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짤방) 주인아, 내가 정 때문에 산다

 

 

 

 

 수강신청, 첫 날

 

 

오늘부터 수강신청을 하는 기간이다. 2월 중순, 그러니깐 이 시기 즈음에 모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 순위에 'OO대학교'가 상위권에 있다면 '아.. 오늘이 대학생들이 수강신청하는 기간이구나'하고 생각하면 된다.

 

대학생의 수강신청은 좋은 수업을 듣기 위해서 마우스와 컴퓨터 자판기를 동원하는 '속도전'이다. 빨리 클릭하고, 입력하는 자만이 원하는 수업을 듣을 수 있다. 그래서 이 기간만 되면 아침 늦게 일어나는 학생들도 일찍 일어나게 된다. 일찍 일어나 컴퓨터를 켜고 수강신청을 할 수 있는 학교 홈페이지 시스템에 접속할 수 있도록 준비한다. 대체로 수강신청은 아침 9시(학교마다 다를 수 있음)부터 가능한데 그 때까지 컴퓨터 모니터 앞에서 대기하고 있어야 한다. 너무 일찍 접속한 채 가만히 놔두면 자동으로 로그아웃이 되기 때문이다. 9시가 되는 순간, 바로 수강신청을 한다. 마우스를 빨리 클릭하느냐에 따라 자신이 원하는 시간표를 만들 수 있다.

 

오늘 아침 8시 30분~9시 경에 N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 순위에 'D 대학교'가 1위였는데 수강신청을 하기 위해서 미리 접속하려고 하는 수많은 대학생들의 위력이다.

 

수강신청을 해 본 사람이라면 아시다시피 수업 시간이 한 시간이라도 중복되어도 원하는 수업을 듣을 수 없다. 그리고 학생들이 많이 듣는다는 인기 수업을 듣는 것도 쉽지 않다. 접속한 지 1분도 채 안 되 신청인원이 차서 신청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오늘 같은 경우에도 이미 예비로 신청해두었던 경영학 과목 3과목이 인원 초과되는 바람에 다시 시간표를 편성해야했다. 문제는 2학년 과목을 넣고 싶은데 내가 현재 3학년이라 2학년 과목을 넣지 못했다. 왜냐하면 해당 학년 학생들이 다른 학년 학생들의 신청 때문에 정작 해당 학년 수업을 듣지 못하게 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서 오늘은 해당 학년 과목을 신청을 할 수 있고 내일부터는 전 학년별로 과목을 신청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원했던 2학년 과목이 인원이 꽉 차는 것을 그저 지켜봐야만 했다.

 

오늘 하루종일, 그러니까 수강신청 시간이 마감되는 오후 8시까지 수강계획서 일일이 확인하고 시간표를 다시 만들었다. 복수전공을 겸한 수강신청이라서 그런지 주전공 수업시간만으로 시간표를 만드는 것보다 힘들었다. 주전공 수업 시간에 중복되어서 복수전공 과목을 신청하는 데 여러모로 골치 아팠다. 이미 신청된 주전공 수업 시간을 유지한 채 남은 시간을 복수전공 과목을 신청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고민 끝에 시간표가 완성되었다. 내가 처음에 원했던 시간표는 아니었지만 최대한 내가 공부하고 싶은 과목 위주로 편성했기 때문에 만족스러울 따름이다. 게다가 다행히도 수요일은 수업이 없어서 좋다. 하지만 화요일에는 세 과목 수업이 있고 하루에 세 과목이나 시험을 쳐야 한다. ^^;;

 

 

 

 

 등록금 3% 인하했다고 학교 신문을 폐간한다?

 

가뜩이나 오늘 시간표 짜느라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닌데 우연히 학교 게시판을 통해서 씁쓸한 소식을 듣게 되었다. 학년이 올라가면 갈수록 내가 다니고 있는 D 대학교가 점점 호감이 가지 않다.

 

국가등록금 확충 발표 이후에 성적우수장학금은 저소득층을 위한 장학금 재원 보충이라는 명목으로 수혜 범위를 갑자기 축소시킨 것부터 시작해서 이번에는 등록금 인하 이유만으로 학교 신문까지 폐간한단다. 등록금 인하 이유로 학교 신문을 폐간하는 학교는 우리 학교가 처음일 것이다.

 

지방에 위치한 대학교 내 소식이라서 그런지 전국적으로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듯하다. 직접 포털 사이트에 검색을 해봤는데 관련 소식을 접한 언론매체를 단 한 곳 빼고는 없었다. 대구, 경북에 사는 사람들도 이 소식을 모르리라.

 

학교 측은 등록금 3% 인하에 대한 예산 절감 차원 조치로 학교 신문을 폐간하고 대신에 인터넷 신문 형태로 전환하는 입장을 밝혔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는 학교 측은 종이 신문을 만드는 신문 편집부 쪽에게 어떠한 의견도 물어보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결정, 통보해버린 것이다. 종이 신문 낼 때마다 드는 비용이 120만원이 드는데 학교가 충당하는 재원치고는 많지 않은 액수이다. 신문 낼 때마다 드는 비용보다 수천만원을 소비하는 건축 공사를 안 한다면 어느 정도 이해하겠다만... 그리고 종이 신문 대신에 인터넷 신문으로 전환하는 데만 적지 않은 비용도 들어가게 된다. 등록금 인하만 가지고 학교 신문을 폐간한다는 학교 측의 주장은 타당성이 떨어진다.

 

문제의 학교를 다니는 일부 혹자의 학부생은 학교신문 폐간이 일종의 언론통제 효과를 노린 거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사실 그동안 D 대학교는 몇 년 전부터 사학비리 재단 반대 여론이 들끊었고 최근에는 등록금 인하 문제 때문에 학생들은 학교 홈페이지 내 자유게시판을 통해서 학교의 문제점에 대해서 소신 있게 문제점을 지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학교 게시판에 옳은 지적을 한다거나 제안을 해도 학교 측에서는 그런 학생을 달가워 하지 않게 여긴다.

 

게시판에 학교에 대해서 비판적인 글을 많이 남기는 학생에 의하면 학과 사무실에서 직접 전화가 와서 게시판에 글 남기는 것을 자중하라는 일종의 경고도 받았다고 한다. 이게 사실이라면 현재 학교의 모습은 국민 간의 소통을 소홀히 하는 정부나 MBC의 행태와 다를 바가 없다고 본다.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으며 자신들이 내세운 입장을 일방적으로 강요하려는 태도가 문제인 것이다.

 

결국, 이 문제가 일파만파 커지자 학교 측과 학교 신문 편집부 간의 회의 끝에 종이 신문 폐지가 아닌 신문 발행 주기 수정 및 온라인 신문 병행으로 결정났다. 끝내 등록금 인하로 인한 예산 삭감 결정은 유지된 채 말이다.

 

 

 

 

 미운 정, 고운 정

 

종종 학교 게시판에는 곧 졸업을 앞둔 학부생들이 글을 남기곤 한다. 인생의 선배로써 아직 학생 신분인 후배들을 위해서 충언의 글도 남기기도 하지만 어떤 이는 그동안 쌓고 쌓였던 학교에 대한 실망스러운 마음들과 불만들을 쓰곤 한다.

 

그런 글들을 읽게 되면 올해부터 3학년인 나도 졸업생들의 심정을 어느 정도 이해할 만하다. 내가 군대 가기 전 때보타 학교의 이미지가 더욱 나빠진 건 사실이니까. 그리고 대구, 경북에 위치한 다른 4년제 대학교에 비해 발전이 더디고 있다. 아직까지 결론의 매듭 짓지 못한 사학 비리 재단 문제는 학교 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으며 최근에 불거진 등록금 문제는 학생들에게는 실망감을 안겨 주었다. 또 정작 학생들의 마음을 대변해야 할 학생회는 이렇다 할 힘도 쓰지 못한 채 죽만 쑤고 있으니 학생들로부터 신뢰감을 잃은지 오래다. 더욱이 학생들의 진심을 보지 않으며 아예 그들의 소통마저도 차단시키려고 하는 모교의 태도는 학생들 간의 반목의 골을 더욱 깊어지게 만들고 있다.

 

마음 같으면 내가 다니고 있는 모교보다 더 좋은 4년제 대학으로 편입하고 싶다. 한 때 편입을 고려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미운 정 고운 정'이라고 했던가. 편입하기에는 이미 모교에 대한 정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 학교도 언젠가는 발전하게 될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그 불투명한 희망이 내가 졸업하고 난 뒤일 수도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내 주위에는 친한 동기, 친구들이 있기 때문에 학교 다닐 맛이 난다. 이들과 함께 술잔을 부딪혔고, 함께 공부를 했고, 함께 장래에 관한 꿈을 꾸었다. 서로 챙겨주는 이들이 있기에 우리 집보다 한 시간이나 먼 학교에 불평, 불만을 늘어 놓으면서도 다니고 있다.

 

이제 겨울방학도 얼마 남지 않았다. 오늘도 시간표 때문에 몇 몇 동기들과 전화 통화를 많이 했다. 이제야 개강이 앞두고 있음을 실감하고 있다. 아직 겨울의 찬 바람은 남아 있지만 내 가슴 속에는 벌써부터 기분 설레게 만드는 봄 기운이 이미 감돌고 있는 듯하다. 얼른 봄이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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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2-02-16 0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아들도 어제 아침에 수강신청하고 1받 2일 OT갔어요~
학교에 불만이 있다는 건 애정의 또 다른 표현이라고 생각해요.
재단들이 큰돈을 펑펑 쓰면서 작은 돈에 연연하는 걸 보면 정말 웃기지도 않아요.
내세우는 이유야 허울뿐이고 속내는 따로 있다는 게 다 보이는데...

cyrus 2012-02-16 21:52   좋아요 0 | URL
아드님이 꽤 일찍 수강신청을 하셨네요. OT도 그렇고 새내기 대학생으로서
아드님께서 무척 마음이 설레셨겠어요 ^^ 저도 그 기분 알죠 ㅎㅎ


stella.K 2012-02-17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치 않아도 오늘 아침 뉴스에 대학교들 적립금이 그렇게 많은데
겨우 3% 인하에 그것도 과목을 축소하거나 수업 일수를 줄이는 대학이 글케
많다더라. 참 기가막혀 3%라봤자 16만원 정돈데 한 학기 차비도 안 빠지는
액수잖아?
반값은 멀기만 한 걸까? 이러고 나오는 것 같으면 집단으로 등록금 내는 거 거부
해 보면 안 되는 건가 싶기도 하더라. 그놈의 대학이 뭔지...흐

cyrus 2012-02-16 21:54   좋아요 0 | URL
오늘 제가 본 신문에서는요,, 모 학교는 등록금 인하 핑계로
학교 도서관에 지원되는 경비마저도 삭감했대요. 학생들을 위해서
지식의 장을 만들어줘야할 대학이 발전은커녕 오히려 발전에
역행하는 꼴을 보이고 있으니 씁쓸해요. 반값 등록금 문제는
쉽게 해결할 사안이 아닌거 같아요.

노이에자이트 2012-02-16 14: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학의 잔머리 굴리는 소식은 우울하지만 저 강아지는 정말 귀엽네요. 으~ 안아주고 싶어~

cyrus 2012-02-16 21:56   좋아요 0 | URL
ㅎㅎ 귀엽죠, 비글은 강아지 시절이 무척 귀여운데 반려견주 사이에서는
'3대 악마견' 중의 한 종으로 악명 높다죠 ^^;;
TV 동물농장에 봤는데 완전 집 안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어놓더군요ㅎㅎ

차트랑 2012-02-16 18: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의 아이들이 대학교에 들어갈 때 쯤이면
입학금 등록금이 얼마나 되지
걱정이 앞섭니다.

cyrus 2012-02-16 21:57   좋아요 0 | URL
지금이라도 반값 등록금이 학교와 학생들 간의 합의 하에 이뤄져야하는데
그렇게 쉽게 해결되지 않을거 같네요. 그대로 미온적으로 놔두다가는
다음 세대들에게 되물림될까봐 한편으로는 걱정되기도 합니다.

카스피 2012-02-16 2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여론의 눈치를 보면서 꼴랑 3~5%정도 수업료 내리는 대학들을 보면 쇼도 그런 쇼가 없단 생각이 듭니다.모 대학은 등록금 3% 내리면서 1주일 수업시간을 없앴다고 하더군요.1주일을 없애면 학교측에서 십몇%가 이득이라고 하니 참 대단한 잔머리지요.이런 뒌장할~~~

cyrus 2012-02-18 14:11   좋아요 0 | URL
맞아요, 오늘은 또 인터넷 기사에 봤는데 대학교 등록금 줄인답시고
이번에는 대학'원' 등록금을 올렸다는군요. -_-;;

saint236 2012-02-17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학교는 등록금 인하를 핑계로 16주짜리 수업을 15주로 단축했다는 기사도 있더라고요. 어째 이런 쪽으로만 머리가 돌아가니. 저도 졸업한 다음에는 학교에 안가게 됩니다. 간혹 가게 되더라도 학교 서점 주인 아주머니와의 친분 때문이지 학교가 그리워서는 절대로 아닙니다.

cyrus 2012-02-18 14:13   좋아요 0 | URL
요즘 등록금 인하로 학교들 꼼수 쓰는거 보면 웃기면서도 씁쓸하네요 ^^;;
 

 

 

 

 귀여운 잠도둑

 

 

1년 중 수면 시간이 적어지는 기간을 꼽으라면 아마도 방학 기간일 것이다. 평소에도 수면이 많지 않은 일과를 보내지만 학교를 다니지 않는 방학 기간만큼은 거의 늦잠을 자고, 늦게 일어난다. 아침식사를 한 끼라도 제대로 먹지 않으면 입 안에 가시 돋을 것이라는 식습관 신조를 지키는 편인데도 불구하고 아침에 늦게 일어나면 아침식사 한 끼를 꼭 거르게 마련이다. 아침 일찍 일어나 아침식사를 제대로 한 기억마저도 가물가물하다. 거의 하루에 식사를 두 끼를 하는 셈이다.

 

어젯밤은 수면 부족의 최절정이었다. 책을 읽느라고 잠을 늦게 잘 때도 었었지만 어젯밤 같은 경우에는 축구 경기를 보느라고 새벽 5시까지 밤을 세우고 말았다.

 

맨체스터 Utd와 첼시와의 축구 경기가 새벽 1시에 시작했고(흥미진진한 라인업의 경기를 보기 위해서 셜록 시즌 2 세 번째 에피소드를 중간까지만 보다가 말았다) 두 팀간의 치열한 골 공방전이 펼쳐진 뒤에는 바로 한국 올림픽 대표팀과 사우디 간의 조별예선 경기를 시청했다. 후반전에 상대팀의 골로 한국 팀의 패색이 짙어져만 가고 있는 상황에 김보경이 극적으로 동점골을 넣었다. 만약에 1:0으로 한국 팀이 패배했더라면 잠을 설쳐가면서도 중계를 본 의미가 없어졌을 것이다.

 

축구 중계가 끝나고 난 뒤에 바로 잠을 청하면 되는데 수면이 적은 생활 때문인지 누워 있어도 잠이 오지 않았다. 2, 30분 남짓 지나도 잠이 오지 않아서 킬링타임으로 중간에 읽다만 책을 읽기 시작했다.

 

 

 

 

 

 

안 그래도 요즘 방학 기간에 수면이 많이 부족해서 걱정하고 있는 판에 이번에 새로 장만한 LED 램프 때문에 제대로 된 수면시간을 누려보지 못하고 있다.  며칠 전에 반값 할인으로 판매되고 있던 것을 확인하고 바로 구입했다. LED 램프를 구입하기 전에는 10년 전에 구입한 큰 스탠드로 책을 읽곤 했다. 따뜻한 전기장판 위에서 잠을 자기 때문에 스탠드에 흘러나오는 불에 의지한 채 엎드려 책을 읽는다. 추운 겨울날 따뜻한 온기가 느껴지는 전기장판 위에 배를 깔고 엎드려 책을 읽는다는 것. 소파에서 느긋하게 책 읽는 것만큼 정말 편한다. 문제는 너무 오래 배를 깔고 엎드리면 소화불량 또는 허리에 무리에 갈 수도 있지만.

 

 

허리에 부담을 주는 올바른 독서 자세라고 할 수는 없지만 추운 겨울에는 전기장판에 의존해서 책 읽는게 좋다. 왜냐하면 내 방은 보일러의 열기를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내 방에 들어가면 한기로 가득하다.

 

집이 가난해서 보일러를 못 켜는 것은 아니다. 일부러 내 방에는 보일러를 켜지 않는다. 우리 집에는 내가 사용하는 방,여동생의 방이었지만 지금은 창고가 되다시피한 정체를 알 수 없는 방, 부모님이 주무시는 방 그리고 커다란 거실로 구성되어 있는데 내 방을 제외하고는 보일러를 작동하는 편이다. 그래서 내 방이 다른 방에 비해 추울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춥다고 해서 보일러 안 틀어주는 부모님에 대한 불만은 없다. 알록달록 수면양말 신고 이제는 황금빛이 바래버린 깔깔이(군용 방상내피)를 입는다면 그렇게 춥지 않다. 단, 불편한 것이 있다면 따뜻한 전기장판 위에서 자고 아침에 일어날 때 그리고 전기장판 위에서 엎드려 책을 읽을 때이다. 아무리 따뜻하게 무장을 하더라도 한기는 빈틈으로 치고 들어온다.

 

요네하라 마리도 따뜻한 이불 속에서 엎드려 책을 읽을 때가 좋아했는데 그녀 역시 아무리 이불로 꽁꽁 감싼다고 해도 책을 쥐고 있는 두 손과 얼굴 부분이 시러울 때가 불편했다고 한다. 그래서 한기를 완전히 막기 위한 자신의 발명 아이디어를 기록하기도 했다.

 

나 역시 양손이 시러울 때가 싫다. 양손과 양발이 찬 체질이라서 공부할 때나 책 읽을 때가 양발에 수면양말이 없으면 집중력을 유지할 수 없다. 문제는 양손을 한기로부터 어떻게 보호나느냐가 문제인데 장갑을 끼면 책 종이를 펴거나 펜을 쥘 때 불편하다. 손이 추워도 그냥 책을 읽는 수 밖에...

 

 

 

 

 또 한 명의 잠도둑, 플로베르

 

 

 

 

 

 

 

 

 

 

 

 

 

 

 

 

 

 

 

요즘 읽고 있는 책 중의 한 권이 플로베르의 <마담 보바리>인데 독서 진도가 시원찮다. 내용 전개면에서는 흥미로운데 읽으면 읽을수록 속도가 더디다. 2년 전에 <감정 교육>을 읽은 적이 있었는 데 그 때도 그 두 권을 완독하느라 고생했다.

 

플로베르라 하면 객관적인 묘사를 고집하는 사실주의 소설가이다. 어떠한 장면을 묘사하는 데 있어서 너무나도 사실적이다. 그러한 필체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세밀한 관찰력을 요구하게 되는데 그의 문장은 소설 속 인물들과 풍경을 하나하나 관찰하는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플로베르의 아버지가 외과의사 출신인데 의사의 아들답게 소설 속 인물인인 샤를 보바리가 당연히 의사로 설정될 수 있었고 간혹 문장 마다 과학, 의학 용어가 등장하기도 한다.

 

"사실." 하고 약제사가 말했다.  "이 고장에서는 의료 행위가 별로 힘이 들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도로 상태가 괜찮아서 이륜마차를 타고 다닐 수 있고, 대체로 농민들이 넉넉하게 살기 때문에 지불도 잘합니다. 의학상으로 말씀드리자면 장염, 기관지염, 간장염 등 보통 질병 외에 가끔 수확기에 유행하는 감기가 있습니다만 요견대 심각한 것은 별로 없고, 특별한 주의를 요하는 것은 전혀 없습니다. 단지 다수의 경부 임파선 정도입니다. 아마 이건 우리 고장 농가들의 한심스러운 위생 조건에 기인하는 것이겠지요.  (중략) 

 

하지만 기후는 사실 나쁘지 않습니다. 마을에는 아흔 살이 넘은 노인들도 몇 사람 있습니다. 온도계(내가 관측해 본 바로는)는 겨울에 사 도까지 내려가고, 한여름에는 섭씨 이십오 도나 최고 삼십 도 정도니까, 최고가 열씨(列氏) 이십사 도, 또는 (영국식 단위로 말씀드리면) 화씨 오십사 도, 그 이상은 안 올라갑니다. 사실상 한편으로는 아르괴이유 삼림이 북풍을 막아주고 다른 한편으로는 생 장의 삼림이 서풍을 막아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더운 기온은 강에서 증발하는 수증기와 들판에 있는 많은 가축 때문인데, 아시다시피 이 동물은 다량의 암모니아를 발산합니다. 즉 질소, 수소, 산소(아니, 질소와 수소뿐이지요) 말입니다.  (생략)

 

 - 플로베르 <마담 보바리> 김화영 역, 민음사, pp 120~121 -

 

 

플로베르는 이 소설을 쓰는데만 해도 5년의 시간이 걸렸다. 그만큼 장편소설 한 권을 쓰는 데 인고의 창작이 있었으리라. 번역가 김화영 교수의 말대로 글을 쓰는 플로베르는 고뇌를 상징하는 십자가를 짊어진 문학의 그리스도였던 것이다.

 

세밀하게 묘사한 문장에 대해서 좋아하는 독자도 있을 것이며 반면에 싫어하는 독자도 있을 것이다. 플로베르의 소설 한 권을 읽으면 한 문장 한 문장 끝까지 읽어내는 게 고역일테지만 오히려 나는 그런 문장을 좋아하는 편이다. 각기 다른 성격대로 좋아하는 글의 취향도 다르다고 하던데 완벽함을 추구하고 어떠한 일을 처리하는 데 있어서 꼼꼼하게 해야 직성이 풀리는 나로써는 이제는 플로베르의 문장에 견딜 만하다. 오히려 그의 세밀한 문장을 눈으로 따라 가다 보면 어느새 한 페이지씩 넘겨가고 있는 독서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읽는 속도는 비록 느리지만 가끔 그의 문장은 세련되기까지 하다.

 

 

 

 

그의 소설은 이태리 장인이 한 땀 한 땀 수놓은 한 벌의 옷과 같다. 소설 문장 부호가 하나라도 빠져 있는 것도 허용치 않았으며 수많은 퇴고를 거듭한 끝에 나온 인고의 노력이 만든 결과물이다. 그러한 결과물 앞에서 읽는 것이 힘들고 괴롭다고 말한다는 것은 문학의 대가에 대한 결례라고 생각한다.

 

오늘도 자기 전에 <마담 보바리>를 펼쳐봐야겠다. 현재 보바리 부인은 일상 속 권태에 벗어나고 싶은 욕망에 혼자 몸부림치고 있다. 결말은 뻔히 알지만 과연 그녀가 어떻게 스스로 파멸되어가는지 궁금하기만 하다. 그런데 이번 주 안에 완독할 수 있을런지...  보바리 이외에도 읽을 책을 많다. 당분간은 잠 못 이루는 밤이 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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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에자이트 2012-02-06 2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발자크 플로베르 모파상 같이 정확하고 세밀한 묘사가 가득한 글이 그 나름대로 묘미가 있더군요.그리고 이들은 특정 직업에 대해 묘사할 때 정말 철저히 사전조사한 뒤에 글을 썼구나 하는 느낌이 들게 정확하고 자세히 묘사하더라고요.이게 진짜 직업의식이겠죠.

cyrus 2012-02-07 19:16   좋아요 0 | URL
맞아요, 플로베르의 문장을 읽어나갈수록 세밀하고 사실적인 묘사에
소름이 돋기도 해요 ^^;; 어떻게 저런 문장을 완성할 수 있는지
신기하기도 하고요 ㅎㅎ

마녀고양이 2012-02-07 1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루스님의 끊임없는 고전 탐독을 보면서
나두 그래야하는데 하는 부러움에 잠시 멈춥니다. <마담 보바리>는
읽다가 결국 때려치운거 같아요... 그런 기억이... 흐흐.

LED 램프는 이곳저곳에서 보게 되네요. 저도 갑자기 혹하기 시작한다눈~~ ^^

cyrus 2012-02-07 19:18   좋아요 0 | URL
사실적인 문장 때문인 것도 있지만 <마담 보바리>는
결말이 너무나도 잘 알려져 있어서 완독하기가 쉽지 않은 소설인거 같아요.

램프가 반값할인이었을 때는 2만원 정도에 팔더군요, 그래서 냉큼 구입했어요.
혹시 또 반값할인 행사하면 꼭 구입하셔요 ^^

stella.K 2012-02-07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LED램프 좋은가?
나도 끌리긴 했는데 사용후기가 올라오지 않아서 망설여지더군.
얼마 전 우리집 전구를 그걸로 교체해 봤는데 옛날 60촉 백열전등 쓰는 기분이
나더라구. 근데 이게 전기를 엄청 덜 먹는 거라는데 진화가 좀 필요한 것 같아.
내가 하루의 마감을 TV를 보다가 자는 것도 책 보다 자려면 일어나서 불 끄는 게
싫어서였는데 이것에 대한 유혹이 참 만만치 않더군.

우리가 왜 고전을 읽기 싫어하는가를 생각해 보면 이 이태리 장인이 한 땀 한 땀
수놓듯이 글을 쓰는 옛날 작가에 질려서인 것 같더라구.
요즘 작가들은 점프를 잘 해서 빨리 읽을 수 있잖아.
현대를 배경으로 해서 이해도 쉽고. 별 씹을만한 내용도 없구.
나도 어제부터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을 읽고 있는데
열흘 동안 매일 50페이지는 읽어줘야 마치겠더라구.
근데 이 50페이지 읽는데 왤케 진도가 안 나가던지.
2시간쯤 걸리더라구. 어려운 것도 없으면서. 완전 끝장이다 싶어.ㅠ

근데 저 이태리 장인 그림 좋다. 저 그림 나 주라!ㅋㅋ

cyrus 2012-02-07 19:23   좋아요 0 | URL
자기 전에 램프 불빛에 책을 읽으면요, 간단하게 버튼만 누르면
되요 ^^ 그래서 불을 켠 채 자는 일이 없어요 ㅎㅎ

저는 <폭풍의 언덕>도 한 번도 안 읽어봤어요. 시간이 남아돌 때
안 읽어둔 게 후회가 되요, 사실 저도 보바리를 하루에 100페이지씩
읽으려고 하는 편인데 걸리는 시간만 해도 1시간 반 정도 걸려요.
절대로 1시간 안에 못 읽게 되더라고요. ^^;;

그리고 저 그림은 한창 시크릿가든 드라마가 뜨고 있을 때
현빈이 입었던 이태리 장인 수제 트레이닝복을 패러디한 그림이에요.
ㅋㅋㅋ

stella.K 2012-02-08 13:24   좋아요 0 | URL
아, 그래서 이 기회에 네가 예전에 내게 선물한
<제인에어>를 조만간 이어서 읽어보려고 해.
나 참 게으르지? 아, 부끄.ㅠ
솔직히 말하면 <폭풍의 언덕> 협찬 받은 건데 그 조건으로
받은 거거든. 안 그러면 '제인에어'를 언제 읽을지 몰라.>.<;;
3월 안으로 이 미션을 수행해야 하는데 될지 모르겠어.
암튼 어느 날 <제인에어>의 리뷰가 올라오거든 추천 좀 해라.
하긴, 너 학기 중에 여기 잘 안 들어오고, 소설에 대한 리뷰가
약한 내가 이렇게 말하는 게 쑥스럽긴 하다.ㅋㅋ

근데 100페이지를 1시간 반만에 읽는다니
폭풍 독선데?! 부럽.^^
 

 

 

 벨그레이비어 스캔들

 

 

 

 

 

 

어젯밤에 모 방송국에 방영된 셜록 시즌 2를 시청했다. 작년에 성우 더빙판 시즌 1를 재미있게 봤었는데 우연하게도 오늘부터 내일 일요일까지 시즌 2의 총 3회분을 방영한다는 것을 TV 광고로 보게 되었다. 언제 등장할지도 모른데다가 1초 만에 잠깐 지나가는 광고를 보지 못했다면 시즌 2의 1회를 보지 못했을 것이다.

 

 

 

 

 

 

 

 

 

 

 

 

 

 

 

 

 

 

시즌 2의 1회 에피소드는 '벨그레이비어(Belgravia) 스캔들' 이다. (벨그레이비어란 상류층들이 거주하고 있는 런던 남부의 고급주택구역을 말한다) 에피소드 제목의 '스캔들'이라는 단어를 본 순간, 이 드라마 에피소드의 원작이 무엇인지 한 눈에 알 수 있었다. 셜록 홈즈 시리즈를 즐겨 읽었으며 홈즈를 추종한다는 셜로키언이라면 금방 눈치 챘을 것이다.

 

에피소드의 원작은 코난 도일이 쓴 셜록 홈즈 시리즈 중 <셜록 홈즈의 모험>에 수록된 단편 '보헤미아 왕국 스캔들'이다. 보헤미아의 국왕이 유명 오페라단 소속 여배우인 아이린 애들러라는 여자와 교제를 한 과거가 있었는데 그 당시 함께 찍었던 사진을 되찾아 달라고 홈즈에게 의뢰한다. 국왕이 스칸디바니바 왕실의 딸과 결혼하기로 약속한 상황 속에서 아이린은 자신과 함께 찍은 그 문제의 사진을 미끼로 협박한 것이 사건의 발단인 것이다. 왕족으로서 자신의 불미스러운 과거가 만천하에 공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아이린이 가지고 있는 그 사진을 찾는 것뿐이다.

 

홈즈는 목사, 부랑자로 변신하여 애들러가 살고 있는 집으로 들어가는 데 성공한다. 그 곳에서 애들러가 숨긴 사진이 보관되었던 것이다. 홈즈는 여자들의 본능적인 심리를 역으로 이용하여 사진이 보관된 곳을 알아내고 만다. 홈즈는 국왕에게 사진이 있는 장소 그리고 그녀가 다른 남자가 결혼한다는 소식을 전해주었다. 국왕은 홈즈 덕분에 사진 한 장으로 인한 불미스러운 스캔들을 막을 수 있었지만 그녀의 결혼에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국왕과 홈즈 일행은 애들러의 자택에 찾아갔지만 이미 그녀는 자신과 결혼한 남자와 함께 유럽으로 떠나고 없었다. 애들러의 하녀로부터 그녀는 다시 영국으로 돌아오지 않는다는 소식을 접한다. 그리고 문제의 사진과 홈즈에게 보내는 편지 한 장을 받는다.

 

애들러는 편지를 통해서 국왕의 결혼을 방해할 생각은 없었으며 홈즈의 변장을 눈치챘다고 밝혔다. 사건이 해결된 후 국왕은 감사의 표시로 홈즈에게 값비싼 반지를 주려고 했으나 홈즈는 반지를 받는 대신에 애들러의 사진을 받고 싶다고 청을 한다. 국왕으로부터 애들러의 사진을 받은 홈즈는 그 이후로부터 벽난로 위에 올린 그 사진 속 애들러의 모습을 본다거나 가끔 애들러에 관한 이야기를 언급할 때면 언제나 '그 여자는...'라는 말로 시작하면서 존경을 표시했다고 한다.

 

선혈이 낭자하고 항상 기기묘묘한 사건들을 맡게 되는 홈즈 시리즈 중에서 '보헤미아 왕국 스캔들'은 가장 평범한 내용이다. 하지만 이 단편소설은 오늘날까지도 드라마나 영화로 패러디할 정도로 유명하다.

 

왜냐하면 '보헤미안 왕국 스캔들'는 홈즈는 명석한 추리력을 통해 사진이 보관된 곳을 알아냈음에도 불구하고 애들러는 홈즈의 변장과 그가 꾸민 전략의 과정들을 눈치채고 있었다는 점이다. 완벽함을 표방하는 홈즈로서는 이번 사건이 자존심 상할 일이었지만 오히려 그는 애들러의 지혜에 존경을 한다. 애들러에 대한 홈즈의 존경은 곧 자신의 패배를 스스로 인정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도 아이린 애들러는 홈즈에게 패배를 선사한 몇 안 되는 인물 중 하나로 기억되고 있다.

 

 

 

 

 홈즈와 애들러와의 관계

 

 

 

 

 

 

 

시간이 지날수록 홈즈 시리즈를 즐겨 읽은 독자들과 후대의 추리소설가들은 홈즈와 애들러의 관계에 대해서 상상력을 가미하여 재해석하게 되는데 애들러에 대한 홈즈의 존경 속에는 그녀에 대한 사랑의 감정이 숨겨져 있다는 것이다.

 

명탐정 코난 극장판 6기 <베이커 가의 망령>은 사건 전개상 내용도 재미있지만 코난 도일과 셜록 홈즈에 대한 코다마 겐지 감독의 오마주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인공 두뇌로 이루어진 '노아의 방주' 게임에 참여한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서 코난과 소년 탐정단 일행은 홈즈가 활동하던 19세기 말 런던으로 가게 된다. 그곳에서 코난은 자신의 우상 홈즈뿐만 아니라 아이린 애들러도 만나게 된다. 이 만화에서는 애들러는 홈즈의 '연인'으로 소개하고 있는데 재미있게도 애들러의 모습이 결혼하기 전에 인기 여배우로 이름을 날렸던 코난의 어머니 쿠도 유키코 (한국판에서는 이하연)의 모습과 비슷하다는 점이다. 그리고 애들러를 좋아하는 홈즈의 모습은 당연히 코난의 아버지이자 유명 추리소설 작가인 쿠도 유사쿠(한국판에서는 남건)와 닮았다. 홈즈와 애들러의 관계를 절묘하게 설정한 재미있는 오마주다.

 

 

 

 

 팜므 파탈, 아이린 애들러

 

 

 

 

 

 

셜록 시즌 2의 에피소드 1화에 등장한 아이린 애들러

 

홈즈보다 조금은 나이가 들어버리는 연상으로 등장했지만

팜므파탈 매력을 지닌 애들러의 마스크가 무척 신선했다. 

 

 

 

 

홈즈와 애들러와의 관계를 소개하다가 그만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질 뻔했다.

 

다시 BBC 드라마 <셜록> 시즌 2의 첫 번째 에피소드로 돌아가보면 원작인 '보헤미안 왕국 스캔들'을 모티브를 했기 때문에 당연히 아이린 애들러가 등장한다. 내심 홈즈와 애들러와의 고전적인 관계가 스마트폰과 컴퓨터가 발달한 2000년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에서는 어떻게 변용, 설정되었는지 무척 기대 되었다.

 

그 전에 시즌 1의 세 편의 에피소드도 브라운관을 1초라도 땔 수 없을 정도로 몰입하면서 시청했는데 이번 편만큼은 사건 전개보다도 유독 눈이 간 것이 아이린 애들러였다.

 

아이린 애들러가 이렇게 섹시한 여성으로 나올 수 있다니... 드라마 속 애들러는 정치적 거물이나 상류층 인사들과 자주 만날 정도로  팜므파탈 매력을 지닌 여성으로 등장한다. 심지어 홈즈와 첫 대면부터 올 누드로 나타나기도 한다. (공중파라서 희미하게 모자이크 처리되었다) 게다가 원작 소설에서처럼 그녀 역시 홈즈를 골탕먹이기도 한다. 애들러가 저장한 휴대폰의 비밀번호를 알지 못해서 번번히 추리력이 빗나가게 된다. 애들러에게 여러 번 농락당한 끝에 홈즈는 드디어 폰의 비밀번호를 알게 되는데...

 

아직 드라마를 보지 못한 분들 때문에 드라마 속 내용을 자세히 소개할 수는 없지만 이 에피소드에서 홈즈는 애들러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되며 원작처럼 그녀의 지혜를 존경한다기보다는 한 여자를 사랑하는 차도남의 모습으로 그려진다. 여자에 대해서 특별한 감정을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냉혈한 홈즈에게는 애들러와의 만남이 자신의 인생에 있어서 첫사랑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홈즈는 자신의 감정을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못한다. 철면피답게 그러한 감정을 자신의 가면 속에 숨기고 있었다.

 

 

 

 

 연애는 못 하더라도 '홈즈'처럼 되지 말자

 

어렸을 때 셜록 홈즈 시리즈를 즐겨 읽었을 때에는 완벽한 추리력에다가 상대방의 기를 꺾일 정도로 빈틈 없는 논리력 그리고 무감정해보일 수 있는 냉혈한 이미지가 무척 좋아했고 한 때 동경한 적이 있었다. 무뚝뚝하기로 유명한 경상도 출신이라서 그런지 홈즈의 그런 모습이 그냥 좋아보였다. 그야말로 '차도남'의 전형적인 인물이며 원조격인 셈이다.

 

하지만 홈즈는 여성의 존재를 부정적으로만 바라봤다. 가끔 그의 절친한 동료인 왓슨도 고쳐야 될 성격의 약점이라고 지적할 정도로 여성 앞에서는 차가운 반응만 보일 뿐이다. 드라마 속 홈즈는 자신에게 친절하게 다가가는 여성들에게는 냉소적으로 대한다. 이러한 성격 때문에 당연히 그는 연애 한 번도 못해봤을 것이다.

 

그러나 그가 여성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것도 아니다. '보헤미안 왕비 스캔들'에서는 여성의 본능을 이용하여 애들러가 사진을 숨겼던 곳을 알아내게 된다. 왓슨은 홈즈가 시킨대로 애들러의 집에서 불꽃과 연기를 일으키게 하는 작은 폭탄을 던지게 되는데 일부러 집에 불이 나게 함으로써 애들러가 소중히 여기는 사진이 있는 곳을 알려고 한 홈즈의 전략이었다. 홈즈는 위험한 순간으로부터 자신에게 소중한 것을 먼저 지키려고 하는 여성의 심리적 본능을 이용했던 것이다. 드라마에서도 홈즈 역시 여성이라면 가지고 있는 특별한 본능과 신체적인 반응만 가지고 애들러가 저장한 휴대폰의 비밀번호를 알게 된다.그는 위험하기 짝이 없고 평범하지 않은 자신의 직업상 여성에 대한 사랑의 감정을 스스로 억제하고 조절하면서 살았던 것이다.

 

어렸을 때는 차도남 이미지를 좋아했었는데 요즘 나이를 한 살씩 먹어갈수록 이제는 따도남 이미지를 선호하고 있는 편이다. 오랜만에 어렸을 때 즐겨 읽은 낡고 변색이 된 문고판 홈즈 시리즈를 다시 보니 홈즈가 멋있다기보다는 오히려 연민이 느껴졌다. 머리가 똑똑하고 악의 무리들을 소탕하는 멋진 영웅으로서의 홈즈가 아니라 일반 사람들이 절대로 해결할 수 없는 기괴한 사건들을 푸는 독특한 취미를 가진데다가 완벽함을 추구하고 무척 깐깐한 유별난 성격 때문에 자신 스스로 너무나 차가운 탐정이 되어버린 고독한 런더너였다. 홈즈가 좀 더 마음의 문을 열 줄 알고 타인의 입장과 관계를 이해할 수 있었다면 아이린 애들러는 아니더라도 좋은 여자와 연애하는 상상도 해보게 된다.

 

 

 

 

 

 

 * 오늘 밤 12시 15분 KBS 2TV에 셜록 시즌 2의 두 번째 에피소드 '바스커빌의 개' 가 방영한다. <바스커빌의 개>는 셜록 홈즈 시리즈 중 장편소설이면서도 지금까지도 가장 많은 패러디가 있는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드라마를 재미있게 보는 팁을 알려준다면 먼저 원작소설을 읽어보는 것이 낫다. 소설과 같이 비교해서 보는 것도 재미있다.  

 

개인적으로 <바스커빌의 개>를 재미있게 읽은 기억이 있어서 이번 에피소드도 무척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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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04 2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ㅎㅎ저도 어제 셜록홈즈 재미있게 봤어요.오늘 방영한다는 버스커빌가의 개도 상당히 기대됩니다^^

cyrus 2012-02-06 18:42   좋아요 0 | URL
버스커빌 가의 개 에피소드를 중간에 보다가 그만 잠이 들어서 결말을
보지 못했어요. 무척 기대했던 에피소드였는데 케이블에서 또 방영된다면
보지 못했던 부분을 봐야겠어요 ^^;;

stella.K 2012-02-05 1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건 왜 하필 늦은 밤에 하는지 모르겠어.
아예 포기했다. 오늘 거라도 볼 수 있을까?
난 더빙판 좋아하는데. 자막으로 읽는 거 좀 지겨워져서 말야.
성우의 꽃은 더빙에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 좋은 자리 다 자막으로 대치하고
예능이나 다큐 나래이션에 집중해 있는 거 안타까워.
요즘엔 다큐 나래이션도 꽃미남, 미녀들한테 주고 뭐 먹고 사는지 모르겠어.ㅋ

cyrus 2012-02-06 18:44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바스커빌 가의 개 에피소드 보다가 깜빡 잠 들어서
결말을 보지 못했어요. 케이블 영화채널에서는 시즌 1을
자막판으로 방영해준 적이 있었는데 이참에 시즌 2도 다시 방영해줬으면
좋겠어요.

BRINY 2012-02-06 16: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아이린 애들러가 80년대생이라는 설정으로 나오는 걸 보고, 무척이나 놀랐습다. 드라마 셜록이건, 영화 셜록홈즈이건, 권교정님의 만화 셜록이건간에, 제가 상상하는 아이린 애들러랑 너무나 거리가 먼 아이린애들러만 나옵니다 흑흑.

cyrus 2012-02-06 18:49   좋아요 0 | URL
권교정님의 만화는 보지 못했어요. 사실 저도 원작에서 본 캐릭터에 대한
이미지를 중요시하게 생각하는데 이번 BBC판에서는 팜므파탈로
나와서 살짝 원작을 탈피한 점에서 참신했어요.
사실 이 에피소드가 방영되면서 애들러에 대해서 영국 현지에서도
호불호가 있었다고 하네요. 온 가족이 시청하는 시간대에 애들러가
누드로 나온 장면에 대해서 논란이 있었고요.

마녀고양이 2012-02-07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루스님,
만일 홈즈가 자신의 위험한 처지를 생각해서 여자를 멀리하는거라고 생각하신다면,
저는 완전 반대랍니다... ^^. 저는 결코, 코난 도일이 그려낸 홈즈가 그렇게 인간미 넘치고 따스한 사람이라고 생각되질 않거든요. 음침하고, 외골수에, 마약장이이고, 자극을 좋아하면서도, 사람에 대한 친밀감-특히 여자-는 최저인... 그런 인물로 그려졌잖아요. 그렇기에 저는 최고의 캐릭터라고 생각도 듭니다만...

셜록 시즌2 KBS에서 하는데, 너무 늦게해서 졸려요. 거기다
더빙이라서 너무 이상하게 느껴져서 몰입이 안 되구요.
시즌2를 케이블에서 하루 종일 해주었으면 좋겠다고 열심히 바랍니다!!

cyrus 2012-02-07 19:28   좋아요 0 | URL
맞아요, 제가 처음 홈즈라는 인물을 오래된 문고판을 통해서 알게 되었어요.
요즘에 나오고 있는 전집도 아니었고요, 번역도 누락된 부분도 있었고요.
나중에 황금가지에 나온 전집을 읽으면서 제가 어렸을 때 본 문고판이랑
다른게 보이더라고요, 그리고 오히려 전집을 읽으니 홈즈의 음침하면서도
마약에 중독된 모습이 확실하게 그려지더군요. 그래서 홈즈라는 인물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

저도 이번 시즌 2에 두 편을 제댖로 보지 못해서 혹시 이번에도
케이블에서 방영하면 꼭 보려고 해요. 더빙보다는 훨씬
이야기가 쉽게 이해될 수 있을거 같아요 ^^
 

 

 

 

 

 

 

 

2월을 시작하는 첫 날 하루동안 전국의 대학생들의 뇌 속에는 '국가장학금' 생각 밖에 없었을 것이다. 오늘 2월 1일부터 4일까지 국가장학금 결과 발표일이기 때문이다. 2월 1일 0시, MBC게임이 MBC뮤직으로 채널명이 바뀌면서 역사의 기억 속으로 사라지는 순간 오랫동안 게임 채널을 시청해왔던 사람들에게는 아쉬움을 느꼈다.  반대로 대학생들에게는 2월 1일은 앞으로의 대학생활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날이었다. 심야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대학생들은 이 날을 잊지 않고 국가장학금 결과조회를 확인하기 위해서 기대 반 걱정 반 마음으로 한국장학재단 사이트를 접속하기 시작했다.

 

컴퓨터 모니터와 키보드에 집중한 대학생들의 힘은 오늘 하룻동안 포털사이트 검색 순위에 '국가장학금'을 상위권에 랭크되는 위력을 보여주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국가장학금' 순위는 여전히 10위권 밖으로 나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수많은 대학생들이 너도나도 자신들의 장학수혜 현황을 확인하기 위해서 사이트를 검색했을텐데 다행히도 아직까지는 한국장학재단 사이트에 서버 폭주에 의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아마도 대학생들의 방문 폭주를 대비해서 한국장학재단 측에서 서버량을 확실히 늘렸는가 보다.

 

 

 

 

 

 

 

그런데 장학금 수혜 발표 결과에 대해서 일부 학생들 사이에서는 혼동했다. 자신이 정말 국가장학금을 받게 된 것인지 알 수 없었던 것이다. 국가장학재단 사이트에 접속하면 장학금 신청현황에 두 가지 유형(유형1, 유형2)의 승인결과 둘 다 '심사중'이라도 표시되어 있어서 일부 대학생들은 국가장학금을 수혜받지 못할까봐 걱정, 근심부터 들었을 테다.

 

나 역시 그랬었다. 처음에 새벽 0시가 지난 후에 확인했을 때는 둘 다 '심사중'이라고 떠있길래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사실 지금 우리 집 경제적 형편과 소득으로 봐서는 국가장학금을 받을 수 있으리라고 예상했었다.

 

그런데 아침, 점심 시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심사중'이라는 글자만 남아 있었다. '국가장학금'과 관련된 실시간 트위터에서도 나처럼 국가장학금 결과에 초조해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어떤 이들은 자신이 국가장학금을 받는다는 결과를 확인했다고 자랑하고 있었고, 확인결과를 나타나지 않은 어떤 이는 '심사중'이라는 문구 때문에 초조함을 감추지 못하는 트윗을 남기기도 했다.

 

새벽 12시 반부터 처음 확인하기 시작한 지 무려 15시간 뒤에서야 내가 국가장학금을 받을 수 있다는 결과를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유형 1'에 '선발완료'라고 표시되어 있는데 국가장학금 유형 1를 선발 , 수혜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알고보니 사람들마다 발표 결과 확인차가 발생했던 것은 학교별 혹은 개인별로 선발결과가 나오는 시기가 달랐을 뿐이었다. 그러니까 오늘 2월 1일에만 일괄적으로 발표하는 것이 아니라 2월 4일까지 순차적으로 결과를 발표하려고 했던 것이었다. 그러니 지금도 '심사중'으로 나온다고 해서 크게 낙담하기에는 이르다.  

 

 

오늘 하루종일 '국가장학금'이 검색 순위에 상위권에 랭크되다 보니 자연스럽게 전국 대학교 등록금 인하에 대해서도 연관 검색어로 급부상하기도 했다. 지금도 '대학교 등록금 인하'라고 검색을 하게 되면 전국 109개 대학교 등록금 인하율을 한 눈에 알 수 있는 목록을 확인할 수 있다. 현재 4년제 공, 사립 대학교들의 등록금 인하율은 최소 2~5%다. 아직까지 연세대, 포항공대 등은 여전히 등록금 인하를 결정하지 못한 상태이다. 

 

일부 언론들은 이번 대학교들의 대학금 인하율의 폭이 '반값 등록금'을 원했던 대학생들의 기대에 미치지는 못했다고 평을 하고 있다. 사실 이번 국가장학금 제도 같은 경우에도 여당에서 거론한 '반쪽 등록금 정책' 실현이 불가능하게 되자(물론 야당 측에서도 '반값 등록금 정책' 도입에서 대한 논의를 언급하기도 했다) 국민 여론의 비판을 면하기 위해서 만든 고육책이라는 인식이 여전히 남아 있다.

 

그리고 등록금 인하를 결정한 전국 대학교들 중에는 대부분 지방에 위치한 대학교들이 많은 편인데 이는 단순히 학생들의 반값 등록금 요구를 받아들인 결정이라기 보다는 '국가장학금'이라는 이름 아래 정부가 지원하는 재정지원을 한 푼이라도 받기 위해서 대학교가 제 살을 스스로 깎아내린 결정이라고도 볼 수 있다. 사실 서울, 경기도와 같은 수도권에 위치한 대학교들에 비해서 지방에 위치한 대학교들은 정부의 재정지원면에서 상대적으로 미약하기 때문이다. 등록금을 낮추는 대신에 정부가 책정한 국가 장학금을 통해서 대학생들의 경제적 이중고(등록금 마련, 전세 부담)를 줄일 수 있으리라 전망하고 있다.

 

대학교들이 결정한 등록금 인하율이 학생들의 등록금 부담 완화에 크게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그래도 과거 몇 년 동안 동록금을 인상했던 전력에 비하면 이번 109개의 대학교의 등록금 인하 결정은 등록금 문제 해결을 위한 순차적인 단계의 시발점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등록금이 몇 % 내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단지 인하율이라는 수치에만 연연해서는 안 된다. 작년 말에 쓴 등록금 관련 글에서도 재차 밝혔지만 예산을 올바르게 사용하는지를 확인할 수 있도록 예산의 용도와 절차 부분에 있어서 투명성이 확보되어야 한다. 학교 운영에 있어서 중요한 내용이 아닌 이상 학생들에게 학교 재정 및 정부 예산의 이력이 공개해야 한다.

 

이는 학교 측으로부터 일방적으로 공개하라고 요구하는 것보다는 총학생회가 직접 학교 재정 용도 공개에 대해서 학교 측의 입장과 조율하여 결정하는 것이 낫다. 내가 다니고 있는 학교도 그렇고 작년에는 정부가 언급한 '반값 등록금'의 여파는 대학교 총학생회 선거가 펼치고 있는 캠퍼스에도 불어왔다. 총학생회 후보들이 공통적으로 거론되었던 것이 단언 '반값 등록금'이었다. 수천 명의 재학생들에게는 정말 눈이 번쩍일만한 공약이었겠지만 사실 총학생회의 힘만으로는 '반값 등록금' 공약을 지키기에는 현실적으로 역부족이다. 정부도 지금 자신이 한 말을 지키지 못한 판인데 말이다.

 

학생회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학생들에게 공약으로 내건 '반값 등록금 도입'이 단순히 선거에서 이기기 위한 포퓰리즘이 아니라고 말하겠지만 학생들이 크게 환영했고 간절히 요구했던 화제의 공약이 지켜지지 못하면 그에게 한 표를 행사했던 학생들은 학생회에 대한 실망감이 커지게 되고 그들로부터 학생회가 내세운 정책은 '포퓰리즘'이라는 오명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어떻게 본다면 총학생회 선거도 우리나라 국회의원, 대통령 선거의 미니어쳐라고 볼 수 있다)

 

차라리 등록금을 반값으로 내리는 비현실적인 정책보다는 학교 측과의 논의와 조정을 통해서 재정 용도를 공개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이 학교와 재학생들 그리고 일 년 간 학교의 발전을 이끌어 나가야 할 총학생회가 서로 상생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 보다 현실적인 정책일 수도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학교는 정부가 지원하는 예산을 학생들의 복지에 걸맞게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서 말하는 '복지'는 학생들의 편의를 위한 학교 시설을 증축하는 사례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지금 전국의 대학생들이 학교에게 원하는 '복지'는 비싼 등록금 때문에 경제적 부담을 갖지 않는 것이다. 그런 마음은 비단 대학교를 다니는 학생들 뿐만 아니라 대학생 자녀를 둔 부모들의 마음도 같을 것이다. 단순히 등록금을 반값으로 인하하는 것보다는 저소득층 학생들이 등록금 때문에 경제적 부담을 가지지 않도록 어느 정도 지원할 수 있을 정도로 예산안을 확충하는 식으로 여러가지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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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트랑 2012-02-01 2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앞으로 걱정이 태산입니다.
저의 아이들이 대학에 들어가기라도 하는 날에는....
겁나서 잠도 안옵니다요 ㅠ.ㅠ

stella.K 2012-02-02 11:57   좋아요 0 | URL
헉, 차트랑공님 아이가 있으신가 봅니다. 몰랐네요.ㅋ

cyrus 2012-02-03 22:06   좋아요 0 | URL
앞으로 우리나라 사회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이번에 장학금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으면 대학생이 될 다음 세대들에게도 악순환이
되물림된다고 생각해요. 10년 후에 지금보다 경제가 좋아질거라는
낙관적인 전망도 할 수 없으니까요. 경제 상황이 좋지 않는다면
장학금 문제도 심각해질 수 밖에 없고요.

재는재로 2012-02-01 2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아직 결혼도 않했는데 결혼하고 아이낳기가 무섭네요

cyrus 2012-02-03 22:08   좋아요 0 | URL
오죽했으면 88만원 세대들이 삼포 세대라는 또 하나의
별명이 있긴 하죠. 경기가 불황이니깐 집 마련하지도 못하도
결혼도 못하고, 아이도 못 낳게 되는,, 불행한 세대로 전략한 상태죠/

책을사랑하는현맘 2012-02-02 0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 앞으로 적금을 들고 있는데 1년 대학등록금이나 될까 모르겠어요.
진짜...점점 더 살기 어려워지니 어쩝니까...

cyrus 2012-02-03 22:10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등록금 문제가 확실히 부각된 지금 시점으로서는
현 대학생들에게는 숨통이 트일 수 있겠지만 향후 경기가 불황이라는
가정 하에 있다면 대학생이 될 다음 세대들이 걱정되기도 합니다.

차트랑 2012-02-02 17: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뽀록났네요 스텔라님^^

stella.K 2012-02-02 18:18   좋아요 0 | URL
아이, 아깝당. 총각인 줄 알았는뎅.ㅠㅋㅋㅋ
그럼 가끔 아이 얘기도 들려주시지 않구요. 흥!

cyrus 2012-02-03 22:10   좋아요 0 | URL
(^^)

맥거핀 2012-02-02 2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암튼 장학금을 타게 되셨다는 얘기지요? 정책으로 보았을 때는 아쉬움이 남는 일이지만, cyrus님 개인으로 봤을 때는 축하할 일이네요.^^

cyrus 2012-02-03 22:11   좋아요 0 | URL
이번에 도입된 국가장학금 제도가 대학생들의 고충을 확실히 덜어주게 될
정책이 될지 지켜봐야겠지만,, 일단 혜택을 받을 수 있으니 좋네요 ^^

순오기 2012-02-03 2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국가장학금 수혜대상자가 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닌가 봅니다.
축하축하~~~~~~^^
울 아들도 3월에 신청해야되는 거죠?

cyrus 2012-02-03 22:12   좋아요 0 | URL
아드님이 올해부터 대학생이라고 하셨죠?
신입생은 3월에 신청하는 거 맞습니다. 날짜 꼭 기억하시고
그 날에 신청하면 좋을듯합니다. ^^

 

 

 

 비밀 없는 스핑크스

 

 

 

 

 

 

 

 

 

 

 

 

 

 

 

 

 

 

 

 

오스카 와일드가 쓴 단편소설 중에 '비밀 없는 스핑크스'라는 제목의 글이 있다. 그가 쓴 단편소설들 중에 가장 내용이 짧은데다가 독자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작품이기도 하다. (아마도 이 단편소설이 실린 책이 유일하게 민음사에서 나온 <오스카 와일드 작품선>일 것이다)

 

제럴드라는 이름의 한 남자가 산책을 하던 도중, 아름다운 알로이 부인을 마주치게 되는게 한 눈에 반하게 된다. 제럴드는 알로이 부인을 만나고 싶어서 직접 부인과 대면하여 데이트 신청을 해보거나 부인의 하인을 통해서 편지를 수차례 보내 보지만 부인으로부터 빈번히 퇴짜맞을 뿐이다. 그러나 부인의 고혹적인 미모에 빠져버린 제럴드는 그녀와 꼭 결혼하리라 다짐한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 <모나리자(라 조콘다)>

 

 

나는 상자를 열어 보았다. 안에는 여자 사진이 있었다. 키가 크고 가냘폈으며, 크고 흐릿한 눈에 늘어진 머리카락이 묘하게도 그림에 나오는 여자 같은 인상을 풍겼다. 모피를 친친 감은 그 여자는 꼭 천리안을 지닌 사람처럼 보였다.  (중략) 

 

나는 주의 깊게 살폈다. 뭔가 비밀을 가진 사람의 얼굴처럼 보였다. 그러나 그 비밀이 선한지 악한지는 알 수 없었다. 그 아름다움은 많은 수수께끼를 빚어 만든 것이었다. 사실 형상의 아름다움이 아니라 심리적인 아름다움이었다. 보일 듯 말듯 입가에 감도는 희미한 미소는 달콤하다고 하기에는 너무 엷었다. (중략)

 

 "검은 담비를 두른 조콘다로군." 내가 대답했다.

 

 - O. 와일드 '비밀 없는 스핑크스' 중에서, pp 79, <오스카 와일드 작품선> 정영목 역, 민음사 - 

 

 

그는 부인에 대한 호기심을 뿌리치지 못한 채 며칠간 그녀 주위를 맴돌며 관찰한다. 아니, 관찰이라기보다는 염탐과 미행에 가까웠다. 제럴드는 자신의 행동이 부인을 사랑하는 남자의 권리라고 자기합리화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제럴드의 눈에는 알로이 부인의 모습은 수수께끼의 여인 그 자체였다. 수차례나 만나자고 제안을 해도 그녀는 완강하게 거부할 뿐이었다.

 

오랜 미행 끝에 제럴드는 부인이 사는 집을 알게 되었고 직접 그 곳으로 찾아가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에 대해서 물어보게 된다. 하지만 부인에 대한 제럴드의 사랑의 집착은 자신과 그녀와의 관계에 스스로 깨뜨리고 마는 경솔솔한 행동을 범하고 말았다. 자신의 행적에 대해서 집요하게 물어보는 제럴드의 행동에 알로인 부인은 기겁을 하게 되고 제럴드의 질문에 대한 대답을 기피할 뿐이었다.

 

결국 자신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한 채 자신의 정체를 숨기려고 하는 부인의 행동에 분을 참지 못한 제럴드는 그 자리에 집에서 뛰쳐나오고 말았다. 그 후로 한 달 뒤에 제럴드는 부인이 병으로 죽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된다. 부인의 죽음을 알게 된 제럴드는 집에만 틀어 박혀 아무도 만나지 않을 정도로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

 

하지만 여전히 부인에 대한 의심과 호기심이 남아 있었던 제럴드는 직접 죽은 부인의 집에 찾아가게 되는데 그 집에는 이미 다른 집주인이 살고 있었다. 제럴드는 집주인으로부터 생전의 알로이 부인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집주인에 말로는 알로이 부인은 아무도 만나지 않은 채 늘 혼자 살면서 차를 마시면서 책을 읽었던 보통 평범한 여인이었던 것이다.

 

이 소설은 제럴드가 자신이 겪은 슬픈 경험담을 친구에게 들려주는 식으로 전개되는데 죽은 부인에 대한 친구의 짤막한 평으로 소설은 부인의 정체를 영원한 미스터리로 남긴 채 애매모호하게 마무리짓는다.

 

"이보게, 제럴드, 알로이 부인은 그저 수수께끼에 푹 빠진 여자였을 뿐이네. 그냥 베일을 쓰고 그곳에 가서 자신이 수수께끼의 여주인공이라고 생각하면서 즐기기 위해 그 방들을 빌렸던 걸세. 비밀을 즐기던 사람이었던 거지. 하지만 그 여자 자신은 비밀이 없는 스핑크스에 불과했다네."

 

 - O. 와일드 '비밀 없는 스핑크스' 중에서, pp 85, <오스카 와일드 작품선> 정영목 역, 민음사 -

 

 

   

 

 여자, 스핑크스, 팜므 파탈

 

오스카 와일드는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은 아름다움이라는 기준에서 평가를 해야 하며 그 '아름다움'이야말로 삶의 최고 가치라고 역설하였다. 그의 예술 지상주의에는 미적 가치가 발현되기 위해서는 도덕적 기준마저도 배제되어야 한다고 했다. 자신의 매혹적인 미오와 춤을 무기로 계부인 헤롯을 홀리게 만드는 팜므 파탈이면서도 피가 뚝뚝 흐르는 세례 요한의 목을 요구하는 광기서린 감정을 지닌 살로메를 통해 관능적인 아름다움을 창조했다.

 

 

 

 

 

앵그르 <스핑크스의 수수께끼를 설명하는 오이디푸스>  1808년

 

 

 

 

 

 

 

귀스타브 모로 <오이디푸스와 스핑크스> 1864년

 

 

 

 

단편소설 '비밀 없는 스핑스크'에서도 와일드는 한 남자를 매혹케 하면서도 자신의 정쳬를 절대로 드러내지 않으려는 미지의 여인을 팜므 파탈로 창조하고 있다. 덧붙여서 그녀를 자신이 만든 수수께끼를 통해 자신에게 도전하는 사람들을 잔인하게 죽였던 '스핑크스'로 비유함으로써 비밀을 간직한 채 매혹적인 아름다움을 발휘하는 팜므 파탈 이미지를 더욱 부각시켜주고 있다.

 

 

 

 

 

 

고대 이집트에서 전해내려 온 스핑크스는 파라오의 권위를 상징하고 왕릉과 사원을 수호하는 신성한 짐승이였다. 이와는 반대로 그리스에서 만든 스핑크스의 이미지는 이집트의 스핑크스와는 상반되는 이미지다. 두 개의 젖가슴을 지녔으며 여자 머리를 닮았으며 새의 날개에, 몸통과 발은 사자를 닮은 동물로 알려져 있다.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그 너무나도 유명한 수수께끼를 내서 그것을 풀지 못하면 잡아먹는 공포의 대상이었다.

 

수수께끼를 냄으로써 인간, 그것도 자신에게 도전하는 용기 있는 남정네들을 살해하는 스핑크스의 이미지는 풍부한 상상력을 지닌 화가들의 예술적 소재로 자리잡게 된다. 앵그르와 귀스타브 모로가 그린 스핑크스에서는 수수께끼로 오이디푸스를 유혹하는(?) 젖가슴이 달린 스핑크스로 그려져 있다. 두 화가 덕분에 스핑크스는 남성을 유혹해 죽음이나 고통 등 극한의 상황으로 몰아넣은 전형적인 요부 이미지로 변형된다.

 

 

 

 

 <마담 보바리>가 풍기문란죄를 받은 이유

 

 

 

 

 

 

 

 

 

 

 

 

 

 

 

 

 

 

모든 여성들이 마음대로 책을 읽을 수 있는 자유를 얻게 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은 일이다. 책이 처음 세상에 나왔을 때 책은 소수 귀족들에게만 허용된 사치품이었다. 중세에도 책은 종교의 권위를 의심하고 회의를 유발하는 지적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에서 금기 대상이었다. 더구나 인류의 원죄가 여성의 호기심에서 생겼다고 믿는 남성 우월주의의 유럽 사회는 여성의 독서를 엄격히 금했다. 왕의 총애를 받았던 정부나 부유한 귀족 집안의 부인들은 당시 유럽에 유행하던 최신 학문을 독서를 통해 섭렵할 수 있었지만 상위 10%가 아닌 나머지 90% 유럽의 여자들이 배울 수 있는 것은 위생과 자녀 양육에 관한 지식뿐이었다. 그저 아이만 잘 낳고 가정의 양육만 잘 하면 되는 것이었다.  

 

그래서 책을 읽는 여성들이 생겨났다는 것은 남성 지배의 그늘에 벗어나 여성들의 독립적인 지위가 신장됨을 상징한다. 여성들은 독서를 단순히 시간 때우기식의 자투리 행위에서 벗어나 사회적으로 자신을 드러내고자 하는 자아 존중의 욕구를 표출할 수 있는 진보적인 체험을 원했다. 하지만 남성들의 눈에는 여성들이 책 읽는 모습은 교양적이라기보다는 자신의 감정적 욕구를 절제하지 못하는 부도덕한 행위로 비춰졌을 뿐이었다.

 

 

 

 

 

 

 

 


 

 

 

 

 

 

 

 

 

 

 

귀스타브 플로베르의 소설 <마담 보바리>은 자유분방한 여주인공 보바리 부인의 행동으로 인해 발표 당시 사회적인 반향을 불러 일으킨 것도 있지만 결정적으로 보바리 부인이 책을 읽는 장면이 묘사된 부분은 당시 여성의 독서를 금기시했던 유럽 사회의 현실과 맞지 않았으며 보수적인 독자들 사이에서는 플로베르의 소설이 거부감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결국 플로베로는 이 소설 한 편 때문에 풍기문란 혐의로 기소되기까지 했다. <마담 보바리> 출간 이후로 보바리 부인처럼 여자들이 해로운 중독적 독서에 탐닉하지 않기 위해 만든 여자들에게 권장하는 도서 목록까지 등장할 정도였다. 20세기 초에 여성 권리 신장 운동이 유행하기 시작할 때까지 여성들은 오랫동안 남성들의 사회권위적 지배 아래서 교양의 안목을 넓힐 수 있는 지적인 권리를 누리지 못했다.

 

 

 

 

 

 "나는 그런 책 읽는 여자가 좋더라..."

 

 

 

 

 

 

 

 

 

 

 

 

 

 

 

 

 

 

 

 

 

오늘날에는 자신만의 라이프스타일로 생활하는 싱글녀, 알파걸들이 많이 늘어났지만 수백년 전만 해도 스스로 책을 읽는다거나 각종 문화 생활을 영위하는 독신녀는 곱지 않은 사회의 눈총을 받아야만 했다.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지 않은 채 지극히 자신의 개인적인 생활을 누리려고 하는 알로이 부인의 태도는 제럴드처럼 그 당시 사회적 우월감에 도취된 남성들에게는 이해할 수 없는 모습이었다. 소설에서는 제럴드가 책 읽는 알로이 부인을 혐오하는 장면은 묘사되고 있지 않지만 아마도 제럴드가 자신의 방 안에서 혼자서 책을 읽는 부인의 모습을 본다면 적잖이 당황했을 것이다.

 

버지니아 울프는 <자기만의 방>에서 남성의 도움 없이도 생활의 자립을 꾀할 만한 충분한 돈과,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자신의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자기만의 방'을 가질 것을 여성들에게 조언하고 있다. 울프가 말한 '방'이라는 것은 단순한 의미에서의 공간의 의미에서 벗어나 단절의 공간, 그리고 여성 예술가로서의 창조적인 삶을 위한 영역을 의미하기도 할 것이다.

 

울프는 여성들도 자유롭게 소설 창작을 할 수 있는 경제적이면서도 문화적인 독립의 공간을 주창했지만 이제는 마음껏 자유롭게 책을 읽을 수 있는 '자기만의 방' 또한 필요다하고 본다. 그리고 그 방은 자칫 폐쇄적으로 보일 수 지극히 개인적인 '방'이 아니라 남성들도 여성들의 독서 행위를 이해하고 허용할 수 있으며 그들의 태도에 받아들일 수 있는 개방적인 '방'이어야 한다.

 

오늘날에는 여성들도 소설을 쓰며 자신이 하고 싶은대로 문화생활을 마음껏 누릴 수 있을 정도로 경제적인 지위도 향상되었지만 여전히 남성들 사이에서는 책 읽는 여자에 대한 그릇된 인식이 남아 있다. 책 읽는 여자라고 한다면 내성적이며 결혼하고 나면 가정 생활을 제대로 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여자들은 자신보다 똑똑하다고 생각해서 지레 부담스럽게 느껴지기도 할 것이다.

 

 

 

 

구스타프 아돌프 헤니히  <독서하는 소녀>  1828년

(<책 읽는 여자는 위험하다> 슈테판 볼만, 웅진지식하우스, pp 130)

 

 

 

요즘 남자들은 다 똑같애 다들 예쁜 얼굴만 좋아해
하나같이 왜들 왜들 그래
나는 다른 곳이 더 예쁜데 근데 보이는 곳이 아닌데

 

 -  살찐 고양이 <예쁜게 다니> 노랫말 중에서 -

  

 

책 읽는 여자는 위험하지 않다. 오히려 책의 내용에 몰입된 진지한 모습이 아름답다. 신세경, 박보영, 아이유가 책 읽는 모습을 본다면 남성들은 그녀들의 매력에 푹 빠지겠지만 얼굴이 예쁘지 않아도 책을 읽으려고 하고, 읽을 줄 알고, 읽는 것을 좋아하는 여자들도 아름답다. 살찐 고양이의 노랫말처럼 여자는 예쁜게 전부가 아니다. 책 읽는 여자들에게도 남성들의 눈으로만 볼 수 없는 내면적인 아름다움이 숨어 있다. 단지 보이는 곳이 아니라서 우리 남성들이 그런 매력을 보지 못한 것뿐이다.

 

책 읽는 여자는 절대로 위험하지 않다. 무시무시한 스핑크스처럼 남자들을 잡아먹는 것도 아니고 헤치는 것도 아니니깐.

 

책 읽는 여자는 아름답다. 십년 전에 변진섭은 청바지가 잘 어울리고 김치볶음밥 잘 만드는 여자가 좋다고 하지만 이제는 책 읽는 여자도 남자라면 꼭 만나고 싶은 좋은 여자에 대한 희망사항 리스트에 추가해야 한다.

 

 

 "나는 그런 책 읽는 여자가 좋더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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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사랑하는현맘 2012-01-30 2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Cyrus 님은 그런 책 읽는 여자친구를 꼭 만나시길!! 아이유처럼 이쁘기까지하면 더 좋구요^^
옛날에 태어났다면 저처럼 책에 집착하는 사람은 일찍 죽임을 당했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ㅎㅎ

cyrus 2012-01-31 20:49   좋아요 0 | URL
이쁘지만 않아도 그저 마음 착하고 마음 맞은 짝 만났으면 좋겠어요 *^^*

아이리시스 2012-01-31 0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야, 세계문학전집 사셔서 엄청 알뜰살뜰하게 좋은 페이퍼 날려주시는 시루스님.
<마담 보바리>는 정말 좋아요, 문학사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추천을 많이 받아서이긴 한데, 없이 읽었다면 뭐냐! 했겠지만..
책읽는 여자 말고 책읽는 남자도 한 번 써줘요^^
이거 재밌어요^^

cyrus 2012-01-31 20:51   좋아요 0 | URL
2년 전에 200권 세트 구입했는데 안 읽은게 너무 많아요.
이제 한달 남지 않은 방학 때라도 읽어볼고 해요 ^^
이번 기회에 책 읽는 남자 나오는 소설을 찾아 봐야겠네요 ㅎㅎ

마녀고양이 2012-01-31 0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금 암울한 얘기인데...

제가 22세 때 사촌 큰언니가 자살해서 죽었어요.
그런데 큰집에서는 유일하게 책을 좋아하던 사람이었죠. 사촌오빠를 만났는데
저에게 그러더군요. "책을 너무 많이 읽는게 문제였는기라, 머리가 복잡해져서 그래.."

저도 책 읽는 사람을 좋아합니다, 하지만 항상 행위란 음과 양이 있는거 같아요.. ^^

근데, 저도 현맘님이 댓글 다셨듯이, 꼭 책 좋아하는 여자 친구 만나시기를 기원합니다!
(결혼까지 하면, 그집 책 비용은... ㅋㅋㅋㅋㅋㅋ)

stella.K 2012-01-31 12:49   좋아요 0 | URL
그건 맞는 것 같아요. 전혜린도 비슷하지 않나요?
나 아는 사람의 형도 그래서 정신이 좀 온전하지 못하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어요. 본인도 정상적여 보이진 않는데 그래도
사회성은 있는 편이라...
아, 이거 시루스한테는 영 도움이 안 될 말이네.ㅋㅋㅋ

마녀고양이 2012-01-31 17:03   좋아요 0 | URL
에이, 스텔라 언니.. 그러면 너무 비약이 되어버리잖아요.
책 좋아하는 우리 모두 정상이 아니게요?

그냥 시루스님의 책 좋아하는 여자란 페이퍼를 읽다가,
제 생각이 이상한 곳으로 흘렀어요.... 전혜린씨는 책을 좋아하는거 보다는
아마 기질의 문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만, 그분의 책을 읽으면
정말 몽환적으로, 그리고 덧없게, 그렇게 흐르는 느낌을 받거든요.

저두 횡설수설 중~ 헤헤.

stella.K 2012-01-31 18:15   좋아요 0 | URL
그럼 제가 말했던 그 사람의 형이 전혜린을 닮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이건 또 뭔 궤변이래.ㅋㅋㅋ
뭐 요는 뭐든 과유불급은 안된다는 말씀 아니겠슴까.
아참, 수습이 안되는군요.ㅎㅎㅎㅎㅎ

cyrus 2012-01-31 20:52   좋아요 0 | URL
그렇겠죠. 음과 양에 대해서 자세히는 모르지만 한 쪽이 맞지 않거나
더 강하면 당연히 반대 쪽에서는 불리할 수 밖에 없죠.

책 비용쯤이야 ㅎㅎ 사랑하고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서라면
감당할 수 있어야죠 ^^

cyrus 2012-01-31 20:54   좋아요 0 | URL
윗 두 분이 말씀하시는 전혜린 씨는 이름은 들어봤는데
그 분의 글을 아직 안 읽어봤어요. 그 분이 쓴 수필집 유명하다던데..
읽어봐야겠어요 ^^

stella.K 2012-01-31 1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루스는 그냥 책만 좋아하는 여자를 만나라. 많이 읽지는 않는.ㅋ
책도 책이지만 성격 좋은 여자 만나야지. 살아가다 보면 그게 갈수록
뼈저리게 느껴지는 때가 올거야.ㅎㅎ

cyrus 2012-01-31 20:55   좋아요 0 | URL
맞아요, 성격이 좋아야죠 ㅎㅎ

꽃도둑 2012-01-31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지 책을 많이 읽어서 위험한, 가령 정신에 문제가 오는 건지... 위에 분들 글을 읽으면서 생각해보게 되네요. 저도 어릴 적에 이웃에 살짝 돈 사람이 있었는데 너무 공부를 많이해서 그렇다고 어른들이 말씀하시는 걸 들었어요. 그게 사실이라면 비극적인 결말인거죠..
하지만 단지 책을 많이 읽어서,,,공부를 많이 하다보니...정신상태에 문제가 온다?
수긍하기 어려운 전제라고 봐요...
편향성의 문제,,,편독의 문제...책을 통해 소통해야하는데 책으로 인해 고립되어서 생긴 문제가 아닐까 싶어요. 그래서 건강한 책읽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네요.

마녀고양이 2012-01-31 16:50   좋아요 0 | URL
아하, 그건 아니예요...
전 그 이야기를 하려는데 아니었답니다. 그냥 갑자기 떠올라서요.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도 있더라.. 이런 거였죠. 책 많이 읽는다고 문제면
다들 문제 투성이게요... 저희 사촌언니가 죽은건, 그것보다는 집안 분위기 탓이었고... 저 역시 어느 정도 원인을 아는지라, 책 때문이란건 말두 안 되는 탓을 하는거죠.. 너무 속상해서 저희 사촌오빠가 하는 말이였지요.. 그냥.

이런, 진짜 제가 희안한 댓글을 단게 되었네요. ^^

cyrus 2012-01-31 20:57   좋아요 0 | URL
사람들마다 책 읽는 여자들에 대한 생각의 차이가 있는가봐요.
꽃도둑님 말씀대로 건강한 책읽기를 하는 것도 중요하죠.

감은빛 2012-01-31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성이든 남성이든 책 읽기를 즐기고, 좋아하는 사람은 누구나 좋아보여요.
특히 독서취향이 비슷하면 더더욱 관심이 생기게 되더라구요.

cyrus 2012-01-31 20:58   좋아요 0 | URL
맞아요, 좋아하는 작가나 책이 같다거나 독서취향이 비슷하면
금상첨화죠 ^^

노이에자이트 2012-01-31 17: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Cyrus 님은 이번 글에서 오스카 와일드에 중점을 두어서 논했는데 댓글들은...하하하...

비밀없는 스핑크스도 당연히 좀 오래된 번역본이 있죠.제가 읽은 바로는 그 여인은 스스로를 신비주의로 포장한 보통여자였어요.남자가 낚였다고 봅니다...줄거리에서 더 나아가면 이쁜 여자도 알고 보면 방귀뀌고 똥누고 산다...그런 결론이 되겠죠.

cyrus 2012-01-31 21:02   좋아요 0 | URL
ㅎㅎ 그러게요. ^^;;

그런데 와일드의 단편 중에 독특했어요, 내용이 짧은 것도 있지만
여주인공의 정체에 대해서 미스터리하게 결론 지은 것도 인상 깊었고요.
항상 와일드의 글을 읽으면 내용에 대한 여운이 남는 편인데
이 단편 역시 저에겐 그런 글들 중의 하나에요 ^^

비로그인 2012-01-31 1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마녀고양님과 같은 응원을 해봅니다...^^;;
마지막 노랫말이 정말 공감가요! 히히

cyrus 2012-01-31 21:02   좋아요 0 | URL
ㅎㅎ 고맙습니다. 살찐고양이 노래도 좋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