 영화천재보단 얼굴천재로 태어나고 싶습니다.

책읽는나무 2022-08-21 23:30   좋아요 2 | URL
생각해 보니까 저도 신과 함께 영화 보다가 울었어요ㅋㅋㅋ
왠지 똑같은 장면에서 울었을 것 같음???

근데 엄마 없는 하늘 아래...ㅋㅋㅋ
그것도 생각해 보니 어릴 때 대성통곡했던 기억이 떠오르는데 어떤 장면에서 울었는지는 기억 안나네요ㅋㅋㅋ

공쟝쟝 2022-08-22 11:02   좋아요 2 | URL
<엄마 없는 하늘..>은 제목도 몰랐던 그런 작품이네요 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2-08-22 11: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처음엔 <친절한 금자씨> 때문에 박찬욱 감독 좋아하다가 <박쥐>를 보고 아...ㅜㅜ
영화가 넘 난해하고, 야하고...좀 취향이 아니다!! 그러다가 <아가씨>를 보고 다시 돌아섰는데 <헤결>에선 너무나 사랑하게 되었네요^^
봉준호 감독은 대체적으로 영화를 재밌게 보는 편이긴 했지만, 박찬욱 감독만큼 저릿저릿 하진 않고, 그냥 믿음직한 감독이군!! 하다가 전 <마더>랑 <옥자>랑 <설국열차>를 보구선 와....@.@
두 감독 다 사랑해줘야죠 뭐~♡.♡

문과생도들이 물리학자들 이야기를 담은 소설을 아름답게 여기는 것....이것이 융합인가? 싶군요ㅋㅋㅋㅋ
암스테르담 백인가족들이 나누는 대화는 아마도 ˝오늘 고기 좀 어때? 맛있니?˝ ˝엄마 아빠 오늘 돈 좀 썼다...맛있게 먹어!!˝
의외로 뭐 그런 대화 아녔을까? 생각하다가....와~~풍경 사진 보다가 입틀막!!!
가족들은 예술에 대해 논했을 듯요!!!ㅋㅋㅋ
빨리 동영상 보고 싶지만, 코로나 나은 지 얼마 안되었으니 천천히, 빨리, 하나씩 만들어 놓읍시다!!!!^^

공쟝쟝 2022-08-22 11:03   좋아요 2 | URL
창 밖으로 저 풍경 보면서 저녁식사 하면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 지에 대해서 이야기 할 거 같죠˝? ㅋㅋㅋ

잠자냥 2022-08-22 12: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C.J감성에서 빵 터집니다. ㅋㅋㅋ
아니 정말 <태극히 휘날리며> 보면서 울었어요?..... *말잇못*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8-22 17:46   좋아요 0 | URL
음청울었어요. 왜냐믄 나는 아직 청소년이었기 때문이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으 가슴안에 애국심과 인류애 그리고 가족에 대한 사랑과 형제 애까지 있던 시절이었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일하면서 엘레나 페란테 소설 나폴리 시리즈를 듣고 있다. 어제는 너무도 깊은 빡침에 흥분을 참지 못하고 다 듣기도 전에 백자평을 남겼는 데… (웬갖 이탈리안 ‘잡’놈들 때문에 열불 터져서 못읽/못듣겠다는ㅋㅋㅋㅋ) 오늘도 역시 대환장 파티…

제발, 제발 그러지마. 애들아, 너희 아직 열 여덜, 아직 스무살도 안됐잖아. 제발 그 남자를 구원자로 여기지마. 그 남자는 너를 절대 구원하지 않아. 구해주지 않는다고. 으아아아악 제발 제발 그 남자랑 자지마. 널 내팽개치지마. 제발 그 러 지 마… 그… 러…지…마…. 사랑하지마, 그를 사,랑,하지마…ㅜ_ㅜ


하지만 사랑하겠쥐… 그를 사랑하겠쥐…. 사랑하지 않고서는 이야기가 안되겠쥐….

하지만 자겠지… 걔랑 자겠쥐… 그리고 자는 것에 꽂히겠쥐… 시상에는 맘 정보다 더 깊은 몸 정이라는 거이 있…;;


이러나 저러나 오디오북으로 들으면서 웃김 포인트가 좀 있었다. 까먹기 전에 적어두자.


1. 나의 눈부신 친구


두 소녀가 호호 할머니가 되기까지의 우정 일대기를 그리고 있다는 나폴리 시리즈의 1권 답게 애기 레누와 릴라의 이야기가 전해지는 데, 서로 죽빵 날리고 돌팔매질 하면서 막캥이 처럼 놀던 빈민가 소녀·소년들이 어느 새 훌쩍 커버리는 모습, 이게 반전이다. 여자한테 돌이나 던지고 놀던 꼬맹이 놈들이 자랄 수록… (역시 인성은 개차반이지만) 다들 넘나 잘생긴 청년이 되어 버리는 것…! 훤칠하고 잘생긴, 잘생기고 키가 큰, 다부지고 매력적인, 잘생긴, 잘생긴, 잘생긴… 형용사가 다 잘생긴이여븜… 구둣방 청년도, 야채 가게 총각도, 약국집 아들내미도, 다… 왜…? 잘생긴 거죠?🤷🏻‍♀️🤷🏻‍♀️ 못 생겼다는 설명이 왜 없는 거죠?


그러다가 문득, 아. 이곳은 나폴리. 굴뚝 청소부 마저 잘생겼다는 이태리, 패션도 스타일리쉬 하지만 패션의 완성은 역시 얼굴…(응?) 그렇다. 애기들이 나이 먹으면 다 잘생겨지는 그것은 작가의 허황된 망상이 아니라 일반적인 나폴리의 현실일 수도 있는 것이다!!! 내가 거기서 안 살아봐서 모르는 데, 그럴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하게 되니까 납득이 된다 된다된다...? (그만해…)


아니, 뭐, 그렇다고 잘생긴 놈이라고 잡놈이 잡놈이 안되는 건 아니지만서도ㅋㅋㅋㅋ 그러니까 주인공들을 포함한 온갖 여자 등장 인물들이 아무리 봐도 별로인 놈들에게 훼까닥~ 정신줄을 놓는 것에 대한 일말의 개연성?은 잘생김...?! 넘어가자. 크킄큭



2. 새로운 이름의 이야기


는 소녀들이 이제 처녀들이 되는 시기여서 그런지 아주 이런 저런 성적인 공격(?)들이 난무하는 가운데… 저는 듣던 귀를(?) 의심하고 말았는 뎁쇼. 이게 눈으로 읽을 때랑은 좀 다르게… 듣는 것은 중간에 끊을 수도 없는 데, 성우들이 연기를 참 잘해… 그리고 엘레나 페란테가 참 잘썼어…(작가 성별 여성 맞죠?ㅋㅋㅋ?) 아주 찰지게 잘써븜 


그러니까.. 야해. 야하다. 겁나. 들으니까 특별히 더 야함. 아주 주인공의 젊고 호기심 어린(?) 팔딱거리는 성욕을 찰지게 … 암튼 상황 묘사가 디테일한 데, 그걸 읽는 목소리의 연기가 또 디테일하다고… 응? 그래서… 아 왤케 야해 왤케 야해!!!! 앍 야해!!! 이러면서 주책 떨고 싶었는 데, 주책 떠는 것 보다 장면 넘어가는 게(?) 더 중요했기 때문에 주책을 참게 되었다. 아무튼 오디오북으로 듣는 로맨스 소설의 잤잤(?) 씬… 이거 물건이네요…ㅋㅋㅋㅋㅋㅋ?!? (늙다리 이태리남이 느끼하게 하앍-거리는 건 정말 못참아 주겠지만 암튼 그래도 주인공의 흥분이 고스란히 전해진달까나ㅋㅋㅋㅋ 🥵ㅋㅋㅋ 여러분 잠깐 짬을 내어 2권 초반만이라도 듣고 공감 좀 해주라ㅋㅋㅋ)



아무튼 코로나19는 거동의 자유(아직 자가 격리 중)와 함께 후각과 미각의 상실(ㅜㅜ 뭘 먹어도 다 맛이 없엉)도 앗아갔으므로 나는 극도의 심심함 속에서 잠을 아주 많이 자고 있는데 (체력이 확 떨어진 것 같긴 하다), 일하다가 덥고 기운없어 헥헥대고 그러다가 피곤하면 자고 일어나서 책 좀 읽다가 졸다가 이건 아니지 정신차리고 일하다가 지쳐서 또 헥헥대고 잠깐 멍때리다가 또 에라, 난 쉬어야해 잠들고 이런 식이었다. 


암튼 오늘은 조금 피곤하다고 바로 나, 너무, 잠 자는 거 아닌가? 싶어서 낮잠 말고 영화라도 한편 봐야지~하고 예전 부터 보려고 찜해둔 <스파이의 아내>를 봤는 데, 선택 이유는 그냥 아오이 유우가 보고 싶어서. (2천년대에 20대를 보낸 사람 치고 아오이 유우 안좋아한 여자 사람 있습니까?) 나와 함께 마흔에 가까워지고 있는 아오이 유우는 변함없이 아름다워서 괜히 울컥했다. 유우짱… 와따시는 흰머리 나는데? ㅠㅠ??


아니 근데 이게 아니고. 아무튼 나는 또 삐딱하게, 여자가 뭘 알아, 니가 뭘 봤어? 지들만 뭐를 아는 척 해대는 일본 제국의 좌파 코스모폴리탄들한테 삔또 상해가지고 혀 쯧쯧 차면서 영화를 보고 있었는 데… 세상 해말간 얼굴로 당신이 스파이라면 난 스파이의 아내가 돼게써요!!이러는 아오이 유우에게 뭐랄까 할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랐다가 하— 할말하않이 되고 말았다. 몰라, 난 그 시절을 안살아봤으니까. 그리고 나라고 뭐 안그랬던 적 있어? 그뤠... 그래서 그냥. 난 좀 슬퍼.



좀 인상적였던 장면은 만주에서 돌아온 남편을 아오이 유우가 너무나도 사랑하는 얼굴로… 온 사랑을 다 담아서 절박하게 끌어안는 장면인데… 당신 너무 너무 보고 싶었어요, 당신이 돌아와서 너무 너무 너무 다행예요, 그것은 분리되고 싶지 않은 어떤 원초적 갈망 같기도 하면서, 자신이 의탁해야하는 유일한 구원자에 대한 어떤 내던짐(?)처럼도 보이기도 하고, 내지는 삶에 대한 어떤 집착(?)…처럼도 보였음. 그래 나는 저처럼 누군가를 심각하게 사랑(?)해본 적이 있던가? 저 얼굴은 사랑하는 여자의 얼굴인가? 가만, 생존에 성공한 것 같은 얼굴 아닌가? 그러니까 아, 살았구나, 나는 이제 살았구나!! 하는 얼굴에 가깝게 느껴졌다.


그래서 운명을 비롯, 모든 생사여탈권이라는 것이 알 수 없는 남자(이 영화를 포함해 나폴리 시리즈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원칙인데, 자칫 빤해 보이는 클리셰가 덕지덕지 붙어있는 그 남자들은 여주인공들의 어떤 순간에 구원자처럼 등장하며… 결국에는 알,수,없,게 되어버린다. 그래서 그녀들의 인생도 함께 알,수,없,게 되어버린다지🥲. 내 입장에선 정말 이것이 미스테리다. 그들은 너무 뻔한데, 왜 그녀들은 사랑에 홀딱 빠지는 겐가.)들에게 휘둘릴 수 밖에 없는 가까운 과거의 여성들에게 사랑하는 능력이란, 남자를 못잃는 그 멘탈리티란 말이다, 어쩌면 절박한 생에의 의지? 그러니까. 아아, 그러지마 발 동동. 수준으로 말린다고 해서 말려질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면서…


뿌리깊은 여성의 자아 의탁 정체성이라는 서글픈 굴레가 휘몰아쳐 덮쳐오면서, 저라고 왜 아니겠어요 하고 말았습니다. 그건 그렇고 아오이 유우 언니(그렇다. 제겐 찐으로 언니 입니다 ㅋㅋㅋㅋ 후후ㅋㅋㅋ 나 유우보다 어려ㅋㅋㅋ) 제가 일본 영화 끊은 이후에도 작품 활동 계속 해주어 고맙습니다. 그리고 감명 깊은,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 (아, 스포를 막기 위해 적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아-! 


암튼, 마지막 부분이 좋아서 원작 소설이 있나? 있다면 읽어보고도 싶었다!!

감독이 일본영화의 거장인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이라고 했지? 왐마. 거장, 거장이 맞는 듯 하네요? ㅋㅋㅋ




실은 코로나 걸리고… 나서, 한 이틀 밤은 엄청난 이루 말할 수 없는 흡족함을 느끼며 잠들었다.

내 인생에 이렇게까지 편안한 적이 있었던가? 할 정도의 평안한 마음이었다.

할 일이야 조금 있었지만, 아무 걱정이 없었다. (코로나만 잘 나으면 된다는 사실이 주는... 쾌차에 대한 몰입감?ㅋㅋㅋㅋ?)

아 편안해, 아 편안하다, 아, 평안해, 아 평안하다. 난 낫기만 하면 된다 낫기만.


그리고 다 나은 어제부터는 막,좀, 초조하다. 왜냐면... 책을 사!고! 싶기 때문이다. (강조. 읽고 아님 사고 ㅋ)

나는 모른다. 너무 모른다! 나는 알고 싶다! 너무 알고 싶다! 내 안의 지식 욕망이 마구마구 폭발하면서 초조해지고 있어. 이런 초조함은 또 처음이다. 어서 가라 앉혀야할 터인데 잘 안돼.... (하앍). 이 초조한 마음을 진정시키려면 여역시 책...책을 사야하는 겁니까? 







일단 뼛속까지 아프게 후벼썼을 것 같은 애나 번스 데뷔작이라는 신간이 읽고 싶다. 왠지 <밀크맨>보다 더 적나라하고 와닿을 것 같다. 

언제나 고상한 목소리의 김혜리기자님의 신간도 읽고 싶으다.ㅜㅜ   

그리고 저거 익스프레스 시리즈가 읽고 싶다. 아니, 갖춰 두고 궁금할 때 마다 펼쳐보고 공부하고 싶다. 어려운 거 읽을 자신 없고 만화잖여… 저거 다 이해하면 대충 이과 지식 섭렵 아니겠나요? (벵하민 라바투트 땜시롱 괜히 양자역학 아는 척 하고 싶어져가지고 ㅋㅋㅋㅋㅋ 양자역학만이 아니라 갑자기 천상 문과생이 이과적 지식 욕망 폭발하는 중…)



그렇게 나이 마흔 앞두고 이과적인 인간이 되고 싶어진 나는 최재천 박사님이 감수했다는 이런저런 책들도 괜히 읽고(사고) 싶어지고… 


그런데 그런데… 또 나의 버지니아 울프 언니께서 나의 ‘비타’ 응?!! 비타?!? 서간문이래. 편지래. 여자 둘이 러브레터래. 으허허. 너무 보고 싶잖아요? 그리고 비타하니까 알라딘의 비타님이 사랑에 빠져버린 정미경 선생님 책도 한 권 보고 싶고요? 솔직히 너무 포스트포스트 해서 좀 지겨워져서 그만 포스트 하고 싶은데, 김은주 샘에 이어 이번에 드디어 정희진 샘 책에서도 그 이름 나와버린 로지 브라이도티 선생님의 <포스트 휴먼> 이제는 무슨 말 하는 지도 좀 알아 볼 때가 되었지 싶고…. 




사실 이렇게까지 내가 흥분해서 세상의 모든 지식을 다 알고 싶어라(모든 책을 다 사고 싶어라)하는 데에는 요즘 한참  꺅꺅 거리면서 읽어내고 있는 정희진처럼 쓰기 4권 서문의 영향이 지대한 데 (본 영화 중심으로 발췌독 중 인데, 영원히 읽고 싶습니다. 선생님)…



인식, 인식 인식의 부분성

인식, 인식 인식의 위치성

인식, 인식, 인식의 가능성과 불가능성


뭐 그런 단어들이 나한테서 마구마구 소용돌이 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21) 부분적 관점은 사회에서 통용되는 지배적인 객관성 개념에 나의 목소리를 보내고 조율하고 틈새를 내는, 공동체의 생존을 위한 중요하나 실천이다. 지배 세력들이 그들만의 가치를 말하고 나머지 사람들은 오히려 그것을 선망한다면? 동일시한다면? 나를 억압하는 이들을 내가 지지한다면? 당대의 한계 없는 발전주의가 그 위험한 스토리 중 하나다. 예전에는 역지사지가 어려운 일이었지만, 지금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 되었다. 내 몸에서 타인을 생각할 공간은 좁아져만 간다.”


한계 없는 발전주의와 내가 시시각각 매몰되곤 하는 능력주의, 그런 가치관들에 나를 다 내어주는 것이 아니라 그것들이 나를 해치고 있지는 않는지를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여백, 동시에 역지사지 할 수 있어야 하는 몸. 헤아림, 그럼에도 불구하고 헤아려보는 것.


“(23)… 소설쓰고 있네!와 같은 말은 틀렸다, 영화(재현)가 더 현실적일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현실과 재현의 경계는 없다. *현실을 모두 볼 수 있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지식은 어디(인식자의 위치)에서 어디(현실의 일부)를 보는가에 관한 이야기이다.” 


부분, 부분적 관점. 총체성에 대한 전체론에 대한 단호한 폐기. 그런 일방적(폭력적)시선에 대해 한결 쫄지 않는(?) 비아냥을 체화하기.


“(24) 탈식민주의, 생태주의, 페미니즘은 이러한 저항에서 탄생한 사상이다. 이 사유들은 말하는 사람(주체)과 규정되는 대상(텍스트, 영화…)간의 관계에서, *주체의 일방성을 성찰하려는 노력에서 시작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주체의 말이 상대화 되고 부분화 될 때 대상도 여러 모습으로 달리 보일 것이다. 이렇게 부분적 관점은 대상에 관한 이야기를 더 개방할 수 있고 더 다양하게 말할 수 있다. 물론 이건 상대주의가 아니다. 상대주의와 반대다. 상대주의는 인식자의 위치, 부분성에 관한 인식이 전혀 없다. 부분적 관점은 모두들 똑같이 ‘여럿 중의 하나’라고 보는 탈정치가 아니다. 자기 입장의 사회성과 정치학을 분명히 하면서, 인식하는 자기 자신에 대해 말하는 실천이다.”


주체들의 말을 상대화시킬 수 있을까? 나를 규정짓던 말들을 ‘아니’라고 단호하게 내칠 수 있을까? 의미심장하고 당당하게 내가 나를 옹호하면서도 멈추지 않을 수 있을까? 그런 동력이 내게 있는가? 이젠 예전 처럼 기를 쓰고 증명하려고 하지 않는, (사실- 어쩌면- 그래서-내 존재의 의미- 조차- 없는 것 같은-) 적어도 내가 스스로 획득하게 된 어떤. 나는. 아는, 나만 아는, 그냥. 그럼에도 불구하고, 궁금해하지도 않을 테니, 해명할 필요조차 없어진, 어쩌면, 아무 쓸모가 없는, 누구에게도 필요하지 않아, 유용성이라곤 하나도 없는, 밥만 먹고 잠만 자도, 나는. 내가 안녕하다는, 안녕할 수 있다는, 내가 그리하여, 마침내, 소중하다는 감각. 나는 이것을 유지하고 싶다. 이 상태를 가까스로 가지게 되었다. 내 쓸모는 나만 알면 된다. 나만 느끼면 된다. 난 이제 안다. 감히. 그런 자아 존중감을 가지고 있다. 이 미친 세상에서. 감히 그렇다. 나는 너무도 제 정신이다. 그래서 내가 미친 것 같지만. 나는 알아, 내가 너무 안 미친 거. 


“(26)부분적 관점은 내 입장(젠더, 성별, 나이, 지역….)에서 기존의 보편성에 문제 제기하는 변혁적 관점이다. 독창적 사유와 글쓰기는 덤이다. 이 세상에 적응하면서 ‘착하고 그럭저럭한 아름다운(?) 글로 사랑받으려는’ 삶(몸)에서 어떻게 독창성이 나오겠는가. 글은 사람의 결과다. 사람이 글을 쓰는 것이 아니다.”


그럭저럭 대충대충 아름다운 사랑을 받을 필요가 없다. 나는. 이제. 사랑, 그거 받을 거면 아주 대차게 (안)미친 사랑을 받아버리던가(나는 제 정신이 박힌 눈이 똑바로 떠진, 똑바로 눈 뜰 수 없으면 눈을 뽑아버린 아주 지독하게 제 정신인 사랑을 원한다.), 정신 못차릴 거면 그 사랑 폐기하세요. 


! 그렇다 ! 나는 그런데 ! 

마침내 우리의(?) 정희진이, 그 자신이 생산해 내는 글쓰기과 읽고 쓰기, 공부들을 ! 확신에 찬 언어로 ! 그래도 살려면(?) 이 방법 밖에 없다!고 일러주는 것 같아서. 나는 무척 공부가 하고 싶어졌다. 책을 읽고 싶다. 읽고 있는데도 읽고 싶어. 그리고 책을 사고 싶다. 아. 초조해. 초조하다.(내가 이 상태를 물어봤더니 부장님 왈, 시작이라고 했다. 나, 이제서야 드디어 시작인가? 책 못(읽어)사서 초조한 기분?) 책 사고 싶은 데, 사놓고 다 못 읽을까봐. 다 못 읽고 죽을까봐. 아프면서 생각해봤는 데, 다 나으면, 역시 내가 제일 하고 싶은 거, 제일 쓸데 없는 짓(공부)을 할거야. 근데 그게 가장 나 다운 짓 같으니까 그걸 할거야. 나여, 그래도 돼. 나, 그렇게 살아도 돼. 읽자, 더 읽자, 돈 벌자, 책 사야 하니까, 건강하자, 나는 공부를 해야하는 몸이니까! 우하하!!!! 근데 뭐부터 하지?!! 엉?! 


빨리 자가 격리 해제되고 달리기 하고 싶다. 

뇌에 산소 공급 팍팍하고, 코어에 힘 뽝 주고 😤, 막막 책 읽기 하고 싶다. 아…. 

그리고 책 사고 싶다아아아…  종이 값 올라서 책 값도 오른다는 데… 


아아, 그러지마, 책 값 오르지마, 제발, 안돼. 흑흑. 아아, 안돼긴 뭐가 안돼..돼..돼...돼... 니가 오르면 나도 내 존재급을 올릴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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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9-08 09: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안돼 돼 돼 … ㅎㅎ 당선 돼!! ㅎㅎㅎ당선 축하드려요. 추석연휴 즐겁게 보내세요 ~

그레이스 2022-09-08 10: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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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언어를 위해서 쓴다 - 융합과 횡단의 글쓰기 정희진의 글쓰기 5
정희진 지음 / 교양인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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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리 거리의 지린내를 잔뜩 머리에 묻혀 온 그날 밤

방음이 하나도 되지 않는 에어컨 없는 낡은 호텔의 객실에서

우리는 아주 잠깐

몸으로 쓰는 글에 대해 이야기 나누었다.

 

꼭 페미니즘여서가 아니라 감정을 느끼고 그것을 쓰는 사람들은, 전으로는 돌아갈 수 없는 쓰지 않을 수 없는 몸을 가지게 되어버린 사람들은, 조금 더 애를 써서 자신을 돌보아야 한다고. 정성을 들여서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 스스로를 의심하지 않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고. 긍정, 자기 긍정. 돌봄, 자기 돌봄.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자기를 잘 배워야 한다고. 알아가야 한다고. 무한한. 나 자신이라는 세계를.

 

누군가를 바꿀 수는 없다. 내가 나를 바꾸는 거다. 하지만 종종 곁을 바꾸고 싶을 때가 있다. 내가 바뀌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나는 그것을 더 이상 헛된 통제욕망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정당한 요구이며 치열한 협상이다. 그리고 지난한 노동이고 괴로운 과정이 될테지만. 한 번 쯤. 생애에 한 번 쯤은. 물론 내가 원하는 만큼 바뀌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고 옳지도 않지만, 포기하진 말아요. 왜냐면 사랑하시잖아요. *그러니까 사랑.* 내가 나를 더 사랑하는 방향으로 바뀔텐데, 그가 나를 정말로 사랑한다면 그 역시 저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바뀌어가겠죠? 애초에 사랑하지 않는다면 바뀔 필요조차 느끼지 않을 테구요. 하지만 정말 제가 보탤 말은 아닌 게 나는 혼자니까. 내 주제에 무슨. 그래도 하다 안되면 저 같은 가능성도 있잖아요. 정 안되겠다 싶으면 혼자, 혼자도 추천입니다. 언제나 둘이 어렵죠. (쉬운. 그러나 그렇게 쉽지 만은 않은 혼자라는 선택지도 있다는 걸. 잊지 마요, 차마, 당부하지는 못했다.)

 

그리고 겁 없음. 나는 나의 겁 없음에 생각했다. 치열함과 치밀함 붕괴에 가 닿을 만큼의 매진에 대해서도. 내가 잘못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계속해서 뒤척였던 밤들에 대해서. 그러다가 오늘은 정희진의 새 책에서 이런 단어를 찾았다. <불성실함> 나의 못마땅함은 사랑 받지 못함이 아니라 함량 미달의 사랑어떤 불성실함에 있었던 걸까. 용기가 아니라 불성실 이었다면얼추 퍼즐이 맞춰진다. 그래, 그래서 사람들은 제도 안에 자신을 안착 시키고 싶어하지. 나 역시 매사에 성실한 편은 아니지 않은가. 조금은 불성실해지고 싶어 제도를 요구했구나 너는. 나는 사랑을 요구했고. 결혼이 성실을 약속하고 다짐하는 것이 아니라 불성실의 방패막이 되기도 한다는 것을. 사람들은 사실 모두 알고 있었는 데 나만 또 몰랐구나


애초에 애초에 모든 것을 끼워 맞추려던 나의 교조적인 성향이 언제나 문제였고. 이런 성향의 나는 조금만 알고 그저 열심히 살면 되었을 텐데, 하필, 하필이면 내가 태어나 사는 세계는 무한히 무한히 자유롭다. “(99) 무한한 자유, 그러나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유의 시대다

 

어쨌든 이제는 삶에서 놓을 수 없어진 나의 성실함. ‘머리으로 으로 따로 떼어 나눌 수 없는 나눠지지 않는계속해서 분열하지만 딱 붙어 있는나에게 돈이나 시간을 가져다 주지 않는그러나 없이는 살 수 없는외로움의 총체와도 같은 동시에 그래서 더 절실한 다른 세계와의 만남과 연결인그 (비생산적) 일들을 정희진은 공부라고 표현해주었고, 나는 내가 하고 있는 것이 공부구나 하면서 조금 웃는다.

 

공부, 공부하세요.

나는 나한테 말하고 있었네.

공부, 열심히 공부하세요.

 

여행지에 돌아와서 시차 적응이 덜 된 내가 오밤중에 갑자기 삘받아 열심히 한 것은 책장 정리였다. 물론 직접적인 까닭은 잠자냥의 책장 정리 페이퍼(https://blog.aladin.co.kr/socker/13832144) 때문이었지만, 거실이 읽다 만 책으로 점점 뒤메질 스러워지고 있었기 때문... 



250~300권 정도를 유지하던 나의 책장은 1년 사이에 500권으로 두배 증식 하였고, 도끼옹 전집을 위해 마련한 나의 페미니즘 책장은 이제 완전한 철학&페미니즘 책장으로 탈바꿈하고 말았다. (도끼옹 전집은 침대 맡에 두기로 하였다...)

 

그리고

몰랐는 데

수치스럽게도 (에바 일루즈 정리하다 보니)

사랑.. 이 생겼다. (푸코 칸을 압도한다. 그럼. 푸코. . 내게 사랑이었니?)



내가 읽었던, 읽으려고 사둔 사랑에 대한 책이 이렇게나 많았던 거다

놀랍다. 나 사랑에 진심인 여자였다. (그렇게 사랑이 싫다면서요...크크크크크크큭....)


사랑을 이루고 있다는 단어들. 어떤 날은 노력에 어떤 날은 존경에 어떤 날은 용기에, 투사에, 이름에, 실존에, 꽂혔다. 그래서 사랑을 잘했냐고요? 잘하게 되었냐고요?

 

그러게 말입니다. 😞 슬프게도 제가 사랑을 공부하기 시작하자 수월하게 타자를 사랑하지 못하는 흐린 눈이 잘 안되는 사랑고자가 되었는 데 말이지요하지만 이만큼 열심히 사랑을 글로 공부하면서 주체와 타자를 나누는 구태한 이분법을 해체하는 연습을 하고 그것은 따로 떨어져 있지 않습니다 주체 나 사랑 타자 사랑 주체… 그러합니다… 언어의 물성에 대해 언어의 현실성에 대해 연구하며 즉 글로 사랑을 배우면 사랑 그거 할 수 있어진다는 뭐… 응? 이제는 뭐? 아무튼 사랑,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닐, 그 마음의 사치, 그리고 사랑을 언어로 공부하는 것은 현실과 따로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몸으로 받아들인 지식이 융합되어 있는 타자의 몸과 만나 또 융합하는 새로운 앎-지식을 생산하며어쨌든 저는 신.중.한 사람이므로 먼저 글로 사랑 공부를 끝.낸. 후에 사랑도 시작해보도록 하려 하였건만은


나는 <헤어질 결심>을 봐버렸고. (크허헝🤣🤣) 사랑 좀 잘 알 알라딘 이웃들은 사랑 자꾸 불가항력 막이래. 그래서 나는 사랑을 쓰려거든 연필로 쓰세요, 머리로 사랑을 한다던 부장님께 비법을 좀 배우고자 자문을 구하였는 데, 그는 수지의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있어노래를 틀어주었다. 쟝님, 그냥 이 노래로 가슴을 찢어버려... 라고 했지만 저는 그 노래를 통해서는 아무것도. 아무것도 배울 수가 없었습니다. 아아, 이것이 사랑을 글로 배운 사람의 총체적 난국....


(미련) 실은 책장에 꽂힌 저 책들을 아직 다 완독 못해서 인게 아닐까요?

그러므로, 마침내, 사랑, 다 읽은 다음에 생각해보겠습....(그러므로 아직, 섹스는, 아주, 멀었다 잠자냥아,)

 

... 이웃님의 우려 잘 알고 있습니다. 

이딴 인문학 책 말고 문학을, 소설을 더 읽는 게 좋지 않겠냐구요?

. 나는 소설을 분석한 책을 읽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리 생각해도 그것이 나의 장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로맨스 영화라도 좀 보라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나는 그 영화를 보고 쓴 글을 읽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게

나의 장르라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오늘도 잠은 안 오네요. 낮잠을 많이 잤거든요. 이거 참. 큰일 났습니다. 


덧붙임.

참, 정희진의 이번 책은 어떤 결의가 느껴집니다. 개인적으로 이 편이 훨씬 좋습니다. 선생님. 가시는 길. 응원합니다. (우리 가는 길은 다르겠지요~ 그것은 저의 당파성이니까요~) 당신의 저주를 온몸으로 받아 내면서 공부. 사랑. 합니다. 그거. 나. 

공부를 하세요. 공부가 취업으로 연결되지 않는 시대니까, 돈 안드는 나만의 공부를 하는 거예요. - P99

나는 내 몸의 역사다. 개인의 몸은 그 개별성 때문에 앎의 내용과 가치관에 따라 현실과 합쳐지는 범위가 다르며 만들어지는 지식도 다르다. 아니, 달라야 한다. - P101

다른 사람의 몸에서는 다른 일이 벌어진다. 삶은 몸들의 개별적 화학이다. 요컨대 인생사에서 공부는 혼자 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일이다. … 여기서 말하는 공부(工夫)는 글자 그대로 특정 분야에 자기 몸을 훈련하여 장인(匠人)이 되는 것이다. 거창한 얘기가 아니다. 공부는 세상이라는 공방(工房)에서 대장장이에게 망치질을 당하고 불에 녹아 쇳물이 되는 등 다양한 모습으로 변환을 거듭하며 *내 몸에 기(技)와 예(藝)를 새기는 것*이다. - P102

*주변에 어떤 사람을 가까이 두는가에 따라 인생이 달라진다*. 이 문제에 관한 한, 공부처럼 좋은 예도 없을 것이다. ‘좋은’ 선생을 만나는 것만큼 큰 행운이 없다.
공동체를 꾸리거나 도반(道伴)을 맺는 것이 함께 공부하는 대표적인 방식이다. 두 방식 모두 제도 안팎에 동시에 존재한다. 학교, 배타적인 연애, 가족 제도는 제도권 안에서 가능한 대표적인 공부모임이다. - P103

반면 개인이 조직하고 참여하는 온․오프라인 공부 모임이나 제도로부터 자유로운, 두 사람만의 관계인 도반이 있다. 공부에 필요한 적대는 일대일 관계이므로 도반은 두 사람이어야 한다. 세 사람이면 대화가 흩어진다. 도반이 ‘유사 연애’의 모습을 띠는 이유는 검열 없이 대화가 오가고 상대방의 뇌에 출/입할 수 있을 만큼 둘 사이에 신뢰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 P103

학교, 가족, 이성애 같은 제도적 관계는 제도 자체가 관계를 유지해주기 때문에 개인의 노력이 덜 요구된다. 반면 제도권 밖의 관계는 그렇지 않다. 흔히 생각하듯 개인이 공동체나 도반의 도움을 받는 것이 아니다. 그 반대다. 개인이 열심히 공부할 때만, *즉 스스로 융합을 멈추지 않을 때만 관계가 지속된다*. 모이는 것만으로 융합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개인 내부에 융합이 있어야 외부와 ‘함께’하는 공부가 가능하다. - P104

융합은 합하는 작업이 아니라 융합하는 개별적 몸들이 접속하는 상태다. 융합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각자의 가치관이 충돌하여 새로운 사유를 만들어내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타인과 충돌할 자기 만의 몸이 있어야 한다.* 이처럼 도반은 믿을 만한, 편한 길동무라기보다는 자극과 긴장 관계에 가깝다. - P104

성질급한 이들은 혼자 득도하는 쪽을 택한다. *상대에게 더는 배울 것이 없을 때 남는 것은 노동 뿐이다*. 그래서 상대를 ‘버리는데’, 그 이유를 아는 상대도 있고 모르는 상대도 있다. 혼자 남겨진 ‘을’은 자신을 반성하지 않고 융합하는 상대방의 몸(mindful body)에 집착한다. 대개 치정으로 간주되지만 그냥 한쪽의 불성실이다. *성실한 삶은 어렵기 때문에 불성실에 관해서는 할 말이 없다.* 길동무가 지속되려면 서로 보조가 맞아야 하는데 그런 경우는 매우 드물다. 그래서 나는 "그냥 친구로 남자"는 말이 도대체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
- P104

융합은 먼저 내 몸에서 일어나고 그 다음에 공동체나 도반에서 일어난다. … 스스로 융합된 몸이 되어야 다른 융합도 가능하다. 그리고 그러는 편이 바람직하다. 융합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당파성의 지속적인 생산이기 때문이다. 개별적인 가치관의 충돌과 재생산이 없는 공동체나 도반이 무슨 소용인가. - P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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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2-08-09 23:4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잠이 안 와요? 나가서 3만보만 걷고 와요~~ 앗 아니다 맨홀 뚜껑 위험하다! 쟝쟝, 곧 책 천 권 증식을 앞두고 있군요?

쟝쟝님께 “했구나, 마침내.”라고 말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희진 쌤 이번 책 증말 좋아요! 공감공감

공쟝쟝 2022-08-09 23:50   좋아요 3 | URL
이 속도로는 천 권 증 식. 매우 수월. 했구나......... 마침내.... 했구..마침.... ..... 주체와 타자의 이분법을 제대로 해체하면 나는 나 스스로 섹스도 가능한가요? 희진 샘 알려줘요. (문득 깨달음) 희진샘이 사랑하는 해러웨이.. 해러웨이... 사이보그 사이보그... 기계.. 기계......... ( 지금 내 뇌 어디로 튀는지 보여요? 잠자냥?) 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2-08-10 08:04   좋아요 2 | URL
기계... 음... 아침부터...
(왜 알 것 같죠?)

공쟝쟝 2022-08-10 16:11   좋아요 2 | URL
수하님ㅋㅋㅋㅋㅋ ㅋㅋㅋ 이 개그는 수하님과 나만 피식거리는 걸로 하자 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8-10 16:14   좋아요 2 | URL
와.. 희진샘… 이번 책 읽을 수록…. 우리시대의 위대한 대현자의 탄생을 이번 책에서 목도하는 것 같아서 저 가슴이 뻐렁쳐요, 여러분!!!!
감히 1,2권 읽고 아, 선생님도 이제 나이가 드셨구나 라고 생각했던 철없는 날 용서해요 ㅠㅠ 그렇지만 난 혐오주의자는 아니지만 ㅠㅠㅠㅠㅠ 언젠간 워마드(?)의 진심을 봐주시겠죠 ㅠㅠㅠ 샘 화이팅예요 ㅠㅠㅠ

단발머리 2022-08-10 00: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아… 일루즈 책 많네요. 난 달랑 한 권인데 ㅋㅋㅋㅋ 일루즈 가져요, 나한테 정희진쌤 주고요. 이번책 넘 좋지요. 줄도 못 치고 숨죽여 읽었음요. 미국에서 태어났으면 아니 인도에라도 태어났으면 버틀러, 스피박 안 부러운데… 나는 그게 젤 원통하다.
이제 굿나잇😴
내일은 또 내일의 비가 오려나.. 걱정되는 밤… 그럴 때는 책이 최고… 난 이제 그만.. 잘게요. 진짜 굿나잇😴

공쟝쟝 2022-08-10 00:33   좋아요 1 | URL
ㅠㅠ 너무 좋아요. 선생님 계속 더 멀리 가세요. 더 높이 날으세요! 하고 싶은 공부 다하고 하고 싶은 말 다 하세요. 그거 따라 읽는 나는 진짜 나는 은혜받은 사람입니다. 나 선생님 보다 더 건강하게 더 오래 살거예요. 샘이 쓴거 다 읽고 죽는 게 내 목표임 ㅋㅋㅋㅋ 굿 나잇 😍

2022-08-10 03: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8-10 16: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돌이 2022-08-10 11:0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프랑스라고는 드골공항밖에 안가봤는데(비행기 경유하느라요), 그 드골공항의 기억이 무지막지한 지린내라는..... 인천공항보다가 거기 보는데 허걱이더라구요. ㅎㅎ
사랑공부 좋네요. 사랑을 쓴 책들, 사랑에 대해 말한 어떤 책이라도 좋지 않을까요? 내 맘속에 사랑에의 의지가 충만하다는 거니까 말이죠. 행복한 공부라고 생각합니다. 응원 백만개쯤 보냅니다 ^^

공쟝쟝 2022-08-10 17:20   좋아요 1 | URL
직접 가서 보지 않고는 모른 다는 말이........ ㅇ ㅏ..... 빠뤼... 벨기에.... 는 왤케 거리 곳곳에 오줌 냄새가 진동을 하는지요 ㅜㅜ 암스테르담도 화장실 유료긴 한데... 잘살아서 긍가.. 암스는 지린내가 안났거든요? 근데 아래로 내려갈 수록.... 빈부격차 때문일까요? (되게 여러가지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화장실이 유료면 적어도 화장실 몰카범은 없겠구나 하게 되고..... 암튼 네럴란드 세계최고 선진국인 듯해요. 제게는 그랬습니다.

사랑.... 공부..... 10대의 나는 낭만적 사랑에 대한 환상이 있었고, 20대의 저는 사랑에 어려움을 겪는 인간이라는 생각을 했고, 30대 초반의 저는 똑똑한 여자는 사랑할 수 없다는 종류의 언설에 너무 화가 났었어요. (나는 똑똑한 데 ㅋㅋㅋㅋㅋㅋㅋ) 지금은... 내 삶은 대체할 수 있거나 설명할 수 없는 것 처럼 내 사랑 역시 그럴 것이다 라는 잠정적 방향아래, 사랑 그게 좋은 것이라면 좋은 것, 그래, 그 좋은 것을 향해! 이러면서 공부 계속 이어나가보려구요. 제게 사랑은 ‘공부‘ 입니다.

책읽는나무 2022-08-10 14:0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두 분의 여행은 평생 기억될 소중한 추억이겠습니다.
많이 걷고, 많이 생각하고, 많이 보고, 많이 대화하고...방음도 안되고, 에어컨도 안 나오는 찌는 숙소에서 지쳐있을텐데, 저렇게 좋은 말을 해주는 사람도 드물테고, 또 그것을 경청하여 두고 두고 곱씹는 사람도 드물테죠^^
환상의 콤비에요!!(이것도 넘 옛날 말인가?)
저는 공쟝님의 짤막한 에피소드를 통해 부장님의 면모가 엿보여 왜 커서 다락방이 되는 게 꿈인 것인지 알 것 같아요ㅋㅋ
저도 어제 정희진쌤 책 받았는데 책을 읽으면 사랑공부를 하게 되는군요?
저는 좀 뻣뻣한 사람이라 사랑 실천이 잘 안되어서 종종 고민일 때가 많아요. 저도 공부 좀 할랍니다!!! 그 사랑 공부요♡


공쟝쟝 2022-08-10 17:31   좋아요 2 | URL
도반. 함께 길 걸으면서...... 세상에 제가 제일 좋아하는 책 이야기를 실컷 신나게 이야기하면서도, 중간에 멈춰서 풍경에 감탄하는 그런 근사한 친구를 사귀게 된 것이 특별히 좋았습니다. 그런데.......... 저보다 더 많은 책, 더보다 더 많은 걸음, 저보다 더 많은 흥과 체력을 가진 친구라ㅋㅋㅋ 제 젊음이 조금 수치스러웠 (-_- ㅋㅋㅋㅋ)지만....... 제가 더 많이 먹고, 많이 걷고, !!! 반드시!!! 더 건강해지겠습니다 ㅋㅋㅋ
이 책을 읽으니 제가 모르는 것이 많은 사람이라는 것, 알아가는 것에 흥미를 느낀다는 것, 그런 방식으로 삶을 ‘사랑‘하려고 하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여전히 사랑할 것이 남아 사랑을 공부하는 내가 멋집니다. 어쩌다 내가 이렇게 되었나 했더니. 내 주변에는 그런 사람들이 가까이에 있더군요 ^^ 함께 해보아요~

잠자냥 2022-08-11 14:15   좋아요 2 | URL
그분은 심지어 쟝보다 더 많은 섹......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8-11 14:22   좋아요 1 | URL
저는 무성욕자입니다.

다락방 2022-08-12 09:40   좋아요 2 | URL
섹............... 뭡니까? 뭐죠? 흥!!!!!

잠자냥 2022-08-12 10:06   좋아요 1 | URL
부장님~ 에이 알면서~ ㅋㅋㅋ

책읽는나무 2022-08-12 10:08   좋아요 1 | URL
아...또 나의 머리카락이 더 길어지는 것인가???

책읽는나무 2022-08-12 10:08   좋아요 1 | URL
상상하지 말자ㅋㅋㅋ

mini74 2022-08-10 16: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랑칸 ㅎㅎㅎ 넘 낭만적입니다 ㅎㅎ

공쟝쟝 2022-08-10 17:37   좋아요 1 | URL
<사랑은 지독한 혼란> <나는 사랑의 처형자가 되기 싫다> <사,랑,은, 사치일까?> <사랑은 왜 불안한가> <사랑은 왜 끝나나> <사랑은 왜 아픈가> <불구의 삶, 사랑의 말> ............. 제목이 다 이따위 인데... 낭만적이라고요?ㅋㅋㅋㅋㅋㅋㅋㅋ 다 읽고 나면 저도 책 하나 써볼랍니다. <사랑,을, 글로 배웠더니(결국 실패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mini74 2022-08-10 17:38   좋아요 1 | URL
칸만 낭만적이군요 ㅎㅎㅎ

공쟝쟝 2022-08-10 17:40   좋아요 2 | URL
그렇습니다........... 네.......... 칸만 낭만적입니다......... 부질없는 <사랑> 내가 다 도려내버리겠다. 크아아앙!

라파엘 2022-08-10 18: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몸과 마음을 다해 평생 공부하면서 알아가는 건 결국 사랑이 아닌가 싶어요. 물론, 제가 천착하게 되는 사랑은 아가페적인 사랑에 가깝습니다만... 😅
쟝님이 사랑을 공부하신다니, 독서가의 여행법에 이어서 독서가의 사랑법이 기대가 됩니다 ㅎㅎ

공쟝쟝 2022-08-10 18:32   좋아요 2 | URL
진짜 자신을 진짜 타인을 진짜 사랑을 할 수 있는 사람만이 세계 전체를 사랑할 수 있다고, 그것은 연마 연구 공부 터득 학습 해야하는 종류의 것이라고 프롬이 사랑의 기술에서 말하죠. 뒤집어 말하면 전체를 제대로 사랑할 수 있으면 개인을 사랑하는 것 역시 가능하다는 뜻. 그러나 전체도 미시세계도 우리는 알 수 없게된 축복받은 세대이니 과정 자체가 목적이 되는 천착야 말로 이 시대 사랑에 맞는 공부법 아닐까요?
앗, 독서가의 사랑법 ㅋㅋㅋㅋ 좋은데?
(그러나 여행편 도 아직 다 못올림 ㅋㅋㅋ)

라파엘 2022-08-10 19:35   좋아요 2 | URL
언제나 생각할 수 있는 좋은 말씀 해주셔서 고마워요!! 쟝님, 평안한 밤 보내세요~ 😊

잠자냥 2022-08-11 11: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책장 스토킹해보니까 정말 문학은 없군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 둘의 책장을 융합해야.....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8-11 12:47   좋아요 2 | URL
아 문학 에세이 외의 다른 책은 ㅋㅋㅋ 침실에 ㅋㅋㅋㅋ 저 문학 많아요!!!! 근데 잠자냥은 문학 매우 대단히 많아요 🤣🤣🤣

mini74 2022-09-08 0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부하겠다는 출사표 던지신 리뷰 ㅎㅎㅎ 축하드립니다 ~

서니데이 2022-09-08 1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즐거운 추석연휴 보내세요.^^

시에나 2022-09-18 15: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공쟝쟝님도 사랑에 진심이시군요. 저도 사랑 안 해, 관심 없어, 이러면서 사랑에 관한 사회학, 철학, 페미니즘 다 사들이고 다 읽고 그래요...ㅎㅎㅎ 사랑에 관심없다는 자들이 사실 누구보다 사랑에 뜨거운 자들이라는 걸... 저는 뒤늦게야 인정했어요. 크큭.

지금은 일루즈의 책 다 읽고 남성 철학자들의 사랑 타령(!)을 읽으려 했는데. 남자들 것은 너무 순진해서 읽기가 싫어서 멈춘 상태에요. ㅎㅎ 어쩜 이렇게 보는 관점이 다른지. 여자들의 책은 사랑 때매 아파 죽겠다는 건데, 남자들은 어우.. 진짜.. 너무 유아적.


사랑에 관한 책을 파면 팔수록...너무나 답답한 건 이것이 여성에게 ‘이성애‘로만 너무나 명백히 쏠려있다는 것일텐데요. 아시겠지요. 에바일루즈의 책을 읽으면 여성들이 빠진 모순이 너무나 잘 나와있어서 가슴이 콱 막히더라구요. 결국 일루즈의 포인트는 저는 여자들은 남자들을 못 버린다, 그 정서적. 성애적 애착을 너무나 갈망하고 원하기에 머리로는 페미니즘을 습득하지만 실생활에서는 남자에게 보호받기를 원한다는 거..그리고 그건 결국 여성에게 이성애를 인정의 전부이자 최전선으로 세팅해둔 빌어먹을 지금의 체제 때문인데.....

저도 이 주제로 (무려) 초고를 쓴 게 있는데 어서 다듬어야 하는데요. ㅎㅎㅎㅎ 공쟝쟝님의 리뷰 기다립니다.

공쟝쟝 2022-09-19 11:50   좋아요 1 | URL
우와 기대됩니다^^!!!

그렇죠, 당장은 버릴 수 없지만, 멀지 않은 미래의 사랑이 다른 모습이 되도록 사랑을 다시 발명 발견해야겠죠? 그러기 위해서 사랑을 끊는 실존적 판단도 좀 더 존중되야할테고요…. 아무튼 매실님의 글이 필요하단 건 확실합니다 ㅋㅋㅋㅋㅋ

아, 빌어먹을 이성애… ㅠㅠㅠ ㅠㅠ (몸부림친다..)

시에나 2022-09-22 19:53   좋아요 1 | URL
기존의 사랑을 끊는 실존적 결단...매우 공감하고, 또 그러면서도 다른 사랑의 발명, 매우 필요합니다. 공쟝쟝님 이 글을 두 번 읽은 다음, 생각하는 건데... 저도 사랑 없이는 못 사는 부류임을 인정했어요. 사랑하는 게 너무 좋아요. ㅋㅋㅋ 그런데 그 사랑이 ‘내 옆에 살아있는 평범한 인간 남자‘랑은 정말 어렵고 그쪽으론 마음이 안가요. ㅎㅎㅎㅎ 그런데 꼭 사랑이 그런 이성애 뿐만이 아니기에... 우리 같은 (공쟝쟝님과 저를 막 묶습니다.ㅎㅎ) 인간들에게 사랑이 열려있는 게 아닐까 싶어요. ㅎㅎㅎ


공쟝쟝 2022-09-22 21:10   좋아요 0 | URL
네, 저는 제게 주어진 성역할에 충실했던 사랑을 해왔던 것 같아요. 그렇게 해야 사랑받을 수 있다고 느꼈어요. 제가 남자들이 기대하는 어떤 역할을 수행하지 않자 그토록 많던 남자 사람 친구들 대부분과 멀어지게 되었어요.ㅋㅋㅋㅋ
이성애가 가부장제를 지탱하는 이데올로기인건 알아요. 그렇지만 사람들은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어하고요. 나 역시 어떤 친밀함을 원하고 완전한 성역할이 걷어내진 무균실 같은 곳에서의 사랑은(특히 이성애) 불가능하다고 여겨져요. 그럼에도 사랑하고 싶다면 뭔가를 발명하고 발견해야죠. 음... 사랑에는 분명 무언가가 있어요. 사실 없을 수도 있겠죠. 사랑이 없는 것 같기도 해요. 하지만 있다고 믿는다면 그건 남들의 것과 같아서는 안되죠!! 아 잘 모르겠어요... ㅋㅋㅋ 그런데 있다고 생각하고 그걸 추구하는 게 나를 사랑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