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피한 슬랩스틱 - 길에서, 집에서 있을 친구를 위한 BGM

 

 

책을 챙기다가 문득 작년 추석 때 서재에 '친구를 위한 BGM'을 틀어 놓고 간 생각이 났다. 지진에는 무감했지만 기억 앞에서 나는 참 부단히 흔들린다.

음악으로 태어났다면 나를 모르면서 당신은 나를 사랑했겠지. 사람이어도 마찬가지인가. 음악도 음악 나름인가.

음악이 음악을 미워하는 건 본 적 없어. 모든 음이 서로 공존할 뿐.

음악은 말하기 보다 듣기가 더 중요하다고 알려주는 최고의 선생님.

 

 

 

엣지 웹사이트에서 리 스몰린과 논쟁을 이어나갈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처음에는 그럴 생각이 없다고 했다. 일반 독자에게 설득력 있고 설명하기도 아주 쉬운 개념이라고 해서 그것이 항상 최고의 개념은 아니라는 것이 문제다. 사람들은 깊이 생각하지 않고 이렇게 말한다. "아하, 이해되네. 이렇게 간단한 것을 다른 사람들은 왜 그렇게 복잡하게 만들어놓는 거야?" 이 질문에 답하자면, 이런 간단한 개념들을 들으며 다 이해되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사실 심각한 기술적 결함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으며, 올바른 개념은 설명하기가 무척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나 같은 사람들이 할 수 있는 말이라곤 이것밖에 없다. "제 말을 믿으세요. 저는 제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 사람은 몰라요. 저 말고도 이러저러한 사람들이 저와 생각이 같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당연히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없고 승자가 없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ㅡ《주의 통찰》, 11장 인간 원리 논쟁, '레너드 서스킨드의 '마지막 편지'

 

휴가 때도 과학 책만 읽었는데, 추석 때도 과학 책을? 고민이다. 나 좀 그만 괴롭혀, 과학아ㅜㅜ,,,, 어디 과학뿐인가 만은.

이렇게 어리석은 나는 가을을 또 만났네.

 

 

 

 

 

 

 

Spain -  Nobody Has to Know

 

 

 

 

 

 

 

Stateless - Leave me now [Gilles Peterson GP04 Eclectic](2003)

 

 

 

 

 

Karl Olandersson - Moon River

 

 

 

 

 

FreeTEMPO - Sky High

 

 

 

 

 

Nicola Conte - Bossa Per Due (performed by Thievery Corporation)

 

 

 

 

 

Nitin Sawhney - Eastern Eyes

 

 

 

 

 

 

Nina Simone - Black is the color of my true love's hair

 

 

 

 

 

 

 

 

 

 

 

 

 

 

lauryn hill- Feeling good

 

 

 

 

 

 

Nick Cave & The Bad Seeds -  We Came Along This Road

 

 

 

 

 

 

 

 

Off Course - Uncertain Mee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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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불가피한 슬랩스틱 - 친구를 위한 BGM 3
    from 공음미문 2017-01-27 07:27 
    조르조 아감벤 《불과 글》리뷰를 정리해야지 맘이 편할 거 같아 어머니에게 혼나면서 귀성길을 미뤘다. 이렇게 하고 나니 속이 시원한가 하면 잘 모르겠다. 가지고 갈 책이 기대되면서도 한편 맘을 무겁게 하기 때문에. 아아, 책은 미니 감옥 같다. 미니라고 하기엔 무게가 나를 압도하기까지! 읽기 시작한 로저 에커치 《잃어버린 밤에 대하여》, 에드워드 S. 케이시 《장소의 운명》는 모두 놀라운 책이다. 두 사람 다 우리가 간과하고 있던 밤과 장소에 대해 독
 
 
2016-09-13 22: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9-13 23: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9-13 23: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9-13 23: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6-09-13 23: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인사말 깜빡할 뻔했어요. 즐거운 추석 연휴 보내세요. ^^

AgalmA 2016-09-13 23:33   좋아요 1 | URL
cyrus님 바쁘신 거 아니까 그런 걸로 섭섭해하지 않습니다^^ cyrus님도 연휴 잘 보내세요/

양철나무꾼 2016-09-13 23: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agalma님, 추석때 어디가세요?
작년 5월인가 6월쯤 어머니가 수박까지 싸들고 오셨던거 기억나요.
그 어머니 뵈러 가시겠네요.
전 님의 글도 글이지만 음악들이 정말 넘나 좋아서 말예요. 시댁 갈때 전부 다 리필해서 들고가고 싶어요. 근데 스페인은 활성화가 안되는데 제것만 그런가요?
암튼 보사노바의 리듬에 한없이 빠져들며 몸을 맡기며...
님도 행복한 츄석 되셔야 해요, 그러셔야 해요~ㅅ!

AgalmA 2016-09-14 01:11   좋아요 1 | URL
제 컴으론 이상이 없었는데; Spain 다른 설정으로 다시 올렸어요/
수박 얘기ㅎㅎ 수박 싸들고 다닐 정도의 체력은 안 되셔서ㅎ 올라오셨을 때 제가 샀어요. 수박은 혼자서 사먹긴 참 부담스럽잖아요;;
양철나무꾼님과 며느리가 제겐 잘 매치가 안됨ㅋ;;
백 마디 말보다 음악 한 소절이 더 나을 때가 많은 거 같아요. ˝괜찮다, 괜찮다˝ 그런 울림...
추석 잘 쇠시고,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뵈어요^^/

아무 2016-09-13 23: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니나 시몬 말고는 처음 들어보네요^^;; 예전에 사놓은 박스셋을 뒤적거리면 음반이 나올 거 같긴 한데.. 들으시는 음악의 범위도 다양한 듯해서 감탄하곤 합니다. 내친 김에 bgm 첫번째도 다시 정주행을.. ㅎㅎ 생각해보니 제가 예전만큼 음악을 열심히 찾지 않는 것 같아요;; 이렇게 자기반성을 또 하고.. ㅎㅎ
어떤 분야에 꽂힐 때는 쭉 파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인 듯 싶어요. 과학책이 연휴 때 읽기 편한 책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서 전 읽던 책 중에 바우만 책은 안 가져갈 생각입니다^^;;
즐거운 추석 연휴 보내세요!!

AgalmA 2016-09-14 01:12   좋아요 1 | URL
니나 시몬을 아시다니 아무님도 상당히 음악 듣는 친구셨구만요^--^)
저도 음악을 예전만큼 밤새워 듣지는 못하는데, 요즘 팟캐스트 정주행하는 게 너무 많아 더 타격이 큼ㅎ;;
예, 작가 전작 탐독처럼 분야별 공부에 몰두하는 것도 도움이 되죠. 개념을 계속 복습하며 체계가 잡힌다고 할까.
바우만ㅎㅎ 네, 안 가지고 가시는 거 찬성합니다.
모처럼 여유롭게 책 읽는데 즐거운 책 읽고 싶습니다^^
아무님도 추석 연휴 잘 보내세요/

양철나무꾼 2016-09-13 23: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감개무량할 수가~^^
그런데 프리템포 간주 부분이요, 우리나라 어느 곡이랑 너무 닮았는데 기억이 안나네요. 죄다 좋아요~^^
이 밤 이런 곡 올려주신 님~, 사랑합니다.
백마디 말보다 음악 한소절이 나을때도 있지만. 이런 완전 감성맞춤하여 음악 올려주신 님께 애정표현은 사랑한단 말 한마디로 부족하죠, 헤에~^^

제가 매치 안되는 님께 더 충격적인 한마디 하자면 저 종가집 맏며느리 랍니다~, 불끈~!

생각났어요, 빅뱅 거짓말~^^

AgalmA 2016-09-14 02:06   좋아요 1 | URL
예, 빅뱅 그 곡이 FreeTEMPO - Sky High 표절했다는 논란이 있었죠. 시부야케 음악풍이란 게 비슷비슷해서....진실은 작곡자만 알겠죠ㅎ FreeTEMPO 국내 소개 됐을 때 서점에서 화제의 신간 입소문나듯 그랬죠ㅎ FreeTEMPO 리듬이 톡톡 튀어서 암암리에 국내 뮤지션들에게 영향을 많이 줬을 걸요. 작가들 글에서 우리가 문장 영향 받듯. 앨범 전체듣기 해보세요. 청량함 가득^^

종가집 맏며느리ㅋㅋㅋㅋ 그런 분께 애정표현은 처음 받아 봅니다. 감사요ㅋㅋ;;;;

2016-09-14 01: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9-14 02: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물고기자리 2016-09-14 13: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수박 이야기 저도 생각납니다!^^

달고 짠맛의 수박이었던 것 같은데,
제가 그때 A 님과는 초면이었던지라 댓글을 달까 말까 망설이다가 좋아요만 소심하게 눌렀던 기억이 나요 ㅎ

음악 잘 듣겠습니다!^^ 연휴 잘 보내세요~

AgalmA 2016-09-18 16:46   좋아요 1 | URL
^^
그 이후 물고기자리님과도 달고 짠맛의 대화 많이 나누게 되었죠.
추석은 역시 나눔의 날인가 봅니다. 이웃들과 이야기 송편 가득 :)

친구들을 위한 음악 상 차리길 잘했네요:)

[그장소] 2016-09-17 1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쁜 송편은 챙겨 먹었나요? 전 아무래도 수면부족이 심했는지 컨디션이 그닥 좋질 않아서 기운이가 없어요! ㅎㅎㅎ
힘이 나야 책도 들고 보는거구나 , 느낀다니까요! 좀 들고있다가 내려 덮고 또 좀 들고 있다가 덮고 그러고 있으니 ㅎㅎㅎ
힘 좀 나게 음악들 잘 들어야겠네요!^^

AgalmA 2016-09-18 16:46   좋아요 1 | URL
어머니가 개떡 주시던 걸요ㅎㅎ 쑥 캐서 넣은 개떡 식감 좋더라고요~ 전 추석 때도 불면이 심해 어머니 밤잠도 설치게 만드는 민폐만ㅎ;
네, 독서도 의욕과 체력 다 받쳐줘야^^...
한국땅 내에서 이동도 힘드네요. 이래서야 세계일주는 커녕;;;
음악은 입맛에 맞으셨는지 모르겠습니다^^

[그장소] 2016-09-19 00:43   좋아요 1 | URL
틈틈이 들으려고 유툽에 저장만 , 아직 해놓은 상태고요 . 드뷔시 달빛에 좀 지치면 바로 들어볼 참입니다!^^
늘 신선한 음악들로 충격을 주시니 이번에도 잔뜩 기대중예요 ..아껴먹는 거랄까요!^^
이번 엄마가 다녀가면서 모시떡을 잔뜩 싸다주셨는데 ...아직 맛도 안봤어요 ..냉동실 자릴 차지하고 있고요 ..전 쑥떡쑥떡 좋아해요! 맛이 그윽하니 ..쑥향이가 화악 퍼지는게 좋더라고요!^^ ㅎㅎㅎ 불면은 저도 같아서 울면 이라도 먹어야하나 했네요!^^ㅋ

[그장소] 2016-09-21 09: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Spain - Nobody Has to Know 오전 취향 저격 이네요! 잔잔하니! ^^
아무도 알 필요없다는 듯
아무도 알 필요없다는 듯


AgalmA 2016-09-21 15:13   좋아요 1 | URL
☺️
내가 뭘 듣든 아무도 알 필요없지만, 누군가에게 권할 땐 조심스러워서....일단 성공적!

[그장소] 2016-09-21 18:33   좋아요 1 | URL
음, 오전에 눈 쉬면서 들었어요!^^
 

 

 

 

 

 

 

 

 

 

표피만 본다면라비안 나이트 이슬람교 사상에 바탕을 둔 외설, 라스 폰 트리에 영화 포매니악 볼륨 1 & 2는 기독교 사상을 유희하는 외설일 것이다. 금욕주의자 셀리그먼과 여자 색정광 조라는 구도는 아라비안 나이트에서 왕비 때문에 여성 혐오에 빠진 샤리야르 왕과 치료자이자 이야기를 들려주는 샤라자드의 변형이다. 방안에 있는 물건들과 이미지를 통해 조는 이야기를 시작한다. 오르가슴을 계시로 비유하기, 악마로 간주되는 웃는 아기낳기, 바흐의 성가 구조를 성교 관계로 비교하기, 조의 인생 역정을 예수 수난에 빗대기 등등 종교 세계에서는 신성 모독이 될 이야기를 라스 폰 트리에는 영화 세계로 가져와 거침없이 풀어낸다.  이야기의 유희와 성의 유희가 맞물려 있는데, 조가 방안에 있는 물건으로 엮어 꾸민 이야기일 수도 있다. 특히 조의 연인이었던 제롬의 등장이 모두 우연인 것을 셀리그먼이 지적하는데, 그도 우리도 이야기 주체인 조를 따라갈 수밖에 없다. 역사적으로 이야기와 성의 주체가 남성 중심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이 설정은 라스 폰 트리에가 철저히 주체 역전을 이끌어내려 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셀리그먼이 역사와 철학 등을 언급하며 해석을 추가할수록 이야기는 분명해지기보다 모호해진다.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우리가 눈여겨볼 것은 왜 이 이야기들이 끝없이 부활하는가이다. 결코 충족되지 않는 性은 生의 모습 그대로라는 듯.

 

님포매니악은 뉴턴 낚시부터 첫 장을 펼친다. ‘강태공이나 어장 관리라는 말도 있듯이 낚시는 인간의 여러 습성을 나타낸다.

 

척수 끝에 달려 있는 1.4 킬로그램의 뉴런, 신경 섬유와 섬세한 화학 반응으로 이루어진 뇌야말로 가장 뛰어난 최고의 낚시 도구다.

폴 퀸네트 인간은 왜 낚시를 하는가  

퀸네트는 고대 이집트 달의 여신이 절반이 물고기 모습이었으며 이것이 인어의 시초인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물고기는 예수의 상징이기도 한데, 중세 찬송가에서는 예수가 동정녀가 잡은 작은 물고기로 언급되었다. 고대 로마 시절에는 물고기 그림이 크리스트교를 상징하기도 했으며, 교회 건축에서 들어가는 입구가 아치형 양식인 것은 물고기 형상에 바탕을 둔 것이란 미학 해석도 있다.

 

 

 

미국으로 이민 온 유대인이자 건축가인 프랭크 게리의 건축은 물고기 형상이 많다. 유대교 안식일에 생선요리를 올리는 것 때문에 그는 잉어를 자주 접했고, 동네 꼬마들에게 물고기를 먹는다는 걸로 놀림당하며 물고기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다. 게리는 무신론 입장이지만 그의 물고기 디자인은 집안의 종교 영향도 있었으리라고 본다. 그는 오랜 기간 진화해 온 자연의 창조물이자 지속적인 형태를 띤 물고기의 특성을 미래 대안으로 보고 물고기 디자인을 각종 형태에 도입했다.

  

 

 

 

 

이렇듯 우리의 생활, 풍습, 이야기 속에는 종교가  스며들어 있다. 무신론자라고 하면서도 셀리그먼은 종교적인 것들에 심취해 있고, 조는 죄의식에 사로잡혀 있다. 사드 사드 전집 1 : 사제와 죽어가는 자의 대화의 참회 구도가 떠오르기도 하는데, 셀리그먼은 시종일관 조의 삶이 죄가 아니라고 말한다. 자신의 성 문제 원인도 모른 채 휘둘리기도 하고 억제하려 노력도 하면서 치열하게 산 조의 삶에 대한 공감이자, 피할 수도 모른 채 할 수도 없이 자신의 삶을 감당해야 하는 인간 삶에 대한 이해였다.

 

 

 

 

종교뿐 아니라 라스 폰 트리에는 셀리그먼을 통해 제논의 역설, 자연계 어디에서나 볼 수 있다는 피보나치의 수열, 볼셰비키 혁명, 프루지크 매듭, 007 리볼버 총 등 온갖 이야기들을 性과 접합한다. 이 연결들이 참 근사해 (내 주제에 어쭙잖게도) 김기덕 감독이 이걸 배운다면 좋을텐데 했다.

性은 트라우마이자 트리거(방아쇠)가 될 수밖에 없을까.

조가 모든 이야기를 털어놓고 셀리그먼을 인생의 첫 친구로 받아들이는 순간, 금욕을 자신하던 셀리그먼은 그녀를 겁탈하며 배신한다 마지막 이야기 소재가 총이었던 이유이고, 등장한 총은 발사된다. 연극 무대처럼 하룻밤 동안 펼쳐진 이야기는 허망하게 끝난다. 그러나 이것은 라스 폰 트리에의 결말이기도 하다. 종교와 성이라는 금기를 무던히 해체하려 했던 라스 폰 트리에는 구축된 세계를 와장창 부수는 결벽쟁이 예술가이다. 초기 영화에서는 무력한 수난의 주인공이었던 여성들이 도그빌, 멜랑콜리아, 안티 크라이스트, 님포매니악등을 거치며 점점 주체적인 여전사의 면모를 갖추어 온 건 시대의 영향일까, 라스 폰 트리에의 요구일까.

킴 베이싱어가 주인공인 라스 폰 트리에 2014년 작 <I am Here>를 아직 보지 못 했다. 라스 폰 트리에가 여성을 통해 꾸준히 세상을 보는 방식에 대해 나는 판단을 유보한다. 낚시꾼이기도 했던 크 트웨인상상력이 빈곤해지면 판단을 미루라고 한 말에 따라.


 

 포매니악 2

자신의 나무- 영혼을 찾는 기나긴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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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09-11 23: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러고 보니 예수의 한때 직업이 어부였다는 사실은 이런 개연성을 유추하게 됩니다......

AgalmA 2016-09-12 01:06   좋아요 1 | URL
예수가 베드로와 안드레에게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게 하겠다는 표현도 연결되겠죠.

서니데이 2016-09-13 20: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agalma님 즐거운 추석연휴 보내세요.^^

AgalmA 2016-09-13 22:13   좋아요 2 | URL
고마워요. 서니데이님도 추석 맛난 거 많이 먹고 기운내길 빌어요/

북다이제스터 2016-09-13 20: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즐겁고 편안한 한가위 보내세요. ^^

AgalmA 2016-09-13 22:14   좋아요 2 | URL
올해 추석도 북다이제스터님이랑 인사 하이 파이브하네요^^/ 북다이제스터님도 원기 충전되는 시간되길요~

21세기컴맹 2016-09-14 14: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풍요로운 추석되시길 컴백을 기뻐합니다.
전 아버지와의 관계 ashtree 물푸레나뭇잎의 부분에서 느낌이 팽창했습니다,
담과 벽의. 넘어섬을 위한 해학은 그 영화의 산소공급기였죠 다시 봐야겠어요 ^^

AgalmA 2016-09-14 17:30   좋아요 2 | URL
21세기컴맹님^^ 그간 잘 지내셨습니까.
안그래도 첫번째 볼 때는 자세히 보지 않았던 나무와 아버지 캐릭터에 대해 이번에 더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물푸레나무를 가장 이상적인 나무라 말하면서 자신의 나무는 떡갈나무라고 하는 아버지를 보며, 이상과 자기의 상관관계에 대해 생각해 봤죠. 물론 라스 폰 트리에가 물푸레나무의 신화성과 외양의 성적 느낌을 감안했다는 건 두 말 할 필요도 없겠고요.
오프닝은 다시 봐도 명장면이더군요. 그렇게 감각적이고 섹시한데 서정적이기까지(그걸 잡아내는 능력에 탄복)...거기다 람슈타인 음악을 넣는 파격! 라스 폰 트리에 영화는 한 번 보는 걸로는 정말 만족이 안됩니다. 말씀하신 담과 벽을 넘는 해학....오프닝과 클라이막스 골목씬, 조와 셀리그먼이 좁은 골목을 비집고 들어온 아침 햇빛을 보는 광경이 생각나네요. 갇힘 속에서 우리의 시선과 행동들, 그리고 깨달음. 무엇보다 벽 속에서는 나무가 제대로 성장하며 살 수 없다는 점에서 이 영화 속 나무의 상징성은 크죠. <안티 크라이스트>에서 나무 이미지는 원시성과 종교성에 가까웠다면.
21세기컴맹님도 추석 연휴 즐겁게 지내시길 바랍니다. 오랜만에 대화나누게 되어 기뻤습니다. 고맙습니다.

[그장소] 2016-09-17 1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석 전 날 집에 들린 오라비는 추석날까지 낚시를 하러간다고 갔는데 ,
겨우 두마리 손맛을 보곤 밤을 꼬박 세웠단 말에 그게 낚시의 묘미지 ..하고 떠들었네요!^^

AgalmA 2016-09-18 16:41   좋아요 1 | URL
취미를 가지지 못해 제게 따분한 채널이 바둑과 낚시였는데, 그건 아무래도 대리만족의 분야는 아닌가봐요^^

[그장소] 2016-09-19 00:44   좋아요 1 | URL
전 낚시는 좋아해요 .바둑은 글로 읽는게 아직 더 좋더라는 , 대리만족을 거기서 대신 느낀다는 바둑 돌은 뭐 제대로 잡을 줄로 몰라서 알까기나 하는 ㅎㅎㅎ

AgalmA 2016-09-19 03:01   좋아요 1 | URL
바둑과 낚시....기다림에 대한 각오와 도전이 대단한 분야라 제가 지레 겁을 먹었던 건지도 몰라요. 골프를 흥미롭게 보던 적 있는데, 바라보는 입장에서는 지루한 듯도 하지만 동참한다는 입장에서는 한가한 듯해 좋았던... 견딜 수 있는 시기와 즐길 수 있는 시기가 있는 것인지도 모르죠^^

[그장소] 2016-09-19 01:47   좋아요 1 | URL
아 ..기다림에 각오가 필요하죠 ..아무래도! 잊고있었는데 ..기다림이 견디는 일이란 걸요 ..당연한줄 알았다고나 할까 ..바보같이 ..ㅠㅠ

AgalmA 2016-09-19 03:03   좋아요 1 | URL
어떤 기다림 때문에 그 견딤은 잊고 계셨을까요^^ 살다보니 기다림과 견딤이 꼭 1:1 대응만은 아닌 거 같아서. 1:1 대응을 고집하다보면 또 고통이 생기고 물러나고 싶고...그래서 넌 안돼! 이려나요ㅎ;
다음을 진행하려면 많은 걸 잊고 버리고 해야 하는 게 삶인지라...그장소님 바보 아님~

[그장소] 2016-09-19 03:47   좋아요 1 | URL
으흣 ~^^ 위로가 되네요 ..머물기만 하면서 기다린건 아닌것 같아서요!^^ 1: 1 대응이 아니었죠 ..일방적이고 몰아주기 식 대응인데 그러때마다 미지의 것으로 대신하면서 정말 상상으로 기다릴 수 있었던것 같네요 ..^^
편리하게 도망을 친 것도 같고요! ㅎㅎㅎ

AgalmA 2016-09-19 04:32   좋아요 1 | URL
별 건 아니지만 위로가 되는 대화였습니까ㅎ;
상상의 기다림. 그건 한밤의 불면처럼 우리를...

[그장소] 2016-09-19 04: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Agalma님 과의 대화는 늘 , 그럼요 ..치명적인 말도 뼈아픈 말도 제긴 다 고마운 위로 입니다 . 하릴 없는 농담도 그렇고!^^ ♡

AgalmA 2016-09-19 04:52   좋아요 0 | URL
오늘은 좀 치명적인 책을 본 뒤 여운 때문에 농담 엔진 발동이 잘 걸리지 않았습니다ㅎ 제가 그장소님께 치명적이고 뼈아픈 얘기를 할 주제가 되나요. 허허... 상상 속의 그장소님 그림이나 끄적끄적 그려볼 밖에^^;
 
아름다운 애너벨 리 싸늘하게 죽다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8
오에 겐자부로 지음, 박유하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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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어가면서 저항하는 힘이 감퇴했음을 감안해서 대부분의 질문들을 무시하지는 않았지만,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다가 뜻밖의 대화에 휩쓸리게 되면, 그 후에 방금 전 하던 생각으로 되돌아가는 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충분히 그럴 나이가 된 것이다. 이야기를 복잡하게 하지 않으려면 진실을 말하는 것이 가장 좋다.

아직 백 살까지는 시간이 있지. 소설도 주제보다는 새로운 형식을 발견하면 쓸 생각이야.”

끝까지 못 찾을 수도, 있습니까?”

그럴 수도 있겠지.”

그래도 소설가로 살겠다는……

그렇게 생의 마지막을 맞이할 거다.”

 

오에 겐자부로 아름다운 애너벨 리 싸늘하게 죽다》 

 

 

 

박범신 은교속 이적요의 대사 “너희 젊음이 너희 노력으로 얻은 상이 아니듯, 내 늙음도 내 잘못으로 받은 벌이 아니다처럼 젊음에서도 늙음에서도 우리는 본디 승자가 아니라 수용자이다. 노년은 살아갈 기회는 줄지만 그동안 치열히 노력해왔다면 더 넓게 해석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격동의 시대를 산 두 노장, 범신에 겐자부로는 여전히 을 고민한다. 박범신은 촐라체로 국내 최초로 인터넷 블로그 연재를 한 바 있다. 아름다운 애너벨 리 싸늘하게 죽다》는 영화의 형식을 빌려 왔다. 형식너머엔 작가로서 한 인간으로서 그들의 갈망이 자리하고 있다. 박범신 은교》가 남성 판타지와 늙음에 대한 고민이 강했다면, 오에 겐자부로 아름다운 애너벨 리 싸늘하게 죽다는 그가 사랑한 포 시집에서 애너벨 리와 나보코프 롤리타를 모티프로 가져와 상처받은 여성과 사회의 화해를 이끌려 했다는 차이가 있다. ‘상처받은 개인과 공동체의 화해에 대한 모색은 오에 겐자부로 작품에서 늘 드러나는 주제이다.

름다운 애너벨 리 싸늘하게 죽다애너벨 리에 대한 오마주이기도 한 오에 겐자부로가 쓴 첫 장편 싹 뜯고 아이 치기(1958), 노벨상을 받은 만엔원년의 풋볼》(1967), 그의 장애 아들 히카리, 그가 사랑했던 문학, 시대에 대한 고민을 총망라해 이야기를 펼친다.

그의 고향 시코쿠에서 일어난 1860년 만엔원년에 일어난 농민봉기에 대한 이야기를 개인적 체험으로 종결한 엔원년의 풋볼에 대한 아쉬움을 그는아름다운 애너벨 리 싸늘하게 죽다에서 일본을 무대로 한미하엘 콜하스 시나리오를 쓰는 과정을 통해 다르게 해석해보고자 한다. 알다시피 하엘 콜하스는 영주의 부당한 횡포에 대한 억울함에서 시작되었으나 이후 체제에 대한 항거로 커진 독일의 봉기를 다룬 이야기이자 실화이다. 오에 겐자부로가 쓰는 미하엘 콜하스의 주인공은 실제로도 극 중에서도 남성에게 유린당한 사쿠라라는 으로 바뀐다.

  

 

전후 일본에서 왜 봉기가 일어나지 않았을까요

 

오에 겐자부로 아름다운 애너벨 리 싸늘하게 죽다 에이전트 대사

 

 

2차 세계 대전에서 패전한 일본이 부당한 외세에 순종했던 은유는 사쿠라가 죽은 애너벨 리를 연기하며 잠든 사이 미국 장교에게 성적으로 착취당한 걸 무의식 속에서만 감지한 채 정신 승리로 이겨보려 한 설정으로 제시된다.

 

   

“'I'는 죽은 애너벨 리의 몸에 이상한 짓을 하지는 않았나요.”

오에 겐자부로 아름다운 애너벨 리 싸늘하게 죽다 야나기 부인 대사

 

 

우리가 아름답게 향유하는 포의 애너벨 리’, 나보코프의 롤리타’, 박범신의 은교에서 그녀들은 얼마나 주체인가 아름답고 가냘프며 상처받기 쉬워 더욱 사랑스럽고 신비로운 상징으로 소비되는 건 아닌가 비판받기도 한다. 이 책 제목이 왜 "아름다운 애너벨 리 싸늘하게 죽다"인지 이제 드러난다. 오에 겐자부로는 미하엘 콜하스의 주인공을 봉기의 주동자인 메이스케의 머니로 설정해 그녀들이 말할 수 있는 장을 만든다. 이것이 실현되기 위해 소설에서는 30년의 세월이 흐른다. 짧은가, 긴가.

    

 

비디오카메라는, 진한 빛깔의 단풍 햇빛에 반짝이는 숲에 에워싸인 여인들 무리로 들어간다. 사쿠라 씨의 탄식과 분노의 넋두리는 고조되고, 추임새에 화답하는 사람들은 파도를 이루며 흔들린다. 그 목소리와 움직임의 정점에서, 침묵과 정지가 찾아온다. ‘작은 아리아가 그곳을 가득 채우면서 사쿠라 씨의 외침 소리가 들리고 소리 없는 메아리로서의 별이 스크린에 반짝인다……

 

오에 겐자부로 아름다운 애너벨 리 싸늘하게 죽다마지막 장면  

  

 

 

우리는 모두 시궁창에 있지만 그중 누군가는 을 바라보고 있다스카 와일드는 말했다. 그 별은 단순히 하늘에 떠 있는 별을 말하는 게 아니다. 오에 겐자부로가 쓴 에세이  는 인간이 단순히 읽은 책에 대해서 말하는 게 아니듯. 나는 눈을 감고 세상에 깃든 별들을 책을 읽듯 떠올린다. 아프고 흐릿하지만 환하다.

 

 

그리고 도착한 詩 하나.

 

 

해군 버스가 지나가면서 그 많은 해군 가운데 하나가 찡긋 웃는다 나도 찡긋 따라 웃는다 머나먼 별 하나가 보이지 않는 다른 별 하나를 향해 그러하듯이…… 우리는 우리가 하는 일을 모른다 우리가 본 것들은 우리가 보고 싶어한 것이었는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란 또 누구인가 지나가는 것들은 제가 지나가는 줄 모르고 자꾸 웃는다 지나가는 그대의 짧은 머리카락이여, 우리가 본 것들은 모두 바람이 본 것들이다.

 

ㅡ 이성복, 높은 나무 흰 꽃들은 燈을 세우고 25

 

 

 

 

나도 바로 그렇게 마치 갑자기 시간이 휑뎅그레 비어 있어서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거기다 무언가를 기다리는 것도 아닌 시간이 오는 날을 향해서…… 이젠 시간이야 일찍이 그런 적이 없었을 만큼 많아. 앞으로 한 달 남았다고 의사가 말하지만, 한 달이란 어릴 때는 거의 영원에 가까운 시간 아니었나. 그래서 책을 읽네.
ㅡ 오에 겐자부로 《아름다운 애너벨 리 싸늘하게 죽다》 병상에서 고모리가 겐자부로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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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6-09-10 11: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리뷰는 왜 이렇게 제 가슴을 찡하게 만드나요?

좋은 구절이 많아 그 부분을 반복해 읽었네요.

슬프고 아름다운 음악 한 곡을 감상한 기분입니다.

AgalmA 2016-09-10 19:17   좋아요 0 | URL
그런가요. 오에 겐자부로가 소설을 그렇게 써서 저도 충분히 담아보려 했습니다. 불가능 하더라도 별빛을 담으려는 시도. 글을 쓰는 건 아마 그런 거라서. 시큰...
제 문장이 미약해 더 잘 담아내지 못한 게 아쉽습니다...

[그장소] 2016-09-11 19:37   좋아요 1 | URL
저도 동감이요 ! 감성 터지는 부분들이 많아요!^^

2016-09-25 14: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9-25 16: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9-26 12: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9-27 20: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왜 L인가

 

 

 

 

 

 

 

 

 

 

 

 

 

 

 

 

 

벌써 20전이 되었습니다. 한여름 우울 속에서 기형도 짧은 여행의 기록을 읽었던 일이. 그 책에서 강렬히 남았던 몇몇 인상 중 하나는 한열이 조카가 잃어버릴 뻔했던 고동색 샌들 한 짝입니다. 길에 버려진 많은 것들 중 신발은 유독 사람을 애잔하게 합니다. 머리끈이나 볼펜을 발견할 때와는 분명 다른 기분입니다. 맨발로 돌아가진 않았을 텐데 길에서 꼭 필요한 신발이 이젠 쓸모없음을 나타내는 걸 보는 당혹 때문입니다. 낡은 신발이면 서글픔으로 갈무리 되지만 멀쩡한 신발을 볼 때엔 사고를 떠올리게 되고, 아이 신발을 볼 땐 분실을 떠올리게 됩니다. 잃어버린 것에 대한 상실감을 알기에 사연을 생각하게 되고, 안팎으로 혹시나 다치지 않았을까 상대를 생각하게 됩니다. 끈이 떨어져 질질 끌다시피 하며 집으로 돌아왔던 어느 새벽을 떠올리며, 신발 한 짝이 없이 혹은 신발을 모두 잃은 채 걷는 길이란 어떤 것일까 생각하면 공감이 아니라 참담함이 밀려옵니다. 살해당해 버려진 사람들은 거의 신발 없이 발견되지요. 그때 신발은 살아 있을 때의 품위가 아니라 인격의 소멸을 의미합니다.
 
짧은 여행의 기록속 저 문장마다 속속들이 녹아 있는 우리들을 보게 됩니다.
 
우리들의 묘, 우리들의 사진, 우리들의 얼굴, 우리들의 땀, 우리들의 눈, 우리들의 눈물, 우리들의 뜨거움, 우리들의 꽃, 우리들의 술병, 우리들의 변기, 우리들의 구더기, 누구나 청년이었던 우리, 우리들의 어머니, 우리들의 딸, 우리들의 아들, 우리들의 손녀딸, 우리들의 뒷모습, 우리들의 가방, 우리들의 교차로, 우리들의 햇빛, 우리들의 첫 만남, 우리가 가지는 모든 감상(感傷)과 계시(啓示)에 대해서.

저는 망월동 공원묘지에 가보지 못 했습니다. 팽목항에도 가보지 못 했습니다. 그러나 그곳이 제 머릿속에 저장되어 영원히 되살아날 토포스(topos)라는 건 잊지 않습니다. 내가 지금 어디 있는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매 순간 잊지 않으려 하는 것과 나란한 추(錘)입니다. 당신도 그러리라 생각합니다.

힘내십시오, 친구. 태풍 속과 촛불 속은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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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6-09-09 01: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동시에 같은 책을 보는군요! 반갑게! ^^
글 너무 좋아요! 감성이 다른 면으로 폭발하는 aglama 님 글!
전 망월동 가봤는데, 지금은 무진장 변했겠죠? 그땐 묘지보다 황폐하게 큰 주차장이 더
인상깊었는데...ㅎㅎㅎ 날마다 오는 사람들도 아닌데 누굴위해 저리 큰 주차장이 필요한가,
묘지는 버석버석 드러난 흙들과 함께 마르고 있을 뿐이었는데..그런 생각 했어요.

AgalmA 2016-09-09 01:34   좋아요 1 | URL
저도 기념관 같은 데 가면 황량한 주차장과 기묘하게 넓고 빈 공간들이 더 눈에 띄어요. 그래서 건축에 대해 흥미가 많아요. 장소와 공간성에 대해.
시공간 속을 걷는 우리는 ˝황야의 이리˝같은. 농담을 간식 삼아.

[그장소] 2016-09-09 05:00   좋아요 0 | URL
bgm 은 각자 선곡하기!^^

나와같다면 2016-09-09 01: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저두 `짧은 여행의 기록` 중 이 장면이 강렬하게 남아있어요.. 잊은 줄 알았는데 기억 깊숙히 있었나봐요
Agalma 님의 책 페이지보고 나도 모르게 `헉!` 신음이..

AgalmA 2016-09-09 01:40   좋아요 2 | URL
반갑네요. 책을 읽으면 이렇게 강렬히 사로잡는 페이지가 있어 읽고 또 읽고 하게 되잖아요? 그런 장면이 담긴 책을 만나면 정말 기쁘죠. 삶을 다시 살펴볼 의지를 갖게 됩니다.

물고기자리 2016-09-09 09: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가슴이 먹먹해요. 저도 길에서 주인 없는 신발을 보게 되면 맘이 너무 아파서 한동안 물끄러미 바라보게 돼요..

함 내라는 말에 왜 제가 힘이 나는 걸까요. A 님 글을 다시 읽게 되어 새삼 좋다는 생각을 또 했습니다..

AgalmA 2016-09-09 21:42   좋아요 1 | URL
물고기자리님~~~~ 어디 계셨다 이제 오시는 겁니까!
뜸한 이웃들 둘러보다가 이 글을 쓰게 됐어요. 생각이 많으신가 안 좋은 사정이 생기신 건가 갸웃갸웃하며 님 서재에도 자주 들렀어요. 동네 복실이 강아지처럼.

힘 나셨다니 다행. 물고기자리님 글 읽을 때 저도 물고기자리님 글 읽을 수 있어 참 좋구나 하니까 쌤쌤^--^

2016-09-10 01: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AgalmA 2016-09-10 02:34   좋아요 1 | URL
<이것이 인간인가>에서 프리모 레비가 신발에 대해 자주 언급하던 묘사들이 생각나네요. 수용소에 들어가는 사람들이 뺏긴 신발이 수북이 쌓이는 광경은 더 말할 필요도 없겠죠.

네, 누구에게나 자신이 살고 있는 환경은 버겁고 지난하겠지요. 떨어져 있더라도 같이 바라보며 고민할 수 있는 동지가 있어 위안이 됩니다.
요즘은 무기랄 수도 없는 책이지만 이 마저도 없다면 아찔합니다.

[그장소] 2016-09-10 02: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핫~^^ 디어슬로베니아 ㅡ여행이라니! 노오란 김연수!까지..이렇게 막.막. 감사해도 되나요!^^ Agalma 님 말이 맞는데..나 좋은 일였는뎅~^^그래도 그래도 고마워요!자다깼어요. 어제 그제 밤샜더니 이제 몸이 막 힘들어해요..ㅎㅎㅎ 그래서 쉬어주는 중~꿈 꾸는 중이면 다디단 꿈되시길~!

AgalmA 2016-09-10 02:45   좋아요 1 | URL
디어슬로베니아 어감이 마치 디어슬로우 같아서 좋아요 :)
안 그래도 책 여행 보따리가 많은 사람ㅎ에게 휴식을 줄 책을 고르느라 고심이 심했습니다ㅎㅎ 사은품이 있으니 더 푸짐해 보일 수 있다는 장점도 고려했고요ㅋ
쉬엄쉬엄 즐거운 여행이 되길^^/

덧) 사고 나니 땡스 투 할 이웃이 보여서 아쉽ㅜㅜ 담부턴 책 살 때 잘 살펴야 할 듯!

[그장소] 2016-09-10 02:50   좋아요 1 | URL
아핫~ 누이좋고 매부좋고 ~^^ 땡스투 ㅡ여긴 크게 고마워 안는 눈치죠? 저쪽은 에드온으로 나오는데 비슷한게..그게 올라오면 서로들 고맙다고 인사하던데 ..ㅎㅎ 그게 보기좋더라고요! 같은 듯 한데 사람살이가 조금씩 달라..신기하게요.^^
저도 책 사고 나서 땡스투였네 할때 있어요!^^
제게 그런분들도 계실테니 ㅡ그냥 감사할래요!^^ ㅋ ( 이기적이고 현실적이냐!^^)
디어 슬로우 ㅡ 디어슬로베니아 ㅡ고전적인 춤이 생각나는 단어들~ ^^ 사은품까지 알뜰하게 챙겨줘서 고마워요!^^ 두근두근~~ 여행을 기다리는 빅재미까지!^^

AgalmA 2016-09-10 03:30   좋아요 1 | URL
슬로우~슬로우~착, 착....옛날 드라마에서 바람둥이 춤선생이 그리 가르치던 장면이... 그래서 춤 생각 나신 거 아님까! ㅎㅎ
yes 시스템은 제겐 뭔가 많이 복잡해요; yes의 그런 감사 문화 괜찮은 듯. 이득 심리만 있지 않은 거 같아서.

버스는 이미 지나갔고 땡스투고 뭐고 그장소님 책여행이 순조롭길 바랄 뿐ㅎ;
여유로운 슬로베니아 여행에서 돌아오면 마중 댓글 달러 갈께요ㅋ 슬로베니아라니 부럽😉

[그장소] 2016-09-10 04:27   좋아요 1 | URL
ㅎㅎ글은 오지도 않았는데 ㅡ벌써 올것을 기다리는 것과 같이 ㅡ이거 무슨 시였죠? 글이 아닌 ..뭐였더라!^^
저도 익숙하긴 이쪽을 먼저해서 적응도 그렇고 여기것이 편하죠 . 각각 장단점이 있어요 . ^^ 보면 , 첨엔 뭐야 ㅡ했지만 ( 자랑이닷!) 자릴잡고 보니 ㅡ 감사해얄것 투성이~

슬로베니아 엔 춤꾼이 있을까요..없을까요? ㅎㅎ 딱 기대리겠어요 . 제게 어서오길~ 추석 지나야 받게되겠지만 ~~

AgalmA 2016-09-10 04:59   좋아요 1 | URL
그러고보니 어감 때문에 왈츠 생각이 나기도 하네요. 거기도 당연히 춤꿈, 술꾼 있을 건 다 있겠죠^^

˝글은 오지도 않았는데 ㅡ벌써 올것을 기다리는 것과 같이...˝라...알듯 말듯 그러네요. 저까지 궁금해지네요. 생각나면 알려 주세요~

[그장소] 2016-09-10 04: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봄 ㅡ이었나..!^^

AgalmA 2016-09-10 05:08   좋아요 1 | URL
봄은 내년에 분명 올 테니 주무십시오~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는 아니실테니~ 그럴 리가 없지. 그장소님은 강도가 아니잖아. 맞아. 아냐, 마음을 뺏아가는 강도라면.... 생각 널뛰기 좀 그만해. 맞아. 앗, 봄보다 아침이 먼저 온다.
 

 

 

 

 

 

 

 

 

 

 

 

내가 가진 의 기원》 책 띠지에는 세계를 바꾼 3대 혁명서로 다윈 《종의 기원》(1859), 마르크스 《자본론》(1867), 프로이트 《꿈의 해석》(1900)이 적혀 있다. 아인슈타인이 빠지다니! 동의할 수 없다가, 문구를 만든 이가 19세기 말 인류학적 의식 혁명에 방점을 둔 것일지도 모른다고 이해했다. 세계 3대 기타리스트 실랑이처럼 제발 세계 3어쩌고 하는 작의적인 분류 좀 안 했으면 싶지만 인간의 분류병은  (생존을 위한?) 고질병이라 세계 최고의 의사가 와도 고칠 수 없다. 의사는 더더욱 분류 박사!
     
    
다윈과 프로이트가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더 집중했다, 마르크스는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더 집중했다고 생각한다. ㅡ보라, 이 분류병; 모른 체하고ㅡ 내가 흥미로운 건 다윈과 프로이트가 유독 천착한 문제다. 다윈은 종의 기원발간 후 12년 뒤 그 보완으로 1871간의 유래와 성선택》을 발간했다. 그의 대표 이론인 연선택론’(변이-생존경쟁-유전)으로 설명하지 못하는 부분을 선택 이론으로 설명했다. 생존 경쟁에서 불리한 화려한 꼬리를 가진 공작새가 대표적 예다. 짝 고르기 즉 성선택이 생존 경쟁보다 번식에 더 유리한 진화 조건으로 작용했다는 주장이다.
기서 내 단상, 번식에 종속된 ‘짝 고르기’ 가 아니라 짝 고르기 행동 자체에 주목할 때 동성애자들은 매우 타당한 합리성을 획득하게 된다. 인간에게 암-수 교배 번식만이 절대 본능이 아니며다윈의 성선택 이론이 간과한 점으로 거론되는사회 환경적 변화도 중요 조건으로 볼 때 동성애는 하등 이상할 일이 아니다. 문헌만 봐도 동성애는 오래전부터 인간 습성 중 하나였으며, 동물계에서도 빈번하다. 또 근대 이후부터 강화된 자의식, 행복 추구 심리, 인간의 마음 - 자유의지의 다양성 면을 두루 살펴 생각해 볼 부분이다.
    
남성 우월론을 펼치고 있는 다윈이 전학을 잘 알았다면 그의 이론은 좀 더 체계적이었을 거다. 멘델의 유전 법칙이 당시 논문으로 이미 나와 있었지만 다윈은 몰랐을 가능성이 높고, 그 논문이 수학 수식에 가까워 수학에 약했던 그가 해석하기엔 어려웠을 거란 추측이 많다. 때문에 다윈이 주장하는 부모 유전자 융합 논리는 바로 허점을 드러낸다.
지금 인간 게놈 프로젝트를 통해 볼 때 인간은 Y 염색체가 없다면 여성으로 만들어지는 기본 틀로 짜여 있다. 수백 개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X 염색체에 비해 Y 염색체는 수십 개의 유전자 밖에 가지고 있지 않은데 남성을 만드는 일을 전담하는 걸로 보인다. 또한 X 염색체에 비해 많은 질병에 취약하며 두 배 정도 높은 돌연변이를 발생시킨다. 이것은 자녀에게 대물림된다. 탈모 문제는 애교에 가깝다.
 

물론 성선택 이론에서 여성 우월 논리도 있는데, 수컷을 선택하는 주체가 암컷이라는 거다. 그래서 수컷은 더욱 자기 발전과 경쟁력을 강화하는 진화 과정을 꾀하게 된다. 이런 점 때문에 결론적으로 수컷 우월로 귀결되지만.
기서 요즘의 문제를 상기해보다. 전 세계적으로 성 평등과 성 대결 문제가 가속되고 있다. 다윈은 유전자를 남기기 위한 선택이 생존 경쟁보다 더 강력하다고 보았다. 그런데 현대의 대결 문제는 존 경쟁이 더 강력히 작동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런 걸로 볼 때 진화의 단계설이라든지 우월 순위에 대해 물음표를 갖게 된다. 이런 순환성을 다윈은 잘 시뮬레이션하지 못 한 거 같다. 또 다윈은 공감과 도덕성을 인간 존재 조건의 높은 가치로 여겼으나 그의 미개인 비하 발언은 이중적인 면모를 보여준다. 다윈도 시대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한 셈이다. 인간의 존재론적 가치(공감과 도덕성)가 실상 공감 결여와 부도덕성으로 인간 사회에서 늘 골치 아픈 문제인 건 아이러니하다. 이런 제반을 살필 때 다윈주의자인 리처드 도킨스가 인간의 도덕성과 이타성을 진화상의 연변이로 보는 것은 과연 타당한가. 이 돌연변이가 없다면 문제가 더 심각해 보이는데 그렇다면 돌연변이라 할 수 있는지. 
   

인간이 침팬지와 유사한 영장류 조상으로부터 진화했다는 그의 이론은 과학적으로 접근하는 훌륭한 방식이었다. 다만 인간을 동물 관찰과 비교 대조해 단순화해서 본 것이 단점 같다인간의 이 끝없는 비이성적인 폭력들을  인구 증가 억제 작용이라는 진화 과정으로 간편히 설명할 수 없잖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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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6-09-09 0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지금 ebs지식탐험을 읽는 기분 !! 이라는! ^^
ㅎㅎㅎ
좀전에 링크를 읽다 다원과 마르크스 부분을 언급한 모퉁이를 지나쳤음!^^

AgalmA 2016-09-08 23:39   좋아요 0 | URL
다큐 프라임 제작할 능력이 안 되어서ㅎ; 농담. 제 글이 그 정도 되려면 멀었죠. 물음표 보따리 짊어지며 다니는 꼴;
그장소님 골목은 참 많기도 하여라ㅎㅎ

[그장소] 2016-09-09 01:06   좋아요 1 | URL
음, 그리 대단친 않음, 이 지식탐험 책 ㅡ링크, 페이스북 정보를 온통 옮겨놓은 내용이더라는!
기존에 있는 말들로 꾸민거라..신선하지 않았어요..^^
익숙하게 아는 것들을 읽을 때의 즐거움은 있었지만,
Aglama님 글은 대게 다큐를 닮았는데..새삼스럽다는!^^

AgalmA 2016-09-09 01:34   좋아요 1 | URL
지식탐험 책이 그랬군요.
어쨌거나 그장소님 어법에 따라 저는 ˝다큐 찍네˝ 되는 겁니까. ㅎㅎ 그장소님은 ˝또 소설 읽네˝ ㅎㅎ(비하 아님!)

[그장소] 2016-09-09 05:02   좋아요 1 | URL
뭘 어떻게 말해도 비하로 들리지 않는 이상 현상~ 웃음부터 나거든요!^^ㅋ
소설~ 다큐~

AgalmA 2016-09-09 06:53   좋아요 1 | URL
🙆🏻 우리 소설 다큐하고 앉아 있네 댓글 팟캐스트? ㅎㅎ

[그장소] 2016-09-09 08:02   좋아요 0 | URL
자동음성지원이 된다는! 그 잭 팟캐스트!

AgalmA 2016-09-09 21:50   좋아요 1 | URL
독서단이 아닌 독수다방? ㅎㅎ 성대모사 연습도 좀 해야 하나. 주섬주섬...어디보자. 콧수염과 안경, 지팡이...이봐, 그건 변장이잖아! 아;

[그장소] 2016-09-09 21:54   좋아요 1 | URL
현대판 셜록? 영화를보니 그도 어설픈 변장의 달인이더라는~ ㅎㅎㅎ 기발하긴한데 몇프로쯤 모자라보이는~^^ 아셜록!

벤투의스케치북 2016-09-21 14: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윈은 성선택이 생존대결보다 더 중요하고 Agalma님은생존 경쟁이 더 중요하다는 말씀이지요? 이런 상황에 그것은 자신의 성향을 투사한 결과 또는 자기 기준으로 세상을 본 결과라 말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다윈도 그렇고 Agalma님도 그렇고 그러기에는 이성적이고 균형잡힌 사유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저의 경우 둘 중 하나를 고르라면 글쎄 무엇이라 말해야 할지 고민입니다. 저는 둘 중 하나를 고르고 싶지는 않습니다. 성선택이 더 근본적이라 생각하지도 않고 생존경쟁이 더 근본적이라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다만 다윈이 살다 간 130년 전은 지금보다 여러 면에서 생존경쟁이 덜 치열했을 것이라는 점 정도는 말할 수 있겠다 싶습니다. 그래서 성선택을 더 근본적인 것이라 말했을 것입니다. 물론 자신의 이론을 만들기 위해 성에 집중했으리라는 생각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젊은 남녀들이 어떤 구도하에서 만났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가령 우리 나라에서 지금도 뜨거운 논란거리인 여성의 군면제와 병역필자의 가산점 혜택 등이 대결을 부추기고 있는데 이는 대체로 비대면적인 대결이고 집단에 속한 채 갖는 만남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만일 그들이 개인적으로 만났어도 그렇게 치열할까요? 단언할 수 없지만 두 남녀가 특별히 큰 핸디캡을 가지지 않는 한 그리고 상대성에 대한 선천의 반감 또는 비호감이 없는 한 조건이 맞는다면 호감을 가질 것입니다. 선안남 심리상담사의 `혼자 있고 싶은 남자`에 이런 사례가 나옵니다. 즉 취업에 계속 실패한 남자가 깊은 우울감과 대인기피증에 빠져 여자친구에게 먼저 헤어지자고 했다가 심리상담을 받고 마음이 느슨해지자 여자친구에게 미안한 마음과 그리운 마음을 갖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생존대결 또는 생존 강박에 따른 우울과 성선택은 배타적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적절한 교육 내지 상담을 거치는 조건하에서이지만 말입니다. 궁금한 것은 성선택이란 말이 상대를 선택할 때 무조건 눈에 띄면 된다는 의미는 아니지 않는가, 하는 것입니다. 성이 중요한 기준이되 그 안에서 더 나은 상대를 고른다는 의미이치요? 아침에 중학생 남녀들의 분방하고 대담한 성의식 및 행동을 보여주는 일기를 보았습니다. 성대결 시대라는 전제에 맞지 않는 행태이지요. 그들은 취업을 지상과제로 하는 스물 이상의 남녀들에 비해 자유로운 존재이니까요. 또한 그런 여혐병을 앓던 남자들도 모르긴 해도 취업을 이루고 나면 여혐 또는 여성적대적 성향이 줄어들 것입니다.

AgalmA 2016-09-21 14:48   좋아요 0 | URL
당연히 둘 중 하나라고 생각할 수 없습니다^^ 저는 요인의 ˝순환성˝에 더 방점을 두었습니다. 다윈이 요인으로 지적해 낸 것들은 꽤 정확했습니다. 하지만 사회환경 변화를 고려하지 않은 단정이 되었다는 게 단점이죠. 이건 진화생물학의 단점들 같기도 하고 말이죠.
병역과 육아 문제는 환경적 요인으로 인한 성대결입니다. 한국이라는 사회에서 그건 매우 치명적으로 작동하고 있고요. 그렇기에 ˝성대결˝은 사회환경적 요인으로 말한 겁니다. 육아 문제는 좀더 섬세하게 볼 필요가 있습니다. 출산과 양육에 있어 남녀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으니까요. 군사 문화도 참 복잡한 사안이죠. 남성 우위 위계질서, 군부대 성폭력 문제 등등.
진화심리학 책을 보면 호감도는 3초 이내에 결정된다고 하지요? 그래서 첫인상이 중요하다고 하고. 완전히 믿을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부정할 수도 없죠. 성선택도 이것과 연결된다고 봅니다. 이성을 보면 본능적으로 자신의 배우자인지 아닌지를 파악하려는 짝짓기 심리가 작동하죠. 아주 짧은 찰나. 여기서도 본능과 생각하는 이성이 복잡하게 얽혀있겠죠.
한국의 여혐 문제는 취업이 주된 요인인 것 같진 않습니다. 강남 살인 사건.... 참 복잡한 요인이 섞여 있죠. 피의자는 조현병 증상도 있었고 피해의식도 심했던 것 같던데... 직접적인 이해관계도 없는 약자를 고르는 그 심리는 본능적인 것도 섞여 있다고 봐야죠. 단정하는 건 아닙니다. 이건 저도 더 생각해봐야 할 사안입니다.
사회 전반에 퍼져 있는 남성 우위 심리는 기득권을 지키려는 생존 경쟁 요인이 아닌가 하는 거죠.


벤투의스케치북 2016-09-21 14: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진화심리학은 필연적으로 논쟁적이지요. 학문을 마음에 들고 안들고 따져서는 안되지만 저는 진화심리학이 드러난 결과를 사후적으로 설명하는 즉 이론에 현실을 꿰어맞추는 것 같아 거부감이 납니다. 진화심리학도 그렇고 다른 학문도 그렇고 하나의 주제어로 세상을 판단하는 것은 어렵고 또 무리일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너무 미워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는것은그 학문을 종교처럼 떠받드는 후학들이 학문에 부정적 이미지를 부여하기 때문이지요. 베르그손의 의식에 직접 주어진 것들에 관한 시론, 리뷰 기대됩니다.😄

AgalmA 2016-09-21 14:55   좋아요 1 | URL
모든 학문과 이론은 사후적이죠. 이론을 세우는 것도 토대 없이는 불가능하니까.
저야 이론들의 각축 속에 본질들이 드러나길 바랄 뿐.
저도 학문이 종교적일 정도로 추앙받고 신성불가침이 되는 것에는 반대입니다^^
아, 베르크손...ㅜ,ㅜ;;;

벤투의스케치북 2016-09-21 14: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공자의 귀납적 사고 같은 것이 필요하다 생각합니다. 전체를 보며 디테일도 소홀히 하지 않는 것도 필요하다 싶습니다. ^~^

AgalmA 2016-09-21 14:58   좋아요 1 | URL
네, 맞는 말씀^^

침보라소 2018-03-27 1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연선택설의 간명함과 논리적 자명함 그리고 역사적 파급력을 볼때 아인슈타인이 아닌 다윈이 뽑힌 게 당연하다고 봅니다.
물론 아인슈타인이 훨씬 천재적인 과학자로고 생각합니다만..

AgalmA 2018-03-30 23:45   좋아요 0 | URL
최근 읽고 있는 책마다 다윈이 등장하는데, 그의 확장성, 파급력으로 볼 때 아인슈타인에 밀린 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다윈과 아인슈타인이 분야가 다르긴 하지만요.